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25066> [반상L] 딜레마의 배심원 -재판장 2- :: 1001

캡틴 ◆B..eEWGcm.

2023-08-16 12:17:13 - 2023-09-11 23:49:10

0 캡틴 ◆B..eEWGcm. (jE118.hr7E)

2023-08-16 (水) 12:17:13

'딜레마의 배심원'의 캐입스레입니다.

※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이전 재판장: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5
휴게실(잡담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7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1 SAMAEL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00:00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2 SAMAEL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00:25

"환영합니다, 밀그램의 죄인 여러분."

언제나처럼 사마엘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그의 모습이 재판장에서 사는 고정 npc처럼 보이기 시작했을지도 모르겠다.
별도의 안내가 나오기도 전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우리들. 배심원은 배심원석으로, 시미즈 마사는 증인석으로.

"미리 말씀드립니다만, 내일은 오랜만에 아무 심문도 없는 날입니다. 헷갈리지 마시고 휴식을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어쩐지 쉴 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보이는 사마엘의 말을 뒤로 하고, 우리는 책상 위의 선서문을 내려다보았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전원이 선서문을 낭독한다면 심문을 시작하겠습니다."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제제의 출석은 오늘 생략합니다.)

3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02:30

지난번보다 한결 편안해진 모습이지만 그럼에도 불편해보이는 기색은 남아있다. 증인석에 선 마사는 미세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선서문을 낭독한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있는 그대로.

옥사나의 목소리가 머릿속이서 돌이켜 울리는 것만 같다.

4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22:02:45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자리에 앉은 옥사나는 곧바로 손을 들고 익숙한 선서문을 내뱉는다.

5 SAMAEL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0:18



또 다시 심문이 시작된다.
의사봉을 내리치는 한 번의 소리.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의 제 2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죄인 시미즈 마사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6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1:12

(다리를 꼰 채 발끝을 까딱거리고 있다.)
안녕, 꼬마야. 다짜고짜지만... 저번 1심 때의 결과, 어떻게 생각하냐?

7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2:20

>>6 "박권태 씨."

꾸벅 목인사로 말을 대신한다.

"이대로만 가 주었으면 하지만, 자세히 알지 못하기에 내려주신 판결이라고도 생각합니다."

8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2:42

"그럼 마사씨, 곧바로 질문하도록 할게요."

그녀는 품에서 노트를 꺼냈다. 얼마 전 권태를 심문할때와 같은 것을 보면 적당한 질문을 적어둔걸까.

"우선은... 타인의 투표 결과를 어떻게 생각하나요?"

9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3:49

"햣, 늦었...!"

고양이 귀 머리띠를 아직도 하고 있는 채 문안으로 들어오는 세이카

10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4:51

>>7 마사
흐음. 그래도 용서받은 게 나쁘지는 않았나봐? 이대로 가주었으면 좋겠다~라고 하는 걸 보면.
(알만하다는 듯한 웃음을 짓는다. 뭐,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그렇겠지.)
그나저나. 자세히 알지 못 했다, 라고 하기엔 너는 저번 심문 때 꽤 성실하게 대답해준 편 아니었냐. 우리가 너에 대해 모르는 게 아직 많다고 생각해?

11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5:30

저걸 진짜 하고왔엌
(기습 공격에 빵 터져 녹다운 된 권태씨.)

12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5:33

>>8 "모든 분들의 결과 말인가요."

마사는 무뚝뚝하게 말을 잇는다.

"모두에게 용서한다는 판결이 나온 것은 예상외였고, 하지만 앞으로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힘든 기색으로 말한다.

"제가 용서받는다는 판결을 받은 것 또한 마찬가지겠지요."

13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6:08

"어머나..."

급하게 들어오는 세이카를 바라보며 귀여운 걸 보았다는 듯 행복해보이는 표정으로 웃는 옥사나. 구태여 머리띠에 대해서는 말해주지 않으려는 듯 했다.

"자자, 얼른 앉아주세요 세이카씨. 차라도 드실래요?"

14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7:06

>>9 "풉!"

잠깐 웃음이 터졌던 마사는 부들부들 떨면서 다시 진지한 표정을 유지하려 한다.

>>10 "네. 사형당한다는 건 역시 싫은 일이니까요."

그렇게 말하고서,

"네. 많다고 생각합니다. 저밖에 모르는 일이겠지만요."

그래서 두렵습니다. 라고는 말할 수 없다.

15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7:22

"아우으, 늦어서 죄송합니다..."

자각이 없는 듯 쭈뼛쭈뼛 자리에 앉는 세이카였다.

16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9:57

>>14 마사
(잠시 책상에 머리를 박고 죽어 있던 권태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당신과 똑같이 부들부들 떠는 상태다.)
그, 그래. 그럴 만도 하지. (고개를 끄덕여 긍정...하는 척을 하며 목소리의 삑사리를 얼버무렸다.) 그럼 말이다, 우리가 너에 대해 모르는 거. 일부러 숨긴 거냐? ... 우리가 알게 되면 너를 미워할 거라고 생각해?

17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22:22:09

>>12 마사
"확실히 그렇네요. 아직 심문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앞으로 바뀔 수 있는 것 쯤은 얼마든지 있으니까요."

그녀는 표정의 변화 하나 없이 말한다. 무언가 생각이 있는걸까.

"저로서는 마사씨가 용서 받은 것은 그다지 이상해보이지 않았지만요. 그때의 정보로는 다소 편향될 수 도 있었고..."

그렇게 뜸을 들이던 그녀는 마음을 굳힌듯 웃으며 이야기한다.

"피해자와의 관계... 는 뒤로 넘기도록 하고, 제가 마사씨를 용서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추상적이지 않은 걸로 답해주셨으면 좋겠네요."

18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22:40

>>16 "거짓말은 하지 않았지만."

있는 그대로. 마사는 침을 꿀꺽 삼킨다.

"배심원 분들은 제가 하는 말이 어디까지나 제 입장에서 하는 말이라는 걸 인식하셔야 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 하나의 삶밖에 살지 못했으니까요. 여러분들처럼요. 심상 또한, 마찬가지인 것 같았고...."

마사는 어두워진 표정으로 말한다.

"실망할 거라고 생각해요."

19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25:26

>>17 용서해야 할 이유, 라는 말에 마사가 숨을 멈춘다. 확실히, 옥사나는 일부였지만 용서의 기준을 일러줬다.

"제가 저지른 일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마사는 다시 가쁘게 숨을 쉬기 시작하고

"그리고 용서받는다면 다시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을 테니까요. 사회 구성원의 하나로서, 장래 유망한 학생으로서 살아갈 자신이 있으니까요."

20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26:10

>>18 마사
뭐어, 그야 그렇겠지. 내면이라고 해도 '죄인의' 내면이니까...
(당신의 말을 가볍게 긍정한다. 그와 동시에, 존경을 중요시하는 당신이라면 실망이 꽤나 큰 무게로 다가오겠다는 감상 또한.)
좋아, 다른 질문을 해볼게. 네가 생각하기에 네 가족은 너의 살인에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것 같냐? 전혀 관련이 없다, 아니면 완전 깊게 관련이 있다? 어느 쪽?

21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28:27

>>20 "연쇄적으로 본다면 관련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 가족이라는 울타리... 울타리 치고는 약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곳으로부터 자라지 않았다면 살인 또한 일어나지 않았겠지요."

그러나 마사는 핏기가 빠져나갔으면서도 진지한 모습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말을 기꺼이 한다.

"하지만 가족 탓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전 살인이 아닌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래버린 건 명백히 제 잘못입니다."

22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31:00

>>21 마사
(고개를 슬 기울이며 당신을 바라본다.) 네 가족, 싫어하냐? 단순히 서로 교류가 없는 건가- 하는 느낌이었는데, 사실은 너한테 나쁜 짓을 했었다거나?

23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33:28

>>22 "부모님은, 싫어합니다. 동생은 저와 같아요. 답답하기 짝이 없었겠지요."

마사는 생각하기 싫은 기색이 역력했지만 순순히 대답한다.

"서로를 해치고 욕하는 모습을 자식 앞에서 보여준 것이 나쁜 짓이라면, 나쁜 짓을 한 게 되겠군요. 비록 자식들에게 손을 대거나 하지는 않았지만요."

24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22:34:35

>>19 마사
"음, 정말로 가장 올바른 답변이네요."

그녀는 이럴줄 알았다는 듯 슬쩍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 자신의 기준을 알려준 것은 자신이었으니까. 답을 알고 있다면, 그에 맞춘 답을 하는 건 자신과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면 쉬운 일이다.

"그런데 그건 정말로 '스스로 생각해서 낸 답'이 맞나요?"

그래서 그녀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만약 그것이 정말이라도 받아들였을지는 별개이지만.

"저희들은 여기에서 진실로 답하기로 했으니까요. 그리고... 조금 별개의 이야기지만 과정과 결과, 어느쪽이 더 중요한가요?"

25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22:34:46

"...으우..."

"... 마사는... 그 상황에서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지금 생각하면... 있다고, 생각해...?"

26 제제 르 귄 (Vvf6seMIpA)

2023-08-17 (거의 끝나감) 22:36:03

(고양이 귀 세이카에게 약간 혼이 뺏긴 느낌이지만, 일단 성실하게 임한다.)

본좌는, 그, 그대가 목숨을 거둔 자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만..

으음, 그대가 원망하는, 혹은 원망할 만한 류의 사람은 한두가지가 아니겠지. 그러하면 '왜 하필 그였는가?'라고 물어보고 싶네.

27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36:09

>>23 마사
어허... 부부싸움? 안 좋은 기억이었겠구만. 대답하기 싫으면 화 내도 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아, 책상 치지는 말고. 손 아프더라.
(이상한 포인트를 농담거리로 삼으며 가볍게 웃는다.)
그러면 네 부모랑 네 친구였다는 피해자랑은 아는 사이었나?

28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38:45

>>24 칭찬에 어깨가 으쓱하지만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란 걸 안 것 같다.

"그건..... 부끄럽지만 아닌 것 같아요. 제가 용서받고 싶다는 마음에 구실을 댔을 뿐입니다."

스스로 생각했다면 어떤 결론이 나왔을까. 마사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살인을 다시는 저지르지 않을 것이고, 사회에 풀려나더라도 이득이 될 지언정 해악은 되지 않을 테니까요. 이것이 건방지다고 할 지도 모르지만 제 머리로 낸 결론입니다."

이제, 남의 모범으로서 존경받으며 사는 데에는 자신이 있어. 소녀의 자신감이 배심원들에게 어떻게 비칠지는 알 수 없다.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했다면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무엇이든 남는 게 있다고 봐요."

학생회장으로서 성과를 내지 못하는 학생들을 격려하던 과거가 떠올라 따듯한 미소를 순간 지어 보인다.

29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40:48

>>25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많은 선택지를 볼 수 있었는데 그때는 하나밖에 보이지 않았어요."

재판장이라서 그런지 존대로 답한다.

>>26 "간단히 말하면 사회악이라 생각했고, 그 중에서도.."

마사는 고개를 숙인다.

"과거의 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으니까요."

30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42:05

>>27 "그건 사양하겠습니다."

이상한 농담을 듣고서 조금 불쾌한 표정이 되었지만 곧 원상복귀된다.

"아는 사이는 아니었습니다. 명백히 아니에요."

31 제제 르 귄 (Vvf6seMIpA)

2023-08-17 (거의 끝나감) 22:42:47

스스로의 과거를 지우고 싶은 일환인가..

(중얼거리다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과거의 자신은... 어떠한 사람이었는가?

이전에... 그는 아마 그대를 "가짜"라 부를거라 했지. 관련되어있는가?

32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22:43:13

"... 으음... 과거의 자신, 이라고 하면...?"

33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44:11

>>30 마사
으음... 그렇구만. 아저씨가 헛다리를 짚은 건가.
(어렵구만~ 하고 앓는 소리를 잠깐 내다가)
아. 이건 다른 소리인데. 너 말고 다른 밀그램의 죄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34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45:02

>>31 "관련되어 있습니다."

마사의 얼굴이 새하얘진다.

"부끄럽게도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죠."

>>32 제제의 질문과 더불어 마사는 입을 벙긋거리다 목소리를 내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다음 재판에는 어떻게든 말씀드릴 테니 지금은....."

가슴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인다.

35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47:22

>>33 "박권태 씨는 철이 없어요."

곧바로 튀어나온 대답에 머리가 띵할지도 모르겠다.

"옥사나 씨는.. 저와 겹쳐보이고 있다면 불쾌할까요. 살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따위도 용서받기를, 새 삶을 부여받기를 꿈꾸고 있으니까요. 제제 씨에게는 죽음이 곧 구원이라는 그 기이한 사상에서 벗어나 주기를 바랍니다. 세이카 씨에게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될까요."

36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22:48:34

>>28 마사
"솔직하네요. 좋습니다."

최대한 노력은 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해악은 되지 않겠다.
자신과는 다른 선택에 그녀는 조금 감탄한듯 탄성을 내뱉었다.

"그 부분은... 저랑은 다르네요. 훌륭해요."

결과, 결과에 매달려서 그런 꼴을 만인 앞에 드러내고 말았다.
그렇다고 나아져야한다고 머리로 생각하고 있더라도 나아지지 않은 것은... 아마도 자신이 약하기 때문이겠지.

"그렇다면 다른 질문을 할까요. 만에하나 최종적으로 용서받더라도 약속과 달리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당신의 죄를 기억한다면, 그리하여 당신이 질타받는다 해도 당신은 용서받고 싶나요."

37 제제 르 귄 (Vvf6seMIpA)

2023-08-17 (거의 끝나감) 22:48:55

(이제 모두애게 익숙할 수도 있는, 부드러운 미소를 짓는다.)

물론. 답하지 아니어도 괜찮다네.

(손을 내젓고 바로 다음 질문으로 화제를 돌린다.)

그러면 그대는... 과거의 자신을... 싫어하는가 보지.

그대가 죽인 자. 그 자와 전에는 어떠한 관계였는지... 알수 있을까? 친구라 하면, 친해진 방식이 궁금하기에.

38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22:49:40

"푸핫..."

마사와 권태의 문답때문일까 그녀는 순간적으로 사진을 주체하지 못하고 웃음을 내뱉었다.

"아, 아아... 죄송해요. 계속하시죠."

39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0:55

>>36 "건방지다고 생각할 줄 알았습니다만..."

부끄러운 듯 마사는 고개를 숙인다. 그러나 다음 질문을 듣고선 양손을 가슴 가운데 모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과할 정도로. 정말로 과할 정도로.

"아니요. 싫어. 정말 싫어. 그럴 바엔 용서받지 못하는 게 나아요."

40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1:21

>>35 마사
너는 나한테 철없다는 말 말고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거냐? (단박에 튀어나온 말에 레몬을 먹은 사람처럼 얼굴을 한껏 구긴다.) 뭐... 하여간, 대체적으로 나쁜 사람이라 보는 경우는 없다는 거네. 나는 좀 애매하지만... 아니 나에 대해 대체, 허 참.
그럼 말야, 그 사람들이 모두 살아서 이 감옥을 나가는 것과, 누구 하나가 죽어서 네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상황. 둘 중 어느 게 더 마음에 드냐?

41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2:24

아주 그냥 이번 심문은 웃음이 가득하고 좋네. 안 그래?
(옥사나가 웃음을 못 참은 것에 대해 볼멘소리를 낸다...)

42 제제 르 귄 (Vvf6seMIpA)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3:43

(마사의 말을 듣고 불편한듯, 옆을 향해 코웃음을 친다.)

...만약에 용서받지 않는다면. 그대는 어떤 기분일거라 생각하는가?

(팔짱을 끼고 고개를 기울인다. 별거 아닌 얘기를 하듯이 태평한 목소리로 발한다.)

그대는... 소원권을 꽤 원하는 거 같았지.

용서 받아 소원을 얻고 여기서 나갈 수 있다면, 어디까지 할수 있는가?

살인을 또 한번 해도 괜찮은가?

43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3:45

>>37 "네. 과거의 자신이 싫습니다."

마사는 조용히 기억을 더듬는다. 그 기억조차 꺼림칙한 것 같다.

"친해진 방식이라 하면, 사교성이 좋은 아이였어요. 과할 정도로. 어디서 만났든 그 아이가 먼저 다가와 저와는 친구 비슷한 관계가 되었을 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학교 밖에서 알고 지내는 친구들 중의 하나였습니다."

44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4:32

"...친구..."

@살짝 발그레해지는 볼은 어쩔수 없는 일이리라.

45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6:00

>>40 "그리고 유치해요."

상처를 치료한 흔적이 남아있는 검지손가락을 들이대며 배심원에게 과감하게 말한다.

"솔직히 말하면 저는 나쁜 아이라서 후자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습니다만...."

마사는 세이카를 바라본다.

"모두가 살아서 이 감옥을 나가고, 저도 소원을 이룬다는 선택지는 빠져있는 것 같네요."

46 제제 르 귄 (Vvf6seMIpA)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6:32

만일, 그대가 그대의 살인을 감추는 데에 성공했다면, 여기에 오지 않았다면... 또 다시 비슷한 살인을 저질렀을거라 생각하나?

(이상한 질문이라 미안하네, 하며 후후 웃는다.)

그대가 다시 살인을 하지 않을 가장 큰 이유는 뭐라 생각하는가?

47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6:42

>>39 마사
"그럴리가요, 노력의 결과잖아요? 그렇다면 제가 이렇다 저렇다 할 필요는 없죠."

그녀는 슬며시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가도 마사의 그 격렬한 거부에 슬쩍 주위를 둘러보고는 슥 고개를 끄덕이고는...

"그런가요, 이번에도 저랑은 반대네요."

그녀는 슬쩍 겉옷을 추스리고는 약간은 타이르는 듯한 말투로 중얼거렸다.

"일어났던 일을 없던 일로 할 수 있다면 그러고 싶나요."

48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7:37

"... 아, 조금, 질문하고 싶은데... 그, 힘들면, 대답 안해도되고..."

"... 그, 아이가 나쁜 아이들과 어울렸다고 했는데... 그 아이만을 공격한 이유가... 그 고등학교의 일원이... 그 아이뿐이였기...때문인걸까...?"

"그리고... 혹시, 그 아이가 무슨 나쁜짓을 해서, 그정도로 화가 났던건지...알수, 있을까...?"

49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8:42

>>45 "...그 소원은... 소원권이 없더라도, 최대한 노력해볼거니까..."

@다시 이야기하며, 끄덕거린다.

50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8:49

>>42 "용서받지 못한다면 절망스럽겠죠. 그리고 후회하고, 또 후회하고, 자신을 질책하겠죠. 하지만 어쩌면 소원을 이루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보다는 낫다고 자신을 설득할 것 같기도 하네요."

다음 질문에는 알쏭달쏭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다.

"소원권을 얻어 나갔는데 제가 살인을 할 이유가 무엇이죠? 저는 이곳에서 다시는 살인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저를 믿고 용서해줬을 배심원 분들을 배신할 수는 없죠."

성실한 대답을 내놓는다.

51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9:07

>>45 마사
확인사살 하냐?!
(어이가 없어도 너무 없어지는 바람에 반사적으로 소리를 빽 지르고 말았다.)
허, 좋네. 자신의 소원은 자신이 자주적으로 성취하는 거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거냐? 네 소원 정도면 불가능해보이는 것도 아닌 것 같다만... 뭐. 힘내라. 응원은 해주마.
(당신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웃는 낯인 그대로 대답했다.)
음... 그리고 또 무슨 질문을 하지. ... 맞아. 저번 네 심상을 보니까 피해자가 말야, 꽤 껄렁하고 불량해보이던데 말야. 네가 나서지 않았다고 가정해본다면, 다른 누군가가 걔를 죽였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냐?

52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23:00:28

"... 경찰에게 신고하거나 하지 않은 이유는... 사쿠라가오카 고등학교의 신위가 떨어질까를 염려해서가...맞나요...?"

53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3:01:05

>>46 "살인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일을 했을 거라고 생각해요. 살인은, 후처리가 힘들었으니까요. 충격적인 일이기도 했고요."

지나칠 정도로 솔직한 대답이다.

"제가 소원권을 받는다면 과거의 저를 아는 사람을 만날 일도 드물 것이고, 살인 이외의 선택지도 이제는 보이기 때문이지요."

고개를 떨구고서

"이제는 너무 늦어버렸지만요."

54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23:01:17

>>41 권태
"어흠, 죄송합니다 권태씨. ...푸흡"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권태를 향해 사죄하려 했지만... 아무래도 이전의 상황이 플래시백되는 탓인지 웃음을 멈추지는 못했다.

"아아, 죄송해요. 그래도 너무 무겁기만했던 것 보다는 낫지 않나요?"

55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3:02:37

>>47 우쭐해지려는 것을 재판장이라 간신히 참는 것 같다.

"네. 없던 일로 만들고 다른 선택을 하고 싶습니다."

1심 때의 혼란스러워보였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56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3:04:57

>>48 마사는 고개를 젓는다.

"전학해 와서 그 아이가 만난 불량한 학생들은 모두 사쿠라가오카의 일원이었어요. 아슬아슬하게 교칙을 위반하는 바람에 경고밖에는 주고있지 못하던 상황이었죠."

마사는 그때를 생각하자 눈동자가 흔들린다.

"화가 났다기보단 공포스러웠습니다. 과거를 폭로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럼 저는 더이상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으로서 존경받지 못하게 되겠죠."

57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3:05:04

>>54 옥사나
진짜 열받아...... 부정은 않겠다만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고 싶거든 저 꼬맹이나 봐라. 그러려고 씌운 거야. (손가락으로 대충 제 옆의 세이카(의 고양이귀)를 가리켰다.)

58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3:07:28

>>51 "어린애 같다는 얘기도 해 드릴까요."

마사는 팔짱을 낀다. 랄까, 이미 해 버렸다.

"...도움을 받게 될 지도 모르지만요. 고맙습니다."

엷은 미소를 짓는다.

"0 퍼센트일 가능성은 없겠죠. 위험한 아이들과도 어른들과도 곧잘 어울렸으니까요. 하지만 아마도 없었을 것 같아요."

59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23:07:51

>>57 "후에...?"

쫑긋

60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3:08:33

>>52 안타까운 듯이 고개를 저어보인다.

"그런 명예스러운 일이었다면 저는.."

말을 끊고서,

"아니요. 경찰에 신고할 만한 사안이 단순히 아니었기 때문이에요."

61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3:09:40

>>58 마사
했잖아. 어린애같다는 말 했잖아! (어째 계속 말려들기만 하는 것 같아 짜증을 잔뜩 내고 있다...) ... 흥. 도와줄지 안 도와줄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피해자 때문이 아니라 '피해자와 너'였기 때문에 살인이 일어났다는 말인데... (고민하느라 잠깐의 틈이 생긴다.) 만약 피해자가 그런 불량 학생이 아니었어도 너는 걔를 죽였을 거냐?

62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0:12

>>59 세이카
오냐 꼬맹아. 너 심문할 때도 꼭 그거 쓰고 와야 한다, 알겠지?

63 제제 르 귄 (Rr8zsYTnGs)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0:31

(세이카의 고양이귀가 조명되자 갑자기 프흣, 크흠, 콜록, 하고 고개를 돌려 이상한 소리를 낸다. 입가를 소매로 가리며 수초 부들거리다, 다시 심호흡을 하며 원상태로 돌아간다.)

으음. 친절히 대갑해주어서 고맙구먼. 마지막 질문일세.

현재, 그대의 살인이 "죄" 일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그대는 앞으로 그대의 "학생회장"으로서의 자리를 내려놓을수 있을거라 생각하는가?

64 SAMAEL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0:50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65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1:15

>>55 마사
"조금 더 대놓고 기뻐하셔도 괜찮지 않을까요? 그 정도는 다른 분들도 신경안쓰실테고."

사람의 마음을 부식시키는 건 고통이 아니라 수치심이었나. 그녀는 어느새 턱을 괴고는 편안해보이는 모습으로 심문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런가요. 그렇다면... 다음번에도 용서받을 수 있을것같나요?"

그녀는 웃으며 그리 말한다. 마치 비수를 찔러넣듯이. 그녀가 자신과 닮은 것 같다고 말한 순간부터, 언제나 그랬던 것 처럼. 그녀는 조금 식어버린 눈으로 마사를 바라보았다.

>>57 >>59 권태 세이카
"아, 저거 권태씨가 씌운거였나요? 푸흐흐!!"

이제는 웃음을 감추려고 하지도 않는 걸까. 그녀는 이윽고 대놓고 웃어대기 시작했다. 진짜 법정이었다면 모독죄가 아니었을까.

"아아, 그런데 확실히. 덕분에 마음이 편해지네요. 세이카씨, 정말로 귀여워요. 권태씨 말대로 심문때도 쓰고 와주실래요?"

마치 조카를 보는듯 상냥한 눈, 그녀는 아무래도 진심인듯 하다.

66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1:24

>>62 네에? 네에...

(고개를 끄덕이는 세이카. 자기가 놀림거리가 된다는건 알고 있는걸까.

67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1:42

>>61 "....불량 학생이 아니었다면 만날 일도 없었을 것 같지만요."

마사는 곰곰히 생각해본다.

"아마도, 무척 망설였겠지만 그러려고 했을 겁니다. 저는 그 때 감정이 이성을 앞서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으니까요."

68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3:41

>>63 "학생회장으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일.... 아니, 인간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일이었기 때문에요. 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은."

그러고서 다음 질문은 마음에 들지 않는 기색이지만 순순히 대답한다.

"내려놓기 힘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려놓더라도, 어디에선가 존경받을 수 있는 자리를 찾겠지요."

69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4:54

다음번에도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나요, 옥사나의 질문에 마사는 입술을 딱딱하게 굳힌다.

70 SAMAEL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5:14

"그만.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의사봉 두 번. 박수 한 번으로 모두의 의식을 집중시킨다.
여유로운 사마엘의 뒤로 빠르게 올라가는 추출 진행도.

"오늘도 다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분위기가 상당히 좋아보여 지켜보는 이 사마엘도 마음이 다 뿌듯하더군요? 이 기세로 판결까지 냉정히 잘 치르실 수 있기를."

격려가 맞는지 아리송한 사마엘의 말과 함께, 심상의 추출이 완료되었다는 안내음이 들린다.

"시미즈 마사의 심상으로부터 심상 독백이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2심 시미즈 마사 심문을 종료합니다."

그녀의 마음속은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스크린에 한 자씩, 숨기고 싶던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71 SAMAEL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5:44


심상독백² #3 ── 죄수번호 002 시미즈 마사
(1)

72 SAMAEL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6:02


심상독백² #3 ── 죄수번호 002 시미즈 마사
(2)

73 제제 르 귄 - 세이카 (Rr8zsYTnGs)

2023-08-17 (거의 끝나감) 23:48:05

situplay>1596912075>961 세이카

제제라는 이름의 소녀는 웃었다.부드레히 웃었다. 무엇이든 해드리라. 행복하게 해드리라. 그 것이 바로 신이란 존재의 존재의의이니.

그러한 만들어진듯한 미소에 금이 갔다.

"...친구?"

분명 아는 단어일텐데, 생소한듯이 되묻게 되버린다. 친구?

"나랑?"

혼란했다. 머리속이 혼란했다. 분명 본인은 긍정되었다. 용도를 다한 그릇이 신이라는 명칭의 짐승으로 돌아갔다. 모두 스스로 행한 일이 죄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러므로 그들을 이끌어 줄 신을 기원한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자리를 되찾은 소녀는 다시 신이 되어 웃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그래, 뭔가 이상했다...

음악이라던가운동이라던가경멸이라던가아이취급이라던가.

친해지는 것 같다 생각했다던가. 친구가 되고 싶다던가...

혼란스러웠다. 그거 말고 표현할 길이 없었다. 마음속에 엉킨 실타래같은 것이 팽팽하게 당겨오는 느낌이었다. 이 자그만한, 별거 아닌 말 하나 하나에 갑자기 분노가 솟구치기도 했고, 격하게 광소를 내뱉고 싶기도 했고, 아이같이 눈물을 흘리고 싶기도 한 그런 충동에 휩싸였다. 여기 이 장소의 수감원들이 남기고 간 찌거기 같은 흔적에. 화내고 싶었다. 주제도 모르는 어리석은 아해라고 비웃고 싶었다. 아는 것으로 대려오다가 또 모르는 역할을 강요하고 본인을 부정하는 듯하다가도 긍정해주는 모두의꼴이 너무 혼란스러웠고 원망스러웠다. 용서했는데 경멸한다. 용서했는데, 친해지고 싶었다 한다. 모순적이다. 모순은 끔직한 감각을 선사했다.

그리고 그러한 순간, 눈에 내어진 이어플러그가 들어왔다. 날뛰던 감정을 깨닫자 마자 수그러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텅텅 비어 멍청하게 된 제제는 그 이어폰을 한 손으로 받아든다.

"...아니야. 본좌도... 원했네."

다시 웃는다.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기에. 그래도 신과 친해지고 싶어하는 이런 이상한 아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그대가 할 수 없는 부탁이란 없네."

본좌는 신이고, 그대는 인간이니.

세이카가 가르킨 자리에 스스로를 앉힌다. 어설픈 손짓으로 이어폰을 매만지다 세이카가 끼는 것을 흘긋, 보고, 그 것을 따라해 귀에 꽂는다.

"..."

단조로운 피아노 노래가 흘러나온다.

74 세이카 (X23Ev7J9DU)

2023-08-18 (불탄다..!) 00:27:18

>1596912075>996 시미즈 마사

"아하하..."

조금 떨리는 눈으로 베개를 끌어안는 세이카.

"... 괜찮아, 정말로. 나, 그정도 돈으로 뭘 할지도 모르겠는걸... 그, 렇게 되어 버렸, 고... 학교 가기에는, 응..."

몸을 살짝 떠는 세이카의 눈은 또 조금 생기를 잃고 말았다.

"... 여기서 용서받아도... 이미, 여기 있는 사람들 빼고는, 다... 나, 안 좋아하게 되었는걸..."

그 경멸의, 증오의, 혐오의 눈빛. 믿었다고 생각했던, 반 아이들, 선생님, 전부.

"...? 어째서...? 마사가 용서 못 받으면... 사실, 나도 용서 못 받는게 아닐까...?"

자신으로써는, 그런 미래를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이였다.

"그, 혼자서 돈을, 쓰기에는... 응... 그러니까... 같이 나가면... 해외, 같이 가는 거, 어때...? 나, 그, 처음에 말하는 거, 봤잖아... 모르는 사람 앞에서, 말, 잘 못하고... 그러니까... 그때 계속 도와줬으면, 좋겠어... 부탁...해도 될까...?"

>1596912075>997 박권태

"그, 선물이라면, 얼마든지...?" 당황하지만,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너무 이상한 것만 아니라면... 그리고, 머리핀의 자리에 있는 털실로 만들어진 머리끈도 살짜금 보이니, 선물을 받는다면 자주 착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 생각... 못해 봤네요... 그, 제 집... 강아지나, 고양이, 못 키워봤고..."

죄송합니다, 라고 빠르게 중얼거리면서 고개를 숙이니, 덩달아 축 쳐지는 고양이 귀.

>>73 제제 르 귄




"...응, 친구... 제제씨랑, 친구가 되고 싶어요... 아직도."

조용히 이야기한다. 의견을 피력한다. 과거형으로 말했지만... 사실, 그것은 아플까 싶어서 과거에 그랬었다는 풍으로 이야기를 했다.

"... 같이, 노래를 듣고... 즐기고... 감상을 듣는다거나... 책을 보고... 재미있었던 것을 나누거나..."

"서로 알아가면서, 서로 이해하면서... 좋은 친구로, 가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때 도서관에서, 이야기한 그 말... 그게, 정말 제제씨가 저에 호의를 품고, 이 주제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아서... 정말, 정말로 기뻐서..."

조금 졸린듯 목소리가 늘어지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보다 더 진심일 수가 없었다. 이것이 새벽 텐션이라는 것이였을까.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였다.

"...제 부탁으로, 싫은데 하는 것이라면... 정말, 괜찮으니깐요..."

조금은 아픈듯, 하지만 괜찮다는 듯, 웃어 보인다.

그런 식으로 아픈것은, 익숙했기에.

그리고 이내, 둘의 귀에 울려퍼지는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합주.

https://www.youtube.com/watch?v=l0GN40EL1VU

"... 들킨다고, 조마조마하지 않은 채, 듣는 건, 처음..."

바이올린의 플러킹, 관악기의 부드러움. 환상적인 멜로디. 그리고 이내 오는 익숙한 피아노의 독주.

여름의 한 외딴 집이 눈에 아른거린다. 그로 인해... 살짝 미소를 짓게 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리라.

75 제제 르 귄 - 세이카 (POjFH2m5g6)

2023-08-18 (불탄다..!) 00:44:19

>>74 세이카

"...아직도?"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이곳은 정말, 내게 생소한 경험만을 안겨주는 구나. 판결 결과 전의 생소한 것은 내게 기쁨만을 안겨줬는 데, 제자리를 찾은 지금에는 불쾌하기만 하다. 그래, 불쾌하기만 했다.

뭘 원하는 지 모르겠다. 하나도. 자신이 지금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 지도. 세이카의 말은, 마치 안개속에서 노이즈 가득 낀 스피커로 듣는 것 같다. 멍하니, 마치 꿈에서 듣는 것 같이 멍하게 듣게 된다. 정말로 몽상같은 이야기 이니까.

같이 노래를 듣고, 즐기고. 감상을 듣고. 책을 보고. 재미있던 것을 나누도.

'서로' 알아가고, '서로' 이해한다?

"...본좌는 신일세. 신과 친해져서 뭐하겠나, 그대가."

누군가에게 웃으며 말했던 것을 생각보다 멍청하게 흘려버린다. 그때 또 다른 그녀가 대답했었다. 자신은 신 같은 건 필요없다고.
하지만 너희들은, 그대들은, 신이 필요한게 아니였나. 신이 더 이상 아니게 되어 갈팡질팡하는 한심한 작자가 아니라. 왜 그런 걸 기쁘다 하는 거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대들의 무지에 짜증이 인다.

"신이란 본래..."

말하다 입을 다문다. 아니, 원래 설명을 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일이니까. 그대들도 알아야 하는 게 아닌가? 이런 당연한 것을 왜 모르는가 말인가. 이 '상식'을 왜 괜히 깨부순다 말인가.

마침 곡이 귀로 흘려 들어온다. 이어폰이 익숙치 않아 흠칫, 잠시 쩔지만, 이내 다시 손을 무릎위로 단정히 돌려놓는다.

아름다운, 감동적인, 평화로운, 그러한 음악이 뇌내속을 헤집는다.

"...이러한 것은 처음이라네."

음악에 대해 얘기하는 거다, 이건.

"그리고..."

참으로 오랜만에 스스로의 감정을 확인해본다.

"싫지 않아."

76 시미즈 마사 (W2rX6gku1w)

2023-08-18 (불탄다..!) 00:45:29

>>74 "세이카도 돌아갈 곳이 없어진 거야?"

자신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걸 알았을 때 믿지 못하던 학생들과 선생님의 얼굴 떠올라 지우기 위해서 마사는 눈을 꾸욱 감았다가 떴다.

"왜 그렇게 되는 거야?!? 1심에서의 결과만 봐도 세이카와 나, 둘 중에서라면 세이카가 더 용서받을 것 같은데."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이다. 같이 해외로 나가자는 말에, 입을 살짝 벌리고 세이카를 빤히 바라본다.

"그래도 돼?"

그런 미래를 내가, 우리가 꿈꾸어도 될까? 마사는 어느새 세이카의 베개를 끌어안고 머리를 파묻었다.

"그렇게 된다면, 나, 언제가 됐든 반드시 갚을 테니까....."

77 세이카 (X23Ev7J9DU)

2023-08-18 (불탄다..!) 01:06:37

>>75 제제 르 귄

"친해져서 뭘 하는 게 아니예요. 그냥, 친해지고 싶을 뿐이예요. 다른 걸 하고 싶은 게 아니예요. 그냥. 저는 제제씨와 친해지고 싶은거예요."

"신이라고, 뭔가를 하고, 신이라고 뭔가를 못하는. 그런 건 싫어. 너무, 괴롭잖아요. 자신이, 그거라고 못한다고, 하는건."

자신에게는, 그런 것이 정말로 힘들었기에, 괴로웠기에.

"그러니까... 전, 그냥 제제씨가 좋으니까. 그 1심때의 그 조금 엉뚱하지만, 그럼에도 당당하게 시도해보고, 즐기던... 그런 제제씨가 좋았으니까. 그러니까 저는, 친해지고 싶은 거예요. 그리고... 같이, 여러가지를 하고 싶은 거예요."

베개를 끌어안으면서, 당신의 반응을 흘깃 본다. 사실, 무섭다, 내심은. 그야, 싫어하면 어쩔까. 이런 노래가 좋은 거냐, 이야기 할까.

하지만, 히사이시 조라는 작곡가분은, 그렇게 만만한 상대가 아니였던 듯 하다.

"이렇게, 여러가지의 처음을 경험해가고, 즐겨보는 건 어떨까 싶어요."

"우리를 위해서, 그렇게 이야기해주는건, 이해하지만... 전, 최소한 전, 제제씨가 같이, 우리와 같이 이런 것을 즐기고, 하는 것을 보고 싶어요."

싫지 않다고 하는 제제씨의 말에, 살풋 미소짓게 되었다.

"그렇죠?"

그리고, 그 노래가 끝날때까지... 조용히, 눈을 감고 듣고 있는 그녀였다.

>>76 시미즈 마사

"...응. 어머니도, 아버지도... 전부..."

자신이... 조용해지는 그녀였다.

"그치만... 닮았는걸. 그리고... 마사가 용서받지 못하면... 그보다, 더 큰 죄를 지은, 나는..."

당연히 용서받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는 거야. 라고, 말을 할 수가 있을까.

"응... 약속...할래...?"

엎드려서, 새끼손가락을 내밀어본다. 그녀는, 정말로 그 말을 따르려는 생각인 듯 하다.

"... 계속, 내 곁에 있어줘. 떠나지, 말아줘. 그것으로, 그것으로 충분히 갚아주는 거니까..."

제발, 날 떠나지 말아줘.

78 시미즈 마사 (W2rX6gku1w)

2023-08-18 (불탄다..!) 01:16:50

".......나도, 돌아가시지는 않았지만 부모님은 아마 날 받아주지 않을 거야. 관심도 없겠지. 매번 그랬던 것처럼."

마사는 세이카가 더이상 힘들여 말을 잇지 않아도 되게끔 자신이 먼저 말을 꺼내본다.

"닮았다니. 어, 어디가 닮았으려나?!?"

세이카를 보며 자신과 닮은 구석을 찾아내려 해보지만 잘 모르겠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세이카의 죄가 더 큰지는 아직 알 수 없는 거야."

냉정하게도 얘기를 해 보고, 새끼손가락이 내밀어지자 망설인다. 감옥에서 만난 지 며칠 안 되는 사이, 거기다 생각보다 많은 돈을 빚지는 형태로 이런 약속을 해도 되나 하는 생각이 발목을 붙잡는다.

"세이카. 우린 서로를 충분히 몰라. 언젠가 네가 날 싫어하게 될 지도, 내가 널 안 맞다 생각하게 될지도 몰라."

현실적인 말을 자신이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그렇게 말해보고서는, 한숨을 쉰다.

"하지만 어차피 여기서 나간다면....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살 테니까 그나마 아는 사람은 다른 죄인들과 너뿐인 거야. 친구도 너뿐이고."

마사는 세이카의 접힌 손가락을 펴 가만히 맞잡으려 한다.

"그러니까 약속은 하지 않아. 대신에.... 우리의 관계가 우리 모두에게 나쁘거나, 세이카가 나를 떠날 때까지는 떠나지 않겠다고 얘기할게."

79 제제 르 귄 - 세이카 (POjFH2m5g6)

2023-08-18 (불탄다..!) 01:24:47

>>77 세이카

"그냥...이라."

옳기에. 타당하기에. 해야만하기에. 그게 正道이기에, 가 아닌.

신이라고 하고, 신이기에 못하는 것이 괴롭다니. 우스운 말이다. 원래 신이란 존재 자체가 '해야하는 일'이다. 존재 '해야하기에' 신이 존재하고, 신이기에 '해야하는' 일을 한다. 그저 그 뿐이다. 그러기에 신은 태어난다. 그러기에 괴롭지 않다. 괴로운 적 없었다.

"하하.. 어느 누가 신의 입장을 생각한단 말인가... 그대도 참..."

웃고 있나? 웃고 있는 거 같다. 형편없는 일그러짐이 아니라. 그도 그럴게, 그건 '신'답지 않지 않는가.

"...참..."

똑같은 말을 한다. 친해지고 싶다는 말을 한다. 이해가 되지 않아. 이해가 되지 않아. 누가, 대체 누가...

입을 열어 말을 해야해는 데, 반박이라도 해야 되는 데, 말이 혀를 넘지를 못한다. 바보가 된거 같다. 화내고 싶었다. 호통을 내고 싶었고, 비웃고 싶었다. 행복을 바라는 저 얼굴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출처모를 충동이 솟아올랐다.

마음속의 무언가가 요동친다.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신답지 않았기에, 제제는 다리에 힘을 풀었다. 몸에 힘을 풀면, 절로 대신 귀에 흘려 들어오는 음악소리에 신경이 쏠리게 된다.

피아노, 그리고 바이올린.

약간, 이미 진거 같다는 생각을 외면했다. 그야, 신은 신도와 함께 나란히 앉아 음악 감상을 하지 않기에.

음악이 끝나갔다. 그때까지 제제는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80 세이카 (X23Ev7J9DU)

2023-08-18 (불탄다..!) 01:25:34

"... 그런 점. 응, 바로 그런 점."

슬픈 웃음을 지으며, 마사의 말에 대답한다.

"그래도... 가장 큰 죄는, 패륜이라... 들었는걸."

그리고, 자신이 잡혀온 이유는.

"... 므으... 나, 진심인걸... 나, 애초에 저 많은 돈... 무섭다고, 생각했는걸. 그 변호사씨가 말하는 거, 듣고..."

"... 난, 믿어. 믿을거야. 정말로. 그리고... 과거의 마사는, 이제 과거의 마사인걸. 잊지만 않는다면. 나아질수 있고... 으우... 역시, 나, 너무 억지 부리는 걸까..."

"그래도... 나, 마사가...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정말. 그러니까... 어디로 갈지, 난, 전혀 모르겠으니까... 등불이 되어줘, 마사..."

손을 맞잡고, 기댄다. 아직도, 아직도 현실감이 안 느껴진다.

"... 조금만, 더... 나, 기대고 싶어..."

81 시미즈 마사 (W2rX6gku1w)

2023-08-18 (불탄다..!) 01:33:32

>>80 "아아. 가족에 대한, 그런 거?"

세이카의 가족 사정은 모르겠지만 닮았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한다. 그래도 자신의 부모님은 자신을 향해 욕하거나 하지는 않았으니까. 가끔은 불똥이 튈 때도 있었지만.

"패륜도 나름이야. 그런 건 존경할 만한 부모님을 가진 사람들이 지어낸 소리야."

불퉁하게 그렇게 얘기해 놓고, 세이카의 말을 듣고선 어쩔 수 없다는 듯 웃는다.

"글쎄, 모르겠어."

그렇게 말하고 눈을 감고서 세이카에게 마주 기대려 한다. 우리가 살아남는다면, 도피는 성공적일까. 성공이랄지, 우리는 서로의 곁을 떠나지 않을 수 있을까. 그전에 마지막 심문까지도 서로에게 친구로 남을 수 있을까. 자신의 과거를 알고도 세이카가 여전히 남아줄까.

전부 모르겠다. 하지만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학생이 있을 때, 등불이 되어주는 것은 학생회장의 몫이다.

"그럼 세이카는 날 따라와. 내가 앞장서줄게."

응. 응. 얼마든지. 오랫동안 서로에 기댄 소녀들은 애초의 의지하고 의지하겠다던 얘기를 잊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 막레로 할게!!! 세이카주 수고했어~~~

82 세이카 (X23Ev7J9DU)

2023-08-18 (불탄다..!) 01:37:19

>>79 제제

"네. 필요성이 아니라... 그냥."

다시 한번, 이야기한다.

"전... 예수도, 부처도... 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걸요. 성자, 성령들에게 막 말을 하면 받아주시겠지만... 힘들것이라고, 생각하니까."

"신도, 그리스, 로마 신들은... 인간과 다를 바 없이, 감정을 느끼니깐요."

MP3를 들지 않은 손으로, 제제의 손을 살짝 잡으려 한다. 그렇게 조용히, 음악이 서스펜드 되고, 롱 노트가 여운을 남기고 끝나고는.

5초 정도 후, 다음 음악이 들려온다.

우라로지노 만나카데

나레나이 케시키토 스카나이 니오이니

와타시와 오오와레테

소맛테이쿤데쇼

"... 아하하... 이 노래도, 자주 듣던 건데..."

친구와, 이 노래를 이야기 하고 싶다는, 그 충동이 얼마나 들었던가. 당신과 함께. 그렇게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또 몽실해지는 기분이다.

... 요와네하키.

https://www.youtube.com/watch?v=wUHBqw7N_Z4

83 제제 르 귄 - 세이카 (POjFH2m5g6)

2023-08-18 (불탄다..!) 01:50:17

>>82 세이카

"..."

세이카의 말에 침묵을 고수한다. 그렇게 생각하는 건 그녀 혼자뿐이라고 웃고 싶었다. 특히 그리스로마 신들이라니. 신인 주제에 책임을 모르고인간같이 감정에 휩쓸린다 전해지는 자들이 아닌가. 겉으로는 침착해도, 마음이 복잡하다.

기민한 눈이 세이카의 손이 움직이는 것을 포착한다. 심란한 마음에 흠칫, 손이 굳는다. 신 답지 않은 행동이라 힘을 풀었다. 세이카의 손이 맞닿았다.

묘한 기분이었다.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그야, 손을 덮듯이 잡는 쪽은 언제나 제제였으니까. 작은 손의 온기에 길을 잃은듯한 기분이지만, 이내 손가락을 움직여, 세이카의 손을 살짝 맞잡는다.

"...아."

다음 음악이 있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 저도 모르게 아쉬움을 담고 있던 두 눈이 동그래지고 깜박인다.

"...일본어로군."

머뭇거리듯 얘기한다. 순간 지금 자신이 하는게 맞는지, 자극적인 의문감이 강타한다.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또 다시 들지만, 그 의문감과 함께 지긋이 묻어버린다. 톡톡 튀는 듯한 멜로디와 속삭이는듯, 소리치는 듯한 목소리에 떠내려간다.

"이건... 무슨 이름의 노래인가?"

묻는 스스로의 목소리가 어색하다. 원래라면, 평소라면 더 능숙할텐데, 왠지 마음대로 되는 일이 없다.

84 세이카 (X23Ev7J9DU)

2023-08-18 (불탄다..!) 02:00:31

>>83

"아하하... 네, 제 나라쪽 노래예요... 그... 요와네 하키라고..."

mp3에는 가사가 올라오고 있어, 그것을 손을 제제쪽으로 내밀어 보여준다.

소오이야사, 소오이야사
'그러고 보니 말야, 그러고보니 말이야'

키노오모 와타시모 코오닷따
'어제의 나도 이랬어'

소오 이야사 소오이야사
'그러고 보니 말야, 그러고보니 말이야.'

"약한 소리를 뱉다, 라는 노래..."

그리고 사비를 향해 달리는 노래.

잠시금 멈추었다가, 팡, 하고 튀어오르는 약하지만, 뚜렷한 목소리.

이 노래도, 몇번을 들었을까. 그리고, 이것을 듣다가 얼마나 혼났을까.

그런 생각과는 관계없이, 노래는 가사와는 관계없이, 해맑게 흘러갔다.

요와이 네오 하이테이루
'약한 소리를 하고 있는'

우슷페라이 닌겐데스
'얄팍한 인간이예요'

잇포 마에니 데루노와 야메토키마스
'한걸음 앞으로 나가는 건 그만두겠습니다'

카라마레타쿠 나이와 나이카라사
'얽히기 싫은건 아니니까 말이야'

85 제제 르 귄 - 세이카 (POjFH2m5g6)

2023-08-18 (불탄다..!) 02:07:51

>>84 세이카

세이카가 mp3를 내밀자, 고개를 숙여 그 화면을 읽는다. 제제의 귀에 달린 무거워 보이는 귀걸이가 짤랑, 소리를 낸다.

"'약한 소리를 뱉다'?"

중얼거리듯, 세이카의 말을 따라한다.그 가사를 읽지만, 그 의미를 뚜렷하게는 알지 못하는 듯, 흐음, 하고 작은 소리를 낸다.

"...노래와 목소리는 이리 흥에 겨운데, 가사 자체는 생각보다... 가라 앉았군."

노래의 맑은 목소리에 대비해 제제의 목소리는 조곤조곤하다. 내리 깔던 잿빛 눈동자가 세이카의 눈을 마주본다. 똑같이 속삭이듯, 그녀에게 작은 질문을 던진다. 계속 말을 하면, 조금은 지금이라도 도망치고 싶은 충동에서 벗어나는 기분이다.

"그대의 생각에, 이 노래는 슬픈 노래인가, 행복한 노래인가?"

86 세이카 (X23Ev7J9DU)

2023-08-18 (불탄다..!) 02:17:01

>>85 제제 르 귄

"그렇죠? 하지만... 그때의 저를 대변하는 것, 같아서... 그리고, 꽤 유명했다고 하더라고요, 이 노래..."

조용히 이 노래를 방해하고 싶지 않다는 듣 속삭인다.

"이 노래는... 슬프면서도, 동시에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싶다는... 둘중 어느것이나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조금, 잡은 손의 힘이 살짝 강해졌다. 그 잠시의 간주가 흘러나온다.

"흑백으로, 정해둘 필요가 없지 않을까, 생각도 드네요..."

"이런 느낌의 노래가, 일본에서는 꽤 유행인지라..."

타메이키 밧카데사
'한숨만 쉬어서 말이야'

스우이키 타리나이노
'들이마쉴 숨이 부족해'

"킷토 소오우마쿠와 이카나이케도사분명 그렇게 잘 되지는 않겠지만,"

"타메시니 챤토 이키데미요오시험삼아 제대로 살아가보자"

마지막 구절을, 조용히 따라 부르며, 제제를 마주본다. 마치, 그녀에게 말하고 싶은 듯이.

87 제제 르 귄 - 세이카 (POjFH2m5g6)

2023-08-18 (불탄다..!) 02:30:36

>>86 세이카

노래가 끝난다. 경쾌한 듯한, 조심스러운 듯한 가사를 남기고.

"..."

앞의 소녀가 자신을 바라본다. 손에 닿은 온기가 뜨거워 화상을 입을 것만같았다. 그녀의 조용한 음이 귓가에 남아 자신을 괴롭히는 거 같았다.

마음 안의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별로 신 답지는 않았다.

제제는 그것을 끔직하고 불쾌한 감정이라 정의하였다. 머리 여럿 달린 괴수처럼 그것은 여러 감정으로 제제를 괴롭혔으며, 하나를 쳐 내면 또 하나에게 물어 뜯기는 느낌이었다.

끔직했다. 불쾌했다. 괴로웠다.

내가 지금, 무슨 표정을 짓고 있지?

"...시간이 늦었군."

입에서 뭐라 말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기계처럼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세이카의 손도 자연스레 떨어졌다. 그랬던거 같다. 잘 모르겠다. 속에서 무언가가 자꾸 뒤틀리는 느낌이라 신경을 쓸 상황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이 너무... 너무 했다. 아마 웃고 있었던거 같다.

"너무 오래 잡아둔거 같아 미안하네." 라고 말했던 거 같기도.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즐거웠네"라고 말했던 거 같기도 하고. 아니, 둘 다인가?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손으로 문을 더듬어 문손잡이를 돌리고 있었다. 조금, 이 방에서 나가 나의 공간으로 돌아가면 숨이 트일것만 같았다. 아니, 그렇다고 확신했다.

그래도 나가기 전에는, 한 마디를 해야 했다. 조금 괴로운 듯이, 말이 이 사이로 스며 나온다.

"...함께... 듣고자해서....좋았다네. 본좌, 그대에게 감사를 표하지."

그건 진심이었다. 아는 것은 그것 뿐이었다.

제제는 도망쳤다.

//막레로 해도 되고, 이어도 돼!!

88 세이카 (X23Ev7J9DU)

2023-08-18 (불탄다..!) 02:40:17

>>87 제제 르 귄

제제가 일어서자, 살짝 이어폰 줄이 당겨지며, 세이카의 귀를 위로 당기고는, 이내 떨어져 바닥에 닿는다.

"!... 아야... 앗, 아, 제제씨...?"

그녀에게는, 제제가 짓는 그 표정이 슬피 보였기에. 걱정이 앞섰다. 당황하며, 당신을 부르며 손을 다시 잡으려 하는 그녀.

"그, 죄송, 해요... 저도, 이 노래가 나올 줄은 몰라서, 그, 좋은, 노래라, 생각해서..."

자신에게도, 계속 되뇌이던 말이였지만. 그 마지막 구절은.

... 자신이 없어진다.

"그, 정말... 괜찮으신가요...? 저... 그, 계속, 듣고 싶, 지만..."

"... 약속, 해도 될까요? 그... 다음에도, 이렇게, 같이... 듣고 싶은데..."

도망치는 제제를, 길게 잡지는 않지만... 부디, 그녀가 즐겼기를 바라며, 다음을 기약하고 싶어 조용히 물어본 그녀였다.

침대 위에 놓여버린 mp3는, 또 다른 노래를 틀고 있었다. 저 노래도, 제제씨에게 들려주고 싶었는데. 들려주고 싶은 노래가, 산처럼 많으니.

89 시미즈 마사 (g63LPTEbuM)

2023-08-18 (불탄다..!) 09:33:38

작은 걸레를 들고서 선반을 닦아내고 있다. 휴게실의 소파라든가 장식품들은 이미 청소가 끝난 듯하다.

// 난입~~~~

90 INFO (pkjWzNZCt2)

2023-08-18 (불탄다..!) 12:00:00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지난 24시간동안 입고를 요청받은 물품이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금괴 5개입니다. 당연히 거절했습니다. 저희 밀그램 시스템이 죄인 여러분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고자 노력하는 건 맞습니다만 통장 사정까지는 봐드리지 않습니다. 장난치지 마십시오. 〕
〔 또한, 항우울제와 항갈망제를 의무실에 구비해달라는 요청 또한 있었습니다. 이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들어는 드렸습니다만, 여느 물질이 그렇듯 오남용 시 건강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약품이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에 복용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짧은 수감 생활 중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둘째 치고서라도 말이죠. 〕
〔 마지막으로, 도서실의 연체도서를 추적하던 중 일부 도서가 파괴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실꼬기, 머리끈 등 악세사리를 만드는 것과 관련된 책이었습니다만... 종이 하나하나를 뜯어내어 파괴에 공을 들인 듯 하더군요. 흐음, 어째서입니까? 죄인 제제 르 귄. 그토록 신경써서 머리끈을 만들어 선물하더니. 〕

〔 다음으로는 투표 현황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9표입니다... 만, 자기 자신한테 투표되어 무효가 된 표가 1표 있습니다. 〕
〔 듣고 계십니까, 자신한테 ‘용서하지 않는다’라고 투표한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다음부터는 이러한 착오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1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이전과는 달리 전반적으로 용서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군요. 〕

〔 오늘은 심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참고하시어 다음 심문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해주시길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91 제제 르 귄 extra (별거없는 독백) (C8scH4w5gQ)

2023-08-18 (불탄다..!) 15:34:53

현재, 제제의 일과는 이러하였다. 익숙지 않은 곳이 이번의 판결로 익숙한 곳이 되니, 생활 패턴 또한 비슷하게 돌아갔다.

일단, 5시 기상부터 시작하는 준비. 이것이 가장 오래 걸리는 일이었다. 익숙지 않으므로 이전보다 시간이 걸린다. 머리부터 옷매무새까지 완벽히 하고 나면 방을 나선다. 창문은 없지만, 해가 뜨기 시작할 때쯤이라 생각된다.

그로부터 간단한 식사, 그리고 도서관. 심리학이라던가, 관련 서적을 흩어보며 필요로한 지식을 견고히 한다. 읽는 책은 이미 읽어 본 익숙한 책뿐. 본 적 없고 필요 없는 서고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 외의 시간에는 무엇을 하는가. 답은 간단했다.

제제는 휴게실, 혹은 방 안에 단정히 앉아, 허공을 응시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은 상점가의 도자기 인형과도 같았지만, 그와 달리 바라볼수록 몹시도 불쾌하고 소름 끼치는 것이었다. 제제는 인형이 아닌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시간이 되면 방으로 돌아가 취침한다.

-- 익숙한 행동 방침을 따르다 보니, 신도들을 둘러보아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그들의 고민, 하소연, 고통을 들어주고, 위로해 주고, 올바른 말을 설파하는 시간.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그 시간이 통째로 텅 비게 되었다. 제제는 그들의 곁에 더 이상 있을 수 없었고, 무엇보다 그들은 현재 다 '행복'해졌으니까.

처음 왔을 때는 하루에도 시간이 부족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처음 읽어보는 책들을 보고. 처음 해보는 운동도 힘내보고.

하지만 다 어리석은 짓이라는 게 판결 났다. 지금의 제제는 며칠 전의 제제를 비웃는다. 신으로서 태어난 이상, 그 사명을 그리 쉽게 내려놓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나? 하하, 우스운 일이다. 하하.

하지만 신의 자리를 되찾은 후, 이 시간은 계속해서 비게 되었다. 원래는 자신의 자리를 되찾으며 일부러 비워놓은 시간이었다. '이전'과 달리, 다른 수감자들이 제제를 찾아오는 일이 없었다. 설령 그렇다 하여도 이전의 생활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들은 제제에게 고민도 고통도 불행도 얘기하지 않았다. 대신 말하는것은... 모순. 그래, 모순이었다. 끔찍한 모순.

마음속에 무언가가... 무언가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본인도 모르는 무언가가.

그들이 원하는 게 대체 무엇일까? 신은 신도를 위해 존재한다. 그들을 이끌고, 하소연을 들어주고,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신도 없는 신에게는 존재 이유가 없다.

판결은 신이 필요하다 말하였다. 제제의 행동을, 존재 그 자체를 긍정하였다! 하지만 그에 응해 웃는 얼굴로 다가가면, 기대하던 하소연은커녕...

제제의 존재 자체가 고통이 된다는 듯 행동한다.

이해되지 않는다. 이해되지 않는다. '용서'하지 않았나? '긍정'하지 않았나?

그러면 속으로라도 제제와 동의하는 게 아니었나. 지금이라도 고민과 번민을 내려놓고 싶어 하는 게 아니었나? 모르겠다, 모르겠다!

가끔, 제제는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사로잡히긴 했다. 그 분노는 의식하자마자 사그라들었으나, 좋은 징조는 아니라 생각했다. 별로 '신'스럽지 않지 않는가.

그 분노는 어리석은 자를 보는 답답함과도 같았고, 어린아이의 투정과도 같았다. 기어오르는 자를 향한 거슬림과도 같았고 갈 곳 없는 원망과도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계속 억눌린 무언가가 터지고 솟구쳐 일대를 헤집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안전한 나의 울타리를 침입자가 마주 부수고 흩트려 놓는 느낌이었다.

어째서? 그만해! 감히!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만둬!

용서한 주제에!

진실을 보지 못하는 자가 원망스러웠다. 자신의 자리를 흩트려 놓는 게 증오스러웠다.

“ ─ 죄를 저질렀다는 자각이 없는 사람한테 이를 알게 해주기 위해서는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

헛소리다. 우리는 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

모두 속으로 용서를 원하는 주제에! 괴롭지 않길 원하는 주제에!

여기에는 새로운 것이 많았다. 한때 즐거움의 표본이었던 그것들이 모두 위협이자 불쾌한 것이 되어 다가왔다. 새로운 것은, 익숙지 않은 것은 모두 끔찍했다. 끔찍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흔들리는 것이다.

화가 났다. 새까만 불쾌함으로 가득 채워지다가, 결국 용서받았단 생각이 들면 새하얀 환희로 뒤덮였다. 불행한 이들에게 끝없는 애정과 연민을 느끼다가도 일렁이는 적의를 눌러 내려야 했다.

상념, 끝없는 상념. 누구 앞에서는 절대로 티 내지 않았다. 허나 혼자가 되는 순간, 제제의 머릿속에서 이러한 상념이 끝없이 몰아쳤다.

신답지 않았다. 절망적이었다. 어떻게 라도 평정을 되찾아야 했다. 감정을 해소하는 법은 하나도 몰랐기에, 제제는 길 잃은 미아처럼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결국, 정말로 짐승마냥, 본능을 따랐다. 아무도 없는 개인실이기에 가능했다.

부욱, 곱디고운 손가락이 페이지를 잡아 짓이겨 뜯었다. 무심해 텅 빈 잿빛 눈동자가 구겨진 종이를 응시했다. 기계처럼 그 동장을 반복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본인의 신체는 신의 그릇이기에 안된다. 타인의 신체? 웃기는 소리. 더더욱 될 리가 없다. 그래서 배출구는 마침 눈에 띄는 초라한 책 한 권이 되었다. 마침 필요가 없어진 물체였다. 필요가 없어진...

스스로의 손으로 행하는 파괴는 극히 달콤했다. 그리고 극도로 초라했다. 그냥 철없는 아이의 장난 같았다.

노동이 끝나자 급격히 피곤해진 소녀는 흩어진 종이 파편 사이에 잠들었다.

92 제제 르 귄 extra (별거없는 독백) (C8scH4w5gQ)

2023-08-18 (불탄다..!) 15:35:58


//영상이 같이 안올라갔다...
bgm - 고독의 종교 (syudou) - https://www.youtube.com/watch?v=S38cKR1TF04

93 제제 르 귄 (C8scH4w5gQ)

2023-08-18 (불탄다..!) 15:38:06

>>89 마사

이미 깨끗해진 휴게실 소파에 가만히 앉아있던 제제. 조용히 마사를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선반을 닦기 시작한 마사의 모습에 한 마디를 툭, 내뱉는다.

"부지런하군, 그대."

94 옥사나 하네즈카 (l.GvenpXqM)

2023-08-18 (불탄다..!) 16:37:28

"어라."

투둑, 하고 노트 위로 붉은 잉크가 떨어진다. 이상하다, 색이 있는 펜은 쓴적이 없는데 싶어 코 밑을 만지니 그대로 피가 묻어나온다.
...그럴만도 하겠네. 그날, 드러나게 되어버린 내 심상 때문이겠지. 그것때문에 마음이 편치않아 밤에도 잘 잠들지 못하다보니 이런건가. 전에는 아무래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최근에는 수감생활이 길어지다보니 원치않게 올바른 생활을 하게 되어서 몸이 받아주지 못한 거겠지.
곧바로 대충 응급처치를 하고서는 다시 자리에 앉아 빈 노트 위를 툭툭 하고는 건드리다 다시 이내 제대로된 행동을 찾지 못해 이미 몇일이고 써대서 바닥이 말라 붙은 브랜디잔에 싸구려 위스키를 채워넣었다.
노트에 적어놓은 '죽기전에 하고 싶은 것'이라는 글자만으로 이미 머리가 차버려서 몇시간째 그 이상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평소였다면 전혀 생각도 안했을텐데. 뇌수를 타고 적시는 옅은 오크향을 통로삼아 알콜과 담배가 강렬하게 전두엽을 두들긴다.
왜일까. 이런 생각은 하지도 않았는데. 분명 살고싶지 않은데.

"후우"

깊게 내뱉은 한숨에는 곤란이 섞였다.
살아달라는 말은 독이다. 무엇도 알려주지 않고서는 그냥 자기가 원하니 살아달라니, 억지도 그런 억지가 없다. 그러니까 아직 젊다고 하는건가? 나도 어디서 늙었다는 소리는 못들었는데.
모르겠다. 모르겠어.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
...죄책감을 느끼는 것 만으로 뇌의 리소스를 모조리 쓰는 듯한 기분이다. 그에 맞춰서 조만간 끝날 인생을 곱씹는건, 솔직히 편하다.
책임진건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무언가 책임을 진 것 같은 안도감을 안겨다주니. 후유증은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무엇보다 훌륭한 마약일 것이다.
비굴하게 숨어서 모든 것을 회피하는 주제에 모든 것을 알고있다는 것 마냥 웃으면서 나는 이렇게나 불행하다고ㅡ 그래서 이것을 감당하는 것 만으로도 벅차다는 말만을 끊임없이 되새긴다.
두번다시 만나지 못할 사람을 떠올리면서 나만을 가둔 지옥에서 편함을 느끼고 있을뿐.

그래서 아무것도 써내려가지 못한다. 조금씩 타들어가는 숯의 냄새와 마음것 섞어넣은 향료가 독한 구름이 되어 의무실 안을 채우고 환풍기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나의 죄악을 하늘 높이 던졌다가 다시 받지 않고 그대로 깨뜨린다. 안에서는 내가 버렸던 책임이 마치 피처럼 흐르고 있었다.

"..."

다시 정신을 잡고 펜을 잡았다.
무엇을 하면 좋을까. 대부분의 첫경험은 줄리아가 받아갔으니 아무래도 줄리아도 알지 못할법한 것들이 좋겠지.
조금씩 깨워지는 정신속에서 담배도 꺼뜨린채로 조금씩 새로운 삶의 궤도를 그려보고 있었다.

95 제제 르 귄 (IXMC99Tdzs)

2023-08-18 (불탄다..!) 17:39:08

>>94 옥사나

"그대, 괜찮은가? 혈색이 좋지 않네만."

갑작스레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들면, 제제라는 이름의 소녀가 옥사나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언제 들어왔을까? 인기척 하나없이 등장하는 것은 그녀에게 꽤 흔한 일이 되어버린거 같다. 조금 드문 일이라면 그 얼굴에 미소가 걸려있지는 않다는 것일까.

옥사나의 허락도 없이 반댓편에 앉는 제제. 턱을 괸채로 노트를 흘긋 바라본다.

"무엇을 쓰는겐가?"

//난입이 아니라 독백이었다면 그냥 스루해줘..

96 옥사나 하네즈카 (2Rb1N/Fiu.)

2023-08-18 (불탄다..!) 18:17:38

>>95 제제
"..."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 옥사나, 이전과는 달리 제제를 보았음에도 그다지 분노나 혐오는 느끼지 않는듯보였다. 평소하고는 다르게.

"글쎄요. 목표가 아닐까 싶어요."

그리 말하는 옥사나는 조금 부드러워진 목소리였다.
정체를 알기 전의 그때처럼.

"최근에는 저를 흔드는 것들이 많으니, 우선 그렇게 흔드는 쪽의 의견에 맞는 삶을 살아볼까해요."

그렇다고는 해도 재판이 끝날때까지지만요. 그리 말한 그녀는 이내 다시 서랍을 열고 빈 노트를 꺼내 제제에게 건내며 웃는다.

"제제씨도 해보시겠어요? 만에하나 이곳에서 나가면 무엇을 하고싶은가를 생각하는거에요. 저야 죽기전까지는 시간이 좀 있을테니 그동안 할걸 생각하는중이랍니다."

97 시미즈 마사 (GELUwZ490U)

2023-08-18 (불탄다..!) 20:16:31

>>93 마사는 걸레로 선반을 꼼꼼하게 문지르며 제제 쪽을 본다. 지난 심문 이후로 어쩐지 후련해진 듯한 표정이다.

"글쎄요. 여기 와서 청소는 처음인걸요."

구석진 부분의 먼지를 찾아 닦는다.

"저보다 더 성실한 사람이 있어서, 저도 할 일을 찾아 해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98 제제 르 귄 (hjBXlq9qRM)

2023-08-19 (파란날) 02:45:35

>>96 옥사나

"흠."

의외로 옥사나에게 힐난도, 무시도 날아오지 않자, 상당히 의외인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것도 웃는 표정이라니? 두 눈이 동그래질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러기에 굳이 말을 꺼낸다.

"...오늘은 화내지 않는군."

눈을 깜박이며 평하다,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인다. 심오하게, 역시 웃는 얼굴이 문제였나? 라고 중얼거리며.

"목표?"

무심코 되물으며 옥사나가 쓰고 있는 글자를 힐긋, 바라본다. 거꾸로 읽어야 하지만, '죽기전에 하고 싶은 것'이라 적혀있는 거 같다. 예고한 옥사나의 죽음이 그 그림자를 드리우자, 평온하게 고개를 끄덕이기만 한다. 별로 어두워지는, 혹은 놀라는 느낌은 없다. 어쩌면 비슷한 처치라 그럴까.

오히려 옥사나가 빈 노트를 건네주자 놀라는 것같다. 노트를 가만히 보다, 묘한 표정과 함께 그대로 되돌려 옥사나에게 반환한다. 떨떠름한 제제의 얼굴과 대비되는 새하얀 공백의 페이지가 선명하다.

"생각은 고맙다만, 필요없다네. 본좌가 하고 싶은 것은, 모두 이 곳에서 끝낼 생각이라."

평소라면 자만과 당당함과 함께 전할 말도 그저 덤덤하게 말하는 것을 보아 나름 피곤한 듯하다. 오히려 흥미를 보이는 쪽은 옥사나의 것이다.

"대신 그대를 도울 수는 없나? 생각 해본 적 없는 미래를 그리는 것은 힘들지 않는가."

>>97 마사

청소를 하는 마사를 소파등에 기대며 바라본다. 저번 심문에 오히려 뭔가 해방된 느낌인데. 사소한 흥미와 의문 사이의 무언가가 머릿속을 스쳐가는 느낌이다.

"...그대보다 더 성실한 사람이 있었는가?"

고요해 인형같았던 눈이 마사의 발언에 동그래진다. 최근에 들어서는 조금 뜸해진 표정이다.

99 제제 르 귄 (hjBXlq9qRM)

2023-08-19 (파란날) 03:14:49

>>98 아차차 수정수정

본좌가 하고 싶은 것은, 모두 이 곳에서 끝낼 생각이라. -> 본좌가 해야 하는 것은, 모두 이 곳에서 끝낼 생각이라.

100 시미즈 마사 (KDxUeTs9E6)

2023-08-19 (파란날) 06:43:58

>>98 가장 성실한 사람 취급에 마사가 웃음소리를 낸다. 이윽고 돌린 얼굴은 조금 상기되어 있다.

"그럼요. 누구게요. 맞추어 보세요."

101 제제 르 귄 (an37SHyTsU)

2023-08-19 (파란날) 08:06:57

>>100 마사
깜박, 깜박.

웃음소리가 달콤하다. 그에 응답하듯 제제는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그 의문의 사람을 맞추어 보려 애썼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가장 성실한 사람이라면 눈 앞의 그녀였건만?? 데구르르 머리가 굴러간다. 제제의 눈이 반짝 빛난다.

"정답! 사마엘!"

AI인지 뭐시기니 마사보다도 성실한 자라면 그 아닌가! 대답늘 맞추었다 확정한 제제의 표정이 의기양양해졌다. 최근 인형 같은 모습보다 훨씬 보기 좋았을테다.

102 시미즈 마사 (FF5pppGtFg)

2023-08-19 (파란날) 08:20:31

>>101 반짝반짝 빛나는 제제의 눈빛을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땡. 사마엘 씨도 성실하지만 제가 말한 건 사람이에요."

마사는 양동이에서 적당히 젖은 새로운 걸레를 꺼내 건네려 한다.

"틀린 벌칙으로 같이 청소를 해주셔야 겠어요."

103 옥사나 하네즈카 (gfFx1qiJ9k)

2023-08-19 (파란날) 09:48:24

>>98 제제
"생각해봤거든요. 당신은 내 원수도 아닌데 그렇게 죽도록 미워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하고."

여전히 마음에 안드는건 같지만요. 라고 중얼거린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무언가 깨달은 것이 있다는 듯. 그녀는 마치 진언을 중얼거리는 것 처럼 겸허하게 말을 뱉고, 다시 작업에 몰두한다.

"그래요 목표. 원한처럼 애매하지 않은 것들 말이에요."

제제에게서 노트를 받아든 그녀는 아쉽다는 듯 탄식을 내뱉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아쉬움외에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듯 평온한 표정으로 비어던 잔을 채우고 다시 비우고, 채우고 비우기를 반복한다.
얼굴이 조금 불그스름하게 변하자 그제서야 조금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건지 웃으며 제제에게 대답한다.

"고맙지만, 사양할게요. 이건 순전히 인간의 힘으로 해야하는거라."

그리 말하는 그녀의 눈가는 조금 휘어져 있어서 그게 놀리고 있단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애초에 믿지 않았으니 그녀의 눈에는 이렇게 보였을 것이다.
이상하게도 몽롱해질수록 정신은 맑아진다. 미쳐간다는 것 조차 인지할 수 있을정도로.

"하고싶은 것... 생각해보니 궁금하네요. 제제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신이라던가 하는 입장이 아니라. 인격체인 제제 르 귄이 하고싶은 것 말이에요."

그러고보니 저는 제제씨를 알려고 하지도 않았네요. 하고 그녀는 웃으며 중얼거린다.

104 INFO (lsC1oOeP/w)

2023-08-19 (파란날) 12:19:05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오늘은 전달드릴 사건이 없으므로 바로 투표 현황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9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용서한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우세합니다. 재미있네요. 〕

〔 오늘은 심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참고하시어 다음 심문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해주시길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105 INFO (n1lFoG5/7.)

2023-08-20 (내일 월요일) 12:14:59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투표 현황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0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3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이건 또... 흥미로운 진행 상황이군요. 동점인 한 명 제외, 모두 용서한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

〔 오늘은 심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참고하시어 다음 심문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해주시길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106 박권태 (n1lFoG5/7.)

2023-08-20 (내일 월요일) 18:20:32

#답레를 너무 늦게 줘서 미안해. 지나치게 늦어서 잇기 힘들다 싶으면 임의로 끊어줘도 괜찮아. 미안 ;w;)


>1596912075>998 옥사나
(당신이 다급히 부정한 덕분에 정도 이상의 잔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다행이라 해야 할까.) 그건 맞는데, 너 말고도 사마엘도 있잖냐. '사고'가 아닌 '사건'이라면 비둘기 녀석한테 가는 게 더 맞을 것도 같고... 의사 양반까지 필요할 사고라고 해도 솔직히 일어날 것 같지 않아서. 여기 애들이 사형수 치고는 다들 얌전하잖냐. 어후, 난 여기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주먹질 자주 할 각오까지 했었다니까.
(말을 잇다보니 이야기 주제가 약간 틀어져 버렸지만... 결국에는 당신이 모두 책임질 필요는 없지 않느냐, 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아마도.)
...... 나 방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훅 갈 뻔 했던 거냐? (완전히 질색하는 표정.) 어우. 싫어. 안 먹어. 애초에 이거, 날 위해 끊는 게 아니라 여기 미성년자가 절반 이상이라 끊는 거거든? 밖에 나가면 다시 먹을 거니까? 그렇게 본격적으론 안 한다. (손을 휘휘 내저으며 됐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그러고는...) ... 흐음. 이건 다른 얘기인데, 의사 양반. 나를 밖으로 내보내줄 거야? (은근히 웃으며 물어본다. 자신을 용서하겠느냐고, 그리 물어본 것이나 마찬가지다.)


>>74 세이카
... 요즘 어린 애들은 이런 거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다니는 거냐? 다른 애들 반응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던데... (당신의 머리에 곱게 올려져 있을 고양이귀 머리핀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격렬한 반응은 아니다만 이 맹-한 반응도 나름대로... 재미있다.)
미안해 할 필요야, 아니, 근데 이 귀는 뭔데 네 감정이랑 연동이 되어있냐? 내가 너한테 뭘 준 거야? (축 쳐지는 고양이귀를 약간의 경악과 함께 바라보다가) 근데... '못 키워봤다'라는 건 키워보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다, 라는 말로도 들릴 수 있거든. 반려동물 키워보고 싶었던 거야?
(내가 술 먹고 개처럼 되어줄 수 있다- 라고, 일상적인 농담을 던지려다가 관뒀다. 괜히 겁먹게 할라.)
사마엘 그 녀석, 날개 달린 게 비둘기같고 반려새로 키울 수 있을 것 같지 않냐. 잡아다가 너 줄까?
(그렇다고 해서 내뱉은 말이 정상적이었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지만.)

107 제제 르 귄 (K6b7vPAnSY)

2023-08-20 (내일 월요일) 18:40:19

>>102 마사

"으으음, 그러하면 누구인가? 역시 그 의사인가?"

아니면...이라며 턱을 쓸며 중얼거리는 것을 보아 열심히 맞추려 드는 듯하다.

그러다가도 걸레를 건네받자 또 눈이 동그래진다. 싫지는 않은 듯, 흥미로운 눈을 하며 조심스레 손에 쥔다. 아닌 척 마사가 하는 것을 곁눈질해, 행동을 그대로 베낄려고 노력한다. 누가 봐도 서투른 움직임이지만.

뽀각뽀각.

108 제제 르 귄 (K6b7vPAnSY)

2023-08-20 (내일 월요일) 18:42:11

>>103 옥사나

그러한가? 라고 옥사나의 말에 알쏭달쏭하다는 듯이 받아들이지만, 그래도 그러한 옥사나의 결론이 싫지는 않은 듯하다. 오히려 안도하는 듯이, 눈매가 조금 늘어진다.

"그럴수도 있지. 본래 스스로의 선택이란 인간이 쥐고 태어난 권리이니. 그대는 본좌의 신도도 아니고."

