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24076> < ALL / 사후세계 / 소환수 / 리부트 > 망상환상공상 - 01 :: 683

◆.Th3VZ.RlE

2023-08-15 17:10:05 - 2023-12-02 13:43:57

0 ◆.Th3VZ.RlE (CjwXzmOk22)

2023-08-15 (FIRE!) 17:10:05




잊는 것이 무섭다면 . 잊지 않기 위해 싸워야 할 것이다 .



· 본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 본 어장은 망상환상공상의 리부트 어장입니다 .
· 본 어장은 이전 어장 및 시트의 언급을 금합니다 .


359 ◆.Th3VZ.RlE (LLhAYNbF8A)

2023-08-27 (내일 월요일) 21:59:31

>>357 어흫흑흑 휴일아 떠나지마 , 그냥 계속 내 곁에 있어 ㅠㅠㅠㅠ

내일이 월요일이니까 .. 오늘은 조금 짧게 하겠습니다 , 다들 일요일 마무리 잘 하세요 ! 굿 나잇 !

360 ◆EV6oa.t2KM (eGB8h5e7Ko)

2023-08-27 (내일 월요일) 22:00:34

넵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캡틴!

361 ◆.Th3VZ.RlE (G0Ef.CAGKo)

2023-08-28 (모두 수고..) 20:44:55




/ 미카엘라 라미레즈 /

도로는 길게 , 또 길게 이어졌다 . 도로의 파손은 여전히 심각해 걷는 것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 바벨이 당신의 페이스를 신경 쓰지 않고 , 앞뒤 재지 않고 경계심 없이 성큼성큼 나아가니까 더욱 더 그랬다 . 당신에 대한 바벨의 무신경함은 한결같아 , 어디서 어떻게 고쳐야 할지 , 고칠 수나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

하지만 실력만은 확실하니까 , 토를 달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

가는 길에 마주치는 괴수와 괴물을 척척 쓰러뜨리는 모습을 보면 , 녀석은 분명 ─ 제대로 다뤄낼 수만 있다면 훌륭한 병기였다 . 아무튼 하여간 , 그렇게 쓰러뜨린 적들로부터 살과 뼈를 가져와 , 성공적으로 회복해낸 육체는 , 전에 비하면 다소 작았지만 어떻게 사람처럼 보이기는 했다 . 팔도 다리도 머리도 성하게 붙어 있으니까 , 끔찍하게 찢어졌던 전에 비하면 인형이라 부를 수 있었다 .

이제야 제대로 스타트 라인에 선 것이다 .

당신은 당신이 바라는 대로 방향키를 잡을 수 있었다 .


362 ◆.Th3VZ.RlE (G0Ef.CAGKo)

2023-08-28 (모두 수고..) 20:45:27

갱신합니다 , 다들 좋은 저녁이에여ㅕㅕ

363 미카엘라 (HvvAZe8/UM)

2023-08-28 (모두 수고..) 21:34:48

>>361

"...."

바벨의 뒤를 설렁설렁 따라갔다. 이제 머리통에 사지가 제대로 달려서 인형이라 부를만했다. 그 과정에서도 괴물들 몸통에 빵꾸를 내기 위해 신체 일부를 소진했지만 흑자는 착실히 쌓였다.

'이제 뭐하지. 진짜 거인 만들어봐?'

문제는 세상이 둘에게 요구하는게 없었다. 바벨이야 계속 돌아다니며 싸우고 싶어한다. 하지만 그거 안한다고 죽진 않는다. 오아시스나 마을을 찾아 헤맬 필요도 없다.

자리에 계속 퍼질러 앉아있어도 뭐라 할 사람이 없다. 걷는 것도 정말, 적당히 해야지. 길이 끝날 생각을 안 하는데. 이벤트라곤 가끔씩 튀어나왔다가 바벨 밥이 되는 괴수밖에 없으니.

//안녕하십니까ㅏㅏㅏ

364 ◆.Th3VZ.RlE (G0Ef.CAGKo)

2023-08-28 (모두 수고..) 21:56:03

예압 ! 어서오세요 미카주 !

365 ◆.Th3VZ.RlE (G0Ef.CAGKo)

2023-08-28 (모두 수고..) 22:02:36



>>363

목적성의 부재가 낳는 피로감은 무시할 게 못 된다 . 단지 살아남는 것만으로는 사람은 부족하다 . 언제까지 이렇게 부지불식간에 쳐들어오는 괴물들이나 상대해야 하는지 , 결승선이 존재하기나 하는 걸까 . 설마 당신의 죽음으로만 모든 것이 끝나는 걸까 .

