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25066> [반상L] 딜레마의 배심원 -재판장 2- :: 1001

캡틴 ◆B..eEWGcm.

2023-08-16 12:17:13 - 2023-09-11 23:49:10

0 캡틴 ◆B..eEWGcm. (jE118.hr7E)

2023-08-16 (水) 12:17:13

'딜레마의 배심원'의 캐입스레입니다.

※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이전 재판장: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5
휴게실(잡담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7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665 SAMAEL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3:12:16


심상독백³ #2 ── 죄수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1)

666 SAMAEL (S71O2x80cQ)

2023-09-04 (모두 수고..) 23:12:53


심상독백³ #2 ── 죄수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2)

667 옥사나 하네즈카 (L9ZaYJFwXM)

2023-09-04 (모두 수고..) 23:18:39

그녀는 조용히 자신의 심상을 바라본다.
예상은 했다는 듯 조금 진정되어이쓴 얼굴로. 아직 남은 물담배의 잔불을 다 태우고 나가려는 듯 한참을 증인석에 서서 그 광경을 바라본다.

"..."

연기가 사라지지않는다. 자욱하게 뿜어져나요는 담배연기는 천장을 바닥삼아 깔린다.

668 시미즈 마사 (nWG21TDnSE)

2023-09-04 (모두 수고..) 23:36:09

마사는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비상식적으로 옥사나의 생존을 바라고 있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하나는, (누구 말대로)겨우 한 달 남짓 만난 남에게 들만한 정은 아니라는 것.

마사는 어떤 측면에서인지 몰라도 자신과 옥사나를 동일시하고 있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어쩌면 졸업할 시간이 다가왔다.

마사는 눈물을 닦지 않은 채 그대로 일어나 냉기를 일으키며 재판장을 떠난다.

669 제제 르 귄 - 옥사나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3:36:44

>>667 옥사나

짤랑.

"그대."

이제는 익숙할지도 모르는 귀걸이가 맞물리는 소리. 옥사나가 고개를 돌리면, 웃고 있는 제제의 모습이 보일테다. 새까맣게 가라앉은 두 눈동자에서 생기는 더 이상 찾을 수 없다.

옥사나가 온전히 관심을 보이기 까지, 인내심있게 기다린다. 그야, 제제가 당신을 찾아온 데에는 이유가 있으니. 만약 당신이 눈을 마주쳐 온다면, 그제서야 느리게 입술을 뗀다.

"그대, 거둔 목숨이 몇이든 죄의 중죄는 무거워지지도, 가벼워지지도 않는다 하였지."

한 발자국, 두 발자국, 다가간다.

"용서받지 않아, 마음 편히 숨을 거두고 싶지 않나?"

하핫, 순수한 기쁨이 소리가 되어 혀를 타고 내려온다. 동요를 참지 못해 어깨가 잘게 떨린다. 손을 들어 제 가슴팍을 친다.

"찬양하여라. 내, 우리 둘의 소망 모두 이룰 방법을 생각했다네!"

반짝. 사라진지 오래였던 열정, 혹은 광기. 그 반짝임이 눈에 비쳐 옥사나의 형상을 담군다.

제제가 옥사나에게 손을 뻗는다. 안심을 주는 미소와 함께.

"그대 또한 방송을 들은 기억이 있겠지? 수감자 사이의 살인에 대한! 그러니 그대 — "


— "나를 죽이지 않겠는가?"


바짝 다가선다. 흥분에 가쁜 숨소리가 들린다. 제제의 눈이 온전히 옥사나를 향한다.

"본좌는 스스로의 목숨을 앗지 못하고. 그대는 이곳에서 내리는 사형을 원하는 법. 거기에, 투표는 후에도 바뀔 수 있지! 얄량한 태도와 동질감이 용서의 비법이라면, 그 것을 뒤집는 데에는 이 만큼 확실한게 있지 않은가?"

싱글벙글, 웃는다.

"일석이조 아닌가?"

어떠한가?

소녀가 웃는다.

670 제제 르 귄 (4U1.XwjOYw)

2023-09-04 (모두 수고..) 23:37:36

>>610 박권태

망치가, 의사봉이 머리 속을 두드리고 있다.

우웨엑. 머리속의 고통을 몸이 어찌 아는 지, 위가 경련해 헛구역질을 한다. 다리가 몸을 지탱할수 없어 앞으로 쓰러지는 데, 그 몸을 지지하는 두 팔의 온기가 쓸데없이 따스해, 아니, 끔찍해, 심장을 죄어왔다.

"........아니야. 아니야...."

눈물 한 방울 떨어지지 않는 데도, 흐느끼듯, 울먹이듯 새어나오는 비는 소리. 격하게 고개를 흔든다. 두 다리로 설 힘도 없는 주제에 몸은 사시나무처럼 떨린다.

살인자들이 서로 모여서 서로의 상처를 햝아봤자 어쩌겠는가. 결국, 결국 ...

등에 손길이 와닿았다. 그 다정함이, 그 배려가 역했다. 끔찍했다. 너무 너무 소름돋아 온 몸이 거부하였다.

