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recent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4 세이카 (휘파람을 짧게 분다.) 이야아, 반응 멋진데? 앞으로 놀릴 맛 좀 있겠어, 응? (낄낄 웃으며 맥주캔을 뒤로 물린다. 물방울 묻은 오른손을 바지춤에 슥슥 닦고, 그대로 당신한테 손을 내민다. 국적과 상관없이 이는 악수하자는 제스처겠지.) 박권태다. 내 형벌 결정할 사람한테 미리 아부하는 거니까 부디 잘 부탁한다고? 흐흐.
"... 으, 으우... 미...아니...세이카예요... 그냥,세이카라고...불러주세요..." (머뭇거리다 이내 악수에 응하려 한다. 손이 차갑고, 떨리고 있다.) "... 너무, 놀리지만...않아주셨...으면..." (눈을 둘곳을 못 찾는듯 방황하다 이내 아래로 향한다.)
>>6 세이카 미아니세이카? 이름이 기네, 우리 꼬마친구? (못 알아들은 척을 일부러 한다. 성씨가 특이하다며 농담하기 위함일 터다. 떨리는 손을 맞잡고는 두어 번 흔들어준다. 설렁설렁, 힘이 크게 들어가지 않은 움직임.) 너무 놀리지 말아달라고... (고민하는 척을 한다. 한쪽 눈썹을 까딱이는 꼴이 밉살스럽다.) 싫다고 한다면?
>>8 옥사나 어후. 담배 연기. (흡연장 안의 뿌연 연기를 한손으로 물리쳐가며 안으로 들어온다. 담배 연기를 투덜대고 있으나, 손톱 끝을 보면 그 또한 담배를 즐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첫 번째일줄 알았더니 나보다 먼저 온 손님이 있었구만? 오자마자 흡연실부터 오다니... 그 쪽, 상당한 골초인가봐. (당신과 자신 사이에 위스키병 하나를 놓으며, 남자는 의자에 털썩 앉았다.)
>>10 옥사나 헹, 재판이라고 해봐야 별 거 있겠어? 나는 심문 시작되어도 스트레스 받으니까 계속 술병 뚜껑 딸 거다. 너도 그러던가. (코웃음 치며 그는 보란듯이 주머니에서 코르크 오프너를 꺼냈다. 당신이 시선을 맞추는 위스키병을 살짝 흔들며) 무슨 상관이람. 안 되면 뺏어보라지. 그러는 댁이야말로 담배 피고 있잖아? 술이나 담배나... 하고싶은 거 하면서 살면 되는 거 아니겠어. (투덜거리듯 가볍게 말하며 오프너를 능숙하게 다룬다. 퐁, 하고 뚜껑이 시원하게 열린다.)
>>12 박권태 (눈썹 사이에 주름을 만들며 입술을 삐죽거린다. 이번에는 정말로 투덜거리는 말투로.) 에잉... 잔소리 하기는. 내 몸 내가 망치겠다는데 뭔... 당장은 여기서 일 낼 생각 없으니까 이 정도는 봐주시지요, 의사양반? (그러면서 술병을 입에 대고 병나발을 불기 시작한다. 목울대를 몇 번 울리고 나서야 당신이 한 말에 대꾸를 한다.) 댁은 상황에 맞춰 절제를 잘 하니까 이런 곳에 왔나봐? (흐흐... 낮게 웃고는) 아니야?
>>14 옥사나 그러니까 자제한다는 거지. 이봐, 내가 사람 죽였다고 여기에 들어왔지만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들한테 손 대지는 않거든? 최소한의 양심이다, 이 말이야. (그러면서도 술을 손에서 떼지 못 할 인간이 박권태였다. 입에 침 대신 술을 발라 거짓말을 하고 있다.) 흥... 영문도 모를 소리를 하긴. (절제했다는 양반이 왜 여기에 들어왔느냐? 하는 물음을 눈으로 던지고 있다. 농담 한번 되로 던졌다가 말로 받았다며 실실 웃는다.) 뭐, 그렇지. 웃기네, 절제한 양반이나 안 참은 인간이나 똑같은 처지라는 게... 세상 만사 참 부질없다 생각하지 않아? 응?
>>15 세이카 그래그래, 세이카가 이름이구나. (잠시 고민하다가 씩 웃는다.) 꼬맹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에 실실 웃고 있다. 영락없는 철부지 삼촌 꼴인 것을 자신은 알까?) 놀리고 싶은 거라면, 응? 어떻게 할 거냐? 어-어, 그래도 울지는 마라? 딸 뻘 되는 애기를 쥐잡듯이 잡았다고 유죄 판정 받을라. (당신의 머리를 한손으로 헝클어뜨리려 하며 말했다.)
>>17 세이카 (킬킬거리며 성격 나빠보이는 웃음을 짓는다.) 영락없는 꼬마지, 꼬마야. 척 보아하니 고등학교도 들어갔을까 말까인데? 응? 이런데 어떻게 꼬마가 아닐까? (당신의 머리를 원그리듯 헝클어준다. 이렇게 어린 애가 어쩌다 여기 들어왔대~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꺼내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잘 생각했다. 울지 마. 그... 거, 뭔 노래더라.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알지? (헝클이던 행동을 당신의 등을 한번 쳐주는 걸로 마무리한다.) 울면서 우물쭈물하면 아무도 네 말을 안 들어줄 테니까...
>>19 세이카 ...? (숨이 막힌 당신을 짐짓 모르는 척, 한쪽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이에 대해 말을 하고 싶으면 해보고, 아니라면 말라는 태도다.) 그래그래. 어이구 착하다. 장한 아이한테 사탕이라도 줄까? 너한테만 말하는 건데, 이 아저씨, 훔치는 것도 잘 해. (흐흐... 웃으며 당신의 손에 딸기사탕 하나를 올려준다.. 훔친다고 말은 하지만 휴게실에 비치된 사탕을 입가심 용으로 가져왔었을 뿐이다...)
>>21 ...... 뭐, 싫어도 알게 되겠지. (잠깐의 침묵 뒤에 어깨를 으쓱인다. 말하기 싫다는데 계속 찔러봐야 괴롭히는 거밖에 더 될까? 이미 충분히 괴롭히긴 했다지만.) 훔치는 건? 왜? 너무 좋다고? 이야, 우리 꼬맹이가 이렇게 적극적일줄은 몰랐네. 자. 이거 받고 너도 공범자 되는 거야. (키득키득 웃으며 당신의 손에 사탕 한웅큼을 더 올려놓습니다.)
ㄱ, 그런게 아니... 고... 으우... (역시 불안한듯 안절부절 못하며, 하지만 올린 사탕을 어쩌지도 못한채 발만 살짜금 동동 구르고 있다.) ... 므읏... (당신을 계속 살피는 모습. 아직도 판단이 내려지지 않는듯, 가끔씩 당신의 얼굴을 보다가 눈이 마주친다면 회피하려 한다.)
>>23 세이카 (돌려주지도 못 하고 그렇다고 뻔뻔하게 받아챙기지도 못 하는 모습. 권태는 속으로 혀를 찼다. 이런 애가 어쩌다가 여기에 들어왔담? 어중이떠중이 사기꾼한테 홀라당 넘어가서 땡전 한 푼 없이 탈탈 털리기 딱 좋은 상인데.) ...... (뭐, 그건 그거고 재밌는 건 재밌는 거다. 발을 동동 구르는 당신의 정수리 위에 사탕 하나를 올려놓는다. 참고로 레몬사탕이다.) 훔친 거 아니니까 걱정 마라 꼬마야. 휴게실쪽에 있는 거 집어온 거다. (맛있는 거 많더라. 고갯짓을 하며 정정해준다.)
>>25 세이카 그거 떨어뜨리면 안 된다. (정수리 위의 레몬사탕을 보며 낄낄 웃는다. 뒤이은 말에는 웃는 상 그대로 눈썹을 찌푸리긴 했지만.) 내가 막돼먹은 새끼란 건 인정하는데, 이런 곳에서까지 손장난 하는 놈은 아니걸랑? (그러면서 자기 손에 여지껏 들려있던 맥주캔을 흔들어봅니다.) 수감자라는 놈이 알코올을 손에 들고다닐 때부터 눈치 챘어야지. 순진한 꼬마야. 아직 가본 적 없냐? 안내해주랴?
>>27 세이카 욕은 무슨. 진실인데. (그저 당연한 사실을 고할 뿐이다. 그럴 자격 없다며 작게 말하는 당신을 보는 눈빛과 비슷하게.) ...... 흐음. (팔쪽으로 떨어진 레몬사탕을 주워든다. 웃는 상인 그대로 당신의 눈 앞에서 사탕을 살살 흔든다.) 아-아, 떨어져버렸다. 이거 어쩌나, 떨어뜨리지 말라고 했는데 떨어뜨려버렸네. 내가 부탁한 거 안 들어줬으니까... 내가 마음대로 부려먹어도 되겠지? 안 그러냐? (자격, 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 그걸 파고들 의리도 없고, 굳이 그러고싶은 마음도 없다. 귀찮을 뿐이니까. 그러니 그는 원하는대로 행동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고자 한다.) 나랑 휴게실 같이 가서 놀아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 그치?
>>28 토오루 ...... 뭐 하냐? (한적하고 시원한 곳에서 술이나 한 병 즐기려고 했더니 발견한 것이 이런 광경. 싸구려 맥주병을 한 손에 든 채로 눈을 가늘게 뜬다. 표정을 언어로 옮기자면...) 그런 귀찮은 짓을 왜 하냐? 어차피 배에 들어가면 거기서 거기 아니냐.
쏟아서요. (덤덤하게 답을 하더니 사탕을 마저 분리한다. 이번에 집어든 것은 노란색 m&m.) 뭐어, 그건 그렇지만 저흰 남아도는게 시간이잖습니까. (권태의 손에 들린 맥주병에 시선을 주더니 다시 사탕으로 눈을 돌린다.) 가령 이걸 술안주 삼아 한 잔 하시려는 분들이 있다면, 괜히 하나 먹을때마다 복불복 시키기도 뭣하잖아요.
>>30 토오루 별... 그냥 한 통에 쏟아놓으면 되지. 젋은 양반이 사서 고생을 하고 있어. (휴게실 의자에 자신의 몸을 대충 던져넣고서는 주머니를 뒤진다. 얼마 안 가 주머니에서 튀어나온 건 숟가락(병따개용)이다.) 시간을 주체하지 못 해서 심심해 죽을 지경이냐? 까까 하나 먹을 때마다 복불복하느라 싫어하는 맛도 억지로 먹는 애들이나 구경하든가. 재밌겠네. (흐흐... 웃으며 병뚜껑을 능숙하게 딴다.) 그리고 나는 안주 필요 없다. 그런 거 없어도 술을 먹을 줄 알아야 일류라 할 수 있다, 이 말이야.
>>31 제 맘 편하자고 하는 거라서요. 제가 분리해놓으면 그쪽도 나중에 맘 편히 드실수 있잖아요? (권태의 말에 잠시 가만히 있다가 느린 답을 해 온다. 아마 까까 위에 새겨진 이니셜을 확인하느라 그런 것일 터.) 아, 그런거 빤히 구경하면 범인이 저란 걸 만천하가 알게 되잖아요. (조곤히 웃으며 응수한다. 퐁 하고 경쾌히 술병이 따지는 소리가 들리면 시선을 잠시 그 쪽으로 돌린다.) 그건 그냥 알콜중독 같은데요. 그러다 속 버리세요. (반쯤 차 있는 m&m 통을 건낸다.)
>>32 세이카 ... 허이고. 일본에도 청심환 있냐? (간수장-사마엘-한테 요청하면 들여와줄까- 따위의 생각을 한다. 말을 더듬는 것을 좀 고쳐야 심문 때 불이익이 없을 듯 하니... 잠깐, 이렇게 겁먹는 건 내 얼굴 탓인가? 잠시 심각하게 고민하는 권태였다.) 그럼. 그렇게 되는 거지. 내 말 못 믿어? (보통은 방금 만난 아저씨따위 의심하고 보는 게 낫다.) 언제라니? 지금 당장 가야지. 어차피 너도 나도 당장 할 일 없는 건 마찬가지일 거 아냐. 빨리 안 가면 술 다 뺏긴다...... (그리 말하며 휴게실 쪽으로 먼저 가...려고 하다가, 다시 뒤를 돌아본다.) 근데 꼬맹이, 몇 살이냐? 술 마실 수 있나? (꼬맹이라 부르는 주제에 나이조차 모르고 있었다.)
>>33 토오루 바른 생활 사나이 납셨네. (비꼼과 감탄 사이 어드메의 말투로 중얼거린다. 시원한 소리와 함께 열린 맥주병을 입에 대었다가) 들키면 뭐 어때서. 누구 죽이는 것도 아닌데... 아, 혹시 까까 분류하는 척 하면서 거기다가 독 바르는 건 아니지? 아서라. 난 사적제재는 받기 싫걸랑. (질 낮은 농담과 함께 낄낄거린다.) 에헤이. 이 정도로 속 버릴 거면 진작에 쓰러졌다. 그리고 나는 알콜 중독이 아니라... 뭐라 해야 하나. 풍류를 즐길 줄 아는 한량? (웃는 낯 그대로 당신이 내민 m&m 통을 응시하다가, 병을 들지 않은 손으로 밀어낸다. 자기는 단 걸 별로 안 좋아한다는 말과 함께.)
>>34 세이카 (보라색 스키틀즈 한 알 들고 눈쌀을 살짝 찌푸리더니, 그게 무엇인지 확인되자 통으로 분리한다.) 마음만 받을게요, 제가 쏟았는걸요. (다가온 세이카를 보면 싱긋 웃어준다. 탁자 위에 어지러이 널려 있는 사탕들과 반도 못 채운 각각의 통을 보아하면 꽤 오래 걸릴 것 같은 작업.) 아, 혹시 사탕 드시러 온 거면 이만큼은 제가 분리 해 놓긴 했는데. (손바닥을 피고선 통 두개 쪽으로 손을 휘젓는다.)
>>35 박권태 에이, 저 정도면 평범한 겁니다. (권태의 비꼼에도 별 재밌는 반응 없이, 실 없이 웃는다.) 간수장 눈길 피해 여기까지 독극물 숨겨올 능력은 없으니, 안심하셔요. (질 낮은 농담에도 응수하는 어조는 참 조용했다.) 술주정 얌전하...신거 같으니 뭐, 그쪽 말 다 맞겠죠. 멋있으시네요, 여유 많으시고. (빈 말로 대충 맞춰주는 것이 분명한데도 톤은 부드럽다. 단 것 별로 안 좋아한다는 권태의 말에 통을 다시 탁자 옆에 놓더니 "저도요."라는 짧은 호응과 함께 분류를 계속 한다.)
>>36 세이카 ... 어어? 야아, 잠깐...? (갑작스러운 당신의 반응에 드물게도 놀라버린다. 반사적으로 당신의 어깨를 붙잡기 위해 손이 올라갔지만, 행동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 했다. 자신한테는 상대를 잡을 권리도 염치도 없었기 때문에.) ...... (무엇이 문제였을까? 얕은 대화를 통해 고민해보아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 아무렴 어때. 생각하기 싫은 권태는 깊은 사색에서 도망치기를 택했다. ......... 나중에는 같이 가는 거다, 꼬마야! (등을 돌려 도망치는 당신의 그림자에 대고 외친다.) #이걸로 막레! 수고 많았어~~
>>37 토오루 흥... 그럼 나는 뭐, 세상에서 제일 못나고 악덕한 놈이냐? 샌님같으니라고. (떨떠름한 이 반응은 당신의 대답이 영 재미있지 않아 골이 난 덕분에 나오는 행동이다. 놀리는 맛이 없어, 하고 꿍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보인다. 딱 봐도 FM대로만 살아왔을 느낌이 팍 드네. 학교 다니는 12년동안 개근상 한 번도 안 놓치지 않았냐? 으으. 생각만 해도 답답해. (답답한 속을 알코올로 뚫겠다는 듯 다시 술을 두어 모금 마신다.) 술주저엉-? 그런 건 술에 취하는 약한 놈들이나 하는 거다. (자신은 그런 거 모른다며 웃는다.) 너도 한 모금 할 테냐? 이거 마시면 나처럼 여유 많은 멋쟁이 미남 될 수 있는데. 흐흐, 손에서 달짝지근한 단내 나는 것보다야 술냄새가 더 낫겠지. 어쩌냐... 단 거 싫어하는데 하루종일 손에서 사탕냄새 나게 생겼네. (술병을 휘휘 돌리자 찰랑이는 소리가 난다.)
〔 오늘 오후 10시 정각부터 죄인 번호 001 '박권태'의 심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모든 배심원분들은 빠짐없이 참석해주십시오. 또한 죄인 박권태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오늘은 편의 상 0시 자정에 안내 방송을 드렸지만, 내일부터는 정상적으로 정오, 12시에 안내 방송이 있을 예정이오니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방송이 끝났다.
【 러너 안내사항 】 ㆍ 제 1심 심상 독백을 제출하실 수 있습니다. 8월 16일 수요일까지 늦지 않게 웹박수로 제출해주시길 바랍니다. ㆍ 판결 투표를 제출하실 수 있습니다. 시트 스레 혹은 위키에 기재된 권장 제출 양식을 참고해주세요. ㆍ 자유 행동을 제출하실 수 있습니다. 정말로 자유롭게 캐어필에 활용해주세요. ㆍ ★제 1심 종료 후 리뉴얼 기간동안 가벼운 AU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원하는 이벤트 내용이 있으시다면 웹박수로 제출해주세요.
>>42 제제 (짤랑 소리가 낯설어 뒤를 돌아보니 당신의 모습이 보인다.) 오오, 땡큐- (구슬피 울...지는 않고 웃던 얼굴 그대로 당신한테 한 손을 내민다. 자신한테 달라는 뻔뻔한 몸짓이다.) 운 적 없다 꼬맹아. 이 나이 먹고 질질 짜면 꼴사납기밖에 더 하냐? (한쪽 눈썹을 찡긋이며 웃는다.) 이렇게 색 잔뜩 들어간 귀여운 머리끈 다는 것도 좀 그렇기야 하겠는데.
>>45 제제 (충격 받은 당신의 모습에 권태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 미소는 단전 깊숙한 곳의 만족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미소다.) 그래 꼬마야. 아직 어른도 못 됐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파란 꼬맹이다, 이 말이야. (낄낄 웃으며 당신이 준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기 시작한다. 머리카락의 길이가 워낙에 중구난방이라 깔끔하게 묶지는 못 하고 있지만.) 뭐야 너. 독심법이라도 쓰냐? 그리고 그건 머리 못 묶어서 나온 곡소리가 아니라...... (뜸.) ... 아니다. 미성년자인데. (낮술 땡긴다고 말하려 하다가 참았다. 이래봬어도 권태 치고는 필사의 힘을 다 한 것이다.) 오냐. 고맙다. 내가 안 잊어먹거든 나중에 돌려주마. 너 찾을 때는 뭐라고 부르면 되냐? 너, 이름이?
>>47 제제 이 기회에 경험해보고 그러는 거지. 왜, 처음 듣는 호칭이 무섭기라도 해? 우리 학생 무서웠어요? 그랬어요? (혀 짧은 소리와 함께 당신을 놀리는 권태. 하는 행동이 유치하여 서로의 나이가 바뀌어야 할 것만 같다...) 아니, 아무리 나라도 만 19세 이하한테 술 심부름은 좀... (절레절레.) 흐음. 뭐야. 딱 보면 다 안다, 그런 거냐? 그럼 내가 지금 무슨 생각 하는지 맞춰봐라. (자신의 턱을 슬슬 쓸며 당신을 내려다보았다. 이 아이는 중2병에 걸린 아이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 제제 꼬맹이. 나는 박권태다. 권태님이라고 꼬박꼬박 '님'을 붙여서 부르도록 해. (...물론 농담이다.)
하, 학생?!? 꼬맹이?!? (충격, 그리고 충격!) 거기에 심부름까지...! (푸욱, 공기 꺼진 풍선처럼 허망하게 읆조린다. "술" 심부름이 아니라 술 "심부름"이란 말에 집중하는 듯 하다. 거기에 제제 꼬맹이라니! "님"까지 붙이라니?! 잇다른 충격에 고개를 푹 숙인다.)
(중얼) 크윽... 무례한 자로다. 허나 이 것 또한 본좌의 업이로니,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들릴듯말듯힌 목소리로 스스로를 탓하는 어조는 제제 중2병 의혹에 뼈와 살을 덧붙힌다.)
(그리고선 침울하게 고개를 올리는 데, 마음을 다잡은 듯 보인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박권태의 이름을 듣고서 깨달은게 도움을 준 모양이다. 다시 우위에 오른 모습이다.)
흥. 보이는 것만 아는 것이다. 본좌에게 보이는 게 많은 건 부정하지 않갰네만... 예를 들어, 그대가 본좌를 얕보고 있는 것이야 훤히 보인다! 거기에.. (일부러 말을 흐린다.)
>>49 제제 그래. 무시무시하지? 너무 무서워서 온몸이 벌벌 떨리냐? 응? 권태님의 위용에 압도되기라도 했나봐? 으응~? 우리 제제 꼬맹이~? (당신이 왜 이렇게 크게 반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밌으니 됐나. 권태는 가볍게 생각하기로 했다. 누가 봐도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턱을 쓸며 히죽히죽 웃는다. 당신이 겸허히 참고 또 참다가 한번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고싶은 것 같기도.) 어허... 꽤나 중2병, 아니, 철학적인 말을 하는구만. 그나저나 내가 널 얕보고 있다니? 어쩜 그런 말을. 너무 딱 들어맞아서 놀라울 지경인데? (능청스레 긍정하다가, 끝맺지 못 한 말에 궁금함을 숨기지 못 하고 콧소리를 살짝 낸다. 당신의 뒷말을 따라해보기도 한다, "거기에?")
>>50 박권태 본좌가 어찌 그대 같은 망나니를 두려워 하겠는가!!(맙소사! 하는 탄성과 함께 이마에 착, 손을 붙히고 신음성을 흘린다. 박권태 같은 인간은 처음이라고 온몸으로 소리치고 있다. 빽, 탄성을 내지르는 것을 보니 목적은 반쯤 달성했을수도? 얕보고 있긴 하다는 능청스러운 말에 씩씩대다 후우, 하고 마음을 가담는다.)
