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25066> [반상L] 딜레마의 배심원 -재판장 2- :: 1001

캡틴 ◆B..eEWGcm.

2023-08-16 12:17:13 - 2023-09-11 23:49:10

0 캡틴 ◆B..eEWGcm. (jE118.hr7E)

2023-08-16 (水) 12:17:13

'딜레마의 배심원'의 캐입스레입니다.

※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이전 재판장: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5
휴게실(잡담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7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747 옥사나 하네즈카 (yghIqNKj2E)

2023-09-06 (水) 03:31:40

>>740 제제 르 귄
"여전히 당신이 밉습니다. 여전히 증오스럽습니다. 여전히 혐오스러워. 아마 평생을 다 써도 제가 당신을 좋아하게 되는 일은 없어요."

아이를 끌어안은 손에 조금씩 힘을 더한다.
이대로 이 아이가 원하는 결과를 안겨주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무방비했다. 연민을 잔에 섞고 조금의 괴로움을 더하니 다소 넘칠듯 말듯한 감정들이 밀고 들어온다. 줄리아, 너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우리의 괴로움을 안다.
스스로 선탁했다고 믿어야만하는 괴로움을, 그를 위해 한없이 스러진 약동들을 기억한다.
단 한번도 살아있지 못한채로 외롭고 쓸쓸하게 또 허망하게 메말라가야함을 나 스스로 기억한다.
비명은 지르지 않는다. 어차피 닿지 않을테니까. 끈적거리는 사적인 감정을 뒤로 하고 멎지 않는 비명으로 눈물을 대신해야만했다.

"...괜찮은가요. 아프지는 않았나요."

품안의 작은 생명의 맥동을 느낀다.
조금 다급하게. 쿵쿵하고 울려대는 생명의 북소리를 덮을정도로 그 작은 목소리가 내뱉는 말은 참담했으나 그렇다고 이해하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세상은 원래 비루한 것들의 한에는 관심이 없으니까.
행동하지 않았다면 그저 아침 뉴스의 3분짜리 기사로 출력되고 타인의 자기긍정감을 위한 제물이 될 뿐이니까.

"저는 제제씨를 긍정하지 않아요. 저에게 살인은 여전히 구원이 아니라 죄악이고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니까. 하지만 말이에요."

그렇다고 끝없이 혐오하고 미워하기엔 우리는 타인입니다.
그렇다고 이를 보며 괴로워하고 슬퍼하기엔 이 아이는 아직 너무 어리고.
그렇다고 이미 저질러버린 죄를 무시하는것이 옳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그래요 그렇다고. 몇번이나 덧붙일 수 있습니다 이유따위는.
내가 색을 구분하지 못하게 된것이 이유가 있어서인가요?
그런건 어디까지나 어디에서나 붙일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구색 맞추기따위 이미 오래전에 지나온 길이니까요.

저희는 한 때 신이었습니다.
남의 목숨을 손가락 하나로 좌지우지하고 구원이니 벌이니를 지껄였습니다.
저희는 한 때 인간이었습니다.
저지른 일을 후회하고 편한쪽으로 도망치기를 선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지금 저희는 무엇인가요. 저희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지금 이렇게 살아있습니까.

비열한 살인마. 동정심을 사기위해 못하는게 없구나-.

...그러네요. 마음조차 받아들이지 못합니다. 저희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괴로워하는 사람을 보고 지나칠 수는 없어요."

신은 우리에게 임하지 않으십니다.
그분은 우리같이 회개하지 않은 자가 아닌 진실로 선한자를 위해 움직이시니까.

다시 한번 떨어져가는 아이를 바라본다.
무언가 큰 죄를 저질렀다는 듯 급하게 멀어지는 아이를.
가련하고 불쌍하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자신을 위해 필요한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세요. 신이나 구원. 그런걸 믿는 사람은 적어도 이 감옥안에는 없으니까요. 남의 필요가 아니라 자신이 필요한것을. 한번 생각해보시는거에요."

다를것이 없나.
이 아이도 나도. 서로를 죽이냐 죽이지 않느냐일뿐. 서로 깅요하는 것에는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
천천히 손을 뻗는다. 아이의 머리를 향해서.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우리 다시 한번 이야기해봐요. 남이 눤하는게 아니라 그냥 스스로 하고싶은 것을.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는데 조금 욕심을 부려도 괜찮아요."

748 INFO (1Xm9DScWn.)

2023-09-06 (水) 12:11:51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우선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5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1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1표. 〕
〔 죄수 번호 005, 제제 르 귄. 용서한다: 1표. 〕
〔 전반적으로 용서를 많이 외치는 경향이 이번 판결에서도 드러나는군요. 〕

〔 그 다음으로 외부 판정단의 의견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2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반면 관전자 분들은 결코 용서해선 안 된다는 듯 앞다투어 용서 안 한다는 표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거 정말... 재밌지 않습니까? 〕

〔 오늘은 심문이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남은 심문을 위해 몸과 마음을 완벽히 준비시켜두기를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749 시미즈 마사 (YAFFvsM8CY)

2023-09-06 (水) 12:48:34

마사는 방송을 들으며 손톱을 물어뜯고 있다.

"왜... 왜... 왜...."

솔직하게 말했는데도 용서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나오는 거야? 외부 판정단이라는 거 정말 있는 거야? 누군가가 마음대로 조작한 거 아니야?

그나마 마음의 위안이 되는 것은 배심원의 용서한다는 표 하나.

가쁜 숨을 몰아쉬며 고개를 숙인 마사다.

750 박권태 (Nbs7rflA1s)

2023-09-06 (水) 13:34:22

>>749
(당신의 뒤켠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아저씨 하나. 키차이 덕분에 자연스레 상체가 숙여져, 허연 머리카락이 어깨를 타고 흘러내린다.)
......
(당신이 손톱을 물어뜯는 손을 자신의 손으로 지그시 눌러 입에서 떼어내려 해본다. 자칫 일어날 수 있는 유혈 사태는 누구도 바라지 않을 테니까.)
초조해하지 마. (그럴 수록 너만 아파.) ...... 오렌지 먹으러 갈래? (당신의 의식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어설프게나마 주제를 돌려보려 한다.)

