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recent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애초에 선물은 주는 것보다 받는 입장이었다. 아아, 그러하면 본인이 받을 것을 토대로 생각해보면 되는 게 아닐까? 제제는 곰곰히 자신이 지금까지 받아왔던 선물을 생각해본다.
...기부금?
무리다. 제제는 땡전 한 푼 없었다. 가장 기뻤던 선물을 여러게 생각해보지만, 꽃이든 달콤한 다과든 모두 제제의 손 밖의 물건이었다...
깊은 생각을 하며 쫄로리 다니다 들려오는 목소리. 조형 나뭇잎 사이의 귀가 쫑긋, 올라간다.
>>658 마사
"으으응? 본좌 말인가? 본좌는 트리가 아니라 제제라 하는 데-"
짤랑, 돌아보는 것 조차도 효과음이 난다. 커다란 트리가 뒤뚱뒤뚱 도는 것처럼 보이더니, 작은 구멍으로 삐쭉 튀어나 있는 제제의 얼굴이 환하게 마사를 반긴다.
"오오오오!! 그대 아닌가!!"
반짝반짝 빛나는 트리 위의 별. 반짝 반짝 빛나는 한 쌍의 두 눈.
"그대 그대 그대! 선물은 감사히 받았다네!!!"
자세히 보니, 입가에 부스러기가 묻어있다...
"본좌, 그대의 말대로 한번에 반 밖에 먹지 않았으니!!"
>>659 박권태
"아이코! 내 미안할세!!"
본래라면 혼자서 내동그라질 제제. 이때서야 세상의 불공정한 신체차에 예상치못한 반격을 선하는 것일까! 제제의 씩씩한 모습이 드러나면, 박권태에게 상처(?)를 토닥이려 손을 내뻗는 것 확인할수 있다. ...코스튬의한계로, 낑차 낑차 내밀어 봤자 트리의 둘레로 벗어나지 못하지만.
"본디 크리스마스에서는 이렇게 즐기는 게 아닌가! 내 처음이네만, 이러한 옷가지를 찾을 수 있어 천만다행이었네!"
평소보다 상기된 목소리는, 처음 즐겨보는 축제.. 뿐만 아니라, 더불어 커진 몸짓의 영향도 있는 걸까. 권태의 비꼼어린 농담도 못 알아듯는 지, 콧대가 높아져 후후 소리를 낸다.
"필요없다네!! 후후, 이것은 그저 거짓 조화 일 뿐일지니! 허나, 그대도 함께 참여해야 하지 않은가? 자아, 내가 함께 찾은 것을 받게!"
트리 아래 공간이 있었는 지, 속으로 뒤적뒤적이다 자신있게 권태에게 꺼내보인 것은.. 꽤 귀여운 산타걸 코스튬이다.
>>664 마사 비밀?? 비밀~??? 무언가 불리한 게 있으니까 숨기는 거지 너어~~??? 아하, 그래요~~??? 마사 어린이는 아는 것도 없으면서 아저씨한테 그런 말을 했어요~~?? 그런 거예요~~??? (한껏 놀리는 말투. 자신도 자신의 연애 실력이 그다지 좋지 못하다는 자각이 있어... 방어를 위해 괜히 더 세게 나오는 중이다. 하남자같으니.) 그리고 너 철없다는 걸 두 번 말한 거 알고는 있냐? 그렇게 한 마디도 안 지려고 해서야 어디 사람들이 좋게 봐주겠어?? (사돈 남말.) 고등학교... 정글이긴 하지. 원숭이 정도 되는 학생들이 복도를 날아다니는... 완전 무법지대였긴 했어. (이상한 방향으로 당신의 말을 수긍하고는) 그와는 별개로 학교에서 겪는 것보다 더 많은 일들이 학교 밖에 있단다, 꼬마야. 그러니 난 걱정하지 마라. 애초에 돈도 없어서 사기꾼도 "에잇 거지잖아 카악퉤"하고 도망치거든! (당신이 무언가를 변명한다는 걸 눈치채지 못 한 듯하다. 아니면 농담을 빌미로 흘려내버리기로 했거나.) 에잉. 들켰나... 하지만 들어봐라. 이런 거 한 42번 겪으면 별 감흥도 없고 감동도 없고... (당신한테 꾹꾹 밀려 질질 끌려가면서도 귀찮음에서 비롯된 변명을 멈추지 않는다. 귀찮음을 한껏 담아 트리의 가장 아랫쪽 가지를 내려보다가, 주머니에서 금색 병뚜껑을 꺼내 하나 걸어놓는다. 질리지도 않는다.)
