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이전 재판장: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5 휴게실(잡담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7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
>>645 옥사나 ...... (떨떠름한 표정으로 당신을 보는 중이다.) ... 내가 할 말은 아니긴 한데, 그, 네가 날 치료하기보다 네가 먼저 환청 치료를 받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 (고민.) ... 네 환청의 내용이랑, 실제로 그 사람들이 할 생각이랑. 얼마나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
"...글쎄요. 이미 사형판결을 받았으니까요? 그리고... 뭐 죽고나면 시체를 치워줄 사람정도는 있으면 하니까."
"그 남자에요. 그 남자가 가장 원망스러워요. 가족을 파탄내고 지옥의 구렁텅이에 사람을 쳐넣어놓고 자기는 잊어버렸으니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아니 그러네요. 그냥 제 가인적인 분노일뿐. ...그렇다고 해서 그 어린아이가 죽어야 할 이유는 없었는데 말이에오. 두려웠나보네요 저도."
>>655 옥사나 ...... 주취자라는 거 날 노리고 한 말...? (지레 찔리는 모양.) 네 경우에는... 환청과 환각이 꽤 오랜 기간 지속되었고. 뇌가 한창 자랄 때에도 그랬으니 영향을 안 받을래야 안 받을 수가 없었을 거야. ... 이런 상황에서, 네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
거슬린다. 그냥 저 소녀의 몸짓 하나하나가. 목소리가. 얼굴이. 그저 모든것이 거슬리기만 한다. 일흔을 넘게 죽인 대죄인. 죽인 사람의 수로 죄의 경중을 나눈다면 이곳에서 가장 악질적이겠지만... 글쎄다. 어차피 살인자들끼리 결정한 일이니까. 상처를 보듬고, 함께 행복한 삶을 찾아갑시다-라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성장환경에 따라 용서를 받을지도 모른다. 전혀 아니면서.
"당신은 독이네요."
그리 단순히 답한다. 그 이상은 없다. 아무것도. 행복해보이는듯한 얼굴도, 마치 대단한걸 찾았다는 듯 즐거워보이는 웃음도. 나의 마음에 닿기에는 모자라다. 순수하잖아 저건.
"제제씨, 당신은 책임을 지고싶지 않은거에요."
그러니 거절한다. 지금 이대로 호스로 목을 조르거나 들여온 약물을 과타투여하거나 그것도 아니면 조리실의 식칼로 찔러버릴 수도 있다. 방법은 수도 없이 많다. 이곳에서는 그런 것을 시험하려는 거겠지.
"저는 여전히 당신을 혐오합니다 제제씨. 좋아할 수 없어요."
죽음은, 스스로에 의한 죽음은 때로는 구원이 될지도 모른다. 억지로 달아놓은 연명장치의 전원을 꺼버린다고 해서 죄를 묻지는 않듯이. 때로 최고의 도피가 될지도 모른다.
"당신은 일전에 죽음은 곧 구원이라고 하셨죠. 왜죠? 신이면서. 인간에게 구원을 청하십니까? 평소에는 마치 전능한것 마냥 말하더니 이제와서 판결이 두려우십니까? 스스로가 부정되는것이 그리도 두려우십니까?"
어쩌라고.
"왜 남의 목숨은 그리 쉽게 앗아갔으면서 스스로의 목은 취하지 못하십니까. 부처는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열반에 이르렀고 예수는 인간의 죄를 대속하였는데. 왜 스스로 신이라고 하는 이가 인간을 죽여서 구원한단 말입니까. 도망치려한단 말입니까. 당신이 그리 연민을 느끼던 저조차도 책임을 지려하는데."
소녀에게 다가간다. 이제는 거의 주먹하나가 들어갈만한 거리. 이리도 가까이서 이 어린아이를 본 적이 있던가.
"저는 당신을 증오합니다. 그렇기에 당신을 죽이지 않습니다. 방금전에 마사씨의 질문에 답한 것처럼 '아무것도 아닌 일'때문에 죄를 늘려갈 생각은 없으니까요."
"여러분들이 저의 사상을 긍정했으니, 더이상 저는 누군가를 구할 생각이 없습니다. 살려달라고 부탁받아 사람을 죽인 인간이 어찌 다른 라람을 구합니까."
〔 우선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1표. 〕 〔 최종 판결이라 그런지 다들 신중하게 투표하려는 듯 하군요. 심심하긴 하지만,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겠습니다. 〕
〔 그 다음으로 외부 판정단의 의견을 공유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7표로 이전 방송에서 변화한 점은 없습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다음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세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시미즈 마사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옥사나 하네즈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최선을 다 하여 이 죄인의 마지막을 빛내주시길.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제제의 미소를 답하는 옥사나의 얼굴에 웃음기 하나 없을때, 제제는 본인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 당신은 독이네요.
