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0 (훈련) 그 날의 출동 이후로 무슨 짓을 해봐도 불쾌한 분노가 머리 한 편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레이지룸에 가서 가전제품까지 포함된 풀코스를, 레이지룸 안의 부술 수 있는 것이라면 죄다 때려부수고 오는 길인데도 전혀 호흡이 가라앉지를 않는다. 아, 이 머리 꼬락서니 좀 봐. 거울을 보며 다은은 생각했다. 화를 주체하지 못하면 자동으로 볼륨펌이 되는 능력이라니. 스스로 해놓고 내심 흡족한 농담이라 화가 나는 와중에도 한 모금 웃음을 웃을 수 있어 그나마 한결 낫다고 다은은 생각했다.
"응. 이번엔 참 멋지게 당했네."
오늘 스파링은 전혀 페이스 조절이 안 될 것 같아서, 다은은 쓴웃음을 지었다. 호흡도 아직 가쁘고, 아드레날린도 어정쩡하다. 다은은 이를 까드득 갈았다. 매일 당하면 당할수록 새로운 종류의 엿이 튀어나와 자신을 엿먹이는데, 이 빌어먹을 도시는 이건 겨우 시작일 뿐이라고 깔깔대고 잇는 것 같아 심히 불쾌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그 불쾌한 두통이 아직도 가시지를 않는다는 점이다. 조금이라도 화를 낼 때마다 그 두통이 다시 도지는데, 그 날 이후로 화가 가라앉지를 않고 있는 두 가지 악영향의 끔찍한 콜라보였다.
"아주 톡톡히 배웠어."
복서 팬츠와 탱크탑으로 갈아입기 전에, 다은은 간신히 숨을 고르고는 가방을 다시 집어들었다. 역시, 이렇게까지 당하고 보면 이 쪽에서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수 없다. 잔고를 바닥까지 탈탈 털어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할머니께 송구스러운 연락을 드리는 한이 있더라도 앞으로 어떤 엿들이 자신을 기다리는지는 알아둬야겠다고, 다은은 생각했다. 스파링을 시작하기 전에 잠깐 통화 두어 통 정도 할 시간은 있을 것이다.
한숨. 무거운 내용의 문장. 근육의 떨림으로 드러나는 복잡한 감정이 시시각각 정보화되어 뇌에 박힌다. 실망시킨다라. 리라는 대략적으로 짐작할 뿐 은우의 구체적 사정을 속속들이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여태까지 나온 이야기만 종합해봐도 '안전장치'라는 게 계약서 같은 평화로운 건 아닐 거라는 결론이 나온다. 심장을 쓸어내리는 동작. 최은우와 최세은.
"괜찮아요. 모르고 편한 것보다 알고 괴로운 게 나으니까요. 모른 척 지나가는 건 많이 했는데 뒷맛이 좋지 못하더라고요."
그럼에도 여전히 많은 것을 회피하며 살아가고 있었지만. 리라는 이어진 말에 남몰래 어금니를 악물었다. 얽매이지 말아라. 정말 그러고 싶었다. 리라는 입을 잠깐 벙긋거렸다가 이내 다물고, 새로운 문장을 구성해 뱉었다.
"좋은 말씀 감사해요. 새겨들을게요."
상투적인 감사인사. 하지만 진심이었다. 당장은 어렵더라도 언젠가 이 말에 힘입어 겁쟁이 같은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을까. 원하는 것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불특정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버둥치지 않아도 행복하다는 걸 몸소 느낄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다.
"세상이 한번에 바뀌진 않죠. 하지만 살아있으면... 살아있다면 조금은 더 나아질 거예요. 전 그랬어요. 그러니까 은우 선배님도 사세요. 가능하면 오랫동안."
그럼 이만 가 볼게요. 리라는 한 입 베어문 사과를 들고 몸을 일으켰다. 문을 닫기 직전 잠시 은우를 바라보던 눈동자는 몇 초를 그 자리에 더 머물렀다가, 문이 온전히 닫히자 천천히 떠나간다.
가끔은 작은 계기가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기도 한다. 해도 제대로 뜨지 않은 이른 아침, 바나나 향이 묻어나는 차가운 공기 속에서 들었던 가요는 리라의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그야말로 변혁이다. 꿈을 가지면 세상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건 정말이었다. 오색찬란하게 물든 하늘 아래를 걸어가며 리라는 결심했다. 노래하고 춤추며 새처럼 날아오르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 이후로도 순탄하지는 않았다. 내심 그가 배우가 되길 바랐던 부모는 몇 번이고 반대를 입에 올렸다. 하지만 리라는 포기하는 대신 자주 노래를 부르고 혼자 춤을 연습했다. 그리고 어느 날, 모 댄스학원의 내방 오디션에 연고도 없는 어린애가 침입하는 사건을 마지막으로 부모는 뜻을 꺾는다. 인생 최초로 부모의 의견에 휘둘리지 않은 때였다. 곡절이 많았지만 그 뒤로는 대체로 순탄했다. 리라에게는 소위 말하는 재능이 있었다. 멋대로 침입한 바로 그 학원에 등록한 지 몇 주도 되지 않아 수많은 아이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는 존재로 거듭난 그는 곧 아이돌 기획사의 문을 두드려서 연습생이 되었고, 선배 그룹의 활동 시기 탓에 새 그룹 런칭과 데뷔조 발표가 자꾸만 미뤄지자 그대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라는 정글에 제발로 들어갔다. 그건 분명 무모하지만 동시에 대담한 선택이었다. 프로그램은 분명한 메리트가 존재했지만 부정할 수 없이 비인간적이었다. 전국에서 몰려든 연습생들을 안방 브라운관에 올리며 표수로 평가하고 등급을 나누고 대중의 반응을 눈앞에 들이밀며 차가운 독설을 아끼지 않았다. 방송분만 해도 그랬으니 카메라 뒤에서 무슨 일이 더 일어났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좋겠다. 어쨌거나 리라는 견뎠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가장 잘 하는 게 그거였다. 배 곯으며 안무를 연습하고 대형을 짜다가 현기증이 일 때, 보컬 평가를 앞두고 목이 갈라져 말도 하기 힘들 때, 그런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그를 잡아준 건 이제 얼굴도 흐릿한 초등학교의 인연이 들려준 노래뿐이었다. 고작 노래 한 곡. 고작 노래 한 곡이 리라를 연습실로도 스테이지로도 촬영장으로도 데려다 놓았다.
그리고 그 날. 최종 결과가 발표되는 그 생방송 날.
아직도 이름이 불리지 않았다. 리라의 심장은 불안하게 박동한다. 4등이 발표될 때까지 이름이 불리지 않았을 땐 마지막 희망의 끈을 붙잡았고 3등이 발표될 땐 구질구질한 마음이 들었으며 2등이 발표될 땐 그저 눈을 감고 싶었다. 때문에 그 다음 그의 이름 석 자가 불렸을 때, 리라가 울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스포트라이트가 그를 감싸고 있었다.
"......감사합니다!"
울음 섞인 목소리가 전국으로 송출된다. 신성新星의 탄생이었다.
이리라는 끝내 영광의 1위를 쟁취했다. 그제서야 그는 깨달았다. 성공하라고 한 이유가 이런 감정을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구나.
가장 높은 곳에 앉아 있으니 발밑 모든 게 아득해 보였다. 그 순간, 리라는 십몇년 만에 그의 부모를 일부분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면 안 되는 거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