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막연한 생각이었다. 샹그릴라는 나쁘다. 비공식 단체가 유통하는 비인가 약물. 정확한 원리는 모르겠지만, 복용 순간 이능력의 위력을 크게 상승시키나 약효가 끝나면 복용 이전보다도 더 하락시키는 오버클럭 약제. 그것이 뇌를 구워버려서 과부하를 거는 식으로 작용한다는 것도, 오늘에서야 겨우 알게 되었다. 끔찍한 약이야! 그런 것을 먹지 않아도, 나는 내 길을 찾아가보이겠어.
퍽이나 순진한 생각이었다.
그 앞에 놓인 길은 철저한 약자의 길. 개미의 길. 누구를 상대로도 열세에 처할 수밖에 없는, 인첨공의 가장 밑바닥, 최하위 피식자, 불가촉 천민의 길. 인연과 유대가 쥐어준 몇 가지 힌트에만 의지해서 걸어가기에는 너무도 기나긴 길이었으니까.
그것을 먹은 이들이 무슨 생각으로 그것을 먹게 되었는지 성운은 알 것만 같았다. 그것이 뇌를 튀겨버린다는 것을 알아버린 지금 이 순간에 와서도, 성운에게 한 줌의 샹그릴라를 내밀며 물어보면 그는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될 것이다. 그 날 이 완장을 차는 것을 선택하지 않았더라면 성운은 필시 지금 저들의 무리 중에 이미 섞여있었을 것이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거니? 너희끼리 싸웠니? 가벼운 싸움까진 어느 정도 눈감아주겠지만 사투는 안돼."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길래 손이 말라붙을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은우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나중에 세은이에게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해봐야겠다고 은우는 생각했다. 그 애는 정하와 친하니까 어쩌면 숨길지도 모르지만, 일단 부장으로서 확인을 해야하는 것은 사실이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약간 혼을 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나 그런 생각도 아주 잠시였다. 은우는 제 오른손을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던 것을 멈췄다. 자신도 모르게 능력을 아주 가볍게 손바닥 위에서 펼치며 공기를 압축한 작은 공을 손바닥 속에서 굴리던 것이 멈췄고, 작은 바람이 그곳에 살짝 불었다.
한편 이어지는 말들에 은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리라를 바라보다 살며시 시선을 옆으로 치웠다. 지금은 그녀의 눈빛을 마주할 수 없는 탓이었다. 19살 고등학생이 아닌 것은 아니라는 말은 꽤나 당연한 말이었음에도 낯설게 들려왔다. 물론 제 동기들에게 이런저런 말을 듣기야 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동기이기에 가능한 것. 그나마도 매우 적었다. 아니. 동기를 떠나서 저런 말들이 은우에게 있어선 상당히 낯설었다.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넘어서는 안될 선을 넘어버린 그 시점부터 쭉...
"일단...도청당하는 것은 없어."
그건 그나마 퍼스트클래스들이 얻어낸 작은 권리였다. 따라주긴 하겠으나, 우리들의 행동. 즉 일거족일투족을 감시하진 마라. 엿듣지 마라. 그렇게 하면 우리들도 따르겠다. 어떻게 보면 교섭 끝에 얻어낸 작은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들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대놓고 감시하진 않겠다라는 것에 지나지 않았으니까. 즉, 이 병실에 누가 왔고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높은 이들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네가 잡혀갈 이유가 뭐가 있겠니. 세상에 불만을 가지는 것은 개인의 권리이자 자유인데. 나도 불만이나 그런 것들은 있어. 하핫. 살면서 어떻게 불만 하나 가지지 않고 살겠어? 하지만..."
하는 말이 틀린 것이 없었다. 그리고 자신도 그렇게 생각했다. 또한 자신도 완전히 그런 삶을 살 생각이었다. 만약 이 선을 넘지만 않았으면... 그런 자유도 있었겠지. 물론 지금이라고 해서 자유가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따라오는 지령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모든 능력자들은 다 자신의 행복과 권리를 위해서 살아가야 하고, 자신을 우선하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이기적이 되어야한다는 내 생각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아. 하지만, 선을 넘었냐, 넘지 않았냐의 차이는 생각보다 큰 편이야. 그러니까 나는... 누구도 '선'을 넘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런 것을 넘지 않아도... 충분히 자신의 행복을 누리면서 살 수 있으니까."
불공정 계약서 .그 말을 들으며 은우는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가 결국 작은 웃음소리를 이었다. 그리고 두 눈을 깜빡이다가 그녀에게 물었다.
"만약, 내가 그런 것을 썼다고 한다면? 그렇다고 한다면, 지금 이 상황을 조금 눈 감아주고... 넘어가줄 수 있으려나? 혹은... '선'을 넘지 않을 거야?"
그건 어떻게 보면 작은 경고였다. 직접적으로 제대로 말을 할 수 없는 이야기. 그 누가 물어도 비슷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었다.
"싸운 건 아니에요. 얘기하다 보니 어쩌다 일이 그렇게 흘러갔네요. 정하 후배님 의도도 나쁜 건 아니었어요. 은우 선배님 주장이 옳다는 걸 알려주려고 한 거였으니까."
그렇다고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었다. 이미 지나간 감각은 애매한 환상통으로 눌러붙어 지금도 이따금 손바닥을 저리게 했다. 그게 너무 싫다. 하지만 지금의 메인 토픽은 이게 아니다. 리라는 그쯤에서 어제 있었던 일의 불쾌함을 애써 털어낸다. 그리고 시선을 피하는 은우의 옆얼굴을 바라보았다. 성장이 거의 종료된 십대의 끝물이라 할지라도 아직은 앳된 얼굴이다. 우리와 다를 것 없다.
"그건 다행이네요. 퍼스트클래스의 특권과 의무가 어디까지 닿아있는지는 잘 모르고, 경찰 병력 지원도 안 해주는 윗선이 저지를 수 있는 상식 밖의 일이 어디까지인지 감이 잡히지 않기도 해서요. 잡혀갈 일은 없다니 안심이에요~"
은우가 하는 말은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리라와 방향이 다르지만 확고하고 나름대로 건강한 가치관. 그런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스스로를 혹사시켜야 할 이유가 뭘까. 단순 의무라는 올가미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뭔가가 존재하지 않을까. 그게 뭔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지만.
"그 '선'은 레벨인가요?"
이것만큼은 어렴풋이 알겠다. 지난 대화에서도 들었던 선이라는 단어. 그렇게 지칭될 만한 건 몇 가지 없다. 선. 넘을 수 없는 선. 레벨 5와 레벨 4 사이의 간극. 레벨 5와 레벨 0의 차이. 넘을 수 없다고 여겨지는 짙은 선.
"정하 후배님, 한양 선배님, 세은 후배님은 선을 넘어갔나요?"
눈 감아주고 넘어갈 수 있느냐. 혹은 선을 넘지 않을 거냐. 그에 대한 대답은 지연된다. 섣불리 그러겠다고 답할 수 없었던 탓이다. 당연하지 않나. 전자는 같은 저지먼트의 일원을 향한 걱정이 근원이고 다른 하나는 이 사회에 살아가는 대가로 요구되는 것에 응하지 않는 행위다. 그리고 리라는 아직 요구되는 것에 응하지 않고 자기 마음 가는 길을 따라 걷는 법을 몰랐다. 요구에 맞춰주지 않아도 되는 삶은 무엇일까. 나도 모르지만 눈 앞의 이 사람도 모르는 것 같아서 심경이 복잡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