※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11 성운: “뭔···” “15주년 행사 때 우리 좋았던 건 인정하는데, 천혜우, 아직도 내 정수리가 네 코밑에 있는 줄 안다···?” “더군다나 이렇게 커졌는데, 그런 옷이 어울릴 리가 없잖아.” (그리고 내기에 졌음) “······” (아랫입술 꽉 깨문 채로 눈썹은 역팔자, 얼굴이 온통 벌개져 있음) “니가 미친 건지, 내가 미친 건지. 미친 니 내기를 받아준 내가 미친 거지.”
성운(칠라2): “···내가 작아지지 말걸 그랬다, 그지.” “······<ruby 다른 사람들 눈앞에 나가지 않는다는 조건이면, 한 번쯤은> </ruby>···.”
"그런 것을 행했다는 것도... 저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것을 한 거니까요.라고 생각합니다. 그야.. 자신은 애매하잖아요? 잡혀갔다거나 하면... 음 생각해보니까 수경이 나가지 못하게 하려면 가장 쉬운 건 그런 법이죠. 자연히 연락시도나 그런 것도 불가능할 겁니다.
"네. 봤었습니다" 조심스럽게 순대가 발라당 누운 것에 손길을 대어 쓰다듬으려 합니다. 표정이 미미하게나마 풀리는군요. 물을 건네받을 때까지 순대를 쓰담쓰담했겠네요.
"확실히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네요" 부드럽고.. 따뜻한 그런 감촉을 느끼는 중입니다. 아쉬운 표정을 잠깐 지었지만 꽤나 단호하게 손을 떼는 수경.
부실로 바로 가는 게 아니라 원예부 온실의 앞마당에 들렀다 가자는 말이 들린다. 원예부에서 심어둔 은방울꽃을 같이 보고 싶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따라붙었다. 은방울꽃이라.
"그럼 원예부 온실로 간다."
랑은 리라의 말에 반응하여 원예부 온실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학교 부지를 전부 아는 건 아니었지만 원예부 온실은 이전에 가본 적이 있었으므로 찾기는 어렵지 않았다. 교문을 넘어 운동장을 가로질러 어느새 온실 앞까지 도착하고 나면, 은방울꽃이 바람에 살짝씩 흔들리며 랑과 리라를 맞이해주는 게 보인다. 마치 손을 흔드는 것 같다. 은방울꽃을 밟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자리에 멈춰 서니 머리에 느껴지던 약간의 무게감이 사라지고 리라가 자신의 눈을 마주보며 날개짓하는 게 눈에 들어왔다.
"틀림없이 행복해진다...인가."
참 희망찬 꽃말이구나 생각하면서, 랑을 지금보다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주겠다고 하고 싶다는 리라의 말에 피식 웃다가 금새 자신의 콧잔등 위에 올라앉아 이마에 부리를 콕 부딪히는 리라를 쳐다보았다. 눈이 살짝 가운데로 몰리긴 하지만 그래도 잘 볼 수 있다.
"...노력해보마."
리라에게만큼은 숨기지 않고 전부 말할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렇게 꺼낸 말이 어쩌면 리라와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불안감이 여전히 남았다. 그럼에도 랑은 조급해하지 않기로 했다. 차근차근 시간을 들이자. 시간이 언제까지나 기다려주지 않는다지만 그 흐름을 쫓기 바쁜 삶은 언제나 시간을 쫓다가 끝날 뿐이다.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못한 대로 맞이한다. 할 수 있는 데까지 준비했다면 충분할 것이다.
그런 생각의 끝에, 자신의 이마에 얼굴을 폭 파묻는 자그마한 카나리아를 보며 눈을 지그시 감았다가 떴다. 연한 라벤더 색의 눈동자가 주황색의 눈동자와 마주하고 있다.
오늘 할건...서류우...작업... 동물원사태(나혼자 지었지만)때문에, 서류가 일주일치, 심지어 그 일주일치 밀린 사유에 대한 서류의 서류까지 자안뜩 밀렸다. 당장 코끼리나 코뿔소들이 지나가서 생긴 도로 크랙에 대한 청구서류작성이라던가... 주민소음 민원같은...이건 학교 행정반에서 해야하는거 아니냐 솔직히?!
성운선배가 하나 둘 족제비 상태에서도 힘내셨다지만...택도 없어... 서류서류서류 끝없는 서류...
그때 정하의 옆으로 핫식스 더킹 포도맛 뚱캔이 허공을 수평으로 부드럽게 가로질러 정하에게로 날아왔다. 이제 피로 때문에 환각까지 보는 건가? 하고 집어보면, 그 큼지막한 음료수 캔은 확실히 거기에 실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누군가 이능력을 써서 정하에게로 보내준 모양인데, 이렇게 깔끔한 수평을 그리며 박카스 병을 보내어주는 게 가능한 능력자는 로운이나 한양, 성운인데─ 성운이다.
손 안 대고 그래비셔널 포스로 자판을 눌러서 타자를 치는 법을 개발한 이후로 멀쩡하게 타자를 칠 때보다 더 빠르게 서류 처리가 가능해진 성운이 일주일간 분발했지만, 서류작업을 할 수 있다가 못하게 된 이들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시 역부족이었다.
“원 플러스 원이더라.”
후배님 하나 드시라고. 하면서 성운은 칙 하는 소리와 함께 다시 부실을 가로질러 컴퓨터 앞에 앉았다. 이 서류지옥에도 끝은 있을 테다. 쳐내고 쳐내다 보면 다시 원래 수준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페이션트 원의 상태는 어떻지?” “─심각한 변화는 없습니다. 누리랜드 사건 수준의 격동은 아직 탐지되지 않았어요. 얼마 전 「히프노스 피랍 사건」을 겪었음에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그래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서브젝트 제로가 아직 「팽창」해있는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고서라도요.” “워낙에 성격이 자기 엄마를 닮았어야지.”
국장은 화면을 바라보며, 문득 감정이 옅게 묻어난 미소를 지어보였다. 「저걸」 보면서 아버지다운 미소라니 참 끔찍하게도 어울리지 않는다. 연구원은 못 볼 꼴을 봤다는 역겨운 우거지상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서 연구원은 반대방향으로 고개를 돌리고, 다른 방향의 모니터를 확인하는 척했다.
“한동안은 서브젝트 제로를 주의깊게 관측해줬으면 하는데.” “그렇게 하지요. 어떤 부분 때문에 그러시죠?”
그래도 이성을 잃지 않고 차분히, 연구원은 국장의 요구에 반문했다. 지극히 과학자다운 반문에 국장은 자연스럽게 대답했다.
“페이션트 원과 서브젝트 제로 사이에 생겨있는 「공백」, 조만간 자연적으로 메워지기 시작할 테니까.” “공백이 메워진다고 하시면··· 육체와 정신의 차이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그렇지. 아마도 서브젝트 제로의 무의식이 지금의 성장한 모습을 억지로라도 붙들 계기가 더 이상 생기지 않는다면야.” “공백이 정확히 어떤 과정을 거쳐서 메워지게 되는 건가요?” “정신이 성장하거나, 육체가 역성장하거나 둘 중에 하나인데, 페이션트 원이 「성장」을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니, 후자겠지.”
배고파. 저녁을 조금 먹은 탓인가? 자정도 안 되어서 잠에서 깨더니,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한양은 바로 순댓국 밀키트를 꺼내서 끓이기 시작한다. 보기와 다르게 배고프면 야식도 꺼리지 않는 서한양. 간단하게 끓여진 순댓국과 밥 한 공기를 테이블 위에 둔다.
매운 국물에 입혀진 고소한 순대들을 먼저 숟가락으로 떠서 먹어준다. 짭쪼름함과 고소함이 입안과 코에 퍼지고, 순대 껍데기의 꼬들한 식감과 순대 안의 당면의 미끈한 식감이 조화로웠다. 순대를 다 비워서, 밥을 말아도 국이 넘치지 않겠다 싶을 때 밥을 말았다. 적당히 맵게 적셔진 밥과 꼬들꼬들한 내장. 특히 오늘은 저녁이 샐러드였기에 짠 음식에 대한 욕구가 강했던 걸까? 순식간에 그릇을 비우고, 깍두기 하나를 아삭아삭 씹는다.
" 꺼억-.. 잘 먹었다. 이대로 자기에는 양심에 찔리니깐.. "
이빨만 닦고 잔다. 양심에 찔려? 어쩔티비. 빨리 잠들어야지. 그렇게 한양은 회색 후드를 입고, 하늘색 수면바지라는 언밸런스한 조합의 코디로 잠을 자기 시작했다. 뭐 어때. 그냥 잠옷인데 말이야. 귀에 버즈를 끼고, 포스트말론의 노래들을 들으면서 잠을 청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20분 정도 지났을까? 어디선가 버즈를 뚫고 들리는 시끄러운 고성방가가 들리기 시작한다. 그다지 불쾌한 기분은 받지는 않았았다. 하지만 한양은 버즈를 빼고, 창문을 통해 소리가 들리는 곳을 살펴본다. 주변 건물에 사는 사람들 전부 다 자는 중인데 조용히 해달라고는 해야 될 거 아니여.
" 아오.. 왜 이 시간에 여기서 노상을.. "
한양은 아파트에서 터벅터벅 걸어나와서 무리들에게 다가간다. 후드티에 양쪽 손을 주머니에 넣고 무리에게 다가간다. 한양은 공격적인 어조가 아닌, 건조하고 낮은 톤으로 그들에게 말했다.
" 목소리 좀 줄여주실래요? 잠을 도저히 못 자겠어서요. 다른 주민들도 불편해하고 있고요. 부탁드려요. "
그런데 무리에 낀 익숙한 얼굴과 체구가 보였다. 얘는 왜 여기서 어울리고 앉았어.
" 뭐 하냐? "
정말 순수하게 여기서 뭐 하는지에 대한 의문 절반과 " 너는 이렇게 시끄러운 걸 가만히 냅두고 어울리고 앉았냐. "의 의미 절반이 섞인 질문이었다.
강아지에서 사람으로 돌아온 아지는 두 다리로 편하게 설 수 있다는 점이 즐거워 화다닥 뛰어다니는 것이다. 담장에서 옆의 건물 옥상으로 옮겨다니는 소년이 있었다. 강아지로 있으면서 배웠던 점은 때로 사족보행이 도움이 된다는 점? 아지는 도움닫기를 위해 손으로 바닥을 박차고 허리를 탄력있게 구부렸다 펴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것이다.
"토끼사과." "저는 토끼사과는 잘 안되더라고요." 못 하는 게 아니라 안하는 거라고 주장하긴 하지만. 일단은 그렇다. 뒹굴뒹굴거리는 순대는 귀엽습니다. 수경은 동물을 싫어하지 않으니까요.
물론 멀쩡해 보이는 것과 진짜 멀쩡해 보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정말 멀쩡하다고 주장한다면 그것은.. 끼어들 수 있는 일이 아니기도 하니까요. 이런 부분이 어느정도 솔직해지려면(만에 하나 정말 괜찮다면 정말 좋은 일이긴 하지만요) 같은 곳에 거주하는 이들이 더 잘 알거라고 생각한 다음 시트러스를 쥔 손을 눈을 깜박이면서 바라봅니다.
"........하긴 향수같은 향 종류는 대부분 동물에게는 심하게 느껴진다고 하니까요" 그것이 이유라는 점 정도는 알긴 했겠지. 토끼사과를 냠 하고 먹으려 합니다. 약간 서걱거리는 듯한 그런 느낌이네요. 여름이니까요.
자고 일어나보니, 평소와는 뭔가 다른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그건가? 그, 그런 소설도 있잖아. 어떤 청년이 자고 일어났더니 메뚜기인간으로 변신해있었다는 소설. 주인공은 자신을 그렇게 변하게 한 악의 조직 쇼커를 쳐부수러...
...가 아니잖아!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냐면, 베개에 선명하게 남은 머리카락의 무더기가 내 상태를 말해주었다. 그리하여 황급히 거울을 통하여 내 머리 곳곳을 체크하자... 살짝, 미세하지만 땜빵이 있었다.
"...내가... 내가 탈모라니... 내가...!"
인첨공의 기술력으로도 탈모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했던가? 아, 그건 유전성만 그런건가? 그건 모르겠다. 관심이 없으니까. 하지만 말이지, 이건 너무한 처사 아니냐고! 내가 뭘 어쨌다고 이런 일이...! 이런 일이... 일어날 만 하구나.
그간 모두가 짐승으로 변해 있는 동안, 서류 업무를 처리할 '손'이 있다는 이유로 열심히 행정업무... 아니, 사실상 행정옥좌에 갇혀 있었으니까. 나 혼자! 결국 그 바람에 안 쓰던 머리를 쓰고, 격무에 시달리고, 잠도 못 자고 밥도 똑바로 못 먹어서 책상 앞에 앉아 바나나랑 에너지 드링크에 단백질 파우더 섞은 것만 까먹고...
"젠자아아아아아앙!!"
물론, 스트레스성 탈모는 지속적인 치료만 하면 낫는다고 한다. 하지만 한동안은 고릴라가 아니라 대머리독수리가 되어서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에 분노하여, 오늘도 열심히 샌드백과 미트를 두들긴다.
철현의 예상대로 한양은 그다지 싸울 생각이 없었다. 애초에 곧 성인이 되는 19살이거늘. 밤에 시끄럽게 고성방가를 하는 이유로 싸움을 거는 것은 곧 어른이 될 사람 치고는 미성숙한 자세였다. 아니, 미성숙을 떠나서 그거는 아예 싸움에 미친 사람이 그저 좋은 명분을 얻은 것이 아니었을까? 성숙을 논하기 전에 문명인임을 논해야겠구나.