모든 걸 환기시켜야 할 때가 온 건지도 모른다 . 도로는 도로에 지나지 않았다 . 누가 왜 여기에 설치해 무심코 따라가고 싶게 만들었는지 , 알 수 없지만 이 길을 따라 걷는 것만이 정답은 아닐 것이다 . ─ 애초에 답이 있는지조차 불분명하다만 .

당신은 무엇이던 알 필요가 있었다 . 아무것도 모른다는 현실이 부족함을 낳는다 . 이 악순환은 끊을 필요가 있다 .


366 선호 ◆n5jaBjagHU (FXwVGUmEnI)

2023-08-29 (FIRE!) 00:08:08

situplay>1596924076>132

"너.... 뭐야?"

야수의 분노가 느껴지자 답을 알 수 없는 물음을 던진다. 무엇인지, 가늠조차 되지 않는다. 비단 머릿속이 비어있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는 조였던 후드의 끈을 풀어 야수와 눈을 마주친다. 그리고 상황을 파악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

"......."

도망가야 한다. 그것이 평범한 반응이다. 자신을 덮치지 않으려 하니 그것을 다행으로 삼고... 그러나 진짜 다행인가? 자신이 빠르게 덮쳐지는 쪽이 좋지 않았겠는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비척거리며, 그 둘이 보이지 않는 반대편으로 걸어가려 한다.

367 미카주 (jiDhGLWwsU)

2023-08-29 (FIRE!) 00:19:09

아니...지금까지 자버린것 실화입니까

368 미카엘라 (QvG07X/kd.)

2023-08-29 (FIRE!) 10:44:01

>>365

한숨을 푹 쉬었다. 다시 머리를 숙여 차림새를 내려다보면 자신은 아마 군인인 모양이다.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전술적인 행동, 생각이 그에 신빙성을 더했다.

"아, 또..."

그리고 종종 오른눈에서 불수의적으로 흐르는 눈물. 감정의 고양이 없어도 그냥 저 혼자 줄줄 샌다. 눈에 무슨 문제가 있나 확인하고 싶지만 거울이 없다. 생각해보니 자기 얼굴도 기억이 나질 않는구나.

얼굴만 그렇냐? 바벨은 이름을 아는데 정작 자기 이름도 모른다! 지금 누군가 만나면 꼼짝없이 바벨 엄마라는 새 이름이 붙을게 틀림없다.

"바벨. 내가 바벨 이름 가르쳐줬잖아요. 바벨도 내 이름 가르쳐줘요. 빨리."

그나마 말을 걸만한 바벨에게 실없는 소리를 하는게 고작이다. 그리고 바벨은 귀가 없다..

369 한나주 ◆8X5WeKCy6E (PeeBny5v26)

2023-08-29 (FIRE!) 20:46:10

갱신~

370 ◆.Th3VZ.RlE (rvj6iANt5A)

2023-08-29 (FIRE!) 20:54:22

며칠 몸이 이상하더라니 코로나였슴다 ... 증세 좀 가라앉으면 올 게요 , 다들 몸 챙깁시다 ㅠㅠㅠㅠㅠ

371 미카주 (5okolomsYw)

2023-08-29 (FIRE!) 21:30:23

갱신입니다 헬로 에브리완!
>>370 아이고 아이고...빠른 쾌유를 바랍니다..ㅠㅠ

372 선호 ◆n5jaBjagHU (f2ienNGFJU)

2023-08-30 (水) 17:07:10

덜 아프게 지나가길 바랍니다. 몸조리 잘 하세요.

373 미카주 (grsmq/xTVw)

2023-08-30 (水) 23:47:53

악..아악...제가 사막에 떨어지면....
사인은 근육통 때문에 못 일어나 죽은거라고 전해주세요...

374 미하일 Q. 파이퍼스 ◆EV6oa.t2KM (eGdC12So9.)

2023-08-31 (거의 끝나감) 23:59:37

아..! 흩날리는 모랫가루 너머로 엿보이는 기억의 흔적에 작은 탄식이 새어나온다. 남자는 몸을 일으켜 세운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다. 간절한 손길에 닿은 것은 극히 일부일뿐. 그 흔적을 좇아 더듬는 것은 여전히 아득하다. 귓가를 울리는 엔진소리와 흩어지는 종잇장들. 사내는 먼지 낀 고글을 어루만지며 기억을 되새긴다.

