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24076> < ALL / 사후세계 / 소환수 / 리부트 > 망상환상공상 - 01 :: 683

◆.Th3VZ.RlE

2023-08-15 17:10:05 - 2023-12-02 13:43:57

0 ◆.Th3VZ.RlE (CjwXzmOk22)

2023-08-15 (FIRE!) 17:10:05




잊는 것이 무섭다면 . 잊지 않기 위해 싸워야 할 것이다 .



· 본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 본 어장은 망상환상공상의 리부트 어장입니다 .
· 본 어장은 이전 어장 및 시트의 언급을 금합니다 .


123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1:55:55



>>119

걷거나 수영하거나 , 하나만 했어야 했다 . 아니라면 넘어지지도 않았을 건데 . 머리부터 우스꽝스럽게 모래에 넘어진 당신은 모래 바닥이 너무 아프지도 , 너무 따갑지도 않다는 사실을 배웠다 .

이정도면 다소 불편해도 모양을 만들면 어디서라도 편안하게 잠을 취할 수 있을 것 같다 .

당신이 다른 문제를 신경쓰지 않는다면 말이다 .


124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1:56:14

어서오세요 선호주 ~ 좋은 밤이에요 !

125 미하일 Q. 파이퍼스 ◆EV6oa.t2KM (sWOxxWR96M)

2023-08-17 (거의 끝나감) 22:04:04

사각, 사각, 부츠 밑창이 뻣뻣한 소리를 내며 모래를 짓누른다. 한줄기 땀방울이 콧잔등을 타고 흘렀고 창백한 뺨에는 모래먼지가 달라붙어 부랑자의 낯이 되었다. 사막에서 눈을 뜬지 얼마 시간이 흐르지 않았음에도. 척박한 환경이 사내를 짓눌러온다. 그는 숨을 몰아쉬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똑같은 풍경과 메마른 공기만이 푸른 눈동자에 내려앉는다.

마른 침을 삼키고 숨을 돌릴때 무심코 닿은 시선에 사내는 의심의 눈초리를 쏘아붙인다. 달빛에 반사된 투명한 수면에 얼마 남지 않은 기운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다. 급한 발걸음에 한번쯤 발을 헛디디기도 하며. 사내가 지나친 자리로 작은 먼지바람이 인다.

사내는 오아시스 앞에 멈춰서 허리를 숙인다. 작은 파동조차 없는 물길에 남자의 얼굴이 선명하게 비친다. 그는 모자를 벗어내리고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며 자신의 눈과 코, 그리고 입술을 더듬는다. 마치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는듯이 뺨을 지나는 손길이 다급하다.

당장 눈앞의 물 웅덩이가 타들어가는 갈증을 더욱 자극한다. 사내는 장갑을 벗어던지고 양손으로 물을 한웅큼 떠올린다. 모래로 젖은 뺨을 닦아내고, 숨을 돌린다. 마른 목을 축이고 싶었지만 어째서인지 쉽게 목을 축이지 못했다. 젖은 앞머리를 뒤로 넘기며 주변을 향해 시선을 옮긴다.

126 ◆EV6oa.t2KM (sWOxxWR96M)

2023-08-17 (거의 끝나감) 22:04:29

한나주 선호주도 웰컴! 좋은 밤입니다

127 선호주 ◆n5jaBjagHU (jmV4SOXrdg)

2023-08-17 (거의 끝나감) 22:04:35

좋은 밤입니다!

128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2:05:52



>>120

다행스럽게도 걷는 법까지 잊지는 않았다 . 평소에 당신이 어떻게 걸었는지 모르니까 여느 때처럼 ~ 이라는 말을 함부로 사용할 수는 없겠지만 , 아무튼 사람처럼 걷기는 했다 .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뭐 .

걸으면 걸을 수록 많은 것들이 보였다 . 그러니까 , 더 많은 모래들이 보였다는 소리다 . 사람의 손때가 느껴지는 인공물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 더욱 더 많은 모래들이 보이고 , 또 거대한 보름달이 보였다 . 달이 떠있고 주변이 어두우니까 밤이겠지 .

그런데 달이 저렇게 컸던가 ?


