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어장은 < 붉은 바다를 위해 > 어장의 2기격 커뮤 입니다. ※ 본 어장은 [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기반으로, 해당 작품을 감상하지 않았을 시 러닝이 불가능합니다. ※ 본 어장은 러닝 중 / 엔딩 이후 연공 행위를 일체 금지하고 있습니다. ※ 당신의 캐릭터가 진행 도중 사망 및 부상당할 수 있습니다.
연구실 내부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조와 수조, 그리고 수조로 가득합니다. 소형 생물들을 연구하고 있는 것인지 연구실에 놓인 대부분이 작은 수조들 입니다. 고작 특수연구실에 불과한 곳에 이 정도 수조로 가득하다면, 특수생물보관실은 어느 정도일지 장담하기 어렵겠습니다.
특수연구실로 발걸음을 내딛고선, 잠시 그대로 서 있었다. 그 자리에 굳어 버린 석상처럼. 심지어는, 사무실에서보다도 더 오랜 시간 동안. 혼자 남았기에 더더욱 오래 멈춰 있었던 것이다. 어떤 수조 안에 설치된 기계가 작동하면서 수면이 일렁거리자, 전등 빛을 받고 있는 안면도 희미하게 물결 치는 것 같은 효과를 주었다.
"⋯⋯ 많다."
이 많은 걸 혼자 확인하긴 무리였다. 무엇보다 '빨리 돌아오라'는 말을 들었으니까. 어쩌면 보관 중인 소형 생물 리스트가 컴퓨터에 들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우선 컴퓨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방금 전까지 컴퓨터를 사용한 흔적임을 증명하듯, 키보드와 마우스가 잔뜩 흐트러져 있습니다. 모니터 한켠 구석진 곳에 [ PW : SCIENCE0913 ] 이라 적혀 있는 메모지가 붙어 있습니다. 암호를 입력하라는 듯, 모니터에는 다음과 같은 잠금 모드 화면이 떠 있습니다.
[ PASSWORD : ]
컴퓨터 책상 한켠에는 해양 연구소에서 흔히 볼수 있는 배포된 다이어리가 올려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저기 책갈피 포스트잇이 붙여져 있는, 꽤나 사용한 흔적이 많이 있는 다이어리입니다. 그 밖에 컴퓨터가 있는 곳에서 딱히 눈에 띌 만한 것은 찾을 수 없습니다.
9월 13일. 현존하는 인간 누구에게도 결코 잊을 수 없을 그날. 그다지 좋은 기억은 없을 날을 비밀번호로 설정한 이유는 잊지 않기 위함일까. 조심스럽게 마우스를 그러 쥐었다. 이어 패스워드 입력창으로 커서를 가져가고는, 마우스에서 뗀 손을 키보드 위에 얹었다. 영문부터 천천히 입력해 나갔다. 느릿한 행동은 여기서도 여전히 진가를 발휘했다. 글자 하나라도 틀릴세라 하나하나 알파벳과 숫자를 대조했다.
문득 책상 한쪽에 놓인 다이어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선임연구원님이 옆구리에 끼고 계셨던 다이어리도 비슷한 디자인이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나도 조만간⋯⋯.'
연구 중인 생물 목록이 컴퓨터에 없으면 저 다이어리를 잠깐 들춰 봐야겠다. 어느덧 패스워드도 '⋯⋯ 1⋯⋯ 3'으로 하여 입력이 끝났다. 꽤나 공들였으니 잘못 입력했을 리는 없을 것이다. 요우는 확신을 담아 엔터키를 눌렀다. 찰칵, 경쾌한 키보드 소리가 났다.
역시 다이어리부터 확인했어야 했나. 텅 빈 바탕화면을 바라보며 난감함을 금하지 못했다. 요우는 소리 없이 침음했다. 어쩌면 이 연구소, 아날로그파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자신과 성향이 잘 맞는 셈이었다⋯⋯. 그러니까 어처구니없게도, 드라이브 안에 파일이 있을 거란 생각은 떠올리지 못한 것이었다. 메모라도 확인해 보려 마우스 커서를 메모 아이콘으로 옮겼다.
