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858098> [1:1] 초면과 재회 사이 - 01 :: 603

◆tK6HVKTvZw

2023-06-05 22:39:23 - 2024-01-30 22:02:16

0 ◆tK6HVKTvZw (mQUansF7ho)

2023-06-05 (모두 수고..) 22:39:23

행복한 결혼이란
이성에 의해서만 맺어지는가,
정열 역시 수반되어야 하는가?


>>1 알렌 실포드 알드레아
>>2 마리안느 리멜트 로덴버그

104 마리주 (pbNjOpiD9k)

2023-06-25 (내일 월요일) 13:51:58

에고고 어제도 자버렸네요[ ± _ ± ] 좋은아침...이라기엔 너무늦었지만 암튼 좋은일요일이에요o(^▽^)o 잘쉬시고 계신가요( ´ ∀ ` )

마리안느의 고마워하는모습을 궁금해해주시다니 감사해요(・ꇴ・) 그리 대단할게 없을거라 김새시면 어쩌나 살짝염려도 되지만요(^~^;)ゞ

앗 그부분은 아쉽네요(。•́︿•̀。) 알렌이 말해준다면 둘다 어디가서 말못하는 사연을 공유하는셈이고 또 마리안느가 다음에 만날때 성모양이 되도록 굽고쌓은 쿠키를 선물해도 좋겠다고 기대했거든요(´∀`;;) 다른사람이 말해줄경우엔 흑역사들추는 조롱이 될지도모르니 못그러겠네요(´。_。`)

아 그런의미였군요 생각도 못했어요(⊙_⊙) 어떻게보면 질문한사람의 지성을 테스트하는것도 같아요(°ー°〃)

남작가시절엔 다른가문의 귀족보다는 집안사람들과 많이 어울렸을거같아서 친구라고 할만한 사이는 없지싶어요σ(•‿•。) 공작가에서는 이제부터 인맥을 확보해야겠죠? 마리안느의 기행에 개의치않는 괴짜귀족이 한둘은 있었으면좋겠어요(・~・)ゞ 호위기사는ㅎㅎㅎㅎ 여쭈면서 정작 제가 생각안하고 있었네요「(..;) 공작영애니까 1명은 있음직한데 이제막 기사서임식을마친 여기사여도 어울릴거 같아요(~。~)

그러고보니 알렌은 따로 다스리는 영지가 있나요? 있다면 그영지에는 가봤을까요? 아니라면 공작에 봉해질때 영지도 받게될까요?(•。•`)

105 알렌주 (w1dYYUgd/Y)

2023-06-25 (내일 월요일) 14:27:55

마찬가지로 좋은 일요일이야. 난 오전과 오후 조금 일정이 있어서 나갔다가 이제 집에 들어와서 쉬는 중이야. 밖이 너무 덥다... 이제 비온다고 하는 것 같던데. 여기에 습기까지 겹쳐진다니. 에어컨이 아니면 못 버티는 날이 오겠구나. 기어이.

ㅋㅋㅋㅋㅋ 대단할 것이 없다니! 그냥 엄청 귀여울 것 같은데! 그 자체만으로도 김샐 일은 절대로 없다! 진짜로!

아앗..ㅋㅋㅋㅋ 뭔가 그런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해서 조금 미안하긴 하네. 하지만 알렌이 굳이 그런 사실을 자기 입으로 말할 것 같지는 않거든. 성 모양이 되도록 굽고 쌓은 쿠키라니. 그걸 보자마자 알렌은 얼굴이 새빨개져서 그저 웃기만 할 것 같은데. 제대로 시선을 못 마주치고 말이야. 그래도 조심스럽게 먹으면서 엄청 맛있다고 할 것 같아. 늘 먹고 싶은 쿠키라고 하면서 말이야. ㅋㅋㅋㅋㅋ 그래도 아마 알렌 입장에선 조금 부끄러워할 뿐, 화를 내거나 하진 않을 것 같아.

아마 귀족 중에서는 여러 귀족이 있으니까 마리안느와 친해지려는 귀족들도 많을거야! 지금까지의 마리안느를 보면 정말로 로판 여주라는 느낌이 잘 사는 느낌이거든. 그러니까 분명히 인맥도 생기고 친하게 지내는 이들도 나올거야! 아무튼 공작영애니까 1명 정도는 나도 있을 것 같아서 물어봤어! 기사서임식을 마친 여기사라. 그건 그것대로 굉장히 멋있을 것 같아. 나중에 일상이나 혹은 간접적으로 언급되는 날이 있을까?

음. 그리고 알렌은 아직 다스리는 영지가 없어. 나중에 공작에 봉해지면 영지를 받게 될 예정이야. 마리안느와 만약에 잘 되고 약혼까지 맺는다고 한다면 아마 그땐 과거 리멜트 영지를 자신에게 달라고 요청하지 않을까 싶어.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마리안느를 데리고 거기서 살 수도 있을테니까.

그런 김에 묻는 거지만... 마리주는 마리안느와 알렌이 어떻게 잘되었으면 하는 희망이 있을까? 캐입과는 별개로 오너적 생각으로 말이야! 단체스레에서는 절대 못 물을 질문이지만 일댈이니까 살짝 질문이야!

106 마리주 (/BWX8eLP.6)

2023-06-25 (내일 월요일) 20:36:25

그런날은 이미 온거 아닌가요。゚(。ノωヽ。)゚。 더위는 그렇다쳐도 습기는 참을수가없어요՞՞(ᗒᗣᗕ)՞՞

우와와(*゚ロ゚)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〇*>∀<)ゞ★☆ 그렇게 생각해주신 보람이 있어야할텐데요٩(^ᴗ^)۶

아아 그게^_^||| 다른사람이 먼저말해서 알렌이 부끄러워하면 마리안느는 알렌이 이화제는 더이상 언급되지않길 바라나보다고 생각해서 쿠키성을 만들어주자는 발상을 못할거 같거든요「(..;) 그러니 알렌스스로 말할의사가 없는이상 이소재는 넣어둘수밖에 없을듯해요...(・_├┬┴┬┴

