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홍수. 누수. 어쨌든 물이 샜다는 뜻이다. 리라는 더듬더듬 청윤의 설명을 따라가며 가까스로 상황을 이해한다. 아니, 정확히는 따지지 않고 그냥 수용했다. 굳이 자세한 상황을 알고 싶지 않았다. 그러기엔 장시간의 방황이 너무 기운을 많이 빼앗아 갔으니까. 맞지도 않는 신발을 끌고 여기저기 다니느라 발바닥과 종아리가 욱신거린다. 집에 가고 싶었고 쉬고 싶었다. 그런데 물이 새서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오히려 행운이다. 지금 바로 촬영 들어가자고 했으면 못 참고 울어버렸을지도 모르니까.
"그럼 언니 염색하고 렌즈인 거예요?"
미국인에서 염색과 렌즈로 뛰어넘은 발상은 갑자기 현실성을 찾는다. 리라는 청윤의 눈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렌즈 치고는 엄청 자연스럽네.
"잘 어울린다. 언니 눈 사파이어 같아요. 언니 사파이어 알아요? 보석인데, 파란색인데요, 귀걸이로 하면 엄청 예쁘다요?"
한마디 한마디 뱉을수록 흐름이 이상하게 흘러가지만 어쨌든 리라는 청윤의 눈이 예쁘다고 칭찬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 다음 말에는 미묘하게 표정이 굳었지만.
"음, 아뇨. 제가 잘 찾아왔으니까 이제 괜찮아요. 얌전히 기다리면 데리러 올 거니까. 근데 언니. 엄마 아빠한테 조금만 천천히 오라고 문자 보내주시면 안 돼요? 다리 아파서 쉬고 싶은데, 엄마 아빠 오면 또 혼날 거니까요. 이상한 데 갔다고."
지금 상황이 워낙 당혹스러웠지만 사파이어라, 어린아이의 순수한 칭찬에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아, 그래. 혹시 단거 좋아해?"
그러곤 주머니에 있던 캬라멜과 메론맛 사탕 봉지를 차례차례 올려놓았다.
"언니는 너무 많이 먹어서. 리라 먹고 싶은 만큼 먹어도 돼."
어린이에게 이렇게 사탕을 많이(=다 합쳐도 15개) 줘도 괜찮으려나? 뭐, 진짜 어린이는 아니고 어려진 것이니 즐거운 경험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란 생각에 청윤은 신경 안쓰기로 했다.
"부모님이 엄격한 분이신가보구나.. 알겠어, 그렇게 전해드릴게."
그렇게 5시간을 아무도 모르는 사람만 가득찬 곳에서 돌아다녔는데도 부모님께서 보시면 화낼 것이란 말까진 그럴 수 있다고 쳐도 천천히 와달라니, 좋게 말해도 매우 엄격한 부모, 나쁘게 말하면 그렇게 좋은 부모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청윤의 표정이 다시 측은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한편, 리라도 5시간 동안 돌아다닌 것 때문인지 앉고 싶어하는 눈치라 청윤은 앉으라며 좀 옆으로 가곤 소파에 빈자리에 손을 톡톡댔다.
청윤의 주머니에서 캬라멜과 메론맛 사탕이 나오는 순간 리라의 눈에 빛이 돌았다. 단 걸 좋아하냐고? 물론 좋아했다. 단 걸 싫어하는 아이는 없다. 당장 동화책만 봐도 헨젤과 그레텔은 단것을 탐하다가 마녀의 솥에 빠질 뻔하지 않는가—... 아이들에게 단것은 그런 존재다. 많이 먹으면 안 된다고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도 유혹을 뿌리치기 어려운 존재. 배덕 그 자체!
"좋아, 좋아하는데... 좋아하는데~ 으음... 으으으..."
그럼에도 이렇게 선뜻 손을 못 뻗고 머뭇거리는 이유는 뻔했다. 아이가 선뜻 좋아하는 걸 하지 못하는 이유가 뭐겠는가. 가까운 사람이 그걸 좋아하지 않으니까.
"먹어도 돼요? 단 거 먹지 말랬는데."
...근데 먹고 싶다. 리라는 눈치를 살피다가 메론맛 사탕 하나를 손 안으로 쏙 가져왔다.
"으으음, 으으으음. 언니가 먹어도 된다고 했으니까. 그래도 먹은 거 비밀이에요. 완전 비밀. 절대 말하면 안돼요."
>>550 으응? 첫사랑? 미안하지만 그런거 없어. 없고 말고. 에에, 있을리가 없잖아? 헤헤헤. 하지만 말과 다르게 이미 약효는 신체에 변화를 만들어 솔직한 반응을 내보이도록 했다. 볼가에 홍조가 올라오고 평소 활발함을 가장하며 반짝이던 눈이 현재를 떠나 과거의 어느 페이지를 넘겨보는 이의 것과 같이 초점이 흐려졌다. 지난 낭만을 헤메는 듯 입꼬리를 조금, 수줍게 올리며 살짝 멍한 표정을 하던 얼굴이 순간 굳더니 창백해졌다.
"내가 많이 미안해야할 사람이 있었어. 응, 그럴듯한 말만 실컷 늘어놓고 결국 나는 아무것도 그 애에게 못해줬어."
>>558 이런건 굳이 생각하지도 않고 답할 수 있는게 대한민국의 고등학생. 아영은 깊게 생각하지 않고 자동반사에 가깝게 답한다. "좋아하고 자신있는 건 사회탐구 과목이고 좋아하지 않는건 역시 물리..." 민망한지 슬그머니 시선을 피하면서 괜히 입술을 삐죽인다. "하지만, 물리는 악마의 과목이란 말이야!" 역학? 상대성 이론? 무게중심? 몰라 모른다고. 결국 얼굴이 빨개진 채로 거의 자폭하듯이 외친다.
청윤의 다정한 말은 확실한 안심이 되어준다. 리라의 얼굴이 한결 밝아졌다. 뽀시락 뽀시락, 사탕 비닐을 매만지던 손을 타 포장이 조금 찢어졌다. 청윤이 내 준 자리에 앉은 리라는 그대로 포장지를 벗겨 드러난 동그란 연두색 사탕을 입안에 톡 털어넣었다. 부드럽고 달콤한 메론 향이 혓바닥을 간지럽힌다.
"마싯다."
혀 위에서 굴러가는 사탕 탓에 다소 뭉개진 발음이었지만 목소리만큼은 행복으로 듬뿍 젖어있었다. 리라는 양손으로 제 볼을 감싸쥐고 다리를 동동 구르며 오랜만에 접한 당분을 만끽한다.
"응~ 거의 매일? 이제 학교 다녀서 아침에 선생님한테 인사 하고 미리 알림장 받고 촬영장 와요. 그리고 밤에 집 가요."
대답하는 동시에 사탕 하나를 더 까서 입에 넣었다. 사탕 두 개 한번에 먹는 게 소원이었는데! 최고야! 꿈이라면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