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이전 재판장: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5 휴게실(잡담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7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
앞의 소녀가 자신을 바라본다. 손에 닿은 온기가 뜨거워 화상을 입을 것만같았다. 그녀의 조용한 음이 귓가에 남아 자신을 괴롭히는 거 같았다.
마음 안의 무언가가 꿈틀거린다. 별로 신 답지는 않았다.
제제는 그것을 끔직하고 불쾌한 감정이라 정의하였다. 머리 여럿 달린 괴수처럼 그것은 여러 감정으로 제제를 괴롭혔으며, 하나를 쳐 내면 또 하나에게 물어 뜯기는 느낌이었다.
끔직했다. 불쾌했다. 괴로웠다.
내가 지금, 무슨 표정을 짓고 있지?
"...시간이 늦었군."
입에서 뭐라 말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기계처럼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세이카의 손도 자연스레 떨어졌다. 그랬던거 같다. 잘 모르겠다. 속에서 무언가가 자꾸 뒤틀리는 느낌이라 신경을 쓸 상황이 아니었다. 이 모든 것이 너무... 너무 했다. 아마 웃고 있었던거 같다.
"너무 오래 잡아둔거 같아 미안하네." 라고 말했던 거 같기도. "함께 음악을 들을 수 있어 즐거웠네"라고 말했던 거 같기도 하고. 아니, 둘 다인가?
어느새 정신을 차리고 보니 손으로 문을 더듬어 문손잡이를 돌리고 있었다. 조금, 이 방에서 나가 나의 공간으로 돌아가면 숨이 트일것만 같았다. 아니, 그렇다고 확신했다.
그래도 나가기 전에는, 한 마디를 해야 했다. 조금 괴로운 듯이, 말이 이 사이로 스며 나온다.
〔 지난 24시간동안 입고를 요청받은 물품이 크게 두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금괴 5개입니다. 당연히 거절했습니다. 저희 밀그램 시스템이 죄인 여러분의 편의를 최대한 보장하고자 노력하는 건 맞습니다만 통장 사정까지는 봐드리지 않습니다. 장난치지 마십시오. 〕 〔 또한, 항우울제와 항갈망제를 의무실에 구비해달라는 요청 또한 있었습니다. 이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기에 들어는 드렸습니다만, 여느 물질이 그렇듯 오남용 시 건강에 무리가 갈 수 있는 약품이기 때문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 후에 복용해주시길 바랍니다. 이 짧은 수감 생활 중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둘째 치고서라도 말이죠. 〕 〔 마지막으로, 도서실의 연체도서를 추적하던 중 일부 도서가 파괴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실꼬기, 머리끈 등 악세사리를 만드는 것과 관련된 책이었습니다만... 종이 하나하나를 뜯어내어 파괴에 공을 들인 듯 하더군요. 흐음, 어째서입니까? 죄인 제제 르 귄. 그토록 신경써서 머리끈을 만들어 선물하더니. 〕
〔 다음으로는 투표 현황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9표입니다... 만, 자기 자신한테 투표되어 무효가 된 표가 1표 있습니다. 〕 〔 듣고 계십니까, 자신한테 ‘용서하지 않는다’라고 투표한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다음부터는 이러한 착오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1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이전과는 달리 전반적으로 용서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이군요. 〕
〔 오늘은 심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참고하시어 다음 심문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해주시길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현재, 제제의 일과는 이러하였다. 익숙지 않은 곳이 이번의 판결로 익숙한 곳이 되니, 생활 패턴 또한 비슷하게 돌아갔다.
일단, 5시 기상부터 시작하는 준비. 이것이 가장 오래 걸리는 일이었다. 익숙지 않으므로 이전보다 시간이 걸린다. 머리부터 옷매무새까지 완벽히 하고 나면 방을 나선다. 창문은 없지만, 해가 뜨기 시작할 때쯤이라 생각된다.
그로부터 간단한 식사, 그리고 도서관. 심리학이라던가, 관련 서적을 흩어보며 필요로한 지식을 견고히 한다. 읽는 책은 이미 읽어 본 익숙한 책뿐. 본 적 없고 필요 없는 서고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그 외의 시간에는 무엇을 하는가. 답은 간단했다.
