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12075> [반상L] 딜레마의 배심원 -재판장 1- :: 1001

캡틴 ◆B..eEWGcm.

2023-08-01 19:56:31 - 2023-08-18 01:02:31

0 캡틴 ◆B..eEWGcm. (xgyUxMpXEk)

2023-08-01 (FIRE!) 19:56:31

'딜레마의 배심원'의 캐입스레입니다.

※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recent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818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18:06

박권태의 재판이 끝나고, 휴게실에 조용히 앉아있는 마사다. 손에는 이온음료가 들려있다. 눈은 텅 비어있는 듯 딱히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

//누구보다 빠르게 난입~!

819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21:47

"...수고했어, 마사..."

조용히 휴게실에 들어와, 옆에 앉아 말을 거는 세이카. 역시 조금은 충격이였는지, 입술이 약간 파랗다.

820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3:23:11

>>818 마사

그림자가 당신의 앞에 드리워진다.

"괜찮은겐가."

올려다보면, 한 쌍의 잿빛 눈동자.

어째서인지, 첫 심문의 데쟈뷰가 느껴진다.

821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23:27

>>819 "세이카 씨..."

눈동자에 빛이 점차 깃든다. 말을 편하게 하는 세이카를 상대로 하는데도 꿋꿋이 '씨'를 붙이고 있다.

"세이카 씨도 수고하셨어요."

자연스럽게 머리를 기대려 한다.

822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25:30

>>820 "괜찮지 않을 이유가 있나요?"

마사는 그렇게 묻고는 텅 빈 소리로 웃는다. 웃음소리는 점차 힘빠진 신음소리로 잦아든다.

"제제 르 귄 씨. 2심이다 보니 이제 대충은 진상이 보이는 것 같지요?"

823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26:03

"... 세이카,라고 불러도 되는데..."

@뭇내 아쉽다는 듯 중얼거리고는, 머리를 기대기 편하게 자리를 잡으려 한다.

"...역시, 이 재판은, 너무 힘들고, 아프네."

@슬픈 눈으로 중얼거리며,천장을 본다.

"이게, 벌인걸까...?"

824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28:07

>>823 마사는 뚱하니 기댔던 고개를 들어 세이카를 보더니 눈웃음을 짓는다.

"그럼 저도 말을 편하게 해도 될까요. 세이카."

머리를 기대고서 몸에 힘을 조금 뺀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눈빛이다.

825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3:31:31

>>822 마사

"..."

제제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러한 마사를 가만히 응시하는 제제는, 지나치게 덤덤하게 보인다.

대답하는 대신, 주제를 돌리듯, 손에 든 보온병을 들어 올려 흔든다.

"내, 그대가 필요로 하지 않을까 싶어 가져왔다만, 역시 필요없겠군."

따뜻한 차를 담아온 것일까. 제제의 눈이 잠시 이미 마사의 손에 들린 이온음료를 지그시 바라본다. 그리고선 보온병을 그대로, 쓰레기 버리듯이 아무렇게나 던져둔다. 데굴데굴, 더 이상 쓸모가 없으면 사라져야 하는 듯이 보온병은 저 멀리 굴러간다.

앉아야 할까, 제제가 잠시 고민한다. 예전에는 눈 높이를 맞추면 화냈는데. 깉은 이해 없이 표면만 긁는 배려에 그치고, 제제는 그대로 서 있기를 택한다.

대신, 영원히 회피할듯했던 질문의 답을 꺼낸다. 그 것 또한 하나의 답이라 부를수 있다면.

"진상이 그대를 괴롭게 하는가."

826 세이카 (KqMWtrRWEQ)

2023-08-15 (FIRE!) 23:31:41

"반말해도 되니까... 사실, 마사, 나보다 한살 언니기도 하고..."

끄덕인다. 계속, 말하고 싶었지만, 용기를 못 냈을 뿐이다.

"... 아직...변하지는, 않았어. 권태 아저씨도...그, 이유는...보이고. 화나는것도...보이고."

827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36:03

>>825 던져진 보온병을 마사는 놀란 눈으로 본다. 저렇게 아무렇게나 물건을 대해도 되는 건가 싶은 마음과 더불어 조금은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눈 앞에서 물건을 던져도 그저 고개를 조아리는 이들 안에서 자라왔겠지.

"박권태 씨의 진상이요?"

마사는 제제가 던진 보온병을 가져온다. 그러더니 보온병의 뚜껑을 열어 뚜껑에 안에 담긴 액체를 따르려 한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박권태 씨를 용서해야 할지..... 성의는 잘 받을게요."

안경을 들썩이며 말한다.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내던질 필요는 없답니다?"

모르는 것을 설명해주는 듯한 어조다.

828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39:03

>>826 "그래. 그럼... 하지만 세이카가 먼저 말을 터 줄 줄은 몰랐네."

의외라는 듯이 말을 하고는 조금 웃는다. 마사가 농담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많이 컸어. 라고 했을지도.

"세이카 말대로 이 재판이 살인범들을 위해 준비된 벌인지도 모르지."

하지만 세이카가 힘들어하는 이유는 나와 완전히 같진 않을거야. 같은 얘기는 하지 못하고.

"그건, 살해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야?"

어깨를 기댄 탓에 마사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목소리의 울림이 몸을 통해 세이카에게 전달된다.

829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43:31

>>828

"아하하...그래도, 의지해 달라고 말한건...마사고... 품안, 따뜻했고..."

나같은게, 이렇게 좋은 취급을 받아도 될까, 싶을 정도로. 라고조용히 중얼거렸다.

"살해한 마음이라기 보단...어째서 그렇게 분노한걸까, 같은거. 역시... 살인, 까지 갈 정도는 아니지만, 그 마음은...?"

고개를 젓는다.

"역시...이런건, 배운적이 없어서... 므으."

830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48:34

>>829 "당연하지. 그런 건...."