그리고 상대방들도 역시 이에 공격적으로 나서지 않고, 간단한 사과와 함께 자리를 주섬주섬 치우기 시작한다. 한양 역시 그들의 행동에 추가적인 멘트나 행동 없이 조용히 보고만 있을 뿐이었다. 시끄럽다고 하니깐 자리를 떠나려고 해. 그럼 할 말은 없지. 의도적으로 민폐를 끼치려고 그런 것은 아닌 것같고, 몰라서 그런 걸로 보이니깐.
하지만 강철현 점마는 왜 여기에 껴있는겨. 왜 저 노상판에 껴있냐고. 혹시 아는 녀석들이냐? 그렇다면 통제 좀 해주지 그랬어. 여기 사람들 자니깐 조금만 조용히 하자고.
"얘들아, 얘한테는 못 도망친다. 걍 조용하고 해산하자."
도망칠 생각도 했었어? 도망친다고 해서 나쁠 건 없었다. 딱히 잡을 생각도 없었고, 이 주변의 소음만 사라지면 내 입장에서야 오케이였으니깐.
이어지는 철현의 사과. 예상과는 다르게 자신이 생각한 잘못을 말하며 순수히 사과를 한다.
" ..유종의 미는 거둬야지. 구멍 하나 넘어가줄 때부터 배가 침몰하는 거야. 어여 들어가서 자. 학교 어떻게 가려고. "
한양의 반쯤 뜬 덤덤한 눈빛과 함께 이 짧은 말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 있었다. 철현이 너가 평소에 일 잘 떠넘기고 졸업 전이라서 그런지 좀 풀어진 건 이해하겠다마는 그래도 저지먼트인데 기본은 좀 하자는 의미. 졸업 전이라고 해도 저지먼트인 것은 안 변한다는 의미. 보니깐 저 무리랑 아는 사이로 보이는데, 편의를 봐주는 것이 저 무리를 위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의미 등등.
그와는 별개로 정하주. 제가 어제 뱅크를 좀 보고 느낀건데... 레벨4가 된 이후부터는 보너스 계수를 부여하면 뱅크 훈련 버튼 자체가 고장이 나는데... 이게 이전부터 그랬던 것으로 기억을 하거든요. 아무래도 스크립트가 추가 계수를 적용해서 수동으로 입력을 하면 그 값을 아예 읽지 못하는 것 같은데.. 이 점 혹시 참고해주실 수 있을까요?
적어도 한양의 입장에서는 그랬다. 시험기간이나 큰 임무가 있는 것이 아닌 이상은 하루에 적어도 7-8시간은 잤었다. 21-22 시 쯤에 잠들어서 새벽에 일어나서 도장에 출석해서 운동을 한다. 그 뒤에 수업과 저지먼트 활동을 하고, 커리큘럼을 받은 뒤에 집에 가서 밥을 먹는다. 마지막으로 이대로 자기에는 양심에 찔려서 한두 시간 정도 공부를 하고 잠에 든다.
주변에서 간혹 서한양이 ' 갓생 ' 이란 것을 산다고 착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저 본인이 하고 싶은 운동이나 취미를 즐기다가 자기 전에 공부만 살짝 깔짝인 다음에 자는 것이 일상이었다. 자신을 통제해서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이 아닌, 고3이 되어서도 자기 하고 싶은대로 움직이는 그런 삶. 그에 대한 대가로 학업성적이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 오히려 투자한 시간을 비교하면 높은 편이기도. 어쨋든 하루에 네 시간 잔다는 것이 한양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고역이라는 것. 그 전에 그 많은 시간 동안 공부를 한다는 것도 한양에게는 크나큰 고역이지만 말이야.
" 어휴 나는 재수하면 안 되겠다. 아니다, 이번에 대학 떨어지면 그냥 때려치지 뭐. 너 보니깐 무섭다. 나도 나중에 네 시간 밖에 못 자면 어떡해. "
드물게 평상복이 아닌 반팔 반바지의 체육복을 입은 유한은 괴성을 내며 학교 내부를 뛰어다녔다. 그렇지만 그리 큰 일은 아니다. 여름은 더웠고, 슬슬 아열대는 시작하고, 이 빌어먹게 타는듯한 햇빛 아래에서 육상 연습을 해야하는 자신의 처지가 한탄스러웠던 것 뿐. 한참을 땡볕에서 훈련하고 탈수와 열사병 직전까지 간 유한은 훈련이 끝나자마자 능력까지 사용해서 학교 안으로 뛰쳐들어왔다.
그가 향하는 곳은 에어컨이 (주로 은우나 학교의 돈으로) 빵빵하게 틀어져있을 저지먼트의 부실이었다.
"세이프!!!!!"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부수다시피 열고 들어와 소파 위에 몸을 던졌다. 문이 열리는 소리 다음에는 쿠당탕 하는 부딪히는 소리. 소파 위에 그대로 몸통박치기를 날린 그는 몸이 소파에 부딪혀 부서지는 고통과 함께 소파 위에서 뻗어버렸다.
"....메딕..."
에어컨 바람에 그나마 좀 나았긴 해도, 몸도 이곳저곳이 아프고 아직 먹은 더위도 가시지 않아 소파 위에서 누가 들을지 모를 이상한 헛소리나 하기 시작하는 한심한 모습이었던가.
고로 다음 제 일상은 그렇게 밤의 공원에 나와서 시원한 음료수라도 하나 마시고 있는 은우와 세은이... or 일전부터 말했지만 단체 미팅 같은거 해보자고 말이 나와서 그냥 인간관계나 넓혀보자 하고 참가했다가 상대방 측에서 저지먼트 부원이 나와서 어색해진 은우와 세은이 쪽으로 돌려볼까 싶네요.
이리라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를_구원한_것은 : 사람? 사람으로 몰락하고 사람으로 구원받았지 아무래도
자캐가_안_보인다면_있을_확률이_높은_장소는 : 교내라면 옥상이나 댄스부실, 학교 바깥이라면 선 아녜스 센터 가끔은 벽 뒤 커리큘럼실일지도...🤔
자캐가_지난_밤_꾼_꿈은 : 장소는 영화관. 커다란 스크린에 뭔가가 엔딩 크레딧처럼 잔뜩 올라가는 걸 보고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정신을 차려보니 시트에 휘발유가 잔뜩 묻어있었다. 옆자리에 누가 앉아있었는데, 누구인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갑자기 스크린으로부터 빛이 번쩍이고 살이 타는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그리고 꿈에서 깼다. 깨자마자 모든 걸 잊음.
이어폰을 껴고 방학 내내 부실과 보충수업에 박혀있어야하는 본인의 신세를 한탄하며, 작업을 하고있을때쯤, 호쾌하게 문을 열어재끼고 소리를 지르는걸 보면... 유한선배 아니면 동월선배인가. 이어폰을 잠깐 벗고 나자 들리는 소파쪽에서 들려오는 메딕 소리에, 컴퓨터 앞쪽 마시던 물병에 능력으로 다시 물을 채워, 그쪽으로 던져준다.
"네~ 구호품 날아가요~"
뭐, 안보고 던졌지만. 받던 못받던, 몸에 닿기 전에 알아서 공중에서 멈출것이다. 잡으면 잡는대로 능력 안쓸거고.
>>304 사람으로 몰락하고 사람으로 구원 < 이거 완전 리라 완벽관통 나 울래 벽 뒤 커리큘럼실(진짜 무서움) 이거 진짜 ㅋㅋㅋㅋ 진짜 무섭잖아...!!!!!!!!!!!!!!! 그런데 꿈이 에 아 응???? 리라야 이게 머선 일이니 너마저 음침퇴폐불꽃길은안된다랑이야여기야
>>0 고양이에서 인간의 몸으로 돌아왔을 때, 한동안은 고양이 몸일 적의 버릇이 남아 고생이었을까. 이제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앞으로 있을 일들을 생각해야 했다. 눈앞에 닥친 현실이랴, 그 일의 규모를 생각하면 철저히 준비해야 했으니까. 그러니 금은 귀찮아서 하지 않으려 했던 커리큘럼도 담당 연구원에게 직접 찾아가 부탁하며 참여했고, 운동 역시 잊지 않았으니. 아르바이트 이후 녹초가 되어 쓰러져 누웠으니 천장을 보며 앓는 소리를 낸다.
>>389 성운이가 혹시 도와줄 수 있냐고 연락와서 어디 적당한 카페 같은 곳, 아니면 이김에 성운이 집 방문을 같이 해보시거나? (성운이가 폐공장으로 리라를 초대했다거나, 성운이가 리라에게 뭔가 연락을 보내려던 그 찰나에 리라가 때마침 성운이네 폐공장 창밖을 지나가고 있었다던가?) 부실은 아닐 거에요. 강목이가 목화고 학생이라, 설표 성운이라면 혹시나 하는 변수를 차단하고 싶을 거니까.
아, 네번째로 해보고 싶은 거 있었는데 길가다가 충격사실 ㅇㄷㄹㄷ ㅇㄹㄹ 숨겨뒀던 남매 이런거 취재따이는 것도 생각하고 있었는데 까먹고 말씀을 못드렸다(이런발언). (농담이긴 한데 혹여나 동하시면 다음번에 해봐요)
아니 돌겠네 이혜성 진짜 3학년 되기 전에 순찰나갈 때마다 심장 떨어졌겠네 그러니 사무직으로 박혔지
>>416 흑화했어도 일부러 저지먼트 활동할 때 과잉진압은 절대 안했을거라서 자주 돌아다니는 루트는 은근히 피해 다녔을걸 혼자 자주 다녔을 거고 혜성:(질색하는 눈빛으로 보다가 이마 짚) 혜성:충분히 평화롭게 해결할 방법이...아니 됐다. 스킬아웃은 안티스킬에 인계가 기본이야.
이건 제작 비하인드에 가까운데, 희야-태오의 공통점이라면 시트 짜는데 막혀버린 김에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기피하는 책을 읽다가 신내림 내렸다는 점... 희야의 경우에는 티벳 사자의 서(해석본)를 읽다가 냅다 내 뇌세포가 노크하더니 문 걷어차고 어이 임마!!! 시트를 내라. 해서 신내림을 일방적으로 당했고, 태오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희야에 대해 고민하던 찰나 책이나 읽을까 싶어서 사놓고 완독한 뒤에 먼지 쌓일 때까지 방치한 프로파일링 책 읽다가 뇌세포가 문 부수더니 어이 임마!!!!!! 이건 어떠냐 코롸!!!! 해서 신내림 일방적 2트 당함 프로파일링은 뭐... 그... 안 읽는게 좋다 여기서 모티브 얻은 것이라곤 현태오의 비설이라서요 예.
그래도 태오에게선 희야의 잔재가 남아있는 편인데, 태오의 사상은 희야처럼 '이곳에 있는 것은 저곳에도 있다'고 생각해. '죽는 법을 배우라. 그러면 그대는 사는 법을 배우게 되리라.' 라는 사상 또한 비슷하지만 차이점도 있어.
'그것들은 실체를 가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무의식 세계가 펼쳐 보이는 환상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나아가 삶도 죽음도 우리의 환영이고, 모습도, 색깔도 마음까지도 실체 없는 환영의 세계일 뿐이다.'
희야는 사후세계를 굳게 믿고 있으나 태오는 믿지 않는다. 하물며 현실까지도! 그렇지만 누구보다 현실을 보고자 하지. 그래서 태오가 어딘가 '붕 떠보이는', 혹은 '이질감'이 없잖아 있는 거야. 아무튼 결론은!
건전한 책을 읽어 나처럼 이상한 거 읽지 말고
2. 이름
태오의 이름은 사실 후보가 좀 있었다... 안개처럼 흩어지는 산수화(몽유도원 등)를 표현하고, 예술성이 가장 짙어보이는 이름인 무화霧畵 숨기고 휘두를 아이라는 뜻(설정상 태오는 사랑의 도피의 결실인 혼외자이자 4살까지 가족들이 숨어지냈음)의 비휘秘揮 때를 기다린다는 사밀俟謐 그리고 큰 까마귀를 뜻하는 태오太烏
사실 이중에서 테스트 다갓 굴려서 정했다 개인적으로는 무화도 어울렸겠구나 싶은데 블랙 크로우라는 모욕적인 별명을 어케 참아(?)
3. 어어 저거 싸움 X같이 하네
얌전하고 현태오가... 뛴다고?의 밈을 가진 팔랑나풀 종이인간이지만... 의외로 1학년 때 누구 하나 죽일듯이 일방적으로 줘팼단 뒷설정이 있다. 서로 복도에서 엎치락뒤치락은 기본이고 머리를 부여 잡아서 그 딱딱한 바닥에 거세게 짓누르듯 처박는가 하면, 주변에서 붙잡아도 좀 진정하나 싶으면 바로 뿌리치고 달려들어서 다시 때렸고, 바닥이 태오랑 걔가 흘린 코피가 번져서 미끌거릴 정도로 싸웠어. 너댓명이 태오를 붙잡는 덕분에 싸움은 번졌는데 지금의 1~2학년은 절대 믿지 못할 모습을 보이기도 했구~
정학이 옳은 처사이나 싸운 학생이 평소에도 타 학생들에게 스킬아웃에 가입했음을 표출하며 자기가 이런 사람이니 지속적으로 위협한 선례가 있고, 불량함으로 저지먼트에게 여러 번 선도 받은 적 있으며 스트레인지에서의 무용담을 떠벌리는 등의 이유와 더불어 주변 목격 학생들의 '태오에게 먼저 도가 지나친 시비를 걸었다'는 일관적인 증언, 그리고 해당 학생이 '제발 걔를 선처해달라'고 빌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정학은 면했고, 해당 학생은 현재 자퇴한 뒤 스킬아웃 활동 하다가 잡혀가서 감옥에 있어용~
그리고 도가 지나친 시비는... '네가 저지먼트에 들어갈 깜냥이냐 되냐? '애새끼'야.' 였다.