>>665 제제 (체격차를 도구를 이용해 극복할줄 아는 똑똑한 제제! 그러나 트리옷을 입은 채 팔을 휘두르는 법은 배우지 못 한 듯하다... 짧뚱한 트리의 팔이 끙끙 내밀어지는 걸 황당하단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건 뭐냐. 지금 날 치려고 주먹 휘두르는 거냐? 오호, 야망 있는걸? 아저씨 꽤 강하다. 소싯적엔 동네 깡패랑 15 대 1로 싸워서 이긴 적도... (당신의 의도를 알아채고도 일부러 이상한 말을 내뱉으며 당신의 손을 잡아 악수해준다. 정말, 이런 옷을 왜 입은 걸까...) ... 아니, 그, 보통 트리라는 건 말이다. 입는다기보단 세워놓고 감상하는 쪽으로 즐기는 오브제거든? 애초에 이런 옷은 어디서 난 거냐? 여기가 사형수를 가둬놓는 감옥이라더니 패션계에서 사장당해 사형당해도 할 말 없는 옷까지 가둬놓은 거냐? (대체 당신이 누구한테 이렇게 심하게 속아서는 이런 걸 입었나 싶어 한껏 걱정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 생각은, 당신이 뒤이어 내민 선물을 받자 180도 바뀌고 만다.) ............ 원래 내 성질대로였으면 지금쯤 화를 내야했겠지만 네가 바깥 세상을 전혀 모르는 코흘리개 꼬맹이란 점을 참작해서 우선 묻는다. 내가 무얼 해주길 바라며 이걸 준 거냐? (귀여운 산타걸 코스튬♥을 두 손에 들고 정신이 아득해진 박권태씨(42세, 남성).)
한여름의 크리스마스인 것은 하나도 신경쓰지 않는 듯하다. 마사가 웃음을 터트리자, 왜 웃는 지는 몰라도 함께 싱글벙글 따라 웃는다.
"오오! 고맙다네! 본좌, 감사를 표하지!"
얌전히 눈을 감고 주둥이를 맡기는 제제. 이러한... 보살핌 받는 행동이 능숙한 듯이 군다.
"후후, 그렇다네! 으음, 진실로 얘기하자면, 있던 것 중에 가장 쉽게 입을 수 있을 만한 것이 이거 였다네."
그냥 아래로 기어들어가 얼굴과 사지만 쑥 빼내면 됐으니! 복잡한 왠 사슴과 닮은 옷가지나, 빨갔고 새하얀 옷가지보다는 그래도 쉬워 선택한 것이라 한다. 마음껏 뽐내듯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다 눈이 동그래진다.
"아아, 그래, 그래! 잊으면 안되었지!"
그리고 손을 내밀어 마사의 두손을 잡으려...하나, 폭이 너무 큰 트리의 한계로 두손을 허우적거리기 밖에 못한다. 결국 실패의 쓴 맛을 맛본 제제. 어쩔수 없이 그녀의 두 팔이 추욱 늘어진다. 포기는 아닌 듯 두 눈은 여전히 빛나지만... 막상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은 처음인 더불어 민망한지, 조심스러운 목소리를 꺼낼때는 조금 머뭇거린 후였다.
>>669 마사 있었냐?!? (깜짝 놀라 덩달아 큰소리를 내는 권태. 영락 없이 사귄 적 없을줄 알고 쑥맥인 면모나 놀리려고 했더니... 어안이 벙벙해진다. 심각하게 당신을 바라보며) 혹시 네 전 애인... 마피아 보스였냐? 네가 그 작자의 뺨을 치는 바람에 '날 때린 건 네가 처음이야' 하면서 사귀게 되었어? (그랬단 말을 들은 것도 같고. 아니면 말고.) 오냐, 그렇게 나오신다 이거지? 네 입에서 '철없다'가 나오는 횟수만큼 네 벽창호 기질을 연호해주마! 우우! 고지식하다! 외곬수! 고집쟁이! 나이 젊은 꼰대!! ('철없다'의 전형을 보란 듯이 전시하는 중. 감옥 사람 다 들으라는 듯 손으로 간이 확성기를 만든 채 복식호흡으로 외치고 있다.) 꼬맹아, 너는 재능이 있어. 맞는 말도 열받게 할 줄 아는 재능. (자신도 그 원숭이 중 하나였노라 인정하는 말이다.) ... 뭐, 다르긴 하네. 적어도 누군가가 내 머리를 뽑아서 나무에 걸어놓겠다 말하는 건 살면서 오늘 처음 들어본다. 어후, 야, 아무렇지 않게 무서운 소리 하는 것 좀 보소. (자신의 옆머리를 만지작거리며 관찰한다.)(뜸.) ...... 솜으로 쓰기엔 나보다 의사 양반 머리가 더 하얗고 좋지 않냐. 뽑으러 가자. (?)