거기에, 라 되묻는다면... (흘깃, 벽에 달려 있는 스피커에게 잠시 시선을 던진다.) 그대, 첫 심문이 곧이지 않는가. 필시, 조금은 심란해 하고 있을터라 보이네만.
(당신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와 함께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본좌라도 도움이 된다면, 사소한 걱정거리든 뭐든 들어줄수 있다네.
(모르는 자, 그것도 얼마 전까지 타박하던 자에게 내비치는 순수란 호의와 관심. 익숙하다 못해 편해보이지만, 동시에 맞지 않는 옷처럼 보인다. 진심을 담은 눈동자에 당신은 호감을 느낄수도, 꺼림칙함을 느낄수도 있다.)
>>51 제제 (당신이 탄성을 지르자 권태의 목에서도 큰 소리가 터져나온다. 으하하!) 망나니라니, 망나니라니! 아하학, 살면서 그런 말은 처음 들어본다! 너 어디 조선시대에서 온 거야? 하는 말도 완전 노친내같고...... (웃음이 잦아들고 진정을 위해 심호흡을 한다. 가슴을 몇 번 쓸어내리고 나서야 침착하게 대답한다.) 아... 웃겼다. 음. 심문? (권태의 붉은 눈에 가라앉은 빛이 지나간다. 심문은 그가 지금껏 마주하려 하지 않은 사건이었기에, 의식하게 된 지금 드는 감상은... 귀찮음 뿐이었다. 생각하기 귀찮다. 대처법을 궁리하기 귀찮다. 회피 성향이 짙은 권태의 나쁜 버릇이다.) 걱정 마라, 꼬마야. 그 정도야 뭐... 이 나이 먹으면 그런 거 아무렇지도 않아진다. 죽는 것도 아닌데. (그러니 이 화제를 피하기 위해 가벼운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 능청스레, 그리고 자연스레 말머리를 돌린다.) 중2병? 음. 불치병이지. 내가 보기에 너 꽤 위험군이야. 검진 한번 받아보지 그러냐?
어째서 웃는 겐가?! (경악을 금치 못한다.) 노친내애?! 이 격의있는 말투를 그리 폄하한다니! (이 대화는 제제에게 충격의 연속인가보다. 웃겼다는 당신의 말에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린다.)
(당신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어서 그런지, 당신의 눈동자를 스친 찰나의 감정을 놓치지 않는다. 소녀 본인의 눈이 앞의 타인을 위한 걱정으로 짙어진다. 죽는다라... 심문 자체에서 죽음이 나오지는 않지만, 죽음 또한 그리 비롯될텐데. 소녀는 잠시 정정할까를 고민하다 침묵을 선택한다. 지금 도움은 안될테니. 대신 그를 위한, 거의 본능적인 걱정이 앞선다.)
나이를 먹었다해서, 아무렇지도 않아지는 건 아니라 생각하네만.
(경험으로 앞의 사내가 스스로의 걱정거리를 회피하는 것 자체는 눈치채지만, 그 이상은 알지 못해 그저 손을 내밀어 그의 팔을 토닥이려 한다. 그저 편하게 본좌에게 하소연을 하면 될텐데? 하고 의문을 품으며.)
불치병...! (눈이 동그래진다.) 그, 검진이란 것은 어디서 받으면 되는 것인가? 의사라는 자들은 쉽게 믿으면 안된다 배웠... 크흠, 생각하네만.
우리는 간수장의 안내에 따라 재판장에 집합했다. 변호사도 검사도 존재하지 않지만 천사를 흉내낸 판사만은 자리한 심판대. 법관석 뒤쪽으로 커다란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고, 그 앞에 사마엘이 앉아있다. 배심원석에는 의자마다 이름이 적혀 있어, 자신의 좌석을 찾아 앉으면 될 것 같다.
법관석의 사마엘이 여섯 장 날개 아래의 안구로 우리들을 훑어본다.
"잘 오셨습니다, 배심원과 죄인 여러분. 오늘의 심문 대상인 박권태는 증인석으로, 그 외의 배심원분들은 배심원석으로 이동해주시길 바랍니다."
말을 하며 사마엘은 증인석과 배심원석을 한 번씩 손끝으로 가리켰다. 의자 앞쪽의 책상에 메모를 할 수 있는 종이와 펜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 종이의 제일 위에는...
"배부된 종이의 상단에 적힌 선서문을 낭독해주시길 바랍니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 라고 적혀있었다. 선서문 낭독을 부탁한 사마엘이 어깨를 으쓱인다.
"따르기 싫으면 안 해도 되고요."
【진행에 참고하기 위한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마사는 양손으로 제 몸을 껴안고 자못 방어적인 자세로 재판장에 나타났다. 그러나 반항적인 눈빛은 그녀가 아직 힘을 잃지 않았다는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녀는 말없이 자기 자리로 가다가 다른 사람의 자리에 앉을 뻔했다. 미안해요. 말하는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긴장한 듯했다.
목을 가다듬은 마사는 선서문을 읽는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61 마사 오오. 완전 모범생같잖아. (태평한 태도로 뒷목이나 쓸면서 말하고는...) 기억나는 대로 말해달라 해도 말이지. 이 아저씨,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술을 너무 퍼마시면 필름 끊긴다고 하잖냐. 그런 거려나. 뭐, '살해한 것'은 인간이겠지? 아마도? (어깨를 으쓱인다. 전혀 진지한 태도가 아니다.)
>>69 제제 취했겠지. 애초에 나, 거의 항상 술 마시고 있다고? (증명이라도 하듯 손의 소주병을 들어올려 흔든다. 찰랑찰랑.) ...... 추측~ 추측 말이지? (싱글벙글 웃으며.) 뭐어, '나름대로 추측해보자면', 그 날 처음 본 사람이었으려나? 얼굴 보기 짜증나서 확! 이라는 느낌?
>>74 세이카 꼬마야. 너는 질문 안 하냐? 아직 나한테 삐쳤니? (저번에 당신이 도망갔던 사건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인 듯.)
>>75 제제 술 좋지~ 마시면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는 마법의 약이라고. 제제 꼬맹이는 아직 못 먹지만. 어른 되고 와라. (낄낄 웃는다. 말이 나온 김에 소주를 두 모금 마시고) 몇 번째 하는 말인지 모르겠는데, 기억 안 난다니까. 관심도 없었고. 그리고... 글쎄, 원래 과격한 사람들은 싫어하는 사람 보고 죽인다! 죽었으면! 이라고 자주 말하지 않냐? 나도 딱 그 정도지.
>>76 옥사나 초등학교 때 바른생활은 100점 맞으셨겠구만. (낄낄 웃고는) 나 자신. 음. 이런 질문이 나올줄은. (자신의 턱을 메만지다가) 좋으냐 싫으냐로 따지면 싫어하는 쪽. 자기효능감이라든지 자존감이라든지, 그런 복잡한 거 생각하기 싫지만.
>>77 마사 어이쿠. 무서워라. 눈빛에 베이겠어. (으쓱...) 그리고 나는 '살해를 한 날 이전'에는 술을 마시고 방안에 처박혀 있었단 뜻으로 말한 거야. 게다가 한동안 술 끊었을 때에는 밖에도 자주 다녔고. 그 날에는... 뭐, 심심해서 산책이라도 하고 싶었나보지? 약속도 없었고 약속 할 사람도 없다. 꼬마야. 내 편협한 인간관계를 무시하지 마라?
>>84 >>86 마사 어휴...... 알겠어. 부드럽게. 목넘김이 부드러운 크림 맥주처럼, 그치? (당신의 말을 납득한 건지 아니면 논쟁이 귀찮은 건지. 말투가 바뀌기는 한 듯하다.) 없었어. 지금 사는 집에 누가 찾아온 적도 없네. 그리고 계기는... 글쎄. 왜였지? 아. 이건 시치미가 아니라 정말 기억이 안 나서 이러는... 내 첫 술은 벌써 20년 넘게 지났다고?
>>81 세이카 (흘깃, 세이카를 향해 시선을 둔다. 본성은 그런 소녀를 혼자 두게 용납하지 않는다. 어깨에 수감복 위로 걸치던 영대를 벗어, 소녀를 향해 던지듯 건넨다.) 무리하지는 말게. (속삭이듯, 다정히 말을 건네고 다시 앞을 본다.)
>>85 박권태
(곤란한듯, 팔짱을 끼며) 본좌는, 중요하다 보네만... (그에 관해 더이상 캐묻기는 관둔 걸까? 턱에 손을 얹고, 눈이 가늘어진다.) 그대의 상황, 말인가. (짧은 침묵.) 그대는...흠. 그대는... 이러한 상황에서, 그리한 행동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 아닐세. 다음 질문일세. 그대는 '용서받아 마땅한가'? 부디 진실을 얘기해주게.
>>97 마사 그래, 조언 고맙다 꼬마야. 참고는 해보마. (귀담아듣지 않는 태도로 말했다.) 하지만 말야, 이 아저씨... 용서받든 안 받든 별로 신경 안 쓰는걸. 물 흐르는 대로 흐름에 몸을 맡길 생각인데, 그렇다면 물살에 타고 있는 동안 어떤 옷을 입을지 정도는 골라도 되지 않겠어?
마사의 입에서 나온 자신의 이름에 의외라는 듯이 눈이 동그래지다, 마사가 몸을 일으키자 덩따라 등을 핀다. (똑바로 일어서도, 제제가 커 보이는 일은 전혀 없겠지만.) 마사의 반응을 유심히 살펴보며, 다 이해한다는 듯이 눈을 살며시 감는다. 이런 태도에서 상대는 되려 불쾌감을 느낄수도 있겠지만. 마사의 날선 반응에 덤덤히, 그러면서도 잠시 고민하듯, 침묵하다 다시 느릿하게 입을 뗀다. 앳된 얼굴과 대비되는 이상한 어투다.
"실례했군. 모두... 음, 본좌를 포함한 모두의 마음이 평온치 않을거라 생각해, 섣불리 판단했다네. 다만, 마음이 흐트러졌다하면, 그게 죄인 것도 아니지 않는가? 하튼, 항시 걱정하는 입장으로써는, 신경 쓰지 않을 이유도 없다 본다네."
아, 미나미노하라씨. 그리 떨던 소녀를 얘기하는 것인가. 기억에 의하면, 눈 앞의 소녀도 심문 내내 그녀를 신경쓰고 있었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눈매가 보드라워진다. 마사의 불편한 심기는 눈치 못챈듯이, 혹은 눈치 못 챈 척하듯이.
스피드웨건의 파릇파릇한 새싹에 쉽게 휩쓸리는 제제. 마사 같은 류의 사람은 처음인지, 땀을 뻘뻘 흘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어지는 말도 성심껏 듣다, 눈이 동그래진다.
"그, 본좌는 그런 생각한적 없네! 그, 그러니깐, 본좌는 오히려 모두... 그대 또한 무죄라고 생각하고 있었네만!"
허둥지둥 손을 자우로 내젖다가 바람빠진 풍선마냥 추욱, 늘어진 채로 조곤조곤 대답한다.
"그러니 본좌의 말은, 딱히 그런 의도는 아니였네만... 그대의 기분을 상하게 해버렸다니, 내 사죄하겠네..."
굽어 내려다보는 태도..가 불쾌하다니, 이 또한 듣는 게 처음이다. 그래도 잘못한 것은 사실이니, 속으로 매우 반성하며 고개를 숙인다. 오고 다서는 색다른 경험만 한다는 생각에 눈을 또르륵 굴리다 마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호, 홈 스쿨링은... 아네만... 하고 설득력 없는 소심한 반항은 덤이다.
〔 지난 밤, 시미즈 마사가 제제 르 귄을 비롯한 모든 참가자들이 이 밀그램 시스템 내에서 인연, 학연, 지연으로 인한 특혜를 받고 있는지 오랫동안 따져 물었습니다. 의혹이 제기되었기에 답변합니다. 그런 거 없습니다. 애초에 저와 어떻게든 아는 사이려면 [보안 검열]사의 안드로이드여야 할 텐데 여러분이 AI이십니까? 최고의 기술력과 완성도를 자랑하는 AI인 저, 간수장 사마엘은 감정에 휘둘리는 일이 없으니 죄인 여러분들께서는 안심하고 재판에 집중하여주시길 바랍니다. 〕 〔 간밤에 제제 르 귄이 생전 처음 해보는 운동에 몸살이 나 고생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얼마나 운동을 안 했... (헛기침) 건강을 챙기는 모습은 칭찬할만 하나 재판 진행에 차질이 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쾌유를 빕니다. 〕
〔 또한 지난 36시간동안 세 개의 배심원 투표가 접수되었습니다. 이 중 7일 23시 10분에 제출된 한 표는 절차 상의 문제로 인하여 취소되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 반영이 승인된 두 표는 모두 박권태를 용서한다고 말하고 있어, 박권태를 용서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 물론 아직 투표를 안 한 인원이 많음과 동시에, 이미 제출한 투표도 차후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속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입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옥사나 하네즈카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덧붙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세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을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옥사나 하네즈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오늘도 어제와 같은 훌륭한 심문을 기대하겠습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심문을 겪었음에도, 그리고 심문을 앞두고 있음에도, 이전과 똑같이 실실 웃는 표정인 권태. 테라스 테이블에 앉아 커다란 샌드위치를 천천히 씹어먹고 있다.) (......) (평소보다 볼이 약간 더 발그스름한 것 같기도 하다.)
>>53 제제 #끊고 싶으면 자유롭게 끊어줘~ 격식있든 예의있든 그게 노친내같은 말투지 그럼 뭐겠냐? 요즘 애들은 뭐, 그런 말 쓰지 않냐. 레알 지대 개킹받음 꼰대가 뭐라고 짖는 거임? 라고 하지 않냐? 너네 학교에서 애들이 너같은 말투 쓰디? (누군가가 우리의 대화를 들으면 서로의 나이가 바뀌었다 말할 거라고 감상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당신의 동공과 표정이 재밌어 권태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아무렇지도 않아. (다짐하듯 단언한다. 그래도 당신의 도닥임을 피하지는 않는다. 딸뻘 되는 아이가 도닥여주는 지금 상황이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 뭐야, 의사한테 가면 되는 걸 알면서 굳이 묻는 거야? (잠시 눈을 가늘게 뜨는가 싶더니, 웃음기를 지우고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좋은 태도긴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무나 함부로 믿는 거 아니야. 그러니... 의사 여럿한테 가봐라. 의사 하나를 믿을 수 없다면 의사 여럿의 의견을 취합하면 되는 거겠지. 아무 병원이나 들어가서 "내가 중2병에 걸려 죽을 것 같은데 MRI를 찍어주시오" 라고 하면 된다. 알겠어? (...진지한 태도로 쌉소리를 한다.)
>>132 박권태 #오키~ 시간대로 밀렸긴 하니까, 적당히 끊을 곳이 보이면 끊자! :D 레... 레아르? 지, 지대??? 그건 또 무슨 의미의 암호인겐가?! (잠시 표정이 허망해진다. 방대한 암흑의 정보를 앞에둔 중생이다. 혹은 넘사벽 논문을 눈앞에 둔 대학원생이라던가.) 맙소사, 역시 세상에는 미지가 가득하도다... (어지러운듯이 이마에 손을 짚어 눈을 깜박인다.)
'학교'... 윽, 미안하네만, 본좌는 학교란 곳에 가본 적이 없어서... 학교란 곳에는 이러한 것도 배울 수 있는 것이로구나... (눈을 감고 끄덕인다.)
...! 오, 알겠네! 본좌가 병원에 갈 기회는 있을 지는 모르겠네만...! (여럿이라 해도 사기꾼 열이 모이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일단 믿기에 눈을 반짝이며 명심한다. 얼척이오~)
>>133 제제 (미소에 떨떠름함이 섞인다.) 레아르가 아니라 레알... 암호가 아니라 신조어... 아니, 꼬마야, 나이를 40 넘게 먹은 아저씨보다 더 모르면 어쩌자는 거냐? 보니까 여기에 네 또래 애들이 꽤 있던데. 이런 말 못 알아들으면 따돌림 당한다? (학교들 다닌 적 없다는 말에 표정이 굳는다. 장난을 치기 위해 만들어낸 진지함이 아닌, 정말로 고심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 학교를 가본 적이 없다고. 보아하니 자발적으로 등교 거부를 한 게 아니라 아예 초등학교부터 안 다닌 것 같은데. 왜 그랬는지 아냐, 꼬마야? 네 부모님이 학교에 가지 못 하게 막은 거니? (자신도 자식한테 그닥 좋은 부모는 되어주지 못 했지만,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상상 속의 '제제 부모님'에 대한 평가가 바닥을 뚫고 내려갈 것 같다. 저조한 기분의 문턱 앞에 서 있다.) 애들한테 용서받아서 여기서 무사히 나간다면 갈 수 있겠지. (어깨를 으쓱이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다가,) ... 그치만 네 말대로 여기엔 병원도 없고 의사도 없으니까. 임시 방편으로 사마엘한테라도 말해볼테냐? 혹시 알아? 사마엘이 중2병 고칠 수 있는 약을 줄지.
따돌림...? (그러한 걱정은 평생 해본 적이 없다는 듯이 눈을 데굴데굴 굴린다.) 으음, 확실히 여기 인물들이 본좌를 멀리한다면, 조금 슬프겠네만... 역시 이... '신조'어語도 배우는 게 좋겠구나. (후에, 제제는 자신이 가장 설명을 잘한다 생각하는 마사에게 가게 된다...)
(그러다 권태의 반응에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라는 듯이, 약간 곤란한듯, 혼란스러운 듯, 고개를 기울인다. 상대를 유심히 살펴보는 제제의 특성상 분위기가 바뀐 건 잡아채지만, 왜 인지는 이해를 못하기에.) ...? 아니, 그, 딱히 본좌가 말을 꺼낸 적 없으니 막은 건 아니네만.... (조심스레 말을 꺼내다, 이내 조금 더 당당하게 말을 잇는다. 걱정하지 말라는 건지, 아니면 자부심인지, 미소를 입에 띄우고선 가슴께을 주먹으로 통통친다.) 뭐, 본좌야 여타 아해라 다르니 말이세. 본좌는 본좌의 부모에게서 본좌의 업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확실이 배웠으니!
오호! 좋은 생각이네! 본좌, 사마엘에게 한번 질문하겠네! (내 감사를 표하지! 하고 웃는 제제. 오늘은 자율행동은 정해졌다. 매일이 흑역사 갱신이다 아주.)
>>135 제제 ... 뭐냐. 왜 묘하게 신조에 강세를 둔 느낌이지. (기분 탓인가? 소지로 귓구멍을 한번 파고는) 진짜 따돌림 당하면 아저씨한테 와라. 아저씨도 다 늙어서 요즘 애들이 하는 말 잘 모르니까 동지일 테니까. 뭐어, 아저씨랑 논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할지도 모르겠네. (낄낄 웃는다.) 그렇겠지. 학교'란 곳'이라고 말한 걸 봐서 학교가 뭔지도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있는지도 모르는 곳에 가고 싶다고 말을 어떻게 꺼내겠냐? (당당하게 미소 짓는 모습이 권태를 더욱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 아이,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도 잘 모르는 것 같지? 당신의 말을 부정하듯 고개를 젓는다.) 아니. 너도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아이야. 그리고 설령 네가 특별하다고 해도 네가 아이인 이상 학교에 가야 한다. 나 참... 교도소보다 교육 시설에 먼저 보내야 하는 거 아니냐? (나서서 주장하거나 개혁할 의지는 없으니 말로만 투덜거릴 뿐이었지만.) ...... 큽. 그래. 힘 내라. 내가 제안했다고는 말하지 말고. (웃음을 참느라 목구멍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왔다. 내일 점심이 상당히 기대된다. 정말로.) 아. 그러고보니. 너 뭔... 운동? 했다고 하지 않았냐? 뭘 했길래 방송까지 나와.
>>137 박권태 프훗... (입가를 손으로 가리고 키득키득 웃는다.) 어느 누가 나이를 더 먹은 자와 함께 했다 해서 멀리하겠는가... 푸흐흐. (정말 우스운 이야기를 들었다는 반응이다.)
읏... (스스로의 무지를 내비친 거 같은 느낌에 작은 신음소리를 낸다. 물론, 본좌가 학교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사실이나, 본좌는 그 보다 더 중요한 일을.... 불만 많은 표정으로 꿍얼거리던 제제. 허나, 이어지는 말에 얼굴이 딱딱히 굳는다.)
그 것만은 틀렸네만.
(당황이든, 미소이든, 걱정이든, 지금까지의 표정은 모두 부드러움에 기반되어 있었다. 그러기에 매섭게 굳은 표정에는 위화감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다 흠칫, 스스로의 표정을 자각한듯, 그 얼굴이 다시 한번 무너진다. 작은 탄식과 함께 마른 세수를 한다. 저 자가 모르는 것에 무지함을 어찌 탓하겠는가. 반성해야 만 한다, 고 스스로에게 고하며 시선을 피한다.) 크흠. 실례했군... 잊어주게나.
(그러다가 운동의 얘기에, 애수 가득 담긴 눈으로 저 멀리 존재하지도 않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읆조린다.) ....개척에는.....고통이 따르는 법이지...... (...운동이란 것 자체를 처음해본다는 말을 고풍스럽게도 한다.)
>>138 제제 나이를 더 먹은 사람이랑 어울려서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나랑 같이 다녀서 그렇다는 거지. 난 내가 호감 사기 어려운 상이라는 걸 안다. (지금까지와는 포지션이 반대가 된 듯한 느낌이다. 한층 더 떨떠름한 표정을 짓느라 태도가 불퉁해진다.) ... 뭐, 너는 사람 좋아보이니 약점이 좀 있어도 괜찮으려나. (혼잣말에 가깝게 중얼거린다.) (고개를 슬 기울인다. 어깨 아래로 머리카락 몇 가닥이 흘러내렸다.) 뭐가 틀렸다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꼬마야. (미처 숨기지 못 하고 드러난 굳은 표정. 이유를 짐작할 수가 없다. 더 캐물어볼까? ...) ... 아무튼 아저씨가 잘못했다는 거지? 미안미안~ 삐졌어? 한 대 맞아주면 풀릴 거냐? (... 됐다. 귀찮다. 능청스레 웃으며 가벼운 사과를 입에 담았다.) 뭔... 국가대표 목표로 36시간 훈련이라도 한 듯이... (그럴 리 없음을 알기에 '얘 뭐니?' 하고 눈으로만 전달할 뿐이다.)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여 나아가 승천이든 해탈이든 한다면 말해라. 구경 가서 박수는 쳐주마.