절망 속에서 분노가 싹을 틔어 단번에 피어올랐다.

— 나 말고, 누구한테 사과를 해야 할지. 이제는 알 것 같아?

" ㅡ 닥쳐라!!!"

어디서 나온 힘인지, 온 힘을 다해 권태의 몸을, 그 손길을, 힘껏 밀쳐낸다. 그 힘 자체는 약해 원한다면 충분히 버텨낼수 있겠지만, 권태가 약하게 잡고 있었다면 풀려, 제제가 엉성하게 라도 두 발로 설 수 있는 정도다.

"닥치거라!!"

이를 꽉 악물어, 독기서린 눈으로 권태를 날카롭게 노려본다. 토사물의 흔적이 턱을 따라 흐르는 것을 신경 쓰지도 않은채 거친 숨을 내쉰다. 휘청이면서도, 주먹을 꽉 지어 붉게 상기된 피부는 진정할 줄 모른다.

감정의 물결에 몸을 내던져 비명을 지르듯 악을 쓴다.

"내가 사과할 것은 없다!!! 내가 잘못한 것은 하나 없으니!!"

내 사랑이 틀렸다면.

"나의 사랑은 틀리지 않았다!!"

애초에 사랑을 해서는 안되는, 그러한 존재라면.

"내가 사랑하는 자들은 행복해졌다!! 그것이 나의 의무였으니까!!"

우리 둘이 그런 존재라면.

"사랑하는 자들에게 행복을 기원한 것이, 그리 큰 죄이더냐!"

우리는 왜 살아있어?

나의 의지에 나의 삶에 나의 탄생에 나의 고통에 나의 환희에 나의 슬픔에 나의 노력에 나의 괴로움에 나의 사랑에 나의 감정에 나의 시간에 나의 지성에 나의 의지에 나의 선택에 나의 의식에 나의 심장에 피에 두뇌에 척추에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어?

그 말이 맞다면. 그 비틀림이 하나의 거대한 어긋남의 전조였다면.

"닥쳐! 닥쳐! 그럴리가 없잖아!"

평온한 말투도 고수할 정신이 없다. 평생 고수해온 '신'의로서의 품행을, 그 몸가짐과 마음가짐을 유지할수 없다. 바벨탑마냥 그의 말에 속절없이 허물어진다. 분노와 폭력을 향한 원적인 갈망이 뇌내를 햘퀸다. 아이마냥 악을 쓰며 머리를 쥐어 뜯는다.

"그렇다면 내가, '나'일리가 없잖아!!"

내가 이렇게 되어버렸을리가 없잖아.

여러 균열이 모인다. 배움에서, 죽음에서, 시선에서부터 시작된 균열이. 독이 든 잔에 손에 들었을 때부터 느낀 균열이. 소름끼치는 고요함속에서 애써 무시한 그 균열이. 그 존재감을 알아달라 절규한다.

속이 울렁거린다.

권태를 뿌려치려하며 비틀거리며 도망간다. 신에 걸맞지 않은 추례한 모습이다.

//여기서 잡으면 계속하고, 도망가게 두면 막레해도 괜찮아!!

671 옥사나 하네즈카 (xgGfigkin2)

2023-09-05 (FIRE!) 08:13:57

>>669 제제

거슬린다.
그냥 저 소녀의 몸짓 하나하나가. 목소리가. 얼굴이. 그저 모든것이 거슬리기만 한다.
일흔을 넘게 죽인 대죄인. 죽인 사람의 수로 죄의 경중을 나눈다면 이곳에서 가장 악질적이겠지만... 글쎄다. 어차피 살인자들끼리 결정한 일이니까.
상처를 보듬고, 함께 행복한 삶을 찾아갑시다-라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성장환경에 따라 용서를 받을지도 모른다.
전혀 아니면서.

"당신은 독이네요."

그리 단순히 답한다.
그 이상은 없다. 아무것도.
행복해보이는듯한 얼굴도, 마치 대단한걸 찾았다는 듯 즐거워보이는 웃음도.
나의 마음에 닿기에는 모자라다. 순수하잖아 저건.

"제제씨, 당신은 책임을 지고싶지 않은거에요."

그러니 거절한다. 지금 이대로 호스로 목을 조르거나 들여온 약물을 과타투여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조리실의 식칼로 찔러버릴 수도 있다.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이곳에서는 그런 것을 시험하려는 거겠지.

"저는 여전히 당신을 혐오합니다 제제씨. 좋아할 수 없어요."

죽음은, 스스로에 의한 죽음은 때로는 구원이 될지도 모른다.
억지로 달아놓은 연명장치의 전원을 꺼버린다고 해서 죄를 묻지는 않듯이.
때로 최고의 도피가 될지도 모른다.

"당신은 일전에 죽음은 곧 구원이라고 하셨죠. 왜죠? 신이면서. 인간에게 구원을 청하십니까? 평소에는 마치 전능한것 마냥 말하더니 이제와서 판결이 두려우십니까? 스스로가 부정되는것이 그리도 두려우십니까?"