말을 이어가려 하던 마사는 세이카의 중얼거림에 예민하게 반응해, 어깨에 늘어져 있던 머리를 치켜세우고 세이카의 손을 붙잡으려 한다.

"그런 얘기 하면 안 돼! 세이카는 자신감이 너무 부족해."

살인범인 이상 자신감이 부족한 건 이해하지만 그 중에서도 세이카는 유별나다.

"세이카도 좋은 점이 많고 좋은 취급을 받아도 좋단 말이야. 적어도 우리들이 서로 대하는 것만큼은."

툴툴거리고서는 등을 등받이에 기댄다.

"그런 것을 배우면 그거야말로 이상하지."

작은 소리를 내면서 웃었던 마사는 한동안 천장을 뚫어져라 보고서 말한다.

"..세이카. 하지만, 아니야. 그런 걸 이해하려 해서는 안 돼. 나, 이제야 알았어. 이 재판은 성실하게 해 봤자 이득이 없어."

831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3:49:12

>>827 마사

통, 통, 굴러가는 보온병을 고개를 돌려 확인하지도 않았다. 어디로 굴러가는 지 정도야 소리로 알고, 무엇보다 보온병은 더 이상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쓸모없는 것이 그렇듯, 그 작은 물체는 그녀의 시야에서 금방 사라졌다. 마사의 추측대로, 이러한 쓸모없어진 것이 시야 밖에서 치워지는 것에 익숙하였다. 그렇기에 두번 다시 생각조차 품지 않는다.

하지만 마사는 온전히 제제의 시야속에 있기에.

제제는 또 다시 당황한다.

"...어째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벙하게 되묻는 소녀. 제제의 첫 심문 전, 그녀가 어떠한 사람인지 밝혀지기 전에, 새로운 것을 가르쳐준 마사를 바라보던 눈과 흡사하다.

차를 쪼르륵 따르면, 딱 마시기 좋은 온도로 맞춰진 차가 모락모락 새하얀 김을 내뿜으며 담아진다. 향긋하게 퍼지는 꽃향으로 보아,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에 좋다는 라벤더 향이다. 그 것도 나름 고급스러운. 사마엘에게 특별히 따로 부탁한 것일까? 무엇이든, 쓴 맛 하나 없어 우리는 데에 꽤나 공을 들인 듯하다.

이해할수 없다는 듯, 그러한 마사를 지긋히 바라본다. 이미 마시던게 있지 않았더냐, 하고 묻고 싶은 말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팔짱을 끼고 시선을 돌린다.

"...본좌는, 진상이 어찌되었든, 소감은 똑같다만... 어찌 그게 그대를 괴롭히고 있을까. 그저 그대가 원하는 데로 행동해도 좋을텐데."

잠시 입을 다물다 다시 중얼거리듯 얘기한다.

"역시 그대는 성실하여 그런 것일까."

832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54:50

>>831 "필요없을 것 같다고 해도 상대방이 사실은 필요로 할 지도 모르고,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이걸 필요로 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렇지 않다고 해도, 물건을 아무데나 내던지는 것은 품위없는 행동이에요."

마사는 그렇게 말한 뒤 차를 맛본다. 마음은 안정시키는 차의 맛에 조금은 기분이 좋아진 것 같다. 양손으로 뚜껑을 받쳐들고,

"맛있네요. 제제 르 귄 씨도 맛을 보셨어요? 그런 게 아니라면 같이 맛보아도 좋은데요."

찻물에 찰랑거림이 잦아드는 것을 지켜본다.

"제가 원하는 것을 찾느라고 힘들답니다."

성실하다는 말에는 기뻐하던 예전과 달리 조금 서글픈 눈빛으로 제제를 올려다본다.

"성실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다시 차 한 모금을 마시고,

"제제 씨는, 무조건 모두를 용서할 작정이겠죠?"

예상했다는 듯한 투다.

833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59:08

>>830 "하지만...납득이 되지 않아..."

"난, 어째서 용서된걸까...? 이유를 들어도, 이해가 안돼..."

몸이 살짝 떨린다.

"이해가 된다는 것이 무서워. 여기 있는 사람 전부가, 정확히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말할수 없어, 하지만, 저 사람의 심정이 이해가 돼. 어째서 그런 일을 했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해. 그래서, 무서워. 내가, 그걸...긍정해 버린다는 것이. 긍정하지 않으면, ㅈ,죽는게 되는걸..."

"...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 하지만... 제제의 말들이 달콤해. 그거에 설득되면 안되는데. 전의 제제와는...친구였다, 생각했는데..."

조금 목소리에 물기가 찬다.

"... 나, 최선을 다할거야...하지만... 두려워. 내가... 내가, 무심코 내가 한 일을... 별거 아니라고 여길거 같아서..."

834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0:07:11

>>833 마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주변을 둘러보더니 속닥였다.

"세이카가 지금까지 힘냈다는 걸 모두가 알아준 걸 거야. 심문할 때도 느껴졌는 걸."

어차피 만장일치로 용서한다는 결과가 나왔으니 숨기지 않아도 될 텐데, 자신이 용서한다는 표를 던진 것을 숨기기라도 해야된다고 믿는 것 같기도 하다. 성실함의 탓일지도 모른다.

"극단적이기는 하지. 하지만, 세이카. 난.. 난....."

무언가를 말하려 가슴팍의 옷을 꽉 쥐지만 울 것 같은 세이카의 모습에 더이상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제제 르 귄 씨는 불쌍한 아이라고 생각해. 어릴 때부터 잘못된 교육으로 길러져 잘못된 사상을 갖게 된 사람 말이야. 분명 세이카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말이 달콤했겠지. 그래서 제제 르 귄 씨를 필요로 한 거야. 하지만 진정 그 사람을 위한다면, 나는 설득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

씁쓸한 목소리가 되어간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이 감옥이라는 이상한 곳에서, 살인범이라는 신분으로 만난 괴상한 관계였지만.... 친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실제로 그랬다고 믿었고."