129 한나주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2:06:36

모두들 웰컴 웰컴~ 다들 안녕하세요~

130 이해빈◆K33qMvf7C6 (GbZzUCW1o2)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1:28

>>123
모래바닥에 얼굴을 쳐박은 자는 한동안 미동이 없었다. 움직임을 유영에 비유해서 그런가. 미동도 없이 쓰러진 게 바다 밖으로 나와서 숨을 멎은 생선토막 같았다. 물론 그는 당장에 죽은 것이 아니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모래침대에 멍하니 있을 뿐이었다. 이대로 눈을 감아도 될 듯 하나 그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잠이 오지 않았고,
아직 오래 걷지도 않았다.

비틀비틀 바닥을 짚고 일어선 소년은 다시금 느릿느릿 걷기 시작했다.
얼굴부터 쳐박힌 게 도움이 되었는지 아까보다는 '걸음'에 가까웠다.

131 해빈주◆K33qMvf7C6 (GbZzUCW1o2)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1:40

모두 안녕하십니까!

132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3:46



>>122

당신의 약함을 야수는 비웃는 듯 했다 . 숨으려는 두려움을 비난하듯 야수가 눈을 부라렸다 . 대신 싸울 생각은 없다고 , 야수는 말하는 듯 했다 . 소리를 빌리지 않아 추상적일 수 밖에 없는 분노가 당신의 머리에 울리었다 .

야수는 세 갈래로 갈라지는 괴물의 머리를 보더니 , 놈이 모래를 차고 뛰어오르는 모습에 몸을 움츠리고 , 팔을 무는 흉측한 흡반에 비명을 질렀다 . 도마뱀처럼 생겨서 무슨 끔찍한 짓인지 , 야수는 이를 갈며 놈을 떼어내려고 했지만 팔에 박힌 이빨이 , 팔을 꽁꽁 묶는 혀가 방해가 되어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었다 .


133 백한나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2:18:01

>>128

그녀는 그렇게 걷고 또 걸었다. 질릴때까지 걸었다. 사막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의 주변으로 모래와 더 많은 모래와 더더 많은 모래들이 함께 했다. 사람의 존재는 기대 할 수 없었다. 결국 질릴대로 질린 그녀는 바닥에 주저앉았다. 상식적으로 이해 할 수 없는 일들이 이어졌다. 물론 상식을 기억한다면야. 그녀, 한나는 갑자기 모래만 가득한 곳에서 눈을 떴으며, 자기자신이 누군지도 모르겠고, 질리도록 걸었음에도 사람은 머리카락 한 올도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혈혈단신으로 망망대해(바다가 모래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차이점이었지만) 한복판에 떨어진 꼴이었다.

"내도 모르겠다... 여기는 어데고? 진짜 죽겠디..."

조금 쉬었다가 다시 고개를 든 한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래도 주변에 모래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머리 위로 거대한 보름달이 있었던 것이다. 잠시 달을 감상하던 한나는 무언가 위화감을 느꼈다.

"근데... 너무 크지 않나?"

134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2:24:51



>>125

당신의 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 너무 급했다 . 앞뒤 안 가리고 달려들다니 , 현명한 행동은 아님에 분명했으니 . 일부러 이렇게 괴인까지 나타나서 당신에게 핀잔을 주는 것이리라 . 당신이 재차 수면에 입을 가져다대면 괴인은 수면에 비치는 당신의 모습을 훔쳐 , 자신의 철가면을 대신 비추는 것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


135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2:28:43



>>130

실패로부터 배우는 거지 . 걸음도 인생도 . 너무 큰 실패만 아니라면야 다시 일어설 수 있다 . 당신은 전보다는 나아진 모습으로 , 천천히 사막을 나아갔다 . 나아가면서 낯선 세계의 풍경을 눈에 새겼다 . 부담스럽게 거대한 보름달이나 , 멀리 사구 위에서 당신을 바라보는 인영의 존재나 , 그런 것들을 말이다 .


136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2:30:50



>>133

커도 너무 크지 . 이렇게 늦게 깨달은 것은 당신이 처음이었을 거다 . 이에 다른 목소리도 기가 차다는 듯이 콧방귀를 뀌었다 .

당신의 머리 위에서 . 당신을 내려다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


137 미하일 Q. 파이퍼스 ◆EV6oa.t2KM (sWOxxWR96M)

2023-08-17 (거의 끝나감) 22:36:13

물을 앞둔 흥분감은 창백한 쇳빛에 차갑게 식어버린다. 사라진줄만 알았던 그것이 또 다시 나타나자 사내는 놀란 눈빛을 감추지 못하고 뒤로 물러선다.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말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다. 얼굴을 씻어내린 덕분인지 아니면 불쑥 나타난 오싹한 기운 때문인지. 적어도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뭡니까.. 또 이상한 훈계를 할 생각이라면 놔둬요. 좀 쉬고싶군요."

