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25066> [반상L] 딜레마의 배심원 -재판장 2- :: 1001

캡틴 ◆B..eEWGcm.

2023-08-16 12:17:13 - 2023-09-11 23:49:10

0 캡틴 ◆B..eEWGcm. (jE118.hr7E)

2023-08-16 (水) 12:17:13

'딜레마의 배심원'의 캐입스레입니다.

※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이전 재판장: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5
휴게실(잡담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7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543 SAMAEL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3:12:00

심상독백³ #1 ── 죄수번호 001 박권태
(2)

544 SAMAEL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3:12:17

심상독백³ #1 ── 죄수번호 001 박권태
(3)

545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3:25:52

......
(심문이 끝난 뒤, 자신한테 내리꽂혔던 말들에 별달리 반응을 하지 않고. 슬리퍼를 직직 끌며 재판장 구석으로 굴러갔던 소주병을 주워들었다.)
(먼지를 탁탁 털고 있다...)

546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3:29:53

어느새 권태의 뒤로 다가간 마사는 권태의 등을 팡팡 때리고서

"바보!"

흥, 하는 소리와 함께 자기 방으로 돌아간다.

547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3:41:20

>>545 박권태

"마실 생각인가?"

(어느새 뒤에 서있다. 차갑기보다는 무표정한 얼굴이다. 가라앉은 눈이 권태를 흩어본다.)

"물어 보고 싶은게 있어서 왔다."

(고압적인 말투와 합쳐져 무슨 삥 뜯기라도 할 날카로움이다. 여기까지 말하고 입을 다물 생각인듯 했지만, 조금 고민하고 말을 덧붙힌다.)

"...대신, 나도 그대의 질문을 답하지. 그러할 의지가 있긴 하다면, 이지만."

(용서 받지 않은 자로서, 라며 조소한다.)

548 박권태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00:19:33

>>546 마사
아악.
(뺨을 맞을 때도 느꼈는데, 당신 손이 꽤 매섭다. 당신의 등에다 대고 한 마디를 던지는 권태.)
화 난 거 있으면 폭력과 비속어 말고 말로 해. 바보라고만 하면 내가 멍청한 게 죄인 셈이잖아...
(당신과 같은 방향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참고로, 당신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권태도 독방에 가는 중이기에 방향이 겹친 것이다.)

>>547 제제
... 마시고 싶어지면?
(자신도 잘 모르겠다는 투다. 지금으로써는 마시고 싶은 마음이 없다고 덧붙이는 걸 보니, 적어도 오늘 내로는 마시지 않을 듯 싶다.)
심문은 끝났는데 말이지...... (귀찮다, 혹은 피하고 싶다는 투가 역력하지만... 어찌어찌 고개를 끄덕이기는 한다. 개인적으로 찾아오는 걸 보니 중요한 문제인 것 같고.) 먼저 해. 그동안 너한테 뭘 물어볼지 생각하게.

549 시미즈 마사 (WxB7zvNkkU)

2023-09-01 (불탄다..!) 00:54:58

>>548 "왜 화났는지 말로 해야만 알아듣는다니, 박권태 씨는 멍청한 게 죄예욧!!!"

그렇게 말하고서 권태에게 신경질을 낸다.

"따라오지 마세욧!!!"

550 INFO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12:08:41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오늘은 죄인의 소식과 투표 현황 모두 별달리 안내드릴 사항이 없습니다. 바로 오늘의 일정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
〔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시미즈 마사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시미즈 마사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마지막까지 완벽한 심문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551 박권태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16:47:47

>>549 마사
......
(얼굴을 살짝 구긴 채로 열심히 고민해보았다. 답은 역시 나오지 않았다. 어째 자신이 증인석에 서기만 하면 당신의 심기가 잔뜩 나빠지는 것 같다. 뭐어, 이유야 어쨌든 잘못한 건 분명 자신일 테니까...)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어.
(깊은 고민 없이 사과의 말을 입에 담기로 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게도 성의는 그다지 보이지 않는 태도였다.)
... 따라가는 거 아닌데... (어이가 없어서 말끝이 저절로 흐려진다.) 따지고 보자면 네가 내 앞길을 막고 있는 게 아닐까......

552 시미즈 마사 (954mK4y5JY)

2023-09-01 (불탄다..!) 18:27:03

>>551 권태가 고민하는 것 같아 보이자, 시간을 주는 것 같았지만 결국 빈 사과만 나올 뿐이라 마사는 더욱 약이 올랐다.

"뭐가 미안한데요!?!"

이 대화 왠지 익숙하지 않은가. 그러나 마사는 스트레스를 날숨에 담아 조금이나마 날려버리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게 하는 자비를 베풀기로 했다.

"저는 자비로우니까, 권태씨가 뭘 잘못했는지 알려드리도록 하지요. 생판 남이라도 삶과 죽음을 가르는 판결을 내리는 건 쉽겠어요? 어렵겠어요? 그리고 겨우 한 달 밖에 만나지 않은 생판 남이라고 제게 그렇게 말하면 제가 서운하겠어요? 안 서운하겠어요?"

이렇게까지 말하게 하는 남자는 최악이라고 생각하며, 속내를 낱낱이 말해야 하는 마사의 얼굴이 화가 나서인지 부끄러워서인지 빨갛게 되었다. 둘 다일지도 모르겠다. 대체 어떻게 결혼까지 한 걸까 생각하지만 그걸 굳이 말로 하지는 않는 착한 마사다.

"........."

착각했다는 걸 아는 순간 얼굴은 터질 것 같이 되었지만 뺨을 부풀리고 권태의 뒤로 가는 것 같다. 이번엔 마사가 권태를 따라가는 듯하다. 그러다가 다시 성큼성큼 앞질러간다. 걸어가면 권태의 뒷모습이 보이니까 그것조차 보기 싫다는 의미였지만 과연 권태가 그것을 알까..