>>139 박권태 그러한가? 믿기지는 안네만. (호감을 사지 어려운 상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래도 말일세... 으음, 본좌가 그대가 하는 말을 알아 들은 게 맞다면... (싱긋, 웃음을 지어본다.) 뭐라고 할까... 그대와의 친분이 약점이 될리가 없지 않는가. (오히려 그대를 아는 것이 내게 힘이 되어준다 생각하네만, 하고 덧붙이는 게 퍽 진심어려 보인다.)
... (제 입으로 설명해야 하는 것은 또 마주해본 적 없는 상황이라,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버린다. 그저 넘겨버리려는 상대의 모습에 작은 안도감을 느껴버리면서도, 한 편엔 죄책감이 들어버린다.) 잘잘못을 따진다면, 이쪽이 사과를 건네야 하네만... (그대로 그의 배려? (실은 나태함일테지만)를 받아드리고 싶단 유혹에 넘어가고 싶지만, 본인은 쉬운 길을 따라서는 안되는 입장이라 생각하며, 미안감과 함께 약간의 해명을 담는다.) 으음... 말하자면, 그리 평범한 자로 태어나질 않아서 말이네. 조금 내 날이 서버렸군. (...제제의 중2병스러움이 올라간다. 띠리링.)
본좌.... 그대의 응원을 기둥으로삼아.... 힘내겠네...!!! (주먹을 불끈 쥔다. 진짜 누가보면 국가대표로 열심히 하는 청춘스포츠물 주인공이다만.... 진실은 기본 체조도 못해 나가 떨어지고선 반동으로 몸살까지 앓은 태생적 운동부족의 발버둥이다. 높게 살수 있는 건 그 근성뿐.)
>>151 옥사나 (심드렁하게) 그야 어리석은 타인이 지껄이는 것과, 스스로 느끼는 것은 다르지 않겠나. (답지 않게 신랄한 말투지만, 바로 다음 옥사나의 소개에 쫑긋, 흥미를 보인다. 마치 의사는 처음보는 듯이.) 호오. 본좌는, 그대의 그 슬픈 사정이 궁금하네만...
(사마엘의 허가에 화색이 돈 그녀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문 뒤 허리를 굽혀 불을 붙였다. 한번에 삼분의 일정도는 태워버리고는 세상 행복해보이는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기 시작한다.)
>>166 권태 생각해보세요. 권태씨의 딸의 곁을 걷는 사람이 천하의 살인마라면 납득하실건가요? 끝을내야 해요. 살인을 했다면. 그리고 그 질문은... 물론, 대단히 마음에 들어요. 이 나이에 말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젊어보이는 얼굴이기도 하고, 대학은 수석으로 졸업. 일선에서 뛰면서 해외의 격오지로 의료봉사를 하러 나가는 의사. 제 생각에도 멋지네요. 제 관리의 성과지만요.
>>167 제제 개인적인 원한으로 일어난 살인이니까요. 이득은 없었어요. 아주 조금의 만족감이랑, 너무 편하게 보냈나 했던 그 한순간의 경험 뿐이에요.
>>171 마사 없어요. 얼굴은 알고 있지만, 환자의 관계자와는 거리를 두어야 하지 않겠어요?
>>174 옥사나 이야... 단번에 설득하는 것 좀 봐라. 역시 배운 사람. 하지만 용서받았다는 건 천하의 살인마가 아니라는 거겠지. (갸웃...) 자존감이 높아보여 보기 좋아, 응? 근데 왜 죽으려 하는 건지... 아리송하구만. 그래, 자기관리 빡세게 하는 의사 양반. 그러면 지금까지 살인 외의 잘못을 저지른 적은 한 번도 없었겠어?
책임이라. 본좌, 그대의 그 책임감을 높히 사겠네만. 음, 의사란 자들이란 다 이러한가? (생명의 존귀함, 이라는 말에 눈을 굴린다.) 그리하면 반대로, 만일 그대가 용서받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 것이라 생각하는가? (흐음, 잠시 생각하다 더 한다.) 그리고 소원을 빌게 된다면, 무엇을 빌것인지 궁금하다네.
(역시 놀라는 세이카의 모습에 부드레히 사괄르 건네려하나.... 충-격-!!! 세이카의 말에 제제 뒤로 천둥번개가 내려치는 듯하다. 자신이 스스로 일궈낸 첫인상에 얼굴이 허망해진다. 스불재 스불재. 스스로의 결점(?)을 마주하는 것은 물론, 이렇게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처음이라 절로 비실해진다.)
"...........본좌는.....제제라 한다네..... 쓰러져 있던 것은, 그, 중한 이유가 있었으니........."
>>203 마사 "그, 그대 아닌가!"
(운동스승(?)을 발견한 제제의 얼굴이 환해지다, 스스로의 결과를 기억해버려 다시 축 늘어진다.)
"으응, 기실 아닐세. 본좌는 그저 도서실을 구경하고 있었을 뿐이였다네. 그, 이렇게 많은 책을 한번에 보는 것은 처음이라."
음?! 인생의 회전목마를 좋아한다고?? 비유인가??! 여름을 좋아한다구?! 그, 계절을?? 으음??? 본좌는, 뭐, 봄을 좋아한다 이야기 해야 할까...? 혼자서 따라잡지 못하는 이야기에 허우적거리다, 세이카의 들뜬 설명에 드디어 감을 잡는다. 유심히 살펴보면 잠시 지진난 동공이 다시 안심한듯 가라앉는 것을 볼수 있을테다.
곰곰히 세이카의 설명을 듣다, 중얼거리는 듯한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듣고 싶어지는 군."
스스로 말하고 놀랐는지, 약간 입가를 소매로 감추는 일이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양 다시 품새를 가다듬었지만. 그래도 세이카가 스스로 목소리 내어 설명하는 그 음악은, 진심으로 귀에 담고 싶어진다.
"의학..."
얼마 전의 그 심문을 떠올리며, 그 두 눈동자가 사색에 잠긴다. 가라앉는 분위기에 잠시 멈칫하나, 또 고민하다 말을 꺼낸다.
세이카의 말에 잠시 생각에 빠진다. 원없이 듣는다라... 여기 모두가 '용서 받는' 판결을 얻으라 생각하는 건가? 어느 쪽이든 본인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고민에서 깨어난다. 굳이 들어낼 주제는 아니겠지. 대신 세이카가 같이 들을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에, 어쩔수 없이 환하고도 부드러운 미소를 짓게 된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을수도 있지만, 함께 할수 있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은 진심이다.
"확실히... 본좌도, 그리 배웠다기 보단 그저 주워들었던거에 불과했으니, 본좌의 생각이 틀리다 하면 그리 놀랍지는 안컨만."
의사란 자들는 모두, 스스로의 의득을 위해 타인의 고통을 늘이는 데에 혈안인 자로 알고 있었다네, 하고 상쾌하게 덧붙인다.
"그러한 사람이 살해를 한다해서,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 이유는 없다 보네만..."
말끝을 흐리다 약간 놀랍다는 듯, 그러면서도 대단하다는 듯, 동그래진 눈으로 마사를 바라본다.
"그대는 정말.... 성실하구만!"
적절한 어휘를 찾다 '성실'이란 어휘에 안착한다. 정말로 진귀한 것을 보듯이 반짝이는 눈은 덤. 더불어 세이카가 바로 서가를 집어내자 더더욱 반짝인다.
"대단하군! 그대, 기억력이 뛰어나지 않는가."
내 주위에 이런 대단한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생각에 두 눈이 휘어진다. 그러다 또 드는 호기심에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이고, 마사에게 고개를 돌린다.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듯이.
그러하며 스스로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는, 빛나는 듯한 마사의 모습을 보며 살며시 눈 웃음을 짓는다. 싫어할수가 없는 태도이며, 미워할수가 없는 사람이라고 느끼면서. 그렇게 부드러운 미소로 마사를 떠나보내는 듯하나, 가기 전에 건넨 말에는 입가를 굳힌다.
"...하지만 이해하지 않고도 정의 내릴 수 있는 것은 있는 법이지."
의미심장하게 느낄수 있는 어투로, 겨우 들릴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
그래도 만약에... 그러니까. 본인의 심문이 다가오니 느끼는 것이지만... 제제의 대한 것에 대해서도, 저 자가 그리 제제에 대해 알아보려 노력해준다면...
조금은, 기쁠 것 같기도.
이어지는 생각의 꼬리를 의식적으로 끊어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같잖은 욕망이다. 인간성이니 뭐니 하는 걸까. 뭐, 어차피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다 생각하지만. 자신은 죄인이 아니니. 그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도 분명한 일이라, 더 깊이 알아 봐야 할 필요성도 없을테다.
갑작스레, 스스로는 이해할수 없는 이유로 심란해진 제제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옆의 소녀도 똑같이 생각에 잠긴 듯하다. 저 작은 머리통에는 또 무엇이 들어 있을까, 잠시 궁금해하지만, 그런 호기심조차 털어낸다. 그게 무엇이든, 본좌가 방해하는 것은 아니 될 일이겠지. 잠시 고민하다, 싱긋, 미소를 그리고서 말을 꺼낸다.
"아마 그대를 너무 오래 잡아 둔 듯하군... 본좌는, 그, 도서위원이 무엇인지 잘은 모르겠네만, 그대의 지식에는 진심으로 감탄했다네. 다음 도서실에 들르면 그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길 바래. 그럼..."
그리고 잠시, 자리를 떠나기 이전, 멈칫하며 마지막 말을 건넨다. 작별인사와 달리 조금은 조심스럽게.
"시간이 되거늘, 그대가 추천하는 음악을... 함께 듣는 것도, 즐거울 거 같네."
//마사주 잘자! 수고했어!! 나도 세이카주를 너무 오래 붙잡아둔거 같아 미안하네ㅎㅎ 이걸 막레로 해도 괜찮고, 여기서 이어도 좋아!! 미리 수고했어!!!
〔 재판장 내에 사소한 기물 파손이 존재함을 발견했습니다. 배심원석 좌석의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이름표가, 성씨 부분이 안 보이도록 접혀져 있더군요. 처벌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 행동은 아니나, 상당히... 흥미로웠기에. 죄인 여러분들께 공유합니다. 〕 〔 죄인 제제 르 귄이 저한테 찾아와 중2병이 무슨 병인지, 고치는 약이 있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 저는 물어보면 답해주는 시X나 빅X비같은 AI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성실하고 착하기 때문에 중2병이 무엇인지 설명드리고 비타민 젤리를 하나 쥐여 돌려보냈습니다. 〕
〔 다음으로는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6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1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두 죄수 모두 동률을 나타내어 의견이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세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을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제제 르 귄은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덧붙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네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제제 르 귄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오늘 또한 활발하고 재미있는 심문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140 제제 그건 꼬맹이 네가...... (이 말을 해야 하나 잠깐 고민하고) 사기당하기 딱 좋을 성격이라 그런 거다. (보아라. 지금도 그러하지 않나. 가까이 해봐야 좋을 거 하나 없는 사람이라 에둘러 말해도 거리 둘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데. 그러나 이 착각을 정정하기에는 이것이 입에 넣기 싫은 맛이진 않았던지라. 권태는 자신의 앞머리를 헝클어 털며 제 태도를 버린다.) 그러냐. 그럼 나도 너와의 친분 잘 써먹어보마. 나중에 짜증나서 칼부림 하고 싶어지거든 내 얼굴 보고 나는 한 번 살려줘야 한다? (실실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그럼 둘 다 사과 한 번씩 했으니 쌤쌤인 걸로 퉁쳐. 쉽게쉽게 가자고. (깊은 생각과 고찰을 하기 싫은 권태의 고질병이 또다시 도졌다.) ...... 아. (깨달음의 탄성. 그의 벌건 눈동자가 당신의 왼팔 쪽으로 향한다.) ... 혹시 너, 왼손에 다크니스 드래곤을 품고 있냐? 아니면 태어나자마자 몸에 구미호를 봉인당한 쪽?
>>232 마사 나다. 꼬맹아. (당신의 마지막 중얼거림에 대답하는 사람이 하나 있다. 이 말인 즉슨, 제제한테 중2병 운운을 한 사람이 자신이라는 뜻이다.) (슬리퍼를 직직 끌며 근처를 걷던 권태는 책상에 엉덩이를 걸터 앉고 책더미에서 책 하나를 들어본다. 제목을 읽자마자 눈이 절로 찌푸려진다.) 이게 뭐냐. 뭔... 이런... (표지를 넘기고) 읽을 수도 없는... (한 장 더 넘기고) 외계어같은... (파라라락 넘기고) 암호를... 해석하고 있어.
>>234 제제 어디가...? (당신의 웃음 코드가 참 특이하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가,) 이 아저씨가 재밌는 편이긴 하지? 개그도 재밌는 거 많이 알고 있다고. 넌 왠지 나같은 아저씨가 좋아할 법한 개그를 좋아할 것 같고. 오오. 화낸다. 화냤냐? 아니지, 킹받냐? (토끼같은 소동물이 뒷발질 하는 모습을 보는 듯한 표정이다. 타격 전혀 없이 실실 웃고 있었다는 뜻이다.) 아니 근데 그게 아니면 설명을 할 수가 없잖냐. 여기서 "너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 귀중한 존재"라는 자존감 올리기 프로젝트 표어같은 이야기를 하기엔 맥락이 안 맞고?
>>236 마사 푸핫! (당신이 깜짝 놀라는 모습, 그리고 경악하는 말내용이 재미있어 기습적으로 웃음을 터뜨린다.) 아하하... 그랬지! 야야, 개랑 말 해봤냐? 완전 웃기다니까? 걱정 마라. 너도 걔 못지 않게 웃기니까. 책 읽는 자세가 그게 뭐냐? (이번에 그가 꼬투리를 잡기로 한 부분은 당신의 책 읽는 자세인 것 같다. 눈이 얼마나 안 좋으면 책이랑 코로 스킨십하냐고 놀리는 권태.) 책은 읽으면 10초만에 잠드는 사람이라? 어제 그... 의사양반 심문 때문에 읽는 건가. (어깨를 으쓱인다.) 기업 관련 내용을 파악하면 그 양반을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거야?
>>238 마사 어이쿠, 그러셨어? 미천한 내가 미처 그걸 못 알아봤네~? (깔깔 웃는다. 당신한테 권태는 천적이겠고, 권태한테 당신은... 놀리는 재미가 있는 아이, 정도일 것이다.) 심문 때 오가며 보긴 했지만... 사실상 지금이 처음으로 대화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벌써부터 미워하면 아저씨 상처받는다? 나잇값 못 하고 엉엉 울 거다? 드러눕는다? 여기서? (당신도 이미 눈치챘겠지만, 이 사람... 나이를 헛으로 먹었다. '어른답다'와는 전혀 다른 언행을 대놓고 전시한다.) 흐음~ 열심히 하네. 다들 그냥 대충 투표만 할줄 알았더니. (시큰둥한 태도다. 자신은 절대 이럴 일 없다는 듯이.) ... 다른 심문에서도 애매한 게 나오면 그렇게 다 뒤져서 찾을 거냐?
(심문 이후 하루가 지나갈 무렵, 하루동안 수감실에서 나오지 않던 옥사나는 느적느적 식당으로 걸어간다. 조금은 지친듯한 모습으로 냉장고를 뒤지던 그녀는 이윽고 주인이 없는듯 잘 봉인된 싸구려 술을 하나 꺼내들고 그대로 주방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라이터가 헛도는 소리. 물고있던 담배를 한숨소리와 함께 다시 담배갑에 넣어둔 그녀는 힘겨운듯 술병을 열었다.)
"후우"
(담배는 없지만 흉내라도 내겠다는 걸까. 그녀는 단숨에 반병을 비워버리고는 머리를 치켜들고 날숨을 뱉어낸다.)
>>241 권태 애들 앞에서 어떻게 힘든 티를 내요. (그녀 역시 당신을 그리 신경쓰지는 않는 듯 허공을 바라보며 그대로 술병을 비워갈 뿐 대꾸를 하지는 않았다.) 쉽지 않네요. 제가 배배꼬인 사람이라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어제의 그 추출은 제법 아픈 곳을 찔러오더라구요
>>242 마사 나잇값? 하고 있잖아. 이걸 마신다는 건... 어른이라는 뜻이지. (기다렸다는 듯이 싸구려 양주 한 병을 책상 위에 콩 올려놓는다.) 뭐 어때, 그 비둘기가 막지도 않던데. 그리고... 내가 불성실한 것도 맞지만, 네가 오히려 기합이 너무 들어간 거다. 설렁설렁 해. 누가 안 잡아먹으니까. 아마? (방어적인 태도와 잔소리 몇 마디 정도로는 태도를 쉬이 바꿀 것 같지 않다... 올려놓았던 양주 병을 슬슬 흔들다가, 뒤이은 말에 놀란 듯 눈이 살짝 커진다.) 이야. 그걸 인식했어? 주위 관찰 진짜 꼼꼼히 하는구나 꼬마야. 안 피곤하냐? 읽기 귀찮아서 안 읽었다. (혀를 끌끌 차며 양주를 한 모금 마신다.) ... 그럼 됐고. (눈을 잠시 감았다가,) 아리송했지. 무언가를 숨기는 건지, 아니면 원래 그리 복잡한 인간인지는 모르겠지만. ... 그런 면에선 내가 진짜 명쾌하게 대답하지 않았냐? 캬. 역시 나야. 말도 잘 해. (...기승전자뻑.)
>>243 옥사나 아하. 나는 너보다 어른이니 힘든 걸 굳이 숨기지 않는다, 이거인가? 어리광 받아주랴? (설마 진짜 그러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낄낄 웃으며 냉장고에서 원하는 술을 꺼내들기나 한다.) ...... 기분 나쁘긴 하더라. 거기 나오는 것들. (자신의 독백을 떠올리자 절로 굳었던 표정을 웃음으로 풀어낸다.) 흐음. 네 심상에 대한 네 감상을 직접 들어보고 싶은데. 말하라고 하면 또 위에 술 꽂아넣을 거냐? (와인 하나 병째 들고서는 당신 앞에 털푸덕 앉는다.)
>>255 제제 스무살을 넘으면, 이 성분에 대해서 내성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해요. 인체의 신비는 놀랍죠?(그녀는 조금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냉장고에서 오렌지주스를 꺼내 제제의 앞에 놓아주었다.) 아직은 그걸로 만족해주세요. 나가게 되시면, 권태씨에게 가르쳐달라고 하시면 어때요?
(작은 소녀는 평소와 똑같이, 부드러운 미소를 담으며 본인의 자리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일반인은 흉내내기 힘든, 완벽하게 일정한 보폭으로, 증인석에서 허리를 곱게 핀다. 시간이 되어, 이제는 본인이 이 쪽에 서있게 되었구나. 간수의 재촉하는 말에, 손을 들어 턱을 집는다. 느릿하고 여유롭게, 고개를 기울이는 소녀.)
음, 시작 전에, 내 그대들의 마음속에 정정하고 싶은 점이 있네만. 줄곧 말을 꺼내고 싶었다만, 본좌의 차례가 되어서야 가능하게 되었군.
(작고 고운 손을 앞에 펼친다. 익숙하듯이, 평온한 목소리가 읊조린다.)
살인이란게, 죄이기는 하나?
(맑은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당당히, 그러면서도 당연한 사실을 가르치듯. 설교를 내리는 것이 익숙하다 못해, 그것을 위해 태어났다는 듯. 그래, 필시 그것이야 말로 그녀의 존재 이유이자 숙명. 지금까지 섞이지 못해 드러나는 어긋남이 그제야 제자리에 맞물리듯이 돌아간다.)
죽음은 해방이다. 삶에 불행은 필연이자 전주곡. 죽음이란 그 모든 불행과 불행의 전조를 끊어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므로 죽음을 선사하는 것이야 말로 자비다.
본좌는 용서를 구하자 이 곳에 선 게 아닐세. 애초에 잘못을 한 적이 없으니, 용서를 구하는 것이야 말로 어불성설이지. 하하...
애초에 인간에게 용서나 이해를 바라는 신이라니, 웃기지 않는가?
(살포시, 눈을 접어 휜다. 자신이 하는 말의 무게를 깨닫기는 하는 걸까. 수감복 어깨위에 얹은 스톨 마냥 가볍고도 당연하다는 태도이다. 두 눈에 누구는 올곧은 신념이라, 누구는 비틀린 광기라 부르는 것이 그 자리를 잡아 빛난다.)
그럼.
'본좌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한다네.'
내 겸허히, 그대들의 호기심을 성심껏 해소하지. 그대들도, 그대들의 눈을 밝힐 수 있기를.
>>273 마사 (반발하듯 여전히 '생각하다'라는 어투를 고집하는 모습에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여지지만, 크게 기분이 상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흐음, 어려운 질문일세. 본좌의 몸은 여전히 신의 그릇이긴하나... 신도 하나 없는 신이란, 여전히 신이라 부를수 있는 존재인가? 더 이상 신의 역활은 수행하지 않느나, 물으면 맞네만.
>>280 마사 집안? 아하하! (농담을 들었다는 듯이, 지금까지 중 가장 크게 소리 내어 웃는다.) 시켰다... 라 논한다면, 아닐세. 이 것은 모두, 내 스스로의 의지로, 내 스스로의 독단으로 행한 구원일지니. 위부터 아래까지, 평등하게. (잠시, 고민하듯 멈칫한다.) 그래, 나를 따르는 신도들은, 모두 내 손으로 숨을 거두었지.
>>288 옥사나 하하. 우리 모두, 이곳의 '용서'가 보편적인, 감상적인, 진정한 의미의 용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 않은가. 본좌가 들어온 이유라면... 그래. 교도소에서는 행할수 없는 일이 있어서 말일세. 여기서 주는 '소원'. 그것을 이용해서 짓고 싶은 매듭이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혹여나 여기서 고통을 받고 있는 죄인아닌 죄인이 있다면, 본좌가 성심껏 도와야하지 않겠는가.