현실과 동떨어진 공간에서 처음 느낀 것은 공포였지만 이젠 지쳤다. 모래를 적신 회색빛과 으스스한 철가면을 바라보고 나서도 더이상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할만큼 피로가 몰려왔다. 알아듣지 못할 이야기는 덤이었고.

138 백한나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2:39:08

>>136

"어?"

달에 정신이 팔려서 그랬나. 누군가 다가왔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어디서 누군가 콧방귀를 뀌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도 좀... 기가 차다는 듯한, 나를 내려다보는 듯한... 그리고 다시 보니 진짜로 누가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것이 그녀의 감상이었다. 어? 니는 눈교...?

그러다 문득 정신이 들어 거의 기어가다시피 땅을 박차고 일어서려고 했다. 저건 누굴까. 1차적인 의문은 그것이고, 너는 나에게 무슨 생각을 갖고 있지? 이것이 2차적인 의문이었다.

"니, 니는 누꼬?"

139 해빈주◆K33qMvf7C6 (GbZzUCW1o2)

2023-08-17 (거의 끝나감) 22:41:09

>>135
"...?"

어렴풋한 생기가 떠도는 두 눈이 먼 곳을 보았다. 너무나 가까워서, 살짝 걸어 다다를 수 있을 듯한 보름달 덕인가. 먼 사구 위에서 어떤 그림자가 보였다. 그것은 마치 자신을 보듯 서있었고 아마도 사람일 것이다. 저 자가 자신에게 호의적일 것이란 근거는 없었으나 어디나 똑같은 세계에서 목적지로 삼을만한 것이긴 하였다.

하여, 그는 방향을 잡았다.
몽롱한 방랑보다는 확고한 여행이 조금 더 안정적인 법이다. 비록 품이 남아 팔락거리는 옷자락이 물고기의 지느러미나 해파리의 흔들림 처럼 보이더라도.

140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2:46:26



>>137

당신이 충분히 물러서자 괴인이 수면을 가르고 일어났다 . 저렇게 거대한 몸이 어떻게 저 얕은 물 속에 들어가 있었는지 의문스럽지만 우선 가능했다고 밖에 말할 수 없었다 . 철가면에서 쫓겨나와 쏟아지는 급류에 당신의 옷이 젖기도 했지만 , 이에 대해 항의를 할 용기는 없으리라 믿는다 . 괴인은 가면을 가득 채우던 물기를 모두 쏟아낸 다음에야 자신의 소리를 내었다 .

- Kaaaaa,aa,Aa,aAaaa

... 물을 잘못 삼킨 거 아닐까 .


141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2:51



>>138

사람처럼 보였다 . 사람처럼 팔다리가 달렸고 , 머리카락을 땋았고 , 가면을 썼으니까 , 사람으로 보였다 . 하지만 금방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 사람은 하늘을 날 수 없기에 .

- Bee,E,eeee

목을 떨어 소리를 내지만 사람의 말이 아니었다 . 사람보다는 짐승의 울음 소리에 가까웠다 .

당연히 , 당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 또한 되지 못한다 . 목적성이 불투명한 울음소리는 낮고 음산하여 담력이 약한 사람은 그대로 꽁지 빠지게 도망쳐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


142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7:26



>>139

무의미한 걸음에 다소 목적성이 생긴 것에 그림자에게 감사를 해야할까 .

당신은 그림자의 목적도 모르고 마냥 길을 만들며 걸었다 . 한 걸음 , 열 걸음 , 백 걸음 , 그렇게 걸을 수록 그림자는 커져만 갔다 .

하지만 형상은 조금도 뚜렷해지지 않으니 , 당신은 자신의 선택을 재고해야 할지도 모른다 .


143 백한나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2:57:29

>>141

분명 사람처럼 보이긴 했다.

1. 일단 팔이랑 다리가 달렸고
2. 사람처럼 머리를 땋았고
3. 가면을 썼으니까. 가면이란 건 기본적으로 얼굴이 있어야 쓸 수 있는거잖수?(한나의 견해이다)

하지만 그것이 날기 시작하자 그녀는 대화 자체를 포기한 듯 도망치기 시작했다. 어차피 저것이 내는 소리는 사람이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듣는 이로 하여금 불길함을 느끼게 하는 울음소리였다. 즉 소통 자체가 불가능하다! 한나는 달리기 시작하며 외쳤다.

