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851 혜우주가 결말을 정해두는 걸 싫어하시는 편이시라곤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결말에는 가고 싶고.. 성운이랑 혜우가 무거운 짐들 매운 이야기들을 어떻게 극복해내는지도 함께 보고 싶으니까요.. 갑자기 단거던지기 혜우 옆에서 곁잠잘때, 성운이 아직도 자기 키가 작은 줄 알고 혜우 품에 자기 머리 기대려고 할 때 있음
전에는 불규칙한 생활패턴 때문이었지만 최근은 육체적인 과정이 늘어난 탓도 있었다. 익숙지 않은 과격한 체력단련을 그것도 무리하게 하다보니 끝난 직후부터 기력이 뚝 떨어져 그대로 잠들어버리는 것이었다.
잠 드는 것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깨고 나면 늦은 저녁이거나 밤에 가까운 시간이 된다는 사실이었다. 전이라면 그저 기숙사 통금을 어겼네 정도의 고민만 했겠으나 지금은 이 시간에만 찾아오는 '손님'이 있었으니...
"안 데려다줘도 돼? 어?" "아 됐다고. 그거 거리 얼마나 된다고." "이게 또 반말 찍찍 하지." "악! 이씨!" "난 이씨 아니고 박씨거든. 갈 거면 빨리 가라. 포대자루 마냥 들어다 배달하기 전에." "간다는 사람 붙잡은게 누군데." "씁-"
해가 완전히 저문 늦은 저녁, 이른 밤, 연구소 [영락]의 앞에서 유준에게 붙잡혀 혼자 간다고 투덜대다가 기어코 꿀밤 한 대를 맞았다. 또 때리려는 조짐이 보이길래 부리나케 그 앞에서 벗어났다. 빠르게 멀어지는 연구소로부터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조금 더 멀어지자 그것보다 더 섬뜩한 시선이 내 뒤로 따라붙었다.
그래- 요즘 좀 조용하다 했지.
이번엔 하나가 아닌 듯한 시선에 역시나 집으로 가지 않고 샛길로 빠졌다. 어둑한 골목을 지나며 얄팍한 후드집업의 후드를 푹 눌러썼다. 딱 붙여 멘 크로스백에서 검은 마스크도 꺼내 썼다. 작정하고 나올 때처럼 본격적이진 않았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얼굴을 가릴 수는 있었다.
어울리지 않게, 경쾌히 타박이는 샌들 소리가 컴컴한 스트레인지 골목에 들어섰다.
그 뒤로는 한동안 술래잡기 하듯 스트레인지 이곳 저곳을 돌아다녀야 했다. 낮은 담을 뛰어넘거나 좁은 골목을 비집고 지나가거나- 지나간 길도 길이었지만 내 움직임 역시 산책하듯 여유롭지는 못 했다. 구조물을 넘다 구르기는 기본이었고 골목을 지나가 벽에 쓸리고 급히 코너를 돌다 넘어져 벽에 박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아슬아슬하게 나를 스쳐지나가는 나이프가 있었다. 동시에 어둠 속에서 키득이는 웃음소리도 들려왔다.
한 명이 아닌- 두 명의 웃음소리. 누가 먼저 나를 잡을지, 아니, 사냥할지 재단하듯 웃는 소리.
전혀 보이지 않고 그저 웃음 소리와 간헐적으로 날리는 나이프의 궤적만 남기던 그들이 나를 어느 깊숙한 골목에 몰아넣고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이미 너덜너덜해진 채 바닥에 주저앉은 내 앞에.
"어머, 그거 좀 놀았다고 지친 거야? 가여워라- 너 체력 좀 더 길러야겠다. 그게 뭐니, 그게." "한 시간 넘게 몰고 다니면 저게 정상이야."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아쉽잖아-"
짙은 어둠 속에 드러난 두 사람은, 목소리로 추정컨데 여성과 남성이라는 사실 밖에 알 수 없었다. 워낙 어두운 골목으로 몰린데다 눈 앞이 흐릿할 정도로 지친 탓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내 상태 따위는 중요치 않다는 듯 성큼 내게 다가와 여자로 추정되는 쪽이 내 팔을 잡아 들어올리나 싶더니
"으큭!"