>>671 제제 살인은 안 저상하고 폭력은 저상하다니 나는 네 기준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야...... (질린다는 듯 말하면서도 파닥거리는 당신의 트리손을 주물거리는 걸 멈추지는 않는다. 덩달아 같이 퍼덕거리는 권태의 팔.) 흥, 모르는 소리. 네가 이 아저씨가 싸우는 모습을 본 적 없어서 그런 말이 나오는 거야! 내가 얼마나 주먹이 빠른지 아냐? 한번 주먹을 내지르면 바람 소리가 슉슉하고 나오는데 사람이 그냥 휙! (허공을 향해 주먹질을 하는 시늉을 한다. 참고로 말하자면, 15대 1로 싸운 적 따위 없다. 그냥 허세다.) ...... 아. 그래. 대가리뿐만 아니라 패션 센스도 괴멸적이구만 그 간수장. (억울하게 패션 센스를 폄하당하는 사마엘...) ............ 그래... 내가 이걸 입어주길 바란다고...... (밝은 미소를 지으며 산타걸 코스튬을 받아든 권태. 천천히 자신 쪽으로 그 옷을 가져오고는...) ... 입겠냐!!!!! 안 입어!!! (바닥에 팍! 소리가 나도록 옷을 팽개친다. 옷 투정을 부리는 어린애만큼 박력있다.)
>>676 마사 촌스, (삐걱,) 이건 고전 명작이자 클리셰라고 하는 거거든! 것보다 마피아 보스냐는 거는 왜 부정 안 하냐. ...... 진짜야? (설마 이것도 진짜로? 반신반의하며 당신을 뚫어져라 마주본다. 나 혹시 밖에 나가면 쥐도 새도 모르게 콘크리트에 묻혀 바다에 빠지냐? 하고, 당신이 뒷목을 잡을지도 모르는 말도 덧붙인다.) 꼬맹이, 너는 네 얼굴이 홍당무같다고 말하는 게 좋냐 토마토같다고 말하는 게 좋냐? 열받아서 새빨개진 게 네 머리보다 네 얼굴 피부가 눈에 더 잘 띈다, 야. (홱하니 머리를 넘기는 것도 어린애의 앙탈로밖에 보이지 않아 잘한다잘한다 하며 손뼉을 쳐준다.) 그렇게 치자면 철없다는 것도 장점이거든? 밖에 나가서 '줏대 있고 기본을 잘 지키는' 사람이랑 '세대 차이를 극복하고 늘 젊게 살아가는' 사람 둘 중 누구랑 더 친구하고 싶냐고 물으면 장담컨대 날 선택하는 사람이 더 많을 게다. 후, 이렇게 다재다능한 내가 같이 놀아주는 것도 영광인줄 모르고... (안타깝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 안쓰러울 정도의 자의식과잉이다.) 죄가 있으니까 여기 수감된... 아. (허공에 튀어오르는 병뚜껑을 응시한다. 병뚜껑이 마사의 이마에 명중! ... 하자, 권태가 다급히 자신의 입가를 손으로 가린다.) ... 풋, 푸흐, 야, 괜찮냐...? (웃고 있다는 걸 숨기기 위함이었다.)
"오호. 멋집니다, 완벽해요. 당신의 솜씨를 지나가던 산타클로스가 본다면 당장에 자신의 자리를 당신한테 물려주겠지요."
그거... 좋은 건가? 당신한테 기립박수를 쳐주던 사마엘이 선물 꾸러미 하나를 당신의 손에 올려준다.
"가장 멋진 크리스마스를 보여준 당신한테. 간수장 사마엘이 주는 선물입니다."
