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비정해 보이지만 리액션 중입니다, 안심하십시오. 성운까지 한세트 말썽꾸러기로 엮어버리는 동월이나 유한과, 내가 니들 친구이지만 같은 말썽꾸러기는 아니라고 항변하는 성운은 세 얼간이 사이에서 일종의 계절 풍물 같은 것이다. (성운이 항변하건 말건, 반강제로 그 말썽에 엮이는 일이 종종 있기야 하다만.)
“이번 탐사지점은, 뭐, 바깥보다 시간이 한 서너 배는 빨리 흘러가냐?”
며칠 굶은 줄 알겠네. 하고 툴툴대는 말이 동월의 식사량을 보고 투덜대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정말로 질문이기도 했다. 동월이 탐사한다는 그 괴이라는 것이, 얼마나 변화무쌍한 변칙으로 이루어져 있는지는 성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크로노키네시스 능력자는 5레벨에 도달한다고 해도 시간을 몇 초 정도 멈추는 것이 전부라지만, 그 기괴한 변칙들이라면 외부와 다른 시간의 흐름을 가진 공간 같은 것도 얼마든지 있을 법하다.
“2점보어치밖에 안 남았어.”
그래서 안 주거나 못 주겠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별 거리낌없이 동월이 싹싹 비워버린 그릇을 받아들며, 성운은 동월을 똑바로 바라보고 말했다.
“저번에 게시판에 붙은 그림에다가 핵폭발 엘모 짤 인쇄해서 붙여놓은 거 나거든. 네가 그걸로 고생 좀 했다길래, 그거 신세 갚으려고.”
그는 빤히 태오를 바라보았다. 대체 제 친구는 무엇을 숨기고 있는건지. 아니, 설령 숨기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이 알아도 되는건지. 알 길이 없어서 답답할 뿐이었다. 결국 그는 다시금 씨익 웃으며 태오의 등을 가볍게 팡팡 두드렸다. 언제나처럼, 실없는 농담으로 치부하고 그대로 넘겨버리기로 했다. 그 편이 태오에게도, 자신에게도 좋은 일이었다.
..아마도.
"기숙사...로 갔다가는 걸릴거고. 네 자취방 앞에서 피울까? 너 집 들어가는거 봐야 마음 편할 것 같기도 하고."
아까 그 아저씨가 마음속에 걸리던 것도 있었다. 그 아저씨를 떠올리자마자 유한의 표정이 단번에 구겨졌던가. 영 재수없기도 했고, 제 친구 입에 총구를 쑤셔넣은, 그 X자식이. 혹시라도 아직 두 사람 주변을 떠돌고 있을까 걱정되었던 것이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태오를 먼저 집에 데려다주는게 낫다는 판단이었고.
"어차피 한대인데 뭐. 그리고 달리기가 좋아서 하는거지, 육상부에 목매는 것도 아니고."
그깟 담배 하나로는 폐가 상할리가 없다는 안일함과 더불어 또 하나의 믿는 구석이란, 제 누이였다. 성격은 파탄났어도 그 머리 하나는 비상한 누이가, 커리큘럼에 방해되도록 망가진 폐를 가만둘리가 없다는 생각. 대가는 받긴 해도 고쳐주긴 하겠지.
"독한거 피네?"
담뱃갑의 글자를 봤는지 스틱을 한개비 집어들며 웃었다. 길거리 흡연이 익숙한건지, 아니면 스트레인지 구역이라 신경쓰지 않는지 불 붙여달라는 듯 태오에게 스틱 내민다. 태오의 오해... 라기보다는, 정말로 예전엔 피웠던 적이 있는 것일까. 생각보다 능숙한 모습이다.
그 날. 리라는 명예훼손 및 살인 미수, 방화 미수 외 각종 죄목을 덕지덕지 붙인 채 현행범으로 체포된 박호수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연락을 받고 곧장 병원으로 달려갔다. 응급실까지 선경 선생님을 급히 이송하다 쓰러진 한양 선배님을 우선적으로 찾아 살핀 뒤 저지먼트 단톡방에 이야기를 남기고, 처치를 마친 후 병동으로 올라간 선경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던 건 그보다 몇 시간이 더 지난 후였다. 어두운 밤하늘에 떠오른 달은 도심의 불빛과 잔구름에 묻혀 다소 흐릿했다. 리라는 얕은 호흡이 들락거리며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는 선경의 가슴팍과 적당히 안정적인 환자 모니터링 장치의 그래프를 한참 지켜보다가, 선경의 동료들이 교대를 위해 온 다음에야 카드키 하나를 건네받고 병원을 나섰다.
-삐리릭.
깊은 밤, 아파트 도어락의 잠금장치가 열린다. 안락의자 위에 몸을 만 채 단잠을 즐기고 있던 치즈태비 고양이는 늦은 시간 도착한 누군가의 인기척에 귀를 쫑긋 세우고 현관 방향을 응시했다. 그리고 평소와는 다른 체향과 하얀 머리카락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고양이는 의자에서 폴짝 뛰어내려 리라의 발목에 머리를 쿵 들이받았다.
"찡찡이 안녕."
선경의 집은 다양한 수집품들로 가득차 있어서 요즘 유행한다는 미니멀 인테리어와 거리가 있었지만 대체로 정리가 잘 되어있고 안락했다. 리라는 반갑다는 듯 끊임없이 발목에 털을 묻히며 주위를 맴도는 고양이를 쓰다듬기 위해 몸을 굽힌다.