751 시미즈 마사 (WA8MoiTKN2)

2023-09-06 (水) 13:37:48

>>750 손이 떼어내지고 나서야 권태의 존재를 알아챈다. 마사는 불안감이 가득 담긴 눈으로 권태를 올려다본다.

"......"

오렌지 먹으러 가자는 말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평소같았으면 좀 더 매몰차게 거절했을 것이다.

"저 심문 때에 뭔가 잘못했어요?"

잘못되고 있다는 느낌이 계속해서 든다. 지울 수 없다... 마사는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752 박권태 (Nbs7rflA1s)

2023-09-06 (水) 13:42:20

>>751 마사
(어설픈 시도가 불발되었다. 곤란함을 담아낸 눈동자가 잘게 흔들리는 듯 하다가, 이내 어둠에 가라앉는다.)
......
(어떻게 답해줘야 할까. 멍청한 머리로는 답을 낼 수가 없어 선뜻 입을 열지 못 한다.)
......... 솔직한 평가와 진심 어린 격려 중 어느 쪽을 더 듣고싶어?

753 시미즈 마사 (WA8MoiTKN2)

2023-09-06 (水) 13:43:59

>>752 "저도 계속 생각해왔던 건 있어요. 담배를 피워도 되냐고 했다든지, 너무 솔직하게 말했다든지, 여유부렸다든지..."

그러고보니 눈이 퀭한 것도 같다. 그러나 이번에는 목소리를 다잡고

"솔직한 평가요."

과감하게 얘기한다.

754 박권태 (Nbs7rflA1s)

2023-09-06 (水) 14:11:09

>>753 마사
(...) 담배 안 돼. (......) 지금은 없지?
(어쩌다가 내가 당신한테 이런 말을 하게 되었지... 이런 날이 올 줄이야. 미묘하고 복잡한 심경으로 당신을 봅니다.)
...... 1심하고 2심 때에는... (이런 말을 해도 될지 아직 확신이 서지 않아, 떠듬떠듬 신중하게 할 말을 고릅니다.) 마사가... 힘들어 했었고, 조금 더, 진중하게 행동했었지. 그랬는데, 3심에서는... 더 편해졌고, 여유도 많아졌어.
(나는 지금의 네가 더 좋지만. ... 라는 말은 분명 변명처럼 들리겠지요. 권태는 그대신 할 말을 끝맺기로 합니다.)
... "하필이면 있는 그대로 다 털어놓겠다 말한 시점에서", 네 태도가 변한 거야.
자칫 잘못하면 그건... 네가 마치, 원래는 반성도 안 했고 피해자한테 미안하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어.

755 시미즈 마사 (/Wx5gdqKys)

2023-09-06 (水) 14:27:15

>>754 "지금은 없어요."

지금은, 이라는 걸 강조하는 걸 보면 방 어딘가에는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악의 판결에 대비해서 마지막에는 몇 개피를 한꺼번에 펴 보고 가고 싶다, 같은 이상한 로망 같은 걸 생각하는 소녀일지도 모르고.

"......."

마사는 권태의 말을 귀기울여 듣는다. 지금의 네가 더 좋다는 말에는, 조금 놀라 눈을 깜빡거리지만.

"그런가요. 제 실책이네요. 그런 게 아닌데."

낙심했는지, 어땠는지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다음이라는 게 있다면 있는 힘껏 돌려놓겠지만 지금으로선 거의 끝나 버렸군요."

...아니다. 전부는 아니어도 낙심한 게 분명했다. 어느새 마사는 재판장에서 보였던 것과 똑같은 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사실, 줄곧 생각해왔던 게 있어요. 사쿠라가오카에 입학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쭉 가지고 있던 생각이요. 전 '가짜'고, 완벽한 학생회장 같은 건 제게 어울리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는 거예요. 완벽한 사람이었다면 그런 중요한 자리에서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겠죠. 원래 이랬어야 했던 건지도 몰라요. 이제야 모든 게 옳게 돌아가고 있는 거예요."

'가짜'에게 죽음을, 마사는 웃음소리를 내지만 어딘가 텅 비어 있다.

"그렇게 조심할 필요 없어요. 박권태 씨. 절 위로할 필요도 없어요. 마음껏 비웃으세요. 그러고 싶다면요."

자, 오렌지를 먹으러 가지요. 박권태 씨가 좋아하는 금박은 안 발려 있지만요. 그런 얘기를 하며 식당으로 그를 끌고 가려 한다.

756 박권태 (1Xm9DScWn.)

2023-09-06 (水) 21:32:02

>>742 제제 (#아이고 미안해 답레줬던 걸 지금 봤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는 당신을 붙잡아주지 않음은 단순히 팔이 닿지 못 할 거리에 당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은 당신이 달려가지 않았을 테니 그 간극마저 금방 줄어들었겠지만.)
소리는 안 질렀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당신이 이런 의미로 말하지 않았음은 안다. 다른 소음보다 자신을 공격하는 말소리가 더 아플 시절일 터다.)
... 왜냐니.
(......)
네가...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어서?
(... 이기적인 만족감이네요. 가타부타 말을 붙이지 않고, 권태는 다시 당신 앞에 무릎을 꿇어 눈높이를 맞췄습니다.)
제제야, ...... 아저씨가... 너를 괴롭히는 것 같니? 나는 네가 밉거나... 근간부터 잘못됐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게 아니야. 너는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 행동할 줄 아는 착한 아이잖아... 그 방식이 잘못됐을 뿐인걸. (...) 그냥, 지금의 사랑만 버리면 되는 이야기야. ... 힘들 것 같니?