553 박권태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19:27:37

>>552 마사
(눈 깜빡) ... 왜 또 화났어? (이번에는 진짜 놀리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는데. 라는 말이 들려오는 것 같다.) 아. 미안하다니까. 입만 산 게 짜증나서 그런 모양인데.
(아마도 이 말도 당신 속을 벅벅 긁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름대로 권태 또한 말을 골라서 내뱉은 것임을... 당신이 이해해줄 필요가 없기는 하다.)
...... (당신의 말 다음에도 꽤 오래 답이 없다. 곰곰이 생각을 하는 빈도가 높다.) ... 반 정도는 이해가 안 가지만, 절반 정도는 알겠어. 한 마디로 이런 놈이라도 사람을 또 죽이기는 싫다는 거잖아. (괜히 착하기는.) 그런데 내가 그런 말도 했었나. ... 음. 서운하게 해서 미안하다. 정신이 없어서 할말 못할 말 다 한 것 같은데... 이런 말 듣기 싫으면 앞으로는 속으로만 생각할게.
(사과를 하겠다는 건지 말겠다는 건지. 이런 사람이니까 이혼까지 당한 게 아닐까.)
......
(자신의 뒤로 가는 당신을 따라 시선이 굴러간다. ... 앞길 막는다고 해서 이러는 건가? 참 알기 쉬운 꼬맹이라고 생각하며 다시 걸어가...)
.........
(... 다가, 다시 앞질러가는 당신을 어이없단 듯이 도끼눈을 뜨고 바라본다.)
............ 원상복귀잖아. 옆에서 걷기라도 하든가...?

554 시미즈 마사 (WxB7zvNkkU)

2023-09-01 (불탄다..!) 19:34:06

>>553 "그 점은 알긴 아네요."

샐쭉하다. 깊이 생각해보는 태도에는 조금 마음이 누그러질 법도 하나 어쩌나. 이미 늦은 것을.

"자존감 낮은 사람처럼 굴 필요 없어요. 그런다고 동정심이 생기거나 하지 않으니까요?!? 그리고 마지막 말은 빼도 됐잖아욧!!! 그냥 '미안해요' 면 족했다구요!"

어깨를 들어올린 것이 여전히 화나 있다. 그래도 어쩌겠나. 원래 이런 사람인 것을.

"박권태 씨 옆에서 걸을 이유 없어요!!"

그렇게 차갑게 말하지만 눈이 굴러가는 것을 보면 권태의 앞에 서는 것과 뒤에 서는 것을 빼면 결국 선택지가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된 것 같다. 민망함과 울분에 눈가가 조금 촉촉해져서 옆에 선다. 연신 흥, 흥, 거리고 있다.

555 박권태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19:48:38

>>554 마사
입 좀 다물어라, 얼굴 좀 치워라, 생각 좀 하고 살아라, 셋 중 하나일 테니까. (찍었는데 맞췄네... 하고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 미안. (미안해요라고 했더니 뭐가 미안하냐며? 라고 대거리를 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가장 큰 이유는... 피곤해서.) 딱히 동정심을 살 의도는... 음, 아니다. 그것도 미안.
(여전히 자기 손에 들려있던 술병(소주)를 잠깐 들어 보았다. 잠깐 고민하다가,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술병 뚜껑을 딴다.) 그렇게 울 정도로 보기 싫으면 그냥 술 마실게. ... 마시면 좀 나아지니까.
(흥흥거리며 걷는 당신과 삐끗거리는 손으로 병을 따는 권태. 이게 대체 무슨 조합이람.)

556 시미즈 마사 (WxB7zvNkkU)

2023-09-01 (불탄다..!) 20:03:04

질린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됐어요."

.....완전히 삐쳐버린 탓에 앞뒤에 모순이 엄청나게 생겨버린 것을 모르는 모양이다. 어쨌든 필요 없다는 것인지 그걸로 되었다는 것인지 됐다고 말한다.

"마시지 마세요."

마사는 권태에게 들린 술을 빼앗으려고 한다.

"보기 싫어서 그런 거 아녜요. 그, 그냥..... 민망해서.... 어쨌든!!!!"

소리가 개미소리만해지다가 다시 커진다. 눈물 한방울이 쪼르륵 뺨을 타고 흐르려는 것을 겨우 눈을 문질러 닦는다.

"정말로 미안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면 앞으로도 마시지 않는다고 약속해요. 할 수 있어요?"

마사의 목소리가 조금 떨리는 것 같다.

"지키지 못할 것 같으면 아예 하지 말아요."

557 박권태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20:42:40

>>556 마사
미안.
(텅 빈 사괏말로 끝이었다. 이제는 습관이 된 것마냥 반사적으로 내뱉는 말이었다. 그걸로 이제 더는 권태 자신도 주제를 이끌어갈 생각은 없는 모양이었다.)
앗... (당신은 어려움 없이 술병을 뺏어갈 수 있었다. 한 박자 늦게 반응하고는,) 술 마시는 게 민망하단 건 또 처음 듣는데... 정말 그게 맞아?
(그것만으로는 당신이 울 이유가 없지 않나. 역시 알코올이 안 들어가니까 머리가 영 맑지를 못 하다. 당신이 눈을 문질러 닦는 이유를 전혀 모르겠다는 뜻이다.)
... 안 마시면 안 울 거야?
(눈물을 그칠 수 있다면 그 잠깐을 참는 것 정도야.)
마신다면, 네가 상처받을 거고?

558 시미즈 마사 (WxB7zvNkkU)

2023-09-01 (불탄다..!) 20:51:26

"그게 아니고 옆에서 걷는 거 말이에요!! 권태 씨의 앞에 서거나 뒤에 서기 싫으니까 옆에서 걷는 방법밖에 없잖아요."

머리가 지끈거려 이마를 짚는다.

"제가 아니고 박권태 씨가 문제이지요?"

이번의 대답도 마사를 화나게 한 것 같다. 그래도 차근차근 얘기는 하고 있다.

"제.....저는 울지 않아요. 무시하지 마세요."

그렇게 말도 안되는 말을 하고서

"안 마신다면 최소한 더이상 실망하진 않겠죠."

술을 품에 안고있던 마사는 조금 고민하다가 권태가 가져간다는 선택을 할 수도 있도록 술병을 손에 가볍게 든다.

"제가 박권태 씨를 싫어한다고 생각하겠지요? 하지만..... 저 생각보다 박권태 씨를 싫어하진 않아요. 그러니까 앞으로 남은 시간동안 성의를 보여주세요."

방문 앞에 서서, 살아있는 토마토가 되어 입을 우물거린다.

"이런 것을 제 입으로 일일히 말하게 하다니 최악의 사람이네요. 어쨌든 말이죠. 약속하기 싫다면 그걸로 됐어요."