실패의 맛은 달콤하지도 씁쓸하지도 않았다. 무미무취의 색으로 제제를 늪으로 끌어들였다. 느리게, 제제의 미소가 옅어져 자취를 감추었다.
옥사나라는 이름의 어른은 담담히 제제를 바라보았다. 제제는 똑같은 성숙함으로 옥사나를 마주할수 없었다.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이 거부당하였다.
"...난..."
도망인가.
그냥, 그냥 기뻐했으면,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한 것이라도,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해야 해는데, 그게 너무 힘들다.
스스로를 속이고 있었더만, 억지로 들추어낸 가면의 뒤는 두려움을 자아낸다. 얼핏 보인 어둠에 겁먹어 뚜껑을 내려누르려하는 데, 잠시 보인 것이 그리 큰 동요를 일으킨다고 쉽게 그럴수가 없다.
화내야 될까. 윽박질러야 하나.
부처와 예수는 사람으로 태어나 신이 되어 이승을 떠났다. 신으로 태어나 인간이 되라 강요당하는 제제는 죽을때까지 두발을 땅에 붙이고 있을 것이다.
그러기에 완전한 신이 될 수 없는 존재이다.
전지하지도 않고, 전능하지도 않다. 할 수 있 것과 할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해야 만 하는 것과 하면 안되는것 밖에 없었다. 사람을 사랑해 행복을 기원하나, 외로운게 싫어 그들의 곁을 갈망했다. 그럼에도 학습 받아 뼈에 새겨진 신의 도리는 여전히 손끝에 매달려, 스스로의 선택을 영원히 앗아갔다.
인간의 소원에 의해 탄생해 그들의 원에 의해 삶을 이어갔으니, 끝낼 수있는 것 또한 인간의 소원 밖에 없다 - 고 믿었다.
그냥 옥사나가 원하는 것을 얻길 바랬다. 동시에 속으로 스스로의 갈망 또한 취할 수 있으면 괜찮다 생각했다. 행동에 인간 본인의 마음을 헤아리는 일이 없었다. 그렇기에, 제제 또한 구원을 갈망하는 마음이 손쉽게 간파당했다.
혀를 차고 고개를 돌려야 했다. '실망이로군', 이라고 한숨을 내쉬어 고개를 도리질해야했다. 배운 것처럼 너무 빠르지 않게, 느릿하나 그리고 느리지는 않은 속도로.
하지만 실패하였다.
숨소리가 들리는 공간만이 그 둘을 가른다. 제제의 동그란 두 눈에 옥사나의 형상이 비친다. 동공이 떨리는 게 보이는 짧은 거리다.
"...............그래."
결국, 입을 달싹여 한 마디 만을 읆조린다. 눈을 내리깔아, 옥사나의 형상이 더 이상 동공에 비치는 일이 없어진다.
"...그게 우리의 차이점이긴 하지."
부정받은 사상. 타인의 구원에 매달리는 나. 자의의 증오와 타의의 애정.
더 이상 할 말은 없었다. 갑자기 텅 비워진 기분이다. 옥사나의 건조한 경멸이 그 빈 공간을 채운다. 그에 감히 뭐라 할수는 없어, 고개를 숙였다.
정말로, 진심으로. 처음 대하는 사람이다. 여기 오고 나서는 정말 처음보는 유형의 사람밖에 없었지만, 마사는 더더욱 그랬다. 하나를 굳이 뽑기에는 닮은 점을 찾는 게 빠를 정도다.
크흠, 하면서 마사의 눈을 피한다.
"..."
제제는 여전히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신이 아닌 자신을 상상하지 못하는 정도가 아니라 - 그 존재를 떠올리는것만으로 거대한 공포에 사로잡히고 만다. 오히려 함께 신도들과 잠드는 게 신으로서의 마지막 도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기에 마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도, 확답을 주지는 못한다. 거짓말에 본의아니게 익숙해진 제제였지만, 스스로 믿지 못하는 것을 입밖으로 내밀지는 못하기에.
"....대단한 사람이야, 그대는. ...짓궃기도 하고."
휘어진 마사의 눈을 똑바로 마주하지 못한다. 두 손의 소매 둘다 들어, 그 긴 천으로 얼굴 하관을 가린다. 그럼에도 분홍빛으로 피어나오는 홍조는 완전히 가리지 못한다.
".............그래, 싫지는 않네."
졌다는 듯, 푸흣, 하고 작은 웃음소리를 내쉰다.
" — 나도, 너를 싫어하지 않나봐."
싫어하지 못한다라던가, 사랑할수 밖에 없다던가. 그러한 강요와 가까운 애정보다는 강도가 약할텐데도, 그런 익숙한 문장보다 이런게 훨씬 더 간지럽다. 감지럼 정도야 참아내 자세를 유지하게 훈련한게 몇년 인데, 고작 그 정도를 참아내지 못해 소매를 더더욱 당겨 얼굴을 가린다.
