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25066> [반상L] 딜레마의 배심원 -재판장 2- :: 1001

캡틴 ◆B..eEWGcm.

2023-08-16 12:17:13 - 2023-09-11 23:49:10

0 캡틴 ◆B..eEWGcm. (jE118.hr7E)

2023-08-16 (水) 12:17:13

'딜레마의 배심원'의 캐입스레입니다.

※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이전 재판장: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5
휴게실(잡담방):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12077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441 제제 르 귄 (BxK/rAMChI)

2023-08-28 (모두 수고..) 17:49:09

<2p>
꿈틀.

휴게실 소파위...도 아닌 바닥. 하나의 도롱이벌레가 꿈틀거린다. 어라? 자세히 보니 도롱벌레가 아니라 하나의 인간이다...?

"하아아아... 인생...."

거추장거리는 머리를 하나의 꽁지로 묵은 흐리멍텅하다 못해 푸르죽죽 한 두눈. 생기는 커녕 세상의 풍파를 지혼자 처먹은 모습. 난닝구만 입은 채 배를 벅벅 글으며 나오는 자는, 그래, 바로 그 '제제 르 귄'이다.

후비적.

코까지 후비며 이불덩이에서 기어나오는 그녀는 하나의 휼룡한 방구석 쓰레기! 망토처럼 이불을 바닥에 질질 끌어 먼지가 묻든 말든 부엌에 들어선다. 냉장고를 뒤지러 온 것인가?

한참을 머리를 박고 뒤적거리지만,결국 귀찮은 듯... 이내 비장하게 꺼내드는 것은 생라면이다.

<바다>

바닷물이 반짝거린다. 동그랗게 뜬 두 눈이 반짝인다.

"!!!!!!! 바다!!!"

10점만점의 '우미다'를 외치는 제제! 어쩔줄 몰라해눈도 입도 크게 벌리며 제자리에서 방방 뛴다.

"보보보보보본좌, 바다는 처음이라네!!! 실제로 볼 수 있다니이이!!!!!"

이게 바닷물인가!? 이게 바로 바다모래인가?! 바다인간인가아아?!!
흥분에콧김을 뿜으며 다다다다 돌아다니지만, 모래 위 걷는 건 익숙하지 않아 풀썩, 넘어지고 만다. 다행이 품이 넒은 수감복 덕분에 다치지는 않은거 같지만...

"우와아아아앗!! 모래가 따뜻하구먼!!!"

좋댄다.

>>440 마사 <바다>

평소보다 텐션이 훨씬 높아진 제제는 목청도 크다. 눈이 햇살보다 밝은 것도 덤.

"그대! 뭘 하고 있는 겐가? 올려 묶은 머리가 보기 좋구먼!"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도도 다가간다. 구명조끼와 그 아래 비키니를 꿈벅거리며 응시한다.

"오오, 혹시 바다에는 솝봇만 입는 것이 관례인가?"

그럼 나도! 하면서 낑낑 그 자리에서 옷을 벗으려 한다.즉시 멈추는 게 좋겠다.

442 시미즈 마사 (uWg6mlYna6)

2023-08-28 (모두 수고..) 18:32:58

>>441 제제(바다)

호루라기 소리보다 훨씬 큰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나 보다. 마사는 제제를 보고서 기분이 좋다는 걸 단번에 느끼지 않을 구 없다.

"제제 르 귄 씨. 기분이 좋아 보이네요. 저는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답게, 여러분이 위험하지 않도록 살펴보고 있지요. 모두가 안전하게 놀 수 있는 바닷가에선 꼭 필요한 일이랍니다?"

그러나 비키니를 오해한 것에는 평정을 유지할 수 없었나 보다. 양팔로 자신을 감싸안고는 사색이 되어,

"이건 수영복이에요! 수영복이라구요. 그만!! 멈춰요!!!"

제제의 옷을 도로 입히려는 모양이 되고 말았다.

443 제제 르 귄 (IhCCXhDFzk)

2023-08-28 (모두 수고..) 19:28:48

>>442 마사 <바다>

"물론! 본좌는 이러한 곳은 처음이니! 그대는 아닌가보지?"

흠! 하면서 당당히 고개를 주억거리다, 추욱 늘어진다. 허나 막상 오고 나니 뭘 할지 모르겠다...
모래성에 대해서는 아는 데, 모래를 토박토박 쌓아봤자 무너지고, 욕조보다 깊은 물은 들어간 적이 없어 바다에 들어가자 마자 떠내려 갈것이 눈에 선했다... 제제는 표류되면 윌슨이라고 이름을 붙혀줄 배구공도 없었기에 그러면 안되었다. 영화에서 본 하하호호 나 잡아봐라 놀이도 연인이 있어야 할수 있을거 같고! 슬프도다!

"그대! 계속 호루라기만불고 있으면 지루하지 않은가? 함께 그, 뭐냐, 물을 참방참방 하며 같이 놀지 않겠는가?"

살펴본다는 게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 지는 모르겠으나, 필시 괜찮을거다! 눈을 반짝이며 마사의 손을 부여잡으려 하는 게, 놀이친구가 필요한 모양이다.

"으으응?? 면적이 솝옷과 같은데도???"

물론 그런 팔랑팔랑한 솝옷은 처음보네만! 옷가지에서 프리즌 브레이크하려는 움직임이 마사에 의해 막히자 버둥거린다.

444 시미즈 마사 (aZnlif5Ux6)

2023-08-28 (모두 수고..) 20:07:44

>>443 제제(바다)

"바다도 역시 처음이군요. 저도 자주 와본 건 아니지만.... 바다에서는 헤엄을 치거나 비치볼을 하거나 저렇게 사마엘 씨처럼 여유를 만끽하거나 합니다. 하지만 그냥 바다 풍경만 보고 있어도 좋지 않은가요?"

마사도 그럭저럭 기분이 좋아보인다.

"물을 참방참방?!? 저어... 다른 사람들이 더 놀기 좋지 않겠어요? 이 정도 사람이 있으니 저는 안전을 지키는 쪽이 좋아 보이고 말이지요?"