남은 한 명이 묵직한 한 방을 내 배에 꽂아넣었다. 급히 팔로 막고 몸을 빼려 했지만 그걸로 무마하기엔 너무 무거운 주먹이었다. 마치, 보이지 않는 건틀렛을 끼고 친 것처럼.
고통과 숨이 제대로 쉬어지지 않는 먹먹함에 마른 숨을 토하듯 쉬고 있는데 이번엔 나를 잡고 있던 여자가 나를 그대로 벽에 내던졌다. 그대로 부딪혀서 바닥을 구르는 줄 알았으나 내 몸은 벽에 짓눌렸다. 거대한 손이 붙들어놓은 것처럼, 눌려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 하는 나를 향해 그들은 말했다.
"그럼 그렇지- 오늘도 반항 한 번을 안 하는 구나? 재미없게- 그래서 오늘도 재밌는 뉴스를 하나 물어왔지. 짜잔!"
여자가 상황과 장소에 맞지 않는 발랄한- 하지만 노이즈가 선명한 목소리로 말하며 내 눈 앞에 뭔가 들이밀었다. 그건 요즘 보기 드문 아날로그 사진이었다. 그것도 폴라로이드가 아닌 필름 사진, 얼추 열댓장은 될 갯수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그 안에 찍힌 건...
검푸른 내 머리와, 희고 살랑이는 백발의...
"그- 휴가 이후로 쭉 지켜보고 있던 건 알지? 그랬는데 그랬더니 재밌는게 보이더라? 너, 연애하지? 그치? 그것도 양다리- 인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어쩜- 쥐콩만한 꼬맹이가 이렇게 쑥 큰다니- 이거 혹시 네 능력이니? 어머 신기해-" "...체시." "아, 이런 이런 나 좀 봐. 또 또 말이 샜네. 아무튼 네 최근 일거수일투족은 다- 알고 있어. 15주년에도 깜짝 방문 해줬는데, 어떻게, 눈치는 챘을까나?" "아윽!"
내게 답을 요구하듯 해놓고서 나를 짓누르는 힘을 더욱 강하게 하는 건 대체 무어란 말인가. 뼈가 눌리며 숨이 막히는 와중에도 억지로 숨을 들이켜 내뱉었다.
"그, 큭, 연, 주회, 대기, ㅅ, 실...!" "어? 와! 정답! 어떻게 알았지? 역시 너무 티가 났나? 아니지, 우연히 깨달았지? 너, 몰래 병원 옆에서 토할 때 말이야. 그렇지?" "ㅇ... 원하는, 게 뭐, 야...!" "어머 성급해라. 아직 대화 도중인데. 그래도 음, 정답을 맞췄으니 그에 따른 메리트는 줘야겠지? 서디." "으극!"
순간 구속이 풀리며 그대로 바닥에 나뒹굴었다. 모자란 숨을 급하게 들이키느라 머리는 멍했고 몸은 간헐적으로 저릿하거나 찌릿했다. 그걸 어떻게든 필사적으로 회복시키려는 와중에, 후드 째로 머리채가 잡혀 고개가 뒤로 꺾였다. 히익- 밭은 숨을 들이쉬는 내게 여자가 즐거워 죽겠다는 듯이 말했다.
"저번의 룰, 기억나? 기억나지? 20분이었나 비명 없이 참기. 오늘은 그거 두 배로 늘려서 하자. 왜냐하면 우리 두 명이니까. 인정하지? 그래 그럴 줄 알았어. 그럼 지금부터 시-작!"
살 찢기는 소리가 나며 고개가 옆으로 돌려졌다. 그 한 번 만으로도 정신이 아찔해지는 내 정신으로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말이 쑤셔들어왔다.
"비명 지르면 처음부터 다시야- 한 번은 그냥 다시하기, 두 번은 네 귀여운 애인도 초대하기니까, 잘 참아야 해-"
그리고 고개가 반대로 돌아갔다. 이거, 꽤나 아프구나, 라고 새삼스레 생각했다.
