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를 잡는다. 우마무스메들의 경로를 주시하다 포착한 활로를 향해, 더트를 박차고 급속히 나아간다. 짓밟은 흙이 뒤로 쓸리는 감각, 근육이 부풀며 앞으로 치솟는 힘. 그 모든 것을 느끼며 나아간다. 앞을 가로막던 상대들을 제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탁 트인 선두의 풍경은 보이지 않는다. 아직 눈앞에는 강적이 남아 있다. 마지막 코스에서 폭발적으로 달려오는 우마무스메들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선두를 앞지르고 라스트 스퍼트에서 따라붙지 못할 거리를 벌려 놓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이미 체력이 서서히 고갈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몸으로 느껴진다. 과연 마지막까지 전속력으로 달릴 수 있을까? 익숙한 의문과 불안이 발목을 잡는 듯한 기분. 그러나 사미다레는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의식해야 할 것은 레이스의 열기밖에 없다.
중계 ─ 언그레이 데이즈, 엄청난 가속으로 순식간에 치고 올라와 1착을 차지합니다! 해설 ─ 훌륭한 라스트 스퍼트였습니다. 중계 ─ 3마신 차로 들어오는 메이사 프로키온, 근소한 차이로 우유부단디즘!
중계 ─ 그리고, 우유부단디즘과의 수싸움에서 한 수 차이로 아쉽게 졌다! 4착은 사미다레 스와브입니다. 해설 ─ 이런 결과는 승리의 여신의 변덕에 의한 것이죠. 상위권 모두 충분히 좋은 달리기를 보여주었습니다.
중계 ─ 페이스를 잃은 스트라토 엑세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5착을 유지, 전광판 사수에 성공합니다. 중계 ─ 6착의 상하이 타코스와 벌린 거리는 무려 6마신 차!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중계 ─ 이상으로 오늘의 중계를 마치겠습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그리고 언그레이 데이즈는 자신의 적성에 따라, 선행 특유의 최종 직선 스퍼트를 그 전 코너에서 시동을 거는 작전을 시도했던 것이다. 자, 피스는 모두 모였어. 이제, 승리의 방정식은 완성되었어. 이제, 풀기만 하면 되는거야. 자신의 다리가 버티고, 스태미너가 버티고, 근성으로, 더 빠르게 빠져 나가는 것.
진정한 도박수라고 봐도 무방할 거야. 하지만, 그것이 자신에게 있어서, 유일한 방법이였어.
다들, 좋은 승부를 보여줘서 좋은걸. 너무, 너무나도 재밌어지고 있어. 이 짜릿함, 이 두근거림. 절대, 잊지 못할지도. 곤란한걸, 정말로 곤란해.
이와시캔의 상세한 경기 내용은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7K_A9PMEPDWJfHQni-iKHZksFGg4r4VMI_eTFLzEtFY/edit?usp=sharing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단계에서 사미쨩이 우유부단디즘보다 다이스가 좋게 나왔다면... 아니, 사미쨩이랑 우유부단디즘의 다이스가 '같았다면' 사미쨩이 2.4cm 초초초접전 코차 승부로 3착에 든다는 결말이었어 그런데 우유부단디즘이 크리티컬을 받은 것도 어쩌면 다갓의 뜻이군...
뒤처진다. 뒤처진다……! 이대로 앞서나가려 안간힘을 써도 격차가 도무지 줄어들지 않는다. 잇새로 분통에 찬 신음 흐르고, 감지 않은 눈이 바람에 시려오지만, 그럼에도 꿋꿋하게 안간힘을 쓰며 최선을 다했다. 골인선을 넘자 내달리던 걸음 서서히 느려진다. 사미다레는 무릎을 짚고 앞으로 몸 숙여 참았던 거친 숨 모두 토해내었다. 흘러내린 머리칼 너머 가려진 얼굴은, 질끈 눈 감은 채 울렁이는 격정 참아내는 채다.
후회 없는 레이스를 했으면 좋겠다고, 누군가는 바랐더랬지. 하지만 그러지 못하겠다. 미치도록 후회가 된다. 레이스에 대한 걱정, 자신이 이 길에 맞는지 고민하게끔 하던 두려움. 그동안 해 왔던 온갖 사소한 걱정이나 고민 같은 것 모두 조금도 떠오르지 않는다. 아슬아슬한 차이로 놓쳐버린 자리가 너무도 아쉬워서.
……그렇게 숨 고르길 잠시. 사미다레는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후회는 하더라도 당장은 일어서야 한다. 일어서서, 오늘은 일단 쉬어야지. 이런 일로는 낙담하지 않는다. 저마다 다할 수 있는 최선을 보인 것은 모두가 같다. 내 최선이 조금 미진했을 뿐. 뒤돌아 나아가는 걸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다.
>>140 내기에서 니시카타 미즈호는 명백히 졌다. 언그레이 데이즈의 1착, 이어진 메이사 프로키온의 2착. 스트라토 엑세서는 3착에 들어서지 못했다. 5착을 간신히 유지해 들어온 것을 두 눈으로 명백히 확인하였다. 관중석에서 내려와 니시카타 미즈호는, 나아가지 못하고 서 있는 스트라토 엑세서를 향해 조용히 다가가려 하였다. 그리고는 이렇게 나직이 말을 걸려 하였다.
"...........스트라토 씨, "
원래대로라면 2착을 한 메이사를 먼저 찾아가는 게 맞겠지만, 눈시울에 물방울이 맺혀가고 있는 그녀를 그냥 보고 있을 순 없었다.
"미안해요. 패배를 인정하겠어요. ......하지만 당신은 최선을 다해 잘 달려주었어요. 그것만은 기억해 주셨으면 해요. "
1착을 한 그 아이는 너무나도 착해서, 같이 뛴 우마무스메들 전원에게 좋은 승부였다는 이야기를 하고 들어갔다. 서로 노력한 결과. 공정한 레이스의 결과. 그래서 고생했다, 좋은 승부였다는 말은 해도 '미안하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나만의 고집일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미안할 건 없다. 사과하면, 그건 그거대로 실례니까.
하지만, 나처럼 도망치고 있는 녀석이 2착을 해도 되는 걸까. 1착은 아니지만, 이 자리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아이도 있었을텐데. 뭐 그런 생각도 좀 들고. 그런 주제에 놓친 1착이 아쉬워서, 분명 트랙에서 털어냈을 감정이 아직도 눅진하게 붙어있기도 하고. 이래저래 복잡하구나, 레이스 직후는... 쉽게 정리되지 않는 머리속이 너무 복잡해서 어지럽다.
"....."
그래도 밖에 비해서 대기실은 좀 조용하니, 다행이다. 시끄럽기까지 했다면 머리가 더 아팠을거야.
헬리키포텔라가 의자 위에 서서 옆을 내려다보았다. 씨익 웃고 있는 헬리키포텔라의 눈동자에는 얼떨떨하게 웃고 있는 포 이그잼플이 비친다. 헬리키포텔라는 포 이그잼플의 손에 테이프와 가위를 넘겨주고, 의자에서 뛰어내렸다. 그러고서 두 우마무스메는 함께 벽에 붙여 놓은 벽보를 바라본다.
〔 OP 레이스 인기투표 사후조사(改) 〕 멋진 레이스를 보여준 우마무스메에게 투표하세요! 1착 | 저스트 러브 미 2착 | 마사바 콩코드 ● 3착 | 리걸리 아시게 4착 | 치카노 하나코 5착 | 포 이그잼플 6착 | 헬리키포텔라 7착 | 언더커버 8착 | 텐 스트로크스
"에헤헤. 고마워, 헬리키포텔라 쨩... 별로 유쾌한 일이 아닐 텐데도 직접 나서서 도와 줘서."
포 이그잼플은, '판정 오류로 결과가 번복되었다'는 말을 듣고 바로 달려와 준 헬리키포텔라에게 여간 고마워하는 것이 아닌 모양이었다. 그러면서도 자기 이름이 벽에 붙어 있는 것은 얼떨떨해서인지 얼굴이 붉다.
"고맙긴! 어찌됐건 결과는 결과지. 음──근데 있잖아. 마사바 옆에 있는 저 스티커는 네가 붙인 거냐?"
"아, 응." 포 이그잼플이 멋쩍게 웃었다. "전에 내가 하나 장난을 친 게 있어서... 그걸 갚으려고."
"착해빠졌다니까, 하여튼. 가리비버터구이나 먹으러 가자."
헬리키포텔라는 멋있게 웃고, 자기 이름 옆에 파란 스티커●를 하나 붙이더니 여유 있는 걸음으로 돌아서서 떠나갔다. 포 이그잼플도 스티커 뭉치를 게시판의 선반에 두고 헬리키포텔라를 따라서 자리를 떴다. "아, 나는 코끼리조개 수관 숙회 먹을래!"
바깥은 미처 가시지 않은 레이스의 열기로 소란스럽다. 로컬 시리즈라고는 하지만 충분히 이목이 집중되는, 아이들의 진심이 부딪히는 레이스가 벌어진 장소인 만큼 그 열기가 가라앉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레이스에 출주한 아이들 전부 알고 있는 얼굴이지만 그가 메이사를 찾아온 건 다른 아이들에게 향할 트레이너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미다레와 언그레이에게는 코우가 있고, 스트라토는 미즈호와 매듭지어야 할 일이 있었다.
"들어간다~"
두어 번, 똑똑. 하고 노크한 뒤에 들어오라는 말이 들린다면 바로, 그렇지 않다면 잠시 뜸을 들이다가 천천히 문을 열었을 것이다.
볼을 살짝 긁적인다. 사실, 전이였다면 다리에 더 무리가 갔을 것이다. 전이였다면 이정도의 속력을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기에, 당신에게 감사를 전한다.
"... 말할 시간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가제이."
바로 스와브의 대기실을 향해 방을 나선다. 의외로 행동파였기에, 그리고... 스와브의 마음도 이해가 가기에. 먼저 들어가서 꼭 안아줄 것이다. 사실 끝나고 나서 안아오고 싶었지만, 그걸 트랙 위에서 하기에는 좀 눈치보이잖아? 그리고, 그 10명의 시선안에 스와브의 시선도 느껴졌기에.
생각에 잠겨있다고 할까, 어쩌면 멍하니 있었을지도 모를 상태에서 갑자기 노크 소리가 들려서 깜짝 놀랐다. 바, 방심상태였으니까! 놀라는게 당연하겠지!?
"크흠, 드, 들어와도 돼-"
누구인지 목소리도 제대로 못 들은 상태라, 그냥 마-사바나 또레나가 왔겠거니 싶었는데. 눈에 비치는 것은 예상 외의 사람-이라고 하긴 또 좀 그런가? 담당은 아니어도 같은 팀 소속인 트레이너니까...
"아, 우마그린... 레이스 봤어? 니히히~"
2착이지롱~ 손가락을 두 개 펴서 승리의 브이 같기도 하고, 2를 표시하는 것 같기도 하고.. 완벽한 승리는 아니지만 그래도 기분상 전자라고 해둘까. 복잡한 생각은 잠시 밀어둔다. 그야... 눅진하게 달라붙은 그 감정이라던가, 이런저런거. 남에게 그닥 보일만한 건 아니잖아? 지금은 2착을 해서 기쁜 심정만 보이면 될거야. 아마.
>>145 있어요! 위닝 라이브의 안무와 포지션을 연습하는 것도 엄연히 우마무스메의 트레이닝의 일환이니까요. 물론, 중앙처럼 지정곡을 제공해 줄 만큼 사정이 좋은 건 아니라서... 대상경주 급이 아니고서야 Make Debut!을 우려먹거나 할 때가 많아요.
그리고 제대로 된 트레이닝을 받지 못했을 경우에는, 으음──. 여러분도 잘 아시는 예시를 들어 볼까요. 이겨 놓고도 춤을 따로 연습한 적이 없어서 가만히만 서 있는다거나... 봉오도리를 춘다거나... ... 위의 사례들 전부 시골 우마무스메잖아요?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는 현실의 문제가 크다고 생각해요.
>>168 5분 정도 조용히 있어 달라는 스트라토의 말에, 니시카타 미즈호는 알겠다는 듯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려 하였다. 지금은 그저 옆에서 조용히 가만히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그녀에게 위로가 될 것이다. 조용히 스트라토에게 다가서선 미즈호는 그녀를 꼬옥 끌어안으려 하였다. 우마무스메는 충분히 벗어날 수 있는, 아무런 힘이 들어가지 않은 팔이다.
".......이 정도는, 용납해 주시리라 믿는답니다..... "
니시카타 미즈호는 5분동안 정말로 조용히 있어주었다. 스트라토 엑세서의 등을 부드럽게 토닥여 주면서.
경주의 결과로 너무 아파하지 않자 결심하긴 했어도, 채 가시지 않은 감정의 여파가 조금은 남아 있었다. 사미다레는 울적한 것도, 화가 나는 것도, 아쉬운 것이라고도 말하기 어려운 모호한 기분에 잠겨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거기에는 애지중지하는 고양이의 사진이…….
그러다,
"흐약……!"
갑작스레 들려온 노크 소리에 화들짝 놀라 휴대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바짝 선 귀 서서히 돌아오며, 사미다레는 들려온 목소리를 다시금 되짚어 보았다. 아, 트레이너님……이랑, 언그레이 씨? 사미다레는 들어오라는 말 대신 천천히 일어나 직접 문 앞으로 다가가 문을 열어주었을 것이다.
"앗, 네. 그, ……아까도 봤지만. 다시 안녕하세요……."
오늘따라 둘의 시선을 마주하고 있자니 왜인지 부담스럽단 기분이 들어서, 맞지 않는 어색한 인사나 해 버렸다.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하지만, 음, 도움이 된 것 같기도 하고? 진짜로? 다리가 다 나아도 가끔 필요해지면(?) 부탁을 해볼까. 아니면 다른 트레이너를 안고 달려보는 것도 좋겠다. 중량 차이(...)도 있고 하니까. 그래, 저번의 그 노숙하던 트레이너도 괜찮던데.
"응? 아— 그건..."
갑자기 돌직구를 던져버리는군. 애써서 치워놨던 것들이 이때다 하고 꿈틀거리기 시작하는 걸 느끼면서, 애써 웃어보지만 음... 아무래도, 얼굴 근육은 어색하게 움직이고 있을 것 같다. 그런 느낌이 든다.
"뭐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 그래도 3마신이니까. 코나 목 차이보단 납득하기 쉽달까..." "......"
잠시 말을 끊었다. 꿈틀대던 것을 억누르는데 실패해버린 것 같아서, 뭔가 치밀어올라서... 말을 이으면 안 될 것 같아. 있는 힘껏 입술을 깨문다. 주먹을 꽉 쥔다. 길게 숨을 들이쉬고, 다시 내쉰다. 그러기를 대여섯번 정도. 조금은 긴 침묵이 대기실을 묵직하게 누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당신은, 또 다른 말을 꺼내 이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했을 수도 있었겠지. 하지만 난 이 침묵을, 어쩌면 당신의 말을 잘라내고 다시 말을 꺼냈다.
"——마냥 기쁘진 않지. 뭔지 모르겠어서, 복잡하고. 울 것 같아." "그래도 여기에선 절대로, 절대로 울지 않을 거야."
머리 한 구석에서 뭐 이런 걸로 그렇게 결연하게 구냐는, 냉정한 듯한 비아냥이 퍼지지만 애써 무시했다. 무거운 입술이 다시금 떨어진다. 비록 목소리는 떨리더라도 당당하게, 고한다.