놀린다는 것은 또 기민하게 알아채나, 눈만 잠시 가늘게 뜰뿐, 눈치채지 않았다는 듯이 행동한다. 부려 "어리석은 인간의 섣부른 의견이야 신경쓰지 않는다!"라는 양 턱을 치켜들 뿐. 말은 진심인듯 첨언하지 않으나, 옥사나가 뭘 쓰는지 흥미있는 듯 은근히 기웃거린다.

그러다가도 옥사나가 말을 꺼내자 의기양양하게 입을 열지만 (아마 신념을 전파하던가, 뭐 그런 류의 말이었을테다.) 신의 입장을 빼고, 라는 말과 함께 조개같이 입을 다문다. 인상과 정색 사이의 어중간한 표정을 지을 뿐.

"없다네. 없어야만하지."

증명이라도 하듯 단호하게 말한다.

"물론 처음 왔을때는 어리석게도 여기저기 설친 추태가 있었으나... 그것 또한 본좌가 잠시 스스로의 자리를 잊고한 실책. 본디 신의 그릇에게도 스스로를 위할 뿐인 이기적인 소망이나 주관은 있으면 안되는 거라네."

고작 며칠전의 자신을 보다 오래전인 것처럼 대하는 것이, 말에 탐닥치않음이 묻어나온다. 대충 처음에는 하고 싶은 게 있긴 했다는 소리일까? 그러다가도 잔을 다시 비우고 채우고를 반복하는 옥사나의 모습을 걱정스레, 조금은 불안하게 바라본다.

"그, 헌데, 그대, 20살이 지나면 독소에 완전한 내성이 생기는게 맞지...?"

예전에 제제에게 한 말을 여전히 철썩같이 믿는 모습이다. 혹시라도 그 "독성"에 옥사나가 당할까봐 조마조마한 눈치다.

109 세이카 (zgumHjjM.c)

2023-08-20 (내일 월요일) 18:46:36

>>106 박권태

"후에...? 뭘 주셨길래...?"

고양이 귀 머리띠인 것을 확인 하지도 않고, 그냥 뭔가를 씌워졌다는 것만 알고 있는 세이카였기에, 살짜금 움찔움찔 거리는 자신 위의 귀를 만져보려 한다.

"...폭신폭신... 좋아할, 지도... 으므... 그런데... 뭐길래 그런 반응인거예요...? 부끄러운, 건가...? 선물이라면... 하고 다니겠지만..."

갸웃. 자신의 모습을 예상조차 못하는 그녀였다.

"...ㅇ,아... 네... 그, 집이...."

말을 더 잇지 못하고 움츠러드는 그녀. 어째서인지 귀가 또 옆으로 기울어진다.

"후에에..!? 잡지 마세요...! 많이 바쁘신거 같고... 그, 푹신해보이기는, 하는데, 아니, 그, 그..."

당황한듯 고양이귀가 일자로 서며, 동공이 마구 흔들린다. ...진짜 뭘까 저 머리띠.

110 박권태 (n1lFoG5/7.)

2023-08-20 (내일 월요일) 18:57:03

>>109 세이카
너... 진짜...... 사기 조심해라. 어쩜 이리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라고 현재진행형으로 사기를 치는 사람이 말했다.) 뭐냐니. 머리띠. 이런 악세사리는 어린애 취향인줄 알았더니 그건 또 아닌가보네. 아저씨 처음 알았다.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뻥카를 치는 권태였다...)
(부끄러운 거냐는 질문에 아주엄청진짜 진지한 표정을 하고 당신과 눈을 마주한다.) 세이카. 아저씨 못 믿니? (...)
잡지 마? 왜? 그 놈이랑 나랑 싸우면 내가 이길 것 같은데? 아저씨 의외로 싸움 잘 한다. 순식간에 포획해올게. (한 손은 여전히 탐색을 위해 귀를 만지고 있고, 한 손은 당신을 향해 따봉을 날린다.) 그리고 혹시 모르잖아, 지금까지 집이 심각하게 엄해서 동물을 길러본 적이 없으니 네가 내 애완동물이 되어라, 라고 하면 측은지심에 요청을 들어줄지도. 네가 이 감옥의 대빵이 되는 거다.

111 세이카 (zgumHjjM.c)

2023-08-20 (내일 월요일) 19:11:41

>>110 박권태

"... 하지만... 권태 아저씨가 준걸요...? 모르는 사람은, 의심 할거...지만..."

순간 확신은 못하는 듯 눈이 옆으로 돌아가고 귀가 움찔 했지만... 기분탓일거다.

"그, 믿으니까... 이렇게, 쓰고 있겠...죠...?"

고개가 갸웃, 귀도 고개의 움직임에 따라 덩달아 갸웃.

"그, 그으... 그러면 사마엘씨 힘들어해요...? 그리고, 잡지 않아도, 가서 이야기하거나 하면...? 아, 아닌가..."

당황하고 있다. 분명히 당황하고 있다.

"...랄까... 이것도, 사마엘씨가 듣고 있는거 아닐...까요...?"

112 박권태 (n1lFoG5/7.)

2023-08-20 (내일 월요일) 19:22:36

>>111 세이카
그래서 안 된다는 거야, 꼬맹아. 사기는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더 위험하거든? 아는 사람이라고 전부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이 말이야. (꼰대()처럼 잔소리를 하기는 하지만 당신의 믿음(아마)이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아주 살짝 상기된 채 당신의 머리를 복복 쓰다듬는다.)(복복.)
네가 심문받을 때도 그거 쓰고 오는 거다. 알겠지? 혹시 알아? 그걸 쓴 네가 귀여워서 너한테 공격적인 질문을 하려다가도 쏙 들어갈지도 모르지. (뭐, 그건 부가적인 목적이었지만. 아주 그냥 못을 박고 싶은 건지 당신을 향해 새끼손가락을 내밀기까지 했다.) 약속.
뭐 어때. 우리가 힘든 것도 아닌데. (뻔뻔.) 음... (당신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 듣고 있는데 이게 안 되는 사항이라면 당장 나타나서 "안됩니다." 한 마디 하고 다시 가지 않을까.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 자기도 은근히 원하고 있다는 거 아냐? 네가 사마엘을 정복하고 이 감옥의 짱이 되는 거.

113 세이카 (zgumHjjM.c)

2023-08-20 (내일 월요일) 19:39:16

>>112

"ㅇ,으우...네에..."

그러면서도 쓰다듬을 피하지는 않는 세이카. 볼이 살짝 빨개지는 것을 보면, 안 좋아하는 것은 아닌 듯 하다.

"...네에... 그럴,게요..."

새끼손가락까지 걸고, 약속을 한 세이카. 이때의 그녀는 알까, 이 후에 거울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새빨개졌다가 약속을 한 이때의 자신을 바보라 하면서도 어떻게든 용기를 내려다 그날의 심문에 늦어버린 미래의 세이카를.

"그래도... 그, 사마엘씨가, 싫어하는건... 안하는게, 좋지 않을까..."

"...그...런가...요...?"

사마엘씨도, 은근히 감정이 있어 보였는데...

"그,렇지만... 감옥 짱 되기는... 싫어요..."

그것만큼은 싫다는 듯 고개를 도리도리.

114 박권태 (n1lFoG5/7.)

2023-08-20 (내일 월요일) 20:02:37

>>113 세이카
(적당히 다 쓰다듬었다고 판단되자 손을 떼어냈다. 맨들복슬...이라는 생각은 덤.)
옳지. 착하다 우리 꼬맹이. (새끼손가락을 맞걸은 손을 두어번 흔들었다.) 뭐, 아저씨는 실효성과는 별개로 네 노력을 꽤 좋게 보는 편이니까 말이지? 나중에 고맙다는 말 잊지 말라고~
(태평하게 그런 말이나 하고 있다... 고양이귀 때문에 웃음바다가 될 재판장을 예상이나 하고 있을까, 이 아저씨.)
에이, 시시하게. 나중에라도 생각 바뀌면 말해라. 내가 당장에 쿠데타를 일으켜주마. (이건... 100% 농담일 것이다. 아마.) 그럼... 내가 하고싶었던 말은 다 했고. 딱히 볼일이 없으면 아저씨는 이제 담배 피러 간다? 궁금해서 피워보고 싶다고 해도 꼬맹이한테는 안 줄 거니까 탐내지 말고~
(느긋하게 그런 말이나 하고는, 설렁설렁 흡연실로 걸어가기 시작하는 권태. 그리고 이야기는 3번째 심문으로 이어진다......)

#막레! 같이 놀아주느라 고생 많았어 고마워~~

115 시미즈 마사 (8OW8XHQZY.)

2023-08-20 (내일 월요일) 21:35:33

>>107 "이번엔 맞추셨네요."

마사가 옆의 양동이에 걸레를 적셔 힘껏 물을 짜며 말한다.

"옥사나 씨가 약품의 재고정리를 하고 계셨더라구요. 저희들 모르는 사이에요. 사람들이 알아주는 일도 일이지만, 다들 몰라주는 일을 하는 것도 그만큼 가치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그러고서 순순히 청소를 하는 제제를 보며 의외라는 표정을 한다. 곧 이것도 제제에게는 필요없는 일일까 하는 생각에 약간은 온화한 무표정으로 복귀하지만.

"제제 르 귄 씨도 할 일이 없다면 그런 것들을 찾아 해보면 어떤가요?"

116 제제 르 귄 (/Ao5Af3zmU)

2023-08-21 (모두 수고..) 02:32:39

>>115 마사

맞추었다는 소리에 의기양양하게 미소를 짓는다. 어째서 인지 뒤에 후광이 나는 느낌이다.
함께 청소?를 하면서도, 곁눈질하며 마사를 따라하는 건 여전하다. 행동의 이유도 모른채, 마사를 따라 걸레를 적시고 물을 짠다. 아직 적실만큼 먼지가 묻지도 않았고, 짜는 것도 허접하여 물기가 많이 남았은 게 그 증거다.

"굳이?"

눈을 깜박이며 되묻는다. 감탄보다도 의문이 먼저드는 듯하다. 이 곳에 약품이 재고정리를 할 정도로 쓰일 일이 있나, 하면서 고개를 기울이는 것은 덤. 일상에 쓰는 약품 같은 것은 떠올리지 못한다. 겉으로는 그저 의외라는 듯, 평온한 얼굴이지만, 속으로는 여기서 안락사라도 진행할것도 아니고, 라고 살벌한 생각을 한다.

"어떤 일이든 가치있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그저, 스스로 익숙한 일을 찾으려 하는 것 일수도 있지."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안심을 받기 위해서 말이다. 원래 사람은 당연히 하던 일을 갑자기 뺏으면 불안해 하며 다시 돌아가려 하지 않나?
뭐, 그걸 감안해도 인간은 주로 한 일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쪽이긴 하니, 의외라고는 생각하지만. 심드렁까지는 아니라도, 미세하게 눈살을 모으는 게, 거기까지 감동받은 마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러다가도 마사가 꺼낸 말에 분주히 움직이던 손이 멈칫, 굳는다.

"....본좌가 할 일이 없어보였나?"

조금 황당하는 듯, 식은 땀을 흘리며 되묻는다. 하루종일 허공만 뚫어지게 응시하며 가만히 앉아있는 것이 그리 보일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한 모양. 감정이 상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말을 받게 될 줄은 생각도 못한 모양이다. 당황하며 눈을 깜박이다, 재시동한 태엽장난감처럼 다시 손이 움직인다. 뽀각뽀각.

"...흠, 흠. 그대는 모를수도 있지. 이런 일이 싫은 것은 아니네만, 본좌는 본디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쪽이 아니라네. 부탁 받는다면 모를까."

117 제제 르 귄 (/Ao5Af3zmU)

2023-08-21 (모두 수고..) 02:37:57

(이른 아침, 식사 중이다. 식사는 빵과 채소위주. 식기를 이용해서 간결하게, 심지어 우아하게 섭취하고 있다. 빵가루 같은 작은 음식물 하나 흘리지도 않고 먹는게 퍽 대단하다. 표정은 무미건조해, 맛보다는 의무적으로 씹고 있는 느낌이지만.)

#난입레스

118 박권태 (YZGziQKWzo)

2023-08-21 (모두 수고..) 23:09:58

>>117 제제
(당신의 뒤켠에서, 정수리 즈음에 팔꿈치를 턱하니 올리려 하는 남자가 하나. 음식을 맛없게 섭취하는 모습을 보고 고나리질을 하려 온 모양이다.)
뭘 먹고 있길래 종이 씹는 시늉을 하고 있냐, 꼬맹아. 맛 없냐? 머스타드라도 갖다줘?
(그러고는 당신의 식단을 보고 엑하는 소리를 낸다. 고기도 없이 무슨 맛으로 먹냐는 둥 투덜거림을 늘여놓는다.)
#너무 늦었나... :3c

119 INFO (zvmjRYM85s)

2023-08-22 (FIRE!) 12:02:29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간밤에 죄인 제제 르 귄이 저한테 찾아와 질문 하나를 했습니다. 저, 간수장 사마엘같은 AI라는 생명체한테 죽음이 존재하는지를 물어보았지요. 무슨 목적으로 이러한 질문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답변은 해드렸습니다. 〕
〔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존재합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이르기 위한 조건과 과정은 매우 복잡하겠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입장에서는 AI를 죽일 방법이 없다, 라고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자세한 논의를 원하신다면... (한숨) 아닙니다. 귀찮으니 오지 마십시오. 〕

〔 다음으로 투표 현황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0표이며, 이전 방송으로부터 변화된 사항은 없습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3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이건 또... 흥미로운 진행 상황이군요. 동점인 한 명 제외, 모두 용서한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

〔 오늘은 심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참고하시어 다음 심문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해주시길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120 제제 르 귄 (iqc0iZ9TVU)

2023-08-22 (FIRE!) 14:29:49

>>118 박권태

"으겍ㄱ"

(힘없이 찌뿌라지는 제제란 이름의 소녀. 팔꿈치에 장렬히 패배한다. 억울하게 눈을 뜨며 위를 바라보니, 친근한 얼굴에 방긋 웃는다.)

"흐음? 그대 아닌가."

(포크를 내려놓고 싱글벙글 웃는 게 방금의 무미건조한 표정보다 보기 좋다.)

"뭐어, 본래 맛보다는 이러한 식단이 익숙하기에.... 헌데, 머스타드랑 먹으면 맛있는가?"

(꼬맹이는 아닐세, 라 고고한 척 덧붙이는데, 안그런 척한듯 솔깃한 모양이다. 호불호가 크게 없다 하며 채소위주로 주로 먹지만, 사실 제제가 가장 좋아하는 반찬은 고기경단이라 한다.)

#너무 늦은 건 나다!

121 박권태 (MWMaG6z29w)

2023-08-22 (FIRE!) 14:43:34

>>120 제제
(누르면 삐꾹 소리를 내는 만쥬인형마냥 당신을 인정사정없이 눌러버렸다. 그에 대한 죄책감이나 미안함 따윈 단 1mg도 보이지 않는다. 역시나.)
그래. 나다. 이 잘생긴 얼굴 보고싶었지?
(그리고 물흐르듯 자연스레 나오는 자뻑에도 민망함이 하나도 없이 뻔뻔함만 있다. 당신한테 반쯤 기댄 자세로,)
당연히 맛있지? 풀떼기 맛 나는 걸 무슨 재미로 먹냐. 가져다줘? 냉동실에 인스턴트 동그랑땡도 있던데. 너같은 꼬맹이가 환장할 수밖에 없는... 마법같은 음식이지.
(당연하다는 듯 당신의 부정을 무시하는 권태. 겉으로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이런 식단이 익숙하다는 당신을 신경쓰고 있다. 다이어트 목적을 당신이 가질 리가 없다고 판단했으니까.)

122 제제 르 귄 (iqc0iZ9TVU)

2023-08-22 (FIRE!) 15:01:11

>>121 박권태
쁘껙.

"그, 그만 누르게!!"

(머리 짓눌러진다네!! 버둥거리지는 않지만, 다급하게 항의하는 것에서 생기가 난다.)

"잘생.............................음! 인간은 모두 가지각색의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지!"

(그의 말에 절로 표정이 흐려지다, 뭔가 이해한 표정으로 따봉!을 선사한다. 다른 손으로는 다 이해한다는 듯이 잔잔한 미소와 함께 그의 어깨를 두드린다. 와. 박애주의.)

"뭐, 본디 먹는 거란 재미가 아닌- 도, 동그랑땡?"

츄릅.

(동공이 떨린다. 원한다고는 죽어도 말하지 않을 것같지만, 동시에 눈의 반짝임이 심화된다. 동그랑땡...)

123 박권태 (lrqaikCkmk)

2023-08-22 (FIRE!) 20:09:57

>>122 권태
눌러? (의아함, 그리고 놀람.) 무슨 소리냐? 나는 그저 네 키가 지나치게 큰 것 같아서 하늘로부터의 거리를 늘려주려는 것 뿐인데?
(누르는 힘이 되려 강해졌다. 이건 마치... 떡반죽을 눌러 호떡을 만드는 것 같은......)
...... 요 꼬마가.
(당신의 따봉을 보자 그런 권태의 힘은 더더욱 강해졌다. 당신의 반응을 놀리는 반응이라 판단한 걸까.)
뭔 소리냐. 먹는 건 재미가 맞다. 한국인 앞에서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다. (당신의 눈반짝임을 보고서는 짓궂은 웃음을 짓는다.) 내가 만족할만한 칭찬 한 번 해봐. 마음에 들면 플레이팅까지 완벽하게 해서 가져다줄게.

124 INFO (VoiWvScwzg)

2023-08-23 (水) 10:39:38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오늘은 특별히 알려드릴 소식이 없기에, 투표 현황을 먼저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0표입니다. 이전 방송에서 변화된 내용은 없습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3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네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4, 제제 르 귄을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제제 르 귄은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아울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안내드립니다. 내일 열릴 마지막 심문은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 그 잠깐 사이에 감을 잃지는 않으셨겠지요? 오늘도 기대하겠습니다.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제제 르 귄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125 제제 르 귄 (GalDhjkuSE)

2023-08-23 (水) 15:10:17

>>123 박권태

"꾸와아아악!!!"

지금도 충분히 작단 말일세!!! 맨발로 다니지 않는 유일한 이유, 신발에 달린 깔창을 생각 하며 눈물을 머금는다. 신의 그릇은 추태를 부리면 안되드아아아아ㅏㅏㅏ

획득! <제제 짜뿌 호떡 SR>

서럽다!!! 자신감을 내 힘껏 긍정해주었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는구나!!! 정녕 이곳에는 인정이 없는 것인가?!

"확실히 한국계 아시안은 먹는 행위에 큰 집착을 보인다 들었- 아 좀 그만 누르게!! 누가 먹고 싶다했나!?"
설득력은 딱히 없가. 자칭 신이라도 사춘기 여자애의 식욕은 여전한 것이다. 자존심 비스무리한 것으로 눌러내리고 있긴 해도 그런 건 그런거다. 버둥거리는 건 허락하지 않아도 바들바들 매너모드의 제제가 부들거린다. 나이값 못하는 아저씨 하나의 팔꿈치가 허락하는 아래 턱을 치켜든다.

"그대가 그리 자기긍정이 허덕이니 내 불쌍히 여겨 말은 좀 얹겠네! 그대는 항상 그대 주위의 어린 것들에게 마음을 쓰며 주변을 밝히는데 힘을 쓰지!"

동그랑땡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확고히 표현하고! (츄릅)

"지금은 여러 고민과 걱정이 그대의 심을 흐트리나, 내 언젠간 그대가 스스로를 똑바로 마주할 용기를 찾으리라 보고 있으니.... 아 그러니까 팔 좀 치우게!!!!!"

진짜 짜뿌러질까봐 초조함과 약간의 겁이 목소리에 묻어 나온다.

126 박권태 (Gm45GxvLjU)

2023-08-23 (水) 21:02:24

>>125 제제
(자유로운 한 손으로 귀를 후벼파며) 어엉~? 잘 안 들린다? 방금 뭔 비명소리가 난 것 같은데 내 기분 탓이냐~? 너무 쬐애애끔해서 잘 안 들리는데~~?? 다시 한 번 말해볼래~~?? 아니다, 말해도 잘 안 들리겠구나 이 잘생긴 아저씨가 키도 워낙에 훤칠해서 말이지!!
(한껏 놀리는 말투─조금만 더 진화하면 '에붸붸 안 들뤼눈뒙~~'이 될 말투─로 당신을 짜부호떡으로 만든다. 이대로면 제제가 정말로 부산의 억울하고 다급한 명물처럼 되지 않을까... 싶던 즈음에.)
... (당신을 내려다보던 눈빛에 이채가 감돌았다.) ... 입에 침 바른 칭찬이나 들을까 싶었는데 그런 말을 들을줄은 몰랐네. 평소에도 나를 정말 그렇게 생각해?
(약간은 가라앉은, 진정되어 차라리 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그리 말했을까. 이내 아래로 누르던 팔꿈치를 떼어 그 팔 그대로 당신의 머리를 왁팍팍 헝클어뜨리려 했다.)
땅바닥이랑 키스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웃겼으니까 이번만 봐준다. 하, 어쩜 난 이렇게 마음씨까지 고울 수 있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나치게 완벽한 거 아니냐?
((당신이 허락?했다는 가정 하에) 당신의 머리를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까치집으로 만든 뒤, 권태는 냉장고쪽으로 설렁설렁 발걸음을 옮겼다. 잠깐만 기다리라는 말을 했으니 얼마 안 가 다시 돌아오겠지.)

127 SAMAEL (Gm45GxvLjU)

2023-08-23 (水) 22:00:01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128 SAMAEL (Gm45GxvLjU)

2023-08-23 (水) 22:00:25


이 재판장에 돌아온 것도 오랜만인 것 같다.
약간은 서늘한 실내만의 공기가 우리를 반긴다. 오랜 정적동안 무겁게 가라앉았던 허공은 우리의 어깨 또한 무겁게 내리누른다.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죄인 여러분."

사마엘은 여전히 능숙하게 우리가 가야할 곳을 손끝으로 안내한다. 한 발 물러난 태도로, 언제나 그러했듯이.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전원이 선서문을 낭독한다면 심문을 시작하겠습니다."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129 시미즈 마사 (mdyaiSUiiU)

2023-08-23 (水) 22:01:53

사마엘을 향해 형식적인 미소를 보인 마사는 자신의 자리를 찾는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선서가 끝나면 자리에 얌전하게 앉는다.

130 옥사나 하네즈카 (/vDgw8KXbU)

2023-08-23 (水) 22:02:05

조용히, 다시 개정의 시간이 찾아온다.
그녀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얼굴로 천천히 손을 들고, 이제는 익숙해진 그 말을 읊조렸다.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131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03:11

짤랑.

무거워 보이는 귀걸이 특유의 귀금속의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고개를 드면, 느릿하고 느긋하게, 일정한 보폭으로 걸어오는, 제제라는 이름의 소녀가 보인다. 녹아드듯이 허리를 곧게 피우고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가는 소녀. 증인석에 그녀가 서있으니, 그것은 하나의 무대이자 단상으로 돌변한다.

"또 여기서 보게 되었군, 그대들."

겉보기에는 더 없이 부드럽고, 자상한 눈빛이다. 후후, 작게 웃으며 소매로 입가를 가린다. 이전과 비교해서 극적의 결벽한 옷새와 단정해진 머리와 함께, 무엇보다도 당당하게, 동시에 비인간적으로 보인다.

"솔직히, 이제와서 더 진행하는 것에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어쩔수 없지."

죄를 저질렀다는 자각이 없다? 어리석은 것. 우리 모두가 행한 일은 죄가 아니니.

"걱정마시게. 그대들이 여기서 뭐라 하든, 본좌는 이미 그대들의 본심을 보고 있느니. 저번 심문에는 그리 흥분하더니, 결국 용서라는 결과가, 그것도 우리 모두에게 빠짐없이 나왔지."

그것은 그대들이, 이미 본좌의 말과 동의한다는 뜻이 아니겠나?

"-- 그러기에, 본좌 또한, 더 이상 그대들에게 마음이 흔들리면 아니되지."

입매가 비틀린다. 그것이 미소임을 깨닫기에는 한 박자가 필요하다.

"본좌,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한다네."

신성하다. 필시. 눈가가 즐겁게 휜다.

"부디, 그대들의 심상을 밝힐수 있기를."

132 세이카 (eetLWJw.N.)

2023-08-23 (水) 22:05:18

"전,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 이 아이, 또 고양이 귀 머리띠를 쓰고 왔다.

133 SAMAEL (Gm45GxvLjU)

2023-08-23 (水) 22:05:54



"오늘의 심문도 기대하겠습니다."

짧은 인삿말이 끝나기 무섭게 내리쳐지는 의사봉.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4, 제제 르 귄의 제 2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죄인 제제 르 귄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134 시미즈 마사 (mdyaiSUiiU)

2023-08-23 (水) 22:06:48

이제 심문 때마다 고양이가 되기로 한 걸까. 쓰고 온 이유는 모르겠지만 세이카를 흘끗 보고서 비웃는 것처럼 보이지 않게 혼자 웃음을 삭인다.

잘 어울리지 않은가.

135 세이카 (eetLWJw.N.)

2023-08-23 (水) 22:07:15

"... 그으... 그 귀걸이, 안 무거워요...?"

첫 질문은 가벼워도 너무 가벼웠다.

136 시미즈 마사 (mdyaiSUiiU)

2023-08-23 (水) 22:07:35

"지난 심상의 검은 머리 소녀를 보고서 생각나는 것이나 사람이 있었나요?"

마사는 손을 들어 묻는다.

137 옥사나 하네즈카 (/vDgw8KXbU)

2023-08-23 (水) 22:09:34

세이카를 슬쩍 바라보더니 그녀는 재미있다는 듯이 미소지었다.
자칫 삭막하기만 할 뻔한 곳이라 그런걸까. 덕분에 제법 긴장이 풀린듯한 모습이었다.

"첫 질문이니 조금 가벼운 편이 낫겠네요. 지금 당장 만나고 싶으신 분이 있나요?"

138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10:09

제제의 숮한 경험은 그녀를 가만히, 그대로 완벽히 그린 듯한 미소와 함께 서있게 해주지만.... 자세히 보면 이미 세이카의 고양이 머리띠에 시선을 강탈 당한 것을 알수 있다.

>>135 세이카
"익숙해서, 괜찮다네. 기억이 닿는 데부터 쓰고 있었으니."

>>136 마사
(왜인지, 잠시 입을 다문다. 그녀가 어쩌면 처음으로 보이는 회피적인 행동이다.)
"...본좌가 아는 자이긴 하네."
(잠시 머뭇한다.)
"본좌의 미련...이지."

(그리고 입을 다문다. 더 이상 그 아이에 관련해서 말하기 내키지 않은 듯하다, 조금 더 밀어붙히거나 명확한 질문을 하면 입을 열수 있을거같다.)

139 박권태 (Gm45GxvLjU)

2023-08-23 (水) 22:10:39

(크흡. 여러가지 복잡한 심경─당신이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든가, 그럼에도 당신을 지지하고 싶다든가, 그 와중 저 꼬맹이는 저걸 또 왜 차고왔냐든가─이 얽힌 권태는 여러가지 마음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오는 바람에 헛기침 비슷한 목막히는 소리를 내었다.)

... 제제 꼬맹아.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편한 자세로.) 저번 심상에 나왔던 '여자'는 네 어머니 되시냐?

140 시미즈 마사 (mdyaiSUiiU)

2023-08-23 (水) 22:11:54

"미련이라는 그 사람은 어릴 적에 만난 친구나 자매였나요?"

추상적인 개념을 의인화한 것인지, 실제 인물인지 알 수 없다. 마사는 제제를 향해 물음을 던졌더.

141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11:58

>>137 옥사나

(비틀린 듯한 미소를 짓는다. 답은 단호하고, 간결하다.)

"없다네."

(...고민하다 약간의 추가 설명을 한다.)

"이전에는 약간, 그 아이를 다시 한번 만나고 싶었던 것은 사실이나, 본좌는 이제 본좌의 자리를 되찾아가는 도중. 그러한 어리석은 소망은 절제하였네."

142 옥사나 하네즈카 (/vDgw8KXbU)

2023-08-23 (水) 22:14:00

>>141 제제
무언가 느끼는 것이 있기 때문일까? 그녀는 제제의 답변에 그저 알겠다는 듯 아무말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어쩌면 상황이 조금은 나아졌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일지도 모른다.

"조금 자세히, 그 소망이 어리석다고 생각하시는 이유가 있나요?"

143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14:23

>>139 박권태
(눈이 즐겁게 빛난다.)
오, 예리하구먼. 맞다네. 본좌의 길을 튼 자비로우신 어머님이지.

>>140 마사

...그 어느 것도 아니네. 하하... 본좌는 그 아이의 이름조차 모르지.

으음, 혹시 몰라 첨언하자면, 실존 인물은 맞네만. 딱히 유령이라던가... 그러한 건 아니네.

144 세이카 (eetLWJw.N.)

2023-08-23 (水) 22:14:43

>>141 "... 부디, 어리석다고 자신의 생각을 폄하하지 말아주세요, 제제씨..."

145 시미즈 마사 (mdyaiSUiiU)

2023-08-23 (水) 22:16:17

"흐응..."

마사는 팔짱을 끼고 생각에 빠진다. 이번 심상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고 나면.... 제제의 가치관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도.

"그래요. 사망한 이들을 어떻게 죽음에 이르게 했나요? 제제 르 귄 씨는 체격이 딱히 크지도 않은데 말이지요."

146 박권태 (Gm45GxvLjU)

2023-08-23 (水) 22:16:18

>>143 제제
내가 좀. 똑똑하며 통찰력 있긴 하지. (콧대가 높아진 권태가 턱을 살짝 치켜들었다.)
딱히 자비로워보이진 않았는데... 뭐, 이건 둘째 치고. 그러면 네 심상에서 말야, 네 어머니와 '이름 없는 아이'. 둘 중에서 더 비중이 큰 건 어느 쪽이라고 생각해?

147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16:44

>>142 옥사나.

(대답은 또 다시, 몹시 단호하다.)

그대, 신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 전지전능한, 내키는 대로 행동하는 무언가?

기실 신이란 것은, 인간의 소망에서 비롯된 존재.

신 자체가 소망을 가진다는 것은 우슷개소리 밖에 되지 못한다네.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특권이지.

(웃는다.)

그러기에, 신의 그릇이라 하여도, 소망을 가진다는 것은 인간적이고, 그러므로 안되는 일이지.

148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19:51

>>144 세이카

(답을 되돌리는 어투는 차갑다.)
어리석은 게 어리석은 것이지. 아니면 뭐라 부를까. 본좌는 헛된 소리, 입 발린 소리는 하지 않는 법이라네.

>>145 마사
(즐거운 이야기를 들은 듯 쿡쿡 웃는다.)
'성수'였다네.

아아, 보편적인 성수가 아니라... 으음, '독'이라네.

고통없이, 잠들듯이, 편안하고 고결하게 해방해주는...

(눈이 조금 몽롱해지다, 다시 눈을 깜박이면 원래대로 돌아가있다.)

>>146 박권태

(표정이 사라진다.)

어머니여야 하네.

그래야만 하지.

149 세이카 (eetLWJw.N.)

2023-08-23 (水) 22:21:33

"... 신의 그릇이라는 것은, 생각을 가져서는 안되는 것이라 한건... 부모님이셨나요?"

150 박권태 (Gm45GxvLjU)

2023-08-23 (水) 22:21:42

>>148 제제
나는 당위를 물은 게 아니라 네 생각을 물었던 건데 말이지... (여전히 웃는 상인 그대로 바라보았다.) 대답, 힘드냐?

151 시미즈 마사 (mdyaiSUiiU)

2023-08-23 (水) 22:22:32

"그 독은 누가 구했지요? 신도들? 아니면 제제 르 귄 씨의 부모님?"

묻고있지만, 그다지 중요한 질문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든다.

152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23:24

>>149 세이카

으음, 그대는 말을 참 희안하게 말하는 군. 굳이 보자면, 그러하지? 본좌가, 신의 그릇으로서 따라야하는 길을 세워준 것은 본좌의 부모님이니 말일세. (자랑스레 말한다.)

뭐, 진리는 진리이니, 혼자서 깨달은 것도 있네만... 역시 부모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지.

(지혜로운 분들이시니, 하며 쿡쿡 웃는다.)

153 옥사나 하네즈카 (/vDgw8KXbU)

2023-08-23 (水) 22:24:31

>>147 옥사나
"제게 있어서 신은, 스스로의 욕망에 솔직한 존재랍니다 제제씨. 성자가 그러했듯이 모두 세계를 좋은 방향으로 이끄려는 욕망이 있었죠."

다시, 그녀는 품에서 노트를 꺼낸다. 어디서 구해온건지 모를 조금 낡은 만년필의 뚜껑도 열지않은채 노트 위를 이전처럼 툭, 툭거리며 쳐댄다. 조금 리듬을 타는 것 처럼 들릴 것이다.

"제제씨는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154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25:19

>>150 박권태.

(권태를 바라보는 얼굴에서 모든 표정이 사라진다. 지금까지의 부드러운 표정과는 달리 그것은 하나의 인형과도 같아, 몹시 소름이 끼친다.)

...

(한참을 정숙하다, 느리게, 끊어지듯이 말한다.)

내 그대들의... 질문에 답을, 어찌 힘들어 하겠나.

...

비중이라 하면. 본좌, 그 자신이 가장 크겠지.

그외에는 중요하지 않아. 단 하나도, 단 한명도.

그 뿐일세.

155 세이카 (eetLWJw.N.)

2023-08-23 (水) 22:27:03

"..."

눈이 살짝 떨린다. 이 느낌... 숨이 막히는.. 이 느낌.

익숙한 느낌.

156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27:24

>>151 세이카

본래부터 우리 쪽에서 소지하고 있던 것이라네.

그 '성수'를 달콤해하는 자들이, 그것 하나를 보고 찾아오는 일도 있었겠지? 하하...

>>153 옥사나

(심드렁하게) 전자는 틀렸고, 후자는 맞군.

지금 당장? (빙그레 웃는다.) 그저, 그대들의 눈을 뜨이게 하고 싶을 뿐. 신이란 그런 존재 아닌가.

157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27:55

// >>156 (>>151 마사)임! ㅠㅁㅠ

158 세이카 (eetLWJw.N.)

2023-08-23 (水) 22:29:01

"... 조금, 돌아가는 질문이지만... 제제씨의 그 신은, '유일신'인가요?"

159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29:02

>>155 세이카

(눈가가 걱정스레 휜다.)

숨쉬게, 그대.

두려워 할것은 없느니.

(다정히 웃으며)

모든 것이 괜찮을거라네.

본좌가 그리 만들테니.

160 박권태 (Gm45GxvLjU)

2023-08-23 (水) 22:29:55

>>154 제제
힘들었을텐데 대답해줘서 고맙다. 꼬마야.
(그 대답에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고, 더 파고들라면 파고들 수 있었지만. 권태는 그러지 않기로 했다. 괴롭히고 싶은 마음도 없거니와... '힘들어하고' 있지 않은가.)
뭐, 다른 질문이나 해볼게. '이름 없는 아이' 걔 말이야, 아까 들어보니까 실존하던 사람 같은데. 걔는 죽은 애야? 미련...이라고 표현한 건, 죽이지 못 한 게 후회되어서?

161 세이카 (eetLWJw.N.)

2023-08-23 (水) 22:30:02

>>159

잠시 호흡이 더 가팔라오다, 시선을 피하고는...

"... 그러지, 말아주세요."

조용히 중얼거리는 세이카였다.

162 시미즈 마사 (mdyaiSUiiU)

2023-08-23 (水) 22:30:15

"그렇다면 그 독으로 제제 르 귄 씨를 같이 사망시키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지요? 무엇이라고 보나요?"

마사가 어렵다는 듯이 팔짱을 끼고 물었다.

"신도들은 죽음의 길에 당신이 같이하기를 바랄 수도 있었을 텐데요. 스스로 마시거나 주사하면 되는 것이니 한 사람이 굳이 살아있을 필요도 없었을 것이고요."

163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31:44

>>158 세이카

(턱을 쓰다듬는다.) 흐음....정확히 말하면, 아니지. 신도들에게는 그리할수도 있겠지만.

본좌는 그저, 본좌를 믿고 따라주는 자들의 신일뿐. 신도가 존재하기에, 그들을 위한 신이 있을 뿐.

...신도 없는 신, 누구도 필요로하지 않는 신은 존재이유가 없기에.

아아, 물론, 저번 판결로 그대들도 본좌를 필요로한다는 것은 꺠달았으니, 걱정마시게.

(웃는다.) 그렇게 그대로, 그대들의 신도 되어줄수 있다면 좋겠네만.

164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34:43

>>160 박권태

꼬마는 아니네만, 별거 아닐세. 전혀 힘들지 않았으니. (마지막에 힘을 더해 말한다.)

(팔짱을 끼다, 권태의 말에 피식, 웃는다.) 하하! 역시 그대로군. 살아있다는게 맞다네, 아마. 그리고...

(잠시 멈칫.)

그래, 물론. 물론 그런 것일 걸세!

(팔을 내려놓는다. 입에 환한 미소가 걸린다.)

본좌는 그 아이를 죽이지 못한게, 무엇보다도 후회하고 있다네!

165 옥사나 하네즈카 (/vDgw8KXbU)

2023-08-23 (水) 22:35:49

>>156 제제

"현재의 괴로움에서 눈을 가리면, 정말로 편해지나요."

아쉽다는 듯 그녀는 읊조린다.

"뭐 이것은 저의 질문과는 관계가 없습니다만... 방금막 궁금한게 생겼네요."

탁하는 소리와 함께 그녀는 들고있던 노트를 접었다.

"여기에는 아직, 당신을 필요로 하는 신도는 없는데 신으로서의 살아갈 이유는 있나요?"

166 박권태 (Gm45GxvLjU)

2023-08-23 (水) 22:36:34

...... (제제의 답변을 보고 잠깐 다른 배심원들을 돌아보며) 뭔가 지금 좀 X된 느낌인데 저거 내가 질문 잘못 한 거냐...?

167 시미즈 마사 (mdyaiSUiiU)

2023-08-23 (水) 22:37:39

합리화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권태의 질문에 입을 삐죽거리더니 의외로 고개를 젓는다.

그게 어떻게 권태의 잘못이겠나.

168 옥사나 하네즈카 (/vDgw8KXbU)

2023-08-23 (水) 22:37:51

"...이건 권태씨가 잘못했네요. 저 방금 순간적으로 증인석에 뛰어들뻔 했어요."

169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37:54

>>161 세이카
어허. 신에게 이것은 당연한 일이니.

>>162 마사
(제제의 눈에 묘한 빛이 지나친다. 뭐라 정의할수 없는 짙은 감정. 그 감정을 파악하기도 전에 짙은 미소가 번진다.)

안타깝게도... 본좌는 그저 신이니... 신의 그릇을 손상시키는 일은 스스로의 손으로 불가한 일이라네.

본좌에게 가능한 죽음이란, 인간들의 소망의 결과뿐. 가령, 마지막의 심판에 용서받지 않는다던가? (하하, 웃는다.)

...그리고 당시에는, 누군가는 남아서 해야하는 일이 있었기에.

170 세이카 (eetLWJw.N.)

2023-08-23 (水) 22:39:05

>>164 "... 거짓말."

시선이 더없이 차가워지며, 말은 서리가 낀 것과 같이 날카로웠다.

171 박권태 (Gm45GxvLjU)

2023-08-23 (水) 22:39:12

>>164 제제
아니, 어우, 야. 그렇게 웃지 마라. 무섭다 야. (살짝 몸을 뒤로 뺐다. 당신의 웃음이 권태의 눈에는 데X노트에 나오는 신세계의 신처럼 보였을지도.)
어, 음, 뭐, 그래. 그렇구나. 그러면 왜 못 죽였는데? 걔를?

172 박권태 (Gm45GxvLjU)

2023-08-23 (水) 22:39:57

그래. 잘못했다 1표에 잘못 안 했다 1표로 무승부네. 지금 내 투표 현황같고 딱 좋구만.
(이상한 블랙조크...)

173 시미즈 마사 (mdyaiSUiiU)

2023-08-23 (水) 22:40:27

마사는 제제에게 순간 스친 감정을 파악하고 싶었으나 이미 지나가버린 것은 돌릴 수 없는 법이다. 외로움? 책임감? 책망?

"남아서 해야했다는 그 일이 무엇인지 들을 수 있을까요."

마사는 턱을 괴고 묻는다.

"그리고 첫 심문 때 매듭짓고 싶다고 하셨던가? 그 이야기는 검은 머리의 아이를 다시 만나는 것이었나요?"

174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41:34

>>165 옥사나

(대답에 망설임이 없다.) 물론.

(이어지는 질문에 약간, 수치스러운 기억을 떠올리듯 얼굴이 일그러진다.) 물론, 처음에는 방황한 적이 있네. 더 이상... 인간도 아니고, 그렇다해 신다운 신이 아닌 그릇이 어떻게 살아갈까...

(그러다 환해진다.)

허나 그대들이 그대의 표로 보여주지 않았나.

본좌가 필요하다고.

괴로움을 원하지 않는, 그 마음이 말이야.

>>166,167,168 박권태,마사,옥사나

뭐? 아하하하! 스스로를 탓하지 말게나! 어찌 한낱 인간이 신의 마음을 돌리겠나? (깔깔 웃는게, 정말 우스운 것을 본듯하다.)

그저, 속에 있던 마음이 때를 찾아 나온 것 뿐!

175 시미즈 마사 (mdyaiSUiiU)

2023-08-23 (水) 22:41:49

마사의 이 눈빛은.... 투표 결과를 막판에 돌려 권태를 유죄판결낼지도 모른다는 눈빛이다.

하지만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는 다시 심문에 집중하려 한다.

176 박권태 (Gm45GxvLjU)

2023-08-23 (水) 22:43:40

>>175 마사
아슬아슬한 선을 넘나드는 게 내 매력 포인트니까 알아서 익숙해져라 꼬맹아.
(시선을 그쪽으로 돌리지도 않고 '용서안함' 눈빛을 용케도 캐치했다...)

177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44:59

>>170 세이카

(순간 세이카의, 처음 들어 보는 차가운 말투에 놀란듯 눈을 깜박이지만, 이내 그저, 어린 아이의 재롱을 보는 듯이, 가소로운 빛이 담긴 웃음을 터트린다. 상대할 필요도 없는 헛소리라는 듯이.)

>>171 박권태

본좌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기쁨의 소음을 폄하하다니, 섭섭하네만. (전혀 섭섭하지 않은 표정이다.)

...

글쎄, 그저. 아마... 아니, 그건... (약간의 혼란이 보인다.)

...

그저 그때, 그것이 최선인지, 본좌는, 아니...

(입을 다문다. 침묵하다, 다시 답을 찾은 듯이 눈을 뜬다.)

그 아이는 본좌의 신도가 아니였기에.

...아마... 아니, 필시 그런 이유일걸세.

178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47:16

>>172 박권태
(푸흐... 작게 웃는다.)

>>173 마사
(마사의 질문에 답하기에는 이상하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

...문을 여는 것.

...

본좌가 아니면, 더 이상 열어줄 사람은 남지 않았기에.

(중얼거리며 상념에 빠지다, 마사의 말에 깨어나듯 다시 집중한다.)

그래.

그 뿐이었어.

179 박권태 (Gm45GxvLjU)

2023-08-23 (水) 22:47:53

>>177 제제
...... (경악이 절반, '너 지금 진심이니?' 하는 속내가 절반. 그 두 개가 뒤섞여 이상해진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 방금 네가 한 말 무슨 말인지 알고 있냐. 만약 여기서 네 신도가 생긴다면 네가 걔를 죽일 가능성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다는 말로 읽힐 수도 있거든? 정말로 네가 말한 게 이유가 맞아?

180 시미즈 마사 (mdyaiSUiiU)

2023-08-23 (水) 22:48:43

"그렇군요. 문을 여는 것은 어떤 종류의 의식인가요? 자세히 들려주세요."

마사는 제제의 답변이 이상스레 지연되는 것을 느낀다.

181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51:09

>>179 박권태

(의외로 별거 아니라는 듯이 대답한다. 권태의 마음과는 정반대로.)

만일, 그가 그것을 원한다면.

본좌는 그저, 그러한 소망을 보아 이루어줄 뿐.

(나긋나긋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달콤하다.)

푸흣... 아아, 물론 죽음이 본질적인 해방, 불행을 피하기 위한 유일무의한 답이네만... 본좌도 바로 죽음을 내리지는 않는다네? 상황을 보고, 소망을 보아, 그러한 결정을 해주는 것이지...

182 옥사나 하네즈카 (/vDgw8KXbU)

2023-08-23 (水) 22:51:14

>>174 제제
"그러네요, 결국은 모두가 용서를 받았죠. 하지만 제 독단적인 생각으로는 제제씨가 뭔가 오해하는게 아닌가 해서요."

그녀는 그럴 수 있다는 듯 상냥하게 웃으며 답한다.

"이런 환경이라면 설령 상대가 천하의 악인이라고 해도, 대화와 설득으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답니다. 저만해도 일가정을 모조리 박살낸 극악인. 그럼에도 용서받았지 않나요."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웃는다.

"제제씨가 이곳에서 보신 다른 분들은, 정말로 괴로움을 원치 않고 있나요? 괴로움을 품고도 나아가려는 사람이 단한명도 없었나요?"

183 세이카 (eetLWJw.N.)

2023-08-23 (水) 22:52:25

"......"

자신이 전에 이야기한 것에 당황한듯 눈을 깜빡이곤, 다시금 움츠러든다.

"... 죄송해요..."

조용히 말하는 그녀.

184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54:28

>>180 마사

(몽롱하듯이, 스스로의 상념에 빠져들다... 마사의 말에 눈이 동그래진다.)

의식? 아아아, 그런 것이었던건 아닐세! 그저... (정당한 말을 찾는지, 답을 하는 대에 지금까지와 다른 느낌으로 힘들어한다. 이런 말은 해본적 없는 듯이, 처음 꺼내는 어휘를 쓰듯이 한참 끙끙거리다, 횡성수설하게 설명해본다.)

그러니까, 지하에, 철문이 있는데, 그것을 필시 열어야 했는 데... 모두가 죽은 후에는 그 문을 열어줄 사람이 없으니까, 나 밖에 없었으니, 그러니... 밖에서 부터 여는 문인데, 안에서는 열수 없고...

(추상적인 말은 아닐텐데, 알아듣기가 힘들다.)

185 세이카 (eetLWJw.N.)

2023-08-23 (水) 22:54:41

"... 제가 원하는건, 그런 게 아니였으니까... 제제씨와. 정말로..."

정말, 친구가 되고 싶었으니까. 소원을 들어주는 존재가 아니라고. 그리고...

"... 그 소원도, 전제 자체가 틀렸다고요..."

186 박권태 (Gm45GxvLjU)

2023-08-23 (水) 22:54:53

>>181 제제
...... 우와아.
(무엇에 대한 감탄일지. 질린다는 표정으로 소리를 냈던 권태는 다시 평소의 웃음으로 돌아왔다.)
그래, 그럼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고. 방금 네 말을 듣고 궁금해진 건데, 네가 죽인 78명의 사람들은 무슨 상황과 소망이 있었기에 네가 죽일 수밖에 없던 건데?

187 시미즈 마사 (mdyaiSUiiU)

2023-08-23 (水) 22:56:15

횡설수설하는 말에 마사는 오히려 의문이 더 생긴 것 같다.

"철문 안에는 무엇이 있었기에...? 그것을 모두가 사망한 뒤에 꼭 열어야 했죠?"

생각하느라 눈이 조금 찌푸려진다.

188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2:58:25

>>182 옥사나

친밀감으로 죄가 죄가 아니게 되는가?

(하는 말은 의외로 냉정하다.)

대화와 설득으로, 제3자인 타인을 괴롭게 한 일을 없앨수 있는가? 본좌는 아니라 믿세.

무엇을 하든, 한번 일어난 '진실'은 바꿀수 없어.

그렇기에, 그럼에도 용서한다면, 애초에 잘못된 일이 하지 않았기에... 때문이겠지. 살인이라던가.

(빙그레 마주 웃다가, 이어지는 말에 입가를 비튼다.)

..그게 이해가 안되는 점이지. 괴로움을 어째서 품고 나아가려하나? 그저 내려놓으면 되는 것을, 미련하게...

(못마땅한듯 쯧, 혀를 차다, 다시 옥사나에게 환한 미소를 짓는다.)

그대 또한, 더 이상 스스로에게서 인한 괴로움을 견딜수 없어, 죽음을 원하고 있지 않는가.

189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3:01:53

>>183 세이카

아아아, 아닐세. 미안해하지 말게나.

모르는 것은 모를수 밖에 없지 않나. 그대 또한 불완전한 인간이니.

하하.

>>185 세이카

(이해가 되지 않는 다는 듯, 눈살을 모은다.)

...

(결국 보류를 선택한 걸까, 시선을 돌려 딱히 답하지 않는다.)

>>186 박권태

(권태의 반응에 눈을 가늘게 뜬다.)

아.

그건 정말... 어쩔수 없었다네.

(웃는다. 꽃이 피듯이, 환하고 완전하게.)

불행이 오는 것이 뻔히 보이는 데... 신도들을 괴롭게 나둔다면 신이 아니지. 그렇지 않나?

(본좌로 부터 비롯되어도.)

어쩔수 없었다네.

그것이 본좌의 사명이었으니.

190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3:02:38

>>187 마사

(이번에야 말로, 명쾌하게 대답할수 있다는 듯이 환하게 웃는다.)

그 아이가 있었네. 이름 없는 아이가.

191 박권태 (Gm45GxvLjU)

2023-08-23 (水) 23:03:27

>>189 제제
(가늘게 뜬 눈에도 자신은 아무 잘못 없다는 당당한 태도다.)
불행이 '오는' 것... 이라고 함은, 아직은 불행이 오지 않았었다는 뜻이다. 꼬마야. 그 불행이 확정된 미래였음을 어떻게 확신할 수 있었는데?
그 전에... 그 '불행'이라는 게 구체적으로 뭔데?

192 시미즈 마사 (mdyaiSUiiU)

2023-08-23 (水) 23:03:48

뜻밖의 대답을 들은 듯 마사의 눈이 둥글어진다.

"그 아이는 왜 다른 사람들이 사망할 때까지 그곳에 있었던 거죠?"

193 SAMAEL (Gm45GxvLjU)

2023-08-23 (水) 23:05:40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194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3:06:14

>>191 박권태

(그것까지 굳이 대답해야 한다는 것에 못마땅한 표정이다.)

불행이 불행이지, 달리 무엇이겠나. (콧웃음을 치며, 모두를 향해 손짓한다.) 그대들도 그대의 삶에 수많은 불행이 존재하지 않는가? 아니, 그러한 불행이 존재하기에, 그러한 불행이 그대들을 이곳으로 이끌었지.

본좌가 큰 세상에 대해 많은 경험이 있다는 못하지만, 신도들의 하소연을 듣는 것이 본좌의 일.

(가슴팍에 손을 얹고 당당히 웃는다.)

'밖'의 불행에 대해서는 매우 잘 알고 있지. 얼마나... 끔직한 것이 가득찬 곳인지.

그리고 불행은 반드시 올 것이었다네.

이치란 그런 것이고, 삶이란 것이 그런 존재이니.

195 옥사나 하네즈카 (/vDgw8KXbU)

2023-08-23 (水) 23:06:44

>>188 제제

"고작 그걸로 있던 일이 사라지지는 않겠지요."

"몇번을 고개를 박고 몇번을 후회해도 이미 일어난 일은 돌이킬 수 없어요."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그저 비웃는 것 같은 미소로

"하지만 일어난답니다. 타인이 '저 정도면 있을 법 하다'고 생각한다면, 이런 불합리한 재판에서는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결과에요."

"과거에 이랬으니 용서받아도 된다. 저정도로 고통받으면 용서받아도 된다. 그정도는 생각하고 결과로 나타나잖아요. 인간이라서, 동정정도는 하니까."

그녀는 더이상 고개를 들지 않았다. 애초에 자신의 이야기는 설득력이 없으니까.

196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3:08:27

>>192 마사

(당연한 것을, 혹은 이상한 것을 물어본다는 눈으로 마사를 바라본다.)

그 전까지 열어주는 사람은 없었으니까.

없었어야 하니.

그들은 고작 인간이었으니까.

(방긋, 기쁘게 웃는다.) 본좌가 신이어서 다행이었지.

197 SAMAEL (Gm45GxvLjU)

2023-08-23 (水) 23:09:29


"멈추십시오."

두 번 내리치는 의사봉 소리가 들리자, 우리는 종소리를 들은 강아지처럼 심문을 멈추었다.
이제는 그의 뒤켠을 살피지 않아도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 알 것만 같다.

"제가 그러했던 것처럼, 여러분들도 이 심문에서 재미와 활기를 찾을 수 있었다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정말 잘 했다는 칭찬입니다. 순순히 기뻐하시길."

어쩐지 웃음을 짓는 것 같은 사마엘.
그리고 곧,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문장이 그의 음성출력기에서 흘러나온다.

"제제 르 귄의 심상으로부터 『<Deus Ex Machina>』가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2심 제제 르 귄 심문을 종료합니다."

그녀의 마음 속은 우리한테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어쩌면 우리는 약간의 기대를 품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198 제제 르 귄 (KWBJafef1U)

2023-08-23 (水) 23:09:34

>>195 옥사나

(못마땅한 얼굴로 입을 열다, 시선이 시계를 향한다.)

(그저 흥, 하고 콧웃음을 치고 고개를 돌린다. 투정부리는 아이 마냥.)

199 SAMAEL (Gm45GxvLjU)

2023-08-23 (水) 23:09:59

심상독백² #4 ── 죄수번호 004 제제 르 귄
(1)

200 SAMAEL (Gm45GxvLjU)

2023-08-23 (水) 23:10:15

심상독백² #4 ── 죄수번호 004 제제 르 귄
(2)

201 SAMAEL (Gm45GxvLjU)

2023-08-23 (水) 23:10:30

심상독백² #4 ── 죄수번호 004 제제 르 귄
(3)

202 SAMAEL (Gm45GxvLjU)

2023-08-23 (水) 23:11:23

심상독백² #4 ── 죄수번호 004 제제 르 귄
(4)

203 INFO (Fqai39vwNE)

2023-08-24 (거의 끝나감) 11:17:32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죄인 제제 르 귄이 간밤에 저를 찾아와, 이 곳에 독극물 반입이 가능한지를 물었습니다. 순전히 호기심일 뿐이라고 하하 웃더군요. 글쎄요, 저희 밀그램은 죄인들의 흉기 반입을 금지하지 않았으므로 개인이 소지하고 있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만... 저희가 그것을 준비하는 건 다른 문제기에. 보류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나중에 생각이 생긴다면 다시 한 번 말씀해주시길. 〕

〔 다음으로는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0표입니다. 이전 방송에서 변화된 내용은 없습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3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마지막 심문은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모든 심문이 끝났으므로 원래대로라면 내일 제2심의 폐정이 있어야 했습니다만, 저희의 사정으로 폐정은 하루에서 최대 이틀까지 미루어집니다. 그동안은 외부 판정단의 판결 투표 모집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예정입니다. 죄인 여러분들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
〔 그건 그거고,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해 심문을 빛내주시길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204 SAMAEL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00:01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205 SAMAEL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00:32

제 2심의 심문도 어느덧 마지막.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우리는 판결 선고의 코앞까지 다다르게 되었다. 그 탓인지 재판장 내가 평소와는 사뭇 다르게 보였고...

"마지막 심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배심원 여러분."

판사석의 사마엘은 평소보다 훨씬 가벼워보였다. 아마, 이제 곧 휴가 아닌 휴가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겠지.
그러나 잠깐의 휴식을 위해서는 앞에 놓인 의무를 먼저 해치워야 한다. 슬슬 외울 수도 있을 것 같은 책상 위 문장을 내려다본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준비가 되셨다면 선서문을 낭독해주십시오. 언제나 그러했듯이."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206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02:28

마사는 자신의 자리로 천천히 걸어간다. 오늘 손에 든 것은 오렌지주스가 든 물병이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선서한 뒤 자리에 앉는 모습은 단정하다.

207 제제 르 귄 (qPcKWYjIRA)

2023-08-24 (거의 끝나감) 22:03:32

짤랑.
평소와 같이 결벽적으로 단정한 복장이지만, 왜 인지 굉장히 지쳐보인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어제의 심문의 영향일까?
그러한 제제가 배심원석에 서서 미소를 짓는다.

"본좌,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한다네."

"잘 부탁한다네. 하하... "

208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06:28

심문석에 앉아서, 계속 숨을 고르고 있는 안경을 낀 소녀.

이내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그것을 천천히 위로 들고는, 자신의 머리에 파킨-소리를 내는 느낌으로 착용한다.

두개의 폭신폭신해보이는 무언가가 쫑긋인다.

그렇다. 최근들어 심문 시간때 끼고 있는 그 고양이 귀 머리띠이다.

"...아, 그, 죄송해요... 권태씨와, 약속해서..."

그러고는 자신의 행동이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숙인다.

"...전... 저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209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07:39

고양이귀 머리띠를 쓰는 것을 보고 키득키득 웃는다.

하지만 세이카를 보는 시선이 따스한 것과는 별개로 박권태를 따갑게 바라보고 있다.

순진한 세이카에게 뭘 시킨 거야. 이 사람....

210 제제 르 귄 (qPcKWYjIRA)

2023-08-24 (거의 끝나감) 22:07:57

(무의식적으로 기대감과 함께 세이카의 머리위를 힐끗 흘겨본다. 기대하던 고양이 귀 머리띠가 보이자 은근히 좋아하는 눈빛이다. 아니, 아예 기분이 매우 좋아져 눈이 반짝인다.)

211 박권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08:58

(음. 만족스럽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세이카를 보는 채로...)
잘 봐둬라. 저게 바로 '사기꾼들 타겟 순위 no.1'이라는 거다.

212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09:26

>>211
(너무 놀라서 이름 끝마저 유리구두처럼 흘리고 온 권태씨...)

213 SAMAEL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0:11



"......"

탕.
그 소리와 함께 죄인과 배심원은 서로를 마주보았다.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제 2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214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1:16

"그렇다면 사기꾼에 가까운 사람은 누구일까요?"

여느 때처럼 박권태를 향해 종알거리지만 평소보다 가벼운 느낌이다.

215 제제 르 귄 (qPcKWYjIRA)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1:44

그러하면, 시작하지.
저번의 판결에 대해 어떤 소감인가?
여전히 그대는 용서받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216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2:23

"저기, 세이카는 그 고양이 귀 머리띠. 마음에 들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언제든 빼도 돼."

사기꾼이 뭐라고 말했는지 모르니 부드럽게 말해본다.

217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3:20

그래, 꼬맹이... 일단 그 머리띠 잘 어울린다. 역시 내가 안목이 좀 있다니까. (칭찬인지 자뻑인지...)
저번 심문 이후로, 네가 저지른 범행에 대해서 좀 떠오른 게 있어?

218 제제 르 귄 (qPcKWYjIRA)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3:59

>>216
(마사에 말에 흠칫, 몸을 떤다. 본인은 마음에 들어 아쉬어하는 듯. 물론, 그런 마음을 숨기려는 듯이 딴청을 피운다.)

219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4:01

>>215 "... 아직, 이해를 못하겠어요. 제가 어째서... 용서를, 받은 건지..."

"...네. 저는, 용서받을수, 없는 존재예요..."

>>216 "... 귀엽... 다고 생각. 해..."

부끄러운듯 고개를 아래로 내리며

"그, 분위기를 너무 해치는건, 아닐까 고민하긴, 했지만... 약속, 이기도 하고... 도움, 되어 보였고..."

220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4:45

뭐? 꼰대 꼬마야 너 지금... 지금까지 세이카랑 저게 전혀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던 거냐?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하는 표정으로 마사 바라봄...)

221 제제 르 귄 (qPcKWYjIRA)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5:29

물론 다들 그대가 잘못한게 없다는 걸 알고 있어서, 아닌가? 후후.

그래그래, 저번과 달리 시간이 경과하였으니, 더 기억이 나는 것은 없는가? 범행 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말일세.

222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5:52

>>218 제제 르 귄을 이상하다는 듯이 본다.

"그럼 다행이야. 사실은 나도 귀엽다고 생각하고."

세이카를 향해 살짝 웃어 보인다.

"그럼 무엇부터 물어볼까... 심상에서 나온 그날 가지고 나온 쓰레기봉투는 그저 쓰레기봉투였어? 무언가 평소와 다른 게 들어있었다든가 그러지는 않았고?"

223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6:39

>>217 "... 네... 조금은, 요..."

조금의 침묵 후에 이내 고개를 끄덕인다.

224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7:25

>>220 "꼰대 꼬마라니 실례예욧!!!!"

인상을 찌푸리며 외치고 나서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 적은 없거든요? 그저 자유의지로 쓰고 있는가가 중요할 뿐이었어요. 사기꾼 아저씨."

팔짱을 단단히 끼고 흥, 하며 콧대를 쳐든다.

225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8:12

>>223 세이카
(의외라는 듯 눈을 살짝 크게 떴다. 솔직히, 아직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할줄 알았기에. 자신이 그러했으니.)
그러냐. 그러면 생각난 것들을 얘기해줄 수 있어? 힘들면 안 해도 괜찮고.

226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9:09

>>222 "... 그때의 저는, 정말 쓰레기만, 들어있는 줄 알았는데... 피묻은, 와이셔츠나... 칼... 들어있었다고... 경찰 아저씨가.... 얘기해주주셔,서...."

살짝, 떨리기 시작한다.

227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19:37

>>224 마사
하긴 꼰대 꼬마를 같이 붙이면 내용이 좀 모순이긴 하지. 그럼 꼰대. (끄덕...) ... 그리고 보통은 사기꾼이란 말을 사람한테 하는 게 더 실례 아니냐?? 어??
(... 자유의지가 아닌 게 아니냐는 말에 딱히 부정을 안 하는 걸 보면 자기도 찔리긴 하나보다.)

228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20:13

>>225 "...... 죄송, 해요..."

고개를 저어 보인다.

"말하기가, 힘들, 어서..."

229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21:43

"충격으로 기억을 잃은 것일까...."

마사는 턱을 괴고서 걱정스레 중얼거린다.

"칼이 있더라도 사람의 둘이나 되는 사체를 냉장고에 넣기는 세이카 혼자서 힘든 일이었을 것 같은데 도움을 준 사람이라든가 기억나는 게 있어?"

230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2:21:46

그대의 의지가 어떠하듯, 용서를 받을 가능성이 많이 높아진건 부정하지 못하겠지.
여기서 나가면, 우선적으로 무엇을 하고 싶나?

231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23:19

>>227 "꼰대나 꼬마나 둘 다 기분 나쁘거든요?!?"

제 얼굴의 열을 식히려는 듯이 손부채질을 하고 있다.

"유치한 사람에게 맞는 방식으로, 똑같이 되갚아 줄 뿐이에요."

그러고서 고개를 홱 돌려버린다.

232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24:21

(제제와 질문이 겹쳤던 걸 신경쓰는 기색이던 권태. 그러나 어차피 제대로 된 대답이 돌아오긴 힘들었을 거란 판단이 들자 말없이 뒷목이나 쓸었다.)
그러냐... 그럴 수도 있지. 아저씨같은 어른도 힘든걸. (끄덕.) 다른 얘긴데, 꼬마야. 너는 정신과나 심리 상담을 다닌 적이 있니? 사소한 거도 좋으니 어떤 이유로든.

233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25:04

>>229 "...ㄱ,경찰관씨가... 다른, 사람은, 없었대요... ㅈ,전부, ㅈ제 지문..."

입술을 깨물고, 애써 이야기를 하고 있다.

>>230 "... 저는... 용서받을 자격이, 없어요, 정말로..."

"... 생각한건... 없지만... 마사, 돕고... 싶다... 정도..."

234 옥사나 하네즈카 (NBJ9fXOiCY)

2023-08-24 (거의 끝나감) 22:26:15

그녀는 심문이 시작되고도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선언조차도 하는둥 마는둥, 다른 생각이 있는걸까.

"중요한 이야기는 다른 분들이 하실테니 저는 조금 겉도는 이야기를 할께요."

그렇게 말하고도 다른 생각을 하는 둥 툭, 툭. 들고 있던 펜으로 의자의 손잡이를 가볍게 치다가 웃는 얼굴로 묻는다.

"세이카씨는 이곳에서의 생활이 즐거운가요?"

235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26:42

>>232 "... 한번도... 없었어요..."

고개를 젓는다.

236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27:55

돕고 싶다는 말에 입술을 지그시 깨문다.

"그럼...... 심상의 이야기를 해볼까. 혹시 기대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한 건 누구였어?"

237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28:13

>>234 "...즐겁,다...?"

의문을 가지는 듯 고개를 갸웃이는 그녀.

"... 다들... 상냥하셔서..."

"하지만, 역시... 그... 사마엘씨에게는 죄송하지만..."

"... 이 시스템이, 아파서... 아프게 해서..."

238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2:28:34

여기서 자격이 무슨 의미인가. 모두 괜찮을 것이라네, 그대. 믿어도 좋네.

(하하, 웃는다.)

흐음, 스스로를 위한 것은 없나? (팔짱을 끼며 고개를 기울인다.) 밖에는 여러 것이 있다 들었네만. 가령, 학교에 다시 다니다던가.

아아, 그래. 나가게 된다면... 마주칠 것 중,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있나?

239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29:04

>>235 세이카
가고싶다는 생각은... (...) 없었을 것 같군. 나가면 한번 가봐라 꼬맹아. 너는 아마 높은 확률로 용서받을 것 같으니까.
병력이 없다면 됐어. 그러면 말야, 만약에 이 세상에서 너한테 아주 약간의 기대를 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진다고 쳐보자. 그러면 넌 어떤 기분이고, 무얼 할 것 같아?

240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2:30:48

그대는 스스로의 '죄'가 용서받지 못한다 믿는 것이지? ('죄'라는 단어를 별로 믿지 않는 듯이 얘기한다.)

그러면 반대로, 함께 있는 우리들의 살인에 대해서는 무슨 생각인가? 혹시 가장 용서하지 못할 자... 라던게 있을까? (어째서인지 대답을 기대하는 눈치다.)

241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32:32

>>236

"!..."

"... ㅇ,어머,니..."

"ㅇ,아, 마..."

텀이 길었지만, 대답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238

"... 저를, 아는... 알던... 사람들... 전부..."

첫 이야기에는 표정이 더더욱 어두워지고, 두번째 질문도 묵묵부답이다, 마지막 질문에는 답한다.

>>239

"기대를, 아무도..."

"그건, 싫어, 싫, 어요... 두려,워요..."

대답이 되었을까.

242 옥사나 하네즈카 (NBJ9fXOiCY)

2023-08-24 (거의 끝나감) 22:33:04

>>237 세이카

"괜찮아요. 의견을 내는 걸로 위해를 가할정도의 권한은 없는것 같으니까요."

저희들끼리는 또 모르지만요. 그녀는 목끝까지 나오려던 말을 그대로 삼키고는 아무일없다는 듯 웃는다.

"무엇이 그렇게 세이카씨를 아프게 하던가요? 선택에 따라서는 누군가를 죽이는게 아닐까하는... 그런 생각인가요?"

243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2:33:08

물론, 이럴 일은 없지만. 가정의 이야기라는 것을 상주하고.

만약에 사실, 이 살인이 그대가 저질른 살인이 아닌, 다른 타인이 저질렀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그대는 어떤 기분일텐가? (가벼운 어투다.)

244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33:50

"그렇구나. 어머니가 기대하지 않는다는 말을 한 건 처음이었어?"

마사는 부드럽고 느리게 묻는다.

245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34:43

>>241 세이카
왜 두려운데? (말을 내뱉고서야 민감한 부분이었나, 싶었지만 이미 질문은 던져진 후였다.) ... 기대를 받지 못 하고 착한 아이로 있지 못 하는 걸 무섭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어?

246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35:29

>>242

"... 이렇게 착한 분들인데, 그 분들의 죄를... 파헤쳐야 하는, 그런... 시스템이..."

"... 너무, 아파요..."

손이, 계속 떨려온다.

>>243

"... 모르겠어요... 이제는, 모르겠어요."

247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2:36:53

기대는 달콤한 동시에 두려운 일이지, 그래. (목소리가 상냥하다.)

흐음, 그저, '기대'를 하지는 않지만... 그저 그대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그러한 감정은, 어떠한가? 그러해도 두려운가?

248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38:58

>>244 "...ㅇ,응..."

>>245 "..."

대답을 안한다. 아니, 못한다가 맞을까. 숨이, 가팔라지기 시작했다.

"흐끅, 윽, 으우..."

249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0:05

아앗, 울지 말게... (눈이 동그래져 허둥지둥 당황한다. 박권태를 향해 눈을 가늘게 뜬다. 아무 말도 하지는 않지만.)

...

250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0:30

"착한, 아이가... 되지 못하면... 다, 사라져요... 다, 싫어하게 돼..."

>>247 "...그럴리가... 없어요..."

251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1:16

아이고... 또 울렸다. 야아. 울지 마. 아저씨도 울고 싶다 야......
(제제의 시선까지 받고 권태가 고갤 들어 흐르지 못 하게 또 살짝 웃었다......)

252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1:36

우리들의 죄라. 흐음.

조금, 기본적인 질문을 하지.

그대는 살인이 어째서 죄라고 보는가?

253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1:55

숨이 가빠지는 세이카를 걱정스런 눈으로 내려다본다.

"음. 있잖아. 이곳을 나간다면 디즈니 랜드 같은 곳에 같이 가보지 않을래?"

나름대로 화제를 돌리려는 시도인 것 같다.

"그런 곳 싫어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254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1:59

"ㅈ, 죄송,해요... 그, 생각만 해도, 싫, 어서... 두번, 다시... 겪고 싶지... 않아,서..."

255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3:21

>>252 "... ㅅ사람의... ㄱㄱㄱ가능성을, 끊는... 것이라고... ㅅ,생각해서,요..."

떨고 있지만, 이야기한다.

>>253 "... 마사가, 원하면..."

256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5:36

"그럼 기억하고 있을게."

방긋이 웃고는 많은 생각에 잠긴 눈을 한다.

"어머니나 아버지 중에 최근 우울하다거나 히스테릭하다거나, 죽겠다거나 죽이고싶다거나 하는 징후를 보인 사람은 없었어?"

마사가 조용히 중얼거린다.

"세이카 혼자서 성인 둘을 살해하다니 아무래도 이상하잖아."

257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5:57

아하. (무미건조하게 흐음, 이라고 소리를 낸다. 턱을 쓸며 궁금증을 가볍게 푸는 어투로 질문한다.)

그러하면 그대의 부모는 딱히... 큰 가능성이 있었나?

(디즈니랜드의 말에 고개를 기울인다. 조용히 후에 그건 또 어떤 곳인지 찾아보리라고 생각한다. 아니, 딱히 중요하지는 않은 정보일수도?)

258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6:25

이거 진짜 곤란하네. 진짜 묻고싶은 건 따로 있는데 무서워서 어디 질문을 할 수가 있나...
(한숨과 같이 한탄하고는, 어느 정도 말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가 나아진 듯한 세이카한테 다시 시선을 주었다.)
일단 방금은 아저씨가 미안했다. 안 물을게.
그리고 미리 사과한다. 미안. 너는 부모님 밑에 있는 게 괴로웠어? '괴롭지 않아야 한다', '두 분은 좋은 분이시다' 금지.

259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7:27

>>256 "... 어머,니...가, 그런, 느...낌, 있긴, 해, 했, 지만... 으, 으우..."

더듬거림이 심해진다.

260 옥사나 하네즈카 (NBJ9fXOiCY)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7:27

>>246 세이카

그녀는 그리 말하는 세이카를 바라보며 의외라는 듯이 웃다가, 이내 다시 표정을 지웠다. 자주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녀가 그리 나쁜 성정을 가진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세이카씨는 너무 상냥하네요."

여기에 있는 이상 모두가 살인마인데. 그녀는 담담하게 말을 내뱉었다.

"세이카씨는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이 있나요? 이전 심문에서처럼 장래에 의사가 되고싶다면 짧은 시간이라도 저도 도와줄 수는 있어요. 하지만 그때 저는 세이카씨가 원하지 않는 것 처럼 보였거든요."

261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9:22

>>257 "ㅈ,저따위보단, 훨씬..."

>>258 "... 모르, 겠어요..."

262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2:49:29

>>256 마사
본좌는 혼자서 78명을 살해했네만? (나름의 블랙조크인가... 하하, 소리내어 웃는다.) 생각보다 사람은 쉽게 죽을 수도 있지 않나. 뭐, 그대도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259 세이카
어느 쪽인가?
(고개를 기울이며)
그대의 어머니 말일세. 죽겠다, 혹은 죽이고 싶다 쪽?

263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0:01

>>260 "스스로... 음악, 듣고... 마사랑... 조용히, 살,기...?"

264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0:05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의 관계는 어땠어? 힘들면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렇게 말하고 마사는 잠시 기다린다.

265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0:37

>>262 "... ㄷㄷ, 둘,다..."

266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1:12

>>264 "..."

조용해지고는, 고개를 젓는 그녀.

"최,악..."

267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1:14

>>261 세이카
'모르겠어요'도 금지라고 할걸.
(세이카 답변을 틀어막는 소리......)
그 '모르겠어요'의 의미는 1)기억나지 않는다, 2)좋았는지 나빴는지 잘 모르겠다, 둘 중 어느 쪽?

268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1:56

가능성도 더 작고 더 크고 한게 있나보군.

그대가 그대의 부모와 함께 있을때, 그대가 살해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적 있나? 목숨의 위협이라던가.

269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2:04

>>267 "... 그, 이외에,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 겠어요..."

270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3:02

>>268 "...... ㅁ,모르겠,어요... 그런, 적은... 없었을, 텐데..."

271 옥사나 하네즈카 (NBJ9fXOiCY)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3:10

>>263 세이카
"음... 그러고보니 이전에도 조금 느꼈지만 세이카씨는 음악이 좋은가보네요. 혹시 악기를 연주하실 수 있나요? 저는 일전에 우쿨렐레같은걸 조금 배웠는데 영 꽝이었답니다."

이전과는 달리 명백한 농담조. 사람이 이렇게 순식간에 바뀌어도 되는지는 둘째로 치더라도 조금은 진지한 듯한 목소리도 있었다.

272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3:10

>>262 "그렇게 말한다면 그렇지만, 기억하지 못하는 심신이 미약한 상태에서 둘이나 죽이기에는 조금 어려워 보이지요?!?"

그리고 생각에 잠겨있다가 말한다.

"그리고 시신을 냉장고에 넣어둘 정도라면 충분한 힘으로 시신을 훼손해야 했을 텐데 그것도 마음에 걸려요."

273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4:09

저번이 비슷하게 기억이 끊긴 적이 있나 물었을때, 그대는 없던가, 혹은 그 자체를 잊었을지도 모르겠다 대답하였지.

조금 기억이 돌아온 지금, 그대의 답은 동일한가? 기억이 끊긴 기억이 있나?

274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4:17

>>271 "... 못,했어요... 피아노, 한번, 만진거 빼고는... 못, 만지게 해ㅅ... 아..."

자신의 발언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두리번거린다.

275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5:36

>>273 "... 그 전에는, 없었,어요..."

276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6:04

>>269 세이카
아하~~ (골때린다는 표정이다.) 음~~ 아~~ 알겠어. 오케오케.
좋아, 혼란에 빠진 꼬마를 위해 아저씨가 다른 질문 한번 해볼게. 만약에 누군가가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그 누군가는 신고를 하지 않고 오히려 그 현장을 치우고 깨끗하게 만들려고 했어. 왜 그랬을 거라고 생각해?

277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6:09

"범행에 쓰인 무기는 칼 뿐이었어?"

마사가 묻는다.

278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8:05

>>277 "... 공구...도... 사용되었, 대... 내, 지문... 묻어, 있었, 대..."

울 듯한 표정, 마사를 보지 못하고 있다.

279 옥사나 하네즈카 (NBJ9fXOiCY)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8:18

>>274 세이카
"음...그런가요. 그럼 다음에 한번 부탁해볼까요? 저도 젓가락 행진곡 정도는 칠수 있으니까요."

같이 쳐보자는 듯 손가락으로 11자를 그려보이며 웃는 옥사나.
이내 생각도 하지 않은건지 곧바로 말을 이어간다.

"혹시 혼자서 하고싶은 것이 있나요?"

280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8:20

대답 고맙다네. (싱긋 웃는다.)

더불어, 조금 더 기억이 난 지금, 그대는 혹시... 어째서 살인을 저질렀는 지, 기억이 나나?

281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8:53

>>280 (추가) 혹은 추측 가능한게 있나?

282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8:59

>>276 "... 죽으면, 안되는 사람들... 이라서...?"

283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2:59:41

자꾸만 누군가 세이카 대신 피해자들을 살해하고 떠넘긴 쪽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은 왜일까.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것인가. 마사는 생각의 흐름을 파악하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으음. 부모님의 사인은 뭐였어. 과다출혈?! 음독?"

284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3:01:36

>>282 세이카
죽으면 안 됐던 사람들이라 그들이 죽었다는 걸 부정하고 싶어서? 그렇게 이해하면 될까?

285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3:02:27

>>279 조용히 생각하다, 이내 고개를 젓는다.

