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0 나홀로 훈련만 몇주째. 보통 앞에 '나홀로'가 들어가는 쪽의 주인공들은 만화든 영화든 말이 안나오는 수준의 1인자였지만 이곳에서의 수강은 그냥 엑스트라였다. 다른 말로는 모브라고 했었던 듯하다.
"후우. 잠깐 쉬어볼까요?"
곧 딱지로 접어버릴 정리노트를 마치고 기지개를 켜는 그의 눈 앞에 무언가가 떨어져있었다. 가끔 가다 보면 전단지인지 명함인지 모르는 홍보물 같은 게 보이던데 바람에 날려서 여기까지 온 걸로 보였다. 정말 드물게도 저레벨 학생들 중에서 학교 제공 커리큘럼 말고도 외부 연구소들 커리큘럼을 받는다는 소문이 들리긴 했었다.
"......"
종이를 든 수강의 눈빛이 약간 진지해졌다. 천천히 내용을 읽어내려간다.
- 참가 최소 기준: 레벨1이상 - 주요 내용: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초능력 사용 및 연구소 커리큘럼 협조 - 준비물: 학생 별도 훈련 기록 - 소액의 협력수당 및 교통비 제공(커리큘럼 지연될 시 식비 추가 제공)
"... 이런 기회는 흔하지 않죠."
고개를 돌려 정리노트를 바라본다. 이건 뭔가 결심했다는 모습이다.
잠시 후, 정리노트 한쪽과 홍보지로 이루어진 왕딱지가 그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훈련 성공할때보다 더 뿌듯한 표정이었다.
얼굴을 보여달라는 거잖아! 왜! 왜! 그런 거 요구하지 마! 그렇게 이야기를 하며 세은은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했다. 정말로 이거 먹은 후에 변장해서 뛰쳐나갈까. 아니면 다른 방법이 없을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는 머리를 계속해서 굴렸다. 아니면 이대로 탈주할까? 그래. 탈주할까? 하지만 자동문 열릴까? 그래도 시도는 해볼까? 그보다 여기서 뛰어내릴 수도 없는데.
결론은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이어 그녀는 잠시 생각했다. 물론 이경은 벗길 마음이 없긴 했지만, 그것을 세은이 알 방도는 어디에도 없었다.
"얼굴 대신에...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내가 가르쳐줄 수도 있는데. 그러니까... 나는 코뿔소의 정령. 아주 오랫동안 저지먼트를 지켜본 존재이기 때문에 뭐든지 다 알아!"
물론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렇게라도 협상을 해야지. 우선 강한 것을 던져보고 천천히 약한 것으로 줄이는 것이 협상의 기본이 아니겠는가.
아, 체력 훈련 했구나. 졸릴 만 하지. 리라는 조용히 수긍했다. 가뜩이나 가만 있어도 졸린 시기, 체력 훈련으로 힘을 쪽 빼놓는다면 잠들지 않고는 못 배길 것이다. 당장 리라도 커리큘럼에 저지먼트에 댄스부까지 거치고 나면 씻고 바로 곯아떨어질 때가 많았으니까. 그나마 예전에 공연 돌던 요령으로 쌓인 체력이 남아있어서 다행이지.
"오, 궁금한데요? 옷 사이트 추천이라면 언제나 환영이죠~ 잘 됐다. 안 그래도 요즘 옷 좀 사고 싶었는데. 알려줄래요? 메세지... 아, 같은 저지먼트니까 카톡 친추 되어 있던가? 편한 쪽으로 보내줘요. 소예 후배님이 어디서 무슨 옷 보고 사는지 궁금하다."
거기서 사 입으면 나도 후배님처럼 귀여워지려나~ 장난스러운 한마디를 덧붙이며 리라는 제 몫의 생수 뚜껑을 연다. 차가운 물이 입구 근처에서 찰랑거린다. 곧 넘칠 듯 넘실대는 물을 머금는다. 시원하네. 아니, 시원한 걸 넘어서 좀 차갑다. 속이 시려오는 감각에 리라는 후드를 조금 더 꼭 여몄다. 정수기에서 온수 냉수 섞어서 뽑아올 걸 그랬나.
"아, 하긴. 1학년이고 아직 학기 초니까. 지금은 확실히 데면데면하겠네요...— 그래도 말이죠."
뒷말이 작게 수그러들어도 리라는 섣부르거나 급하게 말을 얹지 않은 채 소예가 하던 말을 다 끝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을 열었다.
"소예 후배님처럼 배려심 있는 사람은 드물거든요. 알아요? 배려심이라는 게 조용하고 별거 없는 것 같아도 은근 힘이 있거든요. 자는데도 불 다 켜고 요란하게 화장실 쓰고, 드라이어 쓰고 그러는 사람도 많아요. 근데 소예 후배님은 안 그러니까. 이것만으로도 호감일 거 같은데~"
그는 가볍게 웃는다. 룸메이트라. 그도 룸메이트가 있었다면 이런 고민을 했을까. 그가 독방을 쓰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지만 이런저런 룸메이트 관련 스토리를 여기저기에서 듣다 보면 궁금해지고 마는 것이다. 타인과 함께 지내는 생활이. 사실 이미 알고 있긴 하지만.
"후배님의 배려에 룸메이트 친구도 충분히 도움받고 있으니까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면 금세 편안한 사이가 되지 않을까요?"
이경은 나올 생각이 조금도 없어보이는 코뿔이를 바라보았다. 아무래도 자신은 썩 믿음직하지 않은 모양이라며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며 휴대폰을 열어 누군가의 번호를 찾는 것이다.
아무리 그것이 협상의 기본이라고 해도 상대가 협상 내용을 조금도 믿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다. 10억을 주겠다고? 없는 거 아니까 그냥 내가 하고싶은 걸 할게. 21세기 대한민국. 그것도 외부보다 기술이 한참 앞서있다는 인첨공에서 사는 최이경은 다분히도 현실적이었다. 사람이 작아져서 종이 코뿔소 안에 들어가서 코뿔소의 정령인 척 하는 게 현실적이냐고 묻는다면 할 말이 없지만. 정령보다는 정체불명의 능력에 당했다고 생각하는 편이 더 낫지 않은가.
"그럼 일단 부장님을 불러올게요. 저보다는 부장님이 아마 더 도움이 될 거에요."
이게 상대에게 있어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최이경은 알지 못한다. 안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는 알아야 지뢰가 뭔지 짐작이라도 할 것 아닌가. 심지어 그 똑부러진 세은이 '나는 코뿔소의 정령이다!'라고 할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할 거 아닌가.
그래서 이경은 문자를 적었다.
[부장님부장님! 부실 종이 코뿔소 안에 '누군가' 들어있는데 곤란해보여서요. 그런데 부끄러우신지 나오지 않으셔서 누군지도 모르겠어요. 저보다는 부장님이 좀 더 믿음직하니 혹시 도와주실 수 있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