>>291 마사 (순간적으로, 비웃듯이 일그러지는 얼굴. 다시 조소를 담은 온전한 '신'의 미소로 돌아간다.) 자네는 생각보다... 음, 조금 더 시야가 밝아졌으면 하는군. 가치관이라. 진리를 가치관으로도 불를수는 있겠지. 그리고 대답하자면, 그렇네만? 그대가 인간으로서 키워졌듯이.
>>292 박권태 (순수하게, 정말로 당연한듯이, 이해가 안 가는듯이, 고개를 기울인다.) 잘못을 하지 않았으니, 용서는 필요없네만. 오히려, 어째서 그리 날을 세우는가? 말했듯이, 내가 행한 것은 죄가 아니라네. 해방.... 그래, 해방이었지. 그대들의 죄도 죄가 아니라 고해주는 것에, 어찌 기뻐하지는 않는가?
흠, 물론, 나를 희생함으로 스스로의 소원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라면 긍정하네만. 그래도, 고작 첫째 심문일뿐이니.
>>301 제제 ...... 나는. (짓씹듯이 말하려 하다가, 상대가 아직 미성년자란 점을 상기하고는, 길고 긴 심호흡으로 마음을 진정시킨다. 화 내면 안 된다 박권태. 상대는 내 딸 뻘이다...) 이봐, 방금 네가 옥사나의 질문에 '소원을 이루고 싶다' 어쩌구저쩌구 했었잖냐. 그 말을 뭐 복잡한 거 제치고 보면, 여기서 '용서한다' 판정을 받아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말 아니냐? 우리가 네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도와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 이 말이야. 네 소원이 뭔지도 모르는데 말이지.
>>302 옥사나 흠? 아하하! 걱정 붙들어시게나. 나의 '살인'은 끝났네. (웃으며 도리질을 하는 제제.) 내 신도들이 이제 모두 세상 사람이아니니, 내 직함의 일은 끝났네. 신도 없는 신은 더 이상 신이 아니니. 음, 인생의 목표를 끝냈다는 기분, 그대로 알지 아니한가? 내 권할 밖의 사람을 건드릴 권리도 권위도 없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저 단순한 궁금증 해소일뿐이라네. 그 궁금증을 해소한 후에는, 뭐, 교도소로 돌아갈까나?
그리고 가족이라. 아마 그렇다 생각하네만. 셍전에도 그리 했고, 내가 해방시켜준 지금은 더더욱.
>>303 마사 그래, 어떠한 설명이 필요한가? 아, 혈연을 얘기한다면, 본좌, 본좌의 부모 두분이었다네. 신도들도 가족이라 보고 있네만.
>>306 박권태. 아하. (턱을 매만진다.) 굳이 말하자면. 없지. 신의 소원을 들어주려는 인간이든, 인간에게 소원을 들어달라, 부탁하는 신이든. 허황된 우슷개소리 밖에 되지 못하지 않은가? 진정으로 이야기 하자면, 용서한다는 판정을 받지 못한다면, 나 또한 그리 손해는 아니네만. 그저 그 뿐인거지. 소원은 덤이고.
>>313 제제 아하. 그래. 그럼 난 널 용서 안 할란다. 내 유죄 판정 받고 구원 받아서 중2병 나은 뒤 환생하렴, 꼬마야. (당신을 향한 입장을 확고히 정하고 나니 태도가 한결 가벼워진다. 책상 위 올려놨던 발끝을 까딱거린다.) 제제 꼬마야. 사람들 죽였을 때 슬프거나 죄책감이 들지는 않았냐?
>>314 세이카 2인자? 행정이나, 그런 것들은 본좌의 자비로우신 부모님이 도맡아 주셨다네만.
>>316 박권태 그대, 일전에 내게 중2병이란 거짓말을... 흥. 아닐세. 그게 그대의 선택이라면. (가벼히 응하지만, 불만족스러운 얼굴이다.) 어차피 아직 1차 심문이니, 딱히 아직 본좌가 해방 될 날은 멀었네만. (어르신 마냥 끌끌 혀를 찬다. 앳된 얼굴에 어울리지는 않는 행동이다.) 그대는 그대의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구만... 본좌는 선행을 행했는 데, 어찌 그러한 감정을 느낀다 말인가.
>>321 제제 거짓말이었는데 거짓말이 아닌 것 같다, 야. 아니다. 거짓이 맞을지도. 너는 중2병보다 더 심각한 병이 있어. (자기 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이야... 나도 한 모럴리스 하는데 너는 더 하는구나. 그럼 사람들을 죽이고 나니 어떤 기분이더냐. 즐거웠어? 후련했어? 행복했어?
>>319 세이카 으음, 폭이 너무 넒어서 하나로 답할수 없네만... 음, 세상사나, 하소연이나, 위로나... 그런, 사랑담긴 이야기지. 신이 사랑하는 신도에게 또 무슨 이야기를 하겠나.
>>320 마사 뭐, 평범하게 신의 그릇의 행동거지에 대해 교육받았네만...
(곤란한듯, 잠시 눈썹을 늘어트린다.)
...그대. 아니. 그대들. 혹시 본좌를 무슨, 새장에 갇힌 가련한 공주님와도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겠지?
만일 그렇다면, 오해라고 말하고 싶네만. 본좌가 신도와 함께 한 곳은 그런 곳이 아니였다네. 본좌의 행동을 강제하는 자는 하나 없었으며, 사랑과 웃음, 행복에 관한 고찰이 가득한 곳이었다네. 외로운 자, 서러운 자, 불행한 자들이 모여들어 본좌에게서 마음의 안식을 받았다.
>>322 옥사나 (콧웃음) 헛소리는 아니네만. 내 어리석은 범인의 무지함을 탓하면 아니되는 것이니. 뭐, 교도소든, 묘지든, 종착지는 똑같지 않은가? (고개를 기울인다. 신이 후에 어디갈지 궁금해하는 자는 처음이다.) 도덕성과, 주관적 사고? 물론 첫째가 아니지 않은가? 아, 허나 그것은 신인 본좌에게 해당되는 사항일세. 그대들과 같은 인간들은, 마음을 따라 걸을 자유가 있으니. 안그런가?
>>323 박권태 으음, 그런 거짓말에는 또 속지 아니 할걸세! 뭐... 본좌의 사명을 행하는 데에는, 선행을 행하는 데에는 큰 기쁨 같은 것은, 본디 느껴서는 아니된 것이라네. 신이 그저 도리를 행한 것일 뿐이니. (중얼) 신의 감성을 궁금해 하는 것도 처음보네만. 굳이 뽑자면, 신도들이 더 이상 고통 받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위한 안도감? 잘은 모르겠네만.
>>327 세이카 (눈을 동그래 뜨며 손을 내젖는다.) 아아아, 오해하지 말게. 본좌의 곳에선 서재가 있었다네. 책은 매우, 매우 많았고. 본좌도 신의 역활을 수행하기 위해 참고 한 책이 수둑하네. 그저 본좌의 곳을 떠날 이유가 없어, '도서관'같은 곳에 발걸음을 한 적이 없을 뿐이니.
프훗, 그대도 참으로 다정하구만. 신을 위한 걱정같은 하찮은 것도 없는데 말이지.
>>328 마사 그거야, 그대 또한 마찬가지 아닌가? (똑같은 굳건한 태도로 대한다.) 그리고 그런 것을 본좌가 어째서 만냐나 말인가? 의문스런 말을 하는 구나.
(그녀는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신을 자칭하는 아이가 여실없이 드러낸 광기 탓인가. 힘이 빠진듯 심상독백을 깊게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때의 내가 그랬듯이 저것이 진정 자신의 심상을 대변하는 것이라면. 놓아두었다고는 하나 의사 나부랭이었던 자신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소녀의 말에 담긴 확신이 일말의 가능성마저 부정해대는 탓에 그녀는 그저 저것을 바라볼 뿐이다.)
아직 학생일때는 어른이 말하는건 전부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법이에요. 저도 한창 학생때는 자주 그랬답니다? 괜히 조금 엄한 선생님이 미워보이기도 하잖아요. (재판장에서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사를 보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그흐, 그렇네요!!! 어떻게 재판장에서! 뭐 그렇게 따지면 심문당하면서 담배를 핀 저도 조금 그렇네요. 음음, 마사씨는 최소한 저희같은 어른은 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마치 친척의 아이를 대하듯 옥사나는 한 층 편해진듯한 모습이었다. 곧이어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냐는 말에는 조금 고민을 하는 듯 했다.)
그럴리가요. 저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저에게만 하기로 했거든요. 남에게 강요하기에는 정신 나간 사상이잖아요? 반드시 '같은 방식'으로 되갚아야 한다니. (그녀는 곧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냉장고를 뒤져 술을 가져왔다.)
글쎄, 이러는 편이 용서받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이렇게 말이 휙휙 바뀌는 사람이랍니다 저는. 그다지 믿지는 마세요.
>>343 제제 ...고생하셨네요. (그녀는 소녀를 경멸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인사를 건넀다.)
>>347 마사는 불안한 눈빛을 하고있다. 옥사나의 배려에도 그다지 불안감이 가라앉은 것 같지는 않다. 어딘가, 이미 결말을 알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웃을 일이 아니라구요? 전 그 사람에게 정말로 실망했어요. 그런 사람이 배심원으로도 참여를 하다니.... 믿을 수 없어요. 이 시스템에 참여한 것에 후회가 될 지경이에요."
담배에 대해서는 이성을 흩뜨리는게 아니라 오히려 챙기려는 행동이라서인지 더 관대한 것 같다.
"냄새 빼고는 괜찮았어요. 정신나간 사상이라고 생각은 하고 계신 건가요. 그렇다면 그런 사상을 가진 남을 대하듯이 다신을 대하면 어떨까 싶습니다만."
또박또박 할 말을 이어간다. 뭔가 알아차렸다는 듯이 얘기한다.
"옥사나 씨는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해요. 다른 건 몰라도, 그것만은 알겠어요."
숨을 들이키고,
"옥사나 씨에게만 말하는 거지만 전 소원을 이미 정해두었어요. 아무도 저를 모르는 곳으로 가서 새 삶을 시작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다른 삶의 목적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옥사나 씨의 가치관으로 보면 뻔뻔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전, 용서받아 바깥으로 나간다면 옥사나 씨 또한 저 같은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낮게, 속삭이듯 내뱉는 말. 마사의 서툰 위로가 고마운 듯, 눈매가 곱게 휘어진다. 신이란 것이란, 인간을 대하는 작은 행동에도 주의해야 한다더니, 본인에게는 계속 스스로를 돌아볼 책임감이 있다라니, 생각은 많아도, 굳이 입밖으로 내밀지 않는다. 그러다가 동요하는 마사의 모습에 눈이 동그래지다, 슬픈 듯이 접힌다.
"쉬-잇. 괜찮다네."
세이카의 팔을 도닥이려는 고운 손,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는 걱정어린 시선과 순수한 호의. 몸에 묻어나온 듯한 한 진심어린 무분별한 애정이다. 한편으로선, 제제의 신도들도 이리 대했을까, 하는 궁금증도 품게되는 몸짓이다.
"본좌야, 그대의 상황을 모르니 뭐라 확언이나 첨언은 못한다네. 본좌도 그대의 이야기를 듣고 싶네만, 그대도 필시, 천천히 풀고 싶은 실타래겠지."
"인간은 본디, 볼수 있는 것이 적다고 알고 있네. 그로 행한 일에 그대가 만족감을 느끼든, 후회를 느끼든, 그대는 그럴 권리가 있어. 본좌가 아는 것은 그저, 그대가 행한 것은 죄악이 아니라는 것이지."
불완전한 신의 그릇이라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달콤한 말이며, 타인을 완벽히 내려다보는 태도다. 동시에, 타인을 완전히 긍정한다는듯한 태도다.
"후후, 그래도 권태씨정도면 제가 교도소에서 봤던 사람들중에선 제법 괜찮은편이라구요?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고, 스스로도 다소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중독자는 부정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인지하고 있고 개선의 여지도 있다는 점에서는 전 제법 높게 치고 있거든요!"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마사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가끔 고개를 끄덕이고 평소처럼 색채가 다소 결여된듯한 미소로 화답할 뿐 이야기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이 숨기기는 어려운듯 보였다.
"그래도 역시 미성년자 근처에서 흡연은 조금 그랬네요. 다음번엔 미리 피우고 들어갈게요."
그녀는 자연스럽게 너스레를 떨고는 조금 떨리는 손으로 담배갑을 둘 사이에 두었다. 온지 얼마되지도 않았지만 이미 두개비정도 밖에 남지 않은 것이 그녀는 자랑스러운듯 힜다.
"이것에도 이유가 있어요. 미안해요 마사씨. 자세한 이유는 다음 심문에서 물어봐줄래요?"
그녀는 미안하다는 듯이 빈 잔을 살짝 채워서 마사의 앞에 건내주었다. 술은 아니었고... 언제 가져온건지 모를 오렌지 주스였다.
"가혹해야해요. '의사'가. 사욕에 빠져서, 병원에서 환자를 대놓고 살해한거에요. 직업윤리는 고사하고, 제 기준이라면 인간성에서 탈락이니까요. 그랬다면 최소한 행복하기라도 해야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어요-. 그녀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마사가 말하는 '미래의 일'이 재미있다는 듯이 들으며 두병째를 비워냈다.
"...살아가기만 하는건, 괴로운 일이에요. 그렇다고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을 새로찾는 것은, 강한 사람이나 할 수 있겠죠."
그녀는 웃으며 건배라도 하자며 잔을 들었다.
"어른이 술을 마시는 이유로는 어느정도 납득이 되나요?"
>>350 제제 "그거 다행이네요. 아마 이번이 마지막으로 제가 말을 걸 일은 없을 것 같아서."
그녀는 제제의 모습을 받아들였다. 악의는 없는 순수한 호의가 그녀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흔 여덟명. 숫자를 본다면 가스인걸까. 쓸모없는 생각이 머리를 헤집어 놓는 사이에 들어온 제제의 말에 그녀는 어이없는듯 비웃음을 내비췄다.
〔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방문 앞에 종이봉투 여러 장을 두고 간 사람이 있습니다. 익명으로 전하길 원한 듯 하여 누가 준비하였는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선물은 잘 받으셨나요? 〕 〔 그리고 간밤에 제제 르 귄이 저한테 찾아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소 혹은 장치를 찾았습니다. 음향 장치가 설치된 시설 몇 곳을 안내함과 동시에 mp3 플레이어를 대여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안내드리는 까닭은 해당 죄인이 섭섭하다는 듯한, 혹은 이해가 안 되는 것을 마주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 다음으로는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9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한다: 1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용서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옥사나 하네즈카 외, 모두 결과를 예상하기 힘든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네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덧붙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마지막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무사히, 그리고 완벽하게 심문이 마무리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360 그렇다면 직접 해 본 기분은 다르던가요, 잠깐의 쾌감과 후유증 같은 허무감 이외에 다른 것이 무언가 있던가요, 마사는 묻고싶은 것 같았지만 옥사나의 행동을 보고서 입을 다문다.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이 보는 자신과 타인이 보는 자신 중 어느 것이 진실된 나에 가까운가? 라는 질문을 던지거나 답하기도 전에 마사는 옥사나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가로막힌다.
"감사를 받으려고 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시선을 피하는 마사의 눈이 의문에 사로잡혀 있다. 정말 이런 이야기를 하려 한 건 아닌데, 어떻게 된 걸까. 어쩌면 심상에서 훔쳐보았던 그 단편에서 뚜렷이 알 수 있는 외로움과 고독감만은 가슴을 울렸던가? 비슷한 종류의 책임감을 지닌 사람이 과도하게 부채를 짊어지려 하는 모습이 닮아서? 자꾸만 이유를 찾아보려 해도 말도 안 되는 것들뿐이다. 그런가. 인간이니까, 고장날 수도 있는 것이다.
"..알겠어요. 제가 피곤하게 만든 것 같네요. 다음번에 만난다면 가벼운 사담이라도 나누어요. 전, 평상시에도 타인을 마구잡이로 심문하려 드는 사람은 아니니까. 오해 없었으면 좋겠다구요."
변명하는 마사다.
"노력해 볼게요. 그렇게 말하니 걱정스러워 지네요."
희미하게 웃음을 띈다. 그야 심문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걱정은 하고 있었지만.... 가장 싫은 기억만을 골라 만든 누더기, 그 비유에 가슴이 철렁하는 것 같았다.
손이 조금 떨렸다. 그러나 멀쩡한 듯 옥사나를 배웅했다. 그러고도 오렌지 주스가 남은 잔을 가지고 오랫동안 혼자 앉아있었다.
>>250 마사 (부러 눈을 크게 떴다가 다시 눈꺼풀 사이 간격을 좁힌다.) 수상해...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부정하냐. 설마... 미성년가 음주를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어머어머 세상에. 학생회장이 이런 주장을. 하는 말이 당장에라도 들려올 것 같은 포즈를 취한다.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양손으로 입을 가렸다는 뜻이다.) ... 앗. 아아악... (당신을 놀리느라 손에서 술병을 놓은 것이 패착이었다. 당신이 들고 간 양주병을 충격과 경악이 뒤섞인 눈빛으로 바라본다.) 안 돼액, 그거 없으면 아저씨 죽는다...!! (손을 뻗어 술병을 다시 가져가려 해본다.) 왜?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눈을 살짝 찌푸렸다.) 내 말은, 꼬마야. 여기는 학교가 아니라 교도소인데 그 지위를 여기서까지 지켜야 할 필요가 있냐? 벌점 줄 사람도 없단다. 네 말마따나 여기는 본받을만한 사람이 없어서. (태도를 고치라는 말에는 어깨나 으쓱할 뿐이다. 생각해보겠다고 말은 한다.) ... 그리고 네가 무얼 착각하는 것 같아 정정해주는데 말이다. 난...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술을 달싹인다.) ...... 정말 기억이 잘 안 나. 믿든 말든 네 자유지만.
>>251 옥사나 두개골 다 굳었다고 사람 차별하는 것 좀 보소. 뭐, 나로써는 상당히 마음에 드는 대우지만. 나도 의사 양반이 꽤 편하단 말이지. 다른 꼬맹이들과는 달리 말을 덜 골라도 되니까. (유이한 성인 죄수 동지를 막 대하겠다고 미리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뻔뻔하게 태도를 정한 권태는 와인의 코르크 마개를 돌려 뺀다.) 이야아. 그걸 보고 치료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먼저 떠올리셨나? 직업병이다 그거. 으하하, 확실히 네 말대로 정신병 심화시키기에 딱 좋은 글이긴 하던데! (유쾌하다는 듯 웃지만 얼굴 거죽 밑에 불쾌하단 감정이 깔려있음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심문은 끝났지만 재판은 안 끝났잖냐. 물어보는 것 정도야 자유지. (술병을 흔들며 능청스레 말하고는) 그리고 재판을 떠나서... 트라우마를 최대 강도로 바로 마주하는 것보다는 그에 대해 털어놓는 게 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 ... 아님 말고. 나보단 의사 선생이 더 잘 알겠지.
>>407 세이카 ... (당신을 향한 공격으로 들리지 않도록 고개를 옆으로 돌린 뒤.) 나 참, 허 참. 그게 잘못한 일이면 나는 진작에 무기징역 받고 감옥에서 썩고 있었을 거다. (이미 감옥이다.) 얘야. 우리가 너를 용서하길 원하니? 아니면 용서하지 않기를 원하니?
>>418 "경찰이 출동한 사유가 소녀의 비명소리나 소음 때문었다면 세이카 씨는 학대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는, 누군가 낯선 사람이 세이카 씨의 집 창문으로 나오기라도 하는 걸 본 누군가가 신고했다면 세이카 씨가 살인자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외에 신고한 자가 중요한 이유는 그 사람이 세이카 씨에게 뒤집어씌웠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423 마사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이는 밀그램 시스템이 보증하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오인체포와 누명의 가능성은 지운 채로 심문에 임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상하리만치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결국 사마엘의 대답은 '정보를 제공할 수 없음'이었다.)
>>438 제제 ...... 재밌게 읽는구나, 꼬마야? (심문 때 썼던 말투가 아직 입에 붙었다. 어색한 어투로 말을 걸고는.) 너는 저것도,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냐?
>>439 세이카 ... 책임감이 강하구나, 꼬맹이. 심문 중에 쓰러지지 않은 건 칭찬해주마. (이상할 정도로 그 수준이 높기는 했지만, 장한 건 장한 거니까. 정신을 잃은 모습을 보고 잠시 눈을 꾹 감았다.) ...... (자신의 팔을 코에 가져다대 냄새를 맡는다.) ... 큰일났네. 나한테 술냄새가 나는지 안 나는지 모르겠어. 술냄새 붙으면 싫어할 것 같은데... (성인 남성인 자신이 옮겨야 할텐데. 이걸 어쩐담. 세이카를 내려다보며 안절부절 못 하고 서있기만 한다. 우유부단하기는.)
(의외로 크게 동요한 모습이다. 지금까지 보인 모습에서 제일로. 허나 그것도 잠시. 창백한 얼굴에서 식은 땀을 닦아내고, 작은 숨을 들이키면, 다시 침착하고 고요한, 잔잔한 호수같은 심려만을 보인다. 스스로의 편헙한 몸으로는 도와주지 못한다는 것은 뼈저리게 알고 있어, 곁에서 손으로 세이카의 소매를 붙잡고 있기만 한다.)
...
>>443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을 동그래 뜨며 곁으로 고개를 돌린다. 눈이 마주치자, 꽃이 피어나듯이 화사한 미소가 펼쳐진다.)
그대 아닌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적인 호의어린 미소다. 달라진 건 하나도, 정말 하나도 없다는 듯이. 꼬마는 아니네만,이라 가벼히 말하고선 펼친 손을 스크린에 향해 손짓한다. 말에는 끝없는 확신감, 그리고 티끝 만큼의 조소가 담겨있다.)
>>446 세이카 여기까지 따라왔지만, 간병 같은 건 건드려본 적도 없는지라, 다른 이들이 해결하는 동안 곁에서 서성거리기 밖에 못한 제제. 가만히 바닥에 정갈히 앉아있었지만, 세이카가 떠는 모습에 두 눈이 깜박인다. 눈살을 모으며, 잠들어 있는 세이카 옆에 다시 다가가 곤란한 표정으로 곁에서 무릎을 꿇는다. 악몽을 꾸는 사람은 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른다.
