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24076> < ALL / 사후세계 / 소환수 / 리부트 > 망상환상공상 - 01 :: 683

◆.Th3VZ.RlE

2023-08-15 17:10:05 - 2023-12-02 13:43:57

0 ◆.Th3VZ.RlE (CjwXzmOk22)

2023-08-15 (FIRE!) 17:10:05




잊는 것이 무섭다면 . 잊지 않기 위해 싸워야 할 것이다 .



· 본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 본 어장은 망상환상공상의 리부트 어장입니다 .
· 본 어장은 이전 어장 및 시트의 언급을 금합니다 .


174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00:43



>>162

당신의 숨 넘어가는 소리가 가면인의 마음에 닿은 걸까 . 가면인은 당신을 베는 대신에 땅을 베어 당신의 배후로부터 치솟아 오르는 괴기를 저지해냈다 . 치명상이 못 되는 상처의 깊이에 괴기가 발버둥치자 , 가면인은 당신을 발로 차 멀리 밀어냈다 . 낭패라는 듯이 아주 급박한 움직임이었다 .

- BeEEE,EEeEE

당신을 대신해 괴기의 턱에 씹혀 모래 밑으로 빠져드는 가면인 . 이 모든 일들이 한 순간에 일어난 것임을 감안하면 ,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이럴 수가 없다 .


175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04:17



>>165

당신이 바란 대로 인영이 서 있던 사구의 아래까지 다가가자 모든 것이 전보다 분명해졌다 . 인영은 문자 그대로 인영이었다 . 한낱 그림자에 지나지 않다 . 그림자가 형태를 갖고 서서 당신을 바라보던 것에 지나지 않았다 .

있을 수 없는 일은 이미 많이도 일어났지만 , 이것은 그것들과 성격이 다르다 .

보다 거대한 불행이 닥칠 거라는 예감이 당신을 강하게 찔렀다 .


176 백한나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1:12:14

>>174

우와악!!! 순간 자신을 베려는 줄 알고 소리를 지르며 얼굴을 팔로 감싸던 한나는 그것이 자신이 아닌 땅을 향한 공격임을 알때까지 미동도 하지 않았다. 사실 못했다고 보는게 맞을 것이다. 순간 몸이 굳어버렸으니까. 그러나 무어라 말도 하기 전에 발로 차여 밀려나자 그녀는 억소리 밖에 내지 못하고 그대로 밀려났다.

'뭐지? 설마 나를 구하려고...?'

이 생각을 하며 고개를 들자 가면을 쓴 무언가는 또 다른 무언가에 씹혀져 모래 밑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한나는 소리쳤다.

"! 아, 안돼!"

//
갱신~

177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16:07



>>171

사방이 트인 저 광활한 사막에서 잠시라도 몸을 감출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사람을 안심되게 하는지 , 하지만 당신은 안아주는 듯한 안심감에도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았다 .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 무슨 일이 일어날 건지 모른다는 공포가 당신을 분명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

존재조차 불분명한 적을 상대로 가진 모든 것을 걸고 벌이는 숨바꼭질이 , 당신을 미치게 만들고 있었다 .

의식하면 의식할 수록 갈구하게 되는 호흡 ,

눈꺼풀 한 장 사이에 두고 대치하는 공포의 모습은 당신의 상상을 잡아먹고 그 덩치를 불리고 있었다 .

앞으로 얼마나 더 버텨야 , 이 끔찍한 시간이 끝나는 걸까 .


178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17:00

어서오세여 한나주 ! 좋은 저녁임다 -

179 미하일 Q. 파이퍼스 ◆EV6oa.t2KM (7H4Nlu720E)

2023-08-18 (불탄다..!) 21:19:28

>>173

잘그락 잘그락, 쇠가 맞물리는 거친 소리에 남자는 고개를 들어올려 길다란 형체를 쳐다본다. 그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그늘 아래 응어리진 어둠과 만난 모래는 순식간에 시퍼런 날붙이가 되었다. 사내는 그 광경에 놀라움을 느끼면서도 표정만은 달리하지 않는다.