559 박권태 (hwIbWd7Az6)

2023-09-01 (불탄다..!) 22:19:17

>>558 마사
(권태는 순간적으로 '그럼 위아래로 걷는 방법도 있단다' 하는 농담을 떠올렸다. 그리고 빠르게 자신의 농담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재미 없다. 그러니 입 다물고 고개를 주억거리기만 했다.)
그렇겠지. 내가 문제지. (또 다시 머리를 끄덕여 긍정한다.) ... 눈은 아직 맛가지 않았어. 울고 있잖아, 너. 속상해서.
(모르는 척 하는 선택지 대신 솔직하게 답하는 방법을 고른다. 그렇다고 소매로 눈물을 닦아주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
(그저 당신의 감정을 흐르는대로 놔두었다. 싫어하지 않는다는 말을 그대로 수용하기로 했다.)
(믿기는 힘들다. 지금만 해도 자기더러 최악이라는 말을 뒤에 덧붙이지 않았는가. 나한테 좋은 시선을 던질 리가 없다는 머릿속 속삭임이 차라리 더 설득력 있다. 그러나 당신을 의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나를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 해 상대해주는 당신을 향한 최소한의 성의의자 호의였다.)
... 약속할게.
(권태는 술병을 가져가지 않았다. 걸음 옮겨 자신의 방으로 향하면서 나지막한 말을 남긴다.)
가지든지 버리든지 마음대로 처리해. 앞으로는 안 마실 거니까.

#막레! 이런 아저씨랑 놀아줘서 정말 고마워....................

560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19:48:15

식당에서 예쁘게 깎은 오렌지를 하나씩 집어 먹고 있다. 오렌지의 수로 보아 이제 막 깎은 모양이다.

그러다 무언가 생각났는지 사레가 들려 가슴을 치며 콜록콜록대고 있다....

#난.....입!

561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0:59:46

>>548 박권태
(권태의 말에 흠, 하고 콧소리를 낸다. 손을 뻗어 배심석을 가르킨다.) 그때는 그대를 위한 질문. (스스로를 가르킨다.) 지금은 본좌를 위한 질문이다.

(작게 한숨을 쉰다. 물어보고 싶은것은 많았다. 사막에 갇힌 사람이 물을 찢어지게 갈구하듯, 길없는 어둠속에 갇힌 지금 제제는 나아갈 길을 갈구했다. 지금 당장이라도 다 내쳐버리고 내게 원하는 게 뭐냐 물어보고 싶었다. 그렇지만 꾹 참았다. 절제만큼은 자신 있었으니.)

우리의 공통점을 물었을때.. 그대는 우리 둘다 사랑하기에,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다고 하였지.

(신도도 아닌 인간에게 의무는 없다. 그러므로 그들에게 어떤 식으로 폄해지든, 상관없을거라 생각했다. 그들이 모자란 능력으로 스스로의 눈을 가리든, 진리는 불변하기에 진리니까!)

(하지만 아니었다. 첫번째 용서로 경계가 내려가서 일까, 아니면 여기 사람에게, 감히 정을 붙혀버려서일까. 목소리가 조금 떨린다.)

그러하면 우리는 어째서 용서받지 못한거지?

562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1:03:02

>>560 마사

"...괜찮은가?"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와 고개를 돌리면 제제가 어정쩡한 자세로 서있다. 사례가 든 마사가 걱정스럽지만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몰라, 그저 어중간한 모양새가 되어버린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 힘겹게 떠올린 것을 입에 담는다.

"물이 필요한가?"

563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21:10:55

>>562 제제를 보고서 뭔가 말을 하려 하지만 연신 콜록대느라 말이 끊기는 모양이다.

"하아...... 물은 괜찮아요."

오렌지 즙에 사레들려 목이 약간 따가운 듯하다.

"부끄러운 모습을 보였네요. 제제 르 귄 씨도 오렌지, 드시겠어요?"

다행히 지금 제일 대하기 편한 사람이 와서 빠르게 안정을 찾은 것 같다. 마사는 얼마 전 정신이 180도로 바뀌었을 때를 생각하고 있었기에.

564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1:23:59

>>563 마사
"딱히... 부끄럽지는 않다고 생각하네만."

의례적으로 한 말에도 꼬박꼬박 대답한다. 마사가 지금까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짐작도 못하고 있다. (성격이 바뀐동안 제제는 주로 방안에서 이불로 돌돌말려 도롱이벌레를 흉내내고 있던 시기이기에, 마사의 모습을 제대로 볼 기회도 없었다. 그래서 일까?)

간단한 질문인데도, 왠지 섣불리 대답하지 못해 입매가 굳혀진다. 결국 그 사소한 질문에 선택하지 못해 소리내어 묻고 만다.

"...먹는 쪽이 좋은가?"

어느 답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지? 혹시 다른 숨겨진 답이 있는게 아닐까? 뻔하다고 생각한 답안이 뒤집어져 이런 작은 문제도 두번 세번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그것은 매우 짜증스럽고 수고스러운 일이었다. 이러한 시험은 어릴때 벌써 졸업한 줄 알았는데. 속내로부터 이러한 짜증은 어쩔수 없어, 약간 부루퉁하게 물어보게 된다.

565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1:25:43

>>564 //처음에 짤렸네 ;;

+ 마사의 말에도 아랑곳않고 이미 컵에 물을 따르고 있다. 마시든 말듯 일단 있는게 좋다 생각한 것일까?

566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21:40:44

물을 따르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 주려 했다면, 기꺼이 받았을 것이다. 감사의 말을 하면서.

"..먹기 싫으면 억지로 먹으실 필요는 없는데요."

부루퉁한 제제의 태도에 의문을 가진 듯하다. 눈이 둥글게 변해일다.

"무슨 일 있나요. 제제 르 귄 씨. 기분이 나빠 보이네요."

말을 하고서 아차 잘못했나 싶지만 뱉은 말을 주워담을 순 없다. 용서받지 못한 것이 불과 며칠전이지 않나.

567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1:52:38

>>566 마사

"...싫은 건 아니네만."

괜히 둥그레진 마사의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뾰족한 마음도 표출하기 머쓱해진다. 그렇다고 판단을 받은 이후 상시 가라앉은 기분을 끌어 올리기에는 역부족해, 찰랑거리는 유리잔을 탁, 하고 (나름) 세게 마사 앞에 둔다. 물이 살짝 넘쳐 흘려 손가락 끝을 적시지만 괘이치 않는다.

의외로, 마사의 말에 화내는 일 없이, 잠시 멈추어 곰곰히 생각한다. 마치 새로운 관점을 받았다는 듯이.

"기분이... 그래, 나는 지금 기분이 나쁘군."

아니, '본좌가' 말일세, 하고 말투를 또다시 정정하다간, 입매에 힘을 준다.

"좋을 수는 없겠군, 그래."

무심코 말이 비꼬듯이 나오지만, 굳이 주워담을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다. 왜 그렇게 기분이 나쁜지 확실히 이해도 못하면서 날선 반응을 내는 것이 유치하다 느껴질수도 있다.

