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12075> [반상L] 딜레마의 배심원 -재판장 1- :: 1001

캡틴 ◆B..eEWGcm.

2023-08-01 19:56:31 - 2023-08-18 01:02:31

0 캡틴 ◆B..eEWGcm. (xgyUxMpXEk)

2023-08-01 (FIRE!) 19:56:31

'딜레마의 배심원'의 캐입스레입니다.

※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recent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1 STORY (xgyUxMpXEk)

2023-08-01 (FIRE!) 20:02:19

우리를 이 곳에 데려온 휴머노이드가 말하길, 아직은 밀그램 시스템을 개시할 준비가 완전히 되지 않았다고 한다.
세계 각지에서 호송 중인 죄인들을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고.

그 때까지 우리는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창문 하나 없이 삭막한 이 교도소 안에서.

2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aUBURVpEew)

2023-08-01 (FIRE!) 22:39:45

낮선곳에, 낮선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서 아무거나 해도 된다 하더라도, 사실 수감되었다 이곳에 온 자로써는 그저 어색해 수감되었을때부터 하던 것의 연속을 할 뿐이였다.

이를 테면, 그저 자신에 대해, 자신에게 질문하는것.

자신은 누구인가: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16살의, 평범한 여자아이.

이곳은 어디인가: 교도소, 상세 장소는 모르겠다. 기억이 나지도 않고, 사실 기억하려 해도 이 정보로 무엇을 할지도 모르겠어.

어째서 이곳에 오게 되었는가: 조용히 있던 도중에, 누군가가 재판 시스템에 참여하라고 해서... 하지만, 어째서 승낙한걸까, 나는.

아니, 애초에 왜 이곳에 있는가: 자신이, 죄를 저질렀기에.

나는 누구인가: ... 부모를 죽인 죄인, 패륜아.

3 박권태 (d1ixuN8cx6)

2023-08-02 (水) 09:03:00

>>2 세이카
(당신이 사색에 빠져있다는 것을 알긴 하는걸까, 설렁설렁 걷고 있던 죄인 하나가 당신한테 말을 건다.)
오자마자 진지하게 멍때리기냐? 꼬맹아.
(당신의 뺨에 결로 맺힌 차가운 맥주캔을 가져다대려 한다. "에비." 당신을 놀리려는 의도다.)

4 세이카 (yp21UzvCx2)

2023-08-02 (水) 10:27:47

>>3 박권태
"히얏!?"
(볼에 갑자기 찬 느낌을 받자, 화들짝 놀란다. 그야 누군가가 말을 걸 줄은 상상도 못했기에.)
"... ㄱ, 그... 놀라게 하지...말아 주셨으면..."
(일단, 대화는 통하는건가? 외국인인지, 일본인인지도 모르겠다.)
"...으우..."

5 박권태 (xCmTwOTVAA)

2023-08-02 (水) 10:37:52

>>4 세이카
(휘파람을 짧게 분다.)
이야아, 반응 멋진데? 앞으로 놀릴 맛 좀 있겠어, 응?
(낄낄 웃으며 맥주캔을 뒤로 물린다. 물방울 묻은 오른손을 바지춤에 슥슥 닦고, 그대로 당신한테 손을 내민다. 국적과 상관없이 이는 악수하자는 제스처겠지.)
박권태다. 내 형벌 결정할 사람한테 미리 아부하는 거니까 부디 잘 부탁한다고? 흐흐.

6 세이카 (yp21UzvCx2)

2023-08-02 (水) 11:10:47

"... 으, 으우... 미...아니...세이카예요... 그냥,세이카라고...불러주세요..."
(머뭇거리다 이내 악수에 응하려 한다. 손이 차갑고, 떨리고 있다.)
"... 너무, 놀리지만...않아주셨...으면..."
(눈을 둘곳을 못 찾는듯 방황하다 이내 아래로 향한다.)

7 박권태 (d1ixuN8cx6)

2023-08-02 (水) 12:42:23

>>6 세이카
미아니세이카? 이름이 기네, 우리 꼬마친구?
(못 알아들은 척을 일부러 한다. 성씨가 특이하다며 농담하기 위함일 터다. 떨리는 손을 맞잡고는 두어 번 흔들어준다. 설렁설렁, 힘이 크게 들어가지 않은 움직임.)
너무 놀리지 말아달라고...
(고민하는 척을 한다. 한쪽 눈썹을 까딱이는 꼴이 밉살스럽다.)
싫다고 한다면?

8 옥사나 (/KMVa80ptQ)

2023-08-02 (水) 14:09:51

(그녀는 오랜만에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흡연장이라고 적힌 구석의 작은 부스. 오래된 의자에 앉아 원하는 만큼 물담배를 피워대도 된다니! 이전까지의 감옥에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었다.)

이렇게 질이 좋은걸 잘도 구해왔네~

(바깥에, 그러니까 사회에 있을때 쓰던 것에 비하면 확실히 급이 딸리기는 했지만 폐부를 깊숙하게 찔러오는 싱그러운 과일향은 오랜만의 흡연에 있어 부족함은 없어 보였다.)
(그녀는 그렇게 오랜만에 맛보는 감미에 취해 넋을 잃은 것 처럼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9 박권태 (d1ixuN8cx6)

2023-08-02 (水) 14:16:02

>>8 옥사나
어후. 담배 연기.
(흡연장 안의 뿌연 연기를 한손으로 물리쳐가며 안으로 들어온다. 담배 연기를 투덜대고 있으나, 손톱 끝을 보면 그 또한 담배를 즐기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첫 번째일줄 알았더니 나보다 먼저 온 손님이 있었구만? 오자마자 흡연실부터 오다니... 그 쪽, 상당한 골초인가봐.
(당신과 자신 사이에 위스키병 하나를 놓으며, 남자는 의자에 털썩 앉았다.)

10 옥사나 (/KMVa80ptQ)

2023-08-02 (水) 14:23:42

>>9 박권태
(들어온 권태를 향해 옥사나는 고개를 까딱거리며 인사하고는 깊게 숨을 내쉬었다. 방금 연기를 물린게 의미가 없어보일정도로 다시 흡연실안은 자욱한 사과향으로 채워진다.)

그냥, 몇개월정도 강제로 금연했었거든요. 재판이 시작되면 제대로 피우지도 못할텐데 미리 미리 해치워야하지 않겠어요?

(말이 끝나고 나서야 그녀는 담배를 치우고는 시선을 맞추었다. 정확히는 권태가 들고온 위스키에.)

세상에, 수감자한테 그런걸 쥐어줘도 되는거에요?

11 박권태 (d1ixuN8cx6)

2023-08-02 (水) 14:33:35

>>10 옥사나
헹, 재판이라고 해봐야 별 거 있겠어? 나는 심문 시작되어도 스트레스 받으니까 계속 술병 뚜껑 딸 거다. 너도 그러던가.
(코웃음 치며 그는 보란듯이 주머니에서 코르크 오프너를 꺼냈다. 당신이 시선을 맞추는 위스키병을 살짝 흔들며)
무슨 상관이람. 안 되면 뺏어보라지. 그러는 댁이야말로 담배 피고 있잖아? 술이나 담배나... 하고싶은 거 하면서 살면 되는 거 아니겠어.
(투덜거리듯 가볍게 말하며 오프너를 능숙하게 다룬다. 퐁, 하고 뚜껑이 시원하게 열린다.)

12 옥사나 (/KMVa80ptQ)

2023-08-02 (水) 14:45:00

>>11 박권태
니코틴 중독보다 알콜중독자의 범죄율이 월등한건 자명한 사실이잖아요? 만취상태에서는 제대로된 판단이 어려우나 무슨 일을 할지도 모르고... 경중이 다른일이에요.

(설교를 하는듯한 그녀였지만 여전히 담배를 완전히 놓아버릴 생각은 없는 듯 오른 손으로는 여전히 호스를 든 채였다.)

게다가 여기로 온걸보면 흡연도 하시잖아요. 몸에 두배로 안좋아요 그런건.

(다시한번 깊게 빨아들이고 얼굴을 돌린뒤 연기를 내뱉는다. 달칵 하고 환풍기가 돌아가는 소리에 살짝 미간을 찌푸린듯 보였다.)

바깥에서는 의사였었거든요. 지금은 아니지만. 하고싶은걸 하는것도 좋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조금 절제되는 것도 필요하답니다.

13 박권태 (d1ixuN8cx6)

2023-08-02 (水) 14:52:31

>>12 박권태
(눈썹 사이에 주름을 만들며 입술을 삐죽거린다. 이번에는 정말로 투덜거리는 말투로.)
에잉... 잔소리 하기는. 내 몸 내가 망치겠다는데 뭔... 당장은 여기서 일 낼 생각 없으니까 이 정도는 봐주시지요, 의사양반?
(그러면서 술병을 입에 대고 병나발을 불기 시작한다. 목울대를 몇 번 울리고 나서야 당신이 한 말에 대꾸를 한다.)
댁은 상황에 맞춰 절제를 잘 하니까 이런 곳에 왔나봐? (흐흐... 낮게 웃고는) 아니야?

14 옥사나 (/KMVa80ptQ)

2023-08-02 (水) 15:04:35

>>13 박권태
일단 그렇게 말씀하시니 믿겠지만 그래도 아이들 앞에선 주의해주세요. 말은 못걸어봤지만 제법 어린아이들도 있는것 같던데.

(조금 만족스럽지 않는 다는 듯한 얼굴이었지만 그녀는 넘어가자는 듯이 호스를 입에 물었다.)

절제했으니까 여기에 있는거에요. 하지 않았다면 애초에 이런 기회도 없었을테고. 그러는 선생님은 어떠셨나요? 마음대로 사시다가 이런곳에 온것 아닌가요?

15 세이카 (yp21UzvCx2)

2023-08-02 (水) 15:52:32

>>7 박권태

ㄱ, 아, 아니... ㅅ, 세이카가 이름이니까...요...

(성씨가 어렵다는걸 어떻게 안걸까, 살짝 의구심이 드는 듯 머뭇 거리다가...이내 고개를 젓고는 약하게 자기주장만을 한다.)

ㅇ, 에, 놀리고 싶으...신...거라면...

(이런 반응은 처음인듯, 당황한 모습이 역력하다)

16 박권태 (d1ixuN8cx6)

2023-08-02 (水) 19:23:12

>>14 옥사나
그러니까 자제한다는 거지. 이봐, 내가 사람 죽였다고 여기에 들어왔지만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애들한테 손 대지는 않거든? 최소한의 양심이다, 이 말이야.
(그러면서도 술을 손에서 떼지 못 할 인간이 박권태였다. 입에 침 대신 술을 발라 거짓말을 하고 있다.)
흥... 영문도 모를 소리를 하긴.
(절제했다는 양반이 왜 여기에 들어왔느냐? 하는 물음을 눈으로 던지고 있다. 농담 한번 되로 던졌다가 말로 받았다며 실실 웃는다.)
뭐, 그렇지. 웃기네, 절제한 양반이나 안 참은 인간이나 똑같은 처지라는 게... 세상 만사 참 부질없다 생각하지 않아? 응?

>>15 세이카
그래그래, 세이카가 이름이구나. (잠시 고민하다가 씩 웃는다.) 꼬맹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모습에 실실 웃고 있다. 영락없는 철부지 삼촌 꼴인 것을 자신은 알까?)
놀리고 싶은 거라면, 응? 어떻게 할 거냐? 어-어, 그래도 울지는 마라? 딸 뻘 되는 애기를 쥐잡듯이 잡았다고 유죄 판정 받을라.
(당신의 머리를 한손으로 헝클어뜨리려 하며 말했다.)

17 세이카 (yp21UzvCx2)

2023-08-02 (水) 19:44:11

>>16 박권태

꼬, 맹이...!? ㄱ,그렇게까지 작지는 않은ㄷ...
(머리가 엉클어지며, 말이 없어진다.)
... 울... 울지는 않을게요... 으우...
(조금의 침묵 이후, 이내 그렇게 대답한다.)

18 박권태 (d1ixuN8cx6)

2023-08-02 (水) 19:49:08

>>17 세이카
(킬킬거리며 성격 나빠보이는 웃음을 짓는다.)
영락없는 꼬마지, 꼬마야. 척 보아하니 고등학교도 들어갔을까 말까인데? 응? 이런데 어떻게 꼬마가 아닐까?
(당신의 머리를 원그리듯 헝클어준다. 이렇게 어린 애가 어쩌다 여기 들어왔대~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가볍게 꺼내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잘 생각했다. 울지 마. 그... 거, 뭔 노래더라.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 알지?
(헝클이던 행동을 당신의 등을 한번 쳐주는 걸로 마무리한다.)
울면서 우물쭈물하면 아무도 네 말을 안 들어줄 테니까...

19 세이카 (yp21UzvCx2)

2023-08-02 (水) 20:09:10

>>18 박권태

!...
(그 말이 가볍게 꺼내졌지만, 세이카의 숨이 막혀지는데에는 그걸로도 충분했다. )
... ㄴ,노력해... 볼게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살짝 권태를 보는 세이카.)

20 박권태 (Lcv5i7y5oI)

2023-08-03 (거의 끝나감) 09:50:32

>>19 세이카
...?
(숨이 막힌 당신을 짐짓 모르는 척, 한쪽 눈을 크게 뜨며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이에 대해 말을 하고 싶으면 해보고, 아니라면 말라는 태도다.)
그래그래. 어이구 착하다. 장한 아이한테 사탕이라도 줄까? 너한테만 말하는 건데, 이 아저씨, 훔치는 것도 잘 해.
(흐흐... 웃으며 당신의 손에 딸기사탕 하나를 올려준다.. 훔친다고 말은 하지만 휴게실에 비치된 사탕을 입가심 용으로 가져왔었을 뿐이다...)

21 세이카 (e/2MlSukyA)

2023-08-03 (거의 끝나감) 16:32:26

>>20 박권태

(그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지 않고 싶어하는 듯, 기울어진 당신의 고개를 보고도 당신이 이야기하는 다른 주제로 넘어가려는 눈치이다.)
... ㅎ, 훔치는 건... 으우...
(그 와중에도 손에 올린 딸기사탕을 내치지는 못하는 세이카다.)

22 박권태 (Lcv5i7y5oI)

2023-08-03 (거의 끝나감) 21:59:52

>>21
...... 뭐, 싫어도 알게 되겠지.
(잠깐의 침묵 뒤에 어깨를 으쓱인다. 말하기 싫다는데 계속 찔러봐야 괴롭히는 거밖에 더 될까? 이미 충분히 괴롭히긴 했다지만.)
훔치는 건? 왜? 너무 좋다고? 이야, 우리 꼬맹이가 이렇게 적극적일줄은 몰랐네. 자. 이거 받고 너도 공범자 되는 거야.
(키득키득 웃으며 당신의 손에 사탕 한웅큼을 더 올려놓습니다.)

23 세이카 (2yUmb3idjo)

2023-08-04 (불탄다..!) 07:50:12

>>22 박권태

ㄱ, 그런게 아니... 고... 으우...
(역시 불안한듯 안절부절 못하며, 하지만 올린 사탕을 어쩌지도 못한채 발만 살짜금 동동 구르고 있다.)
... 므읏...
(당신을 계속 살피는 모습. 아직도 판단이 내려지지 않는듯, 가끔씩 당신의 얼굴을 보다가 눈이 마주친다면 회피하려 한다.)

24 박권태 (H.6yU6knU.)

2023-08-04 (불탄다..!) 11:10:49

>>23 세이카
(돌려주지도 못 하고 그렇다고 뻔뻔하게 받아챙기지도 못 하는 모습. 권태는 속으로 혀를 찼다. 이런 애가 어쩌다가 여기에 들어왔담? 어중이떠중이 사기꾼한테 홀라당 넘어가서 땡전 한 푼 없이 탈탈 털리기 딱 좋은 상인데.)
......
(뭐, 그건 그거고 재밌는 건 재밌는 거다. 발을 동동 구르는 당신의 정수리 위에 사탕 하나를 올려놓는다. 참고로 레몬사탕이다.)
훔친 거 아니니까 걱정 마라 꼬마야. 휴게실쪽에 있는 거 집어온 거다.
(맛있는 거 많더라. 고갯짓을 하며 정정해준다.)

25 세이카 (2yUmb3idjo)

2023-08-04 (불탄다..!) 11:47:33

>>24 박권태
...아엣...?
(무심코 바보같은 소리를 내며 텅빈 눈으로 바라보다가, 이내 조금 볼을 부풀린다.)
...ㅈ,진짜로 훔치신 줄 알,았네요...는, 에...
(중얼거리다, 이해가 살짝 되지 않는듯 갸웃. 교도소에... 휴게실, 사탕...?)

26 박권태 (H.6yU6knU.)

2023-08-04 (불탄다..!) 12:09:05

>>25 세이카
그거 떨어뜨리면 안 된다.
(정수리 위의 레몬사탕을 보며 낄낄 웃는다. 뒤이은 말에는 웃는 상 그대로 눈썹을 찌푸리긴 했지만.)
내가 막돼먹은 새끼란 건 인정하는데, 이런 곳에서까지 손장난 하는 놈은 아니걸랑?
(그러면서 자기 손에 여지껏 들려있던 맥주캔을 흔들어봅니다.)
수감자라는 놈이 알코올을 손에 들고다닐 때부터 눈치 챘어야지. 순진한 꼬마야. 아직 가본 적 없냐? 안내해주랴?

27 세이카 (2yUmb3idjo)

2023-08-04 (불탄다..!) 12:12:36

>>26
아, 에, 그, 저, 욕하려는게 아니라, 앗...
(횡설수설하며 팔을 내젓다가, 레몬사탕이 팔쪽으로 떨어지자 이내 굳는다.)
...그, 으...
(눈에 살짝 남아있던 빛이 이내 사라진다.)
아니예요... 그럴 자격...은...

28 와타나베 토오루 (SfF1VVDM/A)

2023-08-04 (불탄다..!) 13:32:46

(형형색색의 동그란 사탕이 한가득 테이블 위로 어지러이 흩뿌려져 있다. 남성은 그중 빨간 것을 집어들어 눈을 게슴츠레 뜬 채로 살핀다.)

"..."

(잠시 침묵하다가 그걸 옆에 비치되어 있던 통 안으로 넣는다. 잘 보니 통은 두개, 각각 "M&M"과 "스키틀즈" 라고 쓰여져 있는것을 보니 아마 엎어져 섞인 두 사탕을 분류하려는 듯.)

#잘부탁해!

29 박권태 (KT/l4OnYLQ)

2023-08-04 (불탄다..!) 15:11:15

>>27 세이카
욕은 무슨. 진실인데.
(그저 당연한 사실을 고할 뿐이다. 그럴 자격 없다며 작게 말하는 당신을 보는 눈빛과 비슷하게.)
...... 흐음.
(팔쪽으로 떨어진 레몬사탕을 주워든다. 웃는 상인 그대로 당신의 눈 앞에서 사탕을 살살 흔든다.)
아-아, 떨어져버렸다. 이거 어쩌나, 떨어뜨리지 말라고 했는데 떨어뜨려버렸네. 내가 부탁한 거 안 들어줬으니까... 내가 마음대로 부려먹어도 되겠지? 안 그러냐?
(자격, 이 무슨 뜻인지 모른다. 그걸 파고들 의리도 없고, 굳이 그러고싶은 마음도 없다. 귀찮을 뿐이니까. 그러니 그는 원하는대로 행동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고자 한다.)
나랑 휴게실 같이 가서 놀아주지 않으면 안 되겠다. 그치?

>>28 토오루
...... 뭐 하냐?
(한적하고 시원한 곳에서 술이나 한 병 즐기려고 했더니 발견한 것이 이런 광경. 싸구려 맥주병을 한 손에 든 채로 눈을 가늘게 뜬다. 표정을 언어로 옮기자면...)
그런 귀찮은 짓을 왜 하냐? 어차피 배에 들어가면 거기서 거기 아니냐.

30 와타나베 토오루 (SfF1VVDM/A)

2023-08-04 (불탄다..!) 15:33:54

>>29 박권태

쏟아서요. (덤덤하게 답을 하더니 사탕을 마저 분리한다. 이번에 집어든 것은 노란색 m&m.) 뭐어, 그건 그렇지만 저흰 남아도는게 시간이잖습니까. (권태의 손에 들린 맥주병에 시선을 주더니 다시 사탕으로 눈을 돌린다.) 가령 이걸 술안주 삼아 한 잔 하시려는 분들이 있다면, 괜히 하나 먹을때마다 복불복 시키기도 뭣하잖아요.

31 박권태 (KT/l4OnYLQ)

2023-08-04 (불탄다..!) 15:55:19

>>30 토오루
별... 그냥 한 통에 쏟아놓으면 되지. 젋은 양반이 사서 고생을 하고 있어.
(휴게실 의자에 자신의 몸을 대충 던져넣고서는 주머니를 뒤진다. 얼마 안 가 주머니에서 튀어나온 건 숟가락(병따개용)이다.)
시간을 주체하지 못 해서 심심해 죽을 지경이냐? 까까 하나 먹을 때마다 복불복하느라 싫어하는 맛도 억지로 먹는 애들이나 구경하든가. 재밌겠네.
(흐흐... 웃으며 병뚜껑을 능숙하게 딴다.)
그리고 나는 안주 필요 없다. 그런 거 없어도 술을 먹을 줄 알아야 일류라 할 수 있다, 이 말이야.

32 세이카 (2yUmb3idjo)

2023-08-04 (불탄다..!) 16:43:39

>>29 박권태
아, 에, ㄴㄴ,네에...?
(당신의 말에 당황하며 어버버거리는 세이카.)
그, 그렇게 되나요...? ㅎ,하지만, ㅇ,언제, 에...

#낮잠 자고 일어나니까 왠지 끼어들 최적의 타이밍을 놓친거 같은 세이카주...

33 와타나베 토오루 (SfF1VVDM/A)

2023-08-04 (불탄다..!) 17:38:56

>>31
제 맘 편하자고 하는 거라서요. 제가 분리해놓으면 그쪽도 나중에 맘 편히 드실수 있잖아요? (권태의 말에 잠시 가만히 있다가 느린 답을 해 온다. 아마 까까 위에 새겨진 이니셜을 확인하느라 그런 것일 터.) 아, 그런거 빤히 구경하면 범인이 저란 걸 만천하가 알게 되잖아요. (조곤히 웃으며 응수한다. 퐁 하고 경쾌히 술병이 따지는 소리가 들리면 시선을 잠시 그 쪽으로 돌린다.) 그건 그냥 알콜중독 같은데요. 그러다 속 버리세요. (반쯤 차 있는 m&m 통을 건낸다.)

>>32 #지금 이어도 갠찮아~ ><

34 세이카 (2yUmb3idjo)

2023-08-04 (불탄다..!) 18:26:32

>>28
ㅇ, 에에...누가 이런...
(스키X즈 통과 m&n 통의 조화로운 불협화음을 냄을 무엇보다 먼저보고 달려가서 정리하려 하다, 낮선 사람이 먼저 와 있어서 멈칫하는 세이카.)
...그, 도와드려도...될까요...오...?

35 박권태 (KT/l4OnYLQ)

2023-08-04 (불탄다..!) 19:57:17

>>32 세이카
... 허이고. 일본에도 청심환 있냐?
(간수장-사마엘-한테 요청하면 들여와줄까- 따위의 생각을 한다. 말을 더듬는 것을 좀 고쳐야 심문 때 불이익이 없을 듯 하니... 잠깐, 이렇게 겁먹는 건 내 얼굴 탓인가? 잠시 심각하게 고민하는 권태였다.)
그럼. 그렇게 되는 거지. 내 말 못 믿어? (보통은 방금 만난 아저씨따위 의심하고 보는 게 낫다.) 언제라니? 지금 당장 가야지. 어차피 너도 나도 당장 할 일 없는 건 마찬가지일 거 아냐. 빨리 안 가면 술 다 뺏긴다......
(그리 말하며 휴게실 쪽으로 먼저 가...려고 하다가, 다시 뒤를 돌아본다.)
근데 꼬맹이, 몇 살이냐? 술 마실 수 있나?
(꼬맹이라 부르는 주제에 나이조차 모르고 있었다.)

>>33 토오루
바른 생활 사나이 납셨네.
(비꼼과 감탄 사이 어드메의 말투로 중얼거린다. 시원한 소리와 함께 열린 맥주병을 입에 대었다가)
들키면 뭐 어때서. 누구 죽이는 것도 아닌데... 아, 혹시 까까 분류하는 척 하면서 거기다가 독 바르는 건 아니지? 아서라. 난 사적제재는 받기 싫걸랑.
(질 낮은 농담과 함께 낄낄거린다.)
에헤이. 이 정도로 속 버릴 거면 진작에 쓰러졌다. 그리고 나는 알콜 중독이 아니라... 뭐라 해야 하나. 풍류를 즐길 줄 아는 한량?
(웃는 낯 그대로 당신이 내민 m&m 통을 응시하다가, 병을 들지 않은 손으로 밀어낸다. 자기는 단 걸 별로 안 좋아한다는 말과 함께.)

36 세이카 (2yUmb3idjo)

2023-08-04 (불탄다..!) 20:27:51

>>35
...읏...
(다시금 몸이 굳고 눈빛이 죽으며, 당신에게서 무심코 뒷걸음질 친다.)
... 죄송, 해요... 전, 나중에... 그, 정말...
(숨을 빠르고 얕게 쉬며 그렇게 이야기하다, 이내 등을 돌린채 도망치려 하는 세이카.)

37 와타나베 토오루 (SfF1VVDM/A)

2023-08-04 (불탄다..!) 23:15:14

>>34 세이카
(보라색 스키틀즈 한 알 들고 눈쌀을 살짝 찌푸리더니, 그게 무엇인지 확인되자 통으로 분리한다.) 마음만 받을게요, 제가 쏟았는걸요. (다가온 세이카를 보면 싱긋 웃어준다. 탁자 위에 어지러이 널려 있는 사탕들과 반도 못 채운 각각의 통을 보아하면 꽤 오래 걸릴 것 같은 작업.) 아, 혹시 사탕 드시러 온 거면 이만큼은 제가 분리 해 놓긴 했는데. (손바닥을 피고선 통 두개 쪽으로 손을 휘젓는다.)

>>35 박권태
에이, 저 정도면 평범한 겁니다. (권태의 비꼼에도 별 재밌는 반응 없이, 실 없이 웃는다.) 간수장 눈길 피해 여기까지 독극물 숨겨올 능력은 없으니, 안심하셔요. (질 낮은 농담에도 응수하는 어조는 참 조용했다.) 술주정 얌전하...신거 같으니 뭐, 그쪽 말 다 맞겠죠. 멋있으시네요, 여유 많으시고. (빈 말로 대충 맞춰주는 것이 분명한데도 톤은 부드럽다. 단 것 별로 안 좋아한다는 권태의 말에 통을 다시 탁자 옆에 놓더니 "저도요."라는 짧은 호응과 함께 분류를 계속 한다.)

38 박권태 (RtoIDKf29A)

2023-08-05 (파란날) 00:13:08

>>36 세이카
... 어어? 야아, 잠깐...?
(갑작스러운 당신의 반응에 드물게도 놀라버린다. 반사적으로 당신의 어깨를 붙잡기 위해 손이 올라갔지만, 행동으로까지 이어지지는 못 했다. 자신한테는 상대를 잡을 권리도 염치도 없었기 때문에.)
......
(무엇이 문제였을까? 얕은 대화를 통해 고민해보아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 아무렴 어때. 생각하기 싫은 권태는 깊은 사색에서 도망치기를 택했다.
......... 나중에는 같이 가는 거다, 꼬마야!
(등을 돌려 도망치는 당신의 그림자에 대고 외친다.)
#이걸로 막레! 수고 많았어~~


>>37 토오루
흥... 그럼 나는 뭐, 세상에서 제일 못나고 악덕한 놈이냐? 샌님같으니라고.
(떨떠름한 이 반응은 당신의 대답이 영 재미있지 않아 골이 난 덕분에 나오는 행동이다. 놀리는 맛이 없어, 하고 꿍얼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보인다. 딱 봐도 FM대로만 살아왔을 느낌이 팍 드네. 학교 다니는 12년동안 개근상 한 번도 안 놓치지 않았냐? 으으. 생각만 해도 답답해.
(답답한 속을 알코올로 뚫겠다는 듯 다시 술을 두어 모금 마신다.)
술주저엉-? 그런 건 술에 취하는 약한 놈들이나 하는 거다. (자신은 그런 거 모른다며 웃는다.) 너도 한 모금 할 테냐? 이거 마시면 나처럼 여유 많은 멋쟁이 미남 될 수 있는데. 흐흐, 손에서 달짝지근한 단내 나는 것보다야 술냄새가 더 낫겠지. 어쩌냐... 단 거 싫어하는데 하루종일 손에서 사탕냄새 나게 생겼네. (술병을 휘휘 돌리자 찰랑이는 소리가 난다.)

39 STORY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00:00:39



〔 ♩ ♬ ♪ ♬ 〕

우리가 각자의 시간을 알차게 보내고 있을 무렵.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흔하고 익숙한 종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 밀그램 시스템의 참여 의사를 밝힌 모든 죄인이 소집되었습니다. 시스템을 가동하기 위한 모든 조건이 갖추어졌기 때문에, 지금부터 제 1심 재판을 시작하겠습니다. 〕
〔 죄인이자 배심원이신 모든 분들께선 성실히, 그리고 정직하게 재판에 임해주시길 바랍니다. 〕

...
우리의 운명을 결정지을 순간이 시작되었다.
누군가는 손에 땀을 쥘 테고, 누군가는 고개를 돌릴 것이며, 누군가는 미소짓고 있겠지.

이제는 물러설 수 없다. 나한테는 이제 앞으로 나아갈 길만 남았다.

40 INFO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00:01:36

〔 곧바로 안내 방송입니다. 〕

〔 오늘 오후 10시 정각부터 죄인 번호 001 '박권태'의 심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모든 배심원분들은 빠짐없이 참석해주십시오. 또한 죄인 박권태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보아하니 이 죄인은 왠지 그럴 일이 없을 것 같긴 한데...〕

〔 오늘은 편의 상 0시 자정에 안내 방송을 드렸지만, 내일부터는 정상적으로 정오, 12시에 안내 방송이 있을 예정이오니 착오 없으시길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방송이 끝났다.


【 러너 안내사항 】
ㆍ 제 1심 심상 독백을 제출하실 수 있습니다. 8월 16일 수요일까지 늦지 않게 웹박수로 제출해주시길 바랍니다.
ㆍ 판결 투표를 제출하실 수 있습니다. 시트 스레 혹은 위키에 기재된 권장 제출 양식을 참고해주세요.
ㆍ 자유 행동을 제출하실 수 있습니다. 정말로 자유롭게 캐어필에 활용해주세요.
ㆍ ★제 1심 종료 후 리뉴얼 기간동안 가벼운 AU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원하는 이벤트 내용이 있으시다면 웹박수로 제출해주세요.

41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10:41:52

(어슬렁어슬렁... 발을 질질 끌며 감옥 안을 느릿하게 배회한다.)
머리끈 있는 사람~ 머리끈 있는 사람 없냐~?
(머리끈이 없어 죽은 귀신이라도 되는 마냥.)

42 제제 (CzvE.O9nYg)

2023-08-06 (내일 월요일) 13:10:29

>>41 박권태
머리끈을 찾고 있는 겐가?

(짤랑,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보면, 싱글벙글 웃고 있는 소녀의 모습이 보일테다. 초면일 사람에게 보이는 게 믿기지 않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호의 가득한 시선을 보내온다. 손을 들어올리니, 그 위에 알록달록한 색의 머리끈이 달려있다.)

그리 구슬피 울지 마시게! 바로 여기 있으니!

43 제제 (CzvE.O9nYg)

2023-08-06 (내일 월요일) 14:14:29

흐응~ 흠 흠~

(콧소리로 흥얼거리며, 교도소 구석을 서성거리고 있다... 고 얼핏 보면 생각할만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지켜보면 균일한 박자와 동작을 보아, 이름 모를 춤을 추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다.)

44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14:18:15

>>42 제제
(짤랑 소리가 낯설어 뒤를 돌아보니 당신의 모습이 보인다.)
오오, 땡큐-
(구슬피 울...지는 않고 웃던 얼굴 그대로 당신한테 한 손을 내민다. 자신한테 달라는 뻔뻔한 몸짓이다.)
운 적 없다 꼬맹아. 이 나이 먹고 질질 짜면 꼴사납기밖에 더 하냐? (한쪽 눈썹을 찡긋이며 웃는다.) 이렇게 색 잔뜩 들어간 귀여운 머리끈 다는 것도 좀 그렇기야 하겠는데.

45 제제 (CzvE.O9nYg)

2023-08-06 (내일 월요일) 14:27:30

>>44 박권태
(뻔뻔한 태도에 아랑콧않고 싱글벙글 웃고 있었지만, 이어지는 말에 쩡- 하고 딱딱히 굳는다.)

꼬,꼬맹이?!

(여태껏 들어본적 없는 말인듯 충격먹은 모양이다. 이내 그 충격에서 헤어나기 위해 도리짓을 세차게 한다.)

크,크흠! 괜찮다네! 본좌, 그대 속마음 깊이 우러나오는 곡소리를 들었으니.

(톡, 하고 작은 머리끈이 당신의 손바닥위에 놓여진다. 궂은 일은 하나 한 적 없는 게 뻔한 보드라운 손이 안심하라는 듯, 당신의 손을 토닥인다.) 이 머리끈도 그대가 잘 써주기만 한다면 필시 기쁠 것일세.

46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14:36:49

>>45 제제
(충격 받은 당신의 모습에 권태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이 미소는 단전 깊숙한 곳의 만족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미소다.)
그래 꼬마야. 아직 어른도 못 됐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새파란 꼬맹이다, 이 말이야.
(낄낄 웃으며 당신이 준 머리끈으로 머리를 묶기 시작한다. 머리카락의 길이가 워낙에 중구난방이라 깔끔하게 묶지는 못 하고 있지만.)
뭐야 너. 독심법이라도 쓰냐? 그리고 그건 머리 못 묶어서 나온 곡소리가 아니라...... (뜸.) ... 아니다. 미성년자인데.
(낮술 땡긴다고 말하려 하다가 참았다. 이래봬어도 권태 치고는 필사의 힘을 다 한 것이다.)
오냐. 고맙다. 내가 안 잊어먹거든 나중에 돌려주마. 너 찾을 때는 뭐라고 부르면 되냐? 너, 이름이?

47 제제 (CzvE.O9nYg)

2023-08-06 (내일 월요일) 14:51:25

>>46 박권태
(여기 온 이후로도 부담스레 반짝이던 눈동자가 지진을 일으킨다. 입이 쩍, 벌려진 채로 굳어있다 이네 곤란한듯 손을 이마에 댄다. 이 사소한 동작도 애늙으니 같다.)

...본좌, 그러한 말은 처음 들어보네만...

(그래도 독심법의 소리에는 우위를 접한듯이 당당한 미소로 돌아간다.) 본좌의 눈에 훤히 보이는 것은 독심법이라 불리지 아니한단다! (끊어지는 말에 갸웃거린다.) ? 미성년자인게 무슨 상관인겐가?

아하, 본좌의 명은... (잠시 멈칫하다 계속한다.) 제제라 하오니, '제제님'이든 뭐든 편히 부르시게나! (공작이 깃털 부풀리듯 뽐내는 몸짓이다.)

48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14:58:20

>>47 제제
이 기회에 경험해보고 그러는 거지. 왜, 처음 듣는 호칭이 무섭기라도 해? 우리 학생 무서웠어요? 그랬어요?
(혀 짧은 소리와 함께 당신을 놀리는 권태. 하는 행동이 유치하여 서로의 나이가 바뀌어야 할 것만 같다...)
아니, 아무리 나라도 만 19세 이하한테 술 심부름은 좀... (절레절레.) 흐음. 뭐야. 딱 보면 다 안다, 그런 거냐? 그럼 내가 지금 무슨 생각 하는지 맞춰봐라.
(자신의 턱을 슬슬 쓸며 당신을 내려다보았다. 이 아이는 중2병에 걸린 아이인가,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래 제제 꼬맹이. 나는 박권태다. 권태님이라고 꼬박꼬박 '님'을 붙여서 부르도록 해.
(...물론 농담이다.)

49 제제 (XRrwUr2UXM)

2023-08-06 (내일 월요일) 15:16:57

>>48 박권태

하, 학생?!? 꼬맹이?!? (충격, 그리고 충격!) 거기에 심부름까지...! (푸욱, 공기 꺼진 풍선처럼 허망하게 읆조린다. "술" 심부름이 아니라 술 "심부름"이란 말에 집중하는 듯 하다. 거기에 제제 꼬맹이라니! "님"까지 붙이라니?! 잇다른 충격에 고개를 푹 숙인다.)

(중얼) 크윽... 무례한 자로다. 허나 이 것 또한 본좌의 업이로니,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들릴듯말듯힌 목소리로 스스로를 탓하는 어조는 제제 중2병 의혹에 뼈와 살을 덧붙힌다.)

(그리고선 침울하게 고개를 올리는 데, 마음을 다잡은 듯 보인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박권태의 이름을 듣고서 깨달은게 도움을 준 모양이다. 다시 우위에 오른 모습이다.)

흥. 보이는 것만 아는 것이다. 본좌에게 보이는 게 많은 건 부정하지 않갰네만... 예를 들어, 그대가 본좌를 얕보고 있는 것이야 훤히 보인다! 거기에.. (일부러 말을 흐린다.)

50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0:05:24

>>49 제제
그래. 무시무시하지? 너무 무서워서 온몸이 벌벌 떨리냐? 응? 권태님의 위용에 압도되기라도 했나봐? 으응~? 우리 제제 꼬맹이~?
(당신이 왜 이렇게 크게 반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재밌으니 됐나. 권태는 가볍게 생각하기로 했다. 누가 봐도 재밌어 죽겠다는 표정으로 턱을 쓸며 히죽히죽 웃는다. 당신이 겸허히 참고 또 참다가 한번 소리 지르는 모습을 보고싶은 것 같기도.)
어허... 꽤나 중2병, 아니, 철학적인 말을 하는구만. 그나저나 내가 널 얕보고 있다니? 어쩜 그런 말을. 너무 딱 들어맞아서 놀라울 지경인데?
(능청스레 긍정하다가, 끝맺지 못 한 말에 궁금함을 숨기지 못 하고 콧소리를 살짝 낸다. 당신의 뒷말을 따라해보기도 한다, "거기에?")

51 제제 (XRrwUr2UXM)

2023-08-06 (내일 월요일) 20:35:20

>>50 박권태
본좌가 어찌 그대 같은 망나니를 두려워 하겠는가!!(맙소사! 하는 탄성과 함께 이마에 착, 손을 붙히고 신음성을 흘린다. 박권태 같은 인간은 처음이라고 온몸으로 소리치고 있다. 빽, 탄성을 내지르는 것을 보니 목적은 반쯤 달성했을수도? 얕보고 있긴 하다는 능청스러운 말에 씩씩대다 후우, 하고 마음을 가담는다.)

거기에, 라 되묻는다면... (흘깃, 벽에 달려 있는 스피커에게 잠시 시선을 던진다.) 그대, 첫 심문이 곧이지 않는가. 필시, 조금은 심란해 하고 있을터라 보이네만.

(당신을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와 함께 고개를 살짝 기울인다.)

본좌라도 도움이 된다면, 사소한 걱정거리든 뭐든 들어줄수 있다네.

(모르는 자, 그것도 얼마 전까지 타박하던 자에게 내비치는 순수란 호의와 관심. 익숙하다 못해 편해보이지만, 동시에 맞지 않는 옷처럼 보인다. 진심을 담은 눈동자에 당신은 호감을 느낄수도, 꺼림칙함을 느낄수도 있다.)

...근데, "중2병"은 무엇이느냐? 큰 병이느냐?

52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0:55:29

>>51 제제
(당신이 탄성을 지르자 권태의 목에서도 큰 소리가 터져나온다. 으하하!)
망나니라니, 망나니라니! 아하학, 살면서 그런 말은 처음 들어본다! 너 어디 조선시대에서 온 거야? 하는 말도 완전 노친내같고......
(웃음이 잦아들고 진정을 위해 심호흡을 한다. 가슴을 몇 번 쓸어내리고 나서야 침착하게 대답한다.)
아... 웃겼다. 음. 심문?
(권태의 붉은 눈에 가라앉은 빛이 지나간다. 심문은 그가 지금껏 마주하려 하지 않은 사건이었기에, 의식하게 된 지금 드는 감상은... 귀찮음 뿐이었다. 생각하기 귀찮다. 대처법을 궁리하기 귀찮다. 회피 성향이 짙은 권태의 나쁜 버릇이다.)
걱정 마라, 꼬마야. 그 정도야 뭐... 이 나이 먹으면 그런 거 아무렇지도 않아진다. 죽는 것도 아닌데.
(그러니 이 화제를 피하기 위해 가벼운 거짓말을 하기로 했다. 능청스레, 그리고 자연스레 말머리를 돌린다.)
중2병? 음. 불치병이지. 내가 보기에 너 꽤 위험군이야. 검진 한번 받아보지 그러냐?

53 제제 (WbQsOd2rm6)

2023-08-06 (내일 월요일) 21:16:42

>>52 박권태

어째서 웃는 겐가?! (경악을 금치 못한다.) 노친내애?! 이 격의있는 말투를 그리 폄하한다니! (이 대화는 제제에게 충격의 연속인가보다. 웃겼다는 당신의 말에 동공이 사정없이 흔들린다.)

(당신을 주의깊게 살펴보고 있어서 그런지, 당신의 눈동자를 스친 찰나의 감정을 놓치지 않는다. 소녀 본인의 눈이 앞의 타인을 위한 걱정으로 짙어진다. 죽는다라... 심문 자체에서 죽음이 나오지는 않지만, 죽음 또한 그리 비롯될텐데. 소녀는 잠시 정정할까를 고민하다 침묵을 선택한다. 지금 도움은 안될테니. 대신 그를 위한, 거의 본능적인 걱정이 앞선다.)

나이를 먹었다해서, 아무렇지도 않아지는 건 아니라 생각하네만.

(경험으로 앞의 사내가 스스로의 걱정거리를 회피하는 것 자체는 눈치채지만, 그 이상은 알지 못해 그저 손을 내밀어 그의 팔을 토닥이려 한다. 그저 편하게 본좌에게 하소연을 하면 될텐데? 하고 의문을 품으며.)

불치병...! (눈이 동그래진다.) 그, 검진이란 것은 어디서 받으면 되는 것인가? 의사라는 자들은 쉽게 믿으면 안된다 배웠... 크흠, 생각하네만.

54 SAMAEL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00:15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55 SAMAEL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00:43

우리는 간수장의 안내에 따라 재판장에 집합했다. 변호사도 검사도 존재하지 않지만 천사를 흉내낸 판사만은 자리한 심판대. 법관석 뒤쪽으로 커다란 스크린이 설치되어 있고, 그 앞에 사마엘이 앉아있다. 배심원석에는 의자마다 이름이 적혀 있어, 자신의 좌석을 찾아 앉으면 될 것 같다.

법관석의 사마엘이 여섯 장 날개 아래의 안구로 우리들을 훑어본다.

"잘 오셨습니다, 배심원과 죄인 여러분. 오늘의 심문 대상인 박권태는 증인석으로, 그 외의 배심원분들은 배심원석으로 이동해주시길 바랍니다."

말을 하며 사마엘은 증인석과 배심원석을 한 번씩 손끝으로 가리켰다.
의자 앞쪽의 책상에 메모를 할 수 있는 종이와 펜이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그 종이의 제일 위에는...

"배부된 종이의 상단에 적힌 선서문을 낭독해주시길 바랍니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 라고 적혀있었다.
선서문 낭독을 부탁한 사마엘이 어깨를 으쓱인다.

"따르기 싫으면 안 해도 되고요."


【진행에 참고하기 위한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56 제제 (WbQsOd2rm6)

2023-08-06 (내일 월요일) 22:04:12

시작이로군.

(소녀는 빙그레, 씁쓸한거 같기도, 달콤한거 같기도 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자리로 이동한다. 타칭 죄인이 타칭 죄인을 심판한다니 웃긴 모양세라 생각하며.)

본좌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한다네.

57 시미즈 마사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2:04:49

마사는 양손으로 제 몸을 껴안고 자못 방어적인 자세로 재판장에 나타났다. 그러나 반항적인 눈빛은 그녀가 아직 힘을 잃지 않았다는걸 말해주고 있었다. 그녀는 말없이 자기 자리로 가다가 다른 사람의 자리에 앉을 뻔했다. 미안해요. 말하는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긴장한 듯했다.

목을 가다듬은 마사는 선서문을 읽는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선서문을 내려놓은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시비를 한다. 평정을 가까스로 되찾은 것 같다.

"모두가 읽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그리고 읽지 않는 사람이 있는지 주위를 살피는 것 같다.

58 세이카 (nXxiilcwgA)

2023-08-06 (내일 월요일) 22:09:10

"......ㅈ,저는...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죄인을 ㅈ증거에 의해, ㅈ진실하게 ㅍ평결할 것을...엄숙히선서합니다"

59 옥사나 하네즈카 (j42QRL0w.2)

2023-08-06 (내일 월요일) 22:10:56

(곧은 자세로 좌석에 앉은 옥사나, 흐리멍덩한 눈에는 재판장의 누구도 비춰지지 않는 듯 했다. 약간 떨리는 손 끝, 구속복으로 제대로 들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팔의 반정도를 들고 입을 열었다.)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그녀는 익숙하다는 듯이 선서문을 읊었다. 그 우로는 다시 조용히 팔을 내린 뒤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무언으로 무언가를 세심히 살피는 카멜레온 앞의 벌레처럼)

60 SAMAEL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11:06


"좋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1, 박권태의 제 1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의사봉을 한 번 두드린다. 망치 소리가 가슴 깊숙히 묵직하게 다가온다.

"배심원 여러분은 죄인 박권태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사마엘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댄다.
그의 말대로 자유롭게 질답을 하면 될 것 같다.

61 시미즈 마사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2:14:29

마사는 침을 꿀꺽 삼킨다. 상대가 남남인데다 연상이라는 것도 적잖이 부담으로 다가온 듯하다.

학교에서 선생님의 질문에 답하듯 일어나 손을 번쩍 치켜든다.

"시미즈 마사, 질문이 있습니다. 살해한 것에 대해 기억나는대로 말해주시죠."

기억나는 것이 전혀 없다면 평결을 할 수가 없잖아. 그녀는 조그많게 중얼거린다.

62 제제 (WbQsOd2rm6)

2023-08-06 (내일 월요일) 22:16:05

아무 질문이면 되나?

(고개를 느릿하게 기울이며 되묻는다. 나이와 상황에 맞지 않게 침착하다는 느낌을 받을수있다.)

그렇다면... 본좌, 그대에게 개인적으로 궁금한 점을 묻겠네.

필시 그대는 이미 누군가의 목숨을 앗은 게 맞겠지? 그러하다면, 그대는 그대의 살인이 죄라고 느끼는가? (살인 자체보다 이 쪽이 더 궁금한 듯 하다.)

63 옥사나 하네즈카 (j42QRL0w.2)

2023-08-06 (내일 월요일) 22:16:45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조용히 각자 할 질문을 생각하는 데에 어느정도는 시간이 걸리는 듯 한 것을 확인한 그녀는 다시 선서를 할때처럼 손을 살짝들고는 말했다.)

죄수번호 4번 옥사나 하네즈카입니다. 박권태씨, 당신의 가족 구성원에 대해서 있는 대로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64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16:59

>>61 마사
오오. 완전 모범생같잖아. (태평한 태도로 뒷목이나 쓸면서 말하고는...) 기억나는 대로 말해달라 해도 말이지. 이 아저씨, 별로 기억나지 않는다고? 술을 너무 퍼마시면 필름 끊긴다고 하잖냐. 그런 거려나. 뭐, '살해한 것'은 인간이겠지? 아마도? (어깨를 으쓱인다. 전혀 진지한 태도가 아니다.)

65 세이카 (nXxiilcwgA)

2023-08-06 (내일 월요일) 22:17:23

...ㅇ, 으우...

(망설이는 모습을 보이다 조용히 상황을 보는 느낌의 세이카였다.)

66 시미즈 마사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2:18:37

모범생같다는 말에 입술을 꾹 물지만, 뭔가 자신감을 되찾은 것 같다. 시미즈 마사는 다시 기립하여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술김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하면 죄가 가벼워질거라고 생각하시는건가요?"

67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19:01

>>62 제제
다른 사람들이 죄라고 판단했으니까 내가 이 곳에 있는 거겠지. (뜸.) 하지만 나는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아.

>>63 옥사나
아내하고 딸아이 한 명. 지금은 없어. 이혼했거든. (으쓱.) 부모하고는 절연한지 오래라 얼굴도 가물가물. 더 털어?

68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20:37

>>66 마사
죄가 가벼워지든 무거워지든 말이지- 기억 나지 않는 건 안 나는 거라고. 의심받다니 슬프네. 울어도 되냐? (웃는 낯으로 묻는다.)

69 제제 (WbQsOd2rm6)

2023-08-06 (내일 월요일) 22:21:37

호오. 기억이 안난다라. 그리하면, 그대는 그때 취해있었다는 말인가?

(눈을 깜박이며 고개를 주억거린다.) 흐음? 그러면 그대는, 그대가 살해한 자가 누군지, 살해를 한 이유라던지, 전부 모르는 겐가?
추측하고 있는게 따로 있다면 듣고 싶네만.

70 시미즈 마사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2:22:45

>>68 "장난치는 듯한 태도로 응하지 말아주세요!"

앙칼진 목소리로 그렇게 말한 마사는 분을 식히려는 듯이 팔짱을 끼고 앉았다. 한동안 다른 배심원들의 질문과 답변을 지켜보던 마사는 다시 기립해 손을 든다.

"이전까지 술을 마시고 나서 폭행이나 협박 갈취 등 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있나요?"

71 옥사나 하네즈카 (j42QRL0w.2)

2023-08-06 (내일 월요일) 22:24:05

아니오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불우한 가정환경이기는 하네요. 그렇다고 가감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그녀는 무언가를 기억한다는 듯이 지금까지의 질문 횟수만큼 왼쪽 손바닥을 오른쪽 검지로 두들겼다.)
다음 질문입니다. 수감자들 중 당신이 가장 꺼리는 수감자가 있습니까?

72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25:01

>>69 제제
취했겠지. 애초에 나, 거의 항상 술 마시고 있다고? (증명이라도 하듯 손의 소주병을 들어올려 흔든다. 찰랑찰랑.)
...... 추측~ 추측 말이지? (싱글벙글 웃으며.) 뭐어, '나름대로 추측해보자면', 그 날 처음 본 사람이었으려나? 얼굴 보기 짜증나서 확! 이라는 느낌?

73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28:23

>>70 마사
에이 참. 박권태한테서 장난 빼면 시체인데. 죄를 더 늘릴 셈이냐 꼬마야? (여전히 태도를 고수하며 대답한다.) 음. 없네. 문도 안 열고 방안에만 처박혀 있었거든.

>>71 옥사나
너무하시네 정말. 불우한 가정환경을 참작해주시죠? (진심으로 바라지는 않는 모양이다.) 가장 꺼리는 수감자... ...... 아직은 없네. 모두하고 대화해본 것도 아니라. 애초에 여기 전부 살인자들이잖냐? 나랑 똑같은 사람들인데 싫어할 이유가 없지?

74 세이카 (nXxiilcwgA)

2023-08-06 (내일 월요일) 22:31:10

>>73 "...!"

(또 숨이 빨라지는 세이카. 계속 떨고 있었기에, 소리가 그렇게 크지는 않을 테지만... 과연 어떨까.)

75 제제 (WbQsOd2rm6)

2023-08-06 (내일 월요일) 22:31:11

술이 그렇게 좋은 것인가..? (상황에 다소 맞지 않는 질문이다. 눈을 꿈벅이다 권태의 이어지는 답에 고개를 다시 한번 기울인다. 그다지 동요는 하지 않지만 탐구심이 한층 깊어진 모양이다. 일단은 선의에서 비롯되어 보이지만.)

추측이라. 그대가 삶을 앗아가준 사람이 누군지도 모르는 겐가?
아, 그리고 그대는 원래 누군가의 얼굴이 보기 싫으면 살인을 하고 싶어하나?

76 옥사나 하네즈카 (j42QRL0w.2)

2023-08-06 (내일 월요일) 22:31:55

>>73

그건 제가 아니라 이곳의 시스템을 탓하셔야겠네요. 가능하면 서로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야하지 않겠어요?

(그녀는 툭툭거리던 손가락질을 멈추었다. 이내 무언가 고민하듯이 잠시 숨을 멈추더니 이내 큰 심호흡을 하고 전까지의 불안을 평온한 얼굴로 바꾸어냈다.)

질문의 방향성을 조금 바꾸어야겠네요. 권태씨, 당신은 당신이 마음에 드시나요?

77 시미즈 마사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2:33:47

방 안에만, 이라는 말이 마음에 걸리는 듯하다.

"방 안에만 있었는데 그날은 어떻게 살해를 했죠? 제 말은, 살해를 했다 함은 다른 누군가와 함께 있었다는 거잖아요?"

안경 뒤의 두 눈이 날카롭게 빛난다.

"그날 약속을 했던 사람이 있나요? 아니면 어딘가에 가기로 예정이 있었나요?"

78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34:37

>>74 세이카
꼬마야. 너는 질문 안 하냐? 아직 나한테 삐쳤니? (저번에 당신이 도망갔던 사건을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인 듯.)

>>75 제제
술 좋지~ 마시면 모든 시름을 잊을 수 있는 마법의 약이라고. 제제 꼬맹이는 아직 못 먹지만. 어른 되고 와라. (낄낄 웃는다. 말이 나온 김에 소주를 두 모금 마시고) 몇 번째 하는 말인지 모르겠는데, 기억 안 난다니까. 관심도 없었고. 그리고... 글쎄, 원래 과격한 사람들은 싫어하는 사람 보고 죽인다! 죽었으면! 이라고 자주 말하지 않냐? 나도 딱 그 정도지.

79 시미즈 마사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2:37:20

떨고 있는 세이카를 흘끗 보더니 눈썹을 찌푸리며 다시 기립과 손을 든다.

"배심원에게 겁을 주지 말아주시겠어요?"

80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39:01

>>76 옥사나
초등학교 때 바른생활은 100점 맞으셨겠구만. (낄낄 웃고는) 나 자신. 음. 이런 질문이 나올줄은. (자신의 턱을 메만지다가) 좋으냐 싫으냐로 따지면 싫어하는 쪽. 자기효능감이라든지 자존감이라든지, 그런 복잡한 거 생각하기 싫지만.

>>77 마사
어이쿠. 무서워라. 눈빛에 베이겠어. (으쓱...) 그리고 나는 '살해를 한 날 이전'에는 술을 마시고 방안에 처박혀 있었단 뜻으로 말한 거야. 게다가 한동안 술 끊었을 때에는 밖에도 자주 다녔고. 그 날에는... 뭐, 심심해서 산책이라도 하고 싶었나보지?
약속도 없었고 약속 할 사람도 없다. 꼬마야. 내 편협한 인간관계를 무시하지 마라?

81 세이카 (nXxiilcwgA)

2023-08-06 (내일 월요일) 22:39:44

"-"

(입을 열려 하지만,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시선이 병을 향해, 의사봉을 향해, 날카로운 질문들을 향해 이리저리 움직인다.)

"-..."

(그러다, 이내 고개를 숙인다.)

82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40:08

(처음으로 표정이 바뀐다. 억울. 얼척.) 아니 난 말 한 것밖에 없는데. 말 하지 마? 심문 중인데? 아니면 얼굴 가려? 눈 깔아?

83 제제 (WbQsOd2rm6)

2023-08-06 (내일 월요일) 22:41:14

꼬, 꼬맹이?! (새소한 명칭에 또다시 격하게 반응한다. 아주 반응혜자다. 공기 빠진 풍선처럼 추욱, 늘어지다 고개를 도리질한다.)

정확한 답을 회피하는거 같네만... 본좌가 묻고 싶은 것은, 그러니까... (잠시 고민한다.) 모두 그리 말한다해서, 그리 행동하고픈 것은 아니라 알고 있네만. 그대는 그대가 그런 '과격한 사람'이라고 보는 겐가? 아니, 보았는가?

그리고... 그대는 잘못한 것이 없다 생각한다 했지. 그대가 잘못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뭐라 생각하나? (가장 중요한 변론 말일세, 하고 덧붙인다.)

84 시미즈 마사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2:42:17

"그건 자랑이.... 으읏,"

태클을 걸고 싶었지만 그러기에 알맞지 않은 상황이라는 걸 자각했나 보다. 마사는 권태의 불성실한 태도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고 있었지만 심판은 그와 상관없이 이성에 따라 할 예정이었다.

"집으로 찾아올 만한 사람도 없었다 이거죠?"

피해자와의 관계가 오리무중이다. 마사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박권태 씨가 술을 마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85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44:05

>>83 제제
...... 글쎄? (고개를 슬 기울이며 웃는다.) 내가 나를 과격하다 생각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아. 굳이 따지자면 과격하다는 쪽이 맞지 않을까.
이유. 이유라. (생각을 잠시 하고는) 누구든지 내 상황이었으면 나처럼 행동했을 테니까.

86 시미즈 마사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2:44:07

"그러니까 겁을 주지 마시라는 말입니다! 배심원을 고려해서 더 성실한... 아니, 부드러운 태도로 말해줄 수 있잖아요?!"

세이카를 보고 신경쓰는 듯하다. 학생회장으로서의 습관일까. 성실한 태도로 임해달라 할 뻔한 것은 그저 본인의 원이었던 모양이다.

87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46:53

>>84 >>86 마사
어휴...... 알겠어. 부드럽게. 목넘김이 부드러운 크림 맥주처럼, 그치? (당신의 말을 납득한 건지 아니면 논쟁이 귀찮은 건지. 말투가 바뀌기는 한 듯하다.)
없었어. 지금 사는 집에 누가 찾아온 적도 없네. 그리고 계기는... 글쎄. 왜였지? 아. 이건 시치미가 아니라 정말 기억이 안 나서 이러는... 내 첫 술은 벌써 20년 넘게 지났다고?

88 옥사나 하네즈카 (j42QRL0w.2)

2023-08-06 (내일 월요일) 22:48:31

그럴거라 생각은 했어요. 아무리 그래도 술은 좀 줄이도록 하세요. 자기 파괴적인 성향은 어떤 방식이던 좋지 않습니다.

(주변을 바라보고는 조금 한숨을 내뱉는다.)

우선 조금 진정들 하도록 해요. 성실한 아가씨도, 거기 소심한 아가씨도.
공포로 인해 심문을 하지 않아도 딱히 문제가 생기지는 않으니까요.

(그녀는 다시 툭툭거리며 의자의 손받이를 건드리기 시작했다. 다소 사소한 소음이 재판장에 울려퍼진다.)

그럼 권태씨, 심문을 계속할게요. 싫어하는 것은 있으신가요?

89 시미즈 마사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2:49:25

팔뚝에 힘을 주어 번쩍 쳐든다.

"잠깐, 제제 씨에 대한 답이 지금까지와 다릅니다. 마치 살해했을 때의 상황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크림 맥주라는 비유가 맘에 안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는 모양이다.

90 세이카 (nXxiilcwgA)

2023-08-06 (내일 월요일) 22:49:40

"아, 아니- 그- 박권태아저씨가잘못한게아니라그냥이주제자체가무서워서여서죄송합니다방해할생각은아니였는데"

91 제제 (WbQsOd2rm6)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0:01

>>81 세이카
(흘깃, 세이카를 향해 시선을 둔다. 본성은 그런 소녀를 혼자 두게 용납하지 않는다. 어깨에 수감복 위로 걸치던 영대를 벗어, 소녀를 향해 던지듯 건넨다.)
무리하지는 말게. (속삭이듯, 다정히 말을 건네고 다시 앞을 본다.)

>>85 박권태

(곤란한듯, 팔짱을 끼며) 본좌는, 중요하다 보네만...
(그에 관해 더이상 캐묻기는 관둔 걸까? 턱에 손을 얹고, 눈이 가늘어진다.) 그대의 상황, 말인가.
(짧은 침묵.) 그대는...흠. 그대는... 이러한 상황에서, 그리한 행동으로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 아닐세.
다음 질문일세. 그대는 '용서받아 마땅한가'? 부디 진실을 얘기해주게.

92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0:14

>>88 옥사나
바른생활 100점이 정신분석학으로 발전됐어. (작게 툴툴거리고는) 싫어하는 거... 음. (잠시 제 손의 술병을 내려다보고는) 누군가가 내 것을 뺏어가는 거. 주로 누군가가 술 좀 그만 마시라고 내 술병을 뺏어갈 때 느끼고는 하지.

93 시미즈 마사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1:18

옥사나를 째릿하고 노려보며 팔짱을 낀 채 말한다. 한없이 방어적인 모습이다.

"박권태 씨에 대한 공포는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정도 요구는 당연한 것이죠."

흥, 하면서 한쪽으로 묶은 머리카락을 등 뒤로 넘기는구나.

94 시미즈 마사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3:37

>>90 아무 표정 없이 세이카를 내려다본다. 옆자리였다면, 손을 잡아주려 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무서운 주제는 있게 마련이죠. 그래도 가급적 이성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해요."

그런다고 딱히 박권태에 대한 사과는 하지 않나보다.

95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3:43

>>89 마사
어떻게 생각하니, 꼬마야? 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 (긍정은 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부정하지도 않는 모습.)

>>90 세이카
어이쿠. 그러면 그냥 스무고개 한다고 생각해, 꼬맹아. 아니면 진실게임이라든가. 친구들이랑 안 해봤니? 좋아하는 연애인 있냐고 물어보는 것도 되지 않을까? (이것도 심문...인가?)

>>91 제제
뭐야. 말하려는 건 끝까지 말해. ... 줄래? (부드럽게 말하기 위해 뒤늦게 덧붙였다.) 용서받아 마땅하냐. 이성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욕심을 내보자면 나를 이해해주었으면 좋겠네.

96 옥사나 하네즈카 (j42QRL0w.2)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3:45

>>92 박권태
올바른 기준을 잡고 나면 대개 이런 쪽으로 발전되는 법이에요. 그런식으로 툴툴대도 계속할거구요.

(천천히 생각하듯 턱 아래를 집고있던 그녀는 이내 무언가 깨달은 듯 웃으며 말한다.)

그렇다면 다음 원수는 제가 될지도 모르겠네요. 아, 죽인 사람에게 사죄할 생각은 있나요?

(질문을 마친 그녀는 마사를 향해 고개를 돌린채 웃었다. 마치 귀여운 것을 본다는 것 처럼.)

재미있네요. 권태씨가 최종적으로 유죄를 받게 된다고 해서, 아가씨에게는 손해될 일이 없지 않나요?

97 시미즈 마사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5:29

>>95 "제 생각은 중요하지 않아요. 그렇지 않나요? 하지만 그런 모호한 태도로 나오면 박권태 씨는 확실히 불리해지죠. 거짓말은 보통 불리한 것을 숨기는 사람들이 하는 거니까요."

여전히 팔짱을 끼고 있다.

98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5:31

>>96 옥사나
너도 살해당하지 않게 조심해. (재미있는 농담이라도 된다는 듯 낄낄 웃는다.) 아니. 오히려 죽은 쪽이 나한테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99 세이카 (nXxiilcwgA)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6:32

"... ㅂ..."

"... 밖에 나간다면... 누굴, 제일 먼저 만나고 싶으신가요...?"

100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7:27

>>97 마사
그래, 조언 고맙다 꼬마야. 참고는 해보마. (귀담아듣지 않는 태도로 말했다.) 하지만 말야, 이 아저씨... 용서받든 안 받든 별로 신경 안 쓰는걸. 물 흐르는 대로 흐름에 몸을 맡길 생각인데, 그렇다면 물살에 타고 있는 동안 어떤 옷을 입을지 정도는 골라도 되지 않겠어?

101 제제 (WbQsOd2rm6)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8:22

>>95 박권태

실례했네. 그대의 궁금증만 유발하게 되었군. (미안하다는 듯, 작게 눈웃음을 짓지만, 굳히 말을 잇지는 않는다. 작은 소녀의 모습에게는 그저 우스꽝스러워 보일수도 있지만.) 이해라... 이해와 용서는 다른걸 그대도 알고 있다 생각하는 데 말이지.

미안하네만, 마지막 질문일세. 그럼 자네는, 현재 심문에 이성으로 임하고 있는게 아닌가?

102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8:22

>>99 세이카
............
(침묵. 잠시 뒤.)
내 딸 예담이. 그리고 예전 아내. 이은혜.

103 옥사나 하네즈카 (j42QRL0w.2)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9:21

>>98 박권태
나름 의사니까, 원한으로 살해했다간 나가서도 좋은 소리는 못들을거에요.(권태에게 맞장구치듯 웃어넘긴다.)
시간상 이게 마지막이 되겠네요 권태씨. 그럼... 사람에게 원한을 품은 것은 용서받지 못할 행위라고 생각하나요?

104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2:59:35

>>101 제제
하지만 긴밀하게 붙어있기는 하지. 그리고 그 둘을 구분하는 거,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쪽. 나는 내 머리에서 시키는 대로 말하고 있는 중~

105 SAMAEL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3:00:32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합니다.]

106 시미즈 마사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3:01:04

옥사나를 보고서 냉랭하게 답한다.

"유죄가 되었든 무죄가 되었든 각자의 이성에 비추어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기를 바라요. 그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아니다.

박권태의 불성실한 태도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이다.

"벽과 대화를 하고 있는 기분이군요. 저희가 당신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면 솔직하게 얘기해주는 게 가능성이 높을 텐데요."

107 박권태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3:01:40

>>103 옥사나
때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에는 충분히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원한을 품은 것'만 따지자면.

108 SAMAEL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3:02:59

의사봉을 두드리는 소리가 두 번. 사마엘이 사람들의 시선을 모은다.

"여기까지. 남은 질문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해결하시길."

자리에서 일어난 사마엘이 손가락을 한 번 튕기자 스크린에 불이 들어온다.
스크린에는 심상 독백이 추출되고 있다는 메세지와 퍼센트 게이지가 보인다.

"심상을 추출하기 위한 충분한 데이터가 모였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어 만족스럽습니다."

다음에 있을 심문때에도 오늘처럼 해주시길.
그 말을 끝으로 스크린의 게이지바가 꽉 채워진다.

"박권태의 심상으로부터 『 세레나데 』가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1심 박권태 심문을 종료합니다."

세 번의 의사봉 소리와 함께, 우리의 첫 번째 심문이 끝이 난다.

109 SAMAEL (dkI4IkD7Vw)

2023-08-06 (내일 월요일) 23:03:42

심상독백¹ #1 ── 죄수번호 001 박권태
『 세레나데 』

110 제제 (WbQsOd2rm6)

2023-08-06 (내일 월요일) 23:06:20

(조용히 박태권을 바라보다, 모르는 척 턱을 괸다. 이렇게 잠시 쉬어가는 우스꽝스런 희극, 그 더도 덜도 아니다. 그래도 이 심문을 통해 다른 수감원에 대해 이해가 깊어진 느낌이다. 조금이나마.)

(자신의 차례가 되어, 자신이 거기에 서있게 될때는 어떠려나, 속으로 생각하며 스크린을 응시한다.)

111 옥사나 하네즈카 (j42QRL0w.2)

2023-08-06 (내일 월요일) 23:08:09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시작 전부터 채워넣었던 담배연기는 이미 사라진지 오래인데도 몽롱한 정신 속에 가만히 선채로 스크린의안에 새겨진 익숙한 사연들을 바라본다.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 채로.)

(그저 그녀는 모두가 사라지는 순간까지 그렇게 그자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112 시미즈 마사 - 제제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3:15:47

재판장에서 심상 독백을 읽으며 표정이 변화한 마사는 입술을 꼬옥 깨물고 재판장 밖을 나섰다.

"읏..."

긴장했던 탓인지 다리가 떨린다. 그래도 남들 앞에서 티내는 건 싫어 멀쩡한 척 몇 걸음 걸어 나가다가 구석진 곳에 버려져 있는 의자를 발견한다. 의자의 먼지를 툭툭 털어낸 뒤 조심스럽게 그 위에 앉는다.

"후우...."

113 제제 - 마사 (XRrwUr2UXM)

2023-08-06 (내일 월요일) 23:21:53

그렇게 숨을 가담던 마사 앞에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괜찮은겐가?"

마사가 올려다보면, 한쌍의 다정한 잿빛 눈을 볼수 있을테다. 제제라는 이름의 소녀는, 그 옆에 무릎을 꿇어 마사와 눈을 마주치려 한다. 걱정스러운 듯, 초면일게 분명할 얼굴에서 슬피 쳐진 눈꼬리가 보인다.

"미안하군... 본좌는 그대도 신경 써야했는데."

작게 중얼거리듯 얘기하며 고개를 저어 흔든다.

"마음이 많이 복잡하겠지."

114 시미즈 마사 - 제제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3:25:42

이 사람은.... 재판장에서의 그녀가 떠오른다. 그 앞에 쓰여있던 이름도. 분명...

"제제 르 귄 씨."

눈높이가 순식간에 맞춰졌다. 자신은 동정받고 있나? 마사의 팔에 힘이 불끈 들어갔다. 그녀는 벌떡 일어선다. 자신이 괜찮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제 마음은 별로 복잡하지 않아요. 당신들과 다를 것 없다구요? 조금 긴장했을 뿐이에요. 그러니까 절 신경써줄 이유도 없어요."

주변을 둘러보며 다른 사람이 없는지 살핀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야기의 주인공은 없는 것 같다.

"저보단 미나미노하라 씨가 더 복잡해 보였다구요?! 그러니까 그쪽을 신경써주신 건, 잘 한 거예요."

뭐랄까, 조금 못마땅해보인다.

115 제제 - 마사 (CzvE.O9nYg)

2023-08-06 (내일 월요일) 23:43:25

마사의 입에서 나온 자신의 이름에 의외라는 듯이 눈이 동그래지다, 마사가 몸을 일으키자 덩따라 등을 핀다. (똑바로 일어서도, 제제가 커 보이는 일은 전혀 없겠지만.)
마사의 반응을 유심히 살펴보며, 다 이해한다는 듯이 눈을 살며시 감는다. 이런 태도에서 상대는 되려 불쾌감을 느낄수도 있겠지만. 마사의 날선 반응에 덤덤히, 그러면서도 잠시 고민하듯, 침묵하다 다시 느릿하게 입을 뗀다. 앳된 얼굴과 대비되는 이상한 어투다.

"실례했군. 모두... 음, 본좌를 포함한 모두의 마음이 평온치 않을거라 생각해, 섣불리 판단했다네. 다만, 마음이 흐트러졌다하면, 그게 죄인 것도 아니지 않는가? 하튼, 항시 걱정하는 입장으로써는, 신경 쓰지 않을 이유도 없다 본다네."

아, 미나미노하라씨. 그리 떨던 소녀를 얘기하는 것인가. 기억에 의하면, 눈 앞의 소녀도 심문 내내 그녀를 신경쓰고 있었다. 고개를 주억거리며, 눈매가 보드라워진다. 마사의 불편한 심기는 눈치 못챈듯이, 혹은 눈치 못 챈 척하듯이.

"이런 상황에서도, 그대는 남의 걱정을 마음에 담을 수 있는 자로구나. "

116 시미즈 마사 - 제제 (dOf96V2ODY)

2023-08-06 (내일 월요일) 23:48:28

말투가 특이한 사람이다. 고풍스럽달까, 하지만 그것도 각자의 개성이라 생각해 그에 대해서는 입에 담지 않는다. 그토록 다정한 눈빛을 해준 사람에게 너무 까칠하게 대했다는 자각이 있는 걸까. 마사는 손가락을 맞대어 꼼지락거린다.

"죄는 아니지만... 나는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이니까."

그 말을 하고부터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위풍당당함이 깃든 눈빛으로 말을 이어간다. 불규칙했던 숨소리도 편안하게 변한 것만 같다.

"당신은 무엇을 그렇게 걱정하는 건가요? 남들이 신경쓰이는 건가요? 이곳에 들어온 이상 자기 자신의 안위가.... 가장 걱정스럽지 않은 건가요?"

마지막 말은 칭찬으로 받아들이는 기색도 없이 당연한 것을 했다는 듯 초연히 말한다. 가슴 윗부분에 손가락들을 얹고서,

"그야, 학생회장이니까."

117 제제 - 마사 (CzvE.O9nYg)

2023-08-06 (내일 월요일) 23:59:02

오, 하고 작은 감탄사와 함께 마사가 품세를 바꾸는 것을 지켜본다. 더불어 조금이나마 평정을 찾은 듯한 모습에 진심으로 기쁜 듯, 눈매를 휘는 것은 덤이다. 마사의 말에 약간 멈칫, 하지만 최대한 매끄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본좌는, 본좌의 안위를 신경 쓸 입장이 아니라 할까. 본좌야, 오히려 여기의 '타칭 죄인들'의 마음을 제일로 걱정해야하는 입장이라네. 그대를 포함해서 말이야."

마사의 질문이 오히려 우습다는 듯이 푸흣, 작은 웃음소리를 터트린다.

"하지만 그대는 아니니, 그야말로 더욱 더 대단한거지."

똑같이 진심을 담은 말에, 두 눈이 부담스럽게 빛을 내는 듯하다. 허나 왜 인지, 그 것 또한 얼마 가지 않는다.

"....음."

제제라는 이름의 소녀에게서 식은 땀이 흐르는 듯하다. 머뭇거리며 입을 열고 닫는 것을 반복하다, 이내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그.....음.... 그러한데... '학생회장'이란 무엇인가...? '사쿠라가오카'는 또 뭐고...?"

맙소사.

118 시미즈 마사 - 제제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00:04:54

"하아?!"

한쪽 눈썹이 찌그러진다. 불만스러운 듯한 목소리가 터져나온다.

"당신은 그 날개 모양의 생물.... 생명체가 맞는지도 의심스럽지만, 그것과 무언가의 접점이라도 있는 건가요? 낙하산.... 이라든가? 그러지 않고서야 우리와 당신이 다르다는 그 태도는 뭔가요?"

거슬리는 기색이 역력하다. 제제의 눈빛이 부담스럽다는 듯이 이윽고 시선을 피해버린다.

하지만 다음에 나온 질문은 그녀의 시선을 제자리로 돌려버렸다.

"하~?!? 장난치는... 건 보아하니 아닌 것 같고,"

한숨을 포옥 쉰 뒤 설명해주기로 한다.

"학생회장은 말 그대로 학생회의 장이자, 학교에서 학생들을 대표하는, 그들의 지도자랄까요.. 사쿠라가오카는 제가 다니는 학교의 이름입니다."

의심스러운 눈길로 본다.

"학교는 안 다니는 건가요? 보아하니 또래 같기도 한데."

엄청난 동안인건가?!

119 제제 - 시미즈 마사 (08woOPbOTw)

2023-08-07 (모두 수고..) 00:15:59

갑작스레 울려 퍼지는 목소리에 흠칫, 놀라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선다.

"낙하산...? 본좌는 그러한 물체가 아니다만..."

소심히 반론하다 본인의 흐트러진 모습을 깨닫는 듯이, 크흠, 목을 가다듬으며 다시 똑바로 선다.

"그, 다르지 아니한가?"

지금은 똑같은 존재인가? 아닌가? 스스로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기울이는 모습이 퍽 우습고, 많은 질문을 자아낼듯하다.

"으음, 일단 본좌는 그... 생명체와 접점도 없고, 들어온 것은 똑같이 들어왔으리라 믿는다만..."

이어지는 설명에 아하, 하며 이해했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실제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학생회...는 모르겠지만, 나머지는 잘 알겠다. 학교의 학생 또한 대표가 있었구나. 사마의 기새에 조금 위축된듯, 약간 곤란해 하는 표정을 지으며 실토한다.

"학교...의 존재는 알고 있네만, 본좌가 직접 가본 적은 없다네."

그대, 설명을 친절히 잘 하는 재주가 있구나. 감사를 전하지, 하고 덧붙이며 싱긋, 웃어보이는 건 덤이다.

120 시미즈 마사 - 제제 (iBjI8vdzcY)

2023-08-07 (모두 수고..) 00:37:04

으응...! 마사는 주먹을 꾸우욱 쥐더니 설명하기 시작한다. 이정도면 스피드웨건의 세싹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러,니,까! 낙하산이라는 물체라는 게 아냐! 비유라는 거죠. 그 사람... 생명체를 잘 알아서 덕을 보는 존재냐고 물은 겁니다만...!!"

