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다소 어두운 안색은 고등학교 3학년의 고충을 충분히 보여준다. 아무리 인첨공이 특수하고 바깥에 비해 다양한 진로의 길이 열려 있다고 해도 대한민국은 대한민국. 대입을 원한다면 입시는 똑같이 해야 하고, 내신도 당연히 챙겨야 한다. 그간 단둘이 대화할 기회는 없었지만 이래저래 주워들은 바에 따르면 철현은 공부에 꽤 집중하는 듯한 선배였고, 여기서 이렇게 마주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어쩌면 셋 다? 훈련할 때 필요한 책들을 찾아보러 왔어요. 뭘 만들려면 레퍼런스가 필요하니까요."
책장을 사이에 두고 대화하고 있는 것도 꽤 재밌지만 제대로 이야기하려면 아무래도 자리를 옮기는 게 좋겠지. 리라는 잠시만요, 하는 한 마디를 남긴 뒤 걸음을 재촉해 철현이 있던 책장 칸으로 넘어왔다.
"철현 선배님은 공부하고 계셨구나. 고등학교 3학년은 힘들죠~ 잠은 잘 주무세요? 공부랑 저지먼트 활동 병행하는 게 쉽지는 않으실 텐데."
단련된 거 같은 체형을 보면 건강 관리는 스스로 충분히 잘 하는 것 같으니 리라가 굳이 말을 덧붙일 필요는 없겠지만, 체력적으로 건강한 것과 별개로 정신의 피로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시기다. 그런 의미에서 철현의 손에 들린 만화책은 눈길을 끌 수밖에 없다. 뇌의 적절한 휴식 또한 중요하니까.
"너에게 안 좋은 감정을 가진 이라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내 눈에는 딱히 그렇게는 보이지 않고... 마법사처럼 보이는걸? 모 마법사 영화를 보면 빗자루 타고 날아다니잖아."
지금도 가끔 TV에서 하는 모 마법사 영화를 떠올리면서 은우는 어깨를 으쓱했다. 아. 그것도 마녀라면 마녀인가. 아무렴 어떠랴.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며 은우는 작은 웃음소리를 조금 더 내다가 살며시 웃음소리를 정리했다. 이어 그녀가 난간 안쪽으로 들어오며 빗자루에서 내리자 은우는 잠시 빗자루를 바라봤다. 저것도 그 그림의 능력인 것일까. 역시 리얼리티 매니퓰레이션. 상당히 위험한 능력으로 구분되는 능력일 수밖에 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와 동시에 어느 한 퍼스트클래스를 떠올리기도 했고.
"나름대로 순찰이 꽤 빡세게 돌아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야. 하긴, 그건 실외의 공기를 즐기기보다는 업무니 말이야. 머릿속이 복잡하다라. 그럴만도 하지. 그걸 이유로... 다시 한 번 좀 생각해줬으면 하는 것도 있지만, 너희는 그러지 않겠지. 아마."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는 역시 제대로 답을 낼 수 없었다. 아니. 그건 평생을 보낸다고 해도 답을 낼 수 없는 문제였다. 자신의 선택이 맞는지, 아니면 정말로 잘못된 것인지를 어떻게 판단할 수 있겠는가. 평생의 수수께기가 될 그 의문을 가슴 속에 잠시 묻어두며 은우는 다시 고개를 난관 아래로 내리면서 운동장에서 뛰어놀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바라봤다. 당장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는 내일 사투를 벌이러 가는데, 저들은 너무나 평화롭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면서도 안타깝다고 은우는 생각했다.
"그러게 말이야. 정말로 한순간이네. 벌써 여름이 코앞이라니 말이야. 아. 참고로 여름때도 저지먼트 활동은 계속 되겠지만 에어컨은 걱정하지 말고 계속 틀어도 괜찮아. 그 부분도 포함해서 지원금이 나오는 거고, 부족하면 내가 조금 지불하면 되니 말이야. 하핫. 더운 곳에서 일해야만 근성이 생긴다...같은 말을 나는 상당히 싫어하거든. 더울 땐 시원하게, 추울 땐 따뜻하게 일을 해야지. 그래야 능률도 오르고 말이야."
여름을 좋아하냐라. 그 물음에 대해서 은우는 작게 웃으면서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계속해서 시선을 난관 아래를 바라보면서 이야기했다.
"좋아해. 모두가 함께 할 수 있는 여름이라면 더더욱 좋을 것 같은데. 그러는 너는? 싫어하려나? 땀이 많이 나서?"