세이카의 말에 마사는 상대의 손을 단단히 잡으려 한다.

"그렇게 되면 내가 생각을 돌려 줄게. 제제 씨에게 설득되어선 안 돼. 그게 세이카를 위한 길이고 제제 르 귄 씨를 위한 길이 아닐까? 잘은 모르겠지만."

835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00:13:29

>>832 마사

마사의 말에 심란한듯, 입을 달싹인다. 새로운 것을 배우며 받아들이는 듯,거기에 의문을 품듯, 또 혼란스러워하듯. 누구의 말이라면 깊게 듣고 받아들이는 행동 또한 일종의 직업병일까. 결국 제제는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다. 이해는 안간다는 듯이 눈가는 모아져있지만, 그래도 받아들였다는 듯이.

그러다 마사가 차를 권하자 눈이 방황한다. 잠시 머뭇거리지만, 마사가 내미는 보온병의 뚜껑을 두 손으로 받아들인다. 많이 연습한 듯이, 절도되고 절제된 동작으로 뚜껑의 가장자리에 입술을 데, 작디 작은 모금을 입에 담는다.

따뜻한 온기가 혀에 닿자 유심히 살펴보면 조금은 표정이 풀어진듯하다. 스스로 우린 차에 스스로 안정을 찾는 아이러니다. 더불어 완벽히 차를 우렸다는 안심감도 있을테다.

"그래도 괜찮아."

중얼거리듯, 눈을 살짝 내리깔으며 얘기한다. 차의 온기에 데워진 따뜻한 손이 보온병의 뚜껑을 마사에게 돌려준다.

"방황하느라 힘들어도. 성실하지 않다 해도. 그대는 그저, 하나의 인간으로서..."

뭔가 더 말하려고 했을까, 그대로 말을 흘리다 입을 닫는다. 그 대신, 마사의 질문에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즉답이 내려앉는다.

"그대들이 그 것을 원한다면."

예상과는 다를 대답일까? 그래도 그것을 말하는 제제의 두 눈에 굳은 신념이 일렁인다. 제제는 빙그레 미소를 내보인다.

"물론 본좌는 그대들 모두 잘못없다 보나...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아니한가. 여기의 '용서'가 보편적인 의미의 용서가 아니라는 것을."

836 세이카 (2zylHppCLQ)

2023-08-16 (水) 00:15:42

"...진짜, 힘낸걸까...? 봤잖아, 그 화면의, 그거...난...도망쳤었던거야...나쁜 아이가 되었던 거라고...그런데, 그런데도...난, 아직 착한 아이로 있을 자격이, 정말 있는걸까...?"

@목소리가 계속 떨려온다.

"...있지, 마사... 나, 그, 모두에게, 용서한다고 했잖아...실은..."

"... 나, 소원권이라는건, 필요가 없다고, 조금, 생각하고...있어..."

"... 그, 소원권이라 해도...불가능한건, 못 들어주기도 하고... 지금, 내 소원은... 그, 여기있는 모두가, 도와주지 않으면... 얼마나 빌어도, 빈 소원이 될것 같은걸."

"마사...원숭이 손...이라고 알아...?"

"나... 그렇게 생각해. 소원을 위해, 그걸 해버리면... 그건... 그 결과는, 아무리 좋게 나와도, 이 안에, 남을거라고..."

"... 역시, 주제 넘었으려나..."

목소리가 작아지다.

"...1심이 끝난 후에...조금, 들어버려서..."

"... 그리고... 착한 아이라면, 이 재판,계속...있어야 하는걸... 좋은 질문은...힘들지만...그래도... 최선, 다해봐야지... 모두, 좋은 사람이 될수 있다고, 생각하는걸..."

837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0:19:46

>>835 차를 맛보는 제제를 보는 눈빛이 풀어진 듯하다. 뚜껑을 돌려받고서,

"그렇게 얘기해줘서 고마워요."

그게 진심에서 우러나와 하는 말인지 그저 고해성사를 받는 종교인처럼 예의에서 하는 말인지는 알 수 없기에 그리 감명을 깊게 받은 것 같지는 않다.

"용서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용서하지 않는다."

마사는 시선을 돌린다. 자비롭군요. 라고 감상을 말하면 자신이 신이라고 생각하는 믿음을 더 공고히 해주는 꼴이 될 것 같다.

"그렇지요. 사형에 대한 찬성, 반대로 이름을 붙이면 좋을 뻔했어요."

마음 속으로는 용서하고 있다 치더라도 용서하지 않는다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제를 똑바로 보며 말한다.

"죄인의 원에 따르는 것이 그 사람에게 악영향이 된다고 해도 그렇게 할 건가요?"

838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0:29:52

>>836 "착한 아이로 있어야 한다는 건 강박이야. 물론 착한 아이로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세이카. 지금까지는 힘내왔었잖아? 어떤 사정인지 자세히는 몰라도. 그러면서도 이렇게 얘기하는 게 뜬구름 잡는 것처럼 이상하다고 해도... 반드시 착한 아이로 있을 필요는 없어. 그러니까 그런 자격 같은 건 따지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힘껏 즐거움을 추구하면 안 될까. 감옥 안에서 이런 이야기는 이상하겠지만."

떨리는 목소리에 마사가 세이카의 어깨를 토닥이려 한다. 소원권에 대한 얘기에는 말문이 막힌다.

"원숭이 손이라면 소원은 들어주지만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들어준다는, 그거?"

마사는 꺼내려 했던 말을 결국 꺼내지 못할 것을 예감하며 세이카에게 말한다.

"........아아."