라며 거절하려고 하지만 그 반짝반짝한 얼굴이 흐려지는 것을 보이려 하면.... 거절하기 어려울 것 같다.

"그, 그, 그렇게 말하시니 새삼 부끄러워 지네요! 수영복과는 용도가 완전히 다르다구요?!?"

한숨을 푹 쉬고 사마엘에게 수영복을 부탁해서 입고 오라고 말한다.

"가벼운 옷을 입어도 좋지만 환경이 오염돼요. 아무튼 간에 제제 르 귄 씨의 지금 차림으로는 바다에서 참방거리긴 무리예요."

445 박권태 (6IU29Mf3FM)

2023-08-28 (모두 수고..) 21:19:20

>>440 마사 (2p)
......
(휴게실의 소파에서 책(!)을 읽고 있던 권태. 거울 앞 자리를 금방 옮기지 않는 모습에 나지막이 말을 건다. 시선은 여전히 책에서 떼어내지 않은 상태다.)
시미즈 마사, 한 자리를 너무 오래 차지하고 있으면 다른 사람한테 불편을 가져올 수 있다. 볼일이 끝났다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좋을 거다.
(웃음기 하나 없이 딱딱하게 말하는 성인 남성이라니. 어쩌면 당신이 위압감을 느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책장을 한 장 넘기며 말한다.)
아니면, 네 얼굴에서 무언가 해결해야 할 사항이 있나? 상처는 없어보인다.


>>441 제제 (2p)
분명 이 사태는 종족을 바꾸는 수준까지는 가지 않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압생트빛으로 번들거리는 권태의 눈에 경악의 시선이 스쳐지나갔다. 이것이 '극혐'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은 건 그 또한 지금 밀그램이 겪고 있는 사태를 알고 있기 때문이겠지...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휴게실에 앉아 책을 읽고 있던 권태는 당신이 주방에 이불을 질질 끌고 들어서자 다급히 일어나 당신한테서 이불을 사수하려 했다. 말이 좋아 사수지 그냥 뺏으려 했다는 뜻이다.)
훌륭한 취업 준비 6년차 백수의 모습이군. 끓이는 방법을 알고는 있나?

446 시미즈 마사 (aZnlif5Ux6)

2023-08-28 (모두 수고..) 21:24:37

>>445 권태(2p)

"하압...!"

책을 읽는 권태를 보고 입이 떡 벌어진다. 실례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입을 다시 다물지만 손으로서 입을 닫는다는 부자연스러운 형태다.

"죄, 죄송합니다.... 볼 일은, 끄, 끝났어요..."

생머리가 되어서 그런지 유독 축 처진 앞머리를 만지작거리며 뒤로 주춤주춤 물러선다.

"저어, 그, 해결해야 할 사항...."

고개를 푹 수그린다.

"아무리 봐도 못난 얼굴이다 싶어서요......"

그러고는 눈을 살짝 들어

"권태 씨는 무슨 책을 읽고 있나요?"

손을 양손을 수줍게 앞으로 모은 상태다. 손가락이 꼼지락댄다.

447 박권태 (6IU29Mf3FM)

2023-08-28 (모두 수고..) 21:34:42

>>446 마사 (2p)
... 이해는 한다만 적당히 놀라라.
(당신이 입틀막을 한 모습에 적잖이 마음이 상한 것 같다. 표정에 변화는 전혀 없었지만...)
...... ?
('못난 얼굴'이라는 말에 책에서 눈을 들어 당신을 바라본다. 눈가를 살짝 찌푸린 그의 표정을 말로 풀어보자면 "얘 지금 뭐라는 거지?" 정도가 될 것이다.)
머리색과 눈색이 바뀌었기 때문에? 아니면 이목구비의 생김새가? 후자라면 전혀 걱정할 필요 없다. 객관적으로, 너는 못생긴 편이 아니니까.
(원래의 권태였다면 그 나잇대 애들은 뭘 해도 귀엽다는 둥의 말을 덧붙였겠지만, 지금은 딱히 거기까지 말하진 않았다.)
형법총론. (팔랑...) 지금 머릿속에 넣어놔야 나중에 그 머리 새하얀 내가 멍청한 머리로나마 지식을 활용할 수 있겠지.

448 시미즈 마사 (aZnlif5Ux6)

2023-08-28 (모두 수고..) 21:49:12

>>447 권태 (2p)

"죄죄죄, 죄송해요......... 티 났나요.... 아아아니예요!! 죄송합니다!!"

연신 고개를 꾸벅꾸벅 숙이는 마사다.

"그그그런.... 비비빈말이라도 감사해욧..."

얼굴이 빨갛게 되어서는 얼굴을 최대한 감추려고 앞머리를 연신 누르고 누르며 그렇게 말하고 있다.

".........."

웃음이 나오는데 웃지 못하는 것도 고문이라면 고문이다. 웃음을 참다 보니 울상이 되고 있다.

"박권태 씨.... 멋있어요... 자기변호에 쓰시려는 거지요?"

슬쩍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여전히 붉어진 뺨으로 물어본다.

449 박권태 (6IU29Mf3FM)

2023-08-28 (모두 수고..) 22:11:18

>>448 마사(2p)
......
(권태가 당신을 지긋이 바라본다. 웃고 있질 않으니 매섭게 보이지만 별 생각 안 하고 있다. '얘는 세이카랑 영혼이 바뀌기라도 했나.' 정도.)
사과는 한 번만 해도 된다. (다시 책으로 시선을 내리며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한다.)
빈말 아니다. 나는 오히려 네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가 궁금한데.
(평소에는 마사가 자기 얼굴을 잘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 사소하게 궁금해졌다.)
그런 용도로 절대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주 목적은 자기변호가 아니다. 너희를 조금 더 올바르게 바라보고자 함이지. (...) ... 그리고 웃으려면 그냥 웃어라. 놀라지 말라고 한 건 나다만 웃음 참는 게 애처롭다.
(눈을 꾹 감고 있다. 이 쪽은 부끄러움을 참고 있다.)

450 시미즈 마사 (aZnlif5Ux6)

2023-08-28 (모두 수고..) 23:09:42

>>449 권태(2p)

".....죄송합니다?"