보관 중인 생물 리스트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으리란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메모장에 담겨 있는 건, 어딘가 회의감 내지는 한탄이 느껴지는 물음표 찍힌 문장 하나뿐이었다.
’⋯⋯ 나는 왜 복원 분야를 택했더라.‘
그리고 메모를 읽은 순간, 위와 같은 질문이 뇌리를 스치듯 떠오른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해양 생물 복원은 운석 충돌 이래로 꾸준히 관심을 가져온 분야였다. 선생님께서 ”열정이라면 좋지만 네 집착은 과도하다.“ 하며 넌지시 꾸중하셨을 정도로.
’⋯⋯.‘
면접 당시 지원 동기에 관해 어렴풋이 늘어놓았던 기억은 있다. 그러나 이제 와선, 자신이 뭐라고 중얼댔는지 따윈, 명확히는 생각나지 않았다. 시선은 자연스레 책갈피 포스트잇이 정성스럽게 붙어 있는 다이어리로 옮겨 갔다. 이어서 손끝도 다이어리가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향했다. 컴퓨터 같은 기계장치보다 훨씬 익숙한 물건으로 말이다. 저렇게 오랫동안 공들여 연구한 사람이라면, 답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
Überm Sternenzelt Richtet Gott, wie wir gerichtet. 외국어로 논문을 읽어야 하는 일도 비일비재했기에 익혀 둔 독일어 실력이 빛을 발했다. 쉬운 단어만 늘어놓은 문장이지만 조합하는 데는 시간이 조금 소요됐다. 연구용 다이어리에 적혀 있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한 문장이기 때문이었다.
‘별들의 천장에서 신이 우리가 심판하듯 심판하시리라.’ 그것은 역으로 말하자면.
“⋯⋯ 우리의 심판이 곧 신의 심판이란 뜻이지 않나⋯⋯.“
오만. 실로 오만이다⋯⋯. 왠지 모르게 고개를 드는 놀라움은, 지난 세월 외가 친척들과 지내며 종종 교회에 드나들었던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자신이 한 명의 인간으로서 자부심 가져 본 적이 없는 탓도 있을 터였다. 찜찜한 문장을 머릿속으로 되뇌며 페이지를 한 장 더 넘겼다.
@연구실 내 수조1부터 수조5 중 주목할 만한 생물에 관한 기록은 없는지 다이어리를 훑어 봅니다.
>>37 수조1 속 금붕어 비슷한 무언가의 모습에 특별한 것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다른 수조 속 어류들보다 높이 뜨는 것을 어려워하는 것이 보였습니다만, 별 거 아닐 겁니다. 그밖에 지느러미를 움직이는 움직임이 지나칠 정도로 무겁고, 가라앉는 느낌이란 것 외엔..... 특별히 특징을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계속 금붕어 닮은 어류를 관찰하시겠습니까, 다른 곳을 관찰하시겠습니까? 지나치게 오래 자리를 비우고 있을 경우, 선임이 슬슬 요우를 찾으러 올 지도 모릅니다.
수조 앞에 멈춰 서곤 다이어리에 그려진 그림과 실제 생물을 번갈아 비교해 보았다. 분명 일 번 수조가 맞는 것 같은데, 어류의 움직임이 느리다. 물이 조금 탁한가. 그렇다기엔 수조와 연결된 기계는 무리없이 돌아가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수질 문제가 아니라면 단순한 질병일 수도 있을 텐데.
짧은 망설임. 요우는 다이어리에 포스트잇을 한 장 더 붙였다. 그 종이 위로 자신만의 관찰 결과를 적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금붕어를 관찰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땐 꽤 많은 시간이 흐른 후였다.
