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912075> [반상L] 딜레마의 배심원 -재판장 1- :: 1001

캡틴 ◆B..eEWGcm.

2023-08-01 19:56:31 - 2023-08-18 01:02:31

0 캡틴 ◆B..eEWGcm. (xgyUxMpXEk)

2023-08-01 (FIRE!) 19:56:31

'딜레마의 배심원'의 캐입스레입니다.

※ 이 어장은 상황극판의 규칙을 준수합니다.
※ 일상과 이벤트는 이 곳에서.
※ 수위 규정 내의 범죄 행위와 묘사를 허용합니다.
시트 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909080/recent
웹박수: https://forms.gle/tjUf9r21RCNonJqA7
위키: http://threadiki.80port.net/wiki/wiki.php/%EB%94%9C%EB%A0%88%EB%A7%88%EC%9D%98%20%EB%B0%B0%EC%8B%AC%EC%9B%90

308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39:27

...... 에휴.
(어김없이 술을 들고 오느라 챙겼던 비닐봉투 하나를, 근처의 아무한테 던지듯 건넨다.)
과호흡 오면 종이봉투인데. 여긴 종이봉투가 없으니까 급한대로 이거라도 쟤 입에 씌워줘라. (세이카를 향해 턱짓한다.)

309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40:35

"사과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천천히.... 도움이 필요할 땐 기대달라고 했었잖아요?"

다정스러운 목소리로 세이카를 규칙적으로 토닥이려 한다. 느릿하게, 호흡의 리듬에 맞출 수 있게. 느릿한 심호흡의 소리를 같이 내 주는 건 분명 호의일 것이다.

310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40:51

>>302 옥사나
흠? 아하하! 걱정 붙들어시게나. 나의 '살인'은 끝났네. (웃으며 도리질을 하는 제제.)
내 신도들이 이제 모두 세상 사람이아니니, 내 직함의 일은 끝났네. 신도 없는 신은 더 이상 신이 아니니. 음, 인생의 목표를 끝냈다는 기분, 그대로 알지 아니한가? 내 권할 밖의 사람을 건드릴 권리도 권위도 없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그저 단순한 궁금증 해소일뿐이라네. 그 궁금증을 해소한 후에는, 뭐, 교도소로 돌아갈까나?

그리고 가족이라. 아마 그렇다 생각하네만. 셍전에도 그리 했고, 내가 해방시켜준 지금은 더더욱.

>>303 마사
그래, 어떠한 설명이 필요한가? 아, 혈연을 얘기한다면, 본좌, 본좌의 부모 두분이었다네. 신도들도 가족이라 보고 있네만.

311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43:43

"후우,후우, 후우...ㅈㅈ,ㅈ, 죄송...해요..."

맺힌 눈물을 닦을 생각조차 못한채, 주변의 도움으로 조금 진정한다.

"하지만... 제제씨가... 기본적인, 그런걸 알지도 못한...그 이유가, 보였다고, 생각하니까... 숨이, 막혀와서..."

312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43:51

"집이든 신전이든, 어딘가에 갇혀 신으로 추앙되며 살았던 건가요?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거나. 신도가 아닌 다른 사람을 본 적이 없다거나...."

숨을 한 번 크게 쉬고 말한다.

"제제 르 귄 씨의 부모님은 당신을 신으로 만듦으로서 어떤 이득을 보았을까요?"

313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44:10

>>306 박권태.
아하.
(턱을 매만진다.) 굳이 말하자면. 없지.
신의 소원을 들어주려는 인간이든, 인간에게 소원을 들어달라, 부탁하는 신이든. 허황된 우슷개소리 밖에 되지 못하지 않은가? 진정으로 이야기 하자면, 용서한다는 판정을 받지 못한다면, 나 또한 그리 손해는 아니네만. 그저 그 뿐인거지. 소원은 덤이고.

>>307 세이카
(다정히) 괜찮다네. 곤란은 커녕, 그대를 위한 걱정뿐이라네.

314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45:11

"ㅎ,혹시...그, 종...교의... 제제씨, 밑의...그, 2인자는... 누구였는지...기억하시나요...?"

315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46:16

비닐봉투를 받아들고서 세이카의 상태를 살피는 듯하다.

"저도 비슷한 기분이에요. 많이 힘들다면 의자를 뒤로 하고 가만히 앉아있어도 돼요. 그렇지,"

세이카에게만 들리도록 소곤소곤 말을 해보기도 하고,

"긴장이 풀릴 때까지 음악 얘기를 할까요? 그것도 좋아요. 미나미노하라 씨가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 제게 들려주는 거예요."