"다른 아이들을 무시하는 그런 짓따윈, 절대 할 수 없어. 그러니까.. 여기선 절대로, 내보이지 않을 거야." "1착은 아니더라도 나는 승자야. 그리고 승자인 이상 꼴사납게 굴 순 없어. 그게 승자의... 이 자리에서의 내 의무야."
/거창하게 쓰긴 했는데 반2등이 하나 틀렸다고 우는거 보면 다른 애들 킹받을테니까 하지 않겠다는?겁니다 딱히 별 거 아닌데 비장한 음악 듣다보니 이렇게 되어버린ㅋㅋㅋㅋㅋㅋㅋㅋ
싱숭생숭한 태도는 어림도 없다는 듯 문을 열자마자 덮칠 듯 안아오는 언그레이의 행동에 잠시 눈이 동그래진다. 사미다레는 잠시 당혹한 듯 눈을 깜빡이더니 몸을 숙이고 자신 역시 언그레이를 꼬옥 끌어안았다. 열이 식어 싸늘하던 몸이, 품 안에 들어온 체온으로 인해 데워진다. 조금은 헛헛하던 마음이 그제서야 한결 나아지는 기분이다.
"언그레이 씨도요. ……지난번에, 제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했는데…… 정말 잘 해내셨네요."
지난번 트레이닝에서 보였던 불안정한 모습은 사라지고 어엿한 1착을 따냈지 않은가. 사미다레는 언그레이를 조금 더 힘 주어 꼬옥 끌어안다가 슬쩍 고개 들어 코우를 바라보았다. 코우에게도 오라는 듯 살살 손 흔든다.
>>185 이 노래일 가능성이... 있어요. 물론 농담이죠. 캡틴이 거기까지는 생각해 두지 않았다고 하네요!
에헤헤... 명심해 두셔야 할 건, 저나 캡틴에게 물어보셔도 원숭이 손 같은 결과가 나올 거라는 점이에요. 왜냐하면 『시핑 금지』 폴리시와 심해의 음습한 기운으로 인해, 주접노트가 네크로노미콘 비슷한 걸로 변해서... 이미 원래 내용을 알아보기 힘들 정도의 괴이한 마도서가 되었기 때문이죠.
노스트라다무스메 「물론이지! 흐하하하하하...!」 그리고 노스트라다무스메 쨩과 함께 낭독해 볼 거예요. 준비 됐나요?
>>170 다이고 포 이그잼플 「『다이고처럼 건장한 인남캐 트레이너가 목발을 짚고 다니는 걸 생각하니 참을 수 없다』래요.」 노스트라다무스메 「시라기 트레이너한테 '지켜지고 싶다'가 아니라 '지켜주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 순간 이미 끝이야.」 노스트라다무스메 「이미 수많은 어두운 눈길이 그를 노리기 시작했을 거라는 의미지...! 흐흐흐...」
>>174 유키무라 노스트라다무스메 「스킨십(🤨) 포옹(😯) 주먹다짐(😆) 칼찌(😝쿠오오오옷🔥🔥🔥🔥🔥)」 노스트라다무스메 「이게 무슨 뜻이지? 저기, 암흑의 사도. 이거 알아?」 포 이그잼플 「응, 그치만 노스트라 쨩은 모르는 게 좋을 수도 있을 것 같아...」
>>178 메이사 포 이그잼플 「『고마워 메이사, 내게 공기이자 물이고 빛과 소금인 삶의 가장 필요한 존재를 채워 주어서.』 음...?」 포 이그잼플 「『많이 무겁고 진한 사랑, 게다가 2P와의 자공자수까지, 정말 고마워.』 역시 캡틴은...」 노스트라다무스메 「흐흐흐흐... 자기 자신과 결혼하는 건 어느 신화에나 있지...!」
>>179 미즈호 노스트라다무스메 「이 페이지, 비어 있군. 근데 이 고소한 냄새는 뭐지? 킁킁...」 포 이그잼플 「이미 지켜보고만 있어도 애정력과 꽁냥꽁냥이 충분히 쏟아져나온대요.」 노스트라다무스메 「아, 깨 냄새였나.」
>>184 마사바 포 이그잼플 「그, 그, 럴, 리, 가, 없, 잖, 아, 요────💦💨」 노스트라다무스메 「암흑의 사도가 고장났으니 내가 대신 읽겠네. 『마사바 같은 존재를 이 바닥에서는 총공이라 부른다.』」 노스트라다무스메 「『이런 상상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마사바가 깨무는 건 소꿉친구뿐만이 아니라고. 어쩌면 츠나센의 모두를...』」
포 이그잼플 「앗, 아, 아, 아...」 노스트라다무스메 「... 암흑의 사도는 타토 트레이너를 제외한 사람에게는 대단히 숙맥이라서 말이야.」 노스트라다무스메 「연애 농담을 조금만 건네도 이렇게 되어 버려. 흐흐흐... 그럼 모두 이만, 종말이 올 때 보자고...」
사미다레가 손을 흔들면, 코우도 그녀들에게로 가까이 다가가 한 손으로 각각 머리를 쓰다듬어주려 한다. 듀얼코어 쓰담(?)
"둘 다 정말 잘 해줬어."
특히, 언그레이는 선천적인 결함을 잠깐이나마 극복하고, 강력한 우마무스메들 사이에서 당당하게 1착을 따내었으니. 곧, 코우는 들고 있던 종이가방을 내려놓고 그 안에서 중간 크기의 상자를 두 개 꺼낸다. 각각 봉제인형이 하나씩 포장되어 있는 상자였다. 교내 굿즈 동아리인 키즈나 워크스에 위탁하여 제작한 것. 하나는 언그레이 데이즈의 사복 차림 인형, 나머지 하나는 사미다레 스와브의 사복 차림 인형이다.
반쯤은 진심이다. 자신의 다리로 다닐 때보다 상당한 안정감과 속도... 다리 부상은 예상치 못한 불운이었지만 그 결과 이런 일도 겪어보고, 마냥 나쁜 일은 없구나 싶다. 그리고 지금 어쩐지 부탁해야 할 쪽이 바뀐 것 같지만 일단은 신경쓰지 않도록 한다.
"......"
생각했던 대로, 아쉬움은 생각보다 컸던 모양이다. 그럴 수밖에... 3착, 4착, 5착... 그 뒤로 달려 들어온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로 분할 것이다, 자신의 달리기를 전부 보여주지 못했다... 아직 많이 부족하구나... 하고. 무어라 말을 꺼내기 전에, 침묵을 먼저 잘라낸 것은 그 아이의 목소리였다. 뭔지 모르겠지만, 울고 싶다는 말. 그래도 여기서 절대 울지 않겠다는 말까지.
"울어도 상관없지 않을까?"
조금은, 감정을 읽어내지 못하는 사람에게서나 나올 법한 말. 그러나 딱히 농담으로 건넨 말은 아니다, 눈물이 흐르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야, 그 앞에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있지만 닿지 못했다고 해서 흘리는 눈물을 누가 나무라겠어.
1착의 경치를 본 아이에게는, 어쩌면 허락되지 않는 게 바로 후회와 아쉬움의 눈물인데. 2착이라는 이유로 울어서는 안 된다는 의무라는 게 있을까?
"그래도 참 다행이야, 메이사. 너는 욕심이 있구나."
평소 보여주던 모습과는 조금 다른, 분하다는 감정을 분명히 느끼는 모습에 솔직히 기뻤다. 승부욕이 있다는 것 정도는 알았지만 직접 본 거라곤 자신과의 반쯤 농담에 가까운 레이스에서 패배했을 때 보여줬던 모습 정도. 본래라면 질 리 없는 상대에게 져서 그걸 만회하고 싶다는 욕구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네 생각이 틀렸다는 게 아니야, 그냥... 나라면 내 앞에 있는 아이가, 분해서 펑펑 우는 걸 보더라도 기분 나쁘지 않을 것 같거든."
매 순간마다 치밀한 계산을 하면서까지 달렸던 걸까. 노력은 언제나 보답하리란 법 없지만, 적어도 한계를 뛰어넘을 가능성을 열어주니까. 언그레이가 이번에 1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덕분일지도 모른다. 상대의 승인 중 하나를 깨달으니 오히려 홀가분해진 것도 같다. 사미다레는 언그레이의 머리에 제 볼 비비며 가볍게 웃었다. 이미 한껏 에너지를 발산한 다음이라 그런지, 혹은 아마도 자신을 위로해주러 왔을 이 둘의 마음씨에 감동한 덕인지. 어쩐지 하는 행동이 평소보다 거리낌이 없다.
"힘들다면, 잠깐 쉬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대신에 다음번에 따라잡혀도 저는 모, 몰라요……."
그런 말 장난스럽게 했다가 안았던 팔 놓고 이렇게 말한다.
"저, 에너지를 많이 썼으니까…… 초콜릿, 드시겠어요? 끝나고 먹으려고…… 그, 조금 챙겼는데."
주섬주섬 짐을 뒤져 작은 에너지바 둘을 꺼낸다. 하나는 언그레이에게 주고 다른 하나는 코우에게 주려고 했다.
이 정도만 해도 이미 마음은 모두 풀린 것이나 다름없었는데. 코우의 선물을 받아든 사미다레는 인형을 보았다가, 다시 코우를 보았다가, 또 인형을 보았다가……. 그리고 훌쩍인다. 감동이 너무 과해서다. 사미다레는 눈물 그렁그렁 단 채로 코우를 응시하다가 벌떡 일어난다. 그리고 코우를 와락 끌어안으려 했다. 붙잡힌다면 아마 인간이 견디기에는 꽤나 우악스러운 서러브레드 허그가 되지 않을까…….
사람이 고심끝에 내린 결정을, 그렇게 쉽게 부정하다닛! 울컥하는 마음이 조금, 하지만 울어도 된다는 말에 흔들리는 마음은 생각보다 컸다. 하지만, 하지만... 그래도 울지 않을 거야. 최선을 다해 달려서 1착을 한 아이를 슬프게 할지도 몰라. 나보다도 착순이 낮은 아이가 흘릴 눈물까지 내가 뺏어버리는게 될지도 몰라. 내 생각이 틀린 게 아니라면, 그냥 이대로 있게 해줘.
"—그으래도 안-울거거든요! 그보다 뭐야, 분해서 펑펑 우는 걸 봐도 기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니. 으에~ 우마그린한테 그런 취향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는데❤️ 수상한 취향❤️ 어른인데 아이가 우는 걸 보고 기분좋다니 완전 위험해❤️ 레이니도 알고 있어? 그 이상한 취향??"
그러니까, 우는 대신 말꼬리를 잡아서 억지로 놀리듯이 말하는 걸로 또 다시 감춰버린다. 아랴~ 평소보다도 조금 심해졌을지도. 아니 별로 억지는 아닌가? 남이 분해하는걸 보고 다행이라고 하다니 취미 이상하잖아.
".....그리고 뭐.. 아- 진짜. 이것까진 말 안하려고 했는데 말이야..."
이런 거, 잘 얘기 안 하지만 말이야. 그래도 어쩐지 말이지. 음, 그냥... 울음 대신 토해내는 거라고 생각하자. 그래.
"어차피 집에서 실컷 울거니까, 경기장에선 별로 울고싶지 않아..." "무엇보다! 이 다음에 위닝 라이브 있잖아. 3착까지는 일단 메인에 들어가니까!! 울고난 다음에 위닝라이브를 할 수는 없는걸. 진짜~ 섬세하지 못하다니까~ 우마그린."
그녀도 이미 메이사에게 들었을 것이다. 그러니, 지금 사과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구차한 변명이나, 사족은 필요없다. 잘못은 명백히 자신에게 있으니까.
"다시는 그런 일 없도록 할게."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다가, 사미다레가 에너지바를 내밀면 잠자코 사양하려 한다. 에너지를 많이 쓴 건 그녀들이지, 자신이 아니니까. 그러다 사미다레가 훌쩍이면, 잠깐 당황스러운 기색을 내보이다가, 끝내 안아오는 행동에 순순히 붙잡힌다. 자신보다 덩치도 크고, 우마무스메이기까지 한 아이의 포옹을 히토미미의 몸으로 견디려니 조금 버겁긴 하지만 내색하지 않는다. 뒤이어 언그레이까지 포옹에 가세하면, 조금 웃긴 꼴이 되어버리지만, 코우는 그저 양 팔을 뻗어 그녀들을 토닥여줄 뿐이다.
"그런 취향이 아니고! 그 아이도 눈물 흘릴 만큼 열심히 했구나 싶으니까 말이지~ 눈물의 가치라는 게 있잖아."
너무 어렵나... 예전에 대회에 나갔을 때를 생각해 보면, 우승의 문턱에서 쓰러진 사람이 눈물을 훔치는 게 기억난다. 처음에는 날 이기고 올라갔으면서, 이미 준우승이라는 훌륭한 실적을 거뒀으면서 꼴사납게 울기나 하는 거 아닐까 생각했지만, 금방 그 눈물이 이해가 갔다. 수많은 상대, 쉽지 않은 싸움을 하면서 올라간 끝에 미끄러지다니, 분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결국 그 사람도 도중에 떨어져 버린 나와 같이 승부에 욕심을 가지고 분해할 줄 아는 사람이었구나.
"농담으로라도 레이니한테 말하면 안 된다??? 진짜 큰일나..."
적당히 넘기려고 했지만 레이니 얘기가 나오자 조금 등골이 서늘해져서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부탁을 해 본다. 평소보다 조금 구체적이고 강한 반응이라서 살짝 놀란 것도 있고.
"그렇다면 됐어, 분해도 표현하지 않는 아이가 아니라면 그걸로 충분해." "아 맞지 참! 위닝 라이브 뛰어야 되는구나!"
큿소... 이런 간단한 것을 생각하지 못하다니,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위닝 라이브를 망쳐버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고 미간을 짚으며 고갤 젓던 다이고는 한숨을 한 번 내쉬었다.
"언그레이씨는 처음부터 원래의 각질을 살린 것이 아닌 작전을 세운 것이 가장 큰 장점이겠죠. 상황을 알고 그에 맞게 묘수를 노리는 것. 뭐 그것 뿐만이 아니지만."
근본적으로 지금의 이야기를 논하자면 답은 뭐 간단하지 않은가.
"스테이어 특유의 체력보존. 그것으로 최후반에 치고올라오는 것을 도저히 따라잡을수 없었다가 가장큰 관건이 아니겠습니까. 저의 시야에서는 그렇게 보였으니까요."
반면에 처음부터 체력을 소모하는 한이 있어도 먼저 거리를 극단적으로 벌려둔다는 생각으로 달렸다. 나는 마군사이를 비집는다거나 선두를 제쳐두고 마킹해서 선두가 지치는 순간을 노리는 것과 같은 묘수는 부리지 않는다. 앞서 나가는 것에 치중을 두었으니 당연히 후반에 체력을 보존하고 기회를 노렸다면 그것을 이기는 것이 힘들지 않았겠는가.
>>259 "ーー요컨대 스트라토 씨는 좀 더 체력보강 훈련이 필요했다 라고 말하고 있는 거군요. 제가 본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답변이에요. "
[ 선두 ] 를 유지하는 데에는 그에 버금가는 체력이 필요하다. 중앙에서 그녀가 가르쳤을 때에도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체력이었다. 단거리는 단거리인만큼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스태미너. 그렇다면 또다른 질문으로 넘어가 보도록 할까. 이번에는 매우 직설적인 질문이다.