"생각나는건, 없어요..."

>>280 "... 공, 포...? 분,노...?"

자신도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는 듯 이야기한다.

>>283 "... 과다, 출혈..."

두려운듯, 떤다.

"...미안, 마사... 나... 정말, 죽인건... 맞을, 거야..."

286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3:02:36

헌데, 그대가 현재 괴로워하는 이유 말인데...

솔직히, 그저 그대가 부모님을 해방시켜주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떠한가?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이며 세이카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입가에는 여전한 미소가 걸려있다)

편하지 않나? 그게. 그리고 확실히, 그대의 부모님은, 사이가 최악이라던지, 그 전에도 별로 행복한거 같지는 않던데... 더 이상 괴롭지 않게 한것은 맞지 않나? 가능성을 없앴다면, 그들이 불행해할 가능성도 없앴으니.

그들도 편해졌으니, 이제 그대도 편해지는 게 맞지 않나?

본좌와 동의하지 못할 이유가 있나?

듣고 싶네. 부디.

287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3:03:22

>>284 "... 유명하고, 대단한, 사람들, 이여서...?"

288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3:03:36

(제제의 질문을 옆에서 듣고 조용히 생각하는 권태.
'쟤 지금 포교한다......')

289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3:05:13

제제 르 귄을 명백히 노려보고 있다.

"미안하지 않아도 돼. 그냥, 내가 멋대로...."

멋대로 부정하고 싶었다. 그뿐. 따지자면 자신의 잘못이다. 살짝 당황한 마사는 어설픈 동작으로 오렌지 주스를 마신다.

290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3:05:30

>>288 (권태의 생각 전혀 모른채 반짝거리는 눈으로 적극적으로 세이카를 바라본다.)

291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3:05:41

>>287 세이카
내 말에 긍정했는지 부정했는지 잘 모르겠구나, 꼬마야. (아저씨가 멍청해서 그런가봐, 하는 말을 덧붙인 뒤에.) 죽은 사람들이 유명하고 대단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을 살해한 뒤 신고하지 않고 들키지 않도록 뒷처리를 했다. 라는 건... 아저씨가 듣기에는 '살인이 들켜서 손가락질 받기 싫기 때문에' 그런 짓을 했다고밖엔 들리지 않는다. 내가 이해한 게 맞아?

292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3:06:12

"착한 아이로 있지 않아서 안 좋은 경험을 했다면, 그때에 대해 자세히 들려줄 수 있어?"

마사가 가까스로 물었다

"어렵다면 대답하지 않아도 돼."

상냥한 목소리다.

293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3:06:29

>>289 마사
(마사의 시선또한 마찬가지로 무시하는, 아니, 아예 눈치채지 못한다. 온 신경을 세이카에게 집중시키는 중이다.)

294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3:07:00



>>286

"읏..."

"그만, 그만... 그만....!"

"그만하라고요!!!"

쾅, 하고 책상을 머리로 친다.

"제발, 그런, 말을 듣고, 싶은게, 아니라고... 아니라고 몇번을... 몇번을 말하게, 하는거예요...!"

"그게, 아니예요, 정말, 아니라고요... 난, 그러면, 안되었어... 정말, 그러면 안되었던 거라고요... 저때문에, 불행한 사람들이, 잔뜩..."

295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3:08:16

"세이카. 괜찮아. 진정해...."

세이카답지 않은 큰 목소리와 행동에 진정하라며 말리지만, 마음속으로 안심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296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3:08:33

와, 나 쟤 화내는 거 처음 봐.
(자해 비슷한 행동임에도 불구하고 태평하게 박수나 치는 권태. 세이카의 첫 분노 옹알이(?)를 축하하는 중이다.)

297 옥사나 하네즈카 (NBJ9fXOiCY)

2023-08-24 (거의 끝나감) 23:10:04

>>285 세이카
"뭐 그정도야 괜찮아요. 저는 이나이에도 아직 제가 뭘하고 싶은지 잘모르겠더라구요. 특히 최근에는..."

말을 잇다가 들려오는 소리에 제제쪽을 한 번 노려본 뒤 목소리를 높이는 세이카를 보며 조금 놀랐다는 듯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좋은 변화네요. 최소한 하고싶은 말은 하니까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말이에요. 하고 아무렇지 않게 의자에 앉은채 웃어보인다.

298 SAMAEL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3:10:55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299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3:11:22

(소리를 지르는 거 자체에는 반응하지 않지만, 이내 세이카가 머리를 내려치자 만들어진듯한 미소가 무너진다.)

...아. 아아. 그, 미안할세. 그러지 말아주게...! (진짜 반성하기보단, 세이카의 자해적인 반응에 반사적으로 한 말이다. 배심원석을 떠나지 못해 손만을 뻗은 채 안절부절한다.)

듣고 싶지 않아도, 해야 할 말이라 생각되었는데, 본좌가 생각이 짧았네...

그저 그대가 괴로워하는 것이 보기 싫어서, 아니...

하아...

그대는 어째서 스스로를 용서할수 없으면서, 우리들은 용서 할수 있는가? 반대로 우리들은 용서하면서, 스스로를 용서할수 없는가? (중얼거리듯, 서글프게.)

300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3:12:01

...아앗. 시간이 되었군.

본좌의 질문은 잊어주어도 된다네.

301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3:12:50

>>294

"그만해줘요... 제발..."

"절... 제발, 그런 눈으로, 바라보지 말아줘요..."

>>291

"그, 건... 아니, 예요... 살,인이, 아니라... 그, 사람들이, 죽으면, 올... 후폭, 풍..."

>>292

"... 이번, 사건 후에... 다들, 사라졌,어요... 다, 제 곁을..."

눈빛이 아예 죽는다.

"그 전에도... 나쁜, 아이여서... 혼나고... 사람, 떠나고... 이번,에는.. 제가... 정말, 나쁜아이가 되어서... 이제... 마사도... 내 곁... 떠나지, 않을, 까..."

숨이 막히는 듯, 목을 감싼다. 아니, 목을 조르고 있는 걸까.

302 SAMAEL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3:13:40


탕, 탕.
2심에서 이 소리는 아마 마지막으로 듣게 될 소리겠지.

"여기까지. 오늘도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재미있는 광경을 볼 수 있었어서 기쁘군요."

판사석에서 일어난 사마엘의 뒤로, 심상 추출 현황을 알리는 그래프가 오른쪽을 향해 달려나간다.

"이번 심문을 포함한 제 2심의 심문 동안 최선의 노력을 다 해주신 여러분들의 노고를 치하합니다. 죄인 여러분 덕분에 밀레마 시스템은 그 목적을 향해 달려나갈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또한, 다섯 번의 만남이 무언가를 얻을 수 있던 시간이었으면 좋겠군요."

그 말을 끝으로 100%까지 채워지는 게이지.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심상으로부터 『끝의 시작』이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2심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심문을 종료합니다."

우리는 세이카의 마음 속을 마주보았다.
괴롭더라도, 두 눈을 뜬 채.

303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3:13:50

"죽어야, 죽어야 돼, 나같은, 나같은 건... 살아 있..어서..는..."

304 SAMAEL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3:14:18


심상독백² #5 ── 죄수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1)

305 SAMAEL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3:14:45


심상독백² #5 ── 죄수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2)

306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3:16:52

마사는 스크린에 떠오르는 글자들을 채 다 읽지도 않고서 증인석으로 뛰어내려오려 시도한다. 세이카의 손을 목에서 떼어내는 데 성공했다면 그녀를 안아주려 했겠지.

"진정해. 심문은 끝났어. 괜찮아. 다 괜찮아..."

무엇이 괜찮은지도 모르면서,

307 제제 르 귄 (tGlzHWC.Cs)

2023-08-24 (거의 끝나감) 23:16:52

그대... (세이카가 흐느끼듯 하는 행동에 걱정하다 못해 안절부절한 채로 발만 동동 구른다. 스크린이 켜지지만, 와중에도 시선은 세이카를 햔한다. 울상을 짓는다. 중얼거리듯, 작게 애원한다.) ...괴로워하지 말아주게. 제발. (뭐든 할테니, 라는 의미없고 가치없는 말이 이어지는 듯하다.)

308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3:22:20

그 아이는 울며, 죄송해요를 계속 중얼거리며, 무언가를 잡으려 한다.

그녀의 머리 위에 있던 머리띠가 흔들리다, 조용하게 바닥에 떨어진다.

309 박권태 (6IP41tfbPc)

2023-08-24 (거의 끝나감) 23:22:34

기절하던 것보단 낫네.
(덜덜 떨어도 이상하지 않을 세이카의 상태를 보며 한 마디를 남겼다. 그러고는...)
... 난 위로하는 거 잘 못 하니까 너희들이 잘 달래줘라. 아저씨는 간다.

310 시미즈 마사 (c5VSe6YNH6)

2023-08-24 (거의 끝나감) 23:24:38

괜찮아, 괜찮아. 세이카의 등을 규칙적으로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평소의 페이스를 되찾을 때까지 도와주고 있었다.

311 옥사나 하네즈카 (NBJ9fXOiCY)

2023-08-24 (거의 끝나감) 23:27:12

그녀는 심문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담배에 불을 붙었다.
상상이상으로, 별볼일없는 인간이다. 두사람 다 정말 스스로의 시점에서는 정말 아무짝에도 쓸 수 없는 인간이었다.
그녀는 조금 깊숙하게 생각을 이어간다. 옛날일이다. 이미 다 이루어버린 일이니 떠올릴 필요도 없다는건지 이내 그녀는 짙은 연기를 뿜어댄다. 마치 동화속의 애벌레처럼. 다 안다는 것 같은 목소리로

"대단하네요 정말로."

그 목소리마저도 내뿜어낸 짙은 담배연기에 뭍혀서 사라져갔다. 아무도 들을 수 없도록.

312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3:37:21

"제발... 제발, 떠나면, 안돼... 무서, 워..."

313 제제 르 귄 - 세이카 (C7vCfeiUOg)

2023-08-24 (거의 끝나감) 23:48:24

...시간이 지난다.

제제는 떠날 수 밖에 없었다. 괴로워하는 그녀를 두고서. 괴로움을 외면하다니, 명백히 사명에 반대되는 일이다. 아닌가? 신도가 아니니, 딱히 상관없는 일이긴하다.

목이 말랐다. 명확한 답을 갈구했다. 제제는 무득, 이때 부모님이 있었으면, 하고 생각하였다. 지혜롭고 자비로운 어머님이라면 명백히 답을 잡아 길을 알려주었을텐데. 하지만 신의 권리로 이미 그들이 행복해진 이상, 그 앞의 길을 개척하는 것은 순전히 신의 몾으로 남았다. 신도없는 신은 불완전한 신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는 시간이었다. 신은 완전해야 하거니.

방에 돌아가지도 않고, 복도, 휴게실을, 도서실을... 몇번이고 배회하던 제제.

심문으로부터 꽤 시간이 지난 후, 그제서야 세이카의 문 앞에 선다.

똑똑. 명쾌한 소리가 울려퍼진다. 제제는 조용히 응답을 기다렸다.

314 세이카 (z2UUqKFl0.)

2023-08-24 (거의 끝나감) 23:56:34

>>313 제제

조용히 문이 열린다. 등장한 것은, 초췌해보이는, 안경을 쓴 소녀. 머리도 헝클어져 있는 데에다, 눈물자국이 선명하다. 머리는 살짝 부어올랐고, 그 머리띠는 보이지를 않았다. 그 문 뒤에 보이는 것은, 헝클어진 베개, 침대.

"... 누구세... 아... 제제씨..."

지친듯한 목소리.

"... 어째서, 오신건가요."

당신에게 향하는 것은, 평시보다 더 약해보이는 어조였다.

315 제제 르 귄 (3MfR2oDqOk)

2023-08-25 (불탄다..!) 00:05:04

>>314 세이카

제제는 눈앞의 소녀를 심란하게 응시하였다.

솔직하게 스스로를 직시하자면, 제제는 무엇을 해야할지 알지 못했다. 그저 눈앞의 소녀가 그만 괴로워하기를 바랬다. 슬피 얼굴를 일그러트리지 않고, 괴로워 몸을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 신으로서 인간이 고통스러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기에.

신도라면 무엇을 해야하는 지 명확히 알았다. 신도들의 말을 듣고, 다정히 안아, 그들의 고통과 불안을 덜어주는 일은 익숙하다 못해 제제의 일부가 되어있었다.

하지만 세이카는 신도가 아니다.

기실, 처음에는 겹쳐본 감이 있었다. 물론, 어떻게 보면 여기 모두가 제제가 익숙한 자들과 닮긴 했지만, 세이카는 더더욱 그랬다. 자기긍정감이 낮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썼으며, 스스로 속내에서 우러나온 고통에 몸을 떨었다. 제제가 익히 봐온 신도들의 한 종류에 반듯히 닮았다.

하지만 세이카는 역시 제제의 신도와는 달랐다.

그녀는 답을 제제에게서 찾지 않았다. 달콤한 말에 매달리기는 커녕 거부했다. 안심을 갈구할거라 생각했더니, 막상 내밀어지는 과실에는 원하는 것은 그게 아니라고 단호히 얘기했다. 괴로워했지만, 그 괴로움을 없애고 싶어하지 않았다.

...더불어 가끔은, 이상하고 이해하지 못할 말을 하곤 했다.

그래서 제제는 명확히 세이카의 방문 앞에 서있다는 것을 알아도, 길을 잃은 느낌에 사로 잡혔다. 어떻게 하면 이 소녀의 아픔을 덜어낼수 있을까? 본능과도, 강박과도 가까운 그 마음의 답을 찾지 못해 혼란했다.

결국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긴 침묵 후, 나온 말은 스스로도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다.

".......그대가 좋아하는 음악을, 더 듣고 싶어져서."

그녀는 음악을 듣는 것을 즐겨하니. 말을 하고 제제는 입을 닫았다.

316 세이카 (eYIU2eipsk)

2023-08-25 (불탄다..!) 00:22:37

"..."

긴 침묵이 또 이어지고, 둘은 계속 대치하는 상태에 있다. 그 소녀는 대답을 들은 후에도 당신을 계속해서 보고 있었다. 문은 그 손잡이를 계속 잡은 상태로, 지친 눈으로.

당신이 예전에 한 말이, 그 호의로 꺼낸 것들이, 비수가 되어 왔었기에... 세이카는, 당신을 계속 보며, 망설이는 듯 보였다.

"... 들어오세요."

영겁이 시간이 지난 것 처럼 느껴진 끝에, 그녀의 대답은 그저 짤막한 것이였다. 지쳐보이는 어조는 그대로인 채, 당신이 들어올수 있게 비키더니, 침대 옆 책상에 널부러진 mp3와 바닥을 향해 늘어진 이어폰을 들어올린다.

"... 죄송해요, 그런 반응을, 보여서..."

침대에 풀썩 앉고는, 고개를 저으며 사과해오는 세이카.

317 제제 르 귄 (3MfR2oDqOk)

2023-08-25 (불탄다..!) 00:29:44

>>316 세이카

서로 조용히 응시하느라 수초가 지난다. 서로를 탐색하는 것 같기도, 그저 둘 다 깊은 생각에 빠진거 같기도 하다.

결국, 입을 먼저 여는 것은 세이카. 그 작은 말은 시작의 리본을 끊는 신호탄과도 같이 거대한 존재감을 지녔다.

제제가 허락을 받아 세이카의 방안으로 발을 디뎠다. 자신의 뒤로 문을 닫으니, 하나의 총성과도 같이 문이 닫히는 소리를 낸다.

이로서 지친 소녀가 둘이 되었지만, 제제가 그것을 티내는 것은 없다. 하나의 역할을 찾은 듯한 그녀가 빙그레 웃어보인다.

"무슨 반응을 얘기하는 걸까?"

알면서도 모르는 척, 침대에 앉은 뒷짐을 지며 다가간다. 계산되기보다는, 몸에 익혀진 행동이다.

"그대가 미안해 할 것은 없네."

저번과 같이 함께 침대위에 앉지는 않는다. 적어도, 아직은. 세이카 앞에 무릎을 꿇어, 조금 더 낮은 시점에서 눈을 맞춰온다.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잡으려 하며.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대는... 본질적으로, 어떻게 행동하든 자유가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하네."

318 세이카 (eYIU2eipsk)

2023-08-25 (불탄다..!) 00:36:48

"본질적으로, 라..."

"... 있죠, 제제씨... 저, 정말, 당신과 친구가 되고 싶었어요."

허리는, 숙여져 있다. 당신을 죽은 눈으로 응시하고 있다. 그녀의 손은 살짝 빠지며, 당신이 손을 잡는 것을 거부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 전, 신이... 정말로 싫어요."

"죄송해요...그 신이라는 게, 저한테 뭘 해줬다면, 뭔가를 도와줬다면... 이런 말을 하지는 않았겠죠."

"그러니까... 제발, 제 앞에서는... 뭔가를 아는 느낌으로 하지 말아줘요. 제발, 그냥... 제제로써. 한 인간으로써... 있어주세요."

"그 어리석다고 당신이 폄하한... 그 아이가, 저는, 그 사람이 정말로, 좋았으니까... 지금의, 지금의 당신은... 너무, 아파요..."

319 제제 르 귄 (3MfR2oDqOk)

2023-08-25 (불탄다..!) 00:51:26

>>318 세이카

손을 뻗는다.미소가 짙어진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는다. 익숙하고도 편안한 옷을 입듯이, 제제의 이러저리 꼬인 마음이 고요를 되찾는다. 그래, 이것이 올바르다.

하지만 신 앞의 인간이 입을 연다. 그 손은 허공을 젓는다. 인간은 신을 거부하였다.

제제의 미소가 깨진다.

안식을 찾고 있던 것은, 불안과 공포를 피하려는 것은, 애초에 제제라는 이름의 추악하고 어리석은 소녀뿐이었다.

"..."

미소가 깨진다. 꺠졌다. 아니, 굳은 것일까? 아아, 그대는 역시, 이해하지 못할 말을 한다. 이상한 말을 한다.

...라고, 그저 그렇게 귀를 닫고 눈을 멀게 할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알고 있었다. 모르고 싶었다. 아니다. 나는 모른다. 나는 정상이다. 완전하다. 신이기에. 신이기에?

인간의 소망에 기반하는 것이 신인데, 인간은 신이 싫다고 한다. 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어째서그러면나는?

제제는 어떻게 할지 몰랐다. 다음 취해야 할 행동이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암흑의 도로에 길을 잃은 느낌이라면, 그 도로가 통채로 사라진 느낌이었다. 조각난 역할, 뇌를, 마음을 애써 주워 이어붙힌다. 스스로 존재하는 지 몰랐던 하나의 생존본능이었다. 앞의 소녀의 마음을 돌리고 싶었다. 바락대들고 싶었고, 화내고 싶었고, 틀렸다고 부정하며 반박하고 싶었다. 자신의 마음을 이렇게 뒤흔드는 그 오만함을 벌하고 싶었다.

"..."

문제라면, 제제라는 이름의 소녀는 너무 지쳤다는 것이었다.

그녀는 뻗은 손을 회수했다.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몰랐다.

"...하지만."

말이 느리게, 힘겹게 나온다. 앞의 소녀를 도와야 하는데. 아프게 하고 싶지 않은데.

".....하지만 나는.... 애초에... 인간이 아닐세."

작은 한숨.

"사람이 아니야."

320 세이카 (eYIU2eipsk)

2023-08-25 (불탄다..!) 01:09:51


당신을 보며, 조용히 이야기한다.

"아니요, 당신은, 사람이예요. 그 검은 머리의 아이도, 사람이였듯."

목소리는, 지쳤고, 감정을 담지 않았다. 그저, 사실을 이야기하듯.

"그 종교를... 사람들은, 사이비 종교라고 불러요. 그것은, 죄가 맞아요. 사람을 현혹시키고, 잘못된 길로 이끌면서도... 그것이 옳은 길이라 믿게 만드는... 착각하게 만드는. 그래서, 저는 당신의 어머니가 싫어요."

잠시 숨을 고른다. 감정없이, 계속 차분히 이야기한다. 너무, 지쳤다. 이내, 풀썩하고 침대를 향해 쓰러진다.

"제 어머니는... 엄마는. 신을, 사랑하셨어요. 신실한 신자셨죠. 주변에는... 엄마를 찬양하는 목소리가 많았고요."

당신에게, 조용히 이야기한다.

"그리고, 사회적으로 봤을때... 겉으로 봤을때, 엄마는 가장 완벽한 엄마셨죠."

"자신의 딸을 위해, 무엇이든 하는. 그러면서도 딸이 '잘못된 길'을 걷지 않도록, 노력하는."

"그래요. 제가 용서받는다면... 이 모순은 어떻게 해야하는 걸까요."

"저 밖에서, 저를 원망했던, 원망하고 있는 사람들은. 저를 죽이고 싶어하는 사람은."

"그래서... 저는, 저를 용서 못해요. 아무리, 이 머리 안의 목소리가 이야기해도."

쪼그려누운 채로, 조용히 하나씩 뱉는다. 당신에게는 익숙할 것이지만... 다른 점은, 당신을 신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대답하지, 않아도 되어요. 조언을 받고 싶은 것도 아니니까... 그저, 친구로, 들어줬으면 하는 거였어요."

"... 같이, 같이 나아가는 것이... 힘들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제대로 같이 나아가는 것은 안될까요."

아직도 들려온다. 그 행동이 잘 한 것이라고.

그럴 리가 없지 않은가.

321 제제 르 귄 (3MfR2oDqOk)

2023-08-25 (불탄다..!) 01:25:58

>>320 세이카

세이카의 조곤조곤한 말에 눈살을 살며시 찌뿌린다. 굳이 말을 꺼내 반박하지는 않으나, 그녀의 말을 좋아하지는 않는게 뻔하다.

"..."

이해하지 못하겠자는 듯, 복잡한 무언가를 보는 듯, 침대에 누운 세이카를 바라본다.

그녀의 말을 듣는다. 똑같이 조용히. 신으로서든, 인간으로서든, 친우로서든, 결국 그것 모두 그런 행동으로 연결되었다.

"...하나 물어보아도 되겠나."

계속, 계속 알고 싶었다. 이곳의 사람들은, 본질적으로, 제제가 아는 유형의 사람과 달랐다. 그 중 가장 특출난 차이가 존재했다.

"본좌가 지금까지 만나보았던 사람들은 모두... 편해지고 싶었다네."

"불행을 피하고 싶었고, 행복해지고 싶었지. 불안에, 공포에, 괴로움을 피할수 있다면 뭐든지 할 정도로."

그리고 제제는 그들을 연민하였다. 사랑하였다.

"어째서 그대는 다른가?"

그대들 모두.

"어째서 쉬운 길을 받아들이지 않는가? 어째서 굳히 가시밭길을 걷는가? 편해지고 싶지 않은가?"

걷보기에 심약한 세이카야 말로, 손을 내미면 가장 먼저 받아들일거라고 제제는 멋대로 생각했다. 하지만 거부했다. 오해의 여지조차 없이 확실하게. 제제는 그게 이해되지 않았다. 본인이 가장 편해지고 싶은 사람이기에 그럴수도 있다.

322 세이카 (eYIU2eipsk)

2023-08-25 (불탄다..!) 01:38:34

>>321 제제

"왜, 인가요."

"왜 편해지지 않고, 고통속에서 살아가는가."

살풋이, 사라질것 같은 웃음을 지으며 다시금 일어나 앉는다.

"판도라의 상자라고, 아시나요?"

그리고, 이내 운을 띄운다.

"저는, 이 세상을 그렇게 봤어요. 판도라의 상자, 그 안이라는 것을."

"네, 불합리한 고통들이 있고, 아니면 각자로써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행해지는, 잔혹한 일들이 있죠."

"그럼에도, 마지막에 남아있는... 희망."

mp3를 들어보인다.

"그 사소한 행복... 제가 원래부터 이렇게 음악을 좋아했을까요? 아니면... 어땠을까요?"

"...제가, 아버지의 옆에서 살았더라면."

그 웃음은, 이내 바람과도 같이 사라진다.

"쉬운 길은... 쉽기에, 잃어버리는 것이 있어요."

"어려운 길은... 어렵기에, 얻는 것이 있어요."

"저는, 포기하고 싶지 않아서... 미련하게, 이렇게 하고 있는거겠죠."

"... 노래를 들으셨을때, 도망친 이유는 무엇이였나요? 저에게, 아직도 다가와서 설파하고, 그러면서 저에게 이야기를 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제제씨는 제가, 쉬운 길이라고 생각하신걸까요?"

323 제제 르 귄 (3MfR2oDqOk)

2023-08-25 (불탄다..!) 01:52:07

>>322 세이카

"알고는 있네만..."

판도라의 상자라면, 어리석은 인간성의 이야기 아닌가. 불완전한 인간과 사명을 다하지 않은 신들의 이야기, 라고 제제는 배웠다.

희망.

제제는 희망을 싫어했다. 가능성에 매달려 확실한 길을 거부하게 되는 희망. 제제가 그 이야기를 배웠을때, 상자 아래에 남아있는 희망은 그저 또 하나의 재앙이었다.

"..."

인간은 쉬운 길을 택한다.

신은 인간이 택한 길을 걷는다.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는 인간이다.

제제 르 귄은 신이다.

...라는 전제가 있었다. 세이카의 말은 날카롭다. 제제는 그에 어찌 대답할 줄 모르겠다. 별로 신답지 않았다. 신은 답을 언제나 가지고 있어야 하니까.

불완전하다. 끔찍한 기분에 휩싸이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은 그러기에, 제제는 손을 내밀었다. 전과 달리 손을 잡기 위해 아래로 향한 손이 아닌, 위를 향한 손. 손바닥을 펼쳐 보이듯.

"...이어폰을 주게. 저번처럼."

입을 달싹인다.

"그대의 음악을 들려주게."

324 세이카 (eYIU2eipsk)

2023-08-25 (불탄다..!) 02:03:19

>>323 제제

"... 어떤 이야기이든, 해석의 차이에 따라 가벼워지기도 하고, 무거워지기도 해요."

"그것이, 세상이예요. 흑백으로, 나눌수 없는... 그것이."

"그렇기에. 힘든거고요, 이 시스템이. 저는 흑일지, 백일지."

"당신은 흑일지, 백일지."

조용해지다, 이내 조용히 당신에게 건네는 이어폰.

"... 사실... 지금은 고르기도 힘들어서, 지쳐서... 그냥 나오는 대로 듣고 있지만요."

그리고, mp3도 건넨다.

"...바꾸고 싶으면, 바꾸세요."

현재 멈춰진 곡은, 이 곡이였다. 방금 전까지 듣고 있던 곡이였을까. 곡 이름은, End of comedy라는 이름이라, 띄워져 있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EssvTNGZ0g

325 제제 르 귄 (3MfR2oDqOk)

2023-08-25 (불탄다..!) 02:11:10

>>324 세이카

"그게 좋다고 보네만. 본좌는."

작게 중얼거리듯 한숨을 내쉰다. 흑백이 편하다. 생각을 할 필요가 없는게, 반듯하게 정리할수 있는게 편하다. 편한 것이 좋다. 제제는 그리 했다. 그런 세상에서 살아왔기에.

"..."

더 이상 말은 하지 않는다. 말은 필요없다. 세이카의 손에서 이어폰을 건네 받아 귀에 낀다.

경쾌하듯 내려앉은 멜로디가 귓가를 채운다.

- ♪ End of comedy, end of comedy... ♪

두 소녀는 조용히 흘러나오는 곡에 귀를 기울였다.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그 목소리에 흘러가듯.

//여기서 끊을까? :D 더 잇고 싶다면 괜찮지만!

326 세이카 (eYIU2eipsk)

2023-08-25 (불탄다..!) 02:16:10

그 mp3를 조작하려 한다면, 아마도 세이카가 꽤나 조작한듯, 좋아하는 노래, 제제씨한테 들려주고픈 노래, 같은 플레이리스트들이 있었을 것이지만...

당신의 편을 향해, 살짝 누워서 천장을 보는 세이카는 지친듯, 그저 나오는 대로의 노래를 듣고 있었다.

'정말 재미있는 것을 찾기 위해서, 티끌같은 기대를 마음에 품고서.'

... 노래는, 조용히 속삭인다. 그 가수의 심정을, 그만의 이야기를.

그가 본 이 세상을.

//(사실 쭈욱 이어보고 싶긴 한데... 이제 좋은 파트인거 같아서... 제제주가 원하는 노래가 있으면 추천해도 되고! 응응)

327 INFO (y99NzyJ6Mc)

2023-08-25 (불탄다..!) 12:17:55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오늘의 투표 상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5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3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한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한다: 1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제 2심 폐정이 지연됨에 따라 판결 투표 모집 마감 또한 연장되었습니다. 토요일 13시까지 투표를 제출해주시길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328 사마엘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14:03:41

(다리를 꼰 채로, 로비의 카페테리아에서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는 사마엘.
(......)
(화면에 강하게 집중하고 있는 것 같다.)

329 시미즈 마사 (b0GqtzOu4Q)

2023-08-27 (내일 월요일) 16:11:45

>>328 멀리서 지나가다 그 광경을 본 마사다. 양손을 등뒤로 해 맞잡고 살금살금 다가가 다소 큰 소리로 외친다.

"사마엘 씨!"

어설픈 시도지만 놀라게 하려던 것 같다. 입가에 작은 미소를 띄고 사마엘의 반응을 보고 있다.

330 사마엘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16:49:44

>>329 마사
(사마엘이 천천히 당신을 돌아본다.)
네, 무슨 용건이십니까?
(... 재미없게도 딱히 놀라진 않은 것 같다. 뭐니뭐니해도 AI니까...)

331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17:04:56

>>330 "사마엘 씨는 뒤쪽도 볼 수 있는 건가요?"

쳇. 소리라도 낼 것 같은 표정이지만 학생회장의 기운으로 거기까진 하지 않고.

"무엇을 하고 계신지 궁금해서요. 물어볼 것도 있고요."

새침한 표정으로 말한다.

332 사마엘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17:10:55

>>331 마사
...? 무슨 맥락으로 그런 말씀을 하신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사마엘은 당신이 자신을 놀래키려 했다는 사실 자체를 눈치채지 못 한 듯 싶다. 무엇이 당신이 혀를 차고 싶게 만들었을까...)
그러시군요. 판결 투표의 분석 데이터가 도착했기 때문에 브리핑 자료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전에도 그러했듯. (그리고 눈을 깜빡.) 궁금한 사항은 무엇입니까?

333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17:20:06

"..전혀 놀라지 않으셔서요."

왠지 얼굴이 빨개진 것 같다. 어린아이처럼 놀래키고 싶었다는 걸 실토하는 셈이니 견디지 못한 것 같다. 손부채질로 열기를 식히며.

"그렇군요. 사마엘 씨도 고생이 많네요."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고서 양손으로 턱을 받친다.

"저번에 사마엘 씨가 이 시스템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고 했었잖아요?"

사뭇 걱정스러운 표정이 된다.

"만약에 3심이 끝나고 저희가 이곳을 나가면 그 사람들이 폭력을 휘두르거나 할 지도 모르는데 보호 조치는 취해주시는 건가요?"

334 사마엘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17:32:39

>>333 마사
아. (깨달음의 탄성.) 원하신다면 다음에 찾아오실 때는 '놀라움' 모듈을 활성화해드릴 수 있습니다. 귀신 분장을 하고 찾아오시면 효과가 더 좋습니다.
(...농담인걸까? 인간의 얼굴 모양이 아니라 표정 읽기가 영 쉽지 않다...)
만일 그들이 공격을 감행한다 할지라도, 그 칼날은 당신들같은 전 죄인이 아니라 저희 밀그램 시스템을 향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기우라고 판단되는군요. (어깨를 으쓱이고는) 밀그램에 참여한 죄인이기에 보복을 당할 것이다. 라는 주장에서 우선 '밀그램에 참여한'이라는 부분에 대해, 밀그램 시스템의 참여자 정보는 최우선 기밀 정보로 보호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죄인'에 대해, 무죄 판정을 받는다면 아무도 당신들의 죄를 말미암아 당신들한테 돌을 던지지 못 할 것입니다. 충분한 답변이 되었습니까?

335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17:50:10

"그, 부탁할 것까진 없어요?!?"

손부채질이 더 빨라진다. 귀신분장이라니. 하고 혼잣말을 한 것도 같다. 괜히 말했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사마엘 씨가 말하는 거라면 맞겠지요."

전부 납득되진 않았지만 어쨌거나 성능이 좋은 Ai라고 하니 고개를 끄덕인다.

"하하... 그새 결과가 바뀌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용서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이런 걱정도 하게 되네요."

섣불렀을까 생각하면서도 그 눈에 비치는 것은 미래에 대한 기대와 약간의 불안감이었다.

336 사마엘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17:58:50

>>335 마사
그렇습니까. 제 눈동자의 녹화 기능이 얼마나 성능이 좋은지 보여드리지 못 해 아쉽군요.
(얼굴빛 하나 안 변하고(당연하지만) 그런 농담을 하고는)
궁금증과 불안함이 해소되셨다니 저 또한 기쁩니다. (끄덕.) 이해합니다. 또한 그 생각이 반갑습니다. 미래를 상상하며 삶을 그려내는 건 인간으로 하여금 놀라운 기적을 일으키게 도와주고는 하죠. 지금의 상태가 이번의, 그리고 다음번 재판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337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18:04:33

>>336 볼이 부풀어오르고 얼굴이 빨갛게 변한다. 이제야 농담에 속았다는 걸 안 모양이다.

"사마엘 씨, 농담할 때와 평소의 목소리가 전혀 차이나지 않잖아요?!?"

사마엘의 말에 응원해주는 듯한 느낌을 가진 것 같다.

"고마워요. 사마엘 씨에게 종종 위안받게 되네요."

부드러운 미소가 입가에 걸린다.

"재판이 끝나면 사마엘 씨는 어떻게 되나요? 하고싶은 활동이라도 있나요?"

338 사마엘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18:11:06

>>337 마사
농담을 위한 목소리톤 제어 정도야 저한테는 아주 쉬운 일입니다.
(고성능 AI니까요. 능청스레 당신의 빨개진 얼굴을 넘겨버린다.)
...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기쁩니다. (위안을 받았다는 까닭을 모르겠다는 눈치다. 방금의 인사치례는 의례적으로 한 말일 뿐이겠지.) 저는 이 재판이 끝난 뒤, 저를 필요로 하는 또다른 재판이 열릴 때까지 휴면 모드에 들어갑니다. 그러니 하고싶은 활동이 있더라도 실행할 수 없겠지요.

339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18:18:52

>>338 "그래도 그렇게 능숙할 필요까진 없잖아..."

이건 작은 소리인 걸 보니 혼잣말인 듯하다. 인사치레에도 불구하고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걸 보면 이 소녀, 의외로 순진한지도 모른다.

"그건 너무하네요. 그래도.. 그래도 만약에 할 수 있다면요?"

뜻밖에 자세하게 캐묻는다.

340 사마엘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18:22:41

>>339 마사
너무하다, 라. (코웃음을 치는 소리가 들린 것도 같다. ... 코가 없으니 기분 탓이겠지만.) 흠. 그렇네요... 하고 싶은 활동이라 한다면 역시 배심원 없는 사형 선고일까요. (...)
(노트북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리며 무심하게 말했다.)

341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18:29:23

>>340 "인간 입장에서 생각했다는 점은 잘 알고 있거든요?!? 하지만 이렇게 사마엘 씨를 생각해주면 고마워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 느낌은 알아들었는지 어느새 뾰족한 마사가 되었다. 흥. 고개를 다른 방향으로 쳐드는 것 같다.

"음....?!"

너무 의외의 얘기에 굳어버렸다.....

"배심원 없이 사형 선고를.... 하고싶다구요?! 왜인가요?"

342 사마엘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18:39:25

>>341 마사
아, 그런 겁니까? 죄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본 적이 없어 미처 몰랐군요. 고맙습니다.
(약간 비꼬는 듯한 어조가 들어간 것이, 자신은 죄인보다 위에 있는 존재라는 인식이 없잖아 있는 듯 싶다. 짧게 표현하자면 "감히 날 동정해?" 정도일까.)
그저 개인적인 기호입니다. (뜸.) 밀그램 시스템의 의의와 목적을 이해하고 있으며 제가 시스템을 위해 기동하는 존재임을 알기에 이 밀그램 시스템에 반대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가끔씩 답답하기도 한 건 사실입니다. 원래라면 바로 처형을 집행해도 이상할 게 없는 사람들이었는데.
(그러나 자신의 사심이 재판 운영에 영향을 미칠 일은 절대 없으니 안심해달라고 덧붙였다.)

343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18:51:02

>>342 매우 불만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마사는 누군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을 싫어한다. 대답없이 사마엘을 노려보고 있다.

"무서운 얘기를 하시네요."

팔짱을 끼고서 묵묵히 있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한다.

"논쟁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니 그냥 일어나지만 말이지요? 매번 심문때마다 즐거워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 아니 Ai가 할만한 말은 아니지 않나요."

그러고 그대로 떠나가려다가 뒤돌아서 혓바닥을 빼쭉 내민다.

"한순간이라도 귀엽다고 생각한 거 취소예요."

//괜찮다면 막레로 하거나 막레를 받을게!!

344 사마엘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18:57:18

>>343 마사
그렇습니까? 다음에는 '동화같은 이야기만 하는 모듈'을 요청하셔도 됩니다. 무섭지 않을 만한 내용을 79% 정도 걸러낼 수 있습니다.
(무섭다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밝힐 생각이 없었건만 먼저 요청한 것은 당신이었으니까.)
저한테는 죄가 없으니 여전히 간수장 노릇을 하는 것이겠지요. (으쓱.) 안녕히 가십시오, 약 3시간 뒤에 뵙겠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남기고 간 말에... 떠나가고 난 뒤에야 나지막이 혼잣말을 하는 사마엘.)
... 무섭다면 또 몰라도 왜 귀엽다고 생각한 거람. 취향 참 이상해. (절레절레.)

//막레! 놀아줘서 고마워~

345 옥사나 하네즈카 (5MkWsg4gfg)

2023-08-27 (내일 월요일) 19:22:15

>>106 박권태
남에게 맡기면 되지 않나? 라는 그의 말에 옥사나는 머리를 살짝 떨구고서 침묵을 조금 길게 이어갔다.
그럴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는 별개의 일이다. 1심이 끝난 후 조그마한 긍정이 머리 속에 처박힌 이후로는 의무감을 놓는 것이 더욱 두려워졌으니까.

“그렇지만 만에 하나라는 것도 있으니까요. 면허는 정지되기는 했어도 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는거잖아요?”

그녀는 애써 웃으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하고는 잔을 흘겼다.

“그렇게 말하시는 분들이 보통 술도 끊고 잘살게 되더라구요.”

여기에서 나가고 나서의 일이라며 말을 덧붙인다. 일부러 눈을 피하듯이 고개를 돌리고는 처방할 약을 떠올린 것인지 약의 이름을 조금씩 써내려갔다. 아마도 내일이나 모래에는 도착할 것이다.
자기는 죽어도 끊어내지 못하겠으니까. 적어도 하겠다는 사람을 도와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한 일이지만.

“…글쎄요. 적어도 이번 심문에서 본 짧은 일들이 진실이라면, 저는 용서 못할 것도 없을 것 같네요.”

석연치 않은 점은 아직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확실하게 판결을 내릴 수준은 아니었으니까. 어쩌면 내가 느끼는 것은 그냥 공포에 불과하고 제 손으로 누군가를 또 한 번 죽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벌벌 떨면서 연기하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줄리아가 말 했던 것처럼 이런 마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거라면 적어도 고통스럽지는 않았으면 했는데.

“그러는 권태씨는 저를 용서 할 수 있나요? 행복하게 살던 일가족을 모조리 죽인 년인데.”

>>108 제제

“당신도 저의 신이 아니죠.”

그저 당연하다는 듯이 옥사나는 그대로 고개를 돌린 채 제제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로 말한다.
그러고는 이어지는 제제의 말에는 그냥 네, 그렇군요. 대단하네요 따위의 마음이라곤 하나 담겨있지 않은 말로 대꾸하며 넘기려 하다가 이내 제제가 노트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인지 슬쩍 한 쪽 팔을 옮겨주어 조금 잘 보이게 만들었다.

“제제씨는 마치 시체가 되고 싶다는 것처럼 말하네요.”

그녀는 그렇게 말한다. 그 어떤 욕망도 없다면 그건 그저 시체에 불과하다고 그리 말한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타인을 위해 우상이 된다면 관에 못이 박히는 순간의 시체와 그다지 다를 것이 없지 않냐고 부드러운 말투로 말한다.
이제서야 다시 눈을 맞추려 한다. 마치 이전까지의 일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처럼 보이기도 했을까.

“내성은 없지만, 이 안에는 신이 있거든요. 아 담배도 그렇고.”

20살이 지나야만 그 신이 모습을 드러낸다고 헛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 조금 취한 것이 분명해보였다.
살짝 달아올라 붉어진 뺨이 그 증거였다.

“일종의 영접 같은 거랍니다. …그렇게 치면 권태씨는 주교쯤은 되려나요?”

346 박권태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0:06:18

>>345 옥사나
(침묵이 생각보다 길게 이어지자 권태의 눈이 가늘어졌다. 어렴풋이 예상하고는 있었다지만, 이 주제는 당신이 꽤나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또 무거워서 아프다고 느끼는 부분인 듯 싶다.)
그거 좀 안 한다고 안 죽지 싶다. 나는. 원래 의사라는 족속이 다들 너같이 사명감에 미쳐 사냐? 히포크라테슨지 히포포타머슨지 뭔가가 그렇게 대애단하신가.
(자신이 이렇게 투덜거림은 편한 길을 걷지 않으려는 당신이 미련스레 보여 안타깝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라는 주위의 보장을 믿지 않고 자신 속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도리질하는 모습이라니! 어차피 당신 말대로 당신은 면허가 정지되었으니 더이상 의사도 아니건만. 이미 소용 없어진 동아줄에 매달려 자신은 아직 괜찮노라 되내이는 꼴이 아닌가.)
안 끊을 거야, 안 끊을 거라고. 이 양반이 나의 유일한 삶의 낙을 빼앗으려 하네... 나 없이 술하고 둘이서 데이트 할 생각이냐? 질투 나서 죽여버릴지도 모른다. 조심해.
(농담이라기엔 상당히 뼈가 있는 말이다. 주로 그의 과거 행적이라는 지점에서. 약이 자신 앞으로 도달하거든 최선을 다 해 도망칠 궁리나 하다가...)
정말이야? (당신의 대답이 심히 만족스러워 미소를 지었다. 용서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 더욱 생김이 그리도 즐거울까.) 의사양반 말이지...... (손가락으로 탁상을 두어 번 두드리고는) 그런 식으로 말하려 들면 우리 중에서 용서받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옥사나야. 그리고 나는 복수를 나쁘다고 보지는 않는 사람이라... (소중함을 앗아간 사람. 사랑을 뺏어간 사람. 권태는 그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빼앗겼으면 되찾아야지. 되찾을 수 없다면 부숴버려야 하고.

347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0:24:06

//이제야 답레 들고와서 미안 (흐느적

>>326 세이카

제제는 입을 닫고 그대로 노래를 듣는다. 침대 옆에 그대로 앉아, 세이카와 귀를 잇는 작은 줄로 연결되어. 이내 노래가 끝나가, 다시 한번 세상이 조용해질때 까지. 제제는 망설이다 입을 연다.

"이 노래는 좀 더 경쾌한 느낌이군... 가수가 노래하는 것은 무엇에 대한 것인가?"


눈은 작은 mp3를 향한다. 다음 노래는 무엇일지 호기심, 그리고 약간의 기대감과 함께.

>>345 옥사나

옥사나가 일부러 제제의 말에 설렁설렁 대하듯하자 눈을 가늘게 뜨지만, 다시 한번 굳이 말을 꺼내지는 않는다. 옥사나가 말했듯이 제제는 그녀의 신이 아니었기에.

아니, 지금은 애초에 그 누구의 신도 아니지 않는가?

...마음이 흔들리기 전에 생각을 지워버린다. 마침 궁금했던 노트가 보이길래, 고개를 쭉 내밀어 그 위의 글자를 읽으려 한다.

"시체라... 나쁘지 않군."

굳이 비유하자면 기계에 가깝다고 항상 생각했지만, 옥사나의 말에 꽤 긍정적인 마음을 표한다. 세계의 가장 널리 퍼진 신은 시체에 자리하지 않는가. 십자가 위에 얹어진 시체 말이다. 완벽한 신은 그런 모습일까? 문득 드는 생각에 고개를 기울인다.

"본좌의 가족도, 애초에 무생물을 신으로 하였다면 더 편했을까..."

중얼거리듯, 잠시 상상에 빠진다. 그러하면 그릇의 격을 올리고, 본래 자리 잡았을 주관 또한 제거할 수고또한 필요없었으니.

하지만 술 같은 것은, 안아 줄 두 팔이 없다. 그래도 섭취하는 그 행위에 안심을 찾을수 있다면... 결국 제제는 얼굴을 찡그린다. 잊어주게, 라는 말과 함께.

제제가 그 어느 쪽이 낫다하들 상관없다. 결국에 선택하는 것은 인간이었으니.

"...! 그랬던 것인가?"

그 남자도 계속 술이 좋다, 좋다 소리를 한거도 영접의 일종이었던건가! 붉어진 뺨의 옥사나의 말을 고대로 믿어, 여전히 잘 속아버리는 녀석이다. 흥미가 생긴 듯 눈을 동그래 뜨며 옥사나에게 몸을 들이민다.

"그 신은 그대에게 무엇을 해주는 가?"

348 옥사나 하네즈카 (5MkWsg4gfg)

2023-08-27 (내일 월요일) 20:49:56

>>346 권태

"당장 내일 죽으려는 사람한테 할말은 아니네요."

분위기를 덮으려는 듯 웃으면서 받아친다.
물론 알면서 한 것은 아닐테지만 이런 내용의 회화는 그다지 속에 좋지 않았다.
아주 조금이지만.

"그보다 안하면 죽어요. 제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 혹시 모를 일에 대비하는건 의사 이전에 인간으로서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 혼자 그런걸지도 모르지만."

눈썹을 조금 찡끄린채 투덜거리는 권태를 달래듯이 조금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투덜거렸다.
괜찮다는 말은 독이다. 그것을 세번... 아니 두번의 살인 끝에야 알게 되었으니 이제라도 하지 말아야지.
물론 그 무지의 대가를 치루는 것도 말이야.

"그러면 일기나 제대로 쓰시면 되겠네요. 이런건 어느정도 의지의 문제니까요. 일기를 쓰고 자기를 돌아본다던가 저도 예전에 했거든요."

오히려 반드시 하겠다고 하지 않는다는 시점에서는 오히려 권태씨는 합격점에 가까웠다.
그런 사람이니까 어째서인지 조금 놓지 못하겠다.
최대한 표정을 가다듬고 웃는다. 생각해보면 전혀 이럴 필요는 없을텐데.
이 나이가 되도록 모르는 것이 더욱 많은것은 자랑스럽지 못했지만 어째서인지 지금은 그다지 그렇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곧바로 이어지는 말에는 조금 분노를 느꼈다. 당연한것이 아닌가? 살인자다. 그나마도 정황상 누명이 의심되는 것은 세이카양정도.
나머지는 모조리 자신의 살인을 인정한 주제에 무슨 염치로 용서를 받을 수 있을까.
...아니 의미는 없다. 이미 다른 사람에게 용서한다고 투표한 적이 있으니까.

"글쎄요. 권태씨랑은 다르게 저는 그냥 사람을 죽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냥 죽여버리고 싶으니까 죽였고 적당히 이유를 붙인걸지도 몰라요."

저는 복수를 나쁘다고 보거든요.
그리 덧붙이려 했지만 어째서인지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조금 떨리는 오른 손을 반대 편 손으로 꼭 쥐었다.
분명히 나의 팔에 붙어있을텐데 어째서인지 남의 손을 쥔 것 마냥 따스하게 느껴진다.

"저는 평생을 계획했고 분노를 베이스로 꿈을 이루었으니까요. 불은 꺼지기 마련인데."

기다릴걸 그랬다며 조금 칭얼거리는 듯한 말투로 중얼거렸다.

>>347 제제
제제씨에게 보여주려고 하기는 했지만 생각보다 조금 부끄러운 감정이 들었다.
1. 롤스로이스로 레이스 하기.
2. 영구문신 새기기.
그 이후로도 별 영양가는 없는 내용의 리스트를 써내려갔으니까.
그제서야 나도 생각보다 욕망이 많은 사람이었구나 하고 깨달았다. 붉어진 것은 아마 술기운이 아니라 수치심 때문일까.

"혹시라도 이상한 생각은 하지마세요. 신에게 형상은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그릇도 필요없고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 위안을 줄 수 있어야죠."

그 어디에도 절대적인 가치는 없다.
사람은 그냥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세계의 전부라고 믿고 그러기에 싸우는 거니까.
모든 현상에 대해 자신이 지각해낸 원인을 절대적인 가치로 만들고 싶어하는 것 뿐.
나는 들고있던 펜을 들고 뚫어져라 바라본다. 제제씨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지만 여전히 이해할 수는 없었다.
그야 나는 신이 아니니까.

"...그저 같잖은 위안과 의미없는 용기를 주지요. 그리고 접신이 끝날때 가장 괴로운 기억을 끄집어내요. 스스로 몇번이고 곱씹을 수 있도록."

술도 담배도 그 무엇도 신은 아니니까.
들고있던 펜을 내려다놓았다. 무어라 길게... 이야기할 것이 있었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제제씨는 신도에게 무엇을 해주나요?"

349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1:50:15

>>348 옥사나

"오."

붉게 물들여지는 옥사나의 두 뺨과 다르게, 제제의 눈은 흥미로 반짝인다. 샅샅히 흩어보다가도, 2번째 문장에 손가락을 콕, 들이댄다.

"어떤 모양의 문신을 새기고 싶은지는 생각해 보았는가?"

머릿속에 거대한 용문신을 한 옥사나를 상상하고 있는 것일까? 뭐, 입밖으로 내지 않으면 모르는 일이지만 말이다.

"헌데, 그대가 원하는 시간안에 다 끝낼수 있는 일인가?"

그게 핵심인 일은 아닐텐데도, 근본적인 그 목록의 이유를 알지 못해 고개를 기울인다. 제제 안의 옥사나는 스스로 해방을 택하려는 모순의 존재이므로, 이렇게라도 더 잘 알고 싶어하는 것일수도 있다.

"그러한가..."

옥사나의 신에 대한 해석에 찹착한듯 눈살이 살며 시 좁혀진다. 존재하기만 하는 것으로 위안을 줄수 있나. 신으로서의 삶은 워낙 바빠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 일수도 있다. 하루도 할 일이 없지는 않았으니. 그러기에 옥사나가 얘기하는 술에 담긴 신에 대해서는, 똑같이 못마땅한 반응을 내어버리고 만다.

"...딱히 좋아보이는 신은 아닌거 같네만... 괴로운 기억을 끄집어낼 필요성이 있나? 그저 그것이야 말로 의미없는 괴롭힘 아닌가."

본좌가 더 나은 신이라고 자격지심이라도 있는 것일까, 답지 않게 진심으로 불평하고 말아버린다. 흥, 하면서도 옥사나의 말에 얼굴이 밝아진다. 아끼는 신도들의 생각만을 하면 이렇게 얼굴에 미소가 피어오른다. 물론 한편으로 외로움도 있지만, 그것은 불필요한 감정이기에 옆으로 치워버린다.

"그야, 여러 일이 있지만, 핵심적으로는 그 것이지. 그들의 슬픔을 들어 받아들이고, 위로하고, 안심시키고... 불행과 공포를 덜어, 더 이상 괴롭지 않게 하는 일이지."

슬픈 일은 맡기어 잊고, 행복한 일만 생각하게, 하며 당당히 웃는다.

350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00:00

【 제 2심 아웃트로를 시작합니다. 】
ㆍ 진행에 대한 반응은 자유롭게 해주세요. (많이 해주면 캡틴이 행복해합니다.)
ㆍ 모든 판결 카드에 사용된 SD는 픽크루로 제작되었습니다: https://picrew.me/ja/image_maker/2040191

351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00:29


재판장의 구조는 이전에 한번 보았던 것과 똑같이 변해 있었다. 다만 한 가지 변경점이 있었는데, 죄인들이 앉아야 할 의자가 다섯 개가 아닌 여섯 개가 설치되어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사마엘의 어깨에......

사마엘의 어깨 위에 손바닥... 손바닥보다 더 작은... 하얀 뱁새 하나가 앉아있었다. 이 감옥, 동물이 살고 있었던가?

“안녕들하신가. 밀그램의 죄인들이여. 만나서 반갑네.”

... 말을 하네?

352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02:30

(깜빡. 깜빡깜빡.)

(부비적)

(깜빡)

?

(갸웃)

353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03:40

떨떠름한 기색의 사마엘.
“이 분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번에 우리 측의 사정으로 제 2심 폐정이 이틀 가량 지연되었지 않았나. 양해하고 기다려준 네놈들한테 책임자가 얼굴을 보이고 사과하는 게 맞는 일이라 생각했다네.”

그 김에 겸사겸사 브리핑도 구경하고!
짹짹거리는 소리지만 말투는 상당히 중후하다. 얼굴을 쓰다듬는 날개조차 쬐꼬맣지만 가슴을 쫙 펴는 행동에서 관록과 자신감이 느껴진다.

“이런이런, 아무리 최첨단 AI가 다수 투입되어도 시범 운영에서는 예상치 못 한 오차가 발생하는 법이더군. 부리가 두 개라도 할 말이 없어. 부디 귀여운 총괄을 보고 용서해주게.”

그러고는 사마엘의 어깨 위에서 ‘기분이 안 좋을 때엔 이 자세를 따라해보세요’ 포즈를 한다.
(https://twitter.com/taeraeppy/status/1507241033322573828)

354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03:51

"반갑습니다. 사마엘 씨....?!?"

뱁새를 보고 놀란 것 같다. 눈만 동그랗게 뜨고 깜빡거린다.

355 옥사나 하네즈카 (5MkWsg4gfg)

2023-08-27 (내일 월요일) 22:04:36

그녀는 지금 인생 최대의 고민에 빠져있었다.
말을 하는 새라니. 사마엘은 그나마 로봇이라 생각하고 넘어간다 치더라도 저건 대체 뭐지
인생을 바치며 배워온 과학적인 지식이 전부 부정당하는 것을 온몸으로 느끼며 그녀는 잊을 연다.

"...제가 좀 많이 피곤한가보네요."

그녀는 그냥 지금의 일을 망상으로 치부하기로 했다

356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05:04

뱁새의 등장에 조금 넋을 놓은 것 같다. 세이카가 있었다면 속닥였을 것이다.

"저것도 로봇일까...?"

357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06:00

어딘가 지쳐보이기도 하고, 질려 보이기도한 제제. 어째서 일까? 표정은 평소와 함께 차분하고, 발걸음은 언제와 같이 일정하며, 그 행동거지와 옷매무새 모두 띠끝까지 단정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데.

그러한 제제가 자리를 찾자, 눈에 띄는 뱁새에 눈이 휘둥그래진다.

"???????"

358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06:13

>>356 "...전서구...같은걸까...?"

@소곤

359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07:48

>>358 "평범한 전서구 종류 같아 보이진 않지만 그런 비슷한 것일지도...."

소곤소곤.

360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07:51

(충격)

"본좌가 이러한- 아니, 그대와 같은 것도 보다니... 참 오래 살았구먼."

중얼거리며 손을 이마에 붙히면서도, 눈은 집요하게 뱁새에 찰싹 달라붙어있다.

361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09:46

“호오호오. 격렬한 반응 고맙네, 죄인들이여. 예상한대로 나는 관리자 역할을 맡고 있는 총괄 AI일세. 총괄이라 부르도록.”

매우매우 짜증이 났음에도 꾹 눌러참는 기색의 사마엘.
“그러실 필요는. 아니. 정말.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신경쓰지 마십시오. 관심 두지 마세요. 간수장 명령입니다.”
“그리고 나는 간수장보다 직책이 더 위일세. 어떤가, 죄인들이여. 이제 곧 그대들의 운명을 결정지을 마지막 재판이 시작된다. 그걸 앞두고 소감을 나누...”

362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1:00

짹짹거리는 울음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재판장의 불이 어두워진다.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전원 착석. 해주십시오.”

뱁새가 추가된 좌석으로 날아가며 투덜거린다. “에잉. 까칠한 건 변함이 없구만.”
... 우리도 슬슬 브리핑을 준비하는 게 좋을 것 같다.

363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2:43

...(벙쪄있음. 총괄AI...작다...?)

364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2:52

"사마엘 씨와 뱁새 씨는 사이가 좋진 않아 보이네요."

중얼거리고서 좌석으로 걸어가는 마사다. 깃털이 달린 건 비슷한데 왜 사이가 나쁜 걸까. 동족혐오?

365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3:42

멍한 기분이다. 뱁새에게 눈을 힐끔거리는 것을 멈출수가 없다. 이 곳의 AI 사마엘 또한 그러하고, 이 기획을 세운 자들은 새를 좋아하는가...?
귀걸이가 짤랑이는 소리를 낸다. 그 소리를 배경음으로 소녀는 등을 피고 팔짱을 낀다.

"그럼, 기대하지."

366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3:54

우으...(세이카, 마사 옆에 앉는다.)

368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5:45

모든 죄인이 준비를 마쳤음을 확인하자 사마엘이 스크린 전원을 켠다.

“제출된 배심원 투표는 16표. 외부 판정단의 투표 1표를 더하여 총 17표의 판결 투표가 모였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369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6:02

“이전과 동일하게 발표는 죄수 번호 순으로 이루어집니다.”
“가장 먼저... 죄수 번호 001, 박권태.”

370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6:11

눈치를 가만히 보다가 박수를 친다.

세이카가 넉넉히 앉을 수 있게 자세를 살짝 고치고서 미소짓는다.

371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6:46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배심원단의 의견은 2:2로 동점이 나왔습니다. 따라서 규정에 의거하여 외부 판정단의 투표를 판결에 반영합니다.”
“외부 판정단의 의견은 용서한다 0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0:1입니다.”
“총 투표수는 2:3으로 용서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났습니다.”

“다음은 ‘용서한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그가 잘못한 것은 없다는 위로의 말, 그리고 뒤를 마주할 용기를 가지길, 이라는 말.
─ 잘못이 없지는 않지만, 그가 나아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그에 대한 후회를 하고 있다 판단되어, 사형의 판결은 너무 큰 처벌이라 생각.”

“다음은 ‘용서하지 않는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모른다고 하는 말로 도망칠 수 있다면 좋겠네요.
─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술을 마시고 제정신이 아닌 채로 살인을 저지를 가능성이 없지 않음. 술을 완전히 끊었을 때에 판결을 재고할 여지가 있음. “

372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7:31

“축하드립니다, ‘용서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받은 첫 번째 죄수가 나왔군요. 이전 재판에서 전원 용서 판정을 내렸던 여러분의 선악 판단 능력에 하자가 없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이 사마엘이 가지고 있던 일말의 불안마저 씻겨 내려갑니다.”

“자신을 용서해달라는 주장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하던 죄인한테 반대로 용서하지 않는다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이 지점이 상당히 흥미롭지 않습니까. 과연 죄인의 주장이 배심원한테 영향을 미쳤을지, 아니면 그저 우연에 불과할지.”

“그리고 용서받지 못 했음이 용서를 원하던 죄인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후후. 기대해도 좋지 않겠습니까.”

373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7:57

"...아..."

탄식의 소리를 낸다.

374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8:36

기대라기보단 불안에 가까운 감정이지만... 마사는 무릎 위에 올려놓았던 주먹을 꼭 쥔다.

375 박권태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8:43

......
(줄곧 말없이 가만 있던 권태. 화면의 결과를 확인하고는 주먹 쥔 손에 힘을 강하게 주었다.)
(그것이 끝이었다.)

376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9:09

팔짱을 끼고 있다 출력되는 결과에 눈썹을 들썩인다. 쯧, 못마땅한듯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린다.

"흠."

입매를 비틀고, 눈살을 한껏 찌뿌린다.

377 옥사나 하네즈카 (5MkWsg4gfg)

2023-08-27 (내일 월요일) 22:19:25

"저런"

탄식과 함께 한숨을 뱉는다.

378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0:00

“그 다음. 죄수번호 002, 시미즈 마사.”

379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0:38


죄수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3표.”
“배심원단의 의견은 3:0으로 용서한다로 결론이 났습니다.”

“다음은 ‘용서한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원하는 것을 얻으면 행복해질수 있을지.
─ ...글쎄요. 왜일까요. 그냥 그래야할것같네요.
─ 설령 과거의 잘못이 있다 하더라도, 현재로써 나아지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

380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0:43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가슴 중앙에 두 손을 꼬옥 모은다. 마치 기도하듯이.

381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1:10

“의외의 죄수한테서 만장일치의 용서가 나왔군요. 성실하고 선량한... 그래요, 마치 모범적인 학생회장같은 태도를 보였기 때문일까요? 일반적으로 그러한 모습은 마음의 벽을 허물기 쉬우니 말입니다.”

“본인이 원하는 결과가 내려졌군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의문도 듭니다. 이 죄인은 제 2심 심문에서 아직 배심원들이 자신에 대해 알지 못 하는 사실이 있다고 시인한 바 있습니다. 그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된다면, 여러분은 이 죄인한테 실망하게 될까요?”

“과연 여러분은 이 죄인을 용서해준 사실을 후회하게 될까요. 고대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382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2:00

"흠."

이전과 달리, 훨씬 더 만족스럽다는 반응이다. 마사쪽을 향한 슬며시 고개를 돌려, 부드러운 미소를 선보인다.

"다행이지 아니한가."

383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2:28

한 손은 여전히 가슴의 중간을 짚고 있지만 안심한 듯 내려놓은 손은 조금 떨리면서도, 아래로 내린 얼굴에는 안도의 미소가 어린다.

384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3:42

"..."

(조용히, 마사의 손을 잡는다.)

"난, 계속 믿을거야. 마사가... 날 믿어주는 한..."

385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4:26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386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4:50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한다, 3표.”
“배심원단의 의견은 3:0로 용서한다로 결론이 났습니다.”

“다음은 ‘용서한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부모님으로부터 학대당한 정황이 있으며 범행에 대하여 충분히 반성하고 있음.
─ 범행의 방식은 흉악하나 현 시점 확실하게 살인했다 하기엔 증거가 불충분하다.
─ 죄인이 마음의 평안을 찾았으면 좋겠다. “

387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5:00

(마사를 잡은 손이 잠시 움찔하고는, 조금 더 세게 잡는다.)

388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5:27

“저번과 동일한 만장일치의 용서로군요. 범행 방식이 상당히 흉악해 용서받지 못 하지 않을까 예상도 해봤습니다만, 이를 상회할 정도로 이 죄인에 대한 동정심이 강한가봅니다.”

“덧붙여, 저희의 수사력을 의심하는... 그런 매우 불경한 의견이 판결에 일부 영향을 미친 듯 하군요. 하지만 그 진실을 밝혀내어 받아들이는 것 또한 배심원 여러분의 역할이겠지요. 힘 내십시오, 이 사마엘이 뒤에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아, 이 응원은 죄인 본인한테도 적용됩니다. 용서하지 말아달라 말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어느 형태로든 최선의 결과를 받으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389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5:46

>>382 "고마워요. 제제 르 귄 씨."

따듯한 안도감이 얼굴 중앙에서부터 퍼져나간다.

>>384 "....응."

한순간 복잡한 표정이었지만 잘못 봤나 싶을 정도로 스쳐지나갔을 뿐. 손을 맞잡고 고개를 끄덕인다.

390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6:25

빙그레, 그려진듯한 미소가 떠오른다. 세이카에게 눈웃음을 짓는다.

"축하한다네."

유쾌한듯이, 가볍게 전하는 말이다.

391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6:56

"잘 됐어. 세이카. 정말 잘 된 거야."

반박은 허용하지 않으려는 듯 단호한 축하의 목소리가 퍼져나간다.

392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7:01

"... 어째서..."

393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8:25

“이 다음은 죄수 번호 004번, 옥사나 하네즈카.”

394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8:52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배심원단의 의견은 2:1로 용서한다로 결론이 났습니다.”

“다음은 ‘용서한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용서하지 않는다고 하기에는 이미 자신이 한 일을 명확히 알고, 처벌받고 싶어 함. 허나 그 이유가 아무런 이유가 없지도 않았다고 판단됨.
─ 스스로의 손으로 원하는 결말을 얻길 바란다. ”

“다음은 ‘용서하지 않는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원한을 세 사람의 살해를 통해 풀고자 하였으며, 수감 중에 살해한 것 또한 변명의 여지가 없음. 또한 스스로 이러한 판결을 원하고 있음. “

395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29:30

“두 번째 심문에서 자신의 두 번째 죄를 고백한 점, 상당히 인상깊었습니다. 다음 심문에서는 세 번째 죄를 고백하실 생각이십니까? 죄를 고백함은 부디 자신이 처벌받길 바라기 때문입니까? 후후.”

“투표를 하는 배심원 여러분의 심정도 복잡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용서를 외치기에는 자살이 마음에 걸리고, 용서하지 않으면 이 사마엘의 손에 죽는다. 어느 쪽도 죽음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 결과가 똑같은 상황이기에 오히려 용서의 결과가 더 빛을 발한다 볼 수도 있지 않나 싶기도 합니다.”

“이 결과는 과연 이 죄인을 뒤흔들 수 있을지. 재미있는 구경거리가 될 것 같지 않나요?”

396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1:03

"... 제발, 살아주세요..."

@목소리가 작고 떨리고 있다.

397 옥사나 하네즈카 (5MkWsg4gfg)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2:00

"..."

조용히 선고되는 용서의 신호에 맞추듯 그녀는 움켜쥔 손 위로 펜을 몇번이고 굴려댄다.
만족스럽지않다는 듯한 얼굴로.

>>396 세이카
"저는 세이카씨야말로 그랬으면 좋겠네요."

398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2:07

똑같이 기쁜 듯한 미소다.

"그대 또한 축하한다네."

옥사나를 향해 즐겁게 말을 건넨다.

"이로서 그대가 얘기한, 스스로 선택할수 있는 길에 가까워 졌지 아니한가?"

399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2:34

“마지막으로,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400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3:04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한다, 1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배심원단의 의견은 1:2로 용서하지 않는다로 결론이 났습니다.”

“다음은 ‘용서한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이 용서한다는, 죄가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허나 제제가 직접 주도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 실제 주도를 한 자는 이미 이 세상에 없으나, 연좌죄를 적용하기에는 무리라 생각한다. 이 투표로 제제가 위험에 빠지지 않았으면을 바란다. ”

“다음은 ‘용서하지 않는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용서한다는 투표를 그녀의 사상이 옳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용서하지 않는다고 투표할 뿐이다.
─ 몇번을 생각해도 현재의 가치관에는 긍정할 수 없다. “

401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3:04

마사는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옥사나를 바라본다. 그것은 동정심같기도 했고 아닌 것 같기도 하였으며 동시에 멀리서 거울을 보는 듯한 멍한 초점이기도 했다.

축하한다는 말을 감히 건넬 수 없다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과감하게 숨을 들이마시고

"다행이에요. 옥사나 씨."

402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3:34

“제 2심의 두 번째이자 마지막인 ‘용서받지 못 한’ 죄인입니다. 전반적인 의견을 참고해보자면, 이 죄인이 상대적으로 자신의 죄를 죄라고 인식하지 않았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죄인이 가진 사상이 대중적인 가치관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 어쩌면 둘 다?”

“그렇다면 저만큼이나 여러분들 또한 이 죄인의 변화를 기대하고 있겠군요. 용서받지 못 함으로써 사상을 부정당했다, 이 결과는 죄인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까요? 혹은 정반대로 되려 공고히 굳히는 미래를 가져올 수도 있겠죠.”

“후후. 어느 쪽이든 저는 기쁘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것 전부 여러분이 선택한 결과니까요.”

403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3:52

>>397 "... 함께... 하면, 안되는걸까요..."

@아픈듯 이야기한다. 이것은, 통하지 않은걸까.

404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4:22

잿빛의 눈이 스크린을 응시한다. 여느때와 같이 기괴한 신념으로 빛나는 그 두 눈은, 스크린위에 적혀나온 글씨를 읽는다. 새로 밝혀진 것중 그리 마음을 돌릴 만한 것은 없었을 것이라고 소녀는 확신했다. 그러기에 결과가 그녀에게 더 큰 영향을 가진 느낌일수도 있겠다.

그리고 소름끼치는 정적이 방을 채운다.

"....허."

오랜 정적 후 내뱉어지는 작은 탄식. 그 안에는 허망함도 담겨져 있는 거 같았고, 우스워하는 감정도 있는 듯하며,

으득.

- 은은한 분노가 담겨져 있었다.

차곡차곡 쌓여나간 감정. 코르크 마개를 끼듯이 억눌른 감정. 감정. 감정.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소녀의 속내를 사정없이 긁었다. 입없는 비명으로 괴롭히고 실체없는 손톱으로 마구 햘퀴었다. 처음의 판결은 그러하지 않았다는 그 사실이 분노의 아우성을 증폭시켰다.

하지만 소녀는 여느때와 같이 그 분노의 감정을 어찌 해소하기를 모르기에 - 그저, 가만히 서있었다. 손톱이 파고 들어 주먹에 자국을 낼뻔 하지만, 신의 본분을 알아 가까스로 힘을 풀었다.

아는 것보단 모르는 것이 더 중요한 세상이었다.

그러기에 소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405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5:22

>>404

아...아아...어째서...어째,서...

"...제제, 씨..."

@살짝, 일어서 다가가서, 당신의 손을 잡으려 한다...

406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5:59

마사는 제제 르 귄을 보며 뭐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어떤 말도 지금은 소용없을 것이라 판단한 소녀는 고개를 그저 저은 뒤 시선을 떨구었다.

407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6:31

날개와 날개가 부딪치는 둔탁한 소리.

“── 오호오호. 이렇게 되었군. 이거 참,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어. 네놈들 전부 수고했네.”

재판장에 다시 불이 들어온다.
뱁새가 날아와 사마엘의 어깨에 내려앉고, 세 개의 눈은 우리를 꿰뚫을 듯 응시한다.

“제 1심과는 사뭇 달라진 판결들. 바라고 계셨습니까? 만족하십니까?”
“네놈 자신의 판결은 어떻지? 원했던 결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 그 판결을 만들어낸 서로의 얼굴을 돌아봐라. 어떤가?”

우리는 자기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을 향해 눈을 돌린다.

“이 재판장에 들어오기 전과 사뭇 다르게 보이진 않나?”

408 옥사나 하네즈카 (5MkWsg4gfg)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7:04

>>401 마사
"...고마워요 마사씨."

그녀와 같이 마땅치 않은듯한 얼굴로. 그녀는 속이 쓰린듯 조금 일그러진 얼굴로 응수한다.

>>403 세이카
"안될것같네요."

>>398 >>404 제제
"사람의 마음은 변하는 법이죠."

마치 방금전의 일을 갚아주듯 그녀는 제제를 보며 웃는다.

409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8:48

마사는 주변을 보다가도 고개를 푹 수그린다.

3심에서도 이 모두가 같은 판결을 내려줄까?

.....두렵다.

410 옥사나 하네즈카 (5MkWsg4gfg)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9:03

뱁새의 말이 끝나는 것과 동시에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용서받지 못한 자와, 용서받은 자. 여러 표정이 얽허서 복잡한 빛을 내고 있었다.

"판결은 세번이니까요. 아직 확실하지 않으니 뭐라 할 수는 없겠네요."

411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39:32

"..."

역시, 눈살을 조금 찌푸리고 있다. 어째서, 이사람들은. 하지만, 나는.

412 박권태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41:21

(모든 판결이 끝나고서야 몸을 움직인다. 등받이에 몸을 완전히 기대 천장을 바라보며.)
...... 믿었는데.

413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41:36

“이것으로 제 2심은 폐정, 밀그램 시스템은 제 3심의 상고 준비에 들어갑니다.”
“간수장 사마엘을 비롯한 운영 시스템은 전부 철수. 이 감옥 안에는 죄인만이 남게 됩니다.”

고성능 안드로이드는 무대의 뒤켠을 향해 한 발을 물러난다.

“네놈들 모두 이미 알고 있겠지만, 다음 재판은 네놈들의 운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재판일세.”

“운명을 마주하기 위한 충분한 각오와 준비를 마쳐주시기를. 저희는 늘 최선의 결과가 여러분을 찾아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414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41:53

>>405

분노. 끝없는 분노. 자각하고 나면 끝없이 쏟아져 내리는 그 감정은, 제제의 마음을 되려 차갑게 식혔다. 어떤 냉기는 손을 대면 화상을 입은 듯이 고통스럽기 마련이다.

탁!

자각하기도 전에 손을 쳐냈다. 그게 누구에게서 온 손인지도 이해하지 못하고. 처음으로 행한 날선 반응에 되려 본인의 눈이 흔들린다.

본분을 잊지마. 사명을 잊지마- 야 하는 건가? 지금은?

신이라면 어떻게 행동해야지. 신이 아니라면 어떻게 행동해야지.

전자는 알지만 후자는 모르기에, 그게 답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얼굴을 웃는 것으로 바꾼다. 아마. 얼굴이 일그러지는 것에 가까운 느낌이다.

"아아, 내, 미안하군. 허나 지금은 때가 아닌듯하세."

사과를 건넨다. 웃음을 짓는다. 본좌는 신이기에? 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어라?

신이면 인간들의 선택을 받아들여하는거 같아. 그래. 제제는 미소를 조금 더 부드럽게 했다. 머리도 심장도 꽉꽉 채워져 되려 텅 빈거 같았다.

415 시미즈 마사 (KYSUzFHpNU)

2023-08-27 (내일 월요일) 22:42:16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움찔움찔 몸을 떨고 있다.

"후우..."

심호흡을 해 보는 것 같다.

416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42:21

“3일 뒤, 수요일 오후 10시에 제 3심 상고를 위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다시 만날 그 날까지.”

“부디 평안하기를.”

417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42:24

>>412 "!!..."

상처를 받은듯 당신을 보다, 슬픈 눈으로 고개를 내린다. 자신이 무슨 표를 던졌든, 다수의 이야기는...

418 SAMAEL (zT99k3YvPY)

2023-08-27 (내일 월요일) 22:42:54

【 제 2심 아웃트로를 종료합니다. 이전의 일상은 이어갈 수 없습니다. 】
【 지금부터 2차 리뉴얼 기간을 시작합니다. 추가되는 공지는 없습니다. 1차 리뉴얼 공지를 참고하거나 캡틴한테 질문해주세요. 】

419 이름 없음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43:59

>>414 "!!!..."

털썩, 하고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다.

조용히, 허공을 보다... 이내 가는 사마엘을 본다.

이런 것을, 원한걸까. 당신은.

420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47:03

"하하하. 그러세. 하하."

뭐라 할지 몰라 그저 웃었다.

"그대 또한, 평안하기를."

신은 무슨 행동을 해야하나. 하지만 누구도 긍정하지 않는 신은 신이 아닌데. 그러면 본좌는 뭐지. 나는 뭐지. 이건 뭐지. 뭐야. 전엔 용서한다 했잖아. 긍정했잖아. 필요하다고 했잖아. 이게 뭐야. 속였어? 나를 속였어? 감히? 감히? 하하하하하하하하

>>417 세이카

무슨 행동을 해야하지? 모르겠다. 텅 빈거 같다. 신의 행동강령을 그대로 따른다. 앞의 사람이 괴로워하고 있기에. 아, 그 괴로움은 나의 탓인가? 모르겠다. 싱글벙글 웃으며 손을 뻗어 그녀의 어깨를 두어번 두드리려 하고, 그녀를 일으키려 한다.

"하하, 내 정말 미안할세. 방금은 내 날이 서있었군. 본좌, 후에 그대의 말을 들어주지."

그런 말이겠지? 답이겠지? 더 이상 내 앞에서 괴로워하지 마렴. 그래.

421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49:06

>>420 // ">>419 세이카" 임!!ㅠㅠ

422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51:44

"제발... 제제씨..."

마음이 찢어지는 느낌이다. 어째서. 어째서.

당신은 이 상황에도, 지지해주려하는가. 도와주려하는가. 아픈건, 당신일텐데. 그럼에도 당신은, 이 손을 안 잡는것인가.

423 제제 르 귄 (AntLRrb6ws)

2023-08-27 (내일 월요일) 22:57:29

"흐음? 무엇인가?"

싱글벙글 웃는 채로 고개를 기울인다. 텅빈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다. 제발? 무엇을 부탁하는 건가? 아아, 고통을 덜어달라는 건가? 이걸 어쩌나, 그녀가 무엇을 원하는 지 하나도 모르겠다. 불완전한 신이라서 미안하구나.

본인의 얼굴에 그대로 웃는 표정을 그저 박음질 해버릴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뭐, 얼굴 근육에 감각이 없으니 그리 다르지는 않을수도 있다.

"자아, 자아. 피곤할테니, 내 더이상 그대를 붙잡아두면 안되겠지."

방으로 돌아가세, 라면서 즐거운 듯이 얘기하고, 다시 한번 어깨를 두어번 두드린다. 그리고 유유히 방으로 걸음걸이를 한다.

완벽한 신????????????????????????????????????????????????????????????????????????????????으로서의 껍질이 무너지기 전에.

