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2학구에는 여러 연구소가 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라이벌 관계도 있기 마련이다. 대표적인 것은 데 마레와 오션스다. 둘은 상극이다. 데 마레에서 파견되는 연구원들이 학생 친화적이며 더딘 속도라도 안정적인 효율을 보여주는 커리큘럼으로 정평이 났다면, 오션스에서 파견되는 연구원들은 학생들에게 강도 높고 윤리적이지 못한 커리큘럼을 진행하나 그만큼의 빠른 효과를 보장하는 연구소니까.
"연구소가 오늘따라 싸늘하구먼."
두 연구소는 하이드로키네시스 연구의 권위자라고 당당히 칭할 수 있으나 커리큘럼의 시선 차이로 마찰이 잦았고, 때로는 언성을 높이며 싸우기도 했다. 아예 만나지 않으면 되는 일이지만 지나치게 상극일수록 닮는다 했던가? 두 연구소는 미우나 고우나 붙어있을 수밖에 없었다. 서로 잘 맞는 면이 있거니와 라이벌이 있기에 성장했음은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안 소장!" "……어어, 이 소장." "아니! 왜 죽상이요. 학생들이 유치원생 커리큘럼은 싫다 합니까?" "……." "음?"
반강제적으로 협력할 수밖에 없는 사이는 점차 주먹 다짐도 줄어들더니, 서로 비열한 술수도 쓰지 않으며, 소장끼리 유치한 말다툼을 하며 연구원들도 서로 미운정이 들어 큰 싸움으로 번지지 않는다. 이젠 두 연구소의 싸움은 잊을만하면 돌아오는 행사에 가까웠다. 데-오전과 오-데전의 어순 차이로 다투는 것은 여전하지만.
"진짜 어디 아픈 게요?" "……이 소장, 그쪽 관할 학생들은 괜찮습니까?" "아, 혹시…… 목화고등학교 말입니까?" "예." "말도 마십시오. 관할 학생 중에 하나가 머리가 불꽃 달린 해골로 변해버렸는데, 물을 끼얹으면 죽을까봐 연구에 차질이 생겼단 말입니다." "……." "그러고 보니 안 소장의 아이도 목화고등학교였지요. 그쪽도 커리큘럼에 차질이 생겼습니까?"
승환은 말 없이 손가락으로 위를 가리켰다. 오션스의 연구소장은 손가락을 따라 시선을 던졌고, 이내 질겁하듯 몸서리를 쳤다.
"에그머니나!"
저 멀리서 빠르게 미끄러지듯 다가오는 희야 때문이다. 희야의 머리에는 새하얀 사슴의 뿔이 달려있고, 뺨에는 비늘이 돋아있으며, 옷은 고대 중국의 것과 비슷했다. 심지어 옷자락의 끝에는 갈기 달린 뱀의 꼬리가 살랑이고 있었으니……. 용인가? 승환은 의문을 해소시키듯 손가락으로 안경 틈을 비집더니 얼굴을 감싸쥐며 한숨을 쉬었다.
"용이 되어버려서……."
나이를 십 년은 더 먹은 듯한 목소리와 미끄러지듯 얼음을 이용해 천장으로 올라서더니 매달린 희야의 모습이 재미나다는 듯 오션스의 소장은 껄껄 웃었다.
"용이라! 거 엘사일 줄 알았는데 더한 놈이 튀어나왔구먼."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빙공의 수련이니 무어니 하면서 커리큘럼을 할 수는 있습니다. 지금도 여기 기온이 낮아진 것이 그 커리큘럼의 결과고요……." "그거면 된 거 아니요? 엘리트의 커리큘럼에 차질이 없으면 된 거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신참으로 추정되는 연구원이 멀리서 뛰어왔다. 그나마 나이가 어려 희야와 관심사가 비슷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는 연구원도 사색이 된 얼굴로 외쳤다.
"소장님!! 희, 희야 좀 잡아주세요!" "이번엔 희야가 또 왜." "빨리요! 또 실험용 래트 잡아서 들고 갔단 말이에요!"