"스트라토 씨께서는, [ 팀 블레이징 ] 이 당신과 반대되는 라이벌로써 적합하다고 생각하시나요? "
자신의 라이벌이기도 한 그들 팀이 오늘 보인 성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니시카타 미즈호는 그걸 묻고 있었다.
"에~ 믿을 수 없는데~ 수상한 취향의 아저씨가 하는 말은~" "레이니한테 말할지 아닐지는 우마그린이 하는 걸 보고 생각 좀 해볼게~?"
킥킥 웃으면서 장난치는 사이에, 기분은 좀 나아진 것 같다. ...어쩌면 대기실에 있기를 택했던게 잘못이었을까? 조용한 곳은 침착해지게 만들기도 하지만, 생각에 파묻히게 만들기도 하니까. 조금은 소란스러운 곳에 있었다면 나았을지도 모른다. ....뭐, 그랬다면 이렇게 우마그린하고 얘기하진 못했겠지. 그럼 역시, 대기실로 와서 다행이었단걸로.
".....아, 아니...?"
춤은 연습해뒀냐는 말에, 좀 나아졌던 기분이 싸하게 얼어붙어버렸다. 아, 아뇨? 전 춤을 못춥니다... 기럭지도 짧고요, 딱히 관심도 없었고요... 위닝라이브 트레이닝은 잘 안하는 쪽이었거든요...
"...큰일났다.... 이럴 줄 알았으면 연습해두는건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좌절했다. 아아아악.. 과거의 나는 진짜 바보야... 아니 하지만? 대상경주에서 2착을 하는 미래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했고요???? 어찌보면 안했던것도 당연한 일이 아닌지??
아, 위험하다. 이건 진짜 때리겠네. 멱살을 틀어쥔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진다. 손가락에서 꾸드득, 하는 소리가 날 정도로 꽉 쥐는 손. 여차하면 피하지 못하게 제대로 잡았다. 이정도면 피하는 게 치명타다. 맞아도 될 곳을 맞기 위해 되려 들이밀자, 반격도 되면 좋고... 라고 생각했는데.
놓았다. 잠시간의 부유감. 그리고 밀치는 것에 저항하지 못했다. 그대로 건물 벽에 부딪혔다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안 때리네...'
의외인가? 의외다. 정말 때릴 기세였던 건 둘째치고, 내가 꽤 열심히 도발을 했었으니까. 남자로서의 자존심과 트레이너로서의 자존심 둘 모두를 건드렸는데... 안 걸리네.
'머리 좋구만.'
나였다면 뚜껑열릴 법한 말만 골라 했는데 말이다. 강자존약자멸이 익숙해진 내 머리의 매커니즘은 아쉽고 분하기 이전에 감탄부터 했다. 그러니까 블레이징이라는 팀도 있고 잘 운영해나가는 거겠지. ...견적이 나왔다. 암만 더 도발해도 내가 원하는 결과는 없다.
"그래, 오늘은 내가 좀 되는 날인가봐. 빠칭코라도 갈까나..."
목덜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린다. 나는 애써 웃는다.
"운 나쁠 때도 때릴 수 있는지는 두고봐야 알겠지."
그리고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기존에 피던 것보다 약간 센 녀석이다. 냄새로 쫓아낼 심산이었다.
▶ 우유부단디즘 츠나센 영화 동아리 「뾰이아키아」 각본 담당 이름처럼 우유부단하지만, 심지가 무력한 것은 아니고 자신의 신념과 의견을 어떻게 원만하게 표현할지 고민하는 것에 가깝다. 가장 좋아하는 극은 셰익스피어의 햄릿이라고 한다. 죽느냐, 사느냐? 장래희망은 영화감독으로 레이스에는 애초에 별 인연이 없지만, 그냥 '달리기를 잘 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동아리의 활동비와 인연 코인을 타내기 위해 대상경주에 떠밀리듯 출주했다. 우마무스메이니만큼 달리기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저는 모든 측면에서 평범한 스탯을 지니고 있다 보니니까, 노래 실력도 크게 다르지 않아요. 그래도 위닝 라이브를 위해 꾸준히 보컬 트레이닝을 하니까 못 들어줄 정도는 아니... 겠죠?
이적의 재확인. 그것을 묻는 질문이었다면 조금 이야기가 달라진다. 앞선 이야기와 조합해서 대답하고자 한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누구와도 경쟁하기 위해 다양한 구도에서 걸어나갈 것입니다. 어쩔때는 동료이고 어쩔때는 라이벌이겠죠. 그러기 위해선 한 틀에서만 있는 것은 지양하는 바입니다."
이게 내가 선택한 길이다. 소속을 바꾸는 것은 여전히 확고한 의지로 정한다. 다양한 풍경을 보겠다. 어쩌면 그것은 욕심이다. 이도저도 아니게 될 수도 있겠지. 그럼에도 다양한 시각에서 어제 라이벌이었던 자가 오늘의 동료가 될 수도 있다는 그런 상황을 나는 고대하려고 한다.
"거기에다 같은 동료라고 하더라도 경쟁하지 않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결국 승부는 한명의 1착에 수렴한다. 그것은 동료라 할지라도 양보할 수도 나눌수도 없는 차가운 결과이지 않은가.
츠나센 학원에서, 와타노하라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길에는, 공원이라고 해야할지, 공터라고 불러야 할지, 아무튼 벤치 한 두개가 덩그러니 놓여있고, 가로등이 깜빡거리면서 당장이라도 귀신 하나 튀어나와도 모를, 음산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이 한 두 곳쯤 있다. 레이니・왈츠는 글쎄. 와타노하라 국립공원이 있으니 이런 공터에는 굳이 들릴 필요가 없지만, 일부 불량한 츠나센의 우마무스메들은 이 곳에서 학생이 하기엔 부적절한 일들을 하러 온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러니까, 지금 누군가가 담배를 피고 있는 모습은, 이 공터에서는 그다지 이상한 것이 아니라는 소리다. 레이니・왈츠는 침착하게, 소화기를 들어 희미한 담뱃불을 향해, 내용물을 시원하게 분사시켰다. 소화기에서 내뿜긴 하얀 가루들이, 담배를 피는 사람이 정통으로 맞는다는 가정 하에, 상반신을 반쯤 덮을 정도로 분사되자, 소화기를 내려놓는다.
"실례. 공터에 불이라도 난 줄 알았어요. 사람일줄은 몰랐네요."
당연히, 거짓말이다. 그래서, 이 공터에서 담배를 피고 있던 불량학생은 누구인가,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레이니・왈츠는 히다이를 향해 한 걸음 다가간다.
비참한 삶을 살아간다는것은, 느긋한 죽음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하지만 정말로, 죽음을 원하는 사람이 있을까? 흔히 만화나 소설속에서 묘사되는, 비극적인 삶을 사는 캐릭터들도, 죽음을 원하기 이전에 원하는 것이 있었다. 지금 이 비참한 삶을 벗어나는 것. 아내와 고향을 잃은 기사가 ‘내게 남은 것이 아무것도 없으니 삶에 의미가 없다’ 라고 말하는 것은, 아내와 고향을 돌려준다면 해결될 문제이지 않은가. 너무 배가 고파서,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말하는 사람에겐 밥을 준다면. 명예를 잃은 이에겐 명예를, 전 재산을 잃은 이에게는 금은보화를. 허황된 소리라고 치부할 지언정, 나는 사람의 발버둥이 아름답다고 믿는다.
만개한 벚꽃잎이 흐드러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눈더미에 짓눌려 천천히 스러질지라도 봄이 오리라, 다시 한번 꽃피우리라 믿는다.
나는 사람의 노력이 아름답다고 믿는다. 아무리 추한 발버둥이라 비웃을지언정, 꿈을 쫓는 행위가 아름답다고 믿는다.
나의 처지가 누군가에겐 만개한 벚꽃임을 안다. 오늘 내가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이, 누군가에겐 그토록 바라던 내일임을 기억한다.
그렇기에, 나는.
“괜찮을거야.“
네게 진심을 담아, 낮은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우린 아직 젊고, 많은 기회가 있으니까.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아직 많이 남아있으니까. 운명 앞에 굴복하기엔 너무 찬란하게 빛나고 있으니까. 비관하기엔 아직 어울리지 않잖아. 우리는 웃는 얼굴이 아름답잖아. 그러니까-
내가 알고 있지만, 가슴속에 새기지 못한 것들을 네가 가슴 속에 새겼으면 좋겠다.
“나도, 잘 부탁해, 왈츠.”
용기내어 너의 이름을 부르며, 나는 핸드폰에 나의 번호를 적어주었다. 이름을 ❤️모모쨩❤️ 이라고 저장하는 장난으로, 애써 부끄러움을 감추려 하며.
>>335 "ーー좋아요. 스트라토 씨. 바로 그것이 제가 바라던 당신의 모습이었답니다. " "당신을 어떤 식으로 대적하게 될지가 너무 기대되는걸요. 후후, 벌써부터 두근거려 지는 기분이에요. "
직접 현장에 나가는 우마무스메 만큼은 아니겠지만, 트레이너 역시 나름의 경쟁심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지금까지만 해도 스트라토의 라이벌 팀이었던 곳에 미즈호는 지금 추천장을 던지려 한다.ㅠ지금, 스트라토 엑세서에게 건네보이는 흰 봉투에. 그것이 들어있다. [ 팀 블레이징 ] 의 담당 트레이너를 향한 스트라토 엑세서의 추천장이. 월요일까지 기다릴 것도 없었다. 처음부터 미리 써두고 있었던 스트라토에 대한 추천장이다.
"자, 지금까지 저를 따라와 주신 것에 대해 정말로 감사드린답니다. 스트라토 씨. " "이 추천장을 들고 팀 블레이징의 부실로 찾아가신다면, 야나기하라 씨께서 바로 확인해 주실 것이에요. "
처음부터 스트라토를 추천하고자 하는 곳은 정해져 있었다. 그 의사를 분명히 확인한 이상, 이어질 말은 정해져 있었다.
사미다레 춤 실력 퍼펙트한wwww 쵸 카와이www 사미다레 춤 춘다면 주로 무슨 춤을 추는지... 좋아하는 춤이라던지 궁금한wwwwwww 유키무라는 아이돌 댄스같은거 좋아하는ww 꿈이 일본 제일(우마무스메 겸 우마돌) 이기때문에 파워풀이나 쿨이나 뷰티 큐티 등등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이따금씩 연습하는ww
▶ 레몬 노 웨츠 츠나센 레이스 연구회 회원 원래는 레몬 노 웻이라는 이름이지만, 구청 직원이 혼동해서 마지막 글자를 촉음이 아닌 가타가나의 쓰(ツ)로 읽어 웨츠라는 이름이 되었다. 연구회에서 가장 잘 달리는 편이기에 실전 데이터 수집을 담당. 연구회의 헬리키포텔라와는 단짝. 말투가 여러모로 특이하지만 사실 정상적인 말투로 말할 줄은 안다. '언젠간 나도 700만 팔로워를 지닌 우마무스메가 되겠어'라는 일념으로 줄기차게 컨셉을 유지하고 있을 뿐.
확고한 의지에 대해서는 잘알았다. 거기에 사심이 들어간것은 아닌가하고 의문은 조금 들었지만. 그녀가 이렇게 까지 밀어붙이는데에는 충분한 이유도 있다고 생각하기에 나는 추천장을 받아들인다. 뭐, 확실히 누구를 택할지는 완전히 고정한것은 아니다. 그 결과는 모든 트레이너를 만나는 중간고사의 시작쯤이다.
"가르침에 감사드립니다. 트레이너 미즈호."
존경의 의미를 담아 나는 그녀의 이름으로 부르고는 그녀의 질문에 답한다.
"작은 세상의 풍경에서 정말로 성층의 풍경이 있다는 것을 알려준 훈련이었습니다."
다시말해 견문적으로 너무나도 좁았던 내가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있던 작은 세상으로부터 큰 세상의 풍경을 이해하는데에는 그녀가 없었다면 분명 불가능 했다는 의미였다.
>>352 "약속된 성층권의 길을 보여줄 곳은 그 만한 곳이 없답니다. 스트라토 씨. " "저에게도, 당신에게도 진정한 [ 라이벌 ] 이 되어줄 수 있는 곳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 팀과 저는 중앙에서부터 줄곧 그래왔으니까요. "
스트라토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나, 지금 이 추천장은 사심이 조금도 담겨 있지 않고 엄연한 실리적인 생각에 의해서 내민 것이다. 세상에 누가 라이벌 되는 팀에게 아끼는 인재중 한명을 추천장을 주며 보내려 하겠는가? 스트라토 엑세서가 원하는 [ 성층권 ] 을 보기 위해선 팀 블레이징에서의 훈련이 필요했다. 좀 더 스태미너와 체력을 중심으로 하는 훈련을 필요로 했다. 그렇기에 니시카타 미즈호는 팀 블레이징으로 추천장을 건넨 것이다.
"ー저야말로, 그동안 당신의 훈련을 지도할 수 있어서 무척이나 기뻤었답니다. 스트라토 씨. " "지금까지 제 훈련에 따라와 주어서, 제 길에 따라와 주어서 정말로 고마워요. "
>>400 겨울이 좋아요! 원래 저희들은 더위에 약하니까요. 그리고 누구 손을 잡거나 팔짱을 껴도 짜증이 덜 나잖아요? 또, 겨울은 저한테는 특별한 추억도 있거든요. 에헤헤.
>>401 언그레이 쨩의 스피드 자체가 높아서, 애초에 1번 인기였고, 우승은 유력했어요. 거기에 다이스 운도 나쁘지 않았죠. 유일한 위기는 종반 단계에서 4등으로 밀려났을 때 마군에 걸릴 뻔한 건데, 닌자 트레이트 덕분에 아무런 손실 없이 라스트 스퍼트 때 최대 출력을 발휘할 수 있었어요. 선두에 위치해서 꼬리칸 승객이 발동하지 않았는데도 이 정도였죠. 결과적으로는 추입 우마무스메가 닌자를 채용했을 때 무시무시한 저력을 보여준다는 게 증명된 거죠. 그래서 언그레이 쨩을 이기려면... 으음, 스탯으로 찍어누르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situplay>1596951087>593 라이온 킹에서 심바를 들어 올리던 장면을 아는가? 마미레는 그처럼 당신을 들어 올렸다. 어떻게 훈련 때 끌던 타이어보다 가벼워서. 전부터 생각했던 것이지만 다들 이렇게 가볍고 약해서 어떻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인지 걱정이 드는 것일까. 높게 당신을 들어 올린 채 내려주는 건 잊고,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던 마미레는 당신이 하는 말을 듣고선 뒤늦게 아-, 소리를 낸다. 다치지 않게 조심스럽게 바닥에 내려준다.
"당연하지. 내가 선생님을 죽일 이유가 없잖아."
괜찮아 괜찮아, 당신이 놀랐을까 진정시키려 그렇게 말하며 마미레는 큰 손으로 당신의 등을 토닥이니, 자기 딴에는 그냥 부드럽게 토닥이는 것이라 생각할진 몰라도 당신에겐 아플지도 모를까. 그러고 난 뒤 마미레는 한 걸음 옆으로 비켜나고서 의자를 고갯짓으로 가리킨다.