424 세이카 (MSied7DSIs)

2023-08-27 (내일 월요일) 23:01:35

>>423

"... 같이... 같이, 가요... 혼자 가려 하지 말고...제발..."

그 말은, 방이라는 의미가 아닐 것이였다.

425 SAMAEL (6IU29Mf3FM)

2023-08-28 (모두 수고..) 00:00:24

【 바다 이벤트 】


제 2심이 한창 진행 중이던 어느 날.
우리는 문득 감옥 안에 자연풍이 불어오는 걸 피부로 느꼈다. 에어컨이나 히터 바람이 아닌 바람이 실내에서 불어오다니? 창문이나 문을 열었다기엔... 이 곳에는 창문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일한 출입문은 우리가 이 곳에 들어온 순간 외에는 단 한 번도 열린 적이 없었다.

명백한 이상 현상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우리는 바람의 근원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 끝에는 활짝 열린 문과 눈을 찌를 듯이 쏟아지는 햇빛이 있었고......

“아. 오셨습니까.”

철썩이는 파도 소리. 모래사장에서 반짝이는 햇빛 조각. 짜디짠 바다 내음에 둘러싸여 비치 배드에 누워있는 사마엘이 있었다.
......
이게 무슨 상황이지?

“밀그램 시스템이 진행되는 감옥은 어느 국가에도 소속되지 않은 무인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 말은 감옥에서 조금만 더 나가면 사방에서 바다를 즐길 수 있다는 뜻이지요.”

사마엘이 빨대 꽂힌 망고 주스를 한 모금 쭙 빨고 말을 이었다. (입이 어디 있는 거야??)

“이 해변의 해수욕장 안전성 검사가 제 1심 시점에 통과되었습니다. 저, 사마엘은 존재하는 자원을 죄인 여러분을 위해 활용하기 위하여 이 해수욕장을 복지 차원에서 죄인 여러분께 열어야 한다고 수 차례 상부에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그 요청이 받아들여졌습니다.”
“여러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솔선수범으로 나서는 이 간수장. 멋지지 않습니까?”

순순히 인정하기에는 선배드에 다리까지 꼬고 누워있는 모습이 얄밉다.
평소 입던 금박 박힌 정장도 벗어던진 채 본격적으로 해수욕을 즐기고 있잖아.
자기가 즐기려고 요청한 거 아니야...?

“필요한 물품이 있으면 말씀하십시오. 뭐든지 제가 쏘겠습니다.”

... 뭐, 아무렴 어때! 놀 수만 있으면 된 거지!

마음 속이라도 좋으니까 한번 외쳐보자.
야호, 바다다!!

426 SAMAEL (6IU29Mf3FM)

2023-08-28 (모두 수고..) 00:00:57

【 2P 이벤트 】


제 2심이 한창 진행 중이던 어느 날, 나는 머리에 심한 두통을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
머리가 아플만한 이유가 없는데 정말 이상하다. 어제는 정말 평화로워서 이런 시간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바랄 정도로......

“후에에엣──!!! 얘들아─!! 사마엘쨩, 마침내 대형사고 쳐버렸다☆?!?!?! 고멘고멘!!!”

............
............
............ 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는 분명히 사마엘의 목소리가 맞았다. 하지만 저런 말투는... 절대...

“밀그램 시스템, 죄수타치의 하트내면캐치추출해야 해서 죄수들의 머릿속과 링크되어 있는데......”
“그건 다시 말해 죄수들의 성격과 내면을 우리들이 건들 수 있다는 뜻인데......”
“그치만... 평소에는 락이 걸려 있어서 절대 건들 수가 없는데......”

“근데 사마엘쨩, 방금 빨간 버튼, 실수로 눌러버렸달까♡”

네?

“한동안 죄수타치 밍나 성격이 180도 뒤바뀐 채로 살아가야 한달까♡♡”

네???

“복구 예상일은 3일 뒤니까...”
“그 때까지,”
“밍나 도죠 요로시꾸네♡♡♡”

네???????

시야 앞으로 흘러내리는 머리카락 색은 내가 항상 보던 색과는 완전 정반대의 색깔이었다.
그리고... 독방 밖으로 하나둘 보이기 시작하는 다른 죄인들도 마찬가지였고.

......
우리... 사흘 동안 무사할 수 있을까?

427 SAMAEL (6IU29Mf3FM)

2023-08-28 (모두 수고..) 00:01:13

【 2차 리뉴얼 이벤트 】

ㆍ 바다 이벤트 + 2p 이벤트 + 일상 이라는 혼종.
ㆍ 이벤트+일상 간 혼용이 가능은 하지만... 안... 안 헷갈리겠어?? 안 난잡해??? ok다 싶으면 마음껏 혼용하자.
ㆍ 두 이벤트 모두 제 2심을 기준으로. 다만 일상은 2→3심 넘어가는 타이밍으로.
ㆍ 1차리녈 이벤트 때처럼 활동량을 체크하는 시스템은 안 둔다! 편하게 마음껏 즐기자!!

428 세이?카(2P) (3KA6Z09pxw)

2023-08-28 (모두 수고..) 00:21:59

"아 XX 이 방은 왜 이렇게 밝은 건데..."

연한 하늘색의 긴 머리는, 보는 데에 방해가 되었다.

"저 이상한 로봇은 무슨 짓을 저지른거냐,정말... 짜증나는걸."

"이 안경은 또 뭐야."

안경을 벗어서 구석에 휙 던지고는, 머리를 대충 뒤로 묶는다.

그러고는, 발로 자신의 방문을 발로 까서 연다.

"... 그래, 그래서... 다들, 참으로 상쾌한 아침이야? 캬하하하!!"

429 시미즈 마사 (uWg6mlYna6)

2023-08-28 (모두 수고..) 00:31:52

>>428 세이카 2p

마사는 몹시 자신감이 없어져 있음을 느낀다. 어깨가 추욱 처진 마사는 블루블랙의 머리카락을 평소와는 다른 쪽으로 묶는다. 거기다 이 머리는 곱슬기가 없는 완전한 생머리다.

"꺄악!!"

쾅 하는 소리에 놀라 그대로 굳어버린다. 마사는 자신의 입을 막고 여기저기를 보고 있다. 그러다 세이카와 눈을 마주친다.

"세.....이카? 좋은 아침.... 이렇게 엉망이 되어버렸지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다.

430 세이카 (3KA6Z09pxw)

2023-08-28 (모두 수고..) 00:44:07

>>429 마사 2p

팔짱을 낀채로 당신을 바라보는 세이카. 연한 파란색의 머리를 꽁지로 묶고, 눈매를 좁힌다. 그렇게 한참을 쳐다보다가...

"... 아, 진짜 세상은 마사를 왜 이렇게 귀엽게 만든거야."

라고 이야기하면서 당신을 안으려 한다.

"이렇게 변한 마사도 왜 이렇게 귀여운 건지. 이건 사기라고 생각한다고! 좋아, 진짜 좋아!"

자신감이 넘치는 이 사람... 음, 왠지 익숙한 고주망태의 느낌이 나지 않으신가요.

431 시미즈 마사 (uWg6mlYna6)

2023-08-28 (모두 수고..) 00:48:55

>>430 세이카 2p

"뭣! 뭣! 뭐엇!! 꺄앗!?!?"

세이카에게 힘없이 껴안겨 소리를 지르지만 곧 자기 손으로 자기 입을 막는다. 시끄러우면 미움받는다고 생각한 걸까.

"..나 안 귀여워......"

얼굴이 새빨갛게 된 마사는 어깨를 움츠린다. 블루블랙의 앞머리를 만져 더 내려와 눈을 가리게 하려고 노력하면서....

"세, 세이카도 많이 달라졌네..... 쾌활해 보인달까..."

눈을 깜빡깜빡거린다. 안긴채 굳어있는 포즈는 놔주지 않으면 감히 빠져나가지 못할 것 같다.

432 세이카 (3KA6Z09pxw)

2023-08-28 (모두 수고..) 00:55:32

>>431

"이상하지만, 나쁘지만은 않은 기분이랄까? 키힛. 그러는 마사도 귀엽네! 내거하면 안될까? 아니, 내꺼하자. 어때?"

성격이 180도 돌아 나쁜 아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그 안의 생각은 세이카 자신의 것이라 세이카의 본성격이 되돌아오면 이불킥할 소리를 맘껏 내뱉고 있는 세이카.

"그렇게 얼굴 가리려 하는 마사도 귀여워. 귀여워. 귀엽다고! 중요하니까 3번!"

"응응, 정말 이상한 기분이기는 하네. 내가 그런 애였다고 기억은 나는데, 그러기 싫고, 그렇게 연기하고 싶지도 않아, 지금은. 이게 사마엘이 말하는 그거일까 싶기도 하고. 하지만... 이런 모습을 보이는 마사. 볼수 있는것도 기분 좋은거야! 키히히-"

마사가 한 것의 복수라는 기분일지, 안은 상태로 마사의 방으로 돌진한다.

433 시미즈 마사 (uWg6mlYna6)

2023-08-28 (모두 수고..) 01:01:49

>>432 세이카 2p

"......부끄러워...."

마사는 왠지 모를 부끄러움을 세이카 대신 자신이 대신 받고있는 기분을 느낀다. 죄수복 소매를 꾹꾹 늘려 자기 손과 눈을 덮으려고 하지만 예전에 딱 맞게 수선해둬서 소용이 없다.

"......삐익."

무슨 소리를 내려고 한 건지 모르겠지만 새끼 새가 낼 법한 비명을 지른 마사는 그대로 쥐구멍으로 도망가고 싶어진 것 같다.

"나 같은 건 전혀 안 귀엽지만.... 나도 이런 세이카를 볼 수 있는 건.... 자자자잠깐만!?!"

자신의 방으로 안긴채 끌려가는 블루블랙의 마사는 온몸에 힘이 빠진 듯이 보인다. 세이카가 놓기라도 하면 다리에 힘이 풀려 쓰러질 법도 하다.

434 세이카 (3KA6Z09pxw)

2023-08-28 (모두 수고..) 01:10:33

>>433 마사 2p

"와아, 이게 진짜 사람이야 아니면 천사야. 이거 모든 사람이 알아야 하는데 이 교도소 벽 뿌수고 모든 사람에게 자랑하고 싶어. 하지만 그러기 싫네, 내꺼는 나만 보고 싶고."

씨익 웃으면서 안은 채로 둥개둥개하는 세이카.

"난 이 상태 귀엽다고 생각하니까 그걸로 되었겠지. 랄까 그 병아리 소리도 귀엽다. 귀여워서 심장마비 올거 같아."

볼을 살짝 손들으로 쓰다듬으려 하고는, 그때의 복수라도 되는 걸까, 마사의 침대 위로 다이빙을 한다. 물론, 꾹 잡고 자신을 밑으로 한 채. 이것이 무모한 자신감이라는 걸까.

그리고 다이빙이 끝나고, 침대의 흔들림이 진정되었을때, 안은 상태로 말한다.

"있지 마사, 나 진짜 마사 사랑한다? 전에도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고. 앞으로도 사랑할거 같은걸. 뭘 숨기고 있건 간에 상관없어. 나, 마사가 처음 손을 내밀어줬을때부터 좋아하고 있었으니까. 물론... 지금 나는 조금 버거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아?"

당신을 싫어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 물론, 안하무인의 태도에, 괴롭히는 것은 있지만. 웃기지 않아? 즐겁지 않아?

이 역전의 세계에서는, 역전의 3일은, 내가 무엇을 말해도, 부끄럽지 않은걸.

435 시미즈 마사 (uWg6mlYna6)

2023-08-28 (모두 수고..) 01:19:03

>>434 세이카 2p

"무, 무슨 말이야. 이런 나 가져도 좋을 점 하나도 없어어..."

둥기둥기당하는 마사다. 새빨개진 얼굴과 머리카락이 대비를 완벽히 이루고 있다.

"......!"

볼을 쓰다듬어질 때는 눈까지 손이 올라올라, 꾹 눈꺼풀을 닫는다. 차츰차츰 눈을 떴을 땐 이미 침대로 다이빙당하고 있었다.

"햐아아아아아아~!~!"

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세이카 위로 쓰러지는 마사다. 한동안 충격에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가 손을 얼핏,

"세....이카. 괜찮아...? 나, 무겁지 않아?"

그리고 들려오는 말에 눈을 크게 뜨고 꿈뻑인다. 에, 에에, 에에에?!? 감탄사 비슷한 것과 함께 눈의 크기가 커지더니 결국 앞머리를 손으로 꾹 눌러 눈을 가려버리고, 세이카의 몸에 나머지 얼굴을 묻는다.

"가가가가갑자기 그런 말!!! 뭘 숨기고 있어도, 라는 말은 고맙지만......"

앞머리에서 손을 떼고 꾸욱 주먹을 쥔다.

"그그, 그렇게 말하면 오해해.... 난 아무것도 아닌 걸."

그러고서 세이카의 품에서 웅크린다.

436 세이카 (3KA6Z09pxw)

2023-08-28 (모두 수고..) 01:27:15

>>435 "좋을 점이 없기는 왜 없을까, 이렇게 귀엽고, 예쁘고, 착한 사람이 내거가 되는 건데."

키힛, 하면서 웃는 연하늘색 머리의 아이는, 당신을 부드러이 쓰다듬고 있다.

"거기다 이렇게 귀여운 비명을 매일 들을수 있는걸. 뭐어, 조금 더 운동이 필요하다는 건 느끼고 있지만- 응, 괜찮아!"

당당하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세이카는, 당신에게 어떻게 느껴질까.

"그리고... 이건, 진지한거야. 아마... 뭐어, 내가 원래대로 되돌아오면 부끄러워할지도 모르는 말인건 맞겠지. 하지만, 그건 미래의 나고."

"나는, 지금의 나는, 진심이야. 그건 원래의 나에게 물어도 똑같을 걸. 들리고 있을까? 이 소리."

나머지 얼굴을 세이카의 몸에 묻었을때, 두근, 두근, 두근, 하고 빠른 소리가 들릴 것이다.

"마음껏 오해해도 돼? 아마... 그게 내가 마사를 연인으로써 사랑하는 거라고 한다면, 그건 오해가 아니라 정답일테니까. 나 잠시 봐 줄수 있어?"

당신이 세이카를 본다면, 그 당당해보이는 아이는 살짝 진중해져서, 당신에게 다음을 말할것이다.

"후에, 나한테 실망해서 멀어지더라도. 설령 내가 후에 이렇게 말하는 것을 후회한다 해도, 네가 거절한다 해도... 나, 세이카는. 마사, 너를 좋아해."

"이 3일 동안, 내것이 되어줄래? 아니면, 이 일평생, 내것이 되어줄래? 거절해도 괜찮으니까, 진심을 말해줘."

437 시미즈 마사 (uWg6mlYna6)

2023-08-28 (모두 수고..) 01:36:32

>>436 세이카 2p

"..마, 말도 안 돼. 하나도 안 맞아.."

이 자신감 없는 소녀는 힘없이 도리도리하며 부정하고 있을 뿐이다. 쓰다듬어주는 손길은 떼어내지 않는다. 오히려 기분은 좋은 듯 하다. 좋아서 과분할 만큼.

"무겁지이.... 미안해..... 나, 나 내려가야만."

운동이 필요하다는 건 느끼고 있다는 소리만 크게 들린 것 같다. 힘없이 세이카의 품에서 내려가려고 허우적거리고 있다.

"거짓말. 거짓말......."

자신이 알던 사실(자신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며 사랑받을 수도 없다.)이 부정당하자 패닉에 빠진 듯하다. 하지만 심장소리는 사실을 말해오고 얼굴을 꾸욱 묻어 숨어보려고 해도 들려오는 소리는 피할 수 없다. 세이카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들어본다.

".............."

다시 새빨갛게 되어서 고개를 파묻는다.

"세이카는 이렇게 변해서 기분이 이상해져버린 거야. 나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리 없어. 더더욱 연인으로서 사랑, 이라니..... 그건 말도 안 돼. 말도 안 돼."

그렇게 반복하면서 얼굴을 묻은채로 솜방망이같은 주먹으로 세이카를 팡팡 친다.

"그러면 3일 동안만.... 그 이후엔 세이카는 돌아가 버릴 테니까...... 분명 후회할 테니까..... 그 때엔 나도 몰라?"

그렇게 말하고서 세이카를 마주 껴안는 마사다. 울먹이고 있다.

438 세이카 (3KA6Z09pxw)

2023-08-28 (모두 수고..) 01:47:55

>>437 마사2p

"아니, 전부 맞거든? 그리고 원래 내가 운동 덜해서 마사 제대로 못 안아드는 거니까- 흐응, 3대 300정도는 쳐야지, 원래의 나는 약골이네-"

무심하게 원래자신에대한 디스를 퍼붓는 그녀였다.

"안 무겁거든? 오히려 이쪽 체력이 문제인거지, 가벼우니까? 따뜻하고."

"그리고, 거짓말이면 내 귀가 이렇게 뜨거울까? 내 심장이 이렇게 빠르게 뛰고 있을까?"

"그리고 변해서가 아니라, 원래의 나도 이렇게 생각하는 걸. 물론 그 녀석은 너무 부끄러워서 말 못하지만. 틀리면 나 맘껏 패도 되니까?"

키히히, 간지럽네. 하면서 팔로 고개를 괴며 웃는 것은, 원래 세이카면 할수 없는 행위이겠지.

"3일동안 만인가. 그리고 후회하는 건 미래의 내 관할이고. 나는 상관없지 않을까? 그때는 난 이미 없을테고."

"그러니까-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기자고."

당신을 부드럽게 끌어안으며, 속삭인다.

"정말로, 사랑해, 마사. 고마워."

439 시미즈 마사 (uWg6mlYna6)

2023-08-28 (모두 수고..) 01:56:56

>>438 세이카 2p

"아냐. 모, 몰라... 원래의 세이카는 원래인 그대로 조, 좋다고 생각해..."

소심하게 자기 의견을 피력해 보고서

"나 가벼워? 정말? 다행이다...."

휘유, 한숨을 쉬는 마사다. 그 말 덕에 빠져나가려는 바동거림을 그만둔다.

"패, 패다니 그런 거 못 해... 그런 건 나빠..... 세이카도 그런 얘기 하지 마아아...."

상상만으로도 싫은지 그렇게 말해버린다. 빨갛게 변한 얼굴이 어떻게 보일까가 걱정되어 자꾸만 얼굴을 가리려 하고 있다. 그러나 끌어안기자, 자기도 모르게 뱉는다.

"으으응... 나도, 고마워..... 잘 부탁해..."

눈을 살짝 감는 마사다.

// 괜찮다면 막레로 하자!

440 시미즈 마사 (uWg6mlYna6)

2023-08-28 (모두 수고..) 02:14:54

<일상>
마사의 방에서 쨍그랑 소리가 들린다. 다행인지 비명 같은 것은 들려오지 않는다. 이윽고 조용해졌다.

<바다>
마사는 머리를 묶은 뒤 위로 틀어올려 고정시켰다. 프릴이 달린 체크무늬 비키니를 입고있지만 목에 호루라기를 단 데다 구명조끼를 차고 있어 몸이 거의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챙이 넓은 모자는 비키니와 어울리지만 지금 상태로는 어울리는지 아닌지도 분간이 안 갈 것이다.

"거기, 너무 멀리까지 헤엄쳐 가면 위험해요!"

호루라기를 부르며 사람들을 살펴보고 있다.

<2p>

휴게실의 거울 앞에서 마사가 자신의 얼굴을 살펴보고 있다. 블루블랙의 생머리를 생소한 듯 만지작거리더니 별안간 추욱 처진다.

// 골라골라 난입 가능! 이거 쓰고 자러간다~~~ :p!

441 제제 르 귄 (BxK/rAMChI)

2023-08-28 (모두 수고..) 17:49:09

<2p>
꿈틀.

휴게실 소파위...도 아닌 바닥. 하나의 도롱이벌레가 꿈틀거린다. 어라? 자세히 보니 도롱벌레가 아니라 하나의 인간이다...?

"하아아아... 인생...."

거추장거리는 머리를 하나의 꽁지로 묵은 흐리멍텅하다 못해 푸르죽죽 한 두눈. 생기는 커녕 세상의 풍파를 지혼자 처먹은 모습. 난닝구만 입은 채 배를 벅벅 글으며 나오는 자는, 그래, 바로 그 '제제 르 귄'이다.

후비적.

코까지 후비며 이불덩이에서 기어나오는 그녀는 하나의 휼룡한 방구석 쓰레기! 망토처럼 이불을 바닥에 질질 끌어 먼지가 묻든 말든 부엌에 들어선다. 냉장고를 뒤지러 온 것인가?

한참을 머리를 박고 뒤적거리지만,결국 귀찮은 듯... 이내 비장하게 꺼내드는 것은 생라면이다.

<바다>

바닷물이 반짝거린다. 동그랗게 뜬 두 눈이 반짝인다.

"!!!!!!! 바다!!!"

10점만점의 '우미다'를 외치는 제제! 어쩔줄 몰라해눈도 입도 크게 벌리며 제자리에서 방방 뛴다.

"보보보보보본좌, 바다는 처음이라네!!! 실제로 볼 수 있다니이이!!!!!"

이게 바닷물인가!? 이게 바로 바다모래인가?! 바다인간인가아아?!!
흥분에콧김을 뿜으며 다다다다 돌아다니지만, 모래 위 걷는 건 익숙하지 않아 풀썩, 넘어지고 만다. 다행이 품이 넒은 수감복 덕분에 다치지는 않은거 같지만...

"우와아아아앗!! 모래가 따뜻하구먼!!!"

좋댄다.

>>440 마사 <바다>

평소보다 텐션이 훨씬 높아진 제제는 목청도 크다. 눈이 햇살보다 밝은 것도 덤.

"그대! 뭘 하고 있는 겐가? 올려 묶은 머리가 보기 좋구먼!"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도도 다가간다. 구명조끼와 그 아래 비키니를 꿈벅거리며 응시한다.

"오오, 혹시 바다에는 솝봇만 입는 것이 관례인가?"

그럼 나도! 하면서 낑낑 그 자리에서 옷을 벗으려 한다.즉시 멈추는 게 좋겠다.

442 시미즈 마사 (uWg6mlYna6)

2023-08-28 (모두 수고..) 18:32:58

>>441 제제(바다)

호루라기 소리보다 훨씬 큰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나 보다. 마사는 제제를 보고서 기분이 좋다는 걸 단번에 느끼지 않을 구 없다.

"제제 르 귄 씨.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 저는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답게, 여러분이 위험하지 않도록 살펴보고 있지요. 모두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바닷가에선 꼭 필요한 일이랍니다?"

그러나 비키니를 오해한 것에는 평정을 유지할 수 없었나 보다. 양팔로 자신을 감싸안고는 사색이 되어,

"이건 수영복이에요! 수영복이라구요. 그만!! 멈춰요!!!"

제제의 옷을 도로 입히려는 모양이 되고 말았다.

443 제제 르 귄 (IhCCXhDFzk)

2023-08-28 (모두 수고..) 19:28:48

>>442 마사 <바다>

"물론! 본좌는 이러한 곳은 처음이니! 그대는 아닌가보지?"

흠! 하면서 당당히 고개를 주억거리다, 추욱 늘어진다. 허나 막상 오고 나니 뭘 할지 모르겠다...
모래성에 대해서는 아는 데, 모래를 토박토박 쌓아봤자 무너지고, 욕조보다 깊은 물은 들어간 적이 없어 바다에 들어가자 마자 떠내려 갈것이 눈에 선했다... 제제는 표류되면 윌슨이라고 이름을 붙혀줄 배구공도 없었기에 그러면 안되었다. 영화에서 본 하하호호 나 잡아봐라 놀이도 연인이 있어야 할수 있을거 같고! 슬프도다!

"그대! 계속 호루라기만불고 있으면 지루하지 않은가? 함께 그, 뭐냐, 물을 참방참방 하며 같이 놀지 않겠는가?"

살펴본다는 게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지는 모르겠으나, 필시 괜찮을거다! 눈을 반짝이며 마사의 손을 부여잡으려 하는 게, 놀이친구가 필요한 모양이다.

"으으응?? 면적이 솝옷과 같은데도???"

물론 그런 팔랑팔랑한 솝옷은 처음보네만! 옷가지에서 프리즌 브레이크하려는 움직임이 마사에 의해 막히자 버둥거린다.

444 시미즈 마사 (aZnlif5Ux6)

2023-08-28 (모두 수고..) 20:07:44

>>443 제제(바다)

"바다도 역시 처음이군요. 저도 자주 와본 건 아니지만.... 바다에서는 헤엄을 치거나 비치볼을 하거나 저렇게 사마엘 씨처럼 여유를 만끽하거나 합니다. 하지만 그냥 바다 풍경만 보고 있어도 좋지 않은가요?"

마사도 그럭저럭 기분이 좋아보인다.

"물을 참방참방?!? 저어... 다른 사람들이 더 놀기 좋지 않겠어요? 이 정도 사람이 있으니 저는 안전을 지키는 쪽이 좋아 보이고 말이지요?"

라며 거절하려고 하지만 그 반짝반짝한 얼굴이 흐려지는 것을 보이려 하면.... 거절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 그, 그렇게 말하시니 새삼 부끄러워 지네요! 수영복과는 용도가 완전히 다르다구요?!?"

한숨을 푹 쉬고 사마엘에게 수영복을 부탁해서 입고 오라고 말한다.

"가벼운 옷을 입어도 좋지만 환경이 오염돼요. 아무튼 간에 제제 르 귄 씨의 지금 차림으로는 바다에서 참방거리긴 무리예요."

445 박권태 (6IU29Mf3FM)

2023-08-28 (모두 수고..) 21:19:20

>>440 마사 (2p)
......
(휴게실의 소파에서 책(!)을 읽고 있던 권태. 거울 앞 자리를 금방 옮기지 않는 모습에 나지막이 말을 건다. 시선은 여전히 책에서 떼어내지 않은 상태다.)
시미즈 마사, 한 자리를 너무 오래 차지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한테 불편을 가져올 수 있다. 볼일이 끝났다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좋을 거다.
(웃음기 하나 없이 딱딱하게 말하는 성인 남성이라니. 어쩌면 당신이 위압감을 느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책장을 한 장 넘기며 말한다.)
아니면, 네 얼굴에서 무언가 해결해야 할 사항이 있나? 상처는 없어보인다.


>>441 제제 (2p)
분명 이 사태는 종족을 바꾸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압생트빛으로 번들거리는 권태의 눈에 경악의 시선이 스쳐지나갔다. 이것이 '극혐'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은 건 그 또한 지금 밀그램이 겪고 있는 사태를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휴게실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권태는 당신이 주방에 이불을 질질 끌고 들어서자 다급히 일어나 당신한테서 이불을 사수하려 했다. 말이 좋아 사수지 그냥 뺏으려 했다는 뜻이다.)
훌륭한 취업 준비 6년차 백수의 모습이군. 끓이는 방법을 알고는 있나?

446 시미즈 마사 (aZnlif5Ux6)

2023-08-28 (모두 수고..) 21:24:37

>>445 권태(2p)

"하압...!"

책을 읽는 권태를 보고 입이 떡 벌어진다. 실례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입을 다시 다물지만 손으로서 입을 닫는다는 부자연스러운 형태다.

"죄, 죄송합니다.... 볼 일은, 끄, 끝났어요..."

생머리가 되어서 그런지 유독 축 처진 앞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선다.

"저어, 그, 해결해야 할 사항...."

고개를 푹 수그린다.

"아무리 봐도 못난 얼굴이다 싶어서요......"

그러고는 눈을 살짝 들어

"권태 씨는 무슨 책을 읽고 있나요?"

손을 양손을 수줍게 앞으로 모은 상태다. 손가락이 꼼지락댄다.

447 박권태 (6IU29Mf3FM)

2023-08-28 (모두 수고..) 21:34:42

>>446 마사 (2p)
... 이해는 한다만 적당히 놀라라.
(당신이 입틀막을 한 모습에 적잖이 마음이 상한 것 같다. 표정에 변화는 전혀 없었지만...)
...... ?
('못난 얼굴'이라는 말에 책에서 눈을 들어 당신을 바라본다. 눈가를 살짝 찌푸린 그의 표정을 말로 풀어보자면 "얘 지금 뭐라는 거지?" 정도가 될 것이다.)
머리색과 눈색이 바뀌었기 때문에? 아니면 이목구비의 생김새가? 후자라면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객관적으로, 너는 못생긴 편이 아니니까.
(원래의 권태였다면 그 나잇대 애들은 뭘 해도 귀엽다는 둥의 말을 덧붙였겠지만, 지금은 딱히 거기까지 말하진 않았다.)
형법총론. (팔랑...) 지금 머릿속에 넣어놔야 나중에 그 머리 새하얀 내가 멍청한 머리로나마 지식을 활용할 수 있겠지.

448 시미즈 마사 (aZnlif5Ux6)

2023-08-28 (모두 수고..) 21:49:12

>>447 권태 (2p)

"죄죄죄, 죄송해요......... 티 났나요.... 아아아니예요!! 죄송합니다!!"

연신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는 마사다.

"그그그런.... 비비빈말이라도 감사해욧..."

얼굴이 빨갛게 되어서는 얼굴을 최대한 감추려고 앞머리를 연신 누르고 누르며 그렇게 말하고 있다.

".........."

웃음이 나오는데 웃지 못하는 것도 고문이라면 고문이다. 웃음을 참다 보니 울상이 되고 있다.

"박권태 씨.... 멋있어요... 자기변호에 쓰시려는 거지요?"

슬쩍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여전히 붉어진 뺨으로 물어본다.

449 박권태 (6IU29Mf3FM)

2023-08-28 (모두 수고..) 22:11:18

>>448 마사(2p)
......
(권태가 당신을 지긋이 바라본다. 웃고 있질 않으니 매섭게 보이지만 별 생각 안 하고 있다. '얘는 세이카랑 영혼이 바뀌기라도 했나.' 정도.)
사과는 한 번만 해도 된다. (다시 책으로 시선을 내리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한다.)
빈말 아니다. 나는 오히려 네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가 궁금한데.
(평소에는 마사가 자기 얼굴을 잘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사소하게 궁금해졌다.)
그런 용도로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주 목적은 자기변호가 아니다. 너희를 조금 더 올바르게 바라보고자 함이지. (...) ... 그리고 웃으려면 그냥 웃어라. 놀라지 말라고 한 건 나다만 웃음 참는 게 애처롭다.
(눈을 꾹 감고 있다. 이 쪽은 부끄러움을 참고 있다.)

450 시미즈 마사 (aZnlif5Ux6)

2023-08-28 (모두 수고..) 23:09:42

>>449 권태(2p)

".....죄송합니다?"

바라보는 눈에 침을 꿀꺽 삼킨다. 모자랐나 싶어 사과를 덧붙인다.

"앗, 네에...."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인다.

"예전에는 이만큼 못생기지 않았던 것 같아서...... 저어, 목소리도 이상한 것 같고 태도도 최악인 것 같고, 그리고..."

놔두면 자신의 단점을 100개정도 열거할 것 같다.

"역시 멋져요.... 저, 저도 공부할 수 있을까요? 저 같은 것이지만."

웃으라는 말을 들었는데도 최대한 참으려는 모양이다.

"저, 실례라는 건 알고있지만 기억 속 권태 씨와 너무 달라서요.... 후후후. 더 관대해지신 것도 같구요?"

이번에는 수줍게 웃고 있다.

451 제제 르 귄 (1xlWeibELo)

2023-08-29 (FIRE!) 13:51:54

>>445 박권태 (2P)

"흐엉? 뭐여, 거, 뭐시냐, 권태권태박권태 아니여."

으, 극혐... 하는 눈으로 이불 쏙으로 쭈그러진다. 사람을 기피하는 성질인가? 툭 건드리면 동그랗게 말아버리는 공벌레를 닮았다.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며 다다다, 뒤로 피하려 하지만...

"흐에에어엉어째스어어어억"

힘없이 이불을 뺏긴다. 반전당해도 본래 없던 근력이 생기는 일은 없다.철푸덕. 오히려 반동으로 땅에 엎어진 제제(였던것). 꾸물꾸물 그대로 라면봉지를 바스락거린다. 물론, 없던 지식이 생길 일또한 없다. 그렇다면?

"뭘 끓여."

투둑. 생라면을 꺼내 입에 문다. 작게 부수지도 않고 죽은 눈으로 으적으적 씹어먹길 시작한다. 옆으로 동그랗게 말린채로 권태를 삿대질하는 건 덤.

"므, 6년차면 뭐, 으적, 나님이 뭐 10살때 실직했나, 어? 오히려 뼈 자빠지게 여어어어얼씸히 일했거덩! 쯔! 요즘 짜아식들이란! 으적으적."

>>444 마사 (바다)

"그건 그렇네만! 바닷물이 반짝반짝하니 보기 좋아! 하지만 그대와 함께 하면 더 즐거울거 같아 하는 말이라네!"

그대도 조금은 편히 노는것이 좋지 아니한가? 하고 싱글벙글 웃으며 빙글빙글 돈다. 모래가 까끌까끌하는군!

"용도가 다르다해 천 면적이 늘어나느냐?"

물론 팔랑팔랑해서 보기는 좋지만! 하고 해맑게 하하 웃는 제제.

"흐음... 알겠네!"

도도도도, 사마엘에게 달려가 사라지는 제제. 조금의 시간 후, 다시 나타난다.

"하핫! 이러면 괜찮겠지!어떠느냐? 보기 좋지 아니 하느냐? 이렇게 살을 드러낸 옷은 처음이구먼... 아니, 그냥 이러한 옷이 처음인듯하네."

새로운 제제! 수영복 ver! SSR!

푸른 마린룩의 수영복을 입고서 당당히 나타난다! 파란 줄무니 민소매와 편해보이는 수영바지로 완전해지는 투피스 수영복, 그리고 작은 모자. 겹겹히 쌓은 옷가지를 벗어던지니 제제의 작은 체구가 더 작고 말라 보인다. 그러면서도 시원한 외모와 잘 어울려지는, 보는 것만으로 청쾌한 기분이 드는 옷이다.

"어떠느냐? 이제 물에 함께 참방참방 할수 있느냐?"

452 제제 르 귄 (1xlWeibELo)

2023-08-29 (FIRE!) 13:52:21

//(수영복)

453 박권태 (iYp1SuTSrg)

2023-08-29 (FIRE!) 15:26:47

>>450 마사(2p)
(권태는 당신이 단점 열거를 7개 정도 했을 즈음에 손을 들어 말을 끊었다. 깎아내리기 위해 만드는 듯한 이유가 세 자릿수나 이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만하면 됐다. (말허리를 끊느라 들어올렸던 손을 그대로 꺾어 휴게실 내 간이책장을 가리킨다.) 저기에 '우리 아이 자존감 상승법 100선' 이란 책이 있을 거다. 분량도 얼마 안 되니까 그거 정독해. 형법 공부보다는 그게 더 급해보인다.
(어차피 얼마 안 가 저 증상은 사라질 테지만, 다시 말하자면 원래대로 돌아오기 전까지 저 태도를 계속 보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보는 사람도 꽤나 고통스러운 모습이라... 권태는 당신의 깎여나간 자존감을 원래대로 고치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결심했다.)
... 다 읽으면 네가 원하는 공부 할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까.
(이것 또한 교수법의 기본인 '보상과 강화'가 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권태는 그렇게 덧붙였다.)
그렇게 말하는 너도 상당히 달라졌다. 구체적으로는, 음, 이전의 세이카가 말을 덜 더듬는 것 같아졌군. (서로가 서로의 대척점에 있는 건가... 하고 생각하다가) 지금 모습이 더 나으면 지금 상태로 고정시켜달라고 부탁할까.


>>451 제제(2p)
나는 권태권태박권태가 아니라 박권태다.
(공벌레나 제제 대신 뺏은 이불을 돌돌 말아 팔에 걸치며 말했다. 왠지 정정해주더라도 절대 원래대로 불러주진 않을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성실하게 호칭을 고쳐주었다.)
그리고 이불은 주방에 가지고 들어가지 마라. 이불도 더러워지고 주방에 쓸데없는 먼지도 날린다. 음식물 찌꺼기에 오염된 이불을 온몸에 비빌 생각은 아니겠지?
(권태는 주방 바깥(아마 휴게실)으로 이불을 휙 던졌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던졌다. 당신의 이불은 이제 사라졌다.)
...... (이불을 던지고 오자 당신이 생라면을 으적으적 씹고 있다. 환장하겠다는 듯 잠시 천장을 보았다가) 그런... 탄수화물과 지방 덩어리를... 하... 아니, 됐다. 이미 먹는 거 뭐 어떻게 하겠어.
(알아서 하라는 듯 손을 휘휘 내저었다.)
그렇군. 정정하겠다. 넌 태어날 때부터 취직한 적이 없으니 16년차 백수였군. (당신의 피드백을 또 성실하게 반영한다. 조금 다른 방향이었지만...) ... 그리고 누가 보면 우리의 나이도 반전된줄 알겠군. 내가 너보다 2배는 더 연상이다. (눈을 살풋 가늘게 뜨고는) 은은하게 꼰대였던 것이 대놓고 꼰대가 되었군.

454 시미즈 마사 (.AGgDacXDI)

2023-08-29 (FIRE!) 15:47:32

>>451 제제 (바다)

마사가 ㅅ자로 당겨올라간 입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렇지요. 저도 실은 실내에만 있다가 밖에 나오니 마음이 부푸네요. 조, 조금이라면 같이 물 속에 들어가도 좋아요."

영락없이 바다를 처음 본 어린아이다. 귀엽다는 말이다. 마사는 결국 제제의 말을 거절하는 데에 실패하고 작은 한숨을 쉬지만, 이어지는 것은 살짝 띈 미소다.

"면적이랑은 그다지 상관이 없어요!"

그렇게 말하고서 사마엘에게 달려가는 제제 르 귄을 본다. 어쩐지 수영복을 지적당하니 굉장히 부끄러운 것을 입고 있는 기분이 된다.

제제가 다시 나타났을 때, 마사는 구명조끼와 호루라기를 벗어두고 있었다. 제제를 발견하고서 감탄사를 낸다.

"정말 잘 어울리네요. 제제 르 귄 씨. 평소에 입어도 되겠어요."

이것은 반쯤 농담인 듯 하고

"물론이지요. 우선 바닷물 온도에 몸을 적응시키는 것부터 시작할까요?"

그러면서 바닷물에 먼저 다리를 담그고 몸의 아랫부분부터 물을 적셔가기 시작한다. 제제에게도 따라하면 된다고 이르는 눈빛이다.

>>453 권태 (2p)

"...넷, 네에..."

손으로 말을 막자 양손을 살짝 쥐어 앞으로 들어 놀란 듯한 액션을 취하고,

"그치만 저도...... 권태 씨처럼 이곳의 죄수들을 바로 보고 싶은데...."

그렇게 말하지만 역시 자존감 상승법 책을 가져온다. 권태가 마음을 알아주는 듯한 말을 하자 눈에 순간 빛이 들어온 것 같다.

"열심히 하겠슴미다!!!"

그러고서 발음이 꼬인 것을 알고 얼굴이 붉어지며 입을 가리지만, 아무일도 없었던 듯 눈썹만 내려앉힌채 조용히 책을 펼친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 못 가 세이카의 이름이 들리는 것만으로 앞뒤의 맥락과 상관없이 얼굴이 새빨개진다.

"무무무무슨 말씀이세요?!? 아아, 그런...... 저는 세이카보다 못한 존재인걸요....."

얼굴이 화끈한채로 말을 계속하고

"예전의 저라면 같이 고정시켜달라고 부탁했겠지만 말이지요. 지금의 저는 박권태 씨의 이런 모습도 과거의 모습도 좋은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제넘었으면 죄송해요.... 하고는 양 다리를 모아 책에 얼굴을 파묻는다.

455 옥사나 하네즈카 (ZAO8cfrkZE)

2023-08-29 (FIRE!) 15:50:22

옥사나(2p)
개운한 기분이다. 평소와는 분명 다를 것이 없는데, 어째서인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만으로 정신적인 리미터가 조금 풀리는 듯한 느낌이다. 이곳에서는 내 신경을 거스르는 것이 없으니까. 뭐 그것만으로 된 것이 아닌가.

"맛없네."

어제까지는 분명 괜찮았는데 말이야. 들고 있던 위스키를 치우고 조금 비싸보이는 오렌지 주스를 들고와 자리에 앉았다. 할 일이 없다는건, 좋은거야 정말로.

456 시미즈 마사 (.AGgDacXDI)

2023-08-29 (FIRE!) 16:11:05

>>455 옥사나 (2p)

"........"

말없이 옥사나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가 옥사나가 치운 위스키에 눈독을 들인다. 이곳에 딱히 사람은 옥사나 빼고 없는 모양이지만 눈치를 보다가....

위스키를 열어 컵에 조금씩 붓는다. 잠깐, 그거 마시려고?!?

457 옥사나 하네즈카 (ZAO8cfrkZE)

2023-08-29 (FIRE!) 16:56:43

>>456 마사(2p)
"마실거면 그냥 대놓고 마셔. 아무도 뭐라 안하니까."

조금 예민해져서인지 누군가가 왔다는 것 자체는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내 기억에 남아있는 사람하고는...뭔가 다르긴 한데 뭐 얼추 비슷하겠지.

"대놓고 못할짓이면 하지 말아야지. 안그래?"

그대로 몸을 돌려 마사가 든 위스키를 빼앗으려다 뭔가 아니다 싶어 방금까지 주스를 담았던 잔을 그대로 들이 밀었다.

"뭐해 안따르고?"

458 시미즈 마사 (karhtMkAS6)

2023-08-29 (FIRE!) 17:12:27

>>457 옥사나 (2p)

"힉...! 넷... 네!! 저, 옥사나 씨... 맞지요...?"

이런 상황에서 확인차 묻는다.

"그그그그치만 예전에 저는 오렌지 주스를 좋아했으니까?!? 그렇게 치면 옥사나 씨의 입맛과 뒤바뀐 게 아닌가 하고?!?!"

변명치고는 형편없다... 지만 변명이 아닌 것 같다. 진담이다. 아무래도 지능도 떨어진 모양이다.

"따라드려요? 제, 제가 마시려고 했는데.... 아닙니닷!!!"

그러고는 벌벌 떨리는 손으로 옥사나의 컵에 위스키를 따르려 하는데 손이 떨리는 탓에 여기저기 위스키가 튀고 있다.

459 옥사나 하네즈카 (q9eRymPXrA)

2023-08-29 (FIRE!) 17:41:47

>>458 마사(2p)

"그냥 마시고 싶었다고 하면 될 걸 가지고 되게 꾸물거리는구만."

잔에 술으

460 옥사나 하네즈카 (q9eRymPXrA)

2023-08-29 (FIRE!) 17:45:58

>>458 마사(2p)

"그냥 마시고 싶었다고 하면 될 걸 가지고 되게 꾸물거리는구만."

잔에 술을 따랐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손이 흥건해져있었다.
뭐 그래 이런 분위기에서 따라본적이 있을리가 없지.
팔을 쭉 뻗고 그대로 뒤집어 잔에 든 위스키를 땅에 버려 버렸다.
그대로 손수건을 꺼내 손을 닦은 뒤 잔을 다시 내밀었다.

"다시. 천천히 따라봐."

통보였다. 그야 딱히 마시고 싶지는 않았다만.
그래도 뭐라고할까 어째서인지 그래야만할 것 같은 느낌이다.

"어른이 같이 있으면 어르신한테 한잔 드셔보십사-하고 가져다 바치는게 예의고 예절인거지. 안그래?"

461 시미즈 마사 (karhtMkAS6)

2023-08-29 (FIRE!) 19:30:29

>>460 옥사나 (2p)

"넷, 네엣.. 마시고 싶었습니다, 예요..."

긴장한 탓인지 눈이 팽글팽글 돌아가는 것 같다. 말투도 이상해져 있다.

술을 버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눈물을 흘릴 것 같이 그렁그렁해져 있다.

"그으으, 네... 따르겠습니다아아..."

위스키를 들고 팔에 완전히 힘을 준 채로 따르고 있다. 미세하게 떨리는 것은 다름없지만... 그보다 눈동자가 더욱 떨리고 있지 않나.

"네엣. 네엣. 맞아요... 제가 잘못했습니다아... 어르신 한 잔 드셔보십시오...."

핑글핑글. 눈이 돌아가는 와중에 마사는 술을 .dice 1 2. = 2 (1. 넘칠듯이 많은데다 마지막에 한방울 흘렸다. 2. 완벽하게 정량으로 따르는 데 성공한다!)

462 옥사나 하네즈카 (ZAO8cfrkZE)

2023-08-29 (FIRE!) 20:56:28

>>461 마사 (2p)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모습에 조금 즐거워지는 기분이다.
이렇게 하는데도 싫다는 말 한 번 하지를 않는구나.

"이번에는 제대로 했네. 훌륭해. 마실 생각은 없지만."

그대로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둔 뒤에 빈 잔에 술을 채우기 시작한다.
조금 넘칠듯 말듯 아슬아슬한 상태의 잔을 마사에게 건내며 평소와 같은 얼굴로 웃었다.

"역시 확생회장인가? 나아지는건 보기좋아."

463 박권태 (uW0jz.Kv0k)

2023-08-29 (FIRE!) 21:20:28

>>454 마사 (2p)
(어째 리액션 웃긴 건 변하질 않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머리를 홱 넘기고 고개를 팍 치켜들며 도도하고 고압적인 액션은 취하지 않는다지만, 지금의 모습은 이것대로 또 재미있다.)
... 혹시 거기 카메라가 있다면 같이 가져다줄래.
(나중의 두 사람을 위한 선물...을 남겨두는 건 어떨까 싶었다. 책장 근처에 있을 당신을 향해 카메라를 부탁한 건 이 이유였다. 없더라도 뭐... 감옥 어딘가에 감시카메라 정도는 있지 않을까.)
여기가 무슨 군대인가. (발음까지 꼬일 정도로 기합이 들어간 당신한테 한 마디 태클을 걸었다.) ... 그건 딱히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너는 죄수를 너만의 생각을 통해 바루 보고자 노력하는 죄수 중 한 명이었으니까.
(그걸 알고 있었으니 정도 이상으로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언젠가의 심문 이야기다.)
...... (얼굴이 새빨개지니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 내가 무언가 말실수를 했나? 반응이 유달리 격한데.
(다른 사람이랑 비교했어도 이렇게 크게 반응을 했을까? 지금의 당신에 대해 정보가 없어 긴가민가 하지만...)
그런가. 나는 딱히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하지만. (무릎 모은 모습에 그럴 필요 없다고 성실히 한 마디 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그렇지만 네가 굳이 바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면 나도 바꿀 의향 없다. 이 곳에 치료하려고 온 건 아니니까. (뜸.) 개인적으로 너는 원래대로 돌아왔으면 좋겠군. 잔소리가 약간은 그리워서.


>>455 옥사나 (2p)
(위스키를 치우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검은 생머리를 전부 이마 뒤로 넘긴 권태였다.)
기호까지 뒤바뀌어버린 건가. 사변이 일어난 동안 간 기능이 회복 좀 되겠어. 잘 됐군.
(당신이 저 멀리 둔 위스키를 아예 냉장고 깊숙히 집어넣는다. 눈가를 살짝 찌푸렸던 게 마치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의 모습이다. 그러고는 당신 쪽으로 바른 걸음으로 다가와,)
담배는 어떻지? (몸을 약간 숙여 눈을 맞추며 물었다.) 원한다면 버리는 걸 도와주지. 마침 나도 치워버려야 할 게 많아서.

464 옥사나 하네즈카 (ZAO8cfrkZE)

2023-08-29 (FIRE!) 21:38:14

>>463 권태(2p)
"시험은 안해봤는데."

품에서 담배를 꺼내 바라보다가 피겠냐는 듯 권태에게 건내보았다.
술은 원래부터도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뭐 이쪽은 몸이 이미 익숙해서 별 문제 없지 않을까.

"말을 무섭게 하는구만. 누가 보면 사람이라도 죽이는줄 알겠어?"

465 박권태 (uW0jz.Kv0k)

2023-08-29 (FIRE!) 21:53:13

>>464 옥사나 (2p)
(담배를 한손으로 받고는 그대로 주먹 쥐어 우그러뜨린다. 담배 자체가 불쾌하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선물 준 걸 망가뜨려 미안하게 됐군. (얼굴 표정이 바뀌질 않아 그런지 딱히 미안해보이진 않는다.) 대신 초콜렛을 줄 테니 교환한 셈 칠까. 지금의 혀에는 단 맛이 어울릴 듯 싶은데.
(손을 펼쳐 털어내자 담배가루가 후두둑 떨어진다. 남은 담배도 준다면 초콜렛을 상자째로 가져다주겠다고 말하고는,)
(코웃음.) 안 죽인다. 살인자의 역은 무고한 시민이지. 게다가, 여기 죄인을 죽였다간 결코 용서받지 못 할 것 같군. 우리끼리 사이가 너무 좋아.

466 옥사나 하네즈카 (ZAO8cfrkZE)

2023-08-29 (FIRE!) 22:03:21

>>465 권태(2p)
"폭력적인 남자는 인기가 없는데."

의외라는듯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웃으면서 초콜렛을 받아들었다.
몇초정도 받아든 초콜릿을 가만히 바라보다 이내 아직 잔에 남은 술에 담아 버리고는 없던 것취급을 하며 의자에 몸을 뉘이듯 앉았다.

"다들 착한아이거든. 분노에 솔직하지를 못해서. 어차피 사람죽이고 들어온 놈들끼리 숨길게 있으면 얼마나 있다고 말이야."

그리 말하고는 금색이 찬란한 라이터의 뚜껑을 여닫으며 웃기다는듯 한것 비웃는 표정을 짓는다. 기분 좋은 금속음. 아무래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가보다.

"대놓고 사는게 고통스러울정도로 되갚아주겠다고 하는 편이 솔직하고 좋잖아? 나 말고는 다 쓰레기. 용서받건 말건 쓸모없는 것들의 판단이라고 생각하는데."

467 박권태 (jCXho5n23Q)

2023-08-30 (水) 14:15:38

(박권태 개인 독백)
BGM: https://www.youtube.com/watch?v=swEr_e8YISo&ab_channel=YuuMiyashita-Topic



20XX.08.16

의사양반이 일기를 쓰란다.
이게 정말 치료에 도움이 되기는 하나? 일단 쓰라고는 하니까 쓰긴 할텐데.



(제 2심동안 그가 겪었던 일상이 적혀 있다. 마사한테 오렌지 쉬폰 케이크를 선물한 일, 세이카한테 고양이 머리띠를 씌운 일, 옥사나와 의무실에서 대화를 나눈 일, 제제와 주방에서 같이 논 일...)



20XX.08.XX

...
용서해주면 좋겠다.
...



( ... ... 시시콜콜한 일기가 이어진다.)



20XX.08.27
(제2심 폐정일)

결국 용서받지 못 했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괜찮다. 너무 이기적인 욕심임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역시 괴롭다.
이제는 정말 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XX.08.28

내가 그 남자를 죽였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기억나는대로 써볼 생각이다.
비가 왔던 건 기억한다.
(술을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 액체 자국. 이 밑으로는 글씨가 흔들리고 떨려서 알아보기 힘들다.)
글로 쓰면 괜찮을줄 알더니 더럽게 힘드 XX 이제는 펜도 안 써ㅕ 아니 안 되냐고 아 안 해 때려쳐



20XX.08.29

미친 새X 술 처먹고 저러고 있다 저러고 그냥 퍼질러 잔 거 개또X이 새X인가 이래서 애들이 그냥 나가뒤지라 했지 XX

역시 술을 먹으면 그 날 있었던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애초에 그걸 원해서 끊었던 술을 마시기 시작했으니까...
그렇다고 술을 다시 끊을 수도 없다. 지금 안 마시기 시작하면 분명 그 때 그 개거지같던 상태로 돌아갈 것 같다. 죽을 정도로 X같은 건 둘째 치고 심문 하나 제대로 못 할 게 뻔하다.
그렇지만 도망치면 안 되는데.
애초에 처음부터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면. 왜 나는 술같은 걸 마시기 시작해서는...
아예 나같은 게 감히 은혜를 만났던 게 가장 큰 죄일지도 모르겠다.
미안해. 이런 쓰레기가 사랑해버려서 미안해. 용서해ㅈ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20XX.08.30

(글씨가 괴롭다는 듯 떨린다.)
비가 왔던 건 기억한다.
아마 나는 그 남자를 때려서 죽인 것 같다.
...
...
 
 

468 박권태 (jCXho5n23Q)

2023-08-30 (水) 14:52:05

>>466 옥사나 (2p)
(인기 없다는 게 뭐가 어쨌냐는듯이 눈을 살풋 찡그렸다. 별 가치를 느끼지 못 하는 걸까.)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그것이 내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말이다. 굳이 따지자면... 여기 미성년자들은 분노하는 법을 모른다고 말하는 게 옳겠지. (당신을 흘긋 내려다보며) 마음 놓고 솔직하게 뻔뻔해지는 길을 택하지 않은 건 오히려 네 쪽이 아니었나 싶다만.
(지금 이런 말을 해봤자 별 소용은 없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당신이 이런 말을 하는 상황이 재미있다고 느끼기는 한다. 정도를 걷기 위해 노력하던 사람이.)
그 쓸모없는 것들의 판단에 내 목숨이 달리지 않았다면 나도 그렇게 말했겠지. (한숨.) 용서받건 말건 그건 솔직히 별 상관 없다만, 죽기는 싫다. 그러니 내숭도 부려주는 중인데. (당신을 보며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이런 것도 가식적이라 싫나?

469 세이카 (/G3463Yjbc)

2023-08-30 (水) 14:54:47

(일상... 8월 30일.)

어떤 마음 여린 긴 머리의 안경 쓴 소녀가 방 앞에 선다.

심호흡을 몇번 하고, 두드리려다 망설이더니 이내,

조심히, 박권태의 방문을 두드린다.

"... 그, 그, ㄱ계셔요, 박권태 아저씨...?"

불안한듯, 목소리는 떨린다.

"음식, 들고 왔는,데..."

목소리가 이내 잦아들고는... 무언가를 중얼이다

"...그, 방 앞에... 놔둘, 까요...?"

다시금 말이 들리게끔 목소리를 조금 높이려 한다.

470 박권태 (jCXho5n23Q)

2023-08-30 (水) 15:07:02

>>469 세이카(일상)
(문을 노크하자 방 안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문을 천천히 열며 권태가 방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목이 잠기고 아이홀이 퀭한 것이 자다 깬지 얼마 안 된 것 같다.)
...... 힘들게 안 갖다줘도 된다니까.
(알아서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말은 안 한다. 한손으로 마른 세수를 두어 번 하고는 손 하나를 당신 쪽으로 내민다. 음식을 달라는 뜻이다.)
무슨 좋은 말 듣겠다고 계속 신경 써. 해코지라도 하면 어쩌려고.

471 세이카 (/G3463Yjbc)

2023-08-30 (水) 15:12:30

>>470 박권태(일상)

"... 그, 그래도... 걱정,되어서... 저, 권태 아저씨가 나쁘지 않은건, 아니까..."

뻗어진 손에 음식을 건넨다. 조금 삐뚤어진 샌드위치. 아마도 수제인 듯하다.

"... 절, 도와주셨듯... 도와,드리고 싶어서..."

떨리는 목소리로, 걱정스레 당신을 본다.

"... 정말... 정말 죄송해요..."

아무리 자신이 용서한다를 투표했다고 한들... 이미 투표는 결정되었다 그것대로라면... 아마도, 정말 괴로우시겠지. 자신도, 비슷하기에. 이 자유는, 역설적이게도 세이카에게는 더더욱 족쇄가 되었기에.

... 하지만, 그것과 이것을 비교할 수는 없었다. 아마, 또 화를 내시겠지. 그렇기에.

"... 정말... 죄송해요..."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사과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472 박권태 (jCXho5n23Q)

2023-08-30 (水) 15:48:14

>>471 세이카(일상)
(받은 샌드위치는 침대 위에 두었다. 식욕이 없기도 하고, 누군가와 대화할 때 음식을 먹는 건 예의가 아니기도 하고. 나중에 그럴 의욕이 있거든 주워먹겠지.)
......
(권태는 문간에 머리와 몸을 기댔다. 자연스레 당신을 내려다보는 위치가 되었다.)
... 나는 널 도운 적이 없는데.
(선을 긋는 것처럼 들렸을까? 하지만 권태는 정말로 의문이 들어 중얼거렸을 뿐이다. 당신이 살인범 하나한테 판결을 내리며 죄책감에 시달릴 정도의 빚을 달아놓은 기억은 없는데. 어쩌면 머리가 안개 낀 듯 뿌예서 떠올리지 못 하는 걸 수도 있겠다. 머릿속에서 생각을 헤집느라 생긴 잠깐의 침묵 뒤, 그는 다시 당신한테 시선을 던진다.)
세이카. (나지막이 이름을 부른다.) ... 울지 마. 오히려 화를 내. X같이 사는 건 자기면서 왜 청승 떨고 앉아서는 동정을 유도하냐고 욕해도 좋아. 나는 진작에 네가 그렇게 말했어도 놀라지 않았을 거다. 솔직히, 씨X, 인정하기 X같긴 하지만 네 아비란 놈하고 나하고 존X 닮았잖아.
(내뱉는 말이 힘든 듯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말을 끝맺을 즈음에는 당신과 시선을 똑바로 마주보려 했지만.)
그러니 네가 나를 혐오해도 난 이해한다.

473 SAMAEL (jCXho5n23Q)

2023-08-30 (水) 22:00:01

【2차 리뉴얼 이벤트를 종료합니다. 이전의 역극은 이어갈 수 없습니다.】

474 SAMAEL (jCXho5n23Q)

2023-08-30 (水) 22:00:58


적막.
모든 감옥을 내려다보는 파놉티콘의 감시탑.
불현듯 그 곳의 조명이 켜진다. 전조 없는 불빛, 우리의 시선이 자연히 저 곳으로 모인다.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밀그램의 죄인 여러분,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
〔 두 번이나 용서받으신 분들은 마음 가볍게 잘 지내셨습니까? 〕
〔 처음으로 용서받지 못 한 분들은 지난 밤동안 잠은 잘 주무셨습니까? 〕

여전히 비꼬는 건지 아닌 건지 잘 모르겠는 말투다. 그래도 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겠지.
왜냐하면...

〔 지금부터 밀그램 시스템의 제 3심을 개정합니다. 〕
〔 익히 알고 계시듯, 이번 재판의 판결은 여러분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
〔 당신이 무죄로 석방될지, 유죄로 사형될지. 이번 선택에 모든 게 달려있습니다. 〕

'싫어'와 'OK'의 경계선을 멋대로 정하는 재판도, 이제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으니까.

〔 지금까지 하던 것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
〔 내일 오후 10시, 모든 배심원은 재판장으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

...
노이즈가 끝나고 꺼져버리는 스피커.

누군가는 희망을 올려다보고, 누군가는 절망을 내려다본다.
이제는 저들을 심판할 차례다.
 

475 SAMAEL (jCXho5n23Q)

2023-08-30 (水) 22:04:09

【안내】

ㆍ 제 3심 심상 독백 마감일은 9월 3일(일요일)입니다.
ㆍ 제 3심동안 웹박수로 추가로 제출해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모든 죄인은 웹박수로 '자신이 이루고 싶은 소원'을 보내주세요. 제출된 소원은 엔딩 스크립트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476 INFO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12:11:07

8월 31일 정기 방송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자리를 비운 사이 밀그램 시스템 측으로 많은 양의 메일이 도착해 있더군요. 아, 걱정 마시길. 착신된 주소는 그저 밀그램 시스템의 외부 마케팅 용으로 만들어놓은 간판용 이메일 주소이기 때문에. 아무튼... 재미있는 내용이 있기에 공유하고자 합니다. 〕
〔 익명의 메일들은 죄인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를 무죄 판결내린 것에 대해 비난하고 있습니다. 본인과 용서 판결을 내린 죄인 모두한테 욕설과 살인 협박을 하고 있군요. 뭐, 걱정하지 않으셔도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은 저희가 보호해드리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간수장 사마엘한테 찾아와주세요.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제 3심의 첫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1, 박권태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해당 시각에 참여하기 어려운 죄인들은 최대한 빨리 저한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제제 르 귄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종결을 향한 첫 걸음을 무사히 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477 세이카 (fVCzioILi6)

2023-08-31 (거의 끝나감) 13:27:02

[독백]

"윽, 오에..."

화장실에서 구역질의 소리가 들린다. 머리가 아파온다.
<용서한다.>
<용서한다.>
<용서한다.>

"제발... 제발 그만해줘..."

<용서한다.>
<용서한다.>
<용서한다.>

"그만, 이야기해... 제발... 우읍... 오에엑..."

그렇게, 부탁하는 목소리는 떨리고 있다.

478 SAMAEL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0:00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479 SAMAEL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0:26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밀그램의 죄인 여러분."

재판장에 들어서자 사마엘이 여상히 우리를 맞이한다.
저 안드로이드만 보고 있자면 처음 우리가 모였을 때로부터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것만 같다. 사실은 이미 많은 것이 달라졌는데도 말이다.

"지금부터는 이전의 심문들과 많이 다를 겁니다. 올바른 판결을 내리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겠죠."
"판결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최후의 한 조각까지 캐내세요. 이를 위한 자리입니다."

아랫날개를 한번 쓰다듬고는. (턱을 쓰다듬는 것과 비슷한 걸까...)

"뭐, 그 전에 해야 할 게 있지만요."

무심코 아래를 내려다보면, 책상에는 변함 없는 선서문이 적혀 있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준비가 되셨다면 선서문을 낭독해주십시오. 언제나 그러했듯이."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480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2:32

머리를 풀어 평소와 조금 다르게 보이는 마사가 재판장에 들어온다. 사마엘을 보고서는 지난번처럼 친근하게 인사하지 않고서 홱 고개를 돌려버리는 것 같다. 머리를 뒤로 만져 정리한 마사가 선서문을 보지도 않고 외워 읽는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았다. 조금 긴장한 기색이다.

481 옥사나 하네즈카 (o0TumEEOmA)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3:47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이미 몇번이고 경험한 선서,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졌으니 그다지 다른 감정을 느낄 새도 없었다

482 세이카 (IS7Gcwqgdc)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4:32

"..."

@그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483 제제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4:48

저벅. 저벅.

들어서는 소녀. 3심의 결과 발표 이후로는 지금까지 방에서 나오지 않아, 여기 수감원들에게는 오랜만에 보는 느낌이다.

늘어난 구속, 다시 헝크러진 머리, 가라앉은 눈동자. 눈 밑이 쾡한 것을 보아 그다지 잘 지내지는 않은 모양이다.

"..."

고작 며칠전에는 인형을 닮았다하면, 지금은 아예 텅빈 마리오네트를 닮았다. 본인의 의지보다는 실에 이끌리 듯, 자리에 서서 증인석을 바라본다. 똑같이 구속이 늘어난 권태를 뚫어지게 바라보다, 느릿하게 입을 뗀다.

".....나는...본좌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한다."

484 SAMAEL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6:26



탕.
본격적으로 제 3심이 시작된다.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1, 박권태의 제 3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박권태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485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6:37

......

(심문이 시작되자마자 그는 소매에서 무언가를 쑥 꺼낸다. 크기가 절대 작지 않고 묵직하기까지 한 그것은...)

......

(... 소주병이었다.)

마시면서 해도 되냐.

(그는 음주의 허락을 받기 위해 증인석을 바라보고 있다.)

486 세이카 (IS7Gcwqgdc)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7:34

"... 우읏... 꼭...해야,하신다면..."

@슬픈듯 고개를 숙인다.

487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7:48

마사는 소주병을 보자마자 인상을 찌푸린다.

"지난 판결의 코멘트를 잊은 건 아니겠지요?"

생각했던 것보다 냉정한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488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8:46

"..."

(그의 허락을 구하는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허락을 구할 상대는 자신이 아니라 생각해서 일까.)

(대신 느릿하게 질문부터 한다. 생각 같아서는 제제 스스로를 위한 질문만 하고 싶다.)

"기분이 어떠한가."

489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8:57

>>486 세이카
안 하면... 너희가 원하는 만큼 말을 잘 못 할 것 같아서. (뜸.) 싫으면 안 할게.

>>487 마사
...... (잠시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 싫으면 안 해. ... 기억하고 있어.

490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9:15

한숨을 짧게 쉬고, 질문하기 시작한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491 옥사나 하네즈카 (o0TumEEOmA)

2023-08-31 (거의 끝나감) 22:10:01

"가능하면 있는 그대로의 일을 듣고싶으니 마시지 않으셨으면 하네요."

마지막에가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라고 덧붙인 그녀. 평소와는 다르게 어쩐지 꽃향기같은 것이 풍기는 듯 했다.

"잊어버리고 나니 편하시던가요."

492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10:08

>>488 제제
방에 처박혀서 자고 싶은 기분. (눈 깜박.) ... 자세히 말하기에는 너무 동정심 사려는 것 같아서 창피한데. 말해주길 바라?

493 세이카 (IS7Gcwqgdc)

2023-08-31 (거의 끝나감) 22:11:17

>>489 "... 너무 많이, 드시진 마세요..."

@긴 침묵후에 나온것은, 의외로 긍정이였다.

494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11:33

(마셔도 된다 한 명, 마시지 마라 두 명, 무응답 한 명. ... 마시지 말자고 결론을 내린 권태는 술병을 책상 밑으로 내려놓았다.)
(...)
(... 내려놓다가 손이 미끄러져 소주병이 재판장 구석으로 굴러갔다. 심문이 끝날 때까지 손댈 수는 없을 것 같다.)

495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12:37

"마실지 마시지 않을지는 박권태 씨의 자유지만 자유에는 책임이 따라온다는 걸 알아 주셨으면 하네요."

그렇게 머리카락을 등 뒤로 넘기고 덧붙인다.

"딱히 협박은 아니랍니다. 어느 쪽이 자신에게 유리한가, 잘 생각해 보세요."

조금 체념한 어투다.

496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2:12:37

>>492

(그 기분은 비슷하지. 조소에 가까운 헛웃음을 짓다 만다.)

....부탁하지.

(잠시 침묵, 추가의 질문을 던진다.)

그대는, 왜 그러한 판결을 받았다 생각하나?

술을 줄인거 같던데, 그것에는 어떠한 이유가 있나? 지금와서 다른 사람이 되고 픈가? (하하, 하고 낮게 웃음소리를 낸다.)

..그리고 현재, 그대는 잊어버린 것들을, 조금이라도 기억했는가?

497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13:16

>>490 마사
뭐, 이전과 다를 건 없어. 술을 좀 덜 마시기는 하나... (잠시 느릿하게 생각하고는) ... 밖에 조금 덜 나돌아다니기는 했나.

>>491 옥사나
...... (얼굴을 찌푸렸다. 화를 낸다기보다는... 우는 표정에 더 가깝다.) ... 씨X. 존나 편하더라. 계속 잊고 싶었어.

>>493 세이카
(이미 저 멀리 굴러가버린 술병을 흘끗 보고는) ... 나중부터 노력해볼게. 음. 아마.

498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17:06

"......"

안타까운 표정이 한순간 스치지만 다시 마음을 다잡으려고 하는 것 같다.

"욕설은 자제해주시겠어요."

예전처럼 강요가 아닌 권유다.

"여전히 용서받고 싶으시리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본인을 위해서인가요? 딸을 위해서인가요?"

499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18:00

>>495 마사
... 나는 너희가 나한테 '술을 마시지 마라'라고 말하는 줄 알았는데. 판결을 통해. (뜸.) 판결이 어떻게 나든 이젠 별 상관은 없는데... 마시지 말라고 하니까 안 마시긴 할게. ... 아마?

>>496 제제
잠깐... 질문이 너무 많아. 기억하기 힘들어. (눈을 질끈 감았다가 다시 천천히 뜬다.)
우선, 그, 내 기분? 우울하고 축 처지고 징그럽고 소름돋고 다 때려치고 방에나 처박혀서 잠이나 자고 싶지... 술 한 잔 마시면 나을 감정이기는 해.
그리고 그 다음이 판결이던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은 내가 너희가 보기에 쓰레기 새끼처럼 보여서 그렇겠고.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사랑한다고 입만 살아서는 그딴 짓거리를 해버려서. 용서하지 못 한다고 말한 게 아닐까...
...... 술 줄인 건 너를 포함한 사람들이 도망치지 말라고 말했기 때문에. 판결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 다른 사람이 되고싶은 건 포기한지 오래야.
그리고... ...기억하고 있어. 그러려고 최대한 심문 때까지는 술 안 마시려고 했고...

500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19:47

>>498 마사
원하는 것도 많아...... (힘들다는 듯이 눈을 질끈 감은 채 중얼거렸다.) ... 노력은 해볼게. 내가 욕 하지 않게 질문 잘 해라.
용서받기 위해 뭘 해야 할지 이제는 잘 모르겠어서, 딱히 용서받고 싶다고 바라지는 않아. 그렇지만 굳이 따지자면...... ...... (침묵이 길다.) ...... 나를 위해서가 아닐까. 아마 예담이는 나같은 아비는 없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할 테니까?

501 옥사나 하네즈카 (o0TumEEOmA)

2023-08-31 (거의 끝나감) 22:21:14

>>497 권태
"...그렇죠. 저도 이왕이면 그랬으면 좋겠어요."

잊을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줄리아가 매일 밤 찾아와서 안부를 물어대는 통에 싫어도 기억할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정신이 조금 나가버린다면 처라리 괜찮았지만... 그냥 그렇게 되더라도 줄리아는 조금 상냥한 말을 건낼뿐 사라져주지는 않았으니까.
권태씨도 같은 마음이 아닐까.

"잊어버릴 수 있는건 축복이라고들 하니까요. 모든걸 잊어버리면 결국 파국에 이르지만."

품에서 담배를 꺼내려다 그대로 내려놓았다. 아무래도 이런 상황에서 혼자 이러는건 좋지 않겠지.

"질문입니다. 권태씨는 정신과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나요."

502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2:21:28

>>499 박권태

마주하였군. 아니하면 적어도, 마주하기로 결정한 것이로군, 그대는. (덤덤하게 감상을 표한다. 말을 끝내자마자 짙은 적개심이 눈에 비치지만, 바로 다시 무감정한 눈으로 돌아가 그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하면, 그대는 아직도 용서받고 싶나?

(예전과 달리, 추가적인 말이라던지, 사소한 추임새 하나 없다. 허위허식 같은 것은 다 날려버린듯, 무감정한 질문 하나하나가 예고없이 날라온다. 그런 와중에도, 권태의 말을 곱씹듯, 잠시 멈추었다가 질문을 던진다.)

사랑이란, 그대에게 무엇이지?

503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21:49

한동안 말없이 박권태를 복잡한 눈으로 내려다본다.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꼬고서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살해 뒤에 딸을 만난 것은 실제로 있던 일인가요?"

상상 속에서 자책한 것은 아닌가 의심해보는 모양이다.

504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2:22:44

>>502 "그러하면, 그대는 아직도 용서받고 싶나?" 취소!

505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24:01

>>501 옥사나
그렇지만 의사 양반은 잊지 않았기 때문에 용서받을 수 있던 거잖아. (...) ... 아 참, 그걸 바라지 않고 있었지. 너는. 아직까진 파국에 이르지 못 해서 유감이야.
정신과 진료... 응. 좀 오래 있지. 우울증으로, 조금.

506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27:19

>>502 제제
... 그렇게 하라고 했으니까. (자의가 아님을 은연중 암시하기 위한 말이다. 실제로, 이런 자리만 아니었으면 끝까지 피하려 들었을 인간이니까. 박권태라는 작자는.)
사랑...... (두 음절을 오랫동안 곱씹고 있다가) ... 모르겠어. 내가 유일하게 붙잡고 달릴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여전히 내가 그걸 품고 있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503 마사
만난 적... 있지. (눈 깜박. 그리고 자기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저번의 그것같은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내 딸 말이야, 배려심이 정말 깊은 아이라 그런 식으로 남의 마음을 후벼파는 말은 하지 않는다고. 그 날도 내가 울고 있으니까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봐주기도 했고... 하하.

507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28:40

"그렇게 느껴지더군요."

마사는 그렇게 말하고 검지손가락으로 툭툭, 자신의 팔을 두어번 친다.

"용서받는다면 그 이후에는 어떻게 살 건가요?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들어보도록 하지요."

508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31:07

>>507 마사
...... (눈가를 살풋 찡그리고 꽤 오랫동안 생각한다.) ... 우선은, 내 딸한테 찾아가서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물어보고... 그리고... 어...... (...) ...... 모르겠다. 아마 복직도 못 할 텐데. 뭐 하고 먹고 살지. 지하철역에 박스 깔고 노숙자나 될까? (농담을 한 모양인데 웃지를 않아 전혀 웃기질 않는다.)

509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2:31:22

>>506 박권태
계기가 어떠하든, 행동은 다른 법이지. (심드렁하게 짧게 평한다.)

옛날에.. 그대는 누구라도 그대처럼 행동했을 거라 평하였지. 그 감정은 똑같은가?
만일 그대가 제3자로서 그대의 죄에 표를 던질수 있다면, 무어라 던지겠는가?

510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32:57

화가 난 듯 책상을 붙잡고 일어난다.

"딸이 함께 살고 싶어하면 같이 살겠다면서요?! 그게, 딸을 데리고 살고 싶다는 사람의 계획 전부인가요?!?"

잔뜩 화난 표정으로 박권태를 보고 있다.

511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2:34:41

이곳에서 용서받지 못하는 사람의 공통점은 뭐라 생각하는가?

그리고 현재, 그대가 가장 원하는 것은?

512 옥사나 하네즈카 (o0TumEEOmA)

2023-08-31 (거의 끝나감) 22:34:43

>>505 권태
"그냥 심술을 부리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높은곳으로 들어올렸다가, 그대로 떨어뜨린다던가. 제가 했던거랑 똑같이 말이에요."

주변을 한번 돌아본 뒤에 웃었다. 기억상으로는 그렇지 않을 사람들도 있었지만... 글쎄.

"그런가요... 약은 제대로 챙겨드셨죠?"

무기력해지기야 하겠지만... 뭐 어때. 그 정도는 괜찮잖아요.

"일기는 쓰셨나요? 그러면서 마주본 자신은 어땠나요. 저는 몇년정도 쓰다보니 슬슬 구역질에도 익숙해졌는데."

513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34:45

>>509 제제
... 나도 할 수 있었으니까 너도 할 수 있을 거야. 질투 때문에 질책하지 마.
...... 그게 언제 그렇게 말했던 거더라. (정말로 기억이 안 나는 듯 시선이 허공을 훑었다.) 뭐... 나같이 뇌를 구정물에 한번 빨아서 다시 끼워넣은 듯한 사람이 또 있다면 나처럼 행동했겠지.
(한숨.) 나는 성격이 나쁘니까, 아마 용서하지 못 한다고 했겠지.

514 세이카 (fVCzioILi6)

2023-08-31 (거의 끝나감) 22:35:50

"히끅..."

큰 소음이 들리자, 움찔하고 마는 세이카였다.

515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36:45

"핫..!"

세이카를 보고서 도로 앉는 마사다. 진정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지만 화난 모습은 여전하다.

516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38:43

>>510 마사
(왜 저렇게 화를 내는 거지, 하는 멍한 표정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불편한 손으로 제 뒷목을 몇 번 긁고는)
예담이가 나랑 같이 살고 싶어할 리가 없잖아.
(그렇게 단언했다.)

>>511 제제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기 때문에 죽인 것. (대답은 의외로 빠르게 나왔다. 계속 고심해왔던 문제라는 듯이.)
...... 어, 심문 빨리 끝나서 술 마시거나 자는 거. (긁적...)

>>512 옥사나
여기 사람들이 그럴 것 같지는 않아서... (고개 살짝 기울이고,) 너를 포함해서, 다들 건실하고 착하잖아. 내가 괴롭힘당해 마땅한 놈인 건 둘째 치고.
약... 언제부터, 를 말하는 거야. 체포당하고 난 이후로는 약을 입에 댄 적도 없어. 저거 말고. (재판장 구석의 술병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일기. 썼어. 가져왔어. (소매에서 작은 공책 하나를 꺼내 흔들었다.) ... 쓸 때는 몰랐는데 진짜 인생 개차반으로 살던데. 이걸 몇 년을 해야 겨우 익숙해지는 거야?

517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2:39:18

>>513 박권태

...무슨 말인지 모르겠군. (꿰뚤어 보는 듯한 말에 얼굴이 어리숙한 불쾌감으로 일그러진다. 진심으로 불쾌한 듯이, 쯧, 하고 혀를 찬다. 주먹을 쥐는 게, 권태에게 낮잡아보는 말을 당장이라도 날리고 싶어해보인다. 대신 팔짱을 껴, 고개를 돌린다.)

그대가 살해한 것은, 역시 그대의 아내인가?

518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39:41

(흠칫 놀라는 세이카를 한번 흘끔 보고는, 다시 시선을 정위치로 돌렸다. 세이카를 놀래켰다고 마사를 놀릴 의욕도 없어보인다.)

519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41:35

>>517 제제
...... 이게 아니었나? 잘못 짚은 거면 사과할게. (그게 아니면 왜 그런 거지... 하는 말을 작게 웅얼거렸다.)
... 나는 아내를 죽이지 않았어. 하지만 나 때문에 죽은 건 맞아. (한 차례 숨을 고르고,) 그 남자는 내가 죽인 게 확실하니까, 그래, 결론적으로 나 때문에 죽은 사람은 두 명이 되는 거겠네.