바라보는 눈에 침을 꿀꺽 삼킨다. 모자랐나 싶어 사과를 덧붙인다.

"앗, 네에...."

머쓱한 듯 머리를 긁적인다.

"예전에는 이만큼 못생기지 않았던 것 같아서...... 저어, 목소리도 이상한 것 같고 태도도 최악인 것 같고, 그리고..."

놔두면 자신의 단점을 100개정도 열거할 것 같다.

"역시 멋져요.... 저, 저도 공부할 수 있을까요? 저 같은 것이지만."

웃으라는 말을 들었는데도 최대한 참으려는 모양이다.

"저, 실례라는 건 알고있지만 기억 속 권태 씨와 너무 달라서요.... 후후후. 더 관대해지신 것도 같구요?"

이번에는 수줍게 웃고 있다.

451 제제 르 귄 (1xlWeibELo)

2023-08-29 (FIRE!) 13:51:54

>>445 박권태 (2P)

"흐엉? 뭐여, 거, 뭐시냐, 권태권태박권태 아니여."

으, 극혐... 하는 눈으로 이불 쏙으로 쭈그러진다. 사람을 기피하는 성질인가? 툭 건드리면 동그랗게 말아버리는 공벌레를 닮았다. 식은 땀을 뻘뻘 흘리며 다다다, 뒤로 피하려 하지만...

"흐에에어엉어째스어어어억"

힘없이 이불을 뺏긴다. 반전당해도 본래 없던 근력이 생기는 일은 없다.철푸덕. 오히려 반동으로 땅에 엎어진 제제(였던것). 꾸물꾸물 그대로 라면봉지를 바스락거린다. 물론, 없던 지식이 생길 일또한 없다. 그렇다면?

"뭘 끓여."

투둑. 생라면을 꺼내 입에 문다. 작게 부수지도 않고 죽은 눈으로 으적으적 씹어먹길 시작한다. 옆으로 동그랗게 말린채로 권태를 삿대질하는 건 덤.

"므, 6년차면 뭐, 으적, 나님이 뭐 10살때 실직했나, 어? 오히려 뼈 자빠지게 여어어어얼씸히 일했거덩! 쯔! 요즘 짜아식들이란! 으적으적."

>>444 마사 (바다)

"그건 그렇네만! 바닷물이 반짝반짝하니 보기 좋아! 하지만 그대와 함께 하면 더 즐거울거 같아 하는 말이라네!"

그대도 조금은 편히 노는것이 좋지 아니한가? 하고 싱글벙글 웃으며 빙글빙글 돈다. 모래가 까끌까끌하는군!

"용도가 다르다해 천 면적이 늘어나느냐?"

물론 팔랑팔랑해서 보기는 좋지만! 하고 해맑게 하하 웃는 제제.

"흐음... 알겠네!"

도도도도, 사마엘에게 달려가 사라지는 제제. 조금의 시간 후, 다시 나타난다.

"하핫! 이러면 괜찮겠지!어떠느냐? 보기 좋지 아니 하느냐? 이렇게 살을 드러낸 옷은 처음이구먼... 아니, 그냥 이러한 옷이 처음인듯하네."

새로운 제제! 수영복 ver! SSR!

푸른 마린룩의 수영복을 입고서 당당히 나타난다! 파란 줄무니 민소매와 편해보이는 수영바지로 완전해지는 투피스 수영복, 그리고 작은 모자. 겹겹히 쌓은 옷가지를 벗어던지니 제제의 작은 체구가 더 작고 말라 보인다. 그러면서도 시원한 외모와 잘 어울려지는, 보는 것만으로 청쾌한 기분이 드는 옷이다.

"어떠느냐? 이제 물에 함께 참방참방 할수 있느냐?"

452 제제 르 귄 (1xlWeibELo)

2023-08-29 (FIRE!) 13:52:21

//(수영복)

453 박권태 (iYp1SuTSrg)

2023-08-29 (FIRE!) 15:26:47

>>450 마사(2p)
(권태는 당신이 단점 열거를 7개 정도 했을 즈음에 손을 들어 말을 끊었다. 깎아내리기 위해 만드는 듯한 이유가 세 자릿수나 이어질 것 같은 불안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만하면 됐다. (말허리를 끊느라 들어올렸던 손을 그대로 꺾어 휴게실 내 간이책장을 가리킨다.) 저기에 '우리 아이 자존감 상승법 100선' 이란 책이 있을 거다. 분량도 얼마 안 되니까 그거 정독해. 형법 공부보다는 그게 더 급해보인다.
(어차피 얼마 안 가 저 증상은 사라질 테지만, 다시 말하자면 원래대로 돌아오기 전까지 저 태도를 계속 보고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보는 사람도 꽤나 고통스러운 모습이라... 권태는 당신의 깎여나간 자존감을 원래대로 고치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결심했다.)
... 다 읽으면 네가 원하는 공부 할 수 있도록 도와줄 테니까.
(이것 또한 교수법의 기본인 '보상과 강화'가 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권태는 그렇게 덧붙였다.)
그렇게 말하는 너도 상당히 달라졌다. 구체적으로는, 음, 이전의 세이카가 말을 덜 더듬는 것 같아졌군. (서로가 서로의 대척점에 있는 건가... 하고 생각하다가) 지금 모습이 더 나으면 지금 상태로 고정시켜달라고 부탁할까.


>>451 제제(2p)
나는 권태권태박권태가 아니라 박권태다.
(공벌레나 제제 대신 뺏은 이불을 돌돌 말아 팔에 걸치며 말했다. 왠지 정정해주더라도 절대 원래대로 불러주진 않을 것만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었지만... 그래도 성실하게 호칭을 고쳐주었다.)
그리고 이불은 주방에 가지고 들어가지 마라. 이불도 더러워지고 주방에 쓸데없는 먼지도 날린다. 음식물 찌꺼기에 오염된 이불을 온몸에 비빌 생각은 아니겠지?
(권태는 주방 바깥(아마 휴게실)으로 이불을 휙 던졌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던졌다. 당신의 이불은 이제 사라졌다.)
...... (이불을 던지고 오자 당신이 생라면을 으적으적 씹고 있다. 환장하겠다는 듯 잠시 천장을 보았다가) 그런... 탄수화물과 지방 덩어리를... 하... 아니, 됐다. 이미 먹는 거 뭐 어떻게 하겠어.
(알아서 하라는 듯 손을 휘휘 내저었다.)
그렇군. 정정하겠다. 넌 태어날 때부터 취직한 적이 없으니 16년차 백수였군. (당신의 피드백을 또 성실하게 반영한다. 조금 다른 방향이었지만...) ... 그리고 누가 보면 우리의 나이도 반전된줄 알겠군. 내가 너보다 2배는 더 연상이다. (눈을 살풋 가늘게 뜨고는) 은은하게 꼰대였던 것이 대놓고 꼰대가 되었군.