"당신 스스로 무죄라고 확실하게 믿고 있다면, 그리고 그게 사실이라면... 적어도 이 중의 몇 명하고는 다를지도 모르죠. 이렇게나 사람이 있다면 모두가 무죄는... 아닐 것 같으니까. 아마도요."

그러면서도 조금은 침착하게 자신이 할 말을 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혼자만 무죄이고 다르다는 듯이 굴지는 말아주시겠어요?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게 있다고요? 당신이 무죄라고 생각한다면 만나는 사람들도 무죄일지 모르잖아요? 그런 굽어 내려다보는 태도는 불쾌해요."

흥, 손을 허리에 얹은 마사다. 감사의 말에는 조금 얼굴이 붉어진 듯하다. 그러면서도 고개를 팩 돌리고서,

"당연하죠.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알기 쉽게 설명해주는 게 제 의무이기도 하니까요."

뿌듯해하는 것 같다.

"학교에 안 갔다면 홈 스쿨링이라도 한 건가요?"

고풍스러운 말투를 보면 학교나 일반 사회와 담을 쌓고 지냈대도 이상할 건 없다. 아차, 홈 스쿨링이란 집에서 보호자에게 가르침을 받는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여 주었다.

121 제제 - 마사 (08woOPbOTw)

2023-08-07 (모두 수고..) 00:50:31

"그,그러한가?! 확실히 본좌는 전반적으로 사람을 암으로 덕을 본다고 보네만...?!"

스피드웨건의 파릇파릇한 새싹에 쉽게 휩쓸리는 제제. 마사 같은 류의 사람은 처음인지, 땀을 뻘뻘 흘리며 고개를 끄덕인다. 이어지는 말도 성심껏 듣다, 눈이 동그래진다.

"그, 본좌는 그런 생각한적 없네! 그, 그러니깐, 본좌는 오히려 모두... 그대 또한 무죄라고 생각하고 있었네만!"

허둥지둥 손을 자우로 내젖다가 바람빠진 풍선마냥 추욱, 늘어진 채로 조곤조곤 대답한다.

"그러니 본좌의 말은, 딱히 그런 의도는 아니였네만... 그대의 기분을 상하게 해버렸다니, 내 사죄하겠네..."

굽어 내려다보는 태도..가 불쾌하다니, 이 또한 듣는 게 처음이다. 그래도 잘못한 것은 사실이니, 속으로 매우 반성하며 고개를 숙인다. 오고 다서는 색다른 경험만 한다는 생각에 눈을 또르륵 굴리다 마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호, 홈 스쿨링은... 아네만... 하고 설득력 없는 소심한 반항은 덤이다.

"그, 크흠. 그렇다네. 본좌는 삶에 모든 것은 본좌의 부모에게서 배웠지."

122 시미즈 마사 - 제제 (x8I101Pkm.)

2023-08-07 (모두 수고..) 00:55:16

"그렇다구요?! 그건.. 너무하네요! 모두 평등한 위치라고 생각했는데... 저, 항의하겠어요!!"

정말로 항의할 기세다. 아니, 정말로 할 것이다...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니.... 완전 그렇게 보였다구요? 그냥 곤란해져서 아무렇게나 사과하는 건 아니고요?"

의심스러운 표정이다. 다시 팔짱을 낀다. 꽁꽁 얼어붙은 것 같은 태도다... 흠흠, 목을 추스리고서

"사죄할 필요까진 없어요. 작은 사과 정도면 괜찮으니까요?"

좀 츤데레하게 사죄(?)를 받아준다.

"부모님한테서 어떤 것들을 배운 건지 궁금하네요. 물어봐도 되나요? 특히 그 독특한 말투... 그것도 배운 건지."

호기심이 안경알 뒤에서 일렁거린다.

123 제제 - 시미즈 마사 (08woOPbOTw)

2023-08-07 (모두 수고..) 01:04:16

"으음? 으음?? 어으아니, 모두 그리 하지 않는가? 필시 사람이란 서로를 알아가며 덕을 보는..."

말하는 것을 보니... 마사의 설명조차 오해한 것처럼 보인다. 여러모로 당황 가득한 얼굴로 세차게 도리짓을 한다.

"진심이라네! 믿어주게나."

눈매를 늘어트리며 청하니, 마사의 약간 누그러진 듯한 태도에 안심하듯 손을 가슴께에 올린다.

"그대가 마음이 넒어서 다행이로군... 내, 다시 한번 사과한다네. 맹세코 그대의 기분을 상하게 할 의도는 없었으니."

낮은 목소리로 다시 한번 사과하면서도, 마사가 흔쾌히(?) 사과를 받드는 모습에 눈을 휜다. 더불어 부모의 얘기, 무엇보다 '배움'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더욱 신난듯하다.

"물론! 이 어투는 본좌의 품위를 위한 것이니, 항시 몸에 지니도록 가르침을 받았다네. 그, 본좌야 말로 묻고 싶은게 산더미라네! 예를 들어, 학교에선 어떠한 것을 가르치는 가?"

124 시미즈 마사 - 제제 (x8I101Pkm.)

2023-08-07 (모두 수고..) 01:12:27

"흐으응... 무슨 말인진 알겠어요. 그래도 이곳에 온 이상 모두 공평을 기해야 한다구요?"

부정이득, 이라든가 편의를 봐주는 건 아니겠지, 같은 혼잣말이 중얼중얼 나오는 것 같다. 그녀의 당황한 모습은 이 상황에선 도리어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

"..................하아. 알겠어요. 제제 르 귄 씨가 거짓말을 할 사람은 아닌 걸로 보이니. 이 판단이 틀렸다면 제 두 눈의 잘못이기도 하겠죠."

안경의 중심을 눌러 고쳐쓰고는,

"치, 칭찬해도 아무것도 안 나온다구요? 뭐, 아무튼 사과는 그 정도면 됐어요."

마음이 넓다는 얘기에 경계하는 자세를 고수한다.

"학교에서는 글에 대한 것이나 수학, 역사, 그 외에도 체육이나 악기 연주 같은 것들을 배워요. 저기, 여기서 죽지 않는다면 궁금해하지만 말고 학교에 다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예요?"

상대방의 홈 스쿨링에 대해 의심스러운 눈치다. 저런 말투를 품위라며 배우게 한 데다 기본적인 것들(예를 들어 낙하산의 뜻이라거나)은 안 가르친 것 같은데 도대체 배움의 기준은 어떻게 되어있는 걸까... 역시 학교의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125 제제 - 시미즈 마사 (08woOPbOTw)

2023-08-07 (모두 수고..) 01:31:42

푸흐, 하며 작은 웃음소리를 낸다. 비웃기보다는 호의로 내뱉은 웃음소리 인듯하다. 따로 무언가를 얻기 위해 그대의 좋은 점을 입 밖으로 내는 건 아니네만, 이라며 덧붙이는 것을 보면 그런거 같다.

"호오라. 그리 다르지는 않군! 그, 체육은 배우지 못했다만... 수학도, 그다지...?"

수학은 몰라도, 고생 한번 해본 적 없는 육체를보면 설득력은 있다.

여기서 죽지 않는다면, 학교에? 스스로가 무죄라는 확신은 있어도, 여기서 나온 후는 생각도 해 본 적이 없는 듯이 두 눈이 휘둥그래진다.

"그래도, 되는..거겠지? 그 것도 나쁘지는 않겠네만."

본인이 학교에 간다는 가능성을 생각도 해본적이 없는 것일까? 두 구의 잿빛 눈이 깊은 고민, 또는 혼란에 잠긴다. 그러다 너무 흐트러져있다는 것을 깨닫듯, 고개를 좌우로 흔드며 말을 잇는다.

"그... 그대는 학교란 곳을 꽤나 즐기는 것처럼 보이는 군. 그대야 말로 학교로 돌아가기를 기대하고 있나보군?"

126 시미즈 마사 - 제제 (x8I101Pkm.)

2023-08-07 (모두 수고..) 01:39:59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체육을 배운 적이 없다구요? 분명 말이라도 탔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무슨 편견을 가지고 있는 걸까. 안경 중간을 들어올렸다 내려 안경의 위치를 바르게 한다.

"체육은 중요하다구요? 체력은 모든 일에 필요해요. 특히 수영 같은 건 재난이 일어났을 때를 대비해 꼭 배워둬야 해요."

운동한 흔적이 거의 없는 제제를 흘겨보고서,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한다.

"여기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기초운동이라면 가르쳐줄 수 있는데요."

학교에 간다는 발상을 해보지 않은 걸까? 두려워하거나 꺼린다기보단, 아예 해보지 않은 생각을 들은 것처럼 군다...

"당연하죠. 사쿠라가오카에는 제가 필요하다구요. 하지만..........."

갑작스레 어두운 표정이 된다.

127 제제 - 시미즈 마사 (08woOPbOTw)

2023-08-07 (모두 수고..) 01:53:03

"..말? 푸흐! 하하핫... 미안하네만, 말 같은 생물은 본 적도 없다네."

웃는 거 조차 입가를 손으로 가리고 고풍스럽게 웃는다. 진심으로 즐겁다는 듯이 눈이 휘어진다.

"수영... 확실히 수영 조차도 배워 본 적이 없군. 역시 좋지는 않은가..."

스스로를 내려다보며 침울한 듯이 중얼거린다. 수영이란 것은... 역시 바다에서 배우는 것일까? 바닷가도 가본 적은 없네만... 끙끙거리다 마사의 말에 퍼뜩, 고개가 올라간다. 더불어 눈도 동그래져, 다시 한번 그 부담스러운 반짝임을 담는다.

"그, 그거 진심인가? 본좌가 그대에게 가르침을 청해도 괜찮은가?"

본인이 너무 흥분했다는 자각은 있는지, 크흠, 목을 가다듬으며 다시 평정심을 되찾으려 한다. 그러다가 마사의 표정이 어두워지니, 덩다라 기분이 가라앉은 듯, 함께 눈매를 늘어트린다. 위로하듯, 조심스레 마사의 팔에 자신의 손을 얹으려 한다.

오히려 위로하는 일이 익숙한듯한 몸짓이다. 터 놓아도 괜찮다고 할지, 더는 말을 잇지 않아도 괜찮다고 할지 고민하다, 결국 둘 다 의미하는 말을 내뱉는다. 일전의 마사의 반응을 생각하며 조금은 조심스럽게.

"괜찮다네."

128 시미즈 마사 - 제제 (x8I101Pkm.)

2023-08-07 (모두 수고..) 09:24:42

"제제 르 귄 씨는 예상을 항상 벗어나네요. 첫 만남이라 그러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그 웃는 모습조차 어디선가 배운 듯 하여 반은 신기하고 반은 진절머리가 난 듯이 바라본다. 정체가 정.말.궁.금.하.다!

"수영도 가르쳐줄 수 있지만 여기서는 한계가 있으니까. 좋아요. 내친김에 알려드리도록 하죠. 다시 한번 말하지만 간단한 맨몸운동이니까요. 간단하다구요? 그렇게 기대할 필요는 없다구요?"

눈빛이 적잖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저어하는 듯하면서도 빼지는 않는다. 그것이 시미즈 마사니까.

"...."

입을 뻐끔거리며 무언가 말하려고 하다가는 음! 하는 소리와 함께 말을 그저 삼켜버린다. 괜찮다는 말은 이래도 괜찮다는 뜻이었을 게다. 상대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면 무언가 더 터놓게 될지도 모른다. 물론, 오히려 더 터놓지 않게 될 수도 있고.

"따라오세요. 맨몸운동이나 체조를 하기엔 여기보다는 널찍한 곳이 좋을 것 같으니까."

당신의 작은 배려를 느낀 것일까 입가에 처음 보는 작은 웃음이 걸렸다. 그마저도 이내 사라지고 선생님 같은 얼굴이 되었지만 마사는 거침없이 앞서서 뚜벅뚜벅 걸어간다.

// 이걸 막레로 해도 될까? 더 이어도 괜찮고!!

129 INFO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12:02:56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지난 밤, 시미즈 마사가 제제 르 귄을 비롯한 모든 참가자들이 이 밀그램 시스템 내에서 인연, 학연, 지연으로 인한 특혜를 받고 있는지 오랫동안 따져 물었습니다. 의혹이 제기되었기에 답변합니다. 그런 거 없습니다. 애초에 저와 어떻게든 아는 사이려면 [보안 검열]사의 안드로이드여야 할 텐데 여러분이 AI이십니까? 최고의 기술력과 완성도를 자랑하는 AI인 저, 간수장 사마엘은 감정에 휘둘리는 일이 없으니 죄인 여러분들께서는 안심하고 재판에 집중하여주시길 바랍니다. 〕
〔 간밤에 제제 르 귄이 생전 처음 해보는 운동에 몸살이 나 고생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 얼마나 운동을 안 했... (헛기침) 건강을 챙기는 모습은 칭찬할만 하나 재판 진행에 차질이 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쾌유를 빕니다. 〕

〔 또한 지난 36시간동안 세 개의 배심원 투표가 접수되었습니다. 이 중 7일 23시 10분에 제출된 한 표는 절차 상의 문제로 인하여 취소되었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
〔 반영이 승인된 두 표는 모두 박권태를 용서한다고 말하고 있어, 박권태를 용서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 물론 아직 투표를 안 한 인원이 많음과 동시에, 이미 제출한 투표도 차후 수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속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입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옥사나 하네즈카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덧붙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세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을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옥사나 하네즈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오늘도 어제와 같은 훌륭한 심문을 기대하겠습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130 시미즈 마사 (x8I101Pkm.)

2023-08-07 (모두 수고..) 12:16:37

벽에 기대어 있던 시미즈 마사. 제제 르 귄의 동향에 대해서 듣고는 한숨을 쉬고서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기본적인 것만 가르쳐줬을 뿐인데..."

그래도 가르쳐줬다는 사실에 의미가 있지 않을까. 마사는 그렇게 믿고 싶어진다.

"제제 르 귄 씨가 성실한 사람이라면 가르쳐준 것을 앞으로 꾸준히 하겠지요."

하지만 기대는 크게 하지 않는 모습이다. 오늘도 심문이 있다는 사실에 심호흡을 잠시 한다. 오늘은 남에게 가엾게 비칠 모습 따위 하지 않겠어 라는 결심을 굳게 한다.

131 제제 르 귄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19:49:42

"진짜로 그 생물체에게 물어보러 간것인겐가... 내 평생 저런 생물체와는 만난적이 없다 고했거늘..."

허망하게 스피커를 향해 시선을 던지는 한쌍의 시선.

"허나... 그보다....!"

억울한 주먹이 바닥을 강타한다.... 라기 보단, 힘도 근력도 없어 통통 두드리는 것에 그친다.

"어째서!! 본좌의 치욕을 이리 공개적으로 공표할 필요가 있었단 말인가!!!"

울먹거리기 일보직전의 제제. 바들바들거리는 사지 덕분에 공개처형에 반항도 못해, 이내 다시 덧없이 쓰러진다.

132 박권태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0:00:24

(심문을 겪었음에도, 그리고 심문을 앞두고 있음에도, 이전과 똑같이 실실 웃는 표정인 권태. 테라스 테이블에 앉아 커다란 샌드위치를 천천히 씹어먹고 있다.)
(......)
(평소보다 볼이 약간 더 발그스름한 것 같기도 하다.)


>>53 제제 #끊고 싶으면 자유롭게 끊어줘~
격식있든 예의있든 그게 노친내같은 말투지 그럼 뭐겠냐? 요즘 애들은 뭐, 그런 말 쓰지 않냐. 레알 지대 개킹받음 꼰대가 뭐라고 짖는 거임? 라고 하지 않냐? 너네 학교에서 애들이 너같은 말투 쓰디?
(누군가가 우리의 대화를 들으면 서로의 나이가 바뀌었다 말할 거라고 감상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사정없이 흔들리는 당신의 동공과 표정이 재밌어 권태의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아무렇지도 않아. (다짐하듯 단언한다. 그래도 당신의 도닥임을 피하지는 않는다. 딸뻘 되는 아이가 도닥여주는 지금 상황이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하기는 하지만.)
... 뭐야, 의사한테 가면 되는 걸 알면서 굳이 묻는 거야? (잠시 눈을 가늘게 뜨는가 싶더니, 웃음기를 지우고 진지한 표정을 짓는다.) 좋은 태도긴 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무나 함부로 믿는 거 아니야. 그러니... 의사 여럿한테 가봐라. 의사 하나를 믿을 수 없다면 의사 여럿의 의견을 취합하면 되는 거겠지. 아무 병원이나 들어가서 "내가 중2병에 걸려 죽을 것 같은데 MRI를 찍어주시오" 라고 하면 된다. 알겠어? (...진지한 태도로 쌉소리를 한다.)

133 제제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0:16:58

>>132 박권태 #오키~ 시간대로 밀렸긴 하니까, 적당히 끊을 곳이 보이면 끊자! :D
레... 레아르? 지, 지대??? 그건 또 무슨 의미의 암호인겐가?! (잠시 표정이 허망해진다. 방대한 암흑의 정보를 앞에둔 중생이다. 혹은 넘사벽 논문을 눈앞에 둔 대학원생이라던가.) 맙소사, 역시 세상에는 미지가 가득하도다... (어지러운듯이 이마에 손을 짚어 눈을 깜박인다.)

'학교'... 윽, 미안하네만, 본좌는 학교란 곳에 가본 적이 없어서... 학교란 곳에는 이러한 것도 배울 수 있는 것이로구나... (눈을 감고 끄덕인다.)

...! 오, 알겠네! 본좌가 병원에 갈 기회는 있을 지는 모르겠네만...! (여럿이라 해도 사기꾼 열이 모이는 것이 아닌가 싶지만, 일단 믿기에 눈을 반짝이며 명심한다. 얼척이오~)

134 박권태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0:24:23

>>133 제제
(미소에 떨떠름함이 섞인다.) 레아르가 아니라 레알... 암호가 아니라 신조어... 아니, 꼬마야, 나이를 40 넘게 먹은 아저씨보다 더 모르면 어쩌자는 거냐? 보니까 여기에 네 또래 애들이 꽤 있던데. 이런 말 못 알아들으면 따돌림 당한다?
(학교들 다닌 적 없다는 말에 표정이 굳는다. 장난을 치기 위해 만들어낸 진지함이 아닌, 정말로 고심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 학교를 가본 적이 없다고. 보아하니 자발적으로 등교 거부를 한 게 아니라 아예 초등학교부터 안 다닌 것 같은데. 왜 그랬는지 아냐, 꼬마야? 네 부모님이 학교에 가지 못 하게 막은 거니?
(자신도 자식한테 그닥 좋은 부모는 되어주지 못 했지만, 자신의 추측이 맞다면... 상상 속의 '제제 부모님'에 대한 평가가 바닥을 뚫고 내려갈 것 같다. 저조한 기분의 문턱 앞에 서 있다.)
애들한테 용서받아서 여기서 무사히 나간다면 갈 수 있겠지. (어깨를 으쓱이며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다가,) ... 그치만 네 말대로 여기엔 병원도 없고 의사도 없으니까. 임시 방편으로 사마엘한테라도 말해볼테냐? 혹시 알아? 사마엘이 중2병 고칠 수 있는 약을 줄지.

135 제제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0:34:28

>>134 박권태

따돌림...? (그러한 걱정은 평생 해본 적이 없다는 듯이 눈을 데굴데굴 굴린다.) 으음, 확실히 여기 인물들이 본좌를 멀리한다면, 조금 슬프겠네만... 역시 이... '신조'어語도 배우는 게 좋겠구나. (후에, 제제는 자신이 가장 설명을 잘한다 생각하는 마사에게 가게 된다...)

(그러다 권태의 반응에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라는 듯이, 약간 곤란한듯, 혼란스러운 듯, 고개를 기울인다. 상대를 유심히 살펴보는 제제의 특성상 분위기가 바뀐 건 잡아채지만, 왜 인지는 이해를 못하기에.) ...? 아니, 그, 딱히 본좌가 말을 꺼낸 적 없으니 막은 건 아니네만.... (조심스레 말을 꺼내다, 이내 조금 더 당당하게 말을 잇는다. 걱정하지 말라는 건지, 아니면 자부심인지, 미소를 입에 띄우고선 가슴께을 주먹으로 통통친다.) 뭐, 본좌야 여타 아해라 다르니 말이세. 본좌는 본좌의 부모에게서 본좌의 업을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확실이 배웠으니!

오호! 좋은 생각이네! 본좌, 사마엘에게 한번 질문하겠네! (내 감사를 표하지! 하고 웃는 제제. 오늘은 자율행동은 정해졌다. 매일이 흑역사 갱신이다 아주.)

136 제제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0:42:24

#혹시 모르니 누구라도 난입 가능한 레스 미리 투척

(냉장고에 다가가면, 얼마 멀지 않아 제제가 앞으로 엎어져 있다. 바들바들 거리는 걸 보면 의식은 있어 보인다. 간밤 방송을 생각해보면... 왜 이러고 있는 지 유측은 가능하다.)

137 박권태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0:44:50

>>135 제제
... 뭐냐. 왜 묘하게 신조에 강세를 둔 느낌이지. (기분 탓인가? 소지로 귓구멍을 한번 파고는) 진짜 따돌림 당하면 아저씨한테 와라. 아저씨도 다 늙어서 요즘 애들이 하는 말 잘 모르니까 동지일 테니까. 뭐어, 아저씨랑 논다는 이유로 따돌림 당할지도 모르겠네. (낄낄 웃는다.)
그렇겠지. 학교'란 곳'이라고 말한 걸 봐서 학교가 뭔지도 잘 모르는 것 같은데, 있는지도 모르는 곳에 가고 싶다고 말을 어떻게 꺼내겠냐? (당당하게 미소 짓는 모습이 권태를 더욱 답답하게 만들었다. 이 아이, 지금 무엇이 문제인지도 잘 모르는 것 같지? 당신의 말을 부정하듯 고개를 젓는다.) 아니. 너도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아이야. 그리고 설령 네가 특별하다고 해도 네가 아이인 이상 학교에 가야 한다. 나 참... 교도소보다 교육 시설에 먼저 보내야 하는 거 아니냐? (나서서 주장하거나 개혁할 의지는 없으니 말로만 투덜거릴 뿐이었지만.)
...... 큽. 그래. 힘 내라. 내가 제안했다고는 말하지 말고. (웃음을 참느라 목구멍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왔다. 내일 점심이 상당히 기대된다. 정말로.) 아. 그러고보니. 너 뭔... 운동? 했다고 하지 않았냐? 뭘 했길래 방송까지 나와.

138 제제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0:57:50

>>137 박권태
프훗... (입가를 손으로 가리고 키득키득 웃는다.) 어느 누가 나이를 더 먹은 자와 함께 했다 해서 멀리하겠는가... 푸흐흐. (정말 우스운 이야기를 들었다는 반응이다.)

읏... (스스로의 무지를 내비친 거 같은 느낌에 작은 신음소리를 낸다. 물론, 본좌가 학교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은 사실이나, 본좌는 그 보다 더 중요한 일을.... 불만 많은 표정으로 꿍얼거리던 제제. 허나, 이어지는 말에 얼굴이 딱딱히 굳는다.)

그 것만은 틀렸네만.

(당황이든, 미소이든, 걱정이든, 지금까지의 표정은 모두 부드러움에 기반되어 있었다. 그러기에 매섭게 굳은 표정에는 위화감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다 흠칫, 스스로의 표정을 자각한듯, 그 얼굴이 다시 한번 무너진다. 작은 탄식과 함께 마른 세수를 한다. 저 자가 모르는 것에 무지함을 어찌 탓하겠는가. 반성해야 만 한다, 고 스스로에게 고하며 시선을 피한다.) 크흠. 실례했군... 잊어주게나.

(그러다가 운동의 얘기에, 애수 가득 담긴 눈으로 저 멀리 존재하지도 않는 수평선을 바라보며 읆조린다.) ....개척에는.....고통이 따르는 법이지......
(...운동이란 것 자체를 처음해본다는 말을 고풍스럽게도 한다.)

139 박권태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1:06:10

>>138 제제
나이를 더 먹은 사람이랑 어울려서 그렇다는 게 아니라, 나랑 같이 다녀서 그렇다는 거지. 난 내가 호감 사기 어려운 상이라는 걸 안다. (지금까지와는 포지션이 반대가 된 듯한 느낌이다. 한층 더 떨떠름한 표정을 짓느라 태도가 불퉁해진다.) ... 뭐, 너는 사람 좋아보이니 약점이 좀 있어도 괜찮으려나. (혼잣말에 가깝게 중얼거린다.)
(고개를 슬 기울인다. 어깨 아래로 머리카락 몇 가닥이 흘러내렸다.) 뭐가 틀렸다는 건지 잘 모르겠는데. 꼬마야. (미처 숨기지 못 하고 드러난 굳은 표정. 이유를 짐작할 수가 없다. 더 캐물어볼까? ...) ... 아무튼 아저씨가 잘못했다는 거지? 미안미안~ 삐졌어? 한 대 맞아주면 풀릴 거냐? (... 됐다. 귀찮다. 능청스레 웃으며 가벼운 사과를 입에 담았다.)
뭔... 국가대표 목표로 36시간 훈련이라도 한 듯이... (그럴 리 없음을 알기에 '얘 뭐니?' 하고 눈으로만 전달할 뿐이다.) 새로운 경지를 개척하여 나아가 승천이든 해탈이든 한다면 말해라. 구경 가서 박수는 쳐주마.

140 제제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1:21:24

>>139 박권태
그러한가? 믿기지는 안네만. (호감을 사지 어려운 상이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래도 말일세... 으음, 본좌가 그대가 하는 말을 알아 들은 게 맞다면... (싱긋, 웃음을 지어본다.) 뭐라고 할까... 그대와의 친분이 약점이 될리가 없지 않는가. (오히려 그대를 아는 것이 내게 힘이 되어준다 생각하네만, 하고 덧붙이는 게 퍽 진심어려 보인다.)

... (제 입으로 설명해야 하는 것은 또 마주해본 적 없는 상황이라, 떨떠름한 표정을 지어버린다. 그저 넘겨버리려는 상대의 모습에 작은 안도감을 느껴버리면서도, 한 편엔 죄책감이 들어버린다.) 잘잘못을 따진다면, 이쪽이 사과를 건네야 하네만... (그대로 그의 배려? (실은 나태함일테지만)를 받아드리고 싶단 유혹에 넘어가고 싶지만, 본인은 쉬운 길을 따라서는 안되는 입장이라 생각하며, 미안감과 함께 약간의 해명을 담는다.) 으음... 말하자면, 그리 평범한 자로 태어나질 않아서 말이네. 조금 내 날이 서버렸군. (...제제의 중2병스러움이 올라간다. 띠리링.)

본좌.... 그대의 응원을 기둥으로삼아.... 힘내겠네...!!! (주먹을 불끈 쥔다. 진짜 누가보면 국가대표로 열심히 하는 청춘스포츠물 주인공이다만.... 진실은 기본 체조도 못해 나가 떨어지고선 반동으로 몸살까지 앓은 태생적 운동부족의 발버둥이다. 높게 살수 있는 건 그 근성뿐.)

141 SAMAEL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00:07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142 SAMAEL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00:48

어제 모였던 그 장소에 우리는 다시 모였다. 한 명 한 명 재판장에 발을 들이고, 그 모든 죄인을 사마엘이 응시한다.

"다시 만나 반갑습니다. 오늘의 심문 대상인 옥사나 하네즈카는 증인석으로, 그 외의 배심원분들은 배심원석으로 이동해주시길 바랍니다."

약간의 위치 변경 외에는 이전과 동일한 절차. 책상 위에 메모지와 선서문이 올려져있는 것도 똑같았다.

"배부된 종이의 상단에 적힌 선서문을 낭독해주시길 바랍니다."

배심원한테는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라고,

죄인인 옥사나한테는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라고 적혀있다.

"다들 기억하시죠? 맹세할 사람들이 다 맹세한다면 시작하겠습니다."


【진행에 참고하기 위한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143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2:03:01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마사는 말 그대로 <엄숙하게> 손을 들고 선서한 뒤 자리에 앉았다.

"..후우."

심호흡을 하는 것 같다. 음! 마음을 다잡았다.

144 세이카 (48l.dwNw16)

2023-08-07 (모두 수고..) 22:03:06

"ㅈ....저는, ㅅ,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ㅈ,죄인을 증거에 의해... ㅈ,진실하게 ㅍ,평결할 것을... ㅇ,엄숙하게 선서합니다..."

145 제제 르 귄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2:04:35

또 다시 촌극의 시간이 도래했다. 어제보다는 조금 더 감흥 없는 얼굴로,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간다.
슬쩍 눈을 올려 이번에 서 있는 자를 바라보면 이테까지 말은 나누지 못한 여인이다. 두 눈이 그녀를 지긋이 응시하다 선서문으로 돌아간다.

"본좌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한다네."

어제와 똑같이 토씨하나 틀리지않고 읆조리듯 읽는다.

146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04:56

(하루만에 다시 찾게 된 재판장, 무거운 공기가 어깨를 짓눌르는 듯 했지만 옥사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웃으며 증인석에 서 있었다.)
(어제 이후로 조금은 마음이 가벼워진 탓일까 메모지를 드는 손부터 올리는 손까지 조금은 경쾌하게도 보였다.)

저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선서를 끝낸 옥사나는 종이를 내려두고 배심원석을 쭉 훑어본다. 마치 가격을 매기듯 끈적한 눈으로.)

여러분 모두, 이번에는 잘 부탁드릴게요. 상냥한 질문을 하셨으면 좋겠네요

147 SAMAEL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11:05



의사봉을 한 번 내리친다. 이미 들은 적 있는 소리임에도 그 무게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럼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의 제 1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죄인 옥사나 하네즈카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사마엘이 깍지 낀 손에서 한쪽 검지손가락을 까딱거린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어제보다 더 흥미로운 심문, 기대하겠습니다."

148 제제 르 귄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2:13:20

좋아, 그러하다면... 본좌, 이 자리를 빌려 본좌의 궁금증을 조금 해소하겠네. 미리 사죄 드리겠네만...

(고개를 기울이며 옥사나를 바라본다.) 그대 또한 필시 살인을 한 자. 그대는 스스로의 행위가 '죄'라고 느끼는 가?

149 박권태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14:24

(시작하자마자 입을 쩍 벌려 하품을 하나 싶더니...)
상냥한 질문이라. 원하는대로 해줄까. 상냥하게 자기소개 한 번 해주시지요? 선생님?

150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2:14:59

"흐...흥미로운 심문.."

시미즈 마사는 눈빛이 떨리지만 다시 평정을 되찾는다.

"흠흠, 옥사나 하네즈카 씨는 누구를 죽였나요?"

151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16:43

>>148 제제
후후,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살인이 죄가 아니라면, 저희가 여기에 있을까요?

>>149 권태
어머 친절하셔라.(입가를 가린채 슬쩍 웃는다.) 옥사나 하네즈카. 서른네살에 의사랍니다.

>>150 마사
음음, 그러네요. 전직 변호사였던 저의 환자랍니다. 정말로 슬픈 사정이 있었죠.

152 세이카 (48l.dwNw16)

2023-08-07 (모두 수고..) 22:17:18

"...ㄱ, 그... 죄송해요...그..."

"사마엘...님...? 그, 사마엘님은, 왜 질문을, 안하시는....지..."

(사실, 어째서 이런 식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에게 질문하라고 하는걸지, 이해가 잘 되지 않기에...)

"...ㄱ, 그, 죄송해요, 아무것도 아니예요..."

153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2:18:29

마사 자신이 심문을 받는다면 저 앞에 있는 여성처럼 웃음을 흘릴 수 있을까?

....잡념은 치웠다.

"슬픈 사정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나요?"

154 박권태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18:53

>>151
어이쿠. 상냥한 자기소개 감사합니다요~ (연기하는 듯한 어조로 말하고는) 그래, 의사 양반. 여기에 들어오기로 네 스스로 결정했나? 만약 그렇다면, 어째서?

155 제제 르 귄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2:20:19

>>151 옥사나
(심드렁하게) 그야 어리석은 타인이 지껄이는 것과, 스스로 느끼는 것은 다르지 않겠나.
(답지 않게 신랄한 말투지만, 바로 다음 옥사나의 소개에 쫑긋, 흥미를 보인다. 마치 의사는 처음보는 듯이.)
호오. 본좌는, 그대의 그 슬픈 사정이 궁금하네만...

156 SAMAEL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20:34

>>152
(사마엘의 여섯 날개가 움찔거린다. ... 멍때리고 있던 듯 하다.)
답은 간단합니다. 저는 죄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심문을 이끄는 것은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님을 비롯한 죄인들, 간수장인 저는 그저 보조일 뿐.

157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23:33

>>153 마사
알려줄 수 없어요... 라고 하고싶지만 밝혀도 되는 부분까지라면요.(그녀는 웃음을 멈추고 심호흡을 하며 마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사적인 원한이랍니다. 대다수의 살인자가 그렇듯이 아주 사소한 신경쓸 것 없는 이유로 살인을 했어요.

>>154 권태
최종적인 선택을 뜻하자면, 저는 그렇네요. 원래 있던 곳의 간수장의 추천과 부탁을 받았고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받아들였어요.

>>155 제제
방금도 말했지만, 사적인 원한이에요. 살인은 누군가가 자기 케이크위의 딸기를 빼앗아 먹었다-는 이유만으로 일어날 수도 있잖아요?
저같은 경우는 피해자가 가족의 유산을 사기로 횡령하고 기만했다.그것 뿐이에요.

158 박권태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25:24

>>157 옥사나
음... 질문이 살짝 부족했나. (볼을 긁었다.) '어째서'에 대한 질문을 조금 더 길게 해보지. 우리가 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길 바라나? 용서한다? 아니면 용서하지 않는다?

159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2:26:06

마사는 주의깊게 질문들에 답하는 옥사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피해자가 한 일이 죽을 만큼 나빴다고 생각하나요?"

160 제제 르 귄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2:26:54

>>157 옥사나
그러하나? (고개를 갸웃거린다. 옥사나의 말을 액면가 그대로 받아들이는 듯하다. 이해는 못하여도.)

원한... 그리하면, 그대의 살인은, 그 상대를 미워해서 일으킨 일이 맞는가?

(두 눈이 무게감 없이 옥사나를 응시한다.) 그대의 살인은 타당했는가? 옳은 일이었나? 그리고 그대는, 용서를 원하는 가, 아니한가?

질문이 많아 미안하네만.

161 박권태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30:00

(조용한 주위의 눈치를 보다가 술잔 하나를 꺼내 맥주를 따른다.)

162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30:31

>>158 권태
어느쪽이든 겸허히 받아들일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용서받을 생각도 없고 그리해주셨으면 하네요. 최종적으로 용서받더라도 저 스스로 끝을 낼 생각이기는 하니까요.(그녀는 웃으며 답한다.)

>>159 마사

육체적인 상처보다, 정신적인 상처가 오래가는 법이니까요. 게다가 금전적인 문제니까요. 평범한 이유죠?

>>160 제제
그 상대를 미워하지는 않았어요. 좋아하지도 않았지만. 마지막으로 숨을 끊어버리는 순간까지도 아무런 감상이 없었어요.
그래서 타당하지 않았고 옳지도 않았죠. 용서는 받지 않았으면 하네요.

163 세이카 (48l.dwNw16)

2023-08-07 (모두 수고..) 22:31:34

"...ㄱ, 그러면... ㅇ.어째서 이 시스템에...?"

164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2:32:06

냄새를 맡던 마사에게 권태의 행동이 눈에 띄었다.

마사는 손을 들고 기립해 사마엘에게 말한다.

"배심원이 도중에 술을 마시다니, 이런 모욕적인 행위를 용납할 건가요?"

165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32:39

>>163 세이카
이전에도 이야기를 했지만, 자의가 아니랍니다. 간수장분이 저희 아버지와 개인적으로 연이 있으셨거든요.
그분은 부탁하셨고, 저는 수락했다. 그것 뿐이에요.

166 박권태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33:00

>>162 옥사나
흐응- 내가 생각하는 그, 자로 시작해서 살로 끝나는 그게 맞나? 굳이 그래야 할 필요까지 있나~? 용서받았으면 용서받은대로 살아가면 되는 거지.
어제 네가 나한테 물은 건데 말이지... 너는 네 자신이 마음에 드냐?

167 제제 르 귄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2:33:27

>>162 옥사나

흐음? 미워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다니.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그러하면, 그대가 살인을 함으로 얻는, 음... 이득은 무엇이었는가? 이타심이었나? 혹은 사명감에서 비롯된 행동인가?

168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33:39

(권태쪽을 바라보고는 사마엘을 향해서 웃으며 말한다.)

죄송한데 저도 담배를 좀 피워도 될까요? 안정감이 있는 편이 제대로된 답을 할 수 있을것같네요.

169 박권태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34:14

아잇, 참, 모욕이라니. 꼬맹아 너 지금 내 반려음료수를 모욕하는 거냐?
(아랑곳 않고 벌컥벌컥......)

170 세이카 (48l.dwNw16)

2023-08-07 (모두 수고..) 22:34:44

"......"

@문을 바라보고, 사마엘에게 고개를 돌려 입을 열려다가, 이내 고개를 숙인다.

171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2:34:50

알쏭달쏭한 대답이다. 예와 아니오로 대답하지 않았다. 마사는 다시 묻는다.

"혹시 피해자의 가족과 연고가 있었나요?"

172 SAMAEL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35:20

......
(사마엘의 눈동자가 천장으로 향한다. 인간으로 치면... '환장하겠네' 정도.)
... 심문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173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2:37:40

담배는 그렇다 치고, 이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술까지!

마사는 잔뜩 화가 났다. 권태를 째려보고 있다. 정말로 술 때문에 심문에 방해가 된다면 당장에라도 그만두게 할 작정이다.

"음료수가 아니잖아요! 아휴."

174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38:26

(사마엘의 허가에 화색이 돈 그녀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문 뒤 허리를 굽혀 불을 붙였다. 한번에 삼분의 일정도는 태워버리고는 세상 행복해보이는 표정으로 질문에 답하기 시작한다.)

>>166 권태
생각해보세요. 권태씨의 딸의 곁을 걷는 사람이 천하의 살인마라면 납득하실건가요? 끝을내야 해요. 살인을 했다면.
그리고 그 질문은... 물론, 대단히 마음에 들어요. 이 나이에 말하기는 조금 그렇지만 젊어보이는 얼굴이기도 하고, 대학은 수석으로 졸업.
일선에서 뛰면서 해외의 격오지로 의료봉사를 하러 나가는 의사. 제 생각에도 멋지네요. 제 관리의 성과지만요.

>>167 제제
개인적인 원한으로 일어난 살인이니까요. 이득은 없었어요. 아주 조금의 만족감이랑, 너무 편하게 보냈나 했던 그 한순간의 경험 뿐이에요.

>>171 마사
없어요. 얼굴은 알고 있지만, 환자의 관계자와는 거리를 두어야 하지 않겠어요?

175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2:39:48

"그렇다면 피해자가 재산을 어디에 쓰려고 했는지 알고 있었나요?"

"그것이 옥사나 하네즈카 씨의 살해에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싶어요."

그녀는 또렷이 묻는다.

176 제제 르 귄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2:41:10

(담배와 술이... 그렇게 좋은 것인가? 호기심과 알쏭달쏭하는 표정. 연기에 본의 아니게 작은 켈록, 소리를 내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정자세로 돌아선다. 그 작은 기침후로는 연기에 반응하지 않는다.)

>>174 옥사나
또 궁금한게 있네만. (진심으로 이해하기 힘든듯이, 고개를 기울이며. 스스로가 원한이란 감정에서 멀어서 그런가...)
하면 그대는 어째서 용서를 원하지 않는가?

177 박권태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43:13

(권태는... 귀막안듣모른척을 하기 시작했다.)

>>174 옥사나
이야... 단번에 설득하는 것 좀 봐라. 역시 배운 사람. 하지만 용서받았다는 건 천하의 살인마가 아니라는 거겠지. (갸웃...) 자존감이 높아보여 보기 좋아, 응? 근데 왜 죽으려 하는 건지... 아리송하구만.
그래, 자기관리 빡세게 하는 의사 양반. 그러면 지금까지 살인 외의 잘못을 저지른 적은 한 번도 없었겠어?

178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44:42

>>175 마사
마약을 샀어요. 여차하면 종류까지 말해줄수 있는데 필요한가요? 영향은... 있었네요.

>>176 제제
의사로서의 직업윤리를 어기고, 사적인 이유로 살인을 했으니까요.
생명의 존귀함을 다루는 존재라면 그에 합당한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여야해요.

179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2:46:47

원한으로 일어난 살인, 그러나 피해자를 미워하지도 좋아하지도 않았다...

"원한의 대상이, 피해자가 아닌 거야."

마사는 중얼거린 뒤 다시 옥사나를 보고 묻는다.

"당신은 누군가를 죽음에 버금가도록 괴롭게 하고 싶어서 피해자를 살해한 건가요?"

180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47:04

(그녀는 천천히 남은 담배를 태우고 증인석을 재털이 삼아 남은 불씨를 꺼뜨렸다.)

>>177 권태
너무 높이 날아오른 새는 제 오만에 타죽는 법이에요 권태씨.
그리고 살인 외의 잘못은 없네요. 법률에 어긋나는 짓을 하면 평가가 떨어지잖아요.

181 세이카 (48l.dwNw16)

2023-08-07 (모두 수고..) 22:47:34

"... ㄱ, 그... 실례지만... ㄷ,담배는, 언제부터... ㅍ,피셨는지..."

182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2:49:31

마사는 시계를 흘끗 보고 빠르게 묻기 시작한다.

"옥사나 하네즈카 씨의 살해는 마피아 조직 아니면 조직의 인물과 관련이 있었나요?"

"피해자가 횡령해서 부당하게 챙긴 이득의 규모는 어느 정도죠? 대략적으로요."

183 박권태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49:37

>>180 옥사나
저런. 이카루스가 되지 않게 조심해~ (흐흐 웃다가) 네 가족과는 사이가 좋았냐?

184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51:02

>>179 마사
(평온을 유지하던 그녀의 얼굴은 일순 일그러지는 듯 했다. 어쩌면 담배연기가 강해 본 착각 일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녀는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고 여전히 부드러운 말투로.)

아니오. 그것만큼은 절대 아니야. 그런건 평등한게 아니잖아요.

>>181 세이카
(그녀는 답을 마친 뒤 곧바로 얼굴 색을 바꿔버렸다. 다시 평소와 같은 얼굴로 세이카를 향해 어르는 듯한 말투를 이었다.)
아, 미안해요. 조금 독했나보네. 그러네요. 본격적으로 의사 면허가 정지된 이후부터니까
살인후 일주일뒤. 귀국한 후의 일이에요.

185 제제 르 귄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2:51:55

>>178 옥사나

책임이라. 본좌, 그대의 그 책임감을 높히 사겠네만. 음, 의사란 자들이란 다 이러한가? (생명의 존귀함, 이라는 말에 눈을 굴린다.)
그리하면 반대로, 만일 그대가 용서받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 것이라 생각하는가? (흐음, 잠시 생각하다 더 한다.) 그리고 소원을 빌게 된다면, 무엇을 빌것인지 궁금하다네.

186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53:10

>>182 마사
없어요. 다만 제가 갔던 오지는 치안이 그리 좋지 않았죠. 마을의 절반이 갱스터였으니까요.
상세한 것은 잘 모르겠네요. 그리고 부당이득... 조부님때부터 이어온 유서깊은 대기업이 그의 개짓거리 한번에 가라앉았어요.
지금은 존재도 안한답니다.

>>182 권태
가족관계는 훌륭했답니다. 항상 바쁘지만 주말에는 항상 저녁을 같이 먹었어요.

187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2:54:56

"가라앉았다는 그 기업이 어떤 기업이었는지 알고 있나요?"

마사는 말을 마친 뒤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188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54:58

>>185 제제
글쎄요. 의사는 사람이 죽는 것을 수도 없이 봐야 하는 직업이니까요. 전부는 아닐거에요.

용서받는다면... 글쎄요, 동정일수도 있고 이해가 부족했을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제가 귀여워서? 이래뵈도 대학시절엔 제법 인기있었답니다? 그리고 소원은 제가 원하는 것은 절대 이루지 못하니까 300억엔 정도를 받아서 전부 기부할 생각이에요.

189 박권태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2:55:44

>>186 옥사나
단란하구만. 가족이 죽었을 때 많이 슬펐겠어. (유산이라고 했으니. ... 죽은 것 맞겠지? 잠시 눈을 깜빡여 꼬인 머릿속을 풀어내고는) 시간 상 내 질문은 이게 마지막이겠군. 의사 양반, 그 사람을 죽였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 후련했어?

190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56:29

>>187 마사
제법 커다란 IT기업이었던가요? 아니면 유통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다방면으로 문어발식 사업확장을 했으니까요. 어느 한 가지에만 국한되지는 않았어요.

191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2:58:03

"그렇군요. 으음... 옥사나 하네즈카는 지금껏 가장 큰 도움을 받은 일이 무엇인가요?"

"은인이라고 생각하는 자나 단체가 있나요?"

192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58:05

>>189 권태
괴로웠고, 기뻤고, 허무했죠. 살인이 그런거잖아요.

193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2:59:01

>>191 마사
큰 도움이라면 역시 장학금이겠네요.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어요.
은인이라고 해도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맞게 제가 의사가 될 수 있게 도움을 주신 여러 선생님들이 전부라... 미안해요 재미없는 아줌마라.

194 제제 르 귄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2:59:10

>>188 옥사나
오. 그거 괜찮은 생각이로군. (언뜻 비꼬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말이지만, 얼굴을 봐선 진심으로 감탄하는 듯하다.)

으음, 그러하면 마지막 질문일세. 그대에게 '원한'이란 무엇인지, 스스로의 해석을 듣고 싶네만, 괜찮은가?

195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2:59:57

"심문을 재미로 하는 건 아니니까요."

크흠, 마사가 목을 정돈한다.

"장학금을 혹시 그 기업에서 주었나요?"

196 SAMAEL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3:00:05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197 옥사나 하네즈카 (fJmQRq0F6.)

2023-08-07 (모두 수고..) 23:02:02

>>195 마사
...말이 조금 돌아갔네요. 저희 기업을, 그 변호사가 무너뜨렸고. 그 변호사는 그 이후 국외도피, 공범은 잡혀서 방화로 인한 살해로 사형을 구형받았죠.
그러니 제가 받은 장학금은 어디까지나 학교에서 지급하는 것이었답니다.

>>194 제제

(그녀는 더이상 웃지 않는다. 아직 남은 담배연기로 얼굴을 가리듯 조용하고 나지막하게. 끝나가는시계를 바라보며 한숨쉬고는 말한다.)

인생의 목적.

198 SAMAEL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3:02:57

탕, 탕.
종료를 알리는 소리가 재판장에 울려파진다.

"데이터 수집이 완료되었습니다. 더 궁금한 사항은 개인적으로 해결하시길."

심상 독백 추출을 알리는 화면이 스크린에 띄워진다.
잔잔하게, 그러나 태풍처럼 몰아쳤던 심문처럼 게이지가 차오르는 속도가 빠르다.

"옥사나 하네즈카의 심상으로부터 『 디멘시아 』가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1심 옥사나 하네즈카 심문을 종료합니다."

오늘도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세 번의 두드림과 함께, 우리는 두 눈으로 그의 심상을 마주한다.

199 SAMAEL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3:03:28


심상독백¹ #2 ── 죄수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 디멘시아 』 (1)

200 SAMAEL (WC5n8m6pGY)

2023-08-07 (모두 수고..) 23:03:51


심상독백¹ #2 ── 죄수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 디멘시아 』 (2)

201 세이카 (48l.dwNw16)

2023-08-07 (모두 수고..) 23:33:50

(교도소의 도서실... 조금 구석진 곳. 670번대 정도. 세이카는 책을 고르고 있었다.)
... 으음...

202 제제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3:38:43

>>201 세이카

저벅저벅. 규칙적인 발걸음소리.

그 주인인 제제라는 이름의 소녀가 책장을 돌자 발견하는 소녀의 모습에 눈이 동그래진다. 언제나 심문에서 신경쓰이던 아이가 아닌가.
실수로 라도 놀래키지 않으려 느리게 다가가며, 눈을 친근하게 휜다.

"그대 아닌가? 여기서 볼 줄은 몰랐네만."

조금 심문에서 마음을 다잡은 거 같다는 말은, 일단 삼킨다.

203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3:41:49

>>202 마사는 도서실을 거닐고 있었다. 아까의 심문에 대한 기억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다음번에는 옥사나 하네즈카 씨가 의사가 된 계기를...."

중얼거리던 마사의 눈에 곧 두 사람이 들어온다. 지난번 운동을 가르쳐줬지만 뻗어버렸던 제제와 세이카다.

670번대는.... 음악 관련 도서들. 마사는 흘끗 보고서 그들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둘 다 음악에 관심이 있는 건가요? 이런 곳에서 얘기를 나누다니."

비밀 얘기라도 하는 건 아니겠지?

204 세이카 (48l.dwNw16)

2023-08-07 (모두 수고..) 23:44:09

>>202 제제
(그러나, 세이카는 정말 사소한 것에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버릇이 있기에...)
"응히얏...!?"
(당신을 보고 놀라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였으리라.)
"...아, 그... 냉장고 앞에서 쓰러져 계셨던..."

>>203 마사
"햐앗...!?"
(또 한번, 자그마한 비명을 내버리는 그녀.)
"으,음악, 어째..."
(자신이 서 있는 코너를 보고, 이내 살짝 사색이 된다.)
"... 그, ㅁ,말하지는 말아주세요오..."
(고개를 숙이며 당신에게 중얼거리는 )

205 제제 (WIE26rxuzc)

2023-08-07 (모두 수고..) 23:48:27

>>204 세이카

(역시 놀라는 세이카의 모습에 부드레히 사괄르 건네려하나.... 충-격-!!! 세이카의 말에 제제 뒤로 천둥번개가 내려치는 듯하다. 자신이 스스로 일궈낸 첫인상에 얼굴이 허망해진다. 스불재 스불재. 스스로의 결점(?)을 마주하는 것은 물론, 이렇게 대화를 시작하는 것은 처음이라 절로 비실해진다.)

"...........본좌는.....제제라 한다네..... 쓰러져 있던 것은, 그, 중한 이유가 있었으니........."

>>203 마사
"그, 그대 아닌가!"

(운동스승(?)을 발견한 제제의 얼굴이 환해지다, 스스로의 결과를 기억해버려 다시 축 늘어진다.)

"으응, 기실 아닐세. 본좌는 그저 도서실을 구경하고 있었을 뿐이였다네. 그, 이렇게 많은 책을 한번에 보는 것은 처음이라."

(음악에 대해 또 이리 적을 것이 많았단 말인가, 하며 기웃거린다.)

206 시미즈 마사 (TsI6RPIo7E)

2023-08-07 (모두 수고..) 23:53:41

냉장고 앞에..... 마사는 제제를 흘끗 본다. 설마.. 설마.... 그 초등학생도 거뜬히 해낼 간단한 운동 때문은 아니었겠지. 고개를 살래살래 젓고

"제제 르 귄 씨. 또 만났네요. 빈혈이라도 있나요? 쓰러질 정도면 위험해요?"

마사는 걱정스레 묻는다. 자못 인간적인 모습인 것 같다.

"집에 서재 같은 건 없었던 건가요?"

아무래도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

"미나미노하라 씨에게는.... 놀래켜서 미안해요. 하지만 음악에 관심을 가지면 안될 이유라도 있나요?"

207 세이카 (48l.dwNw16)

2023-08-07 (모두 수고..) 23:56:40

"... ㅈ, 중요한 이유...?"
(덩달아, 조금 심각해지는 그녀. 무슨 중한 이유로 밤중에 냉장고 앞에...)

"...ㄱ,그... 음악, 좋아하는 걸 알면... ㅅ,싫어해서..."

"아..."

(갑자기 또 조용해지고, 고개를 숙인다.)

208 제제 (DnOoiEKVIQ)

2023-08-08 (FIRE!) 00:04:39

"아아, 중한 이유라네. 본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데에는 고통이 잇따르다는 것을 모르고 있던 본좌의 무지란...."

(마사가 하던 말과 종합하면, 대체 무슨 말인지 추측 가능할수도 있다. 삐질, 마사의 말에 절로 흐르는 식은 땀을 애써 감춘다. 스스로의 허점을 감추려는 행동은 인간적인 행동이라 칭할만하다.)

"빈...혈은.... 없는 걸로 알고 있네만......."

(그저, 본좌의 몸은 이러한 것에 익숙치 않을 뿐.......이라고 소심하게 꼼지락거리다 크흠, 하고 목을 가다듬어 주제를 바꾼다.)

"아니, 있긴 있었네. 그저 크기가 이러하지 않았을 뿐. 음악에 대한 책은 물론 이리 많지도 않았고."

(흘깃, 책장쪽을 향해 시선을 던지다, 마침 전문가(?)가 있다는 깨달음에 그 둘 모두에게 물어본다.)

"그, 이런 책에는 무슨 내용이 들어있는 겐가? 음악은 본디 실물로 가르치고 듣는 게 아니더냐?"

(그러다 세이카의 말에 그녀를 지긋이 응시하다, 살포시, 부드럽게 웃는다.)

"...그리하다면, 지금 우리가 함께 여기 있는 것은 누구도 모르니, 다행이지 아니한가."

209 시미즈 마사 (7gWRJkrFI2)

2023-08-08 (FIRE!) 00:12:09

마사의 입이 점점 일그러진다. 무슨 말인지 분명히 알아들은가 보다.

"운동을 처음해봐서 근육통이 왔다는 걸 그렇게 거창하게 말하지 않아도 된다구요?"

마사는 팔짱을 단단히 끼고 철통같은 학생회장의 자세가 된다.

"빈혈이 아니라면 다행이지만, 하아~ 중한 이유긴 하네요. 그야 운동은 중요하니까. 꼬박꼬박 하세요. 강도를 줄여서라도."

엄격한 코치 같다.

"서재가 있기는 했었군요...."

역시 유서깊은 가문이나 부잣집의 사람이 아닐까. 가치관이 좀 독특하긴 하지만... 음악 책에 대한 물음에는 악기를 조율하는 방법이라거나 음악의 종류 등등 다양한 책이 있으며, 제제가 몇 권 집어들어 확인할 수 있다고 알려주고

"흠흠. 그럼요. 저희 말고는 없으니까요. 본래 이런 곳에서는 조용히 해야 하지만.... 저희만 있으니까 저도 목소리를 내는 거구요?"

세이카를 향해 조심스럽게 말을 건다.

"누군지 몰라도, 음악을 좋아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이상해요. 음악은 오랫동안 인류가 즐겨온 예술이라구요."

210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00:22:47

"중한 이유... ㅇ, 에..."

제제의 말에 끄덕이다가, 마사의 말에 다시금 갸웃인다.

"ㄱ, 근육통이... 얼마나 심했으면..."

조금 당황한 듯 머뭇거리다, 이내 눈을 돌린다.

"... 읏."

"... 그렇,지만..."

그 말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하는 눈치. 그렇지만 집어들었던 책을 내려놓지 않고 끌어안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211 제제 (DnOoiEKVIQ)

2023-08-08 (FIRE!) 00:27:37

"크흠, 크흠...."

(지레 찔리는 듯, 시선이 지레 마사의 것에서 비껴나간다.)

"으응, 본좌도, 딱히 그만 둘 생각은 없었다네. 스스로에게 가하는 고통을 즐기는 성정은 아니네만, 새로운 것은 배우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니..."

(말하는 표정을 보면 다음 운동 시간은 전혀, 저언혀 기대되지 않은 듯하지만.... 그래도 거짓말은 아닌 듯하다. 마음껏 투정을 부리는 성정은 못되지만, 그래도 공감?해주는 듯한 세이카에게 반짝이는 눈빛을 보내버리고 만다.)

"흐음? 의외인 듯한 반응이로군."

(서재야 있는 게 평범하다는 듯이 얘기하는 것이, 마사의 추측에 설득력을 더해간다. 마사가 보여주는 것에 눈이 동그래진다. 그런 책 하나에 진심으로 신기하다는 듯, 이리저리 흩어본다. 내용물을 이해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겠지만.)

(이리저리 보다, 세이카의 손에 들어있는 책을 지긋이 바라보다, 고개를 숙이며 미안한듯, 미소를 짓는다.)

"보다시피, 본좌는 이런...책에 익숙치 않아서 말일세. 혹시 본좌에게, 그 책은 무슨 책인지, 알려줄수 있을까?"

(손가락으로 삐져나온 책구석을 톡톡, 건드리며 고개를 기울인다.)

212 시미즈 마사 (7gWRJkrFI2)

2023-08-08 (FIRE!) 00:40:22

음악을, 분명 관심있어하는 것 같은데... 마사는 세이카의 얼굴을 유심히 본다.

"음악을 좋아하는 건 부끄러운 일도 아니고 숨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각자의 생각이 있는 거니까, 다른 사람들에게 얘기는 하지 않을게요."

마사의 제제를 향한 시선이 점점 따가워진다... 상대는 그걸 빗겨가고 있지만.

"힘 내 보세요. 체력은 무얼 하든 중요하다구요."

이런 체력조차 없는 사람이 살인자라니. 살인을.... 어떻게 할 수 있었을까? 방법이야 많겠지만... 마사는 더이상 생각하기 싫어졌다.

213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00:49:40

"... 그... 별거는 아닌데..."

히사이시 조의 음악일기라는 책제목이 눈에 보인다.

"ㄱ, 그냥... 듣고 싶었던 음악 작곡가 분의 이름인지라... 무심코..."

부끄러운듯 눈을 밑으로 돌리며, 목소리가 작아진다.

"저도, 무슨 책인지는 몰라서... 이쪽 코너에 온건... 처음, 이고..."

"밖에서는... 511번쪽을... 주로 본지라..."

214 제제 (DnOoiEKVIQ)

2023-08-08 (FIRE!) 00:54:39

(마사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주억거린다. 본좌가 뭐라 할 권리는 없을테지만, 분명 타인의 호불호에 스스로를 맞추는 것은 괴로울터. 속으로 작은 한숨을 내쉬면서,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는다. 세상에 이런 불행도 많아 속상하구나.)

"...내 그리 하겠네에...."

(마사의 일침에 침울하게 수긍한다. 정말, 아마 뛰는 것 조차도 생에 안한듯하다...)

"히..사이시 조? 그는 어떠한 자인가?"

(고개를 기울인다. 처음 들어보는 듯하다. 호기심 가득한 시선이 사에키를 강타한다.)

"511번에는 또 무엇이 있는가?"

215 제제 (DnOoiEKVIQ)

2023-08-08 (FIRE!) 00:55:51

>>214 #아 ㅋㅋㅋ
사에키 - > 세이카!!

216 시미즈 마사 (7gWRJkrFI2)

2023-08-08 (FIRE!) 00:58:20

침울해진 제제를 보고서 무어라 하려다가 그만두는 것 같다. 더이상 잔소리를 해봤자 소용없다는 걸 깨달은 듯하다.

"<인생의 회전목마>. 저도 좋아해요."

히사이시 조의 대표곡을 얘기하며 공감을 내비친다.

"511번 쪽은, 저도 궁금하네요. 알려주겠어요?"

억지로 펼쳐들 수는 없지 않은가. 제제와 함께 호기심의 눈을 반짝이는 모습이란.

217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01:04:59

"히사이시 조... 그, Summer이라던가, 그런... 그, 만화영화쪽 곡으로는 거장이신,데... 아우으..."

(제제의 말에 조금 부끄러워하다, 마사의 호응에 조금 밝아진다.)

"아, 그, 인생의 회전목마도 노래 좋죠...! 3분의 4박자에 몽환적인 분위기에, 그 천천히 추는 왈츠같은 느낌의-"

"...ㅈ, 죄송합니다..."

이내 너무 들뜬 것 같다며, 어느새 마사를 바라보는 눈은 밑으로 다시금 향한다.

"...ㄱ, 그... 511번은... ㅇ,의,학... 쪽..."

@그렇게 말을 하면서도, 표정은 어두워진다.

218 제제 (XbmDT9Col6)

2023-08-08 (FIRE!) 01:16:45

음?! 인생의 회전목마를 좋아한다고?? 비유인가??! 여름을 좋아한다구?! 그, 계절을?? 으음???
본좌는, 뭐, 봄을 좋아한다 이야기 해야 할까...? 혼자서 따라잡지 못하는 이야기에 허우적거리다, 세이카의 들뜬 설명에 드디어 감을 잡는다. 유심히 살펴보면 잠시 지진난 동공이 다시 안심한듯 가라앉는 것을 볼수 있을테다.

곰곰히 세이카의 설명을 듣다, 중얼거리는 듯한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듣고 싶어지는 군."

스스로 말하고 놀랐는지, 약간 입가를 소매로 감추는 일이 있었다. 아무것도 아닌 양 다시 품새를 가다듬었지만. 그래도 세이카가 스스로 목소리 내어 설명하는 그 음악은, 진심으로 귀에 담고 싶어진다.

"의학..."

얼마 전의 그 심문을 떠올리며, 그 두 눈동자가 사색에 잠긴다. 가라앉는 분위기에 잠시 멈칫하나, 또 고민하다 말을 꺼낸다.

"의사란 자들은, 본래 그 사람과 비슷한 류의 자인가?"

219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01:25:46

만난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보던 것중 가장 밝은 모습이다. 마사는 좋아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건 누구나 좋아한다는 진리를 다시금 되새기며 고개를 끄덕였다. 입가에는 작은 미소가 떠있다. 어쩌면 세이카를 동정하는 것일까?

"저도 종종 그분의 음악을 듣곤 했어요. <인생의 회전목마>를 들으며 눈을 감고 있으면 부드럽게 움직이는 예쁜 풍경이 그려지는 것 같죠."

정말로 그런 것인지, 상대에게 맞춰 말하고 있는 것인지는 불명이다. 안경의 중간을 치켜올리며, 제제 르 귄이 이야기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었다는 걸 알아챘다.

"꼭 들어보세요. 이곳에 음악을 들을만한 장치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감옥에서 음악이라..... 운치라기에는 지독하지 않나.

"511번 서가, 말이었군요."

하기사 책은 처음이라고 했으니 511번이라고 했다면 책보다는 서가 얘기였으리라. 순간 말을 잘못 알아들었다는 사실에 얼굴이 빨개진 마사는 헛기침을 하고는.

"의사를 강요한 사람이라도 있는 건가요?"

조심스레 추측을 꺼내놓는다. 어쩌면 음악을 좋아하는 걸 싫어하는 그 사람과 동일인물일지 모른다.

"비슷한 류라면 어떤...?"

제제의 질문에는 성심껏 대답해주려는 모양이다. 아까 음악 이야기를 따라잡지 못한 게 맘에 걸렸는지,

"의사도 사람이니까, 다양한 이들이 있어요."

하고 말을 마친다.

220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01:31:21

"...므으, 학원 갈때 이어폰으로 몰래 자주 들었는데..."

@못내 아쉬운듯 작게 중얼거린다. 보컬로이드도 클래식도 팝송도 들려드릴수 있었는ㄷ... 앗.

"... 으, 으우..."

"... 그, 건..."

또 말문이 막히는 그녀였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221 제제 (XbmDT9Col6)

2023-08-08 (FIRE!) 01:39:51

부드럽게 움직이는 예쁜 풍경.... 마사의 말을 따라 입을 달싹인다. 들을수록 듣고 싶어져, 흐음, 하고 고개를 또 주억거리게 된다.
본디 그런 작은 소원에서 생각을 그만 두었겠지만, 그러다 눈 앞의 세이카에 다시 시선을 둔다.

"혹여나... 기회가 된다면, 본좌에게 들려줄수있을까? 그 자의 음악을."

이런 곳, 어디에서 들을수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눈 앞의 음악을 애정하는 소녀라면 그 방법을 찾지 않을까, 하고 가볍게 생각한다.

마사의 추측에 침묵하며 세이카에게 눈길을 보내나, 말을 얹지는 않는다. 대신 주제를 돌려주듯이 스스로의 말을 정정한다.

"아... 미안하네. 내가 생각만 흘려보내고 설명은 하지 않은 듯해서. 내 말은... 그리, 규율이나, 책임감에 엃매인 자들인가, 하고 궁금했다네."

음, 하고 턱에 손을 얹는다.

"본좌는, 그들에 대해 뭔가... 편협된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던거 같으니. 으으음, 하지만 그대의 말이 맞겠구나. 사람인 이상, 다양한 이들이 있을터군."

222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01:43:30

"... 에헤..."

눈에 생기가 살짝 돌아오는 그녀, 책으로 살짝 발개진 얼굴을 살짝 가린다.

"...므으, 학원 갈때 이어폰으로 몰래 자주 들었는데..."

그러다 제제의 반응에 못내 아쉬운듯 작게 중얼거린다. 보컬로이드도 클래식도 팝송도 들려드릴수 있었는ㄷ

"!... 으, 으우..."

"... 그, 건..."

마사의 추측에 또 눈에 생기가 사라지고, 말문이 막히는 그녀였다.

"그, 그건... 저도, ㅈ, 잘 모르겠어요..."

그리고 제제의 말에 어떻게든 화제를 돌리고 싶어하는 듣한 그녀의 발언. 손은 그 책을 꽉 쥔 채 떨려오고 있다.

223 제제 (XbmDT9Col6)

2023-08-08 (FIRE!) 01:45:39

#딱히 제제가 첨언할 것은 없어도 될거 같네! 그대로 이어줘 마사주! 근데 보컬로이드 듣는 제제 보고 싶다ㅋㅋㅋ

224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01:48:33

"찾아보면 어디선가 음악을 재생하는 기계 같은 것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사마엘 씨에게 부탁해도 될 것 같고요. "

가볍게 말을 얹는다.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요? 아무래도, 아까 말한 대로 다양한 의사들이 있으니까요. 모두가 규율과 책임감을 중시해준다면 더 좋은 세상이 되겠지만...."

하아~ 마사는 한숨을 쉬고 제 한쪽 뺨을 매만진다.

"그런 일은 없을 것 같고... 그리고 그런 사람도 살해를 한다면 꼭 더 좋은 세상이 될 것이란 법도 없겠네요. 괜찮아요. 모르는 것에는 선입견이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제제를 모르기 때문에 선입견이 생겨버린 것처럼.... 이란 말은 숨기나 보다.

"..의학은 저도 잘 모르니까, 이 얘기는 여기까지만 하죠."

세이카의 반응을 알아채고는 화제를 돌리기로 한 마사이다.

"지금부터 전 it기업에 대해 찾아볼 생각이에요. 옥사나 하네즈카 씨가 말한 기업에 대해 궁금한 게 생겼거든요."

마사는 얼굴이 다시금 붉어져 묶은 머리를 등 뒤로 넘긴다.

"저는 피해자의 조부와 그쪽 가문의 기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옥사나 하네즈카 씨의 기업이었던 모양이에요. 아무튼 제가 착각한 거죠. 더 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225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02:00:53

"...기회가 된다면요... 아마, 이게 끝나신다면... 원없이 들을수 있겠죠..."

@제제의 말에 작게 중얼거린다.

"그래도... 같이 들을 수 있다면... 좋을, 지도..."

살짝 조용히 생각에 잠기는 듯하다, 다시금 목소리에 이끌려온다.

"으,음..."

"...IT기업...이라면, ㅇ,아마 551번...?서가에 있지 않을까 싶은데..."

"...정말, 열심이시네요..."

226 제제 (XbmDT9Col6)

2023-08-08 (FIRE!) 02:07:37

세이카의 말에 잠시 생각에 빠진다. 원없이 듣는다라... 여기 모두가 '용서 받는' 판결을 얻으라 생각하는 건가? 어느 쪽이든 본인은 잘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고민에서 깨어난다. 굳이 들어낼 주제는 아니겠지. 대신 세이카가 같이 들을수 있으면 좋겠다는 말에, 어쩔수 없이 환하고도 부드러운 미소를 짓게 된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을수도 있지만, 함께 할수 있다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은 진심이다.

"확실히... 본좌도, 그리 배웠다기 보단 그저 주워들었던거에 불과했으니, 본좌의 생각이 틀리다 하면 그리 놀랍지는 안컨만."

의사란 자들는 모두, 스스로의 의득을 위해 타인의 고통을 늘이는 데에 혈안인 자로 알고 있었다네, 하고 상쾌하게 덧붙인다.

"그러한 사람이 살해를 한다해서, 더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 이유는 없다 보네만..."

말끝을 흐리다 약간 놀랍다는 듯, 그러면서도 대단하다는 듯, 동그래진 눈으로 마사를 바라본다.

"그대는 정말.... 성실하구만!"

적절한 어휘를 찾다 '성실'이란 어휘에 안착한다. 정말로 진귀한 것을 보듯이 반짝이는 눈은 덤. 더불어 세이카가 바로 서가를 집어내자 더더욱 반짝인다.

"대단하군! 그대, 기억력이 뛰어나지 않는가."

내 주위에 이런 대단한 사람들이 함께 한다는 생각에 두 눈이 휘어진다. 그러다 또 드는 호기심에 고개를 한 쪽으로 기울이고, 마사에게 고개를 돌린다.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듯이.

"허나, 그대가 그 정보를 찾아서 무엇을 이룰 생각인겐가?"

227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02:22:10

처음 이곳에 오기 전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난다. 모두가, 사형.... 마사는 애써 그것을 잊어버리려 한다. 그런 미래는 없을 수도 있으니까, 벌써부터 걱정하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정말. 옥사나 시네즈카 씨 앞에서 그런 말을 했으면 상처받았을 거예요."

엄청난 편견이었다! 성실하다는 얘기에 입술을 잠시 오므리더니 이미 뒤로 가 있는 머릿결을 다시 뒤로 넘기는 모양이다. 눈을 감으니 긴 속눈썹이 엿보인다. 조금 뿌듯한 목소리로,

"그야, 학생회장이니까요!"

하고 자신있게 응수하는 것이다.

"전부 기억하고 있다니 대단하네요. 도서관에 자주 드나드는데도 전 그런 걸 기억하고 있지 않은데, 사서 아르바이트나 도서부라도 했던 걸까요? 아무튼 고마워요. 그쪽을 찾아볼게요."

하고서 세이카가 일러준 서가로 걸어가려다 제제의 질문에 멈칫한다.

"이루다니... 당연하잖아요. 상대방의 살해 동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 엉뚱한 판결을 내릴 수 있으니까."

그리고 제제를 돌아본다.

"재판장에서 다들 선서했잖아요? 증거에 따라 진실하게 평결할 것. 그러기 위해선 상대방에 대해 더 알아보지 않으면 안 돼요."

그 옆의 세이카를 보고서는 앙다물고 있던 입을 열어 짐짓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른다.

"미나미노하라 씨는 좀 더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자, 어깨 펴고. 힘들 땐 제게 기대도 괜찮으니까요? 찾아와도 상관없구요?"

제 가슴 윗부분에 손가락을 얹고서 자신감있게 말하는 마사다. 그럼, 이만. 하는 소리와 함께 서가를 떠난다.

//괜찮다면 마사의 막레로 할게! 슬슬 자야할 것 같아서~~ 즐거웠어!

228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02:35:46

"아하하... 으우..."

"...그, 도서위원으로... 있었으니까... 도서관의 책 전부를 외우지는 못해도... 그, 분류번호는..."

".아, 네... 힘내세요..."

조용히 이야기를 하다가, 이내 고개를 숙여 마사를 배웅한다.

"......이 시스템도... 결국에는..."

그리고 다시금 조용히 생각에 잠겨버리고 마는 세이카였다.

229 제제 (XbmDT9Col6)

2023-08-08 (FIRE!) 02:46:42

찔리는 듯이 어색하게 웃는다. 그건 그렇네만, 하고 가벼히 응수하며.

그러하며 스스로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는, 빛나는 듯한 마사의 모습을 보며 살며시 눈 웃음을 짓는다. 싫어할수가 없는 태도이며, 미워할수가 없는 사람이라고 느끼면서. 그렇게 부드러운 미소로 마사를 떠나보내는 듯하나, 가기 전에 건넨 말에는 입가를 굳힌다.

"...하지만 이해하지 않고도 정의 내릴 수 있는 것은 있는 법이지."

의미심장하게 느낄수 있는 어투로, 겨우 들릴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

그래도 만약에... 그러니까. 본인의 심문이 다가오니 느끼는 것이지만... 제제의 대한 것에 대해서도, 저 자가 그리 제제에 대해 알아보려 노력해준다면...

조금은, 기쁠 것 같기도.

이어지는 생각의 꼬리를 의식적으로 끊어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같잖은 욕망이다. 인간성이니 뭐니 하는 걸까.
뭐, 어차피 거기까지 갈 필요도 없다 생각하지만. 자신은 죄인이 아니니. 그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고도 분명한 일이라, 더 깊이 알아 봐야 할 필요성도 없을테다.

갑작스레, 스스로는 이해할수 없는 이유로 심란해진 제제는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옆의 소녀도 똑같이 생각에 잠긴 듯하다. 저 작은 머리통에는 또 무엇이 들어 있을까, 잠시 궁금해하지만, 그런 호기심조차 털어낸다. 그게 무엇이든, 본좌가 방해하는 것은 아니 될 일이겠지. 잠시 고민하다, 싱긋, 미소를 그리고서 말을 꺼낸다.

"아마 그대를 너무 오래 잡아 둔 듯하군... 본좌는, 그, 도서위원이 무엇인지 잘은 모르겠네만, 그대의 지식에는 진심으로 감탄했다네. 다음 도서실에 들르면 그대의 도움을 받을 수 있길 바래. 그럼..."

그리고 잠시, 자리를 떠나기 이전, 멈칫하며 마지막 말을 건넨다. 작별인사와 달리 조금은 조심스럽게.

"시간이 되거늘, 그대가 추천하는 음악을... 함께 듣는 것도, 즐거울 거 같네."

//마사주 잘자! 수고했어!!
나도 세이카주를 너무 오래 붙잡아둔거 같아 미안하네ㅎㅎ 이걸 막레로 해도 괜찮고, 여기서 이어도 좋아!! 미리 수고했어!!!

230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02:53:55

"... ㅂ,별거 아니지만요..."

@잠시, 머뭇거리며 인사를 받고는...

"... 부디... 저도 그 시간이 왔으면 좋겠네요... 아하하... 이상한 노래라고 말 들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둘에게 조금은, 아주 조금은, 마음을 연 느낌이 든다.


그리고, 모두가 떠난 이후.

"하지만, 저는 이미..."

표정이 어두워진채, 떨면서 중얼거리는 그녀. 자신은 이미 죄인인걸. 그렇다 해도... 이 재판들도... 결국은...

... 이 분들의 목숨을 취할 권리가. 이 분들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권리가. 자신에게는 정녕 있는걸까.

//오케이- 이걸로 막레! 다들 수고 많았어-

231 INFO (9vmCfsShPI)

2023-08-08 (FIRE!) 10:59:01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재판장 내에 사소한 기물 파손이 존재함을 발견했습니다. 배심원석 좌석의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이름표가, 성씨 부분이 안 보이도록 접혀져 있더군요. 처벌이 필요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 행동은 아니나, 상당히... 흥미로웠기에. 죄인 여러분들께 공유합니다. 〕
〔 죄인 제제 르 귄이 저한테 찾아와 중2병이 무슨 병인지, 고치는 약이 있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 저는 물어보면 답해주는 시X나 빅X비같은 AI가 아닙니다. 하지만 저는 성실하고 착하기 때문에 중2병이 무엇인지 설명드리고 비타민 젤리를 하나 쥐여 돌려보냈습니다. 〕

〔 다음으로는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6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1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두 죄수 모두 동률을 나타내어 의견이 대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세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을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제제 르 귄은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덧붙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네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제제 르 귄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오늘 또한 활발하고 재미있는 심문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232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14:15:43

기업 관련 책을 산더미만큼 놓아두고 읽던 마사는 방송이 나오자 귀를 기울인다.

"미나미노하라 씨가 직접 접은 걸까요? 성씨로 불리기를 싫어하는 걸까.... 다음에 만나면 물어봐야겠네요."

다시 책에 집중하려던 마사는 제제 르 귄의 이야기에 머리를 책에 박는다.

"누구한테 그런 단어를 들은 건지....."

이마를 짚고서 계속해서 독서에 집중한다.

//일단... 반응 겸 난입?