친해지려는 귀족이 있을거같다니 다행이에요(•‿•。) 일단 알렌이 변호해준 백작가사람과 괴짜(?) 귀족가문 사람정도는 그뒤에 친해졌다고해도 좋을거라고 생각하고있어요(~。~) 호위기사는 생각해보면 첫일상에도 나왔어야할거 같지만 그땐 없는캐릭터였으니ㅎㅎㅎㅎ 지금도 이름조차 안정해서 있는캐릭터라기는 애매하지만 외출할때 따라오거나 마리안느가 열심히 따돌리거나 한다면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나오지않을까요?(°ー°〃)

오 그럴수도 있겠네요(•o•) 전 유일한 상속자인 마리안느를 공작가에서 거두어서 리멜트가 공작령에 병합되었겠다고 생각했는데 마리안느가 남작위를 계승하지 못했으니 리멜트가 제국에 귀속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 ∀ ` ) 설령 공작령에 병합되었대도 공작가로서는 욕심낼만큼 가치가 큰땅은 아니라 마리안느가 결혼할때 지참금으로 내어줄거 같고요(・~・)ゞ

앗앗ヽ(°〇°)ノ 이거 구체적으로는 생각못해봤는데요∠(^∀^)ゞ 만약에 결혼이 성사된다면 애정이 없더라도 운명공동체로서 신뢰할수있는 부부는 어떤느낌일지도 궁금하고( ̄∀ ̄)ゞ 훌륭한인품의 소유자라는 이성적인판단뿐만 아니라 서로가 없으면 못살거같은 정열까지 뒤따르는 부부도 궁금해요☆⌒(>。<) 어느쪽이든 결혼한다면 리멜트가 공작령으로 승격됐으면 좋겠는건 덤이고요(*´ー`) 부부가 못될 경우에는 마리안느가 남작위계승해서 리멜트를 재건하는 결말이어도 좋고요(´~`๑) 선생님은 어떤쪽으로 기대하고계세요?(•‿•)

107 알렌주 (w1dYYUgd/Y)

2023-06-25 (내일 월요일) 20:51:39

그 부분은 마리안느의 판단이 맞긴 해! 알렌은 굳이 흑역사 쪽으로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은 원치 않을테니까. 아무리 그래도 과자성이라니. 하는 느낌으로 잘 때 이불킥을 날릴 정도의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아있기도 하거든! 아무튼 조금 아쉽지만 그렇다고 한다면 그 소재는 어쩔 수 없을 것 같네. 하지만 반대로 알렌 쪽에서도 굳이 막 마리안느의 흑역사나 그런 것을 파해치려고 하진 않을거야. 굳이 물을 것 같지도 않고.

앗.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어쨌건 마리안느 쪽에서도 변호를 해준 셈이니 그 백작가에서도 나쁘게 생각하진 않을 것 같으니 말이야. ㅋㅋㅋㅋㅋ 괜찮아. 알렌도 딱히 호위기사가 설정만 있고 지금까지 나온 적 없긴 했으니까. 아무튼 간접적으로 나온다면 어떤 모습일지도 꼭 봐야겠어. 그래도 메인은 알렌과 마리안느의 이야기니까 너무 그쪽이 자주 나오면 안되겠지만 말이야.

마리안느주가 그렇게 생각했다면 그런 설정으로 잡아도 좋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알렌이 아마 리멜트 영지를 요구하지 않을까 싶어. 마리안느와 약혼을 맺었으니 그 지참금으로 요구할지도 모르겠다 싶기도 하고! 알렌도 굳이 그 땅을 가져야겠다..라는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마리안느에게 주고 싶다는 생각이 더 크기도 할 것 같거든. 물론 마리안느와 결혼하는 것이 아니면 명분이 없으니 그 땅을 요구할수는 없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결론은 마리안느와 결혼을 하거나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알렌은 확실히 리멜트 영지를 요구할거야. 마리안느는 그때 어떻게 생각할지도 궁금해지네.

앗. 지금 생각해보니까 살짝 중의적인 느낌이 있었구나! 내가 물은 것은 그러니까 캐입과는 별개로 오너입으로는 마리안느와 알렌이 약혼을 하거나 결혼을 하는 방향이었으면 좋겠냐고 물은 거였어! 물론 이 부분은 캐릭터 감정이 또 중요하니까 오너가 바란다고 무작정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오너적으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라는 물음이야! 참고로 나는 둘이 이어진다고 한다면 역시 애정도 확실하게 존재하는 그런 관계가 좋아.

이렇게 썼는데 마리주가 저 모든 것을 생각하고 있고 바라고 있고 저 중 하나나 아무거나 좋다..라는 의미로 쓴거였다면 난 쥐구멍을 팔래. (삽 챙기기)

108 마리주 (d05bFG.oQw)

2023-06-26 (모두 수고..) 18:20:44

와 어젠 습기에 아주그냥 녹아버렸어요(º﹃º) 근데오늘은 더습하네요 끼야아아아°.°·(((p(≧□≦)q)))·°.°

쿠키성이 무지귀여웠어서 아쉽지만 할수없네요┐(‘~` )┌ 그럼 흑역사는 서로 안묻는걸로 알고있을게요∠(¬◡¬)

리멜트가 공작령에 병합되었더라도 알렌이 요구하리라는 말씀이신가요?⊙.☉ 그럼 공작입장에선 이득이겠네요 어차피 지참금대신으로 주려던땅이니ㅎㅎ。^‿^。 알렌입장에서는 정계나 사교계에 영향력을 가지려면 수도와 가까운영지를 요구하는게 유리할거라고 생각해서 마리안느는 의아해하지 않을까요?(´・_・`) 그러면서도 자기도 그땅을 받고싶으니까 고마울거고요σ(゚ー゚*) 그랬다가 알렌이 왜 리멜트를 바라는지까지 알게되면 그렇게나 마음써줬다는사실에 굉장히 감동할거같아요(ノ‿<。)゚。 근데 리멜트를 공작가에서 받게되면 황제가 하사하는 영지도 따로받으려나요?「(°ヘ°)

아아 그런말씀이셨군요^∀^||| 저는 이성과 정열이 공존하는 관계가 해피엔딩 나머지는 노멀엔딩정도로 생각하고있어요(・~・)ゞ 엔딩이 3개로 나뉠거라고 생각했는데 선생님이 애정이없는 결혼은 안바라시니 2개로 나뉘겠네요(´~`๑)