그렇지. 마사는 가까스로 잠에서 깨어난 듯한 목소리를 낸다. 세이카의 성선설은 자신만을 향한 게 아니었다. 그에 진정으로 용서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저 뿐이라 해도, 모두를 향하고 있었다.

역시 세이카에게는, 말할 수 없다.

"으응..... 역시 착한 아이라는 것에 너무 구애받는 건 세이카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마사는 소원에 대해 물어볼까 하다, 그만둔다. 착한 아이가 되고 싶다라든가,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라든가, 살해에 대한 것이면 분위기가 전환이 되기는 커녕 무거워질 것 같다.

"이거, 마실래?"

이온음료를 들어보이며 묻는다. 아직 따지 않은 새 것이다.

839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00:33:02

>>837 마사

제제의 눈이 기민하게 마사를 흩는다. 마사가 제제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 챈것일까. 밀어 붙일지, 그저 그대로 둘지 고민하다, 전자로 마음 먹는다. 몇칠 전의 제제였다면 마사를 존중해 그대로 두었겠으나, 현재의 제제는 긍정 받았기에.

"진심일세. 본좌는, 언제나 진심이다."

그래봤자 더해지는 건 한두마디 뿐일지도 모른다. 낮게 내리깐 목소리로 그리 얘기하고, 팔짱을 푼다.

"또한, 소원권을 얻을 자격, 이라고도 부를 수도 있지."

마사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인다. 본인은 소원권에 흥미가 전혀 없는 듯, 혹은 없어진듯, 심드렁한 어투지만 말이다. 그래도 마사의 질문은 제대로 생각하는 듯, 느릿하게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다.

"악영향이라... 예를 들어, '용서'로 살아나가, 어쩔수 없을 불행을 마주한다면..."

제제의 감정이 바로 얼굴에 나타난다. 진심으로 생각하기도 끔직하다는 듯이 표정이 일그러졌다는 뜻이다.

"본좌는, 그 생각이 매우, 매우 싫다네. 본좌는 그대들이 불행해지는 것을 누구보다도 바라지 않으니. 허나... 본좌는 그저 신. 그대들은, 진리를 안다 하여도 신도도 아닌 자들."

추욱, 슬피 늘어진다.

"결국 본좌가 무엇을 할 수는 없다네. 그대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괴로운 길을 걸어나가도..."

그러다 떠올른 생각에 손바닥 뒤집듯, 얼굴이 바로 환해진다. 약간 상기된 볼과 함께, 두 눈이 기대감에 반짝인다.

"아아. 물론, 그대들이 나의 「신자」가 되어준다면 말은 달라지지!"

840 세이카 (2zylHppCLQ)

2023-08-16 (水) 00:36:26

"...착한아이로 있고 싶은걸. 나쁜아이가 되기는 싫은걸. 나쁜아이가 되면...이 호의도 사라질거 같은걸. 내 죄가, 더 커지는걸... 즐거움을 언젠가, 즐기더라도...내가 그런 일을 해버렸다는 건, 사실이고, 변하지 않는걸."

"응, 책에서 봤었는데...무섭더라. 그래서... 어라, 나...뭔가 잘못했어...? 목소리가, 살짝 막혔는데..."

1심에 전부, 용서한다를 적은것은 맞다. 하지만...

"...미안...말하고 싶은게 있으면, 이야기해도 되는데... 나, 상처줘버린걸까...? 나...진짜, 친구를 사귄건... 처음, 이라서..."

841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0:39:16

>>839 "아아, 티를 냈나 보네요."

마사가 처음에는 놀랐다는 듯, 다음 순간에는 미안하다는 듯이 말한다.

"그렇겠네요. 소원권을 얻을 자격, 말이지요."

제제는 관심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그것때문에 그토록 지금 고뇌하고 있지 않나. 마사는 차를 다시 따라 마시며 진정하려 애쓴다.

"그런 악영향은 아니지만....."

마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른다. 어물쩡대는 마사가 제제의 모습을 훑는다. 바로 여기에 악영향을 받은 자가 있는데, 악영향을 악영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 무어라 설득할 것인가. 어쩔 수 없이 차나 마저 마시려다가 콜록거리며 일부를 옷과 바닥에 쏟는다.

"이 안에선, 전도같은 건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입가에 흐른 차를 옷소매로 닦아내는 마사가 제제를 힘주어 노려본다.

"그런 이야기에 정말로 넘어가는 사람이 생긴다면 저도 가만 있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842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0:45:22

>>840 무엇을 생각한 건지 마사가 웃는다.

"나쁜 아이라면 역으로 나쁜 아이라서 받는 호의나 이득이 생길지도 몰라?"

그러고는 다시 진지한 얼굴이 되어,

"그런 마음이면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나는.... 잘못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 우리의 경우에는 조금 큰 잘못이긴 하지만, 잘못을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미안함과 용서를 비는 마음을 품고 있으면 돼."

그것이 마사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것인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서 말한다. 어쩌면 세이카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앞장서는 건지도 모른다.

"아냐. 세이카는 잘못한 거 없어."

잘못하고 있는 건 나인지도 몰라.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전혀. 아냐. 괜찮아. 저기, 친구라고 말해주니 기쁘다."

뺨이 조금 밝아진 것 같다. 친구라. 그러니까, 더더욱,

미움받고 싶지 않아.

843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00:50:15

>>841 마사

"경험이지. 본좌야, 그대 같은 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눈 적있어서 말일세."

마사가 무안해하자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듯, 지나가듯이 얘기한다. 본좌가 진심으로 그들을 위한다는 것을 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들, 이라 설명하며.

그리고선 마사의 추가 설명을 기다리지만, 쏟아지는 차에 눈이 동그래진다.

"아앗! 이, 이런. 괜찮은가? 내 미안할세..."

