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25066> [반상L] 딜레마의 배심원 -재판장 2- :: 1001

캡틴 ◆B..eEWGcm.

2023-08-16 12:17:13 - 2023-09-11 23:49:10

0 캡틴 ◆B..eEWGcm. (jE118.hr7E)

2023-08-16 (水) 12:17:13

'딜레마의 배심원'의 캐입스레입니다.

※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이전 재판장: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5
휴게실(잡담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7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869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6:24

(권태는, 반응하지 않았다. 언젠가 상담사가 말한 적 있었지 ─ 잘못된 행동에 반응을 하면, 그것 자체가 보상이 되어 행동을 강화하고 만다고. 목을 졸라 동정과 관심을 받아 계속 목을 조르게 될 수도 있다고.)
(당신은 죽고싶다 말했다. 그렇다면 그에 따르게 해주는 것 또한 당신을 위하는 일이 아닐까. 멍한 머리 한구석에서 그렇게 생각했다.)
......
(그는 다만 가라앉아 어두운 붉은 눈으로 세이카를 응시할 뿐이었다.)

870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6:31

"......그만해."

울 것 같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다.

871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7:26

>>867-868
(사마엘은 당신들의 행동을 묵인했다. 판사석에서 어깨를 으쓱일 뿐.)
아직 독백 추출을 위한 충분한 데이터가 모이지 않았습니다.

872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7:26

(제재가 없다면 그대로 다소 우왁스럽게 세이카의 손을 목에서 떼려한다. 제제의 손길은 다급해 별로 상냥하지도 조심스럽지도 않다. 자세히 보면 손이 떨리는 걸 볼 수 있다.)

873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8:23

숨이 안 쉬어져. 목에, 목에 뭔가 붙어 있어. 떼내고 싶어. 떼내고 싶어. 하지만, 그러면, 안돼. 엄마, 엄마, 엄마, 나 착한 아이 될게. 미안, 안 그럴게. 제발... 조르지 말아줘. 나, 내가, 내가 할게, 내가, 할테니, 까...

874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0:29

흠, 그렇지만, 그렇군요... 어차피 심문의 대상이 대답을 못 하는 상황이니 이 이상의 데이터는 모으기 힘들까요.
(판사석에서 느긋하게 일어난다.)
어떻습니까,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대답을 더 하지 않으실 겁니까? 질답의 의도가 더 없다면 지체 없이 바로 심문을 끝내도록 하지요.

875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1:24

"그 정도는 물어보지 않아도 알잖아요?!?"

목소리가 처참하다.

876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1:36

>>872 세이카의 목에서 손을 떼냈을때, 목에 자국이 생긴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숨을 들이키지만, 얕고 잩은 숨이다.

어째서? 어째서 살리는 거야? 죽는것이 좋다며. 죽일수 있다며. 죽이는거 아니였어? 어째서, 네가.

의식을 잃어가며, 눈앞이 뿌얘져 가며, 보인 노란색의 머리에... 생각을 하고 말았다.

877 옥사나 하네즈카 (GsxZbDhC3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1:40

>>873
"세이카씨, 손을 떼도록 하세요".

조금 힘을 들여 세이카씨의 목에서 손을 떼놓으려 합니다.
확실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살인교사. 어머니를 이야기할때마다 보인 모습도. 확실하게 알 것같네요.

"천천히. 힘을 푸는거에요."

878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3:19

그렇습니까? 잘 모르겠군요, 저는 AI이기 때문에.
(시치미를 떼는 사마엘. 그 노란 눈은 계속해서 세이카만 바라보고 있다.)
대답할 의지가 있으십니까?

879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3:22

>>873 세이카

(덜덜 떨며 세이카의 손을 꽈악 붙잡아 힘을 준다. 제제가 보여준 가장 큰 동요다.)

"그대, 그대. 제발, 제발...아아..."

(제대로 위로의 말을 건네지도 못해, 다급히 손을 당기는 것 밖에 못한다. 얼굴은 창백하고 식은 땀이 폭포수처럼 흘러, 사마엘의 말도 들리지 않는다.)

"제발, 제발 그만두게. 제발...윽..."

880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4:47

그리고 그 세이카는, 강제로 손이 떼내어지자, 숨을 몰아쉬다... 이내 앞으로 쓰러지고 만다.

세이카는 대답을 전부 하지 못한채, 의식을 잃은 상태이다.

881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4:49

입술을 세게 문다. 그러더니 벌떡 일어서서 사마엘에게 다가간다.

"Ai고 뭐고, 당장 심문을 그만두세요!!!"

882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5:16

>>876 세이카

(숨을 들이키며, 서둘러 쓰러지는 세이카의 머리 맡에 손을 뻗어 쓰러지지 않게 한다. 물론 힘이 부족해 그저 충격을 흡수하는 정도 밖에 못하지만...)

(세이카가 의식을 잃자 제제 또한 상태가 좋아지기는 커녕, 더더욱 창백해진다. 세이카를 끌어안는 듯한 모습 그대로 굳어, 벌벌 떨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다.)