"오지 마라!!! 오지 마라!!! 하이씨!!! 내가 먼 죄를 지었다고 이러는데?!"

144 미하일 Q. 파이퍼스 ◆EV6oa.t2KM (sWOxxWR96M)

2023-08-17 (거의 끝나감) 23:03:19

>>140

퉁명스러운 목소리에 화답이라도 하듯 잔잔했던 수면이 순식간에 하늘로 솟아오른다. 가려진 형체가 온전히 드러났고, 피할 재간 없이 물벼락을 맞은 사내는 온몸이 흠뻑 젖어 조금 허탈해진 표정으로 물이 들어간 코를 풀어낸다. 정신을 번쩍 깨우는 감각에 괴인의 울음에 반응할 틈조차 없었다.

"고맙군요. 안그래도 땀에 범벅이 된 참이었는데."

물을 먹은 코트는 쇠를 얹은듯 무거워졌고, 사내는 짜증 섞인 목소리로 괴인을 쳐다보며 말했다. 찰흙을 얼기설기 붙여놓은듯 기괴함으로부터 풍기는 싸늘함은 처음 봤을때와 다르지 않았지만. 생사의 갈림길에 선 그는 당장 떠오르는 감정을 숨기려 들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의 도움에 감사를 표하지 않을 수 없겠군요.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난 지금쯤 저곳에 함께 누워있었겠죠.."

이윽고 남자는 경의를 표하듯 팔과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비록 공포와 의문을 풍겼지만 조력을 주었으니. 지금으로썬 남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을 건넨 것이다.

145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3:03:22



>>143

당신의 전력을 다한 달음박질에 뒤에서 바닥이 꺼질 듯한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 다른 소리는 전혀 들리지 않는데 , 추격을 단념한 걸까 . 당신이 워낙 빠르게 달려나가기는 했으니 ... 달리기에 자신이 없다면 포기할 수도 ...

.
.
.

아니 아니다 . 아니네 . 하늘을 나는데 무슨 소리가 나겠어 . 녀석은 당신을 따라 날며 바짝 뒤를 쫓아오고 있었다 .


146 백한나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3:07:09

>>145

달리면서 아무런 소리도 듣지 못한 그녀는 이쯤 달렸으니 단념 했을까? 하는 마음으로 뒤를 돌아보았다가 까무라쳐 쓰러질 뻔했다. 맞다, 저 녀석은 날 수 있는데 뭔 소리가 나겠는가. 다시 경악하며 달리기 시작한 한나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돌아보며 운수 한 번 사납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이건 순화된 거고, 실제로는 더한 말들을 속으로 뇌까리며 미친듯이 달렸다.

"잘못했습니더!!! 지가 뭔 죄를 지었는지는 몰라도 진짜 잘못했심더!!! 한번만 봐주이소!!! 흐끼야아악!!!!"

147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0:02



>>144

공포도 자주 접하다보면 무뎌지는 것이라 괴인도 당신의 반응에 별 감흥을 보이지 않았다 . 익숙해질 때도 됐지 . 괴인에게도 당신이 너무 놀라기만 하는 것은 곤란한 일이었을 것이다 . 괴인은 당신의 말에 가볍게 철가면을 끄덕이고 물 위로 걸어나왔다 .

그런데 , 아무리 효과적인 등장을 위해서라지만 물을 저렇게 통째로 더럽히다니 , 기껏 발견한 물이건만 괴인의 만행에 더는 손도 댈 수 없게 됐다 . 이걸 어떻게 보상 받아야 할까 .


148 미카엘라 (5d8Zk97M6Y)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1:54

>>111
좇을 기준이 광기뿐이면 좇는 자도 광기에 물들고 마는가?

느끼기에 오랜 시간을 걸었지만 달은 한 자리에 붙박은 듯 하늘에 걸려있다. 달은 천천히 지고 빈 자리에 새벽이 떠오르는게 마땅한데도!

하늘 위 달이 변하지 않는다. 하늘 아래 사막도 똑같은 모래언덕의 풍경만 보인다. 천지인 중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자기 자신, 인간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떠올렸다.

"으, 으으.."

자기 피부 위에 땀이 흐르고 있나? 아니면 사막의 밤 추위에 몸이 떨고 있나? 숨이 차거나 다리가 저리지 않는가? 갈증은?