제제는 휴게실, 혹은 방 안에 단정히 앉아, 허공을 응시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 모습은 상점가의 도자기 인형과도 같았지만, 그와 달리 바라볼수록 몹시도 불쾌하고 소름 끼치는 것이었다. 제제는 인형이 아닌 인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시간이 되면 방으로 돌아가 취침한다.
-- 익숙한 행동 방침을 따르다 보니, 신도들을 둘러보아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그들의 고민, 하소연, 고통을 들어주고, 위로해 주고, 올바른 말을 설파하는 시간.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그 시간이 통째로 텅 비게 되었다. 제제는 그들의 곁에 더 이상 있을 수 없었고, 무엇보다 그들은 현재 다 '행복'해졌으니까.
처음 왔을 때는 하루에도 시간이 부족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처음 읽어보는 책들을 보고. 처음 해보는 운동도 힘내보고.
하지만 다 어리석은 짓이라는 게 판결 났다. 지금의 제제는 며칠 전의 제제를 비웃는다. 신으로서 태어난 이상, 그 사명을 그리 쉽게 내려놓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나? 하하, 우스운 일이다. 하하.
하지만 신의 자리를 되찾은 후, 이 시간은 계속해서 비게 되었다. 원래는 자신의 자리를 되찾으며 일부러 비워놓은 시간이었다. '이전'과 달리, 다른 수감자들이 제제를 찾아오는 일이 없었다. 설령 그렇다 하여도 이전의 생활과는 너무나도 달랐다. 그들은 제제에게 고민도 고통도 불행도 얘기하지 않았다. 대신 말하는것은... 모순. 그래, 모순이었다. 끔찍한 모순.
마음속에 무언가가... 무언가가 차곡차곡 쌓이고 있었다. 본인도 모르는 무언가가.
그들이 원하는 게 대체 무엇일까? 신은 신도를 위해 존재한다. 그들을 이끌고, 하소연을 들어주고, 행복을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신도 없는 신에게는 존재 이유가 없다.
판결은 신이 필요하다 말하였다. 제제의 행동을, 존재 그 자체를 긍정하였다! 하지만 그에 응해 웃는 얼굴로 다가가면, 기대하던 하소연은커녕...
제제의 존재 자체가 고통이 된다는 듯 행동한다.
이해되지 않는다. 이해되지 않는다. '용서'하지 않았나? '긍정'하지 않았나?
그러면 속으로라도 제제와 동의하는 게 아니었나. 지금이라도 고민과 번민을 내려놓고 싶어 하는 게 아니었나? 모르겠다, 모르겠다!
가끔, 제제는 걷잡을 수 없는 분노에 사로잡히긴 했다. 그 분노는 의식하자마자 사그라들었으나, 좋은 징조는 아니라 생각했다. 별로 '신'스럽지 않지 않는가.
그 분노는 어리석은 자를 보는 답답함과도 같았고, 어린아이의 투정과도 같았다. 기어오르는 자를 향한 거슬림과도 같았고 갈 곳 없는 원망과도 같았다. 하지만 동시에, 계속 억눌린 무언가가 터지고 솟구쳐 일대를 헤집는 것과 같은 느낌이었다. 안전한 나의 울타리를 침입자가 마주 부수고 흩트려 놓는 느낌이었다.
어째서? 그만해! 감히! 아무것도 모르면서! 그만둬!
용서한 주제에!
진실을 보지 못하는 자가 원망스러웠다. 자신의 자리를 흩트려 놓는 게 증오스러웠다.
“ ─ 죄를 저질렀다는 자각이 없는 사람한테 이를 알게 해주기 위해서는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
헛소리다. 우리는 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
모두 속으로 용서를 원하는 주제에! 괴롭지 않길 원하는 주제에!
여기에는 새로운 것이 많았다. 한때 즐거움의 표본이었던 그것들이 모두 위협이자 불쾌한 것이 되어 다가왔다. 새로운 것은, 익숙지 않은 것은 모두 끔찍했다. 끔찍하게 여기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흔들리는 것이다.
화가 났다. 새까만 불쾌함으로 가득 채워지다가, 결국 용서받았단 생각이 들면 새하얀 환희로 뒤덮였다. 불행한 이들에게 끝없는 애정과 연민을 느끼다가도 일렁이는 적의를 눌러 내려야 했다.