"나약하게 웅크리고 있는 것보다 이 편이 훨씬 낫습니다."

남자의 앞에는 꿈을 누비듯 아득한 것들이 도사렸고, 미지와의 조우에 두려움을 느꼈다. 그런 그의 앞에 한 괴인이 나타났고 그것은 말했다. 거짓으로 이루어진 세상 속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스스로를 떠올리는 것뿐. 그렇기에 사내는 자신이 마음이 기우는 곳으로 향하길 원했다. 다시 나타난 괴인을 마주하며 어쩌면 그가 이곳을 빠져나갈 열쇠가 될지도 모른다고, 곱씹으면서.

180 ◆EV6oa.t2KM (7H4Nlu720E)

2023-08-18 (불탄다..!) 21:19:57

한나주, 캡틴 다들 안녕하세요~ 파이퍼스주도 갱신합니다

181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27:56



>>176

사막이 가면인을 삼켰다 . 우두커니 사막 위에 혼자 남겨진 당신은 가면인과 괴기가 빨려들어간 구멍을 바라볼 수 있었다 . 구멍을 에워싸는 모래가 무섭게 밑으로 빠지며 금방이라도 구멍을 다 메울 것처럼 보이기에 ,

따라 들어가려면 한 시라도 빨리 움직여야 할 것이다 .

또는 , 가면인이 희생하는 동안에 여기서 벗어나 도망쳐야 할 것이다 .


182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40:54



>>179

쉽게도 말하는 당신에게 괴인은 그렇다면 어디 한 번 해보라며 , 필요하다면 당신의 등불이 되겠다고 했다 . 다 포기하고 , 다 버릴 수 없다면 , 여기까지 떨어져서도 여전히 사람으로 살겠다면 , 어디 한 번 그렇게 해보라며 소리쳤다 .

괴인의 이름은 듀 락 , 당신의 그림자로부터 태어난 은둔자 , 당신의 창이 되고 방패가 되는 존재 . 당신과 명운을 함께하며 최후에 당신의 숨을 거두는 자 . 그리고 어쩌면 , 유일한 당신의 이해자였다 .


183 백한나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1:41:01

"이, 이게 뭐꼬..."

가면 쓴 무언가는 그렇게 삼켜졌다. 그리고 그대로 사막 한복판에 구멍이 뻥 뚫렸다. 모래는 무서운 속도로 밑으로 빨려들어갔다. 여기서 이러고 있으면 한나까지 빨려들어갈 것이다. 한나는 한 가지 굳게 다짐한 듯 바로 일어나 달리기 시작했다.

그 가면 쓴 아이에게 무어라 감사 인사나 사과도 하지 못한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무어라 대처를 하기도 전에 그것은 삼켜졌다. 한나는 뛰고 뛰고 또 뛰었다. 숨이 차긴 했으나 멈추면 진짜 끝장이라는 생각에 멈출 수가 없었다.

184 한나주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1:41:54

모두들 안녕하세요~ 좋은 저녁임다~

185 미카엘라 (J32Wt10wm.)

2023-08-18 (불탄다..!) 21:42:34

>>177

'어딘가에 적이 있어. 분명히 있어. 숨을 쉬면 안돼.'

보이지 않지만 느껴진다. 오감으로 느껴지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적은 있다. 반드시 적이 있다. 적은 모든 곳에 있다. 적은 땅에 몸을 묻고 있다. 적은 벽에 구멍을 뚫고 있다. 적은 IED의 격발장치를 손에 쥐고 있다. 적은 조준경으로 보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면서 생각을 한다는 점에서 이 생각은 사실 생각이 아닐지도 몰랐다.

그러므로 적과 싸워야 한다. 적이 어디 있는지 확실히 보고......확실히 본 다음에는... 다음에는

"........"