233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19:01:20

>>140 제제
그건 꼬맹이 네가...... (이 말을 해야 하나 잠깐 고민하고) 사기당하기 딱 좋을 성격이라 그런 거다.
(보아라. 지금도 그러하지 않나. 가까이 해봐야 좋을 거 하나 없는 사람이라 에둘러 말해도 거리 둘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는데. 그러나 이 착각을 정정하기에는 이것이 입에 넣기 싫은 맛이진 않았던지라. 권태는 자신의 앞머리를 헝클어 털며 제 태도를 버린다.) 그러냐. 그럼 나도 너와의 친분 잘 써먹어보마. 나중에 짜증나서 칼부림 하고 싶어지거든 내 얼굴 보고 나는 한 번 살려줘야 한다? (실실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

그럼 둘 다 사과 한 번씩 했으니 쌤쌤인 걸로 퉁쳐. 쉽게쉽게 가자고. (깊은 생각과 고찰을 하기 싫은 권태의 고질병이 또다시 도졌다.) ...... 아. (깨달음의 탄성. 그의 벌건 눈동자가 당신의 왼팔 쪽으로 향한다.) ... 혹시 너, 왼손에 다크니스 드래곤을 품고 있냐? 아니면 태어나자마자 몸에 구미호를 봉인당한 쪽?


>>232 마사
나다. 꼬맹아. (당신의 마지막 중얼거림에 대답하는 사람이 하나 있다. 이 말인 즉슨, 제제한테 중2병 운운을 한 사람이 자신이라는 뜻이다.)
(슬리퍼를 직직 끌며 근처를 걷던 권태는 책상에 엉덩이를 걸터 앉고 책더미에서 책 하나를 들어본다. 제목을 읽자마자 눈이 절로 찌푸려진다.)
이게 뭐냐. 뭔... 이런... (표지를 넘기고) 읽을 수도 없는... (한 장 더 넘기고) 외계어같은... (파라라락 넘기고) 암호를... 해석하고 있어.

234 제제 (XbmDT9Col6)

2023-08-08 (FIRE!) 20:09:19

>>233 박권태

푸흐흐... 칼부림이라니, 그대는 말을 참 재밌게 하는 구만! (소매로 입가를 가리고 키득키득 웃는다. ...실제로 과도 하나 다룬 적 없는 인상의 아이인지라 더 우스워 하는 듯하다.)

(권태가 깨달음을 내비치는 듯하자 본인도 우쭐한 태도를 내비친다.) 그래. 그야 본좌는 특별한 존재니 말일ㅅ- (였지만... 그런 표정도 이어지는 말에 와장창 깨진다.)

실례네마아안!! (발까지 동동 구르며 항의하는 소녀.) 본좌도 그 것들은 가상의 존재라는 건 알고 있네!!! (그렇다 해도, 굳이 그런 말을 꺼내는 게... 흐응, 콧소리를 내며 고개를 돌린다.) 되었다! 본좌도 범인의 어리석음을 탓할 생각은 없으니.

235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0:24:29

>>234 제제
어디가...? (당신의 웃음 코드가 참 특이하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가,) 이 아저씨가 재밌는 편이긴 하지? 개그도 재밌는 거 많이 알고 있다고. 넌 왠지 나같은 아저씨가 좋아할 법한 개그를 좋아할 것 같고.
오오. 화낸다. 화냤냐? 아니지, 킹받냐? (토끼같은 소동물이 뒷발질 하는 모습을 보는 듯한 표정이다. 타격 전혀 없이 실실 웃고 있었다는 뜻이다.) 아니 근데 그게 아니면 설명을 할 수가 없잖냐. 여기서 "너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 귀중한 존재"라는 자존감 올리기 프로젝트 표어같은 이야기를 하기엔 맥락이 안 맞고?

236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0:37:38

>>233 "!"

박권태의 등장, 그보다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던진 혼잣말에 대답이 돌아왔다는 사실에 놀라는 마사였다. 제 입과 코를 가리도록 읽던 책을 바짝 붙이고서 경계하던 눈이 찌그러진다.

"박권태 씨..? 당신보다 한참 어린 소녀를 중2병이라 놀렸다고요?"

내가 제대로 들은게 맞나 하는 눈치다. 권태를 못된 어른보듯이 하던 그녀는 천천히 읽던 책을 내려놓는다.

"책과는 친하지 않나 보죠? 하지만 재판을 위해서는 정보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구요?"

237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0:43:25

>>236 마사
푸핫! (당신이 깜짝 놀라는 모습, 그리고 경악하는 말내용이 재미있어 기습적으로 웃음을 터뜨린다.) 아하하... 그랬지! 야야, 개랑 말 해봤냐? 완전 웃기다니까? 걱정 마라. 너도 걔 못지 않게 웃기니까. 책 읽는 자세가 그게 뭐냐?
(이번에 그가 꼬투리를 잡기로 한 부분은 당신의 책 읽는 자세인 것 같다. 눈이 얼마나 안 좋으면 책이랑 코로 스킨십하냐고 놀리는 권태.)
책은 읽으면 10초만에 잠드는 사람이라? 어제 그... 의사양반 심문 때문에 읽는 건가. (어깨를 으쓱인다.) 기업 관련 내용을 파악하면 그 양반을 잘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거야?

238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0:50:58

"........"

눈썹이 찌푸려진다. 누가 봐도 천적을 만난 자세라는 걸 알 수 있다.

"책을 읽는 게 아닙니닷!! 그저 잠깐.... 책으로 박권태 씨와의 사이에 벽을 쳤을 뿐이라구요?"

말해놓고 보니 좀 이상하긴 하다. 놀라서 한 행동인데. 얼굴이 빨갛게 물들었다.

"그리고 제제 르 귄 씨를 함부로 놀리는 게 아닙니다! 게다가 당신은 다 큰 어른이잖아요? 어른스럽게 구셔야지요?"

책을 읽으면 금방 잠든다는 말에 눈빛이 더욱 변한 것 같다. 아무래도 권태를 한심한 사람이라 여기게 된 것 같다...

"그래요. 옥사나 하네즈카 씨 쪽의 기업에 대해 더 알고 싶어서요. 아직 알아낸 것은 없지만... 기업 이름도 모르니까요."

하지만 마사는 안경테를 매만지고서 쌓인 책들의 분량을 본다. 조금 피곤해보이지만 그래도 언젠간 작은 정보라도 찾아낼 수 있겠지 하는 눈치다.

239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1:00:03

>>238 마사
어이쿠, 그러셨어? 미천한 내가 미처 그걸 못 알아봤네~? (깔깔 웃는다. 당신한테 권태는 천적이겠고, 권태한테 당신은... 놀리는 재미가 있는 아이, 정도일 것이다.) 심문 때 오가며 보긴 했지만... 사실상 지금이 처음으로 대화하는 거 아닌가? 그런데 벌써부터 미워하면 아저씨 상처받는다? 나잇값 못 하고 엉엉 울 거다? 드러눕는다? 여기서?
(당신도 이미 눈치챘겠지만, 이 사람... 나이를 헛으로 먹었다. '어른답다'와는 전혀 다른 언행을 대놓고 전시한다.)
흐음~ 열심히 하네. 다들 그냥 대충 투표만 할줄 알았더니. (시큰둥한 태도다. 자신은 절대 이럴 일 없다는 듯이.) ... 다른 심문에서도 애매한 게 나오면 그렇게 다 뒤져서 찾을 거냐?

240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1:04:44

(심문 이후 하루가 지나갈 무렵, 하루동안 수감실에서 나오지 않던 옥사나는 느적느적 식당으로 걸어간다. 조금은 지친듯한 모습으로 냉장고를 뒤지던 그녀는 이윽고 주인이 없는듯 잘 봉인된 싸구려 술을 하나 꺼내들고 그대로 주방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라이터가 헛도는 소리. 물고있던 담배를 한숨소리와 함께 다시 담배갑에 넣어둔 그녀는 힘겨운듯 술병을 열었다.)

"후우"

(담배는 없지만 흉내라도 내겠다는 걸까. 그녀는 단숨에 반병을 비워버리고는 머리를 치켜들고 날숨을 뱉어낸다.)

241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1:08:10

>>240 옥사나
뭐 먹지도 않고 바로 깡술 쏟아붇는 거냐?
(술 하나 챙기려고 들어오는 길에 당신을 발견한다. 구석에 앉은 당신을 지나쳐 냉장고 쪽으로 걸어가며 말을 잇는다.)
어제 심문, 힘들었나봐? 되게 여유로운 듯 보였는데.

242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1:08:21

끄응, 천적을 만난 마사가 어쩔 줄 몰라한다. 아까의 기세가 사그라들고 "미천하다고 한 말이 아니에요..." 같은 얘기만 한 뒤 눈을 질끈 감았다가 한숨을 내쉴 뿐.

"나잇값은 이미 못하고 계십니다? 대화는 처음이지만 그전에도 저는 박권태 씨에게서 본 게 많다구요. 재판장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이라든가, 심문에 불성실하게 응했던 거라든가."

팔짱을 단단히 끼고 방어 태세에 들어갔다.

"그러고 보니 서약을 당신은 안 했죠? 옥사나 하네즈카 씨는 읽었던 문구를 박권태 씨는 읽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래서일까..."

그깟 문구 한줄에 사람의 태도가 좌우될 수 있다는 것 같은 태도다. 잠시 생각하듯 안경을 치켜올리고는

"전부는 아니에요. 하지만 옥사나 하네즈카 씨의 심문에서는 모호한 내용이 많았어요. 박권태 씨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요?"

또랑또랑한 눈빛으로 천적을 바라본다.

243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1:12:09

>>241 권태
애들 앞에서 어떻게 힘든 티를 내요.
(그녀 역시 당신을 그리 신경쓰지는 않는 듯 허공을 바라보며 그대로 술병을 비워갈 뿐 대꾸를 하지는 않았다.)
쉽지 않네요. 제가 배배꼬인 사람이라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어제의 그 추출은 제법 아픈 곳을 찔러오더라구요

244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1:13:32

>>240 멀리서 옥사나를 보고있던 마사는 천천히 걸음을 걷기 시작한다. 냉장고에서 간단한 간식거리를 꺼낸 뒤 옥사나의 건너편까지 온 마사는 깍듯하게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옥사나 하네즈카 씨. 앉아도 될까요?"

옥사나가 단숨에 비워버린 술병을 흘깃 본다. 무감한 표정이다.

245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1:15:56

>>244 마사
(은근 슬쩍 시선을 느낀 것인지 슬쩍 비어진 술병을 구석으로 밀어넣고는 평소처럼 웃기 시작한다.)

물론이죠 마사씨. 그런데, 괜찮나요? 이런 시간에 먹으면 건강에 안좋답니다?

246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1:17:35

>>242 마사
나잇값? 하고 있잖아. 이걸 마신다는 건... 어른이라는 뜻이지. (기다렸다는 듯이 싸구려 양주 한 병을 책상 위에 콩 올려놓는다.) 뭐 어때, 그 비둘기가 막지도 않던데. 그리고... 내가 불성실한 것도 맞지만, 네가 오히려 기합이 너무 들어간 거다. 설렁설렁 해. 누가 안 잡아먹으니까. 아마?
(방어적인 태도와 잔소리 몇 마디 정도로는 태도를 쉬이 바꿀 것 같지 않다... 올려놓았던 양주 병을 슬슬 흔들다가, 뒤이은 말에 놀란 듯 눈이 살짝 커진다.)
이야. 그걸 인식했어? 주위 관찰 진짜 꼼꼼히 하는구나 꼬마야. 안 피곤하냐? 읽기 귀찮아서 안 읽었다.
(혀를 끌끌 차며 양주를 한 모금 마신다.)
... 그럼 됐고. (눈을 잠시 감았다가,) 아리송했지. 무언가를 숨기는 건지, 아니면 원래 그리 복잡한 인간인지는 모르겠지만. ... 그런 면에선 내가 진짜 명쾌하게 대답하지 않았냐? 캬. 역시 나야. 말도 잘 해. (...기승전자뻑.)

247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1:19:37

>>245 술병을 감춘 데에 딱히 감사를 표하거나 하진 않는 것 같다. 어쩌면 모르는 척 해주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을까. 마사는 반대편에 구속복이 접히지 않도록 단정하게 앉는다. 그 태도마저 마사라는 인간을 보여주는 듯하다.

"고마워요. 하지만 제가 먹을 건 아녜요. 옥사나 하네즈카 씨, 오늘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았잖아요? 아마도. 식당에서 보지 못했으니깐..."

간식거리를 옥사나와 마사의 중간에 모아놓는다. 왼손을 펼치며 어서 들라는 눈치다.

"뭐라도 먹어야 기운이 나지요."

248 제제 (XbmDT9Col6)

2023-08-08 (FIRE!) 21:20:54

(슬프게 비타민 젤리를 씹으며 구석에 앉아있다. 속았다는 사실도 슬프지만, 젤리가 맛있는 것도 나름 서럽다.)

>>235 박권태
그러한가? 그러면 앞으로도 그대의 말을 많이 들어야 겠군.(아재에게 넌 아재개그 좋아할거 같단 소리를 들은 제제는 그저 해맑게 웃는다.)

키, 킹받?! 이것또한 그대가 말한 '신조'어語인가..! (소동물은 모멸감으로 바들바들 떨었다!) 크흠. 어찌하였든... 그게 왜 맥락이 안 맞는 가?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스스로를 가르킨다.) 그래, 본좌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 귀중한 존재'였다네!

후후. 본좌의 입으로 설명은 한 적 없어 뭐라 할지는 모르겠구만. 뭐, 현재는 그대와 같은 범인이라 다름없다 생각하네만. (은근히 상대을 짜증나게 할수도 있는 말투다. 본인은 그저 싱글벙글 웃고 있지만.)

>>240 옥사나
그거, 그렇게 맛있는 가? (목소리가 들려오면, 제제라는 이름의 소녀가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두 눈은 순수히 호기심을 담고.)

249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1:22:39

>>243 옥사나
아하. 나는 너보다 어른이니 힘든 걸 굳이 숨기지 않는다, 이거인가? 어리광 받아주랴?
(설마 진짜 그러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 낄낄 웃으며 냉장고에서 원하는 술을 꺼내들기나 한다.)
...... 기분 나쁘긴 하더라. 거기 나오는 것들. (자신의 독백을 떠올리자 절로 굳었던 표정을 웃음으로 풀어낸다.) 흐음. 네 심상에 대한 네 감상을 직접 들어보고 싶은데. 말하라고 하면 또 위에 술 꽂아넣을 거냐?
(와인 하나 병째 들고서는 당신 앞에 털푸덕 앉는다.)

250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1:26:44

>>246 "아냐! 아냐! 아니야앗..!!!!"

마사가 양손으로 관자놀이와 뺨을 감싼 채 경악한다. 감옥에 와서 이 정도로 감정을 강하게 드러낸 적은 드물었던 것 같다

"미성년자 앞에서 음주라니 이 무슨 불결한 행동이에요? 거기다 흘리기라도 하면 책이 젖는다구욧! 당장 치우세요!!"

양주를 뺏으려 한다.

"틀린 말도 아닌 것 같지만, 나는 학생회장이니까 그에 걸맞게 행동해야 해요."

흠흠, 학생회장이라는 얘기를 하자 조금 커지는 목소리. 술을 압수하는 게 처음은 아니겠지.

"정말, 박권태 씨는 불성실한 태도를 고쳐주었음 하네요. 감옥이니까 그럴 만도 하지만 본받을 만한 어른은 없는건가요?"

한숨을 쉬며 이런 얘길 하고는 곧 바보같은 소리를 했단 걸 깨달아 사색이 되어 땀을 흘린다. 다들 살인자인데, 뭘 보고 배우겠단 말인지?

"박권태 씨도 제가 느끼기엔 뭔가를 감추는 것 같았어요. 오늘 심문이 예정된 제제 르 귄 씨도 그 태도에 영향을 받지 않을거라고는 얘기할 수 없죠. 제가 대화해 본 결과 그 사람은 대체로 솔직한 것 같았지만요."

애써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려 한다.

251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1:30:09

>>247 마사
(그녀는 조금 놀랐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는 실없이 웃었다.)

아하하...그러네요. 나름 의사였다는 사람이 식사의 중요성을 잊고 있었어요.

(그녀는 감자칩 하나를 집어 자랑하듯이 마사에게 보여주고는 한입에 삼켜버렸다.)

그래도 이정도만 받을게요. 알콜은 생각보다 칼로리가 높다는거 알고 있나요? 이래뵈도 관리하는 몸이랍니다.

>>248 제제
(언제 들어왔는지도 알지 못해 그녀는 조금 당황한듯한 표정이었다. 이내 들고있던 병을 한번 쳐다보고는 구석에다 숨기듯 밀어넣었다.)
18세 미만한테는 맛없게 느껴지는 감미료가 있답니다. 어른한테만 맛있는거에요.

>>249
머리가 딱딱해진 사람들끼리는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거에요. 애초에 흡연실에서 만났는데 이제와서 그런걸.

(얼마 남지 않은 병을 보고는 조금 말을 기다리듯 병을 한손으로 슥슥 돌려보다 이내 어제의 그 심상독백이 생각난건지 급격하게 안색이 나빠진다.)

정신과는 아니었지만, 이런건 절대로 치료에는 못써먹겠다-하는 생각이었으니까요. 트라우마를 직격으로 자극당하는건 솔직히 기분나빴어요. 머리를 헤집어서 싫어하는 것들을 뭉쳐놓은 느낌이라.

(약간 떨리는 듯한 손. 마치 도피처를 찾듯 담배를 다시 꺼내 손에 끼워둔 그녀는 조금 안정이 된건지 침착하게 말하기 시작했다.)

이 이상의 감상을 말해버리면, 결과에 영향을 줄지도 모르니까요. 심문은 어제 끝났죠?

252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1:34:25

>>251 옥사나 하네즈카

"감옥 안이라고 해도 누구라도 몸을 망가뜨리는 건 하지 않았음 하니까요."

침착하게 얘기하는 마사다. 감자칩을 향해 시선이 꽂혔다가 그것이 옥사나의 입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지켜본다.

"술을 많이 마시면 살이 찐다고 하죠? 어쩔 수 없죠. 관리한다고 하니 다행이지만..."

마사는 묶은 머리를 손으로 쳐 뒤로 보내며 고개를 쳐든다.

"관리하는 몸이 언젠가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아깝지 않나요? 원래 이런 얘기를 하러 온 건 아니지만..."

옥사나를 조금은 질책하는 듯도 한 눈빛이 안경 뒤에서 반짝인다.

253 제제 (XbmDT9Col6)

2023-08-08 (FIRE!) 21:34:45

>>251 옥사나
그러한 감미료도 있단 말인가! 신기하군! (순수하게 반짝이는 눈. 스윽, 밀려 멀어지는 술병을 향해 같이 쑤욱, 팔을 뻗는다.)

254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1:47:28

>>252 시미즈 마사

그렇게 생각한다면 마사씨는 투표가 정해졌네요. 만에 하나 누군가가 용서받지 못해서, 나갈 수 없는 몸이 될지도 모르니까요.

(그녀는 부드러운 웃음으로 마사의 말에 화답했다.)

맞아요. 과도한 음주는 성인병의 원인이기도 하니까요. 아직 이곳에서 그정도로 위험군인건 권태씨 정도에... 그 이외에는 세이카양일까요. 이쪽은 조금 본격적인 카운셀링이 필요해보이더군요. 아무도 없는 곳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던가요?

(그녀는 슬쩍 자리에서 일어나 1리터를 조금 넘는것 같은 물병과 작은 잔을 여럿 꺼내왔다. 정신이 멀쩡할때 이야기해야한다는 생각일까.)

마사양, 의외로 어른이라는 건 자기를 해치는 것에서 쾌감을 얻기도 한답니다.

(그녀는 순차적으로 잔에 물을 따르기 시작한다. 열개의 잔에는 중간까지는 점점 많아지다가 다시 적어지도록.)

나이가 들면 점점 개인적인 욕망은 줄고, 끝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되요. '목적'을 잃은 육체가 더이상의 노동을 원치 않는거죠.
저는 지금 여기쯤에 와있어요.
(그녀는 손가락으로 마지막의 잔을 가르켰다. 텅 비어있는 곳.)

그러니, 아깝지는 않네요. 원하는 것은 이루었고, 지금 이 행동은 반사적인 거니까요.

>>253 제제
어허, 안돼요. 어린 나이에 음주를 하게 되면 뇌세포가 파괴된다구요. 심하면 혼수상태에도 빠져요.(그녀는 술병을 향해 손을 뻗는 제제를 타이르듯 병을 전부 비워버린다.))

255 제제 (XbmDT9Col6)

2023-08-08 (FIRE!) 21:53:53

>>254
헉! (알아듣기는 하는 지, 뇌세포가 파괴된다는 말에는 멀뚱멀뚱 바라보다가, 혼수상태에 빠진다는 말에야 사색이 된다.)
으으... 그건 확실히 아니 될세... (포기하고 대신 테이블에 뺨을 기댄다.)

256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1:57:28

>>255 제제
스무살을 넘으면, 이 성분에 대해서 내성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해요. 인체의 신비는 놀랍죠?(그녀는 조금 재미있다는 듯 웃으며 냉장고에서 오렌지주스를 꺼내 제제의 앞에 놓아주었다.)
아직은 그걸로 만족해주세요. 나가게 되시면, 권태씨에게 가르쳐달라고 하시면 어때요?

257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1:58:51

>>254 옥사나 하네즈카

"그것과 판결을 내리는 건..... 다르다고 생각해요. 제 말은, 아직은 생사가 정해지지 않았으니까, 그때까지 되는대로 몸을 관리하고 아끼면 좋다는 생각입니다."

마사는 식은땀을 흘린다. 마사의 안에서는 둘은 분명 구분되어 있다. 무죄 추정의 원칙이란 것을 아직 생각하고 있는 걸까.

"박권태 씨라면 마이페이스 같으니까 제가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네요. 미나미노하라 씨라면.... 전문가는 아니어도 의지해달라고 얘기해 뒀고요."

권태의 얘기가 나오자 질렸다는 듯 한숨을 내쉬는 그녀다. 물을 가져오는 그녀의 행동에 마사의 얼굴은 미묘하게 만족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옥사나에 대한 평가가 올라간 모양이다. 술을 깨려고 한다는 걸 알고 있는지도?

"......옥사나 하네즈카 씨는, 지난 심문 때 인생의 목적을 원한이라 했던가요."

잔을 바라보던 마사의 눈빛이 심각하게 옥사나를 비춘다.

"그런게 목적이라니 너무해요. 그러니까 옥사나 하네즈카 씨의 말은 목적을 이루고 더이상 하고싶은 것이 없으니 죽어야 한다."

마사는 안경을 벗고 주머니에서 꺼낸 안경닦이로 그것을 닦아, 다시 쓴다.

"그런 건, 너무해요. 목적이든 물이든, 새로운 걸 채우면 되잖아요?"

반복. 나쁘다가 아니라 너무하다는 단어를 굳이 쓴 건, 옥사나를 비난하지는 않는 듯한 태도일까.

258 SAMAEL (9vmCfsShPI)

2023-08-08 (FIRE!) 22:00:02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259 SAMAEL (9vmCfsShPI)

2023-08-08 (FIRE!) 22:00:23


이제는 눈에 익기 시작한 그 장소. 의자의 딱딱한 감촉도 불편함으로 느껴지지 않기 시작했다.

"기존 예상보다 훨씬 짧은 간격을 두고 만나뵙는군요. 어서 오십시오. 오늘도 심문이 준비되었습니다."

사마엘이 양측 좌석을 손날로 가리킨다. 배심원은 배심원석으로, 제제 르 귄은 증인석으로.

종이에는 변함없는 선서문이 적혀있다.
배심원한테는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라고,
죄인인 제제한테는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라고 적혀있다.

"준비가 다 되셨다면, 이전과 똑같이 선서문을 낭독해주시길."


【진행에 참고하기 위한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260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01:22

"우,으으..."

261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02:17

이전날들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제 자리에 도착한 마사는 손을 들고 선서한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그리고 자리에 앉는다.

262 제제 (XbmDT9Col6)

2023-08-08 (FIRE!) 22:03:17

(작은 소녀는 평소와 똑같이, 부드러운 미소를 담으며 본인의 자리를 향해 걸음을 옮긴다. 일반인은 흉내내기 힘든, 완벽하게 일정한 보폭으로, 증인석에서 허리를 곱게 핀다. 시간이 되어, 이제는 본인이 이 쪽에 서있게 되었구나. 간수의 재촉하는 말에, 손을 들어 턱을 집는다. 느릿하고 여유롭게, 고개를 기울이는 소녀.)

음, 시작 전에, 내 그대들의 마음속에 정정하고 싶은 점이 있네만. 줄곧 말을 꺼내고 싶었다만, 본좌의 차례가 되어서야 가능하게 되었군.

(작고 고운 손을 앞에 펼친다. 익숙하듯이, 평온한 목소리가 읊조린다.)

살인이란게, 죄이기는 하나?

(맑은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당당히, 그러면서도 당연한 사실을 가르치듯. 설교를 내리는 것이 익숙하다 못해, 그것을 위해 태어났다는 듯. 그래, 필시 그것이야 말로 그녀의 존재 이유이자 숙명. 지금까지 섞이지 못해 드러나는 어긋남이 그제야 제자리에 맞물리듯이 돌아간다.)

죽음은 해방이다. 삶에 불행은 필연이자 전주곡. 죽음이란 그 모든 불행과 불행의 전조를 끊어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므로 죽음을 선사하는 것이야 말로 자비다.

본좌는 용서를 구하자 이 곳에 선 게 아닐세. 애초에 잘못을 한 적이 없으니, 용서를 구하는 것이야 말로 어불성설이지. 하하...

애초에 인간에게 용서나 이해를 바라는 이라니, 웃기지 않는가?

(살포시, 눈을 접어 휜다. 자신이 하는 말의 무게를 깨닫기는 하는 걸까. 수감복 어깨위에 얹은 스톨 마냥 가볍고도 당연하다는 태도이다. 두 눈에 누구는 올곧은 신념이라, 누구는 비틀린 광기라 부르는 것이 그 자리를 잡아 빛난다.)

그럼.

'본좌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한다네.'

내 겸허히, 그대들의 호기심을 성심껏 해소하지. 그대들도, 그대들의 눈을 밝힐 수 있기를.

(제제라는 이름의 소녀는 조소와도 같은 웃음과 함께 대기한다.)

263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03:31

@질끈

"ㅈ, ㅈㅈ... 저는심문에최선을다할것과죄인을즌거에이해진시라게평결할것을엄숙하게선서합니다아아...!!"

264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04:21

"ㅇ,에...?"

265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2:04:27

(조금은 진정이 된 듯 깔끔한 모습, 초췌한 눈도 흔들리는 손도 어디에도 없는 평범한 그녀의 모습이 어쩐지 기묘하게도 느껴진다.)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266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05:32

제제의 발언에 마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간다. 옆에 있던 그저 폭신한 곰돌이 인형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마치 괴수였다는 걸 알게되기라도 한 듯한 표정이다.

마사는 침을 꿀꺽 삼키고 배심원석의 다른 이들을 살핀다.

267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05:58

(평소처럼 선서문에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등받이에 팔을 걸치고 늘어져있던 권태. 제제의 방금 말을 듣고 눈을 찌푸린다.)
허......?
(눈썹을 까딱인다. 이에 대한 추궁은 심문이 시작된 뒤 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268 SAMAEL (9vmCfsShPI)

2023-08-08 (FIRE!) 22:10:25



"흥미롭군요."

탕.
모든 죄인의 집중을 심문으로 돌리기 위한 망치 소리.

"좋습니다.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의 제 1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죄인 제제 르 귄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최선을 다 해 임해주십시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269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11:15

심문이 시작되었다. 마사는 앉은 채로 가볍게 손을 들고 질문한다.

"제제 르 귄 씨는 본인이 신이라고 생각하시나요?"

270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12:22

(책상 위에 발을 올려놔 다리를 꼰다.)
얘야. 꼬맹이. 넌 네가 죽인 사람들한테 자비를 내렸다고 생각하는 거냐? 그들을 죽였기 때문에? (헛웃음 한 번...) 진심으로?

271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12:52

(등뒤로 손을 마주 잡고, 싱글벙글 웃으며 질문에 하나 하나 답하기 시작한다. 단조롭고 부드러운, 아이를 가르치는 선생의 태도로서.)

>>269 마사
'생각한다'이라기 보다는, 신이었지. 그대는 본인이 인간의 아이로 태어났다 생각하는가? 같은 이치 일세.

272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14:13

>>270 박권태
하하, 물론! 내 친히 목숨을 거두어준 자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할 걸세. 오히려 영광스럽다 생각할지도 모르겠군! (싱긋 웃으며. 한치의 거짓도 위선도 없는 진심이다.)

273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14:21

"신이었다 함은, 과거형인데요. 지금은 신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제제의 태도에 반발하듯이 여전히 '생각하느냐'고 묻는다.

...무언의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진다.

274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14:49

"...ㅎ...혹시, ㄱ,그 말을 누구에게서 들었는지... 들을수, 있을까요...?"

@떨려오는 목소리로 질문

275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15:51

>>272 제제
... 중2병을 그대로 맞이하다 못 해 홰까닥 해버렸군. (어이없어 소리 내어 웃는다.)
......
잠깐, 자'들'이라고? 한 명이 아니야?

276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2:15:56

(쾅,하는 소리가 나도록 제 의자의 손받이를 내리치고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평소와는 전혀 다를 바가 없는 평온한 표정이었지만, 목소리만큼은 분노에 차있었다.)

피고...아니 제제 르 귄씨는 지금 이 자리에서 제가 당신을 죽인다고 한다면, 그것은 구원이라며 받아들일 수 있습니까.

277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16:56

>>273 마사
(반발하듯 여전히 '생각하다'라는 어투를 고집하는 모습에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여지지만, 크게 기분이 상한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흐음, 어려운 질문일세. 본좌의 몸은 여전히 신의 그릇이긴하나... 신도 하나 없는 신이란, 여전히 신이라 부를수 있는 존재인가?
더 이상 신의 역활은 수행하지 않느나, 물으면 맞네만.

278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17:07

큰 소리에 놀라 옥사나를 바라보는 마사. 다시 침착하게 제제에게로 시선을 옮기려 하지만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입술을 꾸욱 눌러 문다.

279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18:56

(소스라치게 놀라며 움츠러든다.)

280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19:19

마사는 심각하게 신도라는 말을 곱씹어 생각해본다.

"당신의 신도들을 모두 죽였습니까? 그리고 그건 당신의 집안에서 시킨 일이었나요?"

자그마한 괴리감이 있던 것이 최악의 형태로 맞아떨어져버린다. 처음부터 굽어보는 태도였다고, 제제에게 마사는 항의하지 않았던가.

281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19:40

>>274 세이카
으음? 미안하네만, 내 말 중 어느 말을 이야기 하는 지, 조금 더 명확히 얘기해주게나.

>>275 박권태
(상황에 맞지 않게, 가볍게 토라진 모습. 오히려 소름끼칠수도.)
흐음? 그렇네만. 한 명만 구원하는 신이라니, 그건 신이 아니지 않는가.

>>276 옥사나
(흥분한 모습이 의외인 듯, 그러면서도 즐겁다는 표정이다.)
물론.
앞에 불행이 다가오는 게 뻔하다면, 당연한 일이 아닌겐가. 신을 구원한다니.... 정말 우스운 소리네만.

282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20:02

...... 의사쌤이 꼬마들 놀래켰대요.
(분위기를 살펴 작은 목소리로 장난친다.)

283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21:22

권태의 말에 인상을 쓰고는 꽁한 목소리로 말한다.

"재판장에서는 장난치지 말아주시겠어요?"

...하지만 그 덕에 긴장감은 좀 풀린 듯하다.

284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21:31

>>281 제제
허. 세상에. 맙소사. 학교도 가본 적 없는 꼬맹이가...... (자신의 머리를 거칠게 헝큰다.)
네가 죽인 인간들, 다 몇 명이지? 이름을 전부 다 댈 수 있냐?

285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21:38

ㄱㄱ,그으... 자신이, ㅅ,신이라고 하시는...그 말...

286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22:46

>>280 마사
집안? 아하하! (농담을 들었다는 듯이, 지금까지 중 가장 크게 소리 내어 웃는다.)
시켰다... 라 논한다면, 아닐세. 이 것은 모두, 내 스스로의 의지로, 내 스스로의 독단으로 행한 구원일지니. 위부터 아래까지, 평등하게.
(잠시, 고민하듯 멈칫한다.) 그래, 나를 따르는 신도들은, 모두 내 손으로 숨을 거두었지.

287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24:57

>>284 박권태
(소리내어 웃음소리를 낸다.)

78명.

그리고 그야 물론이지. 그 모두 본좌의 사랑하는 가족. 사랑하는 친구. 사랑하는 지인이었으니. 본좌는 그들의 사랑, 그들의 불행, 고통, 모두 안다네.
아, 허나 그들의 이름을 여기서 다 나열하기엔 시간이 없군.

288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2:25:20


(단언하는 제제의 모습에 어이가 없다는 듯이 한마디 비웃음을 내뱉은 그녀는 주변을 바라보고는 너무 흥분했다는 것을 인지한 듯 주변을 돌아보며 진정시키듯 웃어보이고는 기침과 함께 다시 평소의 목소리로 돌아갔다.)

흠흠, 어른으로서 못보일만한 모습이었네요. 죄송합니다 여러분.
(주로 세이카와 마사를 향해 고개를 꾸벅이며 사죄를 표하고는 한번 권태를 향해 눈치를 주듯 쳐다보았다.)

다음, 질문입니다. 용서받을 생각이 없다면 애초에 여기는 왜왔습니까. 저처럼 타인의 권유도 아니었을텐데요. 그럴만한 인간은 모조리 죽였을거 아닙니까.

289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26:11

"......ㅈ,저... ㅈ잠시, ㄴㄴ나갔다 와도, ㄷㄷㄷ될까요...?"

@숨이 가파르다. 사마엘을 향해 물어본다.

290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26:22

>>285 세이카
으음? 이상한 질문이군. (손을 펴 세이카에게 가르키듯 내민다.)
만일 그대에게, '그대는 인간이라는 말을 누구에게서 들었는가', 하고 묻는다면, 대답할수 있겠나?
굳이 정하자면, 내 주위의 모든 자로군, 그래.

291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27:04

제제의 대답에도 불구하고 마사는 그대로의 표정을 고수한다. 다시 손을 들고는,

"집안에서 시키지 않았다고 주장해도, 집안에서 주입받은 가치관 때문이라면 제제 르 귄 씨의 온전한 독단이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마에서 흘러내린 땀을 팔로 닦는다.

"당신은 학교에 가본 적이 없다거나 하며 속세와 동떨어진 듯한 모습을 보였죠. 다시 묻겠습니다. 당신은 신으로 키워졌습니까?"

292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27:49

나 참, 나한테만 뭐라 그래......
(꿍얼꿍얼.)

>>287 제제
이야아, 큰일났다. 두 자릿수가 넘어간단 얘길 들으니까 너를 용서하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져버렸어. 내 연약한 마음 어떻게 책임질 거냐. 꼬맹아. (부러 더 크게 미소짓는다.)
그러니까 네가 직접 말해봐라. 우리가 너를 용서해야 하는 이유가 있냐?

293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28:53

>>288 옥사나
하하. 우리 모두, 이곳의 '용서'가 보편적인, 감상적인, 진정한 의미의 용서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지 않은가.
본좌가 들어온 이유라면... 그래. 교도소에서는 행할수 없는 일이 있어서 말일세. 여기서 주는 '소원'. 그것을 이용해서 짓고 싶은 매듭이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 혹여나 여기서 고통을 받고 있는 죄인아닌 죄인이 있다면, 본좌가 성심껏 도와야하지 않겠는가.

그것이 바로 신이란 자의 숙명일지어니.

294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29:08

옥사나를 향해 괜찮다는 손짓을 하는 모습이지만, 시선은 아랫쪽을 향해 깔려 있어 그리 좋은 심리상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사마엘을 향한 세이카의 말을 듣고는 걱정스러운 눈빛을 한다.

295 SAMAEL (9vmCfsShPI)

2023-08-08 (FIRE!) 22:29:10

>>289 세이카
(사마엘이 당신을 돌아본다.)
재판장에서 퇴실해야 할 이유를 밝혀주십시오. 생명이나 신변의 위협이 있는 상황일 경우 허가됩니다.

296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30:33

"ㅈㅈㅈ,잠시만... ㅅㅅㅅ숨좀, ㅅㅅㅅ쉬고..."

@숨이 막혀오는듯, 눈물이 차오른다. 숨이 너무 가파르다.

297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30:48

"당신만 지적당할 만한 짓을 하고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건가요?!"

토라진 목소리로 권태에게 대꾸한다. 아이러니하게도, 권태 덕분에 긴장감이 풀리고 있는 것 같다. 긴장되어 굳어있던 어깨가 미묘하게 아래로 떨어진다.

298 SAMAEL (9vmCfsShPI)

2023-08-08 (FIRE!) 22:32:05

>>296
(잠시간 사마엘의 날개가 느릿하게 제자리에서 움직인다.)
허가합니다. 심문에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상태를 안정시킨 뒤 다시 돌아오십시오.

299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32:24

마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세이카를 일으켜세워 제제 르 귄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해주려고 한다. 막으려는 목소리가 없다면 따스하게 등을 토닥여 주려고도 했을 것이다.

"천천히 심호흡, 들이마시고.. 내쉬세요."

300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33:07

... 저래서야 자기 심문 때 말을 할 수 있을지나 몰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세이카를 살피지만 나서지는 않는다.)

301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33:59

>>291 마사
(순간적으로, 비웃듯이 일그러지는 얼굴. 다시 조소를 담은 온전한 '신'의 미소로 돌아간다.)
자네는 생각보다... 음, 조금 더 시야가 밝아졌으면 하는군. 가치관이라. 진리를 가치관으로도 불를수는 있겠지.
그리고 대답하자면, 그렇네만? 그대가 인간으로서 키워졌듯이.

>>292 박권태
(순수하게, 정말로 당연한듯이, 이해가 안 가는듯이, 고개를 기울인다.)
잘못을 하지 않았으니, 용서는 필요없네만.
오히려, 어째서 그리 날을 세우는가? 말했듯이, 내가 행한 것은 죄가 아니라네. 해방.... 그래, 해방이었지.
그대들의 죄도 죄가 아니라 고해주는 것에, 어찌 기뻐하지는 않는가?

흠, 물론, 나를 희생함으로 스스로의 소원을 이루고 싶은 마음이라면 긍정하네만. 그래도, 고작 첫째 심문일뿐이니.

302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2:34:50

>>293 제제
나가면 더 죽이겠다는 말 이외로는 들리지 않네요. 미친 살인마의 헛소리잖아요 그건.

(그녀는 어이가 없다는 듯 자리에 앉았다.)

다음 질문입니다. 가족은 당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까?

(그녀는 호흡이 과해지는 세이카를 보고는 사마엘을 향해 나지막하게 말했다.)

현재 피고의 행동으로 인해 배심원이 원활한 판결이 불가능한 바, 긴급휴정과 피고인에 대한 즉각적인 구속을 요청하고 싶습니다.
세이카씨, 진정하세요. 이쪽을 보고, 저랑 눈을 맞춰주세요. 긴장하지 말고, 숨을 깊게... 깊게쉬도록 해봐요 우리.

303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36:14

비웃는 표정을 잊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거기에 화가 나거나 하는 기색은 없다.

"제제 르 귄 씨의 집안에 대해 더 설명이 필요합니다."

304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36:40

>>296 세이카

(집중상태에서 깨어난듯, 퍼뜩 세이카를 향해 고개를 올린다. 낭패감, 진심가득한 미안함과 걱정이 얼굴을 채운다. 그런 진심어린 마음이야 말로 가증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아, 내 미안하네. 어디가 문제인지는 모르겠네만... 스스로의 심신을 가다듬길 바라네.

(본좌, 여기에 서야해서 도움은 못 주겠지만, 하며 다정한 목소리로 더한다.)

305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37:03

"힉, 힉, 힉, 힉..."

눈물이 살짝 흘러내리며, 세이카도 계속 숨을 쉬려고 노력중이지만, 너무 빠르고 얕다. 몸이 계속 떨린다.

306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37:24

>>301 제제
...... 나는. (짓씹듯이 말하려 하다가, 상대가 아직 미성년자란 점을 상기하고는, 길고 긴 심호흡으로 마음을 진정시킨다. 화 내면 안 된다 박권태. 상대는 내 딸 뻘이다...)
이봐, 방금 네가 옥사나의 질문에 '소원을 이루고 싶다' 어쩌구저쩌구 했었잖냐. 그 말을 뭐 복잡한 거 제치고 보면, 여기서 '용서한다' 판정을 받아 밖으로 나가고 싶다는 말 아니냐? 우리가 네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도와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 이 말이야. 네 소원이 뭔지도 모르는데 말이지.

307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38:46

"ㅈ,죄송...해요... 죄송...죄..."

@진정하려고 노력하면서도, 사과해온다. 마사에게, 옥사나에게, 사마엘에게, 모두에게.

308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39:27

...... 에휴.
(어김없이 술을 들고 오느라 챙겼던 비닐봉투 하나를, 근처의 아무한테 던지듯 건넨다.)
과호흡 오면 종이봉투인데. 여긴 종이봉투가 없으니까 급한대로 이거라도 쟤 입에 씌워줘라. (세이카를 향해 턱짓한다.)

309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40:35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천천히.... 도움이 필요할 땐 기대달라고 했었잖아요?"

다정스러운 목소리로 세이카를 규칙적으로 토닥이려 한다. 느릿하게, 호흡의 리듬에 맞출 수 있게. 느릿한 심호흡의 소리를 같이 내 주는 건 분명 호의일 것이다.

310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40:51

>>302 옥사나
흠? 아하하! 걱정 붙들어시게나. 나의 '살인'은 끝났네. (웃으며 도리질을 하는 제제.)
내 신도들이 이제 모두 세상 사람이아니니, 내 직함의 일은 끝났네. 신도 없는 신은 더 이상 신이 아니니. 음, 인생의 목표를 끝냈다는 기분, 그대로 알지 아니한가? 내 권할 밖의 사람을 건드릴 권리도 권위도 없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저 단순한 궁금증 해소일뿐이라네. 그 궁금증을 해소한 후에는, 뭐, 교도소로 돌아갈까나?

그리고 가족이라. 아마 그렇다 생각하네만. 셍전에도 그리 했고, 내가 해방시켜준 지금은 더더욱.

>>303 마사
그래, 어떠한 설명이 필요한가? 아, 혈연을 얘기한다면, 본좌, 본좌의 부모 두분이었다네. 신도들도 가족이라 보고 있네만.

311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43:43

"후우,후우, 후우...ㅈㅈ,ㅈ, 죄송...해요..."

맺힌 눈물을 닦을 생각조차 못한채, 주변의 도움으로 조금 진정한다.

"하지만... 제제씨가... 기본적인, 그런걸 알지도 못한...그 이유가, 보였다고, 생각하니까... 숨이, 막혀와서..."

312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43:51

"집이든 신전이든, 어딘가에 갇혀 신으로 추앙되며 살았던 건가요?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거나. 신도가 아닌 다른 사람을 본 적이 없다거나...."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말한다.

"제제 르 귄 씨의 부모님은 당신을 신으로 만듦으로서 어떤 이득을 보았을까요?"

313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44:10

>>306 박권태.
아하.
(턱을 매만진다.) 굳이 말하자면. 없지.
신의 소원을 들어주려는 인간이든, 인간에게 소원을 들어달라, 부탁하는 신이든. 허황된 우슷개소리 밖에 되지 못하지 않은가? 진정으로 이야기 하자면, 용서한다는 판정을 받지 못한다면, 나 또한 그리 손해는 아니네만. 그저 그 뿐인거지. 소원은 덤이고.

>>307 세이카
(다정히) 괜찮다네. 곤란은 커녕, 그대를 위한 걱정뿐이라네.

314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45:11

"ㅎ,혹시...그, 종...교의... 제제씨, 밑의...그, 2인자는... 누구였는지...기억하시나요...?"

315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46:16

비닐봉투를 받아들고서 세이카의 상태를 살피는 듯하다.

"저도 비슷한 기분이에요. 많이 힘들다면 의자를 뒤로 하고 가만히 앉아있어도 돼요. 그렇지,"

세이카에게만 들리도록 소곤소곤 말을 해보기도 하고,

"긴장이 풀릴 때까지 음악 얘기를 할까요? 그것도 좋아요. 미나미노하라 씨가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 제게 들려주는 거예요."

316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46:54

>>313 제제
아하. 그래. 그럼 난 널 용서 안 할란다. 내 유죄 판정 받고 구원 받아서 중2병 나은 뒤 환생하렴, 꼬마야. (당신을 향한 입장을 확고히 정하고 나니 태도가 한결 가벼워진다. 책상 위 올려놨던 발끝을 까딱거린다.)
제제 꼬마야. 사람들 죽였을 때 슬프거나 죄책감이 들지는 않았냐?

317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47:41

>>311 세이카
기본적이라... 뭐, 본좌의 무지는, 신으로서의 직함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된 적은 없으니, '기본'은 아니라 보네만...

>>312 마사
하하, 갇힌 적은 없다 보내만? 굳이 밖으로 걸음거리를 할 필요가 없었을 뿐일세.
신도 외의 다른 사람을 본 적은 당연히 있지. 대부분, 후에 신도가 되었을 뿐. 특히 본좌와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말일세. (말에 자부심이 느껴진다.)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득? 재미있는 어휘로군. (잠시 고민 후) 정도政道를 따르고 있다는 충실함? 선행을 함으로서 보는 충실감? 진리를 더욱 더 넒게 퍼트릴수 있다는 충만감?

318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47:51

>>315 "... 이, 이 재판이... 끝나고, 나서로...부탁할게요... 고마,워요... 죄송,해요...

319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50:07

"...ㅎㅎ혹시...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가... 기억나시는, 지..."

320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50:50

"아주 어렸을 때가 기억이 나시나요? 그 때에 떼를 쓰거나 장난을 치거나 했던 적은 없나요. 그럴 때에 주위 반응이 어땠는지 듣고 싶습니다."

마사는 안경을 치켜올리고서 묻는다.

>>318 조금 진정이 된 모양이라 보여진다. 마사는 비닐봉투를 습관적으로 반듯하게 접어 미소를 띈 뒤, 자리로 돌아온다.

321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51:23

>>314 세이카
2인자? 행정이나, 그런 것들은 본좌의 자비로우신 부모님이 도맡아 주셨다네만.

>>316 박권태
그대, 일전에 내게 중2병이란 거짓말을... 흥. 아닐세. 그게 그대의 선택이라면. (가벼히 응하지만, 불만족스러운 얼굴이다.) 어차피 아직 1차 심문이니, 딱히 아직 본좌가 해방 될 날은 멀었네만.
(어르신 마냥 끌끌 혀를 찬다. 앳된 얼굴에 어울리지는 않는 행동이다.)
그대는 그대의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구만... 본좌는 선행을 행했는 데, 어찌 그러한 감정을 느낀다 말인가.

322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2:52:00

죄송할 필요는 없어요 세이카씨. ...슬픈 일이지만 세상에는 저런 것도 존재하는 법이에요. 여기, 손을 좀 잡으실래요? 조금은 안정될지도 모른답니다.
(세이카의 말에는 조금 침묵을 유지했지만 이내 긍정하듯 머리를 끄덕이고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310 제제

헛소리하기는...
(그대도 잘 알지 않냐는 말에 그녀는 조금 당황한듯 보였다. 모든 목적을 잃고, 죽으려 하는 것은 본인도 같기 때문일까.)

독선적이네요. 인간의 자식이면서 신이라느니 헛소리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언어 자체에 어폐가 있지 않나요. 교도소는 커녕, 묘지가 어울리는데... 다음이에요.
도덕성과 주관적 사고, 어느쪽이 중요합니까.

323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53:43

>>321 제제
거짓말이었는데 거짓말이 아닌 것 같다, 야. 아니다. 거짓이 맞을지도. 너는 중2병보다 더 심각한 병이 있어. (자기 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이야... 나도 한 모럴리스 하는데 너는 더 하는구나. 그럼 사람들을 죽이고 나니 어떤 기분이더냐. 즐거웠어? 후련했어? 행복했어?

324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56:13

>>319 세이카
으음, 폭이 너무 넒어서 하나로 답할수 없네만... 음, 세상사나, 하소연이나, 위로나... 그런, 사랑담긴 이야기지. 신이 사랑하는 신도에게 또 무슨 이야기를 하겠나.

>>320 마사
뭐, 평범하게 신의 그릇의 행동거지에 대해 교육받았네만...

(곤란한듯, 잠시 눈썹을 늘어트린다.)

...그대. 아니. 그대들. 혹시 본좌를 무슨, 새장에 갇힌 가련한 공주님와도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겠지?

만일 그렇다면, 오해라고 말하고 싶네만. 본좌가 신도와 함께 한 곳은 그런 곳이 아니였다네. 본좌의 행동을 강제하는 자는 하나 없었으며, 사랑과 웃음, 행복에 관한 고찰이 가득한 곳이었다네. 외로운 자, 서러운 자, 불행한 자들이 모여들어 본좌에게서 마음의 안식을 받았다.

325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56:47

(망설이다, 옥사나의 손을 잡는다. 역시 아직 긴장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는지 잡은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 있다.)

..흐으...아으, 으우....

(역시나... 하지만, 이건, 너무 어려워...)

326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57:28

딬즈니 프린세스 제제 르 귄
(푸핰 하고 웃는다)

327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58:14

"...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도서관이나, 책같은걸, 모른다고, 하셨나요...?"

"그런건... 그런 삶은... 너무, 하잖아요..."

328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58:31

"오해라는 건 당신 혼자만의 생각일 수 있어요."

마사는 꿋꿋이 자신의 생각을 관철한다. 어쩌면 제제보다도 고집스러운 것도 같다.

"어릴 때의 교육은 중요해요? 그럼, 여기 올 때까지 정신과의 의사나 상담사를 만난 적은 있나요?"

329 SAMAEL (9vmCfsShPI)

2023-08-08 (FIRE!) 23:00:16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330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3:01:19

"..아, 아직, ㅁㅁ묻고, 싶은게..."

331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01:57

>>322 옥사나
(콧웃음) 헛소리는 아니네만. 내 어리석은 범인의 무지함을 탓하면 아니되는 것이니.
뭐, 교도소든, 묘지든, 종착지는 똑같지 않은가? (고개를 기울인다. 신이 후에 어디갈지 궁금해하는 자는 처음이다.)
도덕성과, 주관적 사고? 물론 첫째가 아니지 않은가?
아, 허나 그것은 신인 본좌에게 해당되는 사항일세. 그대들과 같은 인간들은, 마음을 따라 걸을 자유가 있으니. 안그런가?

>>323 박권태
으음, 그런 거짓말에는 또 속지 아니 할걸세!
뭐... 본좌의 사명을 행하는 데에는, 선행을 행하는 데에는 큰 기쁨 같은 것은, 본디 느껴서는 아니된 것이라네. 신이 그저 도리를 행한 것일 뿐이니.
(중얼) 신의 감성을 궁금해 하는 것도 처음보네만.
굳이 뽑자면, 신도들이 더 이상 고통 받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위한 안도감? 잘은 모르겠네만.

332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05:41

>>326 박권태
(입술을 삐죽 내민다. 디즈니 프린세스는 뭔지 알기는 하는 모양.)

>>327 세이카
(눈을 동그래 뜨며 손을 내젖는다.) 아아아, 오해하지 말게.
본좌의 곳에선 서재가 있었다네. 책은 매우, 매우 많았고. 본좌도 신의 역활을 수행하기 위해 참고 한 책이 수둑하네.
그저 본좌의 곳을 떠날 이유가 없어, '도서관'같은 곳에 발걸음을 한 적이 없을 뿐이니.

프훗, 그대도 참으로 다정하구만. 신을 위한 걱정같은 하찮은 것도 없는데 말이지.

>>328 마사
그거야, 그대 또한 마찬가지 아닌가? (똑같은 굳건한 태도로 대한다.)
그리고 그런 것을 본좌가 어째서 만냐나 말인가? 의문스런 말을 하는 구나.

333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08:36

오, 벌써 시간이 되었네만. 내 충분히 그대들의 작은 호기심을 해소해 주었으면 좋겠네.

더 질문이 있다면... 뭐, 다음에 개인적으로 해도 될지어니. 우리 모두, 한동안 여기서 함께할 운명이 아닌가?

(눈이 부드러히 휘며, 소매로 작은 웃음소리를 내는 입가를 가린다.)

그리하면, 이것으로 조금이나마 그대들의 눈을 열었으면 하네.

본좌는 살인자가 맞네만, 죄인은 아니니.

-- 그리고 그 것은, 그대들도 마찬가지.

334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3:09:40

>>333 ...죄송해요... 그건...그건, 아니예요...

335 SAMAEL (9vmCfsShPI)

2023-08-08 (FIRE!) 23:10:10


"......"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는 제제를 말없이 바라보던 사마엘. 이윽고 의사봉을 들어올린다.

탕, 탕.

"날이 갈수록 심문의 품질이 좋아지는군요. 덕분에 약간의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데이터도 무사히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1%, 2%, 5%...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게이지바.

"... 오늘같은 사고는 두 번 다시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너그러우나 의무를 져버리지는 않기 때문에."
"다음은 없습니다."

노란 눈동자가 배심원석을 훑었을까,

97%, 98%, 99%...

추출 완료를 알리는 차임벨이 울리고, 사마엘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제제 르 귄의 심상으로부터 『 <Gott Ist Tot> 』가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1심 제제 르 귄 심문을 종료합니다."

오늘도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죄인의 내면을 직접 마주하기 전 들린 목소리였다.

336 SAMAEL (9vmCfsShPI)

2023-08-08 (FIRE!) 23:10:35

심상독백¹ #3 ── 죄수번호 006 제제 르 귄
『 <Gott Ist Tot> 』 (1)

337 SAMAEL (9vmCfsShPI)

2023-08-08 (FIRE!) 23:10:52

심상독백¹ #3 ── 죄수번호 006 제제 르 귄
『 <Gott Ist Tot> 』 (2)

338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3:11:01

유독 기력이 빠지는 심문이었다. 마사는 말없이 제제의 마지막 말을 곱씹는다.

모두가 무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을 때, 제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그건.........

339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3:11:59

"...ㅈㅈㅈ,죄송,합니다..."

340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3:15:41

(그녀는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신을 자칭하는 아이가 여실없이 드러낸 광기 탓인가. 힘이 빠진듯 심상독백을 깊게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때의 내가 그랬듯이 저것이 진정 자신의 심상을 대변하는 것이라면. 놓아두었다고는 하나 의사 나부랭이었던 자신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소녀의 말에 담긴 확신이 일말의 가능성마저 부정해대는 탓에 그녀는 그저 저것을 바라볼 뿐이다.)

341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3:20:33

>>257 마사
말은 감사하지만, 저는 저의 생사를 정해두었답니다. 의사처럼 말하자면, 이미 사망진단을 내려두었어요.
마사씨는 바깥에서는 재판중인가요? 저는 자수해서 이미 사형판결을 받았답니다.
(그녀는 잔에 담긴 물을 하나씩 비워간다.)

권태씨는 그래도 스스로 조절이 되지만 세이카씨는 조금 관리가 필요하니까요. 어린 나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이름이면 충분해요. 저도 멋대로 마사씨라고 부르죠?

(웃으며 답한 그녀는 이내 무언가 결심한듯 잔을 치우고 얼마 남지 않은 술병을 한숨에 비워냈다.)

안돼요. 그런 말이 통하는건 살인을 하기 전까지에요. 수단으로서 살인을 선택한 이상 그에 대한 죗값은 치루어야죠.
게다가 저는 우발적이지도 않고 계획살인이니까요. 그렇게 말해주실 필요는 없답니다.

342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3:29:24

>>341 "확실히, 재판 중이지만 아마도...."

마사는 침을 꿀꺽 삼킨다. 얼굴이 조금 하얗게 변한 것 같다.

"옥사나.... 씨가 그렇게 말한다면 저로서 말릴 방법은 없지만, 그래도 말이죠. 전 어른들이 하는 모든 말을 믿지는 않아요. 어른이라 해도 각자 자신의 삶만 하나씩 살아봤을 뿐이구요?"

하나씩 비워져가는 잔을 바라본다.

"그걸 조절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재판장에서 술을 꺼내다니....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태도였어요."

떠올리니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하다.

"저는 모든 것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계획살인이라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면, 용서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그럼, 혹시, 그렇다면 옥사나.... 씨는 여기 있는 모두에게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술을 단숨에 들이키는 모습에 놀란 듯이 바라본다. 대체 왜...?

"술을 깨려던 게 아니었나요?"

343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29:24

후우.

심문이 끝난 후, 한숨을 쉬며 기지개를 편다. 본인도 생각치 못하게 긴장하고 있었나 보다. 이유는 없을테지만. 스스로의 심상을 이렇게 까발려지는 것은 기묘한 체험이다. 그야, 이해하고 헤아리는 것은 신이 인간에게 행해야 하는 역할이지, 그 반대는 농담밖에 되지 못한다.

옷 매음새를 다듬고 걸음을 앞으로 옮긴다. 제제 특유의, 느릿하고, 규칙적이고, 일정한 박자의 걸음을.

#일단 난입레스 얍

344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3:32:41

>>343 재판장에서 나가 벽에 기대어 생각에 잠겨있던 마사는 제제를 발견한다. 눈은 확실히 제제를 향해 있고, 입도 살짝 벌어졌지만 이내 닫힌다. 상대를 불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는 눈치다. 시선이 이곳저곳을 배회한다.

"...제제 르 귄 씨."

일단은 말을 걸기로 결심했나보다.

"심문, 수고하셨어요."

간단한 인삿말을 건넨다.

345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36:54

>>344 마사

"오! 그대 아닌가!"

평소대로, 부드럽게 휘어진, 호의 가득한 눈매가 마사를 마주한다. 정말 안에서 일어난 것은, 평범한 대화일뿐이었다는 듯이. 평소와 함치의 다름도, 무게감도 없는 인삿말. 그저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하하, 고맙다네. 수고야, 그대들이 더 한거 같네만. 그래도 이렇게 여럿이서 내는 질문은 답하는 건 또 색다른 경험이라 즐거웠다네."

이번 심문으로 다들 스스로의 짐덩이가 조금 더 가벼워졌으면 좋겠다는 둥, 말을 얹는다.

346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3:40:21

>>345 "저희야 앉아서 질문을 했을 뿐이니 괜찮아요. 미나미노하라 씨에게는 조금.... 힘든 시간이었던 것 같지만."

제제를 똑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

"제 살해 또한 구원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크흣, 기묘한 소리가 터져나온다. 갑작스레, 발작처럼. 마사는 제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고 부들부들 몸을 떤다.

잘 들어보면, 예민한 자는 눈치챌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웃음소리의 파편이었다는 걸.

347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3:44:56

>>342 마사
아마도 라는 말은 아직은 확정되지 않았네요.
그거면 된거에요.

(조금 창백해진듯한 마사를 보고 진정시키듯 웃으며 이야기한다.)

아직 학생일때는 어른이 말하는건 전부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법이에요. 저도 한창 학생때는 자주 그랬답니다? 괜히 조금 엄한 선생님이 미워보이기도 하잖아요.
(재판장에서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사를 보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그흐, 그렇네요!!! 어떻게 재판장에서! 뭐 그렇게 따지면 심문당하면서 담배를 핀 저도 조금 그렇네요. 음음, 마사씨는 최소한 저희같은 어른은 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마치 친척의 아이를 대하듯 옥사나는 한 층 편해진듯한 모습이었다. 곧이어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냐는 말에는 조금 고민을 하는 듯 했다.)

그럴리가요. 저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저에게만 하기로 했거든요. 남에게 강요하기에는 정신 나간 사상이잖아요? 반드시 '같은 방식'으로 되갚아야 한다니.
(그녀는 곧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냉장고를 뒤져 술을 가져왔다.)

글쎄, 이러는 편이 용서받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이렇게 말이 휙휙 바뀌는 사람이랍니다 저는. 그다지 믿지는 마세요.

>>343 제제
...고생하셨네요.
(그녀는 소녀를 경멸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인사를 건넀다.)

348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51:27

>>346 마사

으음, 신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인다. 투명한 물에 물감을 떨어트리듯이, 제제의 미소어린 표정에 걱정이 피어오른다.

"그건 그래... 본좌, 그녀를 더 신경써주고 싶었네만..."

후우, 한숨을 쉰다. 세이카를 도와주고 싶은 갈망, 혹은 책임감이 다득한 얼굴이다. 세이카의 생각에 눈이 가라앉는다.
의외로, 마사의 말에는 즉답이 아니라, 곰곰히 생각하고 답해준다. 나름 신경을 써주는 것일까.

"흠. 본좌, 그대들이 한낱 인간으로서, 그러한 책임이나 권위는 없다고 생각하네만..."

"최종적으로 얘기하자면, 구원은 몰라도 해방 시켜 준것은 맞지. 상황은 모르네만, 그 자는 필시 더 이상 무슨 불행도 괴로움도 느끼지 못하게 되었지 아니한가?"

눈웃음과 함께 다정한 어투로 건네는 말이다. 그러다 언제나 상대를 기밀히 관찰하는 제제라 그런가? 마사가 웃음소리를 내는 것을 금방 깨달아, 눈을 동그래 뜨고 고개를 기울인다.

"으음? 본좌가 무언가 우스운 말을 하였는가?"

349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3:53:12

>>347 마사는 불안한 눈빛을 하고있다. 옥사나의 배려에도 그다지 불안감이 가라앉은 것 같지는 않다. 어딘가, 이미 결말을 알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웃을 일이 아니라구요? 전 그 사람에게 정말로 실망했어요. 그런 사람이 배심원으로도 참여를 하다니.... 믿을 수 없어요. 이 시스템에 참여한 것에 후회가 될 지경이에요."

담배에 대해서는 이성을 흩뜨리는게 아니라 오히려 챙기려는 행동이라서인지 더 관대한 것 같다.

"냄새 빼고는 괜찮았어요. 정신나간 사상이라고 생각은 하고 계신 건가요. 그렇다면 그런 사상을 가진 남을 대하듯이 다신을 대하면 어떨까 싶습니다만."

또박또박 할 말을 이어간다. 뭔가 알아차렸다는 듯이 얘기한다.

"옥사나 씨는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해요. 다른 건 몰라도, 그것만은 알겠어요."

숨을 들이키고,

"옥사나 씨에게만 말하는 거지만 전 소원을 이미 정해두었어요. 아무도 저를 모르는 곳으로 가서 새 삶을 시작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다른 삶의 목적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옥사나 씨의 가치관으로 보면 뻔뻔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전, 용서받아 바깥으로 나간다면 옥사나 씨 또한 저 같은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리고선 이마를 괴고서 정수리를 보인다.

"이런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정말로."

350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56:31

>>347 옥사나
(옥사나와 대비되게, 순수한 호의 가득한 시선이 그녀를 향한다. 여기 온 바로 처음부터, 초면인 주제에 모두에 공평히 내주었던 시선이다.)

하하, 마음에 없는 소리는 하지 않아도 좋네. 일단 인삿말은 감사히 받겠네만.

(소리내어 웃으며 손을 내젖는다. 상대를 항시 관찰하는 자로서, 옥사나의 경멸은 쉽게 알아채지만, 딱히 그에 상처받거나 마음 상한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멋모르는 아이를 보는 태도라고 할까. 옥사나 나이의 반도 못먹은 제제라 대비된다.)

흐음, '심문'이란 묘한 기분이구먼. 혹여 그대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본좌, 그대의 심문후에 그리 신경 써주지 못해 미안하네. (오히려 상대를 배려하듯이 내는 말은, 듣는 자로서 불쾌감을 줄만하다.)

351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3:57:27

>>348 "어쩔 수 없죠. 제제 르 귄 씨도 미나미노하라 씨를 괴롭히고 싶어서 그렇게 한 건 아닐 테니까요."

어색하지만, 다독이려는 말투다.

"그렇게.... 생각하는군요."

애써 진정한 마사의 머리카락이 흐트러져 있다. 입가도 미세하게 떨리는 것 같다.

"그게 구원이었다면 저는........ 그때 그렇게 행동했을까요?"

아하하, 왼손으로 입을 가리고 이번엔 틀림없이 웃음소리를 낸다. 눈가가 덜덜 떨린다.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으나 눈물도 맺힌 것 같다.

"비웃으려던 건 아니었어요. 그저, 그저...."

다소 흥분한 것 같다. 그러던 중에도 평정을 찾으려 시도하는 것이 마사답다면 마사답다.

352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00:08:10

>>351 마사
마사의 말에 쓴 웃음을 짓게 된다.

"그대는 정말... 다정하구만."

낮게, 속삭이듯 내뱉는 말. 마사의 서툰 위로가 고마운 듯, 눈매가 곱게 휘어진다. 신이란 것이란, 인간을 대하는 작은 행동에도 주의해야 한다더니, 본인에게는 계속 스스로를 돌아볼 책임감이 있다라니, 생각은 많아도, 굳이 입밖으로 내밀지 않는다. 그러다가 동요하는 마사의 모습에 눈이 동그래지다, 슬픈 듯이 접힌다.

"쉬-잇. 괜찮다네."

세이카의 팔을 도닥이려는 고운 손,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는 걱정어린 시선과 순수한 호의.
몸에 묻어나온 듯한 한 진심어린 무분별한 애정이다. 한편으로선, 제제의 신도들도 이리 대했을까, 하는 궁금증도 품게되는 몸짓이다.

"본좌야, 그대의 상황을 모르니 뭐라 확언이나 첨언은 못한다네. 본좌도 그대의 이야기를 듣고 싶네만, 그대도 필시, 천천히 풀고 싶은 실타래겠지."

"인간은 본디, 볼수 있는 것이 적다고 알고 있네. 그로 행한 일에 그대가 만족감을 느끼든, 후회를 느끼든, 그대는 그럴 권리가 있어. 본좌가 아는 것은 그저, 그대가 행한 것은 죄악이 아니라는 것이지."

불완전한 신의 그릇이라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달콤한 말이며, 타인을 완벽히 내려다보는 태도다. 동시에, 타인을 완전히 긍정한다는듯한 태도다.

그 무엇이든.

353 옥사나 (5Yj2gnYrZI)

2023-08-09 (水) 00:15:21

>>349 마사

"후후, 그래도 권태씨정도면 제가 교도소에서 봤던 사람들중에선 제법 괜찮은편이라구요?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고, 스스로도 다소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중독자는 부정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인지하고 있고 개선의 여지도 있다는 점에서는 전 제법 높게 치고 있거든요!"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마사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가끔 고개를 끄덕이고 평소처럼 색채가 다소 결여된듯한 미소로 화답할 뿐 이야기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이 숨기기는 어려운듯 보였다.

"그래도 역시 미성년자 근처에서 흡연은 조금 그랬네요. 다음번엔 미리 피우고 들어갈게요."

그녀는 자연스럽게 너스레를 떨고는 조금 떨리는 손으로 담배갑을 둘 사이에 두었다. 온지 얼마되지도 않았지만 이미 두개비정도 밖에 남지 않은 것이 그녀는 자랑스러운듯 힜다.

"이것에도 이유가 있어요. 미안해요 마사씨. 자세한 이유는 다음 심문에서 물어봐줄래요?"

그녀는 미안하다는 듯이 빈 잔을 살짝 채워서 마사의 앞에 건내주었다.
술은 아니었고... 언제 가져온건지 모를 오렌지 주스였다.

"가혹해야해요. '의사'가. 사욕에 빠져서, 병원에서 환자를 대놓고 살해한거에요. 직업윤리는 고사하고, 제 기준이라면 인간성에서 탈락이니까요. 그랬다면 최소한 행복하기라도 해야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어요-. 그녀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마사가 말하는 '미래의 일'이 재미있다는 듯이 들으며 두병째를 비워냈다.

"...살아가기만 하는건, 괴로운 일이에요. 그렇다고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을 새로찾는 것은, 강한 사람이나 할 수 있겠죠."

그녀는 웃으며 건배라도 하자며 잔을 들었다.

"어른이 술을 마시는 이유로는 어느정도 납득이 되나요?"

>>350 제제
"그거 다행이네요. 아마 이번이 마지막으로 제가 말을 걸 일은 없을 것 같아서."

그녀는 제제의 모습을 받아들였다. 악의는 없는 순수한 호의가 그녀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흔 여덟명. 숫자를 본다면 가스인걸까.
쓸모없는 생각이 머리를 헤집어 놓는 사이에 들어온 제제의 말에 그녀는 어이없는듯 비웃음을 내비췄다.

"78명을 죽여놓고 그런걸 걱정하나요? 왜, 저도 구원해주시게?"

354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00:16:07

>>352 ".......후우."

죄악이 아니라는 말에 마사는 구원받을 수 있나? 마사의 눈동자가 떨린다. 다정한 그 태도가 여느 때보다 달콤하고 그래서 무섭다. 마사는 벽에 바짝 붙는다. 자기도 모르게. 꼭 주먹을 쥔 손이 가슴 중간께로 간다.

"전, 살고 싶어요."

신도가 되라고 강요하기라도 한 듯한 태도다.

"전, 살 거예요. 살아서.... 살아서 행복하고 깨끗하고 정결하게 살다 가고 싶어. 제게는 죽음이 구원이 아니에요."

마사가 서서히 손을 내린다.

"그렇지만 죽음이 구원인 사람도 있었겠죠. 어쩌면, 당신의 말로 인해 그렇게 믿게 된 사람도 있었겠죠. 그렇지만 그 모든 게 당신의 죄는 아니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마사의 눈이 방어적으로 변한다.

"이곳엔 심리상담가나 정신과 의사가 있었어야 했어요. 그렇더라도 오랫동안 교육받은 가치관을 깨기는 어렵겠지만..... 당신은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자랐다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을 거예요."

제제가 이를 부정할거라는 걸 당연히 알고 있다는 듯이, 숨을 죽이고 그의 반박을 기다린다.

355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00:22:10

>>353 옥사나

"앗... 진심인겐가? 그 것만은 재고해주게. 본좌를 멀리하게 된다면, 본좌가 그대에게 도움을 줄수 없지 않은가."

옥사나가 더는 말을 걸일은 없다는 말에 눈매가 슬피 늘어진다. 상처보다는, 곤란함 가득한 표정이다.

"물론? 본좌는 언제나 불행이 없기를 기원하니... 허나, 그대는 참으로 이상한 말을 하는 군."

펼치듯이 내밀어지는 손. 그 손의 끝은 옥사나를 가르킨다.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고개.

"그대는 필시, 그대의 심문에서, 그러한 '해방'을 원한다 하지 않았나?"

356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00:25:30

>>353 "그나마 듣던 것 중 다행이네요. 의사인 사람이 직접 그렇게 말해주니 설득력도 가구요?"

어쩔 수 없다는 듯, 체념한 눈빛을 한다.

"부디 그래주면 고마울 거예요. 여기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정확히 말하면 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고개를 끄덕이고는, 감사의 말을 하며 오렌지 주스를 마신다.

"복수의 끝은, 허망할 뿐이라고 어디선가 들었어요."

기계적인 목소리다. 시선은 주스를 향해 있다.

"옥사나 씨는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라고 봐요. 나는. 심문에서 자기 자랑을 했던 태도는 어디로 갔나요? 난..... 옥사나 씨가 강하다고 믿고 있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건배를 하고서는 오렌지 주스를 적당히 들이킨다. 상대방을 보면서 말을 잇는다.

"어른은, 생각보다 마음이 약하네요. 옥사나 씨의 사정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었지만.... 어쩌면 이런 생각도 다 오해에서 비롯된 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마사는 오렌지 주스로 취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니, 그 전부터 취해 있었던가? 그러고 보니 알코올에 약한 사람은 냄새로도 취할 수 있다고.... 자신의 행동을 알코올 탓으로 돌리려는 건 아니고?

"으음, 어쨌든 이 얘기는 여기까지만 할게요. 더 해봤자 소용없을 것 같고. 제가 물어보려던 건 기업에 대해서였어요. 지난번 조금 헷갈렸던 게 있어서. 이것도 심문 때 물어보는 게 편한가요?"

착각한 게 여전히 부끄럽기 때문에 빨갛게 된 볼로 흠흠, 괜스레 헛기침을 하면서 오렌지 주스가 든 잔을 만지작거린다.

357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00:31:25

>>354 마사
제제의 잿빛 눈이, 그렇게 멀어지는 마사의 모습을 좇는다. 마사의 불안감을 감지한 것일까, 반 발자국 멀어지는 같잖은 배려도 보인다.

"...그러한가."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다.

"본좌는, 불행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에서 멀어지려는 자네를 이해하지는 못하겠네만..."

눈을 내리깔다, 한숨을 내쉰다.

"더 이상, 신도없어 신이 아닌 본좌가, 그대 스스로 불구덩이로 뛰어들려는 의지를 방해할수는 없겠지."

마사의 삶에 관한 의지를 정면으로 내리찍으려 하지 않는 것은 의외일까? 그저 마사가 '신도'가 아니라 그리 쉽게 내려놓는 것일까. 허나, 물이 아래로 흐르듯, 매일 밤에 해가 아래로 떨어지듯, 잇다르는 제제의 반박 또한 당연히 따른다. 당연스럽게, 저항 하나 없이.

"진리를 교육받은 가치관이라 칭하는 것은 흥미롭네만...마치 물을 '투명한 액체'라고 부르는 것 같아 말일세. 평범한 사람이라..."

그저 어깨를 으쓱인다.

"허나, 본좌는 결국 신의 그릇이지."

358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00:38:26

>>357 대량 학살범...이라 앞에 있는 이 소녀를 두고 말할 수 있을까. 마사는 상대의 말에 제정신을 차리려 유독 애쓰는 것 같다.

........어쩌면 과거에 그녀를 만났더라면.

"절 나방처럼 보고있군요. 불행이라 해도, 맞서서 이겨낼 거예요. 모든 걸 누릴 거예요. 그러지 못한 그 사람들은 안됐지만..."

그 사람들이란 제제의 신도들을 칭하는 모양이다. 결국 이 둘의 관점의 차이는 좁혀지지 않을 모양이다.

"그것과는 다릅니다. 우리의 생각은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릴 것 같네요."

당연히, 그 말에도 반박한다.

"신의 그릇으로 키워졌을 뿐인 평범한 사람입니다."

마사는 빛을 비추는 안경 뒤에서 제제를 오랫동안 바라본다. 말이 통하지 않는 이 소녀를, 피해자라고 불러야 할지 가해자라 불러야 할지 알 수 없는 소녀를.

"더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할 것 같네요."

359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00:59:42

>>358 마사
"그러하다면, 본좌, 그러한 그대의 관념, 그대의 의지, 그대의 그 무모한 용기. 그 모든 것 또한 긍정하겠네."

앞을 가로막는 장해물을 이겨내는 것. 그 것 또한 인간에게만 허락된 아리따운 서사가 아니겠는가.

내리까는 목소리로 조곤조곤, 이야기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본인과 같은 시야를 고유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은 남아있었지만. 혹은, 후에는 이러한 자칭 '진리'를 알아 줄거란 기대감도 있을 수도 있겠다. 결국, 제제 본인만이 알겠지만.

'신의 그릇으로 키워졌을 뿐일 평범한 사람'이라는 말. 제제를 지켜보고 있다면, 그 말에 눈가가 찡그려지는 것을 볼수 있을테다. 여기 오고서 처음 나타낸 진실된 불쾌함, 그리고 가장 큰 방어적 행동이다. 후우, 하는 한숨과 함께, 다시 한번 스스로를 가다듬는다.

"지금이야, 그러하겠지."

본인에게도 해당되는 말이라는 것을 알까? 후후, 고풍스런 웃음소리를내고선, 손을 내밀어 마사의 팔을 토닥이려한다.

"본자가 그대를 너무 오래 붙잡고 있었구먼. 필시, 그대의 피로감 또한 상당할텐데."

다음에 볼세, 하고 다정한 어투로, 신을 자칭하는 소녀가, 올곧은 학생회장에게 고한다. 이 외에도, 하소연하고픈 이야기가 있으면 언제든 찾아오라는 말과 함께.

360 옥사나 (5Yj2gnYrZI)

2023-08-09 (水) 11:45:12

>>356 마사

“너무 그러지 마세요. 여기 있는 어른들은 어찌되건 멀쩡한 사람은 아니니까. 이런 의견도 있구나 하고 흘려 들으면 될 거에요. 그리고 담배는… 노력은 해보도록 할게요.”

쉽지 않은 일이라며 너스레를 떤다.

“어디선가 들었다는 건, 확실하지 않다고도 할 수 있어요.”

비어버린 잔을 손에서 돌린다. 분명 이곳의 온도는 쾌적 한데도 그녀는 손끝이 시린 듯이 양손을 기도하듯이 모으고는 아랫입술을 깨물렀다. 조금은 피가 나도록, 손금이 사라져버릴 정도로.

“그건 어디까지나 마사씨가 생각하는 저에요. 무서운 걸 보면 오한이 들기도 하고, 혐오스러운 걸 보면 이렇게 손이 떨리기도 한답니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사람이에요. 머리로 아무리 이해해봐도 한순간의 감정으로 모든걸 잃어버리기도 하죠.”