568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22:03:57

감사의 말을 하고 물을 조금씩 마신다. 기침이 나오지만 아까처럼 심하진 않다.

".........."

1인칭이 혼란스러운 것을 남몰래 흥미로워하면서 바라본다.

"그렇겠죠. 아무래도 그런 판결을 받으면...."

제제의 시선을 피하며 애꿎은 오렌지에 시선을 둔다. 싫은 건 아니었다고 하니 그것을 하나 집어 제제에게 건네려 한다.

"마지막 판결도 있으니까요. 끝까지 포기하진 마세요."

달래는 듯한 말투다.

569 박권태 (uuWMc3AYpc)

2023-09-02 (파란날) 22:07:40

>>561 제제
그런 건가. (태클 걸기 귀찮아서 대충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기 욕심에 질문하기가 창피했다는데, 어른이 이해해주어야지.)
... 그랬지. (단순히 의도만을 따지자면, 나보다는 당신이 더 순수하고 선했겠지만. 큰 틀은 우리 둘이 동일하다는 권태의 결론은 여전히 변함없다.) 내 입으로 그걸 말하는 거 엄청 힘들다는 건 알지. 알면서도 일부러 물어보는 거면 정말 악질이다 너......
(한숨 섞인 목소리로 한탄하며 한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빈말은 결코 아니라는 듯 눈 밑에 시름이 한층 거뭇해진다.)
(이 말이 당신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는 것도 힘들다. 최첨단 기술에 의지해야 겨우 새어나올 만큼 깊숙한 내면에 위치한 사고를 꺼내는 과정에서 생채기가 덧난다. 바람 앞의 촛불처럼 떨리는 당신을 배려하지 못 했음은 이것이 원인이다.)
사랑하는 목숨으로써 그래서는 안 되니까.
(아내의 목소리가 귓전에서 들리는 듯하다.)
불안과 분노면 상관 없어. 자기 보호였어도 돼. 복수를 위해서였어도 용서받을 거야. 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을 죽이는 건 모순이야. 목적과 수단이 일치하지 않는 거라고. 사랑한다면 품에 안고 돌보아야지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듯 버려서는 안 되었어......
(원래부터 동공이 열려 초점 없던 눈이 더욱 커진다. 울음일지 공포일지 모를 것이 발끝부터 집어삼켜 호흡이 가파르다.)
사랑해야 하는 사명이 있었다고 말한 네가 미련 향해 고개를 돌리자 용서 받았었잖아. 하지만 신으로 올라 사랑의 의무를 다시 붙잡으니 용서받을 자격을 잃고 말았지.
사랑과 행복을 되돌려받고 싶어서 불순물을 치웠다고 했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용서받았어. 하지만 내가 죽인 게 사랑하는 가족 그 자체라고 판단되자마자 나는 용서받지 못 했어.
이건 우리의 사랑이 잘못됐다는 증거야. 말 해봐, 그게 아니면 또 무슨 설명이 가능한데? 나는 처음부터 아무도 사랑해서는 안 되었어......
(자신이 은혜를 사랑했기 때문에 은혜가 죽어버렸다고 질책하는 소리가 들린다. 거친 숨소리를 가리기 위해 손으로 입을 숨겼지만, 고인 눈물을 통해 그가 울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570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2:20:50

>>568 마사
"..."

마사의 말에 시선을 찡그리지만, 아무 말 하지는 않는다. 마사가 오렌지를 건네면, 제제는 받아든다. 손에 들린 서늘한 과일조각을 빤히 바라보다, 마사에게 시선을 돌린다.

"그대는."

용서했나? 용서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어째서? 내게 원하는 게 무엇인가? 말 좀 해보게.

혈액대신 심장을 두근두근 채우는 그 말들을 가까스로 속에 담아둔다. 무슨 말을 하려는지 눈치채기 쉬울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의미없는 서두만을 남기고 오렌지조각을 입에 구겨넣는다.

시원한 과즙이 입에서 터지자, 어쩔수 없이 얼굴이 풀어진다. 오렌지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내가 포기하든 말듯 그게 무슨 상관인가."

우물거리다 꿀꺽, 삼킨다.

"결국 정하는 것은 그대들이니."

571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22:23:53

>>570 "저는, 용서했냐구요?"

눈치빠르게 알아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은 채 오렌지를 맛보는 제제를 본다. 그 표정은 온화하다.

"알고 싶으세요?"

그렇게 묻고는 답을 유예한다.

"저는 제제 르 귄 씨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요."

오렌지를 하나 더 내밀며 말한다.

"저희가 정하도록 길을 내어주는 건 제제 르 귄 씨, 본인이니까요."

572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2:40:04

>>569 박권태

"용서해주게." (권태의 괴로움에 입은 심드렁하게 의미없는 사과를 담는다.) "같은 '죄인'이니."

(그렇게 가라앉은 두 눈으로 권태의 입이 열리기만을 기다린다. 본의아니게 그를 괴롭힌게 되었으나, 마음에 죄책감은 없다.)

(어째서 용서받지 못했는가? - 가장 큰 난제다. 뭐가 틀렸고, 뭐가 동의하지 못하든, 제제에게 그것이야 말로 그저 헛치례이자 빈말이었다. 무엇이 진심이라 하든, 결국에는 각자 원하는 게 있어서 용서치 못한다 판결한게 아닌가. 그저 제제가 기대에 부합하는 신이라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동시에, 그 이유를 물어보기 너무... 두려웠다. 스스로의 투표를 밝히기를 원하지 않을거라 변명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결국 제제는 그 이유를 모르면서도, '용서받은 자'에게 그 이유를 묻는 것이 두려웠다. 생각만해도 턱턱 숨이 막혀오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외면했다. 대신 다음으로 만만한 '용서받지 못한 자'에게 화살을 돌렸다.)

(무엇보다, 그는 '사랑에 기반한 선택'의 무게를 알고 있지 않겠는가?)

(동질감에 기댄 선택. 그 선택은 똑같이 처참한 무게를 가지고 제제를 짓눌렀다. 권태의 말은 가시가 되어 말하는 자도, 듣는 자도 공평하게 찢어발겼다.)

- 사랑한다면 품에 안고 돌보아야지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듯 버려서는 안 되었어......

(그렇군, 이라고 말해야 했다. 말해주어서 고맙네, 라고 말해야 했다. 허나 나온 것은-)

"....우욱."

(초라한 헛구역질.)

(속이 울렁거린다. 답답하다. 숨을 쉬지 못하겠다.)