이 몸이 걸은 만큼 체력이 빠져 지쳤는지 확인하려 한다. 지금의 경우 체력이 빠지지 않은 게 불길한 징조다. 광기서린 하늘과 땅과 같이 자신의 몸이 변하지 않는 게 불길한 징조다.

149 미카주 (5d8Zk97M6Y)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3:57

반갑습니다 반갑습니다~~ 졸다오느라 늦었습니다()

150 한나주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4:44

미카주 반갑습니다~ 좋은 밤이에요~

151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3:17:28



>>146

저것이 사람 말을 할 수 있었다면 당신에게 그만 뛰고 멈추라고 했을 거다 . 심상치 않게 술렁이는 주변의 공기에 녀석은 당신을 억지로라도 붙잡고자 했지만 , 당신이 워낙에 거칠게 달리는 통에 말리기는 커녕 되려 끌려가고 있었다 .

이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 ... 이미 일어난 일이었다 .

이러는 와중에도 지면은 꿈틀거리고 , 당신을 뒤쫓는 추격자가 점점 더 많아진다 .


152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3:23:50



>>148

다리는 멀쩡했다 . 지친 기색은 느껴지지 않고 그동안 땀 한 방울조차 흐르지 않았다 . 당신이 멈춰서 스스로 확인하고자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자신의 몸에 생긴 변화를 눈치채지 못했을 거다 .

문득 당신이 뒤를 돌아보면 당신의 신발 자국이 저기 수평선 너머까지 이어져 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


153 미하일 Q. 파이퍼스 ◆EV6oa.t2KM (sWOxxWR96M)

2023-08-17 (거의 끝나감) 23:29:44

>>147

"아까 했던 말.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말입니다. 나는 이미 죽은 모양이군요. 맞습니까?"

사내는 흙탕물이 되어버린 웅덩이로부터 시선을 돌린채 괴인에게 말한다. 먹을것도 마실것도 없는 황량한 사막과 그를 응시하듯 거대한 달빛. 그 아래엔 수도 모를 괴물들이 도사렸지만. 사내는 냉정하게 상황을 되돌아보기로 했다. 그는 자신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끝을 마주하기 위해서라도 안개로 자욱한 길을 계속해서 나아가길 바랐다.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지만 나는 아주 커다란 죄를 지은 모양입니다. 나는 아마 몸이 바스라지도록 이 연옥 속을 헤메게 되겠죠. 당신의 말처럼."

자신을 덮쳐온 붉은 눈동자들을 상기시키며 말을 이어간다. 이성조차 남지 않은 괴물들과 인간이라 부르기엔 몹시 뒤틀린 이 자 또한 어쩌면 자신과 다르지 않은 시간을 거치지 않았을까. 불현듯 그런 생각이 뇌리를 스쳐지난다.

154 ◆EV6oa.t2KM (sWOxxWR96M)

2023-08-17 (거의 끝나감) 23:30:50

>>149
한창 불타오를때 오셨군요 어서오세요!

155 백한나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3:33:32

>>151

한나는 달리면서 생각했다. 이건 내 착각인가? 왠지 땅이 좀 울렁이는 것 같은데... 그 와중에도 이런 생각할 정신은 있던 모양이다. 끝없는 사막, 유난히 큰 보름달, 날 쫒아오는 이상한 녀석, 꿈틀거리는 지면. 심상찮게 돌아가는 상황에 한나의 불안과 공포는 더 커져갔다. 뒤를 돌아보니 추격자가 더 많아졌다. 저것들은 언제 따라붙은거야?! 결국 자리에 풀썩 쓰러진 한나는 이것이 꿈이길 바라며 우는 목소리로 말했다.

"키힝... 내도 모르겠다... 먼 이런 일이 다 있노... 꿈이라고 해주라..."

156 미카엘라 (5d8Zk97M6Y)

2023-08-17 (거의 끝나감) 23:33:37

>>152
천지인은 일심동체였다. 사람도 하늘과 땅과 같이 변하지 않았다. 지치지 않은 몸으로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자 시력이 허락하는 곳까지 보이는 발자국이 늘어서 있다.

지평선 너머에서 무언가가 발자국을 따라 쫓아오는 기분이, 등골을 타오르는 오싹한 기분이 엄습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달리기 시작했다. 체력 조절이나 탈수 따위 고려하지 않은 전력질주다. 뒤를 쫓아오는 무언가의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달리는 방향의 기준은 움직이지 않는 달이다. 그 외에는 기준삼을 것이 없으니까.