상념, 끝없는 상념. 누구 앞에서는 절대로 티 내지 않았다. 허나 혼자가 되는 순간, 제제의 머릿속에서 이러한 상념이 끝없이 몰아쳤다.
신답지 않았다. 절망적이었다. 어떻게 라도 평정을 되찾아야 했다. 감정을 해소하는 법은 하나도 몰랐기에, 제제는 길 잃은 미아처럼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결국, 정말로 짐승마냥, 본능을 따랐다. 아무도 없는 개인실이기에 가능했다.
부욱, 곱디고운 손가락이 페이지를 잡아 짓이겨 뜯었다. 무심해 텅 빈 잿빛 눈동자가 구겨진 종이를 응시했다. 기계처럼 그 동장을 반복했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본인의 신체는 신의 그릇이기에 안된다. 타인의 신체? 웃기는 소리. 더더욱 될 리가 없다. 그래서 배출구는 마침 눈에 띄는 초라한 책 한 권이 되었다. 마침 필요가 없어진 물체였다. 필요가 없어진...
스스로의 손으로 행하는 파괴는 극히 달콤했다. 그리고 극도로 초라했다. 그냥 철없는 아이의 장난 같았다.
투둑, 하고 노트 위로 붉은 잉크가 떨어진다. 이상하다, 색이 있는 펜은 쓴적이 없는데 싶어 코 밑을 만지니 그대로 피가 묻어나온다. ...그럴만도 하겠네. 그날, 드러나게 되어버린 내 심상 때문이겠지. 그것때문에 마음이 편치않아 밤에도 잘 잠들지 못하다보니 이런건가. 전에는 아무래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최근에는 수감생활이 길어지다보니 원치않게 올바른 생활을 하게 되어서 몸이 받아주지 못한 거겠지. 곧바로 대충 응급처치를 하고서는 다시 자리에 앉아 빈 노트 위를 툭툭 하고는 건드리다 다시 이내 제대로된 행동을 찾지 못해 이미 몇일이고 써대서 바닥이 말라 붙은 브랜디잔에 싸구려 위스키를 채워넣었다. 노트에 적어놓은 '죽기전에 하고 싶은 것'이라는 글자만으로 이미 머리가 차버려서 몇시간째 그 이상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평소였다면 전혀 생각도 안했을텐데. 뇌수를 타고 적시는 옅은 오크향을 통로삼아 알콜과 담배가 강렬하게 전두엽을 두들긴다. 왜일까. 이런 생각은 하지도 않았는데. 분명 살고싶지 않은데.
"후우"
깊게 내뱉은 한숨에는 곤란이 섞였다. 살아달라는 말은 독이다. 무엇도 알려주지 않고서는 그냥 자기가 원하니 살아달라니, 억지도 그런 억지가 없다. 그러니까 아직 젊다고 하는건가? 나도 어디서 늙었다는 소리는 못들었는데. 모르겠다. 모르겠어. 정말 아무것도 모르겠어. ...죄책감을 느끼는 것 만으로 뇌의 리소스를 모조리 쓰는 듯한 기분이다. 그에 맞춰서 조만간 끝날 인생을 곱씹는건, 솔직히 편하다. 책임진건 아무것도 없는 주제에 무언가 책임을 진 것 같은 안도감을 안겨다주니. 후유증은 남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무엇보다 훌륭한 마약일 것이다. 비굴하게 숨어서 모든 것을 회피하는 주제에 모든 것을 알고있다는 것 마냥 웃으면서 나는 이렇게나 불행하다고ㅡ 그래서 이것을 감당하는 것 만으로도 벅차다는 말만을 끊임없이 되새긴다. 두번다시 만나지 못할 사람을 떠올리면서 나만을 가둔 지옥에서 편함을 느끼고 있을뿐.
그래서 아무것도 써내려가지 못한다. 조금씩 타들어가는 숯의 냄새와 마음것 섞어넣은 향료가 독한 구름이 되어 의무실 안을 채우고 환풍기가 돌아가는 소리를 들으며 나의 죄악을 하늘 높이 던졌다가 다시 받지 않고 그대로 깨뜨린다. 안에서는 내가 버렸던 책임이 마치 피처럼 흐르고 있었다.
"..."