454 시미즈 마사 (.AGgDacXDI)

2023-08-29 (FIRE!) 15:47:32

>>451 제제 (바다)

마사가 ㅅ자로 당겨올라간 입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렇지요. 저도 실은 실내에만 있다가 밖에 나오니 마음이 부푸네요. 조, 조금이라면 같이 물 속에 들어가도 좋아요."

영락없이 바다를 처음 본 어린아이다. 귀엽다는 말이다. 마사는 결국 제제의 말을 거절하는 데에 실패하고 작은 한숨을 쉬지만, 이어지는 것은 살짝 띈 미소다.

"면적이랑은 그다지 상관이 없어요!"

그렇게 말하고서 사마엘에게 달려가는 제제 르 귄을 본다. 어쩐지 수영복을 지적당하니 굉장히 부끄러운 것을 입고 있는 기분이 된다.

제제가 다시 나타났을 때, 마사는 구명조끼와 호루라기를 벗어두고 있었다. 제제를 발견하고서 감탄사를 낸다.

"정말 잘 어울리네요. 제제 르 귄 씨. 평소에 입어도 되겠어요."

이것은 반쯤 농담인 듯 하고

"물론이지요. 우선 바닷물 온도에 몸을 적응시키는 것부터 시작할까요?"

그러면서 바닷물에 먼저 다리를 담그고 몸의 아랫부분부터 물을 적셔가기 시작한다. 제제에게도 따라하면 된다고 이르는 눈빛이다.

>>453 권태 (2p)

"...넷, 네에..."

손으로 말을 막자 양손을 살짝 쥐어 앞으로 들어 놀란 듯한 액션을 취하고,

"그치만 저도...... 권태 씨처럼 이곳의 죄수들을 바로 보고 싶은데...."

그렇게 말하지만 역시 자존감 상승법 책을 가져온다. 권태가 마음을 알아주는 듯한 말을 하자 눈에 순간 빛이 들어온 것 같다.

"열심히 하겠슴미다!!!"

그러고서 발음이 꼬인 것을 알고 얼굴이 붉어지며 입을 가리지만, 아무일도 없었던 듯 눈썹만 내려앉힌채 조용히 책을 펼친다.

그러나 그것도 얼마 못 가 세이카의 이름이 들리는 것만으로 앞뒤의 맥락과 상관없이 얼굴이 새빨개진다.

"무무무무슨 말씀이세요?!? 아아, 그런...... 저는 세이카보다 못한 존재인걸요....."

얼굴이 화끈한채로 말을 계속하고

"예전의 저라면 같이 고정시켜달라고 부탁했겠지만 말이지요. 지금의 저는 박권태 씨의 이런 모습도 과거의 모습도 좋은 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제넘었으면 죄송해요.... 하고는 양 다리를 모아 책에 얼굴을 파묻는다.

455 옥사나 하네즈카 (ZAO8cfrkZE)

2023-08-29 (FIRE!) 15:50:22

옥사나(2p)
개운한 기분이다. 평소와는 분명 다를 것이 없는데, 어째서인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만으로 정신적인 리미터가 조금 풀리는 듯한 느낌이다. 이곳에서는 내 신경을 거스르는 것이 없으니까. 뭐 그것만으로 된 것이 아닌가.

"맛없네."

어제까지는 분명 괜찮았는데 말이야. 들고 있던 위스키를 치우고 조금 비싸보이는 오렌지 주스를 들고와 자리에 앉았다. 할 일이 없다는건, 좋은거야 정말로.

456 시미즈 마사 (.AGgDacXDI)

2023-08-29 (FIRE!) 16:11:05

>>455 옥사나 (2p)

"........"

말없이 옥사나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가 옥사나가 치운 위스키에 눈독을 들인다. 이곳에 딱히 사람은 옥사나 빼고 없는 모양이지만 눈치를 보다가....

위스키를 열어 컵에 조금씩 붓는다. 잠깐, 그거 마시려고?!?

457 옥사나 하네즈카 (ZAO8cfrkZE)

2023-08-29 (FIRE!) 16:56:43

>>456 마사(2p)
"마실거면 그냥 대놓고 마셔. 아무도 뭐라 안하니까."

조금 예민해져서인지 누군가가 왔다는 것 자체는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었다. 내 기억에 남아있는 사람하고는...뭔가 다르긴 한데 뭐 얼추 비슷하겠지.

"대놓고 못할짓이면 하지 말아야지. 안그래?"

그대로 몸을 돌려 마사가 든 위스키를 빼앗으려다 뭔가 아니다 싶어 방금까지 주스를 담았던 잔을 그대로 들이 밀었다.

"뭐해 안따르고?"

458 시미즈 마사 (karhtMkAS6)

2023-08-29 (FIRE!) 17:12:27

>>457 옥사나 (2p)

"힉...! 넷... 네!! 저, 옥사나 씨... 맞지요...?"

이런 상황에서 확인차 묻는다.

"그그그그치만 예전에 저는 오렌지 주스를 좋아했으니까?!? 그렇게 치면 옥사나 씨의 입맛과 뒤바뀐 게 아닌가 하고?!?!"

변명치고는 형편없다... 지만 변명이 아닌 것 같다. 진담이다. 아무래도 지능도 떨어진 모양이다.

"따라드려요? 제, 제가 마시려고 했는데.... 아닙니닷!!!"