쩔쩔매면서 마사를 신경쓰는 모습이 퍽 웃기다. 다행이 미리 식혀 데일 온도는 아니지만, 허둥지둥 차를 마사에게서 닦아내려 한다. 예전에 스스로 손에 맥주를 쏟아도 건드리지도 않았던 예복을 닮은 수감복, 거기서 목에 두른 스톨을 풀어내, 마사에게서 차를 닦아내려 한다. 그러던 중 멈칫하는 손.

"전도라..."

진심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이, 눈살을 모아 고개를 기울인다.

"어째서인가? 그대들의 눈이 뜨인다면 더는 괴로워하지 않을텐데?"

자신만만하게 손을 가슴팍에 올려, 누군가에겐 신뢰감을 안겨줬을 미소를 짓는다.

"본자의 신자가 되는 것은, 곧 본좌를 따르며 본좌가 그들을 위한 선택을 하리라 믿는 것. 내 16년 신으로서의 일생, 그 무슨 신자도 실망시킨 적 없다네."

그러니 안심하라니. 무슨 무사고 차량이라도 광고하는 듯하다.

844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0:54:54

>>843 "제제 르 귄 씨는 사람을 만난 경험이 많으면서도 굉장히 편향된 경험만을 한 것 같은 게, 독특하네요."

마사는 쏟은 차를 닦아주려는 제제에게 괜찮다는 듯 손을 들어 보인다.

"하아.... 제제 르 귄 씨. 잘 들으세요."

마사는 소용없으리라 생각하지만 말을 꺼낸다.

"당신의 사상은 잘못되었어요. 크게 잘못되었다구요. 그게 제제 르 귄 씨의 부모님의 잘못인지 신자들의 잘못인지 아니면 모두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희생된 거예요."

신으로서,

기댈 것이 필요했던 이들에게.

그러나 마사는 제 시선 또한 편협함을 알지 못한다.

845 세이카 (C1F8GoNk0M)

2023-08-16 (水) 00:59:24

"... 나, 쁜 아이라면... 착한아이로, 받았던 호의가, 사라지는걸..."

절레절레 젓는다.

"마사랑, 나쁜 사이되고 싶지 않아. 모두, 나 착한 아이라서 좋아하는거잖아. 응."

잡은 손을 살짝 더 쥐면서, 자신의 가슴께로 올리려한다.

"... 친구인걸. 내 첫 친구. 그러니까...행복했으면 좋겠어. 정말로."

846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1:03:21

>>845 착한 아이라서 좋아한다는 말에 말문이 막힌다. 착한 아이로 보이지 않았다라도 모두가 그녀에게 용서한다는 표를 던졌을까? 마사가 세이카와 지금처럼 친해질 수 있었을까? 세이카의 살해의 진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악독하고 무자비하다면....

잡념이 올라와 마사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영광이야. 세이카. 우리 둘 다......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손을 맞잡은 채 마사는 미소를 띄었다.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은 가슴 깊숙이 묻어두고서.

// 괜찮다면 막레로 할게~! 수고했어!! 세이카주~~~

847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01:05:39

>>844 "그럴수도."

놀랍게도 쉽게 수긍하긴 한다. 마사가 손을 들음에도 아쉬운 듯 스톨의 천 나머지 물기를 회수하려 하지만. 그러다 스톨을 접던 와중, 제제는 마사의 말을 듣자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리고 마사의 말이 끝나갈 즈음, 마사는 방금 제제가 마사에게서 무엇을 봤는 지, 어째서 자신의 말이 마사에게 닿지 않았으리라 확신했을지 알게된다.

제제 또한, 그러한 표정을 짓고 있기에.

"하하!"

만약에. 판결 전이었다면. 아니면 그 결과가 달랐다면. 제제는 이에 분노로 답했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분노조차, 안의 사람에 닿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아닌가. 제제의 눈이 거짓말처럼 곱게 휘어지며, 비웃듯이 올라간 입꼬리를 소매가 함께 한다.

"그대 말이 맞다면, 어째서 본좌가 사해졌는가? 그도 모자라-"

펄럭, 펼쳐진 손과 함께 소매가 아리땁게 춤을 춘다.

"어찌하게 살인자인 우리 모두가 사해졌는가?"

타인의 긍정으로 심어진 확신으로 눈이 빛난다. 잘못되지 않았다. 희생당하지 않았다. 아니, 신이 희생당했다니. 우스운 말이다. 하하!

그리고 웃음을 머금은 그대로 고개를 기울인다.

"그대야 말로, 어째서 본좌거짓된 사상에게 기대지 아니한가?"

"죽음의 공포. 살인의 죄악감. 기다려도 오지 않는 행복에 대한 불안감 -"

"그 모든 것이 씻은 듯이 사라질텐데?"

848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1:13:09

>>847 이것이, 악영향이다. 재판 결과의 악영향이다. 어쩌면 조금 더 생각해야 했는지도 모른다. 1심 결과의 이후에 대하여. 마사는 머리를 감싼다.

"제제 르 귄 씨도 방금 말했잖아요. 이곳에서의 용서는 말 그대로의 용서가 아니라고. 어쩌면... 제각기 다른 이유로 상대방에게 소원권을 부여한 것인지도 모르지요. 사형당하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던 사람이 있었던 건지도 모르고요."

제제의 말에 남은 차를 한번에 마신 뒤 뚜껑을 닫는다.

"제가 편하자고 제제 르 귄 씨에게 기대는 건 당신을 위한 일이 아니에요. 저를 위한 일 또한 아니고요."

마사는 텀블러를 제제에게 내민다.

"잘 마셨어요. 이건 돌려드릴게요. 이번엔.. 던지면 안 돼요."

그렇게 덧붙이고는 조금 비틀거리며 일어선다.

"전 이제 가 봐야겠어요."

//괜찮다면 이걸 막레로 하거나 막레를 받을게~~!

849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01:21:57

>>848 마사

"..."