다시 정신을 잡고 펜을 잡았다. 무엇을 하면 좋을까. 대부분의 첫경험은 줄리아가 받아갔으니 아무래도 줄리아도 알지 못할법한 것들이 좋겠지. 조금씩 깨워지는 정신속에서 담배도 꺼뜨린채로 조금씩 새로운 삶의 궤도를 그려보고 있었다.
의외로 옥사나에게 힐난도, 무시도 날아오지 않자, 상당히 의외인듯한 표정을 짓는다. 그것도 웃는 표정이라니? 두 눈이 동그래질 수 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러기에 굳이 말을 꺼낸다.
"...오늘은 화내지 않는군."
눈을 깜박이며 평하다,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인다. 심오하게, 역시 웃는 얼굴이 문제였나? 라고 중얼거리며.
"목표?"
무심코 되물으며 옥사나가 쓰고 있는 글자를 힐긋, 바라본다. 거꾸로 읽어야 하지만, '죽기전에 하고 싶은 것'이라 적혀있는 거 같다. 예고한 옥사나의 죽음이 그 그림자를 드리우자, 평온하게 고개를 끄덕이기만 한다. 별로 어두워지는, 혹은 놀라는 느낌은 없다. 어쩌면 비슷한 처치라 그럴까.
오히려 옥사나가 빈 노트를 건네주자 놀라는 것같다. 노트를 가만히 보다, 묘한 표정과 함께 그대로 되돌려 옥사나에게 반환한다. 떨떠름한 제제의 얼굴과 대비되는 새하얀 공백의 페이지가 선명하다.
"생각은 고맙다만, 필요없다네. 본좌가 하고 싶은 것은, 모두 이 곳에서 끝낼 생각이라."
평소라면 자만과 당당함과 함께 전할 말도 그저 덤덤하게 말하는 것을 보아 나름 피곤한 듯하다. 오히려 흥미를 보이는 쪽은 옥사나의 것이다.
"대신 그대를 도울 수는 없나? 생각 해본 적 없는 미래를 그리는 것은 힘들지 않는가."
>>97 마사
청소를 하는 마사를 소파등에 기대며 바라본다. 저번 심문에 오히려 뭔가 해방된 느낌인데. 사소한 흥미와 의문 사이의 무언가가 머릿속을 스쳐가는 느낌이다.
>>98 제제 "생각해봤거든요. 당신은 내 원수도 아닌데 그렇게 죽도록 미워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하고."
여전히 마음에 안드는건 같지만요. 라고 중얼거린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무언가 깨달은 것이 있다는 듯. 그녀는 마치 진언을 중얼거리는 것 처럼 겸허하게 말을 뱉고, 다시 작업에 몰두한다.
"그래요 목표. 원한처럼 애매하지 않은 것들 말이에요."
제제에게서 노트를 받아든 그녀는 아쉽다는 듯 탄식을 내뱉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 아쉬움외에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듯 평온한 표정으로 비어던 잔을 채우고 다시 비우고, 채우고 비우기를 반복한다. 얼굴이 조금 불그스름하게 변하자 그제서야 조금 살아있다는 감각을 느끼는 건지 웃으며 제제에게 대답한다.
"고맙지만, 사양할게요. 이건 순전히 인간의 힘으로 해야하는거라."
그리 말하는 그녀의 눈가는 조금 휘어져 있어서 그게 놀리고 있단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 애초에 믿지 않았으니 그녀의 눈에는 이렇게 보였을 것이다. 이상하게도 몽롱해질수록 정신은 맑아진다. 미쳐간다는 것 조차 인지할 수 있을정도로.
"하고싶은 것... 생각해보니 궁금하네요. 제제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신이라던가 하는 입장이 아니라. 인격체인 제제 르 귄이 하고싶은 것 말이에요."