316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46:54

>>313 제제
아하. 그래. 그럼 난 널 용서 안 할란다. 내 유죄 판정 받고 구원 받아서 중2병 나은 뒤 환생하렴, 꼬마야. (당신을 향한 입장을 확고히 정하고 나니 태도가 한결 가벼워진다. 책상 위 올려놨던 발끝을 까딱거린다.)
제제 꼬마야. 사람들 죽였을 때 슬프거나 죄책감이 들지는 않았냐?

317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47:41

>>311 세이카
기본적이라... 뭐, 본좌의 무지는, 신으로서의 직함을 수행하는 데 문제가 된 적은 없으니, '기본'은 아니라 보네만...

>>312 마사
하하, 갇힌 적은 없다 보내만? 굳이 밖으로 걸음거리를 할 필요가 없었을 뿐일세.
신도 외의 다른 사람을 본 적은 당연히 있지. 대부분, 후에 신도가 되었을 뿐. 특히 본좌와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말일세. (말에 자부심이 느껴진다.)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득? 재미있는 어휘로군. (잠시 고민 후) 정도政道를 따르고 있다는 충실함? 선행을 함으로서 보는 충실감? 진리를 더욱 더 넒게 퍼트릴수 있다는 충만감?

318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47:51

>>315 "... 이, 이 재판이... 끝나고, 나서로...부탁할게요... 고마,워요... 죄송,해요...

319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50:07

"...ㅎㅎ혹시...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가... 기억나시는, 지..."

320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50:50

"아주 어렸을 때가 기억이 나시나요? 그 때에 떼를 쓰거나 장난을 치거나 했던 적은 없나요. 그럴 때에 주위 반응이 어땠는지 듣고 싶습니다."

마사는 안경을 치켜올리고서 묻는다.

>>318 조금 진정이 된 모양이라 보여진다. 마사는 비닐봉투를 습관적으로 반듯하게 접어 미소를 띈 뒤, 자리로 돌아온다.

321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51:23

>>314 세이카
2인자? 행정이나, 그런 것들은 본좌의 자비로우신 부모님이 도맡아 주셨다네만.

>>316 박권태
그대, 일전에 내게 중2병이란 거짓말을... 흥. 아닐세. 그게 그대의 선택이라면. (가벼히 응하지만, 불만족스러운 얼굴이다.) 어차피 아직 1차 심문이니, 딱히 아직 본좌가 해방 될 날은 멀었네만.
(어르신 마냥 끌끌 혀를 찬다. 앳된 얼굴에 어울리지는 않는 행동이다.)
그대는 그대의 편협한 사고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구만... 본좌는 선행을 행했는 데, 어찌 그러한 감정을 느낀다 말인가.

322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2:52:00

죄송할 필요는 없어요 세이카씨. ...슬픈 일이지만 세상에는 저런 것도 존재하는 법이에요. 여기, 손을 좀 잡으실래요? 조금은 안정될지도 모른답니다.
(세이카의 말에는 조금 침묵을 유지했지만 이내 긍정하듯 머리를 끄덕이고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310 제제

헛소리하기는...
(그대도 잘 알지 않냐는 말에 그녀는 조금 당황한듯 보였다. 모든 목적을 잃고, 죽으려 하는 것은 본인도 같기 때문일까.)

독선적이네요. 인간의 자식이면서 신이라느니 헛소리를 하는 것도 그렇지만... 언어 자체에 어폐가 있지 않나요. 교도소는 커녕, 묘지가 어울리는데... 다음이에요.
도덕성과 주관적 사고, 어느쪽이 중요합니까.

323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53:43

>>321 제제
거짓말이었는데 거짓말이 아닌 것 같다, 야. 아니다. 거짓이 맞을지도. 너는 중2병보다 더 심각한 병이 있어. (자기 머리를 톡톡 두드리며 말했다.)
이야... 나도 한 모럴리스 하는데 너는 더 하는구나. 그럼 사람들을 죽이고 나니 어떤 기분이더냐. 즐거웠어? 후련했어? 행복했어?

324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2:56:13

>>319 세이카
으음, 폭이 너무 넒어서 하나로 답할수 없네만... 음, 세상사나, 하소연이나, 위로나... 그런, 사랑담긴 이야기지. 신이 사랑하는 신도에게 또 무슨 이야기를 하겠나.

>>320 마사
뭐, 평범하게 신의 그릇의 행동거지에 대해 교육받았네만...

(곤란한듯, 잠시 눈썹을 늘어트린다.)

...그대. 아니. 그대들. 혹시 본좌를 무슨, 새장에 갇힌 가련한 공주님와도 같은 것으로 보는 것은 아니겠지?