그러고는 벌벌 떨리는 손으로 옥사나의 컵에 위스키를 따르려 하는데 손이 떨리는 탓에 여기저기 위스키가 튀고 있다.

459 옥사나 하네즈카 (q9eRymPXrA)

2023-08-29 (FIRE!) 17:41:47

>>458 마사(2p)

"그냥 마시고 싶었다고 하면 될 걸 가지고 되게 꾸물거리는구만."

잔에 술으

460 옥사나 하네즈카 (q9eRymPXrA)

2023-08-29 (FIRE!) 17:45:58

>>458 마사(2p)

"그냥 마시고 싶었다고 하면 될 걸 가지고 되게 꾸물거리는구만."

잔에 술을 따랐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손이 흥건해져있었다.
뭐 그래 이런 분위기에서 따라본적이 있을리가 없지.
팔을 쭉 뻗고 그대로 뒤집어 잔에 든 위스키를 땅에 버려 버렸다.
그대로 손수건을 꺼내 손을 닦은 뒤 잔을 다시 내밀었다.

"다시. 천천히 따라봐."

통보였다. 그야 딱히 마시고 싶지는 않았다만.
그래도 뭐라고할까 어째서인지 그래야만할 것 같은 느낌이다.

"어른이 같이 있으면 어르신한테 한잔 드셔보십사-하고 가져다 바치는게 예의고 예절인거지. 안그래?"

461 시미즈 마사 (karhtMkAS6)

2023-08-29 (FIRE!) 19:30:29

>>460 옥사나 (2p)

"넷, 네엣.. 마시고 싶었습니다, 예요..."

긴장한 탓인지 눈이 팽글팽글 돌아가는 것 같다. 말투도 이상해져 있다.

술을 버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눈물을 흘릴 것 같이 그렁그렁해져 있다.

"그으으, 네... 따르겠습니다아아..."

위스키를 들고 팔에 완전히 힘을 준 채로 따르고 있다. 미세하게 떨리는 것은 다름없지만... 그보다 눈동자가 더욱 떨리고 있지 않나.

"네엣. 네엣. 맞아요... 제가 잘못했습니다아... 어르신 한 잔 드셔보십시오...."

핑글핑글. 눈이 돌아가는 와중에 마사는 술을 .dice 1 2. = 2 (1. 넘칠듯이 많은데다 마지막에 한방울 흘렸다. 2. 완벽하게 정량으로 따르는 데 성공한다!)

462 옥사나 하네즈카 (ZAO8cfrkZE)

2023-08-29 (FIRE!) 20:56:28

>>461 마사 (2p)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모습에 조금 즐거워지는 기분이다.
이렇게 하는데도 싫다는 말 한 번 하지를 않는구나.

"이번에는 제대로 했네. 훌륭해. 마실 생각은 없지만."

그대로 잔을 테이블 위에 올려둔 뒤에 빈 잔에 술을 채우기 시작한다.
조금 넘칠듯 말듯 아슬아슬한 상태의 잔을 마사에게 건내며 평소와 같은 얼굴로 웃었다.

"역시 확생회장인가? 나아지는건 보기좋아."

463 박권태 (uW0jz.Kv0k)

2023-08-29 (FIRE!) 21:20:28

>>454 마사 (2p)
(어째 리액션 웃긴 건 변하질 않네,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머리를 홱 넘기고 고개를 팍 치켜들며 도도하고 고압적인 액션은 취하지 않는다지만, 지금의 모습은 이것대로 또 재미있다.)
... 혹시 거기 카메라가 있다면 같이 가져다줄래.
(나중의 두 사람을 위한 선물...을 남겨두는 건 어떨까 싶었다. 책장 근처에 있을 당신을 향해 카메라를 부탁한 건 이 이유였다. 없더라도 뭐... 감옥 어딘가에 감시카메라 정도는 있지 않을까.)
여기가 무슨 군대인가. (발음까지 꼬일 정도로 기합이 들어간 당신한테 한 마디 태클을 걸었다.) ... 그건 딱히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다. 너는 죄수를 너만의 생각을 통해 바루 보고자 노력하는 죄수 중 한 명이었으니까.
(그걸 알고 있었으니 정도 이상으로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언젠가의 심문 이야기다.)
...... (얼굴이 새빨개지니 이상하다고 생각했는지 당신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 내가 무언가 말실수를 했나? 반응이 유달리 격한데.
(다른 사람이랑 비교했어도 이렇게 크게 반응을 했을까? 지금의 당신에 대해 정보가 없어 긴가민가 하지만...)
그런가. 나는 딱히 그렇지도 않다고 생각하지만. (무릎 모은 모습에 그럴 필요 없다고 성실히 한 마디 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그렇지만 네가 굳이 바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면 나도 바꿀 의향 없다. 이 곳에 치료하려고 온 건 아니니까. (뜸.) 개인적으로 너는 원래대로 돌아왔으면 좋겠군. 잔소리가 약간은 그리워서.


>>455 옥사나 (2p)
(위스키를 치우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는 사람이 하나 있었다. 검은 생머리를 전부 이마 뒤로 넘긴 권태였다.)
기호까지 뒤바뀌어버린 건가. 사변이 일어난 동안 간 기능이 회복 좀 되겠어. 잘 됐군.
(당신이 저 멀리 둔 위스키를 아예 냉장고 깊숙히 집어넣는다. 눈가를 살짝 찌푸렸던 게 마치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의 모습이다. 그러고는 당신 쪽으로 바른 걸음으로 다가와,)
담배는 어떻지? (몸을 약간 숙여 눈을 맞추며 물었다.) 원한다면 버리는 걸 도와주지. 마침 나도 치워버려야 할 게 많아서.

464 옥사나 하네즈카 (ZAO8cfrkZE)

2023-08-29 (FIRE!) 21:38:14

>>463 권태(2p)
"시험은 안해봤는데."

품에서 담배를 꺼내 바라보다가 피겠냐는 듯 권태에게 건내보았다.
술은 원래부터도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았지만... 뭐 이쪽은 몸이 이미 익숙해서 별 문제 없지 않을까.

"말을 무섭게 하는구만. 누가 보면 사람이라도 죽이는줄 알겠어?"