옥사나는 마사와 눈을 마주친다. 한잔이 비워 질 때 마다 니코틴이 들어간 것처럼 정신은 조금씩 보통을 향해서 걸어간다.
어른 앞에 선 아이처럼, 그녀는 마시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계속해서 잔을 빙빙 돌릴 뿐.

“…글쎄요. 어린 시절의 일에 사로 잡혀서 좋던 인생을 망쳐버렸으니, 아직 어른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오해라고는 해도 충분히 도움은 됐어요.”

그녀는 감사를 표하는 듯 마사를 향해 고개를 꾸벅거렸다. 조금 피로해진걸까.

“…기업에 대해서는 무어라 할 말이 없네요. 한가지, 확실한 건… 계기는 계기일 뿐 급진적인 행동의 원인이 되지는 않아요. 다음 심문에서 물어줬으면 하네요.”

옥사나의 얼굴은 마치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뜨리기 전처럼 일그러지다가, 순식간에 무표정해졌다.
길게, 조금씩 더 길어지는 호흡을 멈추고 다시 평소와 같은 웃음으로 그녀는 말했다.

“마사씨. 이런 말을 하는 건 조금 그렇지만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심문이 끝나더라도 너무 괴로워하지는 말아주세요. 다른 분이 어떻게 될 지는 모르지만, 저는 가장 보기 싫었던 기억만을 뽑아내 만든 누더기처럼 보였답니다.”

어두운 실내, 그녀는 이제 시간이 되었다는 듯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미안해요. 오늘은 이만 가보도록 할게요. 시간이 너무 늦었네요.”

361 INFO (zSjLNGt8G6)

2023-08-09 (水) 12:11:05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방문 앞에 종이봉투 여러 장을 두고 간 사람이 있습니다. 익명으로 전하길 원한 듯 하여 누가 준비하였는지는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선물은 잘 받으셨나요? 〕
〔 그리고 간밤에 제제 르 귄이 저한테 찾아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소 혹은 장치를 찾았습니다. 음향 장치가 설치된 시설 몇 곳을 안내함과 동시에 mp3 플레이어를 대여하였습니다. 이 사실을 안내드리는 까닭은 해당 죄인이 섭섭하다는 듯한, 혹은 이해가 안 되는 것을 마주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

〔 다음으로는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9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한다: 1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용서한다는 의견이 우세한 옥사나 하네즈카 외, 모두 결과를 예상하기 힘든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네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덧붙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마지막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무사히, 그리고 완벽하게 심문이 마무리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362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15:48:19

>>360 그렇다면 직접 해 본 기분은 다르던가요, 잠깐의 쾌감과 후유증 같은 허무감 이외에 다른 것이 무언가 있던가요, 마사는 묻고싶은 것 같았지만 옥사나의 행동을 보고서 입을 다문다.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자신이 보는 자신과 타인이 보는 자신 중 어느 것이 진실된 나에 가까운가? 라는 질문을 던지거나 답하기도 전에 마사는 옥사나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사실에 가로막힌다.

"감사를 받으려고 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시선을 피하는 마사의 눈이 의문에 사로잡혀 있다. 정말 이런 이야기를 하려 한 건 아닌데, 어떻게 된 걸까. 어쩌면 심상에서 훔쳐보았던 그 단편에서 뚜렷이 알 수 있는 외로움과 고독감만은 가슴을 울렸던가? 비슷한 종류의 책임감을 지닌 사람이 과도하게 부채를 짊어지려 하는 모습이 닮아서? 자꾸만 이유를 찾아보려 해도 말도 안 되는 것들뿐이다. 그런가. 인간이니까, 고장날 수도 있는 것이다.

"..알겠어요. 제가 피곤하게 만든 것 같네요. 다음번에 만난다면 가벼운 사담이라도 나누어요. 전, 평상시에도 타인을 마구잡이로 심문하려 드는 사람은 아니니까. 오해 없었으면 좋겠다구요."

변명하는 마사다.

"노력해 볼게요. 그렇게 말하니 걱정스러워 지네요."

희미하게 웃음을 띈다. 그야 심문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걱정은 하고 있었지만.... 가장 싫은 기억만을 골라 만든 누더기, 그 비유에 가슴이 철렁하는 것 같았다.

손이 조금 떨렸다. 그러나 멀쩡한 듯 옥사나를 배웅했다. 그러고도 오렌지 주스가 남은 잔을 가지고 오랫동안 혼자 앉아있었다.

//괜찮다면 막레로 할게~!~! 어른스러운 옥사나 멋있었어 ^3^~

363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15:50:53

>>361 "음악은 벌써 들어본 걸까요..."

마사는 방송을 듣다가 차분히 눈을 감는다. 심장의 뛰는 소리가 평소보다 빠르다. 기분 탓은 아닐 것이다.

드디어, 내일.

364 세이카-반응 (HYRmXCJCJU)

2023-08-09 (水) 16:02:42

"...흐엣..."

방문을 나서자 마자 보인 종이봉투의 세례에 놀란 그녀는, 그제서야 사마엘의 목소리를 듣는다.

"...이건...므, 읏..."

"...으우..."

조금의 눈물을 보이며 떨다, 이내 눈물을 닦고는 종이봉투를 정리해서 방으로 옮기려 하는 세이카였다.

"... 제,제씨... 방에도, 가보고...싶은데..."

시간이 되려나.라는 말은 살짝 삼키는 그녀였다.

365 제제 (ktYY9rPD1o)

2023-08-09 (水) 21:17:32

>>364

"본좌의 방에 딱히 볼거리는 없네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으로 고개를 들으면, 평소와도 같이, 다정한 미소를 짓고 있는 제제가 서있다.

#난입해도 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질러본다! 아니면 그냥 스루해줘!

366 박권태 (zSjLNGt8G6)

2023-08-09 (水) 21:19:59

>>250 마사
(부러 눈을 크게 떴다가 다시 눈꺼풀 사이 간격을 좁힌다.) 수상해... 왜 그렇게 필사적으로 부정하냐. 설마... 미성년가 음주를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어머어머 세상에. 학생회장이 이런 주장을. 하는 말이 당장에라도 들려올 것 같은 포즈를 취한다. 토끼처럼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양손으로 입을 가렸다는 뜻이다.)
... 앗. 아아악... (당신을 놀리느라 손에서 술병을 놓은 것이 패착이었다. 당신이 들고 간 양주병을 충격과 경악이 뒤섞인 눈빛으로 바라본다.) 안 돼액, 그거 없으면 아저씨 죽는다...!!
(손을 뻗어 술병을 다시 가져가려 해본다.)
왜?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눈을 살짝 찌푸렸다.) 내 말은, 꼬마야. 여기는 학교가 아니라 교도소인데 그 지위를 여기서까지 지켜야 할 필요가 있냐? 벌점 줄 사람도 없단다. 네 말마따나 여기는 본받을만한 사람이 없어서.
(태도를 고치라는 말에는 어깨나 으쓱할 뿐이다. 생각해보겠다고 말은 한다.)
... 그리고 네가 무얼 착각하는 것 같아 정정해주는데 말이다. 난... (무언가를 말하려는 듯 입술을 달싹인다.) ...... 정말 기억이 잘 안 나. 믿든 말든 네 자유지만.


>>251 옥사나
두개골 다 굳었다고 사람 차별하는 것 좀 보소. 뭐, 나로써는 상당히 마음에 드는 대우지만. 나도 의사 양반이 꽤 편하단 말이지. 다른 꼬맹이들과는 달리 말을 덜 골라도 되니까.
(유이한 성인 죄수 동지를 막 대하겠다고 미리 선언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뻔뻔하게 태도를 정한 권태는 와인의 코르크 마개를 돌려 뺀다.)
이야아. 그걸 보고 치료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먼저 떠올리셨나? 직업병이다 그거. 으하하, 확실히 네 말대로 정신병 심화시키기에 딱 좋은 글이긴 하던데!
(유쾌하다는 듯 웃지만 얼굴 거죽 밑에 불쾌하단 감정이 깔려있음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심문은 끝났지만 재판은 안 끝났잖냐. 물어보는 것 정도야 자유지. (술병을 흔들며 능청스레 말하고는) 그리고 재판을 떠나서... 트라우마를 최대 강도로 바로 마주하는 것보다는 그에 대해 털어놓는 게 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 ... 아님 말고. 나보단 의사 선생이 더 잘 알겠지.

367 SAMAEL (zSjLNGt8G6)

2023-08-09 (水) 22:00:00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368 SAMAEL (zSjLNGt8G6)

2023-08-09 (水) 22:00:22


"좋은 밤입니다."

재판장 안으로 발을 들여놓자 사마엘의 태평한 인사가 날아온다. 언제나 그러했듯 무감하고 무심한 어투다.

"벌써 네 번째 심문일이 되었군요. 이제는 많이 익숙해지셨습니까? 그렇다면 좋겠습니다만."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사마엘의 말대로, 두 문장은 귀와 입에 익어 우리한테 점점 가까이 들러붙는 것만 같다.

"전원이 선서문을 낭독한다면 시작하겠습니다."


【진행에 참고하기 위한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369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2:01:56

이제는 물 흐르듯이 제 자리를 찾아가는 마사다. 오늘은 심문이 진행되는 동안 마실 생수 한 병도 준비해왔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손을 들고 딱딱한 목소리로 선서한 마사는 제자리에 단정히 앉는다.

370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2:02:18

(심드렁하게 걸어 스스로의 자리를 찾아간다. 언뜻 지루해하여 보이는 거 같기도, 평온하게 보이기도 하는 모습이다. 일정한 박자의 걸음걸이로 걸어가 선서문을 눈에 담는다.)

본좌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할세.

371 옥사나 (5Yj2gnYrZI)

2023-08-09 (水) 22:03:02

(이제는 익숙해진 탓인지 한층 편안해진 듯한 모습의 옥사나, 조금 걱정스러운 듯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 선언문을 읽는다.)

저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372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03:34

"으,우..."

"전....전..."

두려운 듯 떤다. 역시나 시선이 몰리는 것은 힘들다. 하지만...

"저, 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정말 조용한 목소리

373 SAMAEL (zSjLNGt8G6)

2023-08-09 (水) 22:04:38


의사봉을 한 번 내리친다. 언제나 그랬듯이.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제 1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죄인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기를."
 

374 SAMAEL (zSjLNGt8G6)

2023-08-09 (水) 22:04:55

375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2:05:11

(조곤조곤, 속삭이듯이 세이카를 향해 미소를 보낸다. 처음이와 같이, 호의어린 시선이다.)

힘내는 것 일세. 본좌, 그대를 응원하고 있나니.

376 SAMAEL (zSjLNGt8G6)

2023-08-09 (水) 22:05:14


377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2:06:58

자아, 그럼 시작하지. 본좌, 본좌의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하여 이 자리를 이용하겠네.

그대는, 그대의 행위가 죄라고 보고 있나?

378 박권태 (zSjLNGt8G6)

2023-08-09 (水) 22:07:54

(킁... 코를 한번 훌쩍이고는) 꼬맹아. 난 네가 네 부모님을 죽인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아는 게 맞니?
(여느 때보다 더 부드럽게 조곤조곤. 당신을 놀래키지 않으려는 것 같다.)

379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08:24

>>377 "... ㄴ,네.... 죄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380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2:08:39

단도직입적으로 묻고 싶으나 상대가 세이카란 사실이 마음에 걸리나 보다.

"지난 방송에서 미나미노하라 씨의 좌석 이름표를 적어놓은 것은 본인인가요?"

오늘은 곁가지부터 물어볼 작정인 것 같다.

"혹시 미나미노하라 씨 외에 불리고 싶은 이름이나 별명이 있나요? 그렇다면 그걸로 불러 드리지요."

사뭇 부드러운 목소리다.

381 옥사나 (5Yj2gnYrZI)

2023-08-09 (水) 22:10:43

(그녀는 고민하듯이 입술을 깨물더니 이내 세이카를 보며 웃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질문을 시작한다.)

조금 힘들더라도 제대로 대답해주셨으면 해요 세이카씨. 당신이 제일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382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12:42

>>378 "...읏, ㄱ,그... 기억에는... 없지만... 네... 그렇, 대요..."

고개를 숙이고, 자그마한 목소리로 답한다.

>>380 "... ㄴ,네... 그냥...세이카로...좋을거, 같아서..."

이미 세이카의 눈에는 눈물이 고여있다.

383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2:13:37

흐음. (고개를 느리게 끄덕이고선, 턱을 괸다.)

와보니, 여기 인원들도 뭔가... 가지각색의 이유로 살인을 하는 모양이더군. 주로 원한, 미워하는 마음에서 우러난...

그리하면 그대는 '어째서' 살인을 했는가?

384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14:18

>>381 "ㄱ, 가장...두려워 하는 거...?"

"... 그, 잘, 모르겠, 는데..."

너무 많다. 지금 이 상황. 살인. 술. 담배. 관심. 무관심. 외로움.

385 박권태 (zSjLNGt8G6)

2023-08-09 (水) 22:14:38

>>382 세이카
기억에 없구나~ 그렇구나~ 아저씨랑 똑같네. 그렇지?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농담을 하려던 모양인데 내용이 이래서야...)
있지, 그러면 그 날에 다른 일이 무엇 있었는지는 기억하니? 사소한 거라도 좋아.

386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2:15:15

기억에 없다, 권태와 같은 이야기지만 세이카가 술을 마셨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럼, 세이카 씨로 부를게요. 세이카 씨, 살해 당시의 정황에 대해........"

눈물이 고인 것을 보고 머뭇거리다 말을 바꾼다.

"....말할 수 있는 부분까지만 말해주시겠어요?"

무리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어투다.

387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15:22

>>383 "... 모르겠, 어요..."

"저도, 왜 했는지... 왜... 죄송해요, 그, 도움이 안되는거 같아서..."

388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2:15:42

...아. 무리하지는 말게.

(눈매가 쳐지며, 걱정어린 표정으로 변모한다.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더 부드러워진다.)

조금 더 좋은 이야기를 할까. 그대가 용서를 받는다면, 그대의 소원으로는 무엇을 빌 것인가?

389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18:20

>>385 "... 그날... 아침에, 일어나서... 샤워하고, 청소하고...학원가고..."

>>386 "... 아빠가... 집에 들어왔는데... 그때...그때 제가......"

"... 제가, 뭘, 했었을거예요...나쁜 짓, 저도, 기억은 안나지만...그랬을, 거예요..."

"... 소리지르고...술 냄새... 욕하고... 으,읏...으우..."

390 옥사나 (5Yj2gnYrZI)

2023-08-09 (水) 22:19:02

>>384 세이카
아, 괜찮아요. 보통은 무엇이 두려운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너무 긴장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그녀는 이해한다는 듯이 웃어보였다.)

힘들다면 대답해주지 않으셔도 되니 다음 질문을 좀 해볼게요. 부모님들과의 관계는 어땠나요? 그리고 어떤 분들이셨나요?

391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2:20:49

나쁜 짓이라고 하지만, 이유없이 부모님에게 괴롭힘 당한 것에서 이유를 찾으려는 시도일 수 있다.

"어머니는 그때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392 박권태 (zSjLNGt8G6)

2023-08-09 (水) 22:20:49

>>389 세이카
.............
(잠시 하늘 보고... 땅 보고... 하늘 봤다가... 세이카를 본다.)
그렇구나. 평소같이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아버님께서 그렇게 행동을 하셨구나? 많이 무서웠겠네~
그러면 꼬마야, 돌아가신 분들께 무슨 말을 하고 싶니?

393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21:56

>>388 "용서를... 받을수, 있을까요...제가, 용서받을, 자격이...있을까요..."

>>390
"ㅊㅊ,ㅊ,착한 분이셨어요, ㅇㅇ유명한 ㅂㅂ분이시고, ㅅㅅ상냥하고, ㅈ잘해, 주셨고... ㅎㅎㅎ학원도, 보내, 주셨, 고... ㅈ,제가 잘못한거예요, 제가 나쁜거예요, 제가, ㅈ, 제가..."

@숨이 가파라오르다, 이내 가지고 온 종이봉투를 들고 숨을 들이키려한다.

394 박권태 (zSjLNGt8G6)

2023-08-09 (水) 22:23:48

어이구... 야... 고생하네...... 하......
(착잡한 마음에 술을 위에 때려붓고 싶은데... 이런 아이 앞에서 술을 마실 정도로 양심 없는 인간은 아닌지라... 그냥 이마 짚고 하늘이나 보고 있다.)

395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25:16

>>391 "어머님도... 좋은, 분이셔요... 똑부러지고, 상냥하고, 이야기, 잘 들어주시고. 그럴, 거예요...ㄴ, 내가 잘못한거예요..."

>>392 "... 죄송합니다...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저는, 저는 그런 짓을 하려고 한게 아니였어요...전, 착한 아이이고 싶었어요, 정말로...정,말로..."

396 박권태 (zSjLNGt8G6)

2023-08-09 (水) 22:27:04

>>395 세이카
아가야. 아, 아니지, 꼬마야.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다가) 너는 네가 착한 아이여야 한다고 생각하니?

397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2:27:40

(세이카의 말에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다, 고개를 끄덕이며 잔잔한 미소를 띄운다.)

분명 그럴걸세. 그야, 그대가 잘못한 것은 없지 않은가. 그대가 죄악감에 이리 떨 이유는, 단 하나도 없다네.

(그저 그 부모란 자를 편히 해주었을 뿐, 이라고 속으로 생각하며 말을 잇는다.)

그리하다면 말일세, 스스로가 '왜' 잘못했다고 보는가? 용서 받지 못할, 그대가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

398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2:28:20

동정과 꺼림칙함이 섞인 복잡한 얼굴로 앉아있던 마사는 조근조근, 하지만 또렷이 말한다.

"하지만 보통 술을 마시고 욕하고 소리지르는 사람을 좋은 부모라 하진 않아요. 이건 세이카 씨를 비난하려고 하는 말은 아녜요."

마사의 시선이 재판장 구석으로 쏠렸다. 다시 그녀는 묻기 시작한다.

"당시에 부모님 외에 집에 있던 사람이 또 있었나요?"

399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28:21

"... 착한, 아이이고, 싶어요... 착한 아이가, 착하지 않으면... 등을 돌려, 다들, 싫어해... 또, 혼자가 돼..."

400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2:29:41

아, 조금 궁금한게 있네만. 기억이 안 난다 했지... 그전에도, 이런 식으로 기억이 끊긴 적이 있는겐가?

401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2:30:14

착하지 않으면 다들 싫어한다는 말에, 마사의 입가가 삐뚜름해졌다가 다시 돌아온다.

그러나 표정의 변화 외에 별다른 반박의 말은 하지 않는 것 같다.

402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30:16

>>397 "... 전... 그 사건이...있던 이후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행동했다고...경찰 아저씨가 말했, 어요..."

"전...진짜, 안보였는데...그저...비오는, 날이였는데..."

>>398 "...없었을, 거예요...저랑...어머니...아버지..."

403 옥사나 (5Yj2gnYrZI)

2023-08-09 (水) 22:30:28

>>393 세이카
(과호흡이 온 세이카를 보고 순간적으로 당황했으나 이내 정신을 차리고 세이카를 똑바로 보며 조금 크게 소리쳤다. 다가갈 수 없는 탓일까 자리에서 일어나 조금 다급하게 나갈 수 있는 곳까지 내려간다.)

깊게 숨을 쉬세요. 정신을 놓치 마시고 천천히... 머리속으로 숫자를 세는 거에요. 홀수에 들이쉬고 짝수에 내쉬는거에요.

(세이카의 상태를 바라보다 주변이 조금 진정된 듯 보이니 다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괜찮아요. 아직 정해진 건 없어요 세이카씨. 여기서는 착하지 않아도 되고, 애쓸 필요도 없어요.
조금 진정이 되었나요?

404 박권태 (zSjLNGt8G6)

2023-08-09 (水) 22:30:34

(마사의 말이 끝나자 헛기침을 한다.)
(커흠. 커흠.)

>>399 세이카
착한 아이가 아니라고 해서 반드시 사람들이 다 떠나는 건 아니야.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하구나. (뜸.) 예전에 나쁜 짓을 한 적이 있니? 그러니까, 여기로 오게 된 살인 외에.

405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31:07

>>400 "... 모르,겠...어요..."

"... 없는지...아니면...그거 자체를 내가 또 기억, 못하는,건지..."

406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2:32:09

"부모님의 사망 이후 얼마나 지난 뒤에 경찰이 찾아왔나요?"

마사는 안경 뒤에서 눈을 빛내며 묻는다.

"경찰에 신고한 사람이 누군지, 그리고 어떻게 신고하게 되었는지 알고 있나요? 시끄러운 소리가 났다든가..."

407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33:55

>>403 "... 흐우...죄,송...해요..."

@진정하려 하지만, 역시나 그 이야기로 인해 손이 새하얗다.

>>404 "어머니, 말씀...안 듣고... 혼나고..."

@부들부들 떨린다.

408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2:34:59

권태의 헛기침에 마사는 그쪽을 흘겨본다. 아직 욕을 하거나 난장판을 피우는 걸 본 적은 없지만 찔리는 게 있나 보죠? 하고 묻기라도 하는 눈빛이다.

409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2:35:13

흠. 그리하군.

그대는, 평소에도... 스스로의 행동이 어땠는지, 기억에 의존하기 보다는 타인에게 전해듣게 되는 일이 많나?

(예를 들어, 뭐, 딱히 기억에 없는 일에 대해 면박을 받았다던지, 말일세. 부모로든, 또 다른 타인으로 부터든, 이라 덧붙힌다.)

410 박권태 (zSjLNGt8G6)

2023-08-09 (水) 22:36:28

>>407 세이카
... (당신을 향한 공격으로 들리지 않도록 고개를 옆으로 돌린 뒤.) 나 참, 허 참. 그게 잘못한 일이면 나는 진작에 무기징역 받고 감옥에서 썩고 있었을 거다. (이미 감옥이다.)
얘야. 우리가 너를 용서하길 원하니? 아니면 용서하지 않기를 원하니?

411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36:32

>>406 "읏...저도...잘... 학원에서...돌아오니까...저를... 체포하셔서...무슨, 이야기를,하셨더라..."

조금 숨이 차오르는 세이카.

"죄송해요, 죄송,해요, 기억이, 기억.이..."

추운 곳에 있는 것 마냥 떨고 있다...

412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38:00

"... 용서...받을 자격은...없다고...생각,해요...이미... 제가 아는 사람들...모두가...저를..."

413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2:38:33

입을 살짝 벌리고 세이카를 살펴보던 마사는 손을 들어 사마엘의 주의를 끈다.

"세이카 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니 대신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요? 신고자가 누군지, 경찰이 출동한 사유가 무엇이었는지 만이라도."

414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2:38:37

괜찮다네. 여기에 그대를 타박할 사람은 없으니.

(눈웃음을 지으며) 애초에 다 같은 살인자 아닌가.

415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38:37

>>409 죄송,해요... 그것도, 기억이...잘, 안 나는데...

416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2:41:21

아, 내 확실히 하고 싶은게 있네만. 그대가 목숨을 거두었다 하는 자는, 양친이신가?

(속닥이듯) 그대만 괜찮다면... 그들의 시신의 모습을 알고 있는 지 알고 싶군. 사건 후로 라도.

417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2:41:28

다 같은 살인자라는 말에 마사의 어깨가 순간 흔들린 것 같다.

"말을 안 들어 혼났다고 하는데, 세이카 씨의 부모님은 보통 어떤 지시를 하셨죠? 착하다, 나쁘다는 말은 추상적이에요. 구체적으로, 숙제를 잘 하기라든가, 학교를 마치면 곧장 귀가하라든가. 그런 식으로 바라는 게 있었나요?"

418 SAMAEL (zSjLNGt8G6)

2023-08-09 (水) 22:41:33

>>413 마사
......
(마사를 한번 본 사마엘. 자신 앞의 노트북 모니터를 살펴보고는,)
원칙적으로, 간수장은 심문 중 정보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해당 정보가 필요한 사유를 말씀해주십시오. 검토 후 그 사유가 타당하다면 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419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41:38

>>414 (그 한마디는 가볍게 던져졌지만, 세이카는 그렇게 느끼지 못한 듯하다. 웅크려 앉아,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다.)

420 옥사나 (5Yj2gnYrZI)

2023-08-09 (水) 22:42:20

>>407 세이카
(그녀는 당신을 진정시키듯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다정하고 느릿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괜찮아요. 조금 다른 질문을 하도록 할까요? 혹시 장래에 되고 싶은 것이 있나요? 저는 어릴때부터 의사가 되고싶었답니다.

421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43:51

>>416 "-"

@말이 나오지가 않는다. 말해야 하는데. 기억나지도 않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어째서? 숨이, 또 숨이 막혀와. 숨기면, 안되는데. 제발,기억해야해. 나쁜 아이가, 되는건, 싫어-

422 박권태 (zSjLNGt8G6)

2023-08-09 (水) 22:44:34

(팔짱을 낀 채 다리를 꼰 상태로 발끝을 까딱거린다.)
아가야. ... 아잇, 자꾸 아가라고 하네. 꼬마야. 어릴 때 가장 즐거웠던 추억은 무엇이었니? 기억이 나니?

423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2:45:03

>>418 "경찰이 출동한 사유가 소녀의 비명소리나 소음 때문었다면 세이카 씨는 학대를 당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는, 누군가 낯선 사람이 세이카 씨의 집 창문으로 나오기라도 하는 걸 본 누군가가 신고했다면 세이카 씨가 살인자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 외에 신고한 자가 중요한 이유는 그 사람이 세이카 씨에게 뒤집어씌웠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사는 양쪽 팔을 방어적으로 감싸안는다.

424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46:37

"... ㄴ..."

@떨다, 떨고 있다가... 굳어버린다.

"냉, 장고..."

425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2:46:57

이런. (씁쓸한 낭패감이 눈을 스쳐간다.) 내 그대를 그렇게 압박할 의도는 없었네만... 사죄하지. (입을 소매로 살포시 가리며 눈을 내리깐다. 보이는 진심어린 미안함, 걱정이 가증스러워 보인다.)

굳이 무리해서 기억을 꺼낼 필요는 없다네. 어차피 중요한 것도 아니니. 그렇지 아니한가?

다른 생각을 하지. 그대는 그대를, 현재 어떠한 사람이라고 보는가?

426 SAMAEL (zSjLNGt8G6)

2023-08-09 (水) 22:48:00

>>423 마사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이는 밀그램 시스템이 보증하는,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그러니 오인체포와 누명의 가능성은 지운 채로 심문에 임해주시길 바랍니다.
(이상하리만치 확신에 찬 목소리로 대답했다. 결국 사마엘의 대답은 '정보를 제공할 수 없음'이었다.)

427 박권태 (zSjLNGt8G6)

2023-08-09 (水) 22:48:58

냉장고......? 그건 무슨 말이니? 어느 질문에 대한 대답인지 잘 모르겠는데. (눈 깜빡.)

428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2:49:12

"흐응...."

마사는 불만족스럽지만 그럭저럭 납득한 듯하다.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는,

"알겠어요. 어쩔 수 없죠."

429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53:08

눈을 질끈 감고, 손을 꽉 움켜쥔채 이야기를 계속한다. 여기서, 더 폐를 끼칠수는 없어.

그 움켜진 손에서, 피가 살짝 나오고 있는 것을 무시한채, 최대한 답한다.

>>417

"... 학교에서 성적, 상위권... 학원에서, 도착한, 후에...전화하고..., 폰, 꺼놓고 있기, 끝난 후에, 곧장, 집에 오기... 음악...절대 듣지...말기...그러...ㄴ...?"

>>420

"의학... 쪽이 되어...야 해요... 되고 싶은건...상관이...없어..."

>>422

"... 아버지랑...같이 갔던, 콘서, 트..."

>>425

"그런, 아버지랑, 어머니를... 죽여버린... 패륜아..."

430 옥사나 (5Yj2gnYrZI)

2023-08-09 (水) 22:53:21

냉장고...? 그 미안해요. 제대로 알 수 없네요. 제 질문에 대한건가요?

431 옥사나 (5Yj2gnYrZI)

2023-08-09 (水) 22:54:33

>>429 세이카

...중요하답니다. 의학에 관계된다면 더더욱. 되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의사가 되면, 사고가 일어날지도 모르니까요.
정말로 원하는게 있나요?

432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2:54:46

"아버지, 어머니가 가장 자주 했던 말은 무엇이었죠?"

마사는 시계를 흘끗 보고 묻는다.

433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55:18

>>427 "경찰, 아저씨가...심문할, 때... 냉장고, 안에... 어머니랑...아버지가..."

@숨이 또 가빠진다.

"...기대따위...하지, 않는거...알고, 있어요...제발...그만 말해줘..."

@갑자기 머리를 감싸쥐더니 중얼거리는 말. 딱히 누구를 향한 말은 아닌거 같다.

434 SAMAEL (zSjLNGt8G6)

2023-08-09 (水) 22:55:35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435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2:57:47

>>431 "... 제, 생각은...상관, 없어요...저는...되어야만...해요..."

>>432 "... 아버지랑은...말을 자주...못했지만...어머니가... 착한, 딸이 되어야...한다, 고..."

그 말 이후, 무너지고 마는 세이카였다.

436 SAMAEL (zSjLNGt8G6)

2023-08-09 (水) 22:58:36


탕, 탕.
죄인의 무너짐과 함께 사마엘이 경쾌하게 의사봉을 내리친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오늘도 멋진 심문이었습니다. 부족함 없는 독백을 추출할 수 있겠습니다."

기분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마엘의 기분이 좋아보인다.
우리 모두가 지닌 감정들과는 상반되게도.

97%, 98%, 99%...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심상으로부터 『 비 오는 어느 날 』이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1심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심문을 종료합니다."

그 말과 함께, 세이카의 마음이 스크린 가득 펼쳐진다.

437 SAMAEL (zSjLNGt8G6)

2023-08-09 (水) 22:59:05


심상독백¹ #4 ── 죄수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 비 오는 어느 날 』
 

438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2:59:57

흠.

(작은 소리와 함께, 팔짱을 끼고선 스크린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439 세이카 (HYRmXCJCJU)

2023-08-09 (水) 23:02:17

그리고, 말그대로 정신을 잃은 채, 심문석에서 앞쪽으로 떨어지려는 세이카였다.

440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23:03:07

"세이카 씨!!!"

심문석으로 뛰쳐나가 세이카를 받쳐주려 한다.

441 세이카주 (HYRmXCJCJU)

2023-08-09 (水) 23:05:43

받쳐진 그녀의 이마는 뜨거웠고, 손 발은 극도로 차가웠다.

정신을 잃은 그녀의 죄는, 추출된 마음으로 펼쳐져 있었다.


그녀는, 용서될 자격이 있을까.


그것에 대해서는, 저들의 선택에 달려 있겠지.

442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3:06:34

>>439 세이카

(시야 곁에 작은 움직임.)

...!

(굳은 채 그러는 세이카를 두눈 크게 뜨고 바라본다. 그녀를 받아 줄수 있는 수초가 지나서야 움직이는 몸. 넘어질뻔 하지만, 곁으로 달려나간다.)

괘, 괜찮은겐가?!

443 박권태 (zSjLNGt8G6)

2023-08-09 (水) 23:11:36

>>438 제제
...... 재밌게 읽는구나, 꼬마야? (심문 때 썼던 말투가 아직 입에 붙었다. 어색한 어투로 말을 걸고는.) 너는 저것도, 잘못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냐?


>>439 세이카
... 책임감이 강하구나, 꼬맹이. 심문 중에 쓰러지지 않은 건 칭찬해주마. (이상할 정도로 그 수준이 높기는 했지만, 장한 건 장한 거니까. 정신을 잃은 모습을 보고 잠시 눈을 꾹 감았다.)
...... (자신의 팔을 코에 가져다대 냄새를 맡는다.) ... 큰일났네. 나한테 술냄새가 나는지 안 나는지 모르겠어. 술냄새 붙으면 싫어할 것 같은데... (성인 남성인 자신이 옮겨야 할텐데. 이걸 어쩐담. 세이카를 내려다보며 안절부절 못 하고 서있기만 한다. 우유부단하기는.)

444 세이카주 (HYRmXCJCJU)

2023-08-09 (水) 23:12:58

(숨이 아직 가파르다. 손톱이 파고 들어 피가 난 손이 잩게 떨린다.)

(그 말에 대답은 불가능했다. 정신을 잃어버린 상황이여서...)

445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23:18:18

윽....

(의외로 크게 동요한 모습이다. 지금까지 보인 모습에서 제일로. 허나 그것도 잠시. 창백한 얼굴에서 식은 땀을 닦아내고, 작은 숨을 들이키면, 다시 침착하고 고요한, 잔잔한 호수같은 심려만을 보인다. 스스로의 편헙한 몸으로는 도와주지 못한다는 것은 뼈저리게 알고 있어, 곁에서 손으로 세이카의 소매를 붙잡고 있기만 한다.)

...

>>443

(들려오는 목소리에 눈을 동그래 뜨며 곁으로 고개를 돌린다. 눈이 마주치자, 꽃이 피어나듯이 화사한 미소가 펼쳐진다.)

그대 아닌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일관적인 호의어린 미소다. 달라진 건 하나도, 정말 하나도 없다는 듯이. 꼬마는 아니네만,이라 가벼히 말하고선 펼친 손을 스크린에 향해 손짓한다. 말에는 끝없는 확신감, 그리고 티끝 만큼의 조소가 담겨있다.)

물론.

446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01:16:23

조금의 시간이 지난후, 세이카의 방.

세이카는 마사와 옥사나의 케어를 받고, 누운채 잠들어있다.

...아니, 악몽을 꾸고 있는듯, 식은땀을 흘리며 떨고 있다.

//누구나 이어도 되는 이런 내용으로 놔두고 내일 답하도록 하게써!

447 제제 (VqVBJz80K.)

2023-08-10 (거의 끝나감) 01:40:54

>>446 세이카
여기까지 따라왔지만, 간병 같은 건 건드려본 적도 없는지라, 다른 이들이 해결하는 동안 곁에서 서성거리기 밖에 못한 제제. 가만히 바닥에 정갈히 앉아있었지만, 세이카가 떠는 모습에 두 눈이 깜박인다. 눈살을 모으며, 잠들어 있는 세이카 옆에 다시 다가가 곤란한 표정으로 곁에서 무릎을 꿇는다. 악몽을 꾸는 사람은 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른다.

일단 손으로 작게 토닥이며 곰곰히 생각하다, 세이카가 음악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기억한듯, 주머니에서 MP3를 꺼낸다. 음악을 들려줄 생각일까? 다만... 아무리 만지작거려도 그 조작법을 알아내지 못한다.... 그렇다. 제제는 애초에 건네 받은 MP3를 어떻게 쓸 지도 몰랐다... 추욱, 어깨를 늘어트리며 다시 내려놓는 제제.포기할수 밖에 없나? 고민하고 또 고민하다 찾아오는 깨달음에 얼굴이 환해진다. MP3를 쓰는 법을 모르면, 스스로 MP3가 되면 되는 것!

...아, 하지만 제제는 아는 노래는 없었다... 애초에 노래를 부르는 입장이었던 적이 없었다...

다시 미역처럼 늘어지던 제제. 그래도 기억의 파편에서 가까스로 노래 하나를 꺼내는 데에는 성공한다. 작은 입이 서툴게 열린다.

"....에이 비 시 디 이 에프 지...."

...알파벳 송이다.

448 INFO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12:00:54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죄인 제제 르 귄, 자신의 방에 돌아가지 않고 미나미노하라 세이카의 방에서 밤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잠은 제대로 주무셨습니까? 그리고 미나미노하라 세이카는 무사히 일어나셨습니까? 건강에 문제가 없기를 바랍니다. 〕
〔 그리고 주방의 모든 술이 제자리에서 사라진 것을 확인했습니다. 그 많은 걸 한꺼번에 다 먹으려고 가져간 겁니까? 제자리에 돌려놓으십시오. 죄인 박권태. 〕

〔 다음으로는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11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2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한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한다: 1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두 명의 죄수가 용서받는 방향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습니다. 〕

〔 덧붙여 외부 판정단의 의견을 함께 알려드립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7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4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압도적으로 용서한다가 우세합니다.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규칙에 의거하여 현재 외부 판정단의 결정이 반영되는 죄인은 박권태 한 명뿐이라는 점, 참고해주시길 바랍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마지막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시미즈 마사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시미즈 마사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시길 바랍니다. 〕

〔 내일은 밀그램 시스템의 제 1심이 종료되는 날입니다. 오후 10시, 제 1심 판결을 브리핑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므로 모든 죄수는 잊지 않고 참석하여 주십시오. 〕
〔 이를 위하여 모든 죄인은 내일 정오 12시까지 투표 제출을 완료해 주세요. 정오 12시 이후에 접수된 투표는 반영되지 않습니다. 〕
〔 죄인들의 운명이 어떻게 판가름날지... 죄인들은 서로를 용서할지, 용서하지 않을지. 정말 기대됩니다. 〕
〔 당신도 그렇지요?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449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12:14:23

>>445 제제
(당신이 개화함과는 달리 권태의 표정은 굳은 상태다. 똑같은 미소임에도 불구하고.)
너 진짜 웃긴다. 꼬맹아. 닫힌 세계밖에 몰라서 그런가... 바뀌질 않는구나.
(언젠가 그대가 자신한테 편협하다고 말한 적이 있던가. 정말로 편협한 건 어느 쪽일까? 권태는 눈빛으로 그렇게 전했다.)
계속 묻고 싶었는데 말이다......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느라 잠시간의 틈이 생긴다.)
... 우리는 신이 아니라 인간이다. 백 보 양보해서 네가 신이니까 살인이 문제 안 된다고 쳐도, 인간이 인간을 죽인 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냐?


>>446 세이카
...... (킁. 습관적으로 코를 한 번 울린다.) 애기가 왜 끙끙 앓고 있어.
(식은땀에 절은 머리카락을 넘겨주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러나 그것은 닿지 않고 다시 물러난다. 그의 손끝에는 이젠 떨쳐낼 수 없는 알코올향이 들러붙었기 때문이다. 안그래도 악몽을 꾸는 아이다. 안 좋은 기억을 불러일으키고 싶지는 않다. 적어도, 지금은.)
아가야. (낮고 조곤조곤한 목소리로 당신을 부른다. 손을 대지는 못 하더라도 당신을 깨우고는 싶으니까.) 세이카, 아가. 일어나볼래. 내 말 들리니? ─네가 필요하단다.

450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16:33:05

>>447

떨리는 것이 살짝 잦아들며, 숨소리가 조금은 느려진다. 아직 약간 빠르지만...
"...으응..."
제제의 그 노력이, 조금은 도움이 되는 것일까. 딱지가 앉은 손이 살짝 움직인다. 무언가를 잡고 싶다는 듯, 꼼질꼼질.
그녀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 걸까.
"...우으..."

>>449

"...으응... 음...? 힛..."

잠에서 서서히 깨다, 바로 앞의 풍경들에 조금 놀라고 마는 세이카.

"...어라... 저... 심문... 어라...?"

이내 그 눈동자가 또 떨리기 시작한다.

"...그, 실...패는... 안했, 죠...?"

451 제제 (h.Cd725CMc)

2023-08-10 (거의 끝나감) 18:43:55

>>449 박권태
딱히 닫히지는 않았다 생각하건만... (권태의 눈빛에 느리게 한쪽 눈썹을 들어올린다. 그가 뭐라 하고 싶은 지는 알겠지만 인정은 하지 않겠다는 듯이. 오히려, 그 눈빛 그대로 돌려주는 쪽이다. 그러다 권태의 말에 하하, 작게 웃으며 도리질을 한다.)

아, 정정할게 있다네.

신이기에 본좌의 살인이 올바른게 되는 게 아니네. 신이기에, 본좌는 그 살인이라는 올바름을 행할수 밖에 없는 거지.

죽음은 그 자체로서 해방. 누가 행했든, 삶을 앗아가는 행위는 불행 또한 앗아가는 행위이자 자비. 그대들이 인간이기에 불완전한 점은 인정하네만, '살인'이라는 것 자체는 죄가 아니라 믿네. 그대에게 또한 그리하고. (눈이 굳게 비틀린 신념으로 빛난다.)

>>450 세이카

"흐음..."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다, 손을 뻗어, 세이카의 손을 그대로 잡는다. 다른 손으로 그 것을 덮어, 토닥이며 계속 흥얼거린다.

"반짝 반짝 작은 별..."

452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19:22:11

>>366 "방금의 강한 부정은 긍정이 아니라 말 그대로 부정일 뿐이에욧!!"

마사는 자신을 놀리는 권태의 태도에 신나게 놀아나고 있다. 이미 벌떡 일어서서 책상에 양손을 짚고 있지 않은가.

"멋대로 이상한 오해를... 정말 어이가 없군요!"

다리를 꼬고 다시 앉아 한손으로 부채질을 해본다. 빼앗은 술병은 다시 빼앗길라 꼬옥 몸에 붙여 안고 있다.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여자는 몰라도 남자가 빼앗아가려면 오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치다.

"죽기는 뭘 죽어요. 최소한 심문할 때나, 심문 받을 때나! 상대방이랑 대화할 때에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예의라구요?! 그렇게 생각해본 적 없는 건가요?!"

술병을 몸에 붙여 안고 있기에 가져갈 수는 있지만 실랑이를 좀 해야할 것 같다.

"그건 제 신념이에요. 남이야 우스워 보이겠지만 제게는 중요합니다."

그러고는 권태를 째려보더니

"감옥에서 만난 게 다행인 줄 아세욧!! 바깥이었으면 당신은 감점에 징계 감이었어요!"

같은 얘기를 흥분해서 마구 해댄다. 그러면서도 기억이 없다는 상대방의 말에는 여전히 불만스러운 감정은 남았으나 나름 진지하게 수긍한 듯이 턱을 괴고 얘기한다.

"흥, 그런 것 치고는 억울해보이지 않는단 말이죠."

453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1:09:20

>>450 세이카
허어어어.
(탄식일지 한숨일지 모를 것을 길게 내쉰다. 침대에 걸터앉아 당신을 내려다보는 눈빛에 어이없다는 뜻을 담는다.)
... 완벽하게 마쳤으니 걱정 말아라. 꼬맹아. 난 되려 그게 짜증나던데.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꼰다.) 기절할 정도로 하기 싫었으면 하기 싫다고 말을 해. 아니 뭐, 물론 그 비둘기 녀석이 안 들어줄 거라고 나도 생각하긴 해! 그래도 그냥 끙끙 앓고 있을 수만은 없잖냐. 세이카, 다른 애들이 널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451 제제
꼰대는 원래 자기가 꼰대인 걸 모르는 법이라고 하더라. 난 늙은 꼰대, 넌 젊은 꼰대.
(당신한테 손가락질 척 하며 말했다.)
...... (잠시 하늘을 올려다본다. 환장해서 돌아버리겠는 정신머리를 원위치로 되돌리기 위함이다.) 어후. 내가 이래서 사이비들이랑 상종하기 싫다니까...... (중얼.
그래그래. 네 말대로 죽음이 불행을 앗아가는 거라고 쳐. 그 말은 사람들이 겪어야 할 행복마저 앗아간다는 뜻이 되는 거, 알고 있냐? 그 사람들이 너한테 "내 행복을 전부 다 빼앗아가세요!"라고 했다면 인정해주마. 꼰대 꼬맹아.


>>452 마사
(당장이라도 크게 웃음을 터뜨리고 싶은 걸 참느라 표정이 요상해졌다.)
이상한 오해라고 하기에는 수상할 정도로 화를 내는... 아아. 괜찮아, 괜찮아. 네가 학생회장의 신분으로 미성년 음주를 용인한다고 해도 누구한테 꼰지르거나 하지는 않는다. 혹시 애기들이 담배 피워도 된다고 생각해? 아~! 괜찮아 괜찮아~! 이상하게 생각 안 해! (히죽히죽.)
앞에 두 개는 그렇다 쳐도 어른한테 술은 대화를 이어가게 해주는 아주 중요한 도구... 아아아...... (술병이 당신의 품에 안기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허공에 손이나 휘적거리고 있다.) 아이고 아이고. 아저씨 죽는다...... (결국 선택한 것은 책상 위에 힘없이 흐느적 엎드리는 것이었다. 앓는 소리를 내며 죽어가는 척.)
... 아직 어린 애가 신념은 무슨. (볼멘 소리를 하긴 했으나 이 이상 지적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 진짜 이상한 말이다, 야. 보통은 바깥보다 감옥이 더 빡빡해야 하는 거 아니냐? 징계 줘볼라면 줘보시죠? 아저씨는 계속 이럴 거지롱요? (낄낄 웃는 소리.)
그래보이냐? 술 마셔서 그런 거 아닌가. 술 마시면 기분 좋으니까. (술병 쪽으로 손을 다시 휘적거리며) 그러니까 술 안 마시면 아저씨 이대로 너무 억울해서 엉엉 울며 떼 쓸 거다? 발버둥에 맞기 싫으면 아저씨 입에 술병 주둥이 좀 꽂아주라. 응~? (되도 않는 애교.)

454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1:25:26

>>453 "그럴 리가 없잖아요?!!? 전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이라구요?! 그런 불건전한 생각, 안 해요!!"

화가 나 새빨갛게 된 얼굴이다.

"박권태 씨 앞에 같은 어른이 아니라 미성년자인 제가 앉아 있는 데서부터 아웃이라구요?! 절대 못 줘요!"

흥, 고개를 사선으로 돌리며 내려온 머리카락을 등 뒤로 넘겨 정리한다. 그 덕에 싸늘한 바람이 휭 하고 분 것 같다. 생명의 원천을 잃기라도 한 것처럼 흐느적거리는 권태를 보고서는 질렸다는 듯한 표정으로,

"정말 애 같다니깐요."

같은 감상을 말할 뿐이다.

"이미 그래서 불만이라구요. 아직도 박권태 씨의 태도에 어떤 제재도 가해지지 않다니. 사마엘 씨가 너무 관대하다구요?! 그렇다고 기세등등해지는 것도 어른이 할 짓은 아니구요?"

약올리는 대로 약이 오르는 것 같다. 하지만 학생회장답게 참는다고 참는 것 같다. 파닥파닥. 손부채질이 더욱 심해졌다.

"그럼, 다음 심문 때는 맨정신으로 나오세요. 그럼 믿어줄 테니까."

술병을 더더욱 꼬옥 안는다. 이러다 의도치 않게 술병과 한몸이 될 모양새다.

"싫다, 당신......"

실제로 울며 떼 쓰면 더더욱 싫은 기분이 될 것 같긴 하다. 마사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내쉬더니 품 속에 있던 술병을 꺼내 연다.

"딱, 한입만 마셔요. 취한 사람을 상대하고 싶지는 않으니까요."

그렇게 권태의 눈앞에 탕 하고 술병을 내려놓고 어떻게 하는지 보겠다는 모양새로 허리에 양팔을 얹는다. 안경 뒤에서 두 눈이 권태를 쏘아보고 있다.

455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1:43:01

>>454 마사
크흡... (잇새로 웃음이 새어나온다.) 학생회장이라는 지위가 너를 만드는 것도 아닌데. 그런 생각 할 수도 있지 뭘. 네 자신을 받아들여, 시미즈 마사...... (엄숙하게 말한다... 꼴에...)
내가 좀 30년은 더 어린 것처럼 동안이긴 하지? 칭찬 고맙다 꼬맹아.
(애같다는 말을 능청스레 넘긴다. 30살 더 젊어지면 얘보다 연하이긴 하겠네... 하는 생각도 했지만, 굳이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관대하다기보단 관심이 없어보이긴 하던데. 심문 때 하는 거 보면. (혼잣말처럼 말하다가 방그레 웃는다.) 오오, 그러냐? 그럼 어른답게, 쉽게 화나고 쉽게 삐치는 사춘기의 특권을 마음껏 누리는 우리 마사 꼬맹이한테 훈계나 해주랴? 아저씨 그런 거 잘 한다.
(자신이 방금 한 말을 지키기라도 하려는 듯, 맨정신으로 나오라는 말에 짐짓 엄한 표정을 짓는다.)
어허. 어디서 어른한테 오라가라 잔소리야! 사람이 말이다, 힘들어도 술이라도 마시며 꾸역꾸역 참여하는 걸 칭찬하지는 못 할 망정 온갖 지적질은 다 하고 말이야. 어?!
(...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사람이 할 말은 아니다. 화난 체를 하던 권태는 당신이 술병을 내려놓자 반색한다. 지금까지의 웃음은 가짜였다는 듯 얼굴색이 훤해진다.)
그렇지! 이렇게 나와야지.
(언제 골골 앓았냐는 듯 벌떡 일어나서 술병을 낚아챈다. 그러고는 입구에 입을 대고... 한 번에 절반을 마셔버린다. 당신을 힐끗 보다가 입을 떼는 것이, 원샷도 할 수 있지만 눈치가 보여 그만둔 것처럼 보인다.)
...... 아저씨 이 정도로는 안 취한다?

456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1:54:53

>>455 "그러니까 받아들이고 말고 자시고, 제가 한 생각이 아니라니까욧!!"

아무리 말해도 말이 통하지 않는 것 같다. 마사는 이마를 짚고서 현기증 날 것 같다고 중얼거린다. 애같다는 말도 칭찬으로 받아들여버리고... 이 사람에게 타격을 줄 수 있는 말이 있기는 할까. 마사는 불퉁해져서 권태를 째려보고 있다.

"안됐지만 마음 빼고 외모는 완, 전, 아저씨거든요? 더이상 아저씨같을 수도 없을 아저씨 말이에요?"

화가 나서 말해버렸지만 1~2년이면 몰라도 30년까지는 동안이 아닌 것 같으니(이미 박권태가 30년이나 동안이라 하면 노인이란 소리다..) 틀린 말도 아니라 생각하며,

"그렇지만 적절하지 못한 행동에는 그런 태도가 관대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겠죠?"

혼잣말도 바로 잡아채, 대꾸한다. 어쩌면 신경이 날카로워진 걸지도 모르겠다. 훈계를 할 때에는 깜짝 놀란 것 같았지만, 점점 눈이 찌푸려진다. 어른의 목소리로 듣는 훈계라 잠깐은 넘어갈 뻔한 것 같다.

"그렇게 힘들어 보이지는 않았는데.... 말이죠? 저, 정말이에요?"

하지만 얼굴빛을 단숨에 바꾸는 권태에게, 아차 또 속았다는 표정

".........................."

한 입에 절반을 비워버리는 권태의 모습에 넋이 나간 듯 보인다.

".............그래요. 네. 뭐. 마음대로 하세요...."

혼이 빠진 듯 앉아있던 마사는 잊고있었던 책을 다시 집어들어 읽었던 곳을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술 냄새가 나는 이상 집중할 수 있으려나...

457 제제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1:59:04

>>453 박권태
ㄲ, 꼰대?!

(용케 꼰대란 의미는 아는 지, 처음 꼬마라 들었을때 처럼 쩡, 굳어버리는 제제. 양쪽 호칭 다 인생에서 처음 들어보는 것이니 그리 이상한 반응은 아니나, 동시에 아이다워 입에 쓴 맛을 남긴다. 입을 삐죽, 내밀고 마는 것도 같은 이치다.)

...그대도 스스로를 꼰대로 칭한다면, 애초에 틀린 전제이지 않는가.

(투덜거리듯이 말하고 푹, 작은 한숨을 내뱉는다. 느릿느릿, 이미 한번 진행해본 수업을 되풀이하는 선생마냥 말을 늘어 놓기 시작한다.)

불행은 삶의 전제이자 전주곡. 행복은 오지도 않는 것이 태반. 그대의 말은 얼핏 말하면... 그래, 단 한 번의, 올지도 모르는 잭팟을 위해 전재산을 꼴아 넣어야 한다는 말 밖에 되지 못하지 않는 가?

(그러므로 그 선택을 본인이 되신 짊어지는 게 숭고하고 당연하다는 듯 얘기한다. 끔직하게 오만한 태도다.)

뭐, 애초엔 행복이란, 결국 '불행의 부재'가 아닌가.

458 SAMAEL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00:00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459 SAMAEL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00:26


세 쌍의 날개 아래로 우리를 바라보는 눈빛.
우리가 재판장 안으로 들어서는 걸 확인하자 사마엘이 날개를 꿈틀거리며 인사를 한다.

"제 1심의 마지막 심문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감회가 새롭지 않습니까? 앞이 막막해 헤메이던 때가 엊그제같은데 벌써 1심 폐정일이 다가오다니."

작은 웃음소리와 함께 사마엘은 우리의 좌석을 안내한다.
시미즈 마사는 증인석으로,
그 외는 배심원석으로.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오늘이 지나면 이 문장들도 한동안 외울 일 없게 되겠지.

"전원이 선서문을 낭독한다면 시작하겠습니다."


【진행에 참고하기 위한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460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02:39

얼굴이 하얗게 질린 마사가 입장한다. 평소같았더라면 세이카의 상태를 살폈겠지만 그럴 정신도 없는 것 같다. 마사는 증인석으로 향한다. 무척 긴장한 듯 손가락이 굳어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목소리가 떠서 한번 멈추고는 다시 읽는다. 이번엔 어디까지 읽었는지도 잊은 모양이다.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를 맹세, 합니다."

461 옥사나 하네즈카 (mEd5Q5eH/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04:06

마지막 심문. 그녀는 이전의 망설임은 어디로 간것인지 진정된 모습이었다.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수갛게 선서합니다."

잠잠하게 내뱉은 말투, 증인석을 바라보는 눈은 어딘가 결심을 한듯 보이기도 했다.

462 제제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05:20

이것으로, 이번 회자의 마지막 심문인가.

느릿하고 일정한 발걸음. 그 누구도 제제를 보면, 그녀가 간밤에 한숨도 자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채지는 못할 것이다. 어느 때와도 평온한 얼굴로, 스스로의 자리로 찾아가 선다.

반복되는 행동이라 그런 걸까, 이 시스템에 대해 생각이 늘어진다. 애초에 이런 시덥잖은 연극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밖의 자들은 그들이 편협한 사고로 규정한 죄인들이, 이 안에서 서로 위로하거나 헐 뜯으며 발버둥 치는 모습을 비웃고 싶을 것일까.

"본좌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한다네."

뭐, 이 모두 불필요한 것이니.

제제는 빙그레, 마사를 향해 호의어린 미소를 보낸다.

"힘네시게, 그대. 본좌, 그대를 응원하고 있나니, 잊지 말아주게."

463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2:06:29

저는...우으... ㅅ심문에 죄선을, 다할것, 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진실하게평결할것을엄숙하게선서합니댯...!!

(이 공기. 익숙해지지 않는다. 전혀.)

464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06:40

응원을 받았으나 마사는 무슨 말을 했냐는 듯 눈을 깜빡이며 제제를 볼 뿐이다.

무언가 말을 했다는 건 인식했지만 자세히 알아듣지는 못한 모양이다. 그만큼 그녀는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

465 SAMAEL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07:08



사마엘이 힘차게 의사봉을 내리친다.
탕.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의 제 1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죄인 시미즈 마사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기를."
 

466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07:43

"언제나와 같은 시작으로군. 그럼."

(옅은 미소를 띄우고, 턱을 손끝자락으로 괸다.)

"그대는 그대의 죄를 '죄'라 보는가."

467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08:34

>>466 "항상 같은 것을... 묻는 것 같네요."

마사는 겨우 정신을 차린 듯 눈을 깜빡인다.

"...........네..... 하지만 용서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마른 침을 삼킨다.

468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08:45

(보란듯이 맥주병 하나를 들고 있다.)
좋아, 꼬맹아. 넌 누구를 죽였냐? (말을 고를 필요를 느끼지 못 하는 듯, 부드러움은 한 톨도 내비치지 않는 말투다.)

469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2:09:09

"... 어째서, 저지르게 된건지... 물어봐도, 되나요...?"

470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0:31

>>468 맥주병을 보고서 권태를 째려보지만 그에 대한 발언은 하지 않으려는 것 같다.

"같은 학교의, 동급생을 죽였습니다... 전학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학생이었습니다."

>>469 "......."

입술을 달싹인다.

"그런 방법밖엔 없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471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0:46

"역시 그대야. 눈썰미가 좋아."

(이거 들켰군, 하고 하하 소리내어 웃는다.)

"그렇다면 식상한 질문 하나 더 해도 되겠나? 그대 또한, 그대가 목숨을 앗아간 자를... 미워하였나?"

472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1:27

>>470 마사
전학생을 죽였다고.
(의외라는 듯이 눈을 크게 떴지만, 이내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 전학생이랑은 어떤 사이였는데? 그냥 단순한 학생회장과 학생의 사이?

473 옥사나 하네즈카 (mEd5Q5eH/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1:42

"마사씨, 조금 힘든 질문일지도 모르겠지만 우선 물어보겠습니다."

그녀는 크게 심호흡 한 뒤 질문을 시작한다.

"현재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474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2:23

>>471 "미워, 한다......"

시선이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헤맨다.

"미워하진, 아니, 미웠습니다. 미워했다고 생각합니다. 살해할 때는 틀림없이 미워하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소 모호한 언동이다. 그러나 진실하게 대답했다고 믿는 듯이 제제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다.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답게.

475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3:14

"아, 그러고보니, 그대는 본좌에게 그대의 직함을 설명해준 적이 있지. 학생회장... 학생들의 대표이자, 지도자인 자라고."

(단순한 흥미일까, 동질감을 제멋대로 느끼는 것일까? 이어지는 질문은 이것이다.)

"그대의 살인은, 그대의 이러한 직함의 책임에서 비롯되었나?"

476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4:32

>>472 "친구.....였습니다."

이런 말을 하기도 힘들어하는 것 같다. 그러나 애써 부연설명을 더한다.

"같은 학급의 학생이었고, 친구였습니다."

>>473 "........"

마사는 옥사나를 넋나간 눈으로 쳐다본다.

"아저씨요. 제게 희망을 줬던 아저씨. 좋은 사람은 아니었지만......"

입술이 바짝 말라있다.

477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5:27

"그런, 방법밖에... 으응..."

@고민

"... 으우, 다른 쪽으로... 질문할게요..."

"... 나간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건, 뭐예요...?"

478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5:46

>>475 "기억하고 계시네요."

평소같았으면 칭찬을 해 줬을지도 모르나 상황이 상황이 아니다.

"그렇다고 할 수 있겠네요. 아니, 그렇습니다."

정확하게 얘기하려고 노력하나, 그것이 어려운 것 같다. 눈동자가 흔들린다.

479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6:40

>>476 마사
친구였구나~ 단순한 동급생이라기보단, 친분이 있는 가까운 사이였다... 라고 해석해도 되려나.
(목이 타는지 맥주 한 모금을 마시고)
그럼 말이다. 네 친구가 무언가 잘못을 했기 때문에 걔를 막으려다가 죽인 거냐?

480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7:05

>>477 "학교로 돌아가고 싶어요. 사쿠라가오카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소녀는 울상이 된다.

"하지만 그런 건 불가능하겠지요. 하지만, 어쩌면 차선책은 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러분에게 용서받는다면.... 만약에, 그런다면."

481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7:08

"... 경찰에 신고도, 못하고... 자신이 직접, 손을 썼어야 했다 생각했을 정도로, 나쁜, 짓을 그 친구분이... 저지른, 건가요...?"

482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8:55

>>479 "네. 그렇게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맥주는 자신이 마시기라도 하고 싶은 듯한 표정이다.

"..............아닙니다. 물론 잘못한 것도 있고, 막고 싶기도 했지만, 그래서 살해하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대답하고 싶은 것 같다.

483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9:24

>>478 마사

(눈을 느릿하게 깜박인다.)

"그대의 말을 잊을리가 없지."

(나직하게 얘기하는 말은 달콤하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듯한 상냥함을, 마사야 제대로 받을 여유는 없겠지만. 제제는 그러한 마사의 모습을 지긋하게 바라본다.)

"그대의 생각에, 그대의 살인은 이성에서 기반하였는가, 감성에서 기반하였는가?"

484 옥사나 하네즈카 (mEd5Q5eH/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19:25

>>476 마사
"..."

무언가 생각하는것이 있는듯 표정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다음질문이에요. 그 아저씨라는 분의 권유로 범죄를 저지른건가요?"

485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20:03

>>481 "아니요......"

마사는 정말로 금방이라도 눈물을 흘릴 것처럼 얼굴을 찌푸린다. 무언가 더 말하고 싶은 것 같지만 마른 입술이 그것을 방해한다.

486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20:31

아아. 또한.

"그대가, 그대의 살인이 죄라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487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22:13

>>482 마사
(눈썹 한 쪽을 치켜올리고) 이건 안 준다. 내 거다.
... 꼬맹아. (손을 깍지낀다.) 이야, 언젠가 네가 나한테 했던 질문인 것 같은데.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냐?

488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2:22:18

"...죄송해요, 마사씨... 그, 행동들이... 누굴 위해 한 행동이였는지, 아니면... 누굴 위해 한 행동이였다고 생각했는지... 기억나시나요...?"

489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22:22

>>483 "저는 이성에서 기반했다고 생각했어요. 틀림없이 찬 머리로 생각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아니었습니다."

이미 제제를 보고있지 않다.

"감성에서..... 기반했겠지요. 감성이 이성을 방해한 것 같아요. 아마도."

>>484 "아니요. 그 사람은 상관없어요."

마사는 눈가를 훔친다. 그러나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르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숨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 사람은 그저.... 제게 지향할 것을 가르쳐주었을 뿐입니다."

490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24:30

>>486 "살인은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에게 어울리는 것이 아니니까요."

멍한 눈빛을 하고 있다.

>>487 "거짓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어, 제가 말실수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여전히 눈빛에 초점이 없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에는 그나마 눈동자에 빛이 돌아온 것 같다. 선서를 기억해낸 것 같다.

491 옥사나 하네즈카 (mEd5Q5eH/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25:08

>>489 마사
그녀는 이내 실수했다는 듯 미간을 짚었다. 조금 돌아가려는 건지 아니면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려던 건지 왼 손바닥을 오른손 검지로 가볍게 두들기고는 다시 입을 연다.

"그 지향점은, 만족스러운 결과를 냈나요."

492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25:48

>>488 "저를 위해서...."

마사는 이런 이기적인 대답을 스스로 이기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도 분명 기뻐했을 거라고 생각.... 기뻐했다는 말은 어울리지 않지만요. 이런 말은 나쁘지만요. 그렇지만."

493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25:51

>>489 마사
"그러할수도 있지."

(중얼거리듯, 그녀의 말에 가벼히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 친구라던 자는... 그대가 그 자의 목숨을 거두기 전, 그대에게 어떠한 의미를 가졌지?"

(잠시 고민하다, 또 하나의 질문을 덧붙인다.)

"더불어, 그대는 그대의 살인을 후회하는 가?"

494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27:12

>>490 마사
(이것 봐라, 하는 표정으로 바라본다.) 오냐. 최선을 다 해봐라. 응원하마.
사건 진상에 대해서는 다른 애들이 묻는 것 같으니까 다른 질문을 해볼까... 꼬맹아. 이전에 네가 용서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었지. 네가 용서받아야 하는 이유가 있냐?

495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27:33

>>491 "너무나 만족스러웠습니다. 행복했어요. 이런 것이 삶이로구나 느낄 정도로. 그러나 결국에 저는 여기에 있고, 저는 잘못된 지향점을 택했거나...."

잠깐 화색이 돌았던 마사는 마른침을 삼킨다.

"지향점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을 잘못 사용한 탓이겠지요."

496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2:28:25

"...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이라는, 그 직책은...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자세히, 말해주실수 있을까요?"

@조금은, 그 분위기를 풀어주고 싶어서. 조용히 물어본다. 그 두려움을, 최근에 느꼈었으니까.

497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29:44

>>493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쓰레기. 방해물."

마사는 거친 말이 내뱉어진 것에 스스로도 놀란 것 같다.

"네. 아니요. 후회하지 않습니다. 아니, 하지만.... 아녜요. 저는 후회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마사의 말이 계속해서 바뀐다. 혼란스러운 듯한 눈빛이다.

498 옥사나 하네즈카 (mEd5Q5eH/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31:45

>>495 마사
"...좋아요 마사씨. 그럼 이대로 계속 질문하도록 할게요."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똑같은 일을 저지를건가요?"

499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32:18

(곰곰히 생각하다 떠오른 질문. 제제의 얼굴이 미안함으로 물드지만, 그래도 그 질문을 입밖으로 낸다.)

"..이것은 그저 나의 개인적 호기심일세. 딱이 대답할 필요성은 없고,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네만... 그대가 선택할수 있다면, 어느 쪽이 더 만족스러운 가?"

(손을 들어 올려 손짓을 한다.)

"그대가 살해한 자가 아직 살아 숨쉬는 상황. 혹은 자네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그를 살해해준 상황."

500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32:26

>>494 "제 마음을 이해해주신다면, 누구라도 제 마음을 전부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저를.... ㅇ, 용서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막상 자신에게 닥친, 용서를 받아야 하는 처지를 이해한 것 같다.

"용서받는다면 저는 다시는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을 테니까요.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떠나겠습니다."

>>496 "제가 처음으로 노력해서 얻어낸 최고의 성과이자, 동경하던 것입니다. 그래서 무엇보다 자랑스럽지요."

조금은 긴장을 풀어낸 것 같다.

501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34:40

>>498 "아니요. 완전히 같은 일은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499 침묵이 흐른다.

"제가 아닌 누군가가 살해해주었다면 저는......"

목소리가 떨린다.

"그것이 만족, 만족스럽습니다. 죄송합니다."

처음으로 마사의 입 밖으로 내뱉어지는 사과다.

502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34:57

>>500 마사
아하. 네가 나를 이해한다면 자연스레 용서해야지! 라는 건가? 납득 못 하는 건 아니지. (나도 그렇거든. 낄낄 웃는다.)
아. 말꼬리 잡아서 미안한데 꼬마야. '이런 일을 저지르지 않아도 되는 곳'은 어디냐? 학교 그만 두려고?

503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35:31

"쓰레기에 방해물?"

(눈을 깜박인다. 하나는 예상했어도 둘은 아닌 듯하다.)

"흐음. 어째서? 그 자는 그대를 방해한 일이 있는가? 타인에게 고통을 선사해주는 류의 인간이던가?"

504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37:10

>>502 "그렇게 되는군요.... 이기적이지만, 저는 여러분이 그렇기를 바랍니다."

고개를 푹 숙여 인사한다.

"아무도......"

마사는 입을 다물었다가 다시 연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곳과는 전혀 다른 곳이요. 저, 영어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요. 학교를 그만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부디....."

505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37:18

>>501 마사

"그럴수도 있지. 그대가 사과해야 할 일은 하나도 없다네."

다정히 웃으며 고개를 젓는다. 완벽히 상대를 긍정하는 어투다.

"소원권을 받는 다면, 어디에 쓰고 싶은가?"

506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39:13

>>503 조용히 고개를 가로젓는다.

"고통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싫은 일을 경험한 사람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생각한 뒤 말을 잇는다.

"어쩌면 고통을 경험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507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39:19

>>504 마사
나중에 한번 보자꾸나. (깍지 낀 손의 검지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대꾸했다.)
아무도? (잠시 고개를 슬 기울였다가) 아니. 내가 네 대우를 결정하는 것도 아니고 나한테 부탁할 건. (당황했는지 눈을 살짝 찌푸렸다.) 음. 꼬맹아. 그러면 다른 학교로 전학 가서도 학생회장을 계속 할 거냐?

508 옥사나 하네즈카 (mEd5Q5eH/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39:46

>>501 마사
"절대로 하지 않는다고는 안하는군요."

그녀는 그제서야 잠에서 깨어나듯 행동을 멈추고 마사와 시선을 맞추었다. 그때 했던 이야기 때문일까.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이 조금은 이상하게 들려오는 듯 보였다.

"그러고보니 자주 하던 질문을 안했었네요. 가족 구성원이 어떻게되나요? 그리고 가족 관계는 어땠나요?"

509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40:25

>>505 "해외의 전혀 다른 곳으로 나가서 살고 싶습니다. 저는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으로서 돌아가고 싶지만, 더이상 그런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생각하기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다.

510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2:40:27

"... 당신의 꿈은,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 바라던 자신의 미래는... 무엇이였나요?"

511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43:56

>>507 나중에 보자는 말에 조금 겁을 먹은 것 같았지만 반동으로 튀어오르듯 평정심을 되찾은 표정이 된다.

"계속 하고 싶습니다. 그렇게 되겠습니다."

학생회장 선거의 연설을 보고 있기라도 하듯 자신감과 확신이 있는 목소리다.

>>508 "살인은 절대로 하지 않겠습니다."

미묘하게, 이야기의 중심을 빗겨나가는 것 같다.

"아버지, 어머니, 저와 동생입니다. 부모님은, 존경할 가치는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동생은 연락이 되지 않아요. 동생과는 마음이 그나마 맞았지만.... 부모님과는 무엇을 하든 늘 겉도는 느낌이었습니다."

512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45:03

>>506 마사
"그대가 그자를 살인했을 때..."

(생각에 빠지다 고르라는 듯, 손가락을 하나 하나 펼쳐든다.)

"그가 그러한 류의 인간이라서인가? 아니면 그가 한 행동 때문인가?"

(만일 후자라면. 그가 어떠한 일을 했었기에, 하고있던 중이었기에, 혹은 할 예정이었기에? 하고 덧붙인다.)

513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45:27

>>511 마사
왜?
(반사적으로 튀어나온 물음. 뒤늦게 설명이 부족했음을 깨달아 부연설명을 덧붙인다.)
네가 학생회장이어야만 하는 이유가 따로 있냐? 모범생 행세 하고, 규칙 지키고, 바른 생활 하고, 이런 건 학생회장 아니어도 충분히 할 수 있잖냐.

514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46:11

"아, 그러고보니, 학생회장은, 아마 학교를 다오고 나서는 못하는 직함이겠지?

'장래희망'같은 것은 있는가? 그대."

515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48:58

>>510 "더욱 성적을 올려서, 최고의 대학에 진학해서.... 어디서든 빛나는 사람이 되어 모두의 존경과 감탄의 눈길을 받으면서 살고 싶었어요."

>>512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할 예정이었던..... 일 때문입니다"

모호한 대답이다. 자각했는지 턱을 잡고 고민하지만 더이상 덧붙이지는 않는 모양이다.

>>513 "모범생 행세라니 뭔가요."

조금 얼굴이 찌푸려진다. 행세라는 단어가 맘에 안 든 것 같다.

"그래도 그런 모범생은 존경을 받을 수는 없으니까요."

516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2:49:10

"... 죄송해요...그... 이렇게, 질문해도, 될까요...?"

"누군가가, 마사씨와... 동일한 일을 해서, 재판에 올라갔다면."

"그 때의 마사씨의 판결은, 용서한다로 가실수 있나요...?"

517 옥사나 하네즈카 (mEd5Q5eH/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49:15

>>511 마사
"굳이 그렇게 대답하실 필요는 없어요. 마사씨를 믿고 있으니까요."

그녀는 평소와 같은 웃는 얼굴이었다. 목적을 숨기고서, 마사를 안정시키려는 듯 지어낸 것이 분명해보이는 얼굴이었다.

"그렇다면 마사씨, 수감자들중에서 자신과 닮은 것 같은 수감자가 있나요?"

518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0:29

>>514 마사는 초조하게 웃는다.

"어디서든 리더는 필요하고, 할 수 있으니까요. 저라면.... 존경받고 사랑받고 동경의 눈빛을 받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마사는 입술을 잠시 오므렸다 말한다.

"구체적인 장래희망은 말하고 싶지 않아요. 그렇지만, 꼭 해야 한다면...."

제제를 물음의 눈빛으로 본다.

519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1:53

>>515 마사
뭐. 왜. (무엇이 잘못이었는지 몰라 당당하게 턱을 치켜들기나 한다.)
아하. 네 안에서는 존경이 가장 큰 가치구나, 그렇지? ...... (...) 존경받지 못 하는 상황을 싫어하니?

520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1:59

>>516 "저는 제 처지를 아니까, 제 감정을 아니까, 얼마나 괴로웠는지 아니까. 용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 모두가 이렇게 해 주기를 바라는 건 과도한 기대이겠지요."

조금 흥분한 것 같다.

>>517 마사는 말없이 질문한 당사자, 옥사나를 가리킨다. 어쩌면 의외의 답이었을지도 모른다.

521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2:54

>>519 찌푸린 눈으로 보지만 더이상 뭐라고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네. 싫어합니다. 특히 동정받고 무시당하는 게 싫습니다."

522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3:16

"얼마나, 괴로웠는지... 인가요."

523 옥사나 하네즈카 (mEd5Q5eH/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4:00

>>520 마사
"...기뻐해야할지 아닐지 모르겠네요."

조금 당황한 듯 웃음으로 얼버무린채 다급하게 다음 질문을 하려 한다.

"그렇다면 좋아하는 영화는 있나요? 제목이랑 이유를 말해주셨으면 좋겠어요."

524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4:00

>>522 "........."

입술을 꼭 깨문다. 말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해버렸다는 듯이. 그러나 결국 "그렇습니다." 하고 대답을 한다.

525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4:53

>>521 마사
그럼 말이다, 꼬마야. (말을 잠시 고르느라 생긴 틈. 상처를 헤집을까 걱정하는 것 또한 동정이라 할 수 있을까?) 네가 죽인 친구는 너를 존경했어?

526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5:19

>>518 마사

"아아, 굳히 그럴 필요는 없세. 본좌, 호기심은 충족했으니. 무리하지 말게."

손을 내젓는다.

"존경이라... 존경과 사랑, 모두가 열망하는 가치이지. 그대가 그 것을 갈구하는 것도, 완벽히 타당한게야. 아, 그대, 살인을 저지렀을 때, 그 존경에 대해서는 고려 했는가? 아니면, 미처 고려하지 못한겐가?"

"그리고 또한...만일 여기 누군가가 그대를 용서하지 못한다 하면, 그 이유는 무엇이라 추측하는가?"

527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6:18

>>523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무척 긴 영화예요. 그렇지만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보게 되더군요."

>>525 "전혀 그렇지 않았..."

그랬다가 말을 고친다.

"제가 그 아이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존경하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 눈빛도 아니었고, 말투도...."

528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6:49

"... 저는, 그걸로 되었어요. 네."

"안심해주세요, 마사씨..."

529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7:18

"더불어. 그대가 목숨을 거둔 자는, 그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나?"

잠시 멈칫, 질문을 덧붙힌다.

"그대를 어찌 생각하고 있을까?"

530 박권태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7:44

>>527 마사
흐응. 그렇군. 꼬마야, 너를 존경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 어떤 기분이 들어?

531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7:57

>>526 "네. 고려해서, 들키지 않게 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들켜버렸고, 저는 모든 걸 잃어버렸어요."

마사는 고개를 숙인다.

"저를 이해하지 못했으니까...... 라고 생각합니다."

532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2:58:51

"이해를 한다면, 그 고통을 안다면, 누구든지 용서할 것이다... 라고 하신다면."

533 옥사나 하네즈카 (mEd5Q5eH/w)

2023-08-10 (거의 끝나감) 23:00:00

>>527 마사
"...그런가요."

"마지막 질문이네요. 최근 흥미있는 일은 있나요?"

534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3:00:03

>>528 세이카의 말을 듣고는 숨을 한 움큼 들이마시는 것 같다.

>>529 꼬챙이라도 찔린 듯이 눈을 찌푸린다. 생각하기 조차 싫은 것 같다.

".....'가짜'라고...."

더이상 말을 잇지 못한다.

>>530 "단순히 싫습니다. 그리고.... 더 학생회장에 걸맞게 행동해야겠다고 생각하곤 하지요. 누구에게라도 존경받을 수 있게요."

535 SAMAEL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3:00:08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536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3:00:34

"... 그 ㄷ당사자가 죽어있지 않았다면, 이 ㅈ재판에 참여했다고 한다면. 그 분은, 당신의 마음을 이해했다면... 당신을 용서할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537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3:01:41

>>532 마사는 말없이 제 머리를 감싸안는다. 만감이 교차하고 있는 것 같다.

>>533 "최근에는 재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그것이 가장 큰 관심사입니다. 여러분께 가장 합당한 판결을 내려드리고 싶습니다. 그게 제 의무라고도 생각합니다."

538 SAMAEL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3:02:26


두 번. 타격음이 심문 종료를 알린다.

"마지막까지 재미있는 심문, 수고하셨습니다. 무사히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은 우리가 걸어야 할 길이 멀지만... 잠깐 정도는 안도와 후련함을 느껴도 되지 않을까.
어깨에 힘을 빼는 우리를 향해 사마엘이 말을 전한다.

"모든 죄인은 내일 정오 12시까지 판결 투표를 완료해주십시오. 이후에 접수되는 투표는 무효 처리가 됩니다."
"내일 오후 10시. 판결 브리핑과 함께 제 1심 폐정이 진행됩니다. 모든 죄인이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시길."