적에 대한 생각에 몰두하니 호흡으로 가는 의식을 덜게 되었다. 여전히 코와 입은 손으로 막혀있고 산소는 들어온 적 없어도 '호흡이 멈추면 고통과 죽음이 온다는 착각'에서 한 발을 뺀 느낌이었다. 확실히 본 다음에는?

'눈을 떠. 내 총 어디있어?'

186 미카주 (J32Wt10wm.)

2023-08-18 (불탄다..!) 21:43:45

캡틴 한나주 파이퍼주 햅피한 금요일의 밤입니다!!!

밥상엎개 사막양아치 꿈나무주가 인사드려요~~~

187 한나주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1:52:01

사막양아치?? 어이어이 대단한데~ 이몸은... 이몸은... 아무튼 그거시다~

저도 인사드립니다~

188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1:54:53



>>183

오 , 도망치는 게 현명하지 , 백 번 천 번 현명하다 , 하지만 , 하지만 말이다 , 당신 대신 모래 목욕을 하게 된 누군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

당신이 등을 보이고 도망치기 시작하면 , 아주 얼마 지나지 않아서 뒤에서 펑 ~ 하는 소리와 함께 모래 분수가 치솟았다 . 아니 , 분수라는 표현은 지나치게 겸양 떠는 거겠지 . 어디 다이너 마이트나 수류탄이라도 터뜨린 듯한 위용이었다 . 하늘로 솟구친 모래는 비가 되어 쏟아졌고 이는 당신의 머리 위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 당신이 뒤를 돌아본다면 , 그리고 하늘을 올려다본다면 , 엉망진창 땋은 머리가 풀리고 산발이 되어 , 가면도 삐뚤어진 채 숨을 몰아쉬는 예의 가면인이 보일 것이다 .


189 백한나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1:59:34

그녀가 등을 돌린지 얼마나 되었다고, 뒤에서 폭발 소리와 함께 모래가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정말로 폭탄이 터진 듯했다. 그 곳으로 고개를 돌리니 정말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한듯한 모양새의 가면 쓴 무언가가 있었다. 한나는 모래비를 맞으며 니, 니 살아있었나?! 라고 소리쳤다.

"미안하다! 내는 니가 증말로 죽은 줄로만 알았대이...!"

뒤늦게서야 하는 사과이지만 한나는 정말로 미안하다는 눈치였다. 이것을 그가 어떻게 받아들일진 미지수지만 그와 한나가 협력 관계라면 이만큼 박살난 첫인상은 없을 것이다. 빠지는 게 정답이었나? 라고 3초 정도 생각도 해봤다.

"그, 근데... 이제 우얄긴데...?"

190 미하일 Q. 파이퍼스 ◆EV6oa.t2KM (7H4Nlu720E)

2023-08-18 (불탄다..!) 22:05:14

>>182

"날개를 펼치기 전까지는 얼마나 멀리 날아갈지 알 수 없는 법이죠."

그 말이 문득 생각이 나 괴인의 말에 화답했다. 이제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싸늘하고 적막한 사막의 지평선과 하늘에 맞닿은 달도 이젠 두렵지 않았다. 비록 이 작은 비행이 고작 한뼘짜리 언덕조차 넘지 못할지라도 후회는 없을것만 같았다.

"가시죠, 듀 락."

남자는 향할 길을 알고 있는듯 선뜻 발걸음을 청하며 괴인의 이름을 불렀다. 그러고는 영원할것만 같은 밤자락에 손을 들어올린다. 혹여나 손끝에 닿을 바람을 느끼며 걸음이 향하는대로 고요한 모래속을 나아간다.

191 ◆EV6oa.t2KM (7H4Nlu720E)

2023-08-18 (불탄다..!) 22:06:57

>>186
미카엘라주 어서오세요! 메이데이- 메이데이- 이곳은 사막에 불시착한 파이퍼스주입니다..!