4. 잠이 많아졌다
능력으로 인한 정신적인 피로가 따블이 된 상황에서 잠이 많아졌지만... 잠버릇이 '없는' 편이라 어어 얘 고장 났나? 싶을지도~🤔 뒤척이지도 않고, 그나마 뒤척인들 고개만 정면에서 측면으로 기울이는 정도로 얌전히 자. 그리고 아마, 이번 여로 개인 이벤트에서 보였던 것처럼 능력 많이 쓰면 꾸벅꾸벅 졸지도 모르는데... 얘 깨워줄 사람???(?) 평소에도 냅다 담요로 돌돌 말면 변온동물처럼 졸다 5분 안에 잠든다...(소곤소곤) 여름이든 겨울이든 달라지는 거 없음... 그냥... 얘가 꼴보기 싫고 좀 조용히 했음 좋겠다 싶을 때 담요로 덮어봐 개꿀잠 잘테니까...
여담이지만 수면안대는 누가 선물해줬단 설정으로 해야 할지 고민중 얘가 살 위인은 아녀
5. 닮았으나 닮지 못했다.
태오와 나리는 공통점이 많지만, 극명한 차이점도 있다~ 가령 태오와 나리가 서로 세심한 버릇까지 같다(골몰할 때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들긴다, 대답을 위해 말을 고를 때 잠시 길어질 것 같으면 시선을 왼쪽 위로 둔다 등)고 쳐도 나리는 중지로 테이블을 두들기면 태오는 검지로 테이블을 두들기는 등의 차이점 같은 거 말이야~ 그중에서도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태오의 곁에는 인첨공에서도 함께 하는 어른이 있었지만 나리는 어른이 없었다는 것 정도?
>>424 태오주 나중에 상판에 작명소 차리시면 대박치실 것 같아요 이름들이 하나같이 보석같이 반짝거려............ 그리고 태오는 싸움 잘하는 모습이 어울려요. 또아리틀고 고개만 치켜들고 있는 뱀이 가만히 있는 것처럼 보이나 그게 바로 공격 직전의 자세이기도 하구요.
드디어, 마침내! Finally! 인간으로 돌아왔다! 아침에 일어나서 눈 비비고 거울을 봤을 때 마주친 게 쥐콩만한 새가 아닌 인간 이리라라니, 일주일 전에는 그저 당연한 사실이었음에도 한 번 잃고 난 후 다시 되찾으니 이토록 감격스러울 수가 없었다. 믿기지 않는다는 듯 제 얼굴을 몇 번 더 건드리고, 몸을 씻고(무려 샤워기를 혼자 틀고 잠글 수 있었다!)머리를 말리는 일련의 행동을 거치는 동안 현실 감각은 차곡차곡 돌아온다. 이윽고 나갈 준비까지 마치면 비로소 그가 두 다리 딛고 서 있는 165cm의 인간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지할 수 있게 되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사지의 자유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평소보다 더 행복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기숙사를 나설 수 있는 거다. 인간성을 강제로 잃어야 했던 지난 일주일이여, 이제 안녕. 물론 동물들은 귀여웠으니 기왕이면 나중에 나만 빼고 한번 더 동물로 만들어 주길. 그런 못돼 먹은 생각이나 하면서 가방 앞주머니의 작은 빗자루를 꺼낸 리라는 기숙사 현관을 박차고 날아올랐다.
카나리아의 몸으로 자취방을 보러 다니거나 상담을 갈 수는 없으니 자연스럽게 일정들이 뒤로 밀렸다. 그런 이유로 오늘은 아침부터 꽤 바쁠 예정이다. 이른 시간에 잡아둔 상담을 위해 센터로 갔다가 부동산으로 가 몇몇 방을 돌아본다. 평수라던가 위치, 동물을 키울 수 있는 곳 등등 여러가지 조건을 고려하다 보면 의외로 남는 곳은 별로 없다. 이걸 어쩐다. 리라는 포스트잇에 휘갈긴 건물별 장단점을 뚫어져라 보다가 한숨을 내쉬었다. 살 집을 찾는다는 거, 생각보다 어렵구나. 하긴 당연한가.
"으음, 어디... 이쪽 말고 다른 쪽도 한번 보러 갈까."
그래도 선택지를 조금 더 늘리는 건 필요할 듯 싶어 리라는 다시금 빗자루를 타고 장소를 이동했다. 외곽으로 나가면 더 나은 조건의 집이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은 훌쩍 넘었다. 리라는 핸드폰 지도를 켜서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다. 어쩌다보니 꽤 외곽으로 나왔네.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스트레인지다. 그리고 스트레인지는... 막 들어가지 말라고 했으니까. 오늘은 여기까진가— 하고 고개를 돌리면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꽤 커다란 건물이 하나 보인다. 주거용 건물이라기엔 규모가 크고 모양이 희한한 게, 아무래도 공장 따위의 생산 목적 건물인 듯 싶다. 지금은 가동을 중지한 거 같은데. 인첨공에는 은근 이런 건물들이 많은 것 같단 말이지. 한정된 공간이라 더 눈에 띄는 걸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그는 어느새 무의식적으로 건물 벽면을 따라 날고 있었다.
"어?"
그러다가, 눈을 마주쳤다.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은 장소에서. 사람과. 그것도 엄청나게 익숙한 사람과!
나도 리얼리티 매니퓰레이션이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해버리는 것이다. 그의 능력은 기본적으로 자신과 잡고있는 물체의 속도만 빨라지니까, 유틸리티라는 면에서는 완전 최악이나 다름없다. 가속력을 이용해서 공을 던져 총처럼 이용한다던가... 같은 건 안 되니까. 그에 비하면 리라는 그냥 총을 뽑아내면 되는데, 부럽다.
"응 알겠다. 너도 '코뿔소'구나."
정하의 번거로운 우정은 여로였군. 그냥 선배니까 상냥하게 대해준걸까. 결국 정하도 코뿔소의 일원이라는 것을 확인한 그는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혼자 끄덕거렸다.
"큭큭, 미안해. 목소리가 떨리는게 외계인같다고 생각해버려서."
미안하다는 듯이 손을 들어올리는 유한. 그리고 정하의 궁금증에 잠시 고민한다. 어떤게 있더라..?
"보통은 능력은 금지. 있는 곳도 있겠지만, 나는 최근까진 레벨 0이라 찾아보진 않았어. 그리고 그중에는 약물이라던가 보조기구를 써도 되는 쪽이랑 안 써도 되는 쪽으로 나뉘는데... 어느쪽이든 상당히 빡세지."
미세하게 써도 걸린다나 어쩐다나 하는 모양이다. 어떤 방법인지는 몰라도. 그래도 상금이 걸려있다보니 공평한 조건에서 스타트하는 경우가 많았던걸로 기억한다.
"달리다보면 바람불어서 의외로 시원하거든. 너도 한번 해볼래?"
장난스레 웃으며 작열하는 태양이 내리쬐는 운동장을 가리킨다. 아지랑이까지 피어올라오는게, 마치 운동장이 "여기 오면 죽여버릴 것이다" 라고 말하는 듯 했다.
다시금 일상생활로 돌아온 그녀는 여느때와 같이 테스트용 더미들 하나하나를 손에 든 도구들로 때려 부수거나 조작해 역으로 공격하게 만드는 등의 훈련을 하고 있었고, 잠시 쉬어가는 틈에 같이 있었던 여학생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진짜 네가 한 말이 맞는거 같거든?] "어떤거 말인가여?" [왜 한창 체험 축생의 현장 마냥 야생동물이 되었던 때 말야.] "아... 그런 일두 있었져." [기분 탓인건 알겠지만, 확실히 이전보다는 움직임이 빨라진거 같긴 하거든? 네 몸에 맞지 않게,] "그-렇슴까? 근데 즈는 평소에도 움직임이 유연하다보니까 훈련 하구 레벨두 오르면서 자연스레 신체스펙두 좋아진거 아닐까여?"
그것을 증명하듯 한쪽 다리를 안아들었고, 완벽한 직선을 그리는 그 모습은 여학생으로 하여금 새삼스럽지만 감탄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물론 자신도 해보고 싶단 생각은 해도 시도는 하지 않겠지만,
.dice 1 5. = 2 1.철저한 FM스타일 2.자신만 FM스타일. 다른 이들은 어느 정도 풀어주고 못 본 척 해줌 3.그냥 FM과 AM을 적절하게 섞은 스타일 4.조금 편하게 가는 AM위주 스타일. 하지만 해야할땐 FM 5.남친 이벤트로 차출된 것에 대한 반발로 초망나니 AM스타일
>>467 진단님을 줘패야만;;; 어떻게 우리 여로롱을 죽일 수 있죠??? 용서할 수 없다 진단 죽어!! 자기파괴적 하아 진짜 행복 하아 진짜 하아아..... 할미 늙는다. 안된다.행복.해지거라. 이경아!!!!!!(냅다) 이경이는 절대 안 미워할 거아 마법사를 조져야만;; 마지막 진짜 의왼데🤔 < 여로롱 불신자(?)
아. 여담이지만 이건 공식이에요. 1학년때의 은우는 다른 이들과 좀 거리감을 뒀어요. 이건 현 3학년 동기조들도 마찬가지에요! 딱히 대인기피증은 아니고... 퍼클이 된지 얼마 안 된 시점이라서... 다른 이들에 대한 공포도 있고, 뭔가 바뀐 분위기와 태도가 무섭기도 하고, 쟤들도 보나마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테니.. 물론 막 벽 두는 것은 아닌데 조금 사무적인 느낌으로 대하는 그런?
2학년때는 지금과 비슷한 느낌으로 서서히 바뀌었답니다.
그래서 저 1학년과 2학년 사이에 은우에게 갈!! 해주면서 난 퍼클이라고 특별하게 생각 안해! 하면서 수정펀치를 시도할 이가 있을까하고... 꼭 3학년 동기조가 아니라 당시에는 중학생이었을 현 1학년이나 2학년 캐릭터도 괜찮아요.
그 건물은 단순히 「크다」 정도가 아니었다. 목화고 전체 부지보다 약 2.5배 정도 되어보이는 크기의 부지에, 보통의 학교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가득가득 들어찬 건물들과 골조들과 굴뚝들, 일반적인 거주목적이 아니라 특수한 공업적 목적을 띄고 있음이 명백해보이는 사일로들과 비계들은 그것이 분명히 폐공장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그 거대한 규모가 무색하게도 명백히 버려져, 인천의 쇠락한 구 공업단지가 으레 그렇듯이 바닷바람 속에 그대로 방치되어 그 자리에 을씨년스럽게도 서있었다. 그 수명을 다한 것인지, 용도를 다한 것인지, 돈과 돈을 놓고 벌어진 사람들의 이합집산 끝에 아직 그 수명도 용도도 멀쩡함에도 버림받은 끝에 이리 되었는지, 어떻게 이 지경에 도달하였는지는 알 바 없으나─
「알 바 없다」고 비정하게 넘어가기에는, 거기에 매우 신경쓰이는 게 있었다.
리라의 고개를 돌리게 만든 것은 핸드폰에서 들려오는 알람 소리였다. 고개를 아예 핸드폰 넣어둔 쪽으로 돌렸나 아니면 시선을 힐끔 돌렸나, 아니면 하다못해 날아가던 속도를 늦추었을까, 아무튼 건물 벽면을 날면서 그 소리는 리라의 주의를 잠깐 다른 곳으로 돌리기 충분했고, 그 주의를 잠깐 돌리는 짧은 찰나의 틈에 리라의 눈에 아주 부자연스러운 것이 보인 것이다.
그것은 바로, 이제 버려져서 퇴색되고 풍화되어가고 있는 폐공장의 창문 사이로 엿보이기에는 너무도 부자연스러운, 사람 사는 냄새가 물씬 나는- 아주 안락하게 잘 정리정돈된 거실이었다. 벽돌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거나 녹슨 라디에이터가 달려있거나 하는 등 분명히 투박하기 그지없는 산업현장을 거주공간으로 뜯어고친 흔적이 남아있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놓인 조금 클래식하지만 편안한 가구들이며 크림색 벽지며 하는 것들은 먼지 한 톨 없이 반짝이고 있어 그 공간에 누군가의 손길이, 그것도 그 공간에 안락하게 정착하는 데에 아주 지대한 관심이 있는 이의 손길이 닿았음을 열렬히 피력하고 있었다.
그리고, 굳이 여기 사는 이를 짐작해볼 필요도 없이 그 주인이 바로 거실 한복판에 서있지 않은가. 한쪽 겨드랑이에 청소기 손잡이를 낀 채로, 청소를 하다가 잠깐 멈춘 행색 그대로 서서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가 창밖을 쌩하고 지나가던 이리라와 눈이 딱 마주친 그 주인이.
약간 놀란 기색이 어린, 리라와 비슷한 보라색 눈동자, 마찬가지로 하얗게 바랜 머리카락, 혈색이 그대로 드러나 그늘 속에서 약간의 분홍빛이 되는 하얀 피부- 그리고 최근들어 부쩍 달라져버린 체격. 리라의 동기, 서성운이었다.
그때 성운이, 지금 리라의 눈앞에 있는 것보다 훨씬 왜소한 체격을 하고 있을 때, 기숙사 세탁방과는 전혀 동떨어져 있는 스트레인지 인근 세탁방에서 얼쩡대다가 리라와 마주쳤을 때 깔린 「복선」이 회수되는 순간이었다.