추출 게이지가 오른쪽 끝까지 전부 차오르고.

"시미즈 마사의 심상으로부터 심상 독백이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1심 시미즈 마사 심문을 종료합니다."

제 1심의 마지막, 시미즈 마사의 내면을 샅샅이 파헤치기 시작한다.

539 SAMAEL (/LED3S8rYw)

2023-08-10 (거의 끝나감) 23:03:03


심상독백¹ #5 ── 죄수번호 002 시미즈 마사

540 제제 르 귄 (fBF09PX1G.)

2023-08-10 (거의 끝나감) 23:04:00

"아아, 시간이 다 되었군."

스크린을 향해 흘깃, 눈짓을 하는 제제. 이 것으로 끝이군. 잠시마나. 다시 한번 마사를 똑바로 바라보며, 다정한 미소를 보인다.

"수고했다네. 그리고-"

그대는 잘못 하나 없다네. 그렇지 않은가?

541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3:05:09

공포에 질린 눈으로 스크린을 바라보던 마사는 중간쯤에서 보기 싫어졌다는 듯이 다급히 시선을 뗀다.

양팔로 제 어깨를 감싸안고 돌아가려는 것 같다. 긴장을 누그러뜨리고 진정할 시간이 필요했다.

542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3:08:53

>>541

"... 으응... 이건, 다음에 물어보는 걸로... 할까요..."

역시, 잘한걸까 싶어 불안해하다... 마사의 옆으로 간다.

"... 이제 가요, 마사씨..."

543 옥사나 하네즈카 (mEd5Q5eH/w)

2023-08-10 (거의 끝나감) 23:09:43

"끝났네요."

평소와 달리 이번에는 스크린을 쳐다보기를 그만둔 채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 이상 이곳에 있기는 싫다는 듯이.

544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3:11:30

마사는 옆으로 다가온 세이카의 존재를 눈치챈다. 걱정해 준 거라는 사실을 느꼈는지 하얘진 얼굴로도 어렴풋 미소를 짓는다.

"고마워요. 몸은 좀 괜찮아졌나요?"

그제야 물어보며 두런두런 앞을 향해 같이 걸어나가는 마사였다.

545 이름 없음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3:13:55

>>544

"... 으응... 괜찮아 진거 같기도... 하네요... 아하하..."

처음보다, 떨림은 조금 잦아든 듯 하다.

사실 궁금한 점은 남아 있지만... 저들도, 나한테 그럴 것이다. 힘든 것은, 알기에... 이것은 덮어두고, 조금의 평화를. 즐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 재판... 너무, 힘든 거 같아요. 역시."

조용히 중얼거리는 그녀였다.

546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3:16:11

>>545 "대답이 명확하지 않잖아요. 역시 열이 남아있다거나..."

이마를 짚어보려 한다.

"그러네요. 그럴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실제로 저 자리에 서 보니..."

마사는 입을 다물고 고개를 젓는다. 힘들었던 흔적이 남아있는 듯 핏기없는 뺨이다.

547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3:25:08

"에...?"

열이랄까, 식은땀이 살짝 나고 있다. 심문하는 입장도 세이카로써는 긴장되었지만, 역시 시선이 아예 쏠려있지는 않았으므로... 조금은 나았다.

"...그, 열은, 없지만... 으응."

"...사실 제가 무엇을 재판할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요..."

548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3:29:29

>>547 "세이카 씨도 저 못지않게 긴장했던 모양인데요?"

세이카를 빤히 보더니 웃음을 터트린다. 덕분에 긴장이 많이 풀린 것 같다.

"그렇지만 이곳에 온 이상 해야만 해요. 저는.... 세이카 씨가 어떤 선택을 하든 받아들여야만 하구요."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을 용서할 수도 그러지 않을 수도 있는 사람이다. 그러나, 마사는 설설 기면서 비위를 맞추거나 하려는 계획은 없어보인다.

"설마 그런 생각으로 모두에게, 아무 근거도 없이 용서한다는 표를 던질 생각은 아니겠지요?"

안경을 고쳐쓰는 모습은 평소의 마사로 많이 돌아온 것 같다.

549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3:39:20

"...아하하... 아무런 근거도 없는건... 아니지만... 이미, 저는 결정했어요..."

"응, 다들, 좋은 사람이라는건, 보였으니까... 제 심문이 끝나고 나서... 다가와준 사람들이 보였었으니까..."

550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3:41:45

>>549 ".....!"

조금 얼굴에 핏기가 돌아왔다, 기보단 부끄러워진 것 같다.

"다들 세이카 씨를 걱정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 좋은.... 사람이라고는."

주먹을 쥔 손을 제 가슴에 가져다 대고는 잠시 머뭇거린다.

"세이카 씨는 순진해 보여서 걱정이에요."

겨우 이런 말만 할 뿐이다.

551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3:49:21

"순진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네요... 사실, 저는 제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투표를 보니... 용서한다고 하더라고요... 뭐어, 막판에, 바뀔수도 있지만... 응, 사람은 다들 선하게 태어났다고 배웠는걸요, 응..."

"... 피곤하시겠다. 방에 잠시 있다 가도 될까요...? 그렇게 있어주는게, 정말 도움이 되었어서..."

552 시미즈 마사 (DutpQgpDHs)

2023-08-10 (거의 끝나감) 23:52:38

"........"

마사는 세이카의 말에 무언가 버튼이 눌린 것 같다. 분명히 이제 말랐다고 생각한 눈물샘에서 눈물이 터져나온다. 눈물이 뺨을, 코를 타고 흐른다. 손으로 눈가를 가려 막아보려 하지만 속절없이 소리내어 울음을 터트리고 마는 마사다.

553 세이카 (7Ymo.gzF56)

2023-08-10 (거의 끝나감) 23:56:06

>>552

살짝 당황했다가... 이내, 마사를 안아주려 한다.

"...응응. 수고했어요. 정말로, 수고했어요. 마사씨."

554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00:01:37

>>553 처음에만 울음소리를 막으려 냈던 신음도 이제 사라져 있다. 막힐 것도 없이 세이카에게 안겨 엉엉 우는 마사다. 한동안 울고 나서는 안경을 벗어 붉어진 눈가를 슥슥 문지른다.

"다들 선하게 태어난다고... 그렇게 말해준 사람은.... 지금까지...."

입술을 꾹 깨문다. 눈물이 다시금 날 것 같아 떨리는 목소리를 멈춘다.

"....고마워요. 그리고, 물론이지요. 마음껏 있다가 가도 돼요.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네요."

훌쩍거리면서도 부끄러운 기색을 보이는 마사다.

"..제가 울었다는 건 모두에게 비밀로 해주시겠어요? 전 이런 일로 동정받는 걸 정말 싫어해서요."

흠흠, 눈가는 빨개져 있으나 다시 냉정한 평소로 돌아오려고 한다. 다소 곤혹스러운 일이 있었지만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에게 이 정도는 문제도 아니다.

555 세이카 (QDRt1UaPeo)

2023-08-11 (불탄다..!) 00:05:54

>>554

조용히, 천천히 토닥여준다. 울음을 그칠 때 까지. 진짜, 울고 싶을때는, 울어버리는게, 마음껏 울어버리는 것이 나은 것은 알기에.

"... 하지만, 진심인걸요... 다들, 착해. 착하지 않으면, 나같은거에게 그럴리가 없으니까요..."

아직은, 죽은 눈이지만. 그 얼굴이 처음으로, 잔잔한 미소를 띄운다.

"아하하... 제가 이렇게 말해도, 믿지도 않을거 같지만요... 힘들때, 안 좋은 일 있을때... 언제든 와서 우셔도 되어요...?"

살짝, 주먹을 쥐어서 들어올렸다가, 내리면서.

"...다 같이... 힘내봐요."

556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00:12:46

>>555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세이카 씨의 생각만큼 저는 착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그게 선한 마음이 아니라 자신을 학생회장답게 보이려는 의도로 부풀려진 가식이었다면.. 그러나 마사는 자신에게 불리한 말을, 그리고 상대를 곤혹스럽게 할 말을 하지 않고 감출 줄 안다.

"다시는 울 일이 없었으면 더 좋겠지만요."

마사는 그건 세이카 씨도 마찬가지라며 덧붙인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의지하라며 당당하게 말했던 마사였기에.

"..네. 힘내봐요."

좀 부어 있지만 눈이 나름 예쁘게 접혔다. 방에 도착한 마사는 차라도 내올 모양으로 분주하다.

//괜찮다면 이쯤에서 막레할게~! 세이카 마음이 너무 예쁘다....

557 세이카 (QDRt1UaPeo)

2023-08-11 (불탄다..!) 00:17:51

"아하하..."

먼저 들려온 목소리가 마사씨였다는 것은, 살짝 기억하고 있어서. 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완전히 나쁜 사람은... 없다고 믿기에.

믿고 싶기에.

"사실.. ㄷ...2번 남았다는게 말이죠. 응... 그래도... 조금, 더, 상냥했으면...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 하는거예요..."

의무라고는 이야기하지만, 누구보다 진지하게 모두를 본 사람 중 하나가... 마사라고 생각했기에.

"...아하하, 역시 분위기를 잡는건, 저랑은 어울리지 않네요..."

"아, 차는 내지 않으셔도 되고... 잠시만 있다가, 갈거니까..."

그렇게, 친구가 생긴 기분이 드는 밤이였다.

//막레! 수고했어 마사주-

558 사마엘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12:10:08

......

(로비의 카페테리아 테이블에 사마엘이 앉아있다.)

......

(재판장에서 자주 보던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다.)
(키보드 타자 소리가 요란하다.)


【오늘의 정기 안내 방송은 생략됩니다.】
【모든 제 1심 투표가 마감되었습니다.】
【10시 이전까지 사마엘과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559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13:05:56

>>558 멀리서 사마엘을 발견한 마사는 머뭇거리며 다가간다.

"사마엘 씨, 안녕하세요."

방해하는 것 같아 머뭇거리다 슬쩍 물음을 던져본다.

"옆에 앉아도 될까요?"

560 사마엘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13:19:14

>>559 마사
......
(사마엘이 고개를 들어(고개?) 당신을 보았다. 얼마 안 가 다시 노트북 화면에 집중을 돌렸지만.)
안녕하세요. 그리고, 괜찮습니다. 저는 이 정도 장애물에는 영향을 받지 않는 유능한 AI이기에.

561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13:24:52

"으윽..."

작게 소리내는 마사였다. 장애물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상대방이 인간이 아니기에 뭐라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옆에 조심스럽게 앉아본다.

"사마엘 씨는 뭘 하고 계신가요?"

1심이 끝났으니 그에 대한 정리라든가?

562 사마엘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13:29:05

>>561 마사
오늘 저녁에 있을 브리핑 자료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사마엘은 당신의 질문에 순순히 대답했다.)
그 뒤에는 상부에 올릴 보고서를 작성할 예정입니다.
(물어보지 않은 것까지 순순히 대답한다.)
그 뒤에는 제 1심 운영을 바탕으로 제 2심에서 새롭게 추가되거나 변경될 규칙과 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예산안을 검토하고 시설 점검과 보안 체크를...
(궁금하지 않을 것까지 술술 분다...)
제가 여러분들을 위해 이렇게 노력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군요.
(생색도 일류급으로 낼 줄 아는 고성능 AI였다.)

563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13:33:49

>>562 "이것저것 바쁘시군요. 2심에서 규칙이 바뀐다는 건.. 조금 신기하네요."

어떻게 바뀌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 사마엘이 일을 하는 중이니 물어봐도 답을 듣기 어려울 것이라 판단한다.

"...후후. 고생이 많으시네요."

그저 딱딱한 기계처럼 생각했는데 생색도 낼 줄 알고, 이런 얘기를 하면 어떻게 받아들일지 모르겠지만 귀여워도 보인다.

"하지만 보안 체크를 할 필요가 있나요? 여기에 누군가가 침입하려고 하거나, 나가려고 한다면... 어떻게 되나요?"

564 사마엘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13:42:24

>>563 마사
짐작하고 계시는 듯 합니다만, 규칙은 변경될 수도 있고 변경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변경되지 않을 공산이 크니 단지 참고만 해주시길.
(당신의 감상을 꿈에도 모른 채 일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보안 체크는 밀그램 시스템 관련 기밀을 보호함과 동시에 죄인들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범국가적인 대규모 프로젝트니까요.
(이 프로젝트의 존재 자체를 탐탁치 않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설명과 함께,)
죄인이 나가려 할 경우, 상황에 따라 처우가 다르겠습니다만 구속복의 모든 구속을 채워 독방에 가두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크겠군요. 그리고 밀그램 시스템이 끝난 뒤, 살인죄와는 별도로 탈옥에 대한 죄를 묻게 될 겁니다.
누군가가 침입할 경우, 즉각 사살합니다.

565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13:46:45

>>564 "네. 참고할게요. 안전하게 보호되고 있다고 하니 안심... 되네요."

그렇게 말했지만 표정이 어두워진다. 사형되기 전까지는 안전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닌가. 그냥 한 번 물어본 건데 생각보다 살벌한 이야기에 표정이 굳는다.

"즉각 사살.. 그렇군요. 그것도 보호를 위한 것이겠지요. 미리 말씀드리지만 제가 나갈 일은 없어요. 궁금해서 물어본 것 뿐이니까요?"

변명같이 들리는 것을 말해보고, 한참 사마엘을 보고있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둘 외에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하고선 어깨를 기울여 슬며시 묻는다.

"저, 사마엘 씨...."

목소리가 작아진다.

"얼굴을 만져봐도 될까요?"

안경 뒤에서 소녀다운 호기심이 어린 눈이 반짝인다.

566 사마엘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13:54:30

>>565 마사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편안한 생활이 저의 기쁨입니다.
(당신의 표정을 읽지 못 했는지, 아니면 읽지 않았는지. 사마엘은 여상한 어조로 말했다.)
다행이로군요. 밀그램의 안전 관리 시스템을 가동할 필요 없음에 마음이 놓입니다.
(예의를 차리는 말을 무심하게 하던 사마엘. 뒤이어 당신이 한 말에 천천히 시선을 들어올렸다.)
............
(지금까지 미동 없던 날개가 조금씩 꿈틀거린다. 인간으로 치자면 당황했을 때 나오는 제스처가 아닐까.)
...... 이유를,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567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14:00:56

죄수들을 위하는 것 같은 말에 마사가 빙긋이 웃는다. 그러나 어딘가 힘없어 보이는 웃음이다.

"부, 부드러울 것 같아서요?!"

깃털로 덮인 날개가 얼굴이라는 것, 그리고 그게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거라는 사실은 절로 만져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한다. 적어도 마사에게는 말이다. 지금껏 반듯한 학생회장으로서 행동하기 위해 숨기고 있었지만.....

"궁금해서. 궁금해서인 것 같아요!"

안경을 고쳐쓰는 마사다.

"뭣하면, 사마엘 씨도 제 얼굴을 만져봐도 되구요?"

짐짓 동급이라는 듯 말하지만 사마엘은 마사의 얼굴에 그다지 흥미가 없을 것이다. 아마도.

568 사마엘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14:19:47

>>567 마사
............
(모든 말을 다 들은 뒤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타이핑하던 손도 멈춘지 오래. 날개가 열심히 움직이는 걸 보면 생각은, 아니, 연산은 열심히 하는 것 같긴 한데.)
...... 우선, 저는 당신의 얼굴을 만져도 아무런 이득을 보지 않습니다.
(그걸 먼저 지적한다.)
기동 이후 이런 부탁은 처음인데... 예. 뭐. 괜찮습니다. 되도록 '눈'은 만지지 말아주시길 바랍니다.
(그러고는 당신 쪽으로 머리를 기울인다. 날개는... 폭신하다!)

569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14:29:27

>>568 ".........여, 역시 무리한 부탁이었나요?"

마사는 침묵이 무겁게 느껴지는 것 같다. 타이핑이 멈춘 것에 더더욱.

"하지만, 사마엘 씨도 사람의 얼굴을 만져본 적은 별로 없을 거 아녜요?"

아, 아닌가? 반박은 해보지만 딱히 거기엔 힘이 없는 것 같다.

"눈은 만지면 아프거나 따갑나요? 사람처럼요?"

조심조심 기울여진 얼굴을 만져본다. 손을 오목하게 만들어 손 안에 날개를 담아보기도 하고, 깃털을 하나하나 매만져보기도 한다.

"햐아아아아......핫!"

폭신폭신함을 확인한 마사에게서 만족한 고양이같은 소리가 흘러나오다 제정신을 차리고 멈춘다. 놀란 표정이지만 그럼에도 사마엘의 얼굴(?)을 만지는 손은 멈추지 않는다. 멈출 수 없는 걸지도 모르겠다.

"사마엘 씨의 얼굴은 예상보다 더 폭신하네요."

안경을 치켜올리며 위엄있는 표정을 짓지만 멈추지 않는 손은 위엄을 한움큼 무너뜨리고 있다.

570 사마엘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14:52:48

>>569 마사
만져본 적이 없기야 합니다만 굳이 만져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촉각에 대한 호기심의 충족을 위하시니 협력은 해드립니다만.
(얼굴...날개가 문질문질조물조물 당함에도 발음이 하나도 뭉개지지 않는다. 역시 안드로이드.)
그렇다기보단 '눈'에 연산 회로가 들어있기 때문에 취급에 주의해야 합니다. 카메라 랜즈에 지문이 묻으면 닦기 힘들기도 합니다.
(왠지 전자보단 후자의 이유가 더 클 것 같은 건 왜일까......)
............
(기뻐하는 고양이 소리를 내는 마사. 사마엘이 당신을 가만히 바라본다.)
폭신하면 좋습니까?
(정말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어본다.)

571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15:01:17

>>570 "저라면 만져보고 싶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아무튼 사마엘 씨의 협력, 고마워요."

문질문질 조물조물 폭신폭신.

"눈은 중요한 기관이군요. 사람으로 치면 뇌 같은 거려나요?"

지문이 묻으면 닦기 힘들다는 건 생각보다 단순하고 우스운 이유라고 생각한다.

"폭신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구요? 저만이 아니고 사람이라면 거의 대부분, 누구나 그래요."

같은 얘기를 하면서 자신의 한쪽 뺨을 만지며 한숨을 폭 내쉰다. 말한 그대로 기분이 좋아진 것 같다.

"제가 사마엘 씨의 얼굴을 만져봤다는 건 다른 사람들에게는 비밀로 해 주세요."

냉철하게 굳은 얼굴이다. 사마엘이 인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그 앞에서 조금은 풀어지는 이유가 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손은 멈출 기미가 안 보인다. 부들부들 쓰담쓰담 만질만질.

572 세이카-난?입 (b.KC8ntrv6)

2023-08-11 (불탄다..!) 21:01:38

...?(뭔가 질문이 있어서 로비로 향했다가)

!...(보아서는 안될 금단의 광경을 목격)

....(조용히 숨어서... 보고 있다. 새로워, 뭐야 이거. 와아. 마사씨가...와아...)

573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00:00

【 제 1심 아웃트로를 시작합니다. 】
ㆍ 진행에 대한 반응은 자유롭게 해주세요.
ㆍ 모든 판결 카드에 사용된 SD는 픽크루로 제작되었습니다: https://picrew.me/ja/image_maker/2040191

574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00:38



“안녕하십니까.”

평소와 조금 다른 재판장에서 사마엘이 한 인사. 배심원석과 증인석을 모두 물린 다음 스크린을 마주보도록 푹신한 의자를 설치한 상태다.
즉, 사마엘을 무대 위 배우로 삼아 우리가 관람객이 되는 구도.

“지금까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러분의 성실함에 저, 사마엘은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AI인 제가 이렇게 말할 정도입니다. 다들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요.”
 

575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03:18


... 저 AI 타령은 사마엘의 습관인 걸까?
우리가 하나둘 자리에 앉자 사마엘이 자신의 아랫날개를 쓰다듬었다. 인간이었다면 턱을 쓸고 있었겠지.

“모처럼 생긴 자리인데 감상을 한 마디씩 해보는 건 어떻습니까? 회포도 풀어낼 겸 하여”
 

576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22:03:18

평소와 다른 재판장의 구도에 살짝 긴장했던 마사지만 들려오는 칭찬에 으쓱해진다.

"그야, 저는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이니까요. 이 정도로 성실하게 응하는 것은 당연하지요."

577 옥사나 하네즈카 (xnda5Qh.A.)

2023-08-11 (불탄다..!) 22:05:38

"그야 수감중이니까요. 프로그램에는 제법 성실하게 참여한답니다."

지금의 자리가조금은 편한걸까 그녀는 한껏 긴장을 풀고는 의자에 눕다시피 앉아 있었다.

578 제제 (Pv0a1qeajc)

2023-08-11 (불탄다..!) 22:07:26

"흥미로운 촌극이었다네."

어느새 자리에 앉을 것일까. 팔짱을 끼고 나긋나긋히 말한다.

579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22:07:41

"감상이라니...."

마사는 그런 단어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입을 삐죽댈 뿐이다.

"....글쎄요."

사실 생각나는 것은 있었지만 마사에게는 자신에게 불리한 말을 골라낼 이성이 있다.

"그저 알맞은 결과가 나오길 바랄 뿐이에요."

알맞다는 표현은 무엇보다 모호하다. 그럼에도 마사는 양쪽 손을 단정히 무릎 위에 올려놓는다.

580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08:00

“뭐, 좋습니다. 더 하실 이야기가 없다면 브리핑을 시작하겠습니다.”

재판장의 불이 어두워진다.
이와 함께 스크린에 불이 들어온다. 심상을 추출하는 알림이 아닌 화면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제출된 배심원 투표는 16표. 외부 판정단의 투표 7표를 더하여 총 23표의 판결 투표가 모였습니다.”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581 세이카 (b.KC8ntrv6)

2023-08-11 (불탄다..!) 22:08:11

"......."

582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08:45

“결과는 죄수 번호 순으로 발표하겠습니다.”
“가장 처음은... 죄수 번호 001, 박권태로군요.”

583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09:40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3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배심원단의 의견은 3:1로 용서한다로 결론이 났습니다.”
“외부 판정단의 의견은 용서한다 4표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4:1입니다.”

“다음은 ‘용서한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그는 이런 결과를 원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지만, 용서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
─ 사람을 살해했지만 아무리봐도 상황상 우발적인 살인에 제대로 기억도 못하는 점을 보면 사형보단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함.
─ 알코올 의존증으로 책임능력이 없고 심상 독백을 보아 개선의 여지가 존재한다고 여겨짐.
─ 인생이 너무 불쌍해요... 그리고 또다시 살인을 할 것 같지는 않아요...”

“다음은 ‘용서하지 않는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심문받는 태도가 불성실했으며 살해 당시의 기억을 감추고 있을 여지가 있음. 사랑으로 인해 아내와 만나는 남자를 살해했을 것으로 추정됨. 그 남자가 아내와 딸에게 해악을 끼치고 있었을 여지도 있으나, 재판장에서의 거짓말을 하는 듯한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심증만 있을 뿐, 지금까지 보여진 것으로는 용서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음.
─ 피해자가 아이의 어머니나 아이에게 특별히 가해를 한 정황도 없기에 정상참작의 여지도 없다고 판단함.“
 

584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11:00


“분명 지난 정기 방송까지만 하더라도 배심원 의견이 2:2로 동점이었는데 말입니다. 투표가 마무리될 때까지 결론이 나지 않을 듯하여 외부 판정단 분들께 도움을 요청했는데... 막판에 의견을 바꾼 배심원이 있는 모양이더군요.

“호오. 이 죄인에 대해 무언가 깨달은 바가 있으셨습니까? 아니면, 심문을 겪으며 마음가짐이 달라졌다던가? 어느 쪽이든 재미있군요.”

“심문에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음에도 그에 흔들리지 않고 ‘용서한다’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것은 여러분들이 죄인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하게 상황을 볼 줄 안다는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자랑스럽게 여기셔도 될 듯 합니다.”
 

585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22:12:32

마사는 스크린을 보다가 사마엘의 말을 듣고서 시선을 피한다.

"흐음."

왼쪽으로 묶어내린 머리카락을 습관적으로 어깨 너머로 넘긴다.

586 박권태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12:56

............
(오늘은 손에 술을 들지 않고, 다리를 꼰 채 멍한 표정으로 스크린을 보고 있었다. 자신의 결과가 발표되자 어깨를 으쓱이며,)
아저씨가 마음에 들었나보다? 고맙다 꼬맹이들아.

587 제제 르 귄 (Pv0a1qeajc)

2023-08-11 (불탄다..!) 22:13:27

"흠."

짧은 소리를 내는 것 외에 특별한 반응은 없다. 굳히 말하자면 타당하다 생각하는 것을 보는 만족감. 박권태에게 고개를 슬쩍 돌려 싱긋, 웃음을 보낸다.

"잘 됐지 아니한가."

588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16:01

“다음. 죄수번호 002, 시미즈 마사.”

589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16:29

 
죄수번호 002, 시미즈 마사.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배심원단의 의견은 2:1로 용서한다로 결론이 났습니다.”

“다음은 ‘용서한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수감자의 살인이 용서하지 못할 것은 되지 않는다. 필요하다 생각한 일을 누구도 했을수 있을테지만, 하나의 지도자로서 앞장을 서는 태도는 마음에 들었다.”

“다음은 ‘용서하지 않는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살인을 후회하긴 하는 것 같지만, 심문 내내 혼란스러워 하거나 피해자를 용서하지 못 하는 등의 태도가 마음에 걸림. '용서하지 않는다'라는 답을 얻으면 무언가 바뀌지 않으려나. “
 

590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17:30


“가장 늦게 심문이 진행된 죄인임에도 다들 훌륭하게 투표해주셨습니다. 오히려 이득이 됐을 수도 있을까요, 죄인의 평소 모습을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다는 뜻이기도 할 테니.”

“시미즈 마사는 ‘내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면 나를 용서할 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이 죄인을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까? 용서하지 않는다고 투표한 한 분은, 이 죄인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으셨습니까?”

“심문에서 보인 모습을 보면 본인 또한 자신을 잘 알지는 못 하는 듯이 보였지만 말입니다. 후후후.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뭐, 저는 AI이기에, 사람의 내면을 파악하는 건 전문 분야가 아니지만.”
 

591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22:18:29

심문은 마지막이었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마사는 한숨을 깊게 내쉬고 코멘트를 주의깊게 듣는다. 안심한 표정이 역력하다.

마사는 조용히 두 손을 모아 기도하듯이 하고 이마에 대어 본다.

592 제제 르 귄 (Pv0a1qeajc)

2023-08-11 (불탄다..!) 22:19:53

결과에 똑같이 흡족한 듯, 마사를 향해 화사한 미소를 내 보인다.

"축하한다네. 기분이 어떠한가 듣고 싶어지는 군."

593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21:41

“그 다음은...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594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22:18


죄수 번호 003,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용서한다, 3표.”
“배심원단의 의견은 3:0로 용서한다로 결론이 났습니다.”

“다음은 ‘용서한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본인은 수감자를 탓하지 않기에, 당연한 일이라고 매끄러운 필체로 적혀있다.
─ 기억하지 못 하는 척을 하는 건 아닌가? 하지만 '용서하지 않는다'라고 하면, 정신이 더 불안정해질 것 같음. “
 

595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22:22:32

제제가 오히려 더 기뻐 보인다. 축 늘어진 앞머리 뒤로 마사는 그녀에게 옅은 미소를 지어보인다.

"감사해요. 하지만 앞으로 2심이나 남았고 2:1이니까요..."

그러나 입술이 힘없이 달싹인다.

"그저 이대로만, 이대로만 끝났으면....."

말을 끝맺진 못하는 모양이다.

596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23:05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했던 결과로군요. 이 죄인의 심문에서는 모든 배심원이 유난히 죄인을 배려하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습니까. ... 그것이 이유가 아닙니까? 뭐, 아무래도 좋지만요. 결과가 나왔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뿐.”

“개인적... 개로봇적으로는, 이렇게 심약한 죄수이니 괴롭히기 위해서나 보복을 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서 용서하지 않음을 선택하는 배심원도 나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만. 만장일치의 결과는 그것을 부정하는 듯 해 신기한 마음과 동시에 우려가 앞서는군요.”

“괜찮겠습니까, 여러분? 그렇게 마음 약하게 살면 뒤통수를 맞을지도 모른다고요? 이기적으로 사는 법을 모르시진 않을 텐데도.”
 

597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22:24:51

그 말이 어느정도 맞을지 모른다. 만일 모두가 용서받는다면, 소원은 이루지 못하는 것이었나.

마사는 복잡한 표정을 한순간 지었지만, 다음 순간에는 세이카를 보며 잘 되었다는 미소를 지어 보인다.

598 제제 르 귄 (Pv0a1qeajc)

2023-08-11 (불탄다..!) 22:24:54

"오, 만장일치가 아닌가."

똑같이 흡족한 듯한 태도, 그리고 세이카를 향한, 변함없는 미소.

"축하한다네, 그대도. 긍정받았군."

599 옥사나 하네즈카 (xnda5Qh.A.)

2023-08-11 (불탄다..!) 22:25:03

"여기서 맞을 뒤통수는 물리적일 수 밖에 없을것 같지만요."

그녀는 나름 재미있는 농담을 했다는 듯 웃고 있었다.
밖에서도 수감되어 있던 탓에 다소 개그센스가 이상해진 탓이 분명했다

600 세이카 (b.KC8ntrv6)

2023-08-11 (불탄다..!) 22:27:47

"..."

@살짝, 다리를 더 오므려 끌어안으며... 듣고 있을 뿐이다. 말하기가 힘들어서일까...아니면.

601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28:00

“다음은 죄수 번호 004번, 옥사나 하네즈카.”

602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28:31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배심원단의 의견은 2:1로 용서한다로 결론이 났습니다.”
“외부 판정단의 의견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0:1입니다.”

“다음은 ‘용서한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본인의 잘못을 잘 아는 듯한 태도를 보였기에, 용서받길 원하지 않는다 했지만 역설적으로 용서받을 수 있다. ”

“다음은 ‘용서하지 않는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본인은 수감자가 딱히 '죄'를 저질렀다 생각하지는 않는다. 원한이라는 것은 잘 모르지만, 인생의 목표를 끝냈다는 마음은, 약간 알것 같기에, 수감자가 스스로 바라는 결말은 긍정한다고, 그러므로 '용서치 않는다'고 투표한다. “
 

603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29:20


“이 죄인의 심문에서 배심원 분들이 유난히 헤매이는 반응을 보였습니다만 훌륭하게 잘 투표하셨군요. 잘 하셨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만 해주시면 됩니다.”

“그나저나... 이 죄인는 자신이 마지막에 용서받는다면 자살을 하겠다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서한다’라는 결론을 낸 것은 이 죄인을 괴롭히기 위함입니까? 아니면, 이 자가 바라는 결과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입니까?”

“이 판결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이 고성능 AI도 쉽게 예측할 수 없군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후후후.”
 

604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22:30:54

옥사나의 농담에도 마사는 웃어야 할지 망설이는 모양이다. 그러다 시간은 지나고 농담의 유효기간은 지나버렸다. 기실 망설였다는 데부터 농담이 잘 먹혀들지 못한 것은 아닐까.

축하를 해야할지 알 수 없다. 마사는 말없이 사마엘을 보고만 있다.

....폭신했지....

605 제제 (Pv0a1qeajc)

2023-08-11 (불탄다..!) 22:31:15

"흐음."

이전과 똑같이, 그다지 동요없는 반응이다. 다만 고개를 기울이며 흘리는 목소리에는 얕은 호기심이 담겨있다.

"그대는 이 결과가 마음에 들까나."

606 옥사나 하네즈카 (xnda5Qh.A.)

2023-08-11 (불탄다..!) 22:33:06

"...글쎄요. 기회는 아직 두번 남았지 않나요. 최종적으로 그렇게 된다해도 그걸로 부탁하는 방법도 있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말에 그녀는 너스레를 떨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말을 돌렸다.

"당분간은 조금 난동이라도 부려야겠네요."

607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33:30

“마지막.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608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34:02


죄수 번호 006, 제제 르 귄.

“용서한다, 2표.”
“용서하지 않는다, 1표.”
“배심원단의 의견은 2:1로 용서한다로 결론이 났습니다.”
“외부 판정단의 의견은 용서하지 않는다 1표, 0:1입니다.”

“다음은 ‘용서하지 않는다’ 측의 코멘트입니다.”
“ ─ 죄를 저질렀다는 자각이 없는 사람한테 이를 알게 해주기 위해서는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
 

609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34:50


“호오. 이건 의외의 결과로군요. 이 죄수의 심문에서 비교적 격하게 반응하지 않으셨습니까. 뭐, 제가 보기엔 다들 똑같은 살인자이지만 말입니다.”

“죄인한테 분노하는 듯 보였음에도 ‘용서한다’라는 결론이라... 후후. 무엇이 이런 결과로 이끌었을까요. 긍정받은 이 죄인은 또 어떤 재미있는 결말을 만들어낼까요.”

“아니면, 인간한테 가늠을 당했다는 것만으로 무언가 영향을 받는다던가? 어느 쪽이든 상관 없겠습니다만. 어떤 결과가 벌어지더라도 저로서는 재미있게 바라볼 뿐입니다.”
 

610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22:35:55

마사는 모두 용서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에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이러면 소원을 이룰 수 없어...."

자기도 모르게 중얼거려버린 말이다.

611 세이카 (b.KC8ntrv6)

2023-08-11 (불탄다..!) 22:36:24

"다행...이네요..."

@조용히, 내뱉은 말

612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22:38:17

세이카를 바라본다.

저것은, 자신이 할 수 없는 말이다.

벌어진 눈동자가 한동안 세이카를 향하다가 무릎에 얹혀진 제 손으로 내꽂힌다.

613 제제 르 귄 (Pv0a1qeajc)

2023-08-11 (불탄다..!) 22:38:59

"오."

제제 르 귄. 그 이름을 가진 소녀는 스크린을 응시하였다. 겉으로 보기에, 전혀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잔잔한 호수, 혹은 영원히 한 방향으로 흐르는 시냇물.

이것은 고작 1심. 그러므로, 스스로의 이득보다는, 순전히 스스로의 의견에 의한 결과일테다.

"하하."

그러므로 제제 르 귄은 웃을 수 있었다.

"보시게나."

활짝, 만개하는 꽃처럼. 찬란한 봄의 도래처럼.

고운 손을 뻗어, 작은 손짓을 하면, 소매의 넒은 품이 파도처럼 물결친다.

"그대들도, 동의하지 않는가."

614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39:30

“── 이상.”

사마엘이 우리를 바라본다.
모든 판결은 끝났다. 우리는 이 곳에 존재한다. 지금까지 몰두한 일이 끝났음에도 후련하지 못 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부터 찾아올 우리의 미래가 바뀔 것만 같은 이 예감은 무엇일까.

“전원 ‘용서한다’라는 결과, 이에 따른 전원 무죄 판결. 예상하셨습니까? 바라셨습니까?”
“기뻐하세요. 여러분이 직접 선택한 결과이지 않습니까.”

615 시미즈 마사 (uZ9ClbTaTQ)

2023-08-11 (불탄다..!) 22:41:15

마사는 스크린에서 무언가 더 떠오르기라도 할 듯이 뚫어지게 응시하고 있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도 하다. 무릎 위에 쥐어 올린 두 손에 점점 힘이 들어간다.

616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42:00

“이것으로 제 1심을 폐정합니다, 밀그램 시스템은 지금부터 제 2심의 항소 준비에 들어갑니다.”

“간수장 사마엘을 비롯한 운영 시스템은 전부 철수. 이 감옥 안에는 죄인만이 남게 됩니다.”

“여러분은 이 곳에서 원하는대로 지내주시면 됩니다. 그래요, 원하는 대로. 당신답게”

사마엘은 무언가 기대하는 것이 있는지 낮게 웃음을 흘린다.

617 제제 르 귄 (Pv0a1qeajc)

2023-08-11 (불탄다..!) 22:42:48

기쁨. 이것은 기쁨인가? 아아, 그래. 필시 기쁨일테다.

이러한 생각에 응하는 듯, 그녀는 얼굴에 피어오른 미소를 더 공고히, 더 완벽히 펼쳤다.

그래.

더 없이 만족스러운 결과다.

618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43:02

“3일 뒤, 월요일 오후 10시에 제 2심 항소를 위해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그럼 여러분. 다시 만날 그 날까지.”

“부디 평안하기를.”

619 SAMAEL (Gkjd5ZwqIw)

2023-08-11 (불탄다..!) 22:44:25

【 제 1심 아웃트로를 종료합니다. 이전의 일상은 이어갈 수 없습니다. 】
【 지금부터 1차 리뉴얼 기간을 시작합니다. 시트 스레에 리뉴얼 기간과 관련된 공지가 올라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


1차 리뉴얼 이벤트는 자정부터 시작합니다.

620 세이카주 (b.KC8ntrv6)

2023-08-11 (불탄다..!) 22:45:09

"..."

하지만, 나의 판결은... 그저, 동정이 아닐까. 조금은 생각이 되었다.

'전부 알았을때... 당신은, 나를 제대로 판결할수 있을까.'

621 제제 르 귄 (Pv0a1qeajc)

2023-08-11 (불탄다..!) 22:48:41

만족스러운 결과. 아아, 더 없이 만족스러운 결과로다.
자신를 긍정해준다. 그 감정 하나는, 제제에게 편안함을 안겨주었다. 그래, 꼭 이전과도 같이, '집'으로 돌아간 느낌과도 흡사하다. 그런 붕 뜨는 감각을 만끽하며, 제제는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허나.

“ ─ 죄를 저질렀다는 자각이 없는 사람한테 이를 알게 해주기 위해서는 '용서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

마지막의, 그 말.

...그 것은. 조금. 신경쓰이는 군.

사소한 일이다. 굳이 마음에 둘 필요도 없는, 사소한 일. 더 이상 상념에 두지 않도록 결정하며, 제제는 그 자리를 떠났다.

622 SAMAEL (cxvZaZ7ib6)

2023-08-12 (파란날) 00:00:51


제 1심이 한창 진행 중이던 어느 날.
사마엘이 우리를 재판장에 불러모았다. 심문을 시작할 시간도 아닌데 죄인을 소집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무언가 돌발 상황이 발생한 걸까? 의아한 마음과 함께 재판장에 들어가보면......

“안녕하십니까. 죄인 여러분.”

... 머리? 눈알?에 산타 모자를 쓴 사마엘이 있었다.
잠깐, 맨 밑에 저거, 날개가 아니라 산타 수염이야...?

“갑작스럽지만 여러분은 여름에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나라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저는 크리스마스에 환장하지는 않는 냉철한 AI입니다만...”

아니 전혀 안 그래보여.
누구보다 더 신속하게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처럼 보여.

“크리스마스를 즐기는 것이 죄인 여러분들의 관계를 더욱 돈독히 만드는 데에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공동 목표를 세워 협동하는 것은 서로의 친밀감을 높이는 데에 도움을 주지 않습니까? 다같이 힘을 모아 크리스마스를 준비하고 이를 즐긴다면 이 감옥의 분위기가 한층 더 좋아지겠지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반드시 크리스마스여야 할 이유가 있는 걸까.
그냥 자기가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싶은 게 아닐까?
그것도 이 8월에?

우리가 의심의 눈빛으로 사마엘을 노려보는 걸 사마엘은 모르는 것 같다. 장갑 낀 손으로 박수를 짝짝 치며 우리의 주의를 돌린다.

“자자,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 빨리 감옥을 크리스마스로 꾸밉시다. 선물 교환도 하고, 케이크와 칠면조 구이도 만들고, 트리도 장식합시다.”

“열심히 참여한 분들께는 제가 특별히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도 드리겠습니다. 기대되지요? 저도 기대됩니다. 많이많이 즐겨주세요.”

...
자기 할 말만 다 한 사마엘은 날개를 파닥거리며 재판장 밖으로 뚜벅뚜벅 걸어나갔다.

그렇지만...
분위기도 환기할 겸, 이 돌발 행동에 어울려봐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623 SAMAEL (cxvZaZ7ib6)

2023-08-12 (파란날) 00:02:10


【 1차 리뉴얼 이벤트: 8월에 크리스마스를 추구해도 되는 걸까 】

1차 리뉴얼 기간동안 일상 이벤트를 진행합니다.
리뉴얼이 종료되는 월요일 오후 10시, 캐릭터들은 아래에 기술할 기준에 따라 1d100 다이스를 지급받습니다. 자신의 다이스를 모두 던져 다 합한 값은 ‘그 캐릭터의 크리스마스 준비가 얼마나 사마엘의 마음에 들었는지’를 결정합니다.
사마엘이 선정한 ‘크리스마스 준비를 열심히 잘 한 수감자 top 3’는 순위에 따라 소정의 선물이 지급됩니다.
최선을 다 해 크리스마스 준비를 해보아요!

ㆍ 캐릭터의 설정은 제 1심을 기준으로 맞춰주세요. 리뉴얼된 시트는 반영하지 말아주세요.
ㆍ 시트가 통과된 추가 참가자도 이벤트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ㆍ 다음의 조건을 만족하면 1d100 다이스 한 개를 얻습니다.
─ 크리스마스 준비 독백 1회 당 한 개. (오전에 한 번, 오후에 한 번 제한)(이름이나 내용에 독백이라고 적힌 레스만 카운트합니다.)
─ 일상 레스 3회 당 한 개. (본인의 레스만 카운트)(가능하다면 본인이 직접 세어서 캡틴한테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텍스트관계 1개 당 한 개.

624 세이카-독백 (mfT7jk15rk)

2023-08-12 (파란날) 10:34:59

정말로, 갑작스러웠기에, 세이카는 그저 벙찔수밖에 없었다.
아니, 그...8월이라구요? 여기, 일단...감옥이라구요...? 그, 준비를 하라고는 해도 재료-

-는 준비 철저히 해두셨는데, 이 AI. 대단해. 무서워. 얼마나 하고 싶었으면. 이 자그마한 순록 뭐야. 움직이기까지 해. 대단해.

랄까 이런거 준비할수 있으면 진짜 간밤사이에 짜잔하고 크리스마스 비슷하게 만들수 있었다는거잖아요, AI씨. 이건...그거죠? "같이 놀고 싶기는 한데 직접 말하기는 그러니까 일단 그럴듯한 이유를 붙여서 참여하게 만들자"인거죠? 저도 알아요, 그런 경험 없지는 않아요. 물론 강제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페스티브하지는 않았지만.

그보다 뭐야 저 산타모자. 귀여워. 만져보고싶기는 한데, 근데 갼수장이잖아. 아직 그정도로...가깝지는 않은걸. 그래도....

"으, 우..."

일단, 곳곳의 문에다 리스를 달아둔다거나... 종을 거는거부터 시작하자.

...처음일지도. 직접, 장식하는건.

625 박권태 (cxvZaZ7ib6)

2023-08-12 (파란날) 19:49:57

(중앙 로비에 덩그러니 놓인 트리 하나. 자신이 힘이 가장 좋을 성인 남성이라는 생각에 우선 크리스마스 트리를 가져다놓긴 했는데... 정말 말 그대로 '가져다 놓기만' 한지라 아무 장식이 되어있지 않다. 어디에 놓으면 좋을지도 몰라 그냥 공간 한가운데에 대충 세워두기까지 했으니.)
......
(그래도 무언가 꾸미는 게 좋을까. 트리의 나무끝을 올려다보던 권태는, 다 마신 맥주캔을 탈탈 털고는 꼭대기의 뾰족한 부분에 캔을 꽂아놓는다. 원래였다면 가장 큰 별이 매달려야 하는 그 장소가 맞다.)
......
(턱을 쓸며 맥주트리를 감상하며)
... 나름 괜찮을지도?

#난입이다 >:3

626 시미즈 마사 (B.PNYThN/o)

2023-08-12 (파란날) 20:31:01

>>625 "어디가요? 대체 어디가요?!?"

마사는 트리 끝에 매달린 그 술냄새나는 흉물스러운 것(마사의 입장에서 서술함) 을 떼어내기 위해 발꿈치를 들어올리지만 닿지 않는 것 같다. 허우적허우적하던 마사는 결국 양팔을 허리에 얹고 권태를 돌아본다.

"이런 걸 누가 마음에 들어하겠어요?! 단순히 쓰레기를 걸어놓았을 뿐이잖아요?!?"

그러고서 씩씩대며 맥주캔을 가리킨다. 어서 떼어내라는 것 같다.

627 박권태 (cxvZaZ7ib6)

2023-08-12 (파란날) 20:34:45

>>626 마사
어이구, 어이구 어이구. 꼬맹아 힘 내라! 그대로 계속 스트레칭하면 언젠가는 키가 클 수 있을 게다! 아직 성장판은 닫히지 않았어!
(얄밉게 웃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쓰레기를 트리 위에서 내릴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잘 봐봐. 저거.
(한 팔로는 당신의 어깨를 감싸듯 짚고, 남은 한 손은 트리 위 쓰레기를 가리킨다.)
초록색. 빨간색. 그리고 별. 앞으로 구르며 봐도 뒤로 구르며 봐도 딱! 크리스마스 아니냐? 키야, 내 센스 좀 봐라. 어떻게 이렇게 딱 맞는 걸 고를 수가 있냐?
(자화자찬. 참고로 그가 걸어놓은 맥주캔은 하이네켄이다.)

628 세이카 (.0PajPDBPw)

2023-08-12 (파란날) 20:41:11

>>625

"...ㅇ...어째서...?"

낑낑대며 가져온 세이카의 손에 들린, 아마 사마엘씨가 갖다 놓은 장식품 상자가 축 쳐지는 느낌이 들었다.

"...ㅇ,으우..."

거기다 트리의 키도 만만찮아서, 그 캔의 반짝임이 더 선명히 보였다. 응... 별같네... ☆같다고...

머엉하니 그 트리를 보고 있는 세이카였다.

629 시미즈 마사 (B.PNYThN/o)

2023-08-12 (파란날) 20:43:52

>>627 "놀리지 마세욧!! 그리고 성장판은 이미 닫혔을 거라구요?!"

열을 받은 모양이다. 그 와중에도 사실을 정정해주는 건 중요한 것 같다.

"..흥."

잘 보라는 말에 일단 보기는 한다. 팔짱을 끼고 어떤 말을 하는지 보기나 하자는 자세로, 하지만 역시, 진지하게 들을 만한 가치가 없는 말이었나 보다.

"우연히 색감이 크리스마스 비슷할 뿐인 쓰레기잖아요!!!"

권태가 짚은 팔을 털어내려 하며 따진다.

"빨리 내려 주세욧! 저는 저런 식으로 트리가 꾸며지는 건 절대로 싫어요! 다들 그렇게 생각할 거라구요?!?"

어느새 마사의 손에는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 별이 들려 있다. 하지만 권태의 도움이 없다면.... 가엾은 별은 영영 꼭대기에 올라가지 못하겠지.

630 박권태 (cxvZaZ7ib6)

2023-08-12 (파란날) 20:44:33

>>628 세이카
............
(당신이 충격받은 것을 보고... 충격받은 건가...? 아무튼 멍하니 있는 걸 보고 권태가 눈치를 본다. 잘못을 들킨 강아지마냥 흰자를 보이며 옆눈질을 한다.)
...... 꼬, 꼬마가 걸고 싶은 게 있던 거면, 아저씨가 도와줄까...~?
(목소리에 살짝 삑사리가 났다...)

631 박권태 (cxvZaZ7ib6)

2023-08-12 (파란날) 20:49:26

>>629 마사
에엥, 너 아직 고등학생 아녔냐? 아직 희망은 있지. 더 클 수 있도록 노력해봐라. 3m로 클 수 있는데 노력 안 하는 거 그거 의외로 섭섭하다?
(격려를 하는 건지 복창을 긁는 건지 모를 말을 하다가... 당신이 팔을 털어내는대로 떨어져나가는 권태의 팔. 여전히 낄낄 웃고 있다.)
으하학! 꼬맹이가 이 미학을 이해하기엔 아직 멀었네 멀었어! 어쩔 수 없지, 아저씨가 어-른-으로써 양보해줄게.
(의외로(?) 순순히 쓰레기를 빼낸 권태. 그리고는 한쪽 팔을 트리에 걸치고 다리를 꼬아 몸을 기댄다. 누가 보아도 도와줄 의지가 0에 수렴하는 자세.)
그래. 어디 한번 놔봐라.

632 시미즈 마사 (B.PNYThN/o)

2023-08-12 (파란날) 20:58:41

>>631 "여자아이는 그만큼 오랫동안 크지도 못하구요. 애초에 3m는 거인이잖아요?! 3m가 될 수 있다고 해도 절대 사양이에욧!!"

하지만 3m가 되면 더욱 존경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잠깐 생각을 해보다가 핫, 하고 정신을 차린다. 하마터면 말릴 뻔했다. 권태가 쓰레기를 빼내자 의심스러운 눈길로 본다. 이렇게 순순할 리가 없는데 이상함을 감지한 모양이다.

"..끄응."

역시 이럴 줄 알았어! 마사는 주변을 둘러보지만 어째선지 사다리나 의자는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의자를 가져오려면 식당까지는 가야할 것 같다. 별을 들고 우물쭈물하던 마사는 권태를 향해 차가운 바람이 날릴 정도로 몸을 돌리며 당당하게 요구한다.

"들어주세요."

633 세이카 (.0PajPDBPw)

2023-08-12 (파란날) 21:07:39

>>630 박권태

"그...이... ㅈ,장식들 다는 거...도와주셨으면..."
역시 tv에서만 봤던 것을 처음, 직접적으로 하려 하니 설레지만, 그만큼 잘 모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건 그냥 걸어두면...떨어지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고.
"... ㄱ,그,으... 저... ㅋ캔, 꼭... ㄱ,걸어놔야...하나요...?"
그러다...눈치를 보다, 이내 조용히 물어본다.
"...ㄱㄱ그,으, ㄱ거는건, 마음대로긴...하지만요오... ㅈ조금, ㅁㅁ밑에...ㄱ,걸었으면..."
목소리가 떨리다가
"ㅇㅇ아니예요죄송해요, ㅁㅁ마음대로인데 이렇게힘써주셨는데아무것도안한저따위가말할게아닌데, 으우웃..."

634 시미즈 마사 - 독백 (B.PNYThN/o)

2023-08-12 (파란날) 21:26:24

Ai라지만 역시 여러모로 의외인 부분이 많다. 귀여운 구석이 있지 않은가? 생각하니 웃음이 나오는 걸 막을 수 없다.

"푸훗..."

마사는 웃음소리를 낸 뒤 무엇부터 시작할까를 고민해 본다. 학생회에서도 크리스마스 전 행사를 준비한 경험이 있었으니, 학생들을 부리거나 총괄하는 데에도, 일손이 부족한 쪽을 돕는 데에도 경험이 있었다.

"가랜드는 이쯤이 좋겠군요?"

적절한 벽을 골라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적힌 가랜드를 걸고 알파벳 풍선으로 멋드러지게 장식을 해둔다.

"트리 아래에도 선물이 있다면 좋겠는데."

사뭇 진지한 학생회장의 얼굴이 된 마사다.

"선물을 단순히 장식용으로 꾸미는 것보단 진짜 선물을 넣는 게 재미있겠지요? 문제는 어떤 선물을 넣느냐, 인데."

고민하다가 마사는 작은 편선지에 무언가를 적어 과자와 함께 포장하기 시작한다.

635 시미즈 마사 - 독백 (B.PNYThN/o)

2023-08-12 (파란날) 21:45:15

박권태 - 내용물은 위스키 초콜릿. 편지에는 <오늘만큼은 초콜릿으로 참으세요.>
옥사나 - 내용물은 말차가 들어간 크로와상과 일반 크로와상. 편지에는 <옥사나 씨가 말차를 좋아하실지 모르겠네요.>
세이카 - 내용물은 초콜릿 맛이 나는 부드러운 페스츄리. <달콤한 하루가 되기를 바라며.>
제제 - 내용물은 짭짤한 스낵. <자꾸 손이 간다고 한 번에 많이 먹으면 안 돼요.>

모든 편지의 마지막에는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으로서 당신이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지내길, 그리고 행운을 바라며. 시미즈 마사가.> 라고 적혀 있다.

636 옥사나 하네즈카 - 독백 (ZwagbLfqO.)

2023-08-12 (파란날) 22:06:58

크리스마스가 시작되고 그녀가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조리실이었다.
가는 길에 만난 동료 수감자에게는 본인은 미적센스가 부족해서 차라리 요리를 담당하겠다 일러둔 그녀는 지금 격렬하게 흐회하고 있었다.
칠면조를 조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다행히 그녀의 어머니는 서구권의 사람이었고 어린 시절에는 가족들이 모이는 기념일에는 자주 수제 케이크와 칠면조 요리를 대접했으니 그녀에게 있어서는 익숙한 요리임에는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조금 강하게 조리해서 몇시간을 들여 구워낸 칠면조는 그래, 그것 하나만큼은 아주 훌륭한 비쥬얼을 자랑하고 있었다.

문제는 다른 쪽에서 나타났다. 갑작스럽게 맞이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크리스마스는 크리스마스. 그렇다면 역시 '그 케이크'가 없어서는 안될거라는 사고방식이 화를 불렀다

"계량은 정확했는데..."

지금 그녀 눈 앞에 있는 것은 커다란 목재였다. 사이즈는 뭔가 부족한것같다는 생각을 거듭한 끝에 보통 케이크의 두배정도로 커졌지만 케이크라고는 생각도 안될정도로 딱딱해보이는... '진"부쉬드노엘이었다.
아마 타고 남은 통나무를 재현했다는 점에서는 고평가를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637 세이카-독백 (9Ar6TJzhhI)

2023-08-12 (파란날) 23:54:59

다들, 꽤나 바빠보인다고 생각되었다. 필시, 내일 준비된 선물교환 이벤트가 그 이유겠지. 아니면, 장식이나 분위기를 내기위해서.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그곳은 때아닌, 밝고 활기찬 축제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세이카는 조금의 고민을 하고 있었다.

사실, 세이카는 선물교환도 한번 못해본 사람이였기에.

"어쩌면 좋을까요..."

선물을 준비하는 그녀의 방에는 작은 한숨과 함께 그런 말이 나올수 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저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데.

"... 생각한건 있지만... ㅅ,사마엘씨가... 그걸, 허락해줄지...으웃."

638 시미즈 마사 (kSVoCE6BUw)

2023-08-13 (내일 월요일) 01:23:11

마사의 손이 선물을 포장하느라고 바빴다. 마사는 능숙하게 포장지를 접은 뒤 리본으로 묶었다. 수감자들의 수에 맞추어 준비한 선물들이 예쁘게 트리 아래 놓였다.

"뭔가 빠진 것 같아...."

마사는 입술에 손가락을 대고 고민하다가, 깨달은 것이 있어 손뼉을 쳤다.

"사마엘 씨!"

사마엘에게도 무언가 주어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뭘 줘야할지 알 수 없었다.

"Ai에게는 뭐가 필요하려나요...?"

// 난입!

639 세이카 (k78RMYb7aY)

2023-08-13 (내일 월요일) 02:21:55

>>638
벌써 준비가 다 끝난걸까, 하고, 선물 4개가 이미 트리 앞에 놓여진 것을 보고 생각을 했다...

"응햣...!?"

가, 갑자기 그 간수장씨를 부르는 마사의 목소리에 조금 놀라,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 그러...게요...? ㅁ,먹을건...드시지 못하실테고...으우..."

641 시미즈 마사 (kSVoCE6BUw)

2023-08-13 (내일 월요일) 02:35:16

>>639 세이카의 놀란 소리에 그쪽을 보는 마사다. 놀람과 놀래킴이 연쇄의 고리를 이루는 가운데 마사는 세이카의 존재를 눈치챈다.

"아. 세이카 씨!"

안경 뒤에서 화색이 돈다. 만면에 피어난 미소가 세이카를 반긴다.

"그렇지요. 먹는 건 역시..... 어레. 다른 사람들에게 먹는 걸 준비했다는 건 어떻게 알았나요?"

마사가 한쪽 손을 펴 입 앞에 가져다 댄다.

"쭈욱 보고 있던 건가요?!?"

// >>640은 하이드 부탁해~~~~~~

642 세이카 (k78RMYb7aY)

2023-08-13 (내일 월요일) 02:40:09

"에, 준비하고 계셨...? 으아, 그냥, 그, 생각나는걸 이야기했을뿐인데...죄송해요...! 저, 선물, 이야기해버린건가요...?"

당황에 더 당황을 하면서 안경이 흐트러질 정도로 허둥거리는 그녀.

"그,렇지만...진짜, 뭘 준비하면, 좋을지...그, 선물교환,은...처음, 인지라..."

부끄러운듯 그렇게 이야기한다. 하지만 수줍음으로 퉁칠수 있을 정도의 더듬거림이라고, 스스로도 생각한다. 이것은... 역시, 당신을 진정 친구라고 생각하기에일까.

643 시미즈 마사 (kSVoCE6BUw)

2023-08-13 (내일 월요일) 02:48:42

>>642 아와와와와.... 세이카의 허둥지둥에 자신도 모르게 허둥거리는 마사다.

"아, 아뇨! 그게 아니고!! 딱히 전부 먹는 걸로 준비했다든가 그런 건..... 그런..."

하아~~ 진정하고자 한숨을 들이키고 나서 별 수 없다는 듯 털어놓는 마사다.

"네에. 전부 먹는 걸로 준비했어요. 세이카 씨 직감이 좋은 덕에 들켜버렸네요."

허탈한 듯 재밌다는 듯 웃음소리를 낸다.

"그래도 각자 다른 걸 준비했으니까 기대해요?!"

이것만큼은 버릴 수 없는 무기이다! 마사는 자랑스럽다는 듯 안경을 치켜올린다.

"선물교환이 처음이라구요. 흐음."

마사는 진지하게 자신의 턱을 감싸고서 고민해본다.

"사실 선물 교환에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단 말이죠?! 하나는 선물을 각자 하나씩 가져와서 랜덤으로 다른 사람의 선물을 받고 자신의 선물을 주는 거예요. 다른 하나는 그냥, 말 그대로 모두에게 선물을 주고 선물을 주는 사람들의 것을 받는 것."

첫번째는 소위 선물 돌리기 게임 말이다. 마사가 검지손가락을 들고 사려깊게 이야기한다.

"사마엘 씨가 말한 건 첫번째 방법인 것 같지만요. 저는 아무래도 상관없어서 모두에게 선물을 준비했어요. 세이카 씨는 어떤 쪽이 좋나요?"

644 세이카 (NH5WYQxPCI)

2023-08-13 (내일 월요일) 03:01:57

"아, 에...!? ㅈ,죄송해요...! 그, 들키게 하려던건, 절대 아니였어요...! 그, ㅈ, 저는, 그, 드리고 싶은, 그, 물건쪽으로...생각중, 이였는, 데... 사마엘씨한테도, 그쪽으로, 생각중, 이였달...으우..."

당황해서 자기 자신이 준비하고 있던 선물마저 스포해버리는 그녀였다.

"랜덤, 이라고, 하면...안 맞는걸, 받을수도...있다는거네요...저는, 역시 후자가 나을지도 모르겠네요..."

옷소매를 조물조물하면서, 조용히 의견을 피력하는 것을 보면, 장족의 발전이 아닐까.

645 시미즈 마사 (kSVoCE6BUw)

2023-08-13 (내일 월요일) 03:07:47

>>644 웃음을 터트리고 마는 마사다. 그러나 세이카를 비웃는다기에는 그저 따듯한 웃음이다.

"알았어요. 알았어. 세이카 씨의 마음, 충분히 이해했으니까 변명하지 않아도 돼요."

웃음 탓에 눈에 살짝 고인 눈물을 닦은 마사는 평소보다 들떠있는 것 같다. 세이카와의 친분이 깊어진 탓일 수도 있고, 어쩌면 난데없는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세이카 씨도 모두에게 맞는 물건을 준비해 보는 거예요. 세이카 씨의 첫 선물 교환식이네요~"

마사가 웃는 눈으로 고개를 기울인다.

"그런데 어떤 선물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는 거죠? 흐음~ 세이카 씨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거라도 있어요? "

학생회장답게 자연스럽게 의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마사였다.

646 세이카 (QSN8Z/eIMA)

2023-08-13 (내일 월요일) 03:30:24

"죄,송해요.. 역시 조금 들뜬거 같기도..."

조금 진정하고는, 역시 부끄러운듯 볼을 긁적이는 세이카였다.

"아하,하하... 그, 일단, 권태씨한테는...그, 무알콜... ㅁ,ㅁ맥주...생각, 중이였어요... 사마엘씨한테 부탁해서 된다면, 말이죠..."

"제제씨한테는... 역시, 제가 좋아했던...노래 cd들 쪽으로... 그리고, 옥사나씨한테는, 그, 폭신한 쿠션,쪽으로 생각...중이였는데..."

역시 옥사나씨를 잘 모르는구나, 라고 새삼 깨달은 그녀였다.

"그리고, 마사씨한테는, 인형으ㄹ...아..."

왜 말해버린걸까.

"ㄱ,그, 사마엘씨한테는 서류철도 생각해봤는데...으우."

647 시미즈 마사 (kSVoCE6BUw)

2023-08-13 (내일 월요일) 03:46:44

>>646 "죄송할 거 없어요?! 첫 선물교환식이면 저라도 들뜰 테니까요?"

나름 진지하게 받아주는 그녀였다. 권태에게 무알콜 맥주라는 얘기가 나오자 입술이 모아졌지만.

"그 사람, 무알콜 맥주는 맛이 다르다면서 불평하는 거 아녜요? .....그리고, 저기, 선물 때문에 무리 안 해도 괜찮아요?!"

술을 마시고, 나쁜 말을 하고... 심문 내용이 기억에 남아있었기에 마사는 걱정스럽게 세이카의 한쪽 어깨에 손을 얹으려 한다.

"제제 씨도, 옥사나 씨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요. 와아. 세이카 씨, 여러가지로 생각 많이 하고 있었잖아요? 제가 도와줄 구석도 없겠는걸요?"

감탄하는 마사다. 자신에게 인형을 주려고 했다는 말에 멈칫, 하고 말지만.

"인형이라니. 무슨 뜻인가요. 그건?"

속닥속닥 묻는다. 순수하게 궁금하기도 하고 많이 어려보였나 싶기도 하다. 어쩌면 그때 울었던 것 때문에 껴안고 자라고...? 마사의 얼굴이 조금 빨갛게 된다.

"서류철도 좋지만 사마엘 씨는 늘 노트북을 두드리니까, 그에 관련된 선물도 좋을 것 같아요."

슬쩍 제안해보는 마사다.

648 세이카 (QSN8Z/eIMA)

2023-08-13 (내일 월요일) 03:59:07

>>647 시미즈 마사

"으우...그래도...역시, 좋아하는게 뭔지, 모르니까... 안좋아하면, 어쩌지, 하고...걱정되기도 하...고..."

역시 의기소침해지는 세이카. 자신의 기억에서, 가장 좋아하는것을 생각했지만...박권태씨의 딸이 아니고... 그렇게 선물을, 한다해도. 오히려 힘들어하지 않을까, 생각해서...생각해서 한건데, 둘다에게 불만족스러운 결과려나.

"아, 그... 폭신폭신하고, 큰...곰인형... 좋아하실거, 같아서..."

...사실, 자신도 조금 곰인형을 안아보고 싶었기에.

절대 사마엘을 만져본 마사가 조금 부러워서 이러는게 아냐. 응. 이거면, 조금 꼼수지만, 나쁜아이가 되는건, 아니겠지...

"노트북...으응, 그렇,지만...사마엘씨는...AI인데... 으우, 어렵네요..."

649 시미즈 마사 (kSVoCE6BUw)

2023-08-13 (내일 월요일) 04:09:22

>>648 "그렇지만 보통 사람들은 선물해준 것만으로도 기뻐해요. 저도 그렇고요. 선물 그 자체보다는 생각해준 마음이 중요한 것 아닐까요?"

마사는 그렇게 말하고는 고개를 끄덕끄덕이며 덧붙인다.

"세이카 씨에게 무리가 아니라면야, 무알콜 맥주도 나쁘진 않을 거예요."

순간 인상이 찌푸려지고는

"별로라고 불평한다면 그 사람의 사람됨이 옳지 않은 것이죠. 그러니까, 모두가 어떤 반응을 해 주든 상처 안 받기예요?!"

그렇게 말하며 진심어린 눈으로 세이카를 바라본다.

"폭신폭신한 곰인형...."

거기에 포옥 파묻혀 있는 자신이 떠오른다. 눈이 순간 반짝인 것 같다. 행복할 거야...

"왜 그렇게 생각한 건진 모르겠지만, 싫어하진 않아요. 기대할게요?!"

좋아한다는 말을 싫어하진 않는다는 말로 치환하고서 마사는 몸을 돌려 안경을 고쳐쓴다.

"손목 베개라든가도 필요없을 것 같죠. 아니면 크리스마스에 흥미는 없다고 말은 해도 무척 즐기는 것 같았으니까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는 스노볼이라든가?"

마사는 방긋 웃어 보인다. 처음 보는 장난기가 깃들어 있는 듯도 하다.

"제가 사마엘 씨에게 줄 선물은 세이카 씨와 얘기하면서 정했어요. 하지만 안 가르쳐 줄 거예요."

650 세이카 (QSN8Z/eIMA)

2023-08-13 (내일 월요일) 04:22:24

"그런,가요..."

자신이 받으면, 역시... 그래도 기분은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안 맞더라도...자신을 생각하면서 준거...일테니까. 응, 아마도... 돌멩이를 줘도 기분좋을정도는 아니겠지만.그래도.

"으우..."

사실, 조금은 무리하고 있는 것은 맞다. 자신의 최대상한선을 초과한것은 맞다. 하지만...

"그래도...역시 다른걸, 드리기에는..."

다른걸 드리기에는 시간이 없고, 그리고 자신에게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기에.

"...으음, 혹시...사마엘씨가, 그 곰인형을... 데려오는걸, 허가한다면...나중에, 힘들때...그, 곰인형...조금, 빌릴수...있을..."

목소리가 개미만해지다

"...아무것도 아니예요..."

부끄러운듯, 이야기한다.

"... 귀여운...펭귄 인형...이라던가...그래도...좋아...할,까요... 므으..."

651 시미즈 마사 (kSVoCE6BUw)

2023-08-13 (내일 월요일) 04:31:04

>>650 "그럼 이렇게 해요."

마사가 해결책을 내놓을 듯이 말한다.

"트리 밑에 제가 박권태 씨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 있으니까, 세이카 씨는 이걸 대신 박권태 씨에게 선물하는 거예요. 무알콜 맥주는 제가 구해볼게요? 그럼, 세이카 씨에게도 무리가 아니죠?"

윗가슴에 손가락을 대고는 학생회장답게 얘기한다.

"서로 의지하기로 했으니까요. 더군다나, 선물 같은 건 학생회장으로서 많이 준비해 보았으니까 무알콜 맥주가 거절당했을 때 대신할 선물도 많이 알구요. 참고로, 상대에 대해 전혀 모를 때에는 양말이 가장 무난하답니다?"

곰인형에 대해 작게 얘기한 것도 기민하게 들은 것 같다. 마사는 입을 동그랗게 휘며,

"물론 빌려도 좋아요. 제 방 침대 위에 놓아둘 테니까요."

사마엘과 펭귄 인형... 마사는 잠시 일시정지한 듯 멈춘다.

"그, 글쎄요.... 아마도 말이지요. 이런 걸 왜 주는지 이해할 수 없어 할지도 모르겠어요?"

시선을 피한다. 사마엘은 폭신하면 좋냐고, 전혀 이해안되는 투로 물어본 전과가 있는 사람..아니 로봇이다.

"어차피 사마엘 씨는 사람이 아니니까 그 정도는 감안하고 주도록 해요."

652 세이카 (QSN8Z/eIMA)

2023-08-13 (내일 월요일) 04:43:20

"ㅇ,에...그래도, 될까요...? 하지만, 마사씨가 가져오신건,데..."

살짝 걱정할수 밖에 없던 세이카였다.

"...서로, 의지...으우."

부끄러운듯 몸을 꼬다가.

"ㅈ,조금...안겨도...될,까요...? 몽실몽실한, 기분이...이쪽 안에서, 느껴져서... 안기고...싶어..."

마사한테 말해온다. 역시, 눈물이 살짝 맺혀 있지만. 좋은 기분인 듯하다.

"... 그리고 사마엘씨가 좋아할 만한... 으으, 너무...어렵네요..."

장난감: 그 분이 좋아할까?
음식물: 그, 드실수나 있을까?
컴퓨터 부품이나 기계부품: ...욕먹지나 않을까...?

...끄앙...

653 시미즈 마사 (kSVoCE6BUw)

2023-08-13 (내일 월요일) 09:34:32

>>652 "괜찮아요. 이런 일들은 학생회장이 맡아서 하는 거예요!"

학생회장이 과연 이런 일까지 할까 싶지만 마사의 속에서는 꽤 확고한 모양이다. 마사는 박권태에게 주려 했던 선물상자의 리본을 풀고, 편지를 꺼내고 위스키 초콜릿만 꺼내어 세이카에게 건넨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는다.

"선물 포장하는 법, 알고 있나요?"

안겨도 되냐는 말에 조금 놀란 것 같지만 세이카의 상태가 나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듯하다.

"그럼요. 자아, 자아."

세이카를 조심스럽게 안아주려 한다. 등과 어깨를 부드럽게 문지르려고도 했을 것이다. 이 작은 소동물 같은 생물은 무엇이지.

"저는 세이카 씨가 처음 해보는 것들을 아주 많이 해봤으면 좋겠어요."

지금처럼 몽실몽실한 기분에 익숙해지도록 도와주고픈 마음이다.

"어쩔 수 없네요. 비밀로 하려 했는데 여기서는 제가 준비할 선물을 힌트로 드릴까요... 저는 안경닦이와 빗을 준비할 거랍니다. 좋아할 거란 보장은, 이쪽도 마찬가지로 없겠지만요."

눈은 지문이 묻으면 불편하다 했으니 정기적으로 관리가 필요하겠지. 빗은..... 그 폭신한 깃털을 유지해주길 바라는 단순한 마사의 사심이긴 하다.

654 시미즈 마사 - 독백 (r.3uUrzdk6)

2023-08-13 (내일 월요일) 18:52:42

테이블 위를 바라보며 마사가 제 입술을 매만진다. 테이블 위에 보기 좋게 꾸며진 장식들과 산타, 루돌프 모형을 보기좋게 진열하는 데에 전념하는 것 같다.

"조금 더 왼쪽으로.. 아니. 아니. 뒤쪽이 좋겠어요."

지금까지 30분 가까이 테이블 위에만 신경을 쏟고 있으니 시간 낭비로 보일 법도 하다. 하지만 감옥 안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다고 달리 할 것도 없는 법이다.

조각상을 미세하게 뒤쪽으로 옮긴 뒤 상하좌우에서 살펴본 마사는 드디어 이마에 흘러내린 잔머리를 귀 뒤로 넘기며 만족스러운 숨을 내쉰다.

이토록 열심히 배치했건만.... 결국 누군가가 이것을 흩뜨리지 않을까?

655 이름 없음 (QSN8Z/eIMA)

2023-08-13 (내일 월요일) 19:14:38

0

656 이름 없음 (QSN8Z/eIMA)

2023-08-13 (내일 월요일) 19:23:59

>>653

657 제제 - 독백 (이지만 난입도 가능) (1y79eiMEH.)

2023-08-13 (내일 월요일) 20:14:01

...의외로, 수감장 중 가장 열정적인 자가 있다면, 그 것은 제제 르 귄일지도 모른다.

"오오!! 크리스마스!! 본좌, 실제로 해본 적은 처음이라네!!"

평소보다도 더욱 더 반짝이는 두 눈으로 돌아다니는 중! 잔뜩 상기된 표정은 둘째치고, 온몸으로 한여름 크리스마스를 즐기고 있다고 외치고 있다!

그것은 무슨 말인가?

현재, 몸집이 별로 큰 편에는 속하는 제제는, 약 반정도는 부피가 커져있었다. 다른 무엇도 아니고, 커다란 트리 코스튬을 입고 나돌아 댕기고 있다는 소리다.

중심은 또 어떡해 잘 잡는지, 사뿐사뿐 걸을때마다 장식이 짤랑짤랑거리는 소리가 소란스러웠다. 핑크빛 홍조를 띄우고, 용케도 도서실에서 가져온 책을 펼치도 있다.

"어디 보자꾸나... 알록달록한 풍조에 맞는 옷은 입었고... 이제 신분을 속여, 굴뚝을 통해 주거침입하는 노인을 흉내내어 선물을 돌려야 하는 것일까?"

크리스마스란 어찌나 난해한 축제인지, 처음부터 곤란한게 떴다. 침입할 굴뚝이 없는 것은 둘째치고, 제제는 몸에 지니고 있는 게 딱히 없었다.. 끄응, 신음소리를 내며 짤랑짤랑 도도도 사방으로 뛰돌아 다니는 소녀는 아직 갈 길이 먼듯 하다.

658 시미즈 마사 (r.3uUrzdk6)

2023-08-13 (내일 월요일) 20:45:26

>>657 마사는 현재 테이블에 산타와 루돌프 장식품을 놓는 데 정성을 기울이고 있었다. 1mm의 오차도 소녀에겐 허용되지 않는 듯 보였다. 그렇게 또 조금 장식품을 옮기고 멀리서 팔짱을 끼고 지켜보는데 사방에선 짤랑짤랑 장식용 공과 종이 부딪치는 소리와 발소리가...

"조용히 해 주세욧!!!!"

마사는 신경질이 난 듯 주변을 돌아본다. 그런데 거기 있는 건.... 트리...?

"거기.. 트리 씨 말이에요!"

결국 트리 씨라고 부르고 마는 마사였다.

659 박권태 (P5Iz8XqgQA)

2023-08-13 (내일 월요일) 20:48:24

>>632 마사
(표정이 멍청해진다.)
들어달라고?
(누가? 내가? 뭐를? 너를? 진짜? 진심? 우리의 세상이 만화 속에 있었다면 지금쯤 권태의 선이 심각하게 찌글찌글해져 있었을 것이다.)
아니... 그... 저기, 정말로? 아저씨가 잘못 이해한 거면 아저씨 뺨 쳐도 된다.
(예상치 못 한 말을 들은 여파로 인해, 당황한 권태는 순순히 당신의 말을 듣는다. 양손으로 당신의 허리를 잡고 번쩍 들어올린다. 요즘 아이들은 이런 접촉을 신경 안 쓰나? 내가 너무 늙은 꼰대같이 생각하는 건가? 찝찝함이 마음에 남아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던 권태는 결심 끝에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 꼬마야. 나같은 성인 남성한테 함부로 자기 몸 허락하는 거 아니다? 차라리 발판이 되라며 나를 바닥에 깔아라. 발판이 되어주진 않을 거지만.


>>633 세이카
아아 아이고 꼬마야 죄송할 게 뭐가 있니 아이고 내가 미안하다 그래 트리에 걸어놓기 좀 흉물스럽긴 했지? 아저씨도 치우자고 생각하던 참이었단다 자 빼냈다~
(당신의 진동모드가 켜져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기 시작하자 권태는 손이 보이지 않을 속도로 맥주캔을 당장 저 멀리 어딘가로 던져버렸다.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는 뭐 나중에 사마엘(청소부모드)이 치우겠지... 당신을 안심시키기 위한 밝은 미소를 지으며 깔끔해진 트리를 보여준다.)
아저씨가 이런 건 해본 적이 없어서 어디에 무얼 걸어야 하는지 잘 몰라. 세이카가 시범을 보여주면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당신이 트리 쪽으로 더 가까이 올 수 있도록 몸을 살짝 물러서며)
꼬마는 이런 거 많이 해봤나?


>>657 제제
아악.
(사방으로 뛰돌아다니던 제제(부피 2배)의 나뭇잎과 접촉사고가 난 권태. 타격은 없지만 습관적으로 엄살을 부려본다.)
......
(자신이 부딪친 물체의 정체를 확인한 권태는 정신이 아득한 저 어딘가로 날아가는 것을 느꼈다.
............ 자기가 신이라고 말하더니 드디어 인간을 관두고 식물이 되고자 마음먹은 거냐. 오냐, 응원한다. 식물이 쑥쑥 자라려면 물이 필요한 법. 머리에 물 주랴?
(그렇게 말하며 늘상 손에 들고 다니는 물(알코올 함유량 10%)의 뚜껑을 딴다.)

660 시미즈 마사 (r.3uUrzdk6)

2023-08-13 (내일 월요일) 20:56:29

>>659 "아쉽지만, 제대로 이해했네요?"