손을 내밀어 보온병을 받아 들며, 마사의 말에 알수 없다는 표정으로 대한다. 그것은 세상을 흑백으로 판별할줄만 알던 색맹이 색깔을 설명받는 모습과도 흡사하고, 덜 자란 아이가 왜 사탕을 먹으면 안되는 지 듣는 고집스런 자만감와도 흡사했다.

동시에 흡사하단 말은 완벽히 같지는 않다는 소리였다. 두 손으로 받든 보온병. 내용물은 따뜻해도 겉으론 그 온도를 느끼지 못한다. 속이 텅텅 비었어도, 깨닫지 못한다. 그 것을 지그시 바라보다, 떠나는 마사에게 시선을 던진다.

"역시, 그대는... 본좌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해."

중얼거리듯, 그녀의 등에 던진 혼잣말이 들린다. 들어 본 적도, 생각한 적도 없는. 더 이상 떠나는 그녀를 보고 있지 않는 제제는, 손안에 든 보온병에게 말을 거는 듯하다.

"그대를 이해할수가 없어..."

//수고했어!!!!

850 제제 르 귄 - 세이카 (KZ0QrJMuRM)

2023-08-16 (水) 01:33:14

늦은 밤. 세이카의 방문앞에 똑똑, 일정한 박자의 소리가 들린다. 타 수감자들보다는 조금 낮은 위치에서 나오는 노크 소리. 그 소리를 따라 문을 열면, 누구는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누구는 만나고 싶었을 수도 있는 소녀가 서있다.

"그대."

나름 시간을 신경쓰는 것일까? 낮게 내리깔은 목소리가 복도를 울린다. 그런 와중에도 싱글벙글 호의어린 미소를 짓는 것은 여전하다. 지금쯤이면 잘 준비를 할 시간일텐데도, 거의 강박적으로 단정한 차림새 또한, 여전하다.

그리고선, 별 다른 설명 없이 손을 내미는 그녀. 세이카 앞에 그 손을 펼쳐들면, 작고 오래된 기종의 mp3가 놓여져있다. 기억이 좋은 편이라면, 예전 방송을 통해 이전에 제제가 사마엘에게 받은 것이라는 것을 알테다.

"그대에게 주고 싶어서."

눈웃음과 함께 다정한 미소를 짓는다. 만약 세이카가 손을 마주 내밀었다면, 그 손에 쥐어주려 한다.

851 시미즈 마사 - 독백 (c4NPw6zfF6)

2023-08-16 (水) 04:02:39

그리 넓지 않은 방 곳곳에 퍼즐이 널려있다. 자세히 보면 다 맞춘 퍼즐이란 걸 알 수 있다. 개중엔 백지퍼즐도 있다. 몇 시간이나 걸려서 맞추어야 할 크기다.

평소처럼 단정한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에 퍼즐이 채인다. 다 맞춘 퍼즐을 하나, 가끔은 양 손에 하나씩 들어 우르르 쏟아버리는 마사다.

퍼즐이 바다를 이룬 가운데 마사는 자신의 방 중간에 무릎을 모으고 앉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저런 얼빠진 표정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도 없는 것이다. 주머니에서 끈 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다.

852 세이카주 (SwVA/dKYJw)

2023-08-16 (水) 05:05:35

>>850 제제

"ㄴ, 누구...아, 제제씨..."

방을 살짝 열고, 반갑다는듯 살짝 웃어보이며 들어오라고 권유하려는 그녀였다. 조금의 흐트러진 차림새와 안경을 벗고 있는 그녀는, 곧 자려고 준비중이였던 듯 하다.

"... 에... ㅇ,어째서...?"

그 MP3를 받고 안경을 써서 확인을 하자, 조금 당황하며 잠이 달아나는 기색이 보이는 그녀였다. 같이 듣고 싶었는데, 그냥 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듣고 싶지 않다는 걸까...?

"... 그으... 같이, 듣고 싶은데... 지금은, 시간이 늦었으려나요..."

853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05:12:08

>>851 마사

"...그으... 마사, 바빠...?"

사실, 조금 불안해져서 무심코 마사의 방으로 온 것이였는데, 마사가 무언가, 힘들어 보였다. 들어가려다 머뭇거리며, 문지방에서 빼꼼, 하고 머리를 내밀고 마사를 불러보는 세이카였다.

"... 힘들면... 나중에 이야기해도 되는, 데... 하지만... 대단하다..."

사실 퍼즐은 그림이 있어도 잘 못맟추는 세이카였기에, 역시 대단하다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그녀였다.

854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5:19:45

>>853 인기척에 마사는 문 쪽을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세이카가 빼꼼히 내민 얼굴이 있다. 평소같지 않게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세이카를 멍하게 쳐다보던 마사는 앗. 하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머리카락을 허겁지겁 정돈해 졸라 묶는다. 빗을 들 겨를이 없었기에 손으로 빗은 것은 덤이다.

"세이카! 무, 무슨 일이야?"

더듬거리면서 자기 방 꼴을 보고는 허겁지겁 일어나서 구속복을 턴다.

"그.. 세이카. 저기, 복도에서 얘기할 수 있을까? 보, 보다시피..."

엉망인 방 꼴을 보였다는 것에 얼굴이 새빨개진다. 말을 하는 도중에도 후다닥 퍼즐을 한쪽으로 밀어넣으려 하지만 하도 많이 떨어져 있어서 겨우 길을 만드는 것밖엔 할 수 없다.

855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05:28:06

>>854

"... 아, 으, 응... 미안...!"

당황하는 그녀를 보며, 덩달아 당황하며 문을 닫아주는 세이카. 어디선가 데쟈부라는 느낌이 들지만, 그럼에도 세이카로써는 어쩔수 없다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반응이였다.

"그, 다 되면 나와...? 나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아니면, 내 방으로 와도 되고... 그, 응, 미, 미안..."