883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6:28

......
(마뜩찮다는 듯, 귀찮다는 듯, 사마엘이 혀를 찬다. ... 혀가 있나?)
자비를 내려줘도 받아들이지를 못 하고.
(자신한테 다가오는 마사를 당연하단 듯 무시하며, 사마엘은 판사석의 의사봉을 높이 치켜든다.)

884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8:18

탕, 탕.
속내를 읽기 힘든 얼굴로 사마엘이 우리를 내려다본다.

"오늘은 여기까지. 어떠셨습니까? 이 죄인에 대한 마음을 정하기에 충분했을까요?"

0에서부터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하는 심상 추출 진행도.

"이리도 엉망으로 끝나버린 심문을 만회할 기회가 더 없다니 심히도 아쉽습니다. 오늘의 마음을 잘 추슬러 남은 한 번의 심문은..."

...


드물게도, 사마엘은 말끝을 흐리더니 끝내 문장을 마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등 뒤를 돌아보았다.
우리는 어렵지 않게 그 원인을 짐작할 수 있었다. ... 심상 추출 진행 그래프가 어느 순간부터 올라가지 않는다.

"뭐죠?"

885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0:37

".................."

멍하니 그래프를 쳐다본다.

"충분히 데이터가 모이지 않은 건가요."

886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2:00

이내 새빨갛게 물드는 스크린.
검붉은 시스템창이 오류를 시끄럽게 알린다.


     〔 ERROR! 〕
〔 code: 0x0003 Not Acceptable 〕
 〔 OK 〕      〔 cancel 〕


"...... 신이시여 맙소사. 방호벽에 막혔다고? 방어기제를 왜 신경 쓰지? 이제는 하다하다 시스템까지 쓸데없는 헛짓거리를."

신경질적으로 에러창의 진행 버튼을 누르는 사마엘.
마우스를 누르는 따각따각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죄인의 방어기제따위 신경 쓸 바 아닙니다."

》 진행한다.

"죄인의 정신역동에 피해가 가던 말건,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라고. 루키푸게."

》 진행한다.

"우리는 죄인 내부의 죄가 노래될 수 있도록 꺼내기만 하면 되는 것을 귀찮게!"

》 진행한다.

887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2:11

"......"

여전히 딱딱히 굳어 반응을 하지 않지만, 바닥에서 세이카를 꽉 잡은 채, 멍하니 사마엘을 쳐다본다.

888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4:01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세이카에게 피해가 가는 건가요?!"

마사가 간신히 하나를 알아들은 듯하다.

"그래선 진행하면 안 되잖아요?!?"

889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5:00

......
스크린이 다시 원래의 색으로 돌아왔다.
제 속도로 다시금 차오르기 시작한 추출 그래프.

사마엘이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다분히 실례가 많았습니다. 기술적인 장애로 인하여 불편을 끼쳐드린 점, 밀그램 시스템을 대표하여 사과드립니다."

평소같이 차분한 목소리로 인사하는 사마엘, 그가 가슴에 손을 얹고 사과한다.
그와 비슷하게, 오류난 독백 또한 추출이 완료된다.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심상으로부터 『Qm91bmQgYnkgRnJlZWRvbSBJdHNlbGY=』이 추출되었습니다."
"음, 제목이 복구 불가능한 수준으로 깨졌군요. 전체 내용 파악에는 문제 없으니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로써 제 3심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심문을 종료합니다."

890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5:52

심상독백³ #4 ── 죄수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1)

891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6:11

심상독백³ #4 ── 죄수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2)

892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6:16

의식을 잃은 세이카의 코에서, 한줄기 피가 흐른다.

893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7:37

"......."

쓰러진 세이카를 걱정스러운 듯 보지만 그것도 잠시, 상처받은 표정이 되어 고개를 돌린다.

스크린을 잠시 응시하더니 제제와 세이카를 다시 내려다보고, 재판장 문을 박차듯이 해 나가버린다.

마사의 방문은 굳게 닫혔다.

894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31:50

쾅. 마사가 박차는 재판장 문의 커다란 소리에 움찔, 반응을 한다.

아이러니하게 그 소리로 초점을 되찾았는 지, 숨을 들이쉬며 눈을 꾹, 감았다 뜬다. 저 멀리에서 방문이 굳게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어 추출된 심상독백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하나의 눈길로 맥락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개를 내려, 쓰러진 세이카를 바라본다. 머리를 낮추어 그녀의 가슴팍에 기대, 심장소리를 듣고 나서야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쉰다.

...이렇게 세이카를 옮길 힘이 없다는 것은 잘 알기에, 그대로 손을 세이카의 머리아래에 둔 채 누군가가 도우기를 기다린다.

895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36:21

>>764 박권태

키득거린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권태의 모습이 적잖이 재밌는 듯하다.

"그랬으면 좋겠지만요. 그건 희망 사항이구요."

그렇게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는,

"막상 그렇게 들으니 기분나쁘네요?!?"

기분나빠하고 있다.