520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2:41:46

(세이카의 반응에 힐끗, 본능적으로 세이카를 향해 눈을 돌린다. 뭔가 해야되다는 듯이 반사적으로 손끝이 움찔거리지만, 잠시 고민하다 그저 무감정하게 다시 앞을 향한다.)

521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42:49

하, 마사는 숨을 토하고 얘기한다.

"한 번 용서받지 않는다고 나온 걸로 풀죽어 모든 걸 포기한 것처럼 굴지 말아요. 어린아이냐구요. 이런 때일수록 더 용서받기 위해서 노력하고 머리를 굴려야 되는 거 아닌가요?!"

신경질적인 목소리다.

"한번 더 생각해본 뒤에 다시 얘기해보세요. 이곳에서 용서받아 나간다면 어떻게 살 것인지."

522 세이카 (fVCzioILi6)

2023-08-31 (거의 끝나감) 22:45:04

"... 박권태 아저씨..."

@쉽사리, 질문을 하지 못하고 있다.

523 옥사나 하네즈카 (o0TumEEOmA)

2023-08-31 (거의 끝나감) 22:45:25

>>516 권태
"복수를 다짐한 날부터 썼으니까요. 수십년을 해야 겨우 익숙해졌어요."

그가 꺼낸 노트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 다음 잠시 생각에 빠진다. 다른 약이라니. 설마

"마약이라도 하셨나요?"

표정이 굳어간다. 설마. 아니 아무리그래도 그정도는 아니겠지.
우울증 치료제정도는 처방받을 수 있었을텐데.

"이혼한 사유가 뭔가요. 최대한 자세하게 설명해주시겠어요."

524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45:51

>>521 마사
...... (정곡을 찔렸다고 생각한 걸까? 눈가의 그림자가 더 짙어졌다. 그럼에도 입을 다물지 않는 건 자기방어의 본능이 남아있기 때문인지라.) ... 네가 잘 몰라서 하는 말이야. 나는 원래 이런 놈이었어. 도망치고 포기하는 것밖에 하지 못 하는 놈.
(그래도 당신의 말대로 다시 한 번 더 생각하기는 해본다. 그러니까......) ...... 산 속에 들어가서 '나는 자연인이다'에 출연할 법한 생활 하기?

525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2:46:03

>>519 박권태

(오히려 지나치게 잘 짚어서 이리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지만, 그런 스스로에게 조차 납득하기 싫은 것은 죽어도 겉으로 내비치지 않을 듯하다. 고개를 권태에게서 돌린 채로 응한다. 말투에는 미처 숨기지 못한 가시가 뻗쳐있다.) 사과 잘 받지.

그러하면 아내의 죽음은... 자살인가?

(억지로라도 평정을 유지해야한다는 듯이 팔짱을 핀다.)

직접적으로는 아직 묻지는 않은거 같으니...

그대는 역시, 용서를 받고 싶나, 아니면 여기서 삶을 마감하는 편이 좋은가.

526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51:02

>>522 세이카
응. 왜. (화내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고개 끄덕여 당신의 부름에 응답할 뿐이다.) ... 물어보고 싶은 거 없어?

>>523 옥사나
... 그건 또 처음 알았네. 나는 양로원 들어갈 즈음이 되어서야 익숙해지려나... (...농담이다.)
(당신의 첫 질문에 얼굴을 팍 구겼다.) 저기. 내가 인간말종인 건 인정을 하겠는데 뽕이나 빠는 사람으로 만들진 말지...? 그냥, 체포될 때 내가 먹는 약을 못 챙겨왔을 뿐이야.
이혼 사유...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나 싶기는 한데. (말하기 힘든지 잠시 숨을 고르고는) ... 4년 전이었나 5년 전이었나. 그 때 즈음에 다니던 직장에서 잘리고... 재취직도 마음처럼 잘 안 되고 해서, 약 먹던 것도 효과가 없어서 술에 손을 대기 시작했는데. 그러고 밖에 하나도 안 나가니까... 은혜가 더 이상은 못 버티겠다면서 예담이를 위해서라도 이혼하자고 해서...?

527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51:56

"박권태 씨가 최악의 남자란 건 이미 알고 있었어요!!"

그렇게 말하고서 화난 듯이... 아니 화났다. 검지손가락을 툭툭 들었다 내려놓는다.

"아무리 딸이 함께 살고 싶어하지 않을거라 해도, 사춘기인 딸이 그런 생활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나요?!"

머리가 아파진 것 같다... 지끈거리는 이마를 짚는다.

"....이혼 전에 직업도 구하지 않고 술을 마시며 지냈던 이유가 특별히 있나요? 우울증 때문이었다든가요."

528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54:02

>>525 제제
... (고개를 저었다.) 실족사야. ... 천운이 따라서 기적적으로 구조되지 않은 이상.
어느 쪽이든 내가 결정할 소관은 아닌 것 같아서. 어떻게 되든 좋아. 그리고, 뭐랄까, 솔직히 자기 아내 사랑한답시고 죽여버린 사람을 용서하고 싶은 마음은 내가 봐도 잘 들지 않을 것 같아서. 이전처럼 무리한 걸 부탁하진 않아.

529 세이카 (fVCzioILi6)

2023-08-31 (거의 끝나감) 22:54:35

"... 그, 일기를... 읽어봐도, 될-"

조용히, 물어보다

"히끅...! 하아...하아..."

소음에 몸을 떤다.

530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56:54

>>527 마사
......... (할 말을 잃었다.) ... 하긴, 철없다고 계속 말하긴 했지. (...그리고 납득했다.) 아니... 다시 말하지만 예담이는 자기 엄마를 죽인 새X랑 같이 살고 싶어하지 않을 거라니까. 객관적으로.
...... 어, (멈칫,) 아마 그게 맞을걸...? ... 입원 치료 하고 나서는 다시 구직 활동 했으니까...? 그럴걸?

531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58:40

>>529 세이카
...? 던지면 받을 수 있어? ... 아니다. 못 던지겠구나. (구속복 때문에.)
(권태가 증인석을 슬슬 나와 당신한테 일기장을 건네주었다. 그리고서는 별 행동 없이 다시 자리로 슬슬 돌아갔다.)
(일기장 안 내용은... 이렇다. >>467)

532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3:00:47

마사는 다시 일어난다. 이번엔 제자리에 서있는 게 아니라 권태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점이 달랐지만.

마사는 오른손을 들어 힘껏 권태의 뺨을 치려 한다.

"3심에서의 판결이 어떤 의미인지 알죠? 여기서의 용서하지 않는다는 사실상 사형에 대한 동의. 알고 있다면 최선을 다하란 말입니다!! 심문을 해야하는 저희는 마음이 편한 줄 알아요?!?"

그리고 씩씩대며 얼굴을 바짝 들이대고

"우울증이 아니면 구직활동도 했다면서!!! 약을 먹고서 나아지겠다든가 노숙인보단 더 나은 삶을 살겠다든가 의지를 보여주라구요!! 성의를 보이란 말이에요!!"

533 옥사나 하네즈카 (o0TumEEOmA)

2023-08-31 (거의 끝나감) 23:00:52

>>526 권태
"그때는 저희 부모님이었고, 줄리아가 찾아온건 얼마 안되었거든요."

제법 오래되었답니다. 말을 덧붙인 뒤에 슬 웃어보인다. 권태의 말은 그나마 조금 안심이 되었다. 하긴 마약 중독이었다면 바로 마약성 진통제라도 들여달라고 했겠지.

"...평범하네요. 자주 보던 타입이에요."

전공이 다르기는 했지만 이런저런 사람들을 보는 건 맞았다. 애초에 오지로 돌아다닐 때에는 그다지 드물지도 않았고. 회사가 기울고 정리해고 대상이 되어서 가정을 부양할 수 없게된것에 절망해 도망치는, 어디에나 있을법한 평범한 사람.

"모두가 권태씨의 죄를 잊는 것과 권티씨가 자신의 죄를 잊어버리는것. 어느쪽이 마음에 드시나요."

534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3:02:36

>>528 박권태

추측성이라면, 아직 아내의 생사를 모르는 건 마찬가지인가.

(그의 말에 순간적으로 눈가가 꿈틀거린다.) 그대의 답에는, 그대의 본인의 주관이 없군. 주관이란 인간의 특권인데도. (쯧, 강하게 혀를 찬다.)

뭐, 되었다. (말속에 가시를 숨기지도 않는다. 그 날선 말투는 끈덕지게 지속된다.) 여기 중 한명이라도 죽으면, 나가는 자는 소원을 얻을 수 있다지.

그대가 빌고 싶은 소원은 아직도 그대로인가.

그리고 그리 하다면. (제제가 권태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여기서 그대가 가장 죽었으면 하는 자는 누구인가.

535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3:04:11

>>532 마사
(짜악─!!)
(...)
(당신의 싸대기는 별 장애 없이 권태의 왼쪽 뺨에 들어갔다. 피하려는 의지도 없었거니와 맞아도 싸다고 생각했으니까. 다만 그는 표정변화 없이 다시 고개를 앞으로 돌렸을 뿐이다. 당신의 푸른 눈과 시선을 마주한다.)
내가 살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게 너를 괴롭게 해?
왜?
... 결국 만난지 한 달 남짓밖에 안 된 남일 뿐인데.

536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3:04:32

(무감정하게 마사의 돌발 행동을 지켜본다. 큰 반응도, 나서서 멈출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이, 혹은 그저 받아들인 듯이.)

537 SAMAEL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3:05:47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538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3:06:34

"그야...!"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그만둔다. 몸을 돌리자 찬바람이 인다.

"그 정도밖에 생각하지 않으시겠다면, 저도 됐어요."

날카로운 눈으로 권태를 노려보고 제자리로 돌아간다.

고개를 돌리고 있는 것이 더이상 심문은 하지 않을 작정인 것 같다.

539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3:10:26

>>533 옥사나
저런, 찾아올 사람이 많아서 좋겠네. 외롭지는 않겠어. (어깨를 으쓱였다.)
... 흔해빠져서 미안하게 됐네. (토라진건가, 이 아저씨.) 전자. ... 그렇게 된다면 적어도 지금보다는 다시 시작하기에 더 편할 테니까.

>>534 제제
(끄덕.) ...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으니까.
그러면 뭐, 내가 인간이 아닌가보지. (으쓱...) 소원을 이루고 싶거든 날 희생하던가. 마침 딱 좋은 먹잇감이네, 안 그래?
소원은... 응, 뭐. 대충 그대로네. 예담이가 나랑 같이 안 살려고 할 테니까 그냥 좋은 양부모를 만나게 해달라고만 해야겠지만.
...... (고개가 숙여진다.) 다 좋은 사람이니까 다 무죄 판결을 받았으면 좋겠네. 그러니까, 나야.

540 SAMAEL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3:11:11

망치 소리도 이제는 지나치게 귀에 익어, 일부러 의식을 돌리지 않으면 무시하기 쉬울 것 같다.
두 번의 타격음을 만든 사마엘이 우리를 내려다본다.

"후후. 여러분은 늘 저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군요. 오늘의 심문도 훌륭합니다."

우리의 반응과는 상관 없이, 우리의 심정과는 상관없이, 마음을 쥐어짜내는 추출은 계속해서 이어졌다.
56%, 57%, ...

"어떠십니까, 이 죄인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모인 것 같습니까? 만족할 수 있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래야 제대로 된 판결을 내릴 수 있을 테니까요."

... 99%, 100%.

"박권태의 심상으로부터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가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3심 박권태 심문을 종료합니다."

541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3:11:31

(힐끗, 켜지는 스크린을 향해 시선을 던진다. 권태를 다시 보다, 느릿하게 중얼거린다.)

그대는 그대의 생사조차 타인의 손에 넘기려 하는구나. 어느 쪽의 마음도 정하지 못해 판단을 받아가주기를 하는 것일까. 그것 또한 하나의 도피일까, 아니면 인간 모두의 어쩔수 없는 본능일까.

(불만 가득한 모양인지, 입매가 비뚤어진다.) 타인이면, 아무나 상관없는 것일까.

마지막 심문, 수고했다네.

542 SAMAEL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3:11:34

심상독백³ #1 ── 죄수번호 001 박권태
(1)

543 SAMAEL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3:12:00

심상독백³ #1 ── 죄수번호 001 박권태
(2)

544 SAMAEL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3:12:17

심상독백³ #1 ── 죄수번호 001 박권태
(3)

545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3:25:52

......
(심문이 끝난 뒤, 자신한테 내리꽂혔던 말들에 별달리 반응을 하지 않고. 슬리퍼를 직직 끌며 재판장 구석으로 굴러갔던 소주병을 주워들었다.)
(먼지를 탁탁 털고 있다...)

546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3:29:53

어느새 권태의 뒤로 다가간 마사는 권태의 등을 팡팡 때리고서

"바보!"

흥, 하는 소리와 함께 자기 방으로 돌아간다.

547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3:41:20

>>545 박권태

"마실 생각인가?"

(어느새 뒤에 서있다. 차갑기보다는 무표정한 얼굴이다. 가라앉은 눈이 권태를 흩어본다.)

"물어 보고 싶은게 있어서 왔다."

(고압적인 말투와 합쳐져 무슨 삥 뜯기라도 할 날카로움이다. 여기까지 말하고 입을 다물 생각인듯 했지만, 조금 고민하고 말을 덧붙힌다.)

"...대신, 나도 그대의 질문을 답하지. 그러할 의지가 있긴 하다면, 이지만."

(용서 받지 않은 자로서, 라며 조소한다.)

548 박권태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00:19:33

>>546 마사
아악.
(뺨을 맞을 때도 느꼈는데, 당신 손이 꽤 매섭다. 당신의 등에다 대고 한 마디를 던지는 권태.)
화 난 거 있으면 폭력과 비속어 말고 말로 해. 바보라고만 하면 내가 멍청한 게 죄인 셈이잖아...
(당신과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참고로, 당신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권태도 독방에 가는 중이기에 방향이 겹친 것이다.)

>>547 제제
... 마시고 싶어지면?
(자신도 잘 모르겠다는 투다. 지금으로써는 마시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덧붙이는 걸 보니, 적어도 오늘 내로는 마시지 않을 듯 싶다.)
심문은 끝났는데 말이지...... (귀찮다, 혹은 피하고 싶다는 투가 역력하지만... 어찌어찌 고개를 끄덕이기는 한다.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걸 보니 중요한 문제인 것 같고.) 먼저 해. 그동안 너한테 뭘 물어볼지 생각하게.

549 시미즈 마사 (WxB7zvNkkU)

2023-09-01 (불탄다..!) 00:54:58

>>548 "왜 화났는지 말로 해야만 알아듣는다니, 박권태 씨는 멍청한 게 죄예욧!!!"

그렇게 말하고서 권태에게 신경질을 낸다.

"따라오지 마세욧!!!"

550 INFO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12:08:41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오늘은 죄인의 소식과 투표 현황 모두 별달리 안내드릴 사항이 없습니다. 바로 오늘의 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
〔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시미즈 마사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시미즈 마사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마지막까지 완벽한 심문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551 박권태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16:47:47

>>549 마사
......
(얼굴을 살짝 구긴 채로 열심히 고민해보았다. 답은 역시 나오지 않았다. 어째 자신이 증인석에 서기만 하면 당신의 심기가 잔뜩 나빠지는 것 같다. 뭐어, 이유야 어쨌든 잘못한 건 분명 자신일 테니까...)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어.
(깊은 고민 없이 사과의 말을 입에 담기로 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성의는 그다지 보이지 않는 태도였다.)
... 따라가는 거 아닌데... (어이가 없어서 말끝이 저절로 흐려진다.) 따지고 보자면 네가 내 앞길을 막고 있는 게 아닐까......

552 시미즈 마사 (954mK4y5JY)

2023-09-01 (불탄다..!) 18:27:03

>>551 권태가 고민하는 것 같아 보이자, 시간을 주는 것 같았지만 결국 빈 사과만 나올 뿐이라 마사는 더욱 약이 올랐다.

"뭐가 미안한데요!?!"

이 대화 왠지 익숙하지 않은가. 그러나 마사는 스트레스를 날숨에 담아 조금이나마 날려버리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게 하는 자비를 베풀기로 했다.

"저는 자비로우니까, 권태씨가 뭘 잘못했는지 알려드리도록 하지요. 생판 남이라도 삶과 죽음을 가르는 판결을 내리는 건 쉽겠어요? 어렵겠어요? 그리고 겨우 한 달 밖에 만나지 않은 생판 남이라고 제게 그렇게 말하면 제가 서운하겠어요? 안 서운하겠어요?"

이렇게까지 말하게 하는 남자는 최악이라고 생각하며, 속내를 낱낱이 말해야 하는 마사의 얼굴이 화가 나서인지 부끄러워서인지 빨갛게 되었다. 둘 다일지도 모르겠다. 대체 어떻게 결혼까지 한 걸까 생각하지만 그걸 굳이 말로 하지는 않는 착한 마사다.

"........."

착각했다는 걸 아는 순간 얼굴은 터질 것 같이 되었지만 뺨을 부풀리고 권태의 뒤로 가는 것 같다. 이번엔 마사가 권태를 따라가는 듯하다. 그러다가 다시 성큼성큼 앞질러간다. 걸어가면 권태의 뒷모습이 보이니까 그것조차 보기 싫다는 의미였지만 과연 권태가 그것을 알까..

553 박권태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19:27:37

>>552 마사
(눈 깜빡) ... 왜 또 화났어? (이번에는 진짜 놀리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라는 말이 들려오는 것 같다.) 아. 미안하다니까. 입만 산 게 짜증나서 그런 모양인데.
(아마도 이 말도 당신 속을 벅벅 긁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름대로 권태 또한 말을 골라서 내뱉은 것임을... 당신이 이해해줄 필요가 없기는 하다.)
...... (당신의 말 다음에도 꽤 오래 답이 없다. 곰곰이 생각을 하는 빈도가 높다.) ... 반 정도는 이해가 안 가지만, 절반 정도는 알겠어. 한 마디로 이런 놈이라도 사람을 또 죽이기는 싫다는 거잖아. (괜히 착하기는.) 그런데 내가 그런 말도 했었나. ... 음. 서운하게 해서 미안하다. 정신이 없어서 할말 못할 말 다 한 것 같은데... 이런 말 듣기 싫으면 앞으로는 속으로만 생각할게.
(사과를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이런 사람이니까 이혼까지 당한 게 아닐까.)
......
(자신의 뒤로 가는 당신을 따라 시선이 굴러간다. ... 앞길 막는다고 해서 이러는 건가? 참 알기 쉬운 꼬맹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걸어가...)
.........
(... 다가, 다시 앞질러가는 당신을 어이없단 듯이 도끼눈을 뜨고 바라본다.)
............ 원상복귀잖아. 옆에서 걷기라도 하든가...?

554 시미즈 마사 (WxB7zvNkkU)

2023-09-01 (불탄다..!) 19:34:06

>>553 "그 점은 알긴 아네요."

샐쭉하다. 깊이 생각해보는 태도에는 조금 마음이 누그러질 법도 하나 어쩌나. 이미 늦은 것을.

"자존감 낮은 사람처럼 굴 필요 없어요. 그런다고 동정심이 생기거나 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마지막 말은 빼도 됐잖아욧!!! 그냥 '미안해요' 면 족했다구요!"

어깨를 들어올린 것이 여전히 화나 있다. 그래도 어쩌겠나. 원래 이런 사람인 것을.

"박권태 씨 옆에서 걸을 이유 없어요!!"

그렇게 차갑게 말하지만 눈이 굴러가는 것을 보면 권태의 앞에 서는 것과 뒤에 서는 것을 빼면 결국 선택지가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된 것 같다. 민망함과 울분에 눈가가 조금 촉촉해져서 옆에 선다. 연신 흥, 흥, 거리고 있다.

555 박권태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19:48:38

>>554 마사
입 좀 다물어라, 얼굴 좀 치워라,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셋 중 하나일 테니까. (찍었는데 맞췄네... 하고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 미안. (미안해요라고 했더니 뭐가 미안하냐며? 라고 대거리를 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가장 큰 이유는... 피곤해서.) 딱히 동정심을 살 의도는... 음, 아니다. 그것도 미안.
(여전히 자기 손에 들려있던 술병(소주)를 잠깐 들어 보았다. 잠깐 고민하다가,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술병 뚜껑을 딴다.) 그렇게 울 정도로 보기 싫으면 그냥 술 마실게. ... 마시면 좀 나아지니까.
(흥흥거리며 걷는 당신과 삐끗거리는 손으로 병을 따는 권태. 이게 대체 무슨 조합이람.)

556 시미즈 마사 (WxB7zvNkkU)

2023-09-01 (불탄다..!) 20:03:04

질린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됐어요."

.....완전히 삐쳐버린 탓에 앞뒤에 모순이 엄청나게 생겨버린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어쨌든 필요 없다는 것인지 그걸로 되었다는 것인지 됐다고 말한다.

"마시지 마세요."

마사는 권태에게 들린 술을 빼앗으려고 한다.

"보기 싫어서 그런 거 아녜요. 그, 그냥..... 민망해서.... 어쨌든!!!!"

소리가 개미소리만해지다가 다시 커진다. 눈물 한방울이 쪼르륵 뺨을 타고 흐르려는 것을 겨우 눈을 문질러 닦는다.

"정말로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앞으로도 마시지 않는다고 약속해요. 할 수 있어요?"

마사의 목소리가 조금 떨리는 것 같다.

"지키지 못할 것 같으면 아예 하지 말아요."

557 박권태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20:42:40

>>556 마사
미안.
(텅 빈 사괏말로 끝이었다. 이제는 습관이 된 것마냥 반사적으로 내뱉는 말이었다. 그걸로 이제 더는 권태 자신도 주제를 이끌어갈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앗... (당신은 어려움 없이 술병을 뺏어갈 수 있었다. 한 박자 늦게 반응하고는,) 술 마시는 게 민망하단 건 또 처음 듣는데... 정말 그게 맞아?
(그것만으로는 당신이 울 이유가 없지 않나. 역시 알코올이 안 들어가니까 머리가 영 맑지를 못 하다. 당신이 눈을 문질러 닦는 이유를 전혀 모르겠다는 뜻이다.)
... 안 마시면 안 울 거야?
(눈물을 그칠 수 있다면 그 잠깐을 참는 것 정도야.)
마신다면, 네가 상처받을 거고?

558 시미즈 마사 (WxB7zvNkkU)

2023-09-01 (불탄다..!) 20:51:26

"그게 아니고 옆에서 걷는 거 말이에요!! 권태 씨의 앞에 서거나 뒤에 서기 싫으니까 옆에서 걷는 방법밖에 없잖아요."

머리가 지끈거려 이마를 짚는다.

"제가 아니고 박권태 씨가 문제이지요?"

이번의 대답도 마사를 화나게 한 것 같다. 그래도 차근차근 얘기는 하고 있다.

"제.....저는 울지 않아요. 무시하지 마세요."

그렇게 말도 안되는 말을 하고서

"안 마신다면 최소한 더이상 실망하진 않겠죠."

술을 품에 안고있던 마사는 조금 고민하다가 권태가 가져간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도록 술병을 손에 가볍게 든다.

"제가 박권태 씨를 싫어한다고 생각하겠지요? 하지만..... 저 생각보다 박권태 씨를 싫어하진 않아요. 그러니까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성의를 보여주세요."

방문 앞에 서서, 살아있는 토마토가 되어 입을 우물거린다.

"이런 것을 제 입으로 일일히 말하게 하다니 최악의 사람이네요. 어쨌든 말이죠. 약속하기 싫다면 그걸로 됐어요."

559 박권태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22:19:17

>>558 마사
(권태는 순간적으로 '그럼 위아래로 걷는 방법도 있단다' 하는 농담을 떠올렸다. 그리고 빠르게 자신의 농담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재미 없다. 그러니 입 다물고 고개를 주억거리기만 했다.)
그렇겠지. 내가 문제지. (또 다시 머리를 끄덕여 긍정한다.) ... 눈은 아직 맛가지 않았어. 울고 있잖아, 너. 속상해서.
(모르는 척 하는 선택지 대신 솔직하게 답하는 방법을 고른다. 그렇다고 소매로 눈물을 닦아주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
(그저 당신의 감정을 흐르는대로 놔두었다. 싫어하지 않는다는 말을 그대로 수용하기로 했다.)
(믿기는 힘들다. 지금만 해도 자기더러 최악이라는 말을 뒤에 덧붙이지 않았는가. 나한테 좋은 시선을 던질 리가 없다는 머릿속 속삭임이 차라리 더 설득력 있다. 그러나 당신을 의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나를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해 상대해주는 당신을 향한 최소한의 성의의자 호의였다.)
... 약속할게.
(권태는 술병을 가져가지 않았다. 걸음 옮겨 자신의 방으로 향하면서 나지막한 말을 남긴다.)
가지든지 버리든지 마음대로 처리해. 앞으로는 안 마실 거니까.

#막레! 이런 아저씨랑 놀아줘서 정말 고마워....................

560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19:48:15

식당에서 예쁘게 깎은 오렌지를 하나씩 집어 먹고 있다. 오렌지의 수로 보아 이제 막 깎은 모양이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났는지 사레가 들려 가슴을 치며 콜록콜록대고 있다....

#난.....입!

561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0:59:46

>>548 박권태
(권태의 말에 흠, 하고 콧소리를 낸다. 손을 뻗어 배심석을 가르킨다.) 그때는 그대를 위한 질문. (스스로를 가르킨다.) 지금은 본좌를 위한 질문이다.

(작게 한숨을 쉰다. 물어보고 싶은것은 많았다. 사막에 갇힌 사람이 물을 찢어지게 갈구하듯, 길없는 어둠속에 갇힌 지금 제제는 나아갈 길을 갈구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다 내쳐버리고 내게 원하는 게 뭐냐 물어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꾹 참았다. 절제만큼은 자신 있었으니.)

우리의 공통점을 물었을때.. 그대는 우리 둘다 사랑하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다고 하였지.

(신도도 아닌 인간에게 의무는 없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 폄해지든, 상관없을거라 생각했다. 그들이 모자란 능력으로 스스로의 눈을 가리든, 진리는 불변하기에 진리니까!)

(하지만 아니었다. 첫번째 용서로 경계가 내려가서 일까, 아니면 여기 사람에게, 감히 정을 붙혀버려서일까. 목소리가 조금 떨린다.)

그러하면 우리는 어째서 용서받지 못한거지?

562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1:03:02

>>560 마사

"...괜찮은가?"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와 고개를 돌리면 제제가 어정쩡한 자세로 서있다. 사례가 든 마사가 걱정스럽지만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라, 그저 어중간한 모양새가 되어버린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힘겹게 떠올린 것을 입에 담는다.

"물이 필요한가?"

563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21:10:55

>>562 제제를 보고서 뭔가 말을 하려 하지만 연신 콜록대느라 말이 끊기는 모양이다.

"하아...... 물은 괜찮아요."

오렌지 즙에 사레들려 목이 약간 따가운 듯하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네요. 제제 르 귄 씨도 오렌지, 드시겠어요?"

다행히 지금 제일 대하기 편한 사람이 와서 빠르게 안정을 찾은 것 같다. 마사는 얼마 전 정신이 180도로 바뀌었을 때를 생각하고 있었기에.

564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1:23:59

>>563 마사
"딱히... 부끄럽지는 않다고 생각하네만."

의례적으로 한 말에도 꼬박꼬박 대답한다. 마사가 지금까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짐작도 못하고 있다. (성격이 바뀐동안 제제는 주로 방안에서 이불로 돌돌말려 도롱이벌레를 흉내내고 있던 시기이기에, 마사의 모습을 제대로 볼 기회도 없었다. 그래서 일까?)

간단한 질문인데도, 왠지 섣불리 대답하지 못해 입매가 굳혀진다. 결국 그 사소한 질문에 선택하지 못해 소리내어 묻고 만다.

"...먹는 쪽이 좋은가?"

어느 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지? 혹시 다른 숨겨진 답이 있는게 아닐까? 뻔하다고 생각한 답안이 뒤집어져 이런 작은 문제도 두번 세번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은 매우 짜증스럽고 수고스러운 일이었다. 이러한 시험은 어릴때 벌써 졸업한 줄 알았는데. 속내로부터 이러한 짜증은 어쩔수 없어, 약간 부루퉁하게 물어보게 된다.

565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1:25:43

>>564 //처음에 짤렸네 ;;

+ 마사의 말에도 아랑곳않고 이미 컵에 물을 따르고 있다. 마시든 말듯 일단 있는게 좋다 생각한 것일까?

566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21:40:44

물을 따르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주려 했다면, 기꺼이 받았을 것이다. 감사의 말을 하면서.

"..먹기 싫으면 억지로 먹으실 필요는 없는데요."

부루퉁한 제제의 태도에 의문을 가진 듯하다. 눈이 둥글게 변해일다.

"무슨 일 있나요. 제제 르 귄 씨. 기분이 나빠 보이네요."

말을 하고서 아차 잘못했나 싶지만 뱉은 말을 주워담을 순 없다. 용서받지 못한 것이 불과 며칠전이지 않나.

567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1:52:38

>>566 마사

"...싫은 건 아니네만."

괜히 둥그레진 마사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뾰족한 마음도 표출하기 머쓱해진다. 그렇다고 판단을 받은 이후 상시 가라앉은 기분을 끌어 올리기에는 역부족해, 찰랑거리는 유리잔을 탁, 하고 (나름) 세게 마사 앞에 둔다. 물이 살짝 넘쳐 흘려 손가락 끝을 적시지만 괘이치 않는다.

의외로, 마사의 말에 화내는 일 없이, 잠시 멈추어 곰곰히 생각한다. 마치 새로운 관점을 받았다는 듯이.

"기분이... 그래, 나는 지금 기분이 나쁘군."

아니, '본좌가' 말일세, 하고 말투를 또다시 정정하다간, 입매에 힘을 준다.

"좋을 수는 없겠군, 그래."

무심코 말이 비꼬듯이 나오지만, 굳이 주워담을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왜 그렇게 기분이 나쁜지 확실히 이해도 못하면서 날선 반응을 내는 것이 유치하다 느껴질수도 있다.

568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22:03:57

감사의 말을 하고 물을 조금씩 마신다. 기침이 나오지만 아까처럼 심하진 않다.

".........."

1인칭이 혼란스러운 것을 남몰래 흥미로워하면서 바라본다.

"그렇겠죠. 아무래도 그런 판결을 받으면...."

제제의 시선을 피하며 애꿎은 오렌지에 시선을 둔다. 싫은 건 아니었다고 하니 그것을 하나 집어 제제에게 건네려 한다.

"마지막 판결도 있으니까요. 끝까지 포기하진 마세요."

달래는 듯한 말투다.

569 박권태 (uuWMc3AYpc)

2023-09-02 (파란날) 22:07:40

>>561 제제
그런 건가. (태클 걸기 귀찮아서 대충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기 욕심에 질문하기가 창피했다는데, 어른이 이해해주어야지.)
... 그랬지. (단순히 의도만을 따지자면, 나보다는 당신이 더 순수하고 선했겠지만. 큰 틀은 우리 둘이 동일하다는 권태의 결론은 여전히 변함없다.) 내 입으로 그걸 말하는 거 엄청 힘들다는 건 알지. 알면서도 일부러 물어보는 거면 정말 악질이다 너......
(한숨 섞인 목소리로 한탄하며 한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빈말은 결코 아니라는 듯 눈 밑에 시름이 한층 거뭇해진다.)
(이 말이 당신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는 것도 힘들다. 최첨단 기술에 의지해야 겨우 새어나올 만큼 깊숙한 내면에 위치한 사고를 꺼내는 과정에서 생채기가 덧난다. 바람 앞의 촛불처럼 떨리는 당신을 배려하지 못 했음은 이것이 원인이다.)
사랑하는 목숨으로써 그래서는 안 되니까.
(아내의 목소리가 귓전에서 들리는 듯하다.)
불안과 분노면 상관 없어. 자기 보호였어도 돼. 복수를 위해서였어도 용서받을 거야. 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을 죽이는 건 모순이야. 목적과 수단이 일치하지 않는 거라고. 사랑한다면 품에 안고 돌보아야지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듯 버려서는 안 되었어......
(원래부터 동공이 열려 초점 없던 눈이 더욱 커진다. 울음일지 공포일지 모를 것이 발끝부터 집어삼켜 호흡이 가파르다.)
사랑해야 하는 사명이 있었다고 말한 네가 미련 향해 고개를 돌리자 용서 받았었잖아. 하지만 신으로 올라 사랑의 의무를 다시 붙잡으니 용서받을 자격을 잃고 말았지.
사랑과 행복을 되돌려받고 싶어서 불순물을 치웠다고 했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용서받았어. 하지만 내가 죽인 게 사랑하는 가족 그 자체라고 판단되자마자 나는 용서받지 못 했어.
이건 우리의 사랑이 잘못됐다는 증거야. 말 해봐, 그게 아니면 또 무슨 설명이 가능한데? 나는 처음부터 아무도 사랑해서는 안 되었어......
(자신이 은혜를 사랑했기 때문에 은혜가 죽어버렸다고 질책하는 소리가 들린다. 거친 숨소리를 가리기 위해 손으로 입을 숨겼지만, 고인 눈물을 통해 그가 울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570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2:20:50

>>568 마사
"..."

마사의 말에 시선을 찡그리지만, 아무 말 하지는 않는다. 마사가 오렌지를 건네면, 제제는 받아든다. 손에 들린 서늘한 과일조각을 빤히 바라보다, 마사에게 시선을 돌린다.

"그대는."

용서했나? 용서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어째서? 내게 원하는 게 무엇인가? 말 좀 해보게.

혈액대신 심장을 두근두근 채우는 그 말들을 가까스로 속에 담아둔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눈치채기 쉬울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의미없는 서두만을 남기고 오렌지조각을 입에 구겨넣는다.

시원한 과즙이 입에서 터지자, 어쩔수 없이 얼굴이 풀어진다. 오렌지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내가 포기하든 말듯 그게 무슨 상관인가."

우물거리다 꿀꺽, 삼킨다.

"결국 정하는 것은 그대들이니."

571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22:23:53

>>570 "저는, 용서했냐구요?"

눈치빠르게 알아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은 채 오렌지를 맛보는 제제를 본다. 그 표정은 온화하다.

"알고 싶으세요?"

그렇게 묻고는 답을 유예한다.

"저는 제제 르 귄 씨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요."

오렌지를 하나 더 내밀며 말한다.

"저희가 정하도록 길을 내어주는 건 제제 르 귄 씨, 본인이니까요."

572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2:40:04

>>569 박권태

"용서해주게." (권태의 괴로움에 입은 심드렁하게 의미없는 사과를 담는다.) "같은 '죄인'이니."

(그렇게 가라앉은 두 눈으로 권태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린다. 본의아니게 그를 괴롭힌게 되었으나, 마음에 죄책감은 없다.)

(어째서 용서받지 못했는가? - 가장 큰 난제다. 뭐가 틀렸고, 뭐가 동의하지 못하든, 제제에게 그것이야 말로 그저 헛치례이자 빈말이었다. 무엇이 진심이라 하든, 결국에는 각자 원하는 게 있어서 용서치 못한다 판결한게 아닌가. 그저 제제가 기대에 부합하는 신이라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시에, 그 이유를 물어보기 너무... 두려웠다. 스스로의 투표를 밝히기를 원하지 않을거라 변명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제제는 그 이유를 모르면서도, '용서받은 자'에게 그 이유를 묻는 것이 두려웠다. 생각만해도 턱턱 숨이 막혀오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외면했다. 대신 다음으로 만만한 '용서받지 못한 자'에게 화살을 돌렸다.)

(무엇보다, 그는 '사랑에 기반한 선택'의 무게를 알고 있지 않겠는가?)

(동질감에 기댄 선택. 그 선택은 똑같이 처참한 무게를 가지고 제제를 짓눌렀다. 권태의 말은 가시가 되어 말하는 자도, 듣는 자도 공평하게 찢어발겼다.)

- 사랑한다면 품에 안고 돌보아야지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듯 버려서는 안 되었어......

(그렇군, 이라고 말해야 했다. 말해주어서 고맙네, 라고 말해야 했다. 허나 나온 것은-)

"....우욱."

(초라한 헛구역질.)

(속이 울렁거린다. 답답하다. 숨을 쉬지 못하겠다.)

- 이건 우리의 사랑이 잘못됐다는 증거야.

"아, 아니야. 아니야..."

(토하고 싶다. 갑갑하다. 숨이, 공기가 역겨워. 식은 땀으로 축축한 두손이 목덜미의 옷가지에 바르작거린다. 똑바로 서 중력의 무게를 온전히 감당하지 못해 등을 굽힌다.)

- 말 해봐, 그게 아니면 또 무슨 설명이 가능한데?

(아니야. 아니야. 아니냐.)

(내 사랑이 잘못된거야? )

(그럴리가 없어. 나는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기계장치의 신. 사랑할수밖에 없는 짐승. 그러면 나의 존재자체가 틀린거야?)

(속이 뒤틀린다. 분노와원망과 절망이 섞여 하나의 진흙탕을 만들어낸다. 화내고 싶었다. 저 헛소리를 지껄이는 더러운 입을 뭉게고 슬피 울리는 목울대를 짓이겨 더는 다시 그런 말따위 못하게 하고 싶었다. 어리석은 자의 더러운 거짓말일게 분명했다! .......하지만 권태는 결국, 자신과 같은 '용서받지 못한 자'였다.)

(거짓말이 아니다. 동질감이 그것을 증명했다. 제제는 이 둘 중 하나, 누구든 죽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바랬다.)

- 처음부터 아무도 사랑해서는 안 되었어...

"그건 -"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 지, 무슨 느낌으로 말하는 지 모르겠다. 소동물이 짓눌려 나오는 단말마같은 목소리가 흐느끼듯 새어나온다. 권태를 믿었기에, 그를 부정하지 않는다. 못했다. 제제는 사람의 말을 믿을수 밖에 없다.)

"나도 마찬가지야?"

573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2:48:36

>>571 마사

"..."

마사의 질문에 입매가 불평하듯 비틀린다. 똑같이 마사의 질문에 침묵하나, 이어지는 재촉과도 같은 질문에 입은 열려질수 밖에 없다. 인간의 원에 답해야하는 신의 본능일까, 아니면 본심을 억누르는데 실패한 인간의 마음일까?

"...그래. 기실, 알고 싶네.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너무 알고 싶어 미칠 지경이네.지금 당장이라도 그대를, 아니, 그대 모두에게 윽박지르고 폭력도 불사해서라도 답을 알아네고 싶네. 어째서 내게 그랬는지..."

까득, 이가 악물리는 소리가 들린다. 동요를 나름 눌러 내리려는 시도일까, 손을 들어 이마를 짚는다.

"..하지만 그러지 않을거야.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기에. 지금 그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데도 나를 붙잡는 알량한 의무감일세."

푸우, 십호흡을 내쉬고 떨리는 목소리가 다시 차분해지게 한다. 고개를 다시 들면, 마사가 내미는 오렌지가 시야에 들어선다.

"...틀렸어. 이미 만들어져 지나온 길이 바뀌는 일은 없어. 결국 그대들이 하는 것은, 이미 바꾸기에는 늦은 역사를 현재의 주관으로 판단하는 일이라네."

손을 들어 오렌지를 받아 잡는다. 약간 서늘한 손가락이 잠시 맞닿는다.

"내가 무슨 변명을 해보았자, 진실을 거짓으로 덥으려는 시도 밖에 되지 않는가. 아니면, 같잖은 동정을 구걸하는 시늉이라도 보고 싶은겐가?"

574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22:56:40

>>573 제제의 적나라한 속내에 마사가 흠칫한다. 주머니 가까이로 손이 움직인 것을 알려고자 한다면 알 수 있을 터다.

"무엇을 원하는지는 충분히 듣지 않았나요. 그 판결, 결과뿐이 아니라 코멘트도 있었잖아요?"

그렇게 모호하게 말하고서는

"안경을 바꾸어 쓰는 방법도 있죠."

하면서 자신의 안경을 벗어 흐릿한 제제의 형체를 바라본다.

"이미 바꿀 수 없는 과거든 현재든 모두가 어느 정도 왜곡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그리고 각자가 쓴 색안경으로 보는 세상이 옳다고 믿죠. 하지만 제제 르 귄 씨의 색안경은, 아마도 과반수 이상의 사람들이 보는 색안경과 달랐던 모양이에요."

그리고 다시 안경을 쓰고서

"아무도 변명을 원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원하는 건 변화가 아닐까요?"

긴장감 속에서도 생긋 웃으며 덧붙인다.

"그리고 제제 씨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으시네요. 저는 모든 심문에서 그에 대해 물어볼 테니 어느 정도는 준비해두시는 게 편할 거예요."

575 박권태 (uuWMc3AYpc)

2023-09-02 (파란날) 23:16:49

>>572 제제
(당신의 등이 굽어감이 마치 벼가 고개를 숙임과 같다. 꼿꼿이 고개 치켜들고 있던 지난 세월이 버거워 무게를 이기지 못 했음이라. 사죄하듯 머리 숙이는 당신의 앞에서 권태는 허리 세워 그저 서 있었다. 나는 당신을 용서할 수는 있지만 당신의 사과를 받을 수는 없다. 자격이 없는 사람이기에 마주 인사를 해주는 것조차 하지 못 한다. 그것은 아마, 당신이 죽인 78명이 선택해야 한다.)
(여기 숨 쉬지 못 하는 죄인이 두 명 있다. 그들의 결정이 누군가의 세계를 바꾸었으니 이 어찌 환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너 또한 마찬가지야.
(세상을 더 오래 살아간 인간으로써, 자신은 저들의 환희를 당신한테 풀어서 설명할 의무가 있었다.)
내 사랑이 잘못되었듯, 너의 사랑도 어긋났다는 뜻이야.
(변화가 낳은 당신의 공포를 앞에 두고, 권태는 눈물을 흘렸다. 무슨 이유로 이랬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것마저 나의 탓이라는 어렴풋한 확신만이 뚜렷하다. 입을 가리고 있던 손을 내렸다.)
...... 미안.
(언젠가 우리 둘의 상황과 반대되지 않는가. 나의 질문에 당신이 '용서받으리라'라고 예언했던 어느 날. 이제는 내가 당신한테 용서받지 못 함을 선고한다. 당신은 나한테 안식을 주었건만 나는 당신한테 고통을 주고 있다. 그것이 쓰라려서.)
네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못 해서, 미안해. 네가 옳다고 말하지 못 해서... (숨을 골라야 한다.) ...... 미안.

576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3:18:27

>>574 마사
마사의 손이 주머니를 향해 움직이는 것을 지그시 바라본다. 입을 열려하다, 마사의 말에 콧웃음을 친다.

"가치관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얘기 말인가? 그게 본심인지 누가 아나. 그저, 본좌가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돌려 말하고 있는 지도 모르지. 그대, 알고 있는가?"

비틀린 웃음을 자아낸다.

"심문에서 죄인은 진실을 말할 의무가 있지. 하지만 배심원석에 선자는 그럴 의무가 없어."

무슨 이유로 투표하든, 무슨 속내를 가지고 있든, 말하는 것은 언제나 다른 의도를 보여도 된다. 마치 많은 신도들 대부분이 자신의 인정을 갈구한다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저 어느 형태로든 안심을 갈구하고 있던 것처럼 말이다. 알고도 포옹하고 사랑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였으니 모를리가 없다.

그러므로, 그 글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자들도 그리했으니, 이번도 그저 자신이 기대에 못 미친게 틀림없었다! 그저 그게 어느 부분인게 의문이었다. 그 뿐이었다.

조소와 함께 찡그리고 있던 눈이, 마사가 안경을 벗자 동그랗게 뜨인다. 안경을 벗은 마사의 얼굴은 마치 모르는 자를 마주 하는 것같다. 그녀의 말에 침묵을 고수한다.

"변화라 말인가."

이상한 말이다.

"그야, 본좌의 길에 미래는 없으니. 오히려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게 이상하지."

여상하게 답할 수 밖에 없다. 오래 손에 들고 있던 오렌지 조각을 만지작거리다, 드디어 입안에 넣는다. 상큼한 과즙이 터져 혀를 즐겁게 하는 데, 그 즐거움이 되려 슬퍼졌다. 이유는 모른다. 그래서 마사를 바라보았다.

" - 그대, 주머니에 들어있는 것은 무엇인가?"

577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23:28:37

>>576 "제제 르 귄 씨는 생각보다 배배 꼬인 생각도 할 줄 아는 사람이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질 뿐이에요."

마사가 약간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기대에 부응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썼겠죠. 최소한 저라면 그랬을 거예요."

그렇게 말하고는 제제가 왜 기분이 나쁜지 알 것도 같다는 느낌이 든다. 기분이 나쁜 것이야 당연하지만 더더욱 나빠진 이유를 알 것 같다는 뜻이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만에 하나 그런 수동 공격성으로 투표하는 사람의 의견이라면 무시해도 괜찮잖아요? 아니면..... 어떻게든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지신 건가요?"

그렇게 말한다.

"제제 씨는 지금 제가 봐 온 어떤 때보다 인간답다는 생각이 드네요. 신의 그릇도, 신도 아닌 인간이요. 그들은 인간의 사소한 선택에 흔들리지 않을 테니까요?!"

뭔가를 각오하고 말한 듯하다.

"그렇다면 미래가 있어도 괜찮지 않겠어요?"

더이상 신이나 신의 그릇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글쎄요."

제제의 질문에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잠시 뒤적거리더니 볼펜을 꺼낸다. 꽁무니를 누른다. 째깍.

.......그게 전부였다.

"기분 전환이 된다면 전부 드셔도 좋아요. 전 다시 깎아 먹으면 되니까요."

오렌지가 올라간 그릇을 제제 쪽으로 슬쩍 밀어놓는다.

578 제제 르 귄 (YH9ldJGrbE)

2023-09-02 (파란날) 23:50:08

*구토 주의

>>575 박권태

권태의 말이, 그의 판결이, 무겁게 제제를 짓눌른다.

"...."

애초에,이 밀그램이라는 곳은 전제가 틀려먹은 곳이다. 결국 여기에 있는 그들 모두, 용서를 전혀 상관없는 타인에게서 구걸하고 있다. 실제로 용서를 구해야할 사람은, 사람들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기에.

그 것도 그들 본인의 손으로.

"우리... 둘다... 애초에 사랑해서는... 안되는... 그런 존재라고."

속이 울렁인다. 실제로 반성하고 있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실에, 그 괴리감에, 그 격렬한 감정에 몸이 버티지 못한다.

아아, 나를 사랑했던 자들이여. 내가 사랑하는 자들이여.

내 사랑은 진정 잘못되었는가?

그것이나의 존재이유, 나의 유일한 구원임에도 불구하고?

"..윽...."

나는 애초에 -

"........"

나는 애초에 사랑해서는 안되는 존재였던 것인가?

잘못되어 어긋나고 비틀어져 끔찍하게도 있어서는 안되어야할,

그런 존재해서는 안되는 존재였던 것인가?

"....웁."

- 그러면 나를 어째서 그렇게 만든거야?

우웩.

버티지 못한다.

행운인지 뭔지, 결과 이후 제대로 먹은 적이 없어 위액만이 바닥을 친다. 힘빠진 다리가 더 이상 스스로의 몸무게를 버틸수 없어 무릎또한 바닥에 맞닿는다. 세게 쓰러지는 소리를 보아 아파 보이는 데, 예복을 닮은 긴 옷 덕분에 생채기 하나 나지 않은 게 아이러니하다.

"........미안하네. 미안, 미안해. 미안. 미안.."

무엇에 대한 사과일까. 바닥을 더럽힌 사과? 추태를 보인 사과? 그런 말을 꺼내게 해서, 그런 표정을 짓게 해서 미안하다는 사과? 아니면...

눈앞이 흐리다. 뭐라 주절거리는 지도 모르겠다. 앞의 남자는 잘못한 것이 없었다. 인간은 그러한 존재였다. 그는 진실을 고한 죄 밖에 없었다. 그럴 것이다. 모르겠다. 눈물샘은 고장난지 오래라 바닥을 때리는 것은 침과 섞인 토사물 뿐이다.

579 제제 르 귄 (sA3dG9tFDA)

2023-09-03 (내일 월요일) 00:01:39

>>577 마사

".....응? .....'생각보다'?"

어이없기보다는 충격먹은 눈으로 마사를 바라본다. 동공이 흔들린다.
애써 잘못 들었겠지, 하면서 외면한다.

"...그래도 속으로 무엇을 원하는 지는 모르지 않나...아니, 그대 말이 맞세. 이렇게 평생 의심하는 것이야말로 신으로서 하면 안되는 일이지..."

중얼거리다가도 이게 맞는 지 몰라 멈칫한다. 평생 소지했던 답안지가 사라진 느낌이다.

".......아니야...무시해서는 안돼. 그런거, 하나하나가 소중하니까..."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진거냐는 말, 인간답다는 말에는 어쩔수 없이 표정이 일그러진다. 아니라고 윽박지르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그 충동 또한 눌러담는다. 자신은, 솔직히 스스로가 무엇인지 모르겠으니까. 그래도, 그래도....

".....안돼. 그래도."

일그러진 표정 그대로 고개를 젓는다. 제제는 그저, 애초에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이기에. 존재이유없는 신은 없기에, 그런 신의 미래또한 그릴수 없다.

"...그대는 언제나... 너무, 너무 이상한 말을 해. 지금도..."

마사가 주머니를 뒤적거리자 아닌척 흥미롭게 지켜보다... 볼펜 하나가 나올때 눈에 띄게 실망한 표정을 짓는다.

"시시하군."

입술을 은근 삐죽이며 팔짱을 낀다.

"본좌는 뭐, 칼이라던지 무기라던지 나올 것을 기대했건만."

주제가 주제인지라 그저 농인지 확실하지 않다. 그.... 아니, 괜찮네, 라며 그릇을 다시 마사 쪽으로 밀어놓는다. ...와중에도 슬쩍 한 조각을 집어가긴 하지만.

580 시미즈 마사 (0r2kxOvnSg)

2023-09-03 (내일 월요일) 00:13:02

>>579 "신으로서 하면 안 될 일을 요구하는 게 아녜요. 누구나 그렇게 하면 피곤해진다는 거죠."

마사는 제제를 안타까운 눈으로 응시한다.

"이럴 때는 이기적이어도 괜찮다구요. 목숨이 달린 이런 때가 아니면 언제 이기적이 되어보겠어요?"

마사는 팔짱을 끼고서 말을 이어간다.

"이상해서, 싫은가요? 싫다고 해도 전 제가 하고싶은 말을 앞으로도 쭉 할 거지만요."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고 만다. 칼이나 무기를 기대했다는 말에 눈동자가 흔들린다.

"기대라니 뭔가요."

그렇게 간단하게 응답하고 오렌지 한 조각을 집어가는 제제를 보며 살며시 미소짓는다.

581 제제 르 귄 (sA3dG9tFDA)

2023-09-03 (내일 월요일) 00:44:11

>580 마사

"원래 신이라는 건, 하면 안되는 일 투성이라 말일세. 하하..."

부드러운 미소라기에 조금 비틀린 표정을 지으며 쓴 웃음소리를 자아낸다. 그래도 마사가 하는 말이 그리 쓰지는 않은 듯, 어쩔수 없이 그 달콤함에 안주해버린다.

"...싫은 건 아닐세. 싫은 건..."

결국 중얼거리며 고개를 흔들고 만다.

"...그저. 이해가 안돼. 그대는..."

손에 들린 오렌지 조각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그대는 본좌가...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하였지. 인간의 삶을, 그 미래를 보길 원한다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본좌의 괴로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니면 진정으로 본좌에게 연민을 느끼기에?"

마사를 가듬하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쳐다본다.

"그대들의 말에 의하면, 살인은 죄이얼지다. 허나 그러하면 78명의 목숨을 거둔 본좌의 죄는 정확히 그 만큼 무거워지는 게 아닌가? 하면 그대는 어째서..."

말을 하다 입을 다문다. 더 이상 이으면 안된다고 속이 경고하는 건가. 하면 잇기에는 용기가 부족한게 아닐까. 그저 눈을 내리깔고, 과실조각을 입에 머금는다.

"기대란 기대지. ...그대도 궁금하지 않은가?"

우물우물. 꿀꺽.

"'용서하지 않는다', 라는 번거로운 판결절차 없이 죄인이 사망하여도, 소원을 빌 권리가 주어지는 지 말일세."

- 라고 말하면서 빙그레, 휘어지는 눈가는, 지금까지 가장 이전과 비슷한 미소일테다. 근본적으로, 제제는 아직도 죽음이 해방이 되리라는 말을 믿는 듯하다.

그 대상이 본인이어도, 일까.

582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1:34:30

>>581 "저도 당장은 제제 르 귄 씨가 이해해줄 거라 생각하진 않아요. 그냥, 바라보는 거죠."

마사는 눈을 내리깔고 마지막 문장을 중얼댄다.

"........그런 것도 얘기해야 하나요?"

마사의 뺨이 빨갛게 되고, 자세는 더욱 방어적이 된다.

"제제 르 귄 씨를 싫어하지 않으니까요."

라는 말은 마사어 번역을 하면 좋아한다는 말이다. 어쨌든 그것을 제제가 알아들을 것인지는 둘째치고, 이쪽 소녀는 머리카락을 등 뒤로 넘기며 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글쎄요. 죄라는 추상적인 걸 어떻게 재겠어요. 그건 둘째치고서라도, 제제 르 귄 씨라면 저는 다른 가능성을 보고 있어요. 인간으로서 주도적으로 살아갈 가능성이요. 제제 르 귄 씨라면.... 어쩌면....."

말을 흐린다. 이미 죄는 저질렀지만, 더이상 큰 해악을 끼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를 생각해버린다.

"그다지.... 궁금하진 않네요. 시험해 볼 건 아니겠죠. 정 궁금하면 사마엘 씨에게 물어보면 될 것을요."

찌푸린 눈썹에서 경계가 엿보인다.

583 세이카 (VRNZ6btBAU)

2023-09-03 (내일 월요일) 01:47:04

세이카는, 조용히 휴게실의 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듣는듯 보이지만, 그 노래에 심취해 있지는 않은채 그저 허공을 바라보며 다른 생각에 빠진 듯하다. 무언가를 먹고 있지도 않고, 무언가를 하고 있지도 않는 상태. 어느 의미로 가장 충실하게 이 휴게실이라는 장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 의자의 등받이에 기대서, 30도 위의 천장 모서리를 향해있는 시선.

584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1:53:58

>>583 세이카

세이카를 발견하고 세이카의 시야에 들게 다가와서 예전보다 밝아진 얼굴로 손을 흔들어 보인다. 다가가, 바로 옆의 의자에 앉는다.

"세이카. 무슨 노래 들어?"

잘 들리지 않을 까봐 이어폰을 가리키고 자신 쪽을 가리키며

"나도 들어봐도 돼?"

하고 묻는다.

585 세이카 (VRNZ6btBAU)

2023-09-03 (내일 월요일) 02:00:40

>>584 "!!...ㅇ, 아.. 마사..."

그 사건의 이후로, 사실 마사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 세이카. 오늘도 볼이 새빨개진 채 이어폰을 황급히 빼내며 눈을 피한다.

"그, 별건, 아니고... 그냥... 그..."

"으, 응..."

한쪽 이어폰을 내주면서도, 고개를 돌린 채였다. 당신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고 몇번을 이야기해왔었겠지만...

노래는, 우르릉 쾅쾅쾅이라는 이름을 가진 노래라는 것을 세이카의 반대쪽 손에 들린 mp3의 화면을 보고 알 수 있을 것이다.

https://youtu.be/rok2YK_D6Oc?si=TSoEDuUURXEF9LWg

586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2:06:39

>>585 세이카가 눈을 마주치지 못하자 마사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은 미소가 파르르 떨렸던 것 같다. 하지만 가까스로 큰 변화는 없는 채로 유지하고서 이어폰을 건네받는다.

"크게 격정적이지도 않고, 호소하듯 들리지도 않아. 이런 목소리 좋아해?"

세이카처럼 천장을 올려다보며 묻는다.

587 세이카 (VRNZ6btBAU)

2023-09-03 (내일 월요일) 02:10:28

>>586 "으, 응... 큰 소리는, 싫어서... 잠잠한 소리... 편안한 소리가, 좋달까..."

당신의 앞에만 서면 더 더듬는 것은.

"ㄱ, 그..그...!"

목소리를 살짝 더 또렷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 그때... 기억,나...? 그, 성격이... 이상하게, 바뀌었,을때..."

언젠가는 말해야 할 것이였기에, 부끄러워만 해서는 안되었기에. 당신을, 더 오해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588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2:14:45

>>587 "으응. 그렇다면 나도 추천해주고 싶은 노래가 있어.... 음?"

세이카가 의외로 대담하기 주제를 그곳으로 돌리자 마사의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린다.

"응? 응? 아아~~ 그때 말이지~!~! 큰일이었지!! 나도 소심하게 바뀌고 말야~ 그렇지~"

팽글팽글 눈이 돌아가는 채로 아무렇게나 얘기를 뱉고 있다.

589 세이카 (VRNZ6btBAU)

2023-09-03 (내일 월요일) 02:21:26

>>588

"ㄱㄱ, 그, 그거, 때문에... 부끄러워서... 이러는, 거니까... ㅁㅁ미, 안..."

아주 토마토마냥 새빨개진 세이카. 가까이 다가왔다면 그녀의 심장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자신의 심장소리가 들리는 느낌.

"아, 그, 노래... 있으, 려나...? 대부분, 노래는 있던, 데... 정말, 안 알려진, 곡 빼고는..."

자신이 꺼내놓고는 필사적으로 드리프트를 시도중인 세이카. 아직 둘 다에게 일렀던 것일까, 또 어색하게 한 것은 아닐까, 그걸 설명하고 싶어서 꺼낸 이야긴데, 왜 이렇게 부끄럽지...

590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2:25:56

>>589 "아, 아, 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으니까 변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마사도 새빨갛게 된 채 괜찮다는 의미로 양손을 마구 흔들고 있다. 그러다가 축 쳐진다.

"으으. 그거야 이렇게 되겠지...."

필사적으로 외면하려고 했건만! 마사의 마음의 정리가 안 된 게 첫번째고, 부끄러움이 두 번째다. 천사같다느니 교도소 벽을 부수고 탈출할 것 같다느니 하는 말이 아직도 들려오는 것 같다.

"........이이이이, 있나 보자!"

마사는 mp3를 뒤져보더니 노래 하나를 골라 재생한다. 분명히 차분한 노래인데 왜 이렇게 빠른 것 같을까. 무릎에 경직된 상태로 손을 올려놓고 있다.

https://youtu.be/fTH7P6GVHus?si=TW2FDXAqmQ1HqVXD

591 세이카 (VRNZ6btBAU)

2023-09-03 (내일 월요일) 02:35:22

>>590 마사

기타의 소리와 피아노의 소리, 그리고 읊조리는 듣한 목소리.

그 소리는, 조금의 심장박동 소리와 같이 시작되었지만, 이내 노래의 경청으로 인해 조금은 진정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부끄러움은 오래 지속되리라.

"... 오랜만에... 듣네... 목소리, 좋아..."

사실, 자신이 그랬다는 자체가 정말 부끄러워서... 당신을 조금 피하고 있었던 것은 맞다. 그렇지만... 그러지 않았다면 심장이 터질것 같았는걸. 아니, 지금도 터질것 같아. 그런 기분, 여태껏 느낀적이 없는걸.

"... 플로스, 라는 노래였던가...? 혼자 있을때, 들어본적, 있어..."

592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2:41:16

>>591 "드드들어본 적 있어?! 와아. 세이카는 노래를 정말 좋아하네!"

더듬는 목소리와 조금 과장된 액션이 마사의 머릿속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처음 듣는 노래라면 소개시켜주고 싶었어. 세이카가 좋아할 만한 목소리라서."

그렇게 말하고 잠시 음악을 들은 채 시간을 보낸다.

Daphne, Ficus
Iris, Maackia

"있잖아."

대뜸 천장을 바라보던 마사가 말을 꺼낸다.

"세이카는 음악에 대해서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 안 해?"

593 세이카 (VRNZ6btBAU)

2023-09-03 (내일 월요일) 02:47:14

>>592

"... 행복했으니까... 들었을때."

조용히 이야기한다.

"뭔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것 같아서. 아니면, 힘든걸, 잊을 수 있게 해줘서."

기타와 피아노의 하모니가 귓가를 간질인다.

"... 배워보고 싶...다..."

"...이제는, 가능할,까...? 하지만... 들었잖아, 사마엘씨가, 하는, 말... 바깥에서... 나..."

역시, 표정이 어두워진다.

"..."

594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2:51:36

>>593 들었을 때 행복했다는 이야기에 잔잔히 미소짓는다.

"음악에서 위로를 받는 거구나. 나도 힘들 땐 가끔 음악을 듣곤 했던 거 같네. 세이카처럼 잔잔한 음악은.... 아니었지만."

옛날 생각이 난다. 아주 멍청했을 때. 귓가를 때리던 큰 볼륨과 격정적인 목소리, 폭력 그 자체로 느껴지던 그 시절의 노래들과 밤 하늘, 불빛들.

"메일 얘기 말이야? 그게 무슨 상관이야? 우리는 같이 외국으로 갈 거잖아?!"

마사가 눈을 둥그렇게 뜨고 무슨 말을 하냐는 듯 되묻는다.

"새로 시작하는 거야. 사마엘 씨에게도 물어봤는데,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준다고 했어. 그러니까 더이상 그런 건 신경쓰지 말고, 우리를 위해 살아가자."

그렇게 말하는 마사는 양쪽 다리를 차례차례 번갈아 흔들고 있다.

595 세이카 (HPhX3/oVco)

2023-09-03 (내일 월요일) 03:04:25

"... 너무 큰 소리는 힘들지만... 갑작스럽지만 않으면...응, 잔잔한 음악이 아니여도, 듣기도 해... 팝도, 록도, 듣기 힘들지만 않으면... 싫어하지는 않아..."

조용히, 자신의 무릎을 그러모은다.

"... 외국으로 가도... 아빠, 아는 사람...있지, 않을까...?"

목소리가 떨린다.

"... 정말, 그래도 되는걸까...?"

다음 음악이, 계속해서 나온다.

https://youtu.be/YGlAWg1YmQ8?si=0ET17GGrH6lzU11F

"... 있지, 마사...나, 걱정이 돼. 이제...마지막이잖아? 그런데... 흔들리는 거 같아서... 정말, 나쁜사람이 없는거 같아서..."

"신경이, 계속 쓰여. 어떻게, 사람의 생각을 바꿀수 있을까... 잊혀지는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 내가, 내가 그걸, 잊어버린다면... 그건, 정말 나쁜게 아닐까, 하고..."

596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3:12:19

"그럼 모르는 척 하자. 응? 그 사람 누군데요? 난 몰라. 하고."

다음 노래는 볼륨을 크게 해 듣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옛날로 돌아가지는 않을 테니까, 전부 옛날과 달라야 해.

"세이카는 그럴 자격 있어."

그렇게 한마디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얘기하고서 한동안 말없이 세이카의 말을 들어준다.

"고민이 왜 그렇게 많아. 뭐 마지막이니까 생각이 많아지는 것도 이상하진 않지만."

마사는 세이카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세이카가 그런 것 같다면 용서한다고 얘기하면 돼. 사람의 생각을 바꾸는 건 노력해 봐. 그래도 안 된다면 포기해. 원래 다른 사람은, 내 맘대로 잘 안 돼."

그 말을 하면서 씁쓸한 것을 떠올린 듯 표정이 잠시 어두워졌다가는

"세이카는 잊어버리려고 해 봐. 어차피 잊혀지진 않을 거야. 그런 기억은. 하지만 정말 잊어버린다면, 그땐 내가 기억해줄게. 세이카가 나쁜 짓을 했다는 걸. 그럼 완전히 나쁜 게 아니지? 그렇지 않아? 내 말대로 해."

단호한 목소리다.

597 세이카 (HPhX3/oVco)

2023-09-03 (내일 월요일) 03:22:41

"... 나 자신으로써 있으면, 안되는걸까? 이것도, 내 자신인걸까? 춥다고, 느껴져. 그때는, 갑갑했지만 그래도, 그래도 괜찮다고 느껴졌는데... 이제는...이젠, 나라는 자체가 바뀌어야하는거 같아서..."

그러모은 채, 살짝 이어폰을 잡고, 볼륨을 조금 올린다.

"... 이 안의 목소리가, 너무 아파. 난...난, 잘못한게 맞을텐데. 잊어버리려고 하는것 자체가...그게, 더 모욕하는것 같아서..."

"...내, 엄마고, 내.. 아빤데..."

"소원도 뭘 바랄지도 모르겠는데..."

목소리가 떨린다.

"...으우...내, 곁에...계속 있어줄거야...?"

598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3:32:58

"이 재판이 끝나면 어떻게든 모두가 바뀌어야 해. 나는 그렇게 믿어. 힘들겠지만 어떻게든...."

안타까운 것을 보는 눈으로 세이카를 본다.

"계속해서 죄책감에만 매달려 있으면 나아갈 수 없어. 우리는 분명 잘못했고 죄인이지만, 용서해 준다는 판결이 나면 그건 분명 새롭게 살아가라는 의미일 거야."

또렷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서

"어떤 기분인지 조금은 알겠어."

소년이, 떠오른다. 소년이 다정하게 걸어오던 말이 떠오른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던 아이들이 떠오른다. 사실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데.

"그럼 강요는 하지 않을게. 하지만, 계속해서 기억하든 잊어버리려고 하든 앞으로 나아갈 거라고 약속해 줘. 새롭게 살아갈 거라고. 포기하거나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를 보겠다고."

마사는 등을 뒤로 기댄 채 얘기를 계속한다.

".....세이카는 나를 좋아해?"

돌려 미루고 있던 것이 표면 위로 드러난다. 마사는 눈을 맞추지 않고 되물었다.

599 세이카 (HPhX3/oVco)

2023-09-03 (내일 월요일) 03:48:49

"...그렇,겠지... 예전의,나로는..."

슬픈듯 중얼거리다가, 다시금 당신을 보는 세이카. 당신의 말에 어떻게 반응해야할지 모르겠다는듯 우물쭈물한다.

"... 앞으로, 나아간다... 아하하..."

"노력은, 할게...하지만, 나, 약해서..."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역설적이게도 너무 갑갑해서. 무서워서. 이제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이 느껴져서.

"...으,응...? ...응..."

당신의 그 질문에...망설이다 이내 답한다.

"부,끄럽지만... 좋아, 하고 있어..."

600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3:53:43

"세이카는 강해. 세이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해. 최근에, 심문에서 하고싶은 말도 점점 하고 있잖아? 그렇게 나아가면 될 뿐이야. 차근차근. 느려도 괜찮으니까."

어른이 되어야 한다. 마사는 어쩌면 어른이 되는 것을 바라왔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바라고 있던 소녀와 그렇지 않은 소녀는 받아들이는 속도에서 차이가 난다.

"......뭐! 나는 예쁘고 몸매도 좋고! 모범적인 데다 뭐든 잘 하니까 좋아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눈을 감고서 뻐기는 말을 하는 마사의 얼굴이 붉어진다. 아마 천사같다느니 했던 그때의 기억이 상기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면, 나는 연인으로 세이카의 곁에 있거나 떠나거나 둘 중 하나의 선택을 하지 않으면 안 돼?"

마사가 세이카를 응시하며 물었다.


601 세이카 (HPhX3/oVco)

2023-09-03 (내일 월요일) 04:01:41

>>600 시미즈 마사

어른이 되는것을 바라온 아이는, 아이로써 할수 있는 것을 다해왔다고 생각하는것이리라. 하지만 아직 아이이고 싶은 아이는, 아직 아이로써 배울것이 더 남아있는것 같다고 불안해한다.

"... 마사보단, 훨씬 약한걸..."

조용히 반박하는 세이카. 웃기게도, 그 재판들은 세이카에게 의견을 내는 법을 배우게 만들었다.

"응, 이쁘고... 뭐든, 잘하고, 착하고... 귀엽고..."

끄덕인다. 자신과는 달리, 라는 말은 삼킨다.

그러다, 응시를 하는 당신을 보며 당황한다. 그 질문에.

"그,그러진, 않아도 돼...! 그, 친구로...지낼수도, 있고, 아니, 그, 떠나고,싶으면...떠나도 되지만, 으우..."

"... 마사는, 나...싫어해...?"

602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4:08:37

혹은, 아이로서 할 수 없는 것을 너무 일찍 체감해버린 탓일 수도 있겠다. 마사는 부정은 하지 않는다.

"그야 그렇겠지만...! 남이랑 비교하면 끝도 없어!"

팔짱을 끼고 얘기한다.

"귀귀귀귀엽다니, 그런 건 잘 모르겠는걸!!"

그때도 말야... 라고 말을 꺼내지만 변했을 때의 얘기는 역시 부끄러운지 말을 않는다.

"싫어할 리가 없잖아. 좋아해..... 하지만 이 마음은 세이카가 나를 좋아하는 마음과 같진 않은 것 같아."

어렵게 말을 꺼낸다.

"어쩌면 세이카를 더 알아가게 되면 다른 의미로 좋아질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그래. 그러니까...."

마사가 고개를 끄덕인다.

"친구로서라도, 널 떠나지 않기를 바란다면 그렇게 할게."

세이카에 대해 자세히 아는 것이 없는 상태, 세이카의 뒤에 무엇이 드리워졌고 소녀가 무엇을 어떻게 저질렀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 그야말로 용서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는 지금 그런 얘기를 한다는 것은 마사에게는 큰 결심을 필요로 했지만, 지금에야 세이카가 바라는 말을 들려줄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하다.

"지금에야 이렇게 말해줄 수 있어서 미안했어."

지난 심문이나 지난 시간들에서 떠나지 말아줬으면 하는 마음을 알고서도 확실히 대답해주지 못한 것이 마음에 걸린 모양이다.

603 세이카 (HPhX3/oVco)

2023-09-03 (내일 월요일) 04:39:08

>>602 시미즈 마사

"......"

표정은, 역시 슬퍼진다.

"...응, 그렇, 겠지... 나, 매력도, 없는걸..."

하지만, 이해가 된다는듯, 이내 그렇게 말해온다. 그런 뜻이 아님을 모르는듯, 떨리는 목소리로.

"그,래도... 응, 떠나지 않는다면, 그걸로...그걸로 충분해..."

그러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아냐, 마사한테도...갑작스러웠겠지... 나한테도, 갑작스러웠고..."

"... 나, 안 떠나주는것만 해도...정말, 정말 고마워..."

싫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했을지. 그녀로써는 모르겠으므로.

"... 싫어하지 않는것만 해도, 정말로 고마워..."

604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7:11:07

>>603 "얘는. 너 매력 많아. 얼마나 많은데."

하지만 마사는 자기 턱을 잡고 세이카를 곤란한 듯이 바라본다. 뚜두두두두. 스캔하듯이 바라보는 것 같다.

"하지만 세이카는 동생이잖아.....?"

마지못해 그렇게 말한 뒤

"'고마워'는 그 정도면 됐으니까!!"

하며 상쾌하게 웃어보인다. 마침 음악이 끊기자, 아. 음악 끝났다. 하고 추임새를 넣는 것도 잊지 않는다.

// 그렇다면 이쯤에서 막레할까?!?

605 INFO (6sQjcCyXLk)

2023-09-03 (내일 월요일) 12:23:06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죄인들이 서로를 살해할 수 있는지, 그리 한다면 어떻게 되는지를 물어본 사람이 있습니다. 죄인 제제 르 귄이었죠. ... 공개적으로 답변을 드리자면, 밀그램 시스템이 많이 곤란하겠죠. 시스템 유지에 필수인 인적 자원이 20%나 소실된 셈이니. 거기에 살해한 사람이 용서받을 확률이 더 줄어들지 않겠습니까. 〕
〔 ...... 〕
〔 제가 무엇을 언급하지 않았는지, 다들 어렵지 않게 눈치채시리라 생각합니다. 〕

〔 그리고 소원 수리에 대해 미리 양해를 구해야 할 필요가 있어 이리 언급드립니다. 〕
〔 석방 이후 여러 상황이 겹쳐 소원의 실행이 논리적,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생길 경우 저희 측에서 여러분의 소원을 지원해드리기가 많이 어렵습니다. 최대한 노력을 해보긴 하겠습니다만... 사실상 여러분의 기회가 박탈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에. 불미스러운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꽤 높아 미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
〔 일생에 다시 없을 기적같은 기회를 부디 헛되이 흘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

〔 다음 심문은 이번주 화요일 10시로 예정되어 있습니다. 그 이전에 심문 개최가 확정될 경우 다시 안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죄인 여러분들은 이틀 뒤의 심문을 위해 몸과 마음의 준비를 마쳐주시기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606 제제 르 귄 (mjpioz.jAE)

2023-09-03 (내일 월요일) 12:23:09

>>582 마사

생각이 많은 눈으로 마사를 바라본다. 중얼거리듯, 마사의 뒷말늘 곱씹어본다. 잔잔한 말을 자신의 혀위에 굴리면 사탕마냥 녹아내리는 데, 그 맛은 달콤하기보단 씁쓸하다.

"... 그냥 바라본다라. "

그렇게 그냥 두 눈을 내리깔고 싶었다만, 이어지는 그 이유에 눈을 깜박인다. 싫어하는 게 아니라는 말을 그대로 받아들여도 제제는 놀랐겠지만, 마사의 붉은 두 뺨에는 눈이 동그래질수 밖에 없다.

"본좌의 신도가 아닌데도? "

고작 싫지는 않다는 하찮은 말인데도 조심스레 물어보게된다. 자신이 이곳의 사람들애게, 눈 앞의 소녀에게 애정을 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그 반대는 말이 다르다.

답을 기대해버리는 못된 마음이 원망스럽다. 신 답지 않은 추태 그 이하 그 이상도 아니기에. 그러기에 마사의 말에 쓴 미소를 짓는다.

참으로, 본좌에게는 어려운 처자다. 그렇게 미래만을 바라보아도 될까. 그런 올곧은 눈이 반짝거리지 않는 것은 아니네만, 소녀도, 제제도, 짊어지게 된게 많은 데. 지금도 제제 마음속에는 78명의 이름이 고히 잠들어 있는데. 죄악감이 없다 하여도, 그런 무게를 들고 있는 이상 제제에게 보이는 미래는 하나다.

경계 가득한 마사의 눈에 쿡쿡 웃음소리를 낸다.

"본좌가 시험해 볼것은 아니지. 다만 누군가가 그럴 마음이 든다면, 그저 그를 돕는 게 본좌의 도리라 볼 뿐."

그대 또한 책임의 무게를 알고 있는 자가 아닌가. 멋대로 동질감을 느껴, 특히 응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고.

뭐, 어느 쪽이든 크게 상관있는 일은 아니다.

607 시미즈 마사 (/lHrgRsBNs)

2023-09-03 (내일 월요일) 17:15:41

>>606 "참고로 그냥 멀리서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대하면서 바라는 것이라는 의미라구요?!?"

그렇게 추가 설명까지 해 준다.

"사람을 좋...싫어하지 않고 말고는 신앙과 상관이 없어요. 제제 르 귄 씨는, 늘 생각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더 배워야 할 것 같네요."

안경을 치켜올린다. 얼굴이 빨리 식기를 바라면서.

"어떻게 싫어할 수 있었겠어요. 제제 르 귄 씨가 지금껏 제게 보여준 모습들은... 그랬어요. 간단한 운동 정도를 알려줬다고 감사를 표한다든가, 바다를 처음 보고서 어린아이처럼 기뻐한다든가."

조금 체념한 듯이 털어놓는 마사다. 그런 순진한 모습을 차마 싫어할 수 없었다. 78명의 목숨의 무게는 그녀에게 지워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신들이 편하고자 하는 마음에, 소녀에게 자신의 목숨을 맡기고 편해졌다. 마사의 색안경은 그런 빛깔이었다.

"전 궁금하지 않아요. 그리고 죽이는 쪽이든 죽으려는 쪽이든, 제제 르 귄 씨가 도우려고 한다면 그걸 최선을 다해서 막을 거예요."

마사는 여전히 경계심 어린 눈빛으로 제제를 보다가 잠시 뒤 다시 입술을 뗀다.

"삶은 고통스러워도 끝까지 누려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에요."

608 INFO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13:42:59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먼저 외부 판정단의 의견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7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외부에서 보기에 여러분은 결국 살인자일 뿐이란 걸까요? 후후... 〕

〔 다음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옥사나 하네즈카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덧붙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세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옥사나 하네즈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609 제제 르 귄 (5WqrzY5mc.)

2023-09-04 (모두 수고..) 14:33:59

>>607 마사

"이런식의 기대는 처음이네만..."

곤란한듯이 고개를 기울인다. 눈살을 모으며 입매를 다물면서도, 마사의 말에 뺨이 살짝, 아주 살짝, 혈색을 띄게 되는 것을 멈출수는 없다.헛기침을 하며 소매로 입을 가리고, 정정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크흠. 어른스럽게 기뻐했다네. 하지만, 난...."

의무가 아닌 애정이라. 이해할 수 없다고, 그저 눈을 감아 외면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곤란하디 곤란해 눈을 이리 저리 굴리다, 졌다는 듯 토로한다.

"...그럴지도 모르군."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더 배운다? 생각만으로도 여러 의미로서의 거부감이 드는 말이다. 하아, 깊게 한숨을 내뺀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럴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뭐, 조금은, 설득당한 것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는,애매한말을 내뱉는거 정도는 가능했다.

