뺫…? 갑작스럽게 터져나온 귀여운 소리에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치솟는다.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를 귀여워하는 유키무라 씨야말로 정말 귀엽다! 대화를 하다 말고 갑자기 왜 저러는지 이유를 알 수 없어도 사미다레는 더 캐묻지 않기로 했다. 그것과는 별개로 당황하는 모습에서 나냐가 아마 언그레이를 말하는 것일 거라 짐작은 했지만서도.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사미다레는 소식이 느리기에 언그레이와 유키무라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건 아직 모르고 있었다. 정도 이상의 깜찍함에 함박웃음이 나오려는 것 억지로 참아내며―하지만 입꼬리가 씰룩거려서 티가 났을 거다……― 모르는 척한다.
느긋한 대화의 시간,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그 '대화'의 장르가 달라진 것 같은 기분은 아마 착각이 아닐 거다.
"슷, 스승님―!"
사미다레가 누구인가? 소꿉친구 삼인방 중 하나인 폭주무스메다. 지나치게 당황한 나머지 통제를 벗어난 입이 유키무라가 하는 말에 맞추어 헛소리를 뱉어 주었다. 본인은 그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유키무라의 상태를 살펴 보았다. 장난을 칠 기운이 있다는 건 그렇게까지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는 뜻이겠지만, 그래도 혹시 모른다. 난데없이 들이받은 게 제 쪽이니 더욱 죄스러운 기분이 드는 것이다.
"어어… 네에?"
애교라고……? 그, 근데 갑자기 그건 왜……? 갑작스러운 발언에 귀가 파닥거린다. 유키무라의 말이 진심이든 장난이든, 갑자기 돌진한 건 자신이다. 애교를 보고 싶어 하신다면 마땅히 해낼 수 있다……! 아, 아마도……?
굳은 결의에 찬 표정 잠시 떠올랐다가, 막상 애교를 실행하려니 얼굴이 새빨개진다. 사미다레는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하트를(너무 힘을 준 나머지 모양이 찌그러졌다…….) 만들었다. 그리고.
"두… 두근두근…" "꿀렁… 아니 콩닥콩닥……" "유키쨩★ 안 아파져라……."
"모에… 모에… 큥……♥"
…………일단 뭐가 많이 잘못됐다는 건 확실히 알겠다. 엄마 모에모에큥이 우울해……. 사미다레는 차마 떳떳하게 고개를 들지 못해 제 이마를 .dice 1 100. = 40의 힘으로 탁 쳤다. 차라리 기절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트로피룸의 정리는 생각보다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남은 건, 이제 트로피들이 그녀의 손을 떠나는 일. 상자를 들고 나오니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오늘의 불꽃놀이는, 그 무엇보다도 뜻깊을 것이다. 코우는 묵직한 상자들을 차 뒷자리에 하나씩 올려놓고, 조수석에 탑승한다.
하츠모데 때는 신사에 들린 사람들 전부, 한 없이 멀어 보이기만 했는데. 축제를 즐기기 위해 모인 사람들 사이에 있을 수 있다는게, 꿈만 같아서. 다이고의 얼굴을 빤히 올려다보다, 미소를 지었다. 나, 당신이 옆에 있어줘서, 지상 위에 발 붙이고 있을 수 있어.
“오늘은 에스코트가 완벽하시네요. 미스터 시라기.”
신사 뒤편. 역시 어둡지만, 무섭진 않네. 응.
“...깜깜해서, 더 좋지 않아?” “조금 웃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츠나지에 와서 가장 놀랐던게, 밤에 엄청나게 어두운 거였어. 도쿄는, 건물이 많으니까, 밤에도 번쩍번쩍하잖아.” “조금 무서웠는데,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도쿄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 별이, 가득해서. 어두울 때는 밝을 때 전혀 보이지 않는게, 보이기도 하는구나, 하고.”
첫 번째 불꽃이 하늘에 수놓아질 쯤에야, 당신의 기대된다는 말에 그렇네, 하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하며.
도롯가를 질주하는 심정은 어느 때보다 무겁다. 미소를 짓고 있지만 속으로는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만큼은 자신 스스로 해야 한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니시카타 미즈호 혼자서 해야만 했다. 정신 없이 운전하다보니 어느새 부둣가. 처음으로 했던 데이트에서 언제까지나 계속 있어주겠냐며 사랑을 고백했던 곳. 천천히 차 뒷자리에 놓아둔 박스를 끌고 가려 하며 미즈호는 코우를 향해 도움을 청해 보이려 하였다.
"코우 씨, 실례지만 조금 도와주시겠어요? " "이 트로피, 생각 이상으로 너무 무거운 것 같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