"글쎄요. 그냥 저 자신이 되는 게 맞나 싶지만, 역시 저는 그런 건 끔찍해요. 봐요.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게 모범적인 학생회장이 아니라 불량아였던 가짜라는 게 드러나자마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여전히 존경받고 싶어요. 모르겠네요."

권태에게 답을 얻고 싶지만 그렇다고 권태에게서 답이 나올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기억도 못하는 건가요. 정말 최악."

그렇게 모순적으로 말해놓는다.

"뭘 모르시네요. 그 신 맛이 좋은 거....."

오렌지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려다, 문득 자신이 아무런 맛도 느끼고 있지 않음을 깨닫는다.

"........."

오렌지가 그대로 투두둑 바닥에 떨어진다. 마사의 표정을 볼 수 없다. 바로 몸을 돌리더니 복도를 향해 아무런 말도 없이 빠르게 걷는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면 그녀는 그대로 방에 들어가 문을 잠궜을 것이다.

// 막레로 해도 괜찮고 더 이어도 괜찮다!!!!

896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42:18

>>766 제제

"그건 화났다고 하는 거예요. 화날 때는 심호흡을 하면 조금 나아져요. 이렇게."

복식호흡 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화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마사는 조금 더 상냥해진다.

"이 정도면 끼어 잘 정도는 되겠어요. 제제 르 귄 씨, 잠버릇이 심하진 않지요?"

참고로 자신은 심하지 않다며 뻐기는 듯이 말한다.

"뭐어 그렇죠. 이곳을 곧 떠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먼지가 있으면 진드기가 생길 수 있고 그러면 피부와 호흡기에 좋지 않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답답하잖아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베개를 제제의 침대에 올려놓는다.

"안쪽에서 자겠어요? 아니면 바깥쪽?"

몸부림이 심하다면 정답은 정해져 있지만 말이다.

897 제제 르 귄 - 마사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56:34

>>896 마사

눈이 동그래 뜨인다. 깜박. 깜박.

"....아하."

신음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데, 냄비가 과열하듯 열기가 사르르, 얼굴 전체에 퍼진다. 붉은 얼굴을 소매로 가리며, 크흠, 크흠, 하고 의미없는 헛기침을 반복한다.

...부끄러운가보다.

"아, 알겠네. 힛힛후우, 힛힛후우...."

복식호흡 보다는 왠지 라마즈 호흡이 되버렸지만... 무엇든, 창피해 들썩이는 마음또한 진정시켜서 제제에게 참 다행이다.

그래도 신기한 걸 배웠다고 중얼거리는 제제의 두뺨은 여전히 짙은 분홍빛을 띄운다. 그리 복잡하고 이해불가한 감정이, 사실 그런 간단하고 보편적인 이름이었다니... 창피에 어딘가에 숨어버리고 싶지만, 제제가 가진것은 소매뿐이기에 얼굴에서 떼지 않는다.

"푸흐... 딱히 그런 말은 들은 적 없네."

그래도 마사의 말에 즐겁다는 듯이, 휘어진 눈매가 빼꼼, 소매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신도들이나 부모님이나 그런 것을 보았다면 필시 교정 했을터니. 그러니 걱정 마시게, 하고 마사를 흉내내듯 뽐낸다.

마사의 진드기라던가, 피부와 호흡기의 말에 다시 눈이 동그래졌다 푸핫! 하고 웃음을 터트린다.

"답답한거야 뇌에 힘주면 해결되네!"

진심인가 해서 제제를 보면, 그녀가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싱글벙글 웃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테다. 나름의 농담일까?

"흠흠, 그러하면 본좌가 바깥쪽에서 자겠네. 혹여나 그대가 굴러 떨어지면 안돼니! 푸흐흐..."

898 시미즈 마사 (TBYTjbPot.)

2023-09-11 (모두 수고..) 00:12:46

>>897 "부끄러워할 것 없어요. 무엇이든 어릴 때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모르니까요?!?"

교육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마사는 민망함을 덜어주려 한다.

"좀 더 깊게!!!"

호흡은... 전혀 닮지 않았지만.

"그럼 다행이네요. 아침에 누가 하나 떨어져서 일어나지는 않겠어요."

잠버릇이 심하지 않다고 뽐내고 있는 두 사람은 누가 보기엔 꽤나 재밌는 풍경이었을 것이다.

"뇌에 힘을 주다니....?!? 제제 르 귄 씨도 그런 농담을 하는군요."

의아해하던 얼굴이 농담임을 깨닫고 웃음기로 화한다.

"그럼 제가 안쪽에서 자도록 하지요. 바깥쪽에서 자더라도 굴러떨어지는 일은 없겠지만요!!"

윗가슴에 손가락 네개를 살짝 얹고서 잘난 듯 얘기하고는 침대안쪽으로 올라가 베개를 놓고 눕는다. 풀어버린 머리카락이 자연스럽게 엉키고 흩어진다.

"제제 르 귄 씨도 누우세요. 아니면 달리 할 게 있나요?"