이쯤 말씀드리다보니 여쭙고싶은게 썰풀이가 재밌으면서도 간편해서요◉‿◉ 자잘한건 썰풀이로넘기되 중요하거나 구체적인그림이 나왔으면하는 부분만 일상으로 해도될까요?(´・◇・`)? 예를들면 바이올리니스트와의 교류나 바이올리니스트의 연주듣기는 대강넘기고 알렌과마리안느 둘만있게되는부분부터 돌린다거나하는식으로요「(•_•。)

109 알렌주 (mbNQKQVuQE)

2023-06-26 (모두 수고..) 19:06:22

오늘은 비까지 내렸으니..(눈물) 아무튼 갱신이야! 오늘 하루는 잘 보냈을까? 난 그럭저럭 보냈어!

응! 아마 그렇게 요구를 할 것 같아. 자신은 그 땅을 원한다고 말이야. 아앗...ㅋㅋㅋㅋㅋㅋ 그게 그렇게 되는구나. 하지만 뭐 알렌도 이득이고 마리안느도 이득이고, 공작도 이득이라면 다 좋은 거 아닐까? 아무튼 확실히 마리안느 입장에선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겠구나. 아마 그렇게 받은 후에는 그 경영이나 관리는 마리안느에게 맡기지 않을까 싶어. 알렌은. 명분으로는 원래 살았던 곳이니까 자신보다는 마리안느가 더 잘 알지 않겠냐고 하면서 말이야. 음. 아마 리멜트를 받게 되면 황제에게 따로 땅은 받지 않겠다고 할 것 같아. 자신은 그냥 이 땅이 있으면 충분하다고 하면서 말이야. 어차피 알렌은 딱히 정계나 사교계에 큰 영향력을 미칠 생각은 없기도 하고 그냥 기본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들만 행사하고 누릴 것만 누리고 살자 마인드거든.

앗. 그렇구나. 사실 내가 개인적으로 안 바라는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캐릭터 감정선은 어떻게 흐를지 모르는 거니까! 가능성으로는 남길 생각이야! 난!

아무튼 그렇게 해도 괜찮아. 그렇게 썰풀이 위주로 놀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거든. 일상도 돌리기도 하고! 그러면 재밌을 것 같고! 그 부분은 그렇게 조율해도 괜찮을 것 같아!

110 마리주 (Ov5cZgyGuE)

2023-06-27 (FIRE!) 18:01:45

맙소사 어제 숫제뻗어버리고 여태현생에치이다 이제야짬이났어요՞՞(ᗒᗣᗕ)՞՞

영지경영을 마리안느한테 맡기다니!! 세상에나마상에나(*゚ロ゚) 마리안느입장에선 정말 일생일대의 선물이겠는데요(ノ‿<。)゚。 근데 따로 영지를 안받으면... 어 알렌은 돈많은백수가 되는건가요?!(Д゚≡゚Д゚) 그런거면 전 알렌이 부러워질거같아요 만인의꿈아닌가요 돈많은백수。゜゜(´O`) ゜゜。 반대로 마리안느는 걱정하겠지만요 영지가 하나뿐이면 자기대에는 그렇다쳐도 후손대에는 상속분쟁이 거하게터질지도 모르니까요◎☆(♯××)┘

캐릭터가 어디로튈지 모르기는하지만 바깥사람 재밌자고하는 놀이인데 안바라시는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남겨놓을필요는 없을거같아요(*´ー`) 그런의미에서 전 연애결혼하거나 각자도생하는걸로 알고있을게요(°ー°〃)

아 다행이다 세세한거 좋아하시면 아쉬우실지도 모르니까 괜찮으실까 걱정했어요( ̄∀ ̄)ゞ 그럼이번엔 제가 선레를 작성해볼까요? 선생님에비하면 한없이느리지만...[ ± _ ± ]

111 알렌주 (DJUAD9T5oQ)

2023-06-27 (FIRE!) 19:20:18

ㅋㅋㅋㅋㅋㅋ 알렌이 원하는 것이 그것이기도 하니까! 다만 돈많은 백수가 되진 않을거고 일단 부부 혹은 약혼 관계이고 그러니까 같이 영지를 경영하거나 도움을 주는 그런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어. 공동재산 비슷한 느낌으로 말이야. 물론 알렌은 아마 경영이나 그런 것보다는 외교나 그런 쪽으로 움직이겠지만 말이야. 그러다가 영지를 더 가질 수 있으면 가질 수도 있겠지만 당장은 리멜트 이외에는 크게 받으려고 하진 않을 것 같아.
후손대는... 후손대에게 맡길 수밖에 없다. 라는 느낌이겠지. 역시! 원래 보통은 장남, 혹은 장녀가 다 가지기 마련이니까. 그 중 일부를 떼어주거나 할 수는 있겠지만 말이야.

연애 결혼이냐, 각자 도생이냐. 과연. 이것이야말로 분기점으로 인한 엔딩 나뉨이구나! 오케이! 알겠어!

나는 썰 푸는 것도 상당히 좋아하거든. 일상 돌리는 것도 상당히 좋아하고 말이야. 캐릭터와 관련된 것이라면 뭐든지 상당히 좋아해! 음. 아무튼 선레를 작성해준다면 고맙지! 느긋하게 기다릴게! 천천히 써도 괜찮아!

112 마리안느 - 알렌 (ORJrxELHM.)