>>755 마사
...... (안 그래도 날카로운 권태의 눈이 한층 가늘어진다.) ... 전에 너한테 맡겨뒀던 내 술은? (수상한 대답이 나오거든 당장 방을 급습해 가정방문(?)을 할지도 모른다...)
(화를 내거나 악을 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덤덤히 받아들인다. 이해해준 걸까. 다행이라는 안도가 들어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어쩌면 당신을 안심시키기 위한 방책일 수도 있고.)
실수해도 괜찮아, 지금까지 잘 해왔잖아. 한 번으로 결정짓기 않기 위해 세 번씩이나 재판을 하는 거니까......
(그러니까, 체념하지 말아줘. 그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 완벽한 사람이란 게 정말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하니. 그런 사람이 존재한다면... 오히려 그 '완벽한 인간'인 쪽이 가짜이자 허상이지 않을까.
(가짜한테 죽음이 내려진다면, 불티로 흩어지는 건 완벽한 학생회장일 터다. 지금의 당신이 더없이 가벼워보이는 것처럼. 세워온 이미지가 무너져가는 것처럼.)
(절레절레)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 거야. 비웃지 않는 건 그러고 싶지 않기 때문인 거고... 그간 내가 한 생각은, 여기엔 나보다 최악인 인간은 없다는 결론이었거든.
(이 이야기를 끝내려는 듯 식당으로 자신을 끌고 가려는 당신. 권태는 잠시 자리에 붙박힌 듯 서 있다가... 무거운 다리를 끌고 당신을 따라가기로 했다. 마지막까지 하고싶다는 건 다 들어주고 싶었다.)

757 시미즈 마사 (WA8MoiTKN2)

2023-09-06 (水) 22:48:29

>>756 "아저씨 술 취향처럼 제 취향은 고루하진 않으니까 걱정마세요?!?"

팔짱을 끼고서 그렇게 말한다. 하지만 표정을 보면 농담인 것 같다.

"그야, 모르죠. 세 번째 재판의 무게는 첫 번째와 두 번째보다 훨씬 무거우니까요."

그러고서는 고마워요, 한 마디를 덧붙인다.

"지금까지는 잘 되어가고 있었으니까 아무래도 기대를 접을 수 없었죠. 언젠가는 탄로날 거라고 생각하면서 계속, 계속 그렇게 완벽한 학생회장의 이미지를 유지해온 거예요. 생각해보니 저도 참 바보같았네요."

그 웃는 모습은 자기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

"박권태 씨는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예요?!? 뭐어..... 제가 최악인 사람이라고 얘기하긴 했지만....... 그걸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건 아니겠죠."

마지막 말은 소근소근 말한다. 역시 자신의 마음을 해설해주는 것은 마사에게 익숙하지 않다.

냉장고 앞에서 가장 싱싱한 오렌지를 골라, 칼을 들어 오렌지에 예쁘게 칼집을 낸다. 이보다 완벽한 모양은 없을 만큼 예쁜 모양으로 오렌지의 껍질이 갈라진다. 하나 먼저 맛 보고는,

"박권태 씨도 먹어보세요."

한 조각을 내민다.

758 제제 르 귄 - 마사 (lQneBZDD3Y)

2023-09-07 (거의 끝나감) 02:11:51

>>746 마사

마사가 내려놓은 베개를 잔뜩 경계하며 손가락으로 콕콕 찌른다. 혹시...! 여기 안에 벌레 같은 것을 잡아 온 게 아닐까...? 벌레 잡는 것은 구마보다 훨씬 전문이 아닌데...!

물론 손가락이 닿는 것은 폭신한 솜밖에 없으나, 그럼에도 힐끔 힐끔 보는 것을 멈추지 않는다.

"그리 이상한가?"

머리를 긁적이며 침대를 치우는 마사를 지켜본다. 거, 익숙해지면 괜찮네만... 아리고 소심하게 반항도 해본다. 마사가 집은 종이는 실꼬기, 머리끈 만들기, 등이 뻣뻣한 종이에 친절한 그림과 함께 설명되어 있어, 방송에 나온 얘기와 동일한 책임을 확인시킨다.

치우는 법을 모르는 지, 치울 생각도 못 했는지. 아무래도 둘 다 아닐까? 제제의 무게에 구겨진 지 오래지만, 그래도 치우는 데에는 별로 오래 걸리지 않을 듯하다. 제제는 쩔쩔 매면서 마사 뒤에서 기웃거린다.

759 제제 르 귄 - 옥사나 (lQneBZDD3Y)

2023-09-07 (거의 끝나감) 02:12:39

>>747 옥사나

"...이해하지 못하겠다네."

콩닥콩닥 뛰는 심장소리와 함께 고개를 내린다. 미워하고 증오하고 혐오한다면 외면하지. 멀리 멀리 도망가버리지. 품에 안지 말지.
어째서 일까, 그 아이가 생각났다. 이름조차 모르는 아이의 흑발이 태양 아래 부나끼는 모습이 생각났다. 이곳에 태양빛은 커녕 창문 하나 없고, 앞의 머리칼은 흰색일 더러 닮은 점은 하나도 없는 데 말이다.

"당연히 괜찮지."

고통은 불필요.

"아플리가 없지."

그러므로 없다. 자랑이자 성취다. 거기에 고통은 없으며, 있다하여도 다 그 길의 일환이다. 불평할 것은 아니며, 고통스럽다 느낄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존재하지 않는 거나 다름없다. 그러니까 애초에 질문 할 필요도 없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숨을 들이쉰다. 옥사나의 따스한 품속에서, 그녀의 시리게 푸른 두 눈을 올려다본다. 괴로워하는 사람을 보고 지나칠 수 없다.뭔가 알아차린듯, 눈이 조금 커진다.

"...그렇구나."

중얼거리듯, 약간 놀란 듯이, 눈을 깜박인다.

"나는 괴롭구나."

불필요한 감정이 하나 둘 모여 찌꺼기가 되었다. 그 덩어리의 정체를 몰라 서성이고 두려워하였다. 미지의 공포에, 이 의사는 손쉽게도 손을 내밀어 작은 이름표를 붙여주었다.

아는 것은 공포를 덜어 준다. 이 사실이 되려 제제의 망가진 눈물샘을 자극하는 느낌이다. 물기가 나오는 일은 없지만, 눈가가 홧해지는 느낌에 조금 허둥지둥하게 된다. 그래서 일까, 무방비인 제제의 머리칼에 손이 와 닿을 수 있다.