192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07:35



>>185

간질거린다 . 머리가 간질거린다 . 두꺼운 뼈 밑에 , 물렁거리는 뇌보다도 깊은 곳에 , 간지러움이 존재하고 있다 . 공기 중에 팽배한 살의가 당신의 피부 위로 겹쳐지며 목이 바짝 마르고 모든 감각이 예민해진다 . 일 초 뒤 , 이 초 뒤의 광경이 선명하게 머릿속에 떠오르며 검지가 익숙한 모양을 한다 .

환상통이 격렬하다 . 외부로 확장된 당신의 신경이 , 당신을 이루는 구성 요소가 사라졌다고 , 비명을 지르고 있다 .

당신의 총 ! 당신의 무기 ! 당신의 생명선 ! 당신을 안심케하는 총열의 무게가 사라졌다 !

당신이 잃어버린 파트너를 찾아 눈을 뜨면 , 둥글게 몸을 말은 , 이형의 양철이 보일 것이다 .


193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13:40



>>189

- BEEE,eE,EEEEEEEeeee,EeE

할 말이 무척 , 아주 많아보였다 . 하지만 그럴 여유가 없다는 것은 다른 누구보다도 가면인이 가장 잘 알았기 때문에 , 하고 싶은 말을 참고 , 숨을 삼켰다 . 가면인은 우선 당신이 서는 고도까지 내려와 ,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 추적자는 하나가 아니었다 . 가면인이 용케 힘겹게 하나를 쓰러뜨렸지만 , 여전히 몇이나 되는 추적자가 모래 밑에 모습을 숨기고 있을 것이다 . 그것들을 모두 뿌리치거나 , 쓰러뜨리지 않으면 , 당신도 가면인도 안심할 수 없었다 .

근데 모습이 보여야 쓰러뜨리지 . 이대로는 아무 방법이 없었다 . 가면인이 초조하게 창을 떨었다 .


194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19:56



>>190

두 사람 사이에 선이 이어진다 . 보이지 않아도 존재하는 것이 분명 느껴진다 . 당신은 듀 락으로부터 당신이 잃어버린 기억의 일부를 돌려받았다 . 그것은 최후의 기억 , 당신의 숨이 끊어지면서 망막에 새겨진 최후의 풍경이었다 . 자유롭게 하늘을 날던 매의 기억이 당신의 심원에 떨어졌다 .

듀 락이 당신의 안에 머무르는 것이 느껴졌다 . 당신은 다소나마 자신 안의 구멍이 메워진 기분이 들었다 .


195 미카엘라 (J32Wt10wm.)

2023-08-18 (불탄다..!) 22:20:45

>>192

잃어버린 제3의 팔을 찾아 눈을 떴다. 총은 없지만 사람처럼 생긴..

그거면 충분했다. 사람처럼 생긴. 그게 진짜 사람인지 아닌지는 상관없다. 그게 코 앞에 있어도, 팔 닿는 거리에 있어도, 조금 멀리 있어도 상관없다. 일단 사람처럼 생긴 걸 보는 시점에서 척수반사가 일어나고 만다.

주변에 적당한 주먹돌이 있었으면 그걸 손에 쥐었을 것이다. 돌이 없으면 워커 코로 걷어차던지, 그마저도 자세가 안 나오면 주먹으로 후려쳐야지. '사람처럼 생긴'이 멀리 있다? 그럼 가까이 가서 때리면 되겠네! 지치지 않는 몸뚱이는 어디다 써먹으려고?

사막에서 사람처럼 생긴 것을 보았을 때. 일단 확인을 한다거나, 그것이 사람일 때 협력을 구하거나 하는 상식 따위는 생각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다..

196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20:49

예아 - 파이퍼스 주의 이번 진행은 여기까지로 하겠습니다 . 와 ! 드디어 처음으로 이드와 주인의 관계가 정립됐어 !

197 미카주 (J32Wt10wm.)

