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이전 재판장: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5 휴게실(잡담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7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
>>546 마사 아악. (뺨을 맞을 때도 느꼈는데, 당신 손이 꽤 매섭다. 당신의 등에다 대고 한 마디를 던지는 권태.) 화 난 거 있으면 폭력과 비속어 말고 말로 해. 바보라고만 하면 내가 멍청한 게 죄인 셈이잖아... (당신과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참고로, 당신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권태도 독방에 가는 중이기에 방향이 겹친 것이다.)
>>547 제제 ... 마시고 싶어지면? (자신도 잘 모르겠다는 투다. 지금으로써는 마시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덧붙이는 걸 보니, 적어도 오늘 내로는 마시지 않을 듯 싶다.) 심문은 끝났는데 말이지...... (귀찮다, 혹은 피하고 싶다는 투가 역력하지만... 어찌어찌 고개를 끄덕이기는 한다.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걸 보니 중요한 문제인 것 같고.) 먼저 해. 그동안 너한테 뭘 물어볼지 생각하게.
〔 오늘은 죄인의 소식과 투표 현황 모두 별달리 안내드릴 사항이 없습니다. 바로 오늘의 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 〔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시미즈 마사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시미즈 마사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마지막까지 완벽한 심문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549 마사 ...... (얼굴을 살짝 구긴 채로 열심히 고민해보았다. 답은 역시 나오지 않았다. 어째 자신이 증인석에 서기만 하면 당신의 심기가 잔뜩 나빠지는 것 같다. 뭐어, 이유야 어쨌든 잘못한 건 분명 자신일 테니까...)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어. (깊은 고민 없이 사과의 말을 입에 담기로 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성의는 그다지 보이지 않는 태도였다.) ... 따라가는 거 아닌데... (어이가 없어서 말끝이 저절로 흐려진다.) 따지고 보자면 네가 내 앞길을 막고 있는 게 아닐까......
>>552 마사 (눈 깜빡) ... 왜 또 화났어? (이번에는 진짜 놀리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라는 말이 들려오는 것 같다.) 아. 미안하다니까. 입만 산 게 짜증나서 그런 모양인데. (아마도 이 말도 당신 속을 벅벅 긁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름대로 권태 또한 말을 골라서 내뱉은 것임을... 당신이 이해해줄 필요가 없기는 하다.) ...... (당신의 말 다음에도 꽤 오래 답이 없다. 곰곰이 생각을 하는 빈도가 높다.) ... 반 정도는 이해가 안 가지만, 절반 정도는 알겠어. 한 마디로 이런 놈이라도 사람을 또 죽이기는 싫다는 거잖아. (괜히 착하기는.) 그런데 내가 그런 말도 했었나. ... 음. 서운하게 해서 미안하다. 정신이 없어서 할말 못할 말 다 한 것 같은데... 이런 말 듣기 싫으면 앞으로는 속으로만 생각할게. (사과를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이런 사람이니까 이혼까지 당한 게 아닐까.) ...... (자신의 뒤로 가는 당신을 따라 시선이 굴러간다. ... 앞길 막는다고 해서 이러는 건가? 참 알기 쉬운 꼬맹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걸어가...) ......... (... 다가, 다시 앞질러가는 당신을 어이없단 듯이 도끼눈을 뜨고 바라본다.) ............ 원상복귀잖아. 옆에서 걷기라도 하든가...?
>>554 마사 입 좀 다물어라, 얼굴 좀 치워라,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셋 중 하나일 테니까. (찍었는데 맞췄네... 하고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 미안. (미안해요라고 했더니 뭐가 미안하냐며? 라고 대거리를 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가장 큰 이유는... 피곤해서.) 딱히 동정심을 살 의도는... 음, 아니다. 그것도 미안. (여전히 자기 손에 들려있던 술병(소주)를 잠깐 들어 보았다. 잠깐 고민하다가,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술병 뚜껑을 딴다.) 그렇게 울 정도로 보기 싫으면 그냥 술 마실게. ... 마시면 좀 나아지니까. (흥흥거리며 걷는 당신과 삐끗거리는 손으로 병을 따는 권태. 이게 대체 무슨 조합이람.)
>>556 마사 미안. (텅 빈 사괏말로 끝이었다. 이제는 습관이 된 것마냥 반사적으로 내뱉는 말이었다. 그걸로 이제 더는 권태 자신도 주제를 이끌어갈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앗... (당신은 어려움 없이 술병을 뺏어갈 수 있었다. 한 박자 늦게 반응하고는,) 술 마시는 게 민망하단 건 또 처음 듣는데... 정말 그게 맞아? (그것만으로는 당신이 울 이유가 없지 않나. 역시 알코올이 안 들어가니까 머리가 영 맑지를 못 하다. 당신이 눈을 문질러 닦는 이유를 전혀 모르겠다는 뜻이다.) ... 안 마시면 안 울 거야? (눈물을 그칠 수 있다면 그 잠깐을 참는 것 정도야.) 마신다면, 네가 상처받을 거고?