꼭 뺨을 치지 못해 아쉽다는 어투다. 지금의 권태에게는 그런 게 들릴까 의문이지만 말이다. 권태가 멍청한 표정이 되어 순순히 들어주는 덕에 마사는 별을 트리 꼭대기에 무사히 올려놓는다.

"좋아요. 이제 내려주세요!"

만족스럽게 내려와서는 손을 탁탁 털고 자랑스러운 별을 보는 마사다.

"역시 이런 게 크리스마스 트리이죠!"

이어진 권태의 말에 마사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곧 그것은 뚱한 표정으로 바뀐다.

"박권태 씨 설마 제 허리를 만지면서 이상한 생각 했어요?"

제 어깨를 꼬옥 감싸는 모양이 권태를 혐오하기 직전인 것 같지만.. 생각보다 접촉 자체에는 신경을 그다지 쓰지 않는 모양이다.

"아니었으면 뭐 어때요. 그리고 발판은 어차피 안 해줄 거였잖아요?"

아무렇지 않게 다시 허리를 펴고 한껏 자신감있는 자세를 취한다. 그러다 트리 장식품을 들더니 권태의 손에 들려주려 한다.

"꼭대기는 제가 장식했으니 나머지는 박권태 씨의 몫이에요!"

정말 아무런 일도 없었다는 듯한 태도다.

661 박권태 (P5Iz8XqgQA)

2023-08-13 (내일 월요일) 21:05:45

>>660 마사
앞에 붙은 그 '아쉽다'는 뭐냐. 내 뺨을 치고싶단 뜻은 아니겠지? 아서라, 내 얼굴에 상처나는 건 이 지구 전체의 큰 손해다.
(볼멘소리를 내면서도 착실하게 당신을 트리 제일 윗부분까지 안내해주고 있다. 청소년 한 명을 가뿐히 들어올릴 정도의 근력은 가지고 있던 걸까. 의외라면 의외라고 할 수 있겠다.)
... 맨 위에 별이 있어야 트리인 건가. (뜸.) 방금 내가 꽂았던 캔에도 빨간 별 있었는데 그걸로도 괜찮았던 게?
(아직 미련을 못 버렸는지 못 먹는 감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쿡 찔러보는 권태. 당신을 내려놓고 트리를 구경하는 모습은... "방금 전이랑 뭐가 다른지 모르겠다"라고 말하는 듯 했다.)
에헤이. 설마! 야! 너랑 나랑 나이 차이가 몇 살이 나는줄 아냐! 나보다 내 딸내미랑 나이가 더 가까운 주제에 누가 들으면 큰일날 소리를 하고 있어!!
(드물게도 웃음을 지운 채 소리를 빽 지른다. 어깨를 감싸 혐오 직전의 눈빛을 보내는 당신에 맞서 있어서는 안 되는 말을 들어 질릴대로 질린다는 눈빛을 보내는 권태. 기묘한 대치가 몇 초 정도 지속되었을까...)
... 똑부러진줄 알았더니 얘도 다른 한 애(=세이카)처럼 어디 가서 사기당하기 딱 좋을 놈이었구만.
(사람 쉽게 믿지 말라는 말로 끝맺으며 당신이 건네주는 장식품을 받는다. 받고 나서는 그냥 멀뚱멀뚱 서있기만 했지만.)
뭐. 아저씨는 이런 거 잘 못 한다. 망칠걸.

662 시미즈 마사 (r.3uUrzdk6)

2023-08-13 (내일 월요일) 21:17:09

>>661 "설마요~"

시큰둥하게, 두루뭉실하게 넘겨버린다. 권태가 하는 소리에도 어쩌면 익숙해진 건지 모르겠다. 무사히 올라갔다 땅을 밟은 후로는 만족스러워 보였지만, 또다시 맥주캔 얘기를 하자 안경을 고쳐쓰며 권태를 째려보고 있다.

"그런 데에서 구질구질한 남자는 매력 없어요."

머리카락을 등 뒤로 휙 넘기고는 다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이 소녀, 정석이어야만 만족하는 모양이다.

"그러니까, 아니면 상관없잖아요?"

딱히 웃음으로 무마하지도, 설득당해달라는 표정도 짓지 않는다. 그저 평범하게 권태의 말을 넘기는 마사다.

"뭐어. 남자는 거기서 거기니까, 그랬다고 해도 이해는 할 수 있어요. 제가 먼저 들어달라고 했고 말이지요?"

진심인 모양이다. 마사는 눈을 두어번 깜빡인 뒤 대꾸한다.

"저보다 박권태 씨가 사기당하는 걸 걱정하는 편이 더 합리적일 걸요. 이래봬도 산전수전 다 겪어봤다구요?"

고등학생인 주제에 얼마나 겪어봤다는 건지 모르겠으나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안경 뒤에서 상대방을 응시하고 있다.

"왜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요? 알았다. 학창시절 미술평가 때 늘 지적받던 타입이었죠?"

663 박권태 (P5Iz8XqgQA)

2023-08-13 (내일 월요일) 21:25:50

>>662 마사
어허... 이 얼굴을 너무 오래 보여줬나보다, 우리 꼬맹이가 뭇 사람들 눈을 모두 멀게 만드는 얼굴에 시큰둥하게 반응하는 걸 보니까. 큰일났네 이거.
(심각하게 받아들여 일주일 정도 방에 틀어박혀 술이나 마실 계획을 짜고 있을 즈음...)
... 나 지금 새파랗게 어린 애한테 뭔 말을 들은 거니. (귓구멍을 새끼손가락으로 한번 후벼파고) 흥, 애인 사귀어본 적은 있냐? 꼬마야, 연애 시장에서는 오히려 너처럼 FM 그대로인 사람이 더 인기 없다!
(유치하게 기싸움이나 하는 권태씨였다.)
... 아니아니. 그건 이해하면 안 된다. 그러려는 낌새라도 보이거든 바로 귀싸대기를 쳐올려라. 이건 농담 아니라 진심이다. (자신도 자기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다.) 네가? 어허, 그러셔? 요즘 고등학생들은 학교에서 사기라도 치고 다니는 모양이지? 엄마한테 보여줄 성적표에 화이트 긋고 숫자 다시 쓰기라거나~? (당연하다면 당연하지만, 당신의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시끄러, 꼬맹이. 그렇다고 하면 어쩔래. (당당하게 턱을 치켜들고) 미술 성적표에 '양'이 나오는 게 기적이었던 나를 무시하지 마라? 나보단 너희가 더 잘 만들지 않겠냐. 여러모로.

664 시미즈 마사 (r.3uUrzdk6)

2023-08-13 (내일 월요일) 21:32:26

>>663 이젠 대꾸도 하지 않는다. 대꾸할 에너지가 아깝다고 판단한 걸까.

"그건 비밀이에요!! 박권태 씨도 딱히 인기 많았을 것 같진 않거든요?!? 그야 철없고. 구질구질하고 철없는 남자는 인기없다구요."

자기도 모르는 새에 기싸움에 휘말려버린 마사였다.

"갑자기 웬 걱정이래요? 제 신변은 제가 알아서 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허리에 손을 얹고서 상체를 약간 기울여 의심스런 눈으로 보고 있다.

"고등학교는 나름 정글같은 곳이에요? 학교 밖에서의 생활도 있구요. 학생회장으로서 여러가지를 경험했답니다."

말이 묘하게 빠르다. 무언가 잘못 나온 말을 변명하듯이.

"그렇다는 핑계로 다른 사람들에게 장식을 떠맡기려는 속셈이지요? 어서, 어서!!"

마사는 권태의 등을 떠밀어 트리 가까이로 움직이려 한다.

665 제제 르 귄 (1y79eiMEH.)

2023-08-13 (내일 월요일) 21:53:45

애초에 선물은 주는 것보다 받는 입장이었다. 아아, 그러하면 본인이 받을 것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되는 게 아닐까? 제제는 곰곰히 자신이 지금까지 받아왔던 선물을 생각해본다.

...기부금?

무리다. 제제는 땡전 한 푼 없었다. 가장 기뻤던 선물을 여러게 생각해보지만, 꽃이든 달콤한 다과든 모두 제제의 손 밖의 물건이었다...

깊은 생각을 하며 쫄로리 다니다 들려오는 목소리. 조형 나뭇잎 사이의 귀가 쫑긋, 올라간다.

>>658 마사

"으으응? 본좌 말인가? 본좌는 트리가 아니라 제제라 하는 데-"

짤랑, 돌아보는 것 조차도 효과음이 난다. 커다란 트리가 뒤뚱뒤뚱 도는 것처럼 보이더니, 작은 구멍으로 삐쭉 튀어나 있는 제제의 얼굴이 환하게 마사를 반긴다.

"오오오오!! 그대 아닌가!!"

반짝반짝 빛나는 트리 위의 별. 반짝 반짝 빛나는 한 쌍의 두 눈.

"그대 그대 그대! 선물은 감사히 받았다네!!!"

자세히 보니, 입가에 부스러기가 묻어있다...

"본좌, 그대의 말대로 한번에 반 밖에 먹지 않았으니!!"

>>659 박권태

"아이코! 내 미안할세!!"

본래라면 혼자서 내동그라질 제제. 이때서야 세상의 불공정한 신체차에 예상치못한 반격을 선하는 것일까! 제제의 씩씩한 모습이 드러나면, 박권태에게 상처(?)를 토닥이려 손을 내뻗는 것 확인할수 있다. ...코스튬의한계로, 낑차 낑차 내밀어 봤자 트리의 둘레로 벗어나지 못하지만.

"본디 크리스마스에서는 이렇게 즐기는 게 아닌가! 내 처음이네만, 이러한 옷가지를 찾을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네!"

평소보다 상기된 목소리는, 처음 즐겨보는 축제.. 뿐만 아니라, 더불어 커진 몸짓의 영향도 있는 걸까. 권태의 비꼼어린 농담도 못 알아듯는 지, 콧대가 높아져 후후 소리를 낸다.

"필요없다네!! 후후, 이것은 그저 거짓 조화 일 뿐일지니! 허나, 그대도 함께 참여해야 하지 않은가? 자아, 내가 함께 찾은 것을 받게!"

트리 아래 공간이 있었는 지, 속으로 뒤적뒤적이다 자신있게 권태에게 꺼내보인 것은.. 꽤 귀여운 산타걸 코스튬이다.

"사양않고!"

666 박권태 (P5Iz8XqgQA)

2023-08-13 (내일 월요일) 21:59:30

>>664 마사
비밀?? 비밀~??? 무언가 불리한 게 있으니까 숨기는 거지 너어~~??? 아하, 그래요~~??? 마사 어린이는 아는 것도 없으면서 아저씨한테 그런 말을 했어요~~?? 그런 거예요~~??? (한껏 놀리는 말투. 자신도 자신의 연애 실력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자각이 있어... 방어를 위해 괜히 더 세게 나오는 중이다. 하남자같으니.) 그리고 너 철없다는 걸 두 번 말한 거 알고는 있냐? 그렇게 한 마디도 안 지려고 해서야 어디 사람들이 좋게 봐주겠어?? (사돈 남말.)
고등학교... 정글이긴 하지. 원숭이 정도 되는 학생들이 복도를 날아다니는... 완전 무법지대였긴 했어. (이상한 방향으로 당신의 말을 수긍하고는) 그와는 별개로 학교에서 겪는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이 학교 밖에 있단다, 꼬마야. 그러니 난 걱정하지 마라. 애초에 돈도 없어서 사기꾼도 "에잇 거지잖아 카악퉤"하고 도망치거든!
(당신이 무언가를 변명한다는 걸 눈치채지 못 한 듯하다. 아니면 농담을 빌미로 흘려내버리기로 했거나.)
에잉. 들켰나... 하지만 들어봐라. 이런 거 한 42번 겪으면 별 감흥도 없고 감동도 없고...
(당신한테 꾹꾹 밀려 질질 끌려가면서도 귀찮음에서 비롯된 변명을 멈추지 않는다. 귀찮음을 한껏 담아 트리의 가장 아랫쪽 가지를 내려보다가, 주머니에서 금색 병뚜껑을 꺼내 하나 걸어놓는다. 질리지도 않는다.)

667 시미즈 마사 (r.3uUrzdk6)

2023-08-13 (내일 월요일) 22:05:05

>>665 "제.. 제제 르 귄 씨....?"

트리가 돌아가는 동안 마사의 두 눈이 믿을 수 없다는 듯 찡그려진다. 크리스마스를 한껏 즐기는 것 같은 제제의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잘 했어요. 나머지 반은 내일 이후에 먹는 거예요?"

물티슈를 꺼내어 척척 걸어가서는 부스러기를 닦아주려고 한다. 그야, 저 옷으로는 혼자 입가를 닦기 어려울 것 같으니....

"입가에 묻었어요. 그보다 그 옷은 어떻게 된 거예요? 스스로 입은 건가요??"

믿을 수 없지만.. 지금까지 봐 온 제제의 모습이라면 믿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마사는 제제가 너무 반짝거리고 있어서 통째로 테이블에 장식해도 위화감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잠시 한다.

668 박권태 (P5Iz8XqgQA)

2023-08-13 (내일 월요일) 22:08:02

>>665 제제
(체격차를 도구를 이용해 극복할줄 아는 똑똑한 제제! 그러나 트리옷을 입은 채 팔을 휘두르는 법은 배우지 못 한 듯하다... 짧뚱한 트리의 팔이 끙끙 내밀어지는 걸 황당하단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건 뭐냐. 지금 날 치려고 주먹 휘두르는 거냐? 오호, 야망 있는걸? 아저씨 꽤 강하다. 소싯적엔 동네 깡패랑 15 대 1로 싸워서 이긴 적도...
(당신의 의도를 알아채고도 일부러 이상한 말을 내뱉으며 당신의 손을 잡아 악수해준다. 정말, 이런 옷을 왜 입은 걸까...)
... 아니, 그, 보통 트리라는 건 말이다. 입는다기보단 세워놓고 감상하는 쪽으로 즐기는 오브제거든? 애초에 이런 옷은 어디서 난 거냐? 여기가 사형수를 가둬놓는 감옥이라더니 패션계에서 사장당해 사형당해도 할 말 없는 옷까지 가둬놓은 거냐?
(대체 당신이 누구한테 이렇게 심하게 속아서는 이런 걸 입었나 싶어 한껏 걱정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 생각은, 당신이 뒤이어 내민 선물을 받자 180도 바뀌고 만다.)
............ 원래 내 성질대로였으면 지금쯤 화를 내야했겠지만 네가 바깥 세상을 전혀 모르는 코흘리개 꼬맹이란 점을 참작해서 우선 묻는다. 내가 무얼 해주길 바라며 이걸 준 거냐?
(귀여운 산타걸 코스튬♥을 두 손에 들고 정신이 아득해진 박권태씨(42세, 남성).)

669 시미즈 마사 (r.3uUrzdk6)

2023-08-13 (내일 월요일) 22:15:03

>>666 팔짱을 단단히 끼고 어쩔 수 없다는 듯 샤우팅한다.

"아. 진짜!!! 있었어요!! 있었다구요!! 남자친구를 사귄 적이 있었다구욧!!!!!! 학생회장이 되고 나서는 방해가 되니까 고백을 받아도 거절했지만...!!!"

결국 흑역사까지 떠오르게 한 권태를 보며 주먹이 바들바들 떨린다. 그러나 한대 칠 생각은 없다. 아마도.

"철없으니까 철없다고 말하죠. 박권태 씨가 철없는 만큼 철없다고 말하면 오늘이 모자랄 거라구요. 철없어! 철없어! 철없어!"

열 받아 있다. 한 마디도 안 지려고 한다는 말은 사실 몇번 들어본 말이라서, 가까스로 머리를 식히고 이성을 유지하려 하나 일시적인 효과밖에 거두지 못할 것 같다.

"그 원숭이 중 하나가 권태 씨였겠죠? 쉽게 상상이 가네요."

하고 교실을 날아다니는 권태를 상상했다가, 젊은 시절의 권태를 도저히 상상할 수 없어 그만둔다. "자랑이네요!" 하고서 지끈다는 듯이 머리를 짚고.

"하지만 이번은 감옥에서 보내는 거고, 다르잖아요?"

어쩌면 우리 중 누군가는 마지막 크리스마스가 될지도 모르고요. 같은 이야기는 차마 하지 못한다. 금색 병뚜껑이 걸리자 마사는 무정하게 그것을 가리키고서 말한다.

"박권태 씨의 머리카락을 뽑아서 트리에 솜 대신 장식하기 전에 그 쓰레기 좀 치워주겠어요?"

670 제제 르 귄 (1y79eiMEH.)

2023-08-13 (내일 월요일) 22:17:35

>>667 마사
"그래, 그래! 본좌일세! 그대, '크리스마스'는 잘 즐기고 있는가?"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인 것은 하나도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 마사가 웃음을 터트리자, 왜 웃는 지는 몰라도 함께 싱글벙글 따라 웃는다.

"오오! 고맙다네! 본좌, 감사를 표하지!"

얌전히 눈을 감고 주둥이를 맡기는 제제. 이러한... 보살핌 받는 행동이 능숙한 듯이 군다.

"후후, 그렇다네! 으음, 진실로 얘기하자면, 있던 것 중에 가장 쉽게 입을 수 있을 만한 것이 이거 였다네."

그냥 아래로 기어들어가 얼굴과 사지만 쑥 빼내면 됐으니!
복잡한 왠 사슴과 닮은 옷가지나, 빨갔고 새하얀 옷가지보다는 그래도 쉬워 선택한 것이라 한다. 마음껏 뽐내듯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다 눈이 동그래진다.

"아아, 그래, 그래! 잊으면 안되었지!"

그리고 손을 내밀어 마사의 두손을 잡으려...하나, 폭이 너무 큰 트리의 한계로 두손을 허우적거리기 밖에 못한다. 결국 실패의 쓴 맛을 맛본 제제. 어쩔수 없이 그녀의 두 팔이 추욱 늘어진다. 포기는 아닌 듯 두 눈은 여전히 빛나지만... 막상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은 처음인 더불어 민망한지, 조심스러운 목소리를 꺼낼때는 조금 머뭇거린 후였다.

"그! 그대! ....그대는, 무슨 선물을 받으면 가장 기뻐할 것인가...?"

671 제제 르 귄 (1y79eiMEH.)

2023-08-13 (내일 월요일) 22:24:41

>>668 박권태
"절대 아닐세! 본좌는 폭력 같은 저상한 것에 운을 맡기지 않으니!"

버럭, 트리속에 같인 소동물이 화를 낸다. 아마. 파닥거리는 짧은 팔이 별로 분노에 신빙성을 더해주지는 않는다...

"거기에, 15대 1에서 그대가 15쪽인거 같은 건 기분 탓인겐가...?!"

아앗, 악수하라 내민 손은 아니었네만!!!
입술이 댓발나와 삐죽이지만, 손 잡는 것 자체는 싫은 게 아닌지 꼬옥, 맞잡는다. 트리속이 나름 더운지 따끈따끈하다.

"물론 이 곳의 괴상한 머리를 가진 간수가 안내해주었다네만?"

고개를 갸웃거리지만, 별로 중요한 일은 아니라 판단한듯, 금방 관심을 끊고 해맑게 코스튬을 내민다. ...깜찍하게 생긴게. 감옥에 배치되어있던 것 치고는 선정적인 디자인이다. 권태 속의 심란한 상태는 하나도 모르고 밝게 답한다.

"당연히 입어 주길 바래서 건네주는 게 아닌가!"

허나 코흘리개 꼬맹이는 아닐세!!!

672 시미즈 마사 (r.3uUrzdk6)

2023-08-13 (내일 월요일) 22:29:00

>>670 "처음에는 웬 크리스마스인가 하고 얼떨떨했지만.. 꾸미다 보니 흥도 나네요. 나쁘지 않아요. 제제 르 귄 씨는... 묻지 않아도 알겠네요."

마사가 입꼬리를 들어올리는 조그마한 미동이 있었다. 슥슥, 깔끔하게 입가를 닦고난 뒤에 물티슈를 각지게 접어서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런 옷으로는 입가를 닦는 건 물론 무슨 일을 해도 힘들 테니까요.. 그런 이유였다구요?!"

어이없어 웃음이 터질 것 같은 걸 참느라 표정이 묘해졌다. 입가를 파들파들 떨면서 마사는 말했다.

"그래도.... 불편하지 않나요? 그런 것 치곤 여기저기 잘 걷고 계시지만."

제 뺨을 감싸고 제제를 보며 어떤 옷으로 갈아입혀 주는 게 좋을까를 고민해보는 마사였다. 루돌프의 코를 달아주면 무척 기뻐할 것 같기도.

손을 잡으려 하자 무엇을 하려는지 몰라 살짝 뒷걸음쳤다가는 축 늘어지는 제제를 본다. 쿡쿡 웃으며

"역시 불편하잖아요?!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 게 낫지 않겠어요?"

선물을 직설적으로 물어보는 물음에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신경 쓸 필요 없어요. 꼭 돌려받고 싶다는 마음으로 선물한 건 아니거든요."

673 제제 르 귄 (1y79eiMEH.)

2023-08-13 (내일 월요일) 22:48:23

>>672 마사

"티나는겐가?"

우리 모두가 답을 알고 있는 질문을 해맑게 묻는다.

"흐흠! 전혀 그러하지 않는다네! 본좌의 걸음걸이는 이 정도로 해쳐지이 않으니!"

증명하듯이 우쭐하게 스탭을 밟는다. 밟기는 잘 밟는다. 그것'만' 잘 할 뿐이지.
허망하게 허공만 휘젓는 팔을 내려다본다. 인간의 몸이란 한계가 이리 선명해, 비통함을 참지 못하고 신음소리를 내어버린다.

"...크흡.... 괜찮다네...."

어차피 다른 옷은 못입으니....등뒤에 달린 찍찍이는 어쩌하며 지퍼또한 어쩌하고....
심란하게 스스로의 부족함을 마주하다 마사의 말에 눈이 동그래지며 고개를 세차게 도리질한다.

"허, 허나!"

"본좌는, 그대의 선물을 받고 무척이나 기뻤다네... 진심이게. 그러하니, 본좌는 그저, 그대에게 똑같은 기쁨을 전해주고 싶었다네."

안되는겐가? 하면서 침울하게 물어는 눈에 약간의 절박함과 희망이 담겨있다.

"본좌, 선물이란 것은 주는 적을 기실 처음이나 다름없으니, 이러한 재주가 부족하여..."

무엇이 그대를 기쁘게 할 것인지, 부디 알려주지 않겠나, 하며 힘없이 내뱉는 목소리가 퍽 감격스러울지도 모른다. ...트리속에 파묻힌 얼굴이 말하고 있는 지라 그런 따뜻한 감정은 다 와장창 일테지만...

674 시미즈 마사 (r.3uUrzdk6)

2023-08-13 (내일 월요일) 23:05:54

>>673 "지구의 어느 누구보다 즐거워 보이는데요?"

마사는 조목조목 진실을 일러준다.

"벗는 것도 혼자 할 수 있다면 도와드리지 않겠지만요. 벗는 거라든가 더 편한 옷으로 갈아입는 거라면 도와드릴 수 있는데요?"

안경을 치켜올리며 학생회장의 자세로 돌아간다. 입을 때는 쉬웠겠지만 벗을 때도 과연 쉬울까? 앉아서 낑낑거리는 제제 르 귄이 마사의 머릿속에 선명히 그려진다.

"기뻤다니 뿌듯하네요. 하지만.."

제제의 마음이 고맙지만 당혹스럽기도 하다. 마사 스스로도 자신이 받고 싶은 선물이 무언지 딱히 알 수 없었으니 말이다. 적당히 필요하면서 구하기 어렵지 않은 그것은....

"머..머리끈이요? 새 머리끈. 감옥에 들어온 뒤로 같은 것만 돌려쓰고 있거든요."

성의가 있으니 대충 아무거나 대 본다.

675 박권태 (iM30Y40xgE)

2023-08-14 (모두 수고..) 14:10:21

>>669 마사
있었냐?!?
(깜짝 놀라 덩달아 큰소리를 내는 권태. 영락 없이 사귄 적 없을줄 알고 쑥맥인 면모나 놀리려고 했더니... 어안이 벙벙해진다. 심각하게 당신을 바라보며)
혹시 네 전 애인... 마피아 보스였냐? 네가 그 작자의 뺨을 치는 바람에 '날 때린 건 네가 처음이야' 하면서 사귀게 되었어?
(그랬단 말을 들은 것도 같고. 아니면 말고.)
오냐, 그렇게 나오신다 이거지? 네 입에서 '철없다'가 나오는 횟수만큼 네 벽창호 기질을 연호해주마! 우우! 고지식하다! 외곬수! 고집쟁이! 나이 젊은 꼰대!!
('철없다'의 전형을 보란 듯이 전시하는 중. 감옥 사람 다 들으라는 듯 손으로 간이 확성기를 만든 채 복식호흡으로 외치고 있다.)
꼬맹아, 너는 재능이 있어. 맞는 말도 열받게 할 줄 아는 재능. (자신도 그 원숭이 중 하나였노라 인정하는 말이다.) ... 뭐, 다르긴 하네. 적어도 누군가가 내 머리를 뽑아서 나무에 걸어놓겠다 말하는 건 살면서 오늘 처음 들어본다. 어후, 야, 아무렇지 않게 무서운 소리 하는 것 좀 보소. (자신의 옆머리를 만지작거리며 관찰한다.)(뜸.) ...... 솜으로 쓰기엔 나보다 의사 양반 머리가 더 하얗고 좋지 않냐. 뽑으러 가자. (?)


>>671 제제
살인은 안 저상하고 폭력은 저상하다니 나는 네 기준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야......
(질린다는 듯 말하면서도 파닥거리는 당신의 트리손을 주물거리는 걸 멈추지는 않는다. 덩달아 같이 퍼덕거리는 권태의 팔.)
흥, 모르는 소리. 네가 이 아저씨가 싸우는 모습을 본 적 없어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거야! 내가 얼마나 주먹이 빠른지 아냐? 한번 주먹을 내지르면 바람 소리가 슉슉하고 나오는데 사람이 그냥 휙!
(허공을 향해 주먹질을 하는 시늉을 한다. 참고로 말하자면, 15대 1로 싸운 적 따위 없다. 그냥 허세다.)
...... 아. 그래. 대가리뿐만 아니라 패션 센스도 괴멸적이구만 그 간수장. (억울하게 패션 센스를 폄하당하는 사마엘...) ............ 그래... 내가 이걸 입어주길 바란다고......
(밝은 미소를 지으며 산타걸 코스튬을 받아든 권태. 천천히 자신 쪽으로 그 옷을 가져오고는...)
... 입겠냐!!!!! 안 입어!!!
(바닥에 팍! 소리가 나도록 옷을 팽개친다. 옷 투정을 부리는 어린애만큼 박력있다.)

676 시미즈 마사 (9qh0JsVpIs)

2023-08-14 (모두 수고..) 16:03:54

>>675 "옛날 일이지만 있었다구요?! 촌스러운 로맨스 소설을 지어내지 마세욧!! 평범하게 만났다구요!!!"

못 믿는 것 같지만 더이상 설득시킬 낯짝과 항마력이 없다. 마사는 최대한 소리를 낮추려 하며 말했다.

"이익... 이이익.."

고지식하다! 외곬수! 고집쟁이! 나이 젊은 꼰대! 사방에 퍼지는 한마디 한마디에 데미지를 입는 중이다. 하지만 곧 추스리고 제 팔을 감싸쥔 채 얼굴을 쳐든다.

"그건, 다른 쪽으로 얘기하면 장점이라구요?? 줏대있고 기본을 잘 지킨다는!"

흥, 소리를 내며 묶은 머리카락을 어깨 뒤로 넘긴다.

"봐요. 맞는 말이었잖아요? 옥사나 씨는 죄가 없어욧!!"

마사는 병뚜껑 아래에서 엄지손가락으로 그것을 튕겨올린다. 운이 좋다면 권태의 얼굴을 맞출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엉뚱하게 그녀 자신을 향하게 될지도 모르고.

677 박권태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19:42:43

>>676 마사
촌스, (삐걱,) 이건 고전 명작이자 클리셰라고 하는 거거든! 것보다 마피아 보스냐는 거는 왜 부정 안 하냐. ...... 진짜야?
(설마 이것도 진짜로? 반신반의하며 당신을 뚫어져라 마주본다. 나 혹시 밖에 나가면 쥐도 새도 모르게 콘크리트에 묻혀 바다에 빠지냐? 하고, 당신이 뒷목을 잡을지도 모르는 말도 덧붙인다.)
꼬맹이, 너는 네 얼굴이 홍당무같다고 말하는 게 좋냐 토마토같다고 말하는 게 좋냐? 열받아서 새빨개진 게 네 머리보다 네 얼굴 피부가 눈에 더 잘 띈다, 야. (홱하니 머리를 넘기는 것도 어린애의 앙탈로밖에 보이지 않아 잘한다잘한다 하며 손뼉을 쳐준다.) 그렇게 치자면 철없다는 것도 장점이거든? 밖에 나가서 '줏대 있고 기본을 잘 지키는' 사람이랑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늘 젊게 살아가는' 사람 둘 중 누구랑 더 친구하고 싶냐고 물으면 장담컨대 날 선택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게다. 후, 이렇게 다재다능한 내가 같이 놀아주는 것도 영광인줄 모르고...
(안타깝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안쓰러울 정도의 자의식과잉이다.)
죄가 있으니까 여기 수감된... 아. (허공에 튀어오르는 병뚜껑을 응시한다. 병뚜껑이 마사의 이마에 명중! ... 하자, 권태가 다급히 자신의 입가를 손으로 가린다.) ... 풋, 푸흐, 야, 괜찮냐...? (웃고 있다는 걸 숨기기 위함이었다.)

678 SAMAEL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00:04

"메리 크리스마스! 입니다."

... 설마 저 말을 8월 한중간에 들을 줄은 몰랐는데.
산타 모자를 쓴 사마엘이 순록 애니메틱스가 이끄는 썰매를 타고 나타났다. 썰매 뒤켠에는 알록달록한 포장지로 꾸며진 선물 상자가 딱 5개 쌓여 있다. 저것이 아마 사마엘이 말했던 '선물'이겠지.

"다들 크리스마스 파티는 잘 즐기고 계셨습니까?"

사마엘이 가짜 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파티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셨는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만......"



【 이벤트 정산 】
15분까지 이 레스에 반응 레스를 올려주세요. 반응 레스에는 아래의 숫자만큼의 (1, 100) 다이스를 같이 넣어주세요.
15분까지 반응 레스를 올리지 않은 캐릭터의 다이스는 캡틴이 대신 굴려드립니다.

박권태: 7
마사: 13
세이카: 9
옥사나: 5
제제: 2

679 시미즈 마사 (R/4D1YyoLY)

2023-08-14 (모두 수고..) 22:02:59

시미즈 마사는 똑부러지게 손가락을 들고 하나씩 접어가며 말한다.

"벽에 가랜드도 설치했고 풍선도 붙여 두었어요. 테이블도 꾸몄구요. 트리 아래에 선물도 준비해 놓아두었어요."

얼굴을 조금 찌푸리고선 하나 더 덧붙인다.

"트리에 별도 올렸구요. 사실 이 작업이 제일 힘들었네요."

.dice 1 100. = 43
.dice 1 100. = 9
.dice 1 100. = 70
.dice 1 100. = 44
.dice 1 100. = 81

.dice 1 100. = 67
.dice 1 100. = 53
.dice 1 100. = 93
.dice 1 100. = 50
.dice 1 100. = 71

.dice 1 100. = 14
.dice 1 100. = 71
.dice 1 100. = 6

680 박권태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12:14

.dice 1 100. = 1
.dice 1 100. = 62
.dice 1 100. = 100
.dice 1 100. = 71
.dice 1 100. = 49
.dice 1 100. = 24
.dice 1 100. = 49

681 SAMAEL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16:01

세이카 다이스
.dice 1 100. = 100
.dice 1 100. = 96
.dice 1 100. = 8
.dice 1 100. = 12
.dice 1 100. = 29
.dice 1 100. = 64
.dice 1 100. = 56
.dice 1 100. = 87
.dice 1 100. = 44

682 SAMAEL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16:49

옥사나 다이스
.dice 1 100. = 44
.dice 1 100. = 2
.dice 1 100. = 44
.dice 1 100. = 37
.dice 1 100. = 78

683 SAMAEL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17:19

제제 다이스
.dice 1 100. = 12
.dice 1 100. = 89

684 SAMAEL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21:35

세이카
.dice 1 5. = 1
.dice 1 5. = 1
.dice 1 5. = 2

옥사나
.dice 1 5. = 4
.dice 1 5. = 3

685 SAMAEL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24:18

"오호. 멋집니다, 완벽해요. 당신의 솜씨를 지나가던 산타클로스가 본다면 당장에 자신의 자리를 당신한테 물려주겠지요."

그거... 좋은 건가?
당신한테 기립박수를 쳐주던 사마엘이 선물 꾸러미 하나를 당신의 손에 올려준다.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를 보여준 당신한테. 간수장 사마엘이 주는 선물입니다."


【 사마엘의 선물 to. 마사 】
- 박권태 만쥬: 왠지 술냄새가 나는 것 같다...
- 마사 만쥬: 가지고 있으면 지능이 올라갈 것 같다.
- 세이카 만쥬: 꾹 누르면 진동 모드가 켜지는 안마 기능 탑재.
- 옥사나 만쥬: 은은한 소독약 향기가 난다.
- 제제 만쥬: 어쩐지 후광이 비치는 것 같다...?

686 SAMAEL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27:15

"미나미노하라 세이카, 당신이 걸어놓은 리스도 꽤나 아름답더군요."

사마엘은 세이카한테도 선물 꾸러미를 주었다. 마사의 것보단 덜 묵직했지만...

"선물 교환,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마음껏 하셔도 됩니다."


【 사마엘의 선물 to. 세이카 】
- 박권태 만쥬x2: 왠지 술냄새가 나는 것 같다...
- 마사 만쥬: 가지고 있으면 지능이 올라갈 것 같다.

687 시미즈 마사 (R/4D1YyoLY)

2023-08-14 (모두 수고..) 22:29:00

"아.. 아무리 사쿠라가오카의 학생회장이라도 산타클로스의 일은 제게 무리일 것 같지만요?"

1분에 몇 바퀴나 지구를 돌아야 하는 거야.

마사는 선물을 받아들고 굉장히 뿌듯한 미소를 짓는다.

"행사를 준비하는 것쯤 학생회장에게는 일도 아니라구요."

만쥬들이 너무 귀여워서 후후후후후, 하는 수상한 웃음소리를 계속해서 내고 있다.

688 SAMAEL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29:27

"그리고... 옥사나 하네즈카. 당신이 연성한 통나무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옥사나한테도 만쥬를 나누어주었다.

"다음에 생명체를 연성하실 생각이라면 저한테 미리 언질을 주시길.


【 사마엘의 선물 to. 마사 】
- 세이카 만쥬: 꾹 누르면 진동 모드가 켜지는 안마 기능 탑재.
- 옥사나 만쥬: 은은한 소독약 향기가 난다.

689 시미즈 마사 (R/4D1YyoLY)

2023-08-14 (모두 수고..) 22:32:14

마사는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먹어도 되는 거려나요?"

소독약과 술은 역시.. 아직은 무리가 아닐까. 고민 끝에 제제 만쥬를 입에 살짝 넣어 물어본다.

690 SAMAEL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34:56

"마지막으로, 제제 르 귄. 당신의 트리 둔갑술은 저한테도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사마엘은 당신의 손에 제제트리를 만들어주었다.

"다음에는 더 멋진 치장을 보여주실 수 있기를."


【 사마엘의 선물 to. 제제 】
- 제제 만쥬x2: 어쩐지 후광이 비치는 것 같다...?
- 사마엘 만쥬: 딱딱할 것 같지만 의외로 푹신하다.

691 SAMAEL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36:20

"먹으면 안 됩..."

...니다. 라고 말하기도 전에 입에 넣어버렸다. 사마엘은 잠시 머리가 아득해짐을 느꼈다. 머리라고 할 만한 부위는 없었지만.

"... 다음부터는 인체에 무해하여 섭취해도 문제가 없을 소재로 만들어오겠습니다."

692 시미즈 마사 (R/4D1YyoLY)

2023-08-14 (모두 수고..) 22:38:26

"....파하!"

뒤늦게 입에 넣었던 걸 꺼냈다. 제제 만쥬가 조금 슬픈 표정이 된 것 같다.. 기분 탓이겠지만.

"부탁해요."

부끄러워져 얼굴이 조금 붉어진 채로 안경을 치켜올린다.

693 SAMAEL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41:53

"다음이라고 할만한 시간이 올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선물을 다 나눠준 뒤, 손을 탁탁 털어내며 사마엘이 한 말이다.
크리스마스라는 마음이 들뜨는 시간을 겪어서일까, 그 뜻을 이해하는 데에는 평소보다 더 시간이 걸려버렸다.

"울지 않는 착한 아이로 지내주신다면, 언젠가 다시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겠지요."
"어쩌면 한여름의 가짜 크리스마스가 아닌, 진짜 눈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조금은 이 시간을 즐길 수 있으셨나요? 바깥의 삶에 대한 의지를 다 잡을 수 있으셨습니까?"


"'용서'를 위한 투쟁을 이어나갈 준비가 되셨습니까?"
 

694 STORY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42:27

 
......
 

695 STORY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43:22

 
그런 이야기를 나눠봤던 게 언제였더라.
 

696 STORY (WoitamQoJk)

2023-08-14 (모두 수고..) 22:49:26

햇빛이 들지 않아 어둡고 또 어두웠던 감옥 로비.
불현듯 그 곳에 형광등 빛이 들어온다. 그와 함께 울려퍼지기 시작하는 스피커의 목소리.
한동안 들리지 않았던, 이미 옛적에 익숙해졌던 그 목소리다.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반갑습니다, 용서받은 죄인 여러분. 사상을 긍정받은 달콤함은 충분히 즐기셨습니까? 〕
〔 이 곳은 제 1심과는 보이지 않는 많은 것이 달라진 곳. 흐르는 강물과도 같은 변화 또한 충분히 즐기셨습니까? 〕

〔 모든 준비가 끝났습니다. 지금부터 밀그램 시스템의 제 2심을 개정합니다. 〕
〔 내일 오후 10시, 모든 배심원은 재판장으로 모여주시길 바랍니다. 〕
〔 늘상 그랬던 것처럼. 〕

...
약간의 잡음 뒤, 스피커는 정적을 발한다.
또다시 시작된 재판. 이전과는 달라져 버렸을 나의 마음가짐.
스피커를 올려다보는 나는 어떤 표정을 짓고 있었을까?

당신는 분명, 웃는 얼굴로 분명, 기뻐하고 있겠지.

697 제제 르 귄 extra (oiRNPLl4HQ)

2023-08-15 (FIRE!) 02:05:37

(모두의 문 앞에, 엉성하게 포장된 손바닥 만한 봉투가 있다.)
(그 내용물을 열어보며, 폭탄... 같은 건 없고, 머리끈? 같은 게 들어있다. 특히 박권태에게는 조금은 익숙할, 알록달록한 머리끈이다.)
(...으음? 자세히 보면 시판이 아닌, 수제로 끈을 꼬아 만든 머리끈이다...?)

(제제의 곱디 고운 손과, 평소 머저리같, 크흠, 서투른 행실을 생각해보면, 몹시 의외인 재주다.)

마사: 낮은 채도의 분홍색단정한 검은색의 끈 중, 선명한 푸른색의 끈이 눈에 띈다. 매듭이 올곧게 묶여져 쉽게 풀리지는 않을 거 같다.
세이카: 따뜻한 베이지색포근한 촉감의 짙은 회색, 그리고 옅은 노랑색의 끈이 주를 이룬다. 울털실을 주로 사용한듯, 폭신하고 촉감이 부드럽다.
옥사나: 차분한 하늘색새하얀 백색, 빛나는 은색의 끈이 땋아져있다. 모양이 단정하고 깔끔해, 언제 어디서 써도, 특히 백색의 의상과 잘 어울릴 느낌이다.
박권태: 알록달록한 빨강밝은 주황색, 거기에 무채색의 밝은 회색 끈이 얼기설기 얽혀있다. 두껍고 질긴 느낌이라, 한 참을 써도 멀쩡할 듯하다.
사마엘: 머리카락...이 없는 몸이라 그런지, 예외적으로 머리끈이 아니다. 대신 간단한 금속 커프 링크스아이보리 빛을 띄는 순백의 끈이 얽혀있는 식으로 장식되어있다.

(포장지 자체는 꽤나 구겨져 있어 엉성하게 보이지만, 머리끈 자체에는 많은 정성과 노력, 상대를 향한 앳된 호감이 담긴 듯하다.)

(1심 결과 발표 전의 일이었다.)

698 INFO (kCWo8tmUrU)

2023-08-15 (FIRE!) 15:56:35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제 2심 준비로 인하여 평시보다 안내 방송이 늦은 점, 다시 한 번 양해 구합니다. 〕

〔 지난 사흘 간 특별한 사건은 없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만, 냉장고 옆에 빈 술병이 덩그러니 서 있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범인은 누구입니까? 특별히 밝히진 않겠습니다만, 분리수거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죄인이 되도록 합시다.

〔 또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제 2심의 첫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1, 박권태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잊지 말고 참석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
〔 덧붙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박권태의 심문에 참여하여 자리를 빛내주십시오. 이전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심문, 기대하겠습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699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17:54:30

2심의 방송이 끝난 후 옥사나는 곧장 식당으로 향해 냉장고에서 맥주를 꺼내들었다.
맨정신이면 조금 힘들다는 듯한 얼굴로 병을 비우고 비워서 녹초가 될때까지 그녀는 자리를 벗어나지 않는다

700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18:17:13

>>699 옥사나
(당신 앞에 있는 맥주병 두 개를 한꺼번에 손에 쥐어 멀리 치워버리고는,)
... 설마 이 포지션이 반대가 될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떨떠름) 의사 양반, 그렇게 술 마시면 속 버린다. 그만 마셔.

701 옥사나 하네즈카 (1Wg6.XF76U)

2023-08-15 (FIRE!) 18:33:48

>>700 권태
"...누군가했더니 권태씨인가요."

그녀는 조금 지친듯한 목소리였다. 1심의 긍정, 그로 인한 자기파괴의 긍정. 그녀는 이럴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으로 당신이 치워둔 병을 향해 자리를 옮겼다.

"괜찮지 않나요 가끔은. 매번 마시는 것도 아닌데"

702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18:54:00

>>701 옥사나
얼씨구? 재밌네.
(다시 한 번 병을 집어들어, 이번에는 자신이 계속 저 멀리로 들고 있는다.)
그러지 말고 나와 얘기나 해. 나한테 금주하라 말하는 사람이 같이 술 마시고 있으면 반동 오는 거, 의사 양반이 더 잘 알잖냐? (눈을 가늘게 뜨고는) 그리고 가끔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지...... 특히 요즘 따라서.

703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19:11:56

>>702 옥사나
"아니라고는 못하겠지만..."

그녀도 찔리는 점이 있는건지 조금 기어들어가는 것 같은 목소리였다.

"유혹에 지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요?"

쫓아가려고는 하지 않으려는 듯 그녀는 그저 탁상 위에 얼굴을 대고는 눈으로만 권태를 쫓았다.

"무엇보다 환자의 심정을 이해하려면 완전히 같은 꼴이 되어야한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으니까요. 어떤 꼴이 되어가는지를 보면,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감상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704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19:18:35

>>703 옥사나
자각은 있었군.
(흥, 하는 콧소리를 내며 당신과 마주보는 자리에 털썩 앉는다.)
헛소리 하는 거 보니까 완전히 취했네, 취했어. 교통사고로 실려온 환자 돌보려거든 트럭에 치였다가 살아돌아오라는 쌉소리랑 뭐가 다르냐? 그리고 의사 양반이 나랑 같은 상태 되려면 백만 년은 멀었어. 설득이 안 통한다면 이 방법을 쓸 수밖에...
(권태는 두 번째 방안을 사용하기로 했다. 당신이 먹을 술을 미리 다 먹어치워 없애버리는 방법. 원샷을 때리는 것도 사흘 만이던가? 입가에 남은 물기를 훔치며 말을 잇는다.)
술 마시니까 좀 버틸만 하냐?

705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19:31:49

>>704 권태
"...모르겠네요. 사실 술이라고 해봐야 깔루아정도나 취향에 맞지 이런 종류는 자주 마시지도 않았어요."

그녀는 평소와 같은 모습으로 웃어넘기고는 당신에게 대꾸한다.

"나아진것 같기도, 아닌것 같기도 하네요. 다들 이러려고 마시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제가 할 일은 아닌것같기도 하고... 그냥 넘기고 나면 이리저리 흔들리는 느낌은 들지 않아서 그런건 좋네요."

706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19:39:20

>>705 옥사나
아, 그러셔? 이런 편의점 가서 만 원에 살 수 있는 싸구려는 입맛에 안 맞는다? 배우신 양반이라 입도 고급인가봐. 나중에 비싼 술 얻어먹으러 가면 한 턱 크게 쏴줘라, 응?
(비꼬는 듯 아닌 듯 아리송한 말을 하며 킬킬 웃는다. 빈 병을 근처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려놓고는)
그런 느낌이 좋으니까 마시는 거지.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는데 편안한 느낌을 주거든. (뜸.) 의사 양반이 갈 길은 아니라 하니까 다행이긴 하네. 이 감옥의 유이한 어른 둘이 술에 쩔어있어봐라, 꼬맹이들이 얼마나 무서워 하겠냐? (너스레 속에는 안도의 마음이 약간이나마 깔려 있다.) 용서받는 게 그렇게 싫거든 다음에는 차라리 용서하지 말라고 못을 박든가. 솔직히 나는 전혀 이해 안 가지만 말이야...

707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19:50:09

>>706 권태
"만에하나라도 용서받고 나가게 되면, 끝을 맞기 전에 나간 사람들과 함께 식사라도 하는 건 나쁘지 않겠네요."

권태의 웃음에 옥사나는 그저 그런 것도 괜찮겠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손에 들었던 잔을 내려놓고 냉장고에서 과일음료를 하나 꺼내오고는 다시 들이키기 시작한다.

"...마약이나 마찬가지네요. 그래도 대충은 알것같아요. 역시 아이들 앞이니 이대로는 안하겠지만."

그녀는 한층나아진 듯한 얼굴로 오렌지 권태에게 오렌지주스를 권한다.

"둘 모두 취해있지 않으면 되는거 아닐까요? 아이들을 교육하는 거라면 둘다 제대로된 상태여야하잖아요. 그리고..."

구태여 뒷 이야기를 하지않는다. 용서받는게 싫은 건지, 아닌지. 본인도 잘 모르는 눈치였다.

"바깥에 있을때는, 그냥 그게 맞는 것 같았어요. 그런데 여기는,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잖아요. 이리저리 매일같이 심도가 깊어질 뿐. 뭔지는모르겠네요."

708 제제 르 귄 (GigKzd3iak)

2023-08-15 (FIRE!) 20:31:20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게실 소파에 가만히 앉아 앞을 바라보고 있다. 두손은 가지런히 모아, 무릎위에 두고. 그냥 멍 때리고 있는 걸까? 그렇다기엔 지나치게 단정하게, 등을 곱게 펴고 앞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마치 상점가의 도자기 인형처럼, 앉아만있는 모습이 조금 소름끼친다.)
#난입레스

>>699 옥사나

"괜찮은겐가?"

상념에 빠져있다면, 앳된 목소리가 가볍게 물어온다. 뒷짐을 쥐고, 전보다 왠지 훨씬 단정해진 모습의 제제가 당신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709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0:40:09

>>708 "....!"

휴게실을 지나던 마사가 제제를 보고 섬찟한다. 마사는 망설이다가 이런 상황에서 간단한 안부라도 묻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꺼림칙하게 말을 꺼낸다.

"제제 르 귄 씨. 안녕하세요."

안경을 치켜올리고서

"거기서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신건가요."

인형이라고 해도 믿겠다는 생각은 뒤로 감춰둔다.

710 제제 르 귄 (GigKzd3iak)

2023-08-15 (FIRE!) 20:47:32

>>709 마사

두 눈이 깜빡이고, 고개가 스르륵 돌아간다. 마사와 눈이 마주치자 생기가 졸아오듯, 환한 미소를 짓는다. 마치 마사와 같은 누군가가 말을 걸기 만을 기다리고 있었듯이.

"그대 아닌가."

약간,만화영화 마냥 인형이 살아돌아오는 느낌이다. 반짝이는 눈의 제제가 옆 자리를 손으로 톡 톡 건드린다. 옆에 앉으라는 신호일까?

"으음. 별 생각 없었다네. 새로운 차의 심문이 다가오니, 그대들을 걱정하고 있었을 뿐."

그대, 복장이 조금 바뀌었군 하며 싱글벙글 웃으며 여상하게 덧붙였다.

711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0:53:30

>>710 마사의 얼굴에 어두움이 드리워진다. 망설이는 것 같았지만 성의를 무시할 수 없으니 앉기로 한 듯하다. 제제의 옆에 앉을 때에는 옷에 주름이 최대한 가지 않도록 정리하는 모습이다.

"걱정, 인가요. 박권태 씨에 대한 걱정...?"

마사는 제제와 눈을 마주치다가도 몇 초 후 시선을 돌리려 든다. 복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옷깃을 조금 매만지며 입술을 연다.

"구속도 조금 해제된 겸, 익숙한 복장에 가깝게 수선해 보았어요. 복장이 바뀐 것은 제제 르 귄 씨도 마찬가지네요."

흘끗, 제제의 바뀐 구속복을 잠시나마 훑었던 눈은 바닥으로 내리꽂힌더.

712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1:03:50

>>711 마사
마사의 표정이 어떠하든, 제제는 싱글벙글 웃기만 한다. 마사의 어두운 표정을 눈치채지 못한 것일까, 알아도 모르는 척하는 것일까? 제제의 평소 기민한 눈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후자겠지.

"굳이 말하자면... 그뿐만 아닌 그대들 모두? 죄가 아닌 것에 고통 받는 건 똑같지 않나. 의미없이도."

고개를 기울이며 정정한다.

"익숙한 복장이라.. 이것이 그대의 교복이겠지? 본좌도 비슷하겠구만. 본좌가 예전에 품행을 어찌했는 지... 조금은 기억나서 말일세."

하하, 작게 웃는다.

"이전의 본좌도 참, 어리석었지. 어디가든 '신'이란 존재는 필요하기 마련인데, 벌써부터 성급하게 의무를 저버리려 하다니. 음악에 관한 책을 들쑤시지 않나, 운동을 배워보려하지 않나..."

그런 미련한 모습을 보여 미안하네, 하거. 불과 몇칠전의 본인이 아닌, 진짜로 멍청한 애송이를 타박하듯이 혀를 끌끌 찬다.

713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1:08:29

>>712 입술을 우물거리지만 아무것도 말하지 않고 그만둔다. 자신이 고통받는 것은 죄가 아닌 것 때문일까? 마사는 그간의 심문과 경험으로 상대방이 살해를 죄가 아니라 믿는 자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그 사상은 도저히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네. 비슷하게 수선해 보았어요. 제제 르 귄 씨도 예전과 비슷하게 돌아가시려는 건가요."

하지만 음악이나 운동에 대한 것을 폄하하는 말에는 무언가 상처받은 표정을 짓는다.

"미련하다니. 그런 말 마세요."

꼭 쥔 주먹이 떨린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 마사는 제제를 보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그런 미련한 모습들로 우리가 조금은 친해졌다고 생각했었어요."

714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21:12:33

>>708 제제
그녀는 한 순간 들려온 목소리에 당신이 있는 곳을 바라 보았지만, 이내 미간을 한껏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다.
대놓고 피하려는 듯한 눈치였다

715 제제 르 귄 (GigKzd3iak)

2023-08-15 (FIRE!) 21:25:32

>>713 마사
"용서"라 불리는 심문의 결과로 사상이 긍정받았다는 자만감 덕분일까, 마사가 머뭇거리는 것을 보아도 덧그린듯한 미소를 유지할 뿐, 아무런 말도 첨언하지 않는다. 아니, 소녀의 비뚤어진 머리속에는, 마사또한 자신의 광기어린 사상과 속으로 동의한다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그래, 본디 그래야 했듯이."

그렇게 익숙한 대화의 곡선을 따라 움직인다. 상대방의 말을 성심껏 들어주는 신의 모습을 준비한다.

그러려고 했다만. 왜 그런 표정을 짓지?

아주 잠시, 그린듯한 미소가 허물허지고, 선명한 동요가 소녀의 얼굴에 자리잡는다. 곡선을 그리던 입가에 힘이 풀려, 다소 멍청하게 입이 벌려진다.

"아.... 나는-"

그러한 스스로를 자각하자마자 소매를 들어 입가를 가린다.

소녀는 눈을 감아 스스로를 타박하였다. 신이 이렇게 쉽게 동요를 내보이다니. 본가라면 상상도 못할턴데, 여기오고 물러진 것일까? 하여튼 신뢰를 줄만한 모범적인 모습은 아니다. 반성해야만한다. 눈을 다시 뜬다.

"실례하지."

입을 달싹이다, 결국 그 말만을 내뱉고 미안한듯한 미소를 내보인다. 그러한, 믿지 못할 만한 모습을 내보이는 것에 대한 사과라고 스스로 믿는다. 무의식으로 시선을 피하고 마며 대화를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으려한다. 농으로 분위기라도 풀으려는 듯, 하하 웃으며.

"신과 친해져서 뭐하겠나, 그대는."

716 제제 르 귄 (GigKzd3iak)

2023-08-15 (FIRE!) 21:31:43

>>714 옥사나

"으음? 왜 그러는겐가?"

다 알면서도 모르는 척, 싱글벙글 웃는 모습이 퍽 가증스럽다. 허락을 구하지도 않고, 옆자리를 끌어 옥사나 곁에 앉는다.

"그러하면 본좌는 섭섭하다 하지 않았나."

이전에, 심문 직후에 다시 말 걸 일은 없겠다는 옥사나의 말에 대해 얘기하는 모양이다. 정말 섭섭하다는 듯 눈매를 늘어트리지만, 진실되기에는 가벼운 어투다. 똑같이 가볍게, 식탁위에 있는 빈 맥주캔을 손가락으로 톡, 건드린다.

"스무살이 넘어 내성이 생겼다해도, 뇌세포가 파괴된다는 음료를 잘도 마시는 구먼."

이 또한, 예전에 옥사나가 해준 얘기다. 그때 한말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대로 믿은 모양이다.

717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1:32:34

>>715 언뜻 본 제제의 모습에 동요가 어렸던 것 같다. 마사는 그것을 여전히 어둡고 원망스러운 듯이 바라본다

"당신을 용서한 두 표가 모두 당신의 사상을 긍정해서라고 생각하나요?"

마사는 상처주고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상처입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난 신 같은 건 필요없어요."

머뭇거리다 덧붙인다.

"하나 이상의 천진한 인격을 희생해야만 현현하는 신이라면 더더욱."

마사는 제 방으로 돌아가려 한다. 그 적당히 느릿한 움직임에 찬바람 따위는 불지 않았지만 그만 차게 느껴진다.

718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21:38:42

>>716 옥사나
손에 힘이 들어간다. 캔이 찌그러져서는 내용물을 뱉어내고 그녀 역시 화난듯이 제제를 노려본다.

"섭섭하면 섭섭한대로 살면되는거죠."

719 제제 르 귄 (GigKzd3iak)

2023-08-15 (FIRE!) 21:56:45

>>717 마사

모든 것을 포옹한다는 듯이, 부드럽게 접혀져있던 두 눈이 크게 뜨인다. 인형 부품에서 얼굴 조각만을 바꿔치듯이, 뭐라 이름을 붙히지 못할 감정들이 소녀의 눈을 스쳐지나간다. 눈은 마음의 창이라 하던데, 그 마음이 명료하지 않으니, 눈으로 뭐가 보이는 지도 정정하기 힘들다.

"그게 아니라면 무엇일텐가?"

어투는 완벽했다. 어른이 아이를 내려다보듯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에는 의문조차 필요없다는 듯이. 당연할테니까. 앞의 소녀가 잘못알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

- 난 신 같은 건 필요없어요.

그러한 마사의 말에 제제의 눈에 비친 것은 "상처"라 부르기에 너무나도 난해했으나, 무언가를 깨트려 금을 내는 느낌이었다. 제제는 미처 뭐라 반박하지도 못한채, 마사가 떠나는 것을 봐야했다.

제제는 문득, 손을 뻗는다. 본능에서, 그리고 마음에서 우러나온 행동이었다. 하지만 찰나 후 이성이 따라잡고, 내뻗던 손을 다시 원자리로 돌려 놓는다. 무릎위, 가지런하게. 신은 사람을 잡는 일 따위 하지 않기에.

당연한 일이다. 허나 왜인지, 그 작은 손 하나 거두는 게 너무나도 힘들었다.

역시 운동부족이라는 것일까? 그래, 그런 것일수도.

스스로를 납득시킨 신이란 이름의 소녀는 손은 거두었디맛, 멀어지는 마사의 등에게서 시선을 떼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 작은 실패는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불완전함이었다.

"...그대가 틀렸네."

뒤늦은 반박이 아무도 없는 공간을 울렸다.

#막레! :D 수고했어!

>>718 옥사나

어이쿠, 하며 미처 흐르는 내용물을 완전히 피하지 못한다. 끄응, 하며 질척이는 손가락을 바라보다, 어쩔수 없다는 듯 다시 손을 식탁위에 내려얹는다. 예복과도 닮은 수감복에는 닦을 생각 조차 하지 않은 듯하다.

대신 심기 상하는 기색도 없이 대화를 여상히 계속한다.

"뭐가 그리 화나나?"

720 SAMAEL (kCWo8tmUrU)

2023-08-15 (FIRE!) 22:00:00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721 SAMAEL (kCWo8tmUrU)

2023-08-15 (FIRE!) 22:00:18

"환영합니다, 밀그램의 죄인 여러분."

오랫동안 사람이 들지 않아 서늘한 재판장에 오랜만에 불빛이 들어왔다.
판사석에 선 채 우리를 내려다보는 사마엘. 마지막으로 이 곳에 모인 게 불과 일주일도 채 안 됐는데도 재판장 내 공기가 낯설게 느껴진다.

"제 2심에서도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동일합니다. 죄인 박권태는 증인석에, 그 외의 배심원은 배심원석에."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진실을 탐하듯이 심문하고, 정의를 집행하듯 판결하십시오."

우리가 맹세해야 할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우리가 결심해야 할 것은 달라지지 않았다.

"마음가짐을 모두 갖추셨다면, 제 2심 심문을 시작하겠습니다."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오늘은 세이카의 출석은 생략하겠습니다.)

722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02:43

"오랜만입니다. 사마엘 씨."

지난번의 깃털 만지기로 조금은 친근감을 느끼는 것인지 사마엘에게 인사를 하고는 제 자리에 서서 선서한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눈을 잠시 감았던 마사의 눈이 다시 뜨인다. 2심이다.

723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03:08

(얼굴의 아랫부분을 한손으로 가린 채 증인석으로 걸어간다. 무언가를 고심하는 듯, 아니면 무언가를 굳게 결심하고 있는 듯. ... 그것도 아니라면 표정을 숨기고 있는 걸까?)
...... 좋아. 준비 됐어.
(이윽고 손을 떼어낸 권태의 얼굴에는 평소같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제 1심 때에는 의도적으로 무시하던 선서문을 흘끔 내려다본다.)
......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고저 없이 나긋한 목소리로 읊은 뒤, 그는 배심원석을 바라보며 가만히 서 있다. 오늘 그의 손에는 술병이 들리지 않은 채였다.)

724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22:03:35

자리에선 옥사나, 여전히 취기가 조금 가시지 않은 듯한 모습이었다.
평소와는 다르게 조금 흐드러진 듯한 모습이 어쩐지 용서받지 못한것처럼도 보이고 있었지만, 본인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듯이 그녀는 오른손을 들고 선언문을 읽는다.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725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04:20

술병도 들지 않고, 선서문을 처음으로 읊는 권태를 놀라 바라본다. 그러다가도 고통스러운 듯이 얼굴을 찡그리지만.

726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2:04:40

언제나와 같은, 비인간적으로 일정한 박자의 발걸음. 허나 그 걸음의 주인인 소녀는, 예전보다 훨씬 가벼운 표정이다.

"하하. 어리석은 광댓놀이의 재시작이군. 모두 이자의 무죄임을 안턴데 말인지...그렇지 아니한가?"

약간 비꼬는 듯, 순수하게 즐거운 듯,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스스로의 자리를 찾는다. 여전히 앳된 얼굴에는 어울리지 않는 표정이다. 바르게 서서, 뒷짐을 지고, 이제는 외어버린 선서를 읆는다.

"본좌, 또 다시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한다네."

신긋, 증인석에 선 자를 향해 미소를 보낸다.

"본좌, 그대가 죄 없음을 알고 있느니."

727 SAMAEL (kCWo8tmUrU)

2023-08-15 (FIRE!) 22:06:06



탕.
개시를 선언하는 이 커다란 타격음도 오랜만에 듣는다.
이걸 듣는 감상이 어떠할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 1심과는 시작부터 다른 이 공기. 후후. 좋군요. 과연 심문에서는 어떤 모습이 펼쳐질지... 기대하겠습니다."

짧게 웃음소리를 흘린 뒤.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1, 박권태의 제 2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죄인 박권태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만... 이제는 그럴 일이 별로 없으시겠죠?"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번 심문 또한 유의미한 시간이 될 수 있기를."
 

728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07:03

숨을 들이마신 마사는 권태에게 질문한다.

"지난번 보았던 심상은 박권태 씨가 실제로 겪은 일인가요? 아니면 상상 속에서 일어났거나 그러기를 바랐던 일인가요?"

729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22:07:06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그녀는 마치 준비되었다는 듯이 자리에 앉았다. 이미 무언가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듯이 조금 텅 비어있는 눈을 하고서 그녀는 권태를 부검하듯이 쳐다본다.

"피해자의 이름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권태씨."

730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07:08

어후. 죄지은 것도 없는데 떨리네.
(너스레를 떨며 평소처럼 생글생글 웃고 있다.)

731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08:31

>>728 마사
시작부터 내 마음을 후벼파는구나, 꼬맹이. (뜸.) 실제로 있던 일이야. 우리 딸 귀여웠지? 텍스트 뿐이었지만.

>>729 옥사나
...... (다시금 자신의 얼굴 밑을 한 손으로 가린다. 눈이 살짝 좁아진다.) ... 기억 안 난다.

732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2:08:45

"이전에, 그대는 그대가 용서받아 마땅하다 생각한다 했지. 이성은 그러하지 않다도 했고."

미소를 짓는다.

"이제는 어떠한가? 감상은 동일한가?"

733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09:33

>>732 제제
하하. (미소가 깊어진다.) 아니. 너희가 날 더 적극적으로 용서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734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10:24

"좋아요. 그것부터 확실히 하고 싶었습니다."

마사는 이제 상대와 눈을 마주치는 대신 메모지에 메모를 하고 있다.

"전 아내를 지금도 사랑하고 있나요?"

735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2:10:54

"더, 라. 결국은 흑백인지 말이지. 하하."

수 초, 그저 서로를 향해 조용히 웃을 뿐.

"그러하면. 그대가 죽인 자는 역시, 심상에 보았듯이 그... 그대의 처를 찾아오던 자인가?"

736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11:17

>>734 마사
뭐야, 질문하는 건 내가 아니라 너다 이거냐? 내 딸 귀여웠냐고 물었잖아. (투덜투덜.) 물론 사랑하지. 내 아내, 내 딸, 둘 다, 이 세상 무엇보다도 더.

737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11:53

>>735 제제
...... (눈을 굴리며 시간을 끌었다.) ... 그럴 거야.

738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22:13:21

>>731 권태
그녀는 무언가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슬쩍 끄덕이고는 준비해온 노트를 꺼냈다.
별 것은 아닌 질문을 하면 좋을 법한 것들이 적힌 노트.

"무겁게 받아들이지는 말아주세요. 그냥 확인하고 싶은게 있었습니다."

그녀는 페이지를 몇 장 넘기더니 그럴싸한 것을 찾았다는 듯 작은 탄성을 내뱉었다.

"인생의 의미가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739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13:24

미동없는 표정으로 귀엽냐는 물음엔 대답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전 아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다면 어떻게 할 건가요. 아내가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까? 다른 상대를 찾아가 해코지할 것입니까? 아내를 그냥 보내줄 것입니까? 자유롭게 대답해 주세요."

740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2:14:40

"아아, 그렇지. 기억이 안난다하였지, 그대."

"그리하면... 그대의 가족은 그대에 대해 현재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대의 아내와, 딸말일세."

741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15:54

>>738 옥사나
(눈썹을 꿈틀거리긴 했지만 이 이상 반응을 하진 않았다. 피해자에 대해 더 질문을 할 것 같지 않자 권태는 손을 슬며시 내렸다.)
인생의 의미...? 그런 걸 왜 묻냐? 어. 글쎄. 내 가족 먹여살리는 거? 이 아저씨... 그런 거 생각해본 적 없는데.

>>739 마사
...... 내 마음 후벼파는 데에 재미 들렸냐, 꼬맹이? (놀리는 말투지만 표정은 점점 나빠진다.) ......... 아내를 만나서 설득해야지. 설득하려 했어. 너와 다시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어. 이건 진심이야.

742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2:16:52

"아, 그리고... 이전에 했던 질문이네만, 그대에게도 물어보지. 이 둘 중 어느 것이 더 마음에 드는가?"

손가락 두개를 펼쳐 흔든다.

"살인이 일어난 적 없었던것. 그대가 죽인 누군가가, 그대가 아닌 다른 누군가에게 살해되었다 듣는 것."

743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17:27

"좋습니다. 실제로 그분을 설득하기 위해 전 아내를 만난 기억이 있나요?"

마사는 상대방의 감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듯이 무감한 표정으로 메모를 계속하고 있다.

744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17:42

>>740 제제
그치그치. 기억 안 난다니까. (한시름 놓았다는 듯 표정이 풀어진다.) 글쎄... 예담이, 그러니까 내 딸은 나를 원망하고 있지 않을까. 하루아침에 친아버지란 놈이 극악무도한 살인자가 된 거니까. ... 은혜는... (말을 쉽게 잇지 못 한다.) ... 은혜는, 그러게,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자기의 삶에서 치워버리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으려나. 하하. 내가 말하고서도 아프네 이거...

745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22:18:28

>>741 권태
"그야 저는 그것때문에 살인을 했으니까요. 이번에는 다른 모든 분께 물어볼 생각이랍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가볍게 웃었다. 마치 이미 내릴 판결은 결정했다는 듯한 모양새였다.

"그럼 다음이에요. 어른과 아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나요?"

746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19:05

>>742 제제
살인이 일어난 적 없었던 것.
(단언한다. 잠시의 틈도 없이 곧바로 대답했다.)

>>743 마사
어이~ 이봐, 꼬맹이. 내 말 듣고 있냐. (살살 좀 해달라고 투덜거리길 잠시.)
기억이 있다고나 할까, 실제로 만났다.

747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20:04

>>745 옥사나
어후. 무서워라. (장난스레 웃었다.)
어른은 책임을 질 능력이 있고, 아이는 그런 어른이 대신 책임을 져줘야 하는 대상이지.

748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20:20

"실제로 만난 시점은 박권태 씨의 딸로부터 남자에 대해 들은 뒤였습니까, 전이었습니까?"

마사는 듣고 있으나, 그런 티를 내지 않는다.

749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2:20:50

"괜찮을 걸세. 그도 그렇게, 그대가 딱히 그리 나쁜 일을 한건 아니지 않은가?"

(여전히 미소를 입가에 걸치며 조곤조곤 얘기한다.)

"그리하면 다음 질문일세. 그대는 살인의 일을 영원히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 좋은가, 아니면 생생히 기억하는 편이 좋은가?"

750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21:01

>>748 마사
뒤. 그 전까진 아내가 만나고 싶지 않다 했으면 굳이 만나려고는 하지 않았었고......

751 세이카 (CBTRftGboQ)

2023-08-15 (FIRE!) 22:22:04

"... 따님의...나이는, 어떻게 되나요?"

또다시, 분위기를 풀려 노력하는 그 아이.

752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22:09

"그렇다면 전 아내분이 만나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만난 것이군요."

마사는 메모장을 한 장 넘긴다.

"억지로 찾아갔나요? 집으로?"

753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22:50

>>749 제제
............ (권태의 안색이 점점 새하얘진다. 한손으로 이마를 짚고는) ...... 이것도 대답해야 하냐? 그래, 대답해야 했었지... (작게 욕지거리를 읊조렸다.) ...... 언젠가는, 기억해야겠지만, 되도록 그 때를 뒤로 미룰 수 있을까......

754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2:23:14

"오."

없던 쪽을 선호한다는 말에 의외라는 표정을 짓는다.

"허나 일어난 것은 일어난 것이지."

단언하듯 말한다.

"그러면, 솔직히... 여기서 나가게 된다면, 그대, 그대의 가족을 만나는 게 두렵지 않은가? 그들이 어찌 그대를 바라볼지 조차 모를텐데."

755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24:23

>>751 세이카
(당신의 노력 덕분일까, 식은땀을 살짝 흘리던 권태가 입가에 미소를 건다.)
예담이? 열두 살이야~ 꼬맹이들이랑 비슷한 나이지 않냐. 귀여운 건 우리 딸이 더 하지만?

>>752 마사
...... (시선을 옆으로 돌린다. 어차피 당신은 권태를 보고 있지 않았지만.) ... 예담이한테 허락 맡고 찾아갔다.

756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25:48

"딸에게만. 전 아내분의 허락은 받지 않았구요."

제제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은 마사의 표정이 찌푸려진다. 그러나 그에 대해 더이상 뭐라고 덧붙이진 않는다.

"만나서 설득했을 때 전 아내분의 반응은 어떻던가요."

757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26:13

>>754 제제
... 우리 신님 진짜 너무하네. (억지로나마 장난스럽게 투정을 부린다.) 두렵지. 두려운데, 마지막으로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더 보고싶어. 그 이후로는 정말로 예담이한테 짐이 되지 않게 조용히 쥐죽은 듯이 살아갈 생각이고...... 두 번 다시 보고싶지 않다고 하면 평생 꺼져줄 수도 있으니까.

758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22:26:21

>>747 권태
"책임을 지는 대상..."

무언가 느끼는 걸까, 그녀는 무언가 생각하는 것이 있는지 잠시 고개를 떨구었다가 다시 시선을 맞추었다.

"그렇다면 권태씨는 그 살인이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 책임을 다한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759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27:10

>>756 마사
............ (겨우 걸고 있던 미소도 없이, 무표정인 채 침묵한다.)
......
......... 안 믿을 것 같긴 한데. (한숨.) 그것도 기억 안 난다.

760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27:50

"혹시 그 시점에 살해도 같이 일어났습니까?"

마사는 쉬는 기색도 없이 묻는다.

761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28:51

>>758 옥사나
어우, 진짜. 의사 양반까지 내 마음을 갈기갈기 찢을 셈이야? 이제 슬슬 아프기 시작했는데. (질리지도 않고 투정을 부리고는)
냉정하게 말해서 전혀 그렇지는 않지. ... 그래서 후회 중이야. 예담이한테 안 좋은 짓이었으니까.

762 세이카 (fxFE7S8a9A)

2023-08-15 (FIRE!) 22:29:13

"열두살인가요... 귀여울 나이라고 생각해요..."

@살짝 웃으려 노력한다.

"... 그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던지, 뭐가 되고 싶었던지, 기억하시나요...?"

763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2:29:41

"하하, 용서하게나. 본디 신이란 그리한 존재가 아닌가."

권태의 말에 조금이나마 기분이 좋아진 느낌이다. 진심이든 아니든 신경은 안쓰고.

"그대, 가족사랑이 지극하군. 보기 매우 좋아. 그리하다면, 그는 소원권을 얻는다면 무엇을 빌 생각인가?"

764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29:56

>>760 마사
꼬맹이. 그거 정말 물어야겠냐?
(자신도 모르게 꽉 쥔 주먹에서 의식적으로 힘을 뺀다.)

765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30:52

>>760 그제야 마사는 메모지에서 눈을 떼고 권태를 바라본다.

"물으면 안 될 이유가 있습니까?"

눈빛이 한없이 차갑다.

766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2:32:47

"그대, 잠시 확실하게 하고 싶은게 있는데."

방금과 함께, 손가락 두개를 핀다.

"그대는 살인 후에, 그대의 아내와 딸을 만난 적이... 그러니까, 본적이 있는가?"

"그대는, 그대가 살해한 자가 누구인지 확실한가? 그러니까, 확언은 할수 있는가?"

세세한 것은 아니라도. 남성이었다, 라던가, 말일세.

767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33:12

>>762 세이카
그렇지? 너랑 직접 만났다면 잘 놀았을텐데 말이다. 이런 곳엔 절대 오지 말아야겠지만... (으쓱)
... 부끄럽지만, 최근에 무엇이 되고 싶어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헤어져있던 기간이 길어서. 그래도 여섯 살 때에는 나비가 되고 싶다고 하면서 스케치북에 나비를 그리던데 그게 얼마나 잘 그렸던지 미술 쪽으로 나가면...... (그 뒤로 계속 자식 칭찬이 이어진다.)

>>763 제제
(꽤나 이전에 답이 나온 질문이었는지 답변은 바로 나왔다.) 예담이가 나와 같이 살고 싶다고 하면 내가 예담이의 양육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 그리고... 예담이가 나와 같이 살고 싶지 않다고 한다면, 중산층 이상의 좋은 가정에 무사히 입양될 수 있도록 할 것.

768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22:34:26

>>761 권태
"용서받건 받지 못하건 저희들은 최소한 죄와 직면할 필요는 있으니까요. 인간이니까."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말할 뿐이었다.

"잠시 기분을 돌려볼까요. 가장 좋아하는 술이 있나요? 거기에 어울리는 영화도 추천해주셨으면 하는데."

769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35:35

>>765 마사
...... (겨우 마주친 서로의 시선은 날카롭고 차가운 상태다. 그대로 한동안 당신을 노려보다가...)
대답하기 싫다. (당당하게 턱을 치켜든 채 대답했다.)

>>766 제제
살인 후에... ... 딸은 본 적 있어. 아마도. 봤던 것 같아. 정신을 차려보니 경찰서에 잡혀 있었지만.
...... 확언 못 해. 추측은 가능한데, 전에 말했던 것 이상의 말은 못 해준다. 다시 해주랴?

770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36:51

마사가 속눈썹을 느릿하게 깜빡인다. 그리고 다시 메모지로 시선을 돌린다.

"따님이 말했던 '아저씨'의 정체는 알아내셨나요?"

771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2:37:47

"입양이라."

흐음. 고민에 빠지듯이 시선이 허공을 향한다. 그 후에 소매를 들어 입가를 가리며, 권태쪽을 바라본다.

"조금 비정하고... 의문 가득할, 의미를 모를 질문이라 볼수는 있네만. 미리 사죄하겠네."

"그대는 그대의 살인 후, 아내의 존재... 아내의 생사을 확언할수 있는가."

772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37:55

>>768 옥사나
어우... 인간 그만두고 싶다. (진심 반 농담 반으로 한탄하고는...) 술? 다 좋아하는데? 굳이 따지자면 마트에서 세일하는 술이다. 소주일 확률이 높지. 그리고 영화는... 글쎄, 내가 영화만 보면 자는 바람에 잘 안 보긴 하는데...... (턱을 쓸며 고민하다가) 아. 은혜랑 예담이가... 그러니까 내 아내랑 딸내미가 픽사 영화를 좋아했어. 월-E였던가? 그거 재밌더라. 술 먹으면서 볼만한 영화는 아닌데.

773 세이카 (VzbKxThJpQ)

2023-08-15 (FIRE!) 22:38:21

"아하하...12살과 놀기에는는, 조금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지만요오..."

"이 질문이 힘들면, 대답 안하셔도 되지만... 혹시...그, 이혼의 사유와, 이혼 당시...예담이의 나이는 몇살이였는지... 물어도 될까요...? ㄷ,대답 하고 싶지 않으시다면 안하셔도 되어요...!"

774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40:07

>>770 마사
수업에 집중하는 모범생도 너만하진 않겠다, 야. (질린다는 목소리...) 모른다. 그딴 놈 관심 없다. 아저씨라고 말했으니 남자겠지. (귀를 후벼판다...)

>>771 제제
........................
(당신을 따라하듯, 아니, 오늘따라 계속 그랬듯, 표정을 숨기기 위해, 권태는 손으로 자신의 얼굴 아래를 덮었다. 사색이 되어 커져버린 동공은 미처 가리지 못 했지만.)
............ 나는 몰라.