>>674 제제 르 귄 아이가 내 눈앞에서 고개를 숙인다. 익숙하다. 나를 만난 아이는 대부분 그러했으니. 고통을 버티지 못해 괴로워 일그러진 얼굴이야말로 내가 가장 익숙해하는 것이다. ...고개를 들었다. 시선이 엇갈리고 더이상 내 눈에 괴로워하는 아이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따가울정도로 반짝이는 법정의 전등이 마치 죄를 씻으려는 듯 눈을 관통해 척수를 태워간다. 나는 무엇인가. 이 어린 아이에게서 자신을 찾은걸지도 모른다. 사회가, 주변인이 나에게 입혀준 옷을 입고 그 옷이 나라도 되는 것처럼 행동한다. 그리 말하는 것들의 실체는 어디에도 없는데. 자신을 바라봐준다는 착각에 매몰되어서는 기워붙인 옷가지를 황금실로 된 옷이라도 된 것 처럼 소중히 여긴다. 제대로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다. 배우지 않았으니까.
나는 이 아이가 괴로웠으면 좋겠다. 정작 정말로 괴로운것은 항상 내가 보는 곳에는 없었지만.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평소였다면 실망이라며 쏘아붙였을텐데.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어서 아이를 꼭 끌어안아 주려고 했다.
"제제씨는 울어본 적이 있나요."
나와 다른 아이에게 나와같은 답을 바란다. 이래서는 그 사람들과 다를것이 없는데. 어른인 탓에, 같은 생각밖에 되지않나보다.
나는 우리가 얼마나 두려운지, 또 괴로운지를 알고 있다. 입고있는 옷은 황금실이 아니라 납덩이고 어디를 기던 차디찬 쇠벽에 가로막혀 스스로도 무엇을 말하는지 몰랐겠지. 다만 안으로, 그 끝도없는 늪의 바닥으로 또다시 침잠했겠지. 빠져나갈 곳 따위는 없다. 구원이라 믿어 의심치 않은 것이 그 무엇보다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도 모른채로. 어디에도 닿지 못하는 말을 그저 깊게 녹여냈을 것이다.
신이시여. 듣고 계십니까. 당신의 어린양이, 이리 기도드립니다. 태어 나기로 저주됨과 끝없는 능멸속에 살아온 이 작은 아이를 구해주소서. 싸구려 장식과 어른들의 증오로 모욕되고 치장되어 원하지 않는 짐을 짊어진 이 아이를 위해 기도해주소서. 증오를 위해 사랑하기를 그만 둔 자가 하는 기도가, 얼마나 쓸모있을지는 모릅니다. 그저 이 아이만은 당신의 곁에 있던 선지자들과 함께 당신의 곁에 세워주소서.
"만약, 만약에 용서받아서 이곳에서 나가면... 그러네요. 학교라도 세워볼까요. 제제씨도 다른 아이들과 함께. 평범하게 살 수 있게."
...닿지 않겠지. 쓸모없는 말이다. 그런데도 이런 말말고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깊게 담배연기를 마시고 내뱉는다. 어느새 주변은 담배연기로 자욱해서 과일향짙은 연기만이 보일 뿐.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정도다.
"아무도 안보고 있으면 원하는대로 해도 된답니다."
아이에게서 떨어진다. 한걸음 떨어져서 팔을 크게 벌리고. 아이가 나를 찌를 수 있게. 무엇이든 할 수있도록. ///조금더 괜찮을까!
>>670 제제 (당신의 등이 사시나무처럼 떨리는 것을 자신은 멈추어주지 못 했다. 붙잡기는 커녕 도닥이려는 손길조차 끔찍하다며 거부당했는걸. 아직 어린 당신의 저항 정도야 힘을 주면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지만 권태는 구태여 당신을 잡아두지 않았다. 감히 그럴 자격이 없었다.) 제제. 진정해. (악을 쓰는 당신의 성대에 피가 흐를까봐 당신을 만류한다. 당신을 받치기 위해 무릎 꿇었던 자세 그대로 올려다보는 권태, 응달 진 붉은 눈에는 동요가 없다.) 네가 잘못한 게 맞아. (그리고 당신은 모든 것을 부인한다. 나의 입을 막고 눈을 돌려 지금의 혼란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비틀거리며 재판장에서 도망쳐나가는 당신.) (... 권태는 그런 당신의 뒤를 따라 재판장에서 떠난다. 당신의 어깨를 붙잡기 위함이라기보다 제 몫의 방으로 돌아가는 길이 일로였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도망치는 당신을 뒤에서부터 쫓아가는 형국이 되었다.) ... 있잖아, 지금 부인하더라도 바뀌는 건 없어. 판결은 이미 선고됐었고, 네 심문도 언젠가는 반드시 찾아오게 될 테니까. (여전히 그의 걸음은 힘이 없었으나 휘청이지는 않는다.) 이미 한참동안 도망쳐본 사람이 하는 말이야. 피하지 마. 그럴수록 너만 더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