【 사마엘의 선물 to. 마사 】 - 박권태 만쥬: 왠지 술냄새가 나는 것 같다... - 마사 만쥬: 가지고 있으면 지능이 올라갈 것 같다. - 세이카 만쥬: 꾹 누르면 진동 모드가 켜지는 안마 기능 탑재. - 옥사나 만쥬: 은은한 소독약 향기가 난다. - 제제 만쥬: 어쩐지 후광이 비치는 것 같다...?
선물을 다 나눠준 뒤, 손을 탁탁 털어내며 사마엘이 한 말이다. 크리스마스라는 마음이 들뜨는 시간을 겪어서일까, 그 뜻을 이해하는 데에는 평소보다 더 시간이 걸려버렸다.
"울지 않는 착한 아이로 지내주신다면, 언젠가 다시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겠지요." "어쩌면 한여름의 가짜 크리스마스가 아닌, 진짜 눈과 함께 하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조금은 이 시간을 즐길 수 있으셨나요? 바깥의 삶에 대한 의지를 다 잡을 수 있으셨습니까?"
(모두의 문 앞에, 엉성하게 포장된 손바닥 만한 봉투가 있다.) (그 내용물을 열어보며, 폭탄... 같은 건 없고, 머리끈? 같은 게 들어있다. 특히 박권태에게는 조금은 익숙할, 알록달록한 머리끈이다.) (...으음? 자세히 보면 시판이 아닌, 수제로 끈을 꼬아 만든 머리끈이다...?)
(제제의 곱디 고운 손과, 평소 머저리같, 크흠, 서투른 행실을 생각해보면, 몹시 의외인 재주다.)
마사: 낮은 채도의 분홍색과 단정한 검은색의 끈 중, 선명한 푸른색의 끈이 눈에 띈다. 매듭이 올곧게 묶여져 쉽게 풀리지는 않을 거 같다. 세이카: 따뜻한 베이지색과 포근한 촉감의 짙은 회색, 그리고 옅은 노랑색의 끈이 주를 이룬다. 울털실을 주로 사용한듯, 폭신하고 촉감이 부드럽다. 옥사나: 차분한 하늘색과 새하얀 백색, 빛나는 은색의 끈이 땋아져있다. 모양이 단정하고 깔끔해, 언제 어디서 써도, 특히 백색의 의상과 잘 어울릴 느낌이다. 박권태: 알록달록한 빨강과 밝은 주황색, 거기에 무채색의 밝은 회색 끈이 얼기설기 얽혀있다. 두껍고 질긴 느낌이라, 한 참을 써도 멀쩡할 듯하다. 사마엘: 머리카락...이 없는 몸이라 그런지, 예외적으로 머리끈이 아니다. 대신 간단한 금속 커프 링크스에 아이보리 빛을 띄는 순백의 끈이 얽혀있는 식으로 장식되어있다.
(포장지 자체는 꽤나 구겨져 있어 엉성하게 보이지만, 머리끈 자체에는 많은 정성과 노력, 상대를 향한 앳된 호감이 담긴 듯하다.)
〔 ♩ ♬ ♪ ♬ 〕 〔 간수장 사마엘이 전해드립니다. 〕 〔 제 2심 준비로 인하여 평시보다 안내 방송이 늦은 점, 다시 한 번 양해 구합니다. 〕
〔 지난 사흘 간 특별한 사건은 없던 것으로 파악됩니다... 만, 냉장고 옆에 빈 술병이 덩그러니 서 있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범인은 누구입니까? 특별히 밝히진 않겠습니다만, 분리수거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죄인이 되도록 합시다.
〔 또한, 오늘 10시 정각에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 제 2심의 첫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1, 박권태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잊지 말고 참석할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 〔 덧붙여 내일에도 심문이 예정되어 있음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두 번째 심문은 죄수 번호 004, 옥사나 하네즈카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 〔 죄인들은 모두 빠짐없이 10시 정각에 박권태의 심문에 참여하여 자리를 빛내주십시오. 이전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심문, 기대하겠습니다. 〕
〔 밀그램 시스템은 공평한 재판 진행을 위하여 정보 공유에 늘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 ♬ ♪ ♬ 〕
>>701 옥사나 얼씨구? 재밌네. (다시 한 번 병을 집어들어, 이번에는 자신이 계속 저 멀리로 들고 있는다.) 그러지 말고 나와 얘기나 해. 나한테 금주하라 말하는 사람이 같이 술 마시고 있으면 반동 오는 거, 의사 양반이 더 잘 알잖냐? (눈을 가늘게 뜨고는) 그리고 가끔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지...... 특히 요즘 따라서.