2023-08-18 (불탄다..!) 22:21:53

미카엘라 양아치무브 시작합니다. 자기 이드를 공격한다(...)

198 ◆EV6oa.t2KM (7H4Nlu720E)

2023-08-18 (불탄다..!) 22:23:29

>>196
뭔가 프롤로그가 끝난 느낌이네요!! 재밌게 돌렸습니다 캡틴
이제 다른분들 진행 구경 모드로 들어가볼까..

199 백한나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2:37:15

>>193

이제 우야믄 좋노...? 가장 큰 고민은 이것이었다. 내가 그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싸우는데 거치적거리지 않게 멀리 떨어지는 수 밖에 없나? 하필 말도 안 통하는 상대라 더 답답했다. 일단 상황을 살펴보자면... 나를 집어 삼키려는 무언가가 있고, 이게 그 모래 밑에 있으며, 삼켜지면 그 이후엔 어떻게 되는지 알 수 없다...

"음... 진짜 우야믄 좋지...?"

가면 쓴 존재가 초조한 듯 창을 떨자 그녀 역시 긴장된 듯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이곳저곳을 살폈다.

200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37:28



>>195

당신이 찾던 확장 신체는 저게 아니었는데 . 저게 대체 뭐지 . 점입가경의 악몽에 당신이 빈손에 뗀석기를 쥔다 . 냉정하게 생각하면 저런 정체불명의 적을 상대로 충분한 무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 텐데 ,

뭐가 잘못됐는지 당신은 저것을 때린다는 생각에 눈이 돌아갔다 .

저것과 당신 사이의 거리는 수 미터 남짓 , 달려가면 수 초면 도달할 거리다 .


201 이해빈◆K33qMvf7C6 (t2P6ChuZ.6)

2023-08-18 (불탄다..!) 22:39:52

>>175
저것은 재액이다.
그런 확신이 들었다.

이것은 경험에서 오는 직감과도 같다. 가라앉은 삶을 살아온, 불행의 가운데에 있던 멍투성이 푸른 소년이, 잊은 과거에서 흘러온 감각이다. 물론 그것이 아니더라도 저런 그림자를 본다면 누구나 생각할 것이다.

저건 불행이라고.

그렇기에 그는 물러서기 시작했다. 등을 보이며 도망가지 않은 것은 덮쳐올까 걱정되었기 때문.
포기하고 나아가지 않은 것은, 저주받은 삶이라도 끝내고 싶지 않기 때문.

202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43:50



>>199

당신도 가면인도 한참을 움직이지 않았다 . 가만히 서서 신경을 과민으로 낭비하고 있었다 . 적이 어디에 있는지 , 적이 무엇을 노리는지 모르는 가면인은 분명 눈에 띄게 , 빠르게 정신을 소모하고 있었다 .

인내심 싸움이었다 . 적이 먼저 움직인다면 , 가면인이 나서서 적을 해치울 것이다 .

가면인이나 당신이 먼저 움직인다면 , 적이 사각으로부터 당신들을 공격해 집어삼킬 것이다 .

하다못해 적이 어떤 방법으로 당신들의 위치를 눈치채고 , 공격해오는지 , 알 수 있다면 좋으련만 ...


203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48:59



>>201

하지만 이미 부처님 손바닥 안이었다 . 당신은 너무 가까이 접근했다 . 사구의 빗면으로부터 거대한 입이 튀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 색노란 두 눈은 이미 당신을 비추고 있었고 , 이윽고 한 쌍의 거대한 집게발이 거체를 짓누르는 모래산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

사구의 정상에 서 있던 그림자는 형태를 달리하며 가시 침으로 변했으니 , 명명백백 함정에 빠진 것이다 .


204 미카엘라 (J32Wt10wm.)