"선생님이 입원하셔서 언니가 밥 챙겨주러 왔어. 잘 지냈지?"
사료 봉투는 팬트리 안쪽 눈에 잘 띄는 곳에 보관되어 있어서 필요 이상으로 집을 뒤질 필요가 없었다. 그릇에 사료와 물을 채우고 밥을 먹는 고양이를 바라보던 리라는 이윽고 벽에 몸을 기댄 채 쪼그려 앉았다.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 위험 요소가 없고 안전한 공간. 지켜보는 사람 없는 공간.
그걸 인지하자마자 경악스럽게도 눈물이 터져나왔다. 리라가 갑작스레 목 놓아 울어버리자 고양이는 당황한 눈치로 밥도 먹다 만 채 주위를 맴돌았고, 그런 고양이의 모습에 묵혀두었던 설움은 더 심하게 쏟아진다.
"흐윽, 윽... 아아아, 아... 아... 으으윽... 흑..."
이럴 땐 차라리 우는 게 마음 편하더라, 하는 정하의 말을 듣고도 제대로 터져나오지 않았던 것이 이토록 불시에 쏟아진다. 전부 끝났다. 모든 게 끝났다. 범인은 잡혔으며 저지먼트의 모두가 신뢰를 말하며 그를 도왔고 덕분에 더 이상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누군가의 말대로 예전과 같을 순 없을 거라는 걸 잘 알기 때문에 리라는 안도하기 전 파도처럼 밀려오는 두려움을 감출 수 없다. 기숙사 로비에서 학생들이 보는 앞에 쓰러져버린 지난날, 시선과 시선의 연속, 무작위로 쏟아지는 악의적인 소문, 비방과 욕설, 문장, 말, 말, 말... 칼날 같은 말들은 겨우 아물어가던 상처를 도로 벌리는 것도 모자라 이전보다 처참한 모습으로 찢어놓았다. 인첨공의 의료기술과 회복 능력자의 능력으로도 빠르게 꿰멜 수 없는 거대한 상처가 뇌와 심장을 너덜너덜하게 만들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게 한다.
하지만. 리라는 자신의 발등을 꾹꾹 누르는 고양이의 눈을 마주보며 흔들리는 숨을 뱉었다. 떨리는 어깨가 천천히 가라앉자 그는 차갑게 식은 손에 입김을 불어넣고 조심스럽게 고양이를 안아올렸다.
"미안해, 놀랐지."
손 안에 꽉 차는 생명의 온기가 전달되자 닳아가던 산소가 다시 안정적으로 공급되며 몸의 긴장이 풀어진다. 그렇게 부드러운 털을 만지고 있으니 어쩐지 노곤해져서, 깜빡 잠들었다가 깨어나면 어느새 창 밖이 어슴푸레 밝아져 있다. 리라는 품 안에서 잠든 고양이를 방석에 눕힌 후 조용히 집을 나선다. 그 전에 잠든 치즈 태비 고양이의 사진 한 장을 랑에게 보내는 것도 잊지 않았다.
오늘로 꼭 사흘이다. 이른 시간에 출근한 정인은 텅 빈 커리큘럼실을 바라보다가 일정표를 재점검했다. 입학 이래로 한번도 없었던 연속 결석에 다소의 일정 혼선이 생겨 골이 아프던 참이다. 이유를 모르는 것도 아니라서 닦달할 수도 없으니, 그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주어진 일을 하며 담당 학생의 복귀를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
그렇게 서류만 정리하고 있을 때, 커리큘럼실의 문이 열렸다. 황급히 고개를 돌리자 커피 향이 코끝을 간질인다.
"좋은 아침이에요, 연구원님." "...오랜만이군요. 이리라 학생." "그러게요. 저 너무 오래 빠졌죠." "정리는 좀 됐습니까?" "네, 다들 도와준 덕분에요. 참. 선경 선생님 소식 전달 받으셨어요? 당분간 입원하셔서—" "괜찮습니까?" "아? 아. 저요? 네. 그런대로요." "...미안했습니다." "어? ...에이~ 됐거든요! 뭐가 미안하대 참~ 그보다 커피 드실래요? 이 앞에서 테이크아웃 해 왔는데." "더 쉬다 와도 됐어요." "음~ 사실 그럴까도 했지만."
그리고 내밀어지는 커피 잔. 정인이 그것을 비로소 받아들자 리라는 살짝 웃으며 말을 잇는다.
"전 어쨌든 계속 살아있을 거니까요. 그러려면 의식적으로라도 일상의 루틴을 유지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그래요." "...선택은 존중하겠습니다만, 무리하는 것 같으면 바로 쫓아낼 겁니다." "그럼 무리하는 척 할 테니까 오늘 빨리 끝내주세요. 저 사탕 사러 가야 돼요." "웬 사탕?" "그런 게 있어요."
하나로 묶여 정리되는 리라의 머리카락을 바라보던 정인은, 한순간 뭔가 달라진 게 있다는 걸 깨닫고 눈을 깜빡인다. 맨 아래쪽. 잿빛으로 염색했던 흔적이 깔끔히 사라져 있었다. 자른 건가?
"이리라 학생." "네?" "힘들면 말해요."
온전히 하얗게 된 머리카락. 리라는 정인을 가만히 보다가 웃어보인다. 조금 전보다 약간 더 밝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