불안정한 날개와 정신없이 요동치는 계기판. 그러나 꽉 쥔 두 손은 끝내 조종간을 놓지 않았다. 자신은 누구였고 또 어떤 간절함이 마지막 순간까지 닿아있던 것일까.

"듀 락!"

사내는 홀로 남은 사막 속에서 고함을 쳤다. 돌아오는 메아리 없이 고요한 공간 속에서 남자는 자신의 작은 울림이 멈추기까지 잠시동안 숨을 죽였다. 그러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위기가 눈앞에 찾아올때. 그또한 다시 찾아 올 것이다. 어둠이 내린 사막에서 그렇게 한참을 걸었다.

375 ◆EV6oa.t2KM (ZG5zp5J9ao)

2023-09-01 (불탄다..!) 00:01:49

>>370
어이구 큰거 하나 왔네요.. 몸조리 잘하고 오세요 캡틴!
>>373
미카주도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가까운 곳에서 물리치료 받고 오는거 추천드려요

376 한나주 ◆8X5WeKCy6E (VhBeMKajoA)

2023-09-01 (불탄다..!) 00:27:21

갱신~

열사병에 이어 코로나... 쾌차하시길 바랄게요! 미카주의 근육통도요!

377 ◆EV6oa.t2KM (ZG5zp5J9ao)

2023-09-01 (불탄다..!) 00:34:26

>>376
한나주도 오랜만에 뵙습니다! (저는 파이퍼스주) 새벽에 자주 활동하시네요

378 ◆.Th3VZ.RlE (huYssPvuow)

2023-09-03 (내일 월요일) 20:48:40

이 놈의 코로나가 한 사람이 걸리니까 온 가족이 다 걸리네요 ... 우선 생존 신고합니다 . 주변이 어수선해서 다 정리되면 답레와 함께 오도록 하겠습니다 !

379 ◆.Th3VZ.RlE (huYssPvuow)

2023-09-03 (내일 월요일) 22:45:23



>>366

야수가 떨어질 생각을 않는 입을 떼어내기 위해 악전고투한다 .

당신에게는 기회였다 .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칠 , 달아날 기회였다 . 싸움으로부터 멀어지고 , 자신을 살릴 기회였다 .

야수가 저대로 죽더라도 , 당신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일이다 . 당신에게 악의를 지닌 저것이 살아남으면 오히려 곤란할 것이다 .

저 혐오스러운 괴물이 야수의 숨통을 아주 끊어주기를 바라자 . 바라며 조심스럽게 여기서 도망치자 .

싸움 좋아하는 저 둘이서 신나게 서로 죽고 죽이라고 , 저대로 내버려두자 .

살아도 죽어도 마찬가지인 삶을 조금이라도 더 가늘게 잇기 위해 ── 모두 못 본 체하자 .


380 ◆.Th3VZ.RlE (huYssPvuow)

2023-09-03 (내일 월요일) 22:57:59



>>368

떠오르지 않는 이름 , 실종된 과거 ,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불가사의 , 불투명한 미래 , 눈을 뜨고 있지만 감은 것과 마찬가지로 , 깨어 있지만 자는 것과 마찬가지로 , 아무것도 모르는 당신 .

이름은 당신 혼자서는 가져도 아무 의미가 없다 . 다른 누군가의 입을 빌려서 비로소 가치를 가지는 것 .

바벨도 그것을 알기 때문에 , 지금은 그냥 바벨 엄마로 , 당신을 내버려두는 게 아닐까 .

너무 나간 상상일 것이다 .

바벨에게 그런 배려심이 있을 리 없다 . 저것이 당신에게 바라는 것은 당신의 생존 뿐이다 . 당신의 심란함 , 고민은 업무 밖의 것이라 바벨은 평상시 당신에게 사소한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

당신이 숨만 붙어 있다면 당신이 누구와 싸우건 만나건 놈은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

당신과 바벨은 함께 행동하고 있지만 각자의 마음은 조금도 통하고 있지 않았다 .