눈이 다시 동그래져 멍해진다. 제제의 머리카락은 여태 관리를 한 듯 매끄러우면서도, 정리를 하지 않아 헝크러져있다. 미묘한 곱슬기가 백금발에 푹신함을 더 한다.

"나에게..."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를 곱씹듯이, 곤란한 듯이 눈을 굴린다. 남의 필요가 아닌 자신이 필요한 것? 생각만으로도 머리가 굳어버린다. 내가 필요한 것. 내가... 나는 누구지. 나는 무엇을 원하는 것이지. 원초적인 질문이 꽉 꽉 들어차 숨 쉴 공간이 부족하다. 이러면 안된다고, 뼈에 새겨진 의무감이 무겁게 눈을 부라린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 자체가 불경하며, 신의 그릇에 걸맞지 않은 행동이다. 곤히 잠들어 있는 78명의 이름이 가슴을 짓누른다. 그럼에도.

"....그래."

결국, 힘겹게 고개를 끄덕인다. 결국, 아무도 보고 있지 않으니까, 하는 이기적인 마음. 이로서 제제는 한 발자국 인간에게 다가간다. 이기적이고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 마음은 턱 없이 인간의 것인 그거니까.

그리고.

"....나는 다시, 그대와 이야기하고 싶으니까."

실패. 패배. 이 것은 여러 이름으로 불릴수 있을 것이지만, 그 뜻은 일상통맥할 것이다. 그럼에도 어째서인지, 기분이 그리 절망스럽지는 않았다.

760 제제 르 귄 - 박권태 (lQneBZDD3Y)

2023-09-07 (거의 끝나감) 02:12:54

>>756 박권태 (#괜찮앙 :3)

바닥에 쭈그려 앉는 제제. 이승의 미약한 중력조차 버티기 힘든 듯, 귀를 막는 자세 그대로 몸을 앞으로 숙인다.

"..."

권태의 목소리가 너무 거슬리는 동시에, 그의 말 하나 하나에 매달리게 된다. 어떤 방식으로도 그를 닥치게 만들고 싶은 데, 등 뒤의 인기척이 너무 그립다. 상반되는 마음, 널뛰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몸을 떠는 데, 그 바닥 만을 담던 시야에 그림자가 드리워져 고개를 든다.

권태를 올려다 보는 얼굴은 형편없이 일그러져있다. 울상과도 같고 절망과도 같고, 분노와도 같은.

"....흐윽..."

눈물 하나 없는 데, 흐느끼는 소리를 낸다. 신 답지 않은 울음소리라 더더욱 서러워진다. 권태의 목소리가 상냥해 괴롭다. 속으로부터 난도질 당하는 느낌이다. 거짓말이라 일갈하고 영원히 눈도 귀도 닫고 싶다. 익숙한 게 그립고, 성수가 그립다.

아아, 어머니.

처음으로 당신을 원망합니다.

어째서 저를 신으로 만드셨습니까?

어때서 저의 신체를 신을 담는 그릇으로 빚어, 비루한 목숨 또한 스스로 끊지 못하게 만드십니까?

왜 모두에게 허락된 행복을 저에게만 앗아 가셨습니까?

밉지 않다니. 착한 아이라니. 이상한 말만 한다고 비명을 지르고 싶다. 흐느끼듯 말이 새어 나온다.

"차라리 그들을 미워했다면 좋을텐데."

어릴 때 읽은 동화가 생각난다. 어느 아이가 외로워 눈으로 만든 작은 친구는, 추울까봐 따뜻하게 안아주자 그 온기를 버티지 못하고 녹아내려 사라졌다. 축축히 젖은 장갑이 시려 엉엉 우는 아이의 삽화가 들어있었다.

"그랬다면 좋았을텐데..."

흐느끼듯 입밖으로 탈풀하는 소리지만, 허황된 말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닫는다. 설령 제제가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가 아니어도, 어찌 78명의 그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어찌 배운 사랑 그대로 그들에게 베풀지 않을 수 있을까.

어찌 눈 앞의 사람에게 또한 정이 들어 귀 기울일 수 밖에 없지 않을 수 있을까.

761 시미즈 마사 (H/Qo12heVI)

2023-09-07 (거의 끝나감) 06:15:21

>>758 베개를 콕콕 눌러보는 모습을 보면서 뭘 하나 싶은 모양이다. 설명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얼굴이 더욱 익는다.

"그냥 특별할 것 없는 베.개.거든요?!?"

더럽거나 할 건 없으니까 그리 만지지 말아주시겠어요?!? 같은 말은 지금은 못 한다. 묵묵히 종이들을 치워낸다.

"도대체 책은 왜 찢으신 건가요."

손목에는 제제가 선물한 머리끈이 악세서리처럼 걸려있다.

"그리고 치우지도 않고 이 위에 놔둔 건 또 뭐구요. 이렇게 자면 불편하잖아요?!?"

침대를 삿대질하며 제제에게 묻는다. 아직 자러 왔다는 얘기를 하기보다는 잔소리가 쉬운가 보다.

762 제제 르 귄 - 마사 (lV/lekY8J6)

2023-09-07 (거의 끝나감) 20:01:44

>>761 마사

힝입니다... 의 의인화가 되어버린 제제. 땀만 뻘뻘 흘리며 옆에서 쭈글거리고 있다. 베개는 이제 냅두고있긴 하지만, 마사의 삿대질+잔소리 콤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건 어쩔수 없다. 저절로 무릎도 꿇여지는 느낌이 펄럭 조물주에게 등짝 스매쉬 받은 자식놈의 모습을 완벽히 그려내고 있다.

" 너무 뭐라 하지 말게에에"

종이가 한 곳으로 단정히 쌓이자 찌그러진 제제가 우물쭈물 다시 올라온다. 어른스럽게 굴어야지!...라는 생각이 들어도 마사의 꾸중을 마주하면 절로 쭈구러진다.