>>558 마사 (권태는 순간적으로 '그럼 위아래로 걷는 방법도 있단다' 하는 농담을 떠올렸다. 그리고 빠르게 자신의 농담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재미 없다. 그러니 입 다물고 고개를 주억거리기만 했다.) 그렇겠지. 내가 문제지. (또 다시 머리를 끄덕여 긍정한다.) ... 눈은 아직 맛가지 않았어. 울고 있잖아, 너. 속상해서. (모르는 척 하는 선택지 대신 솔직하게 답하는 방법을 고른다. 그렇다고 소매로 눈물을 닦아주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 (그저 당신의 감정을 흐르는대로 놔두었다. 싫어하지 않는다는 말을 그대로 수용하기로 했다.) (믿기는 힘들다. 지금만 해도 자기더러 최악이라는 말을 뒤에 덧붙이지 않았는가. 나한테 좋은 시선을 던질 리가 없다는 머릿속 속삭임이 차라리 더 설득력 있다. 그러나 당신을 의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나를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해 상대해주는 당신을 향한 최소한의 성의의자 호의였다.) ... 약속할게. (권태는 술병을 가져가지 않았다. 걸음 옮겨 자신의 방으로 향하면서 나지막한 말을 남긴다.) 가지든지 버리든지 마음대로 처리해. 앞으로는 안 마실 거니까.
의례적으로 한 말에도 꼬박꼬박 대답한다. 마사가 지금까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짐작도 못하고 있다. (성격이 바뀐동안 제제는 주로 방안에서 이불로 돌돌말려 도롱이벌레를 흉내내고 있던 시기이기에, 마사의 모습을 제대로 볼 기회도 없었다. 그래서 일까?)
간단한 질문인데도, 왠지 섣불리 대답하지 못해 입매가 굳혀진다. 결국 그 사소한 질문에 선택하지 못해 소리내어 묻고 만다.
"...먹는 쪽이 좋은가?"
어느 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지? 혹시 다른 숨겨진 답이 있는게 아닐까? 뻔하다고 생각한 답안이 뒤집어져 이런 작은 문제도 두번 세번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은 매우 짜증스럽고 수고스러운 일이었다. 이러한 시험은 어릴때 벌써 졸업한 줄 알았는데. 속내로부터 이러한 짜증은 어쩔수 없어, 약간 부루퉁하게 물어보게 된다.
괜히 둥그레진 마사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뾰족한 마음도 표출하기 머쓱해진다. 그렇다고 판단을 받은 이후 상시 가라앉은 기분을 끌어 올리기에는 역부족해, 찰랑거리는 유리잔을 탁, 하고 (나름) 세게 마사 앞에 둔다. 물이 살짝 넘쳐 흘려 손가락 끝을 적시지만 괘이치 않는다.
의외로, 마사의 말에 화내는 일 없이, 잠시 멈추어 곰곰히 생각한다. 마치 새로운 관점을 받았다는 듯이.
"기분이... 그래, 나는 지금 기분이 나쁘군."
아니, '본좌가' 말일세, 하고 말투를 또다시 정정하다간, 입매에 힘을 준다.
"좋을 수는 없겠군, 그래."
무심코 말이 비꼬듯이 나오지만, 굳이 주워담을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왜 그렇게 기분이 나쁜지 확실히 이해도 못하면서 날선 반응을 내는 것이 유치하다 느껴질수도 있다.