어쩌라고.

"왜 남의 목숨은 그리 쉽게 앗아갔으면서 스스로의 목은 취하지 못하십니까. 부처는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열반에 이르렀고 예수는 인간의 죄를 대속하였는데. 왜 스스로 신이라고 하는 이가 인간을 죽여서 구원한단 말입니까. 도망치려한단 말입니까. 당신이 그리 연민을 느끼던 저조차도 책임을 지려하는데."

소녀에게 다가간다. 이제는 거의 주먹하나가 들어갈만한 거리.
이리도 가까이서 이 어린아이를 본 적이 있던가.

"저는 당신을 증오합니다. 그렇기에 당신을 죽이지 않습니다. 방금전에 마사씨의 질문에 답한 것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때문에 죄를 늘려갈 생각은 없으니까요."

"여러분들이 저의 사상을 긍정했으니, 더이상 저는 누군가를 구할 생각이 없습니다. 살려달라고 부탁받아 사람을 죽인 인간이 어찌 다른 라람을 구합니까."

672 시미즈 마사 (NEexD6uSBI)

2023-09-05 (FIRE!) 09:49:52

>>609 "저도 이런 기대를 품어보는 건 처음이네요.... 제제 르 귄 씨같은 사람을 만나는 건 처음이니까, 그런 거겠지만요."

혈색은 눈치채지 못한 듯하다. 아마 그쪽을 외면하려 고개를 돌리고 있기 때문이겠지.

"아뇨. 어린아이 같았어요."

진지하게 그렇게 말하고 나서 푸훗- 웃음을 터트린다.

"그럴지도 모르는 게 아니라, 배워야 해요. 예절이나 그런 것 말고도 보편적인 생활하는 법이라든가, 가치관이라든가, 윤리관이라든가."

애매한 답변에 만족하지 못한 건지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고는

"물론 진심이죠. 한때는 저도 나쁜 생각을 할 때가 있었지만 그런 때는 지났으니까요."

그렇게 만들어 준 세이카에게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이상하다는 말만 몇 번을 하는 건가요."

그렇게 말하고서 제제를 마주본다. 그 눈은 웃음기로 휘어진다.

"싫진 않죠?"

답을 안다는 눈치다.

// 괜찮으면 막레를 받을게!! 더 이어도 괜찮고!

673 INFO (zURckYGEvE)

2023-09-05 (FIRE!) 12:35:40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우선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1표. 〕
〔 최종 판결이라 그런지 다들 신중하게 투표하려는 듯 하군요. 심심하긴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

〔 그 다음으로 외부 판정단의 의견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7표로 이전 방송에서 변화한 점은 없습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다음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세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시미즈 마사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옥사나 하네즈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최선을 다 하여 이 죄인의 마지막을 빛내주시길.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674 제제 르 귄 - 옥사나 (Mv6fRGrCs.)

2023-09-05 (FIRE!) 15:07:00

>>671 옥사나

제제의 미소를 답하는 옥사나의 얼굴에 웃음기 하나 없을때, 제제는 본인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 당신은 독이네요.

실패의 맛은 달콤하지도 씁쓸하지도 않았다. 무미무취의 색으로 제제를 늪으로 끌어들였다. 느리게, 제제의 미소가 옅어져 자취를 감추었다.

옥사나라는 이름의 어른은 담담히 제제를 바라보았다. 제제는 똑같은 성숙함으로 옥사나를 마주할수 없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이 거부당하였다.

"...난..."

도망인가.

그냥, 그냥 기뻐했으면,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한 것이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해야 해는데, 그게 너무 힘들다.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더만, 억지로 들추어낸 가면의 뒤는 두려움을 자아낸다. 얼핏 보인 어둠에 겁먹어 뚜껑을 내려누르려하는 데, 잠시 보인 것이 그리 큰 동요를 일으킨다고 쉽게 그럴수가 없다.

화내야 될까. 윽박질러야 하나.

부처와 예수는 사람으로 태어나 신이 되어 이승을 떠났다. 신으로 태어나 인간이 되라 강요당하는 제제는 죽을때까지 두발을 땅에 붙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완전한 신이 될 수 없는 존재이다.

전지하지도 않고, 전능하지도 않다. 할 수 있 것과 할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해야 만 하는 것과 하면 안되는것 밖에 없었다. 사람을 사랑해 행복을 기원하나, 외로운게 싫어 그들의 곁을 갈망했다. 그럼에도 학습 받아 뼈에 새겨진 신의 도리는 여전히 손끝에 매달려, 스스로의 선택을 영원히 앗아갔다.

인간의 소원에 의해 탄생해 그들의 원에 의해 삶을 이어갔으니, 끝낼 수있는 것 또한 인간의 소원 밖에 없다 - 고 믿었다.

그냥 옥사나가 원하는 것을 얻길 바랬다. 동시에 속으로 스스로의 갈망 또한 취할 수 있으면 괜찮다 생각했다. 행동에 인간 본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이 없었다. 그렇기에, 제제 또한 구원을 갈망하는 마음이 손쉽게
간파당했다.

