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탕 소리 나게 쳤는데도 별 반응이 없는 기계, 고장난 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니 옆에서 기계는 때리면 고쳐진다든데 같은 말을 하며 리라의 발이 기계를 쾅 하고 걷어찼다. 이 정도 세기면 고장이 날 거 같은데.
"켜졌다."
그러나 매가 약이라는 말이 옳았는지, 기계는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듯 보였다. 돌아가지 않던 카메라의 타이머가 돌아가기 시작해서 랑은 리라의 손을 잡아당겨 카메라 앞쪽으로 데려온 뒤, 찍힐 때까지 렌즈를 쳐다보았다.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화면에서는 잠시 기다려 달라는 메시지가 떠오른다. 확실히 아까와는 다른 것이... 작동이 되는 모양이다. 그럼 무슨 결과가 나오려나. 미심쩍긴 해도 일단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가만히 화면을 쳐다보는데.
"?"
작업이 완료되었다며 보여준 사진은 텅 비어 있었다. 잠시 아무 것도 없는 사신을 보면서 뭘까 생각하던 랑은, 10~20년 후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라는 걸 생각하면서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내가 새벽에 아마 답레 쓸거같긴 한데 그 이후에 일주일 정도 여행을 해서 답레사 늘어질 것 같은데 괜찮아? 내 마음은 솔직히 늘어지더라도 더 잇고싶긴한데 일상슬롯 하나를 차지한 게 되버리니까 미안해서 성운주랑 정하주의 마음에 따르고 싶어 일주일이 적은 시간도 아니니까 늘어지는게 힘들면 아쉽지만 막레를 가져올게
행사 기간 내내 밖으로 나오지 않겠다고 결심한 녀석이 투덜투덜거리면서, 프라모델 샵의 봉투를 들고 4학구를 걷고 있다. 단골 프라샵은 3학구에도 있지만 구태여 4학구에 온 것은 꽤나 심플한 사유였다. '재고 없음.'
어느 회사의 프라모델 도료는 자주 쓰임에도 불구하고 통의 내구성과 구조가 불량해서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넘어지고 쏟아지고 난리가 나곤 한다. 그렇게 다량을 사게 만드는 상술인건지는 몰라도, 상기한 이유로 재고가 굉장히 빨리 나가서 3학구의 단골 프라샵에서도 재고가 없었다는 것.
안그래도 지금 또 칠해야 하는 모델에 필요한 색상이다보니, 스트레스는 머리끝까지 닿을 정도였다.
그래서 결국 생소한 4학구까지 와서 그 도료 하나 사가지고 이러고 있다는 것이다. 날도 더워 죽겠는데! 어찌되었든 안그래도 덥고, 짜증나는 와중에... 누군가가 장태진의 등짝을 한대 짝- 하고 갈기는 상상도 못한 일까지 일어났다.
결국 인내심에 한계가 오고 말아서, 뒤를 홱 돌아보며 외친다. 범인이 누구인지는 채 확인도 하지 않고서
태진이 뒤를 홱 돌아본다면 하얀색 빵모자를 쓰고 있는 여성의 모습을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연한 분홍빛 단발머리 여자아이는 하얀색 이를 씨익 들어내면서 태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태진은 그녀를 알지 알 수 없었으나 아라는 태진을 알고 있었다. 그야 라이벌인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의 부원이니까. 무엇보다 자신의 라이벌인 은우가 직접 이끌고 있으며, 동기이기도 했으니까. 이미 정보는 모두 파악해두고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친한 것은 전혀 아니었으니까.
"이런 좋은 날에 뭐하는거야? 혼자서? 다른 이 하나 불러서 데이트를 하던지, 놀러가던지 해야지. 아. 혹시 약속으로 가는 중이야? 쏘리 쏘리. 아임 쏘리."
쏘리, 쏘리를 말하긴 하나, 표정이나 목소리는 전혀 미안해하는 느낌이 아니었다. 오히려 키득키득 웃으면서 그녀는 다시 한 번 제대로 태진의 얼굴을 올려다보면서 이야기했다.
"그래서 진짜 혼자서 뭐하고 있어? 코뿔소? 아. 혹시 이 웨이버님을 죽이려고 어슬렁거리고 있었던거야? 나는 에어버스터와는 달리 싸움은 피하지 않는데. 상대해줘?"
누구라도 봐주지 않는다. 토끼를 잡더라도 전력을 다해서 물어뜯는다. 그것이 바로 웨이버의 모토였다. 과연 무슨 대답을 할지 궁금했는지 그녀는 씨익 웃으면서 태진을 빤히 바라봤다.