>>561 제제 그런 건가. (태클 걸기 귀찮아서 대충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기 욕심에 질문하기가 창피했다는데, 어른이 이해해주어야지.) ... 그랬지. (단순히 의도만을 따지자면, 나보다는 당신이 더 순수하고 선했겠지만. 큰 틀은 우리 둘이 동일하다는 권태의 결론은 여전히 변함없다.) 내 입으로 그걸 말하는 거 엄청 힘들다는 건 알지. 알면서도 일부러 물어보는 거면 정말 악질이다 너...... (한숨 섞인 목소리로 한탄하며 한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빈말은 결코 아니라는 듯 눈 밑에 시름이 한층 거뭇해진다.) (이 말이 당신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는 것도 힘들다. 최첨단 기술에 의지해야 겨우 새어나올 만큼 깊숙한 내면에 위치한 사고를 꺼내는 과정에서 생채기가 덧난다. 바람 앞의 촛불처럼 떨리는 당신을 배려하지 못 했음은 이것이 원인이다.) 사랑하는 목숨으로써 그래서는 안 되니까. (아내의 목소리가 귓전에서 들리는 듯하다.) 불안과 분노면 상관 없어. 자기 보호였어도 돼. 복수를 위해서였어도 용서받을 거야. 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을 죽이는 건 모순이야. 목적과 수단이 일치하지 않는 거라고. 사랑한다면 품에 안고 돌보아야지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듯 버려서는 안 되었어...... (원래부터 동공이 열려 초점 없던 눈이 더욱 커진다. 울음일지 공포일지 모를 것이 발끝부터 집어삼켜 호흡이 가파르다.) 사랑해야 하는 사명이 있었다고 말한 네가 미련 향해 고개를 돌리자 용서 받았었잖아. 하지만 신으로 올라 사랑의 의무를 다시 붙잡으니 용서받을 자격을 잃고 말았지. 사랑과 행복을 되돌려받고 싶어서 불순물을 치웠다고 했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용서받았어. 하지만 내가 죽인 게 사랑하는 가족 그 자체라고 판단되자마자 나는 용서받지 못 했어. 이건 우리의 사랑이 잘못됐다는 증거야. 말 해봐, 그게 아니면 또 무슨 설명이 가능한데? 나는 처음부터 아무도 사랑해서는 안 되었어...... (자신이 은혜를 사랑했기 때문에 은혜가 죽어버렸다고 질책하는 소리가 들린다. 거친 숨소리를 가리기 위해 손으로 입을 숨겼지만, 고인 눈물을 통해 그가 울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용서해주게." (권태의 괴로움에 입은 심드렁하게 의미없는 사과를 담는다.) "같은 '죄인'이니."
(그렇게 가라앉은 두 눈으로 권태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린다. 본의아니게 그를 괴롭힌게 되었으나, 마음에 죄책감은 없다.)
(어째서 용서받지 못했는가? - 가장 큰 난제다. 뭐가 틀렸고, 뭐가 동의하지 못하든, 제제에게 그것이야 말로 그저 헛치례이자 빈말이었다. 무엇이 진심이라 하든, 결국에는 각자 원하는 게 있어서 용서치 못한다 판결한게 아닌가. 그저 제제가 기대에 부합하는 신이라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시에, 그 이유를 물어보기 너무... 두려웠다. 스스로의 투표를 밝히기를 원하지 않을거라 변명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제제는 그 이유를 모르면서도, '용서받은 자'에게 그 이유를 묻는 것이 두려웠다. 생각만해도 턱턱 숨이 막혀오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외면했다. 대신 다음으로 만만한 '용서받지 못한 자'에게 화살을 돌렸다.)
(무엇보다, 그는 '사랑에 기반한 선택'의 무게를 알고 있지 않겠는가?)
(동질감에 기댄 선택. 그 선택은 똑같이 처참한 무게를 가지고 제제를 짓눌렀다. 권태의 말은 가시가 되어 말하는 자도, 듣는 자도 공평하게 찢어발겼다.)
- 사랑한다면 품에 안고 돌보아야지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듯 버려서는 안 되었어......
(그렇군, 이라고 말해야 했다. 말해주어서 고맙네, 라고 말해야 했다. 허나 나온 것은-)
"....우욱."
(초라한 헛구역질.)
(속이 울렁거린다. 답답하다. 숨을 쉬지 못하겠다.)
- 이건 우리의 사랑이 잘못됐다는 증거야.
"아, 아니야. 아니야..."
(토하고 싶다. 갑갑하다. 숨이, 공기가 역겨워. 식은 땀으로 축축한 두손이 목덜미의 옷가지에 바르작거린다. 똑바로 서 중력의 무게를 온전히 감당하지 못해 등을 굽힌다.)
- 말 해봐, 그게 아니면 또 무슨 설명이 가능한데?
(아니야. 아니야. 아니냐.)
(내 사랑이 잘못된거야? )
(그럴리가 없어. 나는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기계장치의 신. 사랑할수밖에 없는 짐승. 그러면 나의 존재자체가 틀린거야?)
(속이 뒤틀린다. 분노와원망과 절망이 섞여 하나의 진흙탕을 만들어낸다. 화내고 싶었다. 저 헛소리를 지껄이는 더러운 입을 뭉게고 슬피 울리는 목울대를 짓이겨 더는 다시 그런 말따위 못하게 하고 싶었다. 어리석은 자의 더러운 거짓말일게 분명했다! .......하지만 권태는 결국, 자신과 같은 '용서받지 못한 자'였다.)