"그냥, 뭐... 그냥...?"

우물쭈물 대답하는 것 조차 맥가리 없다. 가슴에 갑갑한 감정의 이름도, 그때 넘쳐 흘러 어떻게 할지 몰랐던 폭력의 갈망도 어떻게 설명할지 몰라, 그저 모든 것을 '그냥'이라는 말로 덮어두는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시선은 피한다. 종이뭉치에게 시선을 돌리면, 그때 책을 파괴하며 조금이나마 느낀 안도감의 기억을 쿡쿡 쑤시는 데, 다시 마사에게 시선을 돌리면 그 머리끈의 모습이 제제의 마음을 빼앗는다. 거기 걸려있는 색색의 장신구의 모습에 가슴께가 간질거린다. 그 이유는 모르지만.

"딱히 치울 생각을 못해서......?"

익숙해지면 괜찮네만.......하고 소심하게 다시 항의하지만, 마사가 조금이라도 눈썹을 들썩이면 흐잉, 하고 수그려진다. 크흠, 크흐흠, 하고 헛기김이나 하며 소매로 하관을 감춘다. 주제를, 주제를 바꿔야 한다. 절박한 심정으로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베개에 시선이 놓인다.

"그, 그래도 그대가 치워주었으니 괜찮은게... 아니, 바, 밤이 늦었으니, 자고 가지 않겠나?"

...마사의 방이 몇 걸음 밖에 있다는 것을 빼곤 완벽한 대사였다. 입밖에 내고서야 아차, 하지만, 그냥 에라이 됐다라는 마음으로 밀어붙인다. 고개를 휙, 돌리면 귀걸이가 움직임을 따라 짤랑, 하는 소음을 낸다.

763 시미즈 마사 (mRaXecQlKQ)

2023-09-08 (불탄다..!) 09:05:34

>>762 "그냥이라니 뭔가요?!?"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나 감정이 있었으려니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래서 마사는 더이상 따져묻지 않기로 한다.

"제제 르 귄 씨. 이런 것들은 바로바로 치워줘야 한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책은 찢는 게 아니에욧!!"

설명을 해주는 듯하다가 급발진한다. 사실 머리끈을 만들어준 걸 후회하는 듯해서 조금 서운했다든가 그런 얘기는 하지 못해서.... 가 아닐까.

"늘 제 손만 빌려서는 안된다구요. 이번은 이걸로 해결되었지만 제제 르 귄 씨의 방은 청소도 필요하겠어요."

팔짱을 끼고서 먼지 쌓인 것을 돌아본다. 그대로 잔소리 잔소리 잔소리로 이어지려는 콤보가 제제의 주제 돌리기에 의외로 막힌다?!?

마사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완벽하게 만족스러운 미소를 드리운다. 그야 자신이 말하기 어렵던 것을 상대가 말해주었으니 이보다 좋을 것은 없다.

"뭐어 제제 르 귄 씨가 굳이 그렇게 말한다면 자고 가도록 하지요! 어디까지나 제제 르 귄 씨가 부탁하니까 그런 거예요!! 딱히 제가 심정이 복잡하다든가 지난 심문이 걱정된다든가 제제 르 귄 씨가 한 말이 신경쓰인다든가 해서가 아니구요?!?"

도도하게 콧대를 치켜들고서 히죽히죽 수상할 정도로 웃고 있다. 자신의 베개를 침대 위에 올려놓고 너무 좁은가 생각하며 고개를 갸웃한다.

764 박권태 (FVwEjxqZ1M)

2023-09-08 (불탄다..!) 23:33:54

>>757 마사
(가늘게 뜬 눈 그대로 입이 삐죽 튀어나오는 걸 보니, 당신의 말이 농담임을 눈치채지 못 한 듯 싶다.) 술맛도 모르는... 아니 그렇다고 지금 네가 알아야 한다는 뜻은 아닌... 하... 됐다.
(하기야 당신이 어른 되어 술을 마시러 간다면 당신은 칵테일바 같은 곳을 갈 테고 권태는 동네 호프집이나 갈 사람이니까...)
... 그만큼 무거우니까, 다들, 모든 증거를 토대로 잘 고민한 다음 투표할 거야. (고맙다는 말은 별 반응 없이 넘어간다. 아마 한 귀로 듣고 그냥 흘린 것 같다.) ... 잘 알고 있네.
(자신을 포함한 죄인들이 그간 당신한테 넌지시 흘렸던 말들, 계속 학생회장에 집착해야겠느냐 물었던 말들. 그 뜻을 당신도 깨달았으니 더 이상 말을 달아봐야 정말로 의미 없는 잔소리만이 안 될 것이다. 지금은 다른 말을 해주어야 할 때다.)
그럼 말야, 마사야. 지금은... 완벽한 학생회장 말고, 또 다르게 되고싶은 자신의 모습이 있어?
(그것은 자신이 응원해줌직 할 거라고 권태는 생각했습니다.)
...... 네가 그랬었나? 어, 그랬던 것 같기도 한데... (반응을 보아 마음에 크게 담아두진 않는 것...같...죠?) 뭐랄까, 그냥. 정당한 관찰의 결과라고나 할까......
(웅얼거리며 말끝을 흐린다. 당신이 준 오렌지를 받아들어 입에 넣는 모습은, 방금 전 자신이 한 말에 달관하여 사실이라 받아들인 사람의 행동이었다. 담담하던 표정은 금방 오렌지의 신 맛에 잔뜩 구겨진 표정이 되었지만.)
............ 안 셔......?


