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이전 재판장: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5 휴게실(잡담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7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
"옥사나 씨는.. 저와 겹쳐보이고 있다면 불쾌할까요. 살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저 따위도 용서받기를, 새 삶을 부여받기를 꿈꾸고 있으니까요. 제제 씨에게는 죽음이 곧 구원이라는 그 기이한 사상에서 벗어나 주기를 바랍니다. 세이카 씨에게는..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될까요."
>>35 마사 너는 나한테 철없다는 말 말고는 할 수 있는 말이 없는 거냐? (단박에 튀어나온 말에 레몬을 먹은 사람처럼 얼굴을 한껏 구긴다.) 뭐... 하여간, 대체적으로 나쁜 사람이라 보는 경우는 없다는 거네. 나는 좀 애매하지만... 아니 나에 대해 대체, 허 참. 그럼 말야, 그 사람들이 모두 살아서 이 감옥을 나가는 것과, 누구 하나가 죽어서 네 소원을 이룰 수 있는 상황. 둘 중 어느 게 더 마음에 드냐?
>>45 마사 확인사살 하냐?! (어이가 없어도 너무 없어지는 바람에 반사적으로 소리를 빽 지르고 말았다.) 허, 좋네. 자신의 소원은 자신이 자주적으로 성취하는 거다!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거냐? 네 소원 정도면 불가능해보이는 것도 아닌 것 같다만... 뭐. 힘내라. 응원은 해주마. (당신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웃는 낯인 그대로 대답했다.) 음... 그리고 또 무슨 질문을 하지. ... 맞아. 저번 네 심상을 보니까 피해자가 말야, 꽤 껄렁하고 불량해보이던데 말야. 네가 나서지 않았다고 가정해본다면, 다른 누군가가 걔를 죽였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냐?
>>58 마사 했잖아. 어린애같다는 말 했잖아! (어째 계속 말려들기만 하는 것 같아 짜증을 잔뜩 내고 있다...) ... 흥. 도와줄지 안 도와줄지도 모르는데. 그러면 피해자 때문이 아니라 '피해자와 너'였기 때문에 살인이 일어났다는 말인데... (고민하느라 잠깐의 틈이 생긴다.) 만약 피해자가 그런 불량 학생이 아니었어도 너는 걔를 죽였을 거냐?
제제라는 이름의 소녀는 웃었다.부드레히 웃었다. 무엇이든 해드리라. 행복하게 해드리라. 그 것이 바로 신이란 존재의 존재의의이니.
그러한 만들어진듯한 미소에 금이 갔다.
"...친구?"
분명 아는 단어일텐데, 생소한듯이 되묻게 되버린다. 친구?
"나랑?"
혼란했다. 머리속이 혼란했다. 분명 본인은 긍정되었다. 용도를 다한 그릇이 신이라는 명칭의 짐승으로 돌아갔다. 모두 스스로 행한 일이 죄가 아니라는 걸 알았다, 그러므로 그들을 이끌어 줄 신을 기원한 것이다.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자리를 되찾은 소녀는 다시 신이 되어 웃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그래, 뭔가 이상했다...
음악이라던가운동이라던가경멸이라던가아이취급이라던가.
친해지는 것 같다 생각했다던가. 친구가 되고 싶다던가...
혼란스러웠다. 그거 말고 표현할 길이 없었다. 마음속에 엉킨 실타래같은 것이 팽팽하게 당겨오는 느낌이었다. 이 자그만한, 별거 아닌 말 하나 하나에 갑자기 분노가 솟구치기도 했고, 격하게 광소를 내뱉고 싶기도 했고, 아이같이 눈물을 흘리고 싶기도 한 그런 충동에 휩싸였다. 여기 이 장소의 수감원들이 남기고 간 찌거기 같은 흔적에. 화내고 싶었다. 주제도 모르는 어리석은 아해라고 비웃고 싶었다. 아는 것으로 대려오다가 또 모르는 역할을 강요하고 본인을 부정하는 듯하다가도 긍정해주는 모두의꼴이 너무 혼란스러웠고 원망스러웠다. 용서했는데 경멸한다. 용서했는데, 친해지고 싶었다 한다. 모순적이다. 모순은 끔직한 감각을 선사했다.
그리고 그러한 순간, 눈에 내어진 이어플러그가 들어왔다. 날뛰던 감정을 깨닫자 마자 수그러져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텅텅 비어 멍청하게 된 제제는 그 이어폰을 한 손으로 받아든다.
"...아니야. 본좌도... 원했네."
다시 웃는다. 무슨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랐기에. 그래도 신과 친해지고 싶어하는 이런 이상한 아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그대가 할 수 없는 부탁이란 없네."
본좌는 신이고, 그대는 인간이니.
세이카가 가르킨 자리에 스스로를 앉힌다. 어설픈 손짓으로 이어폰을 매만지다 세이카가 끼는 것을 흘긋, 보고, 그 것을 따라해 귀에 꽂는다.
"... 괜찮아, 정말로. 나, 그정도 돈으로 뭘 할지도 모르겠는걸... 그, 렇게 되어 버렸, 고... 학교 가기에는, 응..."