출입증까지 빌려 주셨는데⋯⋯. 선임을 곤란하게 만들어선 안 되겠지. 첫날부터 꾸중 들을 수도 없다. 원위치로 다이어리를 돌려놓았다. 이제는 복귀할 시간이었다.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세컨드 임팩트가 남긴 상처가 회복될 때까지도, 새로 배정받은 업무에 적응하기까지도. 허나 시간은 멈추지도 않는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 했던가. 사람들은 지난한 여름에 적응했고, 선임에게 '느림보 거북이' 소리를 듣던 신입연구원에게도 연구소 생활은 차차 익숙해져 갔다.
솨아아, 요우는 세찬 물소리에 눈을 떴다.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음. 먼저 기상한 옆방 사원이 수도꼭지 튼 것이었다. 그 소리가 자명종 대신이란 건, 첫 출근 때부터 정해져 버린 루틴이었다. 요우 역시도 간단히 씻고 나와 옷을 걸치며 사원증을 집어 들었다. '아마네야의 사케동이다, 오늘은.' 마음속으로 점심 메뉴를 정하면서,
⋯⋯. 한편, 그렇게 텅 빈 요우의 개인실. 사원증을 놓여 있던 책상엔, [ Überm Sternenzelt Richtet Gott, wie wir gerichtet. ] 이라는 독일어를 자필로 옮겨 적은 포스트잇이 반듯하게 붙어 있었다.
>>43 입사한지 2~3주가 지났습니다. 신입인 요우라 할지라도, 이제는 어느덧 업무에 적응하게 될 시기입니다. 평소와 같이 사무실로 출근한 요우, 컴퓨터를 킨다면 사내 메신저에 알림 하나가 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사수인 선임 연구원이 보낸 메시지입니다. 알림을 누르면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출근했냐? ] [ 바로 내 자리로 와. 부탁할 게 있다. ]
시간을 보아 8시 정각에 보낸 메시지 같은데, 그렇다면 선임은 출근하자마자 바로 이 메시지를 보냈다는 소리가 됩니다. 대체 무슨 영문인지는.....모르겠습니다. 그냥 무시하고 오늘의 업무를 시작해도 되겠지만, 선택은 요우의 몫입니다.
오전까지 처리해야 하는 업무가 아른거리는 듯했다. 특무기관 쪽 일과 형식적인 보고서를 올리는 일의 경중을 따지자면, 전자가 우위임은 분명했다. 그리고 전자가, 훨씬 귀찮고 어려운 일이 될 터였다. 그럼에도 무슨 심경이었을까. 요우는 어제 세워 두웠던 금일 계획을 전면 수정했다. 아마네야에서 사케동을 먹겠다는 점심 예정까지도. 순순히 대답이 흘러나왔다.
나중에 한 턱 쏜다는 말은, 말 그대로 이 일이 끝나면 뭔가 맛있는 걸 사주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일의 경중에 따라 비싼 음식을 사달라고 부탁해도 될 것 같군요!
"자, 이건 내 블랙카드. 아이들 안내할 때 쓰도록 해. "
선임은 그렇게 말하면서 요우에게 예와 같은 검은 카드를 건네주려 하였습니다. 이건.....이거대로 큰 수확이군요. 이전에 가보지 못했던 곳을 가볼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이 [ 인솔 ] 을 명목으로 해서, 요우는 1급 기밀 시설에 들어가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면접을 보러 왔을때, 오리엔테이션을 받았을 때 외에는 거의 올 일이 없었던 방문객 시설에, 요우는 굉장히 오랜만에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 인솔 ] 을 하기 위해 요우가 향한 곳은, 멸균 과정을 마친 모든 방문객들이 제일 먼저 발을 딛게 되는 곳. 수족관1 입니다.
ー 키이익 - !