2023-06-28 (水) 00:35:20

황궁에서의 사교 파티가 끝난 이후 정신없는 보름이었다. 귀가하자마자 공작 내외께 불려가 침묵의 시간을 보냈고―어린 시절 겪은 '생각하는 의자'의 강화판 같았다. 제 실수를 이미 의식하고 있었기에 그리 오래 있지는 않았지만― 이후 베르메르 후작 영식에게 루비로 장식한 순금 브로치를 동봉해서 사과 편지를 보냈고, 파티에서의 소란 덕에 안면을 트게 된 샤민토 백작과 그 조카는 물론, 그 난리 통에도 마리안느에게 일부러 말을 거는 관심을 보인 펠트하임 공작가의 자매에게도 편지를 써야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얼이 나가게 하는 건, 그를 초청하느라 분주해진 공작 내외였다. 아무래도 첫 파티에서 그가 내게 친근한 태도를 보였던 것에 고무된 모양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람스르트 선생이 마침 콘서트를 열고자 수도에 온 걸 파악하고 초빙한 건, 실로 어마어마한 행동력이라고밖에 못 하겠다. 그도 모자라 공작 내외는 레인드산(産) 포도는 물론 샤민토산(産) 치즈―리멜트와 마찬가지로 북쪽이라 목축업이 발달했고 특히 치즈가 유명하단다. 리멜트보다 더 큰 영지라 유명세를 더 탄 것 같다.―도 공수해 왔다. 수도의 시장에 나오는 달걀 중 신선한 것은 사재기를 하다시피 했고. 그게 다 그의 취향에 맞추기 위함이라나? 정작 내가 그의 취향에 안 맞으면 어쩌시려고?

볼수록 혀를 내두르게 되면서도 냉소적인 기분이었으나 마냥 구경이나 할 수는 없었다. 공작 내외의 염원(?)대로 그가 방문한 날, 마리안느에게도 다과상을 준비하라는 엄명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애초에 그를 초청한 것부터가 속이 뻔한 연극이긴 해도, 명분은 그에게 람스트르를 소개하는 것일 텐데 난 무슨 핑계로 불러내실 참이람? 짐작이 안 되는 와중에도 동참할 수밖에 없었다. 급한 대로 내가 머무는 별채의 정원―가문의 상징인 장미와 월계수가 사철 내내 시들지 않게끔 가꾸고 있는 곳이고 여기 온 뒤로 나도 종종 손보던 곳이다.―을 정원사가 다시금 정돈하게 했고, 그가 홍차와 쿠키를 좋아한다기에 파티셰에게 버터 쿠키는 물론 초콜릿 쿠키, 견과 쿠키, 건과일 쿠키에 잼 쿠키까지 종류별로 만들도록, 시종에게는 여름에 수확한 세컨드 플러쉬만 우리도록 지시했다. 그 외에 한 가지 더 준비한 게 있다면, 장미차. 말린 장미를 통째로 넣을 뿐이니 특별할 것까지는 없지만, 손수 가꾼 장미만 골라 땄기에 성의 표시 정도는 되길 기대했다. 그가 안 좋아하면 세컨드 플러쉬 내지, 뭐.

그렇게 바삐 움직인 끝에 막 채비를 마쳤을 때, 집사가 응접실로 오라는 공작의 전갈을 전해 주었다. 아마도 그가 있는 곳으로 오라는 의미이겠지. 마리안느는 응접실로 향하기에 앞서 거울로 제 차림새를 살폈다. 황궁에서와 달리 이번에는 반묶음 머리에 리본도 확실히 머리에 맸다. 옷도 황궁에서 입었던 드레스에 비해 활동적인 버건디색 원피스. 일국의 황자를 맞이하기엔 어울리지 않는다지만 예정에 없던 손님맞이를 가장하는 상황이라 일상적인 차림새를 하라는 게 공작 부인의 지시였다. 이 차림새도 시녀들의 손을 수없이 거쳐 가며 공작 부인께 검사받은 것임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런데도 머리칼을 매만지고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마는 것은 어째서일까. 마리안느는 슬며시 실소를 흘렸다가 집사의 인도를 따라 응접실로 향했다.

그런데 응접실의 문을 열고 그와 공작과 람스르트 선생에게 인사하기 무섭게 터무니없는 상황이 전개됐다. 집사가 공작에게 무언가 귀엣말을 하더니, 공작이 그에게 대단히 송구하다며 당장 처결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생겨서 잠시 자리를 비워야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여느 때라면 아들에게 전하를 모시게 하겠으나 마침 아들들도 영지를 살피러 나간 참이라 부득이하게 여식에게 부탁할 수밖에 없겠다면서. 그도 모자라 람스르트 선생에게는 콘서트 준비를 위해 여기 오셨는데 더 시간을 빼앗으면 안 되겠다며 같이 나가자고 권했다. 그러고 마리안느가 뭐라 대꾸할 새도 없이 그에게 예만 올리고는 뒷걸음질로 응접실을 나가 버렸다. 람스르트 선생이 끌려가다시피 뒷걸음질로 나간 건 덤이다. 이 황당한 상황에 어찌 대처하면 좋을까. 뒷목을 잡고픈 심정을 애써 억누르며 그에게 인사를 올렸다.

"공작께서 경황이 없어 결례를 범한 것 같습니다. 너그러이 용서해 주십서 청해도 될는지요?"

말하면서도 낯이 뜨거워 고개를 못 들겠다. 마리안느는 치마 끝을 놓지도, 무릎을 펴지도 못한 채 말을 이었다.

"그리고 허락하신다면... 약소하나마 다과상이라도 대접하고 싶습니다만."

/자잘한부분 건너뛰기도 쉽진않네요「(°ヘ°) 어설퍼보이진 않아야 할텐데요(¬_¬ㆀ)
TMI 또넣자면 마리안느가 지금입은옷은 대강 아래링크의 디자인일거 같아요( ̄∀ ̄)ゞ
https://ko.aliexpress.com/item/1005002245932779.html

113 알렌 - 마리안느 (OmellyKltw)

2023-06-28 (水) 02:03:13

람스르트 선생과의 자리를 마련해주겠다면서 자신을 초대하는 로덴버그 공작가의 행동에 알렌은 그저 소리없이 웃을 뿐이었다. 이전까지 그런 자리는 없었는데 갑자기 이게 또 무슨 일인지. 어느 정도 속셈은 파악할 수 있었다. 아마도 마리안느와 자신을 대면시키기 위함이겠지. 전에도 잠깐 이야기가 나오긴 했지만 자신은 물론이고 그녀 역시 나이가 찼고 이제는 결혼을 생각해야 할 시기였으니까. 그런 상황 속에서 자신을 굳이 부른다니. 너무나 속이 투명하다고 알렌은 생각했다. 허나 그렇다고 가지 않을 생각은 없었다. 명분이라고는 하나 바이올린으로 이름이 유명한 람스르트 선생을 만날 수도 있을뿐더러 마리안느도 만날 수 있었으니까. 그녀에 대해서는 이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다시피 좀 더 알아갈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때 이야기를 했다시피 그녀를 알게 되면서 동반자로서 함께 하고 싶다는 확신이 서게 되면 그녀에게 구혼할 생각이기도 했고. 일단 모든 것을 그녀를 알아가야만 알 수 있는 일이었다. 그렇기에 알렌은 공작가의 초대에 응했다.