2023-08-18 (불탄다..!) 22:51:58

>>200
먼저 쏴야 한다. 총구 앞에서 어물거리는 건 일단 갈기고 보는 게 옳다. 저게 뭐지? 하고 생각하면 안된다. 이것저것 재어서도 안된다. 가까운 거리에서 적과 마주칠 때 교전은 고작 5초에서 10초 안에 마무리된다. 짧은 시간의 승패를 가르는 요소는 더 짧은 시간 안의 선제공격!

이제 눈 앞에 저것이 적인지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저걸 보았다는 사실이고, 저걸 공격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뭐가 되었던 일단 공격하고 봐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를 꽉 다물고 눈을 부릅뜬채. 손에 주먹돌을 쥐고 달려든다.

205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2:54:30

오 진짜 때렸어

206 미카주 (SmFQY88yDo)

2023-08-18 (불탄다..!) 22:59:39

207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3:05:36



>>204

앗하는 사이에 ,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한다 . 휘두르고자 이미 마음 먹은 당신이 망설임 따위 보일 리 만무하니 , 팔은 즉각 아래로 머리를 노린다 . 웅크린 채 아무것도 모르고 별안간 머리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은 양철 인형은 , 찌그러진 머리에도 당황 않고 태연하게 당신의 손목을 움켜쥐었다 .

머리는 텅 비어 있었다 . 찌그러지면서 벌어진 틈으로 보이는 양철 인형의 속은 아무것도 아닌 공동이었다 .

소리를 넣으면 벽에 부딪히면서 메아리가 되겠지 . 당신이 오판을 저질렀다는 것을 눈치채면 , 양철 인형은 당신을 쥔 손을 휘둘러 암벽에 당신을 던져버렸다 .


208 이해빈◆K33qMvf7C6 (t2P6ChuZ.6)

2023-08-18 (불탄다..!) 23:16:29

>>203
초롱아귀와 비슷하다. 저것은 그림자로 이끌고 삼키는 생물인 것이다. 집게발, 가시침, 저것은 전갈인가?
발밑이 허물어지는 것을 느끼며 그 자는, 기억은 없으나 저런 생물이 일반적이지 않다는 것만은 확신했다. 제 목숨이 경각에 달렸음에도 가라앉은 듯 아득한 표정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잠시, 눈을 크게 떴을 뿐.

그리고 거리를 벌리려 몸을 던질 뿐.
날치는 수면 위를 난다.
사람은 그러지 못하나 흉내는 낼 수 있다.

209 미카엘라 (J32Wt10wm.)

2023-08-18 (불탄다..!) 23:19:19

>>207
양철 인형이었다. 속이 텅 빈 양철 인형. 한 대 치고 나서 명확히 보였다. 사막에 웬 양철인형인지, 이게 아까까지 있던 물건인지. 결론을 내리기도 전 하늘과 땅이 뒤집혔다.

"끄윽!"

비명은 지르지 못했고, 바람 새는 소리만 조금 났다. 꼴사납게 내팽개쳐져 힘겹게 팔을 땅에 짚었다. 이 와중에도 돌은 놓치지 않았다.

이제는 텅 빈 양철 인형이 스스로 움직였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시간이다. 암벽을 짚고 다시 두 다리로 서려고 한다. 도망쳐든 싸우든 일어나야 한다.

210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3:21:33



>>208

괴물의 전모를 다 확인하는 것보다 먼저 당신이 뒤로 몸을 던졌다 . 결과적으로 좋은 판단이었던 것이 , 그대로 가만 있었다면 저 거대한 가시침에 꼬치처럼 몸이 꿰였을 것이다 . 불행 중 다행인 일만 생각하자 , 괴물이 가시 침을 회수해 당신을 뒤쫓기 시작하지만 , 덩치가 덩치라 속도가 붙으려면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해 보였다 .

괴물로부터 멀어지는 일에만 신경 쓴다면 , 어쩌면 살아남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 .


