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몰아친 추위로 츠나지의 나무에 붙어 있던 마른 잎들이 모두 떨어져 버렸습니다. 겨울을 착실히 준비하는 거리에는 벌써부터 털옷과 풀빵이 보이기 시작하는 모양입니다. ▶ 주요 레이스: 일반 레이스(11/18), 산마캔(11/25)
【츠나페스】 11/13 ~ 11/24 (situplay>1597006077>1-2)
올해도 찾아왔습니다, 츠나센의 온갖 진기명기가 만천하에 공개되는 문화제! 겉보기에는 평화로운 문화 경연의 장이지만, 사실은 동아리끼리 목숨을 걸고 살벌한 경쟁을 펼치는 전쟁터이기도 하죠... ▶ 미스 츠나센 & 츠나센 제일의 트레이너 선발대회: 11/18 ~ 11/19 【링크】
저는 회색끼 도는 채도 낮은 컬러가 취향인데 이게... 의외로 중국 잉크 쪽에 많아서 말이죠🤔 어짜피 만년필 안 쓰고 딥펜이랑 글라스펜 주력으로 쓰겠다 중국 잉크 야금야금 사모아서 쓰고 있었는데 대만 여행 계획짜다 본 아리산 그린이 딱 제 취향의 컬러더라고요😰 글라스펜 구경도 할 겸 저번달에 문방구 가볼걸~~~ 하고 후회를 했는데 타이밍이 좋다고 해야할지🤔
걱정하지 말고 들으라는 말과 함께 나오는 이야기는 합숙 때부터 어림짐작하고 있었던 이야기였다. 사실, 그때부터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어. 물에 젖어 달라붙은 바짓단 너머로 희미하게 윤곽을 드러내던- 오른쪽 무릎의 보호대 같은 거. 그때는 최근에 다친 건가 하고, 다른 아이들이나 사람들이 다치게 한 건가?하고 찾아내면 가만 안 두겠단 생각도 했었지. 하지만 진짜 한참 전부터 아팠다는 말은 어쩐지 여름합숙보다도 더 예전부터라고 말하는 듯 했다.
나는 그냥 눈을 피하다가, 위를 올려다보다가 조심스레 말을 꺼낸 유우가를 끝까지, 조용히 보고만 있었다.
"...그렇구나."
보호대와 목발이 있어야 호전되는 정도인가. 심한 건가, 회복 과정에선 당연한 일인 걸까. 그쪽 분야에 대해선 문외한이라 잘 모르겠지만. 조금이라도 나아진다는 건 좋은 일이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보고있자니, 어째선지 눈치를 보고 있는 듯한 유우가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왜 눈치를 보는 걸까. 싸웠던 일을 얘기해서?그건 어차피 난 유우가 편을 들거니까 상관없는데.
"...그럼 목발 짚을 땐, 나도 이것저것 도와줄게. 목발 쓰면 불편한 것도 있을테니까. 게다가 유우가, 이제 혼자 살잖아. 혼자서는 힘든 일도 있을테니까... 같이 하자."
느릿하게 손을 뻗어, 유우가 쪽으로 향했다. 이리저리 뻗친 더벅머리를 쓰다듬으려고 하며 마저 말을 이었다.
"꺼내기 쉽지 않은 이야기였을텐데... 들려줘서 고마워."
나도 솔직하지 못한 편이니까.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는 건 어렵다는 걸 아니까. 그래서 이야기해준 너에게 고맙다는 말은 꼭 하고 싶었어.
누구한테 약한 척 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실제로 아픈 부분이 있다 해도 티내고 싶지 않고, 어지간하면 아무 문제 없는 사람이구나 생각하게 만들고 싶다. 의지가 될 수 있다면 더 좋겠고.
대상이 메이사라면 더 그렇다. 내가 의지가 되어야 하는 입장이니까, 원래는 이런 약점은 말하지 않는 게 맞지. 그걸 내 입으로 꺼내는 건 거부감 있는 일이었다.
더욱이나 무릎은 내가 달리던 시절의 흉터이며 그렇기에 시원스레 달리는 너희들을 보다보면 종종 괴로우니까. 내 무릎에 들어가 있는 쇳덩이는 마음 속의 시꺼먼 곰팡이 같은 거라, 지워도 지워도 어디선지 다시 피어나곤 한다. 그래서 너에겐 말하는 게 주저됐다. 무릎의 문제를 알고 있다면, 나도 모르게 내비치는 열패감을 쉽게 연결짓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도 있겠다.
