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마금을 모티브로 하고있지만 잘 모르셔도 상관없습니다. ※상황극판의 기본 규칙과 매너를 따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먼저 배려하는 마음가짐을 가집시다. 모니터 너머의 이용자도 당신처럼 '즐겁고 싶기에' 상황극판을 찾았다는 것을 기억해주세요. ※오고 가는 이에게 인사를 하는 자세를 가집시다. ※상대를 지적할때에는 너무 날카롭게 이야기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아' 다르고 '어' 다릅니다. ※15세 이용가이며 그 이상의 높은 수위나 드립은 일체 금지합니다. ※특별한 공지가 없다면 스토리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7시 30분~8시쯤부터 진행합니다. 이벤트나 스토리가 없거나 미뤄지는 경우는 그 전에 공지를 드리겠습니다. ※이벤트 도중 반응레스가 필요한 경우 >>0 을 달고 레스를 달아주세요. ※계수를 깎을 수 있는 훈련레스는 1일 1회로, 개인이 정산해서 뱅크에 반영하도록 합니다. 훈련레스는 >>0을 달고 적어주세요! 소수점은 버립니다. ※7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 경우 동결, 14일 연속으로 갱신이 없을경우 해당시트 하차됩니다. 설사 연플이나 우플 등이 있어도 예외는 아닙니다. ※기존 모카고 시리즈와는 다른 흐름으로 흘러갑니다. 따라서 기존 시리즈에서 이런 설정이 있고 이런 학교가 있었다고 해서 여기서도 똑같이 그 설정이 적용되거나 하진 않습니다. R1과도 다른 스토리로 흘러갑니다. ※개인 이벤트는 일상 5회를 했다는 가정하에 챕터2부터 개방됩니다. 개인 이벤트를 열고자 하는 이는 사전에 웹박수를 이용해서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는 계수 10%, 참여하는 이에겐 5%를 제공합니다.
순찰 때의 경험으로 깨달은 것이 하나 더 있었다. 여태껏 그랬지만, 이후로는 무엇도 장담할 수 없음이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다. 더욱이 내 능력은 내 한 몸 지키는 것 조차 힘들다. 레벨이 오른들 정점에 이르지 않는 이상, 이용당하면 이용당했지 능동적으로 무언가 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었다. 그런 내가 앞날을 약속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지킬 수 없는 약속은 애시당초 하지 않는 것이 옳다.
티라미수를 마저 먹고, 입가를 가볍게 쓸어낸 후 말했다.
"사람과 똑같아. 성분이랑 냄새만 달라. 전부 인공이니까."
너무 자세히 얘기하면 먹는 중 실례이므로 간단히만 설명했다. 내가 왜 실습도 병행하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았다. 누구나 건드리지 말았으면 하는 부분은 있다.
무슨 악기를 다루냐는 되물음에 내가 말을 한 적이 없음을 깨달았다. 굳이 숨길 건 아닌 것 같아 순순히 대답해주었다.
"첼로. 주에 하루씩 해."
이번 주는 이미 했기 때문에 남은 주간은 실습 혹은 이론 강의로 이루어질 것이다. 그 전에 파손된 터치펜을 새로 사야 한다.
아지에게 까눌레 먹을래 하니 먹겠다고 해서 반 잘라주었다. 따로 포장했으니 딱히 마지막도 아니었다. 아까 바나나 케이크를 한 입 먹기도 했으니 돌려주는 셈이다. 남은 반절은 내가 먹고, 남은 티라미수와 남은 커피까지 마시니 적당한 포만감과 당도가 뱃속을 채웠다. 오늘도 저녁은 이것으로 충분해졌다.
"난 다 먹었어."
짧게 말하고 무릎에 덮었던 담요를 차곡차곡 접었다. 잘 접어서 테이블 한쪽에 올려두고 빈 무릎에 내 가방을 올렸다.
칭찬 비스무리한 말이 들리자마자 또 더듬기 시작했다. 노력을 하고 있었던가? 이레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를 일이었다. 남을 띄어주는 건 참으로 쉬운 일이건만, 막상 반대의 상황은 어색함을 느끼고야 만다. 이 또한 제 성격의 문제이리라. 무어라 더 화제를 이끌어가기가 애매하여 입을 막아버리듯 이레는 단숨에 남은 주스를 들이마신다. 순간 상큼한 향이 입안 가득 퍼진다.