황자로서 찾아가는 것인만큼 황가의 사람들이 입는 하얀색 제복에 붉은색 망토를 착용하며 그는 향긋한 장미향 향수를 뿌렸다. 너무 세지 않으며 화려하지 않지만 그래도 그 존재감은 돋보이는 특유의 향이 몸에 잘 녹아든 것을 확인한 후, 알렌은 만족스럽게 미소를 지었다. 일부 시종들과 호위 기사를 대동했으나 저택 안까지 따라오게 하진 않았다. 돌아갈 때 다시 부를테니 그때까진 자유롭게 행동하라고 지시한 후, 알렌은 공작가로 들어섰다. 가벼운 인사. 그리고 살짝 서로가 서로를 떠보는 대화. 역시 이 사람은 보통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고 알렌은 판단했다. 하기사 그 정도는 되어야 공작가라고 할 수 있겠지. 응접실에서 가볍게 담화를 나누기도 하고 람스르트 선생에게 자신이 챙겨온 갈색 바이올린을 보여주기도 하는 와중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려보니 보이는 것은 마리안느의 모습이었다. 긴 버건디색 원피스는 사교파티때 그녀가 입었던 드레스에 비하면 화려함이 덜했으나 색과 더불어 마리안느에게 정말로 잘 어울린다고 알렌은 생각했다. 이어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그녀가 머리에 매고 있는 리본이었다. 전에는 목에 했으나 이번에는 제대로 머리에 했구나. 그 모습이 참으로 예쁘다고 생각하며 알렌은 조용히 미소만 보였다. 어릴 때, 자신이 선물한 리본을 정말로 아끼고 잘 사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고마움과 동시에 감동이 그의 가슴에 살며시 울렸다. 어릴 때도 저런 모습이었던가. 안개 속에 가려진 그 추억 속 얼굴을 떠올리려고 하나, 역시 제대로 떠오르진 않았다. 시간이 참으로 원망스럽다고 알렌은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그간 잘 지내신 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마리안느에게 가볍게 인사를 전하는 와중, 공작이 자리를 비워야한다고 이야기를 하며 람스르트 선생을 데리고 나가는 것도 모자라 마리안느에게 자신을 모시는 것을 부탁했다고 이야기를 하는 것에 알렌은 힘을 꾹 주고 웃음을 참을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렇게 노골적일 수 있는지. 하지만 그런 것이 또 참으로 마음에 든다고 알렌은 생각했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노력하는 모습은 물론이요, 정성까지도. 참으로 쉽게 볼 수 없는 공작이라고 알렌은 판단했다.

"알겠습니다.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 부디 잘 해결하길 바라겠습니다."

자신에게 예를 올리는 공작에게 알렌 역시 가볍게 예를 올렸다. 이어 자연스럽게 이 자리에 남아있는 것은 자신과 마리안느 둘 뿐이었다. 자신에게 인사하며 자세를 풀지 못하면서 말하는 마리안느를 바라보던 알렌은 이어 그녀의 말에 대답했다.

"딱히 화나지 않았으니까 용서할 것도 없을 것 같네요. 얼마나 급한 일이 있기에 이렇게 저와 당신만 남겨두고 가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아까도 말했다시피 일이 잘 해결되었으면 하네요. 아무튼 다과상이라. 후훗. 그 다과상에 당연히 마리안느. 당신도 함께 하는 거겠죠?"

다과상만 차리고 나가버리거나 하면 혼자 남는데 그건 싫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알렌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다과상을 부탁한다는 제스쳐였다. 이어 알렌은 손에 쥐고 있는 바이올린을 케이스에 집어넣고 살며시 케이스를 닫았다. 그리고 다시 마리안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저에게 있어서는 딱히 나쁘지 않은 순간인걸요. 전에도 말했다시피 전 마리안느. 당신을 좀 더 알고 싶으니까요. 자리를 마련해줬다면 그것을 또 이용하는 것이... 예의 아니겠나요. 다만 당신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지 않을까 그게 유일한 걱정이네요."

응해줄지 않을지는 별개로 치더라도 참으로 고생이 많다고 이야기를 하며 알렌은 말을 마쳤고 이어 그녀의 대답을 조용히 기다렸다.

/전혀 어설프지 않았어! 아주 훌륭한 전개였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기야! 아무튼 저런 디자인의 드레스를 입었구나. 뭔가..굉장히 잘 어울릴 것 같은 느낌인걸? 아무튼 답레를 남기고 난 이만 자러 가볼게!! 마리안느도 좋은 밤 보내!

114 알렌주 (OmellyKltw)

2023-06-28 (水) 02:03:35

마리안느래! 마리주다! 마리주! 아무튼 잘 자!!

115 마리안느 - 알렌 (C4kHjVLwfs)

2023-06-28 (水) 18:03:43

용서할 게 없다는 답에 마음이 놓이면서도 이어지는 말에 속이 뜨끔했다. 얼마나 급하기에 그와 나만 남겨 두고 가느냐, 하긴 이 정도로 노골적인 연출이니 속고 싶어도 못 속겠다. 그러면서도 그나 폐하나 혹은 다른 황실 사람들이 내 혼처 때문에 이런 일을 벌이냐고 하문하면 공작은 시치미 뚝 떼겠지. 상대가 간파한 걸 알고도 아닌 척 밀어붙이고, 상대가 속이는 걸 알고도 속아 준다. 이 무슨 희극인지. 용건을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는 건 단순히 가식적이어서가 아니라 행여라도 문제―용건이 성사되지 않거나, 가문 간 갈등이 빚어지거나, 심각하게는 반역 혐의를 뒤집어 쓰거나 하는―가 생길 경우 발뺌할 구실을 만들기 위함이라고 화술 시간에 배웠는데도 적응하기가 쉽지만은 않다.