하지만 나오는 말은, 역시 걱정이 함유되어 있는 말들이였다. 마사가 그렇게 힘든건... 혹시, 나 때문인걸까. 싶은 생각이 들며, 심장의 박동소리가 조금 커진 기분이 들었다.

856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07:41:46

그러니까, 그게 문제입니다.
이건 끝이 없어요.
한이 없단 말이에요.
무엇이? 라고 물어보지는 말아주세요. 당신도 보고있듯이 제가 느끼는 모든 것은 단순히 어른이 되지 못한 인간의 억지에 불과하니까.

누가 정말로 저를 구해줄수나 있을까요.
.ar.

그녀는 정돈된 수감실에서 다시 눈을 뜬다.
바깥은 애써 보려 하지 않았다. 본다고 해도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다는 것을 그녀는 이제 알고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난 그녀는 곧장 책장으로 향했다. 이런저런 책보다는 지금까지 자신과 상담을 원하거나 자신이 의료행위를 시도한 흔적들중 하나를 잡아들였다.
어디까지나 독단적인 판단이고 제대로 된 검사는 하지도 못했으니 추측에 불과한 수준의 차트들이었지만 이것을 읽고 있을때만은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으니 아무래도 그녀는 여전히 미련을 놓지 못한 모양이었다.
모든것을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을 잡고 있으면 자신의 생각보다 자신은 그리 강하지는 않은 것을 깨닫기도 한다.
바깥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그저 멍하니 의식이 호흡하는 채로 그녀는 그 곳에 서서 조용히 어린아이와 어른의 사이에 있는 그 시간의 틈을 방황한다.

857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8:48:42

>>855 "바, 방으로 하자!!!!"

문이 닫히자 허둥지둥 퍼즐조각들을 모아 방 한 구석에 쌓는다. 누군가 들어올 줄 모르고 충동적으로 한 행동들이라 지금의 마사는 굉장히 부끄러웠다. 자신의 매무새를 더듬더듬 정리한 뒤에 바깥으로 나가려다, 주머니에 있던 것을 꺼내 침대 아래에 집어넣고 나간다.

문을 닫은 마사는 급하게 모든 것을 해낸 덕분에 조금 헉헉거렸다. 그러면서도 세이카 앞에서는 허리를 다시 곧게 피고 앞머리카락을 결의 방향으로 날리면서 학생회장답게 당당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한다.

"세이카. 내 방이.. 평소에도 저렇지는 않아."

다른 사람이었으면 노크 정도는 하라구욧!! 하고 볼멘소리가 먼저 터져나왔을 텐데 상대는 세이카다. 그렇게 말했다간 미안해서 진동하다 터져 죽을지도 모른다. 거기다 몇 번이나 사과하고 있었으니 대신에 얼굴을 붉히며 변명같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어쨌든, 무슨 일이었어?"

학생회장으로서 상대방을 살피는 눈빛이 안경 뒤에서 반짝인다.

>>856 언제부턴가 문 밖을 서성거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것은 한동안 이어진다. 언제까지 저러려나 싶었더니 문을 통통통, 두드리는 손이 있다.

"옥사나 씨. 일어났나요?"

시미즈 마사다.

// 이어도 되려나~~^p^!

858 옥사나 하네즈카 (wKbf6i8q.Y)

2023-08-16 (水) 09:11:28

>>857 마사
긴 시간동안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탓일까 그녀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조금 늦어졌다.
문을 두들길 때가 되어서야 그 소리에 놀란건지 그녀는 허겁지겁 차트를 다시 꽂아두고 마사를 맞았다.

"마사씨. 아침부터 무슨 일이신가요?"

859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9:14:29

>>858 마사는 옥사나의 방을 구경하고 싶은 것 같았지만 대놓고 두리번거리거나 빤히 보지는 않는다. 실례가 되는 일을 피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저어, 일이라기보단..."

의외로 똑부러진 용건을 얘기하지 못하는 마사다. 마사는 옥사나와 시선을 맞춰보려 하지만 몇번이나 고개를 떨어트리고 만다.

"그냥 이것저것 얘기하고 싶어서요. 안 되나요?"

당장 쫓겨나도 이상할 게 없다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860 옥사나 하네즈카 (wKbf6i8q.Y)

2023-08-16 (水) 09:24:31

>>859 마사
"어머나..."

마사의 행동에 무언가 느끼는것이 있는것인지 그녀는 놀랐다는 티를 내면서도 재미있다는 듯 호들갑을 떨어댔다.

"아뇨, 괜찮답니다. 들어오시겠어요?"

그리 말하고는 그녀는 문에서 조금 떨어져 들어오라는 듯 손을 내민다

861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9:27:59

>>860 그러한 반응에 마사는 잔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조용히 얼굴을 붉히는 것 같다.

"그럼 사양하지 않고 들어갈게요."

방 안으로 몇 걸음 걸어들어간 마사의 눈에는 자신과 비슷한 구조의 방과 책장, 그리고 그 안의 옥사나가 비친다.

"아침은 드셨나요?"

간단한 인삿말 같지만 지난번에 술과 감자칩 하나로 식사를 대신하던 옥사나가 기억에 남아있는 것 같다.

862 옥사나 하네즈카 (wKbf6i8q.Y)

2023-08-16 (水) 09:42:14

>>861 마사
"아침은 간단하게 하는 편이거든요. 아직 안드셨나요?"

그리 말한 그녀는 한켠에 쌓인 식사대용 젤리를 가르켰다. 당장 탁상 위에도 빈 팩이 있는 것을 보면 방금 전에 식사를 마친 모양이다.

"방에는 그다지 먹을만한걸 준비해두지 않아서... 아 얼마든지 드셔도 돼요."

863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9:47:17

>>862 "젤리군요.. 점심에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하시는 거겠지요?"