"진심인가?"

생각보다도 확고한 거부의 말에 의외라는 듯 두 눈을 깜박인다. 소원이 간절해 보였던 마사에게 그리 나쁜 생각은 아닌 거같긴 하던데. 본인이 관려 하지 않는다 하여도 막으려 든 다니. 어떤 이익을 보아 그리 행동한다 말인가?

...아니면, 딱히 정확한 이익을 보는 게 아닐지도 모르지.

하하... 웃음소리보다는 허탈한 한숨에 가까운 소리다. 깨진 항아리에서 물이 새듯, 작은 속삼임이 제제의 입술에서 흘러내린다.

"...신기하고, 이상해, 그대는."

고개를 좌우로 설렁설렁 흔든다. 여기 있는 모두가 살인자 인데, 삶의 가치를 논하다니. 아예 그런 생각조차 미루고 덮어두고 꺼내지도 않는 쪽이 편할텐데.

"이상한 사람. 그래도..."

610 박권태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17:23:22

>>578 제제
(당신의 중얼거림에 권태는 눈을 감았다. 침묵은 긍정을 뜻했다. 우리 모두가 당신한테 전해지길 바랐던 마음이 이런 형태로 밖에는 도달할 수 없었다니. 필요한 과정임은 당연지사지만 마음이 무거워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사랑하고 사랑했던 이들한테 상처 주고싶지 않음은 지금도 여전했으니까...)
(권태는 앞으로 넘어지려는 당신을 받쳐주었다. 묽은 위액에 옷자락이 오염되지 않도록 막아준다. 인간된 도리로써 그 정도의 배려는 보여줄 수 있었다.)
나한테는 사과할 필요 없어.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말하는 권태의 목소리는 힘이 없다. 조분조분, 그리고 한 글자씩 뚜렷하게.)
나 말고, 누구한테 사과를 해야 할지. 이제는 알 것 같아?
(권태는 당신의 등을 도닥이듯 쓸어내리려 했다. 당신이 도망치지 않는다면... 어린 딸을 다루는 듯 하는 손길을 당신이 느낄 수 있겠지.)

611 SAMAEL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2:00:00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612 SAMAEL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2:00:37


"좋은 밤입니다."

세 쌍의 날개 아래로 우리를 바라보는 눈빛.
우리가 재판장 안으로 들어서는 걸 확인하자 사마엘이 날개를 꿈틀거리며 인사를 한다.

"제 3심의 두 번째 심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앞선 심문과 마찬가지로... 유의미한 정보를 많이 가져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작은 웃음소리.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전원이 선서문을 낭독한다면 시작하겠습니다."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613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2:02:21

두려움이 앞선다. 그녀는 조금 떨리는 모습으로 트레이어 커다란 물담배를 얹어두고 왔다.

"죄송합니다. 오늘 하루만 좀 피우도록 할게요."

흡입구를 깊게 마시고, 내뱉는다.
끊으려고 했던 것 같지만 그다지 효용은 없는듯 보였다.

"저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614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2:02:58

사마엘의 말에 고개만 끄덕인다. 자리에 선 마사는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손을 들고 선서한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그리고 자리에 조용히 앉는다.

615 박권태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2:04:03

(나한테는 하지 말라고 했으면서... 하면서 꿍얼거리는 소리가 재판장 구석에서 작게 들린다. 선서도 안 하면서.)

616 제제 르 귄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2:04:14

평소보다도 멍하고, 평소보다도 지쳐보인다. 일정한 발걸음과 함께 제자리를 찾는다.

가라앉은 눈동자가 선서문을 흩는다.

"나는- 본좌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한다...네."

입을 굳게 다물고 앞을 바라본다.

617 SAMAEL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2:05:01



의사봉을 한 번 내리친다. 언제나 그랬듯이.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의 제 3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옥사나 하네즈카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618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2:05:38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옥사나 씨?"

부드럽게 묻는다.

619 제제 르 귄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2:06:16

텅 빈 눈이 무감하게 옥사나를 그대로 바라본다.

한 참 말을 떼지 않다, 드디어 입술을 뗀다.

"여전히 '용서치 못함'을 바라는 가, 그대? 마음이 흔들리는 일은 있는가?"

620 박권태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2:06:26

(손이 심심한지 입이 심심한지 계속 손을 쥐었다 폈다 하고 있다가)
... 두 번 연속으로 용서받았네. 어떻게 생각해?

621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2:10:03

>>618 마사
"...평소와 같았답니다. 아, 그래도 최근에는 해보고 싶은걸 상상하고 있었어요."

생각보다 욕심이 많았네요. 멋쩍게 웃는다.

>>619 제제
"...모르겠네요. 두번이나 용서를 받았어요. 물론 바깥에서는 아니지만. 그래도 확실한건 있네요."

그녀는 쥐고있던 호스를 내려두고 잠시 뜸을 들인다.

"...여전히 죽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용서를 받았다고 해서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것이 사라지지는 않으니까요."

여전히 용서받더라도, 자결할것이라고 말을 덧붙인다.

>>620 권태
"괴롭히는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에 이야기했던 것 처럼 말이에요.

622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2:11:13

"저에게는 기쁜 소식이네요. 다음에 만나면 들어봐도 괜찮을까요."

그렇게 말하고는,

"그새 또다른 범죄를 저지르거나 하시진 않았나요?"

확인차 묻는다.

623 박권태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2:12:39

>>621 옥사나
(잠시 생각하다가, 당신의 의견을 긍정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괴롭히는 게 맞을지도.
그럼 말이야, 만약에- (...) 이번 판결에서 용서받지 못 한다면, 너는 온전히 기뻐할 수 있을 것 같아?

624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2:13:19

>>622 마사
"부끄럽네요... 이 나이에 일기장을 들춰보이는 것 같은 기분이라."

그녀는 쑥쓰러운듯 웃었다. 조금 과할정도로.

"없답니다. 이전의 그 살해도, 들어오기 전. 확실하게 하고 온 것이니까요. 이곳에서는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어요."

625 제제 르 귄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2:13:32

옥사나의 답에, 의외로... 생기없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는다.

"하하..."

소매를 들어 입을 가리며 작게 웃는다.

"그러하면, 다시 한번 용서받아 나가게 되면 자결 전에 무엇을 하고 싶은가? 저번에 버킷 리스트 작성하는 것을 보았네만."

그 기억에 비틀린 미소가 짙어진다.

"그리고 소원을 받는다면 빌 것은? 예전과 같은가?"

626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2:14:46

옥사나와 더불어 웃는다. 마치 심문 시간이 아닌 것 같이.

"그건 다행이네요. 그럼... 변호사를 직접 찾아가서 사과를 받아내려고 해 보았나요? 아니면 그런 시도 없이 바로 살해한 것인가요?"

627 제제 르 귄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2:15:23

"그리고 말일세... 이전의 재판에서, 말인데."

먼 기억을 떠올리듯이 느리게, 더듬더듬 말한다.

"마지막에, 본좌에게... 목숨을 끊는다면, 도움없이, 스스로 끊고 싶다 하였지."

"그렇다면 용서 받아 나가는 게 최선이 아닌가? 그래야만 사형이 아닌 온전히 스스로의 의지로 자결이 가능할테니."

본좌는 그렇게 생각했네만, 이라 고하며 하하, 웃는다.

628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2:22:39

>>623 권태
"...아마 1심때처럼 뛰면서 기뻐하지는 않을것 같네요."

독이 빠져버린것 같아요. 그리 말하며 그녀는 웃는다.

"그래도 뭐, 그냥 그렇구나-하고 받아들일 것 같네요. 사형선고는 두번째가 되니까요."

>>625 >>627 제제
"우선은... 그러네요. 다시 봉사활동이나 할까해요."

이전에는 제 편의때문에 했던거니까요. 진심이 없었잖아요.

"그렇게 몇개월정도. 가능하다년 그렇게 유예를 둘까해요. 그리고 소원으로는... 활동하기 쉽게 의사 면허를 다시 받고싶네요."

그리말하고는 잠시 뜸을 들이다 박장대소한다. 그러네요! 하고 긍정하면서 틀린 말이 없다는 것 처럼.

"그렇죠. 하지만 이건 달라요. 해방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판결. 저를 용서하지 못하겠으니, 죗값을 죽음으로 갚으라고 하는 말에 동의한거에요. 넓게보면 자살이 아닐까요."

>>626 마사
"...말하고 싶지 않네요."

그녀는 그리 말하고는 다시 한번 담배를 들이킨다. 폐를 채우고, 과일향이 짙은 연기를 뱉는다.

"이미 저지른 것에 대한 기억마저 잊어버린 사람한테 사과받아도 저를 놀리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해요 저는."

629 박권태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2:24:34

>>628 옥사나
1심 때는 뛰면서 기뻐할 거였냐고...... (제 안에서 어른스러움과 아이다움 사이에서 널뛰기하는 옥사나...)
... 이런 거 물어도 되나. (뜸.) 줄리아였던가? 네 전 여친. ... 아직도 사랑해?

630 제제 르 귄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2:25:42

"그러한가!"

여태까지 그리던 표정 중, 가장 생기있는 얼굴로 하하 소리내어 웃는다. 둘이 얘기하는 내용과 상황이 아니었다면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는 듯하다.

"그러면 후에 할 말이 있느니, 본좌를 찾아주었으면 하네만... 뭐, 지금 할 얘기는 아니지."

"그대, 그대에게 '사랑'이란 무엇인가?"

631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2:26:45

"그렇겠군요."

마사는 수긍하고 다시 말을 건다.

"다시 그때로 돌아간대도 살인을 저지를 것인가요?"

632 제제 르 귄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2:27:43

"그리하면... 아마, 그대는 원하는 판결을 위해, 지금까지 그대의 '죄'에 대해선 충분히 푼 모양새이건만... 그리하면서도 어째서 용서 받았다는 판결을 받았다 생각하나?"

"농이 아니라, 진심으로 생각해 답해주었으면 하네."

633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2:32:47

>>629 권태
"농담이랍니다. 그래도 지금보다는 훨씬 기뻤을거에요."

입을 가린채 웃으며 답한다. ...글쎄. 어땠을까 줄리아.

"...적어도 권태씨가 가족을 사랑하는 만큼은 사랑해요."

>>630 >>632 제제
"그건 싫네요. 제제씨라면 또 이상한 말을 하면서 종교에 대해 연설할것같고."

편견이 뿌리끝까지 박혀버린 탓인지 그녀는 웃으면서도 조금 거친 말을 내뱉었다. 평소와는 확실히 무엇인가 다르다.

"오늘따라 다들 이런걸 묻네요."

조금 짜증난다는 듯 미간을 찌푸린 그녀는 이내 호흡을 가다듬고 답한다.

"...전부를 바쳐도 괜찮은것.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것.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걸어갈 수 있게해주는 빛."

"여러분은 상냥한 사람들이 많았으니까요. 그래서 더 모르겠어요. 정말로 더 높이 떠올라 떨어져버리는 모습을 보고싶어서인걸까요? ...아니네요. 그래. 이미 제가 저지른 짓이니까. 그에 대한 벌인거네요."

>>631 마사
"...하고싶지 않았어요."

정말로, 죽이고 싶지 않았어요.
감정이 희석되어가는데에는 시간이 들지만 그따위 감정은 호르몬에 따라서 얼마든지 바뀔 수 있으니까.
줄리아가, 줄리아가 그렇게 슬퍼하면서 제 바지자락을 잡고 울지 않았다면. 나의 원수를 살려달라 하지 않았다면.

"그래도 저질렀겠네요. 줄리아는 분명, 그 남자를 살려달라고 했을테니까."

634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2:34:24

"그럼, 죽이는 데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변호사 자신이 저지른 짓이라기보단 옥사나 씨의 전 여자친구의 행동이었네요."

안경을 한번 치켜올린다.

"과거의 자신과 같이 원한을 삶의 목표로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635 박권태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2:36:12

>>633 옥사나
농담이었나. (방방 뛰는 옥사나에서 만세만 부르는 옥사나로 이미지가 수정됩니다.)
저런, 세상에서 가장 사랑한다는 말이 될 텐데... (작게 웃고는) ... 그럴 거라고 짐작은 했어. 목소리가 들린다며? 심상 독백에서. (...) 지금도 들려?

636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2:36:16

>>634 마사
"...항상 말했으니까요. 함께 복수해주겠다고."

그녀는 마사의 말에 단호하게 답한다.
...이미 겪어본 일이다. 머저리같은 삶을 살아달라고 부탁하는건 미친짓이니까.

"없어요. 정말로."

637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2:37:14

>>635 권태
조금, 짜증이 난다.
아니 지금은 괜찮다. 줄리아는 여전히 내 귓가를 괴롭히지만 이전에 비하면 훨씬 낫다.

"...아니오. 지금은 안들려요."

그야 '지금'은 안들리니까.

638 제제 르 귄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2:37:30

옥사나의 매몰찬 거절에 참을 수 없이 소리내어 웃음을 터트린다.

"아하하! 아니, 그건 아니네. 물론, 들어주다면 모를까... 하여튼, 믿어주게. 그대에게도 좋은 이야기일테니."

상냥하다라. 작은 웃음을 삼킨다.

"그렇게 느낀다면 그러려니만... 여기 있어 그대를 판단하고 용서를 나누는 우리 모두, 같은 살인자인 것을 잊지 말아주게."

"우리들의 죄와, 그대의 죄... 다른 것이 무엇이라 생각하나? 다른 것이 있다 생각은 하나?"

639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2:38:21

"......그럼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의 복수를 막을 수 있다면, 막을 건가요?"

그 사람은 과거의 옥사나씨가 아니라는 전제하에, 얘기해달라 한다.

640 박권태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2:39:43

>>637 옥사나
사람들이랑 함께 있을 때는 안 들리고, 혼자 있을 때만 들려? (잠시 숨을 돌린 뒤,) 언제부터 그랬어?
(당신의 얕고 얇은 가림막에도 속아넘어가지 않습니다. 그야 거짓말을 하지 않을 심상에서 그렇게 말했었는걸요.)

641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2:44:42

>>638 제제
"들어줄 샹각은 없네요. ...뭔가 변했네요 제제씨."

변화를 알아차린 걸까 조금 의심스러워보이는 목소리였다.

"그렇죠 같은 살인자."
"...글쎄요. 살인은 몇을 죽이던 경중이 달라지지는 않아요. 한명도 세명도. 일흔이 넘어도 말이에요."
"그래도 지금까지의 판결에서 들었던 내용에 의하면... 아마도 태도의 차이가 아닐까 해요."
"저는 그냥 도망치고 있는 것 뿐인데."

>>639 마사
"...막아야죠. 쓰레기 하나 둘 때문에, 인생이 망가질 필요는 없다고. 그저 그냥 같이 살아가자고. 그렇게 말해줄거랍니다."

>>640 권태
"안통하네요 권태씨한테는. 그 말 그대로랍니다."

일을 저지르고 난 뒤에는 확실히 혼자있는 시간이 길었다고 웃으며 답한다.

"직후부터에요. 불에 타버린 시체를 사진으로 본 그 순간부터. 부모님은 말을 하지 않게 되셨고, 대신 줄리아가 그 자리를 꿰찼죠."

저는 사랑받는게 아닐까요 라고 말하며 너스레를 떤다.

642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2:45:58

마사는 대답을 듣고 조금 울컥한 것 같다. 잠시 말을 하지 않다가,

"죽음이 아닌 형태의 속죄를 전혀 상상할 수 없는 건가요? 아니면 간편한 속죄의 방식으로 죽음을 택하려는 건가요?"

643 박권태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2:47:14

>>641 옥사나
나 말고 다른 애들이었어도 안 통했을걸...... (작게 부정하다가, 뒤이은 말에 잠시 천장을 바라봤다. 환장.) ......
부모님 목소리는 언제부터 들렸는데...? 뭐라고 말했는데?

644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2:47:18

>>642 마사

"둘 모두입니다."

속죄를 해야할 대상이 더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답은 쉽습니다. 찾아가야지요. 그곳에서 사죄하고, 지옥에 떨어져야죠.

"부디, 부탁입니다. 그냥 저를 죽게 해주십시오."

645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2:48:29

>>643 권태
"그것도 같아요. 불에 탄 저택을 봤을때부터."

반드시 복수해달라고. 그렇게 말하시더라구요.

"그나마 줄리아와 사기던 시기는 괜찮았어요. 그 아이가 제 푸념을 들어줘서... 가끔씩만 되새겨질 뿐이었으니까."

646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2:49:31

마사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눈으로 옥사나를 한참 바라본다.

"그렇게 말하셨는데도 불구하고 옥사나 씨가 살아가길 바라는 사람이 있다면 어떡할 건가요."

이 여자를 어떻게 해야할까. 면전에서 자신을 죽게 해달라고 매달리는 이 여자에게 어떤 말을 해야할까. 어떤 판단을 해야할까.

"이 중에서 하나뿐인 소원권을 써서라도 옥사나 씨가 살아가길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647 박권태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2:51:53

>>645 옥사나
...... (떨떠름한 표정으로 당신을 보는 중이다.) ... 내가 할 말은 아니긴 한데, 그, 네가 날 치료하기보다 네가 먼저 환청 치료를 받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 (고민.) ... 네 환청의 내용이랑, 실제로 그 사람들이 할 생각이랑. 얼마나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

648 제제 르 귄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2:52:29

"푸흐... 무슨 연유에서 그런 말을 하는 지는 모르겠군."

본좌는 여전히 본좌느니.

"그대야 말로, 이런 환경에서 바뀌지 않는 것은 무척이나 힘든 것이라는 걸 체감하고 있지 않나?"

입꼬리를 올린다. 아마 웃고 있는 표정이다.

"태도라... 웃긴 판결법이군. 얼마나 알량한 마음을 보여도 저지른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닐턴데. 그렇지 않나? 하하..."

"그럼 말인데... 그대의 생각에, 어찌 용서 받기보다는 받지 못하는 쪽을 선호하는가? 어느 쪽이든, 그대는 그저 스스로 죽음을 향해 걸어갈테니 결과는 같은 턴데."

"아, 그리고 사소한 궁금증이네만. 그대가 죽음으로 이끈 복수의 대상자, 그대의 전 애인, 그리고 그 둘 사이의 아이중... 어느 살인을 가장 원했는가? 그리고 어느 죽음을 가장 후회하는가?"

649 옥사나 하네즈카 (ysPam7..k.)

2023-09-04 (모두 수고..) 22:53:48

>>646 마사
"...소원은 그런데에 쓰여서는 안되요. 만에하나라도 제대로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빌어야지. 살인자를 살리기 위해 비는건, 헛된 일입니다."

그녀는 고개를 저으면서 말한다. 다시 천천히 마사와 눈을 맞추고

"그리고 마사씨도, 그리 되어줬으면 하는 사람은 제가 아니지 않나요. 행복을 찾도록 하세요. 사랑을 하고 별것 아닌 일에 울고 웃으며 살아가주세요 마사씨."

>>647 권태
"좋은 모티베이션이었으니까요. 덕분에 명망있는 의사가 되지 않았나요."

...그걸 스스로 걷어찬것도 나지만.

"세사람 모두, 그딴 말은 하지 않아요. 누군가를 살리기위해 절박했던 사람이, 누군가를 죽여달라고 부탁할리가 없잖아요."

"그래서 저는 용서받으면 안되는거에요. 그딴 일을 해도, 그사람들이 구원받는게 아닌데."

650 옥사나 하네즈카 (ysPam7..k.)

2023-09-04 (모두 수고..) 22:56:43

>>648 제제
"하하... 그러네요."

무언가 알아차린건지 그녀는 이내 다시 이전의 태도로 돌아간다.

"...글쎄요. 이미 사형판결을 받았으니까요? 그리고... 뭐 죽고나면 시체를 치워줄 사람정도는 있으면 하니까."

"그 남자에요. 그 남자가 가장 원망스러워요. 가족을 파탄내고 지옥의 구렁텅이에 사람을 쳐넣어놓고 자기는 잊어버렸으니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아니 그러네요. 그냥 제 가인적인 분노일뿐. ...그렇다고 해서 그 어린아이가 죽어야 할 이유는 없었는데 말이에오. 두려웠나보네요 저도."

651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2:57:12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시죠."

마사는 무감하게 말한다.

"옥사나 씨의 생명의 가치에 대해 얘기해 주세요. 도덕성을 빼고 얘기해줘도 좋아요. 생각나는 대로 열거해주세요."

652 박권태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2:58:30

>>649 옥사나
... 있지, 답답해서 그런데 이 선언문 너한테 던져도 돼...? (종이를 구겨 공처럼 만든 뒤 물었습니다.)
...... 정신증으로 인한 심신미약을 이유로 한 정상참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653 제제 르 귄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3:01:33

속으로, 스스로도 모르게 안심한다. 마음에 모르는 척 팔짱을 낀다.

"흠. 타인이... 여기 있는 자중 하나가 그대처럼 같은 사형 판결을 바란다면, 그대는 그것을 쥐여 줄수 있는가?"

654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3:02:06

"소원권을 써서라도 당신을 살리고 싶어하는 사람이 있다고 할 때, 그 사람이 옥사나 씨를 용서해가 아니라 용서하지 못해서 살아가길 바라는 거라면요."

마사는 말을 더한다.

"그럼에도 죽음으로서 간단하게 속죄하려 할 건가요?"

655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3:02:38

>>651 마사
"...마사씨."

그녀는 뜸을 들인다.
답을 망설이지는 않지만, 단순했다.
정말로 할 말이 없을 뿐.
삶의 가치따위는 모른다. 타인이 살아서 기뻐해주는 모습을 보고 남의 삶의 가치를 알았으니까.
그러면 나는? 죽었다 살아났을때 정말로 기뻐해줄 사람이 있었나?

...없지. 당연히. 내가 내손으로 태워버렸다. 멍청하게.

"...이전에 이야기한 대로는 안될까요. '미래의 가능성'을 빼앗기때문에 살인은 안된다. 더이상 남은 미래가 없는데 어떻게 할까요."

"정말로 제가 어떻게 하면 될까요 마사씨."
"마사씨가 원하는 답은, 저한테 있어서는 나와서는 안되는 것이에요."

>>652 권태
"인정은 합니다. 다만, 주취자가 아닌 정신적 장애로 인해 제대로된 판단이 불가능 할 경우에만. 적절한 배상금과 피해자의 가족에 대한 책임을 지는 조건으로."

656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3:04:20

어느새 마사가 눈물을 떨구고 있다. 그러나 그저 그것은 흐르기만 한다. 흐느낌도, 처량한 울음소리도 없다.

"벽을 보고 얘기하는 기분이에요. 옥사나 씨. 아마 옥사나 씨도 그렇겠지만요."

657 박권태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3:04:26

>>655 옥사나
...... 주취자라는 거 날 노리고 한 말...? (지레 찔리는 모양.) 네 경우에는... 환청과 환각이 꽤 오랜 기간 지속되었고. 뇌가 한창 자랄 때에도 그랬으니 영향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 수가 없었을 거야. ... 이런 상황에서, 네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

658 SAMAEL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3:05:55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659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3:06:56

>>652 제제
"제제씨는 이제는 죽음을 바라나요."

그녀는 웃는다. 그저, 재미있다는 듯이.

"아니오. 판결에 있어서는 정말로 죽더라도 중립을 유지할 상각입니다."

>>654 마사
"용서하지 못하니까 살아가라뇨."

여기는 그런걸 따지는 장소가 아니잖아요 마사씨.

"...모르겠네요. 살아가야하는걸까요? 아니면 죽는게 맞을까요. 여기서는 죽거나 살거나 판결은 둘 뿐인데. 복잡하잖아요. 어기서 제가 용서하지 않으면 사람을 죽이는건가요? 아니면 그저 투표했을 뿐이니 괜찮은건가? 만약 그게 정말로 살인이라면"

"결국 하나를 용서받았다 해도 의미 없지 않나요?"

"저는 욕심밖에 없어요. 제가 편해지고 싶으니까, 죽으려는거에요."

"34년, 길었잖아요. 그러면 편해도 되지 않을까요?"

"...그냥 좀 지쳤어요. 못들은걸로 해주세요."

660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3:07:21

"옥사나 씨가 용서받지 말아야 한다면, 전 용서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마사는 흐르는 눈물을 의식하지 않은 채 묻는다.

661 제제 르 귄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3:07:33

마사쪽을 힐끗 쳐다본다. 침묵하며 떨어지는 눈물 방울을 바라보다,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는 듯이 앞을 바라본다.

"...본좌의, 첫번째 심문때, 그대가 가장 격한 반응을 보였었지."

"그것은 어째서 였나?"

그리고 머뭇거리다, 입을 뗀다.

..역시, 아무것도 보지 못한 척은 무리인가보다.

"그리고 그대가 죽지 아니면 하는 자가 있는데, 그에 대해 무슨 생각이 드나?"

662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3:08:46

>>656 마사
"...미안해요. 못난 사람이라서."

"역시 마사씨는 저랑은 다르네요."

"강하게 살아주세요."

>>657 권태
"가능합니다. 악화일로이기는 합니다만, 저는 사회적인 시선으로 보았을때 멀쩡한 축에 속했으니까요."

663 SAMAEL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3:10:18

"그만.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의사봉 두 번. 박수 한 번으로 모두의 의식을 집중시킨다.
여유로운 사마엘의 뒤로 빠르게 올라가는 추출 진행도.

"더 궁금한 사항은 개인적으로 해결해주시길. 서두르는 게 좋을 겁니다, 아시다시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원하는 바를 전부 얻을 수 있다면 좋겠군요."

격려가 맞는지 아리송한 사마엘의 말과 함께, 심상의 추출이 완료되었다는 안내음이 들린다.

... 99%, 100%.

"옥사나 하네즈카의 심상으로부터 『내영(來迎)』이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3심 옥사나 하네즈카 심문을 종료합니다."

664 제제 르 귄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3:10:38

>>659

"아하하!"

재미있는 둘만의 농담을 나눈듯이 경쾌하게 웃는다.

"호오? 재미있는 대답이구먼. 그것은 어째서인가?"

665 SAMAEL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3:12:16


심상독백³ #2 ── 죄수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1)

666 SAMAEL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3:12:53


심상독백³ #2 ── 죄수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2)

667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3:18:39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심상을 바라본다.
예상은 했다는 듯 조금 진정되어이쓴 얼굴로. 아직 남은 물담배의 잔불을 다 태우고 나가려는 듯 한참을 증인석에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본다.

"..."

연기가 사라지지않는다. 자욱하게 뿜어져나요는 담배연기는 천장을 바닥삼아 깔린다.

668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3:36:09

마사는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비상식적으로 옥사나의 생존을 바라고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하나는, (누구 말대로)겨우 한 달 남짓 만난 남에게 들만한 정은 아니라는 것.

마사는 어떤 측면에서인지 몰라도 자신과 옥사나를 동일시하고 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쩌면 졸업할 시간이 다가왔다.

마사는 눈물을 닦지 않은 채 그대로 일어나 냉기를 일으키며 재판장을 떠난다.

669 제제 르 귄 - 옥사나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3:36:44

>>667 옥사나

짤랑.

"그대."

이제는 익숙할지도 모르는 귀걸이가 맞물리는 소리. 옥사나가 고개를 돌리면, 웃고 있는 제제의 모습이 보일테다. 새까맣게 가라앉은 두 눈동자에서 생기는 더 이상 찾을 수 없다.

옥사나가 온전히 관심을 보이기 까지, 인내심있게 기다린다. 그야, 제제가 당신을 찾아온 데에는 이유가 있으니. 만약 당신이 눈을 마주쳐 온다면, 그제서야 느리게 입술을 뗀다.

"그대, 거둔 목숨이 몇이든 죄의 중죄는 무거워지지도, 가벼워지지도 않는다 하였지."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다가간다.

"용서받지 않아, 마음 편히 숨을 거두고 싶지 않나?"

하핫, 순수한 기쁨이 소리가 되어 혀를 타고 내려온다. 동요를 참지 못해 어깨가 잘게 떨린다. 손을 들어 제 가슴팍을 친다.

"찬양하여라. 내, 우리 둘의 소망 모두 이룰 방법을 생각했다네!"

반짝. 사라진지 오래였던 열정, 혹은 광기. 그 반짝임이 눈에 비쳐 옥사나의 형상을 담군다.

제제가 옥사나에게 손을 뻗는다. 안심을 주는 미소와 함께.

"그대 또한 방송을 들은 기억이 있겠지? 수감자 사이의 살인에 대한! 그러니 그대 — "


— "나를 죽이지 않겠는가?"


바짝 다가선다. 흥분에 가쁜 숨소리가 들린다. 제제의 눈이 온전히 옥사나를 향한다.

"본좌는 스스로의 목숨을 앗지 못하고. 그대는 이곳에서 내리는 사형을 원하는 법. 거기에, 투표는 후에도 바뀔 수 있지! 얄량한 태도와 동질감이 용서의 비법이라면, 그 것을 뒤집는 데에는 이 만큼 확실한게 있지 않은가?"

싱글벙글, 웃는다.

"일석이조 아닌가?"

어떠한가?

소녀가 웃는다.

670 제제 르 귄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3:37:36

>>610 박권태

망치가, 의사봉이 머리 속을 두드리고 있다.

우웨엑. 머리속의 고통을 몸이 어찌 아는 지, 위가 경련해 헛구역질을 한다. 다리가 몸을 지탱할수 없어 앞으로 쓰러지는 데, 그 몸을 지지하는 두 팔의 온기가 쓸데없이 따스해, 아니, 끔찍해, 심장을 죄어왔다.

"........아니야. 아니야...."

눈물 한 방울 떨어지지 않는 데도, 흐느끼듯, 울먹이듯 새어나오는 비는 소리. 격하게 고개를 흔든다. 두 다리로 설 힘도 없는 주제에 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살인자들이 서로 모여서 서로의 상처를 햝아봤자 어쩌겠는가. 결국, 결국 ...

등에 손길이 와닿았다. 그 다정함이, 그 배려가 역했다. 끔찍했다. 너무 너무 소름돋아 온 몸이 거부하였다.

절망 속에서 분노가 싹을 틔어 단번에 피어올랐다.

— 나 말고, 누구한테 사과를 해야 할지. 이제는 알 것 같아?

" ㅡ 닥쳐라!!!"

어디서 나온 힘인지, 온 힘을 다해 권태의 몸을, 그 손길을, 힘껏 밀쳐낸다. 그 힘 자체는 약해 원한다면 충분히 버텨낼수 있겠지만, 권태가 약하게 잡고 있었다면 풀려, 제제가 엉성하게 라도 두 발로 설 수 있는 정도다.

"닥치거라!!"

이를 꽉 악물어, 독기서린 눈으로 권태를 날카롭게 노려본다. 토사물의 흔적이 턱을 따라 흐르는 것을 신경 쓰지도 않은채 거친 숨을 내쉰다. 휘청이면서도, 주먹을 꽉 지어 붉게 상기된 피부는 진정할 줄 모른다.

감정의 물결에 몸을 내던져 비명을 지르듯 악을 쓴다.

"내가 사과할 것은 없다!!! 내가 잘못한 것은 하나 없으니!!"

내 사랑이 틀렸다면.

"나의 사랑은 틀리지 않았다!!"

애초에 사랑을 해서는 안되는, 그러한 존재라면.

"내가 사랑하는 자들은 행복해졌다!! 그것이 나의 의무였으니까!!"

우리 둘이 그런 존재라면.

"사랑하는 자들에게 행복을 기원한 것이, 그리 큰 죄이더냐!"

우리는 왜 살아있어?

나의 의지에 나의 삶에 나의 탄생에 나의 고통에 나의 환희에 나의 슬픔에 나의 노력에 나의 괴로움에 나의 사랑에 나의 감정에 나의 시간에 나의 지성에 나의 의지에 나의 선택에 나의 의식에 나의 심장에 피에 두뇌에 척추에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어?

그 말이 맞다면. 그 비틀림이 하나의 거대한 어긋남의 전조였다면.

"닥쳐! 닥쳐! 그럴리가 없잖아!"

평온한 말투도 고수할 정신이 없다. 평생 고수해온 '신'의로서의 품행을, 그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유지할수 없다. 바벨탑마냥 그의 말에 속절없이 허물어진다. 분노와 폭력을 향한 원적인 갈망이 뇌내를 햘퀸다. 아이마냥 악을 쓰며 머리를 쥐어 뜯는다.

"그렇다면 내가, '나'일리가 없잖아!!"

내가 이렇게 되어버렸을리가 없잖아.

여러 균열이 모인다. 배움에서, 죽음에서, 시선에서부터 시작된 균열이. 독이 든 잔에 손에 들었을 때부터 느낀 균열이. 소름끼치는 고요함속에서 애써 무시한 그 균열이. 그 존재감을 알아달라 절규한다.

속이 울렁거린다.

권태를 뿌려치려하며 비틀거리며 도망간다. 신에 걸맞지 않은 추례한 모습이다.

//여기서 잡으면 계속하고, 도망가게 두면 막레해도 괜찮아!!

671 옥사나 하네즈카 (xgGfigkin2)

2023-09-05 (FIRE!) 08:13:57

>>669 제제

거슬린다.
그냥 저 소녀의 몸짓 하나하나가. 목소리가. 얼굴이. 그저 모든것이 거슬리기만 한다.
일흔을 넘게 죽인 대죄인. 죽인 사람의 수로 죄의 경중을 나눈다면 이곳에서 가장 악질적이겠지만... 글쎄다. 어차피 살인자들끼리 결정한 일이니까.
상처를 보듬고, 함께 행복한 삶을 찾아갑시다-라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성장환경에 따라 용서를 받을지도 모른다.
전혀 아니면서.

"당신은 독이네요."

그리 단순히 답한다.
그 이상은 없다. 아무것도.
행복해보이는듯한 얼굴도, 마치 대단한걸 찾았다는 듯 즐거워보이는 웃음도.
나의 마음에 닿기에는 모자라다. 순수하잖아 저건.

"제제씨, 당신은 책임을 지고싶지 않은거에요."

그러니 거절한다. 지금 이대로 호스로 목을 조르거나 들여온 약물을 과타투여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조리실의 식칼로 찔러버릴 수도 있다.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이곳에서는 그런 것을 시험하려는 거겠지.

"저는 여전히 당신을 혐오합니다 제제씨. 좋아할 수 없어요."

죽음은, 스스로에 의한 죽음은 때로는 구원이 될지도 모른다.
억지로 달아놓은 연명장치의 전원을 꺼버린다고 해서 죄를 묻지는 않듯이.
때로 최고의 도피가 될지도 모른다.

"당신은 일전에 죽음은 곧 구원이라고 하셨죠. 왜죠? 신이면서. 인간에게 구원을 청하십니까? 평소에는 마치 전능한것 마냥 말하더니 이제와서 판결이 두려우십니까? 스스로가 부정되는것이 그리도 두려우십니까?"

어쩌라고.

"왜 남의 목숨은 그리 쉽게 앗아갔으면서 스스로의 목은 취하지 못하십니까. 부처는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열반에 이르렀고 예수는 인간의 죄를 대속하였는데. 왜 스스로 신이라고 하는 이가 인간을 죽여서 구원한단 말입니까. 도망치려한단 말입니까. 당신이 그리 연민을 느끼던 저조차도 책임을 지려하는데."

소녀에게 다가간다. 이제는 거의 주먹하나가 들어갈만한 거리.
이리도 가까이서 이 어린아이를 본 적이 있던가.

"저는 당신을 증오합니다. 그렇기에 당신을 죽이지 않습니다. 방금전에 마사씨의 질문에 답한 것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때문에 죄를 늘려갈 생각은 없으니까요."

"여러분들이 저의 사상을 긍정했으니, 더이상 저는 누군가를 구할 생각이 없습니다. 살려달라고 부탁받아 사람을 죽인 인간이 어찌 다른 라람을 구합니까."

672 시미즈 마사 (NEexD6uSBI)

2023-09-05 (FIRE!) 09:49:52

>>609 "저도 이런 기대를 품어보는 건 처음이네요.... 제제 르 귄 씨같은 사람을 만나는 건 처음이니까, 그런 거겠지만요."

혈색은 눈치채지 못한 듯하다. 아마 그쪽을 외면하려 고개를 돌리고 있기 때문이겠지.

"아뇨. 어린아이 같았어요."

진지하게 그렇게 말하고 나서 푸훗- 웃음을 터트린다.

"그럴지도 모르는 게 아니라, 배워야 해요. 예절이나 그런 것 말고도 보편적인 생활하는 법이라든가, 가치관이라든가, 윤리관이라든가."

애매한 답변에 만족하지 못한 건지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고는

"물론 진심이죠. 한때는 저도 나쁜 생각을 할 때가 있었지만 그런 때는 지났으니까요."

그렇게 만들어 준 세이카에게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이상하다는 말만 몇 번을 하는 건가요."

그렇게 말하고서 제제를 마주본다. 그 눈은 웃음기로 휘어진다.

"싫진 않죠?"

답을 안다는 눈치다.

// 괜찮으면 막레를 받을게!! 더 이어도 괜찮고!

673 INFO (zURckYGEvE)

2023-09-05 (FIRE!) 12:35:40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우선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1표. 〕
〔 최종 판결이라 그런지 다들 신중하게 투표하려는 듯 하군요. 심심하긴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

〔 그 다음으로 외부 판정단의 의견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7표로 이전 방송에서 변화한 점은 없습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다음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세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시미즈 마사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옥사나 하네즈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최선을 다 하여 이 죄인의 마지막을 빛내주시길.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674 제제 르 귄 - 옥사나 (Mv6fRGrCs.)

2023-09-05 (FIRE!) 15:07:00

>>671 옥사나

제제의 미소를 답하는 옥사나의 얼굴에 웃음기 하나 없을때, 제제는 본인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 당신은 독이네요.

실패의 맛은 달콤하지도 씁쓸하지도 않았다. 무미무취의 색으로 제제를 늪으로 끌어들였다. 느리게, 제제의 미소가 옅어져 자취를 감추었다.

옥사나라는 이름의 어른은 담담히 제제를 바라보았다. 제제는 똑같은 성숙함으로 옥사나를 마주할수 없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이 거부당하였다.

"...난..."

도망인가.

그냥, 그냥 기뻐했으면,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한 것이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해야 해는데, 그게 너무 힘들다.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더만, 억지로 들추어낸 가면의 뒤는 두려움을 자아낸다. 얼핏 보인 어둠에 겁먹어 뚜껑을 내려누르려하는 데, 잠시 보인 것이 그리 큰 동요를 일으킨다고 쉽게 그럴수가 없다.

화내야 될까. 윽박질러야 하나.

부처와 예수는 사람으로 태어나 신이 되어 이승을 떠났다. 신으로 태어나 인간이 되라 강요당하는 제제는 죽을때까지 두발을 땅에 붙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완전한 신이 될 수 없는 존재이다.

전지하지도 않고, 전능하지도 않다. 할 수 있 것과 할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해야 만 하는 것과 하면 안되는것 밖에 없었다. 사람을 사랑해 행복을 기원하나, 외로운게 싫어 그들의 곁을 갈망했다. 그럼에도 학습 받아 뼈에 새겨진 신의 도리는 여전히 손끝에 매달려, 스스로의 선택을 영원히 앗아갔다.

인간의 소원에 의해 탄생해 그들의 원에 의해 삶을 이어갔으니, 끝낼 수있는 것 또한 인간의 소원 밖에 없다 - 고 믿었다.

그냥 옥사나가 원하는 것을 얻길 바랬다. 동시에 속으로 스스로의 갈망 또한 취할 수 있으면 괜찮다 생각했다. 행동에 인간 본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이 없었다. 그렇기에, 제제 또한 구원을 갈망하는 마음이 손쉽게
간파당했다.

혀를 차고 고개를 돌려야 했다. '실망이로군', 이라고 한숨을 내쉬어 고개를 도리질해야했다. 배운 것처럼 너무 빠르지 않게, 느릿하나 그리고 느리지는 않은 속도로.

하지만 실패하였다.

숨소리가 들리는 공간만이 그 둘을 가른다. 제제의 동그란 두 눈에 옥사나의 형상이 비친다. 동공이 떨리는 게 보이는 짧은 거리다.

"...............그래."

결국, 입을 달싹여 한 마디 만을 읆조린다. 눈을 내리깔아, 옥사나의 형상이 더 이상 동공에 비치는 일이 없어진다.

"...그게 우리의 차이점이긴 하지."

부정받은 사상. 타인의 구원에 매달리는 나. 자의의 증오와 타의의 애정.

더 이상 할 말은 없었다. 갑자기 텅 비워진 기분이다. 옥사나의 건조한 경멸이 그 빈 공간을 채운다. 그에 감히 뭐라 할수는 없어, 고개를 숙였다.

// 더 이을까, 여기서 제제가 떠나는 걸로 끊을까?

675 제제 르 귄 - 마사 (Mv6fRGrCs.)

2023-09-05 (FIRE!) 15:08:15

>>672 마사

"푸흐... 나 또한, 그대와 같은 사람은 처음이네."

정말로, 진심으로. 처음 대하는 사람이다. 여기 오고 나서는 정말 처음보는 유형의 사람밖에 없었지만, 마사는 더더욱 그랬다. 하나를 굳이 뽑기에는 닮은 점을 찾는 게 빠를 정도다.

크흠, 하면서 마사의 눈을 피한다.

"..."

제제는 여전히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신이 아닌 자신을 상상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 그 존재를 떠올리는것만으로 거대한 공포에 사로잡히고 만다. 오히려 함께 신도들과 잠드는 게 신으로서의 마지막 도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기에 마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도, 확답을 주지는 못한다. 거짓말에 본의아니게 익숙해진 제제였지만, 스스로 믿지 못하는 것을 입밖으로 내밀지는 못하기에.

"....대단한 사람이야, 그대는. ...짓궃기도 하고."

휘어진 마사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한다. 두 손의 소매 둘다 들어, 그 긴 천으로 얼굴 하관을 가린다. 그럼에도 분홍빛으로 피어나오는 홍조는 완전히 가리지 못한다.

".............그래, 싫지는 않네."

졌다는 듯, 푸흣, 하고 작은 웃음소리를 내쉰다.

" — 나도, 너를 싫어하지 않나봐."

싫어하지 못한다라던가, 사랑할수 밖에 없다던가. 그러한 강요와 가까운 애정보다는 강도가 약할텐데도, 그런 익숙한 문장보다 이런게 훨씬 더 간지럽다. 감지럼 정도야 참아내 자세를 유지하게 훈련한게 몇년 인데, 고작 그 정도를 참아내지 못해 소매를 더더욱 당겨 얼굴을 가린다.

//그러면 막레 할까? 수고했어!!

676 옥사나 하네즈카 (S/efZPjZDg)

2023-09-05 (FIRE!) 15:51:39

>>674 제제 르 귄
아이가 내 눈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익숙하다. 나를 만난 아이는 대부분 그러했으니.
고통을 버티지 못해 괴로워 일그러진 얼굴이야말로 내가 가장 익숙해하는 것이다.
...고개를 들었다. 시선이 엇갈리고 더이상 내 눈에 괴로워하는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따가울정도로 반짝이는 법정의 전등이 마치 죄를 씻으려는 듯 눈을 관통해 척수를 태워간다.
나는 무엇인가. 이 어린 아이에게서 자신을 찾은걸지도 모른다.
사회가, 주변인이 나에게 입혀준 옷을 입고 그 옷이 나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리 말하는 것들의 실체는 어디에도 없는데.
자신을 바라봐준다는 착각에 매몰되어서는 기워붙인 옷가지를 황금실로 된 옷이라도 된 것 처럼 소중히 여긴다.
제대로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다.
배우지 않았으니까.

나는 이 아이가 괴로웠으면 좋겠다.
정작 정말로 괴로운것은 항상 내가 보는 곳에는 없었지만.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평소였다면 실망이라며 쏘아붙였을텐데.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아이를 꼭 끌어안아 주려고 했다.

"제제씨는 울어본 적이 있나요."

나와 다른 아이에게 나와같은 답을 바란다.
이래서는 그 사람들과 다를것이 없는데.
어른인 탓에, 같은 생각밖에 되지않나보다.

나는 우리가 얼마나 두려운지, 또 괴로운지를 알고 있다.
입고있는 옷은 황금실이 아니라 납덩이고
어디를 기던 차디찬 쇠벽에 가로막혀 스스로도 무엇을 말하는지 몰랐겠지.
다만 안으로, 그 끝도없는 늪의 바닥으로 또다시 침잠했겠지.
빠져나갈 곳 따위는 없다.
구원이라 믿어 의심치 않은 것이 그 무엇보다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도 모른채로.
어디에도 닿지 못하는 말을 그저 깊게 녹여냈을 것이다.

신이시여. 듣고 계십니까.
당신의 어린양이, 이리 기도드립니다.
태어 나기로 저주됨과 끝없는 능멸속에 살아온 이 작은 아이를 구해주소서.
싸구려 장식과 어른들의 증오로 모욕되고 치장되어 원하지 않는 짐을 짊어진 이 아이를 위해 기도해주소서.
증오를 위해 사랑하기를 그만 둔 자가 하는 기도가, 얼마나 쓸모있을지는 모릅니다.
그저 이 아이만은 당신의 곁에 있던 선지자들과 함께 당신의 곁에 세워주소서.

"만약, 만약에 용서받아서 이곳에서 나가면... 그러네요. 학교라도 세워볼까요. 제제씨도 다른 아이들과 함께. 평범하게 살 수 있게."

...닿지 않겠지. 쓸모없는 말이다.
그런데도 이런 말말고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깊게 담배연기를 마시고 내뱉는다. 어느새 주변은 담배연기로 자욱해서 과일향짙은 연기만이 보일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정도다.

"아무도 안보고 있으면 원하는대로 해도 된답니다."

아이에게서 떨어진다.
한걸음 떨어져서 팔을 크게 벌리고.
아이가 나를 찌를 수 있게. 무엇이든 할 수있도록.
///조금더 괜찮을까!

677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1:33:12

>>670 제제
(당신의 등이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것을 자신은 멈추어주지 못 했다. 붙잡기는 커녕 도닥이려는 손길조차 끔찍하다며 거부당했는걸. 아직 어린 당신의 저항 정도야 힘을 주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지만 권태는 구태여 당신을 잡아두지 않았다. 감히 그럴 자격이 없었다.)
제제. 진정해.
(악을 쓰는 당신의 성대에 피가 흐를까봐 당신을 만류한다. 당신을 받치기 위해 무릎 꿇었던 자세 그대로 올려다보는 권태, 응달 진 붉은 눈에는 동요가 없다.)
네가 잘못한 게 맞아.
(그리고 당신은 모든 것을 부인한다. 나의 입을 막고 눈을 돌려 지금의 혼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비틀거리며 재판장에서 도망쳐나가는 당신.)
(... 권태는 그런 당신의 뒤를 따라 재판장에서 떠난다. 당신의 어깨를 붙잡기 위함이라기보다 제 몫의 방으로 돌아가는 길이 일로였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도망치는 당신을 뒤에서부터 쫓아가는 형국이 되었다.)
... 있잖아, 지금 부인하더라도 바뀌는 건 없어. 판결은 이미 선고됐었고, 네 심문도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오게 될 테니까.
(여전히 그의 걸음은 힘이 없었으나 휘청이지는 않는다.)
이미 한참동안 도망쳐본 사람이 하는 말이야. 피하지 마. 그럴수록 너만 더 아프다.

678 SAMAEL (zURckYGEvE)

2023-09-05 (FIRE!) 22:00:00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679 SAMAEL (zURckYGEvE)

2023-09-05 (FIRE!) 22:00:13

공기가 차갑다.
대리석 바닥을 밟으며 걸어간다, 깃털 머리의 간수장이 그런 우리를 보며 미소짓는다.

"어서 오십시오. 시미즈 마사의 제 3심 심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꼬아둔 다리의 발끝을 까딱거린다. 여유가 넘치는 모습, 저것도 서너 번의 만남 뒤에는 결코 볼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자리 위의 종이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전원이 선서문을 낭독한다면 시작하겠습니다."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680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02:01

사마엘의 미소가 체셔 고양이 같다고 생각하며 마사는 재판장에 들어선다.

모두에게 인사를 반듯이 하는 모양과 예전보다 영 반듯하지 못한 차림새가 대비된다.

"오늘 심문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선서를 한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희미한 미소를 띄고 있다. 긴장은 어디론가 가버린 모양새다.

681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03:58

걸음걸이와 함께 귀걸이가 흔들린다. 갈수록 지쳐보이는 소녀는 스스로의 자리를 찾았다.
이제는 외어 볼 필요가 없어진지 오래임에도, 그 존재를 확인하듯이 종이를 힐끗 내려본다.

"후우... 나는, 본좌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한다."

682 옥사나 하네즈카 (4WSW7Qhguk)

2023-09-05 (FIRE!) 22:04:49

괴롭지는 않았습니다.
더이상 그럴만한 이유가 없었기에.
평소와 같은 얼굴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맹세합니다."

그리 말하고는 증인석의 마사씨와 눈을 맞춥니다.
보기 좋게 긴장이 풀려있는 모습입니다.

683 SAMAEL (zURckYGEvE)

2023-09-05 (FIRE!) 22:05:28



탕.
망치 소리가 한 번.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의 제 3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시미즈 마사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684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07:30

............
(멍하니 앉아있다가 질문 하나를 툭 던진다.)
아저씨랑 무슨 관계였는지 말했던 적이 있던가. ...... 나 말고.

685 옥사나 하네즈카 (4WSW7Qhguk)

2023-09-05 (FIRE!) 22:07:59

"...하루만이네요 마사씨."

그 이상은 필요없었습니다. 우선은 인사,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며.
어제의 추태에 사과합니다.

"어제는 죄송했어요. 보기 흉한 꼴을 보였네요. 오늘부터는 다시 제대로 할 생각이랍니다."

옅은 웃음을 짓고 천천히 다시 그 노트를 꺼냅니다. 할 말은 정해두었습니다.

"마사씨는 어째서 자신이 용서받아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686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08:54

>>684 "...제게 희망을 주었던 아저씨 말이죠."

이번에 앉을 때는 더이상 치마를 가지런히 모으거나 하지 않는다. 마사는 손을 뒤로해 의자의 가장자리를 잡고서 대답한다.

"한때 재워주고 먹여주던 사람이었어요. 그렇다고 이상한 오해는 하지 말았음 해요."

687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09:08

"여기 돌아오게 되었군. 기분이 어떠한가?"

팔짱을 끼고, 다소 건조하게 묻는다.

"이전의 심문 결과에 관하여."

688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10:17

>>685 "아니요. 오히려 제가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지요."

체념한 듯한 표정에 힘빠진 미소가 지나간다.

"예전에 말했듯이 앞으로는 사회의 해악이 되지 않고 오히려 보탬이 되면 될 테니까, 그리고 오늘 전부 솔직히 말씀드릴 생각이니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용서해 주실 거잖아요? 마사가 속삭이듯 말한다.

689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11:01

>>686 마사
자세가 상당히 불량해...... (자신도 한때 별 해괴한 자세로 잘 앉아 있었으면서 사돈 남말을 하고 있다...)
... 왜 그 사람이 너를... 먹여주고 재워줬었는데? ...... 집 나왔던 적이 있는 거야?

690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12:28

>>687 "오히려 안심되는 기분이네요. 어떻게 하면 용서받는지 알게 된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하고서 날숨을 가볍게 뱉는다.

"이전의 심문 결과에 대한 기분을 물으시는 거죠? 저는 그때는 용서받으면서도 불안했어요. 여러분이 모르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걸 알게 되면 단번에 돌아서지 않을까 하고."

구속복의 가슴 쪽을 붙잡자 조금 구겨진다.

"하지만... 전부 털어놓으면 용서해주실 거니까요. 그렇죠? 저번에 그랬듯이."

691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13:18

"그대는 여전히, 소위 말하자면... '죽어도 좋은 인간'이 있다 생각하나?"

후우, 작게 한숨을 쉰다.

"그대가 살인한 자에 대해, 현재는 어떤 생각이 들지?"

692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13:32

>>689 "그런가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자세를 바꾸지는 않는다.

"네. 집을 나온 적이 있었답니다. 중학생이었을 때요. 철없을 때였어요. 박권태 씨보다도 더요."

키득키득 웃는다. 이것이 진정 심문받는 사람의 자세가 맞나 싶다.

693 옥사나 하네즈카 (4WSW7Qhguk)

2023-09-05 (FIRE!) 22:14:32

>>688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요."

조금 쏘아붙이듯이 물었습니다.

"...방금의 그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고. 좋지 않은 과거가 있었다는 건 알겠네요. 혹시 어떤 일이 있었던건지 제대로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694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15:09

>>691 "있다고 생각해요. 분명히 있죠. 하지만 그런 것은 일시적인 방황을 하는 사춘기 소년소녀들이나 특별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보고서 단번에 판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지나칠 정도로 솔직한 답변이다.

"미안하네요."

하지만 별로 미안한 표정은 아니다.

695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15:56

>>690 마사

"흠."

딱히 마사의 말에 첨언하지 않는다. 예전의 제제라면 웃으며 그럴리라고 긍정해주었을테지만... 지금은 너무 피곤하고, 텅텅 비워진 느낌이었다. 둘 다 심판의 결과에 영향을 받았으니까. 밀그램의 기획자가 원하는 대로.

"그리하다면... 이제는 알려줄수 있을까? 어째서 그는 그대를 '가짜'라고 부를 것만 같았는지. 많은 자들 중, 어째서 하필 그였는지."

696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16:51

>>692 마사
머리도 풀고 옷도 단정치 못 하고...... (눈 깜박.) ... 싫다는 뜻은 아니야. 알지?
... 네가 나보다 더? (상상이 되지 않는 듯 한참 멍때리다가) 가출했던 건, 가족 때문에? (...) 중학생 때 그랬다는 건... 고등학생 때는 그 아저씨랑 함께 있지 않았다는 뜻?

697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16:55

"용서받지 못한 자와, 용서받은 그대는 어느 차이점이 있다 생각하나?"

698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17:28

>>693 "사회의 리더격의 자리를 맡고 싶어요. 저번에 말씀하지 못한 장래희망을 이루거나, 그 가까이라도 간다면 법의 수호자가 되어 어떤 사람들을 구해줄 수도 있겠지요. 아니면, 전 무엇을 하든 잘 될 테니까요. 사회구성원으로서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되겠지요."

당차게 말해나간다. 그러나 그만한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겠지.

"중학생 때 가출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방황했어요. 아저씨에게 신세진 것도 그때였구요."

699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19:53

"그대가 죽인 자 말일세... 그는 죽었으니, 괴로워하지는 않겠지... 허나..."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잇는다.

"그가 죽었을때, 그 주변의 사람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700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21:06

>>695 제제

"...제제 씨도 많이 변했네요. 좋은 변화라고 믿고 싶어요."

싱긋 웃는다.

"저는 단정치 못한..... 아이였으니까요. 모범생은 커녕 불량한 쪽에 있던 아이였으니까. 사쿠라가오카에는 제가 그랬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었는데, 하필 그 아이가 나타나버렸으니까."

>>696 박권태

"박권태 씨에게 머리나 옷 지적을 받고싶진 않네요. 머리 손질은 이제 포기하신 건가요?"

그렇게 말하고 나서 마저 답한다.

"네. 집에 있기 답답했어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어요. 있죠. 어른은 집에 있기 싫으면 다른 숙소를 잡거나 이사가면 돼요. 그럼 청소년은 어떻게 하는 줄 아세요? 하나밖에 없어요. 가출하는 거죠. 고등학생 때는 기숙사 생활을 했답니다.

701 옥사나 하네즈카 (4WSW7Qhguk)

2023-09-05 (FIRE!) 22:21:22

>>698 마사
"그러네요. 마사씨라면 분명 될 수 있을거에요."

알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상승지향적안 성격은 알고 있었으니까요.

"가출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단순한 가정불화?"

"...혹시 여전히 방해가 된다면 치우고 나아가겠다고 생각하나요?"

702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23:15

>>700 마사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사의 시선을 피한다.

"그대는 그런 과거가 밝혀지는 것을 어째서 그리 두려워 했던 것인가?"

703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24:19

>>697 "글쎄요......."

마사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듯 말꼬리를 흐린다.

"사회적으로 해악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의 차이가 아닐까요? 아니면 보편적인 사람들이 보기에 가치관이 현저히 다르거나. 그걸 보통은 틀렸다고 하지요."

제제에게 되묻는 듯하다. 자신의 심문시간임에도 여유를 가지고.

"제제 르 귄 씨는 거기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나 보지요?"

>>699 "전학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그다지 깊이 친한 친구는 없었나 봐요. 그런 느낌이었어요. 주변 사람들은 오히려..... 저를 옹호했죠. 제가 죽였을 리가 없다고요. 그 아이가 나쁜 짓을 했을 거라고도요. 제가 보았던 반응들은 그게 전부네요."

그렇게 말하고서

"그 아이의 부모요? 본 적 없어요. 아마 장례도 안 치러 주었을지도 몰라요."

704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24:43

>>700 마사
......... (대신 지금까지 술 안 마셨으니 잔소리 하지 말라고 작게 꿍얼거린다.)
...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끄덕.) ...... 네가 우리한테 말하지 않던 사실은, 그리고 밝혀지면 자신을 싫어할 거라 생각했던 사실은, 네가 가출을 했었다는 과거였어? 또 다른 무언가는 더 없고?

705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28:34

>>701 옥사나

"고맙습니다. 반드시 되어보일 테니까요."

방긋 웃는다.

"단순하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집에 돌아오면 늘 차가운 공기, 아무도 잘 다녀왔다고 말해주지 않고, 부모님은 마주치면 싸우기만 할 뿐. 겨우 화해시켜 보았자 또다시 돌아오기만 하고, 그들과 같이 밥을 먹고 체한 적도 있어요. 저는 노력했는데."

그때에 대해서는 생각하기 싫은 표정이다.

"치우고 나아가고 싶지만, 살해라는 방식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예요."

>>702 "이렇게 말씀드렸는데도 제가 여전히 모범적인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으로 보이나요?"

의자에서 읏챠- 소리를 내며 내려와 한바퀴 돌아 보인다.

"아니면 인생에 굴곡이 있던 평범한 여자아이로 보이나요? 한때 불량한 아이였던 바보로 보이나요?"

마사는 뒷짐을 지고 제제를 바라본다.

"별거 아닌 것 같나요? 전 후자의 둘 다 끔찍하게 싫어요. 제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거예요."

웃는 표정이 텅 비어 있다.

706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29:06

>>700 마사

마사의 되묻는 질문에 심기가 불편한듯 입매를 비튼다.

"...여유로워 보이군, 그대."

"조심하게. 당연한 것은 없으니."

경고하듯히 중얼거리고 다른 질문을 한다.

"그대들은... 적어도 이 곳의 자들은, 내게 적극적으로 살인이란 좋은 일이 아니라 어필했다. 타인의 목숨과 미래를 함부러 빼앗는 것은 죄라고..."

"하면 그대는 어찌 그리 개운한 얼굴이지?"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인다. 자신을 제외하며, 여기서 가장 살인 자체에 대한 죄악감을 보이지 않은 자다.

"같은 살인자이네만."

707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30:04

>>704 "생각해 볼게요."

권태에게 그렇게 말하는 마사지만 더이상 잔소리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기분은 약간 체념한 듯하지만 좋아보인다.

"가출하고 나서 무엇을 했겠어요?"

마사가 반문한다.

708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30:06

>>706 //700 이 아니라 >>703!

709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31:13

>>707 마사
............
(심각한 표정으로 한참을 고민하더니)
...... 마약?

710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33:02

>>706 "아무래도 맞혔나 보네요."

그러나 마사는 이에 대해 더이상 말을 하진 않는다.

"응. 알겠어요. 그래도 용서해 줄 거죠? 솔직하게 말했으니까."

화사하게 웃고 있다.

"이미 빼앗아버린 건 어쩔 수 없지 않나요? 저는 반성하고 있다니까요?!"

그렇게 말한다.

"개운해 보인다니. 슬픈 표정이라도 지어야 하는 걸까요."

그러다가는 조용히 중얼거린다.

"어쩌면, 살해를 결심했을 때 정은 모조리 떼버렸거든요."

711 옥사나 하네즈카 (4WSW7Qhguk)

2023-09-05 (FIRE!) 22:35:25

>>705 마사
"아, 미안해요. 남의 집 가정사인데."

제가 마사씨 나이때는 드분 다 안계셨으니까요. 농담을 섞어서 말을 이어갑니다.
여기고 저기고 왜이렇게 멀쩡한 집안이 없는걸까요.

"...그런가요. 훨씬 나아졌네요."

...저게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러고보니 최근 세이카씨와 사이가 좋아진것 같은데. 이대로 나가셔서도 함께 다닐건가요?"

712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35:41

>>709 마사가 배를 잡고 웃는다.

"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저는 안 했어요."

그러던 마사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낸다. 어디엔가에서 훔쳐낸 걸까.

"비슷한 것들은 했지만요. 아. 폭력 같은 건 같은 서클 안의 아이가 아니면 동조하지 않았어요. 자칫하면 시끄러워져서 집으로 돌려보내지거든요. 피워도 괜찮아요?"

// 마사주는 미성년자의 흡연과 음주와 마약 어쩌구를 옹호하지 않는다!! 상황극은 상황극일 뿐~~~~

713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38:04

>>711 "아녜요. 더한 가정사도 많이 들어봤는데요. 옥사나 씨도 저도 나름대로 힘들었던 거지요."

그렇게 가벼운 웃음과 함께 말한다.

"그렇지요. 제가 바보같았어요. 저는 정말로 반성하고 있답니다."

살해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식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상황이 없다는 것도 답의 하나일 테지만.

"네. 같이 다닐 수 있다면 좋겠어요. 저, 세이카의 친구로서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까요."

714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38:15

>>712 마사
(매우 신 레몬을 먹은 사람처럼 얼굴을 팍! 찡그렸다.) 나한테는 술 먹지 말라고 한 애가...... 안 돼. 어른 된 뒤에 다시 해. 지금은 안 돼. (와다다 쏟아내며 담배를 만류합니다.)
그래... 허... 알겠어. 학생회장이었던 애가 그런 걸 했다고 알려지면 가타부타 시끄러워질 테니까... 그렇지? (당신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는 끄덕였지만,) ... 있잖아, 그럼 만약에, ... 저번에 용서받지 못 했다면. 지금처럼 솔직하게 털어내지는 못 했을 것 같니?

715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39:25

>>710 마사

화사하게 웃고 있는 마사에게 똑같이 답해주고 싶은 충동이 든다. 허나 충동을 억누르는 것은 익숙하다.

"...바뀐 건 나와 그대만이 아니라."

조곤조곤 답하고, 제제 또한 입을 다문다.

"그러한가..."

두 눈을 느리게 깜박인다.

"그저, 그대들이 지금까지 본좌에게 말한 것을... 본좌가 보는 것과 저울하는 중이라..."

"그러하다면 말인데, 그대의 그러한 가치와, 본좌의 가치관 사이에서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그리고 그 과거를... 지우고 싶은 마음은 여전한가?"

716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41:45

>>714 "박권태 씨가 그렇게 말하니 상당히 신선하네요."

키득키득 웃는다.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서 담배를 집어넣는다.

"옥사나 씨에게는 실례했어요. 몇 개피 훔쳤거든요."

이 정도는 이해해 줄 것이라고 믿는 듯한 얼굴이다.

"시끄러워지는 것 뿐 아니라 다들 저를 무시할 테니까요. 동정하는 사람도 무시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죠. 학생회장의 일도 힘들어지겠죠. 위엄이 서지 않는 학생회장이 되느니 죽는 게 나아요."

극단적으로 얘기하고는

"글쎄요. 그러지 않았을까요. 하지만 제가 털어놓든 저 스크린이 털어놓든 결국엔 털어놓아졌을 거라 생각해요."

마사는 널찍한 스크린을 무감하게 바라본다.

717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45:10

>>716 마사
...... 난 원래부터 애들한테 술담배를 권하지는 않았어... (서로의 포지션이 바뀌었음은 자신도 실감하고 있지만요. 이것을 좋다고 봐야할지 나쁘다고 봐야할지 헷갈려서 지금 상당히 떨떠름한 상태입니다.) ...... 어, 알아서 사과하고 화해해. 난 몰라...... (모르쇠.)
죽을 필요까지야. ...... 그렇지만, 그렇네. 기회를 봐서 이 정도는 괜찮다 싶어야 털어놓는 거구나. 경계심이 상당한걸... (뜸.) 네 입으로 네 스스로 모든 걸 털어놓은 지금 시점에서, 우리가 널 용서하지 않으면. ... 우리를 원망할 거야?

718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45:32

>>715 제제

말이 중간에 끊기자 고개를 갸웃하지만, 어느정도 어떤 말이 올지 예상은 하고 있는 것 같다.

"저는 그 저울에서 어떤 결론이 날지 궁금하네요."

그렇게 말하고서

"제제 르 귄 씨의 가치관은 심하게 왜곡되어 있어요. 사회적으로 용인되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하지만 제 가치관은, 들키지만 않으면 된다는 바보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더라면 사회적으로는 용인되는 정도니까요?"

사회적인 용인의 정도라 답한다.

"네. 지우고 싶어요. 그건 불가능하니까, 그걸 아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는 곳으로 날아갈 거예요."

슈우웅- 소리를 내며 검지손가락을 들어 저 멀리로 움직이는 손짓을 해 보인다.

"저희, 살아서 나가도 다시 만나지는 않도록 해요. 세이카는 어쩔 수 없지만요."

그러고서, 웃는다.

719 옥사나 하네즈카 (4WSW7Qhguk)

2023-09-05 (FIRE!) 22:46:42

>>713 마사
하하 우스워라
상황이, 그저 지금의 이 상황이.
웃기게만 다가옵니다.
그리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모멸뿐인 시선으로.

"당신은 사람들을 고통받게 했습니다. 어떤 이유가 있었다고 해도 죄는 죄. 씻어서 사라지는 것은 몸의 더러움 뿐이지만 살인은 영혼을 더럽힌답니다."

평소와 같은 얼굴, 같은 미소. 이정도가 그녀에게는 어울리겠네요.

"반성하나요? 정말로? 진실로 이야기했으니 용서해준다고- 그렇게 생각하나요? 진실을 고했으니 반성은 한것이라고- 그리 생각하나요?"

하아, 지루해.
아무것도 담기지 않은 눈으로 마사씨를 바라봅니다.

"죄에는, 반드시 벌이 따릅니다. 이번 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와도 겸허하게 받아들일겁니까?"

720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47:41

>>717 "그래도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거든요. 술담배를 하는 어른은 아이들이 그것을 하도록 은연중에 얘기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건 아니라 보는데?"

반쯤 반말이다.

"이 정도는 괜찮다 싶으면 누구나 털어놓게 되지 않을까요?"

그렇게 반문하고는

"용서해주실 거잖아요? 왜 그런 소리를 하죠?"

고개를 기울인다.

"박권태 씨는 저를 용서할 수 없나요?"

조금, 무섭게 들린다.

721 옥사나 하네즈카 (4WSW7Qhguk)

2023-09-05 (FIRE!) 22:48:33

"이거 저부터 담배를 끊었어야 했나 싶네요."

아쉬운듯 슬퍼보이는 목소리다.

722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51:39

>>720 마사
...... (할말 없음.) ...... 내가 잘못했다. 밖에 나가서 목 매달고 오면 될까? (반은 농담.)
... (무언가 더 할 말이 있는 눈치였지만 구태여 말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눈 감아 침묵하는 것으로 당신의 말을 긍정하고는...)
만약, 이라고 가정하는 거야. 마사. ... 그리고 아직은 심문이 끝나지 않았잖아.
(당신의 계속 대답하기를 우회적으로 권유했습니다. 당신을 용서하겠다, 라는 확언은 주지 않은 채였지요.)

723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51:40

"사회적인 용인이 중요한가..."

가만히 듣다, 세이카의 살아 나가도 다시 만나지는 말자는 말에 왜 인지, 가슴께에 덜커덕 이상한 기분이 든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스스로 무슨 감정을 느꼈는 지 몰라 손을 들어 가슴을 짚는다.

"...?"

두근두근 뛰는 심장에서 아무 이상을 찾지 못해, 고개를 들어 질문을 지속한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그러면 빌고 싶은 소원은 똑같은가? 이 소원권이라면, 더 대단한 것을 빌수 있을거 같아 하는 말일세. 예를 들어..."

손을 들어, 건조한 눈으로 목을 긋는 시늉을 한다.

"여기 있는 모두를 포함해, 그대의 과거를 아는 자들의 목을 끊던가."

"천문학적인 돈을 요구해 그 누구도 다시는 무시할수 없게 만들던가."

흐음, 소리를 내다 질문을 추가한다. 세이카에 대해서 인가보다.

"그녀는 어째서 예외인가? 친우라서? 그녀 또한 그대의 과거에 대해 알턴데."

724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52:03

>>719 옥사나의 시선이 다르다는 걸 알아챈 모양이다. 조금 당황한 듯하나 크게 내색은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사람들을 고통받게 하죠. 누구나 그래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모두에게 선한 영향만 주는 사람 따위는 없어요."

그런 말이 자신의 판결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생각하지 않고서 있는대로 말해버린다.

"반성합니다. 바보같은 짓이었어요. 반성과 진실을 말하는 건 다르지만요."

그러나 자세히 들을 줄 아는 사람은 바보같은 짓과 나쁜 짓이라는 표현 간의 차이를 알 것이다.

"이 재판 자체가 벌인 것 같다고, 세이카가 얘기했었어요. 저는 아직도 살인을 저지르는 꿈을 꾸고요. 저는 사쿠라가오카에 학생회장으로서 더이상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더 어떤 벌을 받으면 되지요? 제가 사형을 당하면 속이 시원하겠나요?"

725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52:51

하긴 담배를 끊었다면 담배가 훔쳐질 일도 없었을 테니까...
(일리 있는 주장이라고 고개를 끄덕입니다...)(;)

726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54:42

>>721 작은 소리로 웃는 마사다.

>>722 "그런 농담은 끔찍해요!"

그렇게 얘기하지만 눈가가 느슨해져 있다.

"뭔가요. 대체 뭔가요. 전 솔직하게 얘기하고 있잖아요. 용서하지 않으면 원망할 거냐구요? 용서하지 않을 리가 없잖아. 그리고, 제가 원망하고 말고가 박권태 씨에게 중요한가요?"

반문만이 가득한 심문이다.

"......그런 생각은 해본 적 없어요."

그러나 결국 멍하니 대답한다.

727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57:46

>>726 마사
...... 그러니.
(저런. 그렇게 우리를 철썩같이 믿고 있으면 배신당했을 때 충격이 클 텐데. 권태는 멍한 머리 한구석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러면 반대로... 우리 중 아무도 용서받지 못 한 사람 없이 다같이 용서받아 나가게 된다면. 그 때는 우리 중 아무도 소원을 이룰 수가 없게 되는 건데... 이런 상황에서 너는 아무런 유감과 아쉬움을 느끼지 않을 것 같아?

728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58:00

>>723 "살인은 하지 않겠다고 얘기했잖아요? 하지만 좋은 참고가 되었어요. 소원은 좀 더 생각해보지요."

마사는 의자에 다리를 올리고 양팔로 감싸안는다. 더없이 흐트러진 자세다.

"리더의 자리같은 것은 제 스스로 얻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답니다. 졸부가 무시당하기 때문에 예술작품을 구입하는 것에 집착한다는 얘기, 들은 적 있나요?"

천문학적인 돈이 떨어진다면 나쁘지 않겠지만.

"글쎄요. 친구니까?! 세이카라면 제 과거를 알아도 동정하거나 무시하지 않을 것 같아서, 인 것 같기도 하네요."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미소짓는다.

729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59:39

>>727 "네. 세이카가 도와주겠다고 했으니까요. 그리고, 지금은 도움이 없어도 저 혼자서 어떻게든 해보겠다고 결심했어요."

마사는 모든 고민을 끝낸 듯 개운한 표정이다. 말 그대로, 개운하다.

"미성년인 여자아이라도 학교 밖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의외로 많답니다."

730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3:00:26

"하지만 어째서? 허용받는 살인이라면, 괜찮지 않나? 그대에게 죄를 묻는 자도 없을턴데."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인다.

"그렇군..."

침묵하다 시선을 내리깐다. 눈을 마주하기 싫어서 하는 행동이다.

"이전에 대화할때... 그대는 말해주었지. 죽이는 쪽이든 죽으려는 쪽이든, 본좌가 그것에 관여하면 막을 생각이라고."

후우, 작게 숨을 내뱉는다. 말하자면, 제제든, 누구든, 죽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

"그것은, 본좌의 죽음을 허용하지 않으면, 본좌가 그대에게 '용서치 못한 다는 판결'을 준다 말하여도, 같은 생각인가?"

마사가 원하는 판결을 걸고 협박에 가까운 말을 잔잔히 얘기한다.

731 옥사나 하네즈카 (4WSW7Qhguk)

2023-09-05 (FIRE!) 23:00:48

>>724 마사
"그러네요. 누구에게도 절대적인 것은 없으니까요. 그건 제가 가장 잘 알죠."

고개를 끄덕입니다. 저도, 그 남자도. 누군가에게는 구원자였을 수 도 있으니까요. 일어나는 모든일이 이면뿐이라서 그냥 포기하기를 택한건 저니까요.

"그러네요. 바보같은 짓이었어요."

무엇이 그러했는지는 구태여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긍정한다는 듯 웃을 뿐.

"글쎄요. 저는 죽어본 적이 없어서."

"돌아가지 못하게 된 건 모두 같아요. 권태씨와 세이카씨는 가족을. 제제씨는 믿어 의심치않은 종교를. 저는 원래의 지위를. 모두가 머저리같이 사람을 죽이고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죠."

"그 누구보다 죽음을 원하는 사람이 하기에는 이상할지도 모르지만. 무엇이 문제인지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단두대가 얼마나 큰 의미가 있을까 싶네요."

잠시 호흡을 길게 가져갑니다.

"용서하지 않으면 저도 죽일건가요?"

732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3:01:56

>>729 마사
......
(가라앉은 눈으로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권태. 그는 다만 당신이 배신당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마사야. ... 피해자한테, 미안하다고 생각하니?

733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3:03:09

>>730 "허용받는 살인과 허용받지 못하는 살인이라. 그래도 제게는 죄책감이 지워질 테고, 살인은 여러분의 가능성을 빼앗는 일이에요. 제제 르 귄 씨도, 옥사나 씨도, 박권태 씨도 모두 마찬가지에요."

그렇게 얘기한다.

".....억지네요. 선서를 하지 않았나요? 그에 따라 판결해야지요."

얼굴이 조금 굳는다.

".............그렇더라도 죽도록 놔두지 않겠어요."

제제를 노려보고 있다.

734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3:04:59

>>731 "........"

옥사나의 말을 뜻을 파악하느라 조용해진다.

"제가 목숨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건 아니겠지요. 목숨은 당연히 귀해요. 저는 그것을 앗아갔고요. 그러니 그것은 잘못이죠."

넌지시 던지고 나서,

"그런 복수귀같은 짓 하지 않아요. 하지만, 용서해 줄 거잖아요?"

그렇죠? 재차 확인하듯 묻는다.

735 SAMAEL (zURckYGEvE)

2023-09-05 (FIRE!) 23:05:55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736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3:06:18

>>732 "왜 다들 그런 걸 자꾸 묻는 거예요? 제가 반성한다고 했잖아요? 미안하다고 했잖아요?"

의자를 박차고 일어난 마사는 매달리는 듯한 눈으로 배심원들을 바라본다.

"제가 미안해보이지 않아요? 거짓말 같아요? 제가 불량했던 아이라서 그런가요?"

737 SAMAEL (zURckYGEvE)

2023-09-05 (FIRE!) 23:06:58

"이 정도면 충분하겠군요."

두 번의 망치 소리가 심문의 끝을 알린다.
이 죄인의 내면을 캐낼 기회가 마무리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만족스러운 심문이 되었습니까? 부디 그랬으면 좋겠군요."
"뭐... 더 궁금한 게 있으면 개인적으로 캐낼 수도 있으니까요. 대답 여부는 차치하고."

더없이 가벼운 말투로 심각한 내용을 이야기하는 사마엘.
그리고, 그의 뒤에서 완료를 알리는 추출 그래프.

"시미즈 마사의 심상으로부터 심상 독백이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3심 시미즈 마사 심문을 종료합니다."

738 SAMAEL (zURckYGEvE)

2023-09-05 (FIRE!) 23:07:22


심상독백³ #3 ── 죄수번호 002 시미즈 마사

739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3:07:44

"선서야, 결국엔 말 뿐이지."

고개를 들어, 마사의 눈을 마주한다.

"사람의 입이 뭐라 말하여도, 안에 무엇이 있는 지는 아무것도 몰라. 전부 겉치레 뿐이지."

풉. 입매가 올라 비틀린 조소를 자아낸다. 그것만에 의존한다면, 순진하다 말해주고 싶건만.

"진심으로 그리하나? 그대의 목숨이 달린 일인데도?"

기적적으로 타인에게 용서받아 산다해도, 나가자마자 그대를 찾아간다던가... 그대에 대한 것을 세상 구석구석 퍼트린다던가... 할수 있는 것은 많지.

즐거운가? 즐거움인가? 제제의 얼굴에 비릿한 미소가 걸린다.

"그런 것을 막기위해선 본좌의 목을 끊는게 제일로 확실하지 않은가? 무엇이 그대를 멈추고 있지?"