순간 승환과 오션스의 소장의 시선이 희야에게 꽂혔다. 날카로운 손톱을 가진 푸르스름한 손에는 조그마한 쥐 한 마리가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불안한 듯 교차했다.
"어이고, 그러고 보니 뱀은 쥐를 먹지." "내려놓자. 쥐 풀어." "어찌 그럴 수 있소! 본문의 부흥을 위하여 내 수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으매 오늘도 성취를 이루었거늘 어찌 나를 팽하려 드는가!" "……여보오, 안 소장. 말씨가 왜 저런 게요?" "말투 신경 쓰지 말고 빨리 쥐나 놓게 도우시오, 어제도 삼켜서 난리가 아니었어." "그- 내려와라! 어어, 어어어-" "어어, 내려 놓으래도, 희야, 안희야! 안희야!!!!" "나, 난 몰라!!"
오션스의 소장은 머리를 싸매는 승환을 보며 당분간 전략적 동맹을 맺어야겠거니 생각했다. 원래 서로 싫어하는 사람은 공공의 적이 생기면 똘똘 뭉치기 마련이니.
"……2학구를 쥐잡듯이 뒤져서라도 사달 낸 연구소를 잡아야겠구먼." "동감이오…… 안희야, 내려 와!" "갈!! 어찌 본룡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가!"
납득이라. 그건 그렇지. 딱 잘라 말하는 혜우의 음성에 리라는 그만 할 말을 잃는다. 맞는 말인데 더 잡고 늘어질 거리가 없으면 으레 이렇게 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리라는 그저 웃는다. 웃으면 아무리 어색하고 머쓱한 상황이라도 서로 기분 좋게 넘길 수 있으니까. 미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았다곤 하지만 투박하고 못난 게 아닌 이상 리라의 눈에는 충분히 예뻤다. 무엇보다 누군가가 공들여—설령 그렇게 공들이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제작하는 데 들인 시간은 없어지는 게 아니니 최소한 노력의 반짝임은 남아있기 마련이다—만든 수제품인데 곱게 보이지 않을 수가 있을까. 다만 그 생각은 "그런가~ 난 귀여웠는데." 하는 혼잣말 가까운 소리로 흩어질 뿐이다. 그건 아무래도 혜우가 이 주제에 대해 더 거론하기를 원하지 않음을 읽어냈기 때문이었다. 왜일까. 마음에 들지 않는 물건이었던 걸까.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성에 차지 않았을까. 모를 일이지만 거리 두려는 기색을 읽은 이상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 건 피해야 할 일이다.
"의무적으로 접해야 한다면... 커리큘럼 구성 중에 음악이 있나 봐요. 연주하는 거예요? 아니면 그냥 감상? 음악치료? 작곡? 노래랑 악기 중에 어떤 거 해요? 재밌겠다~"
그래서 새로이 던져진 주제에는 반색하고 말을 붙이는데, 뒤이은 말은 제법 딱딱한 것이라 리라는 잠시 고뇌한다. 대가를 바라고 한 행동이 아니니까 무언가를 해 주지 않아도 괜찮다라.
"대가라고 이름 붙이기에 이건 너무 소박하죠. 그냥 고마워서 그러는 거예요, 내 멋대로. 그게 부담스럽거나 싫었으면 미안해요. 밖에서 혜우 후배님 만나니까 너무 반가워서 좀 오버해 버렸나 봐요~"
목에 건 헤드셋을 손가락으로 가볍게 두드린 리라는 곧 다시 혜우를 돌아보았다. 창백한 옆얼굴에 시선이 머문다. 얼음으로 깎은 조각상처럼 차가운 인상.
"음, 아무튼 음악은 그렇게 싫어하지 않는 거 같고. 마침 오늘 날도 좋은데 얘기는 이쯤 하고 노래 들으면서 기숙사까지 같이 걸을래요? 좋아하는 장르 있어요?"
그건 더 이상 귀찮게 말을 걸지 않겠다는 약속인 동시에 기숙사에 돌아갈 때까지는 혜우를 혼자 보내주지 않겠다는 선포였다. 불편하다면 배려하는 게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역시 조금은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 헤매는 것이다.