다행스럽게도 발톱이 옷감을 뚫고 살갗에 박히지는 않았나 보다. 하지만 옷이 망가졌을 텐데 안심해도 괜찮을까……. 그런 생각을 했지만, 과하게 사과하는 것도 부담이 될 수도 있으니까. 사미다레는 고양이의 정수리를 살살 긁어주며 잠시 침묵했다. 그러다 고양이가 귀엽다는 말에 반짝 고개를 든다. 귀가 미묘하게 다이고를 향해 휘었고, 얼굴도 미묘하게 화색인 것이 고양이 칭찬에 제가 더 기쁜 모양이다.
"네, 귀엽죠? 아직 어려서 장난을 좀 치긴 하지만…… 착한 고양이예요."
사미다레도 여태 고양이를 키워 본 적은 없다. 그렇지만 어촌 지역이라는 특성상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는 고양이들을 구경한 경험이나, 고양이가 나오는 우마튜브 컨텐츠를 본 경험은 많다. 덕분에 이 고양이 정도면 무척이나 드물단 것도 알았고.
"네에. 그, 그렇지만 겁먹을 수도 있으니까…… 일단 바닥에 내려, 두……."
하지만 그렇다 해도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얼굴을 만지는 건 싫었던 걸까? 고양이는 무척이나 침착하게 앞발을 뻗어 다이고의 얼굴을 챱 소리가 나도록 쳤다. 타격과 제재, 그 중간쯤에 위치한 신사적인 몸짓이었다……만, 그건 고양이의 털가죽 기준에서다. 히토미미의 부드러운 얼굴 피부에는 자칫 상처가 남을지도. 사미다레는 조용히 그러나 격렬하게 당혹할 수밖에 없었다. 우물쭈물 말하던 입이 떡 벌어져서 고양이를 봤다가, 다이고를 쳐다보고……. 그저 그렇게 굳었다. 당황해서 말이 나오지 않는 모양이다.
>>444 사미 쨩은 정말 아쉬웠어요! 마군 억까도 몇 차례 있었고, 우유 쨩이랑 착순이 갈린 건 순전히 다이스 때문이었죠. 스탯의 '한 끗'이 모자랐고 운의 '한 끗'이 모자랐던 게 모여서 결국 스노우볼이 굴렀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사실은 어느 부분이 부족했다고 평가할 건덕지가 없어요. 단지 스탯을 착실히 성장시켜서 다음에 또 도전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만 말할 수 있겠죠!
>>477 먼가...먼가...좋은 상황이 떠올랐는데 정리가 안댐. 유키무라는 트레이닝에 굉장히 진지하게 임하는 우마무스메잖아요? 그래서 조깅(말 그대로 조깅 수준이라 교통 사고는 아닌)을 하고 있다가 길을 걷고 있던 마리야에게 우연(매우 중요)치않게 살-짝 부딪치게 되고, 정말 운이 나쁘게 둘다 폰을 떨꿨는데, 유키무라가 급한 나머지 마리야의 폰을 가져가고 마리야도 한참 멀어진 뒤에야 폰이 바뀐 사실을 깨달아서 곤란해하고
유키무라는 폰이 바뀐 사실을 깨닫고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그날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는데 여느때처럼 마리야가 운동장에서 뛰는 아이들을 지켜보다가 우연(2트째)히 서로가 눈이 마주쳐서 폰을 돌려주게 된다던가~
>>479-480 wwwwwwwww엄청 만화같은 상황이라 와따시의 오타쿠 하트가 자극받는wwww 그러면 부딪히는 부분부터 써오고, 중간에 헤어진 부분은 자연스럽게 ... 같은 묘사로 넘어가면서 쭉 일상을 돌리는? 아니면 폰 돌려주려 마주치는것까지 쭉 한 텀으로 해서 선레를 써오는?ww
최근 담배를 바꿨다. 나는 피던 것만 피는 편이라 이건 꽤 드문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전에는 럭키 스트라이크, 요즘은 메비우스 엑스트라 라이트, 그리고 지금은...
"헤... 헤헤. 니코틴이다, 니코틴."
하이라이트. 타르와 니코틴을 영양만점으로 꽉꽉 챙겨넣은 담배. 빨리 타고 니코틴은 쎄서 상하차 같은 것을 하고 쉬는 시간에 잠깐 피기 좋은 담배다. 왜 이걸 택했냐고? 강제로 일주일 금연하고 있으니까 그렇지. 담배만 피려고 하면 어떤 봉변을 당하는 통에 담배를 입에 못 댄 지 좀 됐다. 빨리 타는 이 담배는 징크스가 발휘될 틈도 없이 나에게 니코틴을 선사하리라...
"야, 진짜, 이게 얼마만의 담배냐. 햐, 냄새 좋다..."
그렇게, 퇴근 전 좀도둑처럼 주변을 돌아보다가 담벼락 주변에서 흠뻑 적시기 시작한 것이다. 폐를 타르에다가.
오늘 아침, 평소보다 늦게 일어난게 화근이었다. 이제 깁스도 풀었으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조깅(사실 경보, 혹은 산책 수준이었다) 을 나섰는데, 회색빛 머리카락을 가진 여성과 가벼이 부딪히며 핸드폰을 서로 떨구었다. 정말 우연히 부딪힌것이기에, 간단하게 사과하고는, 빠르게 핸드폰을 주워 그 자리를 벗어났는데. 생각보다 내 속도가 느려, 수업에 지각할까 허둥지둥 핸드폰을 챙기고 길을 떠난게 잘못이었다. 확인해본 핸드폰은 어떻게 봐도 내 것이 아니었다.
'귀찮게 됐네. 연락이라던지, 어떻게 하지. 새 핸드폰을 마련하는것도 좀 그런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핸드폰을 책상에 내려놓았다. 이곳 츠나지가 아무리 시골이라고 하더라도, 인구가 한 백명쯤 되는 촌이라 척하면 척, 물어 물어 찾을 수 있는 곳도 아니었으니. 못 보던 얼굴인건 확실하지만, 내가 아는 얼굴이 얼마나 된다고. 당장 같은 츠나지 토박이인 사미다레 양도 몰랐는데.
'아아, 정말, 귀찮게 됐네... 뭐, 됐나. 지금은 트레이닝에 집중해야지.'
...
오늘은 의외로 트레이닝 룸에 사람이 많아, 기구를 사용하기 어려워 일단 운동장으로 나왔다. 다른 아이들도 조금씩 뛰고있었다. 아무리 봐도 지금 컨디션으로, 저 틈에 섞여서 레인을 차지하고 뛰는것은 무리였다. 여기서 맨몸 운동이라도 할까. 우선은 준비운동부터 할까. 오늘은 평소보다 조금 더 시간을 들여서, 느긋하게 준비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앉은 상태로 길게 상체를 숙여, 발 너머까지 손을 쭉 뻗었다. 거기서 짧게 숨을 뱉고, 호흡을 멈춘 상태로 쭈욱, 앞으로 더 뻗으며... 천천히 엉덩이를 들었다. 그렇게 손이 땅에 닿자, 나는 아주 느릿하게, 전신에 힘을 주며 그대로 물구나무를 섰고, 그제서야 느릿한 숨을 토해냈다. 그리고는 탄력을 확인하기 위해, 탄성을 주기 위해 팔굽혀펴기를 두어번 반복하고는, 그대로 천천히 상체를 숙이며... 다리를 든 채로 플랭크하기 시작했다. 10초, 20초... 몇 분 정도 지났을까. 플랭크 도중엔 시간이 마치 멈추기라도 한 것 처럼 느껴진다. 1초가 1분같고, 털썩, 하고 쓰러져서 나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느낌이 좋았다. 기록을 갱신한걸까.
나는 마지막으로 운동을 마무리 하기 위해 천천히 조깅할 셈으로 트랙으로 갔다. 이제 달리는 아이들은 네명 정도라, 구석의 레인을 차지한다면 천천히 걸어도 무리 없을거라 생각해, 레인에서 팔을 쭉 당기며 걸을 준비를 하는데.
"아."
당신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잘 됐다, 속으로 그리 생각하며 천천히 걸어 당신에게 다가갔고. 마침내 직접 대면하자, 부드럽게 웃으며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었다.
"기억하지? 아침에 우리 부딪힌거. 그때 핸드폰이 바뀐 모양이더라고. 찾아서 다행이다, 어떡하지, 하고 있었는데."
평소라면 트레이닝에 열중하고 있을 시각이지만, 오늘은 집에 가서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예전이었다면 없었을 선택지였을텐데. 나도 달라진걸까, 좋은 쪽으로. 뭐, 결국 레이스에서 1착을 하느냐 마느냐로 결정되는거겠지만. 그건 또 옳은 생각인가? 됐다, 됐어. 복잡한 생각은 잠시 내려두고 숨 좀 돌려야겠어. 오늘은 집에 가면 느긋하게 고기라도 구워 먹을까. 장을 보고, 스테이크용 좋은 고기나 큼직하게 사서, 데미그라스 소스를 뿌려 마음껏 먹고, 느긋하게 욕조에서 몸을 데운 뒤, 좋아하는 만화를 보다가 잠에 드는거야. 미즈농의 소설은........ 조금 무서우니까 당분간 관둘까....
어쩐지 살짝 의기소침해진채로 집으로 가려는데, 담벼락 쪽에서 익숙한 담배냄새가 풍겨왔다. 평소같으면 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집에 갔겠지만.
'...그 아이들이 간접흡연으로 체력이 떨어지면 좀 그러니까...'
나는 천천히 담배냄새가 나는 쪽으로 향했고. 거기서 당신을 마주했다. 옅은 검은색의 더벅머리, 녹색의 눈. 마르고 키가 큰... 조금 나이가 있는 남자. 트레이너인가? 우마무스메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괜히 시비붙을 일도 없으니. 나는 어쩐지 한결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담배를 피우고 있는 당신에게, 서스럼없이 다가갔다. 뭐어, 담배 피우는게 나쁜건 아니잖아? 어부 아저씨들은 볼때마다 입에 물고 있었고. 건강이 염려되긴 하지만, 뭐... 그렇게 치면 나도 무리하게 달리고 있으니까. 각자의 사정이 있는거겠지.
레이니・왈츠는, 히다이 유우가의 서러워보이는 외침에도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았다. 물론, 양심적으로 소화기를 더 이상 들고 있으면 큰일날 것 같아서, 소화기는 바닥으로 내려놓았다.
“미스터, 모르시나요. 츠나지에는 쿠네쿠네라는게 있다는걸”
물론, 이것도 거짓말이다. 츠나지에는 쿠네쿠네같은 괴담 따윈, 돌지도 않는다. 거기다 쿠네쿠네는 담배와는 아무런, 연관도 없다. 전혀 먹히지 않을 거짓말을 하면서, 레이니・왈츠는 빠르게 히다이의 앞으로 다가간다, 교복 마이에서 꺼낸 것은, 자세히보면 낡은 티가 나는 손수건 하나다.
“자, 이걸로 얼굴이라도 닦으시길. 특별히 빌려드리는거니까요.”
딱히, 특별히 빌려주는것도 아니다. 왜, 레이니 본인의 잘못이지 않은가.
“아니면 연약한 미스터를 위해 제가 정성스럽게 닦아드릴까요. 대신, 미스터 파렴치라고 부르겠지만.”
>>491 마리야는 무척 곤란한 상황을 겪고 있다. 분명 주머니에선 익숙한 물건이 나와야만 하는데, 어째선지 낮설은 휴대폰이 들어있었다.
뇌정지가 잠깐 왔지만, 곧 바로 원인을 알 수 있었다. 불과 몇시간전에 만났던 머리카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귀의 검은 장미 장식이 인상적인 우마무스메와 부딪쳤을 때다. 그때 서로의 핸드폰을 헷갈려 잘못 챙긴 것을 눈치 못했던 거겠지. 어째서 그걸 틀릴 수 있냐 싶겠지만 부딪쳤던 탓에 서로 경황이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그러고보니,"
분명 그녀는 츠나센 학원의 교복을 입었었지. 불행중 다행이게도, 자신은 학원과 계약한 트레이너이기에 그 학생을 마주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처럼 뒤바뀐 핸드폰을 찾고있을 가능성이 높을 때니까.
...그렇다고 해서 고작 핸드폰을 찾겠다고 학원을 이잡듯이 뒤지고 다니면 학생들에게도 교직원에게도 민폐일테니 필사적으로 찾고싶은 마음은 마리야에겐 없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스케쥴대로 돌아다니며 우연찮게 마주친다면 그때 말을 거는 것도 괜찮겠지.
여유 있는 마음가짐으로 마리야는 평소처럼의 일을 소화하였고 운 좋게도 머지 않아서 운동장에서 우마무스메들을 관찰하던 도중 준비 운동을 하고 있던 그 학생과 마주치게 되었다.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핸드폰을 돌려받고 가방에 고이 모셔두었던 바뀐 핸드폰을 건네었다. ...그대로 고개를 숙이고 자리를 떠도 됬겠지만 마리야는 아직 운동장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이대로 유키무라의 트레이닝을 계속 보든, 중간에 떠나든 지금은 이 자리에 있을 생각이였다.
"...자율 트레이닝?"
자연스러운 물음. 마치 트레이너가 눈에 띈 우마무스메에게 다가가며 하는 듯한 말투. 하지만 마리야는 딱히 그녀를 스카우트할 생각도 없을 뿐더러 단지 직업병에게 가까운 것인지라 어쩔 수가 없었다. 원체 평소 말투와 일을 할때의 차이가 별로 없는 탓도 있겠지만...
어라, 눈이 안 마주쳤던가? 의도치않게 당신을 깜짝 놀래키자, 자신의 눈도 조금 당황한듯 커졌다. 까무러치게 놀라 황급히 담배를 숨기고 냄새를 지우려 애쓰는 당신의 행동에, 나는 키득거리며 웃었다.
"트레이너라면 성인이잖아. 굳이 그렇게 감출 필요 없는데. 혹시 사정이 있어서, 미성년자인데 나이를 속이고 들어온 만화 주인공 타입?"
장난스럽게 얘기했다. 뭐어, 좀 나이 들어 보이는 얼굴이라 학생일리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분명히 60살쯤 되어보여서 할아버지라고 생각했던 어부 아저씨가 사실 서른 둘이었고, 완전 젊고 예쁜 스물 두살의 언니와 결혼한걸 직접 두 눈으로 본 적이 있으니... 이 사람도 어쩌면 단순히 노안인걸지도 모른다. 이력서에 서른즈음이라고 적당히 적으면 면접관도 그렇군 하고 넘어갔을지도? 같은 장난스런 생각을 하다가.
"많이 놀랐어? 미안, 놀래킬 생각은 없었는데. 나 여기 온거 아는 줄 알았지."
손등을 데인 듯, 빨갛게 물든 당신의 손등을 보고는 살짝 인상을 찌푸렸다. 아프겠네, 하고 짧게 중얼이며. 당신은 황급히 담배를 벽에 지져서 꺼버렸고.
나는 짧게 얘기하며 핸드폰을 조금 살펴보다, 상의 주머니 안에 넣었다. 그리고는 이어진 당신의 자연스러운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지켜보고 있었어? 좀 창피한데.“
반즈음 농담이 섞인 말투로 짧게 대답했고.