만일 그렇다면, 오해라고 말하고 싶네만. 본좌가 신도와 함께 한 곳은 그런 곳이 아니였다네. 본좌의 행동을 강제하는 자는 하나 없었으며, 사랑과 웃음, 행복에 관한 고찰이 가득한 곳이었다네. 외로운 자, 서러운 자, 불행한 자들이 모여들어 본좌에게서 마음의 안식을 받았다.

325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56:47

(망설이다, 옥사나의 손을 잡는다. 역시 아직 긴장이 완전히 풀리지는 않았는지 잡은 손에 살짝 힘이 들어가 있다.)

..흐으...아으, 으우....

(역시나... 하지만, 이건, 너무 어려워...)

326 박권태 (9vmCfsShPI)

2023-08-08 (FIRE!) 22:57:28

딬즈니 프린세스 제제 르 귄
(푸핰 하고 웃는다)

327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2:58:14

"...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도서관이나, 책같은걸, 모른다고, 하셨나요...?"

"그런건... 그런 삶은... 너무, 하잖아요..."

328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2:58:31

"오해라는 건 당신 혼자만의 생각일 수 있어요."

마사는 꿋꿋이 자신의 생각을 관철한다. 어쩌면 제제보다도 고집스러운 것도 같다.

"어릴 때의 교육은 중요해요? 그럼, 여기 올 때까지 정신과의 의사나 상담사를 만난 적은 있나요?"

329 SAMAEL (9vmCfsShPI)

2023-08-08 (FIRE!) 23:00:16

【이 레스의 이전까지 올라온 질문에만 대답해 주세요.】

330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3:01:19

"..아, 아직, ㅁㅁ묻고, 싶은게..."

331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01:57

>>322 옥사나
(콧웃음) 헛소리는 아니네만. 내 어리석은 범인의 무지함을 탓하면 아니되는 것이니.
뭐, 교도소든, 묘지든, 종착지는 똑같지 않은가? (고개를 기울인다. 신이 후에 어디갈지 궁금해하는 자는 처음이다.)
도덕성과, 주관적 사고? 물론 첫째가 아니지 않은가?
아, 허나 그것은 신인 본좌에게 해당되는 사항일세. 그대들과 같은 인간들은, 마음을 따라 걸을 자유가 있으니. 안그런가?

>>323 박권태
으음, 그런 거짓말에는 또 속지 아니 할걸세!
뭐... 본좌의 사명을 행하는 데에는, 선행을 행하는 데에는 큰 기쁨 같은 것은, 본디 느껴서는 아니된 것이라네. 신이 그저 도리를 행한 것일 뿐이니.
(중얼) 신의 감성을 궁금해 하는 것도 처음보네만.
굳이 뽑자면, 신도들이 더 이상 고통 받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위한 안도감? 잘은 모르겠네만.

332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05:41

>>326 박권태
(입술을 삐죽 내민다. 디즈니 프린세스는 뭔지 알기는 하는 모양.)

>>327 세이카
(눈을 동그래 뜨며 손을 내젖는다.) 아아아, 오해하지 말게.
본좌의 곳에선 서재가 있었다네. 책은 매우, 매우 많았고. 본좌도 신의 역활을 수행하기 위해 참고 한 책이 수둑하네.
그저 본좌의 곳을 떠날 이유가 없어, '도서관'같은 곳에 발걸음을 한 적이 없을 뿐이니.

프훗, 그대도 참으로 다정하구만. 신을 위한 걱정같은 하찮은 것도 없는데 말이지.

>>328 마사
그거야, 그대 또한 마찬가지 아닌가? (똑같은 굳건한 태도로 대한다.)
그리고 그런 것을 본좌가 어째서 만냐나 말인가? 의문스런 말을 하는 구나.

333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08:36

오, 벌써 시간이 되었네만. 내 충분히 그대들의 작은 호기심을 해소해 주었으면 좋겠네.

더 질문이 있다면... 뭐, 다음에 개인적으로 해도 될지어니. 우리 모두, 한동안 여기서 함께할 운명이 아닌가?

(눈이 부드러히 휘며, 소매로 작은 웃음소리를 내는 입가를 가린다.)

그리하면, 이것으로 조금이나마 그대들의 눈을 열었으면 하네.

본좌는 살인자가 맞네만, 죄인은 아니니.

-- 그리고 그 것은, 그대들도 마찬가지.

334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3:09:40

>>333 ...죄송해요... 그건...그건, 아니예요...

335 SAMAEL (9vmCfsShPI)

2023-08-08 (FIRE!) 23:10:10


"......"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는 제제를 말없이 바라보던 사마엘. 이윽고 의사봉을 들어올린다.

탕, 탕.

"날이 갈수록 심문의 품질이 좋아지는군요. 덕분에 약간의 사고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데이터도 무사히 수집할 수 있었습니다."

1%, 2%, 5%...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게이지바.