연구원은 손으로 만지면 폭 파묻힐 것 같은 푹신푹신한 재질의 새까만 꼬리가 시야 한구석에서 살랑살랑 흔들리는 걸 상당히 거슬린다는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더럽게 거슬리네. 저 꼬리. 연구원이 입속으로 궁시렁거리며 짜증섞인 한숨을 내쉬면 목소리가 들려온다.
"꼬리는 잡지 마세요." "안잡아. 이 *... 하, 너 왜 그렇게 침착하냐? 다른 애들은 커리큘럼에 차질이 생길 정도라는데. 평소랑 똑같잖아."
안그래도 새까만 머리카락인데, 거기다가 경계가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까맣고 긴 귀가 까딱이며 뒤로 휙 젖혀지는 걸 보며 연구원은 짜증을 숨길 생각도 없는 목소리로 궁시렁거렸다. 담당 연구원의 반응에 머쓱했는지, 혜성은 길게 늘어지는 옷자락을 날카롭게 돋아난 손톱으로 찢어지지 않게 조심스레 추스르면서 날카롭게 돋아난 이빨을 드러내고 슬그머니 미소를 지었다. 멋쩍고 어색한 웃음이었다.
"저번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거든요. 물론 이건 예상못하기는 했지만요. 어차피 벌어진 일인걸요."
가끔씩, 연구원은 자기가 담당하는 학생의 감정을 알기가 힘들었다. 조용하고 뭘 시켜도 불만있는 표정을 짓긴 해도 큰 반항 없이 고분고분 따르는 면만 있어서 심약해보이기 일쑤였지만 이렇게 보면 의외로 무덤한 경향이 있었다. 그래, 불과 며칠 전 커리큘럼을 받다말고 펑펑 울어대더니만 지금은 또 무던하게 커리큘럼을 받고 말이야.
"요즘 잘 지내고 있고?" "...네."
다시 쫑긋하게 솟아났던 혜성의 새까만 여우 귀가 바짝 뒤로 젖혀지고 혜성은 짧게 대답했다.
"잘 못지내요 라고 해도, 저한테 해줄 게 없잖아요. 그쵸."
아. 이번에는 연구원이 혜성의 눈길을 피해 고개를 돌렸다. 새파란 눈동자는 분명 자신이 알던 것과 똑같다. 그렇지만 연구원은 저 눈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분홍 꽃잎이 여행하는 가운데에서 당연하다는 듯 그는 말했다. 부스스한 하얀 머리카락이 꽃잎을 태운 바람결과 함께 살랑거렸다. 화사하게 펴졌던 소녀의 표정이 굳은 것도 방싯거리는 소년의 얼굴을 마주한 것도, 이어서 연신 저으며 거절하는 것도 소년은 보았다. 하지만 그는 손을 내리지 않았고 펼친 손을 다시 쥐지도 않았다.
"아직 봄이 남아있으니.. 나는 다음에 잡으면 되니까."
별똥별이었다면 둘 모두 소원을 빌었을 것이다. 무지개라면 물 모두 손을 모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벚꽃잎이고, 보는 것이 아니라 쥐는 것이다. 자연산 소원권? 그렇게 말하면 다소 우습지만 애초에 이건 그런 놀이다. 바라는 것을 담은 웃음거리. 그러니까, 하얀 소년은 그것에게 집착이 없었다. 애시당초 집중하여 손을 뻗은 것도 소녀가, 실망하였기 때문이다.
"안 잡으면 날아간다? 이거 가볍다? 어어, 지금 뜬 거 같은데?"
소년은 장난스럽게 손을 위로 슬쩍슬쩍 들었다. 그 움직임에 따라 꽃잎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손바닥에서 떨어지고 다시 붙고를 반복했다.
"그러네~ 그러니까 빨리."
하얀 소년은 잠시 걸음을 멈춘 채, 그녀를 향해 손을 뻗었다. 오직 이 계절을 장식하기에 꽃의 계절을 대표하는 나무들. 그들의 첫 인사 그리고 마지막 인사를, 그리고 함께 건네준 꽃잎 모양 소원권을 소년은 소녀에게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