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사는 아직 눈치채지도 못했건만 벌써부테 제 발 저린다. 사미다레는 당황해서 눈을 팽글팽글 돌리다 정신을 차렸다. 슬며시 눈길 메이사에게로 향하며 넌지시 묻는다. "……아, 메이가 더우면 틀까?"
그나저나 우마무스메 전용 아령 이야기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이것이다. 우마무스메가 우마무스메 전용 아령을 든 게 신기한 일인가……? 이곳 학원의 우마무스메들은 모두 트레이닝 센터 학원의 학생들. 그 정도 운동은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으니……. 그런데 그 주체가 우마무스메가 아니라 한다면 말이 달라진다. 이번 화제는 운동 모드에 돌입한 사미다레의 주의를 돌리기에도 충분했으리라. 고개가 홱 돌아가며 의문스러운 표정이 된다.
"호, 혹시 시라기 트레이너님이……?"
놀라는 한편으로도 이내 필사적으로 이치에 맞는 추론을 해 보려 하는 것이다. 인간도 극도로 단련하고 노력한다면 데드리프트로 500kg 가량을 드는 경우도, 매우 드물지만 있기는 했다. 사미다레가 아는 트레이너 중에서는 다이고가 그런 인간에 가장 근접했기에 꺼낸 말이다. 하지만 이어지는 말에 사미다레도 동작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마, 말도 안 돼……. 아니, 못 믿는다는 게 아니고……! 그렇지만 어떻게……. 니시카타 트레이너님이……?"
그렇게 가녀리신 분이 어떻게……. 아니, 아니다. 잘 생각해 보면 니시카타트레이너는 늘 기모노를 입고 다니지 않았던가. 기모노는 겹겹이 겹쳐 입어 몸의 굴곡을 가리고 감추는 옷. 즉, 그 옷을 조금만 벗어낸다면 그 안에는 무시무시한 승모광배대둔대흉삼각복근이 숨어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사미다레는 인지 밖의 것을 마주한 경외감에 케틀벨을 툭 내려둘 수밖에 없었다…….
"유키모모쨩이 좋은데에- 힝" 그렇지만 유키무라가 많이 곤란해하는 것 같았던지라 알겠다며 '일단은' 유키쨩으로 부르기로 했습니다. '일단은' 말입니다. 어쨌든 애칭은 반쯤 허락을 받은 모양이어서 늘어지던 모든 부분이 제자리로 돌아와서는, 쓰다듬는 손에 머리를 부비는 유키무라의 머리를 느긋하게 쓰다듬습니다.
"슈웅~ 비행기가 출발했어어~" 그리고 놀랍게도 유키무라가 예상한 그대로, 입을 벌리기 전의 유키무라에게 알레샤는 비행기에 에비후라이를 실어 날리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먹지 않았다면 아마 기차나 버스, 이것저것 다 출발했을 겁니다... 수염도 마찬가지입니다. 다행히 그런 일이 발생하기 전, 새우튀김을 받아 먹는 유키무라를 가만히 쳐다보는 알레샤, 우물거리던 유키무라의 입에서 맛있다는 말이 나오자 가볍게 올라와 있던 미소가 얼굴 전체에 담뿍 채워집니다.
"그치이~ 마마 솜씨야아, 나는 옆에서 먹기만 했지롱~" 물론 반 정도만 맞는 말, 같이 튀긴 게 있긴 했지만 모양이 일그러져 있든가, 좀 탔다든가, 튀김옷이 제대로 안 입혀져서 새우 자체만 튀겨졌다든가 해서 따로 담아뒀습니다. 실패(?)한 요리는 요리사의 몫인 법... 어쨌든 맛있게 먹는 유키무라를 보면서 옆에 앉아 턱을 괸 알레샤는, 웃으면서 또 하나를 집어 소스를 찍고는 유키무라의 입가로 가져다 댔습니다.
"안돼... 알레샤 양이 그렇게 부르고 다닌다면 난 너무 부끄러워서 학원에도 안나올지도 몰라.."
안그래도 나는, 네가 조금 껄끄러운데. 아아.... 너는 이런 나의 심정을 알기는 하는걸까? 후, 그래도 다행히 알겠다는 말을 받았으니까. 앞으로는 유키짱으로 참아주겠지? 다행이다. 이것이 전법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기" 일까. 이 별명도 부끄럽기는 마찬가지지만.... 유키모모짱보다는 나으니까... 응. 이 우마무스메, 앞으로 어떤 무시무시하게 귀여운 별명이 자신을 기다릴지 모르는 채로, 안도해버렸다. 그리고 네가 내 머리를 쓰다듬자 느릿하게, 네 손길에 머리를 맡기다가.
"..."
"알. 레. 샤. 양."
양 손으로 얼굴을 온통 가려버렸다. 미치겠다. 이 우마무스메의 악의 없는 이 천연 무-브는 과연 어디까지 가고야 말것인가? 나를 부끄러움의 늪에 빠트려버리겠다는 당당한 선전포고인가? 악의가 없다는 점이 더 열받지만. 하아, 그래도 다행인거는 재빠르게 먹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천천히 일어나서 젓가락을 꺼내었다.
"먹여주기도 금지."
단호하게 딱 말하고서는.
"그럴것 같았어. 알레샤 양의 요리 솜씨는 둘째 치더라도..."
"느긋한 알레샤 양의 성격에, 이만한 양을 만드려면... 한 10년은 걸릴것같은데."
풋, 하고 작게 웃었고. 네 미소가 얼굴 전체에 담뿍 채워지자, 나는 부끄러운듯 시선을 잠시 돌렸다. 네가 내 옆에 앉아 턱을 괴었고, 또다시 입가에 가져다대자... 나는 눈동자를 굴리면서, 부끄러운듯 손을 들어 얼굴을 조금 가리고서는. 순순히 입을 열어, 네가 먹여주는 새우튀김을, 합, 하고 먹었다. ..........어쩔수 없다....... 이러지 않고서는, 대체 무슨 꼴을 당할지 상상조차 가지 않으니까.... 응.... 그런거야... ...아니, 잠깐만. 나는 발갛게 물든 뺨으로, 새우 튀김을 하나 집어, 소스를 찍고는 네게 상냥하게 입가로 가져가며.
"나 혼자만 독점할수는 없지. 네코무스메쨩, 아-앙"
다른 손은 네 뺨에 부드럽게 대려고 하며, JK라면 필독 도서인 "그 우마무스메는 내 앞에서는 네코무스메?!" 에 나오는 유명한 명장면과 명대사중 하나를 시전했다. 자, 마음껏 부끄러워 해라. 내가 느낀 이 치욕을 맛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