465 박권태 (uW0jz.Kv0k)

2023-08-29 (FIRE!) 21:53:13

>>464 옥사나 (2p)
(담배를 한손으로 받고는 그대로 주먹 쥐어 우그러뜨린다. 담배 자체가 불쾌하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선물 준 걸 망가뜨려 미안하게 됐군. (얼굴 표정이 바뀌질 않아 그런지 딱히 미안해보이진 않는다.) 대신 초콜렛을 줄 테니 교환한 셈 칠까. 지금의 혀에는 단 맛이 어울릴 듯 싶은데.
(손을 펼쳐 털어내자 담배가루가 후두둑 떨어진다. 남은 담배도 준다면 초콜렛을 상자째로 가져다주겠다고 말하고는,)
(코웃음.) 안 죽인다. 살인자의 역은 무고한 시민이지. 게다가, 여기 죄인을 죽였다간 결코 용서받지 못 할 것 같군. 우리끼리 사이가 너무 좋아.

466 옥사나 하네즈카 (ZAO8cfrkZE)

2023-08-29 (FIRE!) 22:03:21

>>465 권태(2p)
"폭력적인 남자는 인기가 없는데."

의외라는듯 눈을 크게 떴다가 이내 웃으면서 초콜렛을 받아들었다.
몇초정도 받아든 초콜릿을 가만히 바라보다 이내 아직 잔에 남은 술에 담아 버리고는 없던 것취급을 하며 의자에 몸을 뉘이듯 앉았다.

"다들 착한아이거든. 분노에 솔직하지를 못해서. 어차피 사람죽이고 들어온 놈들끼리 숨길게 있으면 얼마나 있다고 말이야."

그리 말하고는 금색이 찬란한 라이터의 뚜껑을 여닫으며 웃기다는듯 한것 비웃는 표정을 짓는다. 기분 좋은 금속음. 아무래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은가보다.

"대놓고 사는게 고통스러울정도로 되갚아주겠다고 하는 편이 솔직하고 좋잖아? 나 말고는 다 쓰레기. 용서받건 말건 쓸모없는 것들의 판단이라고 생각하는데."

467 박권태 (jCXho5n23Q)

2023-08-30 (水) 14:15:38

(박권태 개인 독백)
BGM: https://www.youtube.com/watch?v=swEr_e8YISo&ab_channel=YuuMiyashita-Topic



20XX.08.16

의사양반이 일기를 쓰란다.
이게 정말 치료에 도움이 되기는 하나? 일단 쓰라고는 하니까 쓰긴 할텐데.



(제 2심동안 그가 겪었던 일상이 적혀 있다. 마사한테 오렌지 쉬폰 케이크를 선물한 일, 세이카한테 고양이 머리띠를 씌운 일, 옥사나와 의무실에서 대화를 나눈 일, 제제와 주방에서 같이 논 일...)



20XX.08.XX

...
용서해주면 좋겠다.
...



( ... ... 시시콜콜한 일기가 이어진다.)



20XX.08.27
(제2심 폐정일)

결국 용서받지 못 했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으니까 괜찮다. 너무 이기적인 욕심임은 알고 있었다.
그래도 역시 괴롭다.
이제는 정말 피해서는 안 될 것이다.



20XX.08.28

내가 그 남자를 죽였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기억나는대로 써볼 생각이다.
비가 왔던 건 기억한다.
(술을 흘린 것으로 추정되는 액체 자국. 이 밑으로는 글씨가 흔들리고 떨려서 알아보기 힘들다.)
글로 쓰면 괜찮을줄 알더니 더럽게 힘드 XX 이제는 펜도 안 써ㅕ 아니 안 되냐고 아 안 해 때려쳐



20XX.08.29

미친 새X 술 처먹고 저러고 있다 저러고 그냥 퍼질러 잔 거 개또X이 새X인가 이래서 애들이 그냥 나가뒤지라 했지 XX

역시 술을 먹으면 그 날 있었던 일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애초에 그걸 원해서 끊었던 술을 마시기 시작했으니까...
그렇다고 술을 다시 끊을 수도 없다. 지금 안 마시기 시작하면 분명 그 때 그 개거지같던 상태로 돌아갈 것 같다. 죽을 정도로 X같은 건 둘째 치고 심문 하나 제대로 못 할 게 뻔하다.
그렇지만 도망치면 안 되는데.
애초에 처음부터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면. 왜 나는 술같은 걸 마시기 시작해서는...
아예 나같은 게 감히 은혜를 만났던 게 가장 큰 죄일지도 모르겠다.
미안해. 이런 쓰레기가 사랑해버려서 미안해. 용서해ㅈ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도망치면 안 돼
20XX.08.30

(글씨가 괴롭다는 듯 떨린다.)
비가 왔던 건 기억한다.
아마 나는 그 남자를 때려서 죽인 것 같다.
...
...
 
 

468 박권태 (jCXho5n23Q)

2023-08-30 (水) 14:52:05

>>466 옥사나 (2p)
(인기 없다는 게 뭐가 어쨌냐는듯이 눈을 살풋 찡그렸다. 별 가치를 느끼지 못 하는 걸까.)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그것이 내숭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말이다. 굳이 따지자면... 여기 미성년자들은 분노하는 법을 모른다고 말하는 게 옳겠지. (당신을 흘긋 내려다보며) 마음 놓고 솔직하게 뻔뻔해지는 길을 택하지 않은 건 오히려 네 쪽이 아니었나 싶다만.
(지금 이런 말을 해봤자 별 소용은 없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당신이 이런 말을 하는 상황이 재미있다고 느끼기는 한다. 정도를 걷기 위해 노력하던 사람이.)
그 쓸모없는 것들의 판단에 내 목숨이 달리지 않았다면 나도 그렇게 말했겠지. (한숨.) 용서받건 말건 그건 솔직히 별 상관 없다만, 죽기는 싫다. 그러니 내숭도 부려주는 중인데. (당신을 보며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이런 것도 가식적이라 싫나?

469 세이카 (/G3463Yjbc)

2023-08-30 (水) 14:54:47

(일상... 8월 30일.)