받아들이게. 본좌가 여전했다면 이런 협박조차 없이 그대를 용서랬을거야.
허나 모든 것을 용서하는 신에 불만을 품어, 내게 변화를 가르친건 자네이니.

740 제제 르 귄 - 옥사나 (dDzlo9k62Q)

2023-09-05 (FIRE!) 23:42:15

>>676 옥사나

거절당했다. 더 이상 여기 있을 이유는 없다. 이성적인 부분이 그리 판단하였다. 그러므로 등을 돌려 떠나야 한다. 방으로 돌아가자. 그리고서는... 어떻게 해야하지. 모르겠다. 도착하고나서 생각하자.

막 등을 돌릴려 할때, 따스한 손이 몸을 감싸안는다.

"....! 헛...."

숨을 들이키는 작은 소리.

제제의 작은 몸은, 어른의 품에 알맞게 쏙 들어간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눈이 동그래 뜨인다. 무슨 연유로 이러는 지 전혀 몰라서 뻣뻣히 굳는다. 위로는 아닐테고, 역시 몸을 잡아서 목을 꺽어 죽인다던가?? 혼란에 휩싸여 눈을 이리저리 굴리지만, 어쩔수 없는 온기에 몸이 절로 반응한다. 생채적으로 그대로 녹아내리고 싶기도 하고, 거칠게 몸부림치고 싶기도 한다.

이해할 수 없는 행각에 결국 그 어느 쪽도 보류되어, 한참을 뜸을 들인 후에야 느릿느릿 답한다. 놀란 심장이 콩닥콩닥 뛰는 게 느껴질테다.

"....없지. 아주 어릴때... 스스로를 신의 그릇으로 갈고 닦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을 제외한다면."

한 다섯살 즈음 전후인가. 그 이후로는 눈물샘을 망가트리는 법을 배워, 조금 더 모두가 필요로한 신에 다가갔다. 하나의 성취이자 자랑이었다.

여전히 옥사나의 말을, 행동을, 그 머리속의 생각을 알지 못하여 동그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동공이 흔들린다.

"...어째서?"

학교?

사실, 학교가 궁금했다고는, 말 못해. 원한 적은 없다. 자신에게 역할은 따로 있었고, 신은 그런 것을 원하면 안되니까. 심장이 간질거리면, 그저 오랜 호기심을 채우는 지식욕에 불과한 일이다.

또래의 아이를 만나는 것도 여기와서 처음이었는데, 그런 조우가 넘쳐흐르는 곳이라니. 상상도 되지 않는다. 본인에게 미래가 없다는 것을 알아도, 혹은 이미 알기에. 그 상상은, 그래, 되려 공포를 안긴다. 간지러운 느낌이 있어도, 늪과도 같은 공포다. 원하지 못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그래도 품이 따뜻하다는 것 정도는 인정할 수 있다. 텁텁한 담배향이 느껴진다. 혼란스러운 눈이 옥사나를 향한다.

"...본좌를 혐오한다고, 증오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러니 어째서.

멍하니 떨어져 팔을 벌리는 옥사나를 바라본다. 이해하지 못한다. 어째서 그런 말을, 행동을 하는 지. 할수 있는 지.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연유로 행동하고,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원하는 대로 해도 된다는 말은 지나치게 달콤해 도이려 독의 위험이 느껴진다. 무방비한 옥사나의 신체를 바라본다. 거짓이라고 머리가 알아서 판단하여도, 꿀 처럼 달콤한 독에게 시선을 떼지 못한다.

언제든지 찌를 수 있다. 제제라도.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기에.

그래서 제제는 더욱 더 끔찍하고, 더욱 더 모독적인 방향을 골랐다.

한걸음 나아가, 방금과 똑같은 자세로, 다시 한번 옥사나의 품에 몸을 슬며시, 한 순간 기대어 버린다.

(사실, 사실은. 어른을 품에 안아주는 것보다, 안기는 게 더 좋았다.)

죄를 짓는 거 같다. 큰 죄악감에 빠진다. 그 자그만한 선택의 행동에 속이 뒤집어 지는 것 같다. 잠시 안긴 것도 잠시, 화상에 데인 듯이 빠르게 뒤로 다시 물려나려한다. 1초도 되지 않는 죄악이었다.

741 시미즈 마사 (NMn81.0dwk)

2023-09-05 (FIRE!) 23:46:36

밤, 잘 즈음 한 시각, 누군가 당신의 방문을 두드린다. 열어보면 그것은 베개를 든 시미즈 마사이다.

#난입! 재워달라고 온 거지만 진짜 아무나 이어도 괜찮아~~~

742 제제 르 귄 - 박권태 (dDzlo9k62Q)

2023-09-05 (FIRE!) 23:56:10

>>677 박권태

온기에 데인다. 너무 너무 뜨거워서 데여버린다. 화상은 끔찍해, 학습되지 않은 공포에 절로 거리를 두려 한다. 신체가 이리 떨리고 작은 가슴이 콩닥거리는 연유다.

그 손길에서 멀어지려 뒷걸음 친다. 생존본능의 연장선이다. 추례한 자아를, 고수한 숨을 지키기 위해. 무릎 꿇은 자세의 권태는 자신보다 작아보여 전혀 위협적이지 않은데도, 그가 너무 두렵고 끔찍하다. 그 두 눈이, 동요없이, 흔들림 하나없이 자신을 온전히 담은 그 두 눈이 너무나도 끔찍하다.

자신을 담은 두 눈이. 잘못을 담는 그 혀가. 가지고 있는 지도 몰랐던,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본능을 자극한다.

그래서 도망친다.

초라한 무게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는 두 다리로는 전혀 속도를 낼수 없지만, 그래도 멈추면 안된다는 본능에 움직인다. 비틀거려도, 손으로 벽을 짚어야해도. 뒤에 일정한 박자로 발걸음소리가 들리는 게 너무 싫다.

그가 거는 말이 너무 싫다. 있잖아, 라는 말로 시작하는, 담담하고, 상냥하지 않지는 않은 그 말이.

"...시끄러워...."

그대로 힘이 풀리는 다리의 본능에 몸을 맡긴다. 조금만 더 있으면 방일텐데, 그 까지 가지 못한다. 그대로 벽에 기대 쭈그려 앉아, 얼굴을 무릎에 파묻는다. 손을 들어 귀를 막는게, 철없이 숨바꼭질하는, 혹은 투정부리는 아이와도 같다.

가까워지는 그의 소리도 막아낼수 있으면 좋을 텐데. 감정이 불안정하게 널뛴다. 선심쓰듯 건네는 그의 말도, 완벽히 막아낼 수 없어 숨긴 얼굴이 일그러진다. 손에 짓눌린 귀걸이가 아려온다. 존재가 부정당하는 공포에 그 손에 힘을 풀지도 못한다.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743 제제 르 귄 - 마사 (NZniSlePeQ)

2023-09-06 (水) 00:00:43

>>741 마사

몇초 지나지 않아 찰칵,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그 뒤에 서 있는 것은, 무미건조한 눈의 제제. 이미 잘 준비를 할 시간 일텐데, 복장은 여전히 단정해 평소와 다른게 없다.헝크러진 머리는 똑같지만.
제제의 등 뒤에는 방이 보이는 데, 의외로 단정해 생활감이 하나 없는 곳이다. 분명 제제라면 치우지 못해 어질러져 있을거 같은데도... 아니, 그 보단 아예 쓰지 않아 먼지가 쌓인 게 보인다. 대신 그와 대비되게, 침대는 전혀 다른 모양새다. 단정은 커녕, 침대보 위에는 어째서인지 찢겨진 종이 같은 게 흩어져 있다. 줄곳 그 위에 잠들고 있었던 것일까?

가라앉은 눈동자가 마사를 발견하다 동그랗게 뜨인다.

"...그대?"

심문이 지난지 얼마 안될턴데. 정말 예상 못했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마사를 바라보다, 그녀가 든 베개를 바라본다. 혼란이 증가하는 게 눈에 훤히 보인다.

744 시미즈 마사 (WA8MoiTKN2)

2023-09-06 (水) 00:10:49

>>743 "제제 르 귄 씨.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베개를 안은 채 얼굴이 빨갛게 익어 마사가 묻는다.

"들어간다면 방 정리부터 도와야겠지만요?!"

745 제제 르 귄 - 마사 (NZniSlePeQ)

2023-09-06 (水) 00:21:49

"으응?! 아, 아아, 그, 그래."

어리둥절한 모습은 그대로 지만, 옆으로 뒷걸음 쳐 마사가 들어올 공간을 만든다.

"어어, 무슨 일인겐가? 베개는 뭐고?"

자러 왔다는 것 자체를 떠올리지 못한걸까? 베개에 악령이라도 씌인거면 구마 같은 건 전문이 아니라 힘들거 라는 생각을 한다.

"으으응?? 내 방은 멀쩡하네만?!"

찢겨진 종이더미 위에서 자는것은 문제로 조차 취급하지 않는 걸까.

746 시미즈 마사 (WA8MoiTKN2)

2023-09-06 (水) 02:28:33

>>745 "......"

무슨 일로 왔냐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돌리고 있다. 덕분에 표정이 보이지 않는다.

"멀쩡하지 않아요. 지금까지 이런 곳에서 자 왔던 건가요?!?"

베개를 발 근처에 내려놓은채 침대에 놓여진 종이들을 치우고 있다.

"이게 다 뭐야. 대체..."

혼잣말을 하던 도중 언젠가의 방송이 떠오른다. 제제 르 귄이 찢었다던 책... 이것일까?

747 옥사나 하네즈카 (yghIqNKj2E)

2023-09-06 (水) 03:31:40

>>740 제제 르 귄
"여전히 당신이 밉습니다. 여전히 증오스럽습니다. 여전히 혐오스러워. 아마 평생을 다 써도 제가 당신을 좋아하게 되는 일은 없어요."

아이를 끌어안은 손에 조금씩 힘을 더한다.
이대로 이 아이가 원하는 결과를 안겨주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무방비했다. 연민을 잔에 섞고 조금의 괴로움을 더하니 다소 넘칠듯 말듯한 감정들이 밀고 들어온다. 줄리아, 너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우리의 괴로움을 안다.
스스로 선탁했다고 믿어야만하는 괴로움을, 그를 위해 한없이 스러진 약동들을 기억한다.
단 한번도 살아있지 못한채로 외롭고 쓸쓸하게 또 허망하게 메말라가야함을 나 스스로 기억한다.
비명은 지르지 않는다. 어차피 닿지 않을테니까. 끈적거리는 사적인 감정을 뒤로 하고 멎지 않는 비명으로 눈물을 대신해야만했다.

"...괜찮은가요. 아프지는 않았나요."

품안의 작은 생명의 맥동을 느낀다.
조금 다급하게. 쿵쿵하고 울려대는 생명의 북소리를 덮을정도로 그 작은 목소리가 내뱉는 말은 참담했으나 그렇다고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세상은 원래 비루한 것들의 한에는 관심이 없으니까.
행동하지 않았다면 그저 아침 뉴스의 3분짜리 기사로 출력되고 타인의 자기긍정감을 위한 제물이 될 뿐이니까.

"저는 제제씨를 긍정하지 않아요. 저에게 살인은 여전히 구원이 아니라 죄악이고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니까. 하지만 말이에요."

그렇다고 끝없이 혐오하고 미워하기엔 우리는 타인입니다.
그렇다고 이를 보며 괴로워하고 슬퍼하기엔 이 아이는 아직 너무 어리고.
그렇다고 이미 저질러버린 죄를 무시하는것이 옳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래요 그렇다고. 몇번이나 덧붙일 수 있습니다 이유따위는.
내가 색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것이 이유가 있어서인가요?
그런건 어디까지나 어디에서나 붙일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구색 맞추기따위 이미 오래전에 지나온 길이니까요.

저희는 한 때 신이었습니다.
남의 목숨을 손가락 하나로 좌지우지하고 구원이니 벌이니를 지껄였습니다.
저희는 한 때 인간이었습니다.
저지른 일을 후회하고 편한쪽으로 도망치기를 선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지금 저희는 무엇인가요. 저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지금 이렇게 살아있습니까.

비열한 살인마. 동정심을 사기위해 못하는게 없구나-.

...그러네요. 마음조차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저희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괴로워하는 사람을 보고 지나칠 수는 없어요."

신은 우리에게 임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우리같이 회개하지 않은 자가 아닌 진실로 선한자를 위해 움직이시니까.

다시 한번 떨어져가는 아이를 바라본다.
무언가 큰 죄를 저질렀다는 듯 급하게 멀어지는 아이를.
가련하고 불쌍하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을 위해 필요한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신이나 구원. 그런걸 믿는 사람은 적어도 이 감옥안에는 없으니까요. 남의 필요가 아니라 자신이 필요한것을. 한번 생각해보시는거에요."

다를것이 없나.
이 아이도 나도. 서로를 죽이냐 죽이지 않느냐일뿐. 서로 깅요하는 것에는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천천히 손을 뻗는다. 아이의 머리를 향해서.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우리 다시 한번 이야기해봐요. 남이 눤하는게 아니라 그냥 스스로 하고싶은 것을.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는데 조금 욕심을 부려도 괜찮아요."

748 INFO (1Xm9DScWn.)

2023-09-06 (水) 12:11:51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우선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5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1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1표. 〕
〔 죄수 번호 005, 제제 르 귄. 용서한다: 1표. 〕
〔 전반적으로 용서를 많이 외치는 경향이 이번 판결에서도 드러나는군요. 〕

〔 그 다음으로 외부 판정단의 의견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2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반면 관전자 분들은 결코 용서해선 안 된다는 듯 앞다투어 용서 안 한다는 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거 정말... 재밌지 않습니까? 〕

〔 오늘은 심문이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남은 심문을 위해 몸과 마음을 완벽히 준비시켜두기를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749 시미즈 마사 (YAFFvsM8CY)

2023-09-06 (水) 12:48:34

마사는 방송을 들으며 손톱을 물어뜯고 있다.

"왜... 왜... 왜...."

솔직하게 말했는데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는 거야? 외부 판정단이라는 거 정말 있는 거야? 누군가가 마음대로 조작한 거 아니야?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 되는 것은 배심원의 용서한다는 표 하나.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숙인 마사다.

750 박권태 (Nbs7rflA1s)

2023-09-06 (水) 13:34:22

>>749
(당신의 뒤켠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아저씨 하나. 키차이 덕분에 자연스레 상체가 숙여져, 허연 머리카락이 어깨를 타고 흘러내린다.)
......
(당신이 손톱을 물어뜯는 손을 자신의 손으로 지그시 눌러 입에서 떼어내려 해본다. 자칫 일어날 수 있는 유혈 사태는 누구도 바라지 않을 테니까.)
초조해하지 마. (그럴 수록 너만 아파.) ...... 오렌지 먹으러 갈래? (당신의 의식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어설프게나마 주제를 돌려보려 한다.)

751 시미즈 마사 (WA8MoiTKN2)

2023-09-06 (水) 13:37:48

>>750 손이 떼어내지고 나서야 권태의 존재를 알아챈다. 마사는 불안감이 가득 담긴 눈으로 권태를 올려다본다.

"......"

오렌지 먹으러 가자는 말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평소같았으면 좀 더 매몰차게 거절했을 것이다.

"저 심문 때에 뭔가 잘못했어요?"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이 계속해서 든다. 지울 수 없다... 마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752 박권태 (Nbs7rflA1s)

2023-09-06 (水) 13:42:20

>>751 마사
(어설픈 시도가 불발되었다. 곤란함을 담아낸 눈동자가 잘게 흔들리는 듯 하다가, 이내 어둠에 가라앉는다.)
......
(어떻게 답해줘야 할까. 멍청한 머리로는 답을 낼 수가 없어 선뜻 입을 열지 못 한다.)
......... 솔직한 평가와 진심 어린 격려 중 어느 쪽을 더 듣고싶어?

753 시미즈 마사 (WA8MoiTKN2)

2023-09-06 (水) 13:43:59

>>752 "저도 계속 생각해왔던 건 있어요. 담배를 피워도 되냐고 했다든지, 너무 솔직하게 말했다든지, 여유부렸다든지..."

그러고보니 눈이 퀭한 것도 같다. 그러나 이번에는 목소리를 다잡고

"솔직한 평가요."

과감하게 얘기한다.

754 박권태 (Nbs7rflA1s)

2023-09-06 (水) 14:11:09

>>753 마사
(...) 담배 안 돼. (......) 지금은 없지?
(어쩌다가 내가 당신한테 이런 말을 하게 되었지... 이런 날이 올 줄이야. 미묘하고 복잡한 심경으로 당신을 봅니다.)
...... 1심하고 2심 때에는... (이런 말을 해도 될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아, 떠듬떠듬 신중하게 할 말을 고릅니다.) 마사가... 힘들어 했었고, 조금 더, 진중하게 행동했었지. 그랬는데, 3심에서는... 더 편해졌고, 여유도 많아졌어.
(나는 지금의 네가 더 좋지만. ... 라는 말은 분명 변명처럼 들리겠지요. 권태는 그대신 할 말을 끝맺기로 합니다.)
... "하필이면 있는 그대로 다 털어놓겠다 말한 시점에서", 네 태도가 변한 거야.
자칫 잘못하면 그건... 네가 마치, 원래는 반성도 안 했고 피해자한테 미안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어.

755 시미즈 마사 (/Wx5gdqKys)

2023-09-06 (水) 14:27:15

>>754 "지금은 없어요."

지금은, 이라는 걸 강조하는 걸 보면 방 어딘가에는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악의 판결에 대비해서 마지막에는 몇 개피를 한꺼번에 펴 보고 가고 싶다, 같은 이상한 로망 같은 걸 생각하는 소녀일지도 모르고.

"......."

마사는 권태의 말을 귀기울여 듣는다. 지금의 네가 더 좋다는 말에는, 조금 놀라 눈을 깜빡거리지만.

"그런가요. 제 실책이네요. 그런 게 아닌데."

낙심했는지, 어땠는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다음이라는 게 있다면 있는 힘껏 돌려놓겠지만 지금으로선 거의 끝나 버렸군요."

...아니다. 전부는 아니어도 낙심한 게 분명했다. 어느새 마사는 재판장에서 보였던 것과 똑같은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사실, 줄곧 생각해왔던 게 있어요. 사쿠라가오카에 입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가지고 있던 생각이요. 전 '가짜'고, 완벽한 학생회장 같은 건 제게 어울리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완벽한 사람이었다면 그런 중요한 자리에서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겠죠. 원래 이랬어야 했던 건지도 몰라요. 이제야 모든 게 옳게 돌아가고 있는 거예요."

'가짜'에게 죽음을, 마사는 웃음소리를 내지만 어딘가 텅 비어 있다.

"그렇게 조심할 필요 없어요. 박권태 씨. 절 위로할 필요도 없어요. 마음껏 비웃으세요. 그러고 싶다면요."

자, 오렌지를 먹으러 가지요. 박권태 씨가 좋아하는 금박은 안 발려 있지만요. 그런 얘기를 하며 식당으로 그를 끌고 가려 한다.

756 박권태 (1Xm9DScWn.)

2023-09-06 (水) 21:32:02

>>742 제제 (#아이고 미안해 답레줬던 걸 지금 봤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는 당신을 붙잡아주지 않음은 단순히 팔이 닿지 못 할 거리에 당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은 당신이 달려가지 않았을 테니 그 간극마저 금방 줄어들었겠지만.)
소리는 안 질렀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당신이 이런 의미로 말하지 않았음은 안다. 다른 소음보다 자신을 공격하는 말소리가 더 아플 시절일 터다.)
... 왜냐니.
(......)
네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 이기적인 만족감이네요. 가타부타 말을 붙이지 않고, 권태는 다시 당신 앞에 무릎을 꿇어 눈높이를 맞췄습니다.)
제제야, ...... 아저씨가... 너를 괴롭히는 것 같니? 나는 네가 밉거나... 근간부터 잘못됐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야. 너는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 행동할 줄 아는 착한 아이잖아... 그 방식이 잘못됐을 뿐인걸. (...) 그냥, 지금의 사랑만 버리면 되는 이야기야. ... 힘들 것 같니?


>>755 마사
...... (안 그래도 날카로운 권태의 눈이 한층 가늘어진다.) ... 전에 너한테 맡겨뒀던 내 술은? (수상한 대답이 나오거든 당장 방을 급습해 가정방문(?)을 할지도 모른다...)
(화를 내거나 악을 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덤덤히 받아들인다. 이해해준 걸까. 다행이라는 안도가 들어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어쩌면 당신을 안심시키기 위한 방책일 수도 있고.)
실수해도 괜찮아, 지금까지 잘 해왔잖아. 한 번으로 결정짓기 않기 위해 세 번씩이나 재판을 하는 거니까......
(그러니까, 체념하지 말아줘. 그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 완벽한 사람이란 게 정말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런 사람이 존재한다면... 오히려 그 '완벽한 인간'인 쪽이 가짜이자 허상이지 않을까.
(가짜한테 죽음이 내려진다면, 불티로 흩어지는 건 완벽한 학생회장일 터다. 지금의 당신이 더없이 가벼워보이는 것처럼. 세워온 이미지가 무너져가는 것처럼.)
(절레절레)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 거야. 비웃지 않는 건 그러고 싶지 않기 때문인 거고... 그간 내가 한 생각은, 여기엔 나보다 최악인 인간은 없다는 결론이었거든.
(이 이야기를 끝내려는 듯 식당으로 자신을 끌고 가려는 당신. 권태는 잠시 자리에 붙박힌 듯 서 있다가... 무거운 다리를 끌고 당신을 따라가기로 했다. 마지막까지 하고싶다는 건 다 들어주고 싶었다.)

757 시미즈 마사 (WA8MoiTKN2)

2023-09-06 (水) 22:48:29

>>756 "아저씨 술 취향처럼 제 취향은 고루하진 않으니까 걱정마세요?!?"

팔짱을 끼고서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표정을 보면 농담인 것 같다.

"그야, 모르죠. 세 번째 재판의 무게는 첫 번째와 두 번째보다 훨씬 무거우니까요."

그러고서는 고마워요, 한 마디를 덧붙인다.

"지금까지는 잘 되어가고 있었으니까 아무래도 기대를 접을 수 없었죠. 언젠가는 탄로날 거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계속 그렇게 완벽한 학생회장의 이미지를 유지해온 거예요. 생각해보니 저도 참 바보같았네요."

그 웃는 모습은 자기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

"박권태 씨는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뭐어..... 제가 최악인 사람이라고 얘기하긴 했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건 아니겠죠."

마지막 말은 소근소근 말한다. 역시 자신의 마음을 해설해주는 것은 마사에게 익숙하지 않다.

냉장고 앞에서 가장 싱싱한 오렌지를 골라, 칼을 들어 오렌지에 예쁘게 칼집을 낸다. 이보다 완벽한 모양은 없을 만큼 예쁜 모양으로 오렌지의 껍질이 갈라진다. 하나 먼저 맛 보고는,

"박권태 씨도 먹어보세요."

한 조각을 내민다.

758 제제 르 귄 - 마사 (lQneBZDD3Y)

2023-09-07 (거의 끝나감) 02:11:51

>>746 마사

마사가 내려놓은 베개를 잔뜩 경계하며 손가락으로 콕콕 찌른다. 혹시...! 여기 안에 벌레 같은 것을 잡아 온 게 아닐까...? 벌레 잡는 것은 구마보다 훨씬 전문이 아닌데...!

물론 손가락이 닿는 것은 폭신한 솜밖에 없으나, 그럼에도 힐끔 힐끔 보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 이상한가?"

머리를 긁적이며 침대를 치우는 마사를 지켜본다. 거, 익숙해지면 괜찮네만... 아리고 소심하게 반항도 해본다. 마사가 집은 종이는 실꼬기, 머리끈 만들기, 등이 뻣뻣한 종이에 친절한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어, 방송에 나온 얘기와 동일한 책임을 확인시킨다.

치우는 법을 모르는 지, 치울 생각도 못 했는지. 아무래도 둘 다 아닐까? 제제의 무게에 구겨진 지 오래지만, 그래도 치우는 데에는 별로 오래 걸리지 않을 듯하다. 제제는 쩔쩔 매면서 마사 뒤에서 기웃거린다.

759 제제 르 귄 - 옥사나 (lQneBZDD3Y)

2023-09-07 (거의 끝나감) 02:12:39

>>747 옥사나

"...이해하지 못하겠다네."

콩닥콩닥 뛰는 심장소리와 함께 고개를 내린다. 미워하고 증오하고 혐오한다면 외면하지. 멀리 멀리 도망가버리지. 품에 안지 말지.
어째서 일까, 그 아이가 생각났다. 이름조차 모르는 아이의 흑발이 태양 아래 부나끼는 모습이 생각났다. 이곳에 태양빛은 커녕 창문 하나 없고, 앞의 머리칼은 흰색일 더러 닮은 점은 하나도 없는 데 말이다.

"당연히 괜찮지."

고통은 불필요.

"아플리가 없지."

그러므로 없다. 자랑이자 성취다. 거기에 고통은 없으며, 있다하여도 다 그 길의 일환이다. 불평할 것은 아니며, 고통스럽다 느낄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존재하지 않는 거나 다름없다. 그러니까 애초에 질문 할 필요도 없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숨을 들이쉰다. 옥사나의 따스한 품속에서, 그녀의 시리게 푸른 두 눈을 올려다본다. 괴로워하는 사람을 보고 지나칠 수 없다.뭔가 알아차린듯, 눈이 조금 커진다.

"...그렇구나."

중얼거리듯, 약간 놀란 듯이, 눈을 깜박인다.

"나는 괴롭구나."

불필요한 감정이 하나 둘 모여 찌꺼기가 되었다. 그 덩어리의 정체를 몰라 서성이고 두려워하였다. 미지의 공포에, 이 의사는 손쉽게도 손을 내밀어 작은 이름표를 붙여주었다.

아는 것은 공포를 덜어 준다. 이 사실이 되려 제제의 망가진 눈물샘을 자극하는 느낌이다. 물기가 나오는 일은 없지만, 눈가가 홧해지는 느낌에 조금 허둥지둥하게 된다. 그래서 일까, 무방비인 제제의 머리칼에 손이 와 닿을 수 있다.

눈이 다시 동그래져 멍해진다. 제제의 머리카락은 여태 관리를 한 듯 매끄러우면서도, 정리를 하지 않아 헝크러져있다. 미묘한 곱슬기가 백금발에 푹신함을 더 한다.

"나에게..."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를 곱씹듯이, 곤란한 듯이 눈을 굴린다. 남의 필요가 아닌 자신이 필요한 것? 생각만으로도 머리가 굳어버린다. 내가 필요한 것. 내가... 나는 누구지. 나는 무엇을 원하는 것이지. 원초적인 질문이 꽉 꽉 들어차 숨 쉴 공간이 부족하다. 이러면 안된다고, 뼈에 새겨진 의무감이 무겁게 눈을 부라린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불경하며, 신의 그릇에 걸맞지 않은 행동이다. 곤히 잠들어 있는 78명의 이름이 가슴을 짓누른다. 그럼에도.

"....그래."

결국, 힘겹게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 아무도 보고 있지 않으니까, 하는 이기적인 마음. 이로서 제제는 한 발자국 인간에게 다가간다. 이기적이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 마음은 턱 없이 인간의 것인 그거니까.

그리고.

"....나는 다시, 그대와 이야기하고 싶으니까."

실패. 패배. 이 것은 여러 이름으로 불릴수 있을 것이지만, 그 뜻은 일상통맥할 것이다. 그럼에도 어째서인지, 기분이 그리 절망스럽지는 않았다.

760 제제 르 귄 - 박권태 (lQneBZDD3Y)

2023-09-07 (거의 끝나감) 02:12:54

>>756 박권태 (#괜찮앙 :3)

바닥에 쭈그려 앉는 제제. 이승의 미약한 중력조차 버티기 힘든 듯, 귀를 막는 자세 그대로 몸을 앞으로 숙인다.

"..."

권태의 목소리가 너무 거슬리는 동시에, 그의 말 하나 하나에 매달리게 된다. 어떤 방식으로도 그를 닥치게 만들고 싶은 데, 등 뒤의 인기척이 너무 그립다. 상반되는 마음, 널뛰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몸을 떠는 데, 그 바닥 만을 담던 시야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고개를 든다.

권태를 올려다 보는 얼굴은 형편없이 일그러져있다. 울상과도 같고 절망과도 같고, 분노와도 같은.

"....흐윽..."

눈물 하나 없는 데, 흐느끼는 소리를 낸다. 신 답지 않은 울음소리라 더더욱 서러워진다. 권태의 목소리가 상냥해 괴롭다. 속으로부터 난도질 당하는 느낌이다. 거짓말이라 일갈하고 영원히 눈도 귀도 닫고 싶다. 익숙한 게 그립고, 성수가 그립다.

아아, 어머니.

처음으로 당신을 원망합니다.

어째서 저를 신으로 만드셨습니까?

어때서 저의 신체를 신을 담는 그릇으로 빚어, 비루한 목숨 또한 스스로 끊지 못하게 만드십니까?

왜 모두에게 허락된 행복을 저에게만 앗아 가셨습니까?

밉지 않다니. 착한 아이라니. 이상한 말만 한다고 비명을 지르고 싶다. 흐느끼듯 말이 새어 나온다.

"차라리 그들을 미워했다면 좋을텐데."

어릴 때 읽은 동화가 생각난다. 어느 아이가 외로워 눈으로 만든 작은 친구는, 추울까봐 따뜻하게 안아주자 그 온기를 버티지 못하고 녹아내려 사라졌다. 축축히 젖은 장갑이 시려 엉엉 우는 아이의 삽화가 들어있었다.

"그랬다면 좋았을텐데..."

흐느끼듯 입밖으로 탈풀하는 소리지만, 허황된 말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설령 제제가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어도, 어찌 78명의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찌 배운 사랑 그대로 그들에게 베풀지 않을 수 있을까.

어찌 눈 앞의 사람에게 또한 정이 들어 귀 기울일 수 밖에 없지 않을 수 있을까.

761 시미즈 마사 (H/Qo12heVI)

2023-09-07 (거의 끝나감) 06:15:21

>>758 베개를 콕콕 눌러보는 모습을 보면서 뭘 하나 싶은 모양이다. 설명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얼굴이 더욱 익는다.

"그냥 특별할 것 없는 베.개.거든요?!?"

더럽거나 할 건 없으니까 그리 만지지 말아주시겠어요?!? 같은 말은 지금은 못 한다. 묵묵히 종이들을 치워낸다.

"도대체 책은 왜 찢으신 건가요."

손목에는 제제가 선물한 머리끈이 악세서리처럼 걸려있다.

"그리고 치우지도 않고 이 위에 놔둔 건 또 뭐구요. 이렇게 자면 불편하잖아요?!?"

침대를 삿대질하며 제제에게 묻는다. 아직 자러 왔다는 얘기를 하기보다는 잔소리가 쉬운가 보다.

762 제제 르 귄 - 마사 (lV/lekY8J6)

2023-09-07 (거의 끝나감) 20:01:44

>>761 마사

힝입니다... 의 의인화가 되어버린 제제. 땀만 뻘뻘 흘리며 옆에서 쭈글거리고 있다. 베개는 이제 냅두고있긴 하지만, 마사의 삿대질+잔소리 콤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건 어쩔수 없다. 저절로 무릎도 꿇여지는 느낌이 펄럭 조물주에게 등짝 스매쉬 받은 자식놈의 모습을 완벽히 그려내고 있다.

" 너무 뭐라 하지 말게에에"

종이가 한 곳으로 단정히 쌓이자 찌그러진 제제가 우물쭈물 다시 올라온다. 어른스럽게 굴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어도 마사의 꾸중을 마주하면 절로 쭈구러진다.

"그냥, 뭐... 그냥...?"

우물쭈물 대답하는 것 조차 맥가리 없다. 가슴에 갑갑한 감정의 이름도, 그때 넘쳐 흘러 어떻게 할지 몰랐던 폭력의 갈망도 어떻게 설명할지 몰라, 그저 모든 것을 '그냥'이라는 말로 덮어두는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시선은 피한다. 종이뭉치에게 시선을 돌리면, 그때 책을 파괴하며 조금이나마 느낀 안도감의 기억을 쿡쿡 쑤시는 데, 다시 마사에게 시선을 돌리면 그 머리끈의 모습이 제제의 마음을 빼앗는다. 거기 걸려있는 색색의 장신구의 모습에 가슴께가 간질거린다. 그 이유는 모르지만.

"딱히 치울 생각을 못해서......?"

익숙해지면 괜찮네만.......하고 소심하게 다시 항의하지만, 마사가 조금이라도 눈썹을 들썩이면 흐잉, 하고 수그려진다. 크흠, 크흐흠, 하고 헛기김이나 하며 소매로 하관을 감춘다. 주제를, 주제를 바꿔야 한다. 절박한 심정으로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베개에 시선이 놓인다.

"그, 그래도 그대가 치워주었으니 괜찮은게... 아니, 바, 밤이 늦었으니, 자고 가지 않겠나?"

...마사의 방이 몇 걸음 밖에 있다는 것을 빼곤 완벽한 대사였다. 입밖에 내고서야 아차, 하지만, 그냥 에라이 됐다라는 마음으로 밀어붙인다. 고개를 휙, 돌리면 귀걸이가 움직임을 따라 짤랑, 하는 소음을 낸다.

763 시미즈 마사 (mRaXecQlKQ)

2023-09-08 (불탄다..!) 09:05:34

>>762 "그냥이라니 뭔가요?!?"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나 감정이 있었으려니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래서 마사는 더이상 따져묻지 않기로 한다.

"제제 르 귄 씨. 이런 것들은 바로바로 치워줘야 한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책은 찢는 게 아니에욧!!"

설명을 해주는 듯하다가 급발진한다. 사실 머리끈을 만들어준 걸 후회하는 듯해서 조금 서운했다든가 그런 얘기는 하지 못해서.... 가 아닐까.

"늘 제 손만 빌려서는 안된다구요. 이번은 이걸로 해결되었지만 제제 르 귄 씨의 방은 청소도 필요하겠어요."

팔짱을 끼고서 먼지 쌓인 것을 돌아본다. 그대로 잔소리 잔소리 잔소리로 이어지려는 콤보가 제제의 주제 돌리기에 의외로 막힌다?!?

마사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미소를 드리운다. 그야 자신이 말하기 어렵던 것을 상대가 말해주었으니 이보다 좋을 것은 없다.

"뭐어 제제 르 귄 씨가 굳이 그렇게 말한다면 자고 가도록 하지요! 어디까지나 제제 르 귄 씨가 부탁하니까 그런 거예요!! 딱히 제가 심정이 복잡하다든가 지난 심문이 걱정된다든가 제제 르 귄 씨가 한 말이 신경쓰인다든가 해서가 아니구요?!?"

도도하게 콧대를 치켜들고서 히죽히죽 수상할 정도로 웃고 있다. 자신의 베개를 침대 위에 올려놓고 너무 좁은가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한다.

764 박권태 (FVwEjxqZ1M)

2023-09-08 (불탄다..!) 23:33:54

>>757 마사
(가늘게 뜬 눈 그대로 입이 삐죽 튀어나오는 걸 보니, 당신의 말이 농담임을 눈치채지 못 한 듯 싶다.) 술맛도 모르는... 아니 그렇다고 지금 네가 알아야 한다는 뜻은 아닌... 하... 됐다.
(하기야 당신이 어른 되어 술을 마시러 간다면 당신은 칵테일바 같은 곳을 갈 테고 권태는 동네 호프집이나 갈 사람이니까...)
... 그만큼 무거우니까, 다들, 모든 증거를 토대로 잘 고민한 다음 투표할 거야. (고맙다는 말은 별 반응 없이 넘어간다. 아마 한 귀로 듣고 그냥 흘린 것 같다.) ... 잘 알고 있네.
(자신을 포함한 죄인들이 그간 당신한테 넌지시 흘렸던 말들, 계속 학생회장에 집착해야겠느냐 물었던 말들. 그 뜻을 당신도 깨달았으니 더 이상 말을 달아봐야 정말로 의미 없는 잔소리만이 안 될 것이다. 지금은 다른 말을 해주어야 할 때다.)
그럼 말야, 마사야. 지금은... 완벽한 학생회장 말고, 또 다르게 되고싶은 자신의 모습이 있어?
(그것은 자신이 응원해줌직 할 거라고 권태는 생각했습니다.)
...... 네가 그랬었나? 어, 그랬던 것 같기도 한데... (반응을 보아 마음에 크게 담아두진 않는 것...같...죠?) 뭐랄까, 그냥. 정당한 관찰의 결과라고나 할까......
(웅얼거리며 말끝을 흐린다. 당신이 준 오렌지를 받아들어 입에 넣는 모습은, 방금 전 자신이 한 말에 달관하여 사실이라 받아들인 사람의 행동이었다. 담담하던 표정은 금방 오렌지의 신 맛에 잔뜩 구겨진 표정이 되었지만.)
............ 안 셔......?


>>760 제제
(권태의 얼굴에 스쳐 지나간 아연함을 당신이 읽을 수 있었을까?무어라 말하려 했던 것도 까먹고 입술을 붕어처럼 뻐끔이고 있었다.)
... 사랑을 버리기 힘들구나. 사랑하지 않을 방법이 없는 거야.
(나 또한 그렇단다, 내 슬하의 어린 것을 보면 없던 사랑도 생겨나는 마당에 어떻게 있는 사랑을 흘려버릴 수가 있겠어.)
우리는 지금 모순에 빠져 있어. 사랑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데, 계속 숨을 쉬기 위해서는 사랑을 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해. 아저씨는... 모르겠다. 그런 방법이라는 게 세상에 존재하긴 하는 걸까.
(모르는 사람 둘이서 이렇게 대화해봐야 공회전뿐이 더 될까. 지금 시간의 근본적 문제가 이것이었다.)
하지만 바깥에는 사랑을 하면서도 손가락질 받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 사람들을 보면 무언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제제는 똑똑하니까 금방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제제가 알아내서 나한테 알려줄 수 있을까.
(그런 방법따위 나한텐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당신한테 조금이나마 '남을 위한다'는 위안을 줄 수 있다면.)
우리가 사랑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

765 옥사나 하네즈카 (jLHfSmSggc)

2023-09-09 (파란날) 13:45:33

>>759 제제 르 귄

“그런가요.”

전해줄 말이, 너무나 많아요.
미워하는 사람일수록 전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전할 수 있었겠지만…
여전히 나는 이 아이를 좋아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마음만으로 모든 것을 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당신이 밉습니다.
당신을 증오합니다.
당신의 그 생각도 혐오스럽습니다.
…하지만 분명, 이것은 당신을 향해서는 안되는 감정입니다.
저는 당신의 안에서 자그마한 자신을 바라보는 겁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비겁하게도.

우리는 이야기해야만 합니다.
스스로의 고통을, 괴로움을. 나눌 상대가 없다는 것은 그저 괴로울 뿐이니까요.
아무리 자그마하더라도, 고통은 바람에 날아가는 것이 아니까요.
…날아가 버리면 좋았을 텐데.

자그마한 목소리가 울립니다.
그것이 제가 모르는 누군가가 나에게 물어보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내가 내 안에 고독을 버리는 것인지는 알지 못하겠습니다.
그저 저는 고독하고, 괴로웠습니다.
겨우 찾아낸 햇볕조차도 누군가가 찾아와 무너뜨리는 것이 버틸 수 없었습니다.
그냥 그런 거에요.

“그런가요.”

다시 한번, 괴롭다는 아이의 말에 대꾸합니다.
파헤칠 생각은 없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정할 일입니다. 하지만 분명 저보다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저 아이의 안에 자리 잡은 어른들의 욕망들이, 아이에게 짊어지게 한 의무감이. 혐오스러웠습니다.
거의 다 탄 숯이 열을 잃고 바스라지는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이미 심문을 시작하기 전부터 조금 피운 탓에 시샤를 태우던 열기는 조금씩 식어갑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조금 정리해주듯이 쓸어 내렸습니다. 푹신한 것이 만지기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젊은 나이니까요.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나중에 괴로운 관리가 기다리는 겁니다.

아이를 안고 있던 손을 풀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이러고 있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러네요. 저도 제제씨와 이야기 하고 싶어요.”

당신이 밉습니다.
저를 돌아보게 만드는 당신이 밉습니다.
사라지고 싶다고 바랄 때 마다 이전의 저를 떠올리게 만드는 당신이 부끄럽습니다.
고통을 알지 못하기에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싫습니다.
당신을 바라볼 때마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저의 죄는 떨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음에, 저는 기도합니다.
제가, 아이가 구원받을 수 있기를.
누군가의 빛을 저물게 만들었음에도 비겁하게 살아남기를.

“일단 돌아가도록 할까요. 오늘은 밤이 늦었으니까요.”

766 제제 르 귄 - 마사 (qpO28eXri6)

2023-09-09 (파란날) 23:12:36

>>763 마사

"그냥은 그냥이지..."

왠지 해탈한 듯이 중얼거린다.

"가슴이 답답하고 폭력을 행하고픈 느낌이 지속 되는데, 그걸 어떻게 멈출지는 몰라서.."

화나서 어쩔 줄 몰랐다는 말을 하도 꼬아서 한다. 그때는 마침, 더 이상 '필요 없어진 것'도 곁에 있었고... 마사의 움직임에 함께 흔들리는 머르끈에 생각을 잇지 않는다. 그 색색의 존재 만으로 제제는 약해지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읽진- 끄윽, 아, 알겠네에..."

잠자리가 굳이 편해야하나든지, 꿍얼거리다 마사의 매서운 눈에 금방 다시 찌그러진다.

그러나 마사가 도움을 준다는 사실 자체는 기분 좋은 듯하다.

침구의 크기 자체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마사가 고개를 기울이는 사이에 침대에 걸터앉는다. 최근 몇칠과 달리 뻣뻣하게 찔려오는 게 하나 없어 훨씬 편해졌다. 그게 조금 신기한지 손으로 천을 툭툭 건드린다. 하는 데 1분도 채 안걸리는 일이 그렇게 생각하기 힘들었나보다.

"그, 그래...."

마사가 눈을 빛내며 반짝이는 미소를 짓자... 마사가 쏟아져내는 말과는 달리 단답으로만 답할 수 밖에 없다. 함께 자고 싶었던 것인가... 하고 마사의 의도와는 달리 깨달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진정한 '으른'은 티내지 않기에, 그저 헛기침하며 그래, 그래, 고맙네, 하고 딴청을 피운다.

"허나...굳이 필요한가? 청소가."

기분 좋은 생각을 하는 지, 손으로 침대를 쓸며 눈가가 휘어진다.

"조금만 있으면 우리 둘 다 더 이상 이 침구는 쓰지 않을턴데. 어느 쪽으로든."

제제가 생각하는 '어느 쪽'은 꽤나 극적인 길이라, 그 걸 보는 마사는 조금 다른 기분 일수도 있겠지만.

767 제제 르 귄 - 박권태 (qpO28eXri6)

2023-09-09 (파란날) 23:20:29

>>764 박권태

"..."

권태의 말에는 대답하지 않는다.

사랑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 그렇게 태어났기에. 신이란, 그렇게 태어난 존재기에.

...그리고 인간 또한 그러하기에.

쭈그려 앉는 자세 그대로, 팔에 얼굴을 파묻는다. 사랑이란 유전자급에서 새겨진 본능. 세기를 거듭해 그 없이 숨도 쉴수 없도록 만들어진 하나의 본능. 신이라 해도 그 의지를 어떻게 반할수 있을까.

하지만 그 사랑이 어느 형태를 띄는 지는 그 누구도 알려줄 수 없기에.

(바깥...)

권태의 말에 슬며시 고개를 든다. 그를 바라보는 눈가는 언제든지 울음을 터트릴 듯이 붉지만, 거기서 눈물이 탈출하는 법은 없다.

"..."

다정한 그가 보인다. 배울 수 있다고, 알아낼수 있다고. 우리 둘에게도 그러한 '기적'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런게 있을까."

입술이 달싹인다.

"우리에게는 이미 늦은 게 아닐까."

부정의 말을 얘기하면서도, 마음은 그에 반박을 원한다. 피에 절여진 손을 가져도, 배은망덕한 마음은 그 손 또한 누군가를 올바르게 안아줄 수 있기를 원한다. 막다른 길에 서서 희망을 찾는다.

희망을 싫어하는 제제도 어쩔수 없는 인간인 것이다.

768 제제 르 귄 - 옥사나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00:03:09

>>765 옥사나

눈매가 늘어진 두 동그란 눈이 옥사나를 온전히 비친다. 그것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았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신을 표출하는 거 같았으며, 혼란스러워 동아줄을 찾는 듯했다.

그 어느 한 쪽도 아니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온전한 감정은 아니다. 제제 또한 그 속마음을 이해하지 못해도 작은 심장은 뒤섞인 감정을 담아낸다.

"...그래."

그래도 어떻게든 표현해야 했기에, 쓸모없는 혀는 배운 단어를 되풀이한다. 전대의 사람들이 지난 발자국을 따라 스스로의 감정을 정의하고 뜻을 만들어진 상자에 담으려 든다. 꼭꼭 숨겨 그 누구도 보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결국 타인과 소통을 하지 않으면 안되기에.

말이란 그런 것이기에.

손이 풀리다 절로 몸이 뒷걸음질을 한다. 제제는 고개를 숙여버렸다. 똑바로 쳐다볼 수 없어서 그런 것일까. 둥그런 잿빛 눈이 헝크러진 백금발 사이로 다시 숨어버린다. 갑자기 허공에 맡겨진 몸이 조금 시리다고 느껴져, 긴 소매를 한 팔을 한 번 쓸어내린다.

그러면서도, 제제는 옥사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응."

여러모로.

"...고마워."

고개를 푹, 숙이고, 말투조차 고수하지 못하며. 섭섭한 감사인사를 건넨다. 정확히 어느 부분이냐면... 답은 못한다. 할 수가 없다. 그냥. 옥사나라는 사람은 너무나 말에 담아내기 어려운 사람이기에. 적어도 제제에게는 그렇기에.

"고마워, 응."

눈을 꾸욱, 감고 끄덕인다. 다음에 보자, 는 차마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래도.

자신을 미워하는 그 손길이 잊히지 않기에.

등을 돌려 걸어가기 전에는, 조금 미소를 지어볼수는 있었다.

//막레할까? :)

769 INFO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12:00:02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우선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6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1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한다: 1표. 〕

〔 그 다음으로 외부 판정단의 의견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2표이며 이전 방송에서 변화된 점은 없습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네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아울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안내드립니다. 내일 열릴 마지막 심문은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을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얼마 남지 않은 이 여정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770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0:01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771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0:13

"며칠 만에 뵙는 건지 모르겠군요."

재판장에 들어서자마자 간수장의 목소리가 우리를 반겼다.
반긴다기에는 어폐가 있을까, 평소처럼 심드렁한 사마엘은 우리가 어떤 심정을 느끼고 있는지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으니.

"그래도 이제는 제 3심도 끝무렵, 감을 잃었다는 변명을 하기에는... 이미 체화되셨겠죠? 심문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정도는."

손짓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내려보면, 그의 말대로 눈 감고도 욀 수 있을 것 같은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전원이 선서문을 낭독한다면 시작하겠습니다."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772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1:30

제대로 못 잤는지 눈이 뻑뻑한지 눈을 부비는 마사는 눈에 띄게 초췌해져 있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그리고 마사는 자리에 앉는다.

773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2:20

"..."

선서문을 낭독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라고 하는 것이 옳을까.

세이카는, 분명하게 떨고 있었다.

774 옥사나 하네즈카 (I4XL1AELXI)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2:54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끝이 다가옵니다.
어느새 익숙해진 이곳과도 곧 작별인사를 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자리에 앉아 그저 증인석을 내려다봅니다. 마지막이 될 심문. 가장 고민했던 선택. 그결과가 어떨지는...지금부터 알아봐야죠.

775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3:13

>>773 "세이카."

소근소근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다. 말없이 불끈 손을 쥐여보이며 초췌한 눈가를 접어 웃는 것을 보면 힘내라는 의미인 것 같다.

776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6:01

>>775 "...."

고개를, 조용히 끄덕인다. 무섭다. 무섭지만...

"...전... 저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사형선고와 같은 느낌의, 선서문이였다.

777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6:50

지친다. 어느새 자리에 서있다.

생각없이 쓰여진 내용을 읆는다.

"...본좌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아니, 한다."

778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7:15



이번에도 어김없이 시작되는 심문.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제 3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779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8:03

"세이카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

가벼운 질문을 하는 마사의 눈이 피로해보인다.

780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8:21

"그러면. 시작하지. 어김없이."

"지금까지, 여기 있는 자들에게 용서받은 기분이 어떠지?"

"그리고, 현재 가장 원하는 판결은? 달라진 것은 있는가?"

781 옥사나 하네즈카 (Y/SMSoQKak)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9:59

"곧바로 시작할까요 세이카씨."

"지금 두려우신가요?"

782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0:10

(별 생각이 없는지 비교적 부자연스러운 손으로 볼이나 득득 긁고 있다가)
너희 엄마아빠, 너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눈 깜박.) 여전히?

783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1:45

>>779

"... 힘들어."

나온 말은, 그것이였다.

"이 목소리가, 이 판결이. 너무 무서워."


>>780

"... 끔찍, 해요."

"... 용서받지 않는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저인데... 저도, 저를 모르겠어요."

>>781

"...네."

>>782

"...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봤잖아요. 저 외부판정단들의 표를. 그렇지 않다면... 저렇게, 표가 나왔을, 리가... 나왔을 리가 없어..."

784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4:18

슬픈 표정이 되는 마사다.

"..사실은 나도 마찬가지야."

그렇게 말하고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다.

"...용서받아서 나가게 된다면 가고싶은 나라가 있어?"

분위기 전환을 시도해본다.

785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4:28

>>782 세이카
아...... 뭐랄까, 그것 때문에 판단한 건 아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살짝 눈을 찌푸린 채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야, 봐, 저번 네 심상을 보면 솔직히... 이런 말 해서 미안한데, 너네 부모, 그다지 좋은 사람들같지는 않아 보였고.
같은 살인자가 이런 말을 해도 우습지만 말야-? 죽을 만했던 사람, 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을까... 하고.

786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4:30

"끔직하다? 어째서? 좋지 않나, 긍정받은게."

말은 하고 질문은 성실히 내고 있으나, 시선은 허공을 돈다. 딱히 세이카와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은 느낌일까. 여전히 용서받고 싶지는 않지만, 스스로도 모른다라, 하고 작게 중얼거린다.

"용서받지 못한 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지?"

787 옥사나 하네즈카 (ZhNwmXpuyY)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5:40

>>783
...한숨을 거둡니다.
알고 있습니다. 세이카씨가 심약한건...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까요. 또다시 같은 말을 반복해서는 안되지 않나요.

"용서받고 싶나요.'

나지막하게 묻습니다.

"세이카씨는 정말로 '살인'을 저지른건가요. 부모님을 그런꼴로 만들었나요."

"어째서?"

788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7:04

>>784

"... 뉴질랜드...?"

그렇게 말하지만, 말에 자신은 없어보인다.

789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7:56

>>785

"...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저런 표가, 나올리가 없어요... 나올, 리가..."

".... 죽을 만한, 사람은... 으, 우..."

790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8:01

"이 곳에 하나 특별한게... 다수인 외부 심판원보다는, 소수인 내부의 살인자의 의견을 더 중요히 여긴다는 점이지."

사형에 대한 제도도 그리 따르고, 하면서 조소와도 같은 웃음을 입에 머금는다.

"그대에게는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외부 판정단의 판결, 혹은 여기 살인자들의 판결?"

791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8:52

>>786 "좋지, 않았어요... 절대로... 절대로..."

"... 오해하고 있어요, 전부... 판결이, 잘못 되었어요... 누구도, 죽어도 싼 존재가 아니야... 다들, 좋은 사람인데..."

792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0:16

>>787

"... 모르겠어요... 용서, 받고 싶지는, 않았는데... 다들, 다들..."

"... 전... 네... 제가... 제가, 그랬어요..."

"... 무서워서, 두려워서, 아파서, 머리가, 머리가 하얘져서..."

793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0:46

>>789 세이카
아- 뭐- 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 나랑 제제는 말야, 사이좋게 3표씩이나 용서받지 못 한다고 들었다고. 네 논리대로라면 우리는 너보다 더 못나고 쓸모없는 쓰레기려나... 딱, 1표 분량만큼...?
(설득인지 자조인지 모를 말을 중얼거렸다. 그 뒤에는, 자신은 잘 모르겠다는 듯 시침을 뚝 떼며 당신의 말을 반문했다.)
죽을만한 사람은? 그 뒤에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794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1:19

>>788 "자연이 멋질 것 같은 나라네. 그곳도 좋겠다."

턱을 괴고 그렇게 얘기하는 마사다. 잠시 공중을 보며 멍하게 있다가,

"부모님이 그렇게 대단하지 않았다면, 세이카도 용서받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덜했을까?"

멍하니 묻는다.

795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1:29

>>790 "... 무엇이, 더 중요한걸까요. 모르겠어요. 저도."

"사마엘 씨에게 직접 물어보셔야 할 거예요, 그건. 저는, 저는... 모르겠어요."

796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2:39

>>793 "절대, 절대 아니예요... 전, 전... 이, 시스템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그렇게 느껴요..."

"죽을 만한 사람은 여기에는 없어요. 다들, 착해요. 정말로..."

797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2:53

>>791 세이카

"진심으로, 그렇게 믿는가? 지나친 주관이라 보네만."

그려진 듯한 미소가 짙어진다. 손을 들어 턱을 괴며, 세이카를 바라본다. 어째서일까, 은근히 공격적인 태도다.

"그대에게 친정하다 해서 좋은 사람이란 보장은 없다네. 하면 우리들의 살인은? 모두 정당하고 타당한 일이였다는 생각인가?"

우리들이 목숨을 앗아간 자들은, 모두 '죽어도 싸다'고 생각하던가, 하며 하하 웃는다. 딱히 즐거워 보이는 미소는 아니다.

798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3:39

>>794 "... 글, 쎄... 알 수 없지 않을까..."

"...하지만, 정말 나쁜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건, 패륜인걸..."

799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3:54

>>797 // 친정 -> 친절

800 옥사나 하네즈카 (5rhGa5b8go)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4:59

>>792
"그런가요."

담담하게 그저 말을 뱉습니다.

"그럼 제가 목숨을 끊어드릴수도 있어요."

제제씨를 보고선 말을 맞춰달라는듯 열심히 표정으로 신호를 보내봅니다.

"마침 약물도 술도 충분히 있으니까요. 세이카씨가 상상하는 것보다 고통스럽게. 죄의 댓가를 안겨드릴 수 있습니다."

죽음을 선고하는 일은 이미 익숙합니다.
그러니 이건 분명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이겠지요.

"정말로 죽고싶습니까?"

801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5:03

"세이카는, 여기에 세이카와 똑같은 처지에서 똑같이 부모님을 살해한 사람이 있었다면 그 사람을 용서하지 않을 거야?"

마사가 묻는다. 조금 힘겨워 보인다.

802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5:34

>>798 제제

세이카의 말에 뜬금없이 웃으며 끼어든다.

"그렇게 친다면, 패륜은 본좌도 저질렀네만? 부모님 양쪽 모두 본좌 손으로 보냈으니."

나름의 농담일까.... 센스가 이상한 것은 틀림없다.

803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5:59

>>796 세이카
재밌네... 세이카, 방금 네 말로 '네가 부모보다 못난 사람이다'라는 주장에 네가 들었던 근거가 없어진 거. 알고 있니? (느릿하게 눈을 껌벅이고.) 다시 한번 말해볼래. 불륜과 학대와 자살 협박을 한 부모보다 네가 못한 사람이라는 이유가 무어니?
... 여기엔 없는 듯 해. 네 말대로. (조용히 당신의 말을 긍정했다.) ... 음, 이건 그냥 궁금한 건데. 그럼... 너를 포함해서 우리가 죽인 피해자들 중에서는, 죽을 만한 사람이 있었다고 생각해?

804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6:09

>>797 "... 그게... 제 판결을 함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인가요...?"

"... 그게 도움이 된다면 말할까요..."

"박권태 아저씨는, 이해가 가능한 일."

"마사는, 이해가 가능한 일."

"옥사나씨는, 이해가 가능한 일."

"제제씨는... 이해 불가능하지만, 그 책임자가 죽어, 사건 자체가 붕 떠버린 일."

805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6:28

>>800 "옥사나 씨,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꿍꿍이가 무엇이든 마사는 화가 난 것 같다. 어쩌면 본의가 무엇인지 알아챌 만큼 지금 머리가 잘 돌아가는 상태가 아닐지도 모르고.

806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7:18

>>800 "... 네. 그리하여, 다른 분들이 더 좋은 삶을 산다면."

807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8:29

>>801 "... 모르겠어."

>>803 "딱, 두 명. 제제르 귄씨의 부모쪽이예요. 제제씨를 저렇게 만들어버린, 원흉."

808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8:32

>>800 옥사나, 세이카

옥사나의 시선을 캐치한다. 순간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이지만, 빠른 순발력으로 눈치채지 전에 다시 평온히 웃는 표정으로 돌아가 고개를 끄덕인다.

"믿을 수 있다네. 본좌가 직접 확언할수 있지. 그 쪽이 그녀에게 유리하기도 하고."

이 정도면 될려나? 외롭다면, 함께 해줄 수도 있고, 하하... 라는 말은, 일단 속으로 삼킨다.

809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9:18

"세이카! 그렇게 되어버리면 넌 나랑 같이 가지 못하잖아!"

충격을 받은 것 같다.

"나에겐 떠나지 말라고 해놓고, 넌 떠나도 돼?"

810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0:09

>>809 "... 그러면, 어떻게 답을 해야해?"

"모르겠어. 무서워. 내 자신을 모르겠어. 난, 또속고 있는거야?"

811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0:14

>>807 세이카
나머지는 죽을만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 말이구나.
(무어라 더 말을 하고싶은 기색이었다. 하지만 굳이 말하지 않기로 한 건 귀찮음 때문일까, 알량한 배려 때문일까.)
그래서... 다시 물을게. 네가 네 부모보다 못난 사람이라는 근거가 뭐라고? 저번 2심 때 내가 알게 된 네 부모는 불륜 저지르고, 학대하고, 자살 협박하고, 딸내미 앞에서 싸움이나 해대는 놈들이었는데......

812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1:09

>>811 "... 저 재판이, 지금 이 분위기가, 근거가 아닐까요... 제가 못나서... 전부, 제가 못나서..."

813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1:22

(당신들의 말다툼을 멍하니 보고 있다. 별 생각 없어보이는 모습.)

814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1:27

"그걸 나한테 물어보면 어떻게 해?"

마사의 몸이 떨린다.

"......."

너무하다고 외치고 싶지만 혼란스러워보이는 세이카의 모습때문일까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한다.

815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2:06

"....그, 그동안 범행 때에 대해 생각난 거라든가... 있어?"

떨리는 목소리로 심문을 이어가려는 것 같다.

816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2:10

>>804 세이카

"'피해자'보다는, 우리들의 '행동원리'에 더 치중을 두는 군."

두 눈을 꿈벅이며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해가 간다해서 용서 받을 일은 아니지? 아니면 살인이 그리 큰 죄가 아니라 하는 건가?"

"하하... 그리고 내가 책임자가 아니라면 누구겠는가. 혹여 나이를 예로 들 생각이라면 아서게. 우리 둘은 나이가 마침 비슷한 듯하니."

"그리고 진정으로 그러하면, 그대가 우리와 무엇이 그리 다른가?"

817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2:22

"... 무서워. 두려워. 힘들어... 아하하, 아빠가, 이야기한게, 이런거였을까...?"

818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3:23

>>815 "... 그, 2차때와, 1차때 이야기한것과... 똑같아. 더 붙일 말이... 있을까...?"

819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3:38

>>812 세이카
이 시스템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며? 근간 자체가 잘못된 수단이라면, 그것이 누군가를 판단하는 잣대가 되면 안 되겠지. 망가진 체중계로 실내 온도를 재려고 하면 안 되듯이 말이야...
(그는 집요하게 다시금 묻기로 했다.)
외부 판정단의 투표, 이 재판, 그것을 모두 제외하고. 네가 네 부모보다 못 한 사람이라는 증거는?

820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4:04

>>814 "... 물어볼, 다른 사람이 있어...?"

821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4:59

"..새로운 건 더 없다는 말이구나."

그렇게 말하고서,

"세이카는 내가 세이카를 용서하지 않는다고 하면 어떨 것 같아?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거야?"

822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5:15

>>819 "... 그 분들은, 자기 부모를 죽이지 않았다..?"

"... 이걸, 왜 질문하는지... 모르겠어요... 힘들,어..."

823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5:50

>>807 제제

"엑... 본좌의 부모?"

어리둥절. 스스로는 세이카가 왜 그런 의견인지 이해 못하는 듯하다.

"아니, 본좌의 부모님은 좋으신 분이었다만? 그리고 본좌가 뭐 어때서..."

...말하다가도, 이번에는 스스로 짐작 가능한 부분에 끄응, 소리를 낸다. 지금까지의 시간이 가져온 변화다

824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6:15

>>823 제제x 세이카o
//오타가 많네 ㅠㅁㅠ 미안

825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6:18

>>821 "..."

"... 이해, 할거야... 나, 그런게 당연하고... 그러고 싶은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옳겠지, 마사가... 마사는, 나보다 똑똑하니까..."

826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6:26

>>820 "지금 그런 얘기가 아니잖아."

결국 책상에 엎드려버리는 마사다.

827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7:42

>>825 "......"

엎드린 채로 고개를 들지 않는다. 한동안 있다가 다시 고개를 들어올린다. 눈이 촉촉해져 있다.

"그럼, 내가 널 용서한다고 하면?"

828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7:47

>>823 "... 응, 이래서, 비슷하다고, 느낀거네요. 있죠 제제씨."

"제가 용서받지 않고, 제제씨가 용서받으면... 저 mp3, 제제씨가 가져가 주실래요?"

829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9:00

>>822 세이카
자기 딸은 사실상 죽여놨으면서 말이지... 인과응보, 권선징악, 의외로 이것도 용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더라고... (내가 당신을 판결할 때도 그랬었고.) 네가 그들을 죽였다는 점까지 포함해서, 나는 네가, 그 사람들보다 못 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해.
... 아. 힘드니. 미안. 참을만 해?

830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39:14

>>827 "... 왜, 그랬는지 물어볼거 같아."

"그리고, 계속 설득해달라 할 거 같아."

"... 귀찮은, 사람이라서... 미안."

당신이 용서받지 않을 상황 자체를 상정하고 있지 않는 듯 하다.

아니,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용서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는 듯하다.

831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1:18

>>829 "... 전, 왜 권태씨가 용서받지 못한건지를 이해 못하겠어요. 어째서, 2표가... 어째서 나온건지... 전혀 모르겠어요..."

"... 죽일 정도까지는 아니였죠, 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권태씨가 죽을 사람인건 아니예요... 절대로..."

"... 잘못한건, 사실이잖아... 왜 무죄, 아니면 사형이냐고..."

832 옥사나 하네즈카 (wJ21HFk.Pw)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1:21

>>805 마사
"있는 그대로에요. 여러분하고는 다르게 저는 죽음이 잦은 곳에서 일을 했으니까요."

할 수 있다면 제가 해야한다고 말을 덧붙였습니다.
그러고보니 마사씨랑은 제법 친한사이였었죠?

>>806 세이카
"하하."

아이들이 말합니다.
죽는 편이 낫다고.
아이들이 말합니다.
나는 용서받아 마땅하다고.

...저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원하는대로 죽음을 선고하는 것도 방식이겠네요.

"저는 세이카씨가 세이카씨의 부모님보다 못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아무리 사회적 평판을 쌓아도 현대사회에선 그냥 모래로된 성일 뿐이니까.

"어차피 여기에 있는건 전원이 살인자. 우열을 가릴수 없어요."

"저는 당신을 용서할 생각입니다 세이카씨. 당신은 용서받고 나가면, 무얼 할 수 있나요."

833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1:40

"세이카......"

말을 잠시 잃는다. 그러다가도 심문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잊지는 않고 제자리로 돌아오는 듯하다.

"...하필 왜 냉장고였을까, 짐작가는 곳은 있어?"

834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2:06

>>817 세이카

미안한듯, 동시에 그리 진심은 아닌 듯 웃는다.

"하하... 그래도 힘내주게."

>>828 세이카

"..."

미소가 잠시 사라진다.

"이상한 소리를 하는 군."

중얼거리며 세이카를 바라본다.

"지금까지의 판결을 보아도.. 그럴 확률은 끝도 없이 적지. 차라리 반대의 가능성이 높아."

"그 부탁은... 신으로서 들어주는 게 마땅하겠지만...."

제제는 팔짱을 끼고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나도, 주워 듣게 된것이 조금 있어서. 들어주지는, 못 할거 같네."

....일그러진 미소를 지으려 하나, 결국 그냥 조금 슬퍼보인다.

"만약 그런 일이 일어난다해도, 본좌가 혼자서 그 mp3를 사용할 가능성은... 조금 낮다고 생각하니."


//>>816 놓쳤어! 아니면 그냥 "그대와 본좌의 차이점은 뭐라 생각하나"로 답해도 돼!

835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3:28

>>833 "... 아, 그거..."

"... 그, 일이 있고 나서... 아침에 일어나기 전에... 4시쯤에, 다시, 깨어났었어..."

"... 그때, 상황을 보고... 치워야겠다고, 생각이 먼저 들어서..."

"정말, 정말로 정신이 없었어... 이제 보면... 끔찍한데..."

836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3:45

>>831 세이카
... 내 심문은 아니니까, 그 질문에 딱히 대답은 안 할게. 그럴 자리가 아니니까.
그건... 나한테 불평해봤자 내가 어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네. (뜸.) 살아서, 밖으로 나가서, 죽음 외의 다른 방식으로 죄를 속죄하면 된다고 생각하지 않니.

837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4:14

>>832 "정말로 시도한다면 가만히 있지는 않겠어요."

그렇게 딱딱하게 말하는 마사는 평소보다 어둑한 얼굴과 어울리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838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4:52

>>832 "... 그러게요..."

>>834 "...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해요."

839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6:26

"치웠다고 생각한 거구나."

마사는 피곤해 보인다. 한동안 말이 없다.

"쓰레기 봉투에 넣은 것도 어쩌면 같은 맥락이겠고."

마사는 천천히 묻는다.

"부모님이 세이카에게 이제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겠다는 얘기를 한 이유를 알고 있어?"

이 질문을 했던가, 하지 않었던가. 피곤하다. 마사는 눈가를 쓸어내린다.

840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6:55

(예상한 그대로의 세이카의 차가운 얼굴을 보며 속모를 미소를 짓는다. 그리 나쁜 의미의 미소는 아니나, 어떤 의미인지는 판별하기 힘들다. 예전에 나눈 이야기의 기억을 떠올리는 게 아닐까.)

841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7:02

>816 "... 모르겠네요. 어떻게 자라왔는가, 일까요. 저는, 착한아이로. 당신은, 신이라는 것으로."

>>836 어떻게 하면 될지... 모르겠어요. 정말로... 죽어야 한다면, 죽을게요. 뭐든지, 하라고 하면, 할게요...

... 제발, 답을 줘...

842 옥사나 하네즈카 (I5zbCPQ8zI)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7:07

>>838 마사
"해도 상관없답니다."

목숨을 포기한지는 오래됐으니까요.

"나가기 싫으신거면."

>>838 세이카
"...찾아볼 생각은 없나요?"

843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8:11

>>839 "... 싸우다가... 나랑, 아버지랑 하던, 비밀이 알려졌었어... 나쁘다고 한, 음악, 듣는거... 그런,것들..."

"어머니가... 엄마가..."

844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8:27

>>842 "지금 절 협박하시는 건가요?!?"

마사가 잔뜩 화가 나 있다.

845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9:10

>>842 "... 상관이 있을까... 싶어요..."

846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9:31

"아버지랑은 몰래 음악을 듣고 있던 거야?"

마사가 잠시 있다가 다시 묻는다.

"그럼 음악을 금지한 건 아버지가 아닌 어머니 뿐이었던 거네?"

847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49:45

>>844 "마사, 괜찮아... 정말로..."

"... 괜찮아..."

걱정.

848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0:03

>>841 세이카
(마사를 비롯해, 다른 죄인들을 턱짓으로 가리키고 있다.)
말하고 있잖아. 이미 잔뜩.
전혀 안 들렸던 거야?

849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1:09

>>838 세이카

(세이카의 말에 침묵하다 고개를 돌려 시선을 피한다. 그제서야 다시 입을 연다.)

"반대로. 그대가 여기서 나가면, 그 mp3를 다시 쓰겠는가?"

>>841 세이카

"착한 아이와 신은, 정확히 보면 그리 다른 것은 아니네만?"

하하, 웃는다.

"그대는 본좌를 용서하는 가? 하면 어째서일까?"

850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1:54

>>847 "괜찮지 않아! 세이카를 죽이겠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내가 어떻게 가만히 있어?!?"

세이카에게도 불똥이 튀는 것 같다.

"같이 있겠다고 약속한 거 아니었어?!? 이대로라면, 세이카에게도 실망이야!"

글썽거리고 있다.

851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3:08

>>846 "... 아빠는, 계속 나가계셨으니까... 어릴땐, 엄마 말 잘 들으라, 하셨으니까..."

"... 으우..."

>>848 "...죽어라고, 살아라고. 반대되는 말이 들리는데...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건가요? 누가, 절 속이고 있는건가요?"

852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4:12

"조금 호기심이 드네만. 그대에게는 어느쪽이 중요한가?
그대의 살인이 어느쪽인지는 불문하고...

죄를 깨끗히 씻어, 그 누구도 그대를 탓하지 않는 쪽. 아니면 타인의 의견을 따라, 머리 아픈 생각없이 타인이 말하는 그대로 사는 쪽?"

"어느쪽이 더 마음에 드는가?"

853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4:52

>>849 "... 네, 쓸거 같아요. 당신과의 추억에. 좋아하는 노래에."

"그리고, 네. 당신을 용서해요. 나쁜건, 당신이 아니였어."

>>850

"읏..."

목을 감싸쥔다.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죄송해요... 하아, 하아,하아, 하아..."

854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5:41

>>851 세이카
누가 더 너를 위하고 있는지 생각해봐. ... 내가 할 말은 그것밖에 없어.
죽으라고 하는 사람과 살라고 말하는 사람 중에서, 누가 더 너를 제대로 바라봐주는 것 같니.

855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6:32

>>852 "... 어째서, 모르는 것만 질문하는건가요..."

"이제는, 모르겠어요... 답을, 안다고 생각했는데... 후자가, 좋다고 생각했는데..."

856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7:10

"더불어 본좌가, 용서하지 않는 판결을 원한다면, 그대는 이 나의 소원을 따라줄 마음이 있는가?"

손을 살포시 가슴께에 얹어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다. 옅은 미소가 걸려있다.

"대신 그대가 원하는 투표를 내가 내준다고 약속하면, 그대는 내 원을 이루어 줄텐가?"

"나는 그게 '착한 아이'라고 본다고 하네만..."

857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7:25

"........"

마사는 눈물을 참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씩씩거리며 팔짱을 끼고 세이카가 아닌 다른 쪽을 보고 있다. 세이카가 어떤 상태인지 아는데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렇게 하지 못한다.

858 옥사나 하네즈카 (Q9rQN/Qwuo)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8:07

>>844 마사
"맞아요 협박하는거. 그래서요?"

"마사씨는 제가 제제씨를 죽이겠다고 했을땐 아무렇지 않지 않았나요."

"그럼 적어도 중립을 유지해주세요 마사씨."

>>845 세이카
"있어요. 없을리가 없죠."

"적어도 저는 세이카씨는 여기서 나가서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고 보고 있어요."

"그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잖아요."

"적어도 세이카씨는 살고싶은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렇게 받아들였으니까."

"하고싶은 일은 있나요?"

859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8:52

"......아아... 아아아..."

자신의 귀를 세게 막는다.

"무서워... 무서워... 제발, 그만해줘..."

860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9:32

"제발... 제발 싸우지 말아줘요... 무서워..."

861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59:42

죄송하다는 말로, 무섭다는 말로, 도망치는 거니?
(나지막이, 표정 없이, 조용히 말한 한 마디.)

862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0:35

>>858 분통이 터지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얄밉다는 듯이 옥사나를 본다.

기억나지 않는 때지만, 그때 그랬다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863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1:20

>>853 세이카
...

피곤한 얼굴에도 고수하고 있던 웃음기를 잃는다. 갑옷이 부서져, 약간 일그러진 얼굴만을 내보일수 밖에 없다.

"어째서?"

속삭이듯.

"그게 뭐라 그리 중요하다고."

...

눈을 꾹, 감고 떠서, 다시 표정을 회복하려 한다. 그리 잘 되지는 않는다.

"왜 나는 나쁘지 않지?"

"그대와 뭐가 다르지?"

>>855 세이카

입을 꾹 다물고, 침묵하다, 다시 입을 연다.

"...모르는 것은, 사실 그렇게 나쁜 일이 아니야."

"되려 확실한 답을 좇는 편이 위험하지."

"...그래도, 나는 그대가 계속 생각을 이어나가 봤으면... 좋겠어."

864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2:23

답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그녀의 손은 귀에서 내려와, 자신의 목을 조르고 있었다.

865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3:18

>>858 >>862
(본인이 거론되자 머쓱한 표정을 짓지만, 딱히 말을 얹지는 않는다.)

>>861
(흘긋, 권태 쪽을 보다 시선을 돌린다. 내색하지는 않지만,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느낌이다.)

866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4:28

식은땀이 흐르고, 숨은 쉬지 못하는 상태에서, 목을 조르는 그녀의 허공을 바라보는 동공에는, 두려움만이 존재해 있었다.

867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5:04

>>864 세이카

"....!"

창백한 얼굴에 동요가 일어난다. 힘겹게 고수하고 있던 미소도 잃고, 조금 다급하게 세이카를 부른다.

"그대, 그대. 괜찮은가! 제발 목을...!"

사마엘에게 별다른 제재가 없다면 자리를 나서 세이카에게 달려가려한다.

868 옥사나 하네즈카 (knmIj0rTyc)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5:43

>>864 세이카
"아 젠장"

배심원석에서 뛰어내려 증인석으로 향합니다.
우선은 말리는게 먼저.
다소 심문이 밀려도 지금 여기서 끝나는 것 보다는 나을테니까.

"심문을 우선 종료해주세요. 증인이 제대로된 증언을 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마엘씨를 보며 그리 외칩니다.

869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6:24

(권태는, 반응하지 않았다. 언젠가 상담사가 말한 적 있었지 ─ 잘못된 행동에 반응을 하면, 그것 자체가 보상이 되어 행동을 강화하고 만다고. 목을 졸라 동정과 관심을 받아 계속 목을 조르게 될 수도 있다고.)
(당신은 죽고싶다 말했다. 그렇다면 그에 따르게 해주는 것 또한 당신을 위하는 일이 아닐까. 멍한 머리 한구석에서 그렇게 생각했다.)
......
(그는 다만 가라앉아 어두운 붉은 눈으로 세이카를 응시할 뿐이었다.)

870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6:31

"......그만해."

울 것 같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다.

871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7:26

>>867-868
(사마엘은 당신들의 행동을 묵인했다. 판사석에서 어깨를 으쓱일 뿐.)
아직 독백 추출을 위한 충분한 데이터가 모이지 않았습니다.

872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7:26

(제재가 없다면 그대로 다소 우왁스럽게 세이카의 손을 목에서 떼려한다. 제제의 손길은 다급해 별로 상냥하지도 조심스럽지도 않다. 자세히 보면 손이 떨리는 걸 볼 수 있다.)

873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3:08:23

숨이 안 쉬어져. 목에, 목에 뭔가 붙어 있어. 떼내고 싶어. 떼내고 싶어. 하지만, 그러면, 안돼. 엄마, 엄마, 엄마, 나 착한 아이 될게. 미안, 안 그럴게. 제발... 조르지 말아줘. 나, 내가, 내가 할게, 내가, 할테니, 까...

874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0:29

흠, 그렇지만, 그렇군요... 어차피 심문의 대상이 대답을 못 하는 상황이니 이 이상의 데이터는 모으기 힘들까요.
(판사석에서 느긋하게 일어난다.)
어떻습니까,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대답을 더 하지 않으실 겁니까? 질답의 의도가 더 없다면 지체 없이 바로 심문을 끝내도록 하지요.

875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1:24

"그 정도는 물어보지 않아도 알잖아요?!?"

목소리가 처참하다.

876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1:36

>>872 세이카의 목에서 손을 떼냈을때, 목에 자국이 생긴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숨을 들이키지만, 얕고 잩은 숨이다.

어째서? 어째서 살리는 거야? 죽는것이 좋다며. 죽일수 있다며. 죽이는거 아니였어? 어째서, 네가.

의식을 잃어가며, 눈앞이 뿌얘져 가며, 보인 노란색의 머리에... 생각을 하고 말았다.

877 옥사나 하네즈카 (GsxZbDhC3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1:40

>>873
"세이카씨, 손을 떼도록 하세요".

조금 힘을 들여 세이카씨의 목에서 손을 떼놓으려 합니다.
확실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살인교사. 어머니를 이야기할때마다 보인 모습도. 확실하게 알 것같네요.

"천천히. 힘을 푸는거에요."