양 쪽으로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수족관1에 들어서게 되면, 지금 막 방문객용 멸균 가운으로 갈아입은 채 안으로 들어서는 세 명의 사람들을 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어른 하나, 아이 둘. 각각 백발과 푸른 색의 사람이라기엔 실험쥐같은 낯을 하고 있는 아이들과.....검은 머리의 키가 많이 커보이는 어른입니다.
.......잠깐만요, 어른이라니요? [ 인솔자 ] 는 분명, 할 일이 있다고 쌩 하니 가버렸다 하지 않았나요?
"여어~! 그쪽이 해양 연구소에서 온 신입인가? "
이제 막 수족관1에 들어선 요우를 향해 검은 머리의 어른은 손을 흔들어 보였습니다. 이거 참.......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순간 미즈노미야 씨의 등 뒤로 불투명도 낮게 누군가의 형상이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듯하는 착각이 들었다. 그건 똑같이 검은 머리카락의, 네르프 표식이 달린 옷을 걸친 누군가였다. 다만 그 누군가는 수염도 제대로 깎지 않은 채 흰 가운만 걸친 남자였으므로, 미즈노미야 씨와 겹쳐 볼 수 없음은 명백했다.
⋯⋯ 나 아닌 인솔자가 따로 있는 건가 싶었는데. 역시 인솔 업무는 온전히 내 몫인가.
"⋯⋯." 해내야 했다. 혼자서. 요우는 제자리에 서서 두 아이를 우두커니 내려다보다가, 다시금 느리게 허리를 숙여 눈높이를 맞추었다. 거리는 좁히지 않은 상태였다. "⋯⋯ 그러니까." 느릿느릿 흘러나오는 말투가 답답하리란 건 알고 있다. 아이들이 인내심 있게 기다려 주길 바랄 뿐이다.
수족관1에는 우리가 흔히 아는 금붕어를 비롯한 작은 물고기들이 거대한 수조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요우가 이전에 연구실에서 본 적이 있는 물고기도 보기 좋게 헤엄치는 걸 볼 수 있었지요. 여기서 헤엄치는 모든 물고기들은, 복원연구실의 손이 닿았고 닿았었던 것들입니다. 인간의 힘으로 다시 만들어낸 것들입니다. 비록 이곳에서밖에 살지 못하지만, 이들은 다시 복원되어 이곳에서 숨쉬고 있습니다.
"... ..."
타치바나는 수조 속 헤엄치는 물고기들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무언가 생각하고 있는 듯 합니다.
타치바나의 옆에서 조용히 수조를 구경하고 있기도 잠시, 스메라기의 물음에 곧장 답했다. "연어네요." 아까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이 빠른 대답이었다. 그랬다. 요우는, 해양생물 분야에서만큼은 입력과 산출의 과정이 무척 빨랐다. 평소의 느긋함과는 확연히 대비될 정도의 속도였고, 그러한 태도는 줄곧 요우의 해양생물 분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부각시켜 왔다.
"연어는.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가서 살다가, 성체가 되면 다시 강으로 거슬러 와 상류에서 알을 낳았습니다." "⋯⋯."
산란기에 바다로 돌아갈 때 자주 상어의 표적이 된다느니 등 조곤조곤하게 설명은 이어졌다. 보다 의욕적으로, "타치바나 군도 궁금한 게 있다면 물어보세요."라며 덧붙이기도 했다.
요우의 목소리가 수족관 내에 울렸다. 밀폐된 공간이라 사위는 적막했고, 간간이 유리벽 너머로 물고기가 물살을 가르는 소리마저 들을 수 있었다. 비교적 활기찬 편인 스메라기와 주거니 받거니 하다가, 타치바나가 입을 열자 걸음을 멈춰 세웠다. 요우와 스메라기는 타치바나보다 앞서 걷고 있었기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몸을 돌려야 했다.
아유미는 짧게 대답하며 그렇냐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내 요우를 따라갑니다. 수족관2에 진입합니다!