혀를 차고 고개를 돌려야 했다. '실망이로군', 이라고 한숨을 내쉬어 고개를 도리질해야했다. 배운 것처럼 너무 빠르지 않게, 느릿하나 그리고 느리지는 않은 속도로.

하지만 실패하였다.

숨소리가 들리는 공간만이 그 둘을 가른다. 제제의 동그란 두 눈에 옥사나의 형상이 비친다. 동공이 떨리는 게 보이는 짧은 거리다.

"...............그래."

결국, 입을 달싹여 한 마디 만을 읆조린다. 눈을 내리깔아, 옥사나의 형상이 더 이상 동공에 비치는 일이 없어진다.

"...그게 우리의 차이점이긴 하지."

부정받은 사상. 타인의 구원에 매달리는 나. 자의의 증오와 타의의 애정.

더 이상 할 말은 없었다. 갑자기 텅 비워진 기분이다. 옥사나의 건조한 경멸이 그 빈 공간을 채운다. 그에 감히 뭐라 할수는 없어, 고개를 숙였다.

// 더 이을까, 여기서 제제가 떠나는 걸로 끊을까?

675 제제 르 귄 - 마사 (Mv6fRGrCs.)

2023-09-05 (FIRE!) 15:08:15

>>672 마사

"푸흐... 나 또한, 그대와 같은 사람은 처음이네."

정말로, 진심으로. 처음 대하는 사람이다. 여기 오고 나서는 정말 처음보는 유형의 사람밖에 없었지만, 마사는 더더욱 그랬다. 하나를 굳이 뽑기에는 닮은 점을 찾는 게 빠를 정도다.

크흠, 하면서 마사의 눈을 피한다.

"..."

제제는 여전히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신이 아닌 자신을 상상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 그 존재를 떠올리는것만으로 거대한 공포에 사로잡히고 만다. 오히려 함께 신도들과 잠드는 게 신으로서의 마지막 도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기에 마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도, 확답을 주지는 못한다. 거짓말에 본의아니게 익숙해진 제제였지만, 스스로 믿지 못하는 것을 입밖으로 내밀지는 못하기에.

"....대단한 사람이야, 그대는. ...짓궃기도 하고."

휘어진 마사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한다. 두 손의 소매 둘다 들어, 그 긴 천으로 얼굴 하관을 가린다. 그럼에도 분홍빛으로 피어나오는 홍조는 완전히 가리지 못한다.

".............그래, 싫지는 않네."

졌다는 듯, 푸흣, 하고 작은 웃음소리를 내쉰다.

" — 나도, 너를 싫어하지 않나봐."

싫어하지 못한다라던가, 사랑할수 밖에 없다던가. 그러한 강요와 가까운 애정보다는 강도가 약할텐데도, 그런 익숙한 문장보다 이런게 훨씬 더 간지럽다. 감지럼 정도야 참아내 자세를 유지하게 훈련한게 몇년 인데, 고작 그 정도를 참아내지 못해 소매를 더더욱 당겨 얼굴을 가린다.

//그러면 막레 할까? 수고했어!!

676 옥사나 하네즈카 (S/efZPjZDg)

2023-09-05 (FIRE!) 15:51:39

>>674 제제 르 귄
아이가 내 눈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익숙하다. 나를 만난 아이는 대부분 그러했으니.
고통을 버티지 못해 괴로워 일그러진 얼굴이야말로 내가 가장 익숙해하는 것이다.
...고개를 들었다. 시선이 엇갈리고 더이상 내 눈에 괴로워하는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따가울정도로 반짝이는 법정의 전등이 마치 죄를 씻으려는 듯 눈을 관통해 척수를 태워간다.
나는 무엇인가. 이 어린 아이에게서 자신을 찾은걸지도 모른다.
사회가, 주변인이 나에게 입혀준 옷을 입고 그 옷이 나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리 말하는 것들의 실체는 어디에도 없는데.
자신을 바라봐준다는 착각에 매몰되어서는 기워붙인 옷가지를 황금실로 된 옷이라도 된 것 처럼 소중히 여긴다.
제대로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다.
배우지 않았으니까.

나는 이 아이가 괴로웠으면 좋겠다.
정작 정말로 괴로운것은 항상 내가 보는 곳에는 없었지만.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평소였다면 실망이라며 쏘아붙였을텐데.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아이를 꼭 끌어안아 주려고 했다.

"제제씨는 울어본 적이 있나요."

나와 다른 아이에게 나와같은 답을 바란다.
이래서는 그 사람들과 다를것이 없는데.
어른인 탓에, 같은 생각밖에 되지않나보다.

나는 우리가 얼마나 두려운지, 또 괴로운지를 알고 있다.
입고있는 옷은 황금실이 아니라 납덩이고
어디를 기던 차디찬 쇠벽에 가로막혀 스스로도 무엇을 말하는지 몰랐겠지.
다만 안으로, 그 끝도없는 늪의 바닥으로 또다시 침잠했겠지.
빠져나갈 곳 따위는 없다.
구원이라 믿어 의심치 않은 것이 그 무엇보다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도 모른채로.
어디에도 닿지 못하는 말을 그저 깊게 녹여냈을 것이다.