일단 손으로 작게 토닥이며 곰곰히 생각하다, 세이카가 음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기억한듯, 주머니에서 MP3를 꺼낸다. 음악을 들려줄 생각일까? 다만... 아무리 만지작거려도 그 조작법을 알아내지 못한다.... 그렇다. 제제는 애초에 건네 받은 MP3를 어떻게 쓸 지도 몰랐다... 추욱, 어깨를 늘어트리며 다시 내려놓는 제제.포기할수 밖에 없나?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찾아오는 깨달음에 얼굴이 환해진다. MP3를 쓰는 법을 모르면, 스스로 MP3가 되면 되는 것!
...아, 하지만 제제는 아는 노래는 없었다... 애초에 노래를 부르는 입장이었던 적이 없었다...
다시 미역처럼 늘어지던 제제. 그래도 기억의 파편에서 가까스로 노래 하나를 꺼내는 데에는 성공한다. 작은 입이 서툴게 열린다.
〔 죄인 제제 르 귄, 자신의 방에 돌아가지 않고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방에서 밤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잠은 제대로 주무셨습니까? 그리고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는 무사히 일어나셨습니까? 건강에 문제가 없기를 바랍니다. 〕 〔 그리고 주방의 모든 술이 제자리에서 사라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많은 걸 한꺼번에 다 먹으려고 가져간 겁니까? 제자리에 돌려놓으십시오. 죄인 박권태. 〕
〔 다음으로는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1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한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한다: 1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두 명의 죄수가 용서받는 방향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습니다. 〕
〔 덧붙여 외부 판정단의 의견을 함께 알려드립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7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4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압도적으로 용서한다가 우세합니다.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규칙에 의거하여 현재 외부 판정단의 결정이 반영되는 죄인은 박권태 한 명뿐이라는 점,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마지막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시미즈 마사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시미즈 마사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시길 바랍니다. 〕
〔 내일은 밀그램 시스템의 제 1심이 종료되는 날입니다. 오후 10시, 제 1심 판결을 브리핑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므로 모든 죄수는 잊지 않고 참석하여 주십시오. 〕 〔 이를 위하여 모든 죄인은 내일 정오 12시까지 투표 제출을 완료해 주세요. 정오 12시 이후에 접수된 투표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 〔 죄인들의 운명이 어떻게 판가름날지... 죄인들은 서로를 용서할지, 용서하지 않을지. 정말 기대됩니다. 〕 〔 당신도 그렇지요?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445 제제 (당신이 개화함과는 달리 권태의 표정은 굳은 상태다. 똑같은 미소임에도 불구하고.) 너 진짜 웃긴다. 꼬맹아. 닫힌 세계밖에 몰라서 그런가... 바뀌질 않는구나. (언젠가 그대가 자신한테 편협하다고 말한 적이 있던가. 정말로 편협한 건 어느 쪽일까? 권태는 눈빛으로 그렇게 전했다.) 계속 묻고 싶었는데 말이다......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느라 잠시간의 틈이 생긴다.) ... 우리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다. 백 보 양보해서 네가 신이니까 살인이 문제 안 된다고 쳐도, 인간이 인간을 죽인 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냐?
>>446 세이카 ...... (킁. 습관적으로 코를 한 번 울린다.) 애기가 왜 끙끙 앓고 있어. (식은땀에 절은 머리카락을 넘겨주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것은 닿지 않고 다시 물러난다. 그의 손끝에는 이젠 떨쳐낼 수 없는 알코올향이 들러붙었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악몽을 꾸는 아이다. 안 좋은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싶지는 않다. 적어도, 지금은.) 아가야. (낮고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당신을 부른다. 손을 대지는 못 하더라도 당신을 깨우고는 싶으니까.) 세이카, 아가. 일어나볼래. 내 말 들리니? ─네가 필요하단다.
떨리는 것이 살짝 잦아들며, 숨소리가 조금은 느려진다. 아직 약간 빠르지만... "...으응..." 제제의 그 노력이, 조금은 도움이 되는 것일까. 딱지가 앉은 손이 살짝 움직인다. 무언가를 잡고 싶다는 듯, 꼼질꼼질. 그녀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우으..."
>>450 세이카 허어어어. (탄식일지 한숨일지 모를 것을 길게 내쉰다. 침대에 걸터앉아 당신을 내려다보는 눈빛에 어이없다는 뜻을 담는다.) ... 완벽하게 마쳤으니 걱정 말아라. 꼬맹아. 난 되려 그게 짜증나던데.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꼰다.) 기절할 정도로 하기 싫었으면 하기 싫다고 말을 해. 아니 뭐, 물론 그 비둘기 녀석이 안 들어줄 거라고 나도 생각하긴 해! 그래도 그냥 끙끙 앓고 있을 수만은 없잖냐. 세이카, 다른 애들이 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451 제제 꼰대는 원래 자기가 꼰대인 걸 모르는 법이라고 하더라. 난 늙은 꼰대, 넌 젊은 꼰대. (당신한테 손가락질 척 하며 말했다.) ...... (잠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환장해서 돌아버리겠는 정신머리를 원위치로 되돌리기 위함이다.) 어후. 내가 이래서 사이비들이랑 상종하기 싫다니까...... (중얼. 그래그래. 네 말대로 죽음이 불행을 앗아가는 거라고 쳐. 그 말은 사람들이 겪어야 할 행복마저 앗아간다는 뜻이 되는 거, 알고 있냐? 그 사람들이 너한테 "내 행복을 전부 다 빼앗아가세요!"라고 했다면 인정해주마. 꼰대 꼬맹아.
>>452 마사 (당장이라도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싶은 걸 참느라 표정이 요상해졌다.) 이상한 오해라고 하기에는 수상할 정도로 화를 내는... 아아. 괜찮아, 괜찮아. 네가 학생회장의 신분으로 미성년 음주를 용인한다고 해도 누구한테 꼰지르거나 하지는 않는다. 혹시 애기들이 담배 피워도 된다고 생각해? 아~! 괜찮아 괜찮아~! 이상하게 생각 안 해! (히죽히죽.) 앞에 두 개는 그렇다 쳐도 어른한테 술은 대화를 이어가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도구... 아아아...... (술병이 당신의 품에 안기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허공에 손이나 휘적거리고 있다.) 아이고 아이고. 아저씨 죽는다...... (결국 선택한 것은 책상 위에 힘없이 흐느적 엎드리는 것이었다. 앓는 소리를 내며 죽어가는 척.) ... 아직 어린 애가 신념은 무슨. (볼멘 소리를 하긴 했으나 이 이상 지적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 진짜 이상한 말이다, 야. 보통은 바깥보다 감옥이 더 빡빡해야 하는 거 아니냐? 징계 줘볼라면 줘보시죠? 아저씨는 계속 이럴 거지롱요? (낄낄 웃는 소리.) 그래보이냐? 술 마셔서 그런 거 아닌가. 술 마시면 기분 좋으니까. (술병 쪽으로 손을 다시 휘적거리며) 그러니까 술 안 마시면 아저씨 이대로 너무 억울해서 엉엉 울며 떼 쓸 거다? 발버둥에 맞기 싫으면 아저씨 입에 술병 주둥이 좀 꽂아주라. 응~? (되도 않는 애교.)
>>454 마사 크흡... (잇새로 웃음이 새어나온다.) 학생회장이라는 지위가 너를 만드는 것도 아닌데. 그런 생각 할 수도 있지 뭘. 네 자신을 받아들여, 시미즈 마사...... (엄숙하게 말한다... 꼴에...) 내가 좀 30년은 더 어린 것처럼 동안이긴 하지? 칭찬 고맙다 꼬맹아. (애같다는 말을 능청스레 넘긴다. 30살 더 젊어지면 얘보다 연하이긴 하겠네... 하는 생각도 했지만, 굳이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관대하다기보단 관심이 없어보이긴 하던데. 심문 때 하는 거 보면. (혼잣말처럼 말하다가 방그레 웃는다.) 오오, 그러냐? 그럼 어른답게, 쉽게 화나고 쉽게 삐치는 사춘기의 특권을 마음껏 누리는 우리 마사 꼬맹이한테 훈계나 해주랴? 아저씨 그런 거 잘 한다. (자신이 방금 한 말을 지키기라도 하려는 듯, 맨정신으로 나오라는 말에 짐짓 엄한 표정을 짓는다.) 어허. 어디서 어른한테 오라가라 잔소리야! 사람이 말이다, 힘들어도 술이라도 마시며 꾸역꾸역 참여하는 걸 칭찬하지는 못 할 망정 온갖 지적질은 다 하고 말이야. 어?!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사람이 할 말은 아니다. 화난 체를 하던 권태는 당신이 술병을 내려놓자 반색한다. 지금까지의 웃음은 가짜였다는 듯 얼굴색이 훤해진다.) 그렇지! 이렇게 나와야지. (언제 골골 앓았냐는 듯 벌떡 일어나서 술병을 낚아챈다. 그러고는 입구에 입을 대고... 한 번에 절반을 마셔버린다. 당신을 힐끗 보다가 입을 떼는 것이, 원샷도 할 수 있지만 눈치가 보여 그만둔 것처럼 보인다.) ...... 아저씨 이 정도로는 안 취한다?
>>504 마사 나중에 한번 보자꾸나. (깍지 낀 손의 검지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대꾸했다.) 아무도? (잠시 고개를 슬 기울였다가) 아니. 내가 네 대우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나한테 부탁할 건. (당황했는지 눈을 살짝 찌푸렸다.) 음. 꼬맹아. 그러면 다른 학교로 전학 가서도 학생회장을 계속 할 거냐?
>>561 마사 오늘 저녁에 있을 브리핑 자료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사마엘은 당신의 질문에 순순히 대답했다.) 그 뒤에는 상부에 올릴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입니다. (물어보지 않은 것까지 순순히 대답한다.) 그 뒤에는 제 1심 운영을 바탕으로 제 2심에서 새롭게 추가되거나 변경될 규칙과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예산안을 검토하고 시설 점검과 보안 체크를... (궁금하지 않을 것까지 술술 분다...)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 이렇게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군요. (생색도 일류급으로 낼 줄 아는 고성능 AI였다.)
>>563 마사 짐작하고 계시는 듯 합니다만, 규칙은 변경될 수도 있고 변경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변경되지 않을 공산이 크니 단지 참고만 해주시길. (당신의 감상을 꿈에도 모른 채 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보안 체크는 밀그램 시스템 관련 기밀을 보호함과 동시에 죄인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범국가적인 대규모 프로젝트니까요. (이 프로젝트의 존재 자체를 탐탁치 않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설명과 함께,) 죄인이 나가려 할 경우, 상황에 따라 처우가 다르겠습니다만 구속복의 모든 구속을 채워 독방에 가두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크겠군요. 그리고 밀그램 시스템이 끝난 뒤, 살인죄와는 별도로 탈옥에 대한 죄를 묻게 될 겁니다. 누군가가 침입할 경우, 즉각 사살합니다.
>>565 마사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편안한 생활이 저의 기쁨입니다. (당신의 표정을 읽지 못 했는지, 아니면 읽지 않았는지. 사마엘은 여상한 어조로 말했다.) 다행이로군요. 밀그램의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가동할 필요 없음에 마음이 놓입니다. (예의를 차리는 말을 무심하게 하던 사마엘. 뒤이어 당신이 한 말에 천천히 시선을 들어올렸다.) ............ (지금까지 미동 없던 날개가 조금씩 꿈틀거린다. 인간으로 치자면 당황했을 때 나오는 제스처가 아닐까.) ......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567 마사 ............ (모든 말을 다 들은 뒤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타이핑하던 손도 멈춘지 오래. 날개가 열심히 움직이는 걸 보면 생각은, 아니, 연산은 열심히 하는 것 같긴 한데.) ...... 우선, 저는 당신의 얼굴을 만져도 아무런 이득을 보지 않습니다. (그걸 먼저 지적한다.) 기동 이후 이런 부탁은 처음인데... 예. 뭐. 괜찮습니다. 되도록 '눈'은 만지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러고는 당신 쪽으로 머리를 기울인다. 날개는... 폭신하다!)
>>569 마사 만져본 적이 없기야 합니다만 굳이 만져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촉각에 대한 호기심의 충족을 위하시니 협력은 해드립니다만. (얼굴...날개가 문질문질조물조물 당함에도 발음이 하나도 뭉개지지 않는다. 역시 안드로이드.) 그렇다기보단 '눈'에 연산 회로가 들어있기 때문에 취급에 주의해야 합니다. 카메라 랜즈에 지문이 묻으면 닦기 힘들기도 합니다. (왠지 전자보단 후자의 이유가 더 클 것 같은 건 왜일까......) ............ (기뻐하는 고양이 소리를 내는 마사. 사마엘이 당신을 가만히 바라본다.) 폭신하면 좋습니까? (정말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어본다.)
“다음은 ‘용서한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그는 이런 결과를 원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용서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 사람을 살해했지만 아무리봐도 상황상 우발적인 살인에 제대로 기억도 못하는 점을 보면 사형보단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함. ─ 알코올 의존증으로 책임능력이 없고 심상 독백을 보아 개선의 여지가 존재한다고 여겨짐. ─ 인생이 너무 불쌍해요... 그리고 또다시 살인을 할 것 같지는 않아요...”
“다음은 ‘용서하지 않는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심문받는 태도가 불성실했으며 살해 당시의 기억을 감추고 있을 여지가 있음. 사랑으로 인해 아내와 만나는 남자를 살해했을 것으로 추정됨. 그 남자가 아내와 딸에게 해악을 끼치고 있었을 여지도 있으나, 재판장에서의 거짓말을 하는 듯한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심증만 있을 뿐, 지금까지 보여진 것으로는 용서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음. ─ 피해자가 아이의 어머니나 아이에게 특별히 가해를 한 정황도 없기에 정상참작의 여지도 없다고 판단함.“
“다음은 ‘용서한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본인의 잘못을 잘 아는 듯한 태도를 보였기에, 용서받길 원하지 않는다 했지만 역설적으로 용서받을 수 있다. ”
“다음은 ‘용서하지 않는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본인은 수감자가 딱히 '죄'를 저질렀다 생각하지는 않는다. 원한이라는 것은 잘 모르지만, 인생의 목표를 끝냈다는 마음은, 약간 알것 같기에, 수감자가 스스로 바라는 결말은 긍정한다고, 그러므로 '용서치 않는다'고 투표한다. “
제 1심이 한창 진행 중이던 어느 날. 사마엘이 우리를 재판장에 불러모았다. 심문을 시작할 시간도 아닌데 죄인을 소집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무언가 돌발 상황이 발생한 걸까? 의아한 마음과 함께 재판장에 들어가보면......
“안녕하십니까. 죄인 여러분.”
... 머리? 눈알?에 산타 모자를 쓴 사마엘이 있었다. 잠깐, 맨 밑에 저거, 날개가 아니라 산타 수염이야...?
“갑작스럽지만 여러분은 여름에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저는 크리스마스에 환장하지는 않는 냉철한 AI입니다만...”
아니 전혀 안 그래보여. 누구보다 더 신속하게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처럼 보여.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이 죄인 여러분들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동 목표를 세워 협동하는 것은 서로의 친밀감을 높이는 데에 도움을 주지 않습니까? 다같이 힘을 모아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이를 즐긴다면 이 감옥의 분위기가 한층 더 좋아지겠지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반드시 크리스마스여야 할 이유가 있는 걸까. 그냥 자기가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싶은 게 아닐까? 그것도 이 8월에?
우리가 의심의 눈빛으로 사마엘을 노려보는 걸 사마엘은 모르는 것 같다. 장갑 낀 손으로 박수를 짝짝 치며 우리의 주의를 돌린다.
“자자,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 빨리 감옥을 크리스마스로 꾸밉시다. 선물 교환도 하고, 케이크와 칠면조 구이도 만들고, 트리도 장식합시다.”
“열심히 참여한 분들께는 제가 특별히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도 드리겠습니다. 기대되지요? 저도 기대됩니다. 많이많이 즐겨주세요.”
... 자기 할 말만 다 한 사마엘은 날개를 파닥거리며 재판장 밖으로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1차 리뉴얼 기간동안 일상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리뉴얼이 종료되는 월요일 오후 10시, 캐릭터들은 아래에 기술할 기준에 따라 1d100 다이스를 지급받습니다. 자신의 다이스를 모두 던져 다 합한 값은 ‘그 캐릭터의 크리스마스 준비가 얼마나 사마엘의 마음에 들었는지’를 결정합니다. 사마엘이 선정한 ‘크리스마스 준비를 열심히 잘 한 수감자 top 3’는 순위에 따라 소정의 선물이 지급됩니다. 최선을 다 해 크리스마스 준비를 해보아요!
ㆍ 캐릭터의 설정은 제 1심을 기준으로 맞춰주세요. 리뉴얼된 시트는 반영하지 말아주세요. ㆍ 시트가 통과된 추가 참가자도 이벤트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ㆍ 다음의 조건을 만족하면 1d100 다이스 한 개를 얻습니다. ─ 크리스마스 준비 독백 1회 당 한 개.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제한)(이름이나 내용에 독백이라고 적힌 레스만 카운트합니다.) ─ 일상 레스 3회 당 한 개. (본인의 레스만 카운트)(가능하다면 본인이 직접 세어서 캡틴한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텍스트관계 1개 당 한 개.
정말로, 갑작스러웠기에, 세이카는 그저 벙찔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8월이라구요? 여기, 일단...감옥이라구요...? 그, 준비를 하라고는 해도 재료-
-는 준비 철저히 해두셨는데, 이 AI. 대단해. 무서워. 얼마나 하고 싶었으면. 이 자그마한 순록 뭐야. 움직이기까지 해. 대단해.
랄까 이런거 준비할수 있으면 진짜 간밤사이에 짜잔하고 크리스마스 비슷하게 만들수 있었다는거잖아요, AI씨. 이건...그거죠? "같이 놀고 싶기는 한데 직접 말하기는 그러니까 일단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서 참여하게 만들자"인거죠? 저도 알아요, 그런 경험 없지는 않아요. 물론 강제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페스티브하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뭐야 저 산타모자. 귀여워. 만져보고싶기는 한데, 근데 갼수장이잖아. 아직 그정도로...가깝지는 않은걸. 그래도....
(중앙 로비에 덩그러니 놓인 트리 하나. 자신이 힘이 가장 좋을 성인 남성이라는 생각에 우선 크리스마스 트리를 가져다놓긴 했는데... 정말 말 그대로 '가져다 놓기만' 한지라 아무 장식이 되어있지 않다. 어디에 놓으면 좋을지도 몰라 그냥 공간 한가운데에 대충 세워두기까지 했으니.) ...... (그래도 무언가 꾸미는 게 좋을까. 트리의 나무끝을 올려다보던 권태는, 다 마신 맥주캔을 탈탈 털고는 꼭대기의 뾰족한 부분에 캔을 꽂아놓는다. 원래였다면 가장 큰 별이 매달려야 하는 그 장소가 맞다.) ...... (턱을 쓸며 맥주트리를 감상하며) ... 나름 괜찮을지도?
>>626 마사 어이구, 어이구 어이구. 꼬맹아 힘 내라! 그대로 계속 스트레칭하면 언젠가는 키가 클 수 있을 게다! 아직 성장판은 닫히지 않았어! (얄밉게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쓰레기를 트리 위에서 내릴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잘 봐봐. 저거. (한 팔로는 당신의 어깨를 감싸듯 짚고, 남은 한 손은 트리 위 쓰레기를 가리킨다.) 초록색. 빨간색. 그리고 별. 앞으로 구르며 봐도 뒤로 구르며 봐도 딱! 크리스마스 아니냐? 키야, 내 센스 좀 봐라. 어떻게 이렇게 딱 맞는 걸 고를 수가 있냐? (자화자찬. 참고로 그가 걸어놓은 맥주캔은 하이네켄이다.)
>>628 세이카 ............ (당신이 충격받은 것을 보고... 충격받은 건가...? 아무튼 멍하니 있는 걸 보고 권태가 눈치를 본다. 잘못을 들킨 강아지마냥 흰자를 보이며 옆눈질을 한다.) ...... 꼬, 꼬마가 걸고 싶은 게 있던 거면, 아저씨가 도와줄까...~? (목소리에 살짝 삑사리가 났다...)
>>629 마사 에엥, 너 아직 고등학생 아녔냐? 아직 희망은 있지. 더 클 수 있도록 노력해봐라. 3m로 클 수 있는데 노력 안 하는 거 그거 의외로 섭섭하다? (격려를 하는 건지 복창을 긁는 건지 모를 말을 하다가... 당신이 팔을 털어내는대로 떨어져나가는 권태의 팔. 여전히 낄낄 웃고 있다.) 으하학! 꼬맹이가 이 미학을 이해하기엔 아직 멀었네 멀었어! 어쩔 수 없지, 아저씨가 어-른-으로써 양보해줄게. (의외로(?) 순순히 쓰레기를 빼낸 권태. 그리고는 한쪽 팔을 트리에 걸치고 다리를 꼬아 몸을 기댄다. 누가 보아도 도와줄 의지가 0에 수렴하는 자세.) 그래. 어디 한번 놔봐라.
"그...이... ㅈ,장식들 다는 거...도와주셨으면..." 역시 tv에서만 봤던 것을 처음, 직접적으로 하려 하니 설레지만, 그만큼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그냥 걸어두면...떨어지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 ㄱ,그,으... 저... ㅋ캔, 꼭... ㄱ,걸어놔야...하나요...?" 그러다...눈치를 보다, 이내 조용히 물어본다. "...ㄱㄱ그,으, ㄱ거는건, 마음대로긴...하지만요오... ㅈ조금, ㅁㅁ밑에...ㄱ,걸었으면..." 목소리가 떨리다가 "ㅇㅇ아니예요죄송해요, ㅁㅁ마음대로인데 이렇게힘써주셨는데아무것도안한저따위가말할게아닌데, 으우웃..."