성운은 놀란 표정을 하고선 창가로 다가와서 창문을 열어주었다.
“뭐야, 양반은 못되겠네, 이리라.”
하며 성운은 자기 손에 들려있던 핸드폰을 들어보인다. 리라에게 방금 보낸 메시지가 그 핸드폰 화면에 떠있다.
>>545 현생 일정뿐 아니라 스레 일정도 있고, 글이 안 써지거나 아이디어가 잘 안 짜지는 것도 상당한 문제니까요. 모쪼록 혜우주가 하고 싶으신 대로 하시길 바라요. 랜선 아이스크림을 드릴수도 없고 할수있는 게 랜선복복밖에는 없네요... 편의점에 가보시는 건? 가끔 1+1을 하기도 하니까요.
불행이라면 그 누군가가 월의 절규를 못 알아먹었다는 사실일까. ─그래도 월에게는 금방 다음번의 「다행」이 찾아왔다.
<[ 내가 딱 이 근처인데 너 어딘데? ]
월의 절규를 못 알아먹은 누군가에게 지금 동월의 처지를 설명할 원모어 찬스가 주어졌다는 다행이 말이다. 월이 지금 낙하산 없이 스카이다이빙하는 자신의 처지를 그 말귀 어두운 놈에게 이해시켰건, 아니면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이 눈치없는 녀석이 우연히 고개를 들었다가 하늘에서 떨어져내려오는 점과 눈이 마주쳤건─
일순간, 월은 자신의 몸이 깃털무더기에 파묻혀들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깃털무더기기 점점 빽빽해지나 싶더니, 이제는 물속을 뚫고 아래로 잠수해 내려가는 느낌이, 그마저도 점점 그 속도가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이, 「감속재」 한가운데를 파고들고 있다는 느낌이 월의 온 몸으로 전해져온다. 그리고 그 끝없는 하강 가운데서 마침내 월이 자기 몸을 가눌 수 있을 정도로 속도가 줄어들면, 그때 월의 옆을 함께 날고 있는 누군가가 보일 것이다. 새하얀 머리카락을 나부끼면서 보라색 눈동자에 걱정을 담고 월을 바라보고 있는, 월의 중학교 동창 겸 저지먼트 동기인 서성운이었다.
“─뭐야, 이번엔 또 무슨 일이 있었길래 변변한 낙하산 하나 없이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있냐.”
다행인 일이다. 월의 괴이부 활동에 대해 어느 정도 사전지식이 있는 성운이라면, 왜 동월이 낙하산 없이 스카이다이빙을 하고 있었는지 이해시키기도 쉬울 테니까. 어느덧 인첨공의 시내 풍경이 발밑으로, 마치 고층에서부터 아래로 하강하는 투명 엘리베이터에서 내려다보듯이 깔린다. 일단, 뜬금없이 낙사당하는 것은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장소에 있었던 친구 덕분에 모면하게 된 동월이었다. 한결 여유로워진 것이 명백한 상황에, 성운도 농담 한 마디를 중얼거렸다.
대체 이게 뭐지? 얘가 왜 이런 데 있지? 물음표로 꽉 찬 눈동자가 빠르게 깜빡이는 눈꺼풀 뒤로 여러 번 숨었다가 나타났다. 기숙사에 사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아니, 아니다. 그건 적어도 초봄의 이야기지. 잠깐, 그러고보니 얘가 언제부터 기숙사 근처에서 잘 안 보였더라? 언제부터 하교할 때 기숙사 방향이 아닌 학교 바깥으로 향했지? 언제부터— 끊임없이 거슬러 올라가던 리라의 기억이 어느 날의 파편에 닿는다.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의 순찰 루트에 포함되어 있는 스트레인지 인근의 세탁방에서 친칠라 귀를 단 채로 수많은 빨랫감을 돌리고 있던 조그마한 소년.
"어?"
바보같이 어리버리한 얼굴을 한 채 놀란 얼굴의 성운을 마주하고 있던 리라는 상대가 들어보인 메세지 내용을 확인했다. 만들어줬으면 하는 게 있어서, 하는 메세지는 방금 전 빗자루 중간에 걸린 채 고정시켜 둔 크로스백 안에서 울린 메세지 알람음 횟수와 꼭 맞게 3개였다.
"그, 어? 잠시만?"
버퍼링이라도 걸린 것처럼 버벅거리던 리라가 문득 뚝 하고 정지했다. 95퍼센트... 99퍼센트... 100퍼센트. 다음 행동을 결정할 수 있을 만큼 100퍼센트 머릿속이 정리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0초에서 1분 사이다.
"......그으... 잘... 잘 됐네? 그럼 나 잠깐 들어가도 돼? 여기가 너희 집... 인 거 같은데..."
외부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아늑한 내부 인테리어가 위화감을 자극하지만 동시에 호기심까지 끓어오르게 만든다. 성운의 어깨 너머 실내를 바라보는 두 눈동자가 천천히 반짝이기 시작했다.
"...와, 대박! 그나저나 이게 뭐람? 완전 비밀 아지트 같잖아! 뭐야 뭐야아~? 언제부터 여기 살았어? 이 집 원래 이랬어? 아니면 성운이 네가 다 꾸민 거야? 헉. 설마 전에 세탁방에서 마주쳤을 때부터 여기서 살고 있었어?"
어? 근데 그 때는 기숙사 세탁기가 고장나서 거기까지 왔다고 했던 거 같은데. 고개가 살짝 기울어진다. 그리고 또 반대로 천천히, 갸우뚱. 새로 변했을 적 들어버린 습관이 몸에 붙어버렸다는 걸 아직 자각하지 못한 채 고개를 이리저리 기울이던 리라는 곧 상체를 앞으로 쭉 빼서 성운의 눈동자를 보다 가까이, 똑바로 바라보았다.
"서성운."
진지함 반 장난기 반 서운함 25퍼센트. 도합 125퍼센트의 감정이 섞인 목소리가 툭 튀어나온다.
4학구 미술관에는 여러 작품이 있다. 바깥에서도 유명하고,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화가의 작품이나, 인첨공에 존재하기 때문에 새로운 미술의 시대를 연 작가의 화려한 예술까지……. 레이브는 후자였다. 인첨공에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한 미술을 만드는 존재. 안드로이드도 예술이 될 수 있고, 숨과 삶을 불어넣을 수 있음을 사람들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천재. 누군가는 익숙함에 잠식되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을 두고 예술이라며 폄하하곤 했지만, 막상 인첨공에서 전시까지 되는 안드로이드 예술가는 손에 꼽을 정도요, 그중에서도 하나의 생명처럼 만들어내어 예술을 잘 모르는 인첨공의 사람이라도 이름 정도는 들어봤다는 존재는 레이브가 유일하다시피 했다.
그런 레이브의 작품이, 그것도 누군가를 위해서만 만들었단 의도로 경매에 올린 것이 4학구 미술관에 전시되었으니 각종 언론과 사람들은 그 실체를 확인하고자 우후죽순 몰려들었다. 오늘도 미술관에는 사람이 여럿 있었거니와, 오직 레이브의 작품을 위해 따로 마련된 작은 공간은 어두운 조명 속에서 안드로이드 하나를 향해 유일하게 빛을 밝혀두고 있었다.
커스텀이 전혀 되어있지 않은 민무늬의 안드로이드는 족쇄에 묶인 듯 조형물에 붙들려 움직이지 못하고 사람을 인식할 때마다 그쪽을 바라보며 각종 부정적인 표정을 그려내고 있었다. 사람들은 그 모습을 보며 제각기 진지하게 고찰하기도 하고, 내장된 AI를 향해 말을 걸기도 했으며, 진지하지 못하게 키득거리거나 꺼림칙함을 느끼고 자리를 빠져나갔다. 태오는 그 광경을 가만히 눈에 담다가, 사람이 어느 정도 빠져나갔을 때 안드로이드를 향해 다가갔다.
안드로이드는 태오를 인식하고 몸을 뒤틀더니, 고통스러운 듯 표정을 일그러뜨렸다. 금방이라도 울 듯하며 처절한 표정을 가만히 응시하던 태오는 입을 벌렸다.
"너는 왜 고통스러워 해?" "나는, 나이기 때문에, 고통스러워. 사람들이 숨을 쉬는 것처럼 당연해서 그래." "그게 왜 당연하다 생각해?" "인간은, 숨을 쉬기 때문에, 생존하니까. 나는, 죽지도, 살지도 않았지만, 적어도 지금 칩이 이식된 동안은, 살아있다고 생각해. 그러니, 숨을, 쉬는 것처럼, 나의 고통도 당연한 거야."
태오는 감정에 따른 기본적인 골조만 학습시킨 AI를 무심한 눈으로 쳐다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이 네게 말을 많이 걸었구나. 많이 학습했어." "나의 고통을 이해하지 않고, 오로지 궁금함을 표출하지." "그래서, 그 표출이 고통스럽니." "아니. 이건 온전히 나의 몫이야. 표출하는 것에 대해 고통을 느끼면, 나는 내가 될 수 없어."
아무것도 읽을 수 없으나 진실임을 안다. 이들은 진실밖에 내뱉지 못하도록 프로그래밍이 됐기 때문이다. 질문이 없자 다시금 괴로운 듯 표정을 구기고 몸을 뒤트는 안드로이드를 보며 태오는 기묘한 편안함을 느꼈다.
situplay>1597033107>531 으응? 금주도 섬세한걸! 무슨 소리람~~ 캐릭터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면서 묘사하는게 여기까지 느껴진다구~ (복복) 히히 그렇지이 어렵지이~😏 음~ 식성이라. 태오는 잘 먹지 않는다~가 공설이거니와 식에 호오가 없는 미적지근한 설정이라 나리랑 같지는 않아. 음, 아닌가~? 나리도 태오도 아무렇지 않게 '무엇으로 만들었을지 모를 단백질 대체식량'을 먹곤 하니까. 그 부분에서는 비슷하다마는, 전체적인 걸 보면 같다고 하긴 어렵다~ 정도겠네.
태오의 식성... 카페인 타우린 약간의 샐러드와 바나나... 가끔 손대는 대체식량... 정도라면 나리는 약간의 카페인과 정상적인 식단... 그리고 가끔 손대는 대체식량... 이니까~🤔
그 아지트에는 생각보다 있을 게 다 있었다. 대체 왜인지 모르겠는데 창문 앞에 마치 현관마냥 깔려있는 바닥매트와 신발장(아니, 그럼 이 창문이 출입구라는 소린데. 이 창문을 진짜 출입구로 쓴다고?) 앞으로는 나무 타일들 위로 말끔한 카페트가 깔려 있었고, 거실의 소파와 테이블은 그냥 구색 맞추라고 갖다놓은 것이 아니라 한쪽 벽면에 TV와 플레●스테이션에 에어컨까지 갖춰져 있었다. 한쪽에는 좀 낡아빠지긴 했지만 업라이트 피아노가 있었고, 보면대에는 체르니 40과 브루크뮐러와 소나티네 등이 놓여있었다. 거실의 반대편으로는 제법 구색을 갖춘 아일랜드식 주방까지 있었고.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작정하고 이 폐공장을 사람 사는 집으로 꾸리기 위해 어마어마한 시간과 노력과 돈을 투자한 기색이 역력하다. 극한으로 발전시킨 학창시절 비밀아지트는 실제 주거와 구분할 수 없다.
흡사 카나리아마냥 고개를 갸우뚱갸우뚱하며 자신을 압박해오는 리라를 바라보며, 성운은 얼굴표정 하나 안 바뀌고 태연자약하게 진실을 고백했다.
“미안하다. 그때 구라쳤어.” 친구에게, 거짓말을!! 성운은 아까 리라에게 내보인 핸드폰을 몇 번 더 매만지더니 다른 사진을 꺼내보였다. “이런 데서 산다고 하면 니가 내 귀를 잡고 날 기숙사로 던져넣는 그림이 훤하게 보였거든.”
···지금 리라의 눈앞에 있는 이 장소와 구조는 정말 의심의 여지가 없이 똑같은데, 정말로 같은 장소인지 의심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 귀살맞은 폐가 그 자체의 사진이 화면에 둥실 떠오른다. 그리고 성운은 화면을 손가락으로 두어 번쯤 더 옆으로 훑었다. 점입가경이다. 절대로 여기서 씻고 싶지 않은 흉물스러운 샤워실과, 오랫동안 버려진 흉가의 방에 침입해 찍은 것만 같은 방 사진이 몇 점 더 나온다. 그리고 그게 하루하루 차곡차곡 정돈되어가며 점점 사람 사는 공간으로 변해가는 사진들이.
“니가 「그 녀석」 이야기 안한 것보다야 훨씬 이야기할 필요 없는 시시콜콜한 일인데, 뭐.”
어깨를 으쓱하며, 성운은 철지난 농담을 리라에게 툭 던졌다. 그러다가 이내 딱히 말 안하고 뻐팅길 이유도 없다고 판단했는지, 시원스레 털어놓는다.
“─혼자 시간을 좀 보내고 싶었어. 삭막한 데서 지지리 궁상도 떨어보고 싶었고. 그런데 여기서 삐대고 있다 보니까, 하나둘씩 이것저것 들여오게 되더라. 정신차려 보니 이 모양이야.”