381 ◆.Th3VZ.RlE (huYssPvuow)

2023-09-03 (내일 월요일) 23:14:01



>>374

당신은 먼젓번에 잠시 몸을 쉬었던 오아시스를 기억할 것이다 . 오아시스의 정체는 환상에 지나지 않다고 ─ 당신 자신을 알라며 듀 락이 당신에게 호통쳤던 것도 기억할 것이다 .

이미 죽은 당신은 , 한낱 사막의 방랑자에 불과하다던 듀 락의 말을 기억할 것이다 .

당신은 당돌하게도 그럼에도 의미 없이 죽지는 않겠다고 했다 . 죽어서도 살아 생전의 자신을 뒤쫓겠다고 했다 .

듀 락은 이런 당신을 긍정했지만 , 당신의 앞으로의 여정이 어떤 것일지 , 어떤 암시도 주지 않았다 .

멋대로 나타나서 신나게 떠들던 일전의 모습이 거짓말처럼 그는 침묵을 지켰다 .

지도 없이 떠나는 여행은 막막하기만 하다 . 당신의 메마른 외침에도 듀 락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 당신이 정말로 바라더라도 ,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기어오르는 소원으로 그를 부르더라도 , 듀 락은 뜻에 따르지 않으리라 .

당신을 길들이는 것처럼 , 당신과 자신의 관계성을 분명히 해두려는 듯이 듀 락은 철저히 자신이 바랄 때만 모습을 드러냈다 .

듀 락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있다면 당신의 여정도 조금은 더 편해졌을 건데 .


382 한나주 ◆8X5WeKCy6E (mxinKd.IyE)

2023-09-04 (모두 수고..) 00:33:55

갱신!

383 ◆.Th3VZ.RlE (5eQZ8oDRgU)

2023-09-04 (모두 수고..) 00:45:41

오랜만이어요 한나주 !

384 미카엘라 (WtZ19SFFoY)

2023-09-04 (모두 수고..) 14:53:53

>>380
'내 말을 듣지도 않네.'

눈물이 흐르는 오른 눈꺼풀이 파르르 떨린다. 바벨은 듣는둥 마는둥 하며 앞으로 걷는다. 사실 듣는 시늉도 하지 않았다.

'쳐다보지도 않네.'

바벨의 엉덩이로 돌려차기가 날아간다. 사람이 말을 하면 쳐다봐야 할 것 아냐. 어?!

//오랜만입니다~~~~

385 ◆.Th3VZ.RlE (5eQZ8oDRgU)

2023-09-04 (모두 수고..) 20:47:16

오랜만임다 미카주 ~ 행복한 월요일 ... 같은 건 존재하지 ㅏㅇㄶ아 !!

386 ◆.Th3VZ.RlE (5eQZ8oDRgU)

2023-09-04 (모두 수고..) 21:03:53



>>383

엉덩이를 맞는 타이밍이 나빴다 . 하필이면 바벨이 균열을 피해 오른발을 들었을 때라 , 엉덩이를 걷어차이면서 균형이 우장창 와르르 무너져버렸다 . 아주 거칠게 넘어졌지 . 머리부터 쾅 , 도로에 깊게 자신의 자국을 남기는 바벨 .

소리가 심상치 않은 게 코가 있었다면 분명 부러졌을 것이다 . 얼굴 없는 바벨이라 망정이지 .

모양새가 보는 사람은 웃기겠지만 넘어지는 사람은 수치스러울 것돈 스탠드 바이 미이다 . 당신의 심술이 조금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

넘어져서 미동도 하지 않고 일어나려고도 하지 않는 모습으로 보아 , 어디 고장이라도 나버린 건 아닐까 .


387 미카엘라 (.y8ydE/BuU)

2023-09-04 (모두 수고..) 23:26:00

>>384
사막에 경찰서가 있었으면 아동 학대로 잡혀갔을 상이다. 하지만 말 안 듣는 놈은 몽둥이가 약이라고 했고...

"바벨~ 바벨~ 안 일어나요? 삐졌나요?"

엎어진 바벨의 옆에 쪼그려서 뒤통수를 살살 쓰다듬었다. 바벨이 또라이 깡통이라지만 이쪽도 만만하지 않다. 말을 무시한다고 발부터 나가질 않나, 둘의 첫만남부터 짱돌질을 하질 않나..

"여기 계속 누워있을 거에요? 걷기 싫어요?"

//이얏호..행복한..워..ㄹ..요이.ㄹㄹ....

