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햇살이 따사롭고 공기는 차분하다. 세계는 파스텔톤 필터를 씌운 것처럼 부드럽게 반짝이고 벚꽃잎은 전략적으로 계산된 뮤직비디오의 이펙트처럼 아름답게 흩날린다. 인천첨단공업단지는 이름부터가 딱딱하고 모든 게 프로그래밍 되었을 것만 같은 첨단기술의 요람이지만, 결국 여기도 사람들이 살 맞대고 살아가는 공간이다. 리라는 사람들이 붐비는 공원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위치에 피어난 벚나무 아래 서 있었다. 머리는 반쯤 말아올려 모자로 덮고, 마스크를 끼고, 알 없는 뿔테 안경을 쓴다. 만물이 가벼워지고 산들거리는 봄에 홀로 지나치게 묵직한 차림을 한 리라는 분홍빛 풍경을 조용히 눈에 담았다.
"아. 예쁘다."
일찍 나오길 잘했어. 제 시간에 맞춰 나오면 꽃구경이고 뭐고 눈에 들어오지도 않을 테니 오지 않는 잠을 강제로 끌어오고 일어나기 힘든 몸을 억지로 일으켜서 꾸역꾸역 나왔는데, 정신력을 희생한 가치가 있을 만큼 상당히 좋은 광경이다. 리라는 문득 그가 속했던 그룹이 불렀던 봄 여행 테마의 데뷔곡을 떠올린다. 공개되자마자 대히트를 친 화려한 앨범 뒤에서 피땀 흘려가며 노력했던 시간들이, 그때까지만 해도 서로를 의지하며 끈끈했던 멤버들이, 그런 좋았던 추억들이 바람결을 따라 머릿속을 흘러갔다. 리라는 계절꽃을 좋아한다. 한때의 풍미를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각양각색의 식물들은 인생이 다소 무미건조하게 느껴질 땐 즐거움과 흥미를, 지나치게 바빠 숨쉴 틈 없을 때에는 약간의 여유를 선사하는 센스 좋은 친구였으니까. 개나리, 목련, 진달래 그리고 벚꽃. 개중에서도 벚꽃은 볼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되지 않는 약한 꽃이라서 어련히 서두르지 않으면 놓치기 십상이다.
그래서 가급적이면 다른 사람과 오고 싶었는데.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느껴지는 인기척에 리라는 기대 없이 고개를 돌린다. 쓸데없이 빨리도 나왔구나 싶어서 바라보는 눈에는 특별한 기대도 반가움도 무엇도 없다.
하지만 정작 나타난 사람은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꽃처럼 예쁜 머리색과 봄 하늘처럼 부드러운 눈을 한, 봄기운을 인간으로 만들어 놓은 것 같은 모습에 리라는 순간 벚꽃의 요정이 제 앞에 발 딛은 줄로만 착각한다. 깜빡. 눈꺼풀이 한 번 열렸다 닫히면 그의 눈에는 비로소 생기가 돈다.
봄 하면 떠오르는 꽃들을 말하라고 한다면 정말 많은 꽃들을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가장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알고 있는 것이 벚꽃입니다. 벚꽃은 정말 화려한 꽃이라고 생각해요.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 꽃들이 다 그러하듯이요. 그런 의미에서 개나리도 목련도 화려한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이렇게 나온 것은 공원에 벚꽃이 한아름 피었기 때문이에요. 저는 식물을 다루는 능력인 만큼 식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또 많은 식물들을 접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물론 그건 핑계고 사실 공원을 잔뜩 물든 벚꽃이 너무 예쁘기 때문입니다.
혼자 보러 나가는 것이지만 왠지 들떠버려서 봄에만 입을 수 있는 원피스를 꺼내 입었어요! 흰색 바탕에 작은 꽃들이 패턴으로 프린팅 되어 있는 이 원피스는 딱 꽃놀이할 때만 꺼내 입을 수 있어요. 너무 화사한 느낌이라 언제든 입을 수 있는 옷은 아니거든요.
그 위에 연청자켓을 입고 크로스백을 매고 발이 편한 단화를 신습니다. 딱 데이트 룩인데요! 그런데 혼자입니다. 원래는 소리 언니랑 같이 나들이를 올 생각이었는데요...... 하필 갑자기 연구소에서 긴급한 일이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혼자서라도 즐겁게 구경하고 와야지 생각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나온 이유는 오후가 되면 사람들이 많아질 것 같아서였어요. 공원을 돌면서 구경하다가 자연히 공원 윗쪽으로 향했습니다. 공원 위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이 또 예쁘거든요. 그런데 누군가 저를 불렀습니다.
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뒤를 돌아봤어요. 모자와 마스크에 뿔테 안경까지 쓴 리라 선배님입니다! 리라 선배님이 부르기 전에는 전혀 몰랐어요!