211 이해빈◆K33qMvf7C6 (t2P6ChuZ.6)

2023-08-18 (불탄다..!) 23:24:33

>>210
크다는 건 마냥 좋은 일이 아니다. 그 증거는 먹이를 놓친 괴물이다.
그는 곧장 뒤를 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도망가는 모습이 퍽 익숙하였다. 망설임도 없었으니, 과거에도 분명 호전적이진 않았으리라.
사박거리는 모래를 짓밟으며 뛰어간다. 땀이 흐르고, 숨이 차는 게 금방이지만 멈추지 않는다.
죽음은 멀수록 좋다.

212 백한나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3:25:59

>>202

한 발자국이라도 떼면 삼켜질 것만 같다.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공격해올진 모르니까 함부로 움직일 수도 없고... 가면 쓴 존재에게로 시선을 돌린 한나는 그에게 말을 걸었다.

"내가 미끼라도 될까?"

아무래도 저게 노리는 건 내인 것 같고, 니도 내도 점마가 우예 움직일진 모른다아이가. 농담처럼 들리지만 그녀는 꽤 진지해보였다.

"그보다 내 말은 알아듣나?"

213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3:26:03



>>209

저만한 벽에 그만한 힘으로 던져져 , 허리부터 몸을 부딪혔는데 , 별다른 통증이 없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 양철 인형의 생각도 같은지 , 어째서 당신이 일어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듯이 머리를 옆으로 기울였다 . 양철 인형은 이유를 확인하고자 했다 .

다양한 방법으로 말이다 .

뚝 - 하는 소리와 함께 양철 인형의 목이 떨어졌다 . 다른 누구의 손도 빌리지 않고 , 스스로 목에서 머리를 떼어낸 것이다 . 세상에 맙소사 . 양철 인형은 자신의 머리를 공처럼 손에 쥐더니 , 당신을 던졌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머리를 전력 투구했다 .


214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3:31:21



>>211

당신은 쉬지 않고 뛰었다 . 조금이라도 더 저 괴물에게서 멀어질 수 있도록 . 하지만 괴물의 집념도 만만치 않아 당신을 놓칠 세라 거칠게 사막을 부수며 달려드니 당신과의 거리는 순식간에 줄어들기 시작했다 . 그리고 그 차가 겨우 서너 걸음 밖에 되지 않을 때 , 괴물은 사냥의 성공을 확신하고 당신에게로 꼬리를 쏘았다 .

그런데 이상하지 , 괴물이 예상한 그림과 다르게 꼬리를 잘리고 회색 액체를 쏟는 것은 괴물이었다 .


215 해빈주◆K33qMvf7C6 (t2P6ChuZ.6)

2023-08-18 (불탄다..!) 23:33:06

!
바벨은 제 주인이랑 싸우지만 스타덤은 그래도 지켜주는구나!(?)

216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3:34:47



>>212

스스로 미끼가 되겠다니 , 당신이 그런 말을 꺼낸 것이 무척이나 의외였던지 , 가면인의 가면이 비스듬히 미끄러졌다 . 가면에 표정이 가려 보이지 않으니 ,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 당신의 말에 황당함을 느끼고 있단 것만은 느껴졌다 .

가면인은 가면을 고쳐쓰면서 당신의 말을 가만 듣고 있더니 ,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

성공한다면 적을 일망타진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 실패했을 때가 두려워 그렇지 . 하지만 다른 뾰족한 수가 있는 것도 아니라 , 가면인은 당신의 생각에 따르기로 결심했다 .


217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3:35:08

>>215 성격 차이입니다 .. 아마 .. 도 .. ?

218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3:36:22

조금 더 하면 좋겠는데 , 일단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답레 달아주시면 내일 와서 처리할 게요 !

다들 행복한 불금되세요 ! 굿 나잇 !