388 ◆.Th3VZ.RlE (6/pEJ/.mxk)

2023-09-05 (FIRE!) 20:07:05



>>5 운을 떼는 레스



>>379 한 선호의 최신 진행



>>229 코스키의 최신 진행



>>381 미하일 Q . 파이퍼스의 최신 진행



>>387 미카엘라 라미레즈의 최신 진행



>>282 백 한나의 최신 진행



>>315 이 해빈의 최신 진행




확인하시고 틀린 부분이 있다면 과감하게 지적해주십셔 . 갱신합니다 !

389 ◆.Th3VZ.RlE (6/pEJ/.mxk)

2023-09-05 (FIRE!) 20:24:21



>>387

양철 인형은 생각하지만 고민하지 않는다 . 그에게 마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

── ─ ─ 있더라도 무척이나 희미한 것으로 , 바벨의 모든 행동은 칼처럼 날카롭게 벼려진 생각에 의해 절단되고 조리된 계산에 불과해서 , 거기에 마음이 끼어들 여지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다 .

황당무계 천방지축 당신의 통제를 벗어난 행위도 위와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 자신이 합리적이라 ── 필요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절제하지 않는 것이리라 .

따라서 바벨이 넘어지고 , 일어나려 하지 않는 것은 결코 빈정이 상했기 때문이 아니다 . 이대로 넘어져 있을 필요가 있다고 , 스스로 「 생각했기 」 때문이었다 .

무슨 소리냐 . 무슨 뜻이냐 . 당신이 바벨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다면 금방 눈치챌 것이다 .


390 선호 ◆n5jaBjagHU (.4ZxYPXQgc)

2023-09-05 (FIRE!) 21:36:44

>>379 한걸음 한걸음 멀어지던 발걸음이 점점 늦춰진다. 고통이 몰려온다. 신체적인 것이 아닌 심리적인 고통이었다.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거야?

한없이 불공평하단 생각이 든다. 으르렁거리는 소리들을 배경음 삼아 그는 눈물을 떨구었다. 걸음이 점차 느려진다.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서 무엇인지도 모르는 존재들에게 죽음을 당하거나 모래들만이 가득한 이곳을 헤매다가 죽거나 별다를 건 없어보인다.

연명하자. 바퀴벌레처럼.

자신이 혐오스러워 울음소리를 내며 앞으로 나아간다.

391 선호주 ◆n5jaBjagHU (.4ZxYPXQgc)

2023-09-05 (FIRE!) 21:37:49

데드엔딩이 날까 싶은데 그런대도 어쩔 수 없겠죠. 이런 그레고르같은 녀석.

392 ◆.Th3VZ.RlE (6/pEJ/.mxk)

2023-09-05 (FIRE!) 21:54:54



>>390

잠시도 멈춰서는 안 됐다 . 망설여서는 안 됐다 . 한 번 결정했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났어야만 했다 . 당신의 망설임이 괴수에게 기회를 만든다 . 야수의 실패를 낳는다 .

야수는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 끈질기게 가해지는 압력에 팔뚝을 통째로 빼앗기고 말았다 .

크나큰 고통 ! 이성을 송두리째 빼앗는 거친 아픔에 야수가 비명을 내지른다 . 괴수는 만족스럽게 뜯어낸 팔을 삼키고 , 원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야수를 뒤로하고 ── 당신을 노렸다 . 마치 그것이 올바른 순서라는 듯이 . 만찬을 즐기는 바른 방식이라는 듯이 .

무방비하게 드러난 당신의 배후로 세 갈래로 찢긴 턱이 달려든다 .

목말라하며 당신의 살갗 아래 흐르는 것을 얻고자 한다 .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살아남고자 , 악착같이 다리를 움직이는 당신을 비웃기라도 하듯 , 불면 꺼질듯한 당신의 여린 목숨을 취하고자 괴수가 모래를 박차고 달려나갔다 .

그리고 , 살이 씹히는 소리가 났다 .

당신의 목은 아니다 . 노림수와 다르게 괴수는 , 가로막는 팔을 대신 씹었다 .

야수가 필사적으로 당신과 괴수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


393 ◆.Th3VZ.RlE (6/pEJ/.mxk)

2023-09-05 (FIRE!) 21:55:22

아니이 , 이렇게 쉽게 죽이지는 않을 건데 !! 힘내 선호야 !