박권태 - 내용물은 위스키 초콜릿. 편지에는 <오늘만큼은 초콜릿으로 참으세요.> 옥사나 - 내용물은 말차가 들어간 크로와상과 일반 크로와상. 편지에는 <옥사나 씨가 말차를 좋아하실지 모르겠네요.> 세이카 - 내용물은 초콜릿 맛이 나는 부드러운 페스츄리. <달콤한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제제 - 내용물은 짭짤한 스낵. <자꾸 손이 간다고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안 돼요.>
모든 편지의 마지막에는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으로서 당신이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지내길, 그리고 행운을 바라며. 시미즈 마사가.> 라고 적혀 있다.
크리스마스가 시작되고 그녀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조리실이었다. 가는 길에 만난 동료 수감자에게는 본인은 미적센스가 부족해서 차라리 요리를 담당하겠다 일러둔 그녀는 지금 격렬하게 흐회하고 있었다. 칠면조를 조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다행히 그녀의 어머니는 서구권의 사람이었고 어린 시절에는 가족들이 모이는 기념일에는 자주 수제 케이크와 칠면조 요리를 대접했으니 그녀에게 있어서는 익숙한 요리임에는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조금 강하게 조리해서 몇시간을 들여 구워낸 칠면조는 그래, 그것 하나만큼은 아주 훌륭한 비쥬얼을 자랑하고 있었다.
문제는 다른 쪽에서 나타났다. 갑작스럽게 맞이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 그렇다면 역시 '그 케이크'가 없어서는 안될거라는 사고방식이 화를 불렀다
"계량은 정확했는데..."
지금 그녀 눈 앞에 있는 것은 커다란 목재였다. 사이즈는 뭔가 부족한것같다는 생각을 거듭한 끝에 보통 케이크의 두배정도로 커졌지만 케이크라고는 생각도 안될정도로 딱딱해보이는... '진"부쉬드노엘이었다. 아마 타고 남은 통나무를 재현했다는 점에서는 고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632 마사 (표정이 멍청해진다.) 들어달라고? (누가? 내가? 뭐를? 너를? 진짜? 진심? 우리의 세상이 만화 속에 있었다면 지금쯤 권태의 선이 심각하게 찌글찌글해져 있었을 것이다.) 아니... 그... 저기, 정말로? 아저씨가 잘못 이해한 거면 아저씨 뺨 쳐도 된다. (예상치 못 한 말을 들은 여파로 인해, 당황한 권태는 순순히 당신의 말을 듣는다. 양손으로 당신의 허리를 잡고 번쩍 들어올린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접촉을 신경 안 쓰나? 내가 너무 늙은 꼰대같이 생각하는 건가? 찝찝함이 마음에 남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권태는 결심 끝에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 꼬마야. 나같은 성인 남성한테 함부로 자기 몸 허락하는 거 아니다? 차라리 발판이 되라며 나를 바닥에 깔아라. 발판이 되어주진 않을 거지만.
>>633 세이카 아아 아이고 꼬마야 죄송할 게 뭐가 있니 아이고 내가 미안하다 그래 트리에 걸어놓기 좀 흉물스럽긴 했지? 아저씨도 치우자고 생각하던 참이었단다 자 빼냈다~ (당신의 진동모드가 켜져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기 시작하자 권태는 손이 보이지 않을 속도로 맥주캔을 당장 저 멀리 어딘가로 던져버렸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는 뭐 나중에 사마엘(청소부모드)이 치우겠지... 당신을 안심시키기 위한 밝은 미소를 지으며 깔끔해진 트리를 보여준다.) 아저씨가 이런 건 해본 적이 없어서 어디에 무얼 걸어야 하는지 잘 몰라. 세이카가 시범을 보여주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당신이 트리 쪽으로 더 가까이 올 수 있도록 몸을 살짝 물러서며) 꼬마는 이런 거 많이 해봤나?
>>657 제제 아악. (사방으로 뛰돌아다니던 제제(부피 2배)의 나뭇잎과 접촉사고가 난 권태. 타격은 없지만 습관적으로 엄살을 부려본다.) ...... (자신이 부딪친 물체의 정체를 확인한 권태는 정신이 아득한 저 어딘가로 날아가는 것을 느꼈다. ............ 자기가 신이라고 말하더니 드디어 인간을 관두고 식물이 되고자 마음먹은 거냐. 오냐, 응원한다. 식물이 쑥쑥 자라려면 물이 필요한 법. 머리에 물 주랴? (그렇게 말하며 늘상 손에 들고 다니는 물(알코올 함유량 10%)의 뚜껑을 딴다.)
>>660 마사 앞에 붙은 그 '아쉽다'는 뭐냐. 내 뺨을 치고싶단 뜻은 아니겠지? 아서라, 내 얼굴에 상처나는 건 이 지구 전체의 큰 손해다. (볼멘소리를 내면서도 착실하게 당신을 트리 제일 윗부분까지 안내해주고 있다. 청소년 한 명을 가뿐히 들어올릴 정도의 근력은 가지고 있던 걸까. 의외라면 의외라고 할 수 있겠다.) ... 맨 위에 별이 있어야 트리인 건가. (뜸.) 방금 내가 꽂았던 캔에도 빨간 별 있었는데 그걸로도 괜찮았던 게? (아직 미련을 못 버렸는지 못 먹는 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쿡 찔러보는 권태. 당신을 내려놓고 트리를 구경하는 모습은... "방금 전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듯 했다.) 에헤이. 설마! 야! 너랑 나랑 나이 차이가 몇 살이 나는줄 아냐! 나보다 내 딸내미랑 나이가 더 가까운 주제에 누가 들으면 큰일날 소리를 하고 있어!! (드물게도 웃음을 지운 채 소리를 빽 지른다. 어깨를 감싸 혐오 직전의 눈빛을 보내는 당신에 맞서 있어서는 안 되는 말을 들어 질릴대로 질린다는 눈빛을 보내는 권태. 기묘한 대치가 몇 초 정도 지속되었을까...) ... 똑부러진줄 알았더니 얘도 다른 한 애(=세이카)처럼 어디 가서 사기당하기 딱 좋을 놈이었구만. (사람 쉽게 믿지 말라는 말로 끝맺으며 당신이 건네주는 장식품을 받는다. 받고 나서는 그냥 멀뚱멀뚱 서있기만 했지만.) 뭐. 아저씨는 이런 거 잘 못 한다. 망칠걸.
>>662 마사 어허... 이 얼굴을 너무 오래 보여줬나보다, 우리 꼬맹이가 뭇 사람들 눈을 모두 멀게 만드는 얼굴에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걸 보니까. 큰일났네 이거. (심각하게 받아들여 일주일 정도 방에 틀어박혀 술이나 마실 계획을 짜고 있을 즈음...) ... 나 지금 새파랗게 어린 애한테 뭔 말을 들은 거니. (귓구멍을 새끼손가락으로 한번 후벼파고) 흥, 애인 사귀어본 적은 있냐? 꼬마야, 연애 시장에서는 오히려 너처럼 FM 그대로인 사람이 더 인기 없다! (유치하게 기싸움이나 하는 권태씨였다.) ... 아니아니. 그건 이해하면 안 된다. 그러려는 낌새라도 보이거든 바로 귀싸대기를 쳐올려라. 이건 농담 아니라 진심이다. (자신도 자기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네가? 어허, 그러셔? 요즘 고등학생들은 학교에서 사기라도 치고 다니는 모양이지? 엄마한테 보여줄 성적표에 화이트 긋고 숫자 다시 쓰기라거나~?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당신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끄러, 꼬맹이. 그렇다고 하면 어쩔래. (당당하게 턱을 치켜들고) 미술 성적표에 '양'이 나오는 게 기적이었던 나를 무시하지 마라? 나보단 너희가 더 잘 만들지 않겠냐. 여러모로.
애초에 선물은 주는 것보다 받는 입장이었다. 아아, 그러하면 본인이 받을 것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되는 게 아닐까? 제제는 곰곰히 자신이 지금까지 받아왔던 선물을 생각해본다.
...기부금?
무리다. 제제는 땡전 한 푼 없었다. 가장 기뻤던 선물을 여러게 생각해보지만, 꽃이든 달콤한 다과든 모두 제제의 손 밖의 물건이었다...
깊은 생각을 하며 쫄로리 다니다 들려오는 목소리. 조형 나뭇잎 사이의 귀가 쫑긋, 올라간다.
>>658 마사
"으으응? 본좌 말인가? 본좌는 트리가 아니라 제제라 하는 데-"
짤랑, 돌아보는 것 조차도 효과음이 난다. 커다란 트리가 뒤뚱뒤뚱 도는 것처럼 보이더니, 작은 구멍으로 삐쭉 튀어나 있는 제제의 얼굴이 환하게 마사를 반긴다.
"오오오오!! 그대 아닌가!!"
반짝반짝 빛나는 트리 위의 별. 반짝 반짝 빛나는 한 쌍의 두 눈.
"그대 그대 그대! 선물은 감사히 받았다네!!!"
자세히 보니, 입가에 부스러기가 묻어있다...
"본좌, 그대의 말대로 한번에 반 밖에 먹지 않았으니!!"
>>659 박권태
"아이코! 내 미안할세!!"
본래라면 혼자서 내동그라질 제제. 이때서야 세상의 불공정한 신체차에 예상치못한 반격을 선하는 것일까! 제제의 씩씩한 모습이 드러나면, 박권태에게 상처(?)를 토닥이려 손을 내뻗는 것 확인할수 있다. ...코스튬의한계로, 낑차 낑차 내밀어 봤자 트리의 둘레로 벗어나지 못하지만.
"본디 크리스마스에서는 이렇게 즐기는 게 아닌가! 내 처음이네만, 이러한 옷가지를 찾을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네!"
평소보다 상기된 목소리는, 처음 즐겨보는 축제.. 뿐만 아니라, 더불어 커진 몸짓의 영향도 있는 걸까. 권태의 비꼼어린 농담도 못 알아듯는 지, 콧대가 높아져 후후 소리를 낸다.
"필요없다네!! 후후, 이것은 그저 거짓 조화 일 뿐일지니! 허나, 그대도 함께 참여해야 하지 않은가? 자아, 내가 함께 찾은 것을 받게!"
트리 아래 공간이 있었는 지, 속으로 뒤적뒤적이다 자신있게 권태에게 꺼내보인 것은.. 꽤 귀여운 산타걸 코스튬이다.
>>664 마사 비밀?? 비밀~??? 무언가 불리한 게 있으니까 숨기는 거지 너어~~??? 아하, 그래요~~??? 마사 어린이는 아는 것도 없으면서 아저씨한테 그런 말을 했어요~~?? 그런 거예요~~??? (한껏 놀리는 말투. 자신도 자신의 연애 실력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자각이 있어... 방어를 위해 괜히 더 세게 나오는 중이다. 하남자같으니.) 그리고 너 철없다는 걸 두 번 말한 거 알고는 있냐? 그렇게 한 마디도 안 지려고 해서야 어디 사람들이 좋게 봐주겠어?? (사돈 남말.) 고등학교... 정글이긴 하지. 원숭이 정도 되는 학생들이 복도를 날아다니는... 완전 무법지대였긴 했어. (이상한 방향으로 당신의 말을 수긍하고는) 그와는 별개로 학교에서 겪는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이 학교 밖에 있단다, 꼬마야. 그러니 난 걱정하지 마라. 애초에 돈도 없어서 사기꾼도 "에잇 거지잖아 카악퉤"하고 도망치거든! (당신이 무언가를 변명한다는 걸 눈치채지 못 한 듯하다. 아니면 농담을 빌미로 흘려내버리기로 했거나.) 에잉. 들켰나... 하지만 들어봐라. 이런 거 한 42번 겪으면 별 감흥도 없고 감동도 없고... (당신한테 꾹꾹 밀려 질질 끌려가면서도 귀찮음에서 비롯된 변명을 멈추지 않는다. 귀찮음을 한껏 담아 트리의 가장 아랫쪽 가지를 내려보다가, 주머니에서 금색 병뚜껑을 꺼내 하나 걸어놓는다. 질리지도 않는다.)
>>665 제제 (체격차를 도구를 이용해 극복할줄 아는 똑똑한 제제! 그러나 트리옷을 입은 채 팔을 휘두르는 법은 배우지 못 한 듯하다... 짧뚱한 트리의 팔이 끙끙 내밀어지는 걸 황당하단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건 뭐냐. 지금 날 치려고 주먹 휘두르는 거냐? 오호, 야망 있는걸? 아저씨 꽤 강하다. 소싯적엔 동네 깡패랑 15 대 1로 싸워서 이긴 적도... (당신의 의도를 알아채고도 일부러 이상한 말을 내뱉으며 당신의 손을 잡아 악수해준다. 정말, 이런 옷을 왜 입은 걸까...) ... 아니, 그, 보통 트리라는 건 말이다. 입는다기보단 세워놓고 감상하는 쪽으로 즐기는 오브제거든? 애초에 이런 옷은 어디서 난 거냐? 여기가 사형수를 가둬놓는 감옥이라더니 패션계에서 사장당해 사형당해도 할 말 없는 옷까지 가둬놓은 거냐? (대체 당신이 누구한테 이렇게 심하게 속아서는 이런 걸 입었나 싶어 한껏 걱정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 생각은, 당신이 뒤이어 내민 선물을 받자 180도 바뀌고 만다.) ............ 원래 내 성질대로였으면 지금쯤 화를 내야했겠지만 네가 바깥 세상을 전혀 모르는 코흘리개 꼬맹이란 점을 참작해서 우선 묻는다. 내가 무얼 해주길 바라며 이걸 준 거냐? (귀여운 산타걸 코스튬♥을 두 손에 들고 정신이 아득해진 박권태씨(42세, 남성).)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인 것은 하나도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 마사가 웃음을 터트리자, 왜 웃는 지는 몰라도 함께 싱글벙글 따라 웃는다.
"오오! 고맙다네! 본좌, 감사를 표하지!"
얌전히 눈을 감고 주둥이를 맡기는 제제. 이러한... 보살핌 받는 행동이 능숙한 듯이 군다.
"후후, 그렇다네! 으음, 진실로 얘기하자면, 있던 것 중에 가장 쉽게 입을 수 있을 만한 것이 이거 였다네."
그냥 아래로 기어들어가 얼굴과 사지만 쑥 빼내면 됐으니! 복잡한 왠 사슴과 닮은 옷가지나, 빨갔고 새하얀 옷가지보다는 그래도 쉬워 선택한 것이라 한다. 마음껏 뽐내듯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다 눈이 동그래진다.
"아아, 그래, 그래! 잊으면 안되었지!"
그리고 손을 내밀어 마사의 두손을 잡으려...하나, 폭이 너무 큰 트리의 한계로 두손을 허우적거리기 밖에 못한다. 결국 실패의 쓴 맛을 맛본 제제. 어쩔수 없이 그녀의 두 팔이 추욱 늘어진다. 포기는 아닌 듯 두 눈은 여전히 빛나지만... 막상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은 처음인 더불어 민망한지, 조심스러운 목소리를 꺼낼때는 조금 머뭇거린 후였다.
>>669 마사 있었냐?!? (깜짝 놀라 덩달아 큰소리를 내는 권태. 영락 없이 사귄 적 없을줄 알고 쑥맥인 면모나 놀리려고 했더니... 어안이 벙벙해진다. 심각하게 당신을 바라보며) 혹시 네 전 애인... 마피아 보스였냐? 네가 그 작자의 뺨을 치는 바람에 '날 때린 건 네가 처음이야' 하면서 사귀게 되었어? (그랬단 말을 들은 것도 같고. 아니면 말고.) 오냐, 그렇게 나오신다 이거지? 네 입에서 '철없다'가 나오는 횟수만큼 네 벽창호 기질을 연호해주마! 우우! 고지식하다! 외곬수! 고집쟁이! 나이 젊은 꼰대!! ('철없다'의 전형을 보란 듯이 전시하는 중. 감옥 사람 다 들으라는 듯 손으로 간이 확성기를 만든 채 복식호흡으로 외치고 있다.) 꼬맹아, 너는 재능이 있어. 맞는 말도 열받게 할 줄 아는 재능. (자신도 그 원숭이 중 하나였노라 인정하는 말이다.) ... 뭐, 다르긴 하네. 적어도 누군가가 내 머리를 뽑아서 나무에 걸어놓겠다 말하는 건 살면서 오늘 처음 들어본다. 어후, 야, 아무렇지 않게 무서운 소리 하는 것 좀 보소. (자신의 옆머리를 만지작거리며 관찰한다.)(뜸.) ...... 솜으로 쓰기엔 나보다 의사 양반 머리가 더 하얗고 좋지 않냐. 뽑으러 가자. (?)
>>671 제제 살인은 안 저상하고 폭력은 저상하다니 나는 네 기준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야...... (질린다는 듯 말하면서도 파닥거리는 당신의 트리손을 주물거리는 걸 멈추지는 않는다. 덩달아 같이 퍼덕거리는 권태의 팔.) 흥, 모르는 소리. 네가 이 아저씨가 싸우는 모습을 본 적 없어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거야! 내가 얼마나 주먹이 빠른지 아냐? 한번 주먹을 내지르면 바람 소리가 슉슉하고 나오는데 사람이 그냥 휙! (허공을 향해 주먹질을 하는 시늉을 한다. 참고로 말하자면, 15대 1로 싸운 적 따위 없다. 그냥 허세다.) ...... 아. 그래. 대가리뿐만 아니라 패션 센스도 괴멸적이구만 그 간수장. (억울하게 패션 센스를 폄하당하는 사마엘...) ............ 그래... 내가 이걸 입어주길 바란다고...... (밝은 미소를 지으며 산타걸 코스튬을 받아든 권태. 천천히 자신 쪽으로 그 옷을 가져오고는...) ... 입겠냐!!!!! 안 입어!!! (바닥에 팍! 소리가 나도록 옷을 팽개친다. 옷 투정을 부리는 어린애만큼 박력있다.)
>>676 마사 촌스, (삐걱,) 이건 고전 명작이자 클리셰라고 하는 거거든! 것보다 마피아 보스냐는 거는 왜 부정 안 하냐. ...... 진짜야? (설마 이것도 진짜로? 반신반의하며 당신을 뚫어져라 마주본다. 나 혹시 밖에 나가면 쥐도 새도 모르게 콘크리트에 묻혀 바다에 빠지냐? 하고, 당신이 뒷목을 잡을지도 모르는 말도 덧붙인다.) 꼬맹이, 너는 네 얼굴이 홍당무같다고 말하는 게 좋냐 토마토같다고 말하는 게 좋냐? 열받아서 새빨개진 게 네 머리보다 네 얼굴 피부가 눈에 더 잘 띈다, 야. (홱하니 머리를 넘기는 것도 어린애의 앙탈로밖에 보이지 않아 잘한다잘한다 하며 손뼉을 쳐준다.) 그렇게 치자면 철없다는 것도 장점이거든? 밖에 나가서 '줏대 있고 기본을 잘 지키는' 사람이랑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늘 젊게 살아가는' 사람 둘 중 누구랑 더 친구하고 싶냐고 물으면 장담컨대 날 선택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게다. 후, 이렇게 다재다능한 내가 같이 놀아주는 것도 영광인줄 모르고... (안타깝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안쓰러울 정도의 자의식과잉이다.) 죄가 있으니까 여기 수감된... 아. (허공에 튀어오르는 병뚜껑을 응시한다. 병뚜껑이 마사의 이마에 명중! ... 하자, 권태가 다급히 자신의 입가를 손으로 가린다.) ... 풋, 푸흐, 야, 괜찮냐...? (웃고 있다는 걸 숨기기 위함이었다.)
"오호. 멋집니다, 완벽해요. 당신의 솜씨를 지나가던 산타클로스가 본다면 당장에 자신의 자리를 당신한테 물려주겠지요."
그거... 좋은 건가? 당신한테 기립박수를 쳐주던 사마엘이 선물 꾸러미 하나를 당신의 손에 올려준다.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를 보여준 당신한테. 간수장 사마엘이 주는 선물입니다."
【 사마엘의 선물 to. 마사 】 - 박권태 만쥬: 왠지 술냄새가 나는 것 같다... - 마사 만쥬: 가지고 있으면 지능이 올라갈 것 같다. - 세이카 만쥬: 꾹 누르면 진동 모드가 켜지는 안마 기능 탑재. - 옥사나 만쥬: 은은한 소독약 향기가 난다. - 제제 만쥬: 어쩐지 후광이 비치는 것 같다...?
선물을 다 나눠준 뒤, 손을 탁탁 털어내며 사마엘이 한 말이다. 크리스마스라는 마음이 들뜨는 시간을 겪어서일까, 그 뜻을 이해하는 데에는 평소보다 더 시간이 걸려버렸다.
"울지 않는 착한 아이로 지내주신다면, 언젠가 다시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겠지요." "어쩌면 한여름의 가짜 크리스마스가 아닌, 진짜 눈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조금은 이 시간을 즐길 수 있으셨나요? 바깥의 삶에 대한 의지를 다 잡을 수 있으셨습니까?"
(모두의 문 앞에, 엉성하게 포장된 손바닥 만한 봉투가 있다.) (그 내용물을 열어보며, 폭탄... 같은 건 없고, 머리끈? 같은 게 들어있다. 특히 박권태에게는 조금은 익숙할, 알록달록한 머리끈이다.) (...으음? 자세히 보면 시판이 아닌, 수제로 끈을 꼬아 만든 머리끈이다...?)
(제제의 곱디 고운 손과, 평소 머저리같, 크흠, 서투른 행실을 생각해보면, 몹시 의외인 재주다.)
마사: 낮은 채도의 분홍색과 단정한 검은색의 끈 중, 선명한 푸른색의 끈이 눈에 띈다. 매듭이 올곧게 묶여져 쉽게 풀리지는 않을 거 같다. 세이카: 따뜻한 베이지색과 포근한 촉감의 짙은 회색, 그리고 옅은 노랑색의 끈이 주를 이룬다. 울털실을 주로 사용한듯, 폭신하고 촉감이 부드럽다. 옥사나: 차분한 하늘색과 새하얀 백색, 빛나는 은색의 끈이 땋아져있다. 모양이 단정하고 깔끔해, 언제 어디서 써도, 특히 백색의 의상과 잘 어울릴 느낌이다. 박권태: 알록달록한 빨강과 밝은 주황색, 거기에 무채색의 밝은 회색 끈이 얼기설기 얽혀있다. 두껍고 질긴 느낌이라, 한 참을 써도 멀쩡할 듯하다. 사마엘: 머리카락...이 없는 몸이라 그런지, 예외적으로 머리끈이 아니다. 대신 간단한 금속 커프 링크스에 아이보리 빛을 띄는 순백의 끈이 얽혀있는 식으로 장식되어있다.