〔 오늘은 전달드릴 사건이 없으므로 바로 투표 현황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9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용서한다는 의견이 전반적으로 우세합니다. 재미있네요. 〕
〔 오늘은 심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참고하시어 다음 심문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해주시길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답레를 너무 늦게 줘서 미안해. 지나치게 늦어서 잇기 힘들다 싶으면 임의로 끊어줘도 괜찮아. 미안 ;w;)
>1596912075>998 옥사나 (당신이 다급히 부정한 덕분에 정도 이상의 잔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다행이라 해야 할까.) 그건 맞는데, 너 말고도 사마엘도 있잖냐. '사고'가 아닌 '사건'이라면 비둘기 녀석한테 가는 게 더 맞을 것도 같고... 의사 양반까지 필요할 사고라고 해도 솔직히 일어날 것 같지 않아서. 여기 애들이 사형수 치고는 다들 얌전하잖냐. 어후, 난 여기 이야기를 처음 들었을 때는 주먹질 자주 할 각오까지 했었다니까. (말을 잇다보니 이야기 주제가 약간 틀어져 버렸지만... 결국에는 당신이 모두 책임질 필요는 없지 않느냐, 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아마도.) ...... 나 방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급성 알코올 중독으로 훅 갈 뻔 했던 거냐? (완전히 질색하는 표정.) 어우. 싫어. 안 먹어. 애초에 이거, 날 위해 끊는 게 아니라 여기 미성년자가 절반 이상이라 끊는 거거든? 밖에 나가면 다시 먹을 거니까? 그렇게 본격적으론 안 한다. (손을 휘휘 내저으며 됐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그러고는...) ... 흐음. 이건 다른 얘기인데, 의사 양반. 나를 밖으로 내보내줄 거야? (은근히 웃으며 물어본다. 자신을 용서하겠느냐고, 그리 물어본 것이나 마찬가지다.)
>>74 세이카 ... 요즘 어린 애들은 이런 거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다니는 거냐? 다른 애들 반응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던데... (당신의 머리에 곱게 올려져 있을 고양이귀 머리핀을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격렬한 반응은 아니다만 이 맹-한 반응도 나름대로... 재미있다.) 미안해 할 필요야, 아니, 근데 이 귀는 뭔데 네 감정이랑 연동이 되어있냐? 내가 너한테 뭘 준 거야? (축 쳐지는 고양이귀를 약간의 경악과 함께 바라보다가) 근데... '못 키워봤다'라는 건 키워보고 싶었는데 그럴 기회가 없었다, 라는 말로도 들릴 수 있거든. 반려동물 키워보고 싶었던 거야? (내가 술 먹고 개처럼 되어줄 수 있다- 라고, 일상적인 농담을 던지려다가 관뒀다. 괜히 겁먹게 할라.) 사마엘 그 녀석, 날개 달린 게 비둘기같고 반려새로 키울 수 있을 것 같지 않냐. 잡아다가 너 줄까? (그렇다고 해서 내뱉은 말이 정상적이었냐 하면 그건 또 아니었지만.)
>>109 세이카 너... 진짜...... 사기 조심해라. 어쩜 이리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라고 현재진행형으로 사기를 치는 사람이 말했다.) 뭐냐니. 머리띠. 이런 악세사리는 어린애 취향인줄 알았더니 그건 또 아닌가보네. 아저씨 처음 알았다.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뻥카를 치는 권태였다...) (부끄러운 거냐는 질문에 아주엄청진짜 진지한 표정을 하고 당신과 눈을 마주한다.) 세이카. 아저씨 못 믿니? (...) 잡지 마? 왜? 그 놈이랑 나랑 싸우면 내가 이길 것 같은데? 아저씨 의외로 싸움 잘 한다. 순식간에 포획해올게. (한 손은 여전히 탐색을 위해 귀를 만지고 있고, 한 손은 당신을 향해 따봉을 날린다.) 그리고 혹시 모르잖아, 지금까지 집이 심각하게 엄해서 동물을 길러본 적이 없으니 네가 내 애완동물이 되어라, 라고 하면 측은지심에 요청을 들어줄지도. 네가 이 감옥의 대빵이 되는 거다.