394 미카엘라 (NuCW2en99E)

2023-09-06 (水) 00:03:16

"바벨?"

얘가 이상한 짓을 해도 쓸데없는 짓은 안 하는 애다. 갑자기 왜 이러나. 겨우 이런걸로 다칠리는 없고...

"...."

죽은척하는지도 모른다. 걸어오는 여자를 먼저 느낀 쪽도 바벨이었다. 강약약강도 아닌 강강강강인 깡통이 죽은척하는건 아니겠지? 설마.

지금 등 뒤에 뭔가 있다던가....

395 ◆.Th3VZ.RlE (8Z/Akc3F/M)

2023-09-06 (水) 18:31:13



>>394

불안은 곧 안전에 대한 염려 .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이 사막에서 안심은 곧 방심을 의미했다 . 하지만 당신이 사주 경계를 게을리 했을 리도 없고 , 별안간 등 뒤에서 갑자기 적이 튀어나온다니 , 지나치게 예민한 상상이겠지 . 아니나 다를까 당신이 지나온 길은 작별한 모습 그대로 , 거기에 남겨져 있었다 .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아 , 당신은 자신의 걱정이 괜한 것이라 금방 깨닫는다 .

하지만 여전히 바벨은 일어나지 않아서 , 당신은 다른 가능성을 염두하게 됐다 .

이 자식이 마침내 고장났던지 , 아니면 , 뒤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 ──

- Maaa,aaaa,Aaa

바벨이 엎드려 누운 채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몸을 떨며 낮게 울부짖는 소리는 듣는 이로 하여금 기계적인 감성을 느끼게 한다 . 무슨 일이야 바벨 . 물어봐도 양철 인형은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

물어보지 않아도 ─ 관찰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이라면 금방 녀석이 무엇을 경계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도로로부터 벗어난 멀리 ─ 사막의 한 가운데에서 , 모래 먼지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


396 ◆.Th3VZ.RlE (8Z/Akc3F/M)

2023-09-06 (水) 18:31:25

갱 ~ 신합니다 - !

397 선호주 ◆n5jaBjagHU (pW7Q6W/J7Y)

2023-09-06 (水) 18:48:34

좋은 저녁입니다.

398 선호 ◆n5jaBjagHU (pW7Q6W/J7Y)

2023-09-06 (水) 18:53:45

>>392 그는 멀어지려고 했다. 두 생물의 싸움을 외면하고 멀어지고자 했다. 그러나 초라한 시도는 맥없이 실패하고 자신은 노려졌다. 눈을 꽉 감고서 다가올 죽음을 대비하고 있었으나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직은' 말이다.

"왜 나를.....?"

야수가 자신을 보호하는 듯이 행동하자 그가 혼란스러움에 갸날픈 목소리로 묻는다. 그러나 그것이 사람의 목소리로 말할 리는 없다.

우연인가?

단순히 우연이라기엔 야수의 살이 실시간으로 뜯겨나가고 있었다. 그는 우두커니 서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399 ◆.Th3VZ.RlE (8Z/Akc3F/M)

2023-09-06 (水) 19:48:42



>>398

회색이 흐른다 . 살의 찢겨진 틈으로 야수의 회색이 흐른다 .

야수는 당신을 덮치려는 괴수를 간발의 차로 따라잡아 , 놈을 뒤에서부터 덮쳤다 . 예의 차리지 않고 쭉 찢어진 주둥이로부터 당신을 지키기 위해 억지로 자신의 팔을 재갈처럼 물려놓았다 .

야수의 하나 남은 팔은 , 척 보기에도 처참하게 , 무참하게 찢기고 있었다 .

만찬을 방해 받은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 괴수가 야수의 팔을 잘근잘근 씹고 있었다 .

- GRrrrRRrRRRRR

야수가 감당하고 있는 고통은 ─ 분명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범주를 벗어났을 것이다 . 그렇지만 야수는 도망치지 않았다 . 다음 표적이 당신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 도망쳐서는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야수는 아는 눈치였다 .

- NUuuuUUUuUUuUUU

야수는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 팔이 없으니 다리로 괴수의 얄팍한 허리를 꽉 쥐고 놓아주지 않았다 . 야수의 힘이 어찌나 대단한지 괴수의 허리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날 지경이었다 . 더는 괴수도 여유를 부릴 수 없다 . 팔을 먼저 끊지 못하면 자신의 허리가 먼저 끊어지게 되자 , 놈도 비명을 지르며 날뛰기 시작했다 .