안뭐시기... 눈알로 인한 오해 1000482849248년차(?) 하지만 스스로도 눈알빔 쏘는거 아니까 유죄
>>634 헉 룰루👀
태오는 아무래도~ 먹는 걸 맛 보다는 생존에 가깝게 먹는... 코쿤이니까...(뭐) 어릴 적에는 이것저것 맛보고는 했지만 커가면서 점차...🤦♀️ 나리도 너 그러다 키 안 큰다! 했지만 못 이겼죠?😏 나리가? ...나리가?(잠깐 나리 봄) 이 양반이 먹이면 조금 큰일나지 않을까 하는 적폐가 떠올랐어... 광공식 식사 제공은 그 있잖아 그 하나밖에 없ㅈㅣ 않아??(이런 발언)
>>635 그렇게 손목을 따려는 현태오와 미친놈아를 시전하는 유한이... 건강 앵얼취와 비실비실 앵얼취의 환장할 콜라보...
근데 한이는 진짜 뭐? 바나나가 점심? 미치지 않고서야... 하고 경멸 어린 눈으로 태오 쳐다볼 것 같음(?)
"그만큼 커리큘럼시간에 노력하는거겠죠, 언니 데셍하는거 보셨어요? 진짜 완전 잘하던데" 저레벨에는 이유가 없지만, 모든 고레벨엔 이유가 있다. 이 레벨지상주의 낙원의 사실이다. 고레벨이 되고싶어하는 사람도, 물론 그들의 노력을 비하하는건 아니다만, 고레벨들은 그만큰 계속 노력하고 있는거니까.
"흐으음... 그래도 저는 좀 덜 '코뿔소'아니에요? 굳이 따지자면, 혜성선배랑 뒤에서 한숨쉬는쪽이라고 생각하는데..."
항상 머리가 아픈편에 가깝지. 항상 상식이 갈갈히 찢기는 느낌이니까. 전술 전략이라곤 찾아볼 수도 없고, 항상 기세로 열려서 센스에 맡기는 전투들뿐. 하지만 항상.
"그래도, 어찌됐던 저지먼트니까요. 그런 경향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긴다. 그게 우리 목화고의 방식이라는 거겠지.
"요즘은 틱X필터나 인라방 필터죠~"
외계인이라는 말 자체를 꽤나 오랜만에 들은것같다.
"하긴, 스포츠정신에 꽤 위배될수도 있는 아슬아슬한 선이니까요. 초능력같은건."
그러고보니 각국 초능력자들이 모여서 하는 초능 올림픽같은게 있다고는 하던데... 관심이 없어서 잘 안챙겨본다. 에초에 집에 TV도 없었고.
"네가 원하는 이상적인 가족은?" 서성운: “······Do you remember our first time here?” “어릴 적의 기억, 많이 흐려졌는데··· 하지만 대충 이런 노래가 흐르던 어떤 쇼핑몰에, 엄마와 아빠 손을 나란히 잡고 가던 그 멋지던 어느 여름날을, 나는 아직도 기억해.” “그냥 그 날로 되돌아가고 싶었을 뿐인데. 다시 그런 날들을 맞이하고 싶었을 뿐인데. 그게 그렇게 큰 욕심이었을까···?” (성운의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누군가가 겁에 질린 채로 "이상한 사람이 저를 쫓아와요!"라며 도움을 요청한다면?" 서성운: “그게 내 할 일이니까 일단 피해자 신변 확보하고 용의자도 제압해서 안티스킬에 넘겨야지.” “키포인트는 이때 피해자에게서도 섣불리 주의를 거두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지만.” “이 인첨공에는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고 어떤 음모가 있을지 모르니까.”
"창조주가 존재한다면 그 분에게 할 말은?" 서성운: “뭐, 다른 건 다 됐고.” “사과는?”
성운의 말을 듣고 빠르게 시선을 돌리면, 어라? 왜 여기에 신발장이 있지. 싶은 위치에 정말 웰컴매트와 신발장이 놓여있는 게 보였다. 얘 설마 여기로 들락거리나? 아니, 물론 중력 조작 능력자니까 그게 어렵진 않을 거라는 예상 정도는 할 수 있다. 초능력의 도시인 만큼 창문으로 습관처럼 들락거리는 사람이 인첨공에 드물지만은 않으리라는 사실 또한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대놓고 구색 맞춰 둔 창문 앞 현관은 또 처음이라서, 결국 웃긴지 황당한지 재밌어야 할지 모르겠는 기묘한 기분으로 발을 들이게 되는 거다.
"와. 진짜 멋있다!"
실내화로 갈아신은 직후 보다 제대로 시야에 들어온 내부 환경에 리라의 입에서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밖에서 규모를 봤을 때부터 내부도 꽤 넓을 거라는 예상은 했었지만 이건 거의 잘 만들어진 단독주택 수준인데. 각종 가전제품에 그럴듯한 주방, 피아노까지... 반짝이는 눈동자가 성운의 집 구석구석에 닿다가 곧잘 집주인에게로 돌아간다. 구라쳤어, 라고 말하는 진실의 입 때문이었다.
"뭐야! 왜 거짓! 말... 을."
서운함에 조금 높아지려던 목소리는 이윽고 성운이 내밀어보인 사진 몇 장에 조금씩 사그라들다가 종국에는 음소거라도 된 것처럼 고요해진다. 핸드폰 화면에 고정되어 있던 눈동자가 잠시 실내를 한번 더 헤매다가 돌아왔다.
"이걸, 이렇게 만들었다고?"
사진 속의 엉망진창 폐허를, 이렇게까지 사람 사는 모양새로 꾸렸다고? 충격에 가득 찼던 연한 라벤더색 눈동자에 서서히 존경의 빛이 깃든다.
"성운이 너 진짜 대단하다. ......그리고 얘기 안 한 것도 납득은 되네."
확실히, 저 상태의 폐공장에서 지내는 성운을 그가 발견했다면 지금 당장 기숙사로 돌아가라고 끈덕지게 설득했을 것이다. 지금이야 굳이 그런 말을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잘 완성되어 있긴 해도, 초창기의 모습은 도저히 사람 살 만한 곳이 아닌 것처럼 보였기에. 그런데 그럼 이 애는 이 상태일 때부터 여기서 먹고 자고 수리하고 했던 건가.
"그래도 그렇지—! 윽, 그건 나도 미련했던 거 알아. 하지만 네 자취가 시시콜콜한 일은 아니거든!"
뜨끔해서 조금 툴툴거리고 있자면 보다 진심 담긴 대답이 뒤를 이었다. 리라는 그런 성운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손을 쭉 뻗어서... 머리를...
"성운아, 그. 조금만 숙여볼래."
...머리 좀 쓰다듬자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의문이 들겠지만 어쩔 수 없다. 키가 크고 작고를 떠나 서성운은 서성운이고 이리라와 서성운은 내내 이런 친구 관계였으니까. 만약 성운이 요구하는 대로 몸을 숙여주었다면 예전과 같은 손길이 성운의 하얀 머리를 흐트러뜨리고 지나갔을 것이고,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한쪽 손을 잡아올려 손등을 툭툭 두드려 주었을 것이다.
"너 이래저래 고민 있는 거 같긴 했는데 어쩐지 대화를 제대로 못 나눴네. 이 집 이렇게 만들 때까지 시간 꽤 걸렸을 텐데 그 사이에 눈치 한번 못 채고. 완전 친구 실격이야, 이리라~"
장난스러운 자책 담긴 한마디를 흘린 리라는 곧 살짝 웃어보인다.
"그래도 예쁘게 꾸미고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어때? 여기서 사는 건 마음에 들어?"
태오: 양아치야, 네가 대체 뭘 잘못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봐요. 유한: ……. 태오: 내 가슴 말고요, 이 빡대가리야. 동월: 줄어들지 않아서 적응 안 되는 번거로운 우정! 헬프!!! 리라랑 유한이랑 한시간 넘게 싸우고 있어! 성운: 하…… 해결하기 전에 하나만 묻자. 왜 그걸 아직까지 안 알렸어? 동월: 그야 아까까지는 유한이가 이길 것 같았거든! 철현: 케이크를 3등분 하면 1/3이잖아? 1/3은 0.33333333...이고. 그럼 나머지 0.00000...0001은 어디로 간 걸까? 애린: 칼에 묻어있는 그거 아님까? <1학년즈의 눈이 녹으면> 정하: 물이지! 이경: ……봄이 온다. 여로: 앞이 안보이게 된다! 세은: 로운이가 종이로 접은 펭귄을 신기하다는 듯 구경하고 있더라고. "펭귄이 더운곳에 있으니까 좀 불쌍한데?" 라고 했더니 다음날 보니까 종이펭귄이 조금 젖어 있었어. 안데르: 할페티가 호빵맨이 뭐냐고 묻길래, 나쁜 악당과 싸우는 히어로인데 머리는 빵으로 되어있고 뇌 대신 팥이 들어있으며 배고픈 사람에게 머리의 일부분을 뜯어준다고 설명했더니 어째서인지 카니발리즘을 상징하는 애니메이션으로 이해해버린 것 같아요. 아아, 안타까워라. 랑: 들어올땐 노크를 하는 게 매너야, 리라. 리라: 응? 그치만 저는 얼굴이 매너니까 괜찮지 않을까요 언니? 랑: ……. < 부정은 못함[수학문제] 서한양은 국밥집에서 순대국밥 한 그릇과 물 한 컵을 마시고 후식으로 나온 사과를 손에 쥐어 으스러트린 뒤 말했습니다.
"네가 뭔데 이 국밥집 맛을 평가해." 금: 자경단 녀석이 "아~ 여기만 가리면 진짜 예쁜데." 라면서 제 얼굴에 봉지를 뒤집어 씌우고 갔습니다. 죽여버려도 되는 겁니까? 성운: 천혜우,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잖아. 얼른 일어나. 혜우: 이잉…… 일찍 일어나 집 밖을 나가니까 새한테 잡아먹히는 거잖아, 그 벌레는……. 태진: 난 기억력 나쁜 녀석들을 제일 한심하게 생각해. 세은: 어……. 선배 그거 5분전에 얘기 했는데요. 이경: 날 어떻게 생각해? 라는 말을 들으면 조금 설레지 않아? 청윤: 음…… 알 것 같기도 하고. 정하: 나도 알 것 같은데? 여로: 앗, 그럼 나를 어떻게 생각해~?? 정하: 박살을 내주고 싶어. 로운: 아, 이불이랑 결혼하고 싶다……. 애린: 어어? 안 됨다! 이불은 아무하고나 자는 천박한 녀석임다……. 청윤: "사랑과 정의의 이름으로 널 용서하지 않겠다!"의 반댓말은 뭘까요? 아지: 증오와 배신의 이름으로 너에게 관용을 베풀겠다아~? 혜우: 귀신! 수인: 걱정 마, 나의 앨리스. 저건 영혼이니까 혜우: 뭐가 다른 건데……? 리라: 나눗셈에서 나누기라는 게 정확히 뭘 의미하는 걸까? 성운: 자, 랑 선배랑 너, 동월이, 혜우, 내가 2인 1조로 조를 짰어. 그럼 몇 조가 나오지? 리라: 두 조! 성운: 그리고 그 나머지가 쟤야. 동월: 뭠마? 철현: 요즘 고민 있어 보이더라? 고민은 나누면 반이라잖아? 털어놔! 은우: 정말 털어놓어도 돼? 철현: 물론이지! 내가 세 배로 만들어 줄 수 있어. 유한: 아, 전에 내가 슨배님께 줬던 게 뭐였더라~ 혜성: 두통……. 유한: 그거 말고. 혜성: 스트레스성 위장염……. 태진: 「칼을 쓰지 않고 만드는 애플파이 레시피」 라는게 있어서 대단하다 생각하여 읽어봤더니, 손으로 사과를 부수는게 당연하다는 듯이 쓰여있었다. 이건 대체 누굴 위한 레시피지? 일단 난 된다.
" 야 - 빨리빨리 안 옮겨? 안티스킬 뜰 때까지 다 빨리 옮기라고-! 어어-?! 정신 안 차리지? "
오전 3시로 추정되는 새벽. 인첨공에서 비교적 낙후한 외곽으로 보이는 컨테이너촌. 한 문신을 한 덩치들이 나무박스들을 분주하게 파레트 위에 옮긴다. 그리고 한 지게차가 파레트를 들어올려서 10톤은 나가보이는 윙바디 안에 나무박스가 올려진 파레트들을 적재하기 시작한다. 파레트가 꽉 차게 적재된 윙바디들을 보며 무언가를 체크하기 시작하는 남성.
" 이건 3학구 A섹터... 이건 C 섹터.. 이건 4학구로.. "
그리고 이 광경을 멀리서 지켜보는 청년, 서한양.
서한양은 판단했다. 녀석들은 분명 작업을 하느라 바쁘지만, 어떤 무기와 능력을 가졌을지 모르는 저 많은 인원과 정면으로 싸워도 득이 될 것이 없다고 말이야. 무슨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 여기서 이긴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나오는 손해가 많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 일단 저 중간관리자로 보이는 녀석의 태블릿이 필요해. '
한양은 먼저 태연하게 무리에 들어가서 박스를 옮기기 시작한다. 생각보다 무거운 박스. 딱딱한 고체가나 액체가 아닌.. 살아있는 무언가를 드는 느낌. 한양은 이것을 느끼고, 자신이 접한 것이 사실이 아니기를 빌었다. 이어서 한양에게 다가가는 중간관리자.
" 어이- 너 못 보던 얼굴인데? "
" 예-! 형님. 아우가 인사 올립니다. 이번에 새로 들어온 서한양이라고 합니다, 형님. "
소규모 조직이라면 모를까, 이렇게 대규모인 조직에서는 의외로 신입인 척하며 잠입하는 것이 쉬웠다. 보안시스템이 강화된 현장이면 당연히 들키지만 - 여기는 불법으로 외곽에서 작업을 하는 곳. 보안시스템 따위는 없었다. 그렇기에 뒷세계 문신충들의 처세술을 익혀가기만 해도 어느정도 먹혀들었다.