>>111 세이카 그래서 안 된다는 거야, 꼬맹아. 사기는 모르는 사람보다 아는 사람이 더 위험하거든? 아는 사람이라고 전부 받아들이면 안 된다, 이 말이야. (꼰대()처럼 잔소리를 하기는 하지만 당신의 믿음(아마)이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아주 살짝 상기된 채 당신의 머리를 복복 쓰다듬는다.)(복복.) 네가 심문받을 때도 그거 쓰고 오는 거다. 알겠지? 혹시 알아? 그걸 쓴 네가 귀여워서 너한테 공격적인 질문을 하려다가도 쏙 들어갈지도 모르지. (뭐, 그건 부가적인 목적이었지만. 아주 그냥 못을 박고 싶은 건지 당신을 향해 새끼손가락을 내밀기까지 했다.) 약속. 뭐 어때. 우리가 힘든 것도 아닌데. (뻔뻔.) 음... (당신의 말을 듣고 잠시 고민하는가 싶더니,) ... 듣고 있는데 이게 안 되는 사항이라면 당장 나타나서 "안됩니다." 한 마디 하고 다시 가지 않을까. 나타나지 않는다는 건... 자기도 은근히 원하고 있다는 거 아냐? 네가 사마엘을 정복하고 이 감옥의 짱이 되는 거.
>>113 세이카 (적당히 다 쓰다듬었다고 판단되자 손을 떼어냈다. 맨들복슬...이라는 생각은 덤.) 옳지. 착하다 우리 꼬맹이. (새끼손가락을 맞걸은 손을 두어번 흔들었다.) 뭐, 아저씨는 실효성과는 별개로 네 노력을 꽤 좋게 보는 편이니까 말이지? 나중에 고맙다는 말 잊지 말라고~ (태평하게 그런 말이나 하고 있다... 고양이귀 때문에 웃음바다가 될 재판장을 예상이나 하고 있을까, 이 아저씨.) 에이, 시시하게. 나중에라도 생각 바뀌면 말해라. 내가 당장에 쿠데타를 일으켜주마. (이건... 100% 농담일 것이다. 아마.) 그럼... 내가 하고싶었던 말은 다 했고. 딱히 볼일이 없으면 아저씨는 이제 담배 피러 간다? 궁금해서 피워보고 싶다고 해도 꼬맹이한테는 안 줄 거니까 탐내지 말고~ (느긋하게 그런 말이나 하고는, 설렁설렁 흡연실로 걸어가기 시작하는 권태. 그리고 이야기는 3번째 심문으로 이어진다......)
맞추었다는 소리에 의기양양하게 미소를 짓는다. 어째서 인지 뒤에 후광이 나는 느낌이다. 함께 청소?를 하면서도, 곁눈질하며 마사를 따라하는 건 여전하다. 행동의 이유도 모른채, 마사를 따라 걸레를 적시고 물을 짠다. 아직 적실만큼 먼지가 묻지도 않았고, 짜는 것도 허접하여 물기가 많이 남았은 게 그 증거다.
"굳이?"
눈을 깜박이며 되묻는다. 감탄보다도 의문이 먼저드는 듯하다. 이 곳에 약품이 재고정리를 할 정도로 쓰일 일이 있나, 하면서 고개를 기울이는 것은 덤. 일상에 쓰는 약품 같은 것은 떠올리지 못한다. 겉으로는 그저 의외라는 듯, 평온한 얼굴이지만, 속으로는 여기서 안락사라도 진행할것도 아니고, 라고 살벌한 생각을 한다.
"어떤 일이든 가치있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그저, 스스로 익숙한 일을 찾으려 하는 것 일수도 있지."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안심을 받기 위해서 말이다. 원래 사람은 당연히 하던 일을 갑자기 뺏으면 불안해 하며 다시 돌아가려 하지 않나? 뭐, 그걸 감안해도 인간은 주로 한 일을 알아주기를 바라는 쪽이긴 하니, 의외라고는 생각하지만. 심드렁까지는 아니라도, 미세하게 눈살을 모으는 게, 거기까지 감동받은 마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느낌이다.
그러다가도 마사가 꺼낸 말에 분주히 움직이던 손이 멈칫, 굳는다.
"....본좌가 할 일이 없어보였나?"
조금 황당하는 듯, 식은 땀을 흘리며 되묻는다. 하루종일 허공만 뚫어지게 응시하며 가만히 앉아있는 것이 그리 보일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한 모양. 감정이 상하지는 않았지만, 그런 말을 받게 될 줄은 생각도 못한 모양이다. 당황하며 눈을 깜박이다, 재시동한 태엽장난감처럼 다시 손이 움직인다. 뽀각뽀각.
"...흠, 흠. 그대는 모를수도 있지. 이런 일이 싫은 것은 아니네만, 본좌는 본디 무언가를... '찾아 나서는' 쪽이 아니라네. 부탁 받는다면 모를까."
