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저는... 지극히 '가슴이 시키는 대로 이 캐릭터를 내야겠다' 파랍니다... 어느날 갑자기 노래를 듣다가도 어, 여우상에 미소 지으면 쎄하고 경박해서 흑막인가 오해 많이 받는데 알고보면 그냥 머리 꽃밭인 폴짝이면 좋겠다... 하면 대충 노트에 '흑금/백금/은자/백적+여우상 오해받는 쎄한 꽃밭' 이렇게 대충 골조만 적어두는? 그런 느낌. 그렇지만 아회는 그런 골조 보다는 급하게 딱 신내림 받은 캐릭터인지라 초안만 아스라이 남아있지만...😂 그래도 초안 중 하나를 풀어보자면 지금처럼 잿더미에 불 붙으면 타오르는 애가 아니라 처음부터 호기로운 아이에 가까웠답니다. 유쾌하고, 가볍고, 호기로우면서도, 막상 무기력이 심한 아이라서 "그대가 대신 해주리라 믿고 있었지. 봐봐, 해결해줬지? 아, 최고다. 멋지다~" 라며 누워서 박수를 치고 있는 아이요. 그렇지만 자기의 처지에 대해 절대 기죽지 않고 떳떳하게 굴며 품위를 잃지 않는 당당한 모습도 있어서, 가끔 구경하다가 나서더니 뺨 후려치면서 "다시 말해봐." 하는 악녀상에 가까웠답니다. 사실 지금도 저 모습이 드러날듯 말듯 싶지만요 으아악
2. 순수하게 이렇게 해야겠다! 신내림 즉석창조 아회라서 모티브라 할 것은 없지만 들었던 노래는 제법 있답니다. 장마에 관련된 노래, 그리고 사람의 마음에 대한 노래 등등. 그 이후에 아회를 굴릴 적에도 듣고 본 것은 많았던 것 같아요. 특히 티벳 사자의 서를 많이 읽었답니다...🤦♀️ 특히나 초반부에서 "그대여, 진리에 대한 열망과 명상과 실제 수행을 하나로 묶으라. 그리하여 실제 수행을 통해서 진정한 앎을 얻으라. 이 삶과 다음의 삶과 그 둘 사이의 삶을 하나로 여기라. 그리하여 그것들이 하나인 것처럼 그대 자신을 수행하라.", "진리와 진리를 깨달은 자와 그를 따르는 구도자들이여. 사후세계의 불행으로부터 이 자를 보호하소서."라는 문장에서 많은 감명을 받아서, 초반에는 티벳여우스러운 모먼트가 많았던 것 같네요. 또한 적룡 모먼트는 "아미타바(아미타불)는 불. 곧 감정의 집합체를 상징한다. 이것을 상온(想蘊)이라고 한다." 부분에서 조금 차용한 부분도 있네요. 그리고 해당 책에 인용된 "이곳에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곳에 있으리라. 그곳에 있는 것이 마찬가지로 이곳에도 있으리라. 이곳에 있는 것과 그곳에 있는 것이 차이가 있다고 보는 자는 영원히 죽음에서 죽음으로 이르는 길을 걸으리라. 참된 마음만이 이것을 깨달을 수 있으니, 그곳은 이곳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그곳이 이곳과 차이가 있다고 보는 자는 영원히 죽음에서 죽음으로 이르는 길을 걸으리라."* 라는 문장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아요. 다만 제 아둔한 머리로는 이토록 고차원적이고 초월적이며 매력적인 사상을 아직 전공자처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없네요...😂 확실히 흥미로운 이야기지만 아직까지는 서너 번 더 읽으며 해석하는 단계에 있답니다. 사실상 저는 아, 이건 이렇게 이어가면 어떨까 싶은 일차원적인 생각으로 모티브를 삼는, 속칭 겉핥기에 가까우니 그저 거기에서 참고와 영향을 받았노라만 알아주시어요...🥲
* 카파 우파니샤드 4장 스와미 쉬라비난다
3. 아회는 단 음식을 좋아하는 캐릭터의 클리셰와 달리 씁쓸한 커피도 참 좋아한답니다. 사실 단 음식이니 쓴 음식이니 조합하면 끝없이 들어갈 수 있고 맛있다는 기적의 맛잘알 논리를 가지고 있어요...🤦♀️ 참고로 매운 음식도 잘 먹는답니다. :3 의외로 잘 먹지만! 본인이 스스로 조절하는 것일 뿐이어라...
1. 궁기는 컨트롤프릭인데, 이걸 위해서 저는... 컨트롤프릭 요소가 나오는 미디어들을 찾아봤습니다.. 찾다찾다 사패 범죄자가 주인공인(?) 소설까지 찾아봤어요. 그래서 일단, 궁기는 [톰 리플리]시리즈 영향도 조금 있답니다. 또한, 부끄럽지만... 거진 10년 전에 쓴 소설에서 따온 것도 있습니다. 특히... 반존대, 컨트롤프릭, 상대를 떠보는 것 등등을 제가 옛날에 쓴 소설 설정에서 가져왔아요. 뭔가.. 서늘해지는 친절함? 친절은 하나, 다가가기가 두려운? 느낌을 주고자 노력 중인데 제대로 주고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3c
2. 원래 처음에 사흉(궁기, 혼돈, 도올, 도철)이나 악수(by.산해경)를 쓰려 했습니다. 그 흔적이 [궁기]와 [농질]입니다.