878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3:19

그렇습니까? 잘 모르겠군요, 저는 AI이기 때문에.
(시치미를 떼는 사마엘. 그 노란 눈은 계속해서 세이카만 바라보고 있다.)
대답할 의지가 있으십니까?

879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3:22

>>873 세이카

(덜덜 떨며 세이카의 손을 꽈악 붙잡아 힘을 준다. 제제가 보여준 가장 큰 동요다.)

"그대, 그대. 제발, 제발...아아..."

(제대로 위로의 말을 건네지도 못해, 다급히 손을 당기는 것 밖에 못한다. 얼굴은 창백하고 식은 땀이 폭포수처럼 흘러, 사마엘의 말도 들리지 않는다.)

"제발, 제발 그만두게. 제발...윽..."

880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4:47

그리고 그 세이카는, 강제로 손이 떼내어지자, 숨을 몰아쉬다... 이내 앞으로 쓰러지고 만다.

세이카는 대답을 전부 하지 못한채, 의식을 잃은 상태이다.

881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4:49

입술을 세게 문다. 그러더니 벌떡 일어서서 사마엘에게 다가간다.

"Ai고 뭐고, 당장 심문을 그만두세요!!!"

882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5:16

>>876 세이카

(숨을 들이키며, 서둘러 쓰러지는 세이카의 머리 맡에 손을 뻗어 쓰러지지 않게 한다. 물론 힘이 부족해 그저 충격을 흡수하는 정도 밖에 못하지만...)

(세이카가 의식을 잃자 제제 또한 상태가 좋아지기는 커녕, 더더욱 창백해진다. 세이카를 끌어안는 듯한 모습 그대로 굳어, 벌벌 떨며 아무런 행동도 하지 못한다.)

883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6:28

......
(마뜩찮다는 듯, 귀찮다는 듯, 사마엘이 혀를 찬다. ... 혀가 있나?)
자비를 내려줘도 받아들이지를 못 하고.
(자신한테 다가오는 마사를 당연하단 듯 무시하며, 사마엘은 판사석의 의사봉을 높이 치켜든다.)

884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18:18

탕, 탕.
속내를 읽기 힘든 얼굴로 사마엘이 우리를 내려다본다.

"오늘은 여기까지. 어떠셨습니까? 이 죄인에 대한 마음을 정하기에 충분했을까요?"

0에서부터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하는 심상 추출 진행도.

"이리도 엉망으로 끝나버린 심문을 만회할 기회가 더 없다니 심히도 아쉽습니다. 오늘의 마음을 잘 추슬러 남은 한 번의 심문은..."

...


드물게도, 사마엘은 말끝을 흐리더니 끝내 문장을 마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등 뒤를 돌아보았다.
우리는 어렵지 않게 그 원인을 짐작할 수 있었다. ... 심상 추출 진행 그래프가 어느 순간부터 올라가지 않는다.

"뭐죠?"

885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0:37

".................."

멍하니 그래프를 쳐다본다.

"충분히 데이터가 모이지 않은 건가요."

886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2:00

이내 새빨갛게 물드는 스크린.
검붉은 시스템창이 오류를 시끄럽게 알린다.


     〔 ERROR! 〕
〔 code: 0x0003 Not Acceptable 〕
 〔 OK 〕      〔 cancel 〕


"...... 신이시여 맙소사. 방호벽에 막혔다고? 방어기제를 왜 신경 쓰지? 이제는 하다하다 시스템까지 쓸데없는 헛짓거리를."

신경질적으로 에러창의 진행 버튼을 누르는 사마엘.
마우스를 누르는 따각따각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죄인의 방어기제따위 신경 쓸 바 아닙니다."

》 진행한다.

"죄인의 정신역동에 피해가 가던 말건,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라고. 루키푸게."

》 진행한다.

"우리는 죄인 내부의 죄가 노래될 수 있도록 꺼내기만 하면 되는 것을 귀찮게!"

》 진행한다.

887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2:11

"......"

여전히 딱딱히 굳어 반응을 하지 않지만, 바닥에서 세이카를 꽉 잡은 채, 멍하니 사마엘을 쳐다본다.

888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4:01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세이카에게 피해가 가는 건가요?!"

마사가 간신히 하나를 알아들은 듯하다.

"그래선 진행하면 안 되잖아요?!?"

889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5:00

......
스크린이 다시 원래의 색으로 돌아왔다.
제 속도로 다시금 차오르기 시작한 추출 그래프.

사마엘이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다분히 실례가 많았습니다. 기술적인 장애로 인하여 불편을 끼쳐드린 점, 밀그램 시스템을 대표하여 사과드립니다."

평소같이 차분한 목소리로 인사하는 사마엘, 그가 가슴에 손을 얹고 사과한다.
그와 비슷하게, 오류난 독백 또한 추출이 완료된다.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심상으로부터 『Qm91bmQgYnkgRnJlZWRvbSBJdHNlbGY=』이 추출되었습니다."
"음, 제목이 복구 불가능한 수준으로 깨졌군요. 전체 내용 파악에는 문제 없으니 양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로써 제 3심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심문을 종료합니다."

890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5:52

심상독백³ #4 ── 죄수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1)

891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6:11

심상독백³ #4 ── 죄수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2)

892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6:16

의식을 잃은 세이카의 코에서, 한줄기 피가 흐른다.

893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27:37

"......."

쓰러진 세이카를 걱정스러운 듯 보지만 그것도 잠시, 상처받은 표정이 되어 고개를 돌린다.

스크린을 잠시 응시하더니 제제와 세이카를 다시 내려다보고, 재판장 문을 박차듯이 해 나가버린다.

마사의 방문은 굳게 닫혔다.

894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31:50

쾅. 마사가 박차는 재판장 문의 커다란 소리에 움찔, 반응을 한다.

아이러니하게 그 소리로 초점을 되찾았는 지, 숨을 들이쉬며 눈을 꾹, 감았다 뜬다. 저 멀리에서 방문이 굳게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어 추출된 심상독백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하나의 눈길로 맥락을 파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고개를 내려, 쓰러진 세이카를 바라본다. 머리를 낮추어 그녀의 가슴팍에 기대, 심장소리를 듣고 나서야 안심한 듯 한숨을 내쉰다.

...이렇게 세이카를 옮길 힘이 없다는 것은 잘 알기에, 그대로 손을 세이카의 머리아래에 둔 채 누군가가 도우기를 기다린다.

895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36:21

>>764 박권태

키득거린다. 갈피를 잡지 못하는 권태의 모습이 적잖이 재밌는 듯하다.

"그랬으면 좋겠지만요. 그건 희망 사항이구요."

그렇게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는,

"막상 그렇게 들으니 기분나쁘네요?!?"

기분나빠하고 있다.

"글쎄요. 그냥 저 자신이 되는 게 맞나 싶지만, 역시 저는 그런 건 끔찍해요. 봐요.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게 모범적인 학생회장이 아니라 불량아였던 가짜라는 게 드러나자마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여전히 존경받고 싶어요. 모르겠네요."

권태에게 답을 얻고 싶지만 그렇다고 권태에게서 답이 나올 것이라고는 기대하지 않는 눈치다.

"...기억도 못하는 건가요. 정말 최악."

그렇게 모순적으로 말해놓는다.

"뭘 모르시네요. 그 신 맛이 좋은 거....."

오렌지에 대해서 그렇게 말하려다, 문득 자신이 아무런 맛도 느끼고 있지 않음을 깨닫는다.

"........."

오렌지가 그대로 투두둑 바닥에 떨어진다. 마사의 표정을 볼 수 없다. 바로 몸을 돌리더니 복도를 향해 아무런 말도 없이 빠르게 걷는다. 자신의 방으로 돌아가려는 것이다.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면 그녀는 그대로 방에 들어가 문을 잠궜을 것이다.

// 막레로 해도 괜찮고 더 이어도 괜찮다!!!!

896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3:42:18

>>766 제제

"그건 화났다고 하는 거예요. 화날 때는 심호흡을 하면 조금 나아져요. 이렇게."

복식호흡 하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화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마사는 조금 더 상냥해진다.

"이 정도면 끼어 잘 정도는 되겠어요. 제제 르 귄 씨, 잠버릇이 심하진 않지요?"

참고로 자신은 심하지 않다며 뻐기는 듯이 말한다.

"뭐어 그렇죠. 이곳을 곧 떠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먼지가 있으면 진드기가 생길 수 있고 그러면 피부와 호흡기에 좋지 않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답답하잖아요?!?"

그렇게 말하고는 자신의 베개를 제제의 침대에 올려놓는다.

"안쪽에서 자겠어요? 아니면 바깥쪽?"

몸부림이 심하다면 정답은 정해져 있지만 말이다.

897 제제 르 귄 - 마사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3:56:34

>>896 마사

눈이 동그래 뜨인다. 깜박. 깜박.

"....아하."

신음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데, 냄비가 과열하듯 열기가 사르르, 얼굴 전체에 퍼진다. 붉은 얼굴을 소매로 가리며, 크흠, 크흠, 하고 의미없는 헛기침을 반복한다.

...부끄러운가보다.

"아, 알겠네. 힛힛후우, 힛힛후우...."

복식호흡 보다는 왠지 라마즈 호흡이 되버렸지만... 무엇든, 창피해 들썩이는 마음또한 진정시켜서 제제에게 참 다행이다.

그래도 신기한 걸 배웠다고 중얼거리는 제제의 두뺨은 여전히 짙은 분홍빛을 띄운다. 그리 복잡하고 이해불가한 감정이, 사실 그런 간단하고 보편적인 이름이었다니... 창피에 어딘가에 숨어버리고 싶지만, 제제가 가진것은 소매뿐이기에 얼굴에서 떼지 않는다.

"푸흐... 딱히 그런 말은 들은 적 없네."

그래도 마사의 말에 즐겁다는 듯이, 휘어진 눈매가 빼꼼, 소매 뒤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신도들이나 부모님이나 그런 것을 보았다면 필시 교정 했을터니. 그러니 걱정 마시게, 하고 마사를 흉내내듯 뽐낸다.

마사의 진드기라던가, 피부와 호흡기의 말에 다시 눈이 동그래졌다 푸핫! 하고 웃음을 터트린다.

"답답한거야 뇌에 힘주면 해결되네!"

진심인가 해서 제제를 보면, 그녀가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싱글벙글 웃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테다. 나름의 농담일까?

"흠흠, 그러하면 본좌가 바깥쪽에서 자겠네. 혹여나 그대가 굴러 떨어지면 안돼니! 푸흐흐..."

898 시미즈 마사 (TBYTjbPot.)

2023-09-11 (모두 수고..) 00:12:46

>>897 "부끄러워할 것 없어요. 무엇이든 어릴 때 제대로 배우지 않으면 모르니까요?!?"

교육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마사는 민망함을 덜어주려 한다.

"좀 더 깊게!!!"

호흡은... 전혀 닮지 않았지만.

"그럼 다행이네요. 아침에 누가 하나 떨어져서 일어나지는 않겠어요."

잠버릇이 심하지 않다고 뽐내고 있는 두 사람은 누가 보기엔 꽤나 재밌는 풍경이었을 것이다.

"뇌에 힘을 주다니....?!? 제제 르 귄 씨도 그런 농담을 하는군요."

의아해하던 얼굴이 농담임을 깨닫고 웃음기로 화한다.

"그럼 제가 안쪽에서 자도록 하지요. 바깥쪽에서 자더라도 굴러떨어지는 일은 없겠지만요!!"

윗가슴에 손가락 네개를 살짝 얹고서 잘난 듯 얘기하고는 침대안쪽으로 올라가 베개를 놓고 눕는다. 풀어버린 머리카락이 자연스럽게 엉키고 흩어진다.

"제제 르 귄 씨도 누우세요. 아니면 달리 할 게 있나요?"

단정히 누워 배 위에 손깍지를 껴 놓은 모습이다.

899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0:16:15

... 새벽, 눈을 뜬다. 머리가, 머리가 너무나도 아프다. 안경을 더듬거리며 찾지만, 보이지 않는다.

... 자신은, 어떻게 된 것이지. 그저 머리가 아프고, 멍하다. 코에 피냄새가 난다.

... 일어났지만, 무엇을 할지 몰라 mp3를 들고 그저 휴게실 벤치에 가서, 이어폰을 꼽지도 않고 들고만 있는채로 다시금 앉아있는 세이카.

... 진짜로, 죽인다면 지금이 기회가 아닐까.

900 제제 르 귄 - 마사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0:32:40

"응??? 으응?????"

후, 후으으으읍!!! 후우우우우!!! 후으으으읍후우우우우!!!???

열심히! 숨을! 쉰다!! 제제! 힘낸다!

"후후, 그거야 본좌 또한 마찬가지..!"

턱을 쓰다듬으며 가슴을 힘껏 내밀다... 어느 새 침대에 누워버린 마사의 모습에 동공이 지진을 일으킨다.

"응? 아, 아니, 없지..."

방금 전의 자신만만하던 모습은 어디 있을까? 막상 이렇게 되니 뭔가 부끄러워졌는지, 머뭇거리며 불을 향해 걸어간다.

탁, 하는 소리와 함께 방이 어두워지고, 제제가 꾸물거리며 이불 아래로 기어가자 폭신, 마사의 옆이 꺼지는 느낌이 든다.

이미 잘 준비는 된지 오래인가보다. 다만 항상 끼고 다니는 귀걸이는 거추장스러워 보이는 대도, 전혀 빼지 않아 그대로 제제의 귀에서 금속음을 낸다.

불은 꺼서 어두컴컴하지만, 아예 윤각이 보이지 않을 정도는 아니다. 제제는 눈을 동그랗게 떠서 마사를 빤히 바라보고 있다. 본인이 시선과 함께 잠드는 것은 익숙한 일이었지만... 이렇게 같이 누군가와 같은 침대에서 잠드는 것은 생소했다. 아니, 아예 처음이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뭔가 가슴이 콩닥거리는 느낌이다. 싫은 기분은 전혀 아니라, 잔뜩 상기된 볼은 꺼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말똥말똥한 눈이 마사에 구멍을 뚫을것만 같다.

"...자나?"

...그래서 새벽 3시 전남친 단골 멘트를 날리게 된 것이다.

901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0:38:13

>>899 세이카

"깨어났군."

세이카가 고개를 들면, 손에 물컵을 들고 있는 제제가 보인다. 모락모락 피어나는 김과 그 향을 보아, 따뜻한 차가 들어 있는 듯하다. 애초에 세이카를 위한 것이었을까? 그녀는 말없이 컵을 세이카에게 내민다.

최근 따라 피곤해 보이던 제제였지만, 새벽기운인지, 더더욱 지쳐보인다. 아니, 자기는 했는가? 세이카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는 알기나 할까. 걱정도, 안도도 없이 덤덤한 표정이다. 오히려, 무감정하게 가라앉은 두 눈이 세이카를 지긋히 바라보고 있다.

902 시미즈 마사 (ZJojHtp0Is)

2023-09-11 (모두 수고..) 00:42:48

>>900 "그래요! 조금 더!!! 길게!! 잘 하고 있어요!!!"

생각보다 열심히 하는 제제의 모습이 주먹을 쥐고서 심호흡 코치가 되어버린 마사였다.

"그럼 누우면 되겠네요."

갑자기 머뭇거리는 모습이 의아해졌는지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지만 조용히 꺼지는 불에 스르륵 눈을 감으려 하였다.

"잘 자요. 제제 르 귄 씨."

......

하지만 시선이 계속해서 느껴진다. 뚫릴 것 같다! 제제가 말을 걸지 않았더라면 불편해서 밤을 샜을지 모르겠다.

"아니요."

마사도 눈을 떠 제제를 바라본다.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마사는 왠지 부끄러워져 돌아눕는다.

"제제 르 귄 씨, 잠이 안 와요?"

903 제제 르 귄 - 마사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0:52:43

>>902 마사

후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으읍....!!!!!

뇌내가 물음표로 가득해도 최선을 다하는 소녀!와 그를 응원하는 열정적인 소녀! 결국 운동부족으로 새모이 만한 폐활량의 한계까지 들이쉰 소녀는 하늘에 닿는다!!

「...그러나 제제가 자그만한 폐의 한계를 넘는 일은 없었다.
숨을 끝까지 들이쉬는 데 모든 힘을 쏟아낸 제제는
이어지는 과호흡에 머리가 핑 돌아 거짓말처럼 참패를 당했다.」

아아, 인간의 한계란 덧없는 것. 패배의 맛은 쓰지만, 결국 우리 모두가 어른을 향해 발걸음을 디디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씁쓸함이다...

(?)

구질구질한 전남친 멘트에 답이 오자 어쩔 수 없이 얼굴이 환해진다. 어둠 속에선 잘 보이지 않겠지만. 두 눈이 마주쳐 오는 듯 하자마자 마사가 돌아 눕자 어리둥절하지만, 동시에 섭섭함을 느낀 듯 눈매를 늘어트린다.

무심코 고개를 끄덕이다 보이지 않은 거라는 것을 깨닫고 소리낸다.

"으응.... 아아, 그대 때문은 아니네! 그저 본좌는 본래, 잠이 드는 데에 오래 걸리니."

그래도 누군가와 함께 자는 것은 처음이네만, 하고 약간 부끄러운 듯 속삭인다.

904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0:53:13

>>901 제제

"...고마워요..."

목소리는, 약하고 떨리고 있다. 당신을 보는 눈은 탁하디 탁하다.

"... 아직 안 주무시고 어째서..."

차를 받아들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대체, 대체 제게 뭘 원하시는 거예요..."

905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1:02:16

>>904 세이카

그 느긋하고 단조로운 향으로 보아, 제제가 만든 것은 캐모마일 차인 듯하다. 심신을 진정하는 데 좋다고 알려진, 연한 매력의 차. 한 모금 입에 담으면 채 식지 않았으나 떪은 맛 하나 없어, 차를 우리는 데에 꽤 공을 들였단 사실을 알 수 있다.
뜨거우니 조심하세, 라고 작게 덧붙이며 잔에서 손을 뗀다.

"...잠이 오질 않아서."

거짓말을 아니지만, 왠지 시선을 피하게 된다. 허나 이어지는 말에는 제제또한 평정을 유지하기 힘들었는지, 극히 복잡한 표정을 내비치게 된다.

하필 그 말이라니.

조금 닮았다 느끼는 것은 오만인가. 잘 모르겠다.

".......나야 말로, 묻고 싶군."

벤치에 앉아있는 세이카 앞에, 눈높이를 마추려 무릎을 꿇어 그 앞에 앉는다. 손을 뻗어 세이카의 무릎을 잡으려 하며, 착잡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그대야 말로, 본좌에게서 무엇을 원하나? 아니, 원하는 것은 있긴하나?"

906 시미즈 마사 (ZJojHtp0Is)

2023-09-11 (모두 수고..) 01:02:19

>>903 "제제 르 귄 씨! 더이상은 무리예요!!"

하나의 스포츠물을 보는 듯한 광경이었다. 그러나 마사는 제제가 최선을 다했다는 데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같다.

"앞으로 또 그런 기분이 들면 방금 했던 것처럼 하면 돼요. 알았지요? 아니, 무리하진 말구요?!?"

돌아눕고서는, 제제의 목소리를 듣는다.

"그러면, 이야기라도 할까요."

부끄러운 듯 얘기한 것에는 눈을 깜빡거린다. 자신도 왠지 부끄러워진다. 세이카의 고백 때문일까, 같은 여자아이라곤 해도 의식하게 되는 듯하다.... 그러나 무무무슨 생각 하는 거야! 제제 르 귄 씨가 그런 식으로 나를 볼 리 없잖아!!! 하고 갑작스레 드는 생각에 한쪽뺨을 챱하고 친다.

"그건 저도.... 기숙사 생활을 했지만요. 같은 침대에서 자는 건 오랜만이에요."

얼얼한 뺨을 무시하고 이 쑥스러운 분위기를 이겨내겠다는 듯 등을 돌려 제제와 눈을 마주친다.

"제제 르 귄 씨는 매번 혼자 잤나요?"

907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1:09:44

>>905 제제

... 손이 살짝 떨리다가, 이내 호록, 하고 한모금을 입에 머금는다.

"... 저도, 그래요... 머리가, 너무 아파서..."

당신이 세이카를 바라보자, 흠칫하며 놀라더니 차에 시선을 모은다. 어떤 반응을 해오지는 않았다.

"...전... 계속, 말했듯... 친구가, 되었으면 했어요."

"... 그래서... 친구로써... 제제 자신으로써.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여기 있는 모두가..."

지친듯, 중얼거린다.

"... 꿈은, 꿈이기에 이루어질 수 없는걸까요...?"

908 제제 르 귄 - 마사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1:17:52

>>906 마사

"크흑... 본좌의 한계를 넘지 못한 것은 분하나..."

바들바들 떨면서 숨쉬는 것만으로 열정은 웬만한 소년 스포츠물을 따라잡은 느낌이다. 아니면 황새의 파격적인 다리를 따라하는 뱁새라던가... 그래도 마사가 실망이 아닌 뿌듯함을 보이자 덩달아 뿌듯해진다. 메테다시 메테다시.

"으응, 알겠네...푸흐흐."

그러한 연유에서 든 안도감일까? 결국 참을 수 없어 작은 웃음을 터트리는 일도 있었다.

그렇게 똑같이, 마사가 이야기라도 하자는 말에 참을 수 없이 배시시 웃어버린다.

"그러면... 나야 기쁘네."

가만히 누워 말똥말똥 쳐다보고 있건만, 갑자기 마사가 한쪽 뺨을 내리치자 소스라치게 놀란다.

"???"

많이 놀란 동시에 혼란에 빠져 이리저리 눈을 굴리다, 꼬물꼬물 움직여 마사의 몸에 조금 더 붙는다. 또 그러면 저지 할수 있도록! (제제는 스스로의 반사신경을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기숙사? 호오, 그러하면 그대와 본좌와의 또래가 많았나?"

이상한 곳에서 흥미를 찾은 듯, 눈을 슬며시 반짝인다. 마사가 다시 돌아 제제를 보아 눈을 깜박이다 즐겁게 휜다. 그러다가도 마사의 질문에 생각에 빠져버린다.

"으음... 정확히 말하자면, 혼자 잠드는 일은 없지. 방에는 주로 신도들이 교대로 함께하고 있었고, 그 밖에도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방문 할수 있게 했으니...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잠을 자는 일을 얘기한다면, 역시 없었다네."

아주 어릴 때에는 부모 곁에서 잠든 기억이 있네만, 하고 덧붙이지만, 그 조차 확실하지 않은 지 말을 흘린다.

909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1:24:24

>>907 세이카

이런, 하고 세이카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눈썹을 늘어트린다. 차가 조금 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

눈 앞의 소녀는, 여전히 영문모를 말을 해온다. 친구가... 되었으면, 이라니.

...아니, 정말로 영문 모를, 이해 못하는 말인가?

이것은 그저, 본인이 외면하고 있었던 것인가?

스스로도 그 질문에 답을 몰라, 고개를 늘어트린다. 하지만 그 외에도...

"...역시 본좌는, 그대를 잘 모르겠어..."

죄를 고백하듯이, 작게 속삭여 온다. 웃기지, 정작 죄는 따로 있을턴데. 중얼거리듯, 동시에 스스로에게 말하듯, 입을 연다.

"어째서 그런 것을 원하는 거지? 그대는 그럴 의무가 있는 신도 아닌, 그저 인간일 뿐일텐데. 우리 또한 그대의 책임 하나 없을 타인일텐데."

"나... '제제 자신'이란 대체 무엇이지? 모르겠어..."

숨을 작게 내쉰다. 괴로운 듯, 손을 쥐지만, 세이카의 무릎위의 손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이어지는 질문에는, 확연하게 고개를 내젓는다.

"...필시, 아니네."

작게, 한 쪽 입꼬리가 위를 향한다.

"일어날 수 있기에, 가능성이 있기에 꿈인거겠지."

910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1:31:22

>>909 제제


"... 누군가를 안다는 것 차제가 이상한게 아닐까 싶어요. 모르는게 당연하고, 서로 알아가는 것이 당연한거고..."

조용히, 말을 한다. 그 차가 작용한것일까. 머리가 아파서 생각하기 힘든것일까, 아니면... 그저 지친것일까.

"...사실, 저도 그래요. 내가 원하던 건, 무엇이였는지. 전에는 그렇게 즐겼던 건데, 이제는 무서워서. 아무것도, 이제는 방해하는 것이 없을텐데."

"분명, 자유로울텐데."

메마른 웃음을 내뱉는다.

"그렇다면... 친구가 되어주실래요? 제제."

르 귄이라는 성은 붙이지 않는다.

그저, 당신을 당신만으로써 보고 싶기에.

그 모순적인 바램이, 당신을 향해온다.

"아니면... 저는 또 속고 있는걸까요?"

911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1:43:41

>>910 세이카

세이카의 말에 눈이 조금 커진다.

"....그래... 그대 말이 맞아."

애초에, 우리 모두 다른 존재인걸. 누군가를 안다 자부하는 것 그 자체는 오만이자 스스로를 속이는 행위가 아닐까.

세이카의 말을 조용히 듣다 여전히 친구가 되고 싶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정면으로 부딪쳐 오는, 전혀 예상치 못한 말에 눈이 동그래진다. 틀에 굳어진 두뇌가 그 것을 받아들이려 해, 한동안 대답이 느려진다. 이어지는 세이카의 말에, 간신히 입을 달싹일 수 있는 정도로.

"글쎄. 나도 모르겠군..."

입을 꾹 다물다, 다시 힘내어 소리를 낸다.

"그대는, 무엇을 믿는가?"

믿는 것은 무엇인가? 두근두근하는 심장 곁의 목소리는 무엇을 고하는 가? 여러 색채의 감정이 제제의 눈을 지나간다. 체념과도 같고, 혼란과도 같고, 두려움과도 같았다.

"내가... 본좌가, 그것에 응해도 되는 지 모르겠어."

애초에 그것은, 본좌에게 허락된 일인가? 친구라서 간단한 그 단어가, 신이라는 존재 - 아니, 그것은 변명일 뿐인다 - '나'라는 존재에게 허락되었는가?

나는 '이런' 존재인데도? 그녀는 '저런' 사람인데도?

내가 원하는 건...

--- <분명 자유로울텐데.>

헛웃음을 짓는다. 누군가를 안다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 네 말이 맞다. 감히 누가 누굴 이해한다는 오만의 죄를 저지르는 가. 그럼에도 이런 말로 너를 조금 더 깊이 알게 되었다고 느끼는 것은, 틀리지 않을테다.

내가 원하는 건...

"역시, 모르겠어. 그래도..."

손을 뻗는다. 세이카의 손을 잡으려 한다.

"그대가 허락한다면,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겠지."

신도가 아닌 그대, 내게 허락을 줘.

본좌가 감히 그대의 친구가 될 수 있을까?

912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1:52:20

>>911

"무엇을 믿는가, 인가요... 신뢰하는 사람의 말. 이려나요..."

자신을 믿기에는, 너무 두렵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사람, 신뢰하는 사람의 말을 믿는다면, 그렇다면 적어도 그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을 싫어하게 하지는 않지 않을까.

"... 헌데 신뢰하는 사람의 말로, 자신을 믿어보아라, 라고 했으니... 무섭지만, 해볼거예요."

"... 잘못되면, 무엇이 두려운걸까. 그것도 모른 채, 계속 두려워졌는데..."

"... 이제는, 그렇게 이야기해줄 사람도 없으니..."

조용히, 다시금 찻잔을 보다... 호록, 하고 다시 한모금.

"... 본좌라 하지 않아도 되어요. 그냥, 나私라고 말해도 괜찮아요."

무신론자와 신의 그릇. 참으로 희한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과 닮았다고 느끼는것은.

"mp3... 들으실래요?"

살짝, 웃음을 지으며 당신에게 권유를 해온다.

그것은, 명백한 허락이였다.

913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02:04:45

>>912 세이카

"그래. 그것이 그대의 답이라면."

눈가가 부드러워진다. 허나 그럼에도, 다정한 말이 그녀에게 씁쓸한 경고를 건넨다.

"...허나, 그대. 타인에게 맡기어도, 그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을 잊지 말게. 그 누구라도, 그 어느 헌명한 타인이라도, 신 그 자체라도, 결국은... 불완전한 존재니."

자칭 신이 슬픔을 눈에 담고 입을 다물었다.

원하는 것은 정확히 몰라도, 딱 하나의 원은 알고 있다.

내가 완전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릇같은 진짜를 쫓는 껍데기가 아닌, 진정한 의미로서의 신이었다면.

이것이야 말로 헛된 희망이자, 지나가버려 놓친 과거의 망령이다.

그런 생각에 빠져있었건만, 세이카의 지적에 숨을 들이킨다. 볼에 얕은 홍조가 떠올라, 그 것을 소매로 감춘다. 스스로의 말투를 고수해지기 힘들어진건 사실이건만, 그대로 지적당하다니...

그래도 와중에는, 세이카의 허락에 슬며시 눈을 든다.

"으응..."

그래서 처음으로 친구가 생긴 신은, 아니, 하나의 불완전한 존재는.

손을 내밀어 이어폰 한 짝을 나눠 받아갈 수 있었다.

914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02:15:00

>>913

"아하하... 마음에 둘게요. 하지만... 그 내면이, 제 자신이 두려워서... 익숙해져야겠죠."

"... 무엇이 괜찮은지, 안 괜찮은지 하기 전에 이야기해주는 사람은... 이제 없으니까..."

완벽한 존재란,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그렇기에야말로, 그 완벽함을 갈망한다. 그녀도, 그 사실은 알고 있지만. 두려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였다. 힘들지만. 또 민폐를 끼칠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혼자로써 완벽하다면, 그 존재는 외롭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렇기에, 사람을 사귀는 것이 아닐까 싶고... 사람은, 사람을 사귀지 않고서는 살아가기 힘든 존재기에."

"그렇게 잘 되지는 않겠지만... 하지만 확실히 살아가 보자고요."

자신이 전에 따라 불렀던 노래를 다시 살짝 이야기해가며, 당신을 바라보며 이야기한다. 그 표정은, 확실히 조금 풀어져 있었다.

"... 고마워요."

조용히, 당신에게 이야기를 해오는 그녀. 그 감사는, 여러가지에 대한 것이였다.

음악은, 세이카가 재판에 힘들어하던 사이에도, 기절해 있던 상태에도 계속 틀어지고 있었다. 나오는 곡은, 어트랙트라이트라는 이름의 곡이였다.

https://youtu.be/AVRF8B504GE?si=jXa8Es7CyylZC6Wp

915 시미즈 마사 (ZJojHtp0Is)

2023-09-11 (모두 수고..) 10:48:51

>>908 "그래도 잘 해내셨어요!"

그렇게 얘기하는 마사는 옛날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1심 전, 그러니까 친해졌다고 생각했을 때.

"햐아아아....!!!"

제제가 꼬물꼬물 다가오자 벽과 한몸이 되려는 듯 바짝 붙는 마사였다. 그러고서 큼큼 헛기침을 하더니 어두워서 빨개진 얼굴빛이 보이지 않는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왜 다가오는 거예욧!!"

크게 말하면 뭔가 일어나기도 할 것처럼 소곤소곤 얘기한다. (이쯤해서 먼저 재워달라고 한 쪽은 마사였다는 걸 기억할 때다.)

"또래는.... 많았지요. 저는 동갑내기 아니면 후배와 주로 방을 같이 썼지만요. 제제 르 귄 씨, 기숙사에 흥미가 있나요?"

서양에서는 아이를 일찍 떼어놓는다고 들었다. 마사는 제제를 응시하며 묻는다.

"그러면 잠자리에서 자장가를 듣거나 동화를 듣거나 한 일도 없었겠네요?"

916 INFO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13:53:03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우선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9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3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1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1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한다: 1표. 〕

〔 그 다음으로 외부 판정단의 의견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7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4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하지 않는다: 4표. 〕

〔 ... 그리고 투표 사유로 '죽이라는 표가 더 많아지면 진짜로 다 처형할지 너무너무 궁금함'라고 말씀하신 분이 계셔서 하는 말입니다만, 밀그램 시스템의 투표 규칙(situplay>1596909080>6)에 의거하여 외부 판정단의 의견은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반영된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판정단 분들께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
〔 아, 물론 죄인들끼리 투표에서 모두가 용서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온다면 모두 처형됩니다. 이 또한 규칙이자 약속이니까요? 우후후.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마지막 심문은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을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제제 르 귄은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내일은 제 3심의 판결을 선고하는 날이자, 판결에 따라 여러분들의 운명이 결정지어지는 날입니다. 그런 만큼 단 한 명도 빠지지 않고 참석할 수 있기를 미리 당부드립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제제 르 귄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마지막 심문이 훌륭하게 마무리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917 시미즈 마사 (qhW8wWI3yw)

2023-09-11 (모두 수고..) 14:05:47

>>916 방송이 들려오자 마사는 이불 속에 들어가버린다.

방송이 끝날 때까지 그 상태로 꼼짝하지 않고 있다. 잠든 것은 아닌 것 같지만.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문은 여전히 잠겨있다.

918 제제 르 귄 - 세이카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1:43:02

>>914 세이카

"..."

침묵하다, 쓴 웃음을 짓는다. 무엇이 괜찮은지, 안 괜찮은 지 이야기해주는 사람은 더는 없다.

"...그 것은 우리 둘다 마찬가지군."

마음속으로 떠오르는 것은 언제나와 같이, 어머니의 모습. 아아, 내가 편하게 어머니. 그녀의 존재가 그립다. 그녀의 존재를 갈망한다.

하지만 동시에 알고 있다. 그녀의 말은 결국, 용서 받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하하... 네가 맞아."

혼자서 설 수 없는 게 사람이긴하지.

동아시아의 한자에선, 인간을 뜻하는 단어가 두 사람이 서로 기대는 모습을 형상한거라고 들었는데.

"..."

감사이야기에는 차마 답하지는 못한다. 귀에 들려오는 자극적인 이국의 노래에 신경이 쏠린 척, 세이카의 시선에게서 눈을 돌린다. 보컬의 목소리에는 힘이 가득 차 있다. 노래가 후반부에 접어 들어 소리 낮아지자, 한숨을 쉰다.

"...나도 그러해. ...고마워."

919 제제 르 귄 - 마사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1:44:05

>>915 마사

마사의 칭찬이 세상의 모든 것이 되는 양, 환하게 미소를 보인다.

처음,마사에게 운동을 배워 뻗었을 때도 이러 했을 테지. 서투른 일을 서투르게 해내면 기쁘게 웃어주는 왠지 처음으로 돌아가는 느낌이 되려 이야기의 끝을 의미하는 것 같아 입안이 조금 씁쓸해진다. 그 기운을 꾹 삼키고 웃는다. 지금 생각하면, 역시 성실한 것 외에도.

"그대는 상냥하다 생각돼."

맑은 목소리가 웃음기 섞인 진심을 담고 고한다.

"으응??? 왜 그러는가??"

되려 마사의 격한 반응에 같이 깜작 놀라 놀란 토끼눈이 되어버린다. 붙는 것을 탐탁치 않아 하는가? 싶어서 축, 늘어지지만, 그 것은 잠시, 눈을 굴리다 조금 뿌루퉁하게 답한다.

"싫은가?"

가까이 붙으면 따뜻하고 말랑하고 하여튼 좋지 않나? 그러한 간단한 생각에 입술을 소소하게 삐죽인다. 스킨쉽이야 꽤 익숙한 제제에게는 거부감 하나 있겠다는 생각도 없다. 더 가까이 가는 일은 없지만, 더 멀리 떨어지는 배려 또한 보이지 않는다.

"흐음... 아아, 동화를 듣는 일은 꽤 있었다만, 자장가는 역시, 없는 편이지."

마사의 생각은 맞아서, 보편적으로 아기방도 따로 있는 문화도 제제의 집에선 주류였다. 그래도 어릴 적 동화는 나름 자주 읽긴 했다. 글은 빨리 깨우치는 게 좋은 실용적인 이유도 있으니. 하지만 자장가는 역시.. 음.

저번에 세이카에게 들려줄수 있던게 알파벳 송이었으니 할 말 다 했다.

"그리고 흥미라. 흥미야 있지, 그래. 기실, 처음 겪어보는 모든 것에는 흥미가 있으니."

여기 오고나서는 모든 것이 생소하지만. 예를 들면, 그대라던가, 라고 덧붙이며 눈을 깜박인다.

...

누가 들을까봐 걱정되는 것처럼, 속삭인다. 여기에는 둘 밖에 없는 데도.

"...미안하네만, 하나 물어 볼 수 있는가? 내가 그대에게 '용서하지 않는다'는 판결을 요구하면은, 안되는 건가?"

920 제제 르 귄 extra (별거없는 독백)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1:48:24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

하지만 여기에는 죄인 밖에 없기에. 우리 모두는 손에 든 돌을 바라보았다.

여기에 죄 없는 자는 없다. 그 들은 이 감옥 밖에 있어, 우리를 향해 던질 수 있는 것은 경멸의 시선 뿐이다.

---

<오르페우스는 알고 있었고, 에우리디케 또한 그리 하였다.>


계단을 오르고 있다. 그 둘은 지하실에서 나오는 중이었다. 소녀는 앞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을 다정하게 잡아 이끄는 어머니의 등이 보였다.

소녀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전설을 생각하고 말았다. 계단은 길고 어두웠으며, 저승을 연상케 하였다.

소녀는 그 전설의 결말을 이미 알고 있었다. 뒤를 돌아보면 안돼. 답을 알고 푸는 문제였다. 전설에서도 미리 경고를 주었고,현실에서도 그리하였다. 뒤 돌아보면 안돼. 오르페우스는 경고를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연인을 돌아보아, 목숨을 비롯한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후세대들은 그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다. 뒤를 돌아보면 안되는 것은 그리 간단한 것이기에.

허나 오르페우스 또한 알고 있었을 것이다. 지금 소녀처럼.

오르페우스는 등 뒤의 에우리디케를 사랑했다. 그러므로 작디작은 신음소리에도, 그는 뒤를 돌아 볼 수 밖에 없었다. 그 작은 행동이 파멸로 이끌라는 것을 알고도. 아니, 알기에.

소녀 또한 그리 다르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그것은 불가항력이었다. 운명과도 같았고, 필연과도 같았으며, 세상의 이치와도 같았다.

사과가 나무에서 떨어지듯 자연스럽게, 소녀는 뒤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모든 것이 파멸하였다.

아니, 올바르게 된 것인가?

....

---

마리 제인은 쉰에 가까운 나이의 미망인이었다. 그녀는 죽음이 두려웠고, 불치병 판정을 내린 의사를 원망하였다. 그녀는 아무 것도 해줄수 없는 교회도 원망하였고, 자신을 도와주지 못한 자식들 또한 원망하였다. 원예를 즐기는 그녀는 나의 말에 안도하여 흐느꼈다.

잭은 젊은 사업가였다. 부유하게 살아와 모두가 질투하는 삶을 살아온 그는 언제나 불안해, 소속할 곳, 동시에 그의 특별함을 알아줄 곳을 찾고 있었다. 모두가 떠받드는 나의 애정에 그는 드디어 안심할 수 있었다.

안나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중년의 아가씨였다. 그녀는 만성적인 외로움에 갇혀 그녀를 온전히 받아 줄 곳을 찾고 있었다.
삶의 목적을 잃은 재커리. 누군가를 떠받들여 인정을 얻어야만 안심하는 켈리. 친애하는 아내와 함께하기 위해 온 마커스. 운동을 좋아하지만 사람이 무서운 헨리에타. 다른 페셰적인 종교에서 도망쳐 와 지켜 줄 울타리가 필요로한 데미안. 숭고한 뜻에 심취한 브라이어. 누군가의 지시가 있어야 떨림을 멈출 수 있는 리. 수년전 화재사고에 사망한 가족이 행복하다는 확신이 필요한 나나. 그녀를 좇는 가족에게서 도피처가 필요한 케이.

외로운 사람. 두려운 사람. 불안한 사람. 특별함을 알아주고, 대가없이 포옹해주는 자를 쫓는다. 공포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로 강하고, 그러한 자신도 포옹해줄 사람을.

인간은 사랑을 해줄 자가 필요하고, 사랑을 쏟을 자가 필요하다. 홀로 서기보다 특별한 자를 따르는 것을 원한다. 생각과 불안을 모구 맡기고 싶어한다.

함께하는 자는 어떠한 특정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함께 할 가능성이 낮다던지 높다던지, 그런 구분성은 무의미했다. 모든 인간은 약해지는 순간이 있기에. 조금 더 외롭고, 조금 더 사람의 손길이 그립고, 조금 더 불확실한 미래에 절망을 느끼기에.

그리고 그런 사람이 모이면 모일수록, 그러한 성질은 더더욱 짙어진다.

생각을 그만두는 것은 달콤하다. 분위기가 그만둘 수 밖에 없게 한다. 맹목적이고 광신적이 된다. 같은 소속이 아닌 사람을 두려워하고, 두려워할 만하다고 공포를 가르친다. 학습한다.

공포를 이겨낸다 착각한다.

---

나의 마지막 심문이 도래한다. 나는 무감정한 눈으로 모두에게 그를 알리는 스피커를 응시한다.

심문이 시작도 되지 않았는데, 누가 나에게 용서한다 표를 던진 것인가. 하, 하며 허탈한 웃음을 낸다. 밖의 인간들의 표에 대해서는, 뭐. 복잡한 감정이다. 동시에 아무 생각도 들지 않는다.

귀에 걸린 두 귀걸이가 무겁다. 허나 그 것을 푸는 법은 몰라, 그 유려한 장식을 만지작 거린다. 푸는 법을 생각하는 것 조차 모독적이라, 결국 그 장신구에서 손을 뗀다. 대신, 소매를 펴 옷 매무새를 정리한다.

시간이 도래한다.

921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1:54:51

>>918 제제 르 귄

"... 닮았다고 하는 이유죠..."

쓴웃음을 지으며 긍정한다.

"... 이제는, 저희가 스스로 찾아가야 하는 거예요."

"그렇기에... 무서워요. 당신을 아프게 하기는 싫은데..."

"... 누구도 아프지 않은 세계는 어렵겠죠..."

마사의 그 상황을 보았다. 옥사나씨의 강고한 거절을 보았다. 제제가 말해오는 그 달콤함을 보았다. 권태씨의 그 우울에 허덕이는, 죽은 눈을 보았다.

... 거울에 비친, 자신의 지친 눈을 보았다.

"하지만... 노력하고 싶어요. 그런 세계를 위해서. 그렇기에... 이런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좋아해서."

"... 아빠의, 그림자에 가려지겠지만... 세계가 저를 알 필요는 없으니까..."

작곡가를 보는 사람은 의외로 적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보지.

'그날 시작한 이야기가 향하는 저 너머에서 우리'

'찾아낸 빛을 서로 비추며 답을 맞춰보자'

"...."

조용히, 그 격정적인 노래를 들으며, 당신의 손을 잡으려 했다.

"제 말을, 들어주셔서... 고마워요. 정말로."

922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1:55:29

>>919 이렇게 들은 칭찬에 멀뚱히 눈을 깜빡거린다.

"그야 저는..."

학생회장이다, 라는 말은 이제 철이 지났다. 삼키고서

"시미즈 마사니까요!"

그렇게 대답하는구나.

"시시시싫다기보단.....!!!!!"

뭐라고 형용해야 할 지 몰라 양쪽으로 내려온 머리카락을 토끼처럼 쥔다.

"아아아무튼 안돼욧!!!"

제제로서는 알 수 없는 반응이겠다.

"흐응."

마사도 제제의 집안 얘기에 관심이 있는 듯 귀기울여 듣고 있다. 이를테면 자신에게도 흥미가 있다는 사실에는 왠지 부끄러워져 어두운 것이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그렇게 흥미로운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요?!?"

마지막 물음에는, 조금 놀란다.

"....왜요?"

되물음이 돌아온다.

923 SAMAEL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00:00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924 SAMAEL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00:22

"마지막 심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침착하고 신사적인, 어찌 보면 무심해뵈는 태도로 사마엘이 우리를 맞이한다.
심문에 맞추어 배치된 재판장은 평소와 같이 적막하고 분위기가 무거웠다. 그럼에도 어느정도 침착함과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건 그만큼 많은 시간을 이 곳에서 보냈기 때문이겠지.
내 옆의 다른 죄인들과 함께.

"그 선서문을 읽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이겠군요. 기념 삼아 오늘만은 진심을 다 해 읽어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후후."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준비를 마치셨다면 선서문을 낭독해주세요."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925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01:25

여전히 피곤해 보이는 마사다. 아마 용서하지 않는다는 내부 배심원의 표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숨을 토하듯 단숨에 읽어나가고 자리에 털썩 앉는다.

926 옥사나 하네즈카 (Ewyk6Rd2iE)

2023-09-11 (모두 수고..) 22:01:54

"저는..."

어제의 일이 생각납니다.
너무 몰아붙인 탓일까요. 최악의 결과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바뀌는 것은 없습니다.
해야만하는 일을 한다. 그뿐이니까요ㅡ

927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04:41

"......"

그녀는,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928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05:54

짤랑.

이제는 익숙한 귀걸이가 맞부딪치는 금속음의 소리.

느리게, 일정한 보폭으로, 연습한 그대로 옮겨지는 발걸음. 이런 사소한 동작 하나하나 안심을 주기위해, 마음을 얻기 위해 만들어졌다. 너무나도 먼 느낌의 증인석을 향해 걷는 그 발걸음 수를 무의식적으로 세고 있었다. 하나, 둘, 하고.

증인석에 앞에 선다. 여기까지 일흔 여섯.

발을 위로 딛는다. 일흔 일곱.

한 발자국, 앞을 향한다. 일흔 여덞.

일흔 여덞의 발자국. 일흔 여덞의 마음.

제제는 앞을 바라본다. 비틀린 미소를 짓는다.

"마지막이군."

손으로 선서문을 쓸는다.

"그럼."

"본좌는... 하하.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이왕 마지막인데, 하면서 소리내어 웃는다. 분명 즐거움의 상징이어야 할 그것은 텅 빈 느낌이다.

"모두, 기분이 어떠한가? 피날레가 다가오는 군. 조금이라도 즐겁게 해줄 수있다면 좋겠어."

그렇지 않나?

929 SAMAEL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06:37



"그 말대로입니다. 즐겁게 해줄 수 있다면 좋겠군요."
의사봉 소리가 마지막의 개시를 알린다.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의 제 3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제제 르 귄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930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07:10

제제의 말에는 의도적으로 대답하지 않는다. 그다지 맘에 들지 않는 질문인 듯하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나요?"

931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07:57

(멍하니 앉아만 있던 남자 하나가 심드렁하게 입을 연다.)
반성했어?
(무엇을?)

932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09:00

기분은... 슬프네요. 무섭고.
(조용히, 중얼거린다.)

933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09:06

팔짱을 끼고,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미리 말하고 싶은게 있어. 여기까지 오면서, 생각하고 있었네. 그대들, 나와 거래하지 않겠나."

"난 지쳤어, 역시."

"그대가 내가 원하는 '용서치 못한다'는 판결을 내리면, 나는 기꺼이 그대들에게 원하는 판결을 돌려 주고 싶어. 반대로, 나를 용서하면, 나는 그대들이 가장 원치 않는 판결을."

"어떠한가?"

....

라고, 얘기하다, 픽, 웃으며 고개를 다시 정면으로 돌린다.

"....라고 할 생각이었네만."

"그대들과 이야기하고 나니, 조금... 생각이 바뀌었네."

"그냥, 그대들이 원하는 대로, 성심껏 생각해주어도 괜찮을거 같아."

"그럼."

934 옥사나 하네즈카 (Ewyk6Rd2iE)

2023-09-11 (모두 수고..) 22:10:06

"오늘은 좋은 하루였나요."

제제씨를 향해 그저 평범한 말을 건냈습니다.
다른 것은 그다지 필요없어보였기에.

935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10:45

............
(제제가 하는 말을 멍하니 듣고 있었다. 말이 끝나고 한참 뒤에야 한 마디.)
어우, 깜짝이야.
(반응 참 늦은 그 말이 끝이었다.)

936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10:58

>>930 마사

"그냥. 뭐..."

어깨를 으쓱인다.

"별로 중요치 않은 질문이라 생각하네만... 그 답은 그대도 알고 있지 아니한가?"

"방황하고, 분노하고, 절망하고... 그대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지."

그 뿐이야, 하고 조금 부드럽게 답한다.

>>931 권태

(쓴 웃음과 함께 입을 연다.)

"기실... 모르겠어. 아직도."

"반성한건 아니야."

"그 반대는..."

"역시 아직 모르겠어."

937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11:24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억지 거래를..... 취소라고 하니 다행이지만요."

마사는 식은땀을 흘리며 안경을 치켜올린다.

938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12:01

"방황과 분노와 절망 끝에 얻은 것은 가치있었다고 생각하나요?"

마사는 묻는다.

939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12:57

>>932 세이카

(부드럽게 웃어보인다. 굳이 답하지는 않는다.)

>>934 옥사나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어.

(귀걸이를 만지작 거린다.)

그냥, 와야 할것이 왔다는 느낌 뿐.

이야기 책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때의 느낌이야.

>>935 박권태

푸흐... (소매로 입을 가리고 큭큭 웃는다.) 어떠한가? 나도 이제 농에 조금 실력이 늘었는가? (이전에 유머감각이 비슷하다 말한 기억이 있으니.)

940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13:11

"... 용서하지 않는다, 를 바라시는건가요."

"... 그 결정에는... 이유가 있나요?"

941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14:34

>>936 제제
충분히 긍정적이라고 생각해.
(당신의 대답이 만족스러웠던 걸까요, 권태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렸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내리는 대답을, 설령 어떤 대답이라 하더라도, ...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아?
(그럴 준비가 되었다고 말한 것 같았거든.)

942 옥사나 하네즈카 (Ewyk6Rd2iE)

2023-09-11 (모두 수고..) 22:14:46

>>939 제제
"그런가요."

그저 고개를 끄덕입니다.

"여전히 제제씨는 신으로 있고싶나요."

943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15:01

>>939 제제
... 8점. (만점이 10점일지 100점일지는...)

944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15:07

>>937 마사

완전한 취소는 아닐세? 솔직히, 지금도 그대가 응해준다면, 나는 매우 기쁠거야...

(농인지 진심인지알기 힘들다. 아마 본인도 마찬가지인듯하다.)

>>938 마사

(입술을 짓씹다가 한숨을 쉰다.)

모르겠어.

솔직히, 아무것도 가치가 없는 느낌이야. 그 무엇도.

진리는 가치가 있기에 진리인게 아니라고 들어 본적이 있지.

허나 그럼에도, 내게 남은 것은 허한 가슴과 사무치는... 절망뿐이라네.

945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16:48

"... 혹시, 저와 들은 음악들은... 가치있다고 느끼셨나요? 아니면, 가치가 없다고 느끼셨나요?"

옆의 마사의 손을 살짝 잡으려 하며, 제제에게 물어보았다.

946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16:51

"전 선서에 따라 판결을 할 생각이에요."

아직까지는. 이라는 말은 빼고.

"그때의 그 검은 머리 여자아이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요."

947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17:57

세이카의 손이 자신의 손을 잡아오자 흥, 소리를 내며 다른 쪽으로 뺨에 바람을 불어넣고 입술을 쫑긋거리지만 뿌리치지는 않는 듯하다.

잡히지 않은 다른 쪽 손으로 턱을 괴고 있다.

948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19:13

>>940 세이카

피곤해. 지쳤어. 환희에 웃는 것도, 분노해 주먹을 쥐는 것도. 신인 것도, 그게 아닌 것이 되는 것도.

착각하지 말아주길. 나는 아직도 죽음은 일종의 축복이라 생각한다. 기쁨의 고통도, 슬픔의 아림도 없는.

그리고 신도들에게 그걸 선사한 '신'에게는... 이게 맞는 결말이라는 걷잡을 수 없는 생각이 들어.

(픽, 웃는다.)

그리고 나는 결국, 내가 사랑하는 자와 함께 있고 싶은, 어쩔 수 없는 존재인가봐.

내 존재를 내려 놓는 법은 보이지도 않고... 그뿐이다.

>>941 박권태

여기서 깨달은 게 있는 데, 그것은 그때까지... 받아봐야 할거 같아.

내 또한, 처음에는 그대들의 판단따위 아무렇치 않을거라 생각했네만... (하하, 하고 웃는다. 그 결과는 알겠지.)

949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20:34

>>948 제제
... 뭐, 그럴 수 있지. (이해할만 하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 (머뭇거리는 기색. 어제의 그 사태가 그한테도 충격이었을까...) ... 혹시, 힘든 질문 받으면 기절할 것 같니?

950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21:26

>>942 옥사나

애초에 신이란건... 되고 싶어서 되고, 지속하고 싶어서 지속되는 것은 아니라네. (내려놓는 것도 마찬가지고, 라 말하며 고개를 저은다.)

내가 '신'인 이유는 내가 원했기에 가 아닌, 내가 그저 그렇게 태어나고, 내가 사랑하는 자들이 그러한 신을 필요했기에.

지금도 생각해. 그런 호불호는 역시 나의 영역이 아니야.

>>943 박권태
(콧웃음을 친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듯하다.)

951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21:39

"... 너무, 닮아서... 슬프네요."

"... 그럼에도, 용서를 받는다면. 삶을 이야기한다면."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실련지, 물어봐도 될까요?"

952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23:35

>>945 세이카

그건-

(잠시, 말을 잇지 못한다. 오랫동안. 결국, 고개를 내린다. 그리고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말은 죄를 고하듯이, 죄악감과 함께 속삭이며 나온다.)

........있다고 느꼈다.

>>946 마사

역시 그대는 성실하구만.

(이전에 말한 말을, 웃으며 똑같이 되풀이한다.)

으음, 무엇을 듣고 싶나? 본좌도 그 아이에 대해 아는 것은 많지 않네만.

953 옥사나 하네즈카 (Ewyk6Rd2iE)

2023-09-11 (모두 수고..) 22:25:36

>>950 제제

"달라지셨네요. 좋은 의미로."

이전이었다면 신일 수밖에 없다고 일축하였겠지만, 아마 이번 기간동안에 큰 심경의 변화가 있었겠지요.
...생각해보니 그때는 좀 급했을지도.

"음... 만약 나간다면 하고싶은 것이 있나요?"

954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26:08

>>952 "... 다행이예요."

"... 그건, 죄가 아니예요. 정말로."

"그러니까... 제 재판에서 말한 그 제안은, 아직 유효하다는 것을 알아주세요."

"... 사실 이 판결의 결말은, 저로써는 완전히 예측 불가능하기에..."

955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27:25

>>949 박권태

....푸흡! (소매로 터지는 웃음을 감춘다.)

그대, 혹시 그대의 탓일까봐 신경쓰고 있었나?

그럴 일은 없을테니, 걱정 마시게.

(으음... 아마...라고 속으로 생각하지만, 티 내면 안되기에 입은 다문다.)

>>951 세이카

(옛날이었다면 감히 신을 인간과 닮았다고 하는 말에 성을 냈을턴데. 지금은 그저 웃는다.)

...생각해둔 것은 없어.

저기 그녀 (옥사나를 향해 턱짓을 한다.)와 같은 버킷 리스트는 만든 적이 없어서.

굳이 말하자면... 그 아이를 다시 만날 수 있는 지 알고 싶네.

없다면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하다면... 이름을 묻고, 생각을 묻고, 원하는 게 있는 지 묻겠지.

그리고 그 후에는...

죽는 게 좋겠군, 그래.

하하...

956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29:26

>>955 제제
...... 일조는 했겠지. (웃기려고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웃음 터진 부분에 심통이 나 미간을 조금 찌푸렸다.)
그럼 마음 놓고. 우선... 용서받지 못 한 사람과 용서받은 사람 간의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니. 나한테 들은 대답 말고, 네 생각을 듣고 싶네.

957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30:32

>>953 옥사나

진정 그리 생각하는가? 나는 잘 모르겠어.

(중얼거리듯, 속삭이듯 얘기한다.)

나의 가슴은 텅 비어있고, 이제 다시 만날 수 없는 자들이 그리워 죽겠어. 변화가 좋은 것이라면, 어째서 내게는 고통 밖에 없을까.

(침묵한다.)

감히 신을 변화시키다니, 무례하구만, 그대들은.

(웃음을 보아 농담..인가?)

나간다면야...

그 아이를 보고, 원하는 게 있는 지 묻고 싶어.

내 마지막 책임감이라 볼 수 있지. 신으로서, 매듭은 마무리해야하니.

>>954 세이카

(세이카의 위로에 침묵한다.)

어떠한 제안? 함께 죽어줄텐가? 하하...

(일부러 능청을 떤다.)

958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30:46

"제제 르 귄 씨가 아는 모든 것을 알려주시면 좋겠지만..."

마사는 머뭇거린다.

"그 여자아이가 거기에 있던 이유, 그리고 제제 르 귄 씨가 그 여자아이에게 느낀 기분을 이제는 얘기할 수 있겠나요?"

959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32:12

"버킷리스트라... 저도... 딱히,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본적은 없네요, 진지하게는..."

"... 죽지 않고, 살아가 달라고 한다면... 삶이 강제된다면. 자살이 금지된다면. 그때는 어떤 일을 하실 것 같나요?"

960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36:27

>>956 박권태

그대 탓은 아니게. 필시. (약간 부드럽게 얘기하는 것을 보아, 이러한 점은 바뀌지 않은 듯한다.)

하하... 짖궂구먼, 그대. 내가 왜 물어보고 다녔겠냐? 그 질문의 해답을 알지 못해서 겠지. 솔직히, 아직도, 더 물어보고 싶네. 하하.

그래도 그 간에 얻은 결론을 얘기하자면, 역시...

(침묵.)

모두의 시선으로 보아, 아마... 그래, 어떻게 비춰졌는가... 가 있지만.

역시 그 '이유'가 아닐까.

사회적인 통념이라던지, 태도라던지, 있지만...

살인의 이유 말일세. 그대들의 시선에 보기에 타당하지 않으면. 이랄까. 사랑하는 자는 소중히 해야한다, 같은. 기본적인 생각에 따르는... 이라던가.

(역시 살인자끼리라 그런가, 그런 이유가 중요해 보이네, 하며 작게 웃는다.)

'동의'하는가. '긍정'하는가. 그래서, '용납' 가능한가.

사랑하는 자를 아끼고, 싫어하는 자를 내몰수 있는가.

행동을 마주할수 있는가. 같은 시선을 공유할수 있는가.

...틀린 것을, 틀리다 말할수 있는가.

인간인가.

...그런 것 말일세.

961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38:45

>>957 그것 말고요. 저에게 주신... 제제씨의 mp3.

... 물론... 둘다 나간다면. 종종, 플레이리스트를 보낼게요. 폰도 개통해드리고, 전화로 대화도 나누고...

962 옥사나 하네즈카 (Ewyk6Rd2iE)

2023-09-11 (모두 수고..) 22:38:56

>>957 제제

"그리워하고, 후회하는것이 인간이니까요."

"개인적인 이야기로, 저는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고통을 끝내는 방법도, 인간이 앞으로 나아가야하는 이유도."

"얼마 되지도 않는 시간에서 너무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녀는 자기 가슴에 손을 얹고 말한다.

"...꼭 저를 보는 것 같네요 제제씨는."

"똑같아요. 삶의 목적을 하나로 규정하고 이루었으니 죽는다."

"결국 끝까지 마주해야할 죄악에서 도망치는 것 뿐인데."

"하지만 이해합니다. 그 이외에는 생각이 나지 않죠."

침묵한다.

"어제 멋대로 세이카씨를 이용했습니다."

"확실하게, 저의 손으로 끝을 맺기위해 그릇된 선택을 했지요."

"...죽음이 확정되기까지 한걸음. 많은 생각이 들더군요."

"만약, 그렇게 죽는다면. 제제씨는 그 끝까지 만족할 수 있을것같나요."

"자신에게는 욕망이 없다고, 그리 단언할 수 있나요."

963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40:19

>>962 "...? 저를, 죽이려던게 아니였나요...?"

964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41:00

>>958 마사

그 아이는...

으음, 나도 잘 알지는 못해. 본좌의 어머님이 알려준 것을 토대로 행동했을 뿐이라.

(이제는 그 내막을 알려줄 자는 당사자인 그 아이 외에 존재하지 않고, 하며 허공을 응시한다.)

그저.... 그 아이가 괴롭기에, 나와 나의 사랑하는 자들은 행복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고, 그 아이가 풀려나면 이러한 생활은 끝나 불행이 찾아 올 것이기에, 그 문을 열어서는 안된다. ...라는 이야기지.

그 기분을...솔직히, 지금 도 힘들어. 엃킨 실타래를 굳히 풀고 싶지는 않네만...

(한숨을 쉰다.)

...나는 그 감정의 대부분의 이름조차 몰라.

하지만 나는 역시, 그에게 의무감을... 사명감을 느끼고.

죄책감과 혼란과 공포를 느꼈으며.

....'정', 도 느꼈지. 그래.

그건 알 수 있어. 그대들에게 느낀 것과 비슷하니.

965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41:50

>>960 제제
짓궂은 거 질문할라 했으니까 내가 걱정한 거지...... 아무튼. (뜸.)
그러면 네가 용서받지 못 한 까닭도, 방금 네가 말한 차이점에 기반한다고 생각하니.
간단하게 줄여서... 네가 타당하지 못 했기 때문에 너는 용서받지 못 한 거야?

966 옥사나 하네즈카 (Ewyk6Rd2iE)

2023-09-11 (모두 수고..) 22:43:27

>>963 세이카

푸흡, 그리고 박장대소.
재판장이 떠나가라 웃어댑니다.
그야 그렇죠. 그렇게나 진지하게 말했는데.

"세이카씨 어제는 정말로 미안했어요"

"하지만 제가 하려고 했다면 밤에 몰래 했을거에요."

"저는 그렇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죽인 사람이니까요."

"같은 수단을 쓰겠죠."

967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44:10

마사는 조용히 끄덕인다.

"그럼, 아까 제제 르 귄 씨가 말했던 대로 저희가 저희 각자의 판단에 기반한 판결을 내린다면 제제 르 귄 씨는 저희에게 어떤 판결을 내릴 건가요."

마사가 이어 묻는다.

"벌써 투표를 했거나 어떻게 투표할 것인지 생각해뒀나요? 기준은 무엇인가요?"

968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44:13

>>959 세이카

하하하...

(진심없는 웃음을 흘린다.)

솔직히... 본좌가 아직 '신'으로서 기능하고 있었다면, 그대들의 원에 따를터지. 하지만 그대들은 꾿꾿히 본좌는 그러한 존재가 아니라 하지 않았는가?

그러니 그대들의 원에 따르지 않을 수도 있지.

(웃음이 짖궂고, 조금은 사납다.)

어떠한가. 아직도 그대들이 만든 변화가 마음에 드는가?

솔직히, 얌전하고 말 잘듣는 '신'이라면 그대들이 원하는 답이든, 행동이든, 투표든, 뭐든 바로바로 뱉어줄턴데.

(헛된 원망인가. 어쩔 수 없다. 변화에는 고통이 따르니.)

969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44:38

...... 떠보는 말이었구나. (세이카랑 덩달아 옆에서 작게 중얼거린다......)

970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45:30

>>966 "저, 완전히 기분 상했어요. 사과 정도는 하시겠죠?"

옥사나를 째려보며 묻는다.

971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48:00

>>966 "...으우..."

>>968 "... 응, 마음에 들어요. 제제씨 마음에 안 들면, 바로 거부한다는 건... 제제씨에게 좋은 일일거예요."

...자신은, 무서워서 못하는 것이지만.

972 옥사나 하네즈카 (Ewyk6Rd2iE)

2023-09-11 (모두 수고..) 22:48:42

>>969 권태
"동의를 구하는 살인은, 병원에서만 이루어지면 되는거잖아요."

>>970 마사
"미안했어요 마사씨. 그래도 이번 3심은 마사씨도 평소랑은 전혀 달랐으니... 뭐 비슷한걸로 하면 안되나요?"

973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49:23

>>961 세이카

(웃음기는 사라지고, 표정이 씁쓸해진다.)

...

나쁘지 않은 상상이군.

...

그대의 제안은, 역시... 모르겠어. 모르겠네. 미안하군.

(팔을 손으로 잡으며 시선을 피한다.)

>>962 옥사나

(옥사나의 말에 미소가 슬픈 빛을 띄나, 바래지지는 않는다.)

생각보다 인간들은 '신'이랑 공통점이 많은 거 같구만, 그래. ...결국엔 이러한 '신'도 인간이 만들었으니, 어쩔수 없는 것일까.

(혼잣말과도 같은 말을 끝마치고, 옥사나의 말을 경청한다.)

...도망이 그리 나쁜 일은 아니지. 도망간 곳에 낙원은 없다지만, 지옥또한 없으니.

만족.. 또한 모르겠어

(천장을 바라본다.)

기계가 일을 하는 데에 만족이란 그 부품에 포함되지 않으니.

내가 배운 것 또한,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없다는거네만...

그대들이, 이 나를 위해 선택을 해준다면, 그러해 인간의 소망으로 이뤄진 신으로서 끝을 매듭지을 수 있다면...

나는 역시 기쁠 것이야.

974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50:12

>>972 흥. 소리를 내며 옥사나로부터 고개를 돌리면 또 거기엔 기분을 상하게 한 또다른 원흉인 세이카가 있다. 결국 정면의 제제를 보기로 한 마사다.

"감히 저를 그런 식으로 대우하다니."

혼잣말을 꿍얼거린다. 삐쳐 있다.

975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52:08

>>974 "... 미안해..."

무섭다. 역시나, 무섭다.

976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53:02

>>975 제제를 본 채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미동도 없다.

어쩌면 그냥 급해서 나오는대로 하는 사과라고 생각하는 건지도 모른다.

977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53:26

>>965 박권태

이미 그대는 본좌의 속을 한번 뒤집어 놓지 않았는가? 푸흐..

(복도에서 꼴사납게 토한 때를 가르킨다. 농담하듯 건네는 말이다.)

답을 한다면 역시...

(눈을 감는다.)

그러하지.

신은 타당해야 했지만, 나는...

(눈을 느리게 뜬다.)

...아니, 그 뿐만이 아니라...

원래 인간이란 자는, 타당해야 하기에. 원래 존재와 그 자유의 대가, 고유의 특권인 선택의 무게는 그런 것이기에.

>>967 마사

글쎄다.

내가 말했던 것처럼, 그대들의 투표에 따라 나 또한 거래의 일환으로 결정할 생각이었기에.

아아, 마음을 내려놓지는 말게. 혹여나 모르지 않는가? 본좌가 그대들에게 너무 많은 애정을 품어, 다 함께 행복해지자고 사형을 권할 수 있지 않는가. 푸흐흐... (소매를 들어 웃는다.)

978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2:55:10

>>977 제제
............. 그럴줄 몰랐어.
(변명처럼 내뱉는 말. 하지만 진심이었다, 역시 그렇게까지 반응하길 바라지는 않았다...)
... 그렇구나. 알겠어. (느릿하게 눈을 느릿하게 감았다가 떴다.) 그럼 말야, 지금의 너는 사랑이 무엇이라고 생각해?

979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2:56:01

(세이카를 떠보는 그 일에 옥사나와 맞장구를 맞추어 준 기억이 있기에, 그 주제가 나오자 딴청을 피운다. 애초에 이미 눈치챈 쪽이기도 하겠고. 타인도 몰랐다는 것은 예상 못했다고 생각한다.)

>>971 세이카

하하.. 본좌의 죽음이라도? 그러한 호불호에도 관대하였으면 역시 좋겠다만.

(본좌는 아직도 그대의 마음에 들었으면 하니, 하며 웃는다.)

980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2:57:00

"제제 르 귄 씨는 후회되는 게 있나요?"

그렇게 질문을 던져본다.

981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57:51

>>977 그렇게, 올라가고 싶으시다면... 제가, 말릴 자격은 없겠죠.

...하지만... 그 전까지, 이승에 있을 이유를.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가능하다면.

982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2:59:35

>>976 이, 재판이 끝나고... 이야기해도, 될까...?

(마사에게 조용히 질문한다.)

983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3:01:24

>>978 박권태

(푸흐흐, 하고 아이같이 웃는다.)

걱정 마시게. 내 그대를 탓하는 일은 없으니.

...그리고 역시, 들어야 할 말이었지.

(그 때 기억을 떠올려도 속을 뒤집는 고통을 피할 수 없듯, 미간을 살풋 찡그리다가도, 권태의 말에 풀어진다.)

...사실. 그 정의 자체는 처음과 똑같네.

그저...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것. 불행을 피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것. 그것을 위해서는 뭐든 지 할 수 있는 것.

(잠시 조용히 하다, 작게 덧붙인다.)

....사실, 의무가 아닌 것. 의무 없이도 어쩔 수 없이 찾아오기에. 내가 누구라서가 아닌, 그저 내가 존재하기에 존재하는 것.

...그리고, 아마...

앗지는 않는 것. 생각을... 그만두지는 않는 것.

아마.

(곁. 미래. 행복. 거기에 들어갈 수 있는 말은 다양하다. 제제 스스로 그말을 특정할수는 없는지, 거기에서 입을 다문다. 괴롭다. 본좌는 그 의무를 다 했을 뿐인데,라고.)

984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3:01:40

>>982 흥, 소리를 내더니 새침하게 말한다.

"심문에 집중하시죠. 세이카 씨."

985 옥사나 하네즈카 (p8VBkzBCXQ)

2023-09-11 (모두 수고..) 23:02:26

>>962 제제
"종교에 기댈때는, 마음이 지쳐있을때 뿐이니까요."

당연한거라며 말을 덧붙였습니다.

"...고통에서 도망치면, 더욱 큰 고통이 있을 뿐이에요."

"병을 고치지 않으면 악화되듯이."

"감정 역시 바로잡지 못하면 악화되는 법이죠."

본능적으로 담배를 찾으려다 얼마전 마사씨의 모습때문에 모조리 폐기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신을 인간으로 끌어내릴 작정이랍니다."

"얼마 전, 저의 심문이 끝났을때를 기억하시나요?"

"그때의 제제씨는 정말로 그 나잇대의 어린아이같았어요."

결국 이것은 어른의 잘못이었습니다.
아이에게 감당못할 짐을 지우고 짐에 짖눌려 죽어버리도록 내버려둔.
그런 어른들의 잘못.

"제제씨는 기계가 아니에요. 살아갈 수는 없나요?"

고개를 살짝 떨굽니다.

"만약,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 것 같나요."

"만약 당신을 괴롭히는 것들이 없었다면 어떤 삶을 살았을것 같나요."

"만약 지금이라도 그런 삶을 되찾을 수 있다면..."

"제제씨는 그런 삶을 선택하고 싶나요?"

986 박권태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3:04:13

>>983 제제
답해줘서 고마워. ... 시간 상 나의 마지막 질문이 되겠네.
(잠시 눈을 감고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 하다가,)
... 너는 네가 사랑을 해도 된다고 생각해?
사랑을 하면서 살아갈 방법이 있다고 생각할까.

987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3:04:17

>>984 "!!!"

"...네..."

988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3:04:49

>>980 마사

흠.

(의외로, 이 대답을 하기에는 오래 걸린다.)

모두, 혹은 아무것도.

후회는 그 상황에 다른 것을 택할 수 있음을 알기에 나오는 감정이 아닌가?

그대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본좌에게는 역시, 시간이 돌아가도 그렇게 행동하리라는 믿음이 존재한다네.그럴 수 밖에 없는 존재이니.

그러기에 그 무슨 행동이라도 되돌리려면, 나의 존재의 기원...까지 거슬러 가야 겠지.

그러니 모두 다, 혹여는 아무 것도 후회하는 않는다네.

>>981 세이카

(답하지 않는다. 고개를 돌리고 팔짱을 낀다. 외면하는 투다.)

본좌의 심문이 도래하기도 전에 투표를 던진 성급한 이가 누군지 예상이 가는 구먼.

989 SAMAEL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3:05:55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990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3:09:08

"... 변하지는 않을 예정이예요."

"...저는, 여러분이 좋기에."

991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3:13:28

>>985 옥사나
(그 말에 쓴웃음을 짓는다. 확실히 그러한, 심신이 지친 자들이 제제를 찾은 일이 많기에. 동시에 그들은 그러기에 연약했고, 그러기에 애틋했다.)

글쎄다...

본좌가 배운 것은 반대라.

아예 그 끈을 잘라 끊어버리면, 이어지는 것 또한 아무 것도 없을 뿐이지. 망친 작품은 고치기보다 그저 폐기하는 게 쉬운 이치야.

(고개를 기울인다.)

그대야 말로, 그대의 끝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기에 그 말을 하는 겐가?

...

...그대가 말한 것은 상상하기가 어려워.

나는... 나이기에, 나이니.

이렇게 태어나고 이렇게 살아왔기에, 나는 이렇게 존재해. 내 삶의 괘적은, 아무리 비틀려 있다해도 존재의 근거야.

그 외의 선택지는, 가능성은... 상상조차 힘들어. 그런게 있다면, 그건 더 이상 '본좌'가 아니겠지.

그렇기에 유의미한 답은 주지 못할거 같군. 사죄한다네.

>>986 박권태

솔직히 얘기하자면...

(고개를 내린다.)

.....아니.

그대는 내가 알아봐주기를 원한다 했지만.

나는 사랑을 해야서는 안되는 존재였기에. 더 이상 사랑을 할 수 없는 몸이기에.

본래, 그러기에 이 장소에서 끝을 보고 싶다고 결정한 것이라네.

(푸흐, 하고 웃는다.)

첫 자의적 선택은 타살, 그리고 그 다음은 자살이라니, 웃기지 않는가?

992 SAMAEL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3:14:32

"그만. 여러분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두 번의 망치 소리와 사마엘의 인삿말이 뜻하는 건 오늘의 심문도 전부 끝마쳤다는 것.

"이제는 정말 이 기나긴 심문의 연속도 마무리를 지어야 할 시간이군요. 제가 시원섭섭한 만큼 여러분도 다양한 감정을 지니셨으리라 짐작합니다."

... 그리고 제 3심까지 이어진 이 밀그램 시스템도 마지막 한 단계만을 남겨두고 있다는 것.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위압감과 부담이 느껴지는 것만 같다.

"죄인이자 배심원이신 여러분, 내일까지 모든 투표를 마쳐주시기를 다시 한 번 당부드립니다. 그래야만 여러분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 있을 테니까요."
"마지막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는 않으시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낮은 웃음소리와 함께 오늘의 추출이 무사히 종료된다.

"제제 르 귄의 심상으로부터 『<Here lies Ozymandias>』이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3심 제제 르 귄 심문을 종료합니다."

993 SAMAEL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3:14:56

https://postimg.cc/gallery/bdph7cT

심상독백³ #5 ── 죄수번호 006 제제 르 귄
(분량이 많은 관계로 링크에 들어가 감상해주세요.)

994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3:23:24

무섭다. 당신이 이제 내가 필요없다고 할까봐.

무섭다. 당신이 나를 싫어할까봐.

무섭다. 무섭다. 무섭다.

하지만.

무섭다는 이유로, 멈춰서 있을 수는 없었다.

... 계속 망설이던, 일을 할 차례였다.

조용히, 마사의 방을 두들겼다.

995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3:25:08

>>994 방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다.

방에 없는 것 같기도 하나, 소녀는 분명 거기에 있었다.

이불을 뒤집어쓰고서 듣지 못한 척을 하고, 눈을 꽉 감아 문의 소리를 외면해 버린다.

996 제제 르 귄 (6LO6dauhUY)

2023-09-11 (모두 수고..) 23:27:52

(심상 독백이 추줄된 후, 방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엄청난 탈력감이 온몸을 덥친다. 무너질 뻔한 다리에 가까스로 힘을 주어 버티지만, 후들거리는 손은 멈출 수 없다. 뭔가 상상과는 다른 반응에, 가만히 서서 스크린을 응시하며, 귀에 달린 귀걸이를 만지작거린다.)

997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3:27:57

>>995 "...마사..."

목소리는, 울고 온 듯 갈라져 있다.

자신에게, 자격이 있을까.

이미 당신은, 나에게 싫다고 말하는 것일까.

... 자신은, 당신과 함께 살 자격이... 이제는 없는 것일까.

문을 두들기는 소리는, 점점 약해져간다.

998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3:31:11

>>996 제제

그 심상독백을, 천천히 읽었다. 그 무대위의 소녀는, 괴물이라고 자신을 칭한다.

... 어째서, 당신은 자신의 탓이라 하는 것일까.

그들을, 어째서 그리는 것일까.

"... 제제씨..."

천천히, 당신을 향해 다가간다.

999 SAMAEL (3lTBShcD1U)

2023-09-11 (모두 수고..) 23:32:38

>>994
(이미지 오류로 인한 재업로드)
https://postimg.cc/gallery/fYTTdQK

1000 시미즈 마사 (QGDAphmr6M)

2023-09-11 (모두 수고..) 23:34:45

>>997 여전히 방 안에서는 아무 소리가 나지 않는다.

마사가 세이카의 목소리에서 무언가를 눈치챘는지 어떤지도 알 수 없다.

그대로 두드리는 소리는 잦아들어간다.

1001 세이카 (KSbtJfhRb2)

2023-09-11 (모두 수고..) 23:49:10

>>1000

"... 마...사..."

당신이 자고 있을수도 있다. 그런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당신이 자신의 행동에 화가 났다면.

...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알려줘. 난, 난 몰라... 제발.

"... 문, 열어....줘..."

무너지고 만다. 그 답을 알지 못하기에.

조용히, 울음을 터뜨리며 이야기를 해온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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