>>117 제제 (당신의 뒤켠에서, 정수리 즈음에 팔꿈치를 턱하니 올리려 하는 남자가 하나. 음식을 맛없게 섭취하는 모습을 보고 고나리질을 하려 온 모양이다.) 뭘 먹고 있길래 종이 씹는 시늉을 하고 있냐, 꼬맹아. 맛 없냐? 머스타드라도 갖다줘? (그러고는 당신의 식단을 보고 엑하는 소리를 낸다. 고기도 없이 무슨 맛으로 먹냐는 둥 투덜거림을 늘여놓는다.) #너무 늦었나... :3c
〔 간밤에 죄인 제제 르 귄이 저한테 찾아와 질문 하나를 했습니다. 저, 간수장 사마엘같은 AI라는 생명체한테 죽음이 존재하는지를 물어보았지요. 무슨 목적으로 이러한 질문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답변은 해드렸습니다. 〕 〔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존재합니다. 하지만 거기까지 이르기 위한 조건과 과정은 매우 복잡하겠습니다. 그러니 여러분의 입장에서는 AI를 죽일 방법이 없다, 라고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자세한 논의를 원하신다면... (한숨) 아닙니다. 귀찮으니 오지 마십시오. 〕
〔 다음으로 투표 현황을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0표이며, 이전 방송으로부터 변화된 사항은 없습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3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이건 또... 흥미로운 진행 상황이군요. 동점인 한 명 제외, 모두 용서한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
〔 오늘은 심문이 열리지 않습니다. 참고하시어 다음 심문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해주시길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120 제제 (누르면 삐꾹 소리를 내는 만쥬인형마냥 당신을 인정사정없이 눌러버렸다. 그에 대한 죄책감이나 미안함 따윈 단 1mg도 보이지 않는다. 역시나.) 그래. 나다. 이 잘생긴 얼굴 보고싶었지? (그리고 물흐르듯 자연스레 나오는 자뻑에도 민망함이 하나도 없이 뻔뻔함만 있다. 당신한테 반쯤 기댄 자세로,) 당연히 맛있지? 풀떼기 맛 나는 걸 무슨 재미로 먹냐. 가져다줘? 냉동실에 인스턴트 동그랑땡도 있던데. 너같은 꼬맹이가 환장할 수밖에 없는... 마법같은 음식이지. (당연하다는 듯 당신의 부정을 무시하는 권태. 겉으로 티를 내지는 않았지만, 이런 식단이 익숙하다는 당신을 신경쓰고 있다. 다이어트 목적을 당신이 가질 리가 없다고 판단했으니까.)
>>122 권태 눌러? (의아함, 그리고 놀람.) 무슨 소리냐? 나는 그저 네 키가 지나치게 큰 것 같아서 하늘로부터의 거리를 늘려주려는 것 뿐인데? (누르는 힘이 되려 강해졌다. 이건 마치... 떡반죽을 눌러 호떡을 만드는 것 같은......) ...... 요 꼬마가. (당신의 따봉을 보자 그런 권태의 힘은 더더욱 강해졌다. 당신의 반응을 놀리는 반응이라 판단한 걸까.) 뭔 소리냐. 먹는 건 재미가 맞다. 한국인 앞에서 그런 말 하는 거 아니다. (당신의 눈반짝임을 보고서는 짓궂은 웃음을 짓는다.) 내가 만족할만한 칭찬 한 번 해봐. 마음에 들면 플레이팅까지 완벽하게 해서 가져다줄게.
〔 오늘은 특별히 알려드릴 소식이 없기에, 투표 현황을 먼저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0표입니다. 이전 방송에서 변화된 내용은 없습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3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네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4, 제제 르 귄을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제제 르 귄은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아울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안내드립니다. 내일 열릴 마지막 심문은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 그 잠깐 사이에 감을 잃지는 않으셨겠지요? 오늘도 기대하겠습니다.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제제 르 귄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지금도 충분히 작단 말일세!!! 맨발로 다니지 않는 유일한 이유, 신발에 달린 깔창을 생각 하며 눈물을 머금는다. 신의 그릇은 추태를 부리면 안되드아아아아ㅏㅏㅏ
획득! <제제 짜뿌 호떡 SR>
서럽다!!! 자신감을 내 힘껏 긍정해주었더니 은혜를 원수로 갚는구나!!! 정녕 이곳에는 인정이 없는 것인가?!
