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7 먼가...먼가...좋은 상황이 떠올랐는데 정리가 안댐. 유키무라는 트레이닝에 굉장히 진지하게 임하는 우마무스메잖아요? 그래서 조깅(말 그대로 조깅 수준이라 교통 사고는 아닌)을 하고 있다가 길을 걷고 있던 마리야에게 우연(매우 중요)치않게 살-짝 부딪치게 되고, 정말 운이 나쁘게 둘다 폰을 떨꿨는데, 유키무라가 급한 나머지 마리야의 폰을 가져가고 마리야도 한참 멀어진 뒤에야 폰이 바뀐 사실을 깨달아서 곤란해하고
유키무라는 폰이 바뀐 사실을 깨닫고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그날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는데 여느때처럼 마리야가 운동장에서 뛰는 아이들을 지켜보다가 우연(2트째)히 서로가 눈이 마주쳐서 폰을 돌려주게 된다던가~
>>479-480 wwwwwwwww엄청 만화같은 상황이라 와따시의 오타쿠 하트가 자극받는wwww 그러면 부딪히는 부분부터 써오고, 중간에 헤어진 부분은 자연스럽게 ... 같은 묘사로 넘어가면서 쭉 일상을 돌리는? 아니면 폰 돌려주려 마주치는것까지 쭉 한 텀으로 해서 선레를 써오는?ww
최근 담배를 바꿨다. 나는 피던 것만 피는 편이라 이건 꽤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럭키 스트라이크, 요즘은 메비우스 엑스트라 라이트, 그리고 지금은...
"헤... 헤헤. 니코틴이다, 니코틴."
하이라이트. 타르와 니코틴을 영양만점으로 꽉꽉 챙겨넣은 담배. 빨리 타고 니코틴은 쎄서 상하차 같은 것을 하고 쉬는 시간에 잠깐 피기 좋은 담배다. 왜 이걸 택했냐고? 강제로 일주일 금연하고 있으니까 그렇지. 담배만 피려고 하면 어떤 봉변을 당하는 통에 담배를 입에 못 댄 지 좀 됐다. 빨리 타는 이 담배는 징크스가 발휘될 틈도 없이 나에게 니코틴을 선사하리라...
"야, 진짜, 이게 얼마만의 담배냐. 햐, 냄새 좋다..."
그렇게, 퇴근 전 좀도둑처럼 주변을 돌아보다가 담벼락 주변에서 흠뻑 적시기 시작한 것이다. 폐를 타르에다가.
오늘 아침, 평소보다 늦게 일어난게 화근이었다. 이제 깁스도 풀었으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깅(사실 경보, 혹은 산책 수준이었다) 을 나섰는데, 회색빛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과 가벼이 부딪히며 핸드폰을 서로 떨구었다. 정말 우연히 부딪힌것이기에, 간단하게 사과하고는, 빠르게 핸드폰을 주워 그 자리를 벗어났는데. 생각보다 내 속도가 느려, 수업에 지각할까 허둥지둥 핸드폰을 챙기고 길을 떠난게 잘못이었다. 확인해본 핸드폰은 어떻게 봐도 내 것이 아니었다.
'귀찮게 됐네. 연락이라던지, 어떻게 하지. 새 핸드폰을 마련하는것도 좀 그런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핸드폰을 책상에 내려놓았다. 이곳 츠나지가 아무리 시골이라고 하더라도, 인구가 한 백명쯤 되는 촌이라 척하면 척, 물어 물어 찾을 수 있는 곳도 아니었으니. 못 보던 얼굴인건 확실하지만, 내가 아는 얼굴이 얼마나 된다고. 당장 같은 츠나지 토박이인 사미다레 양도 몰랐는데.
'아아, 정말, 귀찮게 됐네... 뭐, 됐나. 지금은 트레이닝에 집중해야지.'
...