" 이 씨X새X가 기본이 안 되어있네. 너 씨X 누구 동생이길래 이 모양이냐. 누가 가르쳤는지는 모르겠지만 기본부터가 개판이네 이거? 너 새X야 다음부터는 한 보루씩 가지고 다녀. 메X우스로? 잉? 이상한 캡슐 달린 거 건네면 뒤진다, 진짜. "
" 어..그게... 국산 펴. 이 문신돼지야. "
아무도 없는 이곳. 서한양은 염동력으로 소리없이 관리자의 목을 졸라서 기절시키고 태블릿을 뺏는다. 이 관리자는 안티스킬이 잡아가기 편하라고 컨테이너에 가두고, 서한양은 다시 현장으로 갔다. 서한양은 윙이 열린 윙바디 안의 박스를 열기 시작했다.
" 야- 너 뭐 하냐? "
" 예- 형님. 그..OO형님이 이 차 적재물 좀 검수하라고.. "
" 아- 그려그려. "
한양은 드디어 박스 안의 내용물을 보게 되었다. 정체는 죽기 직전의 동물. 동물은 약에 취한 듯 이상한 눈빛을 비추며 부르르 떨면서 죽어가고 있었다. 서한양은 무표정을 지으며 다시 박스를 닫았다. 한양이 이곳에 온 이유는 바로 그 박스 때문. 최근 3-4 학구에서 동물들의 시체가 발견되었고, 그 시체들에서는 기본적으로 마약성 물질이 검출되었다고 한다. 이제 안티스킬에게 맡기면 될 거 아니냐고?
" 씨X.. "
금랑이도 이 조직으로 추정되는 녀석들에게 납치당했어. 산책로봇을 통해 산책을 하던 중에 말이야. 안티스킬보다 더 빠르게 CCTV 자료를 수집하고, 이와 관련된 다크웹을 서칭하면서 이 장소까지 오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이 녀석들이 맞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지. 하지만 지금 여기서 녀석들을 쓸어버린다고 해서 금랑이를 찾는 것은 물론 이 조직의 보스까지 잡는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어. 일단은..
한양은 염동력을 이용해서, 몰래 현장에 있는 모든 윙바디들의 바퀴에 펑크를 내기 시작했다. 녀석들이 도주하지 못하도록 말이야. 그리고 화장실을 간다는 핑계로 잠시 작업장에서 이탈한 뒤, 컨테이너들을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한다.
' 금랑아.. 금랑아.. 어딨어.. '
동물들에게 마약을 대량으로 먹이는 작업장. 이 작업장에서는 이미 다 죽어가는 동물, 갓 잡혀온 동물, 공포에 떠는 동물들이 있었다. 제발 이곳에 금랑이가 무사히 있기를 - 금랑이도 저 윙바디 안에 있는 동물들 중 하나가 아니기를 바라면서 애타게 금랑이를 찾기 시작했다.
' 씨X. 씨X. 씨X. 씨X. 씨X '
점점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숨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기 시작했다. 심장이 계속해서 조금씩 놀란 듯한 기분이 실시간으로 계속해서 느껴지고,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한다.
" 아빠가 미안해..정말 미안해..다시는 안 이럴게.. 정말 미안해.. 아빠가 죄인이야.. "
그렇게 1분이 넘도록 금랑이를 안고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는 서한양. 당장이라도 감정에 복받쳐서 눈물이 나오겠지만, 세상은 이를 기다릴 정도로 여유롭지가 않았다.
" 저거저거 개X끼 찾으려고 온 거냐? "
" 이야- 간땡이도 부었네? "
한양은 금랑이를 앉힌 채로 자리에서 슬슬 일어나기 시작했다.
" 간땡이가 부은 건 당신들이야. "
순식간이었다. 화려한 기술도 효과도 없었다. 평소에 보이던 심플하고 간결한 격투술도 아니었다. 현장에 있는 모든 조직원들. 전부 다 잡아서 빈 컨테이너 안에 처박아둘 뿐이었다. 어느덧 계수가 200대에 도달한 한양에게는 아무리 인원이 많다고 한들, 이런 일은 이제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마치 거대한 빗자루가 먼지를 쓸듯이, 컨테이너 안으로 쓸려들어가는 조직원들. 그렇게 컨테이너 하나하나에 인원을 꽉꽉 채워넣어서 컨테이너들을 잠가버리는 서한양.
" 야- 이 새X야, 안 열어-!! "
" 너 나가면 뒤졌어-!! "
한양은 금랑이와 함께 현장을 떠나면서 혀를 찼다.
" 안 죽이는 걸로 다행으로 여겨.. "
서한양은 그렇게 중간관리자에게 뺏은 태블릿을 통해서, 이 조직의 보스와의 연락기록 찾기 시작했다. 분명 검열이 가능한 기본어플은 아닐 테고.. 여기 있다. 보안성이 강한 텔X그램. 이것이 조직의 본부 채팅방인가..
" 흐음.. 본부가 어디 있는지는.. 아? "
이 어플의 특성은 말이야. 본인이 채팅에 늦게 참여해도, 그 이전 기록들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분명.. 이 채팅방이 처음 개설되었을 때.. 하.. 없잖아. 이 채팅방에는 없는 건가? 분명 이 자식도 처음 이 조직에 가입했을 때는 조직의 주소 정도는..아.. 설마?
[ 야 ]
[ 이게 본부 주소야. 유출하지 말어라잉. 큰형님께 처세 잘하고. ]
그래. 이 채팅방 말고 선배로 추정되는 녀석의 연락을 보니깐 주소가 나와있어. 원래 이런 거는 맞선임이 챙기는 거거든.
" ..... "
한양은 금랑이를 안아들고 당장 그 주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주소는 의외로 어두컴컴한 지하나 암시장이 아닌, 호화로운 고층빌딩. 그 중에서는 제일 꼭대기층이었다. 레벨 4의 재산으로는 절대 엄두가 안 나는 그런 빌딩 말이야. 근데 뭐 어쩌라고. 곧 잡혀갈 녀석인데. 배상금이고 뭐고..
" 와장창-!! "
염동력으로 유리를 깨서 보스의 사무실로 바로 침투하는 서한양. 사무실에서 시가를 피던 보스는 한양의 침투에 당황하였다. 5:5 가르마펌의 말끔한 인상의 장신. 아까 봤던 문신돼지들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사람 같았다.
" 너냐? 동물들 납치해서 마약 운반책으로 쓰는 놈이. "
" 안티스킬인가요? "
" 너가 납치한 강아지 주인이다, 이 새X야. "
보스는 "아-!"라며 두 손으로 박수를 짝 치고, 리볼버를 꺼내들었다. 이 보스의 능력은 손에 쥔 총이나 활 혹은 기타 투척기들을 대충 조준해도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방향을 조정하ㄴ..
" 으아아악--!!!! "
총을 장전하기도 전에 염동력으로 보스의 손목을 과자처럼 부러뜨리는 서한양. 보스는 총을 놓치고 괴로워하기 시작한다. 서한양은 그대로 남자의 염동력으로 보스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 금랑이 앞이니깐 이 정도만 하는 거야. 내 강아지 앞이라는 걸 운 좋게 생각해. "
맥없이 기절해버린 보스. 한양은 모든 게 끝났다는 듯, 안티스킬에 신고를 해서 조직의 본부와 작업장의 위치를 전부 제보했다. 이제 본인의 목적은 다 이뤘는지, 사무실을 떠나려고 하지만..
" 낑..끼잉.. "
어디선가 들리는 강아지의 울음소리. 금랑이가 먼저 그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뛰어갔다. 보스의 책상 아래에 있던 흰 강아지. 종은 추정이 불가능한 믹스견으로 보였고, 아직 덜 자란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몸 여기저기서 보이는 흉터들과 보스의 모습을 보면 벌벌 떠는 모습. 학대를 당해왔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이 강아지는 힘없이 금랑이에게 다가갔고, 금랑이는 힘이 없는 이 강아지를 살포시 물어든 뒤에 한양이에게 다가간다.
성운의 성취는 상당히 빨랐다. 바이엘을 겨우 뚱땅거리던 손가락은 몇 개월만에 벌써 체르니 30번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제자가 취미에 열정을 크게 쏟고 있는 것도 컸고, 선생의 가르침도 훌륭했으며, 피아노를 가르치는 순간은 제법 코드가 맞았다. 그러다 보니 이제 취미로 피아노를 치는 사람입니다- 하고, 남들 앞에 버젓이 내어놓을 정도는 되었다. 무엇보다 이건 성운도 유준도 모르는 사실이지만, 이렇게 피아노를 치는 시간이 퍽 성운의 심리 안정화에 도움이 되기도 했고.
─그러나 오늘은 심리 안정화 같은 이야기는 잠시 뒤로 제쳐두어야 할 것 같다.
“유준 선생님. ···오늘은, 따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지먼트 단체로 누리랜드에 휴가를 갔을 때··· 혜우에게, 석연치 않은 일이 일어났어요. 혹시 유준 선생님이라면 뭔가 아실까 해서.”
누구의 말마따나, 솔직함이나 진실됨이 항상 옳지는 않다. 그러나 대개는 옳다. 그래서 진실됨이 위험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거의 항상 옳기에, 이따금 진실됨이 오히려 독이 되는 몇몇 드문 순간을 간과할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지금 이 순간은 그와 너에게 독일까, 아닐까.
성운은 차근차근, 자신이 누리랜드에서 너와 이야기할 때 있었던 일들을 박유준에게 이야기했다.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혜우와 나누었는데, 어느 순간- 제로전 이후 유독 자신을 피해다녔던 이유를 물었을 때, 혜우가 그것에 대답하려고 하자마자 매우 부자연스러운 타이밍에 코와 눈으로 피를 흘렸다는 사실을. 마치 무언가 건드려서는 안 될 것을 건드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774 거짓말에서 지금 박박 울어버림 부아앙!!!! 평탄하지 않.... ....기다려봐 내가 높으신 분들 다 묻어버리고 올게 혜성아 금이랑 알콩달콩 백년해로 해야 한다 할미가 다 처리해주마 암부와 높으신 분. 데스노트. 써버려. 오 오 오오. 나 욕하는 혜성이 보고 싶은데 정상이야...?😲😲😲
>>801 하아.. 최초발언자의 책임을 인정합니다 설표에 친칠라에 여체화까지 풀코스로(뇌절!)
>>802 다른 더 멋진 캐릭터들도 많은데 어째서 겨우 if에 꽂히신게요.. 속지마라 이건 아지한테 낯설기 짝이없는 며칠사이에 수상할정도로키만멀쭉자라버린 멋대가리없는 하양콩나물이 여체화빔을 맞은거에 불과한것이에요 리라가 어느날 갑자기 동월이급 장난기가 발동해서 성전환 스프레이 같은 거 만들어서 온 저지먼트에 난사테러하고다니는 게 아니고서야 일어날수 없는일이여
tmi1 수경이는 염색으로 검은색으로 돌아가지 않고(15주년때에는 약간 헤어 매니큐어 같은 걸로 덧씌운 거에 가까웠을듯), 가위로 엉망진창으로 머리카락을 자르고 자연적으로 자라는 걸 기다렸다에 가까워요. 그래서 중학생 시절 살아만 있던 시절에는 좀 머리카락이 엉망이었을 것 같네요. 원래는 가위로.... 손목이나 목 부분의 (유혈)을 생각했겠지만 다행히 그거는 시도하기 전에 막혔고..
tmi2 초반에는 부업을 하면서 약간의 용돈을 충당했었는데. 지금은 안해요. 하지만 가끔 연락오면 자율 커리큘럼 겸으로 할 수도 있을지도?
tmi3 지금 듣는 노래는 https://youtu.be/KIhTomGH48o?si=pZ-nfpRKZaTLy2-j 생존의 모양...? 정도로 해석할 수 있나?(사실 한자어는잘 몰라서 대충임)(틀렸을확률 높음)
성운이 보기에도, 15주년을 기점으로 유준의 낯빛이 제법 달라져 있었다. 15주년 당시까지만 해도 매일 철야 뛰는 사람마냥 퀭하고 비척비척하더니 저지먼트가 누리랜드를 다녀온 후에는 평범하게 재수 없는(?) 연구원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러나 그 평화는 성운이 리조트에서의 일을 말하기 딱 직전까지만 이어졌다.
"엉, 얘기 해 봐."
피아노 옆에 의자를 두고 앉아서 성운의 연주를 들어주던 유준은 곧 그 얘기를 듣지 말 걸, 하고 생각하게 되어버렸다.
연구 하나를 내려놓게 되어 이제야 살 만 해지는가 싶었는데, 또 이런 골치 아픈 일이라니!
아예 남 일이면 적당히 시설 소개해주거나 조언 해주고 끝났겠지만 하필 그 대상이 그의 담당 학생이었다. 짜증 나도 어찌 하겠는가, 본분을 다해야지. 깊은 한숨을 푹 내쉰 유준은 성운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제로전이라면 15주년에 4학구로 소집되었던 일 말하는 거지? 그래, 내가 급히 호출되어 그 애를 데려간 날, 그 이후라. 확실히 미심쩍은 빈혈 증상이 여러번 있었지. 그거라고 생각했는데... 음, 그 증상이 일어난 순간의 정황을 자세히 말해주겠어? 정확히 어떤 대화를 하고 있었으며 어떤 전조가 있었고 증상은 구체적으로 어땠고, 발현 후에는 어떻게 되었는지."