"확실히 한국계 아시안은 먹는 행위에 큰 집착을 보인다 들었- 아 좀 그만 누르게!! 누가 먹고 싶다했나!?" 설득력은 딱히 없가. 자칭 신이라도 사춘기 여자애의 식욕은 여전한 것이다. 자존심 비스무리한 것으로 눌러내리고 있긴 해도 그런 건 그런거다. 버둥거리는 건 허락하지 않아도 바들바들 매너모드의 제제가 부들거린다. 나이값 못하는 아저씨 하나의 팔꿈치가 허락하는 아래 턱을 치켜든다.
"그대가 그리 자기긍정이 허덕이니 내 불쌍히 여겨 말은 좀 얹겠네! 그대는 항상 그대 주위의 어린 것들에게 마음을 쓰며 주변을 밝히는데 힘을 쓰지!"
동그랑땡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을! 확고히 표현하고! (츄릅)
"지금은 여러 고민과 걱정이 그대의 심을 흐트리나, 내 언젠간 그대가 스스로를 똑바로 마주할 용기를 찾으리라 보고 있으니.... 아 그러니까 팔 좀 치우게!!!!!"
>>125 제제 (자유로운 한 손으로 귀를 후벼파며) 어엉~? 잘 안 들린다? 방금 뭔 비명소리가 난 것 같은데 내 기분 탓이냐~? 너무 쬐애애끔해서 잘 안 들리는데~~?? 다시 한 번 말해볼래~~?? 아니다, 말해도 잘 안 들리겠구나 이 잘생긴 아저씨가 키도 워낙에 훤칠해서 말이지!! (한껏 놀리는 말투─조금만 더 진화하면 '에붸붸 안 들뤼눈뒙~~'이 될 말투─로 당신을 짜부호떡으로 만든다. 이대로면 제제가 정말로 부산의 억울하고 다급한 명물처럼 되지 않을까... 싶던 즈음에.) ... (당신을 내려다보던 눈빛에 이채가 감돌았다.) ... 입에 침 바른 칭찬이나 들을까 싶었는데 그런 말을 들을줄은 몰랐네. 평소에도 나를 정말 그렇게 생각해? (약간은 가라앉은, 진정되어 차라리 감정이 없는 목소리로 그리 말했을까. 이내 아래로 누르던 팔꿈치를 떼어 그 팔 그대로 당신의 머리를 왁팍팍 헝클어뜨리려 했다.) 땅바닥이랑 키스할까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웃겼으니까 이번만 봐준다. 하, 어쩜 난 이렇게 마음씨까지 고울 수 있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나치게 완벽한 거 아니냐? ((당신이 허락?했다는 가정 하에) 당신의 머리를 만족스러운 수준까지 까치집으로 만든 뒤, 권태는 냉장고쪽으로 설렁설렁 발걸음을 옮겼다. 잠깐만 기다리라는 말을 했으니 얼마 안 가 다시 돌아오겠지.)
무거워 보이는 귀걸이 특유의 귀금속의 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에 고개를 드면, 느릿하고 느긋하게, 일정한 보폭으로 걸어오는, 제제라는 이름의 소녀가 보인다. 녹아드듯이 허리를 곧게 피우고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가는 소녀. 증인석에 그녀가 서있으니, 그것은 하나의 무대이자 단상으로 돌변한다.
"또 여기서 보게 되었군, 그대들."
겉보기에는 더 없이 부드럽고, 자상한 눈빛이다. 후후, 작게 웃으며 소매로 입가를 가린다. 이전과 비교해서 극적의 결벽한 옷새와 단정해진 머리와 함께, 무엇보다도 당당하게, 동시에 비인간적으로 보인다.
"솔직히, 이제와서 더 진행하는 것에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어쩔수 없지."
죄를 저질렀다는 자각이 없다? 어리석은 것. 우리 모두가 행한 일은 죄가 아니니.
"걱정마시게. 그대들이 여기서 뭐라 하든, 본좌는 이미 그대들의 본심을 보고 있느니. 저번 심문에는 그리 흥분하더니, 결국 용서라는 결과가, 그것도 우리 모두에게 빠짐없이 나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