219 한나주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23:37:30

넵! 캡틴도 다른 분들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220 이해빈◆K33qMvf7C6 (t2P6ChuZ.6)

2023-08-18 (불탄다..!) 23:38:54

>>214
덩치가 크니 걸음이 차이가 난다.
걸음이 차이가 나니 속도에서도 차이가 난다.
거기에 저 괴물에게 사구는 올라야 할 것이 아닌 돌파해야할 모래성이니, 그 자는 곧 꼬챙이형이 집행될 것이었다.
그렇지만, 그게 운명은 아닌 모양인지 도움의 손길은 존재했다.

회색 액체, 괴물의 피(혹은 독)이 쏟아졌다. 그 상황은 소리와 함께해서, 그의 시선 또한 함께 끌었다. ..뜀박질은 멈추지 않았지만. 그마저도 가뿐 호흡과 함께 천천히 느려졌다.

무언가 있다.
어쩌면 깊은 바닷속에서 올라와
여즉 바다인 줄 알고 흐느적 유영하는 것이.

221 해빈주◆K33qMvf7C6 (t2P6ChuZ.6)

2023-08-18 (불탄다..!) 23:39:18

수고하셨습니다!

222 미카엘라 (J32Wt10wm.)

2023-08-18 (불탄다..!) 23:39:50

>>213

너무 어이가 없어서. 아니 그렇잖아. 적과 싸운다는 건 모퉁이를 사이에 두고 총격을 주거니 받거니. 아니면 핀 뽑힌 수류탄으로 폭탄돌리기하는거 아니었나? 아무리 직관과 본능을 모토로 삼아 싸운다 해도 말이지? 스스로 움직이는 양철 인형이 자기 머리를 똑 떼어내서 집어던지는 뭐 어떻게 하라는....아.

오른쪽 눈에서 불이 튀었다. 고개가 뒤로 크게 젖혀졌고 몇 발짝 물러났다. 하지만 아프지 않았다. 아까 날아가서 암벽에 부딪혔을 때처럼. 또는 아무리 달려도 다리가 지치지 않았던 것처럼. 하지만 이상하게도 오른쪽 눈에서 눈물이 줄줄 떨어지기 시작했다. 오른쪽 눈에서만. 젖혀진 고개를 바로 하고 머리가 떨어진 깡통을 쳐다보았다.

아프거나 다치지 않았고 겁먹어서 나오는 눈물도 아닐텐데. 그냥 불수의적으로 흐르는 눈물이었다. 격앙된 표정 없이 혼자서 흐르는 눈물. 그리고 이상한 자신감이 차올랐다. 안 다치고 안 아프면 문제없잖아. 도망쳐서 뭐 해? 싸우자! 갈 길을 가더라도 저놈은 꼭 두들겨 패야 후련한 걸음 뒤통수가 따갑지 않을 것이다.

"안 아프다고! 망할 깡통!!"

그래서 발치를 굴러다니는 깡통 대가리를 다시 들어서 전력투구로 되돌려주었다. 다음에는 가지고 있던 돌멩이도 원 플러스 원으로. 상황이 덤앤더머 슬랩스틱처럼 흘러가는 느낌이지만....신경쓰지 말자...

223 미카주 (J32Wt10wm.)

2023-08-18 (불탄다..!) 23:41:25

>>215 사실 미카가 선빵쳤고...크흠
수고하셨습니다!!

224 코스키 ◆kOKiFek5Mw (cPhs2LFhQw)

2023-08-19 (파란날) 02:26:56

>>45

저항 무색하게 뽑혀들린 아이의 발은 곧 다시 모래에 닿았을 것이다. 코스키는 아이를 다시금 발 딛도록 내려주더니, 아이가 균형 감각을 다시 찾은걸 손 끝으로 느껴서야 손을 떼어주었다.

"우쭈쭈, 괜찮아! 더 안 건들게."

양 손 피고 들어 보이는 건 덜 위협적으로 보이기 위해서였었다. 아이의 몸에 상처가 있는지 확인해 보려 눈알은 슬며시 굴러가되, 가만히 있는다.

/ 너무 오랫만에 왔네요! ㅠㅠ 모두 좋은 일주일 보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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