조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본다. 하지만 옥사나가 권한 대로 젤리를 꺼내 말랑이는 것을 관찰하더니, 입에 넣는다. 충분히 씹고 꿀꺽 삼킨 뒤 말한다.

"그래서 난동은 충분히 피우고 계신가요?"

1차 심문 결과에서 들은 것을 말하는 모양이다.

864 옥사나 하네즈카 (wKbf6i8q.Y)

2023-08-16 (水) 10:04:51

>>863 마사
"그야 몸관리는 죽는 순간까지도 제대로 할 생각이니까요. 오히려 제가 더 고민이랍니다. 믿고야 있지만, 마사씨야말로 식사는 제대로 하시나요?"

진심으로 걱정스럽다는 듯 한 눈치였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 쉬고는 담배를 찾으려다가 이내 마사를 보고는 멋쩍게 웃으며 손을 치운다.
조금 탁해진 것같은 눈이다.

"글쎄요 잘 안되네요. 안하려는 일을 해서 그런가?"

그녀는 어린아이처럼 키득거리며 웃었다. 분명 결과가 나올때는 그럴 생각이었지만, 어째서일까. 그 짧은 시간 사이에 감정이 희석되어가는 느낌 하나만은 확실하게 느껴졌다. 마치 마취제를 투여한것 처럼 인공적으로 뇌가 진정을 찾아가는 것이 불쾌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이제와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 행동했다.
그렇다고 노골적인 태도가 변하지는 않았겠지만.

"마음에 안든다고 해서 죄를 늘리고 싶다는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보시다시피 저는 엄청 연약한 성인여성이니까요."

865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10:11:29

>>864 "남 말할 처지가 아니었네요. 최근에는 조금 소홀했지요. 믿어주고 계셨다니 미안하지만요."

1심 재판이 끝나고 나서는 규칙적으로 지키고 있던 식사 시간도 들쭉날쭉, 거르기도 일쑤였다. 그보다는 목적 없이 바깥을 휘젓고 다니거나 방에 박혀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니.

"피워도 괜찮아요."

의외일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괜찮다는 눈빛이다. 담배를 찾은 것을 눈치챈 듯하다.

"그런 것 같아 보였어요. 그 뒤로 옥사나 씨가 식당에서 스프라도 엎을까 했는데 조용하더라구요."

젤리를 다시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고, 반드시 삼키고서 말한다. 입에 넣고 말하는 따위의 짓은 하지 않는다.

"그냥 하는 말이죠? 엄청 연약하다기엔 근력도 관리를 하셨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866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10:27:48

>>865 마사
"아무래도 이런 환경이니 제대로 된 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조금 힘들기는 하죠. 그래도 같이 노력해봐요."

마사의 허가에 그녀는 슬쩍 고개를 꾸벅거려 감사인사를 표하고는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빼물었다. 라이터가 다 된건지 불은 잘 붙지 않았지만 어디서 찾은건지 그녀는 이내 성냥을 하나 꺼내 불을 붙이고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스프를 엎는건 아깝잖아요. 누군가가 공을들여 만들어두신걸텐데. 그러고보니 그런 평범한 식사는 누가 준비하는 걸까요? 권태씨...는 아닐거고. 사마엘인가?"

니코틴이 조금 돌자 그녀는 다시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왔다. 일어난지 얼마 안되어 몽롱했던 정신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병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만요. 조깅이나 그런것들만 조금 했네요. 보충제같은걸 먹지도 않았고. 오히려 제 기준에서는 마사씨야말로 자기관리가 더 철저하실 것 같았는데. 아닌가요?"

867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10:39:28

>>866 "그것도 그렇지만 1심이 끝나고는 조금.. 머리가 복잡해져서요."

마사는 옥사나가 거절하지 않았다는 데에 놀랐지만, 피워도 괜찮다는 건 진정으로 한 말이었기에 딱히 티는 내지 않는다. 퍼지는 담배연기에도 마사는 기침을 하거나 싫은 기색을 내지 않는다.

"박권태 씨가 그런 요리를 해둘 만한 사람은 아닌 것 같죠. 사마엘 씨도 요리하는 모습은 어울리지 않지만 둘 중에서라면 사마엘 씨 쪽이 더 맞을 것 같아요."

그럴듯한 쪽을 골라내보고는 담배연기에도 꿋꿋하게 젤리를 씹어 먹는다.

"틀린 생각은 아니었겠네요. 전에는 학생회장으로서 몸 관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운동했었으니까요. 유산소만 쫓다 보면 균형이 안 맞잖아요. 의사로 일하셨으니 더 잘 알겠지만요."

그러고서 한동안 말을 하지 않는다. 젤리 씹는 소리만 작게 나다가,

"옥사나 씨. 갑작스럽지만 판결에서 용서의 기준은 어디에 두고 계신가요?"

하고 묻는다.

868 옥사나 하네즈카 (35mVRNVJIE)

2023-08-16 (水) 10:53:29

>>867 마사
"아... 순서가 마지막이셨으니까요. 확실히 조금 그렇네요."

저도 직후에는 조금 힘들었답니다. 하고 말을 덧붙인 그녀는 거의 다 타들어간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으깼다. 바래왔던 백색은 이내 그 형체도 남기지 않고 부숴져간다.

"AI치고는 되게 인간적이니까요. 바깥에서도 저런 건 보지 못했는데. 가정당 하나씩 두고싶을정도에요."

그녀는 자연스럽게 농담을 던진다. 감각이 흐뜨러지면 안된다는 듯 숨은 그에 반해 조금 더 길어지면서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지금이 더 운동하기엔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균형잡힌 식사에 운동정도는 얼마든 할 수 있는 환경이니. 같이 마초맨이라도 노려볼까요?"

근육을 자랑하듯 보디빌더의 흉내를 내다가 마사가 던진질문에 조금 굳은 표정을 드러냈다.

"개개인에 따라 다르답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번에는 고민을 조금 했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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