775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42:11

"제제 씨의 질문에 답할 때, 따님이 전 아내분과 살길 바란다는 가정은 어째서 나오지 않지요."

마사는 안경 뒤에서 묻는다.

"전 아내분은 따님을 학대하거나 양육의 책임을 지지 않았나요."

776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42:16

>>773 세이카
어른 되면 그 정도 나이차는 그냥 친구 먹는다, 꼬맹아.
이혼 사유... 음, 내가 직장에서 짤리고 한참동안 술만 쳐먹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 예담이 교육에 안 좋다면서 이혼하자 했지. 난 ok 했었고. 그 때 예담이가 8살이었던가 9살이었던가...... (한참 허공을 좇던 눈이 다시 당신한테 와닿고.) 괜찮아. 안 아프게 된지 꽤 됐어.

777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2:42:17

(이미 넒직한 소매였지만, 2차 심문의 시작 후, 구속이 느슨해짐과 함께 더욱 더 예복을 닮게 된 수감복.)

(그 것의 더욱 넒어진 소매로, 입을 포함한 얼굴의 반을 가린 채, 그러한 박권태를 내려다 본다.눈 빼고 가려진 얼굴에서 감정을 읽을 수 없다.)

"이런."

(짧은 탄식만을 흘릴 뿐.)

778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43:32

>>775 마사
... 내 맘이다, 왜. 꼽냐? (불퉁하게 튀어나오는 말.) 그리고 뒤쪽 질문은 나도 잘 모른다.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779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22:44:38

>>772 권태
"아, 월E는 저도 좋아한답니다. 살아남고 싶은게 아니라 살아가고 싶은거였나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대사에요."

오랜만에 눈을 반짝이던 그녀는 마치 재미있다는 듯이 웃으면서 그의 말에 공감을 표한다.

"뭐 어때요 술보다는 콜라가 어울리는 영화라는 건 그만큼 아이들한테는 좋은 건데."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품에서 담배를 꺼내려다 주변을 돌아보고는 다시 담배를 내려둔다.

"그렇다면 다음이에요. 권태씨는 정상참작이나 집행유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780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45:07

"이혼하기 전에는 어떤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까?"

마사가 메모하는 소리가 사각이며 들린다.

781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46:35

>>777 제제
...... 뭐. (탄식에 대한 반응이 저절로 까칠하게 나온다. 첨예한 눈꼬리에 날카로운 빛이 서리고.) 잘못된 건 아니잖아?

>>779 옥사나
그런 대사가 있었나? 뭐, 좋은 말이긴 하네. 마음에 들어. (잠시 소리내 웃고는) 담배를 참을 줄 아는 의사 양반도.
어... 모른다.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말든 뭐 달라지는 게 있긴 하냐? 그런 판결을 받을만한 놈이었으니까 그런 판결을 받는 거겠지... (으쓱)

782 세이카 (VzbKxThJpQ)

2023-08-15 (FIRE!) 22:47:12

"직장에서..."

"...그 후로도, 그, ㅅ,술... 계속 드시고..."

"... 다시 아내분을 찾으시게 된건...몇년 전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783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2:47:31

(잠시 눈을 지긋이, 감았다 뜬다.)

(소매를 내리고, 양손을 바르게 한채, 박권태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소녀의 얼굴은 부드러운 색채의 무표정.)

"그대는 잘못한거 없네."

필시.

"그러므로, 용서 받을거세."

그대가 용서를 원하는 자로부터는 아니라도.

"본좌를 믿나?"

784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47:56

>>780 마사
은혜... 내 아내 말이지? (권태의 붉은 눈이 반짝인다.) 아내에 대해 말하려면 심문 시간 한 시간이 모자란데... 현명하고 똑똑하고 사려 깊고 지혜롭고. 세상에 둘도 없을 완벽한 사람이었지. 관심 있으면 나중에 보고서로 정리해서 보내주랴? (진심에서 우러나온 미소가 자리한다.)

785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49:01

마사는 고개를 젓는다. 바라보지도 않으면서 표현을 잘만 한다.

"아니오. 이혼하기 전의 박권태 씨 스스로 말입니다."

786 세이카 (VzbKxThJpQ)

2023-08-15 (FIRE!) 22:50:29

"...죄송해요, 제제씨... 잘못한게 없다는건, 아니예요. 여기 있는, 모두는...어느 정도의 잘못을 한건, 맞아요. 그건... 인정해야 해."

@목소리가 떨리지만, 이야기할수 있을 정도까지 되었다.

"... 그 잘못이, 사형까지 갈 정도가 아닐 뿐이예요."

787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51:39

메모지에서 눈을 떼고 세이카를 처음 본다는 눈빛으로 쳐다본다. 세이카가 이렇게 강한 의사표현을 하는 것을 처음 보는 것 같다.

한동안 그편에 머물던 초점은 다시 메모지로 내려간다.

788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53:03

>>782 세이카
(절레절레) 술은 이혼한 뒤 끊었다. 바로는 아니고. ... 살인한 날에 다시 입에 댔어. 그 전까진 아니야.
이혼한 뒤에도 몇 달에 한 번씩 가족이랑 만나긴 했었어. 아내는 한동안 나오지 않았었지만... 정확히 얼마만에 만났던 건지는 잘 모르겠네. 1~2년 정도 되지 않았을까.

>>784 제제
...... (굳어있던 얼굴에 다시 미소가 걸린다. 어딘가 절박함마저 느껴지도록.) 응. 당연하지. 나는 용서받을 거야. 너희가 날 용서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아. 제 1심에서도 나를 용서한다고 말했잖아, 너희가.

>>785 마사
아, 보고서 보내달라고? 오케이. 하루만 기다려라. (당신의 대답을 듣긴 한 걸까.) 이혼하기 전의 나... 방구석의 쓰레기였지. 솔직히. 진짜. 어후, 나조차도 상종하기 싫네.

789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2:54:14

>>786 세이카

세이카의 목소리가 의외인듯이, 고개를 그녀에게 돌리며 두 눈을 깜박인다.

"호오. 그렇게 생각하나?"

세이카가 조금 자신감을 가진 거 같다 생각하며 턱을 쓰다듬는다. 그래도 세이카가 말을 걸어준 것은 기꺼운 지, 이내 그녀를 향해 밝은 미소를 보낸다. 입을 열어 하는 말은 반박이라도.

"그대가 말하는 잘못이 '살인'이라면, 본좌는 아니라 보네만... 뭐, 이것은 후에 얘기해도 괜찮겠지."

똑같이 상대를 내려다보는 듯한 분위기이다. 그저 세이카가 잘못 알고 있다고 취급할 뿐인 제제는 다시 앞으로 고개를 돌린다.

790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54:33

"방구석의 쓰레기였다는 말은 모호합니다.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세요. 어떤 행동을 해서 쓰레기라는 표현이 어울린다고 생각한 건지."

마사는 또렷하게 말한다.

791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22:55:09

>>781 권태
"그야 여기서는 모두 정상참작에 대한 재판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거든요."

그녀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피하지 않았다.
마치 그것이 당연한 일인 양 행동하며 권태를 안심시킬 생각인듯 웃어보였다.

"진심으로 죄를 직면하고 없어진 것과 스스로 버린것에 진심으로 사죄를 표한다면 용서는 받을 수 있어요."

그렇다고 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말한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증인석에 최대한 가까이 간다.

"이미 일어난 것을 없게 만드는 건 신도 불가능해요. 그리 말하는건 모조리 사기꾼이지. 저희는 같은 수감자일 뿐, 그저 살인자의 감성으로 남을 판결하는 것 뿐. 이때만 느낄 수 있는 쾌락을 받아들이면 그 다음은 없을거에요. 질문입니다."

그녀는 그대로 품에 든 노트를 다시 펼쳐들었다.
마치 소설을 읽는 것 처럼 또박또박하게 그녀는 한글자에 정성을 들였다.

"당신은, 어째서 용서받아야 합니까."

792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2:56:11

"...동일한 시선으로 저희를 보던, 그때가 좋았다고, 생각하지만..."

@슬픈 눈으로 보다, 살짝 주먹을 쥔다.

"... 노력해...봐야만."

793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56:13

>>790 마사
너 국어 실력 별로 안 좋았냐. 은유적인 표현 좀 제깍제깍 알아들어라. (한숨...)
... 구직 활동도 안 하고 술만 쳐마시며 방바닥에 누워있기만 했다. 됐냐?

794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2:57:47

"박권태 씨가 술만 마시며 누워있었던 것과 가족들을 폭행하고 괴롭혔던 것과는 다릅니다. 같이 쓰레기라고 표현될 지라도 말이지요."

또 한 장, 메모지가 넘어간다.

"따님이 아저씨가 자꾸 찾아오는 바람에 싫다고 말했고, 어떤 피해를 전 아내와 따님에게 입히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인데도 정말로 관심이 없었습니까."

795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2:59:18

>>791 옥사나
그러냐? 뭐, 난 그런 복잡한 건 잘 모르니까. 네가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 (고개를 대충 끄덕여준다.) ... 조언은 잘 받아들여보마. 노력할 테니, 용서해줘.
나를 용서해도 너희한테 돌아갈 이득은 없겠지, 솔직히. 하지만... 까놓고 말해, 난 제 1심에서 용서받지 못 할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랬는데 나한테 용서를 준 건 너희들이었어. 받아들여진다는 게 달콤한 걸 알려준 게 너희들이었다고. 그랬던 너희가 나를 이번에는 용서하지 못 한다 말하는 건 나한테 너무 몹쓸짓을 한다고 생각되진 않아?

796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3:00:43

>>794 마사
(다시 한 번 의식적으로 주먹에서 힘을 빼낸다. 한 손으로 제 이마를 받치듯 괴며)
... 관심 없었다. 그리고, 제발 부탁인데, 그 XX 질문 좀 나한테 안 하면 안 되냐?

797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3:01:10

>>792 세이카

(고개를 갸웃거린다. 의문이 가득한 시선이지만, 곧 흥미를 잃은 듯 다시 앞을 바라본다. 누구에게 무슨 의미로 하는 말일까? 이해가 가지 않기에 생각을 그만둔다.)


>>788 박권태

"하하하. 물론일세."

(부드레히, 안심시키듯 완벽히 웃는다.)

"본좌는 더 이상 질문은 없군. 그대가 언젠간 기억을 되찾을 수 있길 바라네."

(가벼운 어투로 이야기 한다.)

"언제가는 되찾아야하는 기억이라면."

798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02:03

>>795

"...아하하...그건, 저도 이해해요...그리고... 계속 줄이려고 노력하는것도, 보이고..."

"... 하지만... 저희가, 용서 받는다고 해도...저희가 저지른게, 없었던 일이 되어버리지는 않잖아요...?

799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02:14

"그것 참 이상한 일이네요. 전 아내분과 따님을 지극히 사랑하는 것처럼 얘기하면서 그 부분에는 관심이 없었다."

마사는 무표정하게, 역시 대답은 하지 않는다.

"아까 대답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선 아직도 대답할 기분이 들지 않나요?"

800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3:02:31

>>797 제제
그래, 응원 고맙다. ...... (잠시 탁상을 검지로 톡톡 치며 고민하다가) ... 기억을 안 찾길 바라주면 안 되냐? ... 아니다. 방금 그건 잊어. (절레...)

801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03:43

"그, 그으...! 권태 아저씨, 진정하세요...! 이건, 그, 규칙이기도, 하고... 마사씨도, 열심히, 노력하는거니까...! ㅈ,진정..."

"으우..."

802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04:18

"마사도 조금만...조금만 부드럽게... 안될,까...?"

803 SAMAEL (kCWo8tmUrU)

2023-08-15 (FIRE!) 23:05:45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804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06:09

세이카를 보고서 딱딱하게 굳어있던 표정이 조금 풀어진 것 같지만 그다지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 안경을 치켜올리며

"전 제 선에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는 거예요."

그 노력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을 용서할 수 있도록 나를 설득해줘.

805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3:06:44

>>800 박권태

"그대가 바라는 걸 어찌 본좌가 바라지 않을 수 있겠나."

버릇일까? 소매로 입가를 가리며 여상하게 답한다. 차분히, 잿빛 눈동자가 권태를 바라본다.

"부디 그대의 선행과 마주할 용기를 찾기를 바랄뿐일세. 그대가 그 것을 원하니."

806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07:48

>>804

"알고는, 있지만...너무, 엄하게 말하면... 갈등만, 일으킬거, 같아, 서..."

807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3:09:07

>>798 세이카
없던 일이 되어버리지는 않지만... 가벼운 일이 되기는 하겠지. 마음이 가뿐해지는 것만으로도 꽤나 큰 이득이지 않겠냐? 너도 느꼈겠지만.

>>799 마사
(이번에는 주먹에서 힘을 빼내지 않았다. 그대로 증인석의 책상을 강하게 내리친다. 쾅!)
그 날은 하나도 기억 안 나니까 그 질문 하지 말라고 했지 내가!!!

808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09:23

세이카의 안절부절 못하는 중재에 마사는 작게 한숨을 쉰다.

"그러면 다음 심문부터는 노력해보도록 할까요."

보일듯 말듯한 미소를 머금는다.

"저도 긴장한 모양이네요."

809 SAMAEL (kCWo8tmUrU)

2023-08-15 (FIRE!) 23:10:22

쾅, 쾅.
증인석의 타격음은 곧이어 사마엘의 망치 소리로 이어진다.
이어진 약간의 적막.

"충분한 데이터가 수집되었으므로 심문을 중단합니다."
"어떠셨습니까? 감을 되찾을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면 좋겠군요."

기분 탓일까, 날개 뒤의 사마엘의 안구는 우리를 보며 웃고 있는 것 같았다.
그가 손가락 끝을 몇 번 맞부딪친 끝에.

"박권태의 심상으로부터 『 포도주 』가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2심 박권태 심문을 종료합니다."

다시금 마주하게 되는 박권태의 마음 속.
우리는 그 묘사를 읽어 내려갔다.

810 SAMAEL (kCWo8tmUrU)

2023-08-15 (FIRE!) 23:10:51


심상독백² #1 ── 죄수번호 001 박권태
『 포도주 』 (1)

811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10:51

>>807 "글쎄요..."

자신을 향한 말에는 쉽사리 긍정을 못하고 복잡한 눈이 되어서 생각에 빠지려다.

"히얏!? 히끅..."

그 큰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눈물이 맺히고 만다.

812 SAMAEL (kCWo8tmUrU)

2023-08-15 (FIRE!) 23:11:13


심상독백² #1 ── 죄수번호 001 박권태
『 포도주 』 (2)

813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11:38

책상을 내리치는 소리에 깜짝 놀라 어깨를 들썩인다. 하지만 표정은 더욱 단단하게 굳어가는 것 같다.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아닌가요."

이어 스크린을 채우는 심상을 확인하기 시작한다.

814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14:47

"......."

@굳어버리고 마는 그녀. 이해는, 할수 있어. 하지만...

'그런 마음은 품어도 된다'

... 숨이, 막혀오네.

815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3:15:10

(의외로 큰 소리에 굳든, 놀라든, 어느 쪽으로든 동요가 없다. 오히려 권태의 격한 반응을 예상한 것처럼 보인다. 실상은 전혀 그래하지 않아도 말이다. 제제가 보이는 반응은 그저, 눈썹 한쪽을 올리다, 눈을 살며시 내리깔 뿐이다.)

(그리고, 스크린을 향해, 덤덤이 시선이 올라간다.)

(무감한 그 두 눈이.)

816 옥사나 하네즈카 (DnHJq12Mkc)

2023-08-15 (FIRE!) 23:16:06

그녀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평소였다면 저 모습을 말리지 않았을까. 그래. 분명 그랬을 것이다.

"...하"

그녀는 웃었다. 그저 웃음이 나더라.
평범해빠진 회피방식이 웃긴걸까. 아마. 그렇겠지.
그녀는 재판장이 떠나가라 웃는다. 마치 미친 사람처럼.
그렇게 도망쳐서 당신은 행복한가요.

"실례했습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차있던 담배갑은 구겨서는 적당한 곳에 던져버리고, 누구보다 먼저 그곳을 나가야만했다.

817 박권태 (kCWo8tmUrU)

2023-08-15 (FIRE!) 23:17:18

......
(자신의 심상을 대충 훑어내린 권태는, 그 적나라함에 또다시 머리 끝까지 분노가 치밀어오름을 느꼈다. 애꿎은 증인석 책상을 발로 찬다.)
.........
(배심원석의 사람들을 눈에 담는다. 이내 고개를 돌리며 입가에 작은 욕지거리를 담았다. 그대로 권태는 재판장 밖으로 빠져나갔다.)

818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18:06

박권태의 재판이 끝나고, 휴게실에 조용히 앉아있는 마사다. 손에는 이온음료가 들려있다. 눈은 텅 비어있는 듯 딱히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다.

//누구보다 빠르게 난입~!

819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21:47

"...수고했어, 마사..."

조용히 휴게실에 들어와, 옆에 앉아 말을 거는 세이카. 역시 조금은 충격이였는지, 입술이 약간 파랗다.

820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3:23:11

>>818 마사

그림자가 당신의 앞에 드리워진다.

"괜찮은겐가."

올려다보면, 한 쌍의 잿빛 눈동자.

어째서인지, 첫 심문의 데쟈뷰가 느껴진다.

821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23:27

>>819 "세이카 씨..."

눈동자에 빛이 점차 깃든다. 말을 편하게 하는 세이카를 상대로 하는데도 꿋꿋이 '씨'를 붙이고 있다.

"세이카 씨도 수고하셨어요."

자연스럽게 머리를 기대려 한다.

822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25:30

>>820 "괜찮지 않을 이유가 있나요?"

마사는 그렇게 묻고는 텅 빈 소리로 웃는다. 웃음소리는 점차 힘빠진 신음소리로 잦아든다.

"제제 르 귄 씨. 2심이다 보니 이제 대충은 진상이 보이는 것 같지요?"

823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26:03

"... 세이카,라고 불러도 되는데..."

@뭇내 아쉽다는 듯 중얼거리고는, 머리를 기대기 편하게 자리를 잡으려 한다.

"...역시, 이 재판은, 너무 힘들고, 아프네."

@슬픈 눈으로 중얼거리며,천장을 본다.

"이게, 벌인걸까...?"

824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28:07

>>823 마사는 뚱하니 기댔던 고개를 들어 세이카를 보더니 눈웃음을 짓는다.

"그럼 저도 말을 편하게 해도 될까요. 세이카."

머리를 기대고서 몸에 힘을 조금 뺀다. 무언가를 생각하는 듯한 눈빛이다.

825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3:31:31

>>822 마사

"..."

제제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러한 마사를 가만히 응시하는 제제는, 지나치게 덤덤하게 보인다.

대답하는 대신, 주제를 돌리듯, 손에 든 보온병을 들어 올려 흔든다.

"내, 그대가 필요로 하지 않을까 싶어 가져왔다만, 역시 필요없겠군."

따뜻한 차를 담아온 것일까. 제제의 눈이 잠시 이미 마사의 손에 들린 이온음료를 지그시 바라본다. 그리고선 보온병을 그대로, 쓰레기 버리듯이 아무렇게나 던져둔다. 데굴데굴, 더 이상 쓸모가 없으면 사라져야 하는 듯이 보온병은 저 멀리 굴러간다.

앉아야 할까, 제제가 잠시 고민한다. 예전에는 눈 높이를 맞추면 화냈는데. 깉은 이해 없이 표면만 긁는 배려에 그치고, 제제는 그대로 서 있기를 택한다.

대신, 영원히 회피할듯했던 질문의 답을 꺼낸다. 그 것 또한 하나의 답이라 부를수 있다면.

"진상이 그대를 괴롭게 하는가."

826 세이카 (KqMWtrRWEQ)

2023-08-15 (FIRE!) 23:31:41

"반말해도 되니까... 사실, 마사, 나보다 한살 언니기도 하고..."

끄덕인다. 계속, 말하고 싶었지만, 용기를 못 냈을 뿐이다.

"... 아직...변하지는, 않았어. 권태 아저씨도...그, 이유는...보이고. 화나는것도...보이고."

827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36:03

>>825 던져진 보온병을 마사는 놀란 눈으로 본다. 저렇게 아무렇게나 물건을 대해도 되는 건가 싶은 마음과 더불어 조금은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눈 앞에서 물건을 던져도 그저 고개를 조아리는 이들 안에서 자라왔겠지.

"박권태 씨의 진상이요?"

마사는 제제가 던진 보온병을 가져온다. 그러더니 보온병의 뚜껑을 열어 뚜껑에 안에 담긴 액체를 따르려 한다.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박권태 씨를 용서해야 할지..... 성의는 잘 받을게요."

안경을 들썩이며 말한다.

"필요 없을 것 같다고 내던질 필요는 없답니다?"

모르는 것을 설명해주는 듯한 어조다.

828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39:03

>>826 "그래. 그럼... 하지만 세이카가 먼저 말을 터 줄 줄은 몰랐네."

의외라는 듯이 말을 하고는 조금 웃는다. 마사가 농담을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많이 컸어. 라고 했을지도.

"세이카 말대로 이 재판이 살인범들을 위해 준비된 벌인지도 모르지."

하지만 세이카가 힘들어하는 이유는 나와 완전히 같진 않을거야. 같은 얘기는 하지 못하고.

"그건, 살해한 마음을 이해할 수 있다는 얘기야?"

어깨를 기댄 탓에 마사의 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목소리의 울림이 몸을 통해 세이카에게 전달된다.

829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43:31

>>828

"아하하...그래도, 의지해 달라고 말한건...마사고... 품안, 따뜻했고..."

나같은게, 이렇게 좋은 취급을 받아도 될까, 싶을 정도로. 라고조용히 중얼거렸다.

"살해한 마음이라기 보단...어째서 그렇게 분노한걸까, 같은거. 역시... 살인, 까지 갈 정도는 아니지만, 그 마음은...?"

고개를 젓는다.

"역시...이런건, 배운적이 없어서... 므으."

830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48:34

>>829 "당연하지. 그런 건...."

말을 이어가려 하던 마사는 세이카의 중얼거림에 예민하게 반응해, 어깨에 늘어져 있던 머리를 치켜세우고 세이카의 손을 붙잡으려 한다.

"그런 얘기 하면 안 돼! 세이카는 자신감이 너무 부족해."

살인범인 이상 자신감이 부족한 건 이해하지만 그 중에서도 세이카는 유별나다.

"세이카도 좋은 점이 많고 좋은 취급을 받아도 좋단 말이야. 적어도 우리들이 서로 대하는 것만큼은."

툴툴거리고서는 등을 등받이에 기댄다.

"그런 것을 배우면 그거야말로 이상하지."

작은 소리를 내면서 웃었던 마사는 한동안 천장을 뚫어져라 보고서 말한다.

"..세이카. 하지만, 아니야. 그런 걸 이해하려 해서는 안 돼. 나, 이제야 알았어. 이 재판은 성실하게 해 봤자 이득이 없어."

831 제제 르 귄 (oiRNPLl4HQ)

2023-08-15 (FIRE!) 23:49:12

>>827 마사

통, 통, 굴러가는 보온병을 고개를 돌려 확인하지도 않았다. 어디로 굴러가는 지 정도야 소리로 알고, 무엇보다 보온병은 더 이상 그녀에게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쓸모없는 것이 그렇듯, 그 작은 물체는 그녀의 시야에서 금방 사라졌다. 마사의 추측대로, 이러한 쓸모없어진 것이 시야 밖에서 치워지는 것에 익숙하였다. 그렇기에 두번 다시 생각조차 품지 않는다.

하지만 마사는 온전히 제제의 시야속에 있기에.

제제는 또 다시 당황한다.

"...어째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벙하게 되묻는 소녀. 제제의 첫 심문 전, 그녀가 어떠한 사람인지 밝혀지기 전에, 새로운 것을 가르쳐준 마사를 바라보던 눈과 흡사하다.

차를 쪼르륵 따르면, 딱 마시기 좋은 온도로 맞춰진 차가 모락모락 새하얀 김을 내뿜으며 담아진다. 향긋하게 퍼지는 꽃향으로 보아, 심신을 안정시키는 데에 좋다는 라벤더 향이다. 그 것도 나름 고급스러운. 사마엘에게 특별히 따로 부탁한 것일까? 무엇이든, 쓴 맛 하나 없어 우리는 데에 꽤나 공을 들인 듯하다.

이해할수 없다는 듯, 그러한 마사를 지긋히 바라본다. 이미 마시던게 있지 않았더냐, 하고 묻고 싶은 말은 나오지 않는다. 대신 팔짱을 끼고 시선을 돌린다.

"...본좌는, 진상이 어찌되었든, 소감은 똑같다만... 어찌 그게 그대를 괴롭히고 있을까. 그저 그대가 원하는 데로 행동해도 좋을텐데."

잠시 입을 다물다 다시 중얼거리듯 얘기한다.

"역시 그대는 성실하여 그런 것일까."

832 시미즈 마사 (Uk7Bd9HF7g)

2023-08-15 (FIRE!) 23:54:50

>>831 "필요없을 것 같다고 해도 상대방이 사실은 필요로 할 지도 모르고, 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이걸 필요로 할지도 모르니까요. 그렇지 않다고 해도, 물건을 아무데나 내던지는 것은 품위없는 행동이에요."

마사는 그렇게 말한 뒤 차를 맛본다. 마음은 안정시키는 차의 맛에 조금은 기분이 좋아진 것 같다. 양손으로 뚜껑을 받쳐들고,

"맛있네요. 제제 르 귄 씨도 맛을 보셨어요? 그런 게 아니라면 같이 맛보아도 좋은데요."

찻물에 찰랑거림이 잦아드는 것을 지켜본다.

"제가 원하는 것을 찾느라고 힘들답니다."

성실하다는 말에는 기뻐하던 예전과 달리 조금 서글픈 눈빛으로 제제를 올려다본다.

"성실하지 않을지도 몰라요."

다시 차 한 모금을 마시고,

"제제 씨는, 무조건 모두를 용서할 작정이겠죠?"

예상했다는 듯한 투다.

833 세이카 (HLUGMS4mX.)

2023-08-15 (FIRE!) 23:59:08

>>830 "하지만...납득이 되지 않아..."

"난, 어째서 용서된걸까...? 이유를 들어도, 이해가 안돼..."

몸이 살짝 떨린다.

"이해가 된다는 것이 무서워. 여기 있는 사람 전부가, 정확히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말할수 없어, 하지만, 저 사람의 심정이 이해가 돼. 어째서 그런 일을 했는지, 이해가 가기 시작해. 그래서, 무서워. 내가, 그걸...긍정해 버린다는 것이. 긍정하지 않으면, ㅈ,죽는게 되는걸..."

"...착한 아이가 되고 싶어. 하지만... 제제의 말들이 달콤해. 그거에 설득되면 안되는데. 전의 제제와는...친구였다, 생각했는데..."

조금 목소리에 물기가 찬다.

"... 나, 최선을 다할거야...하지만... 두려워. 내가... 내가, 무심코 내가 한 일을... 별거 아니라고 여길거 같아서..."

834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0:07:11

>>833 마사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주변을 둘러보더니 속닥였다.

"세이카가 지금까지 힘냈다는 걸 모두가 알아준 걸 거야. 심문할 때도 느껴졌는 걸."

어차피 만장일치로 용서한다는 결과가 나왔으니 숨기지 않아도 될 텐데, 자신이 용서한다는 표를 던진 것을 숨기기라도 해야된다고 믿는 것 같기도 하다. 성실함의 탓일지도 모른다.

"극단적이기는 하지. 하지만, 세이카. 난.. 난....."

무언가를 말하려 가슴팍의 옷을 꽉 쥐지만 울 것 같은 세이카의 모습에 더이상 말하지 못하는 것 같다.

"제제 르 귄 씨는 불쌍한 아이라고 생각해. 어릴 때부터 잘못된 교육으로 길러져 잘못된 사상을 갖게 된 사람 말이야. 분명 세이카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런 말이 달콤했겠지. 그래서 제제 르 귄 씨를 필요로 한 거야. 하지만 진정 그 사람을 위한다면, 나는 설득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

씁쓸한 목소리가 되어간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이 감옥이라는 이상한 곳에서, 살인범이라는 신분으로 만난 괴상한 관계였지만.... 친해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 실제로 그랬다고 믿었고."

세이카의 말에 마사는 상대의 손을 단단히 잡으려 한다.

"그렇게 되면 내가 생각을 돌려 줄게. 제제 씨에게 설득되어선 안 돼. 그게 세이카를 위한 길이고 제제 르 귄 씨를 위한 길이 아닐까? 잘은 모르겠지만."

835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00:13:29

>>832 마사

마사의 말에 심란한듯, 입을 달싹인다. 새로운 것을 배우며 받아들이는 듯,거기에 의문을 품듯, 또 혼란스러워하듯. 누구의 말이라면 깊게 듣고 받아들이는 행동 또한 일종의 직업병일까. 결국 제제는 느리게 고개를 끄덕인다. 이해는 안간다는 듯이 눈가는 모아져있지만, 그래도 받아들였다는 듯이.

그러다 마사가 차를 권하자 눈이 방황한다. 잠시 머뭇거리지만, 마사가 내미는 보온병의 뚜껑을 두 손으로 받아들인다. 많이 연습한 듯이, 절도되고 절제된 동작으로 뚜껑의 가장자리에 입술을 데, 작디 작은 모금을 입에 담는다.

따뜻한 온기가 혀에 닿자 유심히 살펴보면 조금은 표정이 풀어진듯하다. 스스로 우린 차에 스스로 안정을 찾는 아이러니다. 더불어 완벽히 차를 우렸다는 안심감도 있을테다.

"그래도 괜찮아."

중얼거리듯, 눈을 살짝 내리깔으며 얘기한다. 차의 온기에 데워진 따뜻한 손이 보온병의 뚜껑을 마사에게 돌려준다.

"방황하느라 힘들어도. 성실하지 않다 해도. 그대는 그저, 하나의 인간으로서..."

뭔가 더 말하려고 했을까, 그대로 말을 흘리다 입을 닫는다. 그 대신, 마사의 질문에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이 즉답이 내려앉는다.

"그대들이 그 것을 원한다면."

예상과는 다를 대답일까? 그래도 그것을 말하는 제제의 두 눈에 굳은 신념이 일렁인다. 제제는 빙그레 미소를 내보인다.

"물론 본좌는 그대들 모두 잘못없다 보나... 우리 모두 알고 있지 아니한가. 여기의 '용서'가 보편적인 의미의 용서가 아니라는 것을."

836 세이카 (2zylHppCLQ)

2023-08-16 (水) 00:15:42

"...진짜, 힘낸걸까...? 봤잖아, 그 화면의, 그거...난...도망쳤었던거야...나쁜 아이가 되었던 거라고...그런데, 그런데도...난, 아직 착한 아이로 있을 자격이, 정말 있는걸까...?"

@목소리가 계속 떨려온다.

"...있지, 마사... 나, 그, 모두에게, 용서한다고 했잖아...실은..."

"... 나, 소원권이라는건, 필요가 없다고, 조금, 생각하고...있어..."

"... 그, 소원권이라 해도...불가능한건, 못 들어주기도 하고... 지금, 내 소원은... 그, 여기있는 모두가, 도와주지 않으면... 얼마나 빌어도, 빈 소원이 될것 같은걸."

"마사...원숭이 손...이라고 알아...?"

"나... 그렇게 생각해. 소원을 위해, 그걸 해버리면... 그건... 그 결과는, 아무리 좋게 나와도, 이 안에, 남을거라고..."

"... 역시, 주제 넘었으려나..."

목소리가 작아지다.

"...1심이 끝난 후에...조금, 들어버려서..."

"... 그리고... 착한 아이라면, 이 재판,계속...있어야 하는걸... 좋은 질문은...힘들지만...그래도... 최선, 다해봐야지... 모두, 좋은 사람이 될수 있다고, 생각하는걸..."

837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0:19:46

>>835 차를 맛보는 제제를 보는 눈빛이 풀어진 듯하다. 뚜껑을 돌려받고서,

"그렇게 얘기해줘서 고마워요."

그게 진심에서 우러나와 하는 말인지 그저 고해성사를 받는 종교인처럼 예의에서 하는 말인지는 알 수 없기에 그리 감명을 깊게 받은 것 같지는 않다.

"용서를 원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용서하지 않는다."

마사는 시선을 돌린다. 자비롭군요. 라고 감상을 말하면 자신이 신이라고 생각하는 믿음을 더 공고히 해주는 꼴이 될 것 같다.

"그렇지요. 사형에 대한 찬성, 반대로 이름을 붙이면 좋을 뻔했어요."

마음 속으로는 용서하고 있다 치더라도 용서하지 않는다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제제를 똑바로 보며 말한다.

"죄인의 원에 따르는 것이 그 사람에게 악영향이 된다고 해도 그렇게 할 건가요?"

838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0:29:52

>>836 "착한 아이로 있어야 한다는 건 강박이야. 물론 착한 아이로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세이카. 지금까지는 힘내왔었잖아? 어떤 사정인지 자세히는 몰라도. 그러면서도 이렇게 얘기하는 게 뜬구름 잡는 것처럼 이상하다고 해도... 반드시 착한 아이로 있을 필요는 없어. 그러니까 그런 자격 같은 건 따지지 않아도 괜찮아. 그냥 힘껏 즐거움을 추구하면 안 될까. 감옥 안에서 이런 이야기는 이상하겠지만."

떨리는 목소리에 마사가 세이카의 어깨를 토닥이려 한다. 소원권에 대한 얘기에는 말문이 막힌다.

"원숭이 손이라면 소원은 들어주지만 예상하지 못한 형태로 들어준다는, 그거?"

마사는 꺼내려 했던 말을 결국 꺼내지 못할 것을 예감하며 세이카에게 말한다.

"........아아."

그렇지. 마사는 가까스로 잠에서 깨어난 듯한 목소리를 낸다. 세이카의 성선설은 자신만을 향한 게 아니었다. 그에 진정으로 용서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저 뿐이라 해도, 모두를 향하고 있었다.

역시 세이카에게는, 말할 수 없다.

"으응..... 역시 착한 아이라는 것에 너무 구애받는 건 세이카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마사는 소원에 대해 물어볼까 하다, 그만둔다. 착한 아이가 되고 싶다라든가,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라든가, 살해에 대한 것이면 분위기가 전환이 되기는 커녕 무거워질 것 같다.

"이거, 마실래?"

이온음료를 들어보이며 묻는다. 아직 따지 않은 새 것이다.

839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00:33:02

>>837 마사

제제의 눈이 기민하게 마사를 흩는다. 마사가 제제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 챈것일까. 밀어 붙일지, 그저 그대로 둘지 고민하다, 전자로 마음 먹는다. 몇칠 전의 제제였다면 마사를 존중해 그대로 두었겠으나, 현재의 제제는 긍정 받았기에.

"진심일세. 본좌는, 언제나 진심이다."

그래봤자 더해지는 건 한두마디 뿐일지도 모른다. 낮게 내리깐 목소리로 그리 얘기하고, 팔짱을 푼다.

"또한, 소원권을 얻을 자격, 이라고도 부를 수도 있지."

마사의 말에 동의하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인다. 본인은 소원권에 흥미가 전혀 없는 듯, 혹은 없어진듯, 심드렁한 어투지만 말이다. 그래도 마사의 질문은 제대로 생각하는 듯, 느릿하게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인다.

"악영향이라... 예를 들어, '용서'로 살아나가, 어쩔수 없을 불행을 마주한다면..."

제제의 감정이 바로 얼굴에 나타난다. 진심으로 생각하기도 끔직하다는 듯이 표정이 일그러졌다는 뜻이다.

"본좌는, 그 생각이 매우, 매우 싫다네. 본좌는 그대들이 불행해지는 것을 누구보다도 바라지 않으니. 허나... 본좌는 그저 신. 그대들은, 진리를 안다 하여도 신도도 아닌 자들."

추욱, 슬피 늘어진다.

"결국 본좌가 무엇을 할 수는 없다네. 그대들이 얼마나 어리석고 괴로운 길을 걸어나가도..."

그러다 떠올른 생각에 손바닥 뒤집듯, 얼굴이 바로 환해진다. 약간 상기된 볼과 함께, 두 눈이 기대감에 반짝인다.

"아아. 물론, 그대들이 나의 「신자」가 되어준다면 말은 달라지지!"

840 세이카 (2zylHppCLQ)

2023-08-16 (水) 00:36:26

"...착한아이로 있고 싶은걸. 나쁜아이가 되기는 싫은걸. 나쁜아이가 되면...이 호의도 사라질거 같은걸. 내 죄가, 더 커지는걸... 즐거움을 언젠가, 즐기더라도...내가 그런 일을 해버렸다는 건, 사실이고, 변하지 않는걸."

"응, 책에서 봤었는데...무섭더라. 그래서... 어라, 나...뭔가 잘못했어...? 목소리가, 살짝 막혔는데..."

1심에 전부, 용서한다를 적은것은 맞다. 하지만...

"...미안...말하고 싶은게 있으면, 이야기해도 되는데... 나, 상처줘버린걸까...? 나...진짜, 친구를 사귄건... 처음, 이라서..."

841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0:39:16

>>839 "아아, 티를 냈나 보네요."

마사가 처음에는 놀랐다는 듯, 다음 순간에는 미안하다는 듯이 말한다.

"그렇겠네요. 소원권을 얻을 자격, 말이지요."

제제는 관심이 전혀 없어 보이지만 그것때문에 그토록 지금 고뇌하고 있지 않나. 마사는 차를 다시 따라 마시며 진정하려 애쓴다.

"그런 악영향은 아니지만....."

마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른다. 어물쩡대는 마사가 제제의 모습을 훑는다. 바로 여기에 악영향을 받은 자가 있는데, 악영향을 악영향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 무어라 설득할 것인가. 어쩔 수 없이 차나 마저 마시려다가 콜록거리며 일부를 옷과 바닥에 쏟는다.

"이 안에선, 전도같은 건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입가에 흐른 차를 옷소매로 닦아내는 마사가 제제를 힘주어 노려본다.

"그런 이야기에 정말로 넘어가는 사람이 생긴다면 저도 가만 있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842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0:45:22

>>840 무엇을 생각한 건지 마사가 웃는다.

"나쁜 아이라면 역으로 나쁜 아이라서 받는 호의나 이득이 생길지도 몰라?"

그러고는 다시 진지한 얼굴이 되어,

"그런 마음이면 용서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 나는.... 잘못을 하지 않는 사람은 없어. 우리의 경우에는 조금 큰 잘못이긴 하지만, 잘못을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미안함과 용서를 비는 마음을 품고 있으면 돼."

그것이 마사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것인지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서 말한다. 어쩌면 세이카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앞장서는 건지도 모른다.

"아냐. 세이카는 잘못한 거 없어."

잘못하고 있는 건 나인지도 몰라.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전혀. 아냐. 괜찮아. 저기, 친구라고 말해주니 기쁘다."

뺨이 조금 밝아진 것 같다. 친구라. 그러니까, 더더욱,

미움받고 싶지 않아.

843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00:50:15

>>841 마사

"경험이지. 본좌야, 그대 같은 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눈 적있어서 말일세."

마사가 무안해하자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듯, 지나가듯이 얘기한다. 본좌가 진심으로 그들을 위한다는 것을 바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자들, 이라 설명하며.

그리고선 마사의 추가 설명을 기다리지만, 쏟아지는 차에 눈이 동그래진다.

"아앗! 이, 이런. 괜찮은가? 내 미안할세..."

쩔쩔매면서 마사를 신경쓰는 모습이 퍽 웃기다. 다행이 미리 식혀 데일 온도는 아니지만, 허둥지둥 차를 마사에게서 닦아내려 한다. 예전에 스스로 손에 맥주를 쏟아도 건드리지도 않았던 예복을 닮은 수감복, 거기서 목에 두른 스톨을 풀어내, 마사에게서 차를 닦아내려 한다. 그러던 중 멈칫하는 손.

"전도라..."

진심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다는 듯이, 눈살을 모아 고개를 기울인다.

"어째서인가? 그대들의 눈이 뜨인다면 더는 괴로워하지 않을텐데?"

자신만만하게 손을 가슴팍에 올려, 누군가에겐 신뢰감을 안겨줬을 미소를 짓는다.

"본자의 신자가 되는 것은, 곧 본좌를 따르며 본좌가 그들을 위한 선택을 하리라 믿는 것. 내 16년 신으로서의 일생, 그 무슨 신자도 실망시킨 적 없다네."

그러니 안심하라니. 무슨 무사고 차량이라도 광고하는 듯하다.

844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0:54:54

>>843 "제제 르 귄 씨는 사람을 만난 경험이 많으면서도 굉장히 편향된 경험만을 한 것 같은 게, 독특하네요."

마사는 쏟은 차를 닦아주려는 제제에게 괜찮다는 듯 손을 들어 보인다.

"하아.... 제제 르 귄 씨. 잘 들으세요."

마사는 소용없으리라 생각하지만 말을 꺼낸다.

"당신의 사상은 잘못되었어요. 크게 잘못되었다구요. 그게 제제 르 귄 씨의 부모님의 잘못인지 신자들의 잘못인지 아니면 모두인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희생된 거예요."

신으로서,

기댈 것이 필요했던 이들에게.

그러나 마사는 제 시선 또한 편협함을 알지 못한다.

845 세이카 (C1F8GoNk0M)

2023-08-16 (水) 00:59:24

"... 나, 쁜 아이라면... 착한아이로, 받았던 호의가, 사라지는걸..."

절레절레 젓는다.

"마사랑, 나쁜 사이되고 싶지 않아. 모두, 나 착한 아이라서 좋아하는거잖아. 응."

잡은 손을 살짝 더 쥐면서, 자신의 가슴께로 올리려한다.

"... 친구인걸. 내 첫 친구. 그러니까...행복했으면 좋겠어. 정말로."

846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1:03:21

>>845 착한 아이라서 좋아한다는 말에 말문이 막힌다. 착한 아이로 보이지 않았다라도 모두가 그녀에게 용서한다는 표를 던졌을까? 마사가 세이카와 지금처럼 친해질 수 있었을까? 세이카의 살해의 진상이, 예상했던 것보다 악독하고 무자비하다면....

잡념이 올라와 마사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영광이야. 세이카. 우리 둘 다...... 꼭 행복했으면 좋겠다."

손을 맞잡은 채 마사는 미소를 띄었다.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석은 가슴 깊숙이 묻어두고서.

// 괜찮다면 막레로 할게~! 수고했어!! 세이카주~~~

847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01:05:39

>>844 "그럴수도."

놀랍게도 쉽게 수긍하긴 한다. 마사가 손을 들음에도 아쉬운 듯 스톨의 천 나머지 물기를 회수하려 하지만. 그러다 스톨을 접던 와중, 제제는 마사의 말을 듣자 눈을 동그랗게 뜬다.

그리고 마사의 말이 끝나갈 즈음, 마사는 방금 제제가 마사에게서 무엇을 봤는 지, 어째서 자신의 말이 마사에게 닿지 않았으리라 확신했을지 알게된다.

제제 또한, 그러한 표정을 짓고 있기에.

"하하!"

만약에. 판결 전이었다면. 아니면 그 결과가 달랐다면. 제제는 이에 분노로 답했을수도 있다. 하지만 그 분노조차, 안의 사람에 닿았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가 아닌가. 제제의 눈이 거짓말처럼 곱게 휘어지며, 비웃듯이 올라간 입꼬리를 소매가 함께 한다.

"그대 말이 맞다면, 어째서 본좌가 사해졌는가? 그도 모자라-"

펄럭, 펼쳐진 손과 함께 소매가 아리땁게 춤을 춘다.

"어찌하게 살인자인 우리 모두가 사해졌는가?"

타인의 긍정으로 심어진 확신으로 눈이 빛난다. 잘못되지 않았다. 희생당하지 않았다. 아니, 신이 희생당했다니. 우스운 말이다. 하하!

그리고 웃음을 머금은 그대로 고개를 기울인다.

"그대야 말로, 어째서 본좌거짓된 사상에게 기대지 아니한가?"

"죽음의 공포. 살인의 죄악감. 기다려도 오지 않는 행복에 대한 불안감 -"

"그 모든 것이 씻은 듯이 사라질텐데?"

848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1:13:09

>>847 이것이, 악영향이다. 재판 결과의 악영향이다. 어쩌면 조금 더 생각해야 했는지도 모른다. 1심 결과의 이후에 대하여. 마사는 머리를 감싼다.

"제제 르 귄 씨도 방금 말했잖아요. 이곳에서의 용서는 말 그대로의 용서가 아니라고. 어쩌면... 제각기 다른 이유로 상대방에게 소원권을 부여한 것인지도 모르지요. 사형당하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던 사람이 있었던 건지도 모르고요."

제제의 말에 남은 차를 한번에 마신 뒤 뚜껑을 닫는다.

"제가 편하자고 제제 르 귄 씨에게 기대는 건 당신을 위한 일이 아니에요. 저를 위한 일 또한 아니고요."

마사는 텀블러를 제제에게 내민다.

"잘 마셨어요. 이건 돌려드릴게요. 이번엔.. 던지면 안 돼요."

그렇게 덧붙이고는 조금 비틀거리며 일어선다.

"전 이제 가 봐야겠어요."

//괜찮다면 이걸 막레로 하거나 막레를 받을게~~!

849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01:21:57

>>848 마사

"..."

손을 내밀어 보온병을 받아 들며, 마사의 말에 알수 없다는 표정으로 대한다. 그것은 세상을 흑백으로 판별할줄만 알던 색맹이 색깔을 설명받는 모습과도 흡사하고, 덜 자란 아이가 왜 사탕을 먹으면 안되는 지 듣는 고집스런 자만감와도 흡사했다.

동시에 흡사하단 말은 완벽히 같지는 않다는 소리였다. 두 손으로 받든 보온병. 내용물은 따뜻해도 겉으론 그 온도를 느끼지 못한다. 속이 텅텅 비었어도, 깨닫지 못한다. 그 것을 지그시 바라보다, 떠나는 마사에게 시선을 던진다.

"역시, 그대는... 본좌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해."

중얼거리듯, 그녀의 등에 던진 혼잣말이 들린다. 들어 본 적도, 생각한 적도 없는. 더 이상 떠나는 그녀를 보고 있지 않는 제제는, 손안에 든 보온병에게 말을 거는 듯하다.

"그대를 이해할수가 없어..."

//수고했어!!!!

850 제제 르 귄 - 세이카 (KZ0QrJMuRM)

2023-08-16 (水) 01:33:14

늦은 밤. 세이카의 방문앞에 똑똑, 일정한 박자의 소리가 들린다. 타 수감자들보다는 조금 낮은 위치에서 나오는 노크 소리. 그 소리를 따라 문을 열면, 누구는 만나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누구는 만나고 싶었을 수도 있는 소녀가 서있다.

"그대."

나름 시간을 신경쓰는 것일까? 낮게 내리깔은 목소리가 복도를 울린다. 그런 와중에도 싱글벙글 호의어린 미소를 짓는 것은 여전하다. 지금쯤이면 잘 준비를 할 시간일텐데도, 거의 강박적으로 단정한 차림새 또한, 여전하다.

그리고선, 별 다른 설명 없이 손을 내미는 그녀. 세이카 앞에 그 손을 펼쳐들면, 작고 오래된 기종의 mp3가 놓여져있다. 기억이 좋은 편이라면, 예전 방송을 통해 이전에 제제가 사마엘에게 받은 것이라는 것을 알테다.

"그대에게 주고 싶어서."

눈웃음과 함께 다정한 미소를 짓는다. 만약 세이카가 손을 마주 내밀었다면, 그 손에 쥐어주려 한다.

851 시미즈 마사 - 독백 (c4NPw6zfF6)

2023-08-16 (水) 04:02:39

그리 넓지 않은 방 곳곳에 퍼즐이 널려있다. 자세히 보면 다 맞춘 퍼즐이란 걸 알 수 있다. 개중엔 백지퍼즐도 있다. 몇 시간이나 걸려서 맞추어야 할 크기다.

평소처럼 단정한 양말도 신지 않은 맨발에 퍼즐이 채인다. 다 맞춘 퍼즐을 하나, 가끔은 양 손에 하나씩 들어 우르르 쏟아버리는 마사다.

퍼즐이 바다를 이룬 가운데 마사는 자신의 방 중간에 무릎을 모으고 앉아 멍하니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저런 얼빠진 표정이라면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도 없는 것이다. 주머니에서 끈 같은 것이 튀어나와 있다.

852 세이카주 (SwVA/dKYJw)

2023-08-16 (水) 05:05:35

>>850 제제

"ㄴ, 누구...아, 제제씨..."

방을 살짝 열고, 반갑다는듯 살짝 웃어보이며 들어오라고 권유하려는 그녀였다. 조금의 흐트러진 차림새와 안경을 벗고 있는 그녀는, 곧 자려고 준비중이였던 듯 하다.

"... 에... ㅇ,어째서...?"

그 MP3를 받고 안경을 써서 확인을 하자, 조금 당황하며 잠이 달아나는 기색이 보이는 그녀였다. 같이 듣고 싶었는데, 그냥 주는 것이라고 한다면... 듣고 싶지 않다는 걸까...?

"... 그으... 같이, 듣고 싶은데... 지금은, 시간이 늦었으려나요..."

853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05:12:08

>>851 마사

"...그으... 마사, 바빠...?"

사실, 조금 불안해져서 무심코 마사의 방으로 온 것이였는데, 마사가 무언가, 힘들어 보였다. 들어가려다 머뭇거리며, 문지방에서 빼꼼, 하고 머리를 내밀고 마사를 불러보는 세이카였다.

"... 힘들면... 나중에 이야기해도 되는, 데... 하지만... 대단하다..."

사실 퍼즐은 그림이 있어도 잘 못맟추는 세이카였기에, 역시 대단하다라고 밖에 할 수 없는 그녀였다.

854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5:19:45

>>853 인기척에 마사는 문 쪽을 돌아보았다. 거기에는 세이카가 빼꼼히 내민 얼굴이 있다. 평소같지 않게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세이카를 멍하게 쳐다보던 마사는 앗. 하는 외마디 소리와 함께 머리카락을 허겁지겁 정돈해 졸라 묶는다. 빗을 들 겨를이 없었기에 손으로 빗은 것은 덤이다.

"세이카! 무, 무슨 일이야?"

더듬거리면서 자기 방 꼴을 보고는 허겁지겁 일어나서 구속복을 턴다.

"그.. 세이카. 저기, 복도에서 얘기할 수 있을까? 보, 보다시피..."

엉망인 방 꼴을 보였다는 것에 얼굴이 새빨개진다. 말을 하는 도중에도 후다닥 퍼즐을 한쪽으로 밀어넣으려 하지만 하도 많이 떨어져 있어서 겨우 길을 만드는 것밖엔 할 수 없다.

855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05:28:06

>>854

"... 아, 으, 응... 미안...!"

당황하는 그녀를 보며, 덩달아 당황하며 문을 닫아주는 세이카. 어디선가 데쟈부라는 느낌이 들지만, 그럼에도 세이카로써는 어쩔수 없다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반응이였다.

"그, 다 되면 나와...? 나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아니면, 내 방으로 와도 되고... 그, 응, 미, 미안..."

하지만 나오는 말은, 역시 걱정이 함유되어 있는 말들이였다. 마사가 그렇게 힘든건... 혹시, 나 때문인걸까. 싶은 생각이 들며, 심장의 박동소리가 조금 커진 기분이 들었다.

856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07:41:46

그러니까, 그게 문제입니다.
이건 끝이 없어요.
한이 없단 말이에요.
무엇이? 라고 물어보지는 말아주세요. 당신도 보고있듯이 제가 느끼는 모든 것은 단순히 어른이 되지 못한 인간의 억지에 불과하니까.

누가 정말로 저를 구해줄수나 있을까요.
.ar.

그녀는 정돈된 수감실에서 다시 눈을 뜬다.
바깥은 애써 보려 하지 않았다. 본다고 해도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다는 것을 그녀는 이제 알고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난 그녀는 곧장 책장으로 향했다. 이런저런 책보다는 지금까지 자신과 상담을 원하거나 자신이 의료행위를 시도한 흔적들중 하나를 잡아들였다.
어디까지나 독단적인 판단이고 제대로 된 검사는 하지도 못했으니 추측에 불과한 수준의 차트들이었지만 이것을 읽고 있을때만은 살아있다는 느낌을 주고 있으니 아무래도 그녀는 여전히 미련을 놓지 못한 모양이었다.
모든것을 놓았다고 생각했는데. 이것을 잡고 있으면 자신의 생각보다 자신은 그리 강하지는 않은 것을 깨닫기도 한다.
바깥으로 나가지는 않는다. 그저 멍하니 의식이 호흡하는 채로 그녀는 그 곳에 서서 조용히 어린아이와 어른의 사이에 있는 그 시간의 틈을 방황한다.

857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8:48:42

>>855 "바, 방으로 하자!!!!"

문이 닫히자 허둥지둥 퍼즐조각들을 모아 방 한 구석에 쌓는다. 누군가 들어올 줄 모르고 충동적으로 한 행동들이라 지금의 마사는 굉장히 부끄러웠다. 자신의 매무새를 더듬더듬 정리한 뒤에 바깥으로 나가려다, 주머니에 있던 것을 꺼내 침대 아래에 집어넣고 나간다.

문을 닫은 마사는 급하게 모든 것을 해낸 덕분에 조금 헉헉거렸다. 그러면서도 세이카 앞에서는 허리를 다시 곧게 피고 앞머리카락을 결의 방향으로 날리면서 학생회장답게 당당한 모습을 보이려 노력한다.

"세이카. 내 방이.. 평소에도 저렇지는 않아."

다른 사람이었으면 노크 정도는 하라구욧!! 하고 볼멘소리가 먼저 터져나왔을 텐데 상대는 세이카다. 그렇게 말했다간 미안해서 진동하다 터져 죽을지도 모른다. 거기다 몇 번이나 사과하고 있었으니 대신에 얼굴을 붉히며 변명같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어쨌든, 무슨 일이었어?"

학생회장으로서 상대방을 살피는 눈빛이 안경 뒤에서 반짝인다.

>>856 언제부턴가 문 밖을 서성거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그것은 한동안 이어진다. 언제까지 저러려나 싶었더니 문을 통통통, 두드리는 손이 있다.

"옥사나 씨. 일어났나요?"

시미즈 마사다.

// 이어도 되려나~~^p^!

858 옥사나 하네즈카 (wKbf6i8q.Y)

2023-08-16 (水) 09:11:28

>>857 마사
긴 시간동안 자신만의 세계에 빠진 탓일까 그녀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조금 늦어졌다.
문을 두들길 때가 되어서야 그 소리에 놀란건지 그녀는 허겁지겁 차트를 다시 꽂아두고 마사를 맞았다.

"마사씨. 아침부터 무슨 일이신가요?"

859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9:14:29

>>858 마사는 옥사나의 방을 구경하고 싶은 것 같았지만 대놓고 두리번거리거나 빤히 보지는 않는다. 실례가 되는 일을 피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저어, 일이라기보단..."

의외로 똑부러진 용건을 얘기하지 못하는 마사다. 마사는 옥사나와 시선을 맞춰보려 하지만 몇번이나 고개를 떨어트리고 만다.

"그냥 이것저것 얘기하고 싶어서요. 안 되나요?"

당장 쫓겨나도 이상할 게 없다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860 옥사나 하네즈카 (wKbf6i8q.Y)

2023-08-16 (水) 09:24:31

>>859 마사
"어머나..."

마사의 행동에 무언가 느끼는것이 있는것인지 그녀는 놀랐다는 티를 내면서도 재미있다는 듯 호들갑을 떨어댔다.

"아뇨, 괜찮답니다. 들어오시겠어요?"

그리 말하고는 그녀는 문에서 조금 떨어져 들어오라는 듯 손을 내민다

861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9:27:59

>>860 그러한 반응에 마사는 잔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며 조용히 얼굴을 붉히는 것 같다.

"그럼 사양하지 않고 들어갈게요."

방 안으로 몇 걸음 걸어들어간 마사의 눈에는 자신과 비슷한 구조의 방과 책장, 그리고 그 안의 옥사나가 비친다.

"아침은 드셨나요?"

간단한 인삿말 같지만 지난번에 술과 감자칩 하나로 식사를 대신하던 옥사나가 기억에 남아있는 것 같다.

862 옥사나 하네즈카 (wKbf6i8q.Y)

2023-08-16 (水) 09:42:14

>>861 마사
"아침은 간단하게 하는 편이거든요. 아직 안드셨나요?"

그리 말한 그녀는 한켠에 쌓인 식사대용 젤리를 가르켰다. 당장 탁상 위에도 빈 팩이 있는 것을 보면 방금 전에 식사를 마친 모양이다.

"방에는 그다지 먹을만한걸 준비해두지 않아서... 아 얼마든지 드셔도 돼요."

863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09:47:17

>>862 "젤리군요.. 점심에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하시는 거겠지요?"

조금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본다. 하지만 옥사나가 권한 대로 젤리를 꺼내 말랑이는 것을 관찰하더니, 입에 넣는다. 충분히 씹고 꿀꺽 삼킨 뒤 말한다.

"그래서 난동은 충분히 피우고 계신가요?"

1차 심문 결과에서 들은 것을 말하는 모양이다.

864 옥사나 하네즈카 (wKbf6i8q.Y)

2023-08-16 (水) 10:04:51

>>863 마사
"그야 몸관리는 죽는 순간까지도 제대로 할 생각이니까요. 오히려 제가 더 고민이랍니다. 믿고야 있지만, 마사씨야말로 식사는 제대로 하시나요?"

진심으로 걱정스럽다는 듯 한 눈치였다. 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 쉬고는 담배를 찾으려다가 이내 마사를 보고는 멋쩍게 웃으며 손을 치운다.
조금 탁해진 것같은 눈이다.

"글쎄요 잘 안되네요. 안하려는 일을 해서 그런가?"

그녀는 어린아이처럼 키득거리며 웃었다. 분명 결과가 나올때는 그럴 생각이었지만, 어째서일까. 그 짧은 시간 사이에 감정이 희석되어가는 느낌 하나만은 확실하게 느껴졌다. 마치 마취제를 투여한것 처럼 인공적으로 뇌가 진정을 찾아가는 것이 불쾌하기도 했지만 그녀는 이제와서 아무렇지 않다는 듯 행동했다.
그렇다고 노골적인 태도가 변하지는 않았겠지만.

"마음에 안든다고 해서 죄를 늘리고 싶다는 생각은 안들더라구요. 보시다시피 저는 엄청 연약한 성인여성이니까요."

865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10:11:29

>>864 "남 말할 처지가 아니었네요. 최근에는 조금 소홀했지요. 믿어주고 계셨다니 미안하지만요."

1심 재판이 끝나고 나서는 규칙적으로 지키고 있던 식사 시간도 들쭉날쭉, 거르기도 일쑤였다. 그보다는 목적 없이 바깥을 휘젓고 다니거나 방에 박혀있는 시간이 많아졌으니.

"피워도 괜찮아요."

의외일지도 모르지만 정말로 괜찮다는 눈빛이다. 담배를 찾은 것을 눈치챈 듯하다.

"그런 것 같아 보였어요. 그 뒤로 옥사나 씨가 식당에서 스프라도 엎을까 했는데 조용하더라구요."

젤리를 다시 입에 넣고 오물오물 씹고, 반드시 삼키고서 말한다. 입에 넣고 말하는 따위의 짓은 하지 않는다.

"그냥 하는 말이죠? 엄청 연약하다기엔 근력도 관리를 하셨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866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10:27:48

>>865 마사
"아무래도 이런 환경이니 제대로 된 생활을 하는 것 자체가 조금 힘들기는 하죠. 그래도 같이 노력해봐요."

마사의 허가에 그녀는 슬쩍 고개를 꾸벅거려 감사인사를 표하고는 떨리는 손으로 담배를 빼물었다. 라이터가 다 된건지 불은 잘 붙지 않았지만 어디서 찾은건지 그녀는 이내 성냥을 하나 꺼내 불을 붙이고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스프를 엎는건 아깝잖아요. 누군가가 공을들여 만들어두신걸텐데. 그러고보니 그런 평범한 식사는 누가 준비하는 걸까요? 권태씨...는 아닐거고. 사마엘인가?"

니코틴이 조금 돌자 그녀는 다시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왔다. 일어난지 얼마 안되어 몽롱했던 정신이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병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만요. 조깅이나 그런것들만 조금 했네요. 보충제같은걸 먹지도 않았고. 오히려 제 기준에서는 마사씨야말로 자기관리가 더 철저하실 것 같았는데. 아닌가요?"

867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10:39:28

>>866 "그것도 그렇지만 1심이 끝나고는 조금.. 머리가 복잡해져서요."

마사는 옥사나가 거절하지 않았다는 데에 놀랐지만, 피워도 괜찮다는 건 진정으로 한 말이었기에 딱히 티는 내지 않는다. 퍼지는 담배연기에도 마사는 기침을 하거나 싫은 기색을 내지 않는다.

"박권태 씨가 그런 요리를 해둘 만한 사람은 아닌 것 같죠. 사마엘 씨도 요리하는 모습은 어울리지 않지만 둘 중에서라면 사마엘 씨 쪽이 더 맞을 것 같아요."

그럴듯한 쪽을 골라내보고는 담배연기에도 꿋꿋하게 젤리를 씹어 먹는다.

"틀린 생각은 아니었겠네요. 전에는 학생회장으로서 몸 관리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운동했었으니까요. 유산소만 쫓다 보면 균형이 안 맞잖아요. 의사로 일하셨으니 더 잘 알겠지만요."

그러고서 한동안 말을 하지 않는다. 젤리 씹는 소리만 작게 나다가,

"옥사나 씨. 갑작스럽지만 판결에서 용서의 기준은 어디에 두고 계신가요?"

하고 묻는다.

868 옥사나 하네즈카 (35mVRNVJIE)

2023-08-16 (水) 10:53:29

>>867 마사
"아... 순서가 마지막이셨으니까요. 확실히 조금 그렇네요."

저도 직후에는 조금 힘들었답니다. 하고 말을 덧붙인 그녀는 거의 다 타들어간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으깼다. 바래왔던 백색은 이내 그 형체도 남기지 않고 부숴져간다.

"AI치고는 되게 인간적이니까요. 바깥에서도 저런 건 보지 못했는데. 가정당 하나씩 두고싶을정도에요."

그녀는 자연스럽게 농담을 던진다. 감각이 흐뜨러지면 안된다는 듯 숨은 그에 반해 조금 더 길어지면서

"그렇게 생각하면 오히려 지금이 더 운동하기엔 좋을지도 모르겠네요. 균형잡힌 식사에 운동정도는 얼마든 할 수 있는 환경이니. 같이 마초맨이라도 노려볼까요?"

근육을 자랑하듯 보디빌더의 흉내를 내다가 마사가 던진질문에 조금 굳은 표정을 드러냈다.

"개개인에 따라 다르답니다. 덧붙여 말하자면 이번에는 고민을 조금 했답니다."

869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11:05:55

>>868 "다들 마음고생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는 그러더라구요. 이게 벌일까, 하고."

담배가 으깨어지는 동안 힘빠진 웃음을 지어보인다. 사실 정확하게 그런 뜻은 아니었답니다. 같은 얘기는 하지 못하고

"그 생각, 저만 한 게 아니었네요. 사마엘 씨 스스로는 것은 냉철한 듯이 말하는데 마치 인간처럼 감정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심문 때마다 기뻐 보인다든가 하는 건 반갑진 않지만요. 집에 사마엘 씨를 하나씩 둔다면 깃털만큼은 원없이 만져볼 수 있겠네요."

그건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학생회장이라는 직함에 더이상 제가 어울리는지 모르겠어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저 자신을 관리해 왔거든요."

말을 끝내고는 실언한 듯한 표정이 된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자는 듯이

"마초맨까지는 아니어도 건강을 유지하는 정도라면 좋겠지요. 옥사나 씨가 정말 할 마음이 있다면요."

농담하듯이 하는 걸 보면 그냥 하는 말일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해버린다. 옥사나의 표정이 굳자 자신의 얼굴에도 그늘을 드리운다.

"제 판결에 대해서는, 말해 주기 어렵겠지요?"

물론 나름대로 추측하는 것도 있으나 우선 물어보았다.

870 옥사나 하네즈카 (ZA1Orpgo/s)

2023-08-16 (水) 11:44:20

>>869 마사
"어떻게 되건 누군가는 죽어요. 최종적으로 모두가 용서받으면 될 일이겠지만, 저는 저를 포함해서 반드시 용서해선 안될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말을 한건 누군지 알것 같다며 옥사나는 웃는다. 원인을 안다면 변하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글쎄. 그녀는 어째서인지 오히려 그럴수록 변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만 들었다.

"그야 판결과 관리를 위한 AI니까... 아니 그거 만져도 되는 거였나요?"

뭔가 아쉽다는 듯한 말투였다. 이내 말을 돌리는 마사를 놓지 않겠다는 듯 그녀는 사뭇 진지해진 표정을 지었다.

"글쎄요. 적어도 지금까지 저는 마사씨가 어울린다고 생각은 해요. 제가 이곳에서 본 마사씨는 무척이나 업무에 열성적이었으니까요. 대표라면 응당 그래야죠.:

그녀는 그 이상을 말하지 않았다. 묻지 않아주기를 바라는 것도 같았을 것이다.
답을 찾으려면 아마 본질을 잃어버릴테니까.

"...뭐 마초맨의 이야기는 넘기고, 대답은 어렵겠네요. 듣는 순간 양심이 아니라 계획에 의해 바뀔 수도 있잖아요. 안그래도 지금은 불안한 세력이 있으니까. 쉽고 편한길에 빠져서 자기긍정을 하게 될지도 모르죠."

그녀는 양 검지 손가락으로 십자가를 만들어 입가에 가져다댔다. 마치 말하지 말라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한가지. 저의 이번 투표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어요. 권태씨가 전부지만."

871 INFO (jE118.hr7E)

2023-08-16 (水) 12:05:18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오늘따라 수감실과 관련한 소식이 많군요. 좋습니다. 우선 박권태의 수감실 앞, 치료에 필요할 것이라는 이유로 작은 일기장과 필기 도구가 놓여진 바 있습니다. 확인하셨습니까, 박권태? ‘치료’라는 목적이 언급되었으니 두고 간 사람이 누구인지는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
〔 그리고 옥사나 하네즈카의 수감실 앞. 시미즈 마사가 새벽동안 그 앞을 한참 서성이다가 자기 방으로 돌아간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수감실 주인은 이를 모르는 듯하여 대신 전해드립니다. 죄인들 간의 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간수장, 제가 생각해도 정말 친절하고 유능하네요. 〕

〔 다음으로는 투표 현황을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2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인 박권태에 대해서는 ‘용서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고 있습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옥사나 하네즈카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아울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안내드립니다. 내일 열릴 세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 여전히 재판에 활발하게 참여해주시니 이 사마엘은 기쁩니다.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옥사나 하네즈카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872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14:48:40

>>870 용서받으면 안 될 사람이 있단 말에 눈이 둥글어지지만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

"이미 알 것 같다면 말씀드리지 않아도 되겠네요."

조금 웃고서,

"만지도록 부탁했더니 허락해주던 걸요. 무척 폭신했어요. 옥사나 씨도, 다음엔..."

폭신거렸던 감촉을 되새기고자 하듯, 제 손을 들여다 본다. 빈 젤리 봉투는 손 아래 두고. 열성적이었다는 이야기에는 얼굴이 어두워지지만 말이다.

"그, 그랬지요..."

더이상 말을 이어 이 주제를 지속해나갈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역시 예상했던 반응이었지만, 불안한 세력이라는 말에 고개를 황급히 쳐든다. 제제에 대해서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고 싶으나 옥사나는 그런 질문이 무색해질 정도로 확고해 보였다.

"그렇다면 듣고 싶어요."

침착하려 노력하는 표정의 마사가 대답을 기다린다.

873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15:40:38

마사의 말에 그녀는 조금 웃다가 이내 입을 열려고 하는 순간...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방송이 울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할말을 빼앗긴 아이처럼 조금 어두워진 표정을 짓다가 이내 투표결과가 나올때 쯤에는 어떻냐는 듯이 웃어보일 뿐이었다. 그러다가도 금새 웃는 표정을 지워버린다

"어떤 사람을 용서할거냐가 아니라 용서의 기준을 물어본건, 저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앞쪽은 거짓말을 해도 되는 거지만 뒤쪽은 아니니까. 방금은 못알려줬으니 이번엔 가르쳐줄게요."

그녀는 데스크의 서랍을 열고 공책을 하나 꺼냈다. 가죽으로 된 커버에 쌓인 조금 고급스러워보이는 디자인이었다.
마사에게 공책을 건내며 그제서야 그녀는 슬쩍 웃으며 말했다.

"권태씨에게는 알콜중독의 치료를 위해서 일기장을 주고 왔어요. 뭐 치료목적이 아니라도 일기를 쓰다보면 정신적으로 조금은 도움이 될거에요. 그리고..."

그리고, 그녀는 한참을 뜸들였다. 입에서 나올락 말락하는 말이 깊숙히 박혀버린 가시처럼 고통을 강요하는 느낌이었다. 한마디를 뱉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이었을까.

"저는 도망치려는 사람을 용서하지 않아요. 신앙이던, 망각이던. 누군가를 죽였는데 편해지면 안되는거잖아요. 그 누군가에게 있을 수 있었던 모든것을 빼앗은거면 직접 마주하고 속죄해야하는거에요."

마지막으로 갈수록 조금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였다. 심문을 받아야할 입장이어서일까. 아니면...

"미안해요. 심문준비를 좀 해야할것 같아서. 이만 돌아가주실 수 있나요?"

#여기서 끊어도될까!!!

874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15:47:35

방송을 들으며 표정에 딱딱해지는 마사였다. 공책을 건네받고서는 당황한 듯하다.

"저, 저한테 주는 건가요?"

공책을 팔락팔락 넘겨보더니 품에 안는다.

"잘 써 볼게요...."

도망치려는 사람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말에 무엇인가가 가슴 안에서 내려앉는 듯이 느껴진다. 무엇인가 더 말하고 싶은 기색이 역력하다. 마사 또한 울 듯한 표정이 되지만, 옥사나의 요청은 거절하지 못한다.

"알겠어요. 그럼... 오늘은 시간 내 줘서 고마웠어요. 심문 때 봐요."

돌아오는 길 내내 공책을 안고있던 마사는 고통스럽다는 감정이 전혀 나아지지 않는 것처럼 느꼈다.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내내 무언가 가시처럼 걸려있었다.

// 응. 수고했어~! 옥사나주!!

875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0:23:55

(늦은 저녁이 되어서야 어슬렁어슬렁 나타난다. 눈 밑이 평소보다 조금 더 거뭇하다.)
...... 어우. 머리...
(슬리퍼 신은 발을 질질 끌며 양호실 쪽으로 향하고 있다..)

876 시미즈 마사 (NMYF7CfcGY)

2023-08-16 (水) 20:36:30

>>875 일직선으로 걷다가 권태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란다. 아직 들키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건지 뒤로 한 걸음씩 물러나고 있다. 그렇게 한다면 마치 우연히 마주친 것이 없던 일이 될 듯이.

877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0:43:00

>>876 마사
(불현듯 그가 걸음을 멈춘다. 그도 당신을 발견하여 상태를 살피기 위해 움직이길 그만두었다. 어른으로써 사과해야한다는 양심과 불편한 자리를 피하고 싶다는 본능이 서로를 밀고 잡아당기느라 권태의 입술이 비죽거린다. 평소보다 가라앉은 목소리가 당신한테 말을 건다.)
... 꼬맹아.
(순순히 사과를 하기엔 자존심이 상해 괜시리 턱을 치켜올려 당당한 척을 해본다.)
...... 너 좋아하는 거 뭐 있냐.
(당당한 체를 한 것 치고는 목소리가 참 작다.)

878 시미즈 마사 (tp9mCVEci6)

2023-08-16 (水) 20:51:32

>>877 말을 걸자 마사가 고개를 쳐들며 이제야 상대를 발견한 듯이 아는체를 한다.

"아. 박권태 씨."

억지스러운 웃음조차 짓지 않는다. 마사의 입꼬리가 잠시 떨렸던 걸 보면 못하는 건지도 모른다.

"여기서 뭘 하고 계신가요."

그러나 표정은 매우 궁금하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작은 물음에는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저의를 파악하기 위해 잠시 뜸을 들인다.

"좋아하는 건, 왜요?"

879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0:58:35

>>878 마사
머리 아파서 진통제 좀 찾으러 가는 길이었는데...... (눈 깜박.) 별 거 아니다. 보아하니...
(궁금하지도 않았던 것 같지만. 라는 뒷말은 말꼬리를 흐리며 삼켜버렸다. 그럴만도 하지. 잘못한 건 자신이었으니 탓하지는 않기로 했다.)
......
(잠시 제 얼굴 밑부분을 손으로 가리며 시선을 피했다. '미안한 마음에 사과하기 위해서' 라는 말을 입 밖에 꺼내는 게 왜 이렇게 어려운 걸까? 기도 끝을 고무줄로 막아놓은 것처럼 소리를 낼 수가 없었다.)
... 됐고. 감옥 안에서 줄 수 있는 걸로. 뭐 좋아하는지 말 해. ... 줘? (눈치를 보며 뒤늦게 명령형에서 청유형으로 문장을 바꾼다.)

880 시미즈 마사 (N.zWkgTIRg)

2023-08-16 (水) 21:06:21

>>879 머리가 아프단 말에 마사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자신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세이카의 말대로 심문을 너무 냉엄하게 한 걸까.

"..두통이 있나요."

대답이 없자 그저 방어적으로 입을 앙다물고 어색한 시간을 기다린다. 대답을 듣고서도 여전히 저의를 읽지 못하겠다는 기색이다. 사실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은 자신이었으니.

"으음. 그렇게까지 말하신다면."

청유형으로 물은 것에 어떻게든 대답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나 보다. 머리카락을 어깨 뒤로 넘기며.

"..오렌지라든가."

하지만 여전히 이런 것을 왜 묻고 말하는지 모르고 있다.

"..저기."

마사가 제 팔으로 몸통을 안는다. 우물쭈물하고 있다. 이쪽도 사과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바, 박권태 씨는요?"

라고 콧대를 쳐들며 물어볼 뿐이다.

881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1:12:01

>>852 세이카

세이카가 문을 열고 스스로를 드러내자 오, 하고 작은 소리와 함께 반긴다. 안경을 쓰지 않은 세이카는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그녀의 질문에 말없이 싱긋, 웃어보인다.

이전의 어리석인 본좌는, 세이카에게 이 것을 쓰는 법에 대해 물어보려고 했던 모양이나.

"본좌에겐 더는 필요없기에."

나지막하게 속삭이며 MP3를 세이카에게 쥐어주려한다. 신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리고 음악 같은 것에 신경을 쏟으려 하다니, 참 우스운 일이다. 그렇게 미련하나 없이 떠날 생각이었으나, 이어지는 세이카의 말에 눈이 둥그래진다.

"...그대가 원한다면."

잠시 머뭇거린 것이 무색하게, 흔쾌히 고개를 끄덕인다. 기다리지도 않고 성큼, 세이카의 방으로 들어서려 한다.

//심문 전에든 후에든 이어도 괜찮아~

882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1:14:11

>>880 마사
엉. 너무 자서. (거기에 숙취까지 플러스...지만, 거기까지 말하면 잔소리를 들을까봐 말을 아꼈다. 이전처럼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가 힘들 것 같다.) 별 거 아니라니까. 뒤질 것 같았으면 이렇게 대화 안 하고 그냥 약 먹으러 달려갔겠지. 안 그러냐?
(신경쓰지 말라는 듯 한손을 휘휘 내젓고는, 원하는 대답이 나오자 곧바로 질질 끄는 발걸음 그대로 식당 쪽으로 향하려 한다. 당신한테 짧게 "가자." 라는 말을 남겼으니 당신도 따라오길 바라는 거겠지. 냉장고 안에 오렌지맛 음식이 있으려나- 따위를 생각하다가,)
... 나?
(눈을 잠시 동그랗게 떴다가, 이내 의문으로 인해 가늘게 바뀌고 만다.)
왜...?
(... 방금 전에 당신이 한 반응을 그대로 돌려주고 있다.)

883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1:39:42

>>882 "ㅍ...."

안그래도 한숨을 쉬고 어쩌구 잔소리를 하려고 한 것 같지만 흠칫하고 그만둔다.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한 권태의 태도에 눈이 좁아지지만 약 앞으로 억지로 데려갈 생각은 없은 듯하다. 그럴 염치도 없지 않을까.

권태를 따라 걸음을 옮기면서도 팔짱은 단단히 끼고 있다.

"그야, 그.."

제 어깨 쪽에 한 손을 대고선 크흠, 헛기침을 하다가,

"구, 궁금해서요?!"

아무렇게나 대답해버린다.