몸을 살짝 떠는 세이카의 눈은 또 조금 생기를 잃고 말았다.
"... 여기서 용서받아도... 이미, 여기 있는 사람들 빼고는, 다... 나, 안 좋아하게 되었는걸..."
그 경멸의, 증오의, 혐오의 눈빛. 믿었다고 생각했던, 반 아이들, 선생님, 전부.
"...? 어째서...? 마사가 용서 못 받으면... 사실, 나도 용서 못 받는게 아닐까...?"
자신으로써는, 그런 미래를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이였다.
"그, 혼자서 돈을, 쓰기에는... 응... 그러니까... 같이 나가면... 해외, 같이 가는 거, 어때...? 나, 그, 처음에 말하는 거, 봤잖아... 모르는 사람 앞에서, 말, 잘 못하고... 그러니까... 그때 계속 도와줬으면, 좋겠어... 부탁...해도 될까...?"
>1596912075>997 박권태
"그, 선물이라면, 얼마든지...?" 당황하지만, 고개를 끄덕인다. 사실, 너무 이상한 것만 아니라면... 그리고, 머리핀의 자리에 있는 털실로 만들어진 머리끈도 살짜금 보이니, 선물을 받는다면 자주 착용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 생각... 못해 봤네요... 그, 제 집... 강아지나, 고양이, 못 키워봤고..."
죄송합니다, 라고 빠르게 중얼거리면서 고개를 숙이니, 덩달아 축 쳐지는 고양이 귀.
>>73 제제 르 귄
"...응, 친구... 제제씨랑, 친구가 되고 싶어요... 아직도."
조용히 이야기한다. 의견을 피력한다. 과거형으로 말했지만... 사실, 그것은 아플까 싶어서 과거에 그랬었다는 풍으로 이야기를 했다.
"... 같이, 노래를 듣고... 즐기고... 감상을 듣는다거나... 책을 보고... 재미있었던 것을 나누거나..."
"서로 알아가면서, 서로 이해하면서... 좋은 친구로, 가고 싶었어요... 그리고... 그때 도서관에서, 이야기한 그 말... 그게, 정말 제제씨가 저에 호의를 품고, 이 주제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같아서... 정말, 정말로 기뻐서..."
조금 졸린듯 목소리가 늘어지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보다 더 진심일 수가 없었다. 이것이 새벽 텐션이라는 것이였을까.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였다.
"...제 부탁으로, 싫은데 하는 것이라면... 정말, 괜찮으니깐요..."
조금은 아픈듯, 하지만 괜찮다는 듯, 웃어 보인다.
그런 식으로 아픈것은, 익숙했기에.
그리고 이내, 둘의 귀에 울려퍼지는 바이올린과, 피아노의 합주.
https://www.youtube.com/watch?v=l0GN40EL1VU
"... 들킨다고, 조마조마하지 않은 채, 듣는 건, 처음..."
바이올린의 플러킹, 관악기의 부드러움. 환상적인 멜로디. 그리고 이내 오는 익숙한 피아노의 독주.
여름의 한 외딴 집이 눈에 아른거린다. 그로 인해... 살짝 미소를 짓게 되는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리라.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이곳은 정말, 내게 생소한 경험만을 안겨주는 구나. 판결 결과 전의 생소한 것은 내게 기쁨만을 안겨줬는 데, 제자리를 찾은 지금에는 불쾌하기만 하다. 그래, 불쾌하기만 했다.
뭘 원하는 지 모르겠다. 하나도. 자신이 지금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 지도. 세이카의 말은, 마치 안개속에서 노이즈 가득 낀 스피커로 듣는 것 같다. 멍하니, 마치 꿈에서 듣는 것 같이 멍하게 듣게 된다. 정말로 몽상같은 이야기 이니까.
같이 노래를 듣고, 즐기고. 감상을 듣고. 책을 보고. 재미있던 것을 나누도.
'서로' 알아가고, '서로' 이해한다?
"...본좌는 신일세. 신과 친해져서 뭐하겠나, 그대가."
누군가에게 웃으며 말했던 것을 생각보다 멍청하게 흘려버린다. 그때 또 다른 그녀가 대답했었다. 자신은 신 같은 건 필요없다고. 하지만 너희들은, 그대들은, 신이 필요한게 아니였나. 신이 더 이상 아니게 되어 갈팡질팡하는 한심한 작자가 아니라. 왜 그런 걸 기쁘다 하는 거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대들의 무지에 짜증이 인다.
"신이란 본래..."
말하다 입을 다문다. 아니, 원래 설명을 할 필요도 없이 당연한 일이니까. 그대들도 알아야 하는 게 아닌가? 이런 당연한 것을 왜 모르는가 말인가. 이 '상식'을 왜 괜히 깨부순다 말인가.
마침 곡이 귀로 흘려 들어온다. 이어폰이 익숙치 않아 흠칫, 잠시 쩔지만, 이내 다시 손을 무릎위로 단정히 돌려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