단정히 누워 배 위에 손깍지를 껴 놓은 모습이다.

899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0:16:15

... 새벽, 눈을 뜬다. 머리가, 머리가 너무나도 아프다. 안경을 더듬거리며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 자신은, 어떻게 된 것이지. 그저 머리가 아프고, 멍하다. 코에 피냄새가 난다.

... 일어났지만, 무엇을 할지 몰라 mp3를 들고 그저 휴게실 벤치에 가서, 이어폰을 꼽지도 않고 들고만 있는채로 다시금 앉아있는 세이카.

... 진짜로, 죽인다면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900 제제 르 귄 - 마사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0:32:40

"응??? 으응?????"

후, 후으으으읍!!! 후우우우우!!! 후으으으읍후우우우우!!!???

열심히! 숨을! 쉰다!! 제제! 힘낸다!

"후후, 그거야 본좌 또한 마찬가지..!"

턱을 쓰다듬으며 가슴을 힘껏 내밀다... 어느 새 침대에 누워버린 마사의 모습에 동공이 지진을 일으킨다.

"응? 아, 아니, 없지..."

방금 전의 자신만만하던 모습은 어디 있을까? 막상 이렇게 되니 뭔가 부끄러워졌는지, 머뭇거리며 불을 향해 걸어간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방이 어두워지고, 제제가 꾸물거리며 이불 아래로 기어가자 폭신, 마사의 옆이 꺼지는 느낌이 든다.

이미 잘 준비는 된지 오래인가보다. 다만 항상 끼고 다니는 귀걸이는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대도, 전혀 빼지 않아 그대로 제제의 귀에서 금속음을 낸다.

불은 꺼서 어두컴컴하지만, 아예 윤각이 보이지 않을 정도는 아니다. 제제는 눈을 동그랗게 떠서 마사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본인이 시선과 함께 잠드는 것은 익숙한 일이었지만... 이렇게 같이 누군가와 같은 침대에서 잠드는 것은 생소했다. 아니, 아예 처음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뭔가 가슴이 콩닥거리는 느낌이다. 싫은 기분은 전혀 아니라, 잔뜩 상기된 볼은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말똥말똥한 눈이 마사에 구멍을 뚫을것만 같다.

"...자나?"

...그래서 새벽 3시 전남친 단골 멘트를 날리게 된 것이다.

901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0:38:13

>>899 세이카

"깨어났군."

세이카가 고개를 들면, 손에 물컵을 들고 있는 제제가 보인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과 그 향을 보아, 따뜻한 차가 들어 있는 듯하다. 애초에 세이카를 위한 것이었을까? 그녀는 말없이 컵을 세이카에게 내민다.

최근 따라 피곤해 보이던 제제였지만, 새벽기운인지, 더더욱 지쳐보인다. 아니, 자기는 했는가? 세이카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는 알기나 할까. 걱정도, 안도도 없이 덤덤한 표정이다. 오히려, 무감정하게 가라앉은 두 눈이 세이카를 지긋히 바라보고 있다.

902 시미즈 마사 (ZJojHtp0Is)

2023-09-11 (모두 수고..) 00:42:48

>>900 "그래요! 조금 더!!! 길게!! 잘 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열심히 하는 제제의 모습이 주먹을 쥐고서 심호흡 코치가 되어버린 마사였다.

"그럼 누우면 되겠네요."

갑자기 머뭇거리는 모습이 의아해졌는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조용히 꺼지는 불에 스르륵 눈을 감으려 하였다.

"잘 자요. 제제 르 귄 씨."

......

하지만 시선이 계속해서 느껴진다. 뚫릴 것 같다! 제제가 말을 걸지 않았더라면 불편해서 밤을 샜을지 모르겠다.

"아니요."

마사도 눈을 떠 제제를 바라본다.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마사는 왠지 부끄러워져 돌아눕는다.

"제제 르 귄 씨, 잠이 안 와요?"

903 제제 르 귄 - 마사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0:52:43

>>902 마사

후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읍....!!!!!

뇌내가 물음표로 가득해도 최선을 다하는 소녀!와 그를 응원하는 열정적인 소녀! 결국 운동부족으로 새모이 만한 폐활량의 한계까지 들이쉰 소녀는 하늘에 닿는다!!

「...그러나 제제가 자그만한 폐의 한계를 넘는 일은 없었다.
숨을 끝까지 들이쉬는 데 모든 힘을 쏟아낸 제제는
이어지는 과호흡에 머리가 핑 돌아 거짓말처럼 참패를 당했다.」

아아, 인간의 한계란 덧없는 것. 패배의 맛은 쓰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어른을 향해 발걸음을 디디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씁쓸함이다...

(?)

구질구질한 전남친 멘트에 답이 오자 어쩔 수 없이 얼굴이 환해진다. 어둠 속에선 잘 보이지 않겠지만. 두 눈이 마주쳐 오는 듯 하자마자 마사가 돌아 눕자 어리둥절하지만, 동시에 섭섭함을 느낀 듯 눈매를 늘어트린다.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다 보이지 않은 거라는 것을 깨닫고 소리낸다.