오늘은 의외로 트레이닝 룸에 사람이 많아, 기구를 사용하기 어려워 일단 운동장으로 나왔다. 다른 아이들도 조금씩 뛰고있었다. 아무리 봐도 지금 컨디션으로, 저 틈에 섞여서 레인을 차지하고 뛰는것은 무리였다. 여기서 맨몸 운동이라도 할까. 우선은 준비운동부터 할까.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시간을 들여서, 느긋하게 준비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앉은 상태로 길게 상체를 숙여, 발 너머까지 손을 쭉 뻗었다. 거기서 짧게 숨을 뱉고, 호흡을 멈춘 상태로 쭈욱, 앞으로 더 뻗으며... 천천히 엉덩이를 들었다. 그렇게 손이 땅에 닿자, 나는 아주 느릿하게, 전신에 힘을 주며 그대로 물구나무를 섰고, 그제서야 느릿한 숨을 토해냈다. 그리고는 탄력을 확인하기 위해, 탄성을 주기 위해 팔굽혀펴기를 두어번 반복하고는, 그대로 천천히 상체를 숙이며... 다리를 든 채로 플랭크하기 시작했다. 10초, 20초... 몇 분 정도 지났을까. 플랭크 도중엔 시간이 마치 멈추기라도 한 것 처럼 느껴진다. 1초가 1분같고, 털썩, 하고 쓰러져서 나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느낌이 좋았다. 기록을 갱신한걸까.
나는 마지막으로 운동을 마무리 하기 위해 천천히 조깅할 셈으로 트랙으로 갔다. 이제 달리는 아이들은 네명 정도라, 구석의 레인을 차지한다면 천천히 걸어도 무리 없을거라 생각해, 레인에서 팔을 쭉 당기며 걸을 준비를 하는데.
"아."
당신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잘 됐다, 속으로 그리 생각하며 천천히 걸어 당신에게 다가갔고. 마침내 직접 대면하자, 부드럽게 웃으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었다.
"기억하지? 아침에 우리 부딪힌거. 그때 핸드폰이 바뀐 모양이더라고. 찾아서 다행이다, 어떡하지, 하고 있었는데."
평소라면 트레이닝에 열중하고 있을 시각이지만, 오늘은 집에 가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예전이었다면 없었을 선택지였을텐데. 나도 달라진걸까, 좋은 쪽으로. 뭐, 결국 레이스에서 1착을 하느냐 마느냐로 결정되는거겠지만. 그건 또 옳은 생각인가? 됐다, 됐어. 복잡한 생각은 잠시 내려두고 숨 좀 돌려야겠어. 오늘은 집에 가면 느긋하게 고기라도 구워 먹을까. 장을 보고, 스테이크용 좋은 고기나 큼직하게 사서, 데미그라스 소스를 뿌려 마음껏 먹고, 느긋하게 욕조에서 몸을 데운 뒤, 좋아하는 만화를 보다가 잠에 드는거야. 미즈농의 소설은........ 조금 무서우니까 당분간 관둘까....
어쩐지 살짝 의기소침해진채로 집으로 가려는데, 담벼락 쪽에서 익숙한 담배냄새가 풍겨왔다. 평소같으면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집에 갔겠지만.
'...그 아이들이 간접흡연으로 체력이 떨어지면 좀 그러니까...'
나는 천천히 담배냄새가 나는 쪽으로 향했고. 거기서 당신을 마주했다. 옅은 검은색의 더벅머리, 녹색의 눈. 마르고 키가 큰... 조금 나이가 있는 남자. 트레이너인가? 우마무스메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괜히 시비붙을 일도 없으니. 나는 어쩐지 한결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당신에게, 서스럼없이 다가갔다. 뭐어, 담배 피우는게 나쁜건 아니잖아? 어부 아저씨들은 볼때마다 입에 물고 있었고. 건강이 염려되긴 하지만, 뭐... 그렇게 치면 나도 무리하게 달리고 있으니까. 각자의 사정이 있는거겠지.
레이니・왈츠는, 히다이 유우가의 서러워보이는 외침에도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았다. 물론, 양심적으로 소화기를 더 이상 들고 있으면 큰일날 것 같아서, 소화기는 바닥으로 내려놓았다.
“미스터, 모르시나요. 츠나지에는 쿠네쿠네라는게 있다는걸”
물론, 이것도 거짓말이다. 츠나지에는 쿠네쿠네같은 괴담 따윈, 돌지도 않는다. 거기다 쿠네쿠네는 담배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 전혀 먹히지 않을 거짓말을 하면서, 레이니・왈츠는 빠르게 히다이의 앞으로 다가간다, 교복 마이에서 꺼낸 것은, 자세히보면 낡은 티가 나는 손수건 하나다.