그래도 그가 무던하게 넘겨 준 건 다행이라는 생각이 스칠 찰나, 좀 전과는 다른 이유로 얼굴을 붉힐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함께하는 거냐거나 혼자 있기는 싫다는, 그저 예사로운 말이고, 애초에 여기 온 게 다과를 같이 들자고 권하라는 공작의 안배에 따른 것이니, 기대한 반응 그대로인데도 어쩐지 쑥스러웠다. 그의 신분을 상징하는, 새하얀 가운데 금실로 섬세하게 장식된 제복과 붉은 망토에서 느껴지는 격식과는 달리, 그의 웃음기 어린 얼굴이며 나를 더 알고 싶다는 말이며 장미에 코끝을 갖다 댔을 때 날 법한 향이, 알고도 속아 주는 거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맑게 느껴져서 더 그런지도 모르겠다.

"허락해 주신다면 감사히 함께... 아, 아니요. 부담스럽다니요. 오히려, 감사합니다. 전하."

진심이었다. 그에게 묻고 싶은 게 있긴 마찬가지였으니까. 첫 파티부터 거하게 쳐 버린 사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나, 그런 몰골을 보고도 나에 대해 더 알고 싶다는 건 어떤 의미이며 어째서인지. 그런데도 겸연쩍은 마음이 더 앞서는 건, 상황이 상황이라 되는 대로 끼워 맞춘 구실처럼 보이지 않으리라는 확신이 없어서. 결국 무릎과 고개를 좀 더 굽혀 보인 뒤에야 자세를 바로잡았다. 그러고는 따라왔던 시종에게 정원에 다과를 차려놓으라고 지시한 뒤―장미차는 일단 넣어 두고 세컨드 플러쉬부터 내라고 했다.―, 그의 바이올린 케이스로 눈을 돌렸다. 손님인 만큼 시종이 운반하도록 지시해야 할지, 그가 직접 챙기거나 이 자리에 두게 내버려 둬야 할지가 고민이었다. 사소한 일이라면 사소한 일인데도 속이 타는 건 손님에게 결례를 범할까 저어해서일까, 그가 황자여서일까. 어느 쪽이건 센스 있는 처신은 무리라고 체념하고 그에게 물었다.

"그러시면 별채의 정원으로 안내하겠습니다. 바이올린은... 옮겨 드려도 괜찮을지요?"

그가 승낙했다면 시종이 바이올린을 들고 뒤따랐을 것이고, 마다했다면 바이올린의 위치는 그의 선택에 따라 달라졌으리라. 그리고 마리안느를 따라왔다면, 야외로 나온 지 그리 오래지 않아 마리안느가 말한 정원에 이르렀을 것이다. 울창하게 뻗은 월계수의 진녹색 잎 사이로 햇살이 부서지는 가운데, 붉은 장미와 노란 장미와 하얀 장미가 활짝 피기도 하고 꽃봉오리를 다물기도 하며 제각기 자태를 뽐내는 로즈베이 정원 말이다. 정원의 중앙에는 테이블과 의자가, 빗줄기나 강한 햇살을 피할 수 있는 지붕 아래 설치되어 있었고, 그 맞은편에는 마찬가지로 지붕 아래에 피아노―마리안느가 사교계에 데뷔하고 나면 상황에 따라 정원에서 연주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공작 내외의 판단에 따라 배치된 것이다.―가 놓여 있다. 그리고 중앙의 테이블로 다가가면 마리안느가 앞서 지시한 대로 차려진 다과가 보일 것이다. 초콜릿 쿠키, 견과 쿠키, 건과일 쿠키, 잼 쿠키가 4단 트레이의 층층마다 놓여 있고, 차는 식는 속도를 늦추고자 찻주전자에 헝겊 덮개를 씌워 놓았다.

/맘에 드셨다니 다행이에요( ̄∀ ̄) 드레스도 좋아해주시니 감사하고요(∩_∩) 마리는 어째 쩔쩔매고만있지만...(¬_¬) 암튼 답레로 갱신이에요(´~`๑)

116 알렌 - 마리안느 (OmellyKltw)

2023-06-28 (水) 20:07:18

"그럼 다행이네요. 혼자만 즐거울 것 같지 않아서 말이에요."

감사하다는 말에 알렌은 웃음소리를 내며 다행이라는 듯이 그렇게 이야기했다. 공작과 황가. 어쨌든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일이고 지금 이런 자리가 그녀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부담스러울지도 모를 일이었다. 누가 봐도 자신과 그녀를 같이 있게 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겠는가. 허나 그녀 쪽에서는 부담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닐지 몰라도 일단 부담스럽진 안핟고 하니 그에게 있어선 다행이었다. 이어 다과를 차려놓으라는 그녀의 지시에 그는 절로 어떤 것들이 준비되어있을지 살며시 기대했다. 먹지 못할 것만 아니라면 사실 뭐가 나와도 상관없겠으나 자리가 자리인만큼 대체 무엇이 준비되어있을지 궁금한 탓이었다.

"이거 말인가요? 아니요. 괜찮아요. 이건 제가 가지고 있을게요."

자신을 배려해주는 마음은 고마웠으나 자신의 바이올린은 자신이 챙기고 있을 생각이었다. 딱히 그녀의 집안 시종을 믿지 못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정말로 아끼는 물건인만큼 자신이 직접 가지고 있는 것이 그로서도 마음이 편한 탓이었다. 뿐만 아니라 가격이 꽤 나가는 귀한 물건인만큼 괜히 신경쓰게 하고 싶지 않은 것도 있었다. 혹시나 흠집이 나거나 문제가 나면 그 자체만으로도 문제가 커질 수 있기에 더더욱. 그렇기에 알렌은 그녀의 제안을 거절하며 바이올린 케이스를 직접 챙겼고 그녀의 뒤를 따라 나섰다.