"그치만 만들 수는 있다는 거잖아요. 결과물이 나온다는 게 제일 중요하니까요. 와아, 요리도 할 줄 아세요? 양식..?"
베이킹 = 서양식. 그러니 요리를 한다면 마찬가지로 양식을 만들 줄 알 것 같다는 근거 없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아, 양은 저도 좋아해요. 그 폭신폭신해 보이는 털이라든지. 코뿔소는... 노력해 볼게요. 지금도 조금... 좋아진 것 같아요."
덧그리듯 완장 위에 그려진 코뿔소의 형태를 따라 손가락을 움직인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당연하게도 천 특유의 맨들거림뿐이다. 언젠가는 이 천쪼가리를 무엇보다 자랑스레 여길 날이 올까? 지금의 이레에게는 잘 상상이 가지 않는 일이었다. 중간에 포기하지나 않으면 다행이지. 문득 솟아오른 부정적인 생각을 지워버리려 컵을 기울이던 이레의 혀끝에 단 한 방울의 액체만이 떨어진다. 그제야 방금 다 마셨었다는 걸 깨닫는다. 비어있는 컵을 한번, 옆에 있는 냉장고를 한번, 그러고는 다시 비어있는 컵으로. 남의 집 냉장고는 함부로 털어선 안된다고 배웠다. 하지만 제가 속한 동아리실이니 엄연히 따지면 온전히 타인의 공간은 아니지 않나? 망설이던 이레는 결국 처음 음료를 내준 이에게 묻는다는 안전한 선택지를 택하기로 했다.
"그야 만들다보니 말이지. 응? 아. 만들 수 있어. 취미거든. 양식도 만들 수 있고, 한식도 만들 수 있고... 일식과 중식도 간단한 것이라면?"
어느 정도 만들수는 있지만 전문가처럼 화려하게 만드는 것은 아직 못한다는 듯이 그는 웃으면서 두 손을 휘저었다. 애초에 동영상 레시피를 보고 따라하는 것 정도이고, 자신만의 창작 요리는 아직 만들지 못했다. 언젠가 자신만의 창작 요리도 만들고 싶지만, 아직은 아니었다. 졸업 후에 생각해볼까. 그렇게 생각을 하며 그는 그저 작은 미소만 지었다.
"그렇지? 물론 단순히 순한 것만은 아니고 은근히 사나운 면도 있긴 하지만, 그거야 동물이니까 어쩔 수 없는 거 아닐까 싶어. 물론 얌전한 동물도 좋지만... 어느 정도 그런 동물도 난 좋더라."
그녀의 말에 크게 공감하며 그는 고개를 크게 위아래로 끄덕였다. 그 푹신푹신한 털, 묘하게 귀여운 느낌, 하지만 단순히 순한 것만은 아니고 묘하게 성깔이 있는 것까지. 보통 귀여운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조만간에 양 목장 같은 곳에 한번 가볼까. 그렇게 생각만 하며 그는 괜히 고개를 돌려 창밖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 와중, 갑자기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잔 더 마셔도 되냐고. 그 물음에 그는 고개를 다시 이레에게 돌렸다. 그리고 이어 냉장고를 바라보더니 문을 열었고 그 안에서 다시 주스를 꺼낸 후에 그녀의 컵에 천천히 따라줬다.
"마셔도 되지. 너도 여기의 일원이잖아? 그러니까 마셔도 돼. 냉장고에 있는 음료는 모두 마시고 싶은 이가 자유롭게 마시라고 놔둔 것이거든. 아. 참고로 운영 경비에서 나가는 거니까 돈 아깝다고 생각하진 말고."
떨어지면 다시 사면 돼.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대신에 떨어지면 얘기만 해달라고 이야기를 하며 그는 어깨를 으쓱했다. 이어 그는 다시 패트병을 냉장고에 집어넣고서 모두가 모여있는 자리 쪽을 바라봤다.
"저쪽으로 옮길까? 계속 여기 있기도 뭐하잖아? 이...레였지? 아무튼 이레도 다른 애들과 천천히 어울리면서 얘기 나누면 좋을 것 같은데."
나랑 이야기 더 나누고 싶다면 그것도 좋고. 아. 이거 작업하는건 아니다. 장난스럽게 말을 하면서 그는 쿡쿡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