"으응.... 아아, 그대 때문은 아니네! 그저 본좌는 본래, 잠이 드는 데에 오래 걸리니."

그래도 누군가와 함께 자는 것은 처음이네만, 하고 약간 부끄러운 듯 속삭인다.

904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0:53:13

>>901 제제

"...고마워요..."

목소리는, 약하고 떨리고 있다. 당신을 보는 눈은 탁하디 탁하다.

"... 아직 안 주무시고 어째서..."

차를 받아들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대체, 대체 제게 뭘 원하시는 거예요..."

905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1:02:16

>>904 세이카

그 느긋하고 단조로운 향으로 보아, 제제가 만든 것은 캐모마일 차인 듯하다. 심신을 진정하는 데 좋다고 알려진, 연한 매력의 차. 한 모금 입에 담으면 채 식지 않았으나 떪은 맛 하나 없어, 차를 우리는 데에 꽤 공을 들였단 사실을 알 수 있다.
뜨거우니 조심하세, 라고 작게 덧붙이며 잔에서 손을 뗀다.

"...잠이 오질 않아서."

거짓말을 아니지만, 왠지 시선을 피하게 된다. 허나 이어지는 말에는 제제또한 평정을 유지하기 힘들었는지, 극히 복잡한 표정을 내비치게 된다.

하필 그 말이라니.

조금 닮았다 느끼는 것은 오만인가. 잘 모르겠다.

".......나야 말로, 묻고 싶군."

벤치에 앉아있는 세이카 앞에, 눈높이를 마추려 무릎을 꿇어 그 앞에 앉는다. 손을 뻗어 세이카의 무릎을 잡으려 하며, 착잡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그대야 말로, 본좌에게서 무엇을 원하나? 아니, 원하는 것은 있긴하나?"

906 시미즈 마사 (ZJojHtp0Is)

2023-09-11 (모두 수고..) 01:02:19

>>903 "제제 르 귄 씨! 더이상은 무리예요!!"

하나의 스포츠물을 보는 듯한 광경이었다. 그러나 마사는 제제가 최선을 다했다는 데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다.

"앞으로 또 그런 기분이 들면 방금 했던 것처럼 하면 돼요. 알았지요? 아니, 무리하진 말구요?!?"

돌아눕고서는, 제제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러면, 이야기라도 할까요."

부끄러운 듯 얘기한 것에는 눈을 깜빡거린다. 자신도 왠지 부끄러워진다. 세이카의 고백 때문일까, 같은 여자아이라곤 해도 의식하게 되는 듯하다.... 그러나 무무무슨 생각 하는 거야! 제제 르 귄 씨가 그런 식으로 나를 볼 리 없잖아!!! 하고 갑작스레 드는 생각에 한쪽뺨을 챱하고 친다.

"그건 저도.... 기숙사 생활을 했지만요. 같은 침대에서 자는 건 오랜만이에요."

얼얼한 뺨을 무시하고 이 쑥스러운 분위기를 이겨내겠다는 듯 등을 돌려 제제와 눈을 마주친다.

"제제 르 귄 씨는 매번 혼자 잤나요?"

907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1:09:44

>>905 제제

... 손이 살짝 떨리다가, 이내 호록, 하고 한모금을 입에 머금는다.

"... 저도, 그래요... 머리가, 너무 아파서..."

당신이 세이카를 바라보자, 흠칫하며 놀라더니 차에 시선을 모은다. 어떤 반응을 해오지는 않았다.

"...전... 계속, 말했듯... 친구가, 되었으면 했어요."

"... 그래서... 친구로써... 제제 자신으로써.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여기 있는 모두가..."

지친듯, 중얼거린다.

"... 꿈은, 꿈이기에 이루어질 수 없는걸까요...?"

908 제제 르 귄 - 마사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1:17:52

>>906 마사

"크흑... 본좌의 한계를 넘지 못한 것은 분하나..."

바들바들 떨면서 숨쉬는 것만으로 열정은 웬만한 소년 스포츠물을 따라잡은 느낌이다. 아니면 황새의 파격적인 다리를 따라하는 뱁새라던가... 그래도 마사가 실망이 아닌 뿌듯함을 보이자 덩달아 뿌듯해진다. 메테다시 메테다시.

"으응, 알겠네...푸흐흐."

그러한 연유에서 든 안도감일까? 결국 참을 수 없어 작은 웃음을 터트리는 일도 있었다.

그렇게 똑같이, 마사가 이야기라도 하자는 말에 참을 수 없이 배시시 웃어버린다.

"그러면... 나야 기쁘네."

가만히 누워 말똥말똥 쳐다보고 있건만, 갑자기 마사가 한쪽 뺨을 내리치자 소스라치게 놀란다.

"???"

많이 놀란 동시에 혼란에 빠져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꼬물꼬물 움직여 마사의 몸에 조금 더 붙는다. 또 그러면 저지 할수 있도록! (제제는 스스로의 반사신경을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기숙사? 호오, 그러하면 그대와 본좌와의 또래가 많았나?"