수족관2는, 무슨 진입과 동시에 하나의 끝도 없는 유리 터널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천장 위로 헤엄쳐가는 수많은 커다란 물고기들. 그 중에는 우리가 아는 것도 능히 볼 수 있었지요. 요우가 앞서 말한 상어는, 다른 수조에 격리되어 헤엄치고 있는 것인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도 그렇지만, 돌고래도 있고, 정말로 이 연구소. 생각 이상으로 복원한 동물들이 많은 모양입니다......
두 번째 수족관은 첫 번째 것보다도 웅장한 규모를 자랑했다. 푸른 물결이 출렁거리는 모습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반원형 통로는, 왼쪽이든 오른쪽이든 심지어 머리 위든 어딜 보나 살아 숨 쉬는 해양생물들로 가득했다. 기대하고 있던 스메라기라면 옆에서 작은 탄성을 내질렀을지도 모르겠다. 요우는 "제가 속해 있는 복원연구실의 성과입니다." 하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인간을 포함한 지구상 모든 생물은 바다에서 태어났다는 학설이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어떤 시인들은 바다海에서 어머니母를 보죠."
그리 중얼거리면서 수조에 가볍게 손을 얹자, "자식이 무한히 어머니를 사랑하듯, 인간 또한 바다를 포기할 수 없는 겁니다⋯⋯." ⋯⋯ 그 손 너머로 물고기 떼가 무리 지어 유영했다.
수족관에서 평화로운 시간을 보냈다. '껄끄러운 녀석들'이란 표현을 사용했던 선임 연구원님의 우려와는 다르게 말이다. 온순한 가오리가 다가와 아는체하기도 했고, 지능이 높은 돌고래는 요우의 검지의 움직임에 따라 빙그르르 도는 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 세 사람은 수족관을 나왔다. 휴식하기 위해서였다. 정원으로 향해 걸으며 요우는 문득 자신을 첩보부장이라 소개했던 자가 떠올라, "미즈노미야 씨께서 여기까지 데려다 주신 건가요?" 하고 물었다.
>>66 수족관 구경은 다소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별 문제 없이 진행되었습니다. 스메라기는 모든 것을 흥미롭게 관찰하였으나 단 한 사람, 타치바나 아유미만은 무미건조하게 이를 뜷어지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수족관3까지의 모든 구경을 마치고 정원으로 나온 아이들과 요우 일행. 햇살은 따사롭게 유리 천장을 뜷고 내려와 여러분들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응. 슈가 여기까지 데려다 줬어! 사실 기술부에서 다른 사람도 같이 왔는데, 그 사람은 지금 여기 없어. "
요우의 질문에 스메라기는 술술 대답을 늘어놓습니다. 애칭이 붙어 있는 것을 보니, 꽤나 친한 사이인 것 같네요.
"듣자하니 여기서...... [ 사람 ] 을 찾고 있대나? " "뭔가 전해 줄 것이 있어서 왔다는데. 아마 지금쯤 연구동에 가서 한참 헤매고 있을지도 몰라. 코후쿠 씨가 도와줄래? "
스메라기가 느끼는 지루함과 아유미의 침묵이 신경 쓰였던 건지, 아니면 그저 던져 본 것인지. 요우는 걷다 말고 뜬금없이 한마디를 흘려보냈다.
스무고개. 스무 개의 질문을 하고 스무 번의 대답을 받아, 상대의 생각을 알아맞히는 게임. 요우는 둘을 알지 못하고, 둘 역시 요우를 알지 못한다. 나름대로 초면인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최적의 놀이였다.
"지금 제가 떠올리고 있는 지역을 맞혀 보세요."
스무 개의 질문을 허락한 끝에 내놓은 정답은 캘리포니아였다. 외가와 출신 대학원이 위치한 곳. 외국은 반칙이라느니 항의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스메라기와 아유미에게 게임을 빙자한 옛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캘리포니아에 살 땐, 매주 교회에 갔어요."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