신이시여. 듣고 계십니까.
당신의 어린양이, 이리 기도드립니다.
태어 나기로 저주됨과 끝없는 능멸속에 살아온 이 작은 아이를 구해주소서.
싸구려 장식과 어른들의 증오로 모욕되고 치장되어 원하지 않는 짐을 짊어진 이 아이를 위해 기도해주소서.
증오를 위해 사랑하기를 그만 둔 자가 하는 기도가, 얼마나 쓸모있을지는 모릅니다.
그저 이 아이만은 당신의 곁에 있던 선지자들과 함께 당신의 곁에 세워주소서.

"만약, 만약에 용서받아서 이곳에서 나가면... 그러네요. 학교라도 세워볼까요. 제제씨도 다른 아이들과 함께. 평범하게 살 수 있게."

...닿지 않겠지. 쓸모없는 말이다.
그런데도 이런 말말고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깊게 담배연기를 마시고 내뱉는다. 어느새 주변은 담배연기로 자욱해서 과일향짙은 연기만이 보일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정도다.

"아무도 안보고 있으면 원하는대로 해도 된답니다."

아이에게서 떨어진다.
한걸음 떨어져서 팔을 크게 벌리고.
아이가 나를 찌를 수 있게. 무엇이든 할 수있도록.
///조금더 괜찮을까!

677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1:33:12

>>670 제제
(당신의 등이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것을 자신은 멈추어주지 못 했다. 붙잡기는 커녕 도닥이려는 손길조차 끔찍하다며 거부당했는걸. 아직 어린 당신의 저항 정도야 힘을 주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지만 권태는 구태여 당신을 잡아두지 않았다. 감히 그럴 자격이 없었다.)
제제. 진정해.
(악을 쓰는 당신의 성대에 피가 흐를까봐 당신을 만류한다. 당신을 받치기 위해 무릎 꿇었던 자세 그대로 올려다보는 권태, 응달 진 붉은 눈에는 동요가 없다.)
네가 잘못한 게 맞아.
(그리고 당신은 모든 것을 부인한다. 나의 입을 막고 눈을 돌려 지금의 혼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비틀거리며 재판장에서 도망쳐나가는 당신.)
(... 권태는 그런 당신의 뒤를 따라 재판장에서 떠난다. 당신의 어깨를 붙잡기 위함이라기보다 제 몫의 방으로 돌아가는 길이 일로였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도망치는 당신을 뒤에서부터 쫓아가는 형국이 되었다.)
... 있잖아, 지금 부인하더라도 바뀌는 건 없어. 판결은 이미 선고됐었고, 네 심문도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오게 될 테니까.
(여전히 그의 걸음은 힘이 없었으나 휘청이지는 않는다.)
이미 한참동안 도망쳐본 사람이 하는 말이야. 피하지 마. 그럴수록 너만 더 아프다.

678 SAMAEL (zURckYGEvE)

2023-09-05 (FIRE!) 22:00:00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679 SAMAEL (zURckYGEvE)

2023-09-05 (FIRE!) 22:00:13

공기가 차갑다.
대리석 바닥을 밟으며 걸어간다, 깃털 머리의 간수장이 그런 우리를 보며 미소짓는다.

"어서 오십시오. 시미즈 마사의 제 3심 심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꼬아둔 다리의 발끝을 까딱거린다. 여유가 넘치는 모습, 저것도 서너 번의 만남 뒤에는 결코 볼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자리 위의 종이를 내려다보았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전원이 선서문을 낭독한다면 시작하겠습니다."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680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02:01

사마엘의 미소가 체셔 고양이 같다고 생각하며 마사는 재판장에 들어선다.

모두에게 인사를 반듯이 하는 모양과 예전보다 영 반듯하지 못한 차림새가 대비된다.

"오늘 심문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선서를 한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희미한 미소를 띄고 있다. 긴장은 어디론가 가버린 모양새다.

681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03:58

걸음걸이와 함께 귀걸이가 흔들린다. 갈수록 지쳐보이는 소녀는 스스로의 자리를 찾았다.
이제는 외어 볼 필요가 없어진지 오래임에도, 그 존재를 확인하듯이 종이를 힐끗 내려본다.

"후우... 나는, 본좌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한다."

682 옥사나 하네즈카 (4WSW7Qhguk)

2023-09-05 (FIRE!) 22:04:49

괴롭지는 않았습니다.
더이상 그럴만한 이유가 없었기에.
평소와 같은 얼굴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맹세합니다."

그리 말하고는 증인석의 마사씨와 눈을 맞춥니다.
보기 좋게 긴장이 풀려있는 모습입니다.

683 SAMAEL (zURckYGEvE)

2023-09-05 (FIRE!) 22:05:28



탕.
망치 소리가 한 번.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의 제 3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시미즈 마사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684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07:30

............
(멍하니 앉아있다가 질문 하나를 툭 던진다.)
아저씨랑 무슨 관계였는지 말했던 적이 있던가. ...... 나 말고.