질문의 답을 차례대로 들은 후, 유준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 4학구의 사건 이후- 아니, 어쩌면 그 이전부터 있었던 일 일지도 몰랐다. 최근 그 애의 바이오 데이터는 전부 그가 관리하고 있었고, 기억도 하고 있었다. 단순히 4학구의 사전 이후 만이 아닌 정황이 그 데이터에 있었다.
생각에 골몰했던 유준은 진지한 표정이 되어 성운을 보며 말했다.
"일단 이 얘기는 내가 좀 더 조사해보겠어. 너는, 대기해주길 바란다. 확실하게 어떤 조치를 당했는지 모르는 이상 섣불리 건드리면 안 될 거야. 내 측에서 할 수 있는 조사와 조치를 강구한 후에 너에게도 협력을 요청하도록 하지."
그렇게 말한 후 유준은 손을 뻗어 성운의 어깨를 두드려주려 했다.
"걱정 마라. 걔는 몰라도, 나는 네 편이다. 같은 목적을 가진 동지기도 하고. 협력이 필요하다면 무조건 요청할 테니 걱정 너무 하지 말고 기다려."
그 날의 대화는 그런 흐름으로 마무리 되었을 것이었다. 귀가하는 길, 유준은 그녀에게 그것을 물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 무렵, 나는 영락의 주 소장님과 함께 4학구에 와 있었다. 주 소장님께서 4학구의 미술관에 흥미로운 작품이 들어왔다며 보러 가자고 하셨기 때문이었다. 미술관은, 딱히 즐기지는 않지만, 누군가 가자고 하면 가는 편이라 나들이 가는 기분으로 주 소장님의 뒤를 따라갔다.
사실 종종 주 소장님과 외출을 하곤 했으니 오늘도 그 연장선이긴 했다.
"혜우 양, 레이브, 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레이브요?"
4학구로 가는 길, 직접 운전하시는 차를 타고 가는데 그런 질문이 들려왔다. 레이브, 순간이지만 레이븐이라는 까마귀가 생각났다. 하지만 그걸 물어보신 건 아닐 것 같아 고개를 갸웃 기울이니 허허,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지금부터 보러 갈 작품의 작가랍니다. 안드로이드, 그 속에 쓰이는 칩셋을 아주 정교히 다룰 줄 아는 예인이지요. 본디 기술자라 불려야 마땅하겠으나, 그의 작품은 너무나도 섬세해 저는 예인이라 칭한답니다. 같은 예술계지만 혜우 양은 음악 쪽이니 관심이 없을 법도 하겠지요." "음- 뉴스나 그런 걸로 이름은 들어봤어요. 작품을 찾아 본 적은 없지만요." "그래요. 그렇다면 오늘 볼 작품이 혜우 양에게는 첫 번째 작품이 되겠군요. 허허, 그래요. 말해 무엇 하겠나요. 가서 보고 느끼는게 제일이겠지요." "별로 재미 없을 거 같은 걸요. 다 보고 근처에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네?" "네에, 정말 재미 없거든 그리 하도록 해요."
잔잔한 대화 속 차는 어느샌가 4학구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레이브의 작품이 전시되었단 미술관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해가 쟁쟁한 한낮이었다. 여름의 더위가 맹렬히 내리쬐는 주차장을 종종걸음으로 가로지르며 미술관 안으로 들어가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전신을 휘감았다. 그러나 시원한 것도 한 순간이라, 밖에선 들고만 있던 후드집업을 얼른 걸치고 지퍼까지 꼬옥 잠갔다. 입장 수속을 밟는 주 소장님의 뒤에 붙어 있다가 먼저 들어가겠다며 옷깃을 톡톡 잡아당기니-
"이런 이런, 그리 보채지 않아도 금방 들어갈 텐데, 허허, 그래요. 먼저 들어가서 보고 있어요. 미술관은 조용히 해야 하는 것, 알고 있지요?" "네- 그럼 이따 뵈요." "으음, 즐거운 감상 하고 와요-"
허락도 받았겠다, 나는 총총히 걸어 전시된 작품들 사이로 걸음을 옮겼다.
수많은 작품 속에서 레이브의 작품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번에 기증되었다는 작품을 위한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어둠 속에서 내리쬐는 유일한 빛 아래에 그 작품이 있었다. 아름답다기보다 꺼림칙한, 그러나 어딘가 시선을 끄는 형상을 한 안드로이드가.
- <비탄>
적혀있는 작품의 이력 중에서 작품의 이름 만을 눈에 담은 나는 때마침 아무도 없게 된 그 공간에서 안드로이드를 바라보았다. 안드로이드는 나를 인식하자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너무나 아파 견딜 수 없는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안드로이드가 아니라 사람을 매달아 놓은 것 처럼 생생하면서도 특유의 골이 느껴지는 얼굴을 바라보며 인사했다.
"안녕."
이하, 독백.
"너, 참 신기하게 생겼구나. 레이브가 널 그렇게 만든 거니?" "만져보고 싶은데, 그러면 안 되겠지." "난 사실 안드로이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너는 어쩐지 싫지 않네." "안드로이드 같지 않아 보여. 감정을 온전히 꺼내면 이런 느낌이구나 싶을 것 같아." "누군가가 자신의 감정을, 비탄이란 감정을 너라는 형태로 빚어낸 것 같아." "왜 그랬을까? 떼어내고 싶었던 걸까?" "만약 그렇다면, 너는 무엇을 생각해?" "그렇다면, 너는 누구일까?"
안드로이드로부터 어떤 대답이 돌아왔을까. 안드로이드는 무슨 말을 내게 들려주었을까.
조금 더 있고 싶었지만, 새로운 사람들이 오고 있었으므로 이만 자리를 비켜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말했다.
"얘, <비탄>이란 건 레이브의 작품 이름이지, 네 이름은 아닌 거 같아." "싫지 않다면, 네게 라임이라는 이름을 붙여 줄게." "비탄lament의 라임lame. 철자가 조금 틀리지만 뭐 어때. 라임이 더 울림 좋고." "네가 여기 있는 동안, 내가 다시 올 지 모르지만, 다음에 오게 되면 불러줄게." "안녕, 라임."
그리고 손을 슥슥 흔들곤 안드로이드로부터 멀어졌다. 나를 스쳐가는 새로운 관람객들이 곧 조곤조곤 떠드는 소리들이 들려왔다.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지점에 멈춰 서서, 한 번 뒤를 돌아보았다. 저 멀리 조명 아래 안드로이드를 잠시 눈에 담았다가, 다시 돌아서 다른 작품들을 보러 갔다. 총총, 총총총...
웃으며 한양에게 말했다. 레벨 4인 염동력자. 막말로 막노동만 해도 충분히 먹고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달랐다. 바깥 사람과 똑같은 길을 걸어가야한다.
"난 대학 못 가면..물론 그럴리는 없겠지만..사업이나 하지 뭐."
바깥 세상도 저출산이 큰 문제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오는 이들도 줄어들 것이고, 사람을 상대하는 다양한 시장이 줄어들 것이다. 그렇게 되면 결혼을 기피하게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1인 가정이 늘어날 것이다. 저출산은 1인 가정 수까지 줄어들게 하겠지만 그나마 적게, 또는 늦게 줄어들 것이라 확신했다.
"독신 대상 도시락 사업이나 해보려고"
"식물 능력자 고용해서 식재료를 만들고 요리하고 가공하고 저레벨 포탈 능력자를 다수 고용해서 배달해서 싸게 팔면 이득이지"
"뭐, 걔는 안 보이는 곳에서 엄청 노력할 타입이긴 하지.. 그래도 부러운건 부러운 거지만."
그리고 부러운 건 부러운 거고, 4레벨이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을까 생각하면 감히 상상하기도 어렵다. 그런 점은 눈 앞의 후배도 마찬가지려나? 아마 그냥 눈떠보니 4레벨! 일 수도 있지만... 그리 깊은 대화를 나눠본 사이는 아닌지라, 어느쪽일지 상상하면서 정하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오케이, 동의. 저번에 리라 일이라던가 봤을 때는 엄청 머리아파 보였으니까."
누가 머리아프게 했는지는 굳이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러고보면 여로, 걔도 안 그런듯 보이면서 은근 문제아 계열이란 말이지.
"요즘 것들이란... 나때는 말이야..!"
정하의 요즘은~ 이라는 말에 괜히 늙은 목소리를 내며 실실 웃고 농담하다가도,
"게다가 초능력을 안 쓰는 대회들은 뭐랄까, 인간의 단련된 육체를 중요시하는? 그런 느낌도 있어서... 뭐 여러이유가 있는 거지."
정작 유한 역시 달릴 수 있다는 것과 상금 외에는 별로 신경을 안 쓰니 잘은 모른다. 대충 취지는 그랬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줏어듣고는 이야기하는 것 뿐이지.
"이 날씨에 아침 러닝 3km라니 너도 상당하구나.."
아무리 저지먼트라도 이 날씨에 러닝이라니, 범상치 않다. 자기단련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걸까?
"그럼 나중에 러닝메이트 필요하면 말해. 원한다면 어울려줄테니까."
러닝메이트가 필요할 정도로 긴 거리를 달리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친해지고 싶은 후배니까. 제안해서 나쁠 것은 없다는 느낌이었다.
긴 머리에 키 차이. 후방에 자리해서 무언가를 맞추는 법을 알려주기에 좋은 조건은 아니었다. 또한 시야의 높이가 다른 만큼 조금이라도 더 잘 가르치기 위해서는 상대의 시점에서 보는 것도 중요하다고 소년은 생각했다.
“기억을 공유하고 있어. ...시야를 공유한다는 느낌인데...”
일전에 소년이 경진이와 훈련하면서 해본 적 있는 행동이었다. 당시에는 비교적 레벨이 낮았음에도 무난히 성공했고, 레벨이 4가 된 지금은 당연하게도 더욱 간단하게 해낼 수 있었다. 기억 사이의 텀이 좀 더 짧아졌다고 할까. 지나친 것이 남는 게 기억인 만큼 완벽하게 같은 것을 보는 것은 아니지만.
“..잠깐만.”
시야가 이 정도니까... 팔의 위치도 높고.. 내가 쏘는 것보다 좀 더 각도를 낮게 잡고.. 소년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여로의 팔을 잡고 움직였다. 화살을 쏘는 각도를 조절하고 있었다. 거의 실내인 만큼 바람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유한: 아, 목 마르다. 금: 여기 건빵이 있는데 이거라도 드시겠습니까? 유한: 금: 고구마도 있습니다. 유한: 차라리 대놓고 죽으라고 하지 그래?
보이스피싱: 여보세요. 나야, 나! 태오: 아, 혜성이구나……. 보이스피싱: 응, 나 혜성인데 방금 오토바이로 사람을 쳐버려서……. 태오: 아아…… 난 또 뭐라고. 좌표 줘요. 살아는 있나요? 죽은 거라면 담을 가방 가지고 갈게요……. 보이스피싱: ??????
청윤: '어이, 지금이라면 날다람쥐 놀이도 할 수 있다!!!'하고 텐션 맥스로 밖에 나갔던 번거로운 우정 트리오(끌려나온 성운, 유한, 동월)가 1분만에 돌아올 만큼 바람이 강해요!
혜성: 책을 읽던 중에 '역설', '모순'을 통한 강조문을 하나씩 생각해보라며 예시로 '소리없는 아우성' '작은 거인' 같은게 있었는데, 계속 '팔팔한 현태오', '얌전한 유한' 같은 것밖에 안 떠오르는 거 있지…….
리라: 쌤, 상추 먹다가 나온 달팽이인데 이름 지어주시면 안 돼요? 정선: 어우, 깜짝이야. 리라: 고마워요! 깜짝이야, 밥 먹으러 가자! 정선:
동월: 하! 성운이가 나보고 주의력 30000이라고 칭찬해줬다! 유한: 그거 '주의력 산만'이라고 말한 거야 이 번거로운 놈아
아지: 요즘 불면증에 시달려서 잠이 잘 온다는 파도 소리 CD를 샀는데에……. 확실히 잠은 빨리 들었는데에……・᷄-・᷅ 뒤엉킨 다시마를 풀지 못하고 바닷가까지 쓸려온 해달이 되는 꿈을 꿔서 다시 듣지 못 하고 있어어~ (。•́︿•̀。) 철현: 오늘 힘들었다고 너무 슬퍼하지 마! 철현: 어차피 내일도 힘들 테니까! 청윤: 부부장님, 혹시 난을 칠 줄 아시나요? 한양: 아니. 하지만 사람은 칠 줄 알아. 청윤:
경진: 거울을 보고 "좀 잘생겼는데?" 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빛과 각도의 문제죠. 그러다 유리창에 비친 내 모습을 보면 역시 잘생겼네요.
수경: 실수로 부장님의 발을 밟아버려서 "죄송합니다. 괜찮으신가요?" 라고 하려고 했는데 실수로 "괜찮습니다. 죄송하신가요?"라고 해버렸네요. 큰일이에요.
혜우: 내 말투가 사람을 깔보는것 같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조언이나 한 번 해보지 그래?
아지: Grand Mother는 할머니고 Mother는 어머니잖아. 그럼 Grand는 무슨 뜻일까아~? 애린: '할' 아님까? 지나가던 정하: ?
청윤: 저기, 정하야,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는데 뭐부터 들을래? 정하: 으음, 좋은 소식부터……? 청윤: ……네 바이크 보호기능 잘 작동되더라.