(포장지 자체는 꽤나 구겨져 있어 엉성하게 보이지만, 머리끈 자체에는 많은 정성과 노력, 상대를 향한 앳된 호감이 담긴 듯하다.)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제 2심 준비로 인하여 평시보다 안내 방송이 늦은 점, 다시 한 번 양해 구합니다. 〕
〔 지난 사흘 간 특별한 사건은 없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만, 냉장고 옆에 빈 술병이 덩그러니 서 있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범인은 누구입니까? 특별히 밝히진 않겠습니다만, 분리수거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죄인이 되도록 합시다.
〔 또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제 2심의 첫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1, 박권태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잊지 말고 참석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 〔 덧붙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박권태의 심문에 참여하여 자리를 빛내주십시오. 이전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심문, 기대하겠습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701 옥사나 얼씨구? 재밌네. (다시 한 번 병을 집어들어, 이번에는 자신이 계속 저 멀리로 들고 있는다.) 그러지 말고 나와 얘기나 해. 나한테 금주하라 말하는 사람이 같이 술 마시고 있으면 반동 오는 거, 의사 양반이 더 잘 알잖냐? (눈을 가늘게 뜨고는) 그리고 가끔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지...... 특히 요즘 따라서.
>>703 옥사나 자각은 있었군. (흥, 하는 콧소리를 내며 당신과 마주보는 자리에 털썩 앉는다.) 헛소리 하는 거 보니까 완전히 취했네, 취했어. 교통사고로 실려온 환자 돌보려거든 트럭에 치였다가 살아돌아오라는 쌉소리랑 뭐가 다르냐? 그리고 의사 양반이 나랑 같은 상태 되려면 백만 년은 멀었어. 설득이 안 통한다면 이 방법을 쓸 수밖에... (권태는 두 번째 방안을 사용하기로 했다. 당신이 먹을 술을 미리 다 먹어치워 없애버리는 방법. 원샷을 때리는 것도 사흘 만이던가? 입가에 남은 물기를 훔치며 말을 잇는다.) 술 마시니까 좀 버틸만 하냐?
>>705 옥사나 아, 그러셔? 이런 편의점 가서 만 원에 살 수 있는 싸구려는 입맛에 안 맞는다? 배우신 양반이라 입도 고급인가봐. 나중에 비싼 술 얻어먹으러 가면 한 턱 크게 쏴줘라, 응? (비꼬는 듯 아닌 듯 아리송한 말을 하며 킬킬 웃는다. 빈 병을 근처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려놓고는) 그런 느낌이 좋으니까 마시는 거지.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는데 편안한 느낌을 주거든. (뜸.) 의사 양반이 갈 길은 아니라 하니까 다행이긴 하네. 이 감옥의 유이한 어른 둘이 술에 쩔어있어봐라, 꼬맹이들이 얼마나 무서워 하겠냐? (너스레 속에는 안도의 마음이 약간이나마 깔려 있다.) 용서받는 게 그렇게 싫거든 다음에는 차라리 용서하지 말라고 못을 박든가. 솔직히 나는 전혀 이해 안 가지만 말이야...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게실 소파에 가만히 앉아 앞을 바라보고 있다. 두손은 가지런히 모아, 무릎위에 두고. 그냥 멍 때리고 있는 걸까? 그렇다기엔 지나치게 단정하게, 등을 곱게 펴고 앞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마치 상점가의 도자기 인형처럼, 앉아만있는 모습이 조금 소름끼친다.) #난입레스
>>699 옥사나
"괜찮은겐가?"
상념에 빠져있다면, 앳된 목소리가 가볍게 물어온다. 뒷짐을 쥐고, 전보다 왠지 훨씬 단정해진 모습의 제제가 당신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713 마사 "용서"라 불리는 심문의 결과로 사상이 긍정받았다는 자만감 덕분일까, 마사가 머뭇거리는 것을 보아도 덧그린듯한 미소를 유지할 뿐, 아무런 말도 첨언하지 않는다. 아니, 소녀의 비뚤어진 머리속에는, 마사또한 자신의 광기어린 사상과 속으로 동의한다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그래, 본디 그래야 했듯이."
그렇게 익숙한 대화의 곡선을 따라 움직인다. 상대방의 말을 성심껏 들어주는 신의 모습을 준비한다.
그러려고 했다만. 왜 그런 표정을 짓지?
아주 잠시, 그린듯한 미소가 허물허지고, 선명한 동요가 소녀의 얼굴에 자리잡는다. 곡선을 그리던 입가에 힘이 풀려, 다소 멍청하게 입이 벌려진다.
"아.... 나는-"
그러한 스스로를 자각하자마자 소매를 들어 입가를 가린다.
소녀는 눈을 감아 스스로를 타박하였다. 신이 이렇게 쉽게 동요를 내보이다니. 본가라면 상상도 못할턴데, 여기오고 물러진 것일까? 하여튼 신뢰를 줄만한 모범적인 모습은 아니다. 반성해야만한다. 눈을 다시 뜬다.
"실례하지."
입을 달싹이다, 결국 그 말만을 내뱉고 미안한듯한 미소를 내보인다. 그러한, 믿지 못할 만한 모습을 내보이는 것에 대한 사과라고 스스로 믿는다. 무의식으로 시선을 피하고 마며 대화를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으려한다. 농으로 분위기라도 풀으려는 듯, 하하 웃으며.
모든 것을 포옹한다는 듯이, 부드럽게 접혀져있던 두 눈이 크게 뜨인다. 인형 부품에서 얼굴 조각만을 바꿔치듯이, 뭐라 이름을 붙히지 못할 감정들이 소녀의 눈을 스쳐지나간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 하던데, 그 마음이 명료하지 않으니, 눈으로 뭐가 보이는 지도 정정하기 힘들다.
"그게 아니라면 무엇일텐가?"
어투는 완벽했다. 어른이 아이를 내려다보듯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에는 의문조차 필요없다는 듯이. 당연할테니까. 앞의 소녀가 잘못알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
- 난 신 같은 건 필요없어요.
그러한 마사의 말에 제제의 눈에 비친 것은 "상처"라 부르기에 너무나도 난해했으나, 무언가를 깨트려 금을 내는 느낌이었다. 제제는 미처 뭐라 반박하지도 못한채, 마사가 떠나는 것을 봐야했다.
제제는 문득, 손을 뻗는다. 본능에서, 그리고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었다. 하지만 찰나 후 이성이 따라잡고, 내뻗던 손을 다시 원자리로 돌려 놓는다. 무릎위, 가지런하게. 신은 사람을 잡는 일 따위 하지 않기에.
당연한 일이다. 허나 왜인지, 그 작은 손 하나 거두는 게 너무나도 힘들었다.
역시 운동부족이라는 것일까? 그래, 그런 것일수도.
스스로를 납득시킨 신이란 이름의 소녀는 손은 거두었디맛, 멀어지는 마사의 등에게서 시선을 떼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 작은 실패는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불완전함이었다.
"...그대가 틀렸네."
뒤늦은 반박이 아무도 없는 공간을 울렸다.
#막레! :D 수고했어!
>>718 옥사나
어이쿠, 하며 미처 흐르는 내용물을 완전히 피하지 못한다. 끄응, 하며 질척이는 손가락을 바라보다, 어쩔수 없다는 듯 다시 손을 식탁위에 내려얹는다. 예복과도 닮은 수감복에는 닦을 생각 조차 하지 않은 듯하다.
(얼굴의 아랫부분을 한손으로 가린 채 증인석으로 걸어간다. 무언가를 고심하는 듯, 아니면 무언가를 굳게 결심하고 있는 듯. ... 그것도 아니라면 표정을 숨기고 있는 걸까?) ...... 좋아. 준비 됐어. (이윽고 손을 떼어낸 권태의 얼굴에는 평소같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제 1심 때에는 의도적으로 무시하던 선서문을 흘끔 내려다본다.) ......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고저 없이 나긋한 목소리로 읊은 뒤, 그는 배심원석을 바라보며 가만히 서 있다. 오늘 그의 손에는 술병이 들리지 않은 채였다.)
>>738 옥사나 (눈썹을 꿈틀거리긴 했지만 이 이상 반응을 하진 않았다. 피해자에 대해 더 질문을 할 것 같지 않자 권태는 손을 슬며시 내렸다.) 인생의 의미...? 그런 걸 왜 묻냐? 어. 글쎄. 내 가족 먹여살리는 거? 이 아저씨... 그런 거 생각해본 적 없는데.
>>739 마사 ...... 내 마음 후벼파는 데에 재미 들렸냐, 꼬맹이? (놀리는 말투지만 표정은 점점 나빠진다.) ......... 아내를 만나서 설득해야지. 설득하려 했어. 너와 다시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어. 이건 진심이야.
>>740 제제 그치그치. 기억 안 난다니까. (한시름 놓았다는 듯 표정이 풀어진다.) 글쎄... 예담이, 그러니까 내 딸은 나를 원망하고 있지 않을까. 하루아침에 친아버지란 놈이 극악무도한 살인자가 된 거니까. ... 은혜는... (말을 쉽게 잇지 못 한다.) ... 은혜는, 그러게,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자기의 삶에서 치워버리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으려나. 하하. 내가 말하고서도 아프네 이거...
>>749 제제 ............ (권태의 안색이 점점 새하얘진다. 한손으로 이마를 짚고는) ...... 이것도 대답해야 하냐? 그래, 대답해야 했었지... (작게 욕지거리를 읊조렸다.) ...... 언젠가는, 기억해야겠지만, 되도록 그 때를 뒤로 미룰 수 있을까......
>>754 제제 ... 우리 신님 진짜 너무하네. (억지로나마 장난스럽게 투정을 부린다.) 두렵지. 두려운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더 보고싶어. 그 이후로는 정말로 예담이한테 짐이 되지 않게 조용히 쥐죽은 듯이 살아갈 생각이고...... 두 번 다시 보고싶지 않다고 하면 평생 꺼져줄 수도 있으니까.
>>762 세이카 그렇지? 너랑 직접 만났다면 잘 놀았을텐데 말이다. 이런 곳엔 절대 오지 말아야겠지만... (으쓱) ... 부끄럽지만, 최근에 무엇이 되고 싶어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헤어져있던 기간이 길어서. 그래도 여섯 살 때에는 나비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 스케치북에 나비를 그리던데 그게 얼마나 잘 그렸던지 미술 쪽으로 나가면...... (그 뒤로 계속 자식 칭찬이 이어진다.)
>>763 제제 (꽤나 이전에 답이 나온 질문이었는지 답변은 바로 나왔다.) 예담이가 나와 같이 살고 싶다고 하면 내가 예담이의 양육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 그리고... 예담이가 나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중산층 이상의 좋은 가정에 무사히 입양될 수 있도록 할 것.
>>768 옥사나 어우... 인간 그만두고 싶다. (진심 반 농담 반으로 한탄하고는...) 술? 다 좋아하는데? 굳이 따지자면 마트에서 세일하는 술이다. 소주일 확률이 높지. 그리고 영화는... 글쎄, 내가 영화만 보면 자는 바람에 잘 안 보긴 하는데...... (턱을 쓸며 고민하다가) 아. 은혜랑 예담이가... 그러니까 내 아내랑 딸내미가 픽사 영화를 좋아했어. 월-E였던가? 그거 재밌더라. 술 먹으면서 볼만한 영화는 아닌데.
>>773 세이카 어른 되면 그 정도 나이차는 그냥 친구 먹는다, 꼬맹아. 이혼 사유... 음, 내가 직장에서 짤리고 한참동안 술만 쳐먹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예담이 교육에 안 좋다면서 이혼하자 했지. 난 ok 했었고. 그 때 예담이가 8살이었던가 9살이었던가...... (한참 허공을 좇던 눈이 다시 당신한테 와닿고.) 괜찮아. 안 아프게 된지 꽤 됐어.
>>777 제제 ...... 뭐. (탄식에 대한 반응이 저절로 까칠하게 나온다. 첨예한 눈꼬리에 날카로운 빛이 서리고.) 잘못된 건 아니잖아?
>>779 옥사나 그런 대사가 있었나? 뭐, 좋은 말이긴 하네. 마음에 들어. (잠시 소리내 웃고는) 담배를 참을 줄 아는 의사 양반도. 어... 모른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뭐 달라지는 게 있긴 하냐? 그런 판결을 받을만한 놈이었으니까 그런 판결을 받는 거겠지... (으쓱)
>>780 마사 은혜... 내 아내 말이지? (권태의 붉은 눈이 반짝인다.) 아내에 대해 말하려면 심문 시간 한 시간이 모자란데... 현명하고 똑똑하고 사려 깊고 지혜롭고. 세상에 둘도 없을 완벽한 사람이었지. 관심 있으면 나중에 보고서로 정리해서 보내주랴? (진심에서 우러나온 미소가 자리한다.)
>>782 세이카 (절레절레) 술은 이혼한 뒤 끊었다. 바로는 아니고. ... 살인한 날에 다시 입에 댔어. 그 전까진 아니야. 이혼한 뒤에도 몇 달에 한 번씩 가족이랑 만나긴 했었어. 아내는 한동안 나오지 않았었지만... 정확히 얼마만에 만났던 건지는 잘 모르겠네. 1~2년 정도 되지 않았을까.
>>784 제제 ...... (굳어있던 얼굴에 다시 미소가 걸린다. 어딘가 절박함마저 느껴지도록.) 응. 당연하지. 나는 용서받을 거야. 너희가 날 용서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 제 1심에서도 나를 용서한다고 말했잖아, 너희가.
>>791 옥사나 그러냐? 뭐, 난 그런 복잡한 건 잘 모르니까.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고개를 대충 끄덕여준다.) ... 조언은 잘 받아들여보마. 노력할 테니, 용서해줘. 나를 용서해도 너희한테 돌아갈 이득은 없겠지, 솔직히. 하지만... 까놓고 말해, 난 제 1심에서 용서받지 못 할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랬는데 나한테 용서를 준 건 너희들이었어. 받아들여진다는 게 달콤한 걸 알려준 게 너희들이었다고. 그랬던 너희가 나를 이번에는 용서하지 못 한다 말하는 건 나한테 너무 몹쓸짓을 한다고 생각되진 않아?
...... (자신의 심상을 대충 훑어내린 권태는, 그 적나라함에 또다시 머리 끝까지 분노가 치밀어오름을 느꼈다. 애꿎은 증인석 책상을 발로 찬다.) ......... (배심원석의 사람들을 눈에 담는다. 이내 고개를 돌리며 입가에 작은 욕지거리를 담았다. 그대로 권태는 재판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통, 통, 굴러가는 보온병을 고개를 돌려 확인하지도 않았다. 어디로 굴러가는 지 정도야 소리로 알고, 무엇보다 보온병은 더 이상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쓸모없는 것이 그렇듯, 그 작은 물체는 그녀의 시야에서 금방 사라졌다. 마사의 추측대로, 이러한 쓸모없어진 것이 시야 밖에서 치워지는 것에 익숙하였다. 그렇기에 두번 다시 생각조차 품지 않는다.
하지만 마사는 온전히 제제의 시야속에 있기에.
제제는 또 다시 당황한다.
"...어째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벙하게 되묻는 소녀. 제제의 첫 심문 전, 그녀가 어떠한 사람인지 밝혀지기 전에, 새로운 것을 가르쳐준 마사를 바라보던 눈과 흡사하다.
차를 쪼르륵 따르면, 딱 마시기 좋은 온도로 맞춰진 차가 모락모락 새하얀 김을 내뿜으며 담아진다. 향긋하게 퍼지는 꽃향으로 보아,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에 좋다는 라벤더 향이다. 그 것도 나름 고급스러운. 사마엘에게 특별히 따로 부탁한 것일까? 무엇이든, 쓴 맛 하나 없어 우리는 데에 꽤나 공을 들인 듯하다.
이해할수 없다는 듯, 그러한 마사를 지긋히 바라본다. 이미 마시던게 있지 않았더냐, 하고 묻고 싶은 말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팔짱을 끼고 시선을 돌린다.
"...본좌는, 진상이 어찌되었든, 소감은 똑같다만... 어찌 그게 그대를 괴롭히고 있을까. 그저 그대가 원하는 데로 행동해도 좋을텐데."
"이해가 된다는 것이 무서워. 여기 있는 사람 전부가, 정확히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말할수 없어, 하지만, 저 사람의 심정이 이해가 돼. 어째서 그런 일을 했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해. 그래서, 무서워. 내가, 그걸...긍정해 버린다는 것이. 긍정하지 않으면, ㅈ,죽는게 되는걸..."
"...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 하지만... 제제의 말들이 달콤해. 그거에 설득되면 안되는데. 전의 제제와는...친구였다, 생각했는데..."
조금 목소리에 물기가 찬다.
"... 나, 최선을 다할거야...하지만... 두려워. 내가... 내가, 무심코 내가 한 일을... 별거 아니라고 여길거 같아서..."
어차피 만장일치로 용서한다는 결과가 나왔으니 숨기지 않아도 될 텐데, 자신이 용서한다는 표를 던진 것을 숨기기라도 해야된다고 믿는 것 같기도 하다. 성실함의 탓일지도 모른다.
"극단적이기는 하지. 하지만, 세이카. 난.. 난....."
무언가를 말하려 가슴팍의 옷을 꽉 쥐지만 울 것 같은 세이카의 모습에 더이상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제제 르 귄 씨는 불쌍한 아이라고 생각해. 어릴 때부터 잘못된 교육으로 길러져 잘못된 사상을 갖게 된 사람 말이야. 분명 세이카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말이 달콤했겠지. 그래서 제제 르 귄 씨를 필요로 한 거야. 하지만 진정 그 사람을 위한다면, 나는 설득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
씁쓸한 목소리가 되어간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이 감옥이라는 이상한 곳에서, 살인범이라는 신분으로 만난 괴상한 관계였지만.... 친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실제로 그랬다고 믿었고."
세이카의 말에 마사는 상대의 손을 단단히 잡으려 한다.
"그렇게 되면 내가 생각을 돌려 줄게. 제제 씨에게 설득되어선 안 돼. 그게 세이카를 위한 길이고 제제 르 귄 씨를 위한 길이 아닐까? 잘은 모르겠지만."
마사의 말에 심란한듯, 입을 달싹인다. 새로운 것을 배우며 받아들이는 듯,거기에 의문을 품듯, 또 혼란스러워하듯. 누구의 말이라면 깊게 듣고 받아들이는 행동 또한 일종의 직업병일까. 결국 제제는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다. 이해는 안간다는 듯이 눈가는 모아져있지만, 그래도 받아들였다는 듯이.
그러다 마사가 차를 권하자 눈이 방황한다. 잠시 머뭇거리지만, 마사가 내미는 보온병의 뚜껑을 두 손으로 받아들인다. 많이 연습한 듯이, 절도되고 절제된 동작으로 뚜껑의 가장자리에 입술을 데, 작디 작은 모금을 입에 담는다.
따뜻한 온기가 혀에 닿자 유심히 살펴보면 조금은 표정이 풀어진듯하다. 스스로 우린 차에 스스로 안정을 찾는 아이러니다. 더불어 완벽히 차를 우렸다는 안심감도 있을테다.
"그래도 괜찮아."
중얼거리듯, 눈을 살짝 내리깔으며 얘기한다. 차의 온기에 데워진 따뜻한 손이 보온병의 뚜껑을 마사에게 돌려준다.
"방황하느라 힘들어도. 성실하지 않다 해도. 그대는 그저, 하나의 인간으로서..."
뭔가 더 말하려고 했을까, 그대로 말을 흘리다 입을 닫는다. 그 대신, 마사의 질문에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즉답이 내려앉는다.
"그대들이 그 것을 원한다면."
예상과는 다를 대답일까? 그래도 그것을 말하는 제제의 두 눈에 굳은 신념이 일렁인다. 제제는 빙그레 미소를 내보인다.
"물론 본좌는 그대들 모두 잘못없다 보나...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아니한가. 여기의 '용서'가 보편적인 의미의 용서가 아니라는 것을."
>>836 "착한 아이로 있어야 한다는 건 강박이야. 물론 착한 아이로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세이카. 지금까지는 힘내왔었잖아? 어떤 사정인지 자세히는 몰라도. 그러면서도 이렇게 얘기하는 게 뜬구름 잡는 것처럼 이상하다고 해도... 반드시 착한 아이로 있을 필요는 없어. 그러니까 그런 자격 같은 건 따지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힘껏 즐거움을 추구하면 안 될까. 감옥 안에서 이런 이야기는 이상하겠지만."
떨리는 목소리에 마사가 세이카의 어깨를 토닥이려 한다. 소원권에 대한 얘기에는 말문이 막힌다.
"원숭이 손이라면 소원은 들어주지만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들어준다는, 그거?"
마사는 꺼내려 했던 말을 결국 꺼내지 못할 것을 예감하며 세이카에게 말한다.
"........아아."
그렇지. 마사는 가까스로 잠에서 깨어난 듯한 목소리를 낸다. 세이카의 성선설은 자신만을 향한 게 아니었다. 그에 진정으로 용서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저 뿐이라 해도, 모두를 향하고 있었다.
역시 세이카에게는, 말할 수 없다.
"으응..... 역시 착한 아이라는 것에 너무 구애받는 건 세이카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마사는 소원에 대해 물어볼까 하다, 그만둔다. 착한 아이가 되고 싶다라든가,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라든가, 살해에 대한 것이면 분위기가 전환이 되기는 커녕 무거워질 것 같다.
마사가 무안해하자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듯, 지나가듯이 얘기한다. 본좌가 진심으로 그들을 위한다는 것을 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들, 이라 설명하며.
그리고선 마사의 추가 설명을 기다리지만, 쏟아지는 차에 눈이 동그래진다.
"아앗! 이, 이런. 괜찮은가? 내 미안할세..."
쩔쩔매면서 마사를 신경쓰는 모습이 퍽 웃기다. 다행이 미리 식혀 데일 온도는 아니지만, 허둥지둥 차를 마사에게서 닦아내려 한다. 예전에 스스로 손에 맥주를 쏟아도 건드리지도 않았던 예복을 닮은 수감복, 거기서 목에 두른 스톨을 풀어내, 마사에게서 차를 닦아내려 한다. 그러던 중 멈칫하는 손.