”부상 때문에. 거의 나았으니 심각한건 아냐. 원래 달리려고 했는데, 그것도 뭐해서 맨몸운동 하던 중이었어.“
”왜, 스카우트라도 하게? 내 유연성이랑 근력이 그렇게 대단했나?“
그럴 일은 전혀 없다는듯, 여전히 장난스러운 말투였다. 자신이 한 운동은 그렇게 대단한게 아니었다. 인간 기준이라면 당장 올림픽에 나가느니 뭐니 시끄러워져도 괜찮겠지만, 난 우마무스메니까. 105kg 이상 체급, 역도 세계 기록이 488kg던가? 중앙의 우마무스메라면 아마 대부분 그걸 훌쩍 넘겨서 들수 있을테니.
머리를 긁적거렸다. 보통은 그러면 내가 잘 뛰었다고 생각하는데. 혹시 이 녀석 승부욕이 남다른 타입인가? 그러면 본인 말마따나 언급을 안 하는 게 좋기야 하다. 원만한 친구 관계로 남고 싶다면. 하지만 나는 선생이고 이 녀석은 우마무스메다. 친구가 되긴 어려울 거고, 나는 승부욕에 아직까지도 혼쭐이 나고 있는 입장으로서 조언을 해줄 필요가... ...됐나. 어떤 땅딸보 소녀를 떠올리곤 그냥 입을 다물기로 했다. 담배 이야기라는 좋은 화두가 있어서 망정이지, 나 홀로 어색하게 말을 바꿀 뻔 했다.
"...넌 달려야 하잖아. 그런 애 옆에서 담배를 피면 안 되지. 이거 센 거라고?"
달리기보다는 돋보이기를 더 좋아하는 갸루무스메 쪽인가, 그러기엔 다소곳하고, 뭔가... 뭔가, 음. 그래, 날카롭다. 칼끝처럼. 어릴 때 나는 꼭 식칼의 날을 조심스럽게 만져보는 타입의 어린이였는데, 그렇게 손을 몇 번 베이고 나선 식칼과 거리를 뒀었지. 요리를 시작하기 전까진 말이다.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
그리고 나는 선수로서 다져졌던 내 감을 믿는다. 이번 건 확실했으니까.
"그리고 나는 너에게 달리기를 가르치는 트레이너지. 담당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 직업에 충실하려면 끄는 게 맞지... 않겠어? 너도 참 특이해, 담배를 무슨 돌 보듯 하고."
나는 짧게 얘기했다. 조금 멋쩍은듯 뺨을 긁적이면서, 일부러 이 화제를 피했다. 멋대로 굴어서 미안해? 하지만 아직 성숙해지기엔 새순도 돋아나지 않았으니까. 당신도, 나도 아직 첫 만남이기도 하고.
"헤에."
나는 의외인 당신의 대답에, 가만히 당신의 눈을 들여다보려는듯, 시선을 던졌다. 의외네. 되게 대충인 타입인것 같았는데. 역시 사람은 겉만 보고는 모르는 법이구나. 그럭저럭 열심히 트레이닝 하고, 그럭저럭 아이들하곤 거리를 두다가, 퇴근 시간이 되면 집에 가서, 내가 알 수 없는 당신만의 시간을 보낼 줄 알았는데. 교육자로써의 신념이 있는걸까.
"난 애들 하교하는 곳 근처에서, 문 너머까지 냄새를 풍기길래, 그런거 신경 안 쓰는줄 알았는데~"
"간접흡연이 대수냐! 흡연자의 인권 보장하라! 너희의 체력이 떨어져도 알 바 아니다! 그런 생각으로 여기서 피우는줄 알았지 뭐야~"
일부러, 빤히 당신을 바라보며 히죽였다.
"센 거라. 그러고 보니까 그거, 흰 색이 아니네? 갈색이잖아. 그거야? 시가라고 하는 그거? 양주같은?"
바닥에 떨어진 당신의 꽁초를 보면서 가볍게 물었다. 어부 아저씨들이 피우던 담배는 다 흰색이던데. 이건 절반이 갈색이네. 비싸다던데, 돈이 많은가봐? 외제 물을 먹었다 이거냐! 같은 장난스런 농담을 당신에게 던지며 키득였고.
"뭐어, 좋은 냄새는 아니지만, 어부 아저씨들이 어렸을때부터 입에 달고 있었으니까. 익숙해진 느낌? 피고 싶으면 피는거지. 딱히 뭐라 할 생각은 없어."
"아, 그래도 난 피울 생각 전혀 없지만. 소녀에게서 담배냄새가 나다니~ JK는 자고로 몸에서 곰돌이 인형, 장미꽃 같은 냄새가 나줘야 한다구요~"
초등학교때 사람을 반으로 접고 구멍을 내면서 논다니 역시 우마무스메 무시무시한 포식자인게 틀림없는wwwwwwwwwww(날조다)
wwwwwwwwwwwww히다이............. 너무 슬픈.....wwwwwwww
마리야잔 situplay>1596941161>485 이 링크 유튜-브엔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wwwwww 하지만 앵커 건거 보고 목소리 들었는데 역시 훌륭한 보이스인www 저런 느낌으로 자율 트레이닝? 이라고 묻는다니 평범한 소녀라면 두근두근 사랑에 빠져버리는 이케멘 보이스쟌wwwww
나 그렇게 보이는 거냐... 나름 여기, 인적이 드물어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앞으로 이곳은 흡연실로 쓰지 말아야지. 머릿속 지도에 X표를 쳤다.
"첫째, 난 여기 사람이 잘 다니지 않아서 피고 있는 거야. 이럴 줄 알았으면 여길 선택하진 않았겠지만..." "둘째, 흡연자의 인권은 당연히 보장해야지. 체력이 떨어질 권리도 존중해야 해! 히또미미들한텐!" "셋째, 난 외국 물 좀 마셔보고 싶다. 제발. 이건 그냥... 뭐랄까, 타르랑 니코틴이 많이 들어가서 회사가 겉멋을 부린 거지."
담배곽에서 새 담배를 톡톡 꺼내 보여줬다. 만져보라는 듯 내밀었고, 내밀면 다른 종이담배와 크게 다를 것 없다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마무스메가 받던 받지 않던 나는 일단 건네주고 말을 잇는다.
"넷째, JK들은 원래 담배 냄새를 풍기는 거 아니었어?"
중학생 때 아는 척하던 누나들은 죄다 담배냄새 자욱한 곳에서 나타나 나에게 멋대로 어깨동무를 걸었는데. 반박이라는 당초의 목적을 잃은 질문을 던지며, 나는 옛 기억을 회고했다. 음, 역시 JK는 담배냄새랄까, 장미꽃 냄새가 나는 JK따위는 상상할 수 없다. 눈앞의 JK는 히또미미JK가 아니라서 여자아이같은 냄새가 난다고 생각했는데.
한마디. 스카우트를 하려했단 점을 부정했을 뿐인 멘트고 그녀의 유연성이나 근력에 대해서는 부정한 것이 아니였다. 과장은 빼도 겉으로 본 트레이닝은 숙련된 듯이 보였고 마리야로서도 딱히 지적할 부분은 보이지 않았었으니까.
"그럼 명함을 건넸을 거야."
그런 말을 하며, 마리야의 눈은 계속해서 유심히 유키무라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 학생 어디선가...'
그녀와 마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일텐데도 어쩐지 기시감을 느꼈다. 아니, 전생에서 만났었나같은 초차원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불과 며칠전에 그녀의 얼굴을 봤던 것 같은 기분이...아,
'그래. 미승리전에서 원더랑 같이 출주했었었지.'
이 애매한 기시감은 여기에서 느껴지는 거였다. 레이스에서의 그녀로 알고 있지만, 정작 학원내에서 활동하는 그녀에 대해선 모르고 있었으니까.
"...미승리전."
그렇기에 문득, 유키무라를 바라보던 눈빛이 사뭇 진지해진다. 원더는 3착. 레이니 왈츠가 1착, 그리고 2착이...유키무라 모모카. 그것이 이 우마무스메의 이름이었다.
"힘든 레이스였었지."
그녀에게도 그리고 원더에게도 힘든 레이스였었다. 「레벨이 다르다」. 그 레이스에서만큼은 누가봐도 레이니 왈츠의 완벽한 승리였기에 애기할 수 있다. 하지만 원더는 아직 성장하고 있는 도중이며, 유키무라또한 그러한 유형일지도 모른다. 결국 그녀도 원더를 이긴 우마무스메중 하나이니. //긁는게 아닌데 말투가 마치 오해를 하게 만드는 직설적인 화법wwww
마주 : 사실 펄롱 안으로 들어섰을 때 "레이니이이이이이-!!!! 네 수건!!! 내가 맡아뒀으니까!!!" 하며 아는척 공격하는것도 재미있을것 같음... 아니 사실 재미있을것 같음이 아니라 벌써 재미있음 히다이주는 어릴적에 눈높이 했나요 구몬 했나요 이 유잼의 원천은 뭐지?!?!?!
>>527 https://youtu.be/w9rCsSXwFSU?si=4F8dKW-rjJtAJXzW https://youtu.be/B3EWU_S_uU0?si=88zEib1V5ZGVtk2Y 대신 요걸 보는거시다. >>520 오....aimer는 되게 유니크한 보이스의 가수죠. 근데 이 노래는 들어본 적이 없서! 알아갑니당....
그 녀석은 나보다 젊고 씩씩하게 생겼고 실제로도 건장하고 마음에 구김살도 없는데, 게다가 담당까지 있는거냐. 얼마나 앞서나가야 직성이 풀리는 거냐, 시라기 다이고. 그렇다고 담당을 만들 생각은 없지만. 뭔가 마음의 구김살이 하나 더 늘어나는 것을 느끼며, 나는 애써 태연한 척 넘겼다.
"됐어, 담당 통해서 주는 것도 정없고 그냥 찾아서 건네줄게. 정 안되면, 다이고한테 맡기는 거로."
그래도 가급적이면 내 손으로 주고 싶다. 형동생 하는 친구지만 뭔가 이런 걸 의식하면 마음이 안 좋아져서... 뭔가 저녀석의 시큰둥한 성향이라면 '뭘 이딴 손수건 가지고 그렇게까지 유난을'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저 묘하게 뚱한 표정 좀 보게. 그러고보니 이 녀석이 나한테 소화기를 뿌렸었지. 잊을 뻔 했다, 온 몸이 새하얀 상태인데도.
"아니다, 역시 다이고한테 전달해주면서 일러버릴까. 동생네 담당 우마무스메가 나한테 소화기 세례를 끼얹었어~! 라고. 하하."
너는 유키무라 뒤에도 뭐가 있었잖아~~!! 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말하고 싶었는데. 돌겠네 진짜! 유키무라가 찍은 사진은 정말 절묘하게도 내가 담배를 권하는 것처럼 보였고, 딱 봐도 그걸 누군가에게 전송하려는 모습.
정말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 치정모노가타리의 사례를 보면 알겠지만, 츠나센의 굶주린 우마무스메들은 다 미쳐있다. 여고생의 얼굴을 한 아귀라고 할 수 있겠지. 자극적인 소문은 귀에서 귀를 타고 무한하게 부풀려진다. 저 사진이라면 내가 온갖 유해한 무언가를 권유했다는 느낌으로 와전되겠지.
그리고 나는 불명예 퇴직, 동네에 소문나서 또 이사를...! 그건...! 누님에게 날라차기 맞아서 창문에 반 정도 걸친 변사체가 될 미래가 100%.
나는 그래서, 누님에게 죽을 바에는 초면의 우마무스메에게 죽자며 온몸 대쉬로 핸드폰화면을 가로막아버렸다.
뭐, 마을 주민 1이 아닌, 트레이너겠거니 하는 생각은 하고 있었다. 츠나센에서 돌고 있는 소문 중에, 아저씨에, 늘 다크서클을 달고 다니는데다가, 혼활에는 매번 실패하지만, 유부녀를 꼬시는 능력은 가지고 있고, 허약해서 귀엽다는 소문이 드는 트레이너가 있었기에. 이름이... ‘몬다이 유우가’였나... 아무튼, 그 트레이너의 소문과, 눈 앞의 청년은, 꼭 닮아있었다. 그런데, 다이고랑 아는 사이일 줄이야.
“...”
누가 봐도 농담인 말에, 레이니・왈츠는 대답하지 않는다. 얼굴은, 하얗게 질리기 시작해, 눈동자를 좌우로 열심히 굴리면서 손가락을 가만히 두지 못해 꼼지락거린다.
“시... 시, 싫어...”
그냥, 아는 사이라면. 글쎄. 다이고는 그런 소리를 전해듣더라도 대신 사과하지 않을까. 하지만, 형 동생하는, 친밀한 사이라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질지도 모른다. 레이니・왈츠는 히다이에게로,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히다이가 손수건을 들고 있는 팔을 향해 손을 뻗었다.
이제와서 용서해줄것같아? 안되겠어. 당신은 한번 단단히 혼내줘서 두번다신 내 이름을 잊지 못하게 해주겠어. 사실 레이스에서 보란듯이 1착해서, 날 잊지 못하게 해주려고 했는데. 내면의 양심이 그건 추하다는듯 일러오지만, 여기까지 왔는데 무를 순 없지. 나는 빠른 속도로 타자를 치기 시작했다.
[코코쨩 담배냄새가 나서 와보니까 이사람이 하핫 고멘고멘 마 마 너도 그러지 말고 한대 피면서 릴렉스하지그래? 라면서 미성년자인 나한ㅌ]
"뺘앗?!"
당신은 나한테 전력 태클을 날렸다! 그리고 핸드폰 화면을 가로막으며 움직였고... 우마무스메의 선천적인 근육량, 그에 따른 힘, 나름 무술(?)을 수련한(?) 유키무라의 특성상, 히다이가 사진을 막기위해 필생즉사의 각오로 날린 태클은... 그저 안겨온것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자자자자자쟘간만?" "이이이일단떠더더더덜어져서엇...."
당장에라도 떨어지지 못하겠느냐아아앗~!!! 하고 크게 소리치며 비장의 유키무라 7식 "유성 떨구기" 로 히다이의 목을 붙잡고 얼굴부터 떨어트린 다음 유키무라 7식 2순 "새우껍질 벗기기" 로 척추를 즈려밟고 다리를 잡아당기는 무시무시한 일이......
"떠더덜어져 주세요옷......"
일어나지 않았다. 그렇다. 이 녀석, 우마무스메가 아니라 천년에 한번 태어나는 허접무스메였다(각주:아닙니다) 그녀는 연애할 생각이 없지만, 러브코미디 장르를 아주 좋아했고, 이렇게 지근거리에서 스킨십을 나눈 것은 마사바와 언그레이가 전부였다. 그렇기 때문에, 귀와 꼬리를 쫑긋 세우고서는. 귀만 빨개진 당신과 대조되게, 목까지 온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인채로 말하는게 전부였다....
나는 당신을 빤히 노려보았다. 여전히 차가운 미소를 띄운 채로, 살기라고도 느껴질법한 기백을 숨기지 않으며.
“하아?”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그럴 의도가 없었다면... 아니, 아니야. 나는 고개를 떨구며 짧게 숨을 내뱉고, 천천히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보며,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러나, 기다린 뒤에 이어진 말은...
”레이니 양이 너무 강해서.“
”나로써는. 나같이 약해서, 지방 G3 데뷔전에서도 이기지 못해서.“
”미승리전으로 추락했음에도.“
"더 밑바닥을 기어야 하는 내겐 어려운 레이스니까."
”이기지 못하는게 당연하다고 들리는데.“
내가, 제대로 이해한게 맞을까? 눈을 휘어 웃으면서, 한걸음 더 당신에게로 다가갔다. 안에서 무엇인가 끊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당신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 당장에라도 코가 닿을 것 처럼 얼굴을 바싹 대려 움직이며.