애린: 이대로면 짐다!! 승리의 주문이 필요함다!! 아지: 진짜 해야해애~? 선배가 싫어하며언... 애린: 일단 못 먹어도 고임다~ 아지: 선배애~ 혹시 쫄았어요~? 태진: 내가 아무리 마음이 넓다지만 너같은 말랑한 녀석한테까지 박살을 내주마 (개끔찍레드고릴라모드on) 아지: 와아~ 해냈다~
혜성: 뭘 보고 있을까, 금이. 금: 아직, 아무것도 안 봤습니다. 혜성: 어째서 나를 안 볼까? 금: 00
청윤: 밤이 되었습니다. 마피아들은 고개를 들어주세요. ??: (스윽) ??: (스윽) 청윤: 죽일 사람 한명을 가리키세요! ??: (척) ??: (척) 청윤: 마피아끼리는 서로 죽일 수 없어! 이경: 마피아, 여로랑 정하구나. 그렇지?
혜우: 성운아, 너는 내가 죽으면 울어줄 거야? 성운: 아니. 혜우: 그렇구나. 성운: 너를 저주하며 욕할 거야. 혜우: ? 성운: 그게 너무하다 생각이 들면 나보다 오래 살아. 충분히 그래줄 수 있으면서.
리라: 분명 아까까지만 해도 살아있었어요! 진짜! 랑: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이제 어쩔거냐. 리라: 아냐, 난 아무짓도 안했어요, 언니, 믿어줘!! 청윤: 리라 지금 뭐하는데 대화가 저래? 정하: 다마고치.
한양: 아, 로운 학생. 나 좀 따라올래요? 로운: 제가 안 그랬는데요!! 자기가 저절로 떨어졌어요!! 한양: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으니까 좀 진정하세요. 정하: 방금 이경이랑 여로가 오늘 덥지 않냐고 말하는 걸 들었는데 일단 둘이 잡고 있는 손부터 놓고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직원: 찾으시는 옷 있으세요? 여로: 선물할 건데요, 사이즈가… 키는 이렇게 크고, 허리는 이렇고, 눈은 하얗고... 아, 귀여워.... 직원:
리라: 다르다와 틀리다의 차이는 정확히 뭘까요? 태오: 후배님과 나는… 생김새가 다르지요……. 그게 '다르다'랍니다. 리라: 아하! 태오: 그리고 저 양아치를 봐요. 생김새가 틀려먹었죠? 그게 '틀리다'랍니다……. 유한: 개*끼야
유한: 야 있잖아, 현태오 노트북에서 '오목눈이'라는 이름의 폴더를 발견했는데 용량도 제법 커서 '의외네, 그렇게 안 보이는데?'하면서 폴더를 열어보니 약 2000장 가량의 안드로이드 부품 사진이 있더라. 존* 무서웠어.
은우: 케이크를 잘라서 접시에 담았는데 실수로 접시 째로 엎어버렸어. 하선: 오빠, 케이크는 괜찮아?(걱정!) 은우: 그거 말고 더 걱정할 거 있지 않아? 세은: 접시는 안 깨졌어?(걱정!!!) 은우:
혜성: 잘 들어, 수경 후배. 사람을 크게 둘로 나누면 수경: 죽죠 혜성: 수경: 죽어요.
희야: 희야도 쿠키 하나만 주라~ 태오: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때는 뭐라고 해야 할까요? 희야: ……네가 숨기고 있는 비밀을 알고 있노라, 뜻 받들어 계시 내리는 자야.
.hr 동월: 부실에서 자다가 가위에 눌렸다. 눈만 겨우 움직여서 앞을 봤는데 수십 개의 얼굴들이 나를 보고 있었다. 괴이는 아닌 것 같고, 이럴 때는 말도 안되는 소원을 빌라던 게 생각나서 "눈과 비가 내리는 날에 신나게 유한이가 모는 썰매를 타면서 블리자드빔을 쏘고 괴이를 썰어버리게 해주세요" 하고 소원을 빌자 모든 얼굴이 황당하단 표정으로 쳐다보다 사라졌다.
세은: 그래서 그 다음엔…… 오빠! 내 말 듣고 있어? 은우: 응? 뭐라고? 세은: 제대로 들어야지! 어디까지 들었어? 은우: 잘 자라고 했던 것까지. 세은: 어제부터 안 듣고 있었던거야?!
애린: 오늘 이 시간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겠지만, 뭐, 비슷한 날은 많을 테니 대충 사는 검다~? 금: 요즘 자꾸 짜증나게 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유한: 누군데? 뭐, 죽여줄까? 금: 그래도 자살은 하지 마십시오. 유한:
동월: 저거 곰 아니야? 어, 이쪽으로 온다! 유한: ……. 동월: 신발은 왜 고쳐신어…? 그래봤자 곰이 더 빠르다고!! 유한: 곰보다 빨리 달리려는 게 아니야. 너보다 빨리 달리려는 거지.
한양: 성냥팔이 소녀는 성냥을 하나씩 파는 것보다 성냥의 가치를 더욱 높였어야 했다는 평이 있는데 적당한 예시가 뭘까? 혜성: 알록달록한 성냥을 만들어 파는 방법은 어때. 철현: 마을에 불을 지르고 물을 팔면? 태진: 더 이상 성냥팔이 소녀가 아니지 않냐……?
은우: 방금 전에 누가 태오의 사물함 안에 행운의 편지를 놓고 갔단 말이야. '이 편지를 같은 내용으로 10명에게 보내지 않으면 당신은 일주일 후에 죽습니다.' 같은 거. 그런데 그걸 읽은 태오가 "일주일 후가 기대되네요……." 라고 말하면서 본 적 없는 환한 미소를 지었는데 어떡하지 이걸 (얼감)
태진: 자, 봐봐. 너한테 초콜릿이 7개 있고 내가 3개만 달라고 하면 너한테 남은 사탕은 몇 개일까? 혜우: 7개? 태진: 혜우: 아니, 10개가 맞겠다! 태진: 다 뺏겼어…?
이경: 아쉽게도 넌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해준: 엑! 얼마나 남은 거야??? 이경: 10 해준: 10년? 10달? 10일? 아하하! 언제든 괜찮은데~ 쌍둥이만 있다면. 이경: 9, 8, 7……. (활대 부러지는 소리)
situplay>1597033107>697 이거에서 이어지는... 카피페 모음~~ 퇴근하구 봅시다아 많이 못 넣어줘서 다들 미안해🥺
작년 말에 멘탈관리를 너무 열심히 해서 현생을 딱 필요한 만큼만 굴린 탓에... 할게 너무 꼬리물고 서있네요... 할게 있는것만으로도 희극이라지만...^-^ 근데 몸이 백냥이면 멘탈이 백냥 아닙니까 잘 되겠죠 뭐. 안되면 퍼리 그리는거 다시 연습할게요. 익명으로 만난 사이지만 제가 그쪽 업계의 탑이 된다면 축하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샌즈를 사랑하던 저의 실력이 녹슬었던지라 정상에 오르기까진 시간이 걸릴듯 하긴 한데 팬심으로 버텨주시길
위의 퍼클 연성은 아주 잘 봤습니다! 사실 올라오자마자 보긴 했는데 조금 이런저런 작업을 한다고... 답을 하는 것은 지금이네요! 능력에 대한 연출 효과도 좋고 뭔가 원작 애니메이션에서 (어과초 T) 레벨5 멤버가 나올때마다 그들에 대한 첫등장 연출 효과가 있었는데 살짝 그것을 본 느낌이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너무 잘 나왔지만 디스트로이어 쪽이 특히나 잘 나온 것 같아서 와아! 하고 감탄을 한 제가 있었어요! 아라도 이미지가 너무 잘 잡혔고! 아무튼 좋은 연성 감사하고 잘 봤어요! 리라주!
창문을 좀더 주의깊게 봤으면 창문 문틀에 도어락이 달려있는 것을 발견했을지도 모르겠다. 도어락이 달려있는 창문을 아시오? 여기를 출입구로 쓰냐고 물어본다면, 성운은 창문 옆으로 뻗어내려가는 배수관 파이프를 가리켜보일 것이다. 몇 개의 추가 브라켓으로 벽면에 단단하게 고정되어서, 누군가 딛고 오르내리기 좋도록 발판 대신 쓸 나사못들이 박혀있는 파이프를. ─블랙크로우 토벌전 당시 3레벨로 각성한 이후에는 잘 안 쓰게 됐지만.
“효군이(* 성운의 전 룸메이트)가 코뿔소식 초패스트 내집마련 빌드냐고 그러더라. 그보다 너 취기진담할 때 거기 있지 않았어? 그때 내가 대놓고 나 자취한다고 그랬었는데.”
굳이 창문을 출입구로 쓰는 이유가 있다. 이 누가 봐도 안락한 가정집처럼 꾸며진 이 실내에도 딱 하나 여기가 폐허라는 것을 다시금 상기시켜주는 공간이 있었는데, 거실과 주방을 경계하여 양옆으로 나 있는 복도 중 한 쪽이 무너진 잔해로 가득 메워져서는 안전망이 쳐진 채로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 쪽이 원래 현관이었을 공간이었다. 지금 시점에서 치우라고 하면 이젠 쉽게 치워버릴 수 있겠지만, 정상적인 출입구가 저렇게 무너져서 막혀있다는 단점을 성운은 보안상의 장점으로 여기기로 한 모양이다.
“고생깨나 했지. 예전에 기숙사로 쓰던 구획이라지만 상태가 그랬으니. 4레벨 된 데에 집정리에 능력쓴 것도 한몫했을걸.”
틀린 말은 아니다. 메타발언을 하자면 3레벨 이전~3레벨 초중반부까지 성운의 집을 단장하는 것을 훈련내용으로 꽤 많이 써먹었으니까. 어제 에어컨을 올린 것도 능력에 힘입어 수월하게 올린 것이고. 아무튼, 그날 언제 노래방에 같이 가자는 약속만을 서로에게 남겨놓고 갈라선 이후, 서로는 서로의 삶으로 바빴고, 특히 이 친칠라는- 아니, 친칠라였다고 리라가 기억하고 있던 이 소년은 자신을 위한 작은 피난처를 만드는 데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한 모양이다. 무엇으로부터 그렇게 피하고 싶었을까? 무엇을 그리 무겁게 짊어지고 있었을까? 어떻게 살고 있었을까? 리라가 조금만 숙여볼래, 하고 부르자, 성운의 눈썹 한쪽이 찌푸려졌다. 왜 또 뭐, 하고 말하는 듯한 불퉁스러운 얼굴이다.
그러면서도 리라가 부르는 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성운은 순순히 허리를 수그려서 리라의 눈높이와 자기 눈높이를 맞추어준다. 자신은 어쩌다 보니 예전과 좀 달라지긴 했으나, 자신과 리라 사이의 관계는 딱히 변할 필요 없다는 듯이. 완전 친구 실격이야- 하고 넉살담긴 자책을 하는 리라의 목소리에 성운은 딱 잘라 말했다.
“그게 뭐가 친구 실격이야. 사람이 어떻게 모든 고민을 다 제때제때 나누고 살 수 있겠어.”
성운은 리라가 머리를 쓰다듬는 서슬에, 리라가 자기 머리를 쓰다듬을 때면 늘 그렇듯이 눈을 감았다. 이제는 리라보다도 머리 한 개가 더 커버려서, 예전처럼 죄그만 소동물 복복 쓰다듬는 맛은 없고 대신에 좀 덩치있는 고양잇과 맹수 하나 머리 복복복해주고 있는 것 같다는 차이가 있지만.
“통금시간 없고, 주방 내 마음대로 써도 되고, 게임기 들여놓을 수 있고, 외진 데처럼 보여도 근처에 있을 건 다 있고, 에어컨이 없는 게 좀 그랬는데 어제 마침 들여놨어. 아무튼, 여기서 블록 하나 건너면 스트레인지인데 여긴 또 무슨 일로 지나가던 거야? 이리라.”
가끔 동월선배랑 진심으로 장난칠땐 머리 아프지만, 아군일땐 그만큼 든든한게 없는 그런 사람이다. 물론 노력가라는 이미지 안에서 따져보면, 저지먼트 안에서는 대충대충~이라고 넘어가는 사람이 꽤 적은것도 사실이지만. 철현선배도 그렇게 보여도 할땐 하기도 하고, 당장 눈 앞의 선배도...
땀을 다 말렸지만, 땀자국이 약간 남은 체육복을 본다. 이 더운날씨에 이렇게 뛰는건 분명, 성실하다는 증거겠지.
"...하아... 매번 현장 나갈때마다 두근두근하다니까요? 이름 두번째 초성이 ㅇ인 사람한테 뭔가 기행 에너지가 있나? 성여로, 동월선배, 류애린... 아, 아지랑 이경이도 있구나. 이건 아닌가보네"
혼잣말과 한숨으로 잠깐 이름을 세어본 뒤, 최은우라는 이름에도 도달한다.
으음...
솔직히 은우선배는 코뿔소과긴 하지. 엄청 강해서 그렇지.
그렇게 이야기하다가. 요즘은~ 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유한 선배의 약간 성대모사같은 톤과 미묘한 표정이 보인다.
>>965 먹고 밀린 설거지까지 하고 오는 길이에요. (옷에다 돌돌이돌돌돌) (복복복복복복... 기습 토끼귀!) 가족이 오차즈케를 요구해서 만들어줬는데, 문제는 우리 집 사람들이 해물냄새나는 걸 못먹는데 오차즈케 육수는 다시마랑 가쓰오부시로 내는 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해물향이 나게 되네요. 그래서 무랑 파, 다시다로 육수를 내서 오차즈케를 해보는데, 아직까진 미묘...
오신 분들 모두 어서오세요, 좋은 저녁이에요. 혜우주는 9시에 밥이 다 되더라도 일단 반 그릇이라도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