400 ◆.Th3VZ.RlE (8Z/Akc3F/M)

2023-09-06 (水) 19:48:53

어서오세요 선호주 ~ 좋은 저녁임다 ~

401 미카엘라 (NuCW2en99E)

2023-09-06 (水) 20:21:30

>>395

흙먼지. 사막에 날리는 흙먼지. 경계. 뇌리에서 테크니컬의 이미지가 섬찟했다. 우선 포복 자세로. 흙먼지를 날리는게 테크니컬은 아닐 것이나 두 팔벌려 맞이할 무언가도 아니었다.

"왕모래벌레라도 다니나요..?"

그 있잖은가 판타지에 나오는 칠성장어처럼 생긴 거대 괴수. 그리고 이 사막은 진짜 괴수들이 돌아다니는 곳이다.

"괴물이 커봤자 괴물이지. 왜 강철이 혈육을 겁내는지 모르겠네."

아홉살 여자애도 딱총으로 흑곰을 죽일 수 있다. 바벨은 아주 총을 넘은 포 비슷한 뭔가일텐데. 저 모래먼지 속에 뭐가 있다는 말인가?

//좋은 저녁입니다~~~~~~~

402 ◆.Th3VZ.RlE (8Z/Akc3F/M)

2023-09-06 (水) 20:25:42



>>401

바벨을 따라 땅에 엎드리면 무시하기 힘든 진동이 접촉면을 통해 전해져온다 .

바벨이 일부러 일어나지 않은 것도 이것 때문이었나 . 운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 먼저 눈치챌 수 있어 다행이었다 . 하지만 당신의 시력으로는 모래 먼지 속의 사정까지 파악하기는 힘들어서 , 여기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알 방법이 없었다 .

안전을 우선한다면 무턱대고 다가가서는 안 될 터인데 , 어떻게 할까 .


403 ◆.Th3VZ.RlE (8Z/Akc3F/M)

2023-09-06 (水) 20:26:06

좋은 저녁임다 - 미카주 ~

404 미카엘라 (NuCW2en99E)

2023-09-06 (水) 21:37:07

>>402
땅바닥에 배를 깔고 엎드렸다. 기갑부대의 진격로에서 느껴질 진동이 사정없이 몸을 흔든다.

망원경도 없으니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도 알기 어려웠다. 하지만 바벨이 겁먹었다. 일단 보이면 갈기려는 바벨이 겁먹었다는건 쉽게 넘기기 어렵다.

모래먼지의 위치를 주시하면서 함부로 움직이지 않는다.

405 ◆.Th3VZ.RlE (8Z/Akc3F/M)

2023-09-06 (水) 21:49:45



>>404

─ 정말로 당신에게 망원경이 없던가 .

당신의 눈은 두 개면서도 두 개가 아니다 . 당신의 얼굴 밖에도 , 당신의 눈은 분명 존재하고 있을 터다 .

당신은 벌써 그것을 체험해봤다 . 그리고 지금이 , 체험을 살릴 기회였다 .


406 미카엘라 (NuCW2en99E)

2023-09-06 (水) 22:05:20

>>405

아. 이놈의 상식이란..

"바벨! 바벨!"

바닥에 엎드려 꼼짝않는 바벨을 질질 끌었다. 끄잡아올 머리채가 없는게 아쉽다.

"바벨이 좋아하는 싸움이 찾아왔어요! 사막의 폭풍Operation Desert Storm 속으로!"

권총만 안 들었지. 영락없는 소련 형벌부대 독전대다.

407 ◆.Th3VZ.RlE (8Z/Akc3F/M)

2023-09-06 (水) 22:24:37



>>406

세상에 너무해 . 강압적인 당신의 손에 바벨이 무우 뽑히듯 딸려 나온다 . 당신의 독촉에 바벨이 마지못해 채널을 열지만 , 전처럼 완전완벽한 연결은 아니었다 . 자칫 집중을 흐트러뜨리면 금방이라도 끊어질 듯한 것이 , 트럼프 카드로 쌓은 탑과 같다 .

뭐든 부수고 찢고 찌그러뜨리기 좋아하는 바벨이 싸움이라는데 왜 이렇게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는 걸까 .

당신은 바벨의 눈으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

오 ── 말이 씨가 된다더니 . 여기서는 생각도 그런 모양이다 .