>>760 제제
(권태의 얼굴에 스쳐 지나간 아연함을 당신이 읽을 수 있었을까?무어라 말하려 했던 것도 까먹고 입술을 붕어처럼 뻐끔이고 있었다.)
... 사랑을 버리기 힘들구나. 사랑하지 않을 방법이 없는 거야.
(나 또한 그렇단다, 내 슬하의 어린 것을 보면 없던 사랑도 생겨나는 마당에 어떻게 있는 사랑을 흘려버릴 수가 있겠어.)
우리는 지금 모순에 빠져 있어. 사랑을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는데, 계속 숨을 쉬기 위해서는 사랑을 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해. 아저씨는... 모르겠다. 그런 방법이라는 게 세상에 존재하긴 하는 걸까.
(모르는 사람 둘이서 이렇게 대화해봐야 공회전뿐이 더 될까. 지금 시간의 근본적 문제가 이것이었다.)
하지만 바깥에는 사랑을 하면서도 손가락질 받지 않는 사람들이 많이 있으니까, 그 사람들을 보면 무언가를 알 수 있지 않을까. 제제는 똑똑하니까 금방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제제가 알아내서 나한테 알려줄 수 있을까.
(그런 방법따위 나한텐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당신한테 조금이나마 '남을 위한다'는 위안을 줄 수 있다면.)
우리가 사랑을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방법.

765 옥사나 하네즈카 (jLHfSmSggc)

2023-09-09 (파란날) 13:45:33

>>759 제제 르 귄

“그런가요.”

전해줄 말이, 너무나 많아요.
미워하는 사람일수록 전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말하지 않아도 전할 수 있었겠지만…
여전히 나는 이 아이를 좋아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마음만으로 모든 것을 전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당신이 밉습니다.
당신을 증오합니다.
당신의 그 생각도 혐오스럽습니다.
…하지만 분명, 이것은 당신을 향해서는 안되는 감정입니다.
저는 당신의 안에서 자그마한 자신을 바라보는 겁니다.
이런 상황인데도, 비겁하게도.

우리는 이야기해야만 합니다.
스스로의 고통을, 괴로움을. 나눌 상대가 없다는 것은 그저 괴로울 뿐이니까요.
아무리 자그마하더라도, 고통은 바람에 날아가는 것이 아니까요.
…날아가 버리면 좋았을 텐데.

자그마한 목소리가 울립니다.
그것이 제가 모르는 누군가가 나에게 물어보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내가 내 안에 고독을 버리는 것인지는 알지 못하겠습니다.
그저 저는 고독하고, 괴로웠습니다.
겨우 찾아낸 햇볕조차도 누군가가 찾아와 무너뜨리는 것이 버틸 수 없었습니다.
그냥 그런 거에요.

“그런가요.”

다시 한번, 괴롭다는 아이의 말에 대꾸합니다.
파헤칠 생각은 없습니다.
아이가 스스로 정할 일입니다. 하지만 분명 저보다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저 아이의 안에 자리 잡은 어른들의 욕망들이, 아이에게 짊어지게 한 의무감이. 혐오스러웠습니다.
거의 다 탄 숯이 열을 잃고 바스라지는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이미 심문을 시작하기 전부터 조금 피운 탓에 시샤를 태우던 열기는 조금씩 식어갑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조금 정리해주듯이 쓸어 내렸습니다. 푹신한 것이 만지기에는 나쁘지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젊은 나이니까요. 관리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 나중에 괴로운 관리가 기다리는 겁니다.

아이를 안고 있던 손을 풀었습니다.
너무 오랫동안 이러고 있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그러네요. 저도 제제씨와 이야기 하고 싶어요.”

당신이 밉습니다.
저를 돌아보게 만드는 당신이 밉습니다.
사라지고 싶다고 바랄 때 마다 이전의 저를 떠올리게 만드는 당신이 부끄럽습니다.
고통을 알지 못하기에 스스로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이 싫습니다.
당신을 바라볼 때마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저의 죄는 떨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음에, 저는 기도합니다.
제가, 아이가 구원받을 수 있기를.
누군가의 빛을 저물게 만들었음에도 비겁하게 살아남기를.

“일단 돌아가도록 할까요. 오늘은 밤이 늦었으니까요.”

766 제제 르 귄 - 마사 (qpO28eXri6)

2023-09-09 (파란날) 23:12:36

>>763 마사

"그냥은 그냥이지..."

왠지 해탈한 듯이 중얼거린다.

"가슴이 답답하고 폭력을 행하고픈 느낌이 지속 되는데, 그걸 어떻게 멈출지는 몰라서.."

화나서 어쩔 줄 몰랐다는 말을 하도 꼬아서 한다. 그때는 마침, 더 이상 '필요 없어진 것'도 곁에 있었고... 마사의 움직임에 함께 흔들리는 머르끈에 생각을 잇지 않는다. 그 색색의 존재 만으로 제제는 약해지는 무언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이상 읽진- 끄윽, 아, 알겠네에..."

잠자리가 굳이 편해야하나든지, 꿍얼거리다 마사의 매서운 눈에 금방 다시 찌그러진다.

그러나 마사가 도움을 준다는 사실 자체는 기분 좋은 듯하다.

침구의 크기 자체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마사가 고개를 기울이는 사이에 침대에 걸터앉는다. 최근 몇칠과 달리 뻣뻣하게 찔려오는 게 하나 없어 훨씬 편해졌다. 그게 조금 신기한지 손으로 천을 툭툭 건드린다. 하는 데 1분도 채 안걸리는 일이 그렇게 생각하기 힘들었나보다.

"그, 그래...."

마사가 눈을 빛내며 반짝이는 미소를 짓자... 마사가 쏟아져내는 말과는 달리 단답으로만 답할 수 밖에 없다. 함께 자고 싶었던 것인가... 하고 마사의 의도와는 달리 깨달았지만 말이다. 그래도 진정한 '으른'은 티내지 않기에, 그저 헛기침하며 그래, 그래, 고맙네, 하고 딴청을 피운다.

"허나...굳이 필요한가? 청소가."

기분 좋은 생각을 하는 지, 손으로 침대를 쓸며 눈가가 휘어진다.

"조금만 있으면 우리 둘 다 더 이상 이 침구는 쓰지 않을턴데. 어느 쪽으로든."

제제가 생각하는 '어느 쪽'은 꽤나 극적인 길이라, 그 걸 보는 마사는 조금 다른 기분 일수도 있겠지만.

767 제제 르 귄 - 박권태 (qpO28eXri6)

2023-09-09 (파란날) 23:20:29

>>764 박권태

"..."