685 옥사나 하네즈카 (4WSW7Qhguk)

2023-09-05 (FIRE!) 22:07:59

"...하루만이네요 마사씨."

그 이상은 필요없었습니다. 우선은 인사, 고개를 숙이고. 허리를 굽히며.
어제의 추태에 사과합니다.

"어제는 죄송했어요. 보기 흉한 꼴을 보였네요. 오늘부터는 다시 제대로 할 생각이랍니다."

옅은 웃음을 짓고 천천히 다시 그 노트를 꺼냅니다. 할 말은 정해두었습니다.

"마사씨는 어째서 자신이 용서받아야한다고 생각하시나요?"

686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08:54

>>684 "...제게 희망을 주었던 아저씨 말이죠."

이번에 앉을 때는 더이상 치마를 가지런히 모으거나 하지 않는다. 마사는 손을 뒤로해 의자의 가장자리를 잡고서 대답한다.

"한때 재워주고 먹여주던 사람이었어요. 그렇다고 이상한 오해는 하지 말았음 해요."

687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09:08

"여기 돌아오게 되었군. 기분이 어떠한가?"

팔짱을 끼고, 다소 건조하게 묻는다.

"이전의 심문 결과에 관하여."

688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10:17

>>685 "아니요. 오히려 제가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지요."

체념한 듯한 표정에 힘빠진 미소가 지나간다.

"예전에 말했듯이 앞으로는 사회의 해악이 되지 않고 오히려 보탬이 되면 될 테니까, 그리고 오늘 전부 솔직히 말씀드릴 생각이니까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용서해 주실 거잖아요? 마사가 속삭이듯 말한다.

689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11:01

>>686 마사
자세가 상당히 불량해...... (자신도 한때 별 해괴한 자세로 잘 앉아 있었으면서 사돈 남말을 하고 있다...)
... 왜 그 사람이 너를... 먹여주고 재워줬었는데? ...... 집 나왔던 적이 있는 거야?

690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12:28

>>687 "오히려 안심되는 기분이네요. 어떻게 하면 용서받는지 알게 된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하고서 날숨을 가볍게 뱉는다.

"이전의 심문 결과에 대한 기분을 물으시는 거죠? 저는 그때는 용서받으면서도 불안했어요. 여러분이 모르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걸 알게 되면 단번에 돌아서지 않을까 하고."

구속복의 가슴 쪽을 붙잡자 조금 구겨진다.

"하지만... 전부 털어놓으면 용서해주실 거니까요. 그렇죠? 저번에 그랬듯이."

691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13:18

"그대는 여전히, 소위 말하자면... '죽어도 좋은 인간'이 있다 생각하나?"

후우, 작게 한숨을 쉰다.

"그대가 살인한 자에 대해, 현재는 어떤 생각이 들지?"

692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13:32

>>689 "그런가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자세를 바꾸지는 않는다.

"네. 집을 나온 적이 있었답니다. 중학생이었을 때요. 철없을 때였어요. 박권태 씨보다도 더요."

키득키득 웃는다. 이것이 진정 심문받는 사람의 자세가 맞나 싶다.

693 옥사나 하네즈카 (4WSW7Qhguk)

2023-09-05 (FIRE!) 22:14:32

>>688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요."

조금 쏘아붙이듯이 물었습니다.

"...방금의 그 아저씨에 대한 이야기도 그렇고. 좋지 않은 과거가 있었다는 건 알겠네요. 혹시 어떤 일이 있었던건지 제대로 이야기해줄 수 있나요?"

694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15:09

>>691 "있다고 생각해요. 분명히 있죠. 하지만 그런 것은 일시적인 방황을 하는 사춘기 소년소녀들이나 특별한 환경에 놓인 사람들을 보고서 단번에 판단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지나칠 정도로 솔직한 답변이다.

"미안하네요."

하지만 별로 미안한 표정은 아니다.

695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15:56

>>690 마사

"흠."

딱히 마사의 말에 첨언하지 않는다. 예전의 제제라면 웃으며 그럴리라고 긍정해주었을테지만... 지금은 너무 피곤하고, 텅텅 비워진 느낌이었다. 둘 다 심판의 결과에 영향을 받았으니까. 밀그램의 기획자가 원하는 대로.

"그리하다면... 이제는 알려줄수 있을까? 어째서 그는 그대를 '가짜'라고 부를 것만 같았는지. 많은 자들 중, 어째서 하필 그였는지."

696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16:51

>>692 마사
머리도 풀고 옷도 단정치 못 하고...... (눈 깜박.) ... 싫다는 뜻은 아니야. 알지?
... 네가 나보다 더? (상상이 되지 않는 듯 한참 멍때리다가) 가출했던 건, 가족 때문에? (...) 중학생 때 그랬다는 건... 고등학생 때는 그 아저씨랑 함께 있지 않았다는 뜻?

697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16:55

"용서받지 못한 자와, 용서받은 그대는 어느 차이점이 있다 생각하나?"