"... 오늘같은 사고는 두 번 다시 없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너그러우나 의무를 져버리지는 않기 때문에."
"다음은 없습니다."

노란 눈동자가 배심원석을 훑었을까,

97%, 98%, 99%...

추출 완료를 알리는 차임벨이 울리고, 사마엘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제제 르 귄의 심상으로부터 『 <Gott Ist Tot> 』가 추출되었습니다."
"이로써 제 1심 제제 르 귄 심문을 종료합니다."

오늘도 정말 만족스러웠습니다.
죄인의 내면을 직접 마주하기 전 들린 목소리였다.

336 SAMAEL (9vmCfsShPI)

2023-08-08 (FIRE!) 23:10:35

심상독백¹ #3 ── 죄수번호 006 제제 르 귄
『 <Gott Ist Tot> 』 (1)

337 SAMAEL (9vmCfsShPI)

2023-08-08 (FIRE!) 23:10:52

심상독백¹ #3 ── 죄수번호 006 제제 르 귄
『 <Gott Ist Tot> 』 (2)

338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3:11:01

유독 기력이 빠지는 심문이었다. 마사는 말없이 제제의 마지막 말을 곱씹는다.

모두가 무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을 때, 제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그건.........

339 세이카 (1e8kxb4LXk)

2023-08-08 (FIRE!) 23:11:59

"...ㅈㅈㅈ,죄송,합니다..."

340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3:15:41

(그녀는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신을 자칭하는 아이가 여실없이 드러낸 광기 탓인가. 힘이 빠진듯 심상독백을 깊게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때의 내가 그랬듯이 저것이 진정 자신의 심상을 대변하는 것이라면. 놓아두었다고는 하나 의사 나부랭이었던 자신은 도대체 어떻게 해야만 하는가.)

(소녀의 말에 담긴 확신이 일말의 가능성마저 부정해대는 탓에 그녀는 그저 저것을 바라볼 뿐이다.)

341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3:20:33

>>257 마사
말은 감사하지만, 저는 저의 생사를 정해두었답니다. 의사처럼 말하자면, 이미 사망진단을 내려두었어요.
마사씨는 바깥에서는 재판중인가요? 저는 자수해서 이미 사형판결을 받았답니다.
(그녀는 잔에 담긴 물을 하나씩 비워간다.)

권태씨는 그래도 스스로 조절이 되지만 세이카씨는 조금 관리가 필요하니까요. 어린 나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이름이면 충분해요. 저도 멋대로 마사씨라고 부르죠?

(웃으며 답한 그녀는 이내 무언가 결심한듯 잔을 치우고 얼마 남지 않은 술병을 한숨에 비워냈다.)

안돼요. 그런 말이 통하는건 살인을 하기 전까지에요. 수단으로서 살인을 선택한 이상 그에 대한 죗값은 치루어야죠.
게다가 저는 우발적이지도 않고 계획살인이니까요. 그렇게 말해주실 필요는 없답니다.

342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3:29:24

>>341 "확실히, 재판 중이지만 아마도...."

마사는 침을 꿀꺽 삼킨다. 얼굴이 조금 하얗게 변한 것 같다.

"옥사나.... 씨가 그렇게 말한다면 저로서 말릴 방법은 없지만, 그래도 말이죠. 전 어른들이 하는 모든 말을 믿지는 않아요. 어른이라 해도 각자 자신의 삶만 하나씩 살아봤을 뿐이구요?"

하나씩 비워져가는 잔을 바라본다.

"그걸 조절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재판장에서 술을 꺼내다니.... 그건 정말 말도 안 되는 태도였어요."

떠올리니 머리가 지끈거리는 듯하다.

"저는 모든 것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계획살인이라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면, 용서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요. 그럼, 혹시, 그렇다면 옥사나.... 씨는 여기 있는 모두에게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요?"

술을 단숨에 들이키는 모습에 놀란 듯이 바라본다. 대체 왜...?

"술을 깨려던 게 아니었나요?"

343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29:24

후우.

심문이 끝난 후, 한숨을 쉬며 기지개를 편다. 본인도 생각치 못하게 긴장하고 있었나 보다. 이유는 없을테지만. 스스로의 심상을 이렇게 까발려지는 것은 기묘한 체험이다. 그야, 이해하고 헤아리는 것은 신이 인간에게 행해야 하는 역할이지, 그 반대는 농담밖에 되지 못한다.

옷 매음새를 다듬고 걸음을 앞으로 옮긴다. 제제 특유의, 느릿하고, 규칙적이고, 일정한 박자의 걸음을.

#일단 난입레스 얍

344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3:32:41

>>343 재판장에서 나가 벽에 기대어 생각에 잠겨있던 마사는 제제를 발견한다. 눈은 확실히 제제를 향해 있고, 입도 살짝 벌어졌지만 이내 닫힌다. 상대를 불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는 눈치다. 시선이 이곳저곳을 배회한다.