- 이건 우리의 사랑이 잘못됐다는 증거야.

"아, 아니야. 아니야..."

(토하고 싶다. 갑갑하다. 숨이, 공기가 역겨워. 식은 땀으로 축축한 두손이 목덜미의 옷가지에 바르작거린다. 똑바로 서 중력의 무게를 온전히 감당하지 못해 등을 굽힌다.)

- 말 해봐, 그게 아니면 또 무슨 설명이 가능한데?

(아니야. 아니야. 아니냐.)

(내 사랑이 잘못된거야? )

(그럴리가 없어. 나는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기계장치의 신. 사랑할수밖에 없는 짐승. 그러면 나의 존재자체가 틀린거야?)

(속이 뒤틀린다. 분노와원망과 절망이 섞여 하나의 진흙탕을 만들어낸다. 화내고 싶었다. 저 헛소리를 지껄이는 더러운 입을 뭉게고 슬피 울리는 목울대를 짓이겨 더는 다시 그런 말따위 못하게 하고 싶었다. 어리석은 자의 더러운 거짓말일게 분명했다! .......하지만 권태는 결국, 자신과 같은 '용서받지 못한 자'였다.)

(거짓말이 아니다. 동질감이 그것을 증명했다. 제제는 이 둘 중 하나, 누구든 죽었으면 좋겠다고 강하게 바랬다.)

- 처음부터 아무도 사랑해서는 안 되었어...

"그건 -"

(무슨 표정을 짓고 있는 지, 무슨 느낌으로 말하는 지 모르겠다. 소동물이 짓눌려 나오는 단말마같은 목소리가 흐느끼듯 새어나온다. 권태를 믿었기에, 그를 부정하지 않는다. 못했다. 제제는 사람의 말을 믿을수 밖에 없다.)

"나도 마찬가지야?"

573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2:48:36

>>571 마사

"..."

마사의 질문에 입매가 불평하듯 비틀린다. 똑같이 마사의 질문에 침묵하나, 이어지는 재촉과도 같은 질문에 입은 열려질수 밖에 없다. 인간의 원에 답해야하는 신의 본능일까, 아니면 본심을 억누르는데 실패한 인간의 마음일까?

"...그래. 기실, 알고 싶네.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너무 알고 싶어 미칠 지경이네.지금 당장이라도 그대를, 아니, 그대 모두에게 윽박지르고 폭력도 불사해서라도 답을 알아네고 싶네. 어째서 내게 그랬는지..."

까득, 이가 악물리는 소리가 들린다. 동요를 나름 눌러 내리려는 시도일까, 손을 들어 이마를 짚는다.

"..하지만 그러지 않을거야.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기에. 지금 그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는 데도 나를 붙잡는 알량한 의무감일세."

푸우, 십호흡을 내쉬고 떨리는 목소리가 다시 차분해지게 한다. 고개를 다시 들면, 마사가 내미는 오렌지가 시야에 들어선다.

"...틀렸어. 이미 만들어져 지나온 길이 바뀌는 일은 없어. 결국 그대들이 하는 것은, 이미 바꾸기에는 늦은 역사를 현재의 주관으로 판단하는 일이라네."

손을 들어 오렌지를 받아 잡는다. 약간 서늘한 손가락이 잠시 맞닿는다.

"내가 무슨 변명을 해보았자, 진실을 거짓으로 덥으려는 시도 밖에 되지 않는가. 아니면, 같잖은 동정을 구걸하는 시늉이라도 보고 싶은겐가?"

574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22:56:40

>>573 제제의 적나라한 속내에 마사가 흠칫한다. 주머니 가까이로 손이 움직인 것을 알려고자 한다면 알 수 있을 터다.

"무엇을 원하는지는 충분히 듣지 않았나요. 그 판결, 결과뿐이 아니라 코멘트도 있었잖아요?"

그렇게 모호하게 말하고서는

"안경을 바꾸어 쓰는 방법도 있죠."

하면서 자신의 안경을 벗어 흐릿한 제제의 형체를 바라본다.

"이미 바꿀 수 없는 과거든 현재든 모두가 어느 정도 왜곡된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에 지나지 않아요. 그리고 각자가 쓴 색안경으로 보는 세상이 옳다고 믿죠. 하지만 제제 르 귄 씨의 색안경은, 아마도 과반수 이상의 사람들이 보는 색안경과 달랐던 모양이에요."

그리고 다시 안경을 쓰고서

"아무도 변명을 원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원하는 건 변화가 아닐까요?"

긴장감 속에서도 생긋 웃으며 덧붙인다.

"그리고 제제 씨는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으시네요. 저는 모든 심문에서 그에 대해 물어볼 테니 어느 정도는 준비해두시는 게 편할 거예요."

575 박권태 (uuWMc3AYpc)

2023-09-02 (파란날) 23:16:49

>>572 제제
(당신의 등이 굽어감이 마치 벼가 고개를 숙임과 같다. 꼿꼿이 고개 치켜들고 있던 지난 세월이 버거워 무게를 이기지 못 했음이라. 사죄하듯 머리 숙이는 당신의 앞에서 권태는 허리 세워 그저 서 있었다. 나는 당신을 용서할 수는 있지만 당신의 사과를 받을 수는 없다. 자격이 없는 사람이기에 마주 인사를 해주는 것조차 하지 못 한다. 그것은 아마, 당신이 죽인 78명이 선택해야 한다.)
(여기 숨 쉬지 못 하는 죄인이 두 명 있다. 그들의 결정이 누군가의 세계를 바꾸었으니 이 어찌 환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너 또한 마찬가지야.
(세상을 더 오래 살아간 인간으로써, 자신은 저들의 환희를 당신한테 풀어서 설명할 의무가 있었다.)
내 사랑이 잘못되었듯, 너의 사랑도 어긋났다는 뜻이야.
(변화가 낳은 당신의 공포를 앞에 두고, 권태는 눈물을 흘렸다. 무슨 이유로 이랬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것마저 나의 탓이라는 어렴풋한 확신만이 뚜렷하다. 입을 가리고 있던 손을 내렸다.)
...... 미안.
(언젠가 우리 둘의 상황과 반대되지 않는가. 나의 질문에 당신이 '용서받으리라'라고 예언했던 어느 날. 이제는 내가 당신한테 용서받지 못 함을 선고한다. 당신은 나한테 안식을 주었건만 나는 당신한테 고통을 주고 있다. 그것이 쓰라려서.)
네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지 못 해서, 미안해. 네가 옳다고 말하지 못 해서... (숨을 골라야 한다.) ...... 미안.