타이머가 돌아가자 황당한 상황에 초 단위로 흐릿해지던 리라의 낯빛이 단번에 밝아졌다. 역시 옛날 사람들 말이 틀린 게 없다. 때리니까 바로 정신을 차리잖아! 역시 무력은 대단해!(?) 따위의, 저지먼트가 해도 되나 싶은 생각을 하던 리라는 랑이 그의 손을 잡아당기자 당겨지는 대로 끌려가 곁에 섰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카메라 렌즈보다는 랑에게 먼저 시선이 향해서, 한참 렌즈 대신 랑을 바라보던 리라는 찰칵 하는 소리가 들려온 다음에야 렌즈에 시선을 둔다. 아, 렌즈 안 본 상태로 찍혀버렸을 거 같은데. 이걸 어쩐다. 잠깐 기다려 달라는 메세지를 보며 눈동자가 가볍게 떨린다. 살면서 카메라 캐치 못 해 본 적은 오늘이 처음이다!
"어?"
그런데... 결과적으로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작업이 완료되었다면서 보여준 사진은 텅 비어 있었다. 이게 뭐지? 무슨 의미지? 앞날이 깜깜하다고? 눈을 가늘게 뜨고 텅 빈 사진을 바라보던 리라는 이어진 랑의 발언에 깜짝 놀라 고개를 돌린다.
"......아, 아닐걸요?"
농담인 걸 머리로는 알지만 꽤 당황한 듯하다.
"아... 아닐걸...? 아냐! 언니 미래는 창창해!"
한번 우겨본 다음 시선은 다시 기계에게 꽂혔다. 아까보다 조금 더 날카로워진 채로. 가만히 화면을 쏘아보던 리라는 문득 손을 들어 기계에게 가볍게 딱밤을 때렸다.
"네가 뭘 알아, 바보야!"
그리고 똑, 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나는 동시에 화면이 꺼진다. 다시 말하지만 딱밤만 때렸다.
"......어?"
몇 초의 정적 후, 여기저기 눌러보고 조심스럽게 두드려 본 다음에야 리라는 사태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었다.
"랑 언니. 이거... 고장 난 거 같아요... 어떡하지...?"
아니지. 사실 이미 고장 나 있었던 거 아닌가? 정상적인 기계가 돈을 먹고 불량 사진을 뱉어놓을 리가 없지 않나! 하지만 마지막으로 때린 게 자신이다보니 시치미 뚝 떼고 기계 탓으로만 돌리기도 애매하게 됐다. 이걸 어쩌나.
나의 등짝을 겁없이 때린 사람은 연분홍 단발을 한, 척 봐도 예쁘장한 여학생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그저 감으로 느껴지는 이 힘. 분명히 예사로운 인물이 아니다. 아니, 애초에 등짝을 칠 때의 자연스러운 힘과 팔뚝 등에 드러나는 힘줄과 근육.
그래. 분명히 단련을 한 인물이다.
그런 인물이 나를 아는 눈치로 이것저것 말한다. 아니, 긁는다고 해야 할까. 이런 좋은 날에 왜 혼자냐니, 어쩌니. 지가 긁어놓고 멋대로 사과 같지도 않게 사과하고... 꽤 귀찮은 타입이 걸렸다. 거기다가 나는 이 사람을 잘 모른단 말이지. '웨이버'라는 이명을 굳이 밝히지 않았으면 중간에 말을 끊고 '누구시더라' 라고 물을 뻔 했다. 그러지 않아서 다행인가 싶기도 하고. 뭐 웨이버라고 해도... 정말 이름만 들어본 수준이었지만.
"...죽이고 싶은 놈들은 따로 있어."
이전까지 이어진 말에 그냥 침묵으로 대응하다가 죽이러 왔느냐, 하는 물음에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이렇게만 들으면 뭔가 굉장한 아치 에너미라도 있는 안티 히어로라도 되는 것 마냥 들리겠지만...
물론 상대는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았지만, 아라는 그 사실을 전혀 모르면서 오히려 의기양양하게 이야기했다. 이어 방금 태진이 한 말을 그녀는 조용히 곱씹었다. 그리고 휘파람을 휘유 부르면서 태진에게 이야기했다.
"누구를 죽이고 싶은데? 아. 이건 취조야. 그러니까... 나는 말이지. 이 15주년 행사의 경비를 맡은 몸이기도 해서, 이런 것은 그냥 넘길 수가 없거든. 아. 일단은 절차니까 말이야. 협조해주면 매우매우 고마울 것 같아."
물론 그녀도 태진이 정말로 누군가를 죽이려고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굳이 이렇게 묻는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심심하기 때문이었다. 그런 마당에 이런 좋은 장...이 아니라 동갑을 만나게 되었으니 얼마나 행운이란 말인가. 럭키. 그렇게 속으로 키득키득 웃으면서 아라는 눈빛을 살며시 바꿨다. 마치 추궁하듯이, 혹은 캐내려는 듯이.
"지금부터 답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 웨이버님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는 벌을 받게 될 거야. 그게 싫으면 나랑 잡담이나 떨어. 혼자인 외로운 코뿔소에게 이 웨이버님이 인생 상담이라도 해줄테니까. 음하하!"
자신이 민폐라는 것은 전혀 생각도 하지 못하며, 아라는 그야말로 호탕하게 웃으면서 태진을 빤히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