"...제제 르 귄 씨."

일단은 말을 걸기로 결심했나보다.

"심문, 수고하셨어요."

간단한 인삿말을 건넨다.

345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36:54

>>344 마사

"오! 그대 아닌가!"

평소대로, 부드럽게 휘어진, 호의 가득한 눈매가 마사를 마주한다. 정말 안에서 일어난 것은, 평범한 대화일뿐이었다는 듯이. 평소와 함치의 다름도, 무게감도 없는 인삿말. 그저 그것을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하하, 고맙다네. 수고야, 그대들이 더 한거 같네만. 그래도 이렇게 여럿이서 내는 질문은 답하는 건 또 색다른 경험이라 즐거웠다네."

이번 심문으로 다들 스스로의 짐덩이가 조금 더 가벼워졌으면 좋겠다는 둥, 말을 얹는다.

346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3:40:21

>>345 "저희야 앉아서 질문을 했을 뿐이니 괜찮아요. 미나미노하라 씨에게는 조금.... 힘든 시간이었던 것 같지만."

제제를 똑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

"제 살해 또한 구원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크흣, 기묘한 소리가 터져나온다. 갑작스레, 발작처럼. 마사는 제 얼굴을 양손으로 가리고 부들부들 몸을 떤다.

잘 들어보면, 예민한 자는 눈치챌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이 웃음소리의 파편이었다는 걸.

347 옥사나 (ILsUwyHBuo)

2023-08-08 (FIRE!) 23:44:56

>>342 마사
아마도 라는 말은 아직은 확정되지 않았네요.
그거면 된거에요.

(조금 창백해진듯한 마사를 보고 진정시키듯 웃으며 이야기한다.)

아직 학생일때는 어른이 말하는건 전부 거짓말처럼 느껴지는 법이에요. 저도 한창 학생때는 자주 그랬답니다? 괜히 조금 엄한 선생님이 미워보이기도 하잖아요.
(재판장에서의 태도에 대해 이야기하는 마사를 보고는 크게 웃음을 터뜨린다.)

그흐, 그렇네요!!! 어떻게 재판장에서! 뭐 그렇게 따지면 심문당하면서 담배를 핀 저도 조금 그렇네요. 음음, 마사씨는 최소한 저희같은 어른은 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마치 친척의 아이를 대하듯 옥사나는 한 층 편해진듯한 모습이었다. 곧이어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냐는 말에는 조금 고민을 하는 듯 했다.)

그럴리가요. 저의 기준은 어디까지나 저에게만 하기로 했거든요. 남에게 강요하기에는 정신 나간 사상이잖아요? 반드시 '같은 방식'으로 되갚아야 한다니.
(그녀는 곧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냉장고를 뒤져 술을 가져왔다.)

글쎄, 이러는 편이 용서받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이렇게 말이 휙휙 바뀌는 사람이랍니다 저는. 그다지 믿지는 마세요.

>>343 제제
...고생하셨네요.
(그녀는 소녀를 경멸하는 듯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인사를 건넀다.)

348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51:27

>>346 마사

으음, 신음소리를 내며 고개를 끄덕인다. 투명한 물에 물감을 떨어트리듯이, 제제의 미소어린 표정에 걱정이 피어오른다.

"그건 그래... 본좌, 그녀를 더 신경써주고 싶었네만..."

후우, 한숨을 쉰다. 세이카를 도와주고 싶은 갈망, 혹은 책임감이 다득한 얼굴이다. 세이카의 생각에 눈이 가라앉는다.
의외로, 마사의 말에는 즉답이 아니라, 곰곰히 생각하고 답해준다. 나름 신경을 써주는 것일까.

"흠. 본좌, 그대들이 한낱 인간으로서, 그러한 책임이나 권위는 없다고 생각하네만..."

"최종적으로 얘기하자면, 구원은 몰라도 해방 시켜 준것은 맞지. 상황은 모르네만, 그 자는 필시 더 이상 무슨 불행도 괴로움도 느끼지 못하게 되었지 아니한가?"

눈웃음과 함께 다정한 어투로 건네는 말이다. 그러다 언제나 상대를 기밀히 관찰하는 제제라 그런가? 마사가 웃음소리를 내는 것을 금방 깨달아, 눈을 동그래 뜨고 고개를 기울인다.

"으음? 본좌가 무언가 우스운 말을 하였는가?"

349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3:53:12

>>347 마사는 불안한 눈빛을 하고있다. 옥사나의 배려에도 그다지 불안감이 가라앉은 것 같지는 않다. 어딘가, 이미 결말을 알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웃을 일이 아니라구요? 전 그 사람에게 정말로 실망했어요. 그런 사람이 배심원으로도 참여를 하다니.... 믿을 수 없어요. 이 시스템에 참여한 것에 후회가 될 지경이에요."