마녀보다는 마법사처럼 보인다. 그 말은 별 거 아니지만 바로 얼마 전에 마녀라는 소리를 안 좋은 쪽으로 들었던 리라에겐 꽤 나쁘지 않은 단어 수정이다. 마법사. 마법사라.
"그래요? 하긴 그래! 사실 그 영화 생각하면서 그린 거거든요. 쫓아다닐 금색 공은 없지만 운전에 익숙해지니까 나름 재밌어요."
이마에 번개 낙서라도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스치지만 저작권의 철퇴를 맞을 걸 생각하면 모방 욕구는 금세 사그라들고 만다. 다만 멸칭 때문에 남은 응어리가 풀리는 것과는 별개로 리라는 자신에게 마녀라는 단어가 그런대로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 은우와 함께 제압했던 그 애에게도, 과거의 인연들에게도, 얼굴 모를 익명의 사람들에게도, 하물며 팬덤과 대중들에게도 그는 좋은 쪽으로나 나쁜 쪽으로나 마녀 같은 존재였으니까. 그렇게 생각하면 마냥 부정할 수 있는 명칭도 아니다. 이런 얘기를 굳이 은우 앞에서 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죠. 순찰은 공기의 질을 따질 시간도 없이 뛸 일이 생기잖아요. 봄 향기는 이렇게 여유롭게 있어야만 만끽할 수 있는 섬세한 거라고요. 근데—"
은우의 옆에 선 채 난간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괸 리라는 곧 고개를 살짝 돌려 은우를 바라보았다.
"—잘 아시네요. 이제와서 다시 생각하라고 하면 다들 들고 일어날 걸요? 코뿔소들이 괜히 코뿔소들이 아니죠."
은우의 시선을 따라 운동장을 바라보면 마음껏 뛰어노는 또래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평화롭고 즐거워 보이는 활기찬 모습. 십대의 이상적인 모습은 대개 저런 것일 텐데, 어쩌다 최은우는— 그리고 우리는 죽음도 각오해야 하는 임무를 앞두게 되었나. 여전히 그 사실이 두려운 동시에 막상 이만큼 가까이 다가오니까 실감조차 잘 나지 않아서 꿈을 꾸는 거 같다. 지독하게 현실적인 동시에 현실감이 없는 기묘한 감각.
"맞아요~ 역시 부장님이야. 무더운 여름에 에어컨은 복지죠. 없으면 항의해야 하는 중요한 존재!"
근성은 이런 데 쓰는 게 아니다. 리라는 은우의 말에 가만히 동의하며 시선을 다시 위로 끌어올린다. 아래를 향한 상대의 옆모습에 어린 표정은 다소 읽기 힘들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뭐, 다른 건 몰라도 복잡한 건 알겠다.
"저도 좋아해요. 물론 땀이 나는 건 싫지만, 여름엔 낭만이 있잖아요. 사실 모든 계절이 그렇긴 한데~ 으음. 뭐랄까... 고등학교의 여름은 좀 더 청춘이라는 단어에 어울리는 이미지가 있으니까요. 영화 같은 곳에서도 배경으로 자주 나오고. 그런 게 기대돼서 좋아요."
물론 더위가 다가오면 청춘이고 뭐고 에어컨만을 찾아다니는 좀비가 되어버릴 수도 있지만 그건 닥친 다음에 걱정할 문제다. 누구에게나 상상은 자유고 그 속에서 로망을 쫓는 건 잘못된 일이 아니다.
"모두가 함께 할 수 있을 거예요."
이것도 마찬가지다. 아직 다가오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당돌하게 상상하고 말할 수 있는 게 있다. 막상 그 상황을 마주하면 무섭고 끔찍해서 덜덜 떨고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을지 몰라도, 앞둔 시점에서 부릴 수 있는 오만은 사기를 심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적어도 리라는 그렇게 생각했다. 방자한 태도는 좋지 않지만 배짱을 부리는 건 가끔 필요하다.
"아예 다치지 않을 수는 없을 거라는 걸 알아요. 그래도 아마 괜찮을 거예요. 이곳의 의료기술은 선진화 되어 있고 목화고등학교 저지먼트에는 멋진 사람들이 많으니까. 게다가 굴지의 퍼스트클래스가 함께하잖아요. 혼자가 아니라 모두와 함께!"
그러니까 괜찮을 거다. 그래야만 한다.
"학생들 상대로 살상무기나 쓰는 악랄하고 비겁한 사람들은 상대가 안 될 걸요? 뭐, 힘이나 전력은 몰라도... 적어도 기세에서는 우리가 이미 한 수 앞선 거 같은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