얼마 걸리지 않아 정원으로 보이는 곳에 그는 도착했고 이내 보이는 풍경에 그는 절로 감탄을 내뱉었다. 붉고 노랗고 하얀 장미가 아름답게 자태를 뽐내고 있는 정원은 그야말로 아름다웠다. 물론 황실의 정원 정도는 아니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이 정원이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진녹색 월계수 잎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은 그다지 눈부시지 않게 주변을 비추고 있었고 그다지 눈부시지 않게 그는 풍경을 잠시 바라볼 수 있었다. 로덴버그의 문장은 바로 이 풍경을 본따서 만든 것일까. 정말로 아름답고 정성이 가득한 정원이라고 생각하며 알렌은 그 풍경을 두리번거리면서 잠시 바라봤다.

"상당히 아름다운 곳이네요. 부담스럽지 않은 화려함이 정말로 매력적이기도 하고요. 마치 당신을 본따서 만든 장소 같네요. 그건 그렇고 저 피아노는..."

진담인지, 덕담인지. 괜히 그런 말을 가볍게 던지면서 그는 마리안느의 뒤를 따라 중앙의 테이블로 향하다 맞은편에 보이는 피아노에 잠시 주목했다. 바이올린만큼은 아니었지만 피아노도 어느 정도 연주를 할 수 있었기에 괜히 반갑다는 듯이 그는 그 피아노에 잠시 흥미를 보였다. 물론 바이올린이냐, 피아노냐라고 묻는다면 바이올린을 고르겠지만. 좋고 귀한 피아노 같다고 이야기를 한 후 알렌은 테이블에 놓여있는 쿠키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두 눈을 깜빡이면서 조용히 쿠키를 바라보던 그는 그저 웃음을 풋 터트렸다. 초콜릿 쿠키, 견과 쿠키, 건과일 쿠키, 잼 쿠키. 이렇게 쿠키를 마련해두다니. 자신의 기호품을 파악하고 준비라도 한 것일까. 일단 자리에 앉은 후, 알렌은 마리안느를 바라보며 웃으면서 질문했다.

"맛있어보이는 쿠키들이네요. 마리안느. 당신의 기호품인가요? 이건?"

그 내용은 살짝 그녀를 떠보는 내용이었으나 악의나 그 속을 파해치려는 느낌은 없었다. 그저 정말로 가벼운 사교성 회화에 지나지 않았다.

/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상대가 황자이니까 어쩔 수 없지 않을까.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알렌이 쩔쩔매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지! 일단 답레를 올리면서 갱신할게!!

117 마리안느 - 알렌 (IP30lIXgs.)

2023-06-28 (水) 23:22:49

사교계 특유의 립서비스일지라도 그의 찬사는 뿌듯했다. 로즈베이 정원은 로덴버그 가문의 상징 중 두 가지를 가꾸는 공간인 만큼 보기에 따라서는 공작가의 얼굴 같은 장소였으므로. 그랬기에 공작가에 오고부터는 짬이 날 때마다 이곳의 장미를 돌보면서 나 역시 로덴버그 가의 당당한 일원이노라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어떤 의미로는 내 마음을 심은 셈이다. 선후 관계가 뒤바뀐 찬사에는 낯이 화끈거릴 수밖에 없었지만. 마리안느는 그의 시선을 피하듯 눈을 내리깔면서 맞잡은 손을 만지작거렸다.

"...만족스러우시다니 다행입니다. 저희 가문의 상징을 기르는 정원이라 공작 내외께서도 각별히 신경 쓰시는 곳입니다."

칼은 식물이 아니어서 못 심지만요, 라는 농담을 덧붙이며 그의 오해(?)를 정정하려니 그가 피아노로 눈길을 돌리고는 좋은 피아노 같다며 미소 지었다. 바이올린뿐만 아니라 피아노에도 소양이 있나 보다. 그런데도 바이올린을 좋아한다는 정보까지만 들어온 건 그가 실제로 바이올린에 더 흥미가 있어서일까? 만약 피아노에 더 흥미가 있었다면 그가 황궁에서 활동할 때, 시종 여럿이 피아노를 나르느라 진땀을 뺐을지도 모르겠다는 엉뚱한 상상에 좀은 긴장이 풀려 얕게 숨을 내쉬었다.

"원래는 별채 안에 뒀던 피아노인데 제가 온 뒤 공작 내외께서 정원으로 옮겨 주셨습니다. 손님들과 어울릴 때 연주라도 하면 좋지 않겠냐면서요."

피아노를 정원에 둔 까닭은 결혼 적령기의 영식들이 혹할 만한 매력을 선보이라는 것임이 새삼 민망했기에, 야외로 옮긴 뒤로는 자잘하게 고장도 나는 모양이라고 얼버무렸다. 지금도 그가 연주해 보겠다거나 연주를 듣고 싶다고 하면 막거나 마다하지는 않겠지만, 일단은 다과부터 대접하는 게 낫지 않을까. 그런저런 가늠을 하면서 그가 편히 앉을 수 있게끔 시종이 의자를 살짝 뒤로 빼는 걸 바라보는데, 그가 쿠키에 주목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 이어지는 질문. 역시 너무 노골적이었나...? 지금 내 표정이 어떨지 보지 않아도 본 기분이라 얼굴을 가리고 싶어졌다.

"...사실 즐겨 먹지는 않습니다. 요 근래 공작께서 전하를 뫼시길 염원하셨는지라 전하께서 선호하시는 걸 많이 준비하셨습니다."

에둘러 말하긴 했으나, 알고도 속아 주는 이라면 나 역시 공작가의 계획에 공모했다는 걸 눈치 채지 못할 수가 없으리라. 그리고 그 계획은 내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그가 다름 아닌 황자이기 때문. 그의 인품이나 취향 같은 면모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물론 황자라는 점도 그의 정체성 중 하나지만, 그 점이 유일한 정체성으로 받아들여지며 계산의 대상이 되는 건 착잡한 일 아닐까? 저 피아노가 구혼자를 구하기 위한 용도로만 나와 있는 것에 환멸이 오듯이. 거기 생각이 미치자 그를 바로 볼 낯이 없었다.

"송구합니다. 오직 신분 때문에 이루어지는 교류가 거북하실지도 모르는데, 저는 그 신분에 구애받지 않기가 어렵습니다. 죄송합니다..."