담배에 대해서는 이성을 흩뜨리는게 아니라 오히려 챙기려는 행동이라서인지 더 관대한 것 같다.

"냄새 빼고는 괜찮았어요. 정신나간 사상이라고 생각은 하고 계신 건가요. 그렇다면 그런 사상을 가진 남을 대하듯이 다신을 대하면 어떨까 싶습니다만."

또박또박 할 말을 이어간다. 뭔가 알아차렸다는 듯이 얘기한다.

"옥사나 씨는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해요. 다른 건 몰라도, 그것만은 알겠어요."

숨을 들이키고,

"옥사나 씨에게만 말하는 거지만 전 소원을 이미 정해두었어요. 아무도 저를 모르는 곳으로 가서 새 삶을 시작하는 것이죠. 그러다 보면.... 다른 삶의 목적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옥사나 씨의 가치관으로 보면 뻔뻔한 일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전, 용서받아 바깥으로 나간다면 옥사나 씨 또한 저 같은 길을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그리고선 이마를 괴고서 정수리를 보인다.

"이런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었는데, 정말로."

350 제제 르 귄 (XbmDT9Col6)

2023-08-08 (FIRE!) 23:56:31

>>347 옥사나
(옥사나와 대비되게, 순수한 호의 가득한 시선이 그녀를 향한다. 여기 온 바로 처음부터, 초면인 주제에 모두에 공평히 내주었던 시선이다.)

하하, 마음에 없는 소리는 하지 않아도 좋네. 일단 인삿말은 감사히 받겠네만.

(소리내어 웃으며 손을 내젖는다. 상대를 항시 관찰하는 자로서, 옥사나의 경멸은 쉽게 알아채지만, 딱히 그에 상처받거나 마음 상한 느낌은 아니다. 오히려 멋모르는 아이를 보는 태도라고 할까. 옥사나 나이의 반도 못먹은 제제라 대비된다.)

흐음, '심문'이란 묘한 기분이구먼. 혹여 그대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본좌, 그대의 심문후에 그리 신경 써주지 못해 미안하네. (오히려 상대를 배려하듯이 내는 말은, 듣는 자로서 불쾌감을 줄만하다.)

351 시미즈 마사 (fhlQKFHToU)

2023-08-08 (FIRE!) 23:57:27

>>348 "어쩔 수 없죠. 제제 르 귄 씨도 미나미노하라 씨를 괴롭히고 싶어서 그렇게 한 건 아닐 테니까요."

어색하지만, 다독이려는 말투다.

"그렇게.... 생각하는군요."

애써 진정한 마사의 머리카락이 흐트러져 있다. 입가도 미세하게 떨리는 것 같다.

"그게 구원이었다면 저는........ 그때 그렇게 행동했을까요?"

아하하, 왼손으로 입을 가리고 이번엔 틀림없이 웃음소리를 낸다. 눈가가 덜덜 떨린다. 어떤 의미인지 모르겠으나 눈물도 맺힌 것 같다.

"비웃으려던 건 아니었어요. 그저, 그저...."

다소 흥분한 것 같다. 그러던 중에도 평정을 찾으려 시도하는 것이 마사답다면 마사답다.

352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00:08:10

>>351 마사
마사의 말에 쓴 웃음을 짓게 된다.

"그대는 정말... 다정하구만."

낮게, 속삭이듯 내뱉는 말. 마사의 서툰 위로가 고마운 듯, 눈매가 곱게 휘어진다. 신이란 것이란, 인간을 대하는 작은 행동에도 주의해야 한다더니, 본인에게는 계속 스스로를 돌아볼 책임감이 있다라니, 생각은 많아도, 굳이 입밖으로 내밀지 않는다. 그러다가 동요하는 마사의 모습에 눈이 동그래지다, 슬픈 듯이 접힌다.

"쉬-잇. 괜찮다네."

세이카의 팔을 도닥이려는 고운 손,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는 걱정어린 시선과 순수한 호의.
몸에 묻어나온 듯한 한 진심어린 무분별한 애정이다. 한편으로선, 제제의 신도들도 이리 대했을까, 하는 궁금증도 품게되는 몸짓이다.

"본좌야, 그대의 상황을 모르니 뭐라 확언이나 첨언은 못한다네. 본좌도 그대의 이야기를 듣고 싶네만, 그대도 필시, 천천히 풀고 싶은 실타래겠지."