이번에도 영원 같은 시간이 지나는 동안 단 하나의 신음도 흘리지 않았다. 둔탁한 타격에 중간에 몇 번인가 정신을 놓을 뻔 하긴 했으나 그 때마다 정신이 바짝 드는 날카로운 감각이 몸 곳곳을 후볐다.
그래도 몇 번은 막거나 타격을 줄여보려 했지만 소용 없었다. 남자의 피지컬은 내가 절대 막지 못 할 수준이었고 여자의 나이프는 절묘하게 틈을 비집고 들어왔다. 둘의 연계는 일개 학생인 나로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으니 어느 순간부터는 치명상이 되지 않게 회복하는 것에만 주력해야 했다.
사실, 하려면 얼마든지 방법은 있겠지만 내가 반항하면, 저항하면, 이라고 생각할 때마다 여러 얼굴이 눈 앞을 스쳐가 그저 견디는 것 외에 할 수 있는게 없었다.
"휴- 시간 끝! 음, 오늘도 조건을 지켰으니 약속대로 이만 물러가줄게- 이건 서비스."
그리고 그들은 오늘도 철저히 시간에 맞춰 끝을 내주었다. 어찌어찌 앉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던 내 앞으로 타들어가는 사진이 후두둑 떨어졌다. 여자가 보여줬던 사진들을 태우고 있었다. 이용하지는 않겠다는 의미인 걸까, 아니면 다른 의도인 걸까. 지금 당장 그것까지 생각하기엔 내 정신이 너무나 위태로웠다.
"고생했다. 갈 때 이거 쓰고 가라."
그러나 그들은 참 친절하게도, 걸레짝이 된 내 옷을 대신할 새 후드 집업과 운동화 한 켤레도 던져주었다. 처음부터 이럴 것을 계획하고 온 것이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내가 언젠가 입은 적 있는 듯한 디자인의 후드 집업을 멀거니 바라만 보고 있는데 여자의 마지막 말이 내 고막을 후벼팠다.
"우리 인연 제법 길-게 갈 것 같으니까, 알아서 잘 하자? 그럼 바이바이★"
더럽고 어두운 스트레인지 골목에 어울리지 않는 발랄한 목소리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겨우 힘을 내 고개를 들자 내 앞엔 아무도 없었다. 벌레조차 울지 않는 고요한 밤의 정적 만이, 후덥지근한 여름 공기 사이로 흐를 뿐이었다.
"...하."
그제야 숨이 트인 듯, 겨우 짧은 호흡을 하고서 바닥으로 엎어졌다. 조금만 쉬었다가 돌아가야겠다. 잠시만, 조금만...
동월은 성운이나 유한을 그리 쉬이 놔줄 생각은 없었다. 그들이 지금까지 지켜온 우정이 절대로 쉽게 깨질 것이 아니기도 했고, 이렇게 반응이 맛있는 우정들을 떠나보내는건 동월이 참을 수 없는 일이기도 했으니...
" 성운이가.... 성운이가 빡친대.... "
화난다도 아니고 열받는다도 아니고 빡친다니... 원래 저렇게 거친 말(?)을 뱉는 아이가 아니었다! 원래 이런 상황에서 작은 성운이었다면 '동월아... 그러면 자이로드롭 태워버린다?' 같이 돌려말하거나, 직접적으로 말하더라도 그냥 화낸다고 표현했을테다. 동월은 크흑, 하고 짧게 침음을 흘렸다.
" 3 점보 더줘.... "
어느샌가 싹싹 비워 설거지라도 한 듯한 그릇을 성운에게 내밀었다. 아무리 대화하면서 먹었다지만, 맛이 너무 좋아 숟가락을 멈출 수 없었더랜다.
" 에? 거긴 왜? "
숟가락에 남은 카레를 입안으로 쏙 집어넣고서,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인다. 동월은 가급적이면 괴이부가 아닌 인원을 괴이에 데려가려 하지를 않았다. 하지만 이 번거로운 우정들이, 자신의 위험을 두고보지 않을 것이라는건 저지먼트보다도 신뢰하고 있는 것이었기에, 거절보다는 일단 이유부터 묻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