>>703 옥사나 자각은 있었군. (흥, 하는 콧소리를 내며 당신과 마주보는 자리에 털썩 앉는다.) 헛소리 하는 거 보니까 완전히 취했네, 취했어. 교통사고로 실려온 환자 돌보려거든 트럭에 치였다가 살아돌아오라는 쌉소리랑 뭐가 다르냐? 그리고 의사 양반이 나랑 같은 상태 되려면 백만 년은 멀었어. 설득이 안 통한다면 이 방법을 쓸 수밖에... (권태는 두 번째 방안을 사용하기로 했다. 당신이 먹을 술을 미리 다 먹어치워 없애버리는 방법. 원샷을 때리는 것도 사흘 만이던가? 입가에 남은 물기를 훔치며 말을 잇는다.) 술 마시니까 좀 버틸만 하냐?
>>705 옥사나 아, 그러셔? 이런 편의점 가서 만 원에 살 수 있는 싸구려는 입맛에 안 맞는다? 배우신 양반이라 입도 고급인가봐. 나중에 비싼 술 얻어먹으러 가면 한 턱 크게 쏴줘라, 응? (비꼬는 듯 아닌 듯 아리송한 말을 하며 킬킬 웃는다. 빈 병을 근처 바닥에 아무렇게나 내려놓고는) 그런 느낌이 좋으니까 마시는 거지. 아무것도 해결된 게 없는데 편안한 느낌을 주거든. (뜸.) 의사 양반이 갈 길은 아니라 하니까 다행이긴 하네. 이 감옥의 유이한 어른 둘이 술에 쩔어있어봐라, 꼬맹이들이 얼마나 무서워 하겠냐? (너스레 속에는 안도의 마음이 약간이나마 깔려 있다.) 용서받는 게 그렇게 싫거든 다음에는 차라리 용서하지 말라고 못을 박든가. 솔직히 나는 전혀 이해 안 가지만 말이야...
(아무것도 하지 않고, 휴게실 소파에 가만히 앉아 앞을 바라보고 있다. 두손은 가지런히 모아, 무릎위에 두고. 그냥 멍 때리고 있는 걸까? 그렇다기엔 지나치게 단정하게, 등을 곱게 펴고 앞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마치 상점가의 도자기 인형처럼, 앉아만있는 모습이 조금 소름끼친다.) #난입레스
>>699 옥사나
"괜찮은겐가?"
상념에 빠져있다면, 앳된 목소리가 가볍게 물어온다. 뒷짐을 쥐고, 전보다 왠지 훨씬 단정해진 모습의 제제가 당신을 부드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713 마사 "용서"라 불리는 심문의 결과로 사상이 긍정받았다는 자만감 덕분일까, 마사가 머뭇거리는 것을 보아도 덧그린듯한 미소를 유지할 뿐, 아무런 말도 첨언하지 않는다. 아니, 소녀의 비뚤어진 머리속에는, 마사또한 자신의 광기어린 사상과 속으로 동의한다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
"그래, 본디 그래야 했듯이."
그렇게 익숙한 대화의 곡선을 따라 움직인다. 상대방의 말을 성심껏 들어주는 신의 모습을 준비한다.
그러려고 했다만. 왜 그런 표정을 짓지?
아주 잠시, 그린듯한 미소가 허물허지고, 선명한 동요가 소녀의 얼굴에 자리잡는다. 곡선을 그리던 입가에 힘이 풀려, 다소 멍청하게 입이 벌려진다.
"아.... 나는-"
그러한 스스로를 자각하자마자 소매를 들어 입가를 가린다.
소녀는 눈을 감아 스스로를 타박하였다. 신이 이렇게 쉽게 동요를 내보이다니. 본가라면 상상도 못할턴데, 여기오고 물러진 것일까? 하여튼 신뢰를 줄만한 모범적인 모습은 아니다. 반성해야만한다. 눈을 다시 뜬다.
"실례하지."
입을 달싹이다, 결국 그 말만을 내뱉고 미안한듯한 미소를 내보인다. 그러한, 믿지 못할 만한 모습을 내보이는 것에 대한 사과라고 스스로 믿는다. 무의식으로 시선을 피하고 마며 대화를 애써 아무렇지도 않은 듯 이으려한다. 농으로 분위기라도 풀으려는 듯, 하하 웃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