"인간은 본디, 볼수 있는 것이 적다고 알고 있네. 그로 행한 일에 그대가 만족감을 느끼든, 후회를 느끼든, 그대는 그럴 권리가 있어. 본좌가 아는 것은 그저, 그대가 행한 것은 죄악이 아니라는 것이지."

불완전한 신의 그릇이라 미안하다고 생각한다. 달콤한 말이며, 타인을 완벽히 내려다보는 태도다. 동시에, 타인을 완전히 긍정한다는듯한 태도다.

그 무엇이든.

353 옥사나 (5Yj2gnYrZI)

2023-08-09 (水) 00:15:21

>>349 마사

"후후, 그래도 권태씨정도면 제가 교도소에서 봤던 사람들중에선 제법 괜찮은편이라구요?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고, 스스로도 다소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있어요. 대부분의 중독자는 부정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인지하고 있고 개선의 여지도 있다는 점에서는 전 제법 높게 치고 있거든요!"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채 마사의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가끔 고개를 끄덕이고 평소처럼 색채가 다소 결여된듯한 미소로 화답할 뿐 이야기에 대해서는 의도적으로 피하는 것이 숨기기는 어려운듯 보였다.

"그래도 역시 미성년자 근처에서 흡연은 조금 그랬네요. 다음번엔 미리 피우고 들어갈게요."

그녀는 자연스럽게 너스레를 떨고는 조금 떨리는 손으로 담배갑을 둘 사이에 두었다. 온지 얼마되지도 않았지만 이미 두개비정도 밖에 남지 않은 것이 그녀는 자랑스러운듯 힜다.

"이것에도 이유가 있어요. 미안해요 마사씨. 자세한 이유는 다음 심문에서 물어봐줄래요?"

그녀는 미안하다는 듯이 빈 잔을 살짝 채워서 마사의 앞에 건내주었다.
술은 아니었고... 언제 가져온건지 모를 오렌지 주스였다.

"가혹해야해요. '의사'가. 사욕에 빠져서, 병원에서 환자를 대놓고 살해한거에요. 직업윤리는 고사하고, 제 기준이라면 인간성에서 탈락이니까요. 그랬다면 최소한 행복하기라도 해야했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어요-. 그녀는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마사가 말하는 '미래의 일'이 재미있다는 듯이 들으며 두병째를 비워냈다.

"...살아가기만 하는건, 괴로운 일이에요. 그렇다고 삶의 원동력이 될 것을 새로찾는 것은, 강한 사람이나 할 수 있겠죠."

그녀는 웃으며 건배라도 하자며 잔을 들었다.

"어른이 술을 마시는 이유로는 어느정도 납득이 되나요?"

>>350 제제
"그거 다행이네요. 아마 이번이 마지막으로 제가 말을 걸 일은 없을 것 같아서."

그녀는 제제의 모습을 받아들였다. 악의는 없는 순수한 호의가 그녀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일흔 여덟명. 숫자를 본다면 가스인걸까.
쓸모없는 생각이 머리를 헤집어 놓는 사이에 들어온 제제의 말에 그녀는 어이없는듯 비웃음을 내비췄다.

"78명을 죽여놓고 그런걸 걱정하나요? 왜, 저도 구원해주시게?"

354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00:16:07

>>352 ".......후우."

죄악이 아니라는 말에 마사는 구원받을 수 있나? 마사의 눈동자가 떨린다. 다정한 그 태도가 여느 때보다 달콤하고 그래서 무섭다. 마사는 벽에 바짝 붙는다. 자기도 모르게. 꼭 주먹을 쥔 손이 가슴 중간께로 간다.

"전, 살고 싶어요."

신도가 되라고 강요하기라도 한 듯한 태도다.

"전, 살 거예요. 살아서.... 살아서 행복하고 깨끗하고 정결하게 살다 가고 싶어. 제게는 죽음이 구원이 아니에요."

마사가 서서히 손을 내린다.

"그렇지만 죽음이 구원인 사람도 있었겠죠. 어쩌면, 당신의 말로 인해 그렇게 믿게 된 사람도 있었겠죠. 그렇지만 그 모든 게 당신의 죄는 아니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마사의 눈이 방어적으로 변한다.

"이곳엔 심리상담가나 정신과 의사가 있었어야 했어요. 그렇더라도 오랫동안 교육받은 가치관을 깨기는 어렵겠지만..... 당신은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둘러싸여 자랐다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을 거예요."

제제가 이를 부정할거라는 걸 당연히 알고 있다는 듯이, 숨을 죽이고 그의 반박을 기다린다.

355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00:22:10

>>353 옥사나

"앗... 진심인겐가? 그 것만은 재고해주게. 본좌를 멀리하게 된다면, 본좌가 그대에게 도움을 줄수 없지 않은가."