698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17:28

>>693 "사회의 리더격의 자리를 맡고 싶어요. 저번에 말씀하지 못한 장래희망을 이루거나, 그 가까이라도 간다면 법의 수호자가 되어 어떤 사람들을 구해줄 수도 있겠지요. 아니면, 전 무엇을 하든 잘 될 테니까요. 사회구성원으로서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되겠지요."

당차게 말해나간다. 그러나 그만한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겠지.

"중학생 때 가출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방황했어요. 아저씨에게 신세진 것도 그때였구요."

699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19:53

"그대가 죽인 자 말일세... 그는 죽었으니, 괴로워하지는 않겠지... 허나..."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잇는다.

"그가 죽었을때, 그 주변의 사람의 반응은 어떠했는가?"

700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21:06

>>695 제제

"...제제 씨도 많이 변했네요. 좋은 변화라고 믿고 싶어요."

싱긋 웃는다.

"저는 단정치 못한..... 아이였으니까요. 모범생은 커녕 불량한 쪽에 있던 아이였으니까. 사쿠라가오카에는 제가 그랬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없었는데, 하필 그 아이가 나타나버렸으니까."

>>696 박권태

"박권태 씨에게 머리나 옷 지적을 받고싶진 않네요. 머리 손질은 이제 포기하신 건가요?"

그렇게 말하고 나서 마저 답한다.

"네. 집에 있기 답답했어요.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어요. 있죠. 어른은 집에 있기 싫으면 다른 숙소를 잡거나 이사가면 돼요. 그럼 청소년은 어떻게 하는 줄 아세요? 하나밖에 없어요. 가출하는 거죠. 고등학생 때는 기숙사 생활을 했답니다.

701 옥사나 하네즈카 (4WSW7Qhguk)

2023-09-05 (FIRE!) 22:21:22

>>698 마사
"그러네요. 마사씨라면 분명 될 수 있을거에요."

알고 있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상승지향적안 성격은 알고 있었으니까요.

"가출의 이유는 무엇인가요. 단순한 가정불화?"

"...혹시 여전히 방해가 된다면 치우고 나아가겠다고 생각하나요?"

702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23:15

>>700 마사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마사의 시선을 피한다.

"그대는 그런 과거가 밝혀지는 것을 어째서 그리 두려워 했던 것인가?"

703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24:19

>>697 "글쎄요......."

마사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다는 듯 말꼬리를 흐린다.

"사회적으로 해악이 될 가능성이 있는지, 없는지의 차이가 아닐까요? 아니면 보편적인 사람들이 보기에 가치관이 현저히 다르거나. 그걸 보통은 틀렸다고 하지요."

제제에게 되묻는 듯하다. 자신의 심문시간임에도 여유를 가지고.

"제제 르 귄 씨는 거기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나 보지요?"

>>699 "전학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그다지 깊이 친한 친구는 없었나 봐요. 그런 느낌이었어요. 주변 사람들은 오히려..... 저를 옹호했죠. 제가 죽였을 리가 없다고요. 그 아이가 나쁜 짓을 했을 거라고도요. 제가 보았던 반응들은 그게 전부네요."

그렇게 말하고서

"그 아이의 부모요? 본 적 없어요. 아마 장례도 안 치러 주었을지도 몰라요."

704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24:43

>>700 마사
......... (대신 지금까지 술 안 마셨으니 잔소리 하지 말라고 작게 꿍얼거린다.)
... 그렇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지. (끄덕.) ...... 네가 우리한테 말하지 않던 사실은, 그리고 밝혀지면 자신을 싫어할 거라 생각했던 사실은, 네가 가출을 했었다는 과거였어? 또 다른 무언가는 더 없고?

705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28:34

>>701 옥사나

"고맙습니다. 반드시 되어보일 테니까요."

방긋 웃는다.

"단순하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요? 집에 돌아오면 늘 차가운 공기, 아무도 잘 다녀왔다고 말해주지 않고, 부모님은 마주치면 싸우기만 할 뿐. 겨우 화해시켜 보았자 또다시 돌아오기만 하고, 그들과 같이 밥을 먹고 체한 적도 있어요. 저는 노력했는데."

그때에 대해서는 생각하기 싫은 표정이다.

"치우고 나아가고 싶지만, 살해라는 방식으로는 그렇게 하지 않을 거예요."

>>702 "이렇게 말씀드렸는데도 제가 여전히 모범적인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으로 보이나요?"

의자에서 읏챠- 소리를 내며 내려와 한바퀴 돌아 보인다.

"아니면 인생에 굴곡이 있던 평범한 여자아이로 보이나요? 한때 불량한 아이였던 바보로 보이나요?"

마사는 뒷짐을 지고 제제를 바라본다.

"별거 아닌 것 같나요? 전 후자의 둘 다 끔찍하게 싫어요. 제 과거를 바꿀 수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거예요."

웃는 표정이 텅 비어 있다.

706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29:06

>>700 마사

마사의 되묻는 질문에 심기가 불편한듯 입매를 비튼다.