권태의 말에는 대답하지 않는다.

사랑하지 않을 방법이 없다. 그렇게 태어났기에. 신이란, 그렇게 태어난 존재기에.

...그리고 인간 또한 그러하기에.

쭈그려 앉는 자세 그대로, 팔에 얼굴을 파묻는다. 사랑이란 유전자급에서 새겨진 본능. 세기를 거듭해 그 없이 숨도 쉴수 없도록 만들어진 하나의 본능. 신이라 해도 그 의지를 어떻게 반할수 있을까.

하지만 그 사랑이 어느 형태를 띄는 지는 그 누구도 알려줄 수 없기에.

(바깥...)

권태의 말에 슬며시 고개를 든다. 그를 바라보는 눈가는 언제든지 울음을 터트릴 듯이 붉지만, 거기서 눈물이 탈출하는 법은 없다.

"..."

다정한 그가 보인다. 배울 수 있다고, 알아낼수 있다고. 우리 둘에게도 그러한 '기적'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런게 있을까."

입술이 달싹인다.

"우리에게는 이미 늦은 게 아닐까."

부정의 말을 얘기하면서도, 마음은 그에 반박을 원한다. 피에 절여진 손을 가져도, 배은망덕한 마음은 그 손 또한 누군가를 올바르게 안아줄 수 있기를 원한다. 막다른 길에 서서 희망을 찾는다.

희망을 싫어하는 제제도 어쩔수 없는 인간인 것이다.

768 제제 르 귄 - 옥사나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00:03:09

>>765 옥사나

눈매가 늘어진 두 동그란 눈이 옥사나를 온전히 비친다. 그것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았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불신을 표출하는 거 같았으며, 혼란스러워 동아줄을 찾는 듯했다.

그 어느 한 쪽도 아니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온전한 감정은 아니다. 제제 또한 그 속마음을 이해하지 못해도 작은 심장은 뒤섞인 감정을 담아낸다.

"...그래."

그래도 어떻게든 표현해야 했기에, 쓸모없는 혀는 배운 단어를 되풀이한다. 전대의 사람들이 지난 발자국을 따라 스스로의 감정을 정의하고 뜻을 만들어진 상자에 담으려 든다. 꼭꼭 숨겨 그 누구도 보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결국 타인과 소통을 하지 않으면 안되기에.

말이란 그런 것이기에.

손이 풀리다 절로 몸이 뒷걸음질을 한다. 제제는 고개를 숙여버렸다. 똑바로 쳐다볼 수 없어서 그런 것일까. 둥그런 잿빛 눈이 헝크러진 백금발 사이로 다시 숨어버린다. 갑자기 허공에 맡겨진 몸이 조금 시리다고 느껴져, 긴 소매를 한 팔을 한 번 쓸어내린다.

그러면서도, 제제는 옥사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응."

여러모로.

"...고마워."

고개를 푹, 숙이고, 말투조차 고수하지 못하며. 섭섭한 감사인사를 건넨다. 정확히 어느 부분이냐면... 답은 못한다. 할 수가 없다. 그냥. 옥사나라는 사람은 너무나 말에 담아내기 어려운 사람이기에. 적어도 제제에게는 그렇기에.

"고마워, 응."

눈을 꾸욱, 감고 끄덕인다. 다음에 보자, 는 차마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래도.

자신을 미워하는 그 손길이 잊히지 않기에.

등을 돌려 걸어가기 전에는, 조금 미소를 지어볼수는 있었다.

//막레할까? :)

769 INFO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12:00:02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우선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6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1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한다: 1표. 〕

〔 그 다음으로 외부 판정단의 의견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2표이며 이전 방송에서 변화된 점은 없습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하지 않는다: 3표.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네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아울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안내드립니다. 내일 열릴 마지막 심문은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을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얼마 남지 않은 이 여정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770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0:01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771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0:13

"며칠 만에 뵙는 건지 모르겠군요."

재판장에 들어서자마자 간수장의 목소리가 우리를 반겼다.
반긴다기에는 어폐가 있을까, 평소처럼 심드렁한 사마엘은 우리가 어떤 심정을 느끼고 있는지에는 관심이 없는 것처럼 보였으니.

"그래도 이제는 제 3심도 끝무렵, 감을 잃었다는 변명을 하기에는... 이미 체화되셨겠죠? 심문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정도는."

손짓으로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시선을 내려보면, 그의 말대로 눈 감고도 욀 수 있을 것 같은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전원이 선서문을 낭독한다면 시작하겠습니다."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772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1:30

제대로 못 잤는지 눈이 뻑뻑한지 눈을 부비는 마사는 눈에 띄게 초췌해져 있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그리고 마사는 자리에 앉는다.

773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2:20

"..."

선서문을 낭독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 라고 하는 것이 옳을까.

세이카는, 분명하게 떨고 있었다.

774 옥사나 하네즈카 (I4XL1AELXI)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2:54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끝이 다가옵니다.
어느새 익숙해진 이곳과도 곧 작별인사를 해야할지도 모르겠네요.
자리에 앉아 그저 증인석을 내려다봅니다. 마지막이 될 심문. 가장 고민했던 선택. 그결과가 어떨지는...지금부터 알아봐야죠.

775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3:13

>>773 "세이카."

소근소근 그녀를 부르는 목소리다. 말없이 불끈 손을 쥐여보이며 초췌한 눈가를 접어 웃는 것을 보면 힘내라는 의미인 것 같다.

776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6:01

>>775 "...."

고개를, 조용히 끄덕인다. 무섭다. 무섭지만...

"...전... 저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사형선고와 같은 느낌의, 선서문이였다.

777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6:50

지친다. 어느새 자리에 서있다.

생각없이 쓰여진 내용을 읆는다.

"...본좌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아니, 한다."

778 SAMAEL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7:15



이번에도 어김없이 시작되는 심문.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제 3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779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8:03

"세이카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어?"

가벼운 질문을 하는 마사의 눈이 피로해보인다.

780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8:21

"그러면. 시작하지. 어김없이."