옥사나가 더는 말을 걸일은 없다는 말에 눈매가 슬피 늘어진다. 상처보다는, 곤란함 가득한 표정이다.

"물론? 본좌는 언제나 불행이 없기를 기원하니... 허나, 그대는 참으로 이상한 말을 하는 군."

펼치듯이 내밀어지는 손. 그 손의 끝은 옥사나를 가르킨다.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고개.

"그대는 필시, 그대의 심문에서, 그러한 '해방'을 원한다 하지 않았나?"

356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00:25:30

>>353 "그나마 듣던 것 중 다행이네요. 의사인 사람이 직접 그렇게 말해주니 설득력도 가구요?"

어쩔 수 없다는 듯, 체념한 눈빛을 한다.

"부디 그래주면 고마울 거예요. 여기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정확히 말하면 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으니까요."

고개를 끄덕이고는, 감사의 말을 하며 오렌지 주스를 마신다.

"복수의 끝은, 허망할 뿐이라고 어디선가 들었어요."

기계적인 목소리다. 시선은 주스를 향해 있다.

"옥사나 씨는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라고 봐요. 나는. 심문에서 자기 자랑을 했던 태도는 어디로 갔나요? 난..... 옥사나 씨가 강하다고 믿고 있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건배를 하고서는 오렌지 주스를 적당히 들이킨다. 상대방을 보면서 말을 잇는다.

"어른은, 생각보다 마음이 약하네요. 옥사나 씨의 사정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었지만.... 어쩌면 이런 생각도 다 오해에서 비롯된 걸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마사는 오렌지 주스로 취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아니, 그 전부터 취해 있었던가? 그러고 보니 알코올에 약한 사람은 냄새로도 취할 수 있다고.... 자신의 행동을 알코올 탓으로 돌리려는 건 아니고?

"으음, 어쨌든 이 얘기는 여기까지만 할게요. 더 해봤자 소용없을 것 같고. 제가 물어보려던 건 기업에 대해서였어요. 지난번 조금 헷갈렸던 게 있어서. 이것도 심문 때 물어보는 게 편한가요?"

착각한 게 여전히 부끄럽기 때문에 빨갛게 된 볼로 흠흠, 괜스레 헛기침을 하면서 오렌지 주스가 든 잔을 만지작거린다.

357 제제 르 귄 (ktYY9rPD1o)

2023-08-09 (水) 00:31:25

>>354 마사
제제의 잿빛 눈이, 그렇게 멀어지는 마사의 모습을 좇는다. 마사의 불안감을 감지한 것일까, 반 발자국 멀어지는 같잖은 배려도 보인다.

"...그러한가."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목소리다.

"본좌는, 불행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에서 멀어지려는 자네를 이해하지는 못하겠네만..."

눈을 내리깔다, 한숨을 내쉰다.

"더 이상, 신도없어 신이 아닌 본좌가, 그대 스스로 불구덩이로 뛰어들려는 의지를 방해할수는 없겠지."

마사의 삶에 관한 의지를 정면으로 내리찍으려 하지 않는 것은 의외일까? 그저 마사가 '신도'가 아니라 그리 쉽게 내려놓는 것일까. 허나, 물이 아래로 흐르듯, 매일 밤에 해가 아래로 떨어지듯, 잇다르는 제제의 반박 또한 당연히 따른다. 당연스럽게, 저항 하나 없이.

"진리를 교육받은 가치관이라 칭하는 것은 흥미롭네만...마치 물을 '투명한 액체'라고 부르는 것 같아 말일세. 평범한 사람이라..."

그저 어깨를 으쓱인다.

"허나, 본좌는 결국 신의 그릇이지."

358 시미즈 마사 (eMgq07EuMM)

2023-08-09 (水) 00:38:26

>>357 대량 학살범...이라 앞에 있는 이 소녀를 두고 말할 수 있을까. 마사는 상대의 말에 제정신을 차리려 유독 애쓰는 것 같다.

........어쩌면 과거에 그녀를 만났더라면.

"절 나방처럼 보고있군요. 불행이라 해도, 맞서서 이겨낼 거예요. 모든 걸 누릴 거예요. 그러지 못한 그 사람들은 안됐지만..."

그 사람들이란 제제의 신도들을 칭하는 모양이다. 결국 이 둘의 관점의 차이는 좁혀지지 않을 모양이다.

"그것과는 다릅니다. 우리의 생각은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릴 것 같네요."

당연히, 그 말에도 반박한다.

"신의 그릇으로 키워졌을 뿐인 평범한 사람입니다."

마사는 빛을 비추는 안경 뒤에서 제제를 오랫동안 바라본다. 말이 통하지 않는 이 소녀를, 피해자라고 불러야 할지 가해자라 불러야 할지 알 수 없는 소녀를.

"더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할 것 같네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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