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붉지 않지만, 꽃이라는건 열흘 붉은 법 없으니, 지기전에 충분히 즐겨두시길." '굳이 따라할 것 까지는 없는데 이상한 녀석이네' 그리하여 서로 꽃잎을 머리위에서 지우지 않으며 그저 벚나무 흔들리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다. 여신은 소년의 손이 움직이는 것을 보며 꽃에 닿으려 했나 라고 쉽게 눈치채는 것이 가능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것은 곁에 두려고 했을때 가장 잃기 쉬운법이랍니다. 아.. 조금은 소녀 실언,일지도."
말을 돌리듯 소년에 꺼낸 이야기에, 흐름을 이어나갔다. 정말이지, 쓸데없는 소리였으니까. 거기서 그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여신에게 있어서는 그렇게 좋은 회상이 아니였다. "그저 마실 나온거랍니다. 소녀는 물론 벛꽃이 핀무렵엔 항상 꽃놀이가 아닌가 하고 생각하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또 내년이 되면 피잖아요? 그러니까... 굳이 지금만 볼 수 있는 풍경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결국 꽃은 질지도 모르나 시간이 지나면 또 피기 마련이었다. 물론 그 꽃과 지금 이 꽃은 다를지도 모르나 결국 꽃은 꽃이었다. 그렇게 보자면 영원한 마지막은 없는 것이 아닐까. 유우키는 그렇게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한편, 그녀의 말이 들려오자 유우키는 살며시 고개를 돌려 그 말을 곱씹었다. 아름다운 것은 곁에 두려고 할 때 가장 잃기 쉬운 법이라. 그 말은 맞는 말이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마냥 먼곳에서만 보고 싶진 않았다. 그렇기에 유우키는 미소를 지으며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잃을 때 잃더라도, 언제나 멀리서만 두고 보고 싶진 않거든요.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정말로 아름답고 곁에 두고 싶은 것이라면... 가까운 곳에 두고 싶어요. 그 이후의 책임을 져야한다면... 당당히 질거고요."
물론 정작 그때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질지도 모르나 그러면 어떻겠는가.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는걸. 그렇게 결론지으며 유우키는 살짝 점프를 하더니 꽃잎을 하나 잡는데 성공했다. 이어 그 꽃잎을 가만히 바라보다 그는 이내 후우, 숨을 내뱉으며 저 멀리 날려보냈다.
"마실이라. 하하. 그렇다면 가는 길을 제가 잡은 것일까요? 혹시 지나가는 길이었다면 죄송해요."
어쨌건 말을 먼저 건 쪽은 어떻게 보면 자기 자신이었다. 그렇기에 뒤늦은 사과를 전하며 유우키는 살며시 다른 꽃잎을 하나 잡았다. 그리고 그 꽃잎을 손바닥 위에 내려놓고 바라보다가 그녀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이것도 기념인데 받을래요? 벚꽃잎. 묘하게 선배를 보면 벚꽃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라서 말이에요. 물론 바로 날려버려도 괜찮고요."
"그렇네요. 사계는 되돌아오니까. 그말이 맞답니다." '진정한 의미에서의 봄은 나에게 더 이상 돌아오지 않지만' 봄에 피어올라 무더운 여름을 지나치고 가을에 이르면 열매를 맺으니, 열매는 또 다른 생명을 자아내고 상부상조하고 매서운 겨울을 지나 또 다시 봄이 오는 것이 이 세상의 이치일터다. 분명 지금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건 여신에게 있어서는 이제 아무래도 좋아버린 이야기라는 점만 제외한다면. "그렇다면 얻는 것도 과제겠지만, 책임을 지고 지키는 것도 과제겠네요. 후자의 경우가 훨씬 중요하다고 소녀는 생각한답니다." 어차피 부질없는 충고에, 이미 잃어버린 자신이 무슨 자격으로 조언을 하겠느냐만, 여신은 마치 경험해보았다는 듯이 소년의 포부에 대해 조언하듯 이야기했다.
"아뇨 어차피 나와서도 이야기할 사람이 있어서 소녀 좋았답니다. 이것도 인연일테고." 결과적으론 대부분의 학생들과 한번 쯤은 만나볼 필요도 있었다. 여신에겐. 꽃잎을 받아든 여신은 싱긋 웃고는 손에 쥐고 소년과 등 뒤돌려 반대로 걸어나가기 시작했다.
"슬슬 돌아갈 시간이랍니다. 또 만날수 있기를. 시라카와군."
소년은 전혀 그것을 목격하지는 못할것이다. 뒤돌아선 여신은 몇보 걸어가 경멸하듯 손에 쥔 꽃잎을 바라보다,
물건이건, 동물이건, 사람이나 요괴, 신이건. 과연 자신에게 그 정도의 존재가 생길지는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허나, 만약 생긴다고 한다면... 그때는... 그렇게 생각하며 유우키는 조용히 말하면서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확실히 저 선배의 말대로 책임을 지고 지키는 것이 중요한 것과 동시에 과제였으니까.
일단 자신이 준 꽃잎을 챙기면서 반대로 걸어가는 그녀를 바라보며 유우키는 살며시 손을 흔들었다. 그 역시 그녀에게 다음에 만날 수 있을 것을 살며시 기약하며, 그는 처음 만났을 때 인사를 한 것처럼, 살며시 팔을 굽혀 허리를 굽힌 자세로 인사했다.
"그렇다면 조심히 가보세요. 선배. 평안한 하루 되세요(ごきげんよう).
꽃잎은 검은 장미잎이 되어 흩날렸을지도 모르나 그 모습이 유우키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그는 반대편으로 걸어가며, 다른 좋은 자리가 없는지 찾아보고 있었으니까.
또 한 명, 알게 되었다는 것에 괜히 기쁜 마음을 품으며. 그것은 저 하늘처럼 맑은 푸른빛이었을지도 모르는 마음이었다.
/이렇게 막레를 줄게! 뭔가...사쿠야는...상당히 깊은 아이로구나. 뭔가...뭔가... 진하고 깊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