이상한 곳에서 흥미를 찾은 듯, 눈을 슬며시 반짝인다. 마사가 다시 돌아 제제를 보아 눈을 깜박이다 즐겁게 휜다. 그러다가도 마사의 질문에 생각에 빠져버린다.

"으음... 정확히 말하자면, 혼자 잠드는 일은 없지. 방에는 주로 신도들이 교대로 함께하고 있었고, 그 밖에도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방문 할수 있게 했으니...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잠을 자는 일을 얘기한다면, 역시 없었다네."

아주 어릴 때에는 부모 곁에서 잠든 기억이 있네만, 하고 덧붙이지만, 그 조차 확실하지 않은 지 말을 흘린다.

909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1:24:24

>>907 세이카

이런, 하고 세이카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눈썹을 늘어트린다. 차가 조금 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

눈 앞의 소녀는, 여전히 영문모를 말을 해온다. 친구가... 되었으면, 이라니.

...아니, 정말로 영문 모를, 이해 못하는 말인가?

이것은 그저, 본인이 외면하고 있었던 것인가?

스스로도 그 질문에 답을 몰라, 고개를 늘어트린다. 하지만 그 외에도...

"...역시 본좌는, 그대를 잘 모르겠어..."

죄를 고백하듯이, 작게 속삭여 온다. 웃기지, 정작 죄는 따로 있을턴데. 중얼거리듯, 동시에 스스로에게 말하듯, 입을 연다.

"어째서 그런 것을 원하는 거지? 그대는 그럴 의무가 있는 신도 아닌, 그저 인간일 뿐일텐데. 우리 또한 그대의 책임 하나 없을 타인일텐데."

"나... '제제 자신'이란 대체 무엇이지? 모르겠어..."

숨을 작게 내쉰다. 괴로운 듯, 손을 쥐지만, 세이카의 무릎위의 손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어지는 질문에는, 확연하게 고개를 내젓는다.

"...필시, 아니네."

작게, 한 쪽 입꼬리가 위를 향한다.

"일어날 수 있기에, 가능성이 있기에 꿈인거겠지."

910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1:31:22

>>909 제제


"... 누군가를 안다는 것 차제가 이상한게 아닐까 싶어요. 모르는게 당연하고, 서로 알아가는 것이 당연한거고..."

조용히, 말을 한다. 그 차가 작용한것일까. 머리가 아파서 생각하기 힘든것일까, 아니면... 그저 지친것일까.

"...사실, 저도 그래요. 내가 원하던 건, 무엇이였는지. 전에는 그렇게 즐겼던 건데, 이제는 무서워서. 아무것도, 이제는 방해하는 것이 없을텐데."

"분명, 자유로울텐데."

메마른 웃음을 내뱉는다.

"그렇다면... 친구가 되어주실래요? 제제."

르 귄이라는 성은 붙이지 않는다.

그저, 당신을 당신만으로써 보고 싶기에.

그 모순적인 바램이, 당신을 향해온다.

"아니면... 저는 또 속고 있는걸까요?"

911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1:43:41

>>910 세이카

세이카의 말에 눈이 조금 커진다.

"....그래... 그대 말이 맞아."

애초에, 우리 모두 다른 존재인걸. 누군가를 안다 자부하는 것 그 자체는 오만이자 스스로를 속이는 행위가 아닐까.

세이카의 말을 조용히 듣다 여전히 친구가 되고 싶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정면으로 부딪쳐 오는, 전혀 예상치 못한 말에 눈이 동그래진다. 틀에 굳어진 두뇌가 그 것을 받아들이려 해, 한동안 대답이 느려진다. 이어지는 세이카의 말에, 간신히 입을 달싹일 수 있는 정도로.

"글쎄. 나도 모르겠군..."

입을 꾹 다물다, 다시 힘내어 소리를 낸다.

"그대는, 무엇을 믿는가?"

믿는 것은 무엇인가? 두근두근하는 심장 곁의 목소리는 무엇을 고하는 가? 여러 색채의 감정이 제제의 눈을 지나간다. 체념과도 같고, 혼란과도 같고, 두려움과도 같았다.

"내가... 본좌가, 그것에 응해도 되는 지 모르겠어."

애초에 그것은, 본좌에게 허락된 일인가? 친구라서 간단한 그 단어가, 신이라는 존재 - 아니, 그것은 변명일 뿐인다 - '나'라는 존재에게 허락되었는가?

나는 '이런' 존재인데도? 그녀는 '저런' 사람인데도?

내가 원하는 건...

--- <분명 자유로울텐데.>

헛웃음을 짓는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 네 말이 맞다. 감히 누가 누굴 이해한다는 오만의 죄를 저지르는 가. 그럼에도 이런 말로 너를 조금 더 깊이 알게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틀리지 않을테다.

내가 원하는 건...

"역시, 모르겠어. 그래도..."

손을 뻗는다. 세이카의 손을 잡으려 한다.