576 제제 르 귄 (nIeNF43cmE)

2023-09-02 (파란날) 23:18:27

>>574 마사
마사의 손이 주머니를 향해 움직이는 것을 지그시 바라본다. 입을 열려하다, 마사의 말에 콧웃음을 친다.

"가치관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얘기 말인가? 그게 본심인지 누가 아나. 그저, 본좌가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을 돌려 말하고 있는 지도 모르지. 그대, 알고 있는가?"

비틀린 웃음을 자아낸다.

"심문에서 죄인은 진실을 말할 의무가 있지. 하지만 배심원석에 선자는 그럴 의무가 없어."

무슨 이유로 투표하든, 무슨 속내를 가지고 있든, 말하는 것은 언제나 다른 의도를 보여도 된다. 마치 많은 신도들 대부분이 자신의 인정을 갈구한다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그저 어느 형태로든 안심을 갈구하고 있던 것처럼 말이다. 알고도 포옹하고 사랑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였으니 모를리가 없다.

그러므로, 그 글귀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자들도 그리했으니, 이번도 그저 자신이 기대에 못 미친게 틀림없었다! 그저 그게 어느 부분인게 의문이었다. 그 뿐이었다.

조소와 함께 찡그리고 있던 눈이, 마사가 안경을 벗자 동그랗게 뜨인다. 안경을 벗은 마사의 얼굴은 마치 모르는 자를 마주 하는 것같다. 그녀의 말에 침묵을 고수한다.

"변화라 말인가."

이상한 말이다.

"그야, 본좌의 길에 미래는 없으니. 오히려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게 이상하지."

여상하게 답할 수 밖에 없다. 오래 손에 들고 있던 오렌지 조각을 만지작거리다, 드디어 입안에 넣는다. 상큼한 과즙이 터져 혀를 즐겁게 하는 데, 그 즐거움이 되려 슬퍼졌다. 이유는 모른다. 그래서 마사를 바라보았다.

" - 그대, 주머니에 들어있는 것은 무엇인가?"

577 시미즈 마사 (L74RFRPc0U)

2023-09-02 (파란날) 23:28:37

>>576 "제제 르 귄 씨는 생각보다 배배 꼬인 생각도 할 줄 아는 사람이네요. 그렇게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질 뿐이에요."

마사가 약간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기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기대에 부응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썼겠죠. 최소한 저라면 그랬을 거예요."

그렇게 말하고는 제제가 왜 기분이 나쁜지 알 것도 같다는 느낌이 든다. 기분이 나쁜 것이야 당연하지만 더더욱 나빠진 이유를 알 것 같다는 뜻이었다.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만에 하나 그런 수동 공격성으로 투표하는 사람의 의견이라면 무시해도 괜찮잖아요? 아니면..... 어떻게든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지신 건가요?"

그렇게 말한다.

"제제 씨는 지금 제가 봐 온 어떤 때보다 인간답다는 생각이 드네요. 신의 그릇도, 신도 아닌 인간이요. 그들은 인간의 사소한 선택에 흔들리지 않을 테니까요?!"

뭔가를 각오하고 말한 듯하다.

"그렇다면 미래가 있어도 괜찮지 않겠어요?"

더이상 신이나 신의 그릇이 아닌, 인간으로서의.

"글쎄요."

제제의 질문에는 주머니에 손을 넣어 잠시 뒤적거리더니 볼펜을 꺼낸다. 꽁무니를 누른다. 째깍.

.......그게 전부였다.

"기분 전환이 된다면 전부 드셔도 좋아요. 전 다시 깎아 먹으면 되니까요."

오렌지가 올라간 그릇을 제제 쪽으로 슬쩍 밀어놓는다.

578 제제 르 귄 (YH9ldJGrbE)

2023-09-02 (파란날) 23:50:08

*구토 주의

>>575 박권태

권태의 말이, 그의 판결이, 무겁게 제제를 짓눌른다.

"...."

애초에,이 밀그램이라는 곳은 전제가 틀려먹은 곳이다. 결국 여기에 있는 그들 모두, 용서를 전혀 상관없는 타인에게서 구걸하고 있다. 실제로 용서를 구해야할 사람은, 사람들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기에.

그 것도 그들 본인의 손으로.

"우리... 둘다... 애초에 사랑해서는... 안되는... 그런 존재라고."

속이 울렁인다. 실제로 반성하고 있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진실에, 그 괴리감에, 그 격렬한 감정에 몸이 버티지 못한다.

아아, 나를 사랑했던 자들이여. 내가 사랑하는 자들이여.

내 사랑은 진정 잘못되었는가?

그것이나의 존재이유, 나의 유일한 구원임에도 불구하고?

"..윽...."

나는 애초에 -

"........"

나는 애초에 사랑해서는 안되는 존재였던 것인가?

잘못되어 어긋나고 비틀어져 끔찍하게도 있어서는 안되어야할,

그런 존재해서는 안되는 존재였던 것인가?

"....웁."

- 그러면 나를 어째서 그렇게 만든거야?

우웩.

버티지 못한다.

행운인지 뭔지, 결과 이후 제대로 먹은 적이 없어 위액만이 바닥을 친다. 힘빠진 다리가 더 이상 스스로의 몸무게를 버틸수 없어 무릎또한 바닥에 맞닿는다. 세게 쓰러지는 소리를 보아 아파 보이는 데, 예복을 닮은 긴 옷 덕분에 생채기 하나 나지 않은 게 아이러니하다.

"........미안하네. 미안, 미안해. 미안. 미안.."

무엇에 대한 사과일까. 바닥을 더럽힌 사과? 추태를 보인 사과? 그런 말을 꺼내게 해서, 그런 표정을 짓게 해서 미안하다는 사과? 아니면...

눈앞이 흐리다. 뭐라 주절거리는 지도 모르겠다. 앞의 남자는 잘못한 것이 없었다. 인간은 그러한 존재였다. 그는 진실을 고한 죄 밖에 없었다. 그럴 것이다. 모르겠다. 눈물샘은 고장난지 오래라 바닥을 때리는 것은 침과 섞인 토사물 뿐이다.

579 제제 르 귄 (sA3dG9tFDA)

2023-09-03 (내일 월요일) 00:01:39

>>577 마사

".....응? .....'생각보다'?"

어이없기보다는 충격먹은 눈으로 마사를 바라본다. 동공이 흔들린다.
애써 잘못 들었겠지, 하면서 외면한다.