157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3:41:11



>>153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 당신이 그렇게 생각했다면 자신은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는 듯이 . 괴인은 손을 뻗어 옆에 자란 이름 모를 나무의 잎사귀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 그러자 신기하게도 잎사귀는 모래로 화해 끝에서부터 바스라지기 시작했다 .

모든 것은 거짓이다 . 괴인이 말했다 .

괴인이 걸어나왔던 샘도 다시 보면 바닥까지 말라 여느 사막과 별반 다르지 않게 변해 있었다 . 당신이 다시 시선을 돌리면 마침내 찾은 휴식처 따위 ,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이 사라져 있었다 .

괴인은 또다시 말했다 . 언제까지 목이 마르다는 착각에 빠져 있을 거냐고 .


158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0:28



>>155

울상이 되어 말하는 당신과 힘으로 당신을 이기지 못해 , 형편 없이 끌려다니는 정체불명의 가면인 . 가면인은 당신의 우는 소리에 심지가 끊어진 듯 , 정말로 더는 못 참겠다는 듯이 콧바람을 뿜더니 되려 추력을 보태 당신을 바닥에 넘어뜨렸다 .

결과 자신도 바닥에 넘어지게 됐지만 , 가면인은 개의치 않고 곧장 일어나 등에 짊어지고 있던 창을 뽑아들었다 . 당장 당신을 위협할 생각은 없어보이나 , 살기등등하게 창을 휘두를 준비를 하고 있어 잘못 말을 걸었다가는 단칼에 베일 듯 했다 .


159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4:31



>>156

산 생명의 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사막이건만 , 이루 말할 수 없이 불길하다 . 이런 불길함은 당신이 달리는 내내 계속되었고 , 결과 당신은 잠시라도 좋으니 몸 숨길 곳을 찾게 되었다 . 그러자 금방 거대한 협곡이 당신의 눈에 들어왔다 .

저토록 큰 이상 지형을 사막을 거니는 내내 어떻게 발견하지 못했는지 의문이 들 법도 한데 ...


160 ◆.Th3VZ.RlE (7xIbN99X7o)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5:05

조오아 , 일단 처리가 끝났으니 .. 캡틴은 여기서 자러 가도록 합니다 !

답레 달아주시면 내일 처리하도록 할 게요 ! 다들 굿 나잇 !

161 미하일 Q. 파이퍼스 ◆EV6oa.t2KM (sWOxxWR96M)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6:37

>>157

남자는 한줌의 먼지가 되어 사라지는 야자수를 바라본다. 점점 흐려지는 먼지 사이로 강렬한 달빛이 푸른 눈을 감싸온다. 괴인의 목소리가 닿을때마다 현실에 얽메인 감각은 조금씩 멀어져 이윽고 사라진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건 한가지밖에 없겠군요."
"잃어버린 것을 되찾을 겁니다."

그는 침착함을 되찾은 음성을 흘린다.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자신을 조용히 갉아오는 사막도 흉측한 얼굴을 한 괴물들도 아니었다. 어둠과 안개로 가득한 기억 속을 걷는 것. 그리고 그 속에 남은 과오를 찾아 헤메는 것. 그 안에 숨어 있는 모습을 찾고 속죄하는 것 뿐이다.

162 백한나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6:37

"크헉"

바닥에 넘어지자 까슬까슬한 촉감이 얼굴에 닿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모래의 촉감이었다. 여기는 순 모래밖에 없으니까. 상황을 살펴보니 저 가면 쓴 무언가도 자신때문에 말 못할 고생을 한 듯 했다. 죄송합니더... 지가 다 잘못했심더 다 지 잘못이고 죄고 하여튼 지가 천하의 똘갱이라 그랬심더. 봐주이소... 그러다 창을 뽑은 가면인을 보고는 -이제 더 이상 저항할 힘이 없던 것인지 가만히- 양 손을 들어보이고 말했다.

"그, 우리 말로 해결합시다 말로..."

163 ◆EV6oa.t2KM (sWOxxWR96M)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7:16

>>160
오늘도 같이 놀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캡틴! 굿 나잇!

164 한나주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7:41

>>160
오늘도 고생 많았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캡틴!