“네 말이 틀리진 않았지. 그렇게 보일수 있고. 이해해. 나도, 나 자신이 싫어서 어쩔 도리가 없으니까. 엉망진창인 레이스를 보여줘서 오히려 이쪽이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하니까. 응, 그렇네.“
”그런데.“
”할 말은 그게 전부? 그럼 시시한 언쟁은 여기까지면 되겠다.“
”덤벼. 공평하게, 네가 원하는 만큼 때린 뒤에 널 박살내버릴거니까.“
턱을 바짝 들어, 여기를 치라는듯, 주먹을 들어 툭, 툭 하고, 무거운 물건을 드는 소리가 들릴정도로 제 턱을 치고서는. 가만히 당신을 바라보았다. 걸어온 싸움을 피할 정도로 내 꿈은, 내 신념은 가볍지 않아. 진흙투성이가 되어서라도 반드시 지켜내야만 하는, 목숨보다 무거운 그 둘을. 넌 내 앞에서 모욕했어.
// wwwwwwwwww미치겠다 갑자기 울타리를 부수는 김렛이 된 기분인wwwwwww 싸움을 거는 미친 우마무스메가 되어서 대단히 죄송한ww 아까 즐겁다고 하셨던것 같아서 열심히 이어온.... 와따시도 스불재긴 하지만 상당히 즐거운ww 뭔가 불편한게 있으면 언제든 수정도 가능하고 사과도 드릴테니 편하게 말씀주시는www
wwwwww하아 드디어 진정됐다 후..... 인사가 늦었소 미즈호-공 잠은 잘 주무셨는지???wwwwwwwwww 그래도 기상하시자마자 웃겨드릴수 있어 아주 기쁜www 이제부터 미즈호공과 와따시를 한몸으로 간주하여 미즈호공의 스불재 놀림을 막아버리는(????)
>>576 wwwwwwwwwww미치겠는wwwwwwww
>>577 >>579 wwwwwww코이츠 진짜 일상왕의 품격이 무엇인지 보여줘버리는wwwwww
>>578 wwwwwwwwwww럽코가 아니라 스불재인wwwwww
하아 미치겠다 개그왕 히다이주 오야스미 오야스미하시는wwwww 어장을 완전히 뒤집어놓고 주무셔버리는wwwwwww
>>590-591 wwwwwwwwww나니와쟝 와따시에게 순탄일상의 비결을 알려주시는wwww 와따시는 이렇게 친근하게 다가가서 담배 오케이야~ 하고 사진찍어서 좀 놀리다가 다이죠부 다이죠부 모 쇼가나이나~ 하고선 다정투샷 선물한 뒤 친해지려는 계획이었는데 한치 앞을 알수 없는 커생의 늪에 빠져버린wwwww
이와시캔이 끝나고, 다음 날. 교내는 여전히 레이스의 열기로 들떠있었다. 그 주인공은 당연히 언그레이 데이즈였고, 그녀의 트레이너인 자신에게도 약간의 이목이 집중되었다. 아무튼간에, 트레이너실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코우. 이른 아침의 트레이너실은 조용했다. 제 자리를 찾아들어가니, 책상 위에 수상해보이는 상자가 하나 놓여있는 게 보였다. 코우는, 일단 의자에 앉아서 쪽지를 읽어본다. 니시카타 미즈호의 봉제인형, 그런데 이제 학교 수영복 차림인...
>>601 이와시캔을 앞두고 니시카타 미즈호는 봉제인형을 하나 주문했다. 그것도 자신의 인형을 말이다. 키즈나 워크스가 어떤 식으로 만들어 줄지도 궁금했고, 인형이란 게 좋은 선물이 되어줄지도 모른단 생각을 해서 충동적으로 [ 야나기하라 코우 씨 측으로 보내주세요 ] 라 부탁했다. ....그리고 이와시캔 다음날, 때마침 타이밍 좋게 그 인형이 도착했고, 니시카타 미즈호는 출근하자마자 자신의 수영복 인형 박스를 앞에 두고 있는 코우를 보게 되었다.....
" .........조, 좋은 아침 이랍니다. 코우 씨.... "
잔뜩 얼굴이 빨개진 상태로 코우에게 꾸벅 인사를 건네곤, 미즈호는 재빨리 자신의 자리로 가려 하였다. 아, 부끄러워!
당신이 날 빤히 바라보는게 느껴졌다. 얼굴이 너무 뜨거워서 도저히 당신을 바라 볼 수 없었다. 어질어질해. 그리고 당신은 황급히 떨어져서...
“...”
“유키무라짱이라고 부르지 마.”
잔뜩 볼에 바람을 넣어 부풀리고, 당신을 째려보았다. 무슨 파렴치한 행동을 내게 한건지, 정말 이해하고 있는거야?! 안되겠다. 화를 내서 단단히 혼내줘야겠어. 이제 진짜 봐주지 않는다. 그렇게 생각하며 일단 당신에게 핸드폰을 넘겨주었다. 일단 나도 추스를 시간이 필요하니까.... 레이스중에 하듯 짧게 숨을 코로 쉬며 진정하려고 하고 있는데.
“엣.”
당신은 갑자기 날 붙잡고 내 머리에 마구마구 수염을 문질러버리는게 아닌가?!?!
“꺄아아아아악!!! 이거 놔!!!!”
나는 2연타로 이어진 너무나도 부끄러운 행동에-
그만 그 위력이 너무 무시무시해 봉인해둔 ”유키무라 금술“ 2식 - ’머리 부수기‘ 를 사용해버렸다. 왼쪽 팔꿈치로는 턱을, 오른쪽 팔꿈치로는 관자놀이를 노리고 순식간에 뻗는 아주 무시무시한 기술! 하지만 이 허접무스메, 눈을 질끈 감고 시전했기에 아마 피한다면 충분히 피할수 있을 것이고, 어쩌면 맞지 않은 채 굉장히 위협적인... 장수말벌이 바로 귓가를 지나가는 소리를 내며 허공을 가를지도 모른다.
>>617 사실 마주도 매일 이 표정으로 레이니를 굴리고 있습니다 얘는 츠나센이 아니라 정신과를 다녀야 할 것 같은데 (오해방지 쿠션 : 본 마주는 멘탈 허접과 수면장애 등등 여러 요인으로 정신과에서 장기간 진료를 받은적 있으며... 정신적 요인으로 고통받으시는 환우분께 대해서 가볍게 이야기 할 생각이 없읍니다...)
>>630 wwwwwwww거기엔 합당한 이유가 있는wwwwwww 리얼로 거리감 잘 모르는것도 있지만 일단 히다이쟌은 어른 + 남자 인데다가 수염 = 입 = 정수리 키스?!?!?! 라는 미친 결론에 다다라버린wwwwwwwww 코이츠 허접무스메기에 가능한 초 허접 삼단논법인wwwww
하하하하지만 개그일상 보정으로 100t 망치를 맞아도 머리에 혹 생기고 마는것처럼 피하거나 안맞거나 맞아도 일상 끝나면 뾰로롱 하고 나을거라고 생각해요.........
wwwwwwwwww그건진짜 '물고기를 잡게해줘서 더 친해진다' 라는 생각밖에 없어서 한 행동이라 깨닫지 못한wwwwwwwwww 알았으면 히다이랑 똑같이 굉장히 부끄러워하고 머쓱머쓱 머뭇머뭇 수줍수줍 반응인www 거기에 나니와가 뭔가 적극적인 스킨십을 해온다??? 바로 도망 or real 유키무라 1식 브라질리언-킥 시전해버릴지도 모르는wwww 의외로 공통된 수줍은 소녀 반응인wwwww(하지만 힘이 소녀가 아닌wwwwwww)
>>584 우마무스메이기에 더욱 더 살벌한 살기를 느꼈다. 화를 꾹꾹 참으며 말하면서도 냉기가 서린 말투가 들렸다.
그런가, 자신이 또 말이 짧아서 상대방을 오해하게 만든거겠지. 마리야는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오해를 풀려하지 않는다. 자신이 우마무스메에게 어떤 식으로 생각되고 받아들이든간에 스스로가 확신한 생각을 밀어붙인다. 거기엔 우마무스메를 위해서라는 명목이 있기에, 마리야는 어쩔 수 없는 경우라고 치부한다.
그러니 묵묵히 유키무라가 하는 말을 감내하고 받아들인다. 오히려 당혹감이나 억울한 기분은 들지않았다. 그정도로, 이런 작은 말에도 그녀는 화를 낼 정도로 필사적이였다는 것이 보이는데 어찌 그러한 기분이 들겠는가.
'어떤 말을 건네야할까.'
위로? 사과? 그런걸로는 아마 유키무라의 상처를 완전히 덮을 순 없겠지. 아마 그러한 말은 자신이 아니더라도 수없이 들었을 테니까.
트레이너로서의 조언또한, 이미 그녀는 팀이 있기에 그다지 의미가 없다. 이미 들을만한 애기는 다 들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말을? 무슨 행동을 취해야할까? 마리야의 침묵은 그 어느때보다도 고요하고도 길게 느껴졌다. 그만큼 깊은 고민에 빠져있는 걸지도. ... ... 침묵이 이어진다.
마리야의 눈은 여전히 유키무라를 바라본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녀의 눈을 바라본다. 그 눈빛에는 어린아이처럼 꿈을 잃지않으려 하는 필사적임이 보이는 듯 하다.
"...미승리전으로 추락이라."
마리야는, 스스로 모진 말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유키무라를 대하는데 있어선, 이게 필요하다고 생각됬기에.
"추락이라는 말은 높은 장소에서 떨어질 때를 말하는 거였지."
그래. 유키무라는 미승리전을 탈출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클래식 시즌에 들어서도 빛을 발휘하지 못했다.
"...너는 정말 추락하고 있는 걸까?"
그래. 유키무라가 하고 있는 것은 추락이 아니다. 말하자면 올라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그건 자신의 담당인 퍼펙트 원더에게도 통용되는 말. 그러니 유키무라는, 착각해선 안된다. 추락이라는 단어를 레이스에서 쓰는 건 이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유감이야." //오해를 받았다...어? 그럼 악역이 되어서 각성시켜야지(?)
계속해서 이어지는 도발. 지금이라도 널 때릴 수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설령 네가 우마무스메였다고 하더라도, 키가 2m를 넘는 거한이었다고 하더라도 결코 먼저 치지 않을것이다. 결국 끝까지 갔을때 서있는건 내가 될 것이다. 그러지 못한다면 차라리 죽고 말겠어. 그것은 고집이었을까? 아니, 아니다. 유키무라 모모카의 레이스 스타일, 확고한 신념. 나는 턱을 치켜들고 널 내려다보았고.
너는 길게 침묵하면서도- 계속해서 내 눈을 들여다보았다. 너, 내 눈동자 안에서 무엇을 찾고 있는거야? 왜 반응이 없어?
날 쳐다보기는 하는거야? 지금 네 눈 앞에 있잖아. 내가 없는것처럼 굴지 말아줘. 내가 잊혀지기라도 한것처럼 행동하지, 말아달란 말이야.
"하하."
그러나. 나는 이어지는 네 말에 고개를 떨구며, 짧게 웃었다.
"그러네."
"처음부터 내게 떨어질 곳 따위, 아무데도 없었지."
"그래."
어렸을때, 간단한 레이스에서 이기는것 정도야 누구나 하는 일이잖아. 그 뒤에 어떻게 됐지? 어떤 노력을 해도, 어떤 고통을 감내해도, 무엇을 버려도.
"나는..."
그래, 잊혀지려면 기억되어야 하지. 나는 애초에 기억되지 못하는 우마무스메잖아. 누가 나를 기억하겠어? 집으로 돌아가도...
급격하게, 그녀의 벚꽃색 눈동자에서 생기가 사라진다. 멍한 눈빛은 어쩐지, 회색빛을 닮아서. 어깨를 잔뜩 웅크리고는, 그대로 고개를 떨군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다가.
>>671 wwwwwww미치겠다 너무 부끄러운ww 뭔가뭔가 if로 떠올랐는데 엔딩즘에 마구로 기념 우승 실패했을때 그런 말, 잊지 않을게나 기억할게 같은 말 듣는다면 진짜 와따시도 유키무라도 울어버리는wwwww
>>672 www 코이츠 빨리 나가셔서 조금이라도 주무시는wwww ww걱정해주셔서 감사한www 와따시는 "참치어장의 룰과 캡틴의 공지를 준수하는" 선에서 "일상을 돌리는 분과 어장 내의 다른 분들이 불편해하지 않는" 모든 일상이 즐거운ww 와따시도 종종 다른 분들을 생각하며 노심초사할때가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리얼 디지땅 그자체기때문에 어장에서 잡담도 일상도 너무 즐거운ww 신입 분들이나 다른 분들하고 더 많이 친해져서 리얼 디지땅 인싸무스메가 되었으면 하는ww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중인wwwww 힐링공부일상이 아니더라도 나니와쟝과 돌릴수 있다면 우효 쵸 우레시캇타www인 wwwwwwww
이와시캔이 끝났다. 응원을 열심히 했던 것이 보람이라도 있는 건지, 정말 그레 쨩이 이겨줬다. 응원하는 입장에선, 응원하는 상대가 힘내주는 것만큼 즐거운 일이 없다. 비록 이번에는 꽤 충동적으로 한 행동이었다. 지방의 G3 경기 같은 건, 츠나지에 유배된 직후에는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어느새 츠나지에, 츠나센에, 친구들과 트레이너들에 점점 스며들고 있게 된건가. 그렇대도 여길 떠나갈 때는 쿨하게 나가주겠지만.
응원복을 고이 접고 폼폼을 캐비넷에 넣어둔다. 이쪽도 응원하느라 너무 지쳤지만, 응원 팻말을 목에 걸고 방 한가운데 서서, 오늘의 주인공을 기다린다.
"…아, 좀 늦으려나~."
트레이너나 팀이 있다면, 그들과의 시간도 있을 거고. 아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고 올지도….
뭐야 대자보가 새로 붙은 줄 알았더니 얼마 전이랑 똑같잖아. 이와시캔이 끝나고 승자와 패자가 나뉘어졌다. 1착을 차지한건 한 번 같이 뛰어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지만... 뭐 그렇다고 기억나지는 않는다. 고작해야 그것뿐. 애초에 어제 경기는 보러가지도 않았으니까.3관이라는 첫번째 목표가 깨졌음에도 그냥 강한녀석은 많구나-같은 인상이다. 시간이 많지 않은건 알지만 화 낸다고 실력이 느는것도 아닌데. 지금까지는 너무 화를 내고 다녔던건 아닐까? 고작해야 5일이지만 어쩐지 마음의 여유가 늘어난것 같은 기분...
"..."
아니다. 솔직히 지금 너무 빡친다. 누가 최면이라도 하지 않으면 당장 이와시캔 1착의 주역을 찾아가서 주먹질하다 경기인생은 고사하고 남은 인생도 미친듯이 험난해질정도로. 진정...해야겠지? 미간에 잡힌 주름이 지워지지 않아서 한쪽 엄지와 감지로 꾹 꾹 잡아누른다. 풀어라 풀어. 다른 계획정도는 있으니까.
"당장은 반다나... 최종은 마구로..."