"...그래도 속으로 무엇을 원하는 지는 모르지 않나...아니, 그대 말이 맞세. 이렇게 평생 의심하는 것이야말로 신으로서 하면 안되는 일이지..."

중얼거리다가도 이게 맞는 지 몰라 멈칫한다. 평생 소지했던 답안지가 사라진 느낌이다.

".......아니야...무시해서는 안돼. 그런거, 하나하나가 소중하니까..."

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해진거냐는 말, 인간답다는 말에는 어쩔수 없이 표정이 일그러진다. 아니라고 윽박지르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그 충동 또한 눌러담는다. 자신은, 솔직히 스스로가 무엇인지 모르겠으니까. 그래도, 그래도....

".....안돼. 그래도."

일그러진 표정 그대로 고개를 젓는다. 제제는 그저, 애초에 그렇게 만들어진 존재이기에. 존재이유없는 신은 없기에, 그런 신의 미래또한 그릴수 없다.

"...그대는 언제나... 너무, 너무 이상한 말을 해. 지금도..."

마사가 주머니를 뒤적거리자 아닌척 흥미롭게 지켜보다... 볼펜 하나가 나올때 눈에 띄게 실망한 표정을 짓는다.

"시시하군."

입술을 은근 삐죽이며 팔짱을 낀다.

"본좌는 뭐, 칼이라던지 무기라던지 나올 것을 기대했건만."

주제가 주제인지라 그저 농인지 확실하지 않다. 그.... 아니, 괜찮네, 라며 그릇을 다시 마사 쪽으로 밀어놓는다. ...와중에도 슬쩍 한 조각을 집어가긴 하지만.

580 시미즈 마사 (0r2kxOvnSg)

2023-09-03 (내일 월요일) 00:13:02

>>579 "신으로서 하면 안 될 일을 요구하는 게 아녜요. 누구나 그렇게 하면 피곤해진다는 거죠."

마사는 제제를 안타까운 눈으로 응시한다.

"이럴 때는 이기적이어도 괜찮다구요. 목숨이 달린 이런 때가 아니면 언제 이기적이 되어보겠어요?"

마사는 팔짱을 끼고서 말을 이어간다.

"이상해서, 싫은가요? 싫다고 해도 전 제가 하고싶은 말을 앞으로도 쭉 할 거지만요."

그렇게 당당하게 말하고 만다. 칼이나 무기를 기대했다는 말에 눈동자가 흔들린다.

"기대라니 뭔가요."

그렇게 간단하게 응답하고 오렌지 한 조각을 집어가는 제제를 보며 살며시 미소짓는다.

581 제제 르 귄 (sA3dG9tFDA)

2023-09-03 (내일 월요일) 00:44:11

>580 마사

"원래 신이라는 건, 하면 안되는 일 투성이라 말일세. 하하..."

부드러운 미소라기에 조금 비틀린 표정을 지으며 쓴 웃음소리를 자아낸다. 그래도 마사가 하는 말이 그리 쓰지는 않은 듯, 어쩔수 없이 그 달콤함에 안주해버린다.

"...싫은 건 아닐세. 싫은 건..."

결국 중얼거리며 고개를 흔들고 만다.

"...그저. 이해가 안돼. 그대는..."

손에 들린 오렌지 조각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그대는 본좌가... 포기하지 않길 바란다 하였지. 인간의 삶을, 그 미래를 보길 원한다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본좌의 괴로움을 극대화하기 위해? 아니면 진정으로 본좌에게 연민을 느끼기에?"

마사를 가듬하려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를 쳐다본다.

"그대들의 말에 의하면, 살인은 죄이얼지다. 허나 그러하면 78명의 목숨을 거둔 본좌의 죄는 정확히 그 만큼 무거워지는 게 아닌가? 하면 그대는 어째서..."

말을 하다 입을 다문다. 더 이상 이으면 안된다고 속이 경고하는 건가. 하면 잇기에는 용기가 부족한게 아닐까. 그저 눈을 내리깔고, 과실조각을 입에 머금는다.

"기대란 기대지. ...그대도 궁금하지 않은가?"

우물우물. 꿀꺽.

"'용서하지 않는다', 라는 번거로운 판결절차 없이 죄인이 사망하여도, 소원을 빌 권리가 주어지는 지 말일세."

- 라고 말하면서 빙그레, 휘어지는 눈가는, 지금까지 가장 이전과 비슷한 미소일테다. 근본적으로, 제제는 아직도 죽음이 해방이 되리라는 말을 믿는 듯하다.

그 대상이 본인이어도, 일까.

582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1:34:30

>>581 "저도 당장은 제제 르 귄 씨가 이해해줄 거라 생각하진 않아요. 그냥, 바라보는 거죠."

마사는 눈을 내리깔고 마지막 문장을 중얼댄다.

"........그런 것도 얘기해야 하나요?"

마사의 뺨이 빨갛게 되고, 자세는 더욱 방어적이 된다.

"제제 르 귄 씨를 싫어하지 않으니까요."

라는 말은 마사어 번역을 하면 좋아한다는 말이다. 어쨌든 그것을 제제가 알아들을 것인지는 둘째치고, 이쪽 소녀는 머리카락을 등 뒤로 넘기며 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다.

"글쎄요. 죄라는 추상적인 걸 어떻게 재겠어요. 그건 둘째치고서라도, 제제 르 귄 씨라면 저는 다른 가능성을 보고 있어요. 인간으로서 주도적으로 살아갈 가능성이요. 제제 르 귄 씨라면.... 어쩌면....."

말을 흐린다. 이미 죄는 저질렀지만, 더이상 큰 해악을 끼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닐까를 생각해버린다.

"그다지.... 궁금하진 않네요. 시험해 볼 건 아니겠죠. 정 궁금하면 사마엘 씨에게 물어보면 될 것을요."

찌푸린 눈썹에서 경계가 엿보인다.

583 세이카 (VRNZ6btBAU)

2023-09-03 (내일 월요일) 01:47:04

세이카는, 조용히 휴게실의 한 의자에 앉아 있었다. 이어폰을 꼽고 노래를 듣는듯 보이지만, 그 노래에 심취해 있지는 않은채 그저 허공을 바라보며 다른 생각에 빠진 듯하다. 무언가를 먹고 있지도 않고, 무언가를 하고 있지도 않는 상태. 어느 의미로 가장 충실하게 이 휴게실이라는 장소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저 의자의 등받이에 기대서, 30도 위의 천장 모서리를 향해있는 시선.