어떤 마음 여린 긴 머리의 안경 쓴 소녀가 방 앞에 선다.

심호흡을 몇번 하고, 두드리려다 망설이더니 이내,

조심히, 박권태의 방문을 두드린다.

"... 그, 그, ㄱ계셔요, 박권태 아저씨...?"

불안한듯, 목소리는 떨린다.

"음식, 들고 왔는,데..."

목소리가 이내 잦아들고는... 무언가를 중얼이다

"...그, 방 앞에... 놔둘, 까요...?"

다시금 말이 들리게끔 목소리를 조금 높이려 한다.

470 박권태 (jCXho5n23Q)

2023-08-30 (水) 15:07:02

>>469 세이카(일상)
(문을 노크하자 방 안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문을 천천히 열며 권태가 방 밖으로 고개를 내밀었다. 목이 잠기고 아이홀이 퀭한 것이 자다 깬지 얼마 안 된 것 같다.)
...... 힘들게 안 갖다줘도 된다니까.
(알아서 가져다 먹을 수 있다...는 말은 안 한다. 한손으로 마른 세수를 두어 번 하고는 손 하나를 당신 쪽으로 내민다. 음식을 달라는 뜻이다.)
무슨 좋은 말 듣겠다고 계속 신경 써. 해코지라도 하면 어쩌려고.

471 세이카 (/G3463Yjbc)

2023-08-30 (水) 15:12:30

>>470 박권태(일상)

"... 그, 그래도... 걱정,되어서... 저, 권태 아저씨가 나쁘지 않은건, 아니까..."

뻗어진 손에 음식을 건넨다. 조금 삐뚤어진 샌드위치. 아마도 수제인 듯하다.

"... 절, 도와주셨듯... 도와,드리고 싶어서..."

떨리는 목소리로, 걱정스레 당신을 본다.

"... 정말... 정말 죄송해요..."

아무리 자신이 용서한다를 투표했다고 한들... 이미 투표는 결정되었다 그것대로라면... 아마도, 정말 괴로우시겠지. 자신도, 비슷하기에. 이 자유는, 역설적이게도 세이카에게는 더더욱 족쇄가 되었기에.

... 하지만, 그것과 이것을 비교할 수는 없었다. 아마, 또 화를 내시겠지. 그렇기에.

"... 정말... 죄송해요..."

눈물을 흘리며, 떨리는 목소리로 사과를 반복할 수 밖에 없었다.

472 박권태 (jCXho5n23Q)

2023-08-30 (水) 15:48:14

>>471 세이카(일상)
(받은 샌드위치는 침대 위에 두었다. 식욕이 없기도 하고, 누군가와 대화할 때 음식을 먹는 건 예의가 아니기도 하고. 나중에 그럴 의욕이 있거든 주워먹겠지.)
......
(권태는 문간에 머리와 몸을 기댔다. 자연스레 당신을 내려다보는 위치가 되었다.)
... 나는 널 도운 적이 없는데.
(선을 긋는 것처럼 들렸을까? 하지만 권태는 정말로 의문이 들어 중얼거렸을 뿐이다. 당신이 살인범 하나한테 판결을 내리며 죄책감에 시달릴 정도의 빚을 달아놓은 기억은 없는데. 어쩌면 머리가 안개 낀 듯 뿌예서 떠올리지 못 하는 걸 수도 있겠다. 머릿속에서 생각을 헤집느라 생긴 잠깐의 침묵 뒤, 그는 다시 당신한테 시선을 던진다.)
세이카. (나지막이 이름을 부른다.) ... 울지 마. 오히려 화를 내. X같이 사는 건 자기면서 왜 청승 떨고 앉아서는 동정을 유도하냐고 욕해도 좋아. 나는 진작에 네가 그렇게 말했어도 놀라지 않았을 거다. 솔직히, 씨X, 인정하기 X같긴 하지만 네 아비란 놈하고 나하고 존X 닮았잖아.
(내뱉는 말이 힘든 듯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말을 끝맺을 즈음에는 당신과 시선을 똑바로 마주보려 했지만.)
그러니 네가 나를 혐오해도 난 이해한다.

473 SAMAEL (jCXho5n23Q)

2023-08-30 (水) 22:00:01

【2차 리뉴얼 이벤트를 종료합니다. 이전의 역극은 이어갈 수 없습니다.】

474 SAMAEL (jCXho5n23Q)

2023-08-30 (水) 22:00:58


적막.
모든 감옥을 내려다보는 파놉티콘의 감시탑.
불현듯 그 곳의 조명이 켜진다. 전조 없는 불빛, 우리의 시선이 자연히 저 곳으로 모인다.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밀그램의 죄인 여러분, 오랜만에 인사 드립니다. 〕
〔 두 번이나 용서받으신 분들은 마음 가볍게 잘 지내셨습니까? 〕
〔 처음으로 용서받지 못 한 분들은 지난 밤동안 잠은 잘 주무셨습니까? 〕

여전히 비꼬는 건지 아닌 건지 잘 모르겠는 말투다. 그래도 저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겠지.
왜냐하면...

〔 지금부터 밀그램 시스템의 제 3심을 개정합니다. 〕
〔 익히 알고 계시듯, 이번 재판의 판결은 여러분의 운명을 결정합니다. 〕
〔 당신이 무죄로 석방될지, 유죄로 사형될지. 이번 선택에 모든 게 달려있습니다. 〕

'싫어'와 'OK'의 경계선을 멋대로 정하는 재판도, 이제는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으니까.

〔 지금까지 하던 것과는 다른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할 것입니다. 〕
〔 내일 오후 10시, 모든 배심원은 재판장으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

...
노이즈가 끝나고 꺼져버리는 스피커.

누군가는 희망을 올려다보고, 누군가는 절망을 내려다본다.
이제는 저들을 심판할 차례다.
 