(거짓말이 아니다. 동질감이 그것을 증명했다. 제제는 이 둘 중 하나, 누구든 죽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바랬다.)
- 처음부터 아무도 사랑해서는 안 되었어...
"그건 -"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 지, 무슨 느낌으로 말하는 지 모르겠다. 소동물이 짓눌려 나오는 단말마같은 목소리가 흐느끼듯 새어나온다. 권태를 믿었기에, 그를 부정하지 않는다. 못했다. 제제는 사람의 말을 믿을수 밖에 없다.)
>>572 제제 (당신의 등이 굽어감이 마치 벼가 고개를 숙임과 같다. 꼿꼿이 고개 치켜들고 있던 지난 세월이 버거워 무게를 이기지 못 했음이라. 사죄하듯 머리 숙이는 당신의 앞에서 권태는 허리 세워 그저 서 있었다. 나는 당신을 용서할 수는 있지만 당신의 사과를 받을 수는 없다. 자격이 없는 사람이기에 마주 인사를 해주는 것조차 하지 못 한다. 그것은 아마, 당신이 죽인 78명이 선택해야 한다.) (여기 숨 쉬지 못 하는 죄인이 두 명 있다. 그들의 결정이 누군가의 세계를 바꾸었으니 이 어찌 환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너 또한 마찬가지야. (세상을 더 오래 살아간 인간으로써, 자신은 저들의 환희를 당신한테 풀어서 설명할 의무가 있었다.) 내 사랑이 잘못되었듯, 너의 사랑도 어긋났다는 뜻이야. (변화가 낳은 당신의 공포를 앞에 두고, 권태는 눈물을 흘렸다. 무슨 이유로 이랬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것마저 나의 탓이라는 어렴풋한 확신만이 뚜렷하다. 입을 가리고 있던 손을 내렸다.) ...... 미안. (언젠가 우리 둘의 상황과 반대되지 않는가. 나의 질문에 당신이 '용서받으리라'라고 예언했던 어느 날. 이제는 내가 당신한테 용서받지 못 함을 선고한다. 당신은 나한테 안식을 주었건만 나는 당신한테 고통을 주고 있다. 그것이 쓰라려서.) 네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못 해서, 미안해. 네가 옳다고 말하지 못 해서... (숨을 골라야 한다.) ...... 미안.
>>574 마사 마사의 손이 주머니를 향해 움직이는 것을 지그시 바라본다. 입을 열려하다, 마사의 말에 콧웃음을 친다.
"가치관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얘기 말인가? 그게 본심인지 누가 아나. 그저, 본좌가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돌려 말하고 있는 지도 모르지. 그대, 알고 있는가?"
비틀린 웃음을 자아낸다.
"심문에서 죄인은 진실을 말할 의무가 있지. 하지만 배심원석에 선자는 그럴 의무가 없어."
무슨 이유로 투표하든, 무슨 속내를 가지고 있든, 말하는 것은 언제나 다른 의도를 보여도 된다. 마치 많은 신도들 대부분이 자신의 인정을 갈구한다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저 어느 형태로든 안심을 갈구하고 있던 것처럼 말이다. 알고도 포옹하고 사랑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였으니 모를리가 없다.
그러므로, 그 글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자들도 그리했으니, 이번도 그저 자신이 기대에 못 미친게 틀림없었다! 그저 그게 어느 부분인게 의문이었다. 그 뿐이었다.
조소와 함께 찡그리고 있던 눈이, 마사가 안경을 벗자 동그랗게 뜨인다. 안경을 벗은 마사의 얼굴은 마치 모르는 자를 마주 하는 것같다. 그녀의 말에 침묵을 고수한다.
"변화라 말인가."
이상한 말이다.
"그야, 본좌의 길에 미래는 없으니. 오히려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게 이상하지."
여상하게 답할 수 밖에 없다. 오래 손에 들고 있던 오렌지 조각을 만지작거리다, 드디어 입안에 넣는다. 상큼한 과즙이 터져 혀를 즐겁게 하는 데, 그 즐거움이 되려 슬퍼졌다. 이유는 모른다. 그래서 마사를 바라보았다.
세이카는, 조용히 휴게실의 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듣는듯 보이지만, 그 노래에 심취해 있지는 않은채 그저 허공을 바라보며 다른 생각에 빠진 듯하다. 무언가를 먹고 있지도 않고, 무언가를 하고 있지도 않는 상태. 어느 의미로 가장 충실하게 이 휴게실이라는 장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 의자의 등받이에 기대서, 30도 위의 천장 모서리를 향해있는 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