"전도라..."
진심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이, 눈살을 모아 고개를 기울인다.
"어째서인가? 그대들의 눈이 뜨인다면 더는 괴로워하지 않을텐데?"
자신만만하게 손을 가슴팍에 올려, 누군가에겐 신뢰감을 안겨줬을 미소를 짓는다.
"본자의 신자가 되는 것은, 곧 본좌를 따르며 본좌가 그들을 위한 선택을 하리라 믿는 것. 내 16년 신으로서의 일생, 그 무슨 신자도 실망시킨 적 없다네."
>>853 인기척에 마사는 문 쪽을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세이카가 빼꼼히 내민 얼굴이 있다. 평소같지 않게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세이카를 멍하게 쳐다보던 마사는 앗. 하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머리카락을 허겁지겁 정돈해 졸라 묶는다. 빗을 들 겨를이 없었기에 손으로 빗은 것은 덤이다.
"세이카! 무, 무슨 일이야?"
더듬거리면서 자기 방 꼴을 보고는 허겁지겁 일어나서 구속복을 턴다.
"그.. 세이카. 저기, 복도에서 얘기할 수 있을까? 보, 보다시피..."
엉망인 방 꼴을 보였다는 것에 얼굴이 새빨개진다. 말을 하는 도중에도 후다닥 퍼즐을 한쪽으로 밀어넣으려 하지만 하도 많이 떨어져 있어서 겨우 길을 만드는 것밖엔 할 수 없다.
그러니까, 그게 문제입니다. 이건 끝이 없어요. 한이 없단 말이에요. 무엇이? 라고 물어보지는 말아주세요. 당신도 보고있듯이 제가 느끼는 모든 것은 단순히 어른이 되지 못한 인간의 억지에 불과하니까.
누가 정말로 저를 구해줄수나 있을까요. .ar.
그녀는 정돈된 수감실에서 다시 눈을 뜬다. 바깥은 애써 보려 하지 않았다. 본다고 해도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다는 것을 그녀는 이제 알고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난 그녀는 곧장 책장으로 향했다. 이런저런 책보다는 지금까지 자신과 상담을 원하거나 자신이 의료행위를 시도한 흔적들중 하나를 잡아들였다. 어디까지나 독단적인 판단이고 제대로 된 검사는 하지도 못했으니 추측에 불과한 수준의 차트들이었지만 이것을 읽고 있을때만은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으니 아무래도 그녀는 여전히 미련을 놓지 못한 모양이었다. 모든것을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을 잡고 있으면 자신의 생각보다 자신은 그리 강하지는 않은 것을 깨닫기도 한다. 바깥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그저 멍하니 의식이 호흡하는 채로 그녀는 그 곳에 서서 조용히 어린아이와 어른의 사이에 있는 그 시간의 틈을 방황한다.
>>863 마사 "그야 몸관리는 죽는 순간까지도 제대로 할 생각이니까요. 오히려 제가 더 고민이랍니다. 믿고야 있지만, 마사씨야말로 식사는 제대로 하시나요?"
진심으로 걱정스럽다는 듯 한 눈치였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 쉬고는 담배를 찾으려다가 이내 마사를 보고는 멋쩍게 웃으며 손을 치운다. 조금 탁해진 것같은 눈이다.
"글쎄요 잘 안되네요. 안하려는 일을 해서 그런가?"
그녀는 어린아이처럼 키득거리며 웃었다. 분명 결과가 나올때는 그럴 생각이었지만, 어째서일까. 그 짧은 시간 사이에 감정이 희석되어가는 느낌 하나만은 확실하게 느껴졌다. 마치 마취제를 투여한것 처럼 인공적으로 뇌가 진정을 찾아가는 것이 불쾌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이제와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 행동했다. 그렇다고 노골적인 태도가 변하지는 않았겠지만.
"마음에 안든다고 해서 죄를 늘리고 싶다는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보시다시피 저는 엄청 연약한 성인여성이니까요."
〔 오늘따라 수감실과 관련한 소식이 많군요. 좋습니다. 우선 박권태의 수감실 앞, 치료에 필요할 것이라는 이유로 작은 일기장과 필기 도구가 놓여진 바 있습니다. 확인하셨습니까, 박권태? ‘치료’라는 목적이 언급되었으니 두고 간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 〔 그리고 옥사나 하네즈카의 수감실 앞. 시미즈 마사가 새벽동안 그 앞을 한참 서성이다가 자기 방으로 돌아간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수감실 주인은 이를 모르는 듯하여 대신 전해드립니다. 죄인들 간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간수장, 제가 생각해도 정말 친절하고 유능하네요. 〕
〔 다음으로는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2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인 박권태에 대해서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습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옥사나 하네즈카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아울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안내드립니다. 내일 열릴 세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 여전히 재판에 활발하게 참여해주시니 이 사마엘은 기쁩니다.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옥사나 하네즈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876 마사 (불현듯 그가 걸음을 멈춘다. 그도 당신을 발견하여 상태를 살피기 위해 움직이길 그만두었다. 어른으로써 사과해야한다는 양심과 불편한 자리를 피하고 싶다는 본능이 서로를 밀고 잡아당기느라 권태의 입술이 비죽거린다. 평소보다 가라앉은 목소리가 당신한테 말을 건다.) ... 꼬맹아. (순순히 사과를 하기엔 자존심이 상해 괜시리 턱을 치켜올려 당당한 척을 해본다.) ...... 너 좋아하는 거 뭐 있냐. (당당한 체를 한 것 치고는 목소리가 참 작다.)
>>878 마사 머리 아파서 진통제 좀 찾으러 가는 길이었는데...... (눈 깜박.) 별 거 아니다. 보아하니... (궁금하지도 않았던 것 같지만. 라는 뒷말은 말꼬리를 흐리며 삼켜버렸다. 그럴만도 하지. 잘못한 건 자신이었으니 탓하지는 않기로 했다.) ...... (잠시 제 얼굴 밑부분을 손으로 가리며 시선을 피했다. '미안한 마음에 사과하기 위해서' 라는 말을 입 밖에 꺼내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기도 끝을 고무줄로 막아놓은 것처럼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 됐고. 감옥 안에서 줄 수 있는 걸로. 뭐 좋아하는지 말 해. ... 줘? (눈치를 보며 뒤늦게 명령형에서 청유형으로 문장을 바꾼다.)
>>880 마사 엉. 너무 자서. (거기에 숙취까지 플러스...지만, 거기까지 말하면 잔소리를 들을까봐 말을 아꼈다. 이전처럼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가 힘들 것 같다.) 별 거 아니라니까. 뒤질 것 같았으면 이렇게 대화 안 하고 그냥 약 먹으러 달려갔겠지. 안 그러냐? (신경쓰지 말라는 듯 한손을 휘휘 내젓고는, 원하는 대답이 나오자 곧바로 질질 끄는 발걸음 그대로 식당 쪽으로 향하려 한다. 당신한테 짧게 "가자." 라는 말을 남겼으니 당신도 따라오길 바라는 거겠지. 냉장고 안에 오렌지맛 음식이 있으려나- 따위를 생각하다가,) ... 나? (눈을 잠시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의문으로 인해 가늘게 바뀌고 만다.) 왜...? (... 방금 전에 당신이 한 반응을 그대로 돌려주고 있다.)
>>892 마사 (사마엘이 마사를 돌아본다.) 답변 전 정정드리자면, 배심원은 이곳의 죄인들 뿐. 그들은 판정단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신경써야 할 차이는 아닙니다만. 그들은 밀그램 시스템을 운영하는 운영자 중 랜덤으로 선별된 사람, 혹은 밀그램 시스템의 운영과 관련이 있는 외부인 중 참여 의사를 밝힌 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들도 여러분과 똑같은 자료 및 정보를 기반으로 판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는 배심원들 간의 의견이 동점을 이루었을 때 뿐입니다만.
>>920 옥사나 의미? 당연히 있지. 피해자의 인간 관계가 겨우 일가족만으로 끝나진 않을 거 아냐. (다른 모순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이 파고들 기미가 보였기 때문에, 권태 자신은 여기서 말을 줄이기로 했다.)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는 것 치곤... (손가락으로 담배를 가리키며) 그런 거, 많이 하던데. 전에는 나랑 같이 술도 마셨잖아? 섭섭하게 왜 이래 의사양반. 내 눈엔 지금 네가 힘들어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내가 틀렸냐?
>>921 세이카 "저는 세이카씨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여기는 죄를 묻는 자리잖아요. 저는 이미 겪은 세번의 재판을 되풀이한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네요."
>>923 권태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복수를 하면 그건 미친거잖아요? 그래서 그가 행한 것 처럼 하는거에요. 잃은 상처는 많겠지만, 그 모든 것에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 그가 마지막에 그리 말하더군요."
그녀는 말한다. 자신에게서 그가 앗아간 모든 것들이 이제는 가치가 없는데.
"...글쎼요. 개인적인 기호가 없는 건 아니라서."
심장을 꿰뚫고 지나가는 시간이 어째서인지 조금은 느릿하게 느껴진다.
"틀렸네요. 저는... 아니 저는 언제나 행복한 상태니까."
>>926 마사
"...이전에 이야기 했었죠. 저는 원한을 위해 살아왔다고. 처음 의사가 된 이유는 사회적인 평판을 위해서였답니다."
그녀는 조금 뜸을 들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대학생활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때는 아니었어요. 여자친구와 만나고 그녀가 제 상처를 안아주었으니까. 그때는 정말로 진심으로 의사가 되고자 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녀가 떠난 이후까지도. 목적이 있기에 행동하기는 했었지만, 솔직히 죽이고 살리고는 보고 난 뒤에 생각하려 했죠."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면서 원한은 깊어졌지만 슬픔은 그에 비례해서 줄어들기만 했다. 부모님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고 딱딱하게 굳어버린 시체를 마주한 순간의 기억만은 남아있더라도, 그것이 슬픔이 아니라는 것 만큼은 알 수 있었다. 마치 꿈을 꾸는 것 처럼 분간이 되지 않는 감각에 몸을 버릴때 쯤 햇살이 비추었다.
>>933 ... 아니아니. 속죄할 거면 그 사람들을 돕는 것도 할 수 있다-는 말이었는데 왜 생각이 그리로 튀나 의사양반. 무서운 사람이구만... (도끼눈을 뜨고 당신을 보았다.) 전~혀 그렇게 안 보이긴 하는데. 뭐, 일단 믿겠어. (반신반의하며 당신의 대답을 받아들였다.) 그럼 다른 질문. 피해자나 피해자의 가족한테 말을 전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냐?
>>947 옥사나 그건 귀찮다기보단 성실하다고 하는 거다. (재밌는 말을 들었다는 듯 코웃음을 한 번 치고) 죽어야 한다, 그게 옳다... 내가 보기에 그 말들, 솔직히,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나오는 말인 것 같거든. 나는 이런이런 걸 했으니까 이런이런 걸 받아야 해! 하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관자놀이께를 톡톡 치며 말하다가) 마지막으로 물을게. 정말로, 진심으로, 네 감정도 거기에 동의하고 있는 거야?
여기 오고나서, 정말, 예상외의 일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모두가 용서 판정을 받음으로서 여기 또한 익숙한 곳이라는 것을 확인했는데도. 당황에서 우러나운 곤란함으로 속으로 한 숨을 내쉰다.
(그대들은 정말...)
"으음, 그러하면, 본좌가 그 '친구' 역할을 해도 괜찮은가?"
혹시 몰라 한번 물어보며 뒤로 문을 닫는다. 제제는 대충, 세이카가 원하는 것이 그러한 것이라 생각했다. 해보고 싶은 걸 인형놀이로 대체하는, 그런 류의. 설마 본인을 친구라 지칭하는 건 아니겠기에. 그도 그럴께, 어느 인간이 신격을 친구라 지칭할까? 격의 높낮이는 둘째치고, 본디 신과 인간이라는 것은 다소 일방적인 관계다. 친구의 관계와는 대칭점이라 볼 수 있다 생각한다.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말해보게."
허나 인간의 원을 이루어주는 것이 신의 중요업무. 어울려주는 것이야 할수 있다고, 스스로를 함껏 부풀려 생각한다. 친구가 정확히 어떠한 것을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당히 웃는다. 헛다리 거하게 집었다.
〔 오늘은 특별히 알려드릴 소식이 없기에, 투표 현황을 먼저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4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1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두 죄인 모두 용서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시미즈 마사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시미즈 마사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오늘도 빛나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그렇다고 해도 다행이에요. 억압된 환경이니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건 중요해요. 조금은 긴장이 풀리잖아요?"
그녀의 눈에는 마사와 세이카가 빛나는 것 처럼 보였다. 저 빛남의 속에서 어디로 간지 모를 자신을 찾고 있었다.
"착한아이는 좋죠. 거스르지 않고 약도 제대로 먹고... 뭐 그것과는 달라요. 세이카씨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으니까. 단순히 선하기만 한건 좋지 않지만, 나름대로 좋은 결과나 과정을 직접 찾아가고 있어요. 제제씨는... 글쎄요. 이쪽은 조금 더 강렬한 계기가 필요할지도."
조금은 우울해진 듯한 표정이었지만 금새 마사의 말에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감각을 조금씩 집중해가며 그녀와 자신을 비교한다.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어쩌면 나보다 훨씬더 어른인걸까.
"모든 판결이 옳다고...는 못말하겠네요. 여기는 개인의 주관이 더 많이 반영되니까요. 외부의 요인까지 가면 변수가 너무 많아지죠. 저도 어제는 뭐라도 있는 것 처럼 이야기했지만 결국 편견으로 판결을 내리고 있으니까요. 제대로된 법적 근거는 없죠."
제제씨에 대해서는, 앞으로를 기대해봐야죠.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이전처럼 웃었다. 앞에 있는 아이가 자신의 약함을 드러낸 탓일까.
"그저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녀는 그저 있는 그대로를 말했다.
"동정을 받아서 용서받는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이겠죠. 저도 어느정도는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실수겠지만. 하지만... 그렇게 용서받아서 나가면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을까요?"
그녀는 마사를 바라보았다. 마사의 상처를 바라보았다. 어디까지나 이건 현실인데, 자신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그저 무한하게 자신을 긍정할 수 있다면 그건 정말로 자신인가?
"저는 이곳에 있는 다른 어린분들이 저 처럼 한심한 어른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기만 불행하다고 자랑하듯이 외치고 그러니까 나는 용서받은거라고 말하는... 그런 사람은 되지 마세요 마사씨."
상처입은 마사의 손을 제 손으로 잡아 처치가 된 손가락을 쓰다듬었다. 마치 잃어버린 여인을 떠올리는듯.
"난, 마사가 내 첫 친구여서 좋은데... 내가 원해서, 얻은 첫 친구기도 하고... 듬직하면서, 좋고, 귀여울 때도 있고...응응..."
"...나쁜 아이라면...으음, 무슨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는데...일단 정말, 정말로 나쁜 아이다, 재미로 남에게 피해를 주고, 그 결과를 보면서 아무 죄책감도 없다...그런 느낌이면, 내가 사람을 잘못 본게 아닐까...?"
"사실... 나, 생각해. 항상 착한 마음으로는 있을 수 없는거라고... 아무리 착해도, 화날때는 나쁜 마음 먹을수 있고... 응, 그, 예수? 라는 사람도... 뺨을 때리면 다른 뺨 내주라, 이야기한다지만... 사실 그 사람도 뺨 때리면 그쪽 뺨 때리고 싶어하는 생각은 있지 않을까...? 괴롭다고 생각하지 않지는 않았을거 같고..."
"... 응, 그러니까... 나쁜 마음을 먹을수 있으니까, 그러니까...더, 그럴때에 도움줄수 있는 사람에게 의지하는거고... 나도...그럴때는...부디, 이야기해줘. 나도...마사가 힘들때...최대한 돕도록 할게..."
(설렁설렁 길을 걸어가던 권태, 당신을 발견하고는 손을 까딱거리며 당신을 부른다.) 안 바쁘면 잠깐 이리 와봐라. 뭐 해볼 거 있다. #난입!
>>883 마사 (주방 문을 열고 들어가는 권태의 목소리가 상당히 떨떠름하다. 그야 물론 당신이 좋아하는 걸 먼저 물어본 사람은 자신이었지만...) 갑자기...? 아니, 뭐, 물으면 안 된다는 건 아닌데. 내가 말하면 갖다주기라도 할 거냐?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권태의 표정에 평소같은 장난기가 어린다.) 아저씨는 부동산하고 돈 좋아한다. 선물로 받기 좋아하는 건 순금괴 5개 정도? (냉장고를 뒤적거리던 권태. 조각으로 잘린 오렌지 쉬폰케이크 하나와 오렌지주스 하나를 당신의 손에 들려주려 한다.) ... 이런 것도 좋아하냐?
>>964 옥사나 (의무실 문을 한번 열었다가, 소독약 냄새와 함께 하는 커피 향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웬...... (안을 둘러보던 권태가 당신을 발견한다. 눈가를 살짝 찌푸리며) 혹시 내가 의사 양반 개인실에 잘못 들어왔나? 누가 보면 여기가 안방인줄 알겠어?
>>984 세이카 네가 할 건 없고 잠깐 가만히 있어봐. (어찌 보면 심드렁하고 어찌 보면 진지한 무표정으로 당신을 부른 권태. 그리고는 당신의 머리에 무언가를 씌우려 했다.) ...... (깊게 고민하다가) ... 너한테는 고양이보다 강아지가 더 어울리나? (... 당신한테 씌우려 했던 '무언가'는 고양이귀 머리띠다.)
>>985 마사 금괴를 갖다버리는 사람이 어딨냐? 당장 돈으로 바꿔서 은행에 넣어둬야지. (평소같은 반응이 돌아오자 신나게 웃는 듯 하더니, 뒤이은 당신의 말에 오묘한 표정을 짓는다.) ...... 정말 주려고? (당신은 자신이 이것들을 준 이유를 알고 있는 걸까? 어린 아이한테 훈육이 아닌 목적으로 화를 내어 겁먹게 한 건 자신이었는데. 사과해야 할 건 자신이었고, 당신은 보호받아야 할 입장이었다. 적어도 권태의 인식 속에선 그러했다. 권태가 자신의 뒷목을 쓸었다.) ......... 할 일 다 한 건데 미안하기는. 나야말로... 나... 나도... (미... 미... 미안하긴 개뿔 네가 잘못했잖아! ... 라고 반사적으로, 습관적으로 나오려는 걸 꾹 눌러 참았다. 새파랗게 어린 애 앞에서 이게 무슨 상황이람? 멋쩍음과 부끄러움이 한계에 달해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진다.) 아 몰라 쌤쌤으로 치고 여기서 끝 내던가! (결국 사과의 말도 제대로 못 전하고 말았다. 귀끝과 뒷목이 벌개졌다.)
>>987 옥사나 의사가 진료실에 살림 차리고 커피 즐기고 있는 건 이상한 일 아니냐? 난 뭐 내가 카페테리아 잘못 들어온줄 알았다, 야. (투덜거리는 듯 하지만 당신을 만난 게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약 보관함을 뒤졌을 생각이겠지만 당신한테 그 역할을 대신 맡길 생각일까, 권태는 삐딱하게 선 채 당신을 내려다보았다.) 그게 약이 있긴 있냐? 그런 형편 좋은 약 있었으면 진작에 알코올 중독이 세상에서 싹 사라졌게. 진통제나 하나 찾아줘, 의사 양반. 컨디션이 안 좋아서 머리가 지끈거리네.
>>994 세이카 후에에? (생전 처음 들어보는 감탄사.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지만 곧 '문화차인가...' 하는 생각으로 옮겨갔다.) 선물이라 해야 하나. 거, 옷 있는 방에 굴러다니길래 한번 씌워보려고 가져왔다. (뜸.) 선물이라고 하면 그거 계속 쓰고 다닐 거냐? (그렇다면 기꺼이 선물이라고 말할 의향이 있다. 성격 나쁜 장난꾸러기의 전형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그래서, 아직 대답을 못 들었다. 꼬맹이는 고양이파냐 강아지파냐?
>>995 옥사나 야간 당직. ...... (의심을 한껏 담아 옥사나를 바라본다.) ... 내가 진짜 설마설마해서 물어보는 건데, 여기서 밤을 지낸 적은 없지? 안 그랬을 것 같긴 한데 요즘 의사양반이 정말 딱 '의사'라는 느낌이라. (만약 정말 그렇다고 하면... 당신한테 잔소리를 할 셈이었다. 어째 포지션이 반대가 된 느낌이긴 한데.) 안다, 안그래도 간이 뒤졌는데 여기서 더 죽일 생각은 없어. (정량대로 알약을 물없이 삼키고는,) ... 그거는, 거, 치료하는 데 쓰는 약이 아니라 무슨 고문용 아니냐. 절대 신청하지 마. 신청하면 너... 용서해버린다. (... 협박?)
"아니 그렇게 말하셔도 밤에 정말로 큰일이 터지면 제 개인실 철창이라도 두드릴거 아닌가요? 전 여기 있는 한 24시간 대기중인 셈이라구요. 장소만 다른거지 느끼는건 그다지 안달라요."
무언가 이상한 이야기가 나올것 같아서일까 그녀는 조금 다급한 말투로 말을 부정... 아니 그렇지도 않았다. 결국 위치는 말 안했으니까.
"잘됐네요! 고문용은 아니고, 그거 먹고 권태씨의 평소 주량처럼 먹으면 거의 200% 급성 알콜중독으로 죽는 부작용이 있어요. 덕분에 보통은 판매중지랍니다. 술로 느끼는 쾌락을 줄여준다던가 갈망감을 좀 줄여준다던가... 조금 더 안전하고 의지에 기대는 약물도 있기는 한데. 신청해볼까요?"
그녀는 권태를 놀리듯 웃었다. 아무래도 용서해버린다는 협박이 통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처음 봤을때는 술에 담배에 하면 안되는 것을 최대한으로 달리고 있었으니까요. 몇일만에 이렇게까지 의지가 강해진건 확실히 긍정적인 신호에요. 나갈때까지는 완전히 끊도록 노력해봐요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