475 SAMAEL (jCXho5n23Q)

2023-08-30 (水) 22:04:09

【안내】

ㆍ 제 3심 심상 독백 마감일은 9월 3일(일요일)입니다.
ㆍ 제 3심동안 웹박수로 추가로 제출해야 할 내용이 있습니다. 모든 죄인은 웹박수로 '자신이 이루고 싶은 소원'을 보내주세요. 제출된 소원은 엔딩 스크립트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476 INFO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12:11:07

8월 31일 정기 방송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자리를 비운 사이 밀그램 시스템 측으로 많은 양의 메일이 도착해 있더군요. 아, 걱정 마시길. 착신된 주소는 그저 밀그램 시스템의 외부 마케팅 용으로 만들어놓은 간판용 이메일 주소이기 때문에. 아무튼... 재미있는 내용이 있기에 공유하고자 합니다. 〕
〔 익명의 메일들은 죄인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를 무죄 판결내린 것에 대해 비난하고 있습니다. 본인과 용서 판결을 내린 죄인 모두한테 욕설과 살인 협박을 하고 있군요. 뭐, 걱정하지 않으셔도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은 저희가 보호해드리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싶으시다면 간수장 사마엘한테 찾아와주세요.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제 3심의 첫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1, 박권태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해당 시각에 참여하기 어려운 죄인들은 최대한 빨리 저한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제제 르 귄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종결을 향한 첫 걸음을 무사히 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477 세이카 (fVCzioILi6)

2023-08-31 (거의 끝나감) 13:27:02

[독백]

"윽, 오에..."

화장실에서 구역질의 소리가 들린다. 머리가 아파온다.
<용서한다.>
<용서한다.>
<용서한다.>

"제발... 제발 그만해줘..."

<용서한다.>
<용서한다.>
<용서한다.>

"그만, 이야기해... 제발... 우읍... 오에엑..."

그렇게, 부탁하는 목소리는 떨리고 있다.

478 SAMAEL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0:00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479 SAMAEL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0:26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밀그램의 죄인 여러분."

재판장에 들어서자 사마엘이 여상히 우리를 맞이한다.
저 안드로이드만 보고 있자면 처음 우리가 모였을 때로부터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것만 같다. 사실은 이미 많은 것이 달라졌는데도 말이다.

"지금부터는 이전의 심문들과 많이 다를 겁니다. 올바른 판결을 내리기 위한...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라고 말해도 틀리지 않겠죠."
"판결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최후의 한 조각까지 캐내세요. 이를 위한 자리입니다."

아랫날개를 한번 쓰다듬고는. (턱을 쓰다듬는 것과 비슷한 걸까...)

"뭐, 그 전에 해야 할 게 있지만요."

무심코 아래를 내려다보면, 책상에는 변함 없는 선서문이 적혀 있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준비가 되셨다면 선서문을 낭독해주십시오. 언제나 그러했듯이."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480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2:32

머리를 풀어 평소와 조금 다르게 보이는 마사가 재판장에 들어온다. 사마엘을 보고서는 지난번처럼 친근하게 인사하지 않고서 홱 고개를 돌려버리는 것 같다. 머리를 뒤로 만져 정리한 마사가 선서문을 보지도 않고 외워 읽는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그리고 자리에 앉았다. 조금 긴장한 기색이다.

481 옥사나 하네즈카 (o0TumEEOmA)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3:47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이미 몇번이고 경험한 선서,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졌으니 그다지 다른 감정을 느낄 새도 없었다

482 세이카 (IS7Gcwqgdc)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4:32

"..."

@그저 조용히, 자리에 앉았다.

483 제제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4:48

저벅. 저벅.

들어서는 소녀. 3심의 결과 발표 이후로는 지금까지 방에서 나오지 않아, 여기 수감원들에게는 오랜만에 보는 느낌이다.

늘어난 구속, 다시 헝크러진 머리, 가라앉은 눈동자. 눈 밑이 쾡한 것을 보아 그다지 잘 지내지는 않은 모양이다.

"..."

고작 며칠전에는 인형을 닮았다하면, 지금은 아예 텅빈 마리오네트를 닮았다. 본인의 의지보다는 실에 이끌리 듯, 자리에 서서 증인석을 바라본다. 똑같이 구속이 늘어난 권태를 뚫어지게 바라보다, 느릿하게 입을 뗀다.

".....나는...본좌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한다."

484 SAMAEL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6:26



탕.
본격적으로 제 3심이 시작된다.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1, 박권태의 제 3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박권태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485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6:37

......

(심문이 시작되자마자 그는 소매에서 무언가를 쑥 꺼낸다. 크기가 절대 작지 않고 묵직하기까지 한 그것은...)

......

(... 소주병이었다.)

마시면서 해도 되냐.

(그는 음주의 허락을 받기 위해 증인석을 바라보고 있다.)

486 세이카 (IS7Gcwqgdc)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7:34

"... 우읏... 꼭...해야,하신다면..."

@슬픈듯 고개를 숙인다.

487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7:48

마사는 소주병을 보자마자 인상을 찌푸린다.

"지난 판결의 코멘트를 잊은 건 아니겠지요?"

생각했던 것보다 냉정한 목소리가 튀어나온다.

488 제제 르 귄 (ZZcHIvTO3I)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8:46

"..."

(그의 허락을 구하는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허락을 구할 상대는 자신이 아니라 생각해서 일까.)

(대신 느릿하게 질문부터 한다. 생각 같아서는 제제 스스로를 위한 질문만 하고 싶다.)

"기분이 어떠한가."

489 박권태 (zq1BvE/WKY)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8:57

>>486 세이카
안 하면... 너희가 원하는 만큼 말을 잘 못 할 것 같아서. (뜸.) 싫으면 안 할게.

>>487 마사
...... (잠시 얼굴을 찌푸리고 있었다.) ...... 싫으면 안 해. ... 기억하고 있어.

490 시미즈 마사 (vdEg4FDorw)

2023-08-31 (거의 끝나감) 22:09:15

한숨을 짧게 쉬고, 질문하기 시작한다.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491 옥사나 하네즈카 (o0TumEEOmA)

2023-08-31 (거의 끝나감) 22:10:01

"가능하면 있는 그대로의 일을 듣고싶으니 마시지 않으셨으면 하네요."

마지막에가서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라고 덧붙인 그녀. 평소와는 다르게 어쩐지 꽃향기같은 것이 풍기는 듯 했다.

"잊어버리고 나니 편하시던가요."
끝.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