"...여유로워 보이군, 그대."

"조심하게. 당연한 것은 없으니."

경고하듯히 중얼거리고 다른 질문을 한다.

"그대들은... 적어도 이 곳의 자들은, 내게 적극적으로 살인이란 좋은 일이 아니라 어필했다. 타인의 목숨과 미래를 함부러 빼앗는 것은 죄라고..."

"하면 그대는 어찌 그리 개운한 얼굴이지?"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인다. 자신을 제외하며, 여기서 가장 살인 자체에 대한 죄악감을 보이지 않은 자다.

"같은 살인자이네만."

707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30:04

>>704 "생각해 볼게요."

권태에게 그렇게 말하는 마사지만 더이상 잔소리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오히려 기분은 약간 체념한 듯하지만 좋아보인다.

"가출하고 나서 무엇을 했겠어요?"

마사가 반문한다.

708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30:06

>>706 //700 이 아니라 >>703!

709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31:13

>>707 마사
............
(심각한 표정으로 한참을 고민하더니)
...... 마약?

710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33:02

>>706 "아무래도 맞혔나 보네요."

그러나 마사는 이에 대해 더이상 말을 하진 않는다.

"응. 알겠어요. 그래도 용서해 줄 거죠? 솔직하게 말했으니까."

화사하게 웃고 있다.

"이미 빼앗아버린 건 어쩔 수 없지 않나요? 저는 반성하고 있다니까요?!"

그렇게 말한다.

"개운해 보인다니. 슬픈 표정이라도 지어야 하는 걸까요."

그러다가는 조용히 중얼거린다.

"어쩌면, 살해를 결심했을 때 정은 모조리 떼버렸거든요."

711 옥사나 하네즈카 (4WSW7Qhguk)

2023-09-05 (FIRE!) 22:35:25

>>705 마사
"아, 미안해요. 남의 집 가정사인데."

제가 마사씨 나이때는 드분 다 안계셨으니까요. 농담을 섞어서 말을 이어갑니다.
여기고 저기고 왜이렇게 멀쩡한 집안이 없는걸까요.

"...그런가요. 훨씬 나아졌네요."

...저게 진실인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러고보니 최근 세이카씨와 사이가 좋아진것 같은데. 이대로 나가셔서도 함께 다닐건가요?"

712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35:41

>>709 마사가 배를 잡고 웃는다.

"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저는 안 했어요."

그러던 마사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낸다. 어디엔가에서 훔쳐낸 걸까.

"비슷한 것들은 했지만요. 아. 폭력 같은 건 같은 서클 안의 아이가 아니면 동조하지 않았어요. 자칫하면 시끄러워져서 집으로 돌려보내지거든요. 피워도 괜찮아요?"

// 마사주는 미성년자의 흡연과 음주와 마약 어쩌구를 옹호하지 않는다!! 상황극은 상황극일 뿐~~~~

713 시미즈 마사 (bdIn2kt2ps)

2023-09-05 (FIRE!) 22:38:04

>>711 "아녜요. 더한 가정사도 많이 들어봤는데요. 옥사나 씨도 저도 나름대로 힘들었던 거지요."

그렇게 가벼운 웃음과 함께 말한다.

"그렇지요. 제가 바보같았어요. 저는 정말로 반성하고 있답니다."

살해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식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구체적인 상황이 없다는 것도 답의 하나일 테지만.

"네. 같이 다닐 수 있다면 좋겠어요. 저, 세이카의 친구로서 떠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까요."

714 박권태 (zURckYGEvE)

2023-09-05 (FIRE!) 22:38:15

>>712 마사
(매우 신 레몬을 먹은 사람처럼 얼굴을 팍! 찡그렸다.) 나한테는 술 먹지 말라고 한 애가...... 안 돼. 어른 된 뒤에 다시 해. 지금은 안 돼. (와다다 쏟아내며 담배를 만류합니다.)
그래... 허... 알겠어. 학생회장이었던 애가 그런 걸 했다고 알려지면 가타부타 시끄러워질 테니까... 그렇지? (당신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듯 고개는 끄덕였지만,) ... 있잖아, 그럼 만약에, ... 저번에 용서받지 못 했다면. 지금처럼 솔직하게 털어내지는 못 했을 것 같니?

715 제제 르 귄 (dDzlo9k62Q)

2023-09-05 (FIRE!) 22:39:25

>>710 마사

화사하게 웃고 있는 마사에게 똑같이 답해주고 싶은 충동이 든다. 허나 충동을 억누르는 것은 익숙하다.

"...바뀐 건 나와 그대만이 아니라."

조곤조곤 답하고, 제제 또한 입을 다문다.

"그러한가..."

두 눈을 느리게 깜박인다.

"그저, 그대들이 지금까지 본좌에게 말한 것을... 본좌가 보는 것과 저울하는 중이라..."

"그러하다면 말인데, 그대의 그러한 가치와, 본좌의 가치관 사이에서 가장 다른 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그리고 그 과거를... 지우고 싶은 마음은 여전한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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