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작전 시간까지 딱 하루가 남았다. 그리고 높은 분이 지정한 날짜도 딱 하루가 남은 셈이었다. 그럼 그동안 해결을 하지 않고 뭘 하고 있었는가...라고 묻는다면 은우는 최대한 시간을 끌고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 모두와 함께 간다고 한다면 최대한 생존확률을 높여야만 했다. 그럼, 그동안 최대한 이것저것 준비를 해야만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마지막 날까지 시간을 끌 필요가 있었다. 물론 그 동안에 높으신 분들에게서 이런저런 말들 ㅡ대부분이 잔소리 및 질책이었다.ㅡ이 있긴 했지만 은우는 그것을 조용히 받아들이며 반박하지 않았다.
지금 그는 학교 옥상에 올라와있었다. 특별히 옥상에 올라와야만 하는 이유가 있던 것은 아니었다. 그냥 지금은 이렇게 바람을 쐬고 싶었을 뿐이었다. 조금만 고개를 아래로 내리면 저 아래에서 학생들이 하나둘 하교를 하거나, 운동장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오늘도 하루, 고등학생의 일상이 끝나고 다들 집으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물론 저지먼트는 지금부터가 업무 시작이긴 했지만... 그리고, 동아리를 하는 다른 이들도 활동 시작이었으니 참으로 대조적인 모습이 아닐 수 없었다.
"......"
과연 자신은 이 이후의 일상을 또 볼 수 있을지. 어쩌면 이게 마지막이 아닐지. 더 나아가 저지먼트 아이들도 이런 일상을 또 눈에 마주할 수 있을지. 그 답은 알 수 없었다. 아무리 머리를 굴려도 계산할 수 없었다. 자신이 평소에 자연스럽게 쓰는 연산식보다도 훨씬 어려운 문제였다.
그렇기에 은우는 오늘 하루는 저지먼트 멤버들에게 모두 비번을 지시했다. 오늘은 아무 것도 하지 말고, 그냥 편하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지내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래서일까. 게시판에는 텅 비어있는 부실에 살짝 왔다 간 '불렛'의 메시지만이 남아있었다.
'나중에 또 온다라...'
정말로 나중이 있을런지. 조용히 눈을 감으며 그는 자신의 능력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불어오는 바람을 얼굴로 쐬며 난관에 살며시 몸을 기댔다.
창작은 0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하물며 스케치 한 장도 연필과 종이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는데 그보다 더 정밀한 작업은 말할 것도 없다. 무엇인가를 만들어 내는 건 수많은 형태의 자료를 필요로 하고 그건 리라에게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책등을 손끝으로 훑으며 책장 사이를 걸어나가는 발걸음은 평소보다 보폭이 좁고 발소리가 덜 들렸다. 톡톡톡, 제목을 하나하나 훑어나가던 손가락이 특정 부분에서 멈춘다. 미래전쟁의 본질과 과제, 화학전, 총기 백과사전... 얇은 손가락으로 책을 당겨 차곡차곡 품 안에 쌓으면 몇 권 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무게가 꽤 묵직하다. 얼른 자리에 앉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앞을 보면 우연찮게 방금 전 책을 빼서 비어버린 틈으로 익숙한 얼굴을 마주치고 마는 거다.
"어?"
딸기맛 선배. 라는 말이 무심코 튀어나올 뻔 했다. 리라는 철현의 눈을 마주친 채 잠시 말을 고른다. 1초, 2초, 3초.
"철현 선배님, 안녕하세요!"
맑은 웃음이 번졌다. 리라는 한쪽 팔로 책들을 지지한 채 오른손을 들어 건너편의 철현에게 손을 흔들어 보인다.
"부실 밖에서 만나는 건 처음인 거 같네요! 공부하러 오셨어요?"
언제나처럼 말투는 발랄하지만 목소리 크기 만큼은 도서관이라는 장소를 인식해서 평소보다 한참 작게 조절되어 있다. 그래도 나름 가까운 거리에 있는 만큼 내용이 들리지 않을 일은 없을 것이다.
옥상은 기분 좋은 장소다. 일전의 경험은 큰 감흥 없이 존재한다는 것만 인지하고 있던 공간에 새로운 감정을 불어넣어 주었고, 때문에 리라는 그 뒤로 종종 옥상에 올라가곤 했다. 이따금 담배 냄새나 삥 뜯기(...)따위를 포함한 불량학생들의 일탈 행위를 마주쳐 버릴 때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큰 탈 없이 넘어가기도 했고, 그 정도로는 한번 새겨진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없어서 여전히 옥상은 리라에게 즐겨 찾을 만 한 장소로 남아있었다. 바로 오늘까지도.
다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평소에 계단을 밟고 오르던 다리는 공중에 떠 있고, 시야는 보다 높은 곳에서 아래를 바라본다. 머리카락이 바람에 정신없이 날리는 걸 정리하다가 문득 시선을 다른 곳에 두면 익숙한 색채가 시야 한구석을 차지하고 들어온다. 이곳에서 휴식하고 있었구나. 그럼 내가 방해하지 않는 게 좋을까. 빗자루 위에서 잠시 고민하고 있자니 다시 바람이 불어닥친다. 그건 곧 다가올 저녁의 기온을 예고하듯 조금 차가워서 순간 몸이 살짝 떨렸다. 이러면 어쩔 수 없지. 부장님, 잠깐 방해 좀 하겠습니다.
빗자루가 옥상 난간 쪽으로 부드럽게 미끄러져 나간다. 가까이 다가가면 은우가 눈을 감고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는데, 이러면 방해 않겠다 생각한 조금 전의 배려심은 어디로 가고 깊은 곳에서 장난기가 끓어오른다. 리라는 은우와 눈높이가 맞도록 빗자루의 높이를 조절한 후, 감은 눈 앞에서 손가락을 딱! 소리 나게 튕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