차라리 메이사가 자고 있었더라면 이런 멋없는 이야기만 싱겁게 하고 말 게 아니라, 연습이라도 해봤을지도 모르겠다. 조금은 아쉬운데. 그래도 쓰다듬어주니까... 잠들어 있었더라면 이런 위로는 받을 수 없었겠지.
'말해도 괜찮아' 라는 기분이 들어서, 잠자코 날 쓰다듬는 건방진 손길을 받아준다. 간지러웠고, 낯간지러웠다.
적어둔 대로 메이사가 정말 자거나 자는 척을 하고 있었다면... 히다이가 암튼 궁시렁궁시렁... 난 그래서 우마무스메들 가르치는 일하고 있지만 걔네가 종종 싫어... 그런 내가 널 책임지기로 한 게 잘한 일인지는 아직도 모르겟서... 쫑알쫑알... 미주알고주알 했을 것 같네요 🤔 하지만 메이쨔가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맙다고 했으니까 히다이는 앞으로도 힘낼거야 😊
메이사 택시도 꽤 유명해진건가. 바로 말이 나오다니. 유우가의 머리를 쓰다듬던 손을 와바박!하고 일부러 살짝 헝클어트린다. 이유는 딱히 없고 그냥 해보고 싶었다. 음~ 그래. 분위기 환기용이라고 해버리지 뭐.
".....유우가. 나 그쪽으로 가도 돼?"
인당 하나씩, 부실에는 두개의 빈백이 있다. 그걸 하나씩 차지하고 앉아..누운...어느 쪽일까? 아무튼 하나씩 차지하고 있지만. 사이즈로 보면 하나에도 둘이 눕..앉...음... 둘이 쓸 수도 있을 거 같아서 말이지.
그리고 지금 나는 그냥 이유없이 어리광 부리고 싶은 기분이라. 사실 더 깊은 곳을 파헤치다보면 이유야 얼마든지 나오겠지만, 굳이 그렇게까지 해서 이유를 붙이고 싶진 않았다. 귀찮기도 하고, 어쩌면 회피하는 걸 수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는 그런 이유 없이도 얼마든지 응석부려도 되는 관계가 아닐까 라는 생각이 가장 컸다.
"체르탄도 같이 갈게."
가도 돼?라고 물어본 주제에, 대답을 듣기도 전에 인형도 같이 가겠다고 확정을 해버린다. 사자인형을 안은 채로 몸을 일으켜 유우가의 빈백으로 다가가 꿈질거리면서 어떻게든 빈 자리로 몸을 꾸겨넣었다. 후후~ 몸이 작다는 건 이럴 땐 유용하구나~ 지금은 마침 문에 붙여둔 휴업중!이라고 적은 종이도 떼어두지 않아서, 부실 안에는 우리를 제외하면 아무도 없으니까. 그러니까 이렇게 있어도... 괜찮겠지 뭐.
좁지 않아? 하기도 전에, 빈백의 빈 공간을 파고 들어와서 꼼질거리며 몸을 비켜준다. 내 빈백은 두 사람으로 꽉 차서 자칫하면 한쪽이 떨어질 정도로 빠듯했다. 이런 불편한 걸 굳이 하고 싶다니 특이하기도 하지.
턱을 간질거리는 귀를 피해서 고개를 살짝 들어올리고, 메이사의 정수리를 내려다보다 한숨을 내쉬었다. 어쩔 수 없지, 무릎 아픈 이야기도 잠자코 들어줬고, 이제 택시도 태워준다니까 이 정도의 응석은 받아줄까.
"인형 이름이 체르탄이야?"
이름도 붙이고 참 아기자기하다. 나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귀염성이라 신기하단듯 물어봤다. 싫단 건 아니다. 오히려 내가 사준 걸 진심으로 아끼고 있는 걸 보면 조금은 기쁜 것 같기도 해. 더 뭔가 쥐여주고 싶고, 최대한 잘해주고 싶어진다. 이렇게 오냐오냐 키우면 버릇 나빠진다는데 괜찮은걸까.
내가 빈백에서 미끄러질 것 같아 살짝 더 안쪽으로 붙었다. 팔도 넓게 두기가 애매해서 메이사 위에 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