584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1:53:58

>>583 세이카

세이카를 발견하고 세이카의 시야에 들게 다가와서 예전보다 밝아진 얼굴로 손을 흔들어 보인다. 다가가, 바로 옆의 의자에 앉는다.

"세이카. 무슨 노래 들어?"

잘 들리지 않을 까봐 이어폰을 가리키고 자신 쪽을 가리키며

"나도 들어봐도 돼?"

하고 묻는다.

585 세이카 (VRNZ6btBAU)

2023-09-03 (내일 월요일) 02:00:40

>>584 "!!...ㅇ, 아.. 마사..."

그 사건의 이후로, 사실 마사의 눈을 마주치지 못한 세이카. 오늘도 볼이 새빨개진 채 이어폰을 황급히 빼내며 눈을 피한다.

"그, 별건, 아니고... 그냥... 그..."

"으, 응..."

한쪽 이어폰을 내주면서도, 고개를 돌린 채였다. 당신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고 몇번을 이야기해왔었겠지만...

노래는, 우르릉 쾅쾅쾅이라는 이름을 가진 노래라는 것을 세이카의 반대쪽 손에 들린 mp3의 화면을 보고 알 수 있을 것이다.

https://youtu.be/rok2YK_D6Oc?si=TSoEDuUURXEF9LWg

586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2:06:39

>>585 세이카가 눈을 마주치지 못하자 마사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은 미소가 파르르 떨렸던 것 같다. 하지만 가까스로 큰 변화는 없는 채로 유지하고서 이어폰을 건네받는다.

"크게 격정적이지도 않고, 호소하듯 들리지도 않아. 이런 목소리 좋아해?"

세이카처럼 천장을 올려다보며 묻는다.

587 세이카 (VRNZ6btBAU)

2023-09-03 (내일 월요일) 02:10:28

>>586 "으, 응... 큰 소리는, 싫어서... 잠잠한 소리... 편안한 소리가, 좋달까..."

당신의 앞에만 서면 더 더듬는 것은.

"ㄱ, 그..그...!"

목소리를 살짝 더 또렷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그, 그때... 기억,나...? 그, 성격이... 이상하게, 바뀌었,을때..."

언젠가는 말해야 할 것이였기에, 부끄러워만 해서는 안되었기에. 당신을, 더 오해시키고 싶지 않았기에.

588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2:14:45

>>587 "으응. 그렇다면 나도 추천해주고 싶은 노래가 있어.... 음?"

세이카가 의외로 대담하기 주제를 그곳으로 돌리자 마사의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린다.

"응? 응? 아아~~ 그때 말이지~!~! 큰일이었지!! 나도 소심하게 바뀌고 말야~ 그렇지~"

팽글팽글 눈이 돌아가는 채로 아무렇게나 얘기를 뱉고 있다.

589 세이카 (VRNZ6btBAU)

2023-09-03 (내일 월요일) 02:21:26

>>588

"ㄱㄱ, 그, 그거, 때문에... 부끄러워서... 이러는, 거니까... ㅁㅁ미, 안..."

아주 토마토마냥 새빨개진 세이카. 가까이 다가왔다면 그녀의 심장소리가 들렸을 것이다. 자신의 심장소리가 들리는 느낌.

"아, 그, 노래... 있으, 려나...? 대부분, 노래는 있던, 데... 정말, 안 알려진, 곡 빼고는..."

자신이 꺼내놓고는 필사적으로 드리프트를 시도중인 세이카. 아직 둘 다에게 일렀던 것일까, 또 어색하게 한 것은 아닐까, 그걸 설명하고 싶어서 꺼낸 이야긴데, 왜 이렇게 부끄럽지...

590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2:25:56

>>589 "아, 아, 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으니까 변명하지 않아도 괜찮아!!"

마사도 새빨갛게 된 채 괜찮다는 의미로 양손을 마구 흔들고 있다. 그러다가 축 쳐진다.

"으으. 그거야 이렇게 되겠지...."

필사적으로 외면하려고 했건만! 마사의 마음의 정리가 안 된 게 첫번째고, 부끄러움이 두 번째다. 천사같다느니 교도소 벽을 부수고 탈출할 것 같다느니 하는 말이 아직도 들려오는 것 같다.

"........이이이이, 있나 보자!"

마사는 mp3를 뒤져보더니 노래 하나를 골라 재생한다. 분명히 차분한 노래인데 왜 이렇게 빠른 것 같을까. 무릎에 경직된 상태로 손을 올려놓고 있다.

https://youtu.be/fTH7P6GVHus?si=TW2FDXAqmQ1HqVXD

591 세이카 (VRNZ6btBAU)

2023-09-03 (내일 월요일) 02:35:22

>>590 마사

기타의 소리와 피아노의 소리, 그리고 읊조리는 듣한 목소리.

그 소리는, 조금의 심장박동 소리와 같이 시작되었지만, 이내 노래의 경청으로 인해 조금은 진정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부끄러움은 오래 지속되리라.

"... 오랜만에... 듣네... 목소리, 좋아..."

사실, 자신이 그랬다는 자체가 정말 부끄러워서... 당신을 조금 피하고 있었던 것은 맞다. 그렇지만... 그러지 않았다면 심장이 터질것 같았는걸. 아니, 지금도 터질것 같아. 그런 기분, 여태껏 느낀적이 없는걸.

"... 플로스, 라는 노래였던가...? 혼자 있을때, 들어본적, 있어..."

592 시미즈 마사 (/FjCa117PI)

2023-09-03 (내일 월요일) 02:41:16

>>591 "드드들어본 적 있어?! 와아. 세이카는 노래를 정말 좋아하네!"

더듬는 목소리와 조금 과장된 액션이 마사의 머릿속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처음 듣는 노래라면 소개시켜주고 싶었어. 세이카가 좋아할 만한 목소리라서."

그렇게 말하고 잠시 음악을 들은 채 시간을 보낸다.

Daphne, Ficus
Iris, Maackia

"있잖아."

대뜸 천장을 바라보던 마사가 말을 꺼낸다.

"세이카는 음악에 대해서 더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 안 해?"

593 세이카 (VRNZ6btBAU)

2023-09-03 (내일 월요일) 02:47:14

>>592

"... 행복했으니까... 들었을때."

조용히 이야기한다.

"뭔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해주는 것 같아서. 아니면, 힘든걸, 잊을 수 있게 해줘서."

기타와 피아노의 하모니가 귓가를 간질인다.

"... 배워보고 싶...다..."

"...이제는, 가능할,까...? 하지만... 들었잖아, 사마엘씨가, 하는, 말... 바깥에서... 나..."

역시, 표정이 어두워진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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