"그대가 허락한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겠지."

신도가 아닌 그대, 내게 허락을 줘.

본좌가 감히 그대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912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1:52:20

>>911

"무엇을 믿는가, 인가요... 신뢰하는 사람의 말. 이려나요..."

자신을 믿기에는, 너무 두렵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사람, 신뢰하는 사람의 말을 믿는다면, 그렇다면 적어도 그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싫어하게 하지는 않지 않을까.

"... 헌데 신뢰하는 사람의 말로, 자신을 믿어보아라, 라고 했으니... 무섭지만, 해볼거예요."

"... 잘못되면, 무엇이 두려운걸까. 그것도 모른 채, 계속 두려워졌는데..."

"... 이제는, 그렇게 이야기해줄 사람도 없으니..."

조용히, 다시금 찻잔을 보다... 호록, 하고 다시 한모금.

"... 본좌라 하지 않아도 되어요. 그냥, 나私라고 말해도 괜찮아요."

무신론자와 신의 그릇. 참으로 희한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과 닮았다고 느끼는것은.

"mp3... 들으실래요?"

살짝, 웃음을 지으며 당신에게 권유를 해온다.

그것은, 명백한 허락이였다.

913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2:04:45

>>912 세이카

"그래. 그것이 그대의 답이라면."

눈가가 부드러워진다. 허나 그럼에도, 다정한 말이 그녀에게 씁쓸한 경고를 건넨다.

"...허나, 그대. 타인에게 맡기어도, 그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을 잊지 말게. 그 누구라도, 그 어느 헌명한 타인이라도, 신 그 자체라도, 결국은... 불완전한 존재니."

자칭 신이 슬픔을 눈에 담고 입을 다물었다.

원하는 것은 정확히 몰라도, 딱 하나의 원은 알고 있다.

내가 완전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릇같은 진짜를 쫓는 껍데기가 아닌, 진정한 의미로서의 신이었다면.

이것이야 말로 헛된 희망이자, 지나가버려 놓친 과거의 망령이다.

그런 생각에 빠져있었건만, 세이카의 지적에 숨을 들이킨다. 볼에 얕은 홍조가 떠올라, 그 것을 소매로 감춘다. 스스로의 말투를 고수해지기 힘들어진건 사실이건만, 그대로 지적당하다니...

그래도 와중에는, 세이카의 허락에 슬며시 눈을 든다.

"으응..."

그래서 처음으로 친구가 생긴 신은, 아니, 하나의 불완전한 존재는.

손을 내밀어 이어폰 한 짝을 나눠 받아갈 수 있었다.

914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2:15:00

>>913

"아하하... 마음에 둘게요. 하지만... 그 내면이, 제 자신이 두려워서... 익숙해져야겠죠."

"... 무엇이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하기 전에 이야기해주는 사람은... 이제 없으니까..."

완벽한 존재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렇기에야말로, 그 완벽함을 갈망한다. 그녀도, 그 사실은 알고 있지만. 두려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힘들지만. 또 민폐를 끼칠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혼자로써 완벽하다면, 그 존재는 외롭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렇기에, 사람을 사귀는 것이 아닐까 싶고... 사람은, 사람을 사귀지 않고서는 살아가기 힘든 존재기에."

"그렇게 잘 되지는 않겠지만... 하지만 확실히 살아가 보자고요."

자신이 전에 따라 불렀던 노래를 다시 살짝 이야기해가며, 당신을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그 표정은, 확실히 조금 풀어져 있었다.

"... 고마워요."

조용히, 당신에게 이야기를 해오는 그녀. 그 감사는, 여러가지에 대한 것이였다.

음악은, 세이카가 재판에 힘들어하던 사이에도, 기절해 있던 상태에도 계속 틀어지고 있었다. 나오는 곡은, 어트랙트라이트라는 이름의 곡이였다.

https://youtu.be/AVRF8B504GE?si=jXa8Es7CyylZC6Wp

915 시미즈 마사 (ZJojHtp0Is)

2023-09-11 (모두 수고..) 10:48:51

>>908 "그래도 잘 해내셨어요!"

그렇게 얘기하는 마사는 옛날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1심 전, 그러니까 친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햐아아아....!!!"

제제가 꼬물꼬물 다가오자 벽과 한몸이 되려는 듯 바짝 붙는 마사였다. 그러고서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어두워서 빨개진 얼굴빛이 보이지 않는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왜 다가오는 거예욧!!"

크게 말하면 뭔가 일어나기도 할 것처럼 소곤소곤 얘기한다. (이쯤해서 먼저 재워달라고 한 쪽은 마사였다는 걸 기억할 때다.)

"또래는.... 많았지요. 저는 동갑내기 아니면 후배와 주로 방을 같이 썼지만요. 제제 르 귄 씨, 기숙사에 흥미가 있나요?"

서양에서는 아이를 일찍 떼어놓는다고 들었다. 마사는 제제를 응시하며 묻는다.

"그러면 잠자리에서 자장가를 듣거나 동화를 듣거나 한 일도 없었겠네요?"