“자, 이걸로 얼굴이라도 닦으시길. 특별히 빌려드리는거니까요.”
딱히, 특별히 빌려주는것도 아니다. 왜, 레이니 본인의 잘못이지 않은가.
“아니면 연약한 미스터를 위해 제가 정성스럽게 닦아드릴까요. 대신, 미스터 파렴치라고 부르겠지만.”
>>491 마리야는 무척 곤란한 상황을 겪고 있다. 분명 주머니에선 익숙한 물건이 나와야만 하는데, 어째선지 낮설은 휴대폰이 들어있었다.
뇌정지가 잠깐 왔지만, 곧 바로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불과 몇시간전에 만났던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귀의 검은 장미 장식이 인상적인 우마무스메와 부딪쳤을 때다. 그때 서로의 핸드폰을 헷갈려 잘못 챙긴 것을 눈치 못했던 거겠지. 어째서 그걸 틀릴 수 있냐 싶겠지만 부딪쳤던 탓에 서로 경황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러고보니,"
분명 그녀는 츠나센 학원의 교복을 입었었지. 불행중 다행이게도, 자신은 학원과 계약한 트레이너이기에 그 학생을 마주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처럼 뒤바뀐 핸드폰을 찾고있을 가능성이 높을 때니까.
...그렇다고 해서 고작 핸드폰을 찾겠다고 학원을 이잡듯이 뒤지고 다니면 학생들에게도 교직원에게도 민폐일테니 필사적으로 찾고싶은 마음은 마리야에겐 없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스케쥴대로 돌아다니며 우연찮게 마주친다면 그때 말을 거는 것도 괜찮겠지.
여유 있는 마음가짐으로 마리야는 평소처럼의 일을 소화하였고 운 좋게도 머지 않아서 운동장에서 우마무스메들을 관찰하던 도중 준비 운동을 하고 있던 그 학생과 마주치게 되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핸드폰을 돌려받고 가방에 고이 모셔두었던 바뀐 핸드폰을 건네었다.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떠도 됬겠지만 마리야는 아직 운동장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이대로 유키무라의 트레이닝을 계속 보든, 중간에 떠나든 지금은 이 자리에 있을 생각이였다.
"...자율 트레이닝?"
자연스러운 물음. 마치 트레이너가 눈에 띈 우마무스메에게 다가가며 하는 듯한 말투. 하지만 마리야는 딱히 그녀를 스카우트할 생각도 없을 뿐더러 단지 직업병에게 가까운 것인지라 어쩔 수가 없었다. 원체 평소 말투와 일을 할때의 차이가 별로 없는 탓도 있겠지만...
어라, 눈이 안 마주쳤던가? 의도치않게 당신을 깜짝 놀래키자, 자신의 눈도 조금 당황한듯 커졌다. 까무러치게 놀라 황급히 담배를 숨기고 냄새를 지우려 애쓰는 당신의 행동에, 나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트레이너라면 성인이잖아. 굳이 그렇게 감출 필요 없는데. 혹시 사정이 있어서, 미성년자인데 나이를 속이고 들어온 만화 주인공 타입?"
장난스럽게 얘기했다. 뭐어, 좀 나이 들어 보이는 얼굴이라 학생일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분명히 60살쯤 되어보여서 할아버지라고 생각했던 어부 아저씨가 사실 서른 둘이었고, 완전 젊고 예쁜 스물 두살의 언니와 결혼한걸 직접 두 눈으로 본 적이 있으니... 이 사람도 어쩌면 단순히 노안인걸지도 모른다. 이력서에 서른즈음이라고 적당히 적으면 면접관도 그렇군 하고 넘어갔을지도? 같은 장난스런 생각을 하다가.
"많이 놀랐어? 미안, 놀래킬 생각은 없었는데. 나 여기 온거 아는 줄 알았지."
손등을 데인 듯, 빨갛게 물든 당신의 손등을 보고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아프겠네, 하고 짧게 중얼이며. 당신은 황급히 담배를 벽에 지져서 꺼버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