"지금까지, 여기 있는 자들에게 용서받은 기분이 어떠지?"

"그리고, 현재 가장 원하는 판결은? 달라진 것은 있는가?"

781 옥사나 하네즈카 (Y/SMSoQKak)

2023-09-10 (내일 월요일) 22:09:59

"곧바로 시작할까요 세이카씨."

"지금 두려우신가요?"

782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0:10

(별 생각이 없는지 비교적 부자연스러운 손으로 볼이나 득득 긁고 있다가)
너희 엄마아빠, 너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눈 깜박.) 여전히?

783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1:45

>>779

"... 힘들어."

나온 말은, 그것이였다.

"이 목소리가, 이 판결이. 너무 무서워."


>>780

"... 끔찍, 해요."

"... 용서받지 않는다. 그것이, 제가 생각하는 저인데... 저도, 저를 모르겠어요."

>>781

"...네."

>>782

"... 그렇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봤잖아요. 저 외부판정단들의 표를. 그렇지 않다면... 저렇게, 표가 나왔을, 리가... 나왔을 리가 없어..."

784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4:18

슬픈 표정이 되는 마사다.

"..사실은 나도 마찬가지야."

그렇게 말하고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한다.

"...용서받아서 나가게 된다면 가고싶은 나라가 있어?"

분위기 전환을 시도해본다.

785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4:28

>>782 세이카
아...... 뭐랄까, 그것 때문에 판단한 건 아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살짝 눈을 찌푸린 채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야, 봐, 저번 네 심상을 보면 솔직히... 이런 말 해서 미안한데, 너네 부모, 그다지 좋은 사람들같지는 않아 보였고.
같은 살인자가 이런 말을 해도 우습지만 말야-? 죽을 만했던 사람, 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을까... 하고.

786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4:30

"끔직하다? 어째서? 좋지 않나, 긍정받은게."

말은 하고 질문은 성실히 내고 있으나, 시선은 허공을 돈다. 딱히 세이카와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은 느낌일까. 여전히 용서받고 싶지는 않지만, 스스로도 모른다라, 하고 작게 중얼거린다.

"용서받지 못한 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지?"

787 옥사나 하네즈카 (ZhNwmXpuyY)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5:40

>>783
...한숨을 거둡니다.
알고 있습니다. 세이카씨가 심약한건...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까요. 또다시 같은 말을 반복해서는 안되지 않나요.

"용서받고 싶나요.'

나지막하게 묻습니다.

"세이카씨는 정말로 '살인'을 저지른건가요. 부모님을 그런꼴로 만들었나요."

"어째서?"

788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7:04

>>784

"... 뉴질랜드...?"

그렇게 말하지만, 말에 자신은 없어보인다.

789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7:56

>>785

"... 그렇지 않으면... 그렇지, 않으면 저런 표가, 나올리가 없어요... 나올, 리가..."

".... 죽을 만한, 사람은... 으, 우..."

790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8:01

"이 곳에 하나 특별한게... 다수인 외부 심판원보다는, 소수인 내부의 살인자의 의견을 더 중요히 여긴다는 점이지."

사형에 대한 제도도 그리 따르고, 하면서 조소와도 같은 웃음을 입에 머금는다.

"그대에게는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 외부 판정단의 판결, 혹은 여기 살인자들의 판결?"

791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18:52

>>786 "좋지, 않았어요... 절대로... 절대로..."

"... 오해하고 있어요, 전부... 판결이, 잘못 되었어요... 누구도, 죽어도 싼 존재가 아니야... 다들, 좋은 사람인데..."

792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0:16

>>787

"... 모르겠어요... 용서, 받고 싶지는, 않았는데... 다들, 다들..."

"... 전... 네... 제가... 제가, 그랬어요..."

"... 무서워서, 두려워서, 아파서, 머리가, 머리가 하얘져서..."

793 박권태 (iaM/zYLAAs)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0:46

>>789 세이카
아- 뭐- 그렇게 생각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 나랑 제제는 말야, 사이좋게 3표씩이나 용서받지 못 한다고 들었다고. 네 논리대로라면 우리는 너보다 더 못나고 쓸모없는 쓰레기려나... 딱, 1표 분량만큼...?
(설득인지 자조인지 모를 말을 중얼거렸다. 그 뒤에는, 자신은 잘 모르겠다는 듯 시침을 뚝 떼며 당신의 말을 반문했다.)
죽을만한 사람은? 그 뒤에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794 시미즈 마사 (JfxbqWioUU)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1:19

>>788 "자연이 멋질 것 같은 나라네. 그곳도 좋겠다."

턱을 괴고 그렇게 얘기하는 마사다. 잠시 공중을 보며 멍하게 있다가,

"부모님이 그렇게 대단하지 않았다면, 세이카도 용서받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덜했을까?"

멍하니 묻는다.

795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1:29

>>790 "... 무엇이, 더 중요한걸까요. 모르겠어요. 저도."

"사마엘 씨에게 직접 물어보셔야 할 거예요, 그건. 저는, 저는... 모르겠어요."

796 세이카 (upSoqwlspM)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2:39

>>793 "절대, 절대 아니예요... 전, 전... 이, 시스템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그렇게 느껴요..."

"죽을 만한 사람은 여기에는 없어요. 다들, 착해요. 정말로..."

797 제제 르 귄 (p2ecSKeN82)

2023-09-10 (내일 월요일) 22:22:53

>>791 세이카

"진심으로, 그렇게 믿는가? 지나친 주관이라 보네만."

그려진 듯한 미소가 짙어진다. 손을 들어 턱을 괴며, 세이카를 바라본다. 어째서일까, 은근히 공격적인 태도다.

"그대에게 친정하다 해서 좋은 사람이란 보장은 없다네. 하면 우리들의 살인은? 모두 정당하고 타당한 일이였다는 생각인가?"

우리들이 목숨을 앗아간 자들은, 모두 '죽어도 싸다'고 생각하던가, 하며 하하 웃는다. 딱히 즐거워 보이는 미소는 아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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