884 SAMAEL (jE118.hr7E)

2023-08-16 (水) 22:00:00

【심문 이벤트 진행을 시작합니다.】

885 SAMAEL (jE118.hr7E)

2023-08-16 (水) 22:00:14

재판장 안은 고요했다.
사마엘은 숨소리를 내지 않았기에 우리가 움직임에 따라 구속복 천이 스치는 소리만이 재판장에 생기를 불어넣는 요소였다.

"어서 오십시오. 두 번째 심문이 준비되었습니다."

책상 위의 선서문은 우리를 말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나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오늘의 심문은 어떤 재미있는 광경을 보여줄까요. 한껏 기대중이랍니다."


【출석 체크입니다. 10분까지 이 레스에 캐입으로 반응 레스를 달아주세요.】

886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01:46

"... 저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887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01:57

재판장에 누구보다 어울리는 모양으로 조용하게 걸어 자신의 자리로 걸어간다.

"나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합니다."

마사는 가지고 들어온 생수 한 통을 따 조금 마시고서 자리에 앉는다.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있는지 긴장이 풀린 건지 어제보다는 덜 딱딱해진 표정이다.

888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03:08

"본좌는 심문에 최선을 다 할 것과, 죄인을 증거에 의해 진실하게 평결할 것을 엄숙하게 선서한다네."

어느새 자리를 잡고 뒷짐을 지며 서있다. 빙그레, 옥사나를 향해 웃어보인다. 지금까지 제제를 향한 경계심을 알고 있을테도.

889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03:17

"우선 시작전에... 저는 오늘 제가 저지른 두번째 죄에 대해서 말하고자 합니다. 다만 이것은, 직접적인 살인이 아닙니다."

증인석에 선 옥사나, 주변을 한번 돌아본 그녀는 곧 이어 웃으며 손을 들었다.

"저는 양심에 따라 숨김과 보탬이 없이 사실 그대로 말하기로 맹세합니다."

890 SAMAEL (jE118.hr7E)

2023-08-16 (水) 22:04:04



우리 모두의 선서를 들은 사마엘이 고개를 끄덕인다.
탕.

"지금부터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의 제 2심 심문을 시작합니다."

"배심원 여러분은 죄인 옥사나 하네즈카에게 자유롭게 질문을 해주시길 바랍니다. 헷갈리거나 모르는 사항이 있다면 저한테 질문하셔도 됩니다."

"심문 종료 시각이 되면 다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891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04:53

오늘, 별 일이 있었나? 마사는 의문이 가득한 표정이 되어 옥사나의 발언을 기다린다.

892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05:56

"아."

마사는 사마엘을 향해 손을 든다.

"외부 배심원의 투표는 어떤 사람들이 하고 있는지 알고싶어요."

893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07:30

"흐음?"

고개를 기울이며, 옥사나의 말을 기다린다.

894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08:11

(고개를 슬 기울였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린다. 두 번째 죄라.)
거기에 대해선 다른 꼬맹이들이 잘 질문해주겠지... 난 다른 걸 묻는다. 의사 양반, 그 쪽 심상이 유난히 비유적이라 말이지... 네가 쫓아 걸어가려 했던 '그 사람', 정확히 누구냐?

895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10:13

"그럼 시작할까요 여러분."

선서를 마친 그녀는 다시 조용하게 웃는다. 먹이를 노리는 사자처럼, 때로는 오히려 사냥당하는 초식 동물처럼 눈동자는 흔들렸지만 서있는 그 모습만큼은 이전과 비교해서도 깔끔하게만 보였다.

"저는, 그 변호사의 아내와 아이가 있는 건물을 불태우도록 시켰습니다. 마을의 양아치집단에게 100만달러로 부탁했고... 그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될거라 생각합니다."

>>894 권태
"...부모님들입니다. 그 외에는, 글쎄요. 이미 놓은 것에는 관심이 없네요."

896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11:50

마사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간다.

"그렇게 말하는 이유는 용서받지 않기 위해서입니까?"

897 SAMAEL (jE118.hr7E)

2023-08-16 (水) 22:12:28

>>892 마사
(사마엘이 마사를 돌아본다.)
답변 전 정정드리자면, 배심원은 이곳의 죄인들 뿐. 그들은 판정단이라고 불리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신경써야 할 차이는 아닙니다만.
그들은 밀그램 시스템을 운영하는 운영자 중 랜덤으로 선별된 사람, 혹은 밀그램 시스템의 운영과 관련이 있는 외부인 중 참여 의사를 밝힌 자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들도 여러분과 똑같은 자료 및 정보를 기반으로 판정에 참여하게 됩니다. 그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경우는 배심원들 간의 의견이 동점을 이루었을 때 뿐입니다만.

898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13:06

>>896 마사
"자유롭게 생각해주시면 되겠네요. 실제로 '저'는 죽이지 않았으니. 물론 저는 이것 역시 훌륭하게 살인 죄라고 생각한답니다."

그녀는 그렇지 않냐는 듯 어깨를 슬쩍 들썩여보였다.

899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13:27

흐음.

새로운 정보에 그저 작은 소리를 낸다.

"그렇군. 질문이 많아, 미리 실례하겠네. 그대는, 아직도 그대가 용서 받지 않아 마땅하다 믿는가?"

부드럽게 웃으며 팔짱을 낀다.

"어때서 살인이 죄악이라고 보는 가?"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스스로는 용서할수 없으면서, 어때서 타인은 용서할수가 있었는가?"

여기 모두의 살인을 용서하지 않았다면, 만장일치같은 결과는 나오지 않겠지.

"어떠한 살인은 용서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는가?"

900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13:39

>>897 "그렇군요. 잘 알겠어요."

마사는 재판장에 있을지 모르는 카메라를 찾아 눈을 굴려본다. 별 의미는 없지만.

901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14:31

>>895 옥사나
그럼 너는 네 부모가 있는 곳으로 따라가고 싶은 거야? 죄책감이나 정의나, 뭐 그런 걸 고려하지 않았을 때.
(눈 깜빡.) 그리고. 그러면 변호사의 아내와 아이도 같이 죽은 게 맞냐.

902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15:01

마사는 다시 물을 한 모금 들이키고서 조용히 생각한 뒤 심문을 이어간다.

"이것부터 확실히 해두고 시작할게요. 피해자가 피해자의 가족이 아닌 옥사나 씨의 가족의 유산을 횡령한 것이겠지요?"

903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16:50

>>899 제제
그녀는 제제의 말에도 조금 괴롭다는 듯이 한숨을 내뱉었다. 어쩌면 그저 그냥 듣고싶지 않은 것일지도 모른다. 제제의 웃음이 불편하기라도 한걸까.

"첫째는 의사로서가 아닌 인간으로서 개인의 미래를 빼앗았기 때문이고"

"둘째는 타인의 삶을 함부로 빼앗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라도 신도 인간도 해서는 안되는 일이기 때문이며"

"셋째는... 글쎄요. 극도로 불우한 가정환경에 의해 아직 의사판단이 되지 않는 청소년기에 벌인 살인의 경우, 본인이 충분히 반성하고 있으며 죄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는 상태에서 동등한 수준의 벌을 받는다면 용서받아도 되겠지요."

904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19:04

>>901 권태
"아니오. 지금은 그저 속죄를 위한 죽음을 바라는 거에요. 변호사를 죽이고 인생의 목적을 달성한 순간에 모든 것을 깨달아버렸으니까."

그녀는 조금 힘들다는 듯이 한 번 숨을 깊게 들이쉬고는 다시 또렷한 눈으로 권태를 바라본다.

"애초에 원망만으로 타인을 죽인 시점에서, 저는 살아서는 안되는 인간이었던겁니다."

>>902 마사
"정확하네요. 다만, 그 피해자의 아내는 저와도 관련이 다소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905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20:03

"피해자의 아내와는 어떤 관련이 있었지요?"

마사는 이어 질문한다. 어쩐지 상대방이 예상한 질문을 그대로 하는 것 같은 기분이다.

906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22:00

>>904 옥사나
여기 있는 몇몇도 같이 사후세계로 끌고갈 발언을 하시네... (한쪽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그 생각, 저번 판결을 겪고 난 이후에도 전혀 변함이 없나?
말이 나온 김에 이것도 물어볼까. 저번 1심 때의 판결, 어떻게 생각해.

907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22:11

>>905 마사
"대학시절의 여자친구. 졸업직후 모든 연락이 끊기는 형태로 이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녀는 담담하게, 당연히 해야할 말을한다는 듯한 말투였다.

908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22:13

"흠."

평정을 유지하다가도 마지막 질문에 비웃듯이, 입가가 씰룩인다.

"청소년기... 아이와 어른과 무엇이 그리 다르나?"

"죄를 인지하는 상태라. 그대 또한 반성하고, '죄'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보이는 데, 그 점은 그대의 '죄'를 가볍게 하고 있다 생각하지 않나?"

"그대에게 '동등한 수준의 벌'은 무엇이라 생각되지?"

"아, 그리고... 그대가 얘기한 변호사의 가족은 사망하였나?"

909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23:54

"옥사나 씨의 여자친구가 맞겠지요?"

다시 한번 확인하고,

"그녀가 변호사와 이후 결혼한 것은 옥사나 씨와 변호사의 관계를 알면서도 그런 건가요?"

910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23:57

"......"

911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27:43

>>906 권태
"어떤 의미에서는 말이에요. 이런 형태가 아니라면 원래는 모두 바깥에서는 사형에 해당하는 이들이 아닙니까."

그녀는 의아하다는 듯한 말투로 오히려 되묻는 듯 보였다.

"저는... 모르겠습니다. 참회의 의지가 있으니 살인이 용서받다니 그건 이상하지 않습니까?"


>>908 제제

"권태씨의 심문에서 이야기가 나왔듯이 아이는 아직 많은 세상을 경험하지 못해 보호가 필요하죠."

"20세는 어디까지나 기준이지만, 적어도 어딘가 한 곳에서 누군가에게 정해진 말을 반복해 들으며 스스로 완성되었다 하는 것은 아이에 해당되겠지요."

그녀는 그런 제제를 비웃듯이 미소짓는다.

"그렇기에 1심의 결과가 그렇게 된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했어요.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저 개인의 판단은 저에게 사형을 원하고 있습니다."

담담하게 말을 이은 그녀는 곧 웃으며 답한다.

"네, 그거야 죽었답니다. 불타고 있던 저택의 사진을 받았으니까요."

>>909 마사
"...정확합니다."

그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자주 이름과 모습을 이야기하고는 했어요. 아마 알고는 있지 않았을까 합니다. 다시 만난 변호사가, 많이 변해있던 것과 이유가 비슷하지 않을까요?"

912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28:59

>>910 세이카
"세이카씨는 묻지 않아도 되는건가요?"

침묵을 고수하는 세이카를 향해 그녀는 미소지었다. 마치 좋았던 추억을 회상하듯이 어딘가 세이카의 뒤쪽을 바라보는 것 처럼도 보일것이다

913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29:58

마사는 알듯 모를듯한 표정을 짓는다.

"원한의 대상이 무엇인지 들을 수 있을까요? 제 생각엔, 변호사 그 자체는 아닌 것 같아서요."

914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31:15

>>911 옥사나
이상해? 어디가? 죄를 갚을 의지가 있다면 살아있어야 하는 게 당연하잖아. 죽어있으면 아무 것도 못 한다.
모르겠다, 라. (고개를 슬 기울이고는) 그럼 판결을 들었을 때 네 감정은 어땠냐. 기뻤어? 슬펐어?

915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31:54

"... 모르겠어요... 무슨 질문을 해야할지, 어떤 말이 옥사나씨에게 위안이 될지..."

... 그런 위안이, 애초에 옥사나씨가 원하는 것일지.

916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33:19

우리가 쟤를 위로해주려고 여기 있는 건 아니잖냐.
(세이카한테 툭 한마디를 던지고는,)
... 정 할 말 없으면 좋아하는 영화나 물어보든가? 의사양반이 우리한테 맨날 묻던데.

917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34:47

"..."

조소를 짓는 옥사나를, 다르지는 않은 표정으로 응시한다. 수초의 정적이 지난 후,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질문을 지속한다.

"다시 만난 변호사? 그가 그대의 가족에게 사기행각을 하고, 그대가 그를 죽였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난거지? 그는 어떤 식으로 변했나?"

"그리고 그대는... 죽음이란 미래를 뺏는 죄라고 했지."

낮은 웃음소리를 내며 소매를 매만진다.

"반대로 말하면, 그대에게 죽음이란 어찌 속죄인가? 그대는 그저 괴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어할 뿐이 아닌가?"

918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34:59

권태의 말을 듣더니 한참 고민하다가 질문을 던진다. 이번엔 조심스럽게다.

"박권태 씨의 말대로 죽음이 속죄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데에 모두가 동의하는 건 아닙니다. 혹시 죽음이 죄를 손쉽게 무마하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 해보셨나요?"

919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36:02

>>916 위안하려고 온건... 아니지만... 그래도, 돕고 싶은 거예요...

... 너무 슬퍼 보이는걸...

920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37:06

>>913 마사
"그럼 어떻게 할까요."

그녀는 여전히 웃는다. 마치 그것 외에는 할 수 없다는 것처럼 웃고, 일그러질 뿐이다.

"그럼 전부를 빼앗은 사람에게, 전부를 빼앗는 것 말고 무슨 방법이 있었을까요? 자기는 회개헀으니 괜찮다는 이에게 죄를 알게 하려면 어떤 방식을 써야할까요?"

>>914 권태
그녀는 품에서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인다. 다행히 라이터는 멀쩡했는지 이윽고 조그마한 불이 붙어 유도등같이 증인석을 밝혔다.

"과연 그럴까요. 죄를 갚을 사람이 없는데. 얼마나 회개해서 얼마나 좋은 사람이 되더라도 결국 피해자는 죽어서 없는데. 그게 의미가 있나요."

앞을 바라본다. 저 넓은 배심원석이 어쩐지 바다처럼 보인다.

"재미있더라구요. 정말,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아서."

그 무엇도 변하지 않는 표정이, 마치 자신은 정말로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것 외에는 드러내지 않았다.

>>915 세이카
"세이카씨."

그녀는 조용하게 어린아이를 훈계하는 듯한 말투였다.

"여기는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는 자리가 아니에요."

921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39:00

"... 조금, 분위기를 풀면... 이야기 하기 쉽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생각하면... 어리석은 건가요...?"

922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40:44

"틀린 생각은 아니라고 봐. 나는."

마사는 세이카의 말에 안경을 고쳐쓰며 동의한다. 당장 어제의 심문만 하더라도 마사가 부드럽게 접근했더라면 질문에 대답을 거부당하는 일도 없지 않았을까를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923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41:44

>>920 옥사나
의미? 당연히 있지. 피해자의 인간 관계가 겨우 일가족만으로 끝나진 않을 거 아냐.
(다른 모순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이 파고들 기미가 보였기 때문에, 권태 자신은 여기서 말을 줄이기로 했다.)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는다는 것 치곤... (손가락으로 담배를 가리키며) 그런 거, 많이 하던데. 전에는 나랑 같이 술도 마셨잖아? 섭섭하게 왜 이래 의사양반.
내 눈엔 지금 네가 힘들어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내가 틀렸냐?

924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42:02

>>917 제제
"작년에 죽였으니 아마 햇수로는 20여년이 되네요. 강산이 두번이나 바뀌었으니 인간따위는 바뀔 수 밖에."

물었던 담배를 한 손에 들고 난간을 손가락으로 툭툭 두들기며 그녀는 생각에 빠진다.

"말그대로, 좋은 사람. 악당밖에 없던 그 마을에서 유일한 선인. 교회와 학교를 세우고 봉사활동에 매진하며 살더군요."

이제는 죽어서 없지만. 그녀는 일부러 그런 말을 덧붙이고는 웃어보인다.

"간단해요. 속죄의 대상이, 이미 죽어서 없으니까."

>>918 마사
"...죽음은 도망치는거라고 누가 그러던가요. 과거에 신의 아이는 자신의 죽음으로 인간의 죄를 대속했는데."

여기 있는 신은 아닌것 같다며 키득거린 그녀는 다시 가벼운 기침을 하더니 말을 이었다.

"죄를 마주했어요. 저도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해봤죠. 들어가기 전에는 변호사도 고용하지 않았고 재산은 모조리 사회에 환원했어요. 그래도 속죄는 되지 않더라구요.... 그야 제가 죄를 갚을 사람은 이미 죽어서 없으니까."

925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42:49

분위기를 풀어...?
(일부 생성된 여론을 생각해보듯 잠시 미간을 찌푸렸다가)
... 알코올이 좀 들어가면 마음이 싸악 풀리는데.

926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44:02

마사는 딜레마에 마주한 듯한 기분을 느낀다.

"의사가 된 계기를 알고 싶습니다."

마사는 재차 덧붙인다.

"의사가 처음 되고자 할 때에도 자신이 이런 식으로 누군가를 살해할 것이라 생각했었나요?

927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44:11

>>925 "!..읏."

움츠러드는 것은 어쩔수 없을 것이다.

928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44:53

박권태의 알코올 얘기에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 같지만 이마를 짚는 것 외에 별달리 말은 하지 않기로 한 것 같다. 장족의 발전이랄지 퇴화다.

929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45:21

취소취소취소취소아휴내입이방정이지!!
(다급히 덧붙인다...)

930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46:44

딱. 딱. 딱.

입이 방정인 걸 알긴 아냐는 듯 책상을 손톱으로 치는 소리가 규칙적이다.

931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46:58

"...우으..."

932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47:48

>>924 옥사나

"20년...긴 시간이로군. 그렇게 오래 기다린 이유가 있었나?"

얼핏 들려오는 옥사나의 이야기에 콧웃음을 친다. 비꼼인가. 같잖군. 그녀도 죽음이 해방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면 편해질텐데.

933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48:54

>>921 세이카
"저는 세이카씨가 틀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다만... 여기는 죄를 묻는 자리잖아요. 저는 이미 겪은 세번의 재판을 되풀이한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네요."

>>923 권태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복수를 하면 그건 미친거잖아요? 그래서 그가 행한 것 처럼 하는거에요. 잃은 상처는 많겠지만, 그 모든 것에 책임을 질 필요는 없다. 그가 마지막에 그리 말하더군요."

그녀는 말한다. 자신에게서 그가 앗아간 모든 것들이 이제는 가치가 없는데.

"...글쎼요. 개인적인 기호가 없는 건 아니라서."

심장을 꿰뚫고 지나가는 시간이 어째서인지 조금은 느릿하게 느껴진다.

"틀렸네요. 저는... 아니 저는 언제나 행복한 상태니까."

>>926 마사

"...이전에 이야기 했었죠. 저는 원한을 위해 살아왔다고. 처음 의사가 된 이유는 사회적인 평판을 위해서였답니다."

그녀는 조금 뜸을 들이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대학생활을 하던 시절의 이야기가 되겠지만, 그때는 아니었어요. 여자친구와 만나고 그녀가 제 상처를 안아주었으니까. 그때는 정말로 진심으로 의사가 되고자 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그녀가 떠난 이후까지도. 목적이 있기에 행동하기는 했었지만, 솔직히 죽이고 살리고는 보고 난 뒤에 생각하려 했죠."

934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51:26

"그렇군요. 본격적으로 살해를 행동에 옮기게 된 계기가 있나요?"

선을 한 번 긋는 것으로 인생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935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51:28

>>932 제제
"사람의 죽음조차도, 남은 이에게는 희석되기 충분한 시간이었으니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면서 원한은 깊어졌지만 슬픔은 그에 비례해서 줄어들기만 했다.
부모님의 얼굴이 기억나지 않고 딱딱하게 굳어버린 시체를 마주한 순간의 기억만은 남아있더라도, 그것이 슬픔이 아니라는 것 만큼은 알 수 있었다.
마치 꿈을 꾸는 것 처럼 분간이 되지 않는 감각에 몸을 버릴때 쯤 햇살이 비추었다.

"찾는데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거에요."

936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52:00

>>933
... 아니아니. 속죄할 거면 그 사람들을 돕는 것도 할 수 있다-는 말이었는데 왜 생각이 그리로 튀나 의사양반. 무서운 사람이구만... (도끼눈을 뜨고 당신을 보았다.) 전~혀 그렇게 안 보이긴 하는데. 뭐, 일단 믿겠어. (반신반의하며 당신의 대답을 받아들였다.)
그럼 다른 질문. 피해자나 피해자의 가족한테 말을 전할 수 있다면 무슨 말을 하고 싶냐?

937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52:51

>>934 마사
"모든 것을 앗아간 이가, 기억을 잃은채 자기는 달라졌다며 웃어대고. 그 옆에서는 저의 사랑하는 사람이 그 쓰레기의 아이를 안고 있더군요."

글쎄요. 모르겠던데.

"그녀가 항상 하던 말이 있어요. 빼앗겼다면, 다시 빼앗아버리면 된다고."

938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2:54:15

"...그렇군."

눈을 느리게 깜박인다.

"살인이 애초에 일어나지 않은 것. 그리고 그대가 행한 살인을, 다른 누군가가 행했던것. 어느쪽이 좋나?"

"그리고 그대는, 재회한 변호사와 말을 나눠보았나? 그는 그대를 알아보았을까?"

939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54:36

>>936 권태
"그정도의 일은 언제나 했던 일이니까요. 나름 봉사하며 살던 삶이기도 했으니까, 그런 식으로 갈 수밖에없죠?"

그녀는 마치 농담을 하듯이 웃으며 답한다.

"...피해자에게는 할 말이 없네요. 당한만큼 돌려주었으니. 하지만 가족에게는... 그러네요.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머저리같은 년의 사소한 욕심때문에 상처를 입혀버렸다고. 사죄하고 싶습니다."

940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54:39

"... 달라졌다..."

@...

"... 옥사나씨는... 사람이 달라질수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941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55:16

"참담하네요."

그 말을 해버린 것에 자신조차도 놀란 것 같다. 으음. 소리를 내고서, 아주 조심스러운 말투로 말한다.

"그렇다면.... 옥사나 씨가 지금 여기에 살아서 재판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결국엔 죽음으로 속죄할 것이고, 목적도 끝나 버렸다면요."

942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2:56:46

마사는 질문을 내뱉고도 석연치 않은 표정이다. 하지만 질문을 취소하거나 정정하려는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마른 입술을 축이려 물을 마신다.

943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2:57:58

>>938 제제
"글쎄요, 차라리 원한을 잊어버렸다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면. 그 남자도 저도 나름의 위치에서 좋은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었겠죠."

으득, 하고 이빨이 부숴지는 듯한 소리가 났다. 그녀는 분노로 일그러진 얼굴로 제제를 바라보며 말한다.

"그가 저를 알아보고 사죄했다면, 저는 이자리에 없었어요."

>>940 세이카

"...사람은 달라질 수 있어요. 좋던 나쁘던. 인간은 언제나 환경의 영향을 받는 법이고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범죄자도 구세주가 될 수 있겠죠. 특히 저는 세이카씨같은 분들이라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자주 봐왔거든요. 하고 말을 덧붙인 그녀는 다 태워진 담배를 적당한 곳에 있던 재떨이에 비벼꺼댄다.

"하지만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안됩니다. 한순간의 욕심을 참지 못하고 사람을 셋이나 죽여버린거에요. 그런녀석은 사회로 풀려나면 안되요."

944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2:59:02

>>939 옥사나
... 알다가도 모르겠단 말이야. 의사 양반, 당신은.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듯 눈을 지그시 감고 있었다.)
네 죄는 정상참작이 가능한 죄라고 보나?

945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2:59:46

"...... 으우..."

946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3:02:27

분노어린 표정을, 무표정으로 지긋히 바라본다.

"그대가 여기서 행복해질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하나?"

눈을 느리게 깜박인다.

"역시 그대에겐 죽음이 최선이라 생각하나?"

947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3:02:54

>>941 마사
"...저를 이곳에 추천한 간수장은, 저희 삼촌같은 분이었어요. 넉넉하지 않던 형편에도 저를 키워주셨고 대학에 붙었을땐 자기 딸이 붙은 것 처럼 기뻐하셨죠. 좋은 사람이었어요."

그녀는 곧 울음을 터뜨릴 아이처럼 입술을 꽉 깨물고는 말을 이었다.

"그런 사람이, 제 앞에서 무릎을 꿇고 부탁하더군요. 한 번만 더 노력해주면 안되겠냐고. 조금만 더 길게 살아주면 안되겠냐고. ...아무래도 정에 약한 것 같네요 저는."

>>944 권태
"그야 귀찮은 여자니까요. 남들의 시선이 없었다면 아마 옷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을걸요?"

그녀 역시 눈을 따라 감는다. 마치 자신의 죽음을 상상하듯. 그것이 가져올 미래를 보는 듯.
알고있는 최악의 단어를 연발하며 자신은 죽어야한다고, 신을 찾듯이 울어댄다.

"아니오. 그런 보기에 좋은 판결을 받기엔 너무 늦었으니까요."

948 시미즈 마사 (c4NPw6zfF6)

2023-08-16 (水) 23:04:43

"그렇군요."

안경을 정리하는 마사의 손이 조금 떨린 것 같다.

"변호사와 변호사의 아내, 변호사의 공범. 셋 중에 누가 가장 원망스러운가요?"

949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3:05:00

>>946 제제

"당신처럼 죽음이 해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가 할 수 있는 이미 죽어 없어진 자들에 대한 사죄로서는 최선일겁니다."

당신을 따라하듯 그녀는 천천히 말한다.

"혹여나 하는데, 저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할 거에요. 인간이니까, 인간으로서 최대한의 긍지를 가지고 비겁하게 최소한의 사죄로 넘어가려는거죠."

950 세이카 (SwVA/dKYJw)

2023-08-16 (水) 23:05:02

"..."

951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3:05:15

>>947 옥사나
그건 귀찮다기보단 성실하다고 하는 거다. (재밌는 말을 들었다는 듯 코웃음을 한 번 치고)
죽어야 한다, 그게 옳다... 내가 보기에 그 말들, 솔직히,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나오는 말인 것 같거든. 나는 이런이런 걸 했으니까 이런이런 걸 받아야 해! 하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관자놀이께를 톡톡 치며 말하다가) 마지막으로 물을게. 정말로, 진심으로, 네 감정도 거기에 동의하고 있는 거야?

952 박권태 (jE118.hr7E)

2023-08-16 (水) 23:05:50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953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3:06:55

>>948 마사
"...공범은 이미 죄를 치루었어요. 저와 개인적으로 만나 사죄를 받았지요."

다음을 생각한다. 떠오르는 것은 역시 그사람이다.

"그의 아내... 줄리아는 애초에 죄가 없을거에요. 그 두 사람 사이에 무슨 드라마틱한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겠더라구요."

마지막으로 떠오른 그 남자의 얼굴. ...글쎄.

"변호사는... 글쎄요. 제가 마지막으로 본 건 병에 걸려 죽어가는 모습. 원망은 이미 사라져버렸네요."

"역시 저 뿐이에요. 제가 가장 원망스럽네요."

954 옥사나 하네즈카 (55Xt9VAGuU)

2023-08-16 (水) 23:08:16

>>951 권태
"그렇게 말하니 듣기는 좋네요. 실제로? 의사로서도 제법 평판은 좋았으니까요."

순수하게 받아들인 탓이까 그녀는 이전과는 달리 한 결 나아진 듯한 얼굴이었다.

"감정이 이성을 이겨서는 안되는거에요. 권태씨도 그것 때문에 살인을 하지 않았나요?"

955 제제 르 귄 (KZ0QrJMuRM)

2023-08-16 (水) 23:08:36

"흠."

눈이 가늘어진다.뭐라 첨언할까 싶지만, 그저 고개를 돌리고 만다.

"그대의 뜻이 그렇다라면."

956 SAMAEL (jE118.hr7E)

2023-08-16 (水) 23:09:06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질의응답을 사마엘이 중단시킨다. 두 번, 의사봉을 내려친 뒤.

"심상 추출을 위한 충분한 데이터가 모였습니다."

뒤켠의 스크린 속 게이지바가 빠른 속도로 차오른다.

"옥사나 하네즈카의 심상으로부터 『 법공(法空) 』이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2심 옥사나 하네즈카 심문을 종료합니다."

무엇을 숨기고 있을까.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실타래처럼 꼬인 듯한 옥사나의 머릿속을 살피기 시작했다.
 

957 SAMAEL (jE118.hr7E)

2023-08-16 (水) 23:09:33

심상독백² #2 ── 죄수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 법공(法空) 』 (1)

958 SAMAEL (jE118.hr7E)

2023-08-16 (水) 23:09:49

심상독백² #2 ── 죄수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 법공(法空) 』 (2)

959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01:07:41

>>857 시미즈 마사

"히야, ㅇ,응...!!미안해, 그, 정말, 미안해..."

그 큰 목소리에 놀라 살짝 비명을 내뱉고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 터인데도 문 밖 3걸음 정도 띄운 뒤에 등을 돌리고 눈을 감고 서있으면서 고개를 격렬히 끄덕거린다.

"응, 그... 사마엘씨한테, 그, 가져온, 거지...? 그, 퍼즐..."

손을 가슴께로 감싸쥐며 물어본다. 역시, 조금은 걱정이 목소리에 묻어나온다.

"아, 그, 같이, 조금, 쉬고, 싶어서... 미,안..."

부끄러운듯 등 돌리고 있는 세이카의 귀쪽도 빨개져 있다. 랄까... 그렇다. 아직도 세이카, 등을 돌리고 눈을 감고 있다.


>>881 제제 르 귄

"...더는, 필요없다니... 같이, 듣고 싶었는데요..."

눈에 띄게 실망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갑자기 들어오는 그녀를 들여보내면서도 조금은 어리둥절해 보이는 그녀였다.

"그, 사실... 친구와, 한번, 이러고 싶어, 서요... 그, 너무, 주제넘었, 으려나요... 싫으려나요...? 으우, 그, 제제씨가 싫다면, 피곤하면... 므으..."

당황한듯 말이 더듬더듬 나오지만, 말을 연속적으로 하지는 않는 것으로 조금의 발전은 있는 듯 하다. 아마도. 이것이 발전인지는 모르겠지만.

960 제제 - 세이카 (Rr8zsYTnGs)

2023-08-17 (거의 끝나감) 02:08:19

>>959 세이카

"'같이'...?"

눈만 놀란 토끼 마냥 깜박이다 세이카의 말에 고개를 세차게 흔든다.

"아아아니라네!"

세이카의 손을 맞잡으려 하는 제제의 얼굴에는 당황과 약간의 혼란이 뒤섞여있다.

"주제 넘었다니, 당치도 않는 소리하지 마시게. 그대가 원하는 건, 뭔들 못할까."

여기 오고나서, 정말, 예상외의 일밖에 일어나지 않는다. 모두가 용서 판정을 받음으로서 여기 또한 익숙한 곳이라는 것을 확인했는데도. 당황에서 우러나운 곤란함으로 속으로 한 숨을 내쉰다.

(그대들은 정말...)

"으음, 그러하면, 본좌가 그 '친구' 역할을 해도 괜찮은가?"

혹시 몰라 한번 물어보며 뒤로 문을 닫는다. 제제는 대충, 세이카가 원하는 것이 그러한 것이라 생각했다. 해보고 싶은 걸 인형놀이로 대체하는, 그런 류의.
설마 본인을 친구라 지칭하는 건 아니겠기에. 그도 그럴께, 어느 인간이 신격을 친구라 지칭할까? 격의 높낮이는 둘째치고, 본디 신과 인간이라는 것은 다소 일방적인 관계다. 친구의 관계와는 대칭점이라 볼 수 있다 생각한다.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말해보게."

허나 인간의 원을 이루어주는 것이 신의 중요업무. 어울려주는 것이야 할수 있다고, 스스로를 함껏 부풀려 생각한다. 친구가 정확히 어떠한 것을 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당당히 웃는다. 헛다리 거하게 집었다.

961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02:20:01

"...네에... 같이 듣고 싶었어요... 모른다 하셨고... 저, 이, 노래... 좋아하고..."

볼이 살짝 빨개지면서 고개를 밑으로 숙인다.

"제제씨와... 친구가, 되고 싶었어요... 응..."

조용히 이야기해온다.

"그, 그냥... 듣고 좋은지 나쁜지, 같이 이야기해본다던가...? 그, 저도, 이런건 처음인지라... 그, 음악 같이 들을 수도 없었고... 애초에, 친구도 없었,고... 정말, 괜찮은 거 맞죠...? 제가 원해서 억지로 하는 건, 아니죠...?"

불안한듯 재차 물어본다.

"그으, 잠시만요... 그, 저도 이런 기계는 처음이라... 전원 버튼이..."

안경을 고쳐쓰면서, 이리 저리 만져본다. MP3기계가 아니라, 그저 폰으로 노래를 몰래 들었던 그녀였기에.

"아, 이건...가...?"

그리고 이내 나오는 곡. 히사이시 조의 summer.

"...사마엘씨, 우리 이야기를 들었던 걸까요..."

조용히 중얼거리며, 한쪽 이어플러그를 내주며 침대 한쪽 옆에 같이 앉아보라는 듯 손짓한다.

"... 그, 여기 앉는 거... 부탁해도 될까요....?"

962 INFO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12:00:00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오늘은 특별히 알려드릴 소식이 없기에, 투표 현황을 먼저 안내드리겠습니다. 접수된 투표는 총 4표입니다. 〕
〔 죄수 번호 001, 박권태. 용서한다: 1표, 용서하지 않는다: 2표. 〕
〔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 용서하지 않는다: 1표. 〕
〔 두 죄인 모두 용서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우세한 상황입니다. 〕

〔 마지막으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2, 시미즈 마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죄인 시미즈 마사는 해당 시각에 심문 진행이 어려울 경우 최대한 빠르게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시미즈 마사의 심문에 참여하여 주십시오. 오늘도 빛나는 자리가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963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14:58:39

>>959 "사과는 그 정도면 충분할 것 같아."

연신 사과하는 세이카에게 약간 웃음이 섞인 목소리로 말해둔다.

"으응. 머리가 복잡해서, 뭔가에 열중하고 싶어서 부탁해봤어. 머리를 비우는 데에 나쁘진 않은 것 같더라."

그렇게 말하고는 나오는데 여전히 세이카가 뒤를 돌아 있다. 빨개진 귀에 살짝 장난을 치고 싶어진다. 귀 쪽 가까이에 소근소근,

"이얍."

하고 말하며 세이카의 양쪽 어깨를 붙잡으려 한다. 세이카가 예상대로 놀라거나 움찔했다면 웃으며 그 상태로 세이카를 넘어지지는 않되 당황스러운 속도로 세이카의 방까지 밀고 가려 했을 것이다.

964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16:53:03

오늘도 그녀는 평소와 같았다. 내려온 커피를 한 손에 들고는 의무실을 본인의 방마냥 다루고 있는 그녀는 마치 어제의 일이 없었다는 듯한 얼굴이었다.

"..."

965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17:04:25

>>963 시미즈 마사

"아, 그, 미, ㅁ, 아, 으우.."

또 사과하려 하다, 싫어할 것 같다는 생각에 급히 말을 멈추고는 살짝 몸을 떤다. 이런 상황이 조금 힘든 세이카였다.

"으우... ㄴ,난, 그런 거 하는거, ㅇ,은근 ㅎ,힘들던, 데..."

부끄러운듯 말을 더듬는 그녀였다. 살짝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는 채로, 아직 뒤돌아 있는 채로.

"히야앗!?"

어깨가 붙잡히자 소스라치게 놀라 잠시 휘청인다. 다리에 순간 힘이 빠진 듯하다 다시금 겨우 균형을 잡... 자마자 밀려 자신의 방까지 가는 세이카.

"에, 마, 마사...!?"

966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17:43:48

>>964 제 검지 손가락을 다른 쪽 손으로 쥐고서 의무실을 찾아온 마사는 퍼지는 커피 향기에 코를 쫑긋거린다.

"옥사나 씨."

그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머뭇거리다 옥사나의 표정을 보고서 이전처럼 대하기로 마음먹은 듯 하다.

"커피 향이 좋네요."

>>965 "조금은 힘든 일을 하는 게 신경을 쏠리게 하는 데 좋아."

아까의 대단하다는 얘기를 했던 것을 기억해내고 부끄러워하면서도 뿌듯하게 미소짓는 마사였다.

"아하하하, 하하, 문을 열어 주세요~~"

세이카의 어깨를 붙잡고 아바타에게 주문하듯이 문을 열어달라고 하고 있는 마사는 영락없이 친구와 장난치기를 좋아하는 여고생의 모습이었다.

967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17:52:29

>>966 마사
마치 진찰을 하듯 차트를 읽고 있던 그녀는 인기척을 전혀 느끼지 못한건지 목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그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평소와 같은 초연한 얼굴로 마사를 향해 인사를 건냈다.

"아무래도 최근에는 여러분 앞에서 담배를 너무 많이 핀 것 같아서요. 조금 바꿔볼까 했는데 어떤가요?"

외래로 온 환자를 상대하듯이 그녀는 조금 늘어진 듯한 모습이었다. 자신의 심상이, 기억이 모두에게 까발려지고 난 뒤로는 거의 이런 느낌인 듯하다.

"...다치셨네요. 우선 이쪽에 앉아주실래요?"

968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17:55:52

>>967 "거기엔 어떤 게 적혀있나요?"

마사는 옥사나가 읽고있던 차트에 관심을 갖는 듯하다.

"아무래도 향은 더 좋네요. 옥사나 씨의 몸에도 더 좋을 것 같구요."

그렇게 말하고서 눈을 웃는 모양으로 접어 보인다.

"아아. 두꺼운 종이로 된 퍼즐을 맞추다가 살짝 베여 버려서.."

옥사나의 앞에 앉아 손가락에 난 상처를 보인다. 다행히 깊지는 않지만 쓰라림은 큰 것 같다.

969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18:14:49

>>968 마사
"별건 아니에요. 의무실에 있는 약품의 재고만 정리해두었답니다. 진료기록같은 건 여기 두었다간 다른 분들이 볼 수도 있으니까요."

아직 제대로 하지도 않은 것 같다며 그녀는 실없이 웃었다. 손이 닿는 곳에 두었기 때문인지 치료준비에는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았으나 그녀는 마사가 내보인 상처를 잠시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이내 정신이 들었다는 듯 조금 움찔거렸다.

"깊지는 않아서 다행이네요. 그럴 일은 없겠지만 제대로된 수술실은 아무래도 요청해도 안될것 같으니까요."

마치 의식을 하듯 그녀는 상처를 치료해간다. 그녀는 치료의 과정을 지나갈때마다 바람이 이는 듯한 느낌을 느꼈다. 상처를 덮은 거즈를 코반으로 감싸면서는 이윽고 그제서야 다시 의사가 된 것 같은 기분마저 들었다. 해봐야 집에서나 할법한 짓을 했을 뿐인데. 어째서일까.

"조심하세요. 베인 상처는 바로 소독만 해줘도 고통은 조금 덜하답니다. 이런 곳이니 몸에는 더 신경써야죠."

제가 커피를 마시는 것 처럼말이에요. 하고 그녀는 너스레를 떤다.

"그러고보니 퍼즐이라니 재미있는걸 하고 계시네요. 역시 세이카씨와?"

970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18:25:53

>>969 "고생하셨네요. 옥사나 씨."

약품의 재고 정리라니,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다.

"그렇지요. 퍼즐로 베여서 수술할 정도가 된다면 퍼즐도 앞으로 반입금지 될 거구요?"

상처를 치료해주는 옥사나 씨를 보며 의사답다고 문득 느낀다. 스스로 자체치료할 생각이었지만 전문가의 손이라고 생각해선지, 왠지 다른 것 같다.

옥사나가 덧붙인 말에 마사는 싱긋 웃는다.

"좋은 걸 알아가네요. 학생회장으로서, 앞으로 잘 사용할.."

마사는 말을 마치지 못한다. 오늘 심문이 있다는 게 생각난 모양이다. 오늘도 용서받을 수 있는지는, 모르는 일이다.

"어째서 그렇게 되는 건가요?"

조금 얼굴이 빨갛게 되어서 묻는다.

"혼자서 하고 있었어요. 복잡한 생각도 정리할 겸."

세이카와 반말을 한 것을 계기로 친해졌다는 게 그렇게 눈에 띄게 보인 걸까.

971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18:35:26

>>970 마사
"고생이라뇨. 이건 정말로 어렵지도 않잖아요."

그녀는 반쯤 비어버린 머그잔을 다시 입에다 댄다. 아직 뜨거운 탓인지 제대로 마시지는 못했지만.

"그렇겠네요. AI이기도 하니... 아마 종이로 된 물건은 전부 반입 금지가 되는건 아닐까요?"

마사의 말에는 농담으로 답한다. 웃으며 말하기는 했지만, 아마 20%정도는 진심이었을까. 조금은 안절부절거리는 것 같기도 했다.

"후후... 의사니까요. 콜드리딩정도는 어느정도 한답니다."

한것 붉어진 마사의 뺨을 보며 그녀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아마 끊어진 것에 대해서는... 일부러 조금 패스해버린 것이 아닐까.

"의외였답니다. 은근히 주변은 보고 있으니까요. 세이카씨는 생각보다 훨씬 더 친절한 사람이었고... 아마 제 생각보다 제제씨도 그리 나쁜 사람은 아닐지 모른다. 그런 생각도 하고 있답니다."

주변의 분위기를 읽는 것만큼은 특기였으니까.

"그보다 제제씨나 권태씨가 같이 퍼즐을 하자고 하면 열성적으로 할 것 같지는 않더라구요. 제제씨에 대해서는 완전한 편견이지만."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아직 남은 커피포트를 들어 남은 잔을 채웠다. 반쯤 남았던 잔은 곧 다시 넘칠듯이 차올랐다.

"마사씨가 복잡하게 생각하는거라면, 오늘 있을 일인가요. 아니면 지금까지 있던 일인가요."

972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18:38:10

>>966 시미즈 마사

"아우으, 나는 그냥, 그, 책 읽거나... 음악, 듣는데... 으아, 너무 빨,라아...!"

말을 하면서도, 아직 절찬리에 당황중인 세이카. 이것에 익숙해지는 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한걸까, 아니면 세이카는 이런 것에 영원히 익숙해지지 못할까,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버리고 마는 세이카였다.

"아, 으,응...응...?"

그리고 말하는 대로 문을 열고는 자신이 한 행동에 의문을 가지는 그녀였다. 아니, 열려고는 했지만... 나, 로보트...?

역시, 첫친구라는 세이카의 말은 농담이 아니였던 듯 했다.

973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18:46:56

>>971 "그래도, 저는 그런 일을 할 생각도 못했는걸요."

성실하다고 생각한다. 닮은 사람에 대해 물었을 때 그녀를 가리켰던 것이 좋은지 나쁜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틀린 것만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메모지 정도는 반입하게 해 줬으면 하는데요."

가볍게 받아내려 하지만 옥사나의 태도에 조금 의아한 표정이 된다. 설마 종이로 자신을 해치려 한다거나.. 그런 건 아니겠지.

"그, 그렇다면 이번엔 실수하신 모양이네요. 퍼즐은 저 혼자 맞추고 있었으니까요?!?"

왠지 살짝 당혹스러움을 당당한 태도로 감추어보려 하고, 옥사나의 다른 수감자들에 대한 감상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세이카는 순진하고, 착한 아이로 있으려고도 하고, 좋은 아이예요. 무조건 친절하고 착한 것이 세이카에게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지만요."

제제의 이야기에는 입술을 꼼지락거리다 말을 꺼낸다.

"뒷담화는 안 좋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제제 르 귄 씨의 사상을 긍정하게 되면 안 돼요?!? 물론 옥사나 씨는 누구보다 그렇게 될 것 같지 않은 사람이지만요. 걱정스러워서 하는 거예요."

따르거나 의지하고 싶어지면 차라리 제 말을 따르고 의지하세요! 하고 어깨를 펴고서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는 여고생이 있었다.

"2심이 시작되기 전이었다면 열성적으로 맞추려 했을지도 모르겠지만요.... 모르겠어요. 1심에서의 판결이 제제 씨에게 나쁜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고서,

"정확히 말하자면, 앞으로 있을 일이에요.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을 해야 할지."

마사의 얼굴이 어두워진다. 오늘의 심문도 긴장되기는 하네요. 하고 덧붙이기도 했다.

974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18:56:15

>>972 "그것도 좋은 방법이네. 그것들이랑, 퍼즐 맞추기 전부 해보고 뭐가 제일 나은지 시험해볼까?!?"

장난기어린 웃음소리를 내면서 세이카의 뒤에서 그녀를 조종(?) 하고는

"넘어지지 말라구~~ 물론 넘어지지 않게 붙들어 줄 거지만~!"

그렇게 얘기해본다. 문이 열리고 나서는 아하하, 웃으면서 세이카의 어깨를 잡은 채로 같이 침대에 다이빙하려 한다. 침대 스프링이 통통대며 몸을 즐겁게 해줄 것을 기대하면서.

975 세이카 (nYEXFZ2QWU)

2023-08-17 (거의 끝나감) 19:09:42

"으아, 그,그, 열심히하겠슙니댯...히야앗...!?"

그 와중에 거절은 못하는 그녀였다. 그리고 떨어지려 하자 무심코 내지르는 비명. 그리고 포용- 하고 튀어오르는 둘의 몸. 놀라 무심코 질끈 감겨버린 눈을 의문에 의해 살짝 뜨자, 보이는 침대 매트리스.

그렇습니다. 세이카쟝은 또 속아버린겁니다.

"우으으... 진짜 놀랐어어..."

976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19:13:27

>>975 "아하하하하!"

마사는 눈물까지 글썽이며 웃는다.

"놀라라고 한 거야."

키득거리며 얍. 하고 세이카의 뺨을 검지손가락으로 찌르려 한다. 그 뒤엔 대자로 뻗고는

"아~~~ 실컷 웃었다. 여기 온 뒤로 이렇게 웃어보기도 처음인 것 같네."

그리고는 눈을 돌려 세이카를 본다.

"기분 전환이 되었어. 세이카. 고마워."

977 세이카 (nYEXFZ2QWU)

2023-08-17 (거의 끝나감) 19:25:02

>>976

"므으으...에헤헤..."

놀라라고 했다고 하는 마사의 말에 살짝 볼을 부플렸지만, 이내 검지손가락으로 찔려 피이, 하고 바람이 빠져버리고 만다. 그렇게 무심코 덩달아 웃으며 볼을 긁적이고 마는 그녀였다.

"응... 웃는거 보니까... 좋아."

그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내가 기분 전환이 되었다니...정말, 다행이야..."

조심스레 그녀의 옆에 누우면서, 이야기한다.

"응, 역시, 몽글몽글한. 기분."

978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19:36:29

>>977 세이카의 뺨에서 바람이 빠져가는 모양이 재미있어서 무심코 눈웃음을 지어버리는 마사였다.

"나도. 웃는 거 보니까, 좋다."

세이카를 보며 그렇게 말하고는,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서 조금은 미안한 듯, 그늘진 표정이 되어서

"세이카의 첫 친구가 나같은 거여도 괜찮은 걸까...."

의외로 자신감 없는 소리를 한다. 몸을 뒤집어, 팔꿈치를 매트리스에 두고는 양손으로 얼굴을 받치고 세이카에게 묻는다.

"세이카. 너는 내가 나쁜 아이면 어떡할 거야?"

979 옥사나 하네즈카 (XIJwQ7D11o)

2023-08-17 (거의 끝나감) 19:38:42

>>973 마사
"그냥 강박증인거에요. 정작 필요해질때 제고가 없어서 치료를 못하면 안되잖아요?"

당연하다는 듯 그녀는 그리 담담하게 말했다.

"혹시 모르잖아요? 만화에서는 종이로 사람을 쓰러뜨리는 의문의 강자같은 캐릭터도 있으니까. 혹시 제가 메모지로 닌자처럼 슉슉 암살하고 나갈지도 몰라요."

명백하게 놀리는듯한 말투였다. 마치 어린아이를 괴롭히는 친척같은 느낌으로.

"그렇다고 해도 다행이에요. 억압된 환경이니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는 건 중요해요. 조금은 긴장이 풀리잖아요?"

그녀의 눈에는 마사와 세이카가 빛나는 것 처럼 보였다. 저 빛남의 속에서 어디로 간지 모를 자신을 찾고 있었다.

"착한아이는 좋죠. 거스르지 않고 약도 제대로 먹고... 뭐 그것과는 달라요. 세이카씨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으니까. 단순히 선하기만 한건 좋지 않지만, 나름대로 좋은 결과나 과정을 직접 찾아가고 있어요. 제제씨는... 글쎄요. 이쪽은 조금 더 강렬한 계기가 필요할지도."

조금은 우울해진 듯한 표정이었지만 금새 마사의 말에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
감각을 조금씩 집중해가며 그녀와 자신을 비교한다. 닮은 구석이라고는 하나도 없는데. 어쩌면 나보다 훨씬더 어른인걸까.

"모든 판결이 옳다고...는 못말하겠네요. 여기는 개인의 주관이 더 많이 반영되니까요. 외부의 요인까지 가면 변수가 너무 많아지죠. 저도 어제는 뭐라도 있는 것 처럼 이야기했지만 결국 편견으로 판결을 내리고 있으니까요. 제대로된 법적 근거는 없죠."

제제씨에 대해서는, 앞으로를 기대해봐야죠. 그렇게 말하고 그녀는 이전처럼 웃었다. 앞에 있는 아이가 자신의 약함을 드러낸 탓일까.

"그저 있는 그대로 이야기 하면 되지 않을까요?"

그녀는 그저 있는 그대로를 말했다.

"동정을 받아서 용서받는것도 방법이라면 방법이겠죠. 저도 어느정도는 그랬을지도 모르겠네요. 실수겠지만. 하지만... 그렇게 용서받아서 나가면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을까요?"

그녀는 마사를 바라보았다. 마사의 상처를 바라보았다. 어디까지나 이건 현실인데, 자신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닌데. 그저 무한하게 자신을 긍정할 수 있다면 그건 정말로 자신인가?

"저는 이곳에 있는 다른 어린분들이 저 처럼 한심한 어른은 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기만 불행하다고 자랑하듯이 외치고 그러니까 나는 용서받은거라고 말하는... 그런 사람은 되지 마세요 마사씨."

상처입은 마사의 손을 제 손으로 잡아 처치가 된 손가락을 쓰다듬었다. 마치 잃어버린 여인을 떠올리는듯.

"스스로 생각하지 않으면 인간이 아닌거에요. 저는 이걸 깨닫는데 너무 오래걸렸거든요."

980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19:56:54

>>979 "강박이라고 해도 모두를 대신해서 고마워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었잖아요. 모두를 대표할 자격이 제게 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끝말은 의외로 자신감 없게 덧붙인다.

"옥사나 씨가 그렇게 모두를 암살하고 나간다면 제가 제일 놀라줄게요."

나름 학생회장이고 고등학생인데 어린아이 대하듯 놀리는 듯한 말씨가 달갑지는 않았지만 같이 장난으로 받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다행이지만요...."

어른의 눈에 세이카가 그렇게 보인다니 왠지 안심되는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에요?!?"

자신은 진지하게 말한 것인데 웃음을 터트리는 옥사나를 보고 조금 불퉁한 표정이 된 것 같지만, 금방 원상복귀된다.

"있는 그대로."

옥사나의 말을 느릿하게 반복한다. 더욱 머리가 복잡해진 것 같다.

"저는 두려워요. 있는 그대로 이야기했을 때, 모두가 절 받아들여주지 않을 것이."

그리고 소원을 이루지 못하게 되는 것이. 사형보다, 두렵다. 고는 말할 수 없다. 그래서인지 자신의 심상도 방어적인 듯이 드러났던 것 같다고도. 말없이 옥사나의 손과 거기에 잡힌 자신의 손을 들여다본다. 잘 열리지 않는 입을 열어 겨우 한 자씩 발음한다.

"그러도록 해 볼게요."

옥사나의 경험이 녹아있는 듯한 그 말이, 무겁다. 그리고 옥사나가 던진 의문 또한 무거워, 어깨를 짓누르는 것 같다. 마사는 자신도 모르게 움츠러드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삶 하나밖에 살지 못하잖아요. 옥사나 씨가 자신만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해도, 이해할 만한 것이라고 봐요."

옥사나를 대신해 그녀를 변명하던 마사는 고개를 들어 옥사나와 눈을 마주한다.

"전 여전히 옥사나 씨가 계속해서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자신이 생각만큼 강하지 못해서, 고통스럽고 힘들겠지만 그 또한 속죄로 생각해 주면 좋겠어요. 물론 그럴 맘이 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제 마음이 그렇다는 건 알아주었으면 해요."

주제넘은 소리를 해서 미안해요. 하고서 마사는 고개를 돌린다.

981 세이카 (FmSZ8GCZeU)

2023-08-17 (거의 끝나감) 20:00:42

"에헤헤... 조금, 이상하지 않으려나..."

부끄러운듯 입을 살짝 가리면서, 말하는 세이카.

"...에...?"

자신 없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듣고, 무심코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였다.

"난, 마사가 내 첫 친구여서 좋은데... 내가 원해서, 얻은 첫 친구기도 하고... 듬직하면서, 좋고, 귀여울 때도 있고...응응..."

"...나쁜 아이라면...으음, 무슨 이야기인지는 잘 모르겠는데...일단 정말, 정말로 나쁜 아이다, 재미로 남에게 피해를 주고, 그 결과를 보면서 아무 죄책감도 없다...그런 느낌이면, 내가 사람을 잘못 본게 아닐까...?"

"사실... 나, 생각해. 항상 착한 마음으로는 있을 수 없는거라고... 아무리 착해도, 화날때는 나쁜 마음 먹을수 있고... 응, 그, 예수? 라는 사람도... 뺨을 때리면 다른 뺨 내주라, 이야기한다지만... 사실 그 사람도 뺨 때리면 그쪽 뺨 때리고 싶어하는 생각은 있지 않을까...? 괴롭다고 생각하지 않지는 않았을거 같고..."

"... 응, 그러니까... 나쁜 마음을 먹을수 있으니까, 그러니까...더, 그럴때에 도움줄수 있는 사람에게 의지하는거고... 나도...그럴때는...부디, 이야기해줘. 나도...마사가 힘들때...최대한 돕도록 할게..."

살짝 떨리지만, 이야기를 한다.

982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0:04:24

(설렁설렁 길을 걸어가던 권태, 당신을 발견하고는 손을 까딱거리며 당신을 부른다.)
안 바쁘면 잠깐 이리 와봐라. 뭐 해볼 거 있다.
#난입!


>>883 마사
(주방 문을 열고 들어가는 권태의 목소리가 상당히 떨떠름하다. 그야 물론 당신이 좋아하는 걸 먼저 물어본 사람은 자신이었지만...)
갑자기...? 아니, 뭐, 물으면 안 된다는 건 아닌데. 내가 말하면 갖다주기라도 할 거냐?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권태의 표정에 평소같은 장난기가 어린다.) 아저씨는 부동산하고 돈 좋아한다. 선물로 받기 좋아하는 건 순금괴 5개 정도?
(냉장고를 뒤적거리던 권태. 조각으로 잘린 오렌지 쉬폰케이크 하나와 오렌지주스 하나를 당신의 손에 들려주려 한다.)
... 이런 것도 좋아하냐?


>>964 옥사나
(의무실 문을 한번 열었다가, 소독약 냄새와 함께 하는 커피 향에 의아한 표정을 짓는다.)
웬......
(안을 둘러보던 권태가 당신을 발견한다. 눈가를 살짝 찌푸리며)
혹시 내가 의사 양반 개인실에 잘못 들어왔나? 누가 보면 여기가 안방인줄 알겠어?

983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0:07:51

>>981 "전~혀 이상하지 않아!!"

하고선 세이카의 입꼬리를 검지손가락으로 눌러 올리려 한다.

"귀..귀여...."

예상하지 못한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지만 그래도 차마 학생회장이라서 귀여운 거라든가 하는 말은 하지 못하는 마사였다. 그저 고개를 푹 숙인다.

"그건 그냥 겉으로 보여주는 내 모습일 뿐일지도 몰라. 실제로 나는.. 아주 나쁜 생각도 하는 나쁜 아이라면... 무, 물론 재미로 피해를 주고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그런 악질은 아니지만!"

그랬다가 멈칫하고는 진지하게 말한다.

"그보다 더 악질인지도 몰라."

예수의 이야기에 웃음을 터트리고 만다.

"정말 그랬을지도 모르겠네. 세이카는 그런 재밌는 생각도 하는구나."

이야기하는 것을 곰곰히 듣고는 한참 말이 없다. 그러다가 별안간,

"내가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이성과 다른 판단을 내린다면.... 너무 이기적인 걸까?"

얘기해놓고도, 답을 알 것 같다. 이기적이다. 완전히 이기적이다. 머리를 감싸쥐고 얼굴을 침대에 파묻은 뒤 발을 동동거린다.

984 세이카 (FmSZ8GCZeU)

2023-08-17 (거의 끝나감) 20:10:18

>>982 "ㅇ,에...? 저요...?"

의문을 가지면서도, 종종 다가오는 세이카. 뭘 하려고 자신따위를 부르는걸까.

"뭘, 도와드리면 될까요오...?"

985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0:14:44

>>982 "갖다주면, 어때서요? 제가 준 거니까 버릴 건가요?!"

흥, 하면서 고개를 쳐든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가 자꾸 나온다. 순금괴라는 얘기에 등짝을 때리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어 어느새 손을 쳐들고 있지만 다행히 참는 데에 성공한 것 같다.

"사마엘이 그런 걸 주겠냐구요. 좀 더 구하기 쉬운 걸로 얘기해 봐요. 좋아하는, 음식이라거나."

이빨을 으득으득 갈며 말한다. 오렌지 케이크와 주스를 받아들고는 그것과 권태를 번갈아 보며 말한다. 눈이 불만으로 찌그러진다.

"정말 센스 없네요."

좋아한다고 말했다 쳐도 포장도 없이, 냉장고에 있던 걸 그대로 들려주다니! 한숨을 폭 쉬곤 자기가 참는다는 듯 얘기한다.

"그래도 받아 줄게요."

그리고는 머뭇거리다가 말한다.

"그, 일전 심문때는 미안했어요. 제가 너무 날카로웠나 봐요."

물론 시선은 마주치고 있지 않.. 못하지만.

986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0:15:02

>>984 세이카
네가 할 건 없고 잠깐 가만히 있어봐.
(어찌 보면 심드렁하고 어찌 보면 진지한 무표정으로 당신을 부른 권태. 그리고는 당신의 머리에 무언가를 씌우려 했다.)
......
(깊게 고민하다가)
... 너한테는 고양이보다 강아지가 더 어울리나?
(... 당신한테 씌우려 했던 '무언가'는 고양이귀 머리띠다.)

987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20:15:28

>>980 마사
“놀랄 필요는 없답니다. 저는 닌자 거북이를 보고 자랐으니까요. 닌자 거북이를 본 세대는 모두 마음속에 리틀 닌자가 있답니다.”

완전히 긴장이 풀린 건지 그녀는 이전이었다면 하지 않았을 법한 헛소리를 뱉어내고는 웃는다.

“알아요, 그냥 하는 이야기였다면 이렇게 비밀스럽게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그녀는 당연하다고 말하고는 다시 커피잔을 들었다. 약간 넘칠 듯 찰랑거리는 커피를 눈으로 확인하고는 이내 다시 눈을 감고 잔을 조금 비워냈다. 식어간 커피가 목을 타고 내려가며 조그마한 걱정은 지워주는 것 같았다. 본인에게 느껴지던 증오도 어느새 조금은 약해져 있었다.

“그렇기에 진실을 이야기 하는 것이 가치 있는 거에요. 모두가 자신을 배척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이겨내고, 그것을 겸허히 받아들이는 마음이 그 근간에 있으니까요.”

그녀는 슬쩍 손을 놓았다.

“…글쎄요. 그렇게 말해주는 건 처음이네요. 아니, 지금까지 두 번째였나요?”

그 말에 무언가 느끼는 것이 있는 걸까. 그녀는 조금 강하게 입술을 깨물었다. 마치 그런 행동 자체에 뜻을 담아두는 듯이.

“고마워요 마사씨. 고마워요.”

하지만, 오늘은 이만 돌아가 주실 수 있나요. 그녀는 그리 말했다. 조금 힘들어보이는 듯한 눈으로, 그녀는.

>>982 권태
“의사가 진료실에 있는게 뭔가 이상한 일은 아니지 않나요?”

그녀는 얼굴도 돌리지 않고 그리 말했다.

“권태씨는 이런 곳에 무슨 일인가요? 알코올중독에 대한 약은 아직 신청해본 적이 없어서 확인이 안됐는데요.”

988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0:20:12

>>987 닌자 거북이를 본 적은 없지만 옥사나 씨는 농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결론짓고 같이 싱긋 웃음을 지어 보인다.

"알아주어서 고맙네요."

그러고는 차분해진다.

"그렇군요. 그런..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것이 의미가 있을까...."

살인을 했을 때부터 자신은 잘못되어 있던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을 한다. 아니다. 그 훨씬 전부터 잘못되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꿈꾸고, 바랐던 때 그것을 그저 꿈으로만 남겨뒀어야 했는지도 모르겠다고 처음으로 생각을 해본다.

"내가 옥사나 씨를 힘들게 한 걸까요. 저어, 그랬다면 미안해요."

그리 말하고는 미안한 눈으로 옥사나의 온기가 떨어진 손을 다치지 않은 쪽 손으로 붙잡고서

"그럼.. 커피와 함께 휴식 취하셨으면 좋겠어요. 치료해줘서 고마웠어요."

꾸벅 인사를 하고서 의무실을 걸어나간다.

// 괜찮다면 막레로 하거나 막레를 받을게~~

989 세이카 (0pIN2.dJhU)

2023-08-17 (거의 끝나감) 20:21:38

"으, 우에-"

입꼬리가 늘려 올라가자 살짝 바둥거리면서도, 크게 제지는 안하는 모습이다.

"아즈 나픈생각...?"

고개를 뒤로 물려서 입꼬리를 풀고는, 생각한다.

"그보다 더 악질...?"

사실, 자신의 기준으로는 그런 일이 가장 나쁘다고 생각했기에, 그보다 더 악질이라는 이야기에 무슨 일인지 엎드려 베개를 껴안은 채 고민하는 모습을 보인다.

"재밌는 생각이 아닌걸, 그, 그냥 생각한거일 뿐인거얼..."

여기 설득력없는 설득을 하려는 세이카가 있다.

"으으음... 일단, 물어봐도 될까...?"

"마사의 소원이 뭐야...?"

질문을 해보는 그녀였다.

990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0:27:56

>>989 흐르는 발음에 키득거린 마사는 뒤까지 세이카를 쫓지는 않는다.

"그래도 예수가 이렇게 인간적으로 느껴지기는 처음이었어. 난 종교는 없지만."

웃음기 있는 목소리가 퍼진다. 소원에 대해서 묻자, 자세를 고쳐 매트리스 위에 앉는다.

"음, 해외 같은 곳으로 떠나서 새로운 학교에 다니는 거. 살인범이라는 걸 아는 사람도, 내 과거를 아는 사람도 없는.... 다시 학생회장을 하는 것까지도 내 소원이지만, 그건 내 힘으로 성취할 거야."

눈썹을 찡그리고는 말한다.

"하하. 과분하지...? 우리 집에는 해외 유학 같은 걸 할 돈이 없거든. 있다고 해도 그 사람들은 도와주지 않을 거야."

991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0:28:35

>>985 마사
금괴를 갖다버리는 사람이 어딨냐? 당장 돈으로 바꿔서 은행에 넣어둬야지. (평소같은 반응이 돌아오자 신나게 웃는 듯 하더니, 뒤이은 당신의 말에 오묘한 표정을 짓는다.) ...... 정말 주려고?
(당신은 자신이 이것들을 준 이유를 알고 있는 걸까? 어린 아이한테 훈육이 아닌 목적으로 화를 내어 겁먹게 한 건 자신이었는데. 사과해야 할 건 자신이었고, 당신은 보호받아야 할 입장이었다. 적어도 권태의 인식 속에선 그러했다. 권태가 자신의 뒷목을 쓸었다.)
......... 할 일 다 한 건데 미안하기는. 나야말로... 나... 나도...
(미... 미... 미안하긴 개뿔 네가 잘못했잖아! ... 라고 반사적으로, 습관적으로 나오려는 걸 꾹 눌러 참았다. 새파랗게 어린 애 앞에서 이게 무슨 상황이람? 멋쩍음과 부끄러움이 한계에 달해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높아진다.)
아 몰라 쌤쌤으로 치고 여기서 끝 내던가!
(결국 사과의 말도 제대로 못 전하고 말았다. 귀끝과 뒷목이 벌개졌다.)

992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0:31:36

>>987 옥사나
의사가 진료실에 살림 차리고 커피 즐기고 있는 건 이상한 일 아니냐? 난 뭐 내가 카페테리아 잘못 들어온줄 알았다, 야.
(투덜거리는 듯 하지만 당신을 만난 게 싫지는 않은 모양이다. 약 보관함을 뒤졌을 생각이겠지만 당신한테 그 역할을 대신 맡길 생각일까, 권태는 삐딱하게 선 채 당신을 내려다보았다.)
그게 약이 있긴 있냐? 그런 형편 좋은 약 있었으면 진작에 알코올 중독이 세상에서 싹 사라졌게. 진통제나 하나 찾아줘, 의사 양반. 컨디션이 안 좋아서 머리가 지끈거리네.

993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0:35:07

>>991 "정말, 속물같잖아요?!?"

자기도 모르게 딴지를 걸고는 실수했다는 듯 흠흠, 소리를 낸다. 상황도 상황이었으니만큼 딴지를 최대한 참으려고 했던 것 같다.

"주, 줄 건데요. 그럼 어쩔 건데요?"

콧대를 쳐들고 따지듯 말하는 마사였다. 누가 보면 이게 사과가 이루어지는 풍경이 맞나 싶을 것이다.

"심문이 제 할 일이었다고 해도 박권태 씨를 배려할 필요는 있었어요. 기본적인 예의니까요."

그렇게 딱딱하게 자신을 비판하고, 눈을 동그랗게 뜬다. 무언가 말할 것 같아서... 하지만 들려온 외침에는 다시 부루퉁해지고 만다.

"뭔가요. 쌤쌤이라니?!?"

그 말 자체가 유치뽕짝하게 들림은 물론이고 마사는 권태가 사과할 이유를 모르고 있으니 이해하지 못했다.

"할 말이 끝났으니 저는 이만 가 볼게요. 언제든 철 들 것 같으면 말하시라구요?!?"

그래야 대화가 조금이라도 통할 것 같으니! 마사는 총총거리며 케이크와 주스를 들고 방으로 돌아가려 한다.

// 괜찮으면 막레로 하거나 막레를 받을게~!~!

994 세이카 (wDjvJinzAc)

2023-08-17 (거의 끝나감) 20:37:38

>>986 박권태

"후, 후에에...??"

무슨 머리띠가 올려지는 것을 어리둥절한 눈으로 받아들이고, 갸웃하며 당신을 본다. 고양이귀가 살짝 움직인 것 처럼 보인다. 문제는 세이카는 그 이야기에서 둘과 둘을 연결시키지 못하고 그저 가만히 당신을 볼 뿐이라는 것.

"그, 선물... 인가요...?"

>>990 시미즈 마사

"으응... 예수라는 사람도 어쨌든 사람이였으니까... 성경에서 하는 그런 이야기는... 그, 조금 천벌받을 소리긴 하지만... 추종자 분들이 지어낸, 소설 같은 게 아닐까 싶고..."

"그야,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계속 이용만 해먹으면 지쳐버리는걸..."

머리를 살짝 긁적이며 기독교인이 들으면 기함할 만한 소리를 하는 그녀였다.

"...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나쁜 아이라는 건 알지만... 그래도, 계속 의문스러웠는걸... 그, 물 위를 걸었다던가... 포도주로 바꾸고 빵이 무한 리필 된다던가... 이상한걸... 구약은, 더 이상하고..."

그리고, 소원에 대해서 듣고는, 조금 다급히 말한다.

"아, 그, 그...! 나, 그, 일단, 그, 유,산... 가지고 있는, 걸... 해외 여행 가서, 살 정도, 돈은, 있을, 거라고... 생각해..."

"그, 내가, 용서 받지 않는다, 하면... 유서에, 마사 이름, 적을 거니까... 응..."

이 와중에, 마사가 용서받지 않는다는 생각은 추호도 못하는 그녀였다.

"그, 그러니까... 소원권, 가질 필요... 없네...! 나, 도와줄 거니까... 므,읏..."

"싫... 으려나...?"

995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20:39:12

>>992 권태
“야간 당직을 하고 있으면 여러가지 면모를 보게 되거든요. 뭐 아무리 그래도 여기서 샤워를 할 생각은 없지만.”

여기는 그래도 의무실이니까요. 라고 농담을 던진 그녀는 보관함을 뒤져 타X레놀을 하나 꺼내 건내주었다.

“아시겠지만 너무 과용하시지는 마세요. 그리고 말하시는 약도 있답니다. 숙취가 아주아주 고통스러워지는 그런 약이에요.”

996 시미즈 마사 (dlfh5IuOv.)

2023-08-17 (거의 끝나감) 20:45:43

>>994 "그거, 종교인들이 들으면 큰일날 소리인 걸."

눈을 부릅뜨고 겁을 줘 보지만 딱히 자신은 종교인이 아니기 때문에 웃어넘기는 마사였다. 유산 이야기에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이야기한다.

"그래도 되겠어? 하지만..... 그건 너무 미안한 걸. 아무리 서로 의지하자고 했다고 해도 그런 큰 금액을 거저 받는 건..."

유서 얘기가 나오자 인상을 찡그리고서

"그런 얘기 하지 마! 세이카는 용서받을 거라고 생각해. 그야, 1심에서 만장일치였잖아?"

조금 입술을 씹다가,

"그리고 세이카, 내가 용서받지 못한다는 가능성은 생각해보지 않은 거야?"

과거는, 숨기고 싶다. 나쁜 이야기는, 묻고 싶다. 오늘 심문이라도 끝나면 세이카는 변해있는 게 아닐까. 두렵다. 아니, 방금 두렵다고 생각한 건 누구지?

어쨌든 마사는 갈등한다. 평소였다면 당연히 거절했을 것이다. 친구 사이에 그런 큰 빚을 져버리면 친구 관계는 불균형한 시소처럼 되어버리니까.

하지만..... 지금은..... 소원이 무엇보다 간절하다.

"세이카. 그 유산으로 네가 살아갈 생각은 안 해?"

대신에 되물음으로 돌려주는 마사다.

997 박권태 (hiRjgxovEw)

2023-08-17 (거의 끝나감) 20:46:34

>>994 세이카
후에에? (생전 처음 들어보는 감탄사.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지만 곧 '문화차인가...' 하는 생각으로 옮겨갔다.) 선물이라 해야 하나. 거, 옷 있는 방에 굴러다니길래 한번 씌워보려고 가져왔다. (뜸.) 선물이라고 하면 그거 계속 쓰고 다닐 거냐?
(그렇다면 기꺼이 선물이라고 말할 의향이 있다. 성격 나쁜 장난꾸러기의 전형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그래서, 아직 대답을 못 들었다. 꼬맹이는 고양이파냐 강아지파냐?

>>995 옥사나
야간 당직. ...... (의심을 한껏 담아 옥사나를 바라본다.) ... 내가 진짜 설마설마해서 물어보는 건데, 여기서 밤을 지낸 적은 없지? 안 그랬을 것 같긴 한데 요즘 의사양반이 정말 딱 '의사'라는 느낌이라.
(만약 정말 그렇다고 하면... 당신한테 잔소리를 할 셈이었다. 어째 포지션이 반대가 된 느낌이긴 한데.)
안다, 안그래도 간이 뒤졌는데 여기서 더 죽일 생각은 없어. (정량대로 알약을 물없이 삼키고는,) ... 그거는, 거, 치료하는 데 쓰는 약이 아니라 무슨 고문용 아니냐. 절대 신청하지 마. 신청하면 너... 용서해버린다. (... 협박?)

998 옥사나 하네즈카 (vwFmzkAXTM)

2023-08-17 (거의 끝나감) 20:55:42

>>997 권태

"아니 그렇게 말하셔도 밤에 정말로 큰일이 터지면 제 개인실 철창이라도 두드릴거 아닌가요? 전 여기 있는 한 24시간 대기중인 셈이라구요. 장소만 다른거지 느끼는건 그다지 안달라요."

무언가 이상한 이야기가 나올것 같아서일까 그녀는 조금 다급한 말투로 말을 부정... 아니 그렇지도 않았다. 결국 위치는 말 안했으니까.

"잘됐네요! 고문용은 아니고, 그거 먹고 권태씨의 평소 주량처럼 먹으면 거의 200% 급성 알콜중독으로 죽는 부작용이 있어요. 덕분에 보통은 판매중지랍니다. 술로 느끼는 쾌락을 줄여준다던가 갈망감을 좀 줄여준다던가... 조금 더 안전하고 의지에 기대는 약물도 있기는 한데. 신청해볼까요?"

그녀는 권태를 놀리듯 웃었다. 아무래도 용서해버린다는 협박이 통하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처음 봤을때는 술에 담배에 하면 안되는 것을 최대한으로 달리고 있었으니까요. 몇일만에 이렇게까지 의지가 강해진건 확실히 긍정적인 신호에요. 나갈때까지는 완전히 끊도록 노력해봐요 같이."

999 시미즈 마사 - 독백 (W2rX6gku1w)

2023-08-18 (불탄다..!) 00:56:17

새벽, 마사가 복도를 서성거린다. 손에는 어디서 난 건지 모를 끈이 들려 있다. 자세히 보면 마사가 있는 곳은 옥사나 하네즈카의 방 앞이다.

몇 시간이나 그렇게 있었는지 모른다. 대화를 하러 찾아왔다면 찾아올 시간을 잘못 잡았을 것이다. 그것을 모를 정도로 예의가 없는 사람은 아니니, 마사는 대화를 하려 온 것이 아니었다.

"...나 어떡해."

울먹이듯이 말한 마사는 끈을 팽팽하게 양손에 감아 쥔다. 자꾸만 옥사나가, 힘이 센 남성이 쥐면 끊어질 것 같았던 그녀의 목이 자꾸만 떠오른다.

세이카는 내가 선하게 태어났다고 해 주었어.

제제 르 귄 씨는 살인이 죄라고 생각하지 않지.

그러면 용서한다고 해줄 사람은 두 명, 나머지 두 사람은 박권태 씨와 옥사나 씨.

한명이라도 사라지면..... 과반수로 용서받게 돼.

눈물이 바닥에 떨어진다. 소매로 그것을 문질렀다.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자신이 싫다. 성인 남성인 박권태 씨보다 죽음을 당장에라도 받아들일 듯이 보이는 옥사나 씨가 제거하기엔 더 쉬운 배심원이란 것도, 모르고 싶다. 싫다.

마사는 쓰레기통 앞에서 끈을 들고 망설이다, 주머니에 그것을 넣은 채로 가끔 어깨를 들썩이며 제 방으로 돌아갔다. 잠을 이루지는 못했을 것이다.

1000 시미즈 마사 - 독백 (W2rX6gku1w)

2023-08-18 (불탄다..!) 00:59:45

마사가 화장실 구석에 있는 청소용 락스를 보고 우두커니 서 있다. 그것을 열어 냄새를 맡아보기도 한다. 그랬다가는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다시 돌려 닫지만.

냉장고의 술들이 떠오른다. 그것을 소량 비우고, 락스를 대신 채워넣는 자신도 상상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판결을 잠시 못하게 만들거나 어쩌면 영원히 못하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마사는 성적이 우수했다. 같은 문제를 두고도 여러 방면으로 궁리할 줄을 알았다. 그 말인 즉 다양한, 너무나 다양한 방식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한참을 서 있던 마사는 머릿속에 든 것들을 쫓으려 하듯이 고개를 마구 젓고는 락스가 보이지 않도록 자리를 뜬다.

1001 시미즈 마사 - 독백 (W2rX6gku1w)

2023-08-18 (불탄다..!) 01:02:31

"깃털을 다시 한 번 만지게 해주세요."

사마엘의 앞에 선 마사는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안경을 빛내며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렷이 알고 있다는 눈빛으로.

"그러면 긴장이 좀 풀릴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저는 내일 심문이 있잖아요?"

깃털의 위안을 필요로 한다는 게 부끄러운지 마사는 가슴을 펴고 안경을 치켜올리며 흠흠 소리를 낸다.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혹시 몰라서 제 안경닦이와 빗도 가져왔으니까, 다 만진 뒤에 정리는 제대로 해 드릴 테니까요?!?"

마사의 어두운 손이 슬금슬금 깃털을 향해 뻗어갔다.

폭신폭신! 폭신폭신!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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