세상에. 귀엽다. 그 생각이 가장 먼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작은 꽃밭 같은 패턴 프린팅 원피스와 연청 자켓 등을 걸친 소예는 지난번 잠옷에 가디건 차림이나 학교에서 보던 교복 차림과는 또 느낌이 달랐다. 물론 그 두가지 옷도 잘 어울렸지만 이건—... 그야말로 반짝거리는 느낌.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 또한 절로 기분이 들떠서, 리라는 얼굴을 덮고 있던 마스크를 슬쩍 내렸다. 맑은 미소가 얼굴을 채운다.
"응, 나도 벚꽃 보러 왔어요. 소예 후배님도 꽃놀이 온 거죠? 오늘 옷 너무 예쁘다. 엄청 잘 어울려~ 요정 같아!"
새삼 패션 센스가 좋구나 싶다. 그때 소예가 알려주었던 쇼핑몰도 그렇고 지금 의상도 그렇고. 한껏 화사한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따스해진다.
"누구랑 같이 왔어요? 아니면 혼자? 나 여기 서 있길 잘했다. 다른 데 갔으면 못 볼 뻔했네."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정말 그럴 수도 있었다. 리라는 이것이 불편한 약속을 이행해야 하는 자신을 불쌍히 여긴 신이 내려준 최소한의 안배라고 여긴다.
"밑에 사람이 좀 많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왔는데 생각보다 경치가 엄청 좋은 거 있지? 아래보다 사람도 별로 없고, 숨어있는 핫플레이스더라고요. 후배님도 경치 보러 왔죠? 잘 왔다. 마침 지금 바람 적당히 불어서 보고 있으면— 아, 저기!"
순간 조금 강한 바람이 불며 벚꽃잎이 확 솟구쳐 오른다. 마치 꽃의 비처럼, 봄빛 돌풍처럼 공중을 유영하는 분홍색이 아름답다.
리라 선배님이 마스크를 내리고 저한테 웃어주셨어요! 오늘 이렇게 미모를 꽁꽁 숨기고 온 것을 보면 역시 인기인이셔서 그런 모양이에요. 인첨공 밖에서 엄청난 인기의 아이돌이라고 들었으니까요. 물론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아는 것이 없지만 분명 인첨공 안에서도 인기가 많으실 것 같아요! 지난 번에 번호도 물어본 사람이 있었다고 하니까요.
“헉, 요,요정이요? 아,아,아니에요!”
리라 선배님의 말에 저는 금방 얼굴이 달아올라요! 요정이라뇨! 요정은 리라 선배님이세요! 그나저나 선배님에게서 달라진 모습이 있어 저는 붉어진 뺨을 양 손으로 가리다가 고개를 옆으로 기울였어요. “......호,혹시 머리색 바뀌셨어요?” 전에는 옅은 회색이셨던 것 같은데 지금은 흰색인데요!
“저,전 혼자 왔어요. 그, 같이 오기로 한 분이 일이 생겨가지구요. 저,저도 여기 올라오길 잘한 것 같아요....... 서,선배님은요? 야,약속 있으세요?”
물론 선배님이라면 약속이 있을 것 같습니다. 약속이 없다면......! 같이 벚꽃 구경 할 수 있을까요? 공원에 푸드트럭도 많은데요!
밑에 사람이 많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저는 리라 선배님이 말하는 아래를 바라봤어요. 그리고 강하게 부는 바람에 벚꽃잎이 산개하여 솟아오르는 게 보였어요! 마치 분홍빛 구름이 날아올라 움직이는 것 같아요.
“와아ㅡ!”
저는 저절로 탄성이 나오는 광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어요. 너무 예쁩니다! 여기까지 올라오길 잘했어요!
철현은 자세를 다시 가다듬고 공격하려고 했지만, 한양은 그저 원거리에서 끝낼 뿐이었다. 정말로 실전처럼 한다면 굳이 능력이 있는데 무모하게 육탄전으로 갈 필요가 없으니깐 말이야.
"2 페이즈 순한맛이지."
한양은 철현을 공중에 띄우기만 했지, 별다른 공격을 하지는 않았다. 만약 보호구가 없는 실전이라면 이미 땅에 박혀서 추락사하거나, 경동맥이 조여져서 기절했을 수도 있다. 혹은 정말 나쁜마음을 먹으면..아니다..이건 고어해서 텍스트로 쓰지는 못하겠군. 어쨋든 이미 공중에 띄워진 시점에서 끝났기에 의미없는 공격은 하지 않았다.
"딱히 인정을 바란 건 아니었지만..."
이제는 놔주라는 철현의 말에 천천히 바닥에 내려줘서 착지를 시켜주었다. 한양은 대련이 다 끝났기에 보호구를 벗기 시작한다.
"임기응변은 좋은데, 기본기가 좀 필요해. 기본기는 대련만 한다고 늘어나는 게 아니야. 스스로 혼자 트레이닝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가르침을 줄 스승을 구해보는 게 어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