3. 궁기는 집에서 무언갈 찾다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아회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4. 지금 궁기는 시트캐들을 볼 때마다 무언가를 재어보고 판단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하지 않던 행동도 서슴치 않을 때가 있습니다. 가령, 먹지도 않을 걸 산다거나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좋아한다 하거나?
정말이지... 캡틴께서는 매력적인 어장 설정과 더불어서 캐릭터 설정까지 하나하나 공들이신 것이 보여서 너무 좋은 거 있죠~ 컨트롤프릭에 대한 자료로... 톰 리플리... 10년 전의 글이요? 세상에, 10년 전의 금손글...!!!(두근두근) 서늘한 친정함은 잘 느껴지고 있답니다! >;3 사흉과 악수가 모티브였군요. 사실 캐릭터마다 설정이 들어맞는 그 부분에서 큰 매력을 느꼈는데, 온전한 사흉 설정으로 갔더라면 과연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있네요... 응? 끼아악!!! 기, 기, 기대를 거둬주시옵소서...😱 그것보다 집에서 뭔갈 찾아...? (아회: 그렇다고 나갈 때 깽판을 쳐(도끼 갈기)) 아이고 아회야 참아...! 응, 이번 일상에서도 뭔가를 좋아한다고 하거나 무언가를 사는 모습이 보이긴 했죠... 방심시키기 위함일까요...🤔
오오 다들 캐릭터 메이킹을 위해 한 사전조사가 많네요 대단해라...!! 여러 매체를 찾아본 건 물론이고 10년전에 쓴 글을 찾아봤다는 부분에서 굉장한 존경심을 느껴요.....(10년에 쓴 본인 글 읽었다가 기절한 사람...😇) 어필은 충분히 잘 되고 있답니다!! 뭔가 범접하기 힘들고 두려운 느낌이 굉장히 잘 살아 있어요. 궁기님 앞에서 조금이라도 잘못하면 슥삭당할 것 같고...👀 궁기가 찾는 건 뭘까요? 처음부터 어떤 계기로 지금의 잔혹한 면을 드러내게 된 건지도 넘 궁금하고🤔🤔 궁기님이 아무렇지도 않게 거짓말하고 남을 이용해 먹으려는 부분 볼 때마다 싸패같아요...(극찬입니다! 너무 좋아!)
라는 것은 거짓말이고, 사실은 입맛이 떨어졌다고 해야할지 더 이상 목으로 넘어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갑작스러운 분위기의 변화와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차가워진 분위기가 숨이 막힐 정도로 아파와서 도저히 목으로 넘길 수가 없었다. 달그락, 하는 소리와 함께 포크를 내려놓고 그대로 무릎위에 앉은 니오는 가만히 눈을 들어 바라보다가 에헤~ 하고 웃으며 눈을 감았다.
" 응. 앞으로도 니오, 많이 예뻐해줘. 학당에는 언니야밖에 없으니까. "
그리곤 또 미소를 짓고 조금 더 가까이 몸을 기댔다. 연기를 잘 하는 편은 아니다. 거짓말을 하면 금방 얼굴에 티가 나고 화가 나면 손이 덜덜 떨리는 등 온 몸에, 표정에 감정이 쉽게 드러나는 타입이다. 그래서 생각을 고쳐먹었다. 지금은 정말 이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고. 이 사람이 내 유일한 이해자이며 이 사람이 없으면 살 수 없을만큼 좋아한다. 그렇게 스스로에게 계속 최면을 걸고 스스로를 속이기로 했다. 반 정도는 사실이었다. 학당에서 챙겨주는 몇 안 되는 사람이며 내 사람이고 또 그 만큼 많이 예뻐해주고 좋아해주고 있다. 그 정도가 가끔 과할 뿐이지.
" 언니야가 좋으면 니오도 좋아. 에헤- "
말했듯이 거짓말을 잘 하는 성격은 아니고, 연기를 잘 하는 편도 아니다. 그래서인지 몸이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이 상황을 잘 넘겨야 한다는 긴장감과 어디서 찾아오는지 모를 근원모를 공포때문에 몸이 살살 떨리기 시작했고 어쩌면 안색이 조금 안 좋아 보일지도 모른다.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곤 머리를 빠르게 회전시켰다. 숨기고, 가려야한다. 어떻게. 어떻게? 빠른 생각을 하고 빠르게 판단을 내리고 행동에 옮겨야만했다. 어차피 꿈이라면, 어차피 이 모든 게 꿈 같은 시간이라면 못할 건 없을테니까. 니오는 자리에서 일어서곤 몸을 돌려서 가현을 마주 본 상태로 허벅지 위에 앉았다. 가만히 몸을 포개고 눈을 감았다. 이대로면 보이지 않을 테니까. '언니야, 안아줘.' 하고 응석을 부리며 말하곤 눈을 감고 천천히 몸의 긴장을 컨트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