해소를 위해 가져온 대자보를 펼쳤다. 이와시캔의 출주자명단만 적어놓은 심플한 구성. 대자보옆에는 감사하게도 공간이 조금 남아있어서 이리저리 대보며 붙이려해본다. 이런걸로 마음이라도 풀어야하는거 아니야
OP전의 결과가 잘못되었다는 말이 있었다. 이러나 저러나 제가 1착이고 마사바 쨩이 2착이고… 이건 바뀐 게 아니지만, 5착과 6착이 바뀌어서 원래 5착으로 들어온 녀석이 6착이어서 인기투표에 실리지도 않은 건 슬프잖아. 음음, OP전의 투표를 다시 하자면 여지껏 받았던 스티커들이 모두 없어지는건 좀 슬프지만, 괜찮다! 어차피 마지막엔 다들 그저 나만을 사랑하게 될 테니까!
그러니까 전부 하나씩 붙여줘야지~ 하고 간 중앙 게시판엔 노란 머리의 우마무스메가 서 있었다. 잠시 숨어서 지켜보고 있자니, 대자보를 붙이려고 하는 건가? 상황을 살펴보다 나왔다. 우와, 키 어마무하게 커…!
"좋은아침~ 혹시 승부 조작이라도 할 생각인건가요!?"
농담농담, 상대쪽에서 어떤 소리를 하기도 전에 빠르게 뒤에 덧붙이곤 네 손에 들린 대자보 힐끗 본다. 그리고 고개 들어 당신 바라본다. 역시 가까이에 서 있으니까… 엄청 크다….
이상한 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거기엔 아무도 없었다. 뭐야 귀신인가... 아니 진정할게 아니잖아 이거. 자세히보니 시선의 조금 아래에 뭔가 귀여워보이는 우마무스메가 보이고 있었다. 그...이름이... 아니 모르겠다. 애초에 본적도 없는데 뭘 이름이야.
"이게 그렇게 보이면 병원이라도 가보는건 어떠냐."
대자보를 펼쳐서는 그 말딸의 얼굴에 가져대다시피 가까이 들이밀었다. 승부 조작이라니!!! 급한건 맞지만 그딴 비겁한 짓은 해본적도 없다!!! ...잠깐만 그러고보니 이쪽도 뭔가 다르다. 벽에 붙어있는거 이거. 뭔가... 저번이랑 명단이 다른데? 5착이 바뀐것 같다. 그래도 결과에 차이는 없었지만. 이거 하나로 조작했다고 하기에는 좀... 오류라도 있던건가?
>>641 키즈나 워크스는 정말로 충실하게 일을 잘 해주었다. 그것도 츠나센 학원의 [ 학교 수영복 ] 을 입혀주면서까지. ......스위밍이라고 해서 래시가드니 그런 옷이 나올 것이라 상상하고 주문했던 니시카타 미즈호는 정말이지 코우가 그 인형을 들고 있는 모습에 얼굴이 새빨개 질수밖에 없었다. 세상에 어떻게 저런 망측한 모습이 나올 수가 있단 말인가??? 어떻게 트레이너에게도 똑같이 저런 것을 입혀놓을수가 있는지! 선물로 주는 거냐는 코우의 물음에 미즈호는 양 손으로 제 얼굴을 가리고는,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사실, 팀원과 위닝라이브 후 축하연을 받고, 그리고 가족도 축하해 준것은 기쁜 일이였다. 하지만 츠나지의 소문이 퍼지는 속도를 간과한 것일까. 자신이 아는 같은 반 애는 물론이요, 배불뚝이 아저씨도 가십 좋아하는 tmi아주머니도 자신을 알아보니 돌아오는데 곤혹이 아닐수 없었다. 그렇기에, 방에 들어오는 언그레이는 눈에 띄게 지쳐 있었다.
말을 잘 걸고 살가롭긴 하지만, 원래 성정은 내향적에 가까웠기에. 그리고...사실 녹초가 된 점도 없잖아 있었다. 정신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아..."
그렇기에, 방의 문을 열자 보이는 당신에, 작게 놀라고 마는 것이였다. 그래도 씻고 기다리지. 저녁도 그런 상태로 먹고 온거야? 당황할수 밖에 없는 광경이였다.
저도 응원하러 갔었는데! 하지만 보지는 못했다. 그날, 이렇게 커다란 키의 우마무스메는 이와시캔이 열리는 경기장에 서 있지 않았었다.
심플하지만 이름이 가득 적힌 대자보. 게시판에 붙이려고 이리 대고 저리 대고 하는 모습을 보았으니 여기에 게시할 생각인 것 같기는 한데…. 설마 인기투표인가요?? 힐긋, 다른 인기투표 대자보들을 본다. 저기에 비하면 많이 심플하잖아. 하지만 아쉽게도, 그에겐 이 대자보를 꾸며줄 펜도 스티커도 없었다.
"제가 조작을요~!? 이렇게 선량하고 악의 없이 생긴 제가요!?"
한껏 억울하단 표정 짓는다. 그러더니 OP전 5착의 이름을 터억, 짚는다. 포 이그젬플을 지나 치카노 하나코, 그 위로 리걸리 아시게, 마사바 콩코드를 지나 가르키고 있던 것은 저스트 러브 미.
>>728 wwwwwwwwwwwwwwwwwwwwwwwww아니 그러면 봉제인형 주문하면 츠나센 교복 입은 미즈호 인형을 고이 장식해둘수 있다는 것??? 안되겠다 당장 토큰 모아서 주문하러간다wwwwwwwwww wwwwwwwwww하 미치겠다 왜 밋쨩이냐니 자고 일어나서 꼭 본다wwwwwwww
만족스럽다. 이 정도면. 물론 더 흥분해서, 1착 한 걸 봤느냐 -마치 일주일 전의 제가 제 룸메이트에게 그랬던 것처럼.- 할 수도 있겠지만 지쳐보이는 것도 같고, 이래저래 늘어놓는 말들이 귀찮아하는 투는 절대 아니어서. 다행이다, 늦은 밤이라는 시간을 망각한게 무색할 정도로 다행이었다.
"그러네요, 트리플 반다나라~."
츠나센에 막 와서는 트리플 반다나에 나가 상을 쓸어와 중앙에 돌아갈거라는 생각으로 가득했지만, 몇 개월을 다니고 난 지금쯤 되면은 조금 해이해지기는 했다. 크게 개의치 않을 정도로. 하지만 다들 반다나 반다나. 역시, 트리플 반다나인건가. 따고 싶냐면 따고싶다지만, 이젠 잘 모르겠다. 돌아가기 위한 수단? 아니면… 드물게 표정이 잠시 진지해졌다가, 고개 휘휘 저었다.
"ー트리플 반다나도 사카나 삼관도 전부 딸 수 있지만 제가 봐주고 있는 거라구요~! 사카나 삼관도 나가기엔 피곤해, 귀찮고, 힘들고!"
중앙에 대해 이상한 편견이 생길뻔 했잖아 임마. 첫 대면했던 트레이너는 교내에 소문난 괴력. 두번째로 만난 말딸은 우승하고도 아니꼬운 표정이었는데 이제서야 좀 마음에 드는 녀석이 나왔네!!! 음, 뭔가 이상한 기분도 들지만 일단 넘어갈까.
"글쎄다. 지방에도 강한녀석은 많거든. 중앙에서 왔다고 방심하고 있다간 금방 추월당할걸?"
주로 나라던가! 손으로 나를 가르키며 말했다. 뭐 빠르기는 했다. 어떤 경기였는지는 몰라도 이녀석도 1착을 했다는 건 그만큼 강했다는게 되겠지. 어쩔 수 없다는건 아니야. 그냥 그때는 내가 졌다. 그것 뿐인 이야기니까. 어차피 다음에는 내가 이길건데 그런걸 신경쓰겠냐? 그렇게 치면 이녀석도 똑같다. 이길 수 있어. 괴물도 지방에서 중앙으로 갔으니 나도 가능할거 아냐.
"팀 홋카이도? 뭐 섭외하게?"
...지역팀인가? 그러고보니 팀 교토니 뭐니 해서 최근에 이름을 바꾼 팀이 많다고 듣기는 했는데 이름이 그대로인걸 보면 어련히도 자신감이 넘치나보지.
이 고양이는 확실히 성격이 순하지만, 학원의 강인한 우마무스메들과 동족인 고양이들만 상대해 온 나머지 인간이 너무도 쉬이 상처 입는다는 것을 모르는 경향이 있다. 발톱 조절을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정말 모른다. 사미다레는 어버버하며 급히 말했다.
"어, 얼굴, 안 베이셨나요?"
사미다레는 우선 고양이를 바닥에 내려두기로 했다. 그리고 나서 다이고의 얼굴을 보려 했다. 하지만 다이고는 부실을 나갈 생각인 듯 보였다. 어어, 어떡하지. 역시 기분이 상하셨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허둥거리는 사이, 다이고는 의미심장한 말만 남기고 떠나 버렸다. 사미다레는 멍하니 닫힌 문을 바라보았다. 어쩐지 저 트레이너님께는 죄송한 일만 느는 것 같다……. 바닥에 쪼그려 앉으니 고양이가 제 발치를 맴돈다. 사미다레는 고양이의 등을 살살 쓸어주었다.
거리는 그다지 멀지 않나? 머릿속으로 한 번 확인했던 학원의 내부도를 떠올려보지만 명확하게는 떠오르지 않는다. 군데군데 비어 있는(확인해보지 않은) 공간이 있으니 그 중 하나겠거니 생각할 뿐이다.
"담당 우마무스메 말임까, 있슴다."
담백한 질문에 대한 담백한 답변, 만나는 트레이너들마다(친분이 꽤 있긴 했지만) 담당에 대해 어느 정도 이야기를 해줬었는데, 지금은 그렇게까지 자세히 말할 필요는 없겠거니 했다. 솔직히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게 더 많기도 하고.
"시부야 트레이너는 츠나센에 왜 오셨슴까?"
갑자기 궁금한 게 떠올라 그대로 입 밖으로 내 본다, 어떤 사람인지 대충은 명부를 보면 알 수 있겠지만. 트레이너로서의 명성이나 실적을 목표로 삼는 사람이라면 (실력이 있다는 가정 하에) 츠나센이 아니라 중앙으로 가는 게 보통이라고 생각해서, 다소 투박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의문을 건네는 것이다.
>>778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아마 10분까진 되지 않았을 것이다. 닫혔던 부실의 문이 벌컥 하고 열리더니(사실은 벌컥 열리지 않았다, 최대한 강하게 열긴 했으나 목발을 짚고 있으니 넘어질 수도 있어 그리 강하지 못했다) 뺨에 반창고를 붙인 다이고가 바깥에서부터 오는 빛을 등진 채 서 있었다.
"......팀 블레이징의 호랑이虎여, 내가 돌아왔다!"
성큼? 아니 절뚝거리며 부실 안으로 들어서 문이 닫히자 실내의 빛에 의해 모습을 드러낸 다이고는 한쪽 손에 강아지풀 장난감을, 다른 쪽 손에는 고양이 간식인 트릿이 담긴 통 하나를 들고 있었다.
"후후, 무자비한 체력단련을 시켜주겠다."
??? 그렇게 말하지만 얼굴은 웃는 낯인 걸 보니 조금 신난 것도 같다. 다이고는 트릿 통을 부실 안에 있는 탁자에 올려두고는 사미다레를 보면서 흠, 하고 말을 이었다.
"얼굴 괜찮으니까 걱정 안해도 돼, 이 정도면 흉터도 안 남으니까... 잠깐 봤는데 장난감이랑 간식이 안 보여서 얼른 사왔지, 갑자기 나가서 놀랐어?"
자랑스러운 우마무스메가 아니다. 미승리전에서의 1착은, 계약을 하기 전의 성과니까. 담당 우마무스메여서, 행복할만한 아이도 아니다. 허구한날 틱틱거리고, 짜증내는 고등학생이니까. ...아무리 저렇게 주장하더라도, 아직, 잘 모르겠다는, 미스터 야나기하라의 말이 맞을 것이다. 그래도, 그게 거짓말이라는것을 알아도, 마냥 기분이 나쁘지는 않아서, 초면에 소화기를 뿌려대는 심술쟁이 아이를 달래기 위해, 눈에 보이는 거짓말이라도 해 주는 당신이, 꽤 좋은 어른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미스터 몬다이는, 거짓말쟁이시군요.”
겨우 눈물을 그칠 수 있었다. 우와, 완전히 엉망진창이야...
“그래도, 거짓말 덕분에, 괜찮아졌어요.”
레이니・왈츠는 히다이보다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다. 소화기의 흰 분말로 인해 형편없이 더럽혀진 옷을 탁탁 털려다, 그 전에 히다이를 향해 먼저 손을 내민다.
무섭다! 두 팔을 감싸안곤 한 번 부르르 떨다 말았다. 결국 이것도 장난스럽고 과장된 몸짓이다.
"확실히, 그렇죠?"
아직까지는, 1착이다. 하지만 중요한건, 트리플 반다나를 노릴 때 중요한 것은 오픈전이 아니니까. 오픈, 상대가 이렇게나 뒤에서 가까이 들어왔다는 정말 G3를 뛴다면 뒤엎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조금 많이, 계속 다짐하지만 스피드 특훈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스테미나는… 그렇지, 이기기 위해선 스테미나 특훈도 필요하기는 해. 곰곰 혼자서 뭔가 생각하다보면, 눈 앞에 상대가 비교적 흐려지는 것이었다.
"아차차, 팀이 있었나요~. 아쉽다. 저도 히로카미 씨랑 오붓하게 둘이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니까 뭐…. 츠나센 최강 팀이라~."
경기장 대기실에서는 울지 않겠다고 선언도 했고, 실제로도 울지 않았다. 아무리 분해도 거기에선 울고 싶지 않았다. 집에서도, 2착을 축하해주는 마마랑 파파, 그 외 단골손님들을 상대하느라 울 틈이 없었다. 축하해주는 앞에서 2착이니까 분하다고 울다니, 그런 멋없는 짓은 사양이야.
겨우 해방된 것은 '피곤하다'는 이유로 방에 올라온 뒤였다. 아래층은 아직 시끌시끌할까. 레이스에 별 뜻이 없는 것처럼 보이던 딸이 대상경주 2착을 했으니, 마마랑 파파의 기분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고, 역시 모르기도 하고... 아무튼, 조용한 방에서 쓰러지듯 침대에 눕는다. 조금 푹신한 편인 매트리스에 누워, 옆에 있던 큰 쿠션을 끌어안았다. 정면에서 보면 아마, 귀만 툭 튀어나와있을지도 모르겠다.
분하다. 분명 전날 모의 레이스에서는 내가 이겼는다. 물론 약간의 사고가 있어서 그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역시 분해. 3마신 차를 좁히지 못했던게 너무 분하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달리면 닿았을텐데. 쿠션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간다. 악문 이 사이로는 오열이 되지 못한 소리가 새어나온다. 막고싶지만 막을 수는 없었다. 그저, 이 소리가 방문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길 바랄 뿐이었다. 아, 새어나가도 상관 없을까. 어차피 다들 아래층에 있을 거고, 위층까지 올라오진 않겠지...
창문이 열리는 소리에 귀가 쫑긋, 새어나오던 오열도 뚝 멎었다. 아- 창문으로 들어올 녀석은 츠나지에 딱 두 명 뿐이지(도둑을 제외하면). 그리고 그 중에 한 명은 구태여 현관으로 들어오는 쪽을 택하곤 했으니, 남은 후보는 한 명이다. 마-사바구나. 훌쩍거리면서 어떻게든 목소리를 내보려고 했지만, 결국 목소리가 나오게 된 건 마-사바가 옆에 앉은 후였다. 나갈까, 라는 물음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쿠션 때문에 잘 안 보일까. 결국 쿠션을 잡았던 손 하나를 풀어 더듬더듬, 소리가 들린 쪽을 향해 뻗었다.