916 INFO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13:53:03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우선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9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3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1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1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한다: 1표. 〕

〔 그 다음으로 외부 판정단의 의견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7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4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하지 않는다: 4표. 〕

〔 ... 그리고 투표 사유로 '죽이라는 표가 더 많아지면 진짜로 다 처형할지 너무너무 궁금함'라고 말씀하신 분이 계셔서 하는 말입니다만, 밀그램 시스템의 투표 규칙(situplay>1596909080>6)에 의거하여 외부 판정단의 의견은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반영된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판정단 분들께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
〔 아, 물론 죄인들끼리 투표에서 모두가 용서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온다면 모두 처형됩니다. 이 또한 규칙이자 약속이니까요? 우후후.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마지막 심문은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을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제제 르 귄은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내일은 제 3심의 판결을 선고하는 날이자, 판결에 따라 여러분들의 운명이 결정지어지는 날입니다. 그런 만큼 단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참석할 수 있기를 미리 당부드립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제제 르 귄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마지막 심문이 훌륭하게 마무리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917 시미즈 마사 (qhW8wWI3yw)

2023-09-11 (모두 수고..) 14:05:47

>>916 방송이 들려오자 마사는 이불 속에 들어가버린다.

방송이 끝날 때까지 그 상태로 꼼짝하지 않고 있다. 잠든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문은 여전히 잠겨있다.

918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1:43:02

>>914 세이카

"..."

침묵하다, 쓴 웃음을 짓는다. 무엇이 괜찮은지, 안 괜찮은 지 이야기해주는 사람은 더는 없다.

"...그 것은 우리 둘다 마찬가지군."

마음속으로 떠오르는 것은 언제나와 같이, 어머니의 모습. 아아, 내가 편하게 어머니. 그녀의 존재가 그립다. 그녀의 존재를 갈망한다.

하지만 동시에 알고 있다. 그녀의 말은 결국, 용서 받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하하... 네가 맞아."

혼자서 설 수 없는 게 사람이긴하지.

동아시아의 한자에선, 인간을 뜻하는 단어가 두 사람이 서로 기대는 모습을 형상한거라고 들었는데.

"..."

감사이야기에는 차마 답하지는 못한다. 귀에 들려오는 자극적인 이국의 노래에 신경이 쏠린 척, 세이카의 시선에게서 눈을 돌린다. 보컬의 목소리에는 힘이 가득 차 있다. 노래가 후반부에 접어 들어 소리 낮아지자, 한숨을 쉰다.

"...나도 그러해. ...고마워."

919 제제 르 귄 - 마사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1:44:05

>>915 마사

마사의 칭찬이 세상의 모든 것이 되는 양, 환하게 미소를 보인다.

처음,마사에게 운동을 배워 뻗었을 때도 이러 했을 테지. 서투른 일을 서투르게 해내면 기쁘게 웃어주는 왠지 처음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되려 이야기의 끝을 의미하는 것 같아 입안이 조금 씁쓸해진다. 그 기운을 꾹 삼키고 웃는다. 지금 생각하면, 역시 성실한 것 외에도.

"그대는 상냥하다 생각돼."

맑은 목소리가 웃음기 섞인 진심을 담고 고한다.

"으응??? 왜 그러는가??"

되려 마사의 격한 반응에 같이 깜작 놀라 놀란 토끼눈이 되어버린다. 붙는 것을 탐탁치 않아 하는가? 싶어서 축, 늘어지지만, 그 것은 잠시, 눈을 굴리다 조금 뿌루퉁하게 답한다.

"싫은가?"

가까이 붙으면 따뜻하고 말랑하고 하여튼 좋지 않나? 그러한 간단한 생각에 입술을 소소하게 삐죽인다. 스킨쉽이야 꽤 익숙한 제제에게는 거부감 하나 있겠다는 생각도 없다. 더 가까이 가는 일은 없지만, 더 멀리 떨어지는 배려 또한 보이지 않는다.

"흐음... 아아, 동화를 듣는 일은 꽤 있었다만, 자장가는 역시, 없는 편이지."

마사의 생각은 맞아서, 보편적으로 아기방도 따로 있는 문화도 제제의 집에선 주류였다. 그래도 어릴 적 동화는 나름 자주 읽긴 했다. 글은 빨리 깨우치는 게 좋은 실용적인 이유도 있으니. 하지만 자장가는 역시.. 음.

저번에 세이카에게 들려줄수 있던게 알파벳 송이었으니 할 말 다 했다.

"그리고 흥미라. 흥미야 있지, 그래. 기실, 처음 겪어보는 모든 것에는 흥미가 있으니."

여기 오고나서는 모든 것이 생소하지만. 예를 들면, 그대라던가, 라고 덧붙이며 눈을 깜박인다.

...

누가 들을까봐 걱정되는 것처럼, 속삭인다. 여기에는 둘 밖에 없는 데도.

"...미안하네만, 하나 물어 볼 수 있는가? 내가 그대에게 '용서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요구하면은, 안되는 건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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