165 이해빈◆K33qMvf7C6 (GbZzUCW1o2)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8:02

>>142
허나 다다를 곳 따로 없다.
가까워지고 있으니 그것만으로 되었다. 흐릿한 그림자가 마지막 숨 한 점 거둬간다는 것 역시 확실한 것은 아닌데다가, 그렇다 하더라도 솔직히 그다지 상관없었다.

이건 어렴풋한 체념과 닮아있었다.
어차피 이 사막을 헤매다 말라죽을 수도 있다. 잊은 것도 잃은 것도 찾지 못하고 절망같은 방황 속에서 눈을 영영 감을 수도 있다.
그러니 차라리 무엇이라도 해야지.

가만히 죽는 것은 이상하리만치 거부감이 들었다.

그건 체념과 닮아있으면서도
훨씬 생기가 있는 것이었다.

사박거리는 발걸음 소리는 끝나는 일 없다.

166 해빈주◆K33qMvf7C6 (GbZzUCW1o2)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8:22

>>160 좋은 꿈 꾸세요 캡틴!

167 한나주 ◆8X5WeKCy6E (GhWTpiCmrs)

2023-08-17 (거의 끝나감) 23:58:50

한나를 쫒아온 가면인은 대체 뭘까요... 사실 도와주려는 이였던가...?

168 미카주 (Xkcgs0AjCM)

2023-08-18 (불탄다..!) 00:00:02

수고하셨어요 캡틴!

169 한나주 ◆8X5WeKCy6E (xzPZN/CUsU)

2023-08-18 (불탄다..!) 00:00:48

아 잠깐 가면인 혹시 너 이나리니?? 오마이갓

170 미카주 (4vNtRQ3oMI)

2023-08-18 (불탄다..!) 13:32:30

시트에 보니 미카는 난폭한 성격에 바벨도 호전성 지나침...
그냥 둘이 사이좋게 사막양아치가 되면 안되는걸까(안됨

171 미카엘라 (Q8m1ikrw0Y)

2023-08-18 (불탄다..!) 16:13:03

>>159
기억을 잃기 전의 자신이 어땠는지는 모른다. 심지어 사막 이전의 자신은 존재하지 않았더라도 할 말이 없다.

그렇지만 이 괴기한 상황 속에서는 누구라도 겁에 질릴 거라고 믿었다. 베풀며 사는 성자, 최상의 깨달음을 얻은 부처, 세파에 치든 평범한 사람,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 모두. 자연법칙에게 배신당한 경험은 있을 리 없으니까.

달리던 발이 느려진다. 협곡 사이에 들어와 바위 벽을 짚고 섰다. 몸에 박힌 인대로 허리를 숙여 숨을 고르려 해도 애초에 고를 숨이 없다. 이제는 토할 위장이 뱃속에 존재하는지도 의심스럽지만, 속이 울렁거리는 기분이다.

".....흐읍."

허우적허우적 바위틈 안에 주저앉았다. 어차피 차오르지도 않는 숨. 손으로 코와 입을 틀어막아버렸다. 이래도 숨이 막혀서 고통스럽거나 산소 부족으로 실신하지 않을테니. 도리어 숨소리는 실체없는 두려움이 자신을 찾아낼 징후가 될지도 모른다.

서늘한 바위틈에서 눈도 감고 숨도 멈추고. 당분간 이렇게 있기로 했다.

172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19:43:26

얍 갱신 , 조금 있다가 와서 답레 주르륵 달아두도록 하겠습니다 !

>>169 정말로 오마이 ' 갓 '

>>170 마음에 안 들면 대충 밥상 엎어버리는 그런 조합이군요

173 ◆.Th3VZ.RlE (0vHStmwz9M)

2023-08-18 (불탄다..!) 20:45:19



>>161

다부진 각오의 말에 괴인이 어깨를 들썩였다 . 당신의 말에 꺽꺽거리며 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괴인 . 철가면 사이로 풍선 바람 빼는 소리가 나는데 저 소리가 웃느라 나는 소리란 것을 당신이 깨닫기까지는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다짜고짜 되찾겠다고 , 되겠느냐 그런 것이 .

철가면의 틈으로 괴인이 가두어 기르는 어둠이 새어나오며 속에 응어리졌던 소리가 당신의 귀를 간지럽혔다 . 괴인의 비쩍 곯은 손이 한 웅큼 모래를 움켜쥐자 마법처럼 한 자루의 대낫으로 변해 서슬 퍼런 빛을 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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