"....아니.. 괜찮아..."
지우지 못한 울음이 섞인 목소리, 내가 듣기에도 이상하다. 이런 목소리는 남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아. 하지만, 마-사바랑 사미는 남이 아니라 소꿉친구야. 다른 사람은 몰라도 둘은 괜찮아.
실패해서 우는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지만, 이미 남들을 제치고 성과를 냈으면서 그러는건 그냥 싸우자는 거잖냐. 무슨 심정인지는 모르지 당연히. 근데 이겼잖아. 이겼으면서 대놓고 그러는거면 나한테는 다른 녀석들은 노력도 안했다는 것 처럼 들린단 말이다 짜증나게. 축하받고, 기뻐하기까지가 1착이 갖는 의무다.
"뭐 그렇지."
투표용의 파란 스티커를 들자 고민에 빠졌다. 이녀석은 전부 붙이는것 같던데 그렇게 해도 되는건가? 어차피 아무도 안보니까 괜찮나? ...깊게 고민하면 할수록 결과가 이상해질것같다. 그래, 처음부터 이러면 됐어. 붙어있는 전원에게 한표씩을 붙인다. 생각해보면 내쪽에서는 그렇게 말했는데 방심하고 있을 수도 없지. 이건 도전장이다. 명단에 있는 녀석도 없는 녀석도 전부 뛰어넘는다.
쿠션을 껴안던 손이 밖으로 더듬 더듬 나오는 것을 보면 마사바는 귀를 쫑긋 세우고, 그 손을 깍지껴서 잡아주려 했다. 만약 마음대로 일이 해결됐다면 마사바는 침대에 누워서 메이사와 나란히 붙어있을 것이다.
"나니와.. 아 그레쨩? 응 그렇지. 메이사보다 작고 몸도 안 좋은데 그렇게 강할줄이야... 그러니까 꼬리콥터로 날아다니지. 아직 안 보여줬지만."
담담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며 메이사가 진정되길 기다렸다.
"응. 아직 트리플 반다나 시합 전이지만, 러브쨩 생각만 하면 분해서 잠도 못 잤어. 본격화도 했는데 겨우 목 차이로 졌는걸. 아직도 분해. 미즈호가 쉬라 그래서 아직 쉬는 중이지만 지금이라도 당장 뛰고 싶고 다음에도 못 이길까봐 무섭고 분하고 짜증나. 그래도 물론 내가 이길거지만..."
아니, 여기까지만 하자. 1착이란 무엇인가? 꽤나 오랜만에 한 공식 레이스 1착이어서 잘 모르겠다. 1착을 하고서도 만족스러워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는 거야? 아니면, 1착이 당연해서 기뻐하지 않는 아이들이 있는 건가. 중앙에 있었을 땐 후자인 녀석들도 조금 있었던 것 같기는 하다. 근데, 1착을 하고서도 우는 녀석이 있다고? 이상하다. 1착이 기쁘지 않다니. 아니면 기쁨의 눈물인가요!? 여튼 저튼.
"참 잘했어요~."
이렇게 아직까지는 모두가 2표씩을 공평하게 받은 상황. 메이사 쨩이 말한 러브 앤 피스는 이런거구나! (※아닐겁니다.) 러브 앤 피스하게 인기투표가 끝났으면 좋겠다. 응원받지 못하는 쪽은 힘이 빠지니까. 결국 이렇게 되는 거야, 기대받는 녀석들만 응원받으니까, 하고 의욕도 잃어가는 법이다. 실로 제가 그랬었으니까. 계속 중앙 이야기로 도돌이표. 고개를 가볍게 젓는다. 지금은 츠나센의 저스트 러브 미다.
"에헤헤, 몰라요. 완전 처음 들으니까 말이죠~? 트레이너 이름은 어떻게 되는데요?"
트레이너 씨에게 나중에 물어봐야지. 트레이너 씨들끼리는 꽤 친하달까, 서로 잘 아는 느낌? 응. 그런 느낌이니까.
맞아, 모의 레이스때 그렇게 말했었지. ....아아, 또 올라온다. 그때는 이겼는데. 왜 이번엔. 왜 이번엔 그 앞으로 나가지 못했을까. 왜 더 빠르게 달리지 못했을까. 분하다. 오열대신 떨리는 손에 마-사바의 손이 겹쳐진다. 깍지를 낀 손과 손으로 분명 전해지고 있겠지. 엣, 뭔가 부끄러워졌어. 역시 이제 그만 울자...!
▶ 캡틴 in 스발바르 제도의 한마디: 현재 생각하고 있는 제도는, '시트가 제출되기 직전 열린 대상경주의 표준 스테이터스(AMS, sSTA)를 충족할 만큼의 인연 토큰을 지급'이야. 무슨 말이냐면, 만약 오늘부터 9월 29일 내로 시트를 제출한다면 가장 최근에 열린 대상경주는 이와시캔이 되니까, SPD 60 / STA 120을 달성할 수 있는 인연 토큰 30개를 지급한다는 의미지. 9월 30일(우니상 개최일) 이후부터는 우니상을 기준으로 SPD 80 / STA 110 달성에 필요한 인연 토큰 50개가 될 거고. 이러면 대상경주 우승자들에 비해서(보통 AMS, sSTA에 각각 +10 정도) 지나치게 높은 스테이터스는 되지 않지만 합리적인 출발점이 될 거라고 봐. 그런데 이런 시스템이 괜찮을지는 모두의 의견을 들어 봐야겠어. 【앓이】
물론 농담이다. 키시시싯하는 마-사바 특유의 웃음소리에 맞춰서 이쪽도 웃어보지만, 역시 힘없는 웃음인건 어쩔 수 없었다.
"....응, 마-사바는 꼭 트리플 반다나를 따줘. 분명 할 수 있을거야."
내가 놓쳐버린 삼관 대신, 마-사바가 트리플 반다나를 따는 거야. 다음 경기에선, 이번에 응원왔던 애들처럼 응원복도 입고, 도구도 준비해서 응원해볼까. 잠시나마 다른 생각을 하니 좀 진정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진정되고 나서야 느껴지는 쿠션의 축축함... ....기분나쁘네... 얼굴도 쿠션도 좀 닦아내야겠다. 그리고 살짝 고개를 들자...
"푸학, 아하하하. 아- 이게 뭐야 진짜..."
쿠션에 눈 코(?) 입이 선명하게 그려져있었다. 아니 그려진게 아니라, 눈물자국이, 아니 잠깐만 이게 뭐람. 나 이 정도까지 울고있던거야???
하지만 마사바를 위해 밤에 변장을 하고 선물을 주는 이벤트까지 해주는 부모님을 둔 마사바에게 달리 선택지가 있었겠는가!!! 중학교를 다닐때도 믿다가 크리스마스에 산타 이벤트가 없어지자 혼란에 빠진 마사바가 이를 부모님과 상담했고, 그것으로 평생의 믿음은 처절하게 파괴당했다....
"으꺅! 이게 뭐야!"
사람의 얼굴이 그려진 저주받은 베개를 보고 비명을 지르다가 푸하하 웃고는 메이사의 티슈를 가져다준다.
그다지 말하기 싫은 눈치인 듯 추측한 미즈호는, 부드러이 미소지으며 다소 수줍게 말을 꺼내려 하였다.
“코우 씨에게 불리는 호칭이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지니까요. ” “앞으로도 이 「밋쨩」 이란 호칭, 코우 씨에게만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물론 니시카타 미즈호는 이 밋쨩이란 호칭을 다른 트레이너(히다이)가 이미 불렀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만약에 밋쨩이란 말을 다른 사람이 불렀다는걸 알게 된다면, 그리고 코우가 알게된 과정이 어떠하였는지 알게 된다면 글쎄다. 상상에 맡기도록 하는 게 좋을 것이다….
“음…. 이건 조금 지나친 욕심이었을까요? ”
뭐, 담당 아이들은 자신을 트레이너라 부르고 있으니 밋쨩이라 부를 일도 없고 하니 상관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살짝 뺨을 긁어보이는 니시카타 미즈호였다.
"일다는 수업에 집중하고 시험 나온다 카는거 정리한거는 있제? 그 레이스 학개론이라든가 경주 역사, 경주이론 같은것도 있는디...그거 일정 학점 몬 따므는 트레이닝 몬하고 보충수업 받는디...? 기양 한방에 좋은 점수 따는기 낫지 안하것나...?"
정말 이해를 못하는듯, 이야기한다. 이것이 모범생...범생이의 힘이였다.
"... 같이 씨꺼도 상관은 없는디...먼저 씻지 와 기다리가꼬는...기양 목에 걸지 말고 손에 들고만 있어도 충분이 감동은 받았어야."
사실 이것은 그렇게 생각에 두지 않고 말한 것이다. 그야 샤워실도 공동이고, 어차피 동성이긴 하니까... 뭐, 나도 우마무스메라고. 우마무스코 아이라 카이.
"... 그라므는 먼저 씨끄러 가까..."
살짝 의문을 품으며, 먼저 샤워실로 향하는 그녀. 한 5분 내로 빠르게 씼고 온다. 따스한 물은 정말 자신을 몇십분동안 있고 싶게 만들었지만, 그리고 처음 그 시설을 접했을때는 손가락 끝이 쪼그라들때까지 있으면서 '후에에'하는 소리를 냈지만. 지금은 2달 정도가 지났다.
찍은거야!? 아니, 나라도 마-사바가 대상경주 후 위닝 라이브를 뛴다면 찍겠지만, 막상 내가 대상이 되니까 부끄러워... 다시 쿠션에 얼굴을 묻어버리고 싶지만, 뭐랄까, 이 자국 위에 또 하기는 좀 그렇단말이지.. 무엇보다 축축하고. 받은 티슈로 닦아보지만 스며든건 지워지지 않아서,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얼굴도 좀 닦아야지.
"음... 그럴까나. 같이 먹을래?"
부탁할게, 하고 마-사바를 보며 살짝 웃었다. 음. 마마랑 파파 걱정할테니까, 눈 붓기가 가라앉으면 그때 내려가야겠어...
귀찮고 피곤하고. 게다가 조금만 해도 간당간당하게 잘 넘겨왔으니까! 귀찮기는 하지만 뭐… 간당간당한 점수라도 받으려면 열심히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집중? 했다! 선생님의 벗겨지는 머리를 열심히 지켜보고 있었다고.
"우… 어쩔 수 없네요. 내일부터 잘 부탁드립니다~."
고로 내일부터다.
같이 씻자는 이야기는 꽤, 음. 동성 친구간에도 자기 몸을 턱턱 보여줄 수 없지 않는 아이들이 있지 않던가! 저스트 러브 미도 그런 축이다. 자다가 옷이나 반바지가 밀려 올라가 안쪽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속살을 드러내는건 격이 다르다. 많이, 많이… 부끄럽다.
씻으러 다녀온 제 룸메이트가 가볍게 어깨를 건드리는 것에 헉, 하고 깼다. 언제 잠든거지? 옅은 잠에 들었기 때문에 금방 깰 수 있는 것이었으리라. 졸린 눈을 부비며 하품을 늘어지게 하다, 양머리를 하고 있는 룸메이트를 바라본다.
레어샷, 당장 찍어. 본능처럼 핸드폰부터 들어 찰칵, 사진을 찍고선. 여전히 졸린 눈으로 헤실헤실 웃는 것이었다.
처음부터 부실에서 쉬는 중이었으니, 다이고가 떠나고 나서도 사미다레는 고양이와 노닥거리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논다고 해도 아직 제대로 된 장난감 같은 것도 없어서 손장난만 칠 뿐이었지만.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문이 열리는 소리에 돌아보자 다이고가 다시금 그곳에 서 있었다. 강아지풀과 고양이 간식을 들고……. 왜인지 퇴근하는 길에 통닭을 사서 돌아온 아버지가 연상되는 모습이다. 사미다레네 집안은 가정 단위로 일을 했기에 그런 모습 직접 본 적은 없지만서도……. 아무튼 간식과 놀잇감을 들고 온 다이고의 정성을 알아준 건지, 아니면 한 대 맞고 물러선 것을 좋게 평가해 준 것인지. 고양이는 이번엔 다이고에게 쫄래쫄래 달려가 다이고의 발치에서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이내 방금 전까지 다이고의 뺨을 때렸던 그 앞발을 쫙 펼치고 흔들리는 강아지풀을 마구 때리고 있다.
"아. 다행……이네요. 놀라서 나, 나가신 줄 알았어요……."
사미다레는 안도와 착각했다는 부끄럼 섞인 심정으로 제 볼을 잠깐 감쌌다. 그리고 한 손엔 강아지풀, 다른 손에는 목발을 짚고 있는 다이고의 모습을 잠시 쳐다보다 말했다.
뭐냐 이 수치플레이는! 화면 속의 나와 지금의 나는 너무 괴리감이 크단 말이다! 그보다 내 목소리 이런 느낌인건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니 이제...' '잘못했어요 그만..' '살려줘....'같은 말을 중얼거리다가 간신히 다 끝나고 나서야 고개를 들었다.
"우우... 마-사바 너무해... 아무튼 부탁할게~"
그리고 잠깐 혼자만의 시간. 얼굴이 생긴 쿠션은 나중에 빨기 위해 조용히 바닥으로 밀어놓고, 테이블 위를 정리하다가- 음식을 가지고 온 마사바의 말에 얼어붙었다. 엣, 파파... 이런 타이밍에...? 당신 딸이 2착을 한 날에 왜 그런 음식을... 설마 1착을 놓쳐서 벌이라도 주는건가 대체 왜(사실무근입니다)
"......에에... 파파.. 어째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음식을 받아 테이블에 놓는다. 그리고 뚜껑을 열자 그곳엔....
당근가지초콜릿찜이 있었다
어? 같이 들어가면 안 되는 것들이 섞인 것 같은데? 아니 내가 잘못 본 게 아닐까? 이 달큰한 당근의 향을 압도적으로 찍어누르는 초콜릿이라던가 그 사이에 힘없이 흐물흐물해져서 미약한 자기주장을 하고 있는 가지라던가? 찜 주제에 위에 올려진 스프링클이라던가....
".......마-사바. 우리 창문으로 나갈까...? 나 갑자기 엄청나게 햄버거가 먹고 싶어졌는데."
밖보다 방구석을 더 좋아해 보이는, 피곤에 찌든 얼굴을 하고 있다지만. 그래도 아직 젊어 보이는데 무릎이 아프다 하고. 그래선 어떻게 달릴 수는 있는지. 몸이 약해가지고 제가 업어다 모셔줘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토닥이고 나면 아파하는 그런 반응을 듣자니 마미레는 걱정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다, 어깨를 으쓱인다. 겁도 많아 보여, 이런 거에 아파하는 걸 보면 몸이 유리로 만들어진 것 같으니. 정말 걱정이지.
"동아리? 없어. 훈련은... 보다시피 졸려서 말야. 그럼 선생님은 여기서 뭐해?"
누가 들릴 일도 없고, 쉽게 찾을 수도 없는 비밀스러운 곳에 의자까지 준비해두고. 마치 땡땡이를 위해 만들어놓은 비밀장소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