모래 바다를 자유롭게 헤엄치는 거대 괴물 지렁이라니 , 바벨이 기가 질릴 만도 했다 . 이렇게 멀리서 봐도 열차처럼 몸이 크고 긴데 , 가까이서 맞닥뜨리면 어떻게 될까 .

바벨은 강력한 힘을 지녔지만 , 기민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 도망치고 싶어도 도망칠 수 없겠지 .

일격에 쓰러뜨릴 자신이 없다면 이대로 못 본 체하는 것이 최선인 거다 .

바벨이라도 분노를 조절하지 않을 수 없는 살아 움직이는 재해 .

그런데 당신이 보는 게 맞다면 , 그 재해가 당신과 같은 사람을 쫓고 있었다 .


408 미카엘라 (NuCW2en99E)

2023-09-06 (水) 23:14:44

>>407
'괴물이 괴물 쫓는다.'

나랑 바벨 빼고 다 괴수. 사람처럼 생겨도 괴수. 한 번속지 두 번속냐. 저 사람껍질을 쓴 무언가도 목덜미를 잡으면 머리가 툭 떨어지는거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상태 속에 있는 멍청한 인간의 사고란, 끽해야 이모양이다.

일단 통신이 불안정하기도 하니 열심히 열심히 기어서 바벨의 옆까지 왔다. 바벨이 무분별한 적전도주를 하면 그대로 붙잡아서 없는 머리채를 다 뽑아주리라는 생각이었다.

"저거.. 눈앞에서 쏘면 잡을 수 있겠지 않아요?"

바벨봉사가 놀라서 눈뜰소리를 하지만 당장 나서진 않았다. 일단 동물의 왕국을 시청하는 기분으로 포식자와 피식자의 몸부림을 관찰하는 것이다.

409 ◆.Th3VZ.RlE (8Z/Akc3F/M)

2023-09-06 (水) 23:38:41



>>408

바벨이 낼 수 있는 위력에도 상한은 분명 존재한다 . 그것은 이미 당신의 눈으로도 확인한 사실 . 바벨이 전력을 다해 공격하고 , 또 명중시킨다면 , 제아무리 거대한 괴수라 하더라도 치명적인 부상을 입을 것이 분명했다 .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일까 . 당신은 아직 저 놈의 밑천을 모른다 .

상식 밖의 단단한 몸을 지녀 바벨의 공격을 튕겨낼 수도 있었다 . 바벨의 공격을 감지하고 , 필살의 일격을 회피할 수도 있었다 .

되려 당신들을 향해 < 발사하는 > 상황도 상상할 수 있다 . 당신의 생각대로 ─ 이대로 지켜본다는 선택이 가장 유효하다 .

무리해서 마주치는 모든 적을 쓰러뜨릴 필요는 없다 . 태풍이 부는데 돛을 펼치는 것은 어리석음이다 .

당신의 안에서 쫓기는 저것은 벌써 사람조차 아니므로 , 인도주의를 발휘할 필요는 어디에도 없었다 .

바벨의 생각도 마찬가지라 , 바벨은 침묵을 지키는 것으로 자신의 뜻을 전했다 . 여느 때의 전투 태세도 취하지 않으려 하니 , 녀석은 이대로 ─ 저들을 흘려보내기로 결심한 모양이다 .

당신이 바벨과 닮는 걸까 . 바벨이 당신을 닮는 걸까 .

쇠를 찢는 소리가 아니었다면 , 답을 찾을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

- maaaaaaAaaaa

바벨의 어깨가 전기라도 통한 듯 들썩였다 . 녀석의 투쟁심에 불이 붙는 것이 당신에게도 느껴진다 .

바벨이 보는 것은 사람이었다 . 바벨이 보는 것은 사람을 호위하는 강철 갑옷이었다 . 거대 괴물 지렁이에 비하면 점처럼 조그만 사람을 , 강철 갑옷이 검을 휘둘러 보호하고 있었다 .

괴물 지렁이의 벌어진 머리가 , 칼날 같은 이빨이 , 믹서기처럼 회전하며 그들을 집어 삼키려 하는데도 , 화려한 색의 불길에 가로막혀 번번이 포식 행위를 실패하고 있었다 .

정말로 단순히 포식자와 피식자의 쫓고 쫓기는 생존 경쟁인가 .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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