/슬슬 체력이 한계네요(º﹃º) 오늘은 이만 자러갈게요 좋은밤되세요εミ(ο_ _)ο

118 알렌 - 마리안느 (OmellyKltw)

2023-06-28 (水) 23:58:45

"그렇다는 것은 피아노 연주를 즐기시거나 혹은 꽤 실력이 좋으실 것 같은데. 언제 기회가 되면 들어볼 수 있을까요?"

다른 것보다 그것에 알렌은 조금 더 관심을 보였다. 물론 연주를 강요할 생각은 없으나 만약 기회가 된다면 한번은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살며시 부탁을 해보지만 그 이상 뭔가를 말하거나 요구하진 않았다. 그 대신, 과연 마리안느는 어떤 곡을 연주할까. 그런 궁금증이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가능하다면 자신의 바이올린과 함께 합주를 해보고 싶었으나 일단 거기까진 너무 앞서간 것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꾹 욕심을 가라앉혔다.

한편 자신의 질문에 이전처럼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대답하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하는 모습을 보이자 알렌은 가만히 눈을 깜빡였다. 이전에도 느낀 것이지만 눈앞의 이 여성은 참으로 놀라운 이였다. 조금은 거짓을 고하거나 혹은 듣기 좋은 말을 해서 점수를 따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위치를 차지해도 될텐데. 그와 동시에 그 점이 그에게 있어선 꽤 호감으로 다가왔다. 죄송하다는 말에 알렌은 살며시 고개를 양옆으로 저었다.

"솔직히 그것만으로 이뤄지는 교류가 썩 달가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을 거북하게 여기거나 신분과 상관없이 저를 대해달라고 하면 욕심이겠지요. 애초에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좀 더 윗 신분이기에 가능한 일이지. 그보다 아래 신분에게 있어서는 두렵기 그지 없는 말일테니 신분에 구애받지 말라는 말은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저도 그런 것을 바라지 않을테고."

애초에 정말로 신분에 구애받지 않는 만남을 가지려면 자신과 비슷한 황가, 혹은 왕가와 어울리면 될 일이었다. 그보다 아래에 위치한 신분의 이들과 어울리면서 자신의 신분을 신경쓰지 말라니. 그런 것이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그저 자신에게만 좋고 다른 이들에겐 또 하나의 폭력과 다를바가 없었다. 자신의 신분이 의미하는 것. 황가의 피를 이은 것이 뭘 의미하는지에 대해서 이제 어린아이가 아니니 그는 잘 알고 있었다.

"마리안느. 당신은 역시 놀라운 사람이에요. 지금 물음만 해도 슬쩍 유리하게 말해도 되었을텐데. 제가 그 정도로 화를 내진 않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을텐데. 그래서 전 당신에 대해서 좀 더 알고 싶어요. 당신은 제 주변에 있는 이득을 좀 더 보기 위해서 거짓이라도 상관없이 그저 듣기 좋은 말만 속삭이는 그런 이들과는 다르니까."

물론 그녀라고 해서 그런 면모가 없냐고 하면 그건 아니었으나 적어도 다른 이들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그것에 호기심을 보이며 알렌은 초콜릿 쿠키 하나를 집은 후에 천천히 음미했다. 달달하고 맛이 좋은 것이 딱 자신의 입맛에 걸맞았다. 이어 알렌은 웃으면서 그녀에게 입을 열었다.

"맛있네요. 입에 너무 잘 맞아요. 어디서 구했는지, 혹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고 싶은걸요? 성에 있을 때도 가끔 먹었으면 해서. 하나 먹어보세요. 마리안느도."

이어 알렌은 바로 앞에 있는 잼 쿠키를 하나 집어서 그녀에게 내밀었다. 같이 먹는 자리인만큼 먹어보라는 듯이. 뒤이어 그는 잠시 생각을 하는 듯 하다 그녀에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이곳에 온 이후로 리멜트는 어떻게 되었나요? 어릴 때 나눈 약속도 있고 해서 성인이 된 후에 한 번 가보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인지 조금 궁금하네요."

/알게 모르게 또 점수를 따가는 마리안느의 무서움...(감탄) 아무튼 잘 자! 마리주!!

119 마리안느 - 알렌 (ZmiCbkqWAU)

2023-06-29 (거의 끝나감) 23:05:03

생각지 못한 반응에 쑥스러워졌다. 피아노의 원래 용도를 감췄더니 오히려 그 용도대로 쓰일 기회가 생겨 버린 셈이다. 그 아이러니에 혼란해진 나머지 시종이 그의 잔과 내 잔에 홍차를 따라 주는 게 보이는데도, 수고한다는 눈짓조차 할 수 없었다. 지금 어떤 얼굴일지 거울을 안 봐도 알겠다. 아마 어리바리한 표정에 드레스의 물이 번졌나 싶도록 벌겋게 익었겠지.

"진짜 피아니스트와는 달리 기성곡을 흉내 내는 수준에 불과합니다만, 분부ㅎ... 아니, 원하신다면 해 보겠습니다. "

여태 람스르트 선생과 음악으로 교류하셨으니 다과로 숨부터 돌리시라고 덧붙이면서도 은근히 들떴다. 정말로, 피아니스트라는 칭호가 붙는 예술가들을 생각하면 흉내 낸다고 하기도 겸연쩍은 수준이지만, 딱 하나, 기성곡이 아닐지도 모르는 곡을 연주할 수 있으니까. 어린 시절 그가 불었던 휘파람 곡조. 당시 그의 말대로라면 흥얼거리다 우연히 나온 멜로디고 이후 어디에서도 들어 보지 못했으니, 꽤 높은 확률로 기성곡은 아닐 듯하다. 그 곡조와 어울리는 반주 코드를 넣은 곡을 연주하면, 과연 그는 어떻게 반응할까? 반가워할지, 놀랄지 모르겠다. 원곡보다 별로라고 실망하지는 않아야 할 텐데.

그랬다가 그가 이어가는 말에 숙연해졌다. 첫 파티 중에 정원으로 빠져나왔을 때도 비슷한 말을 들었지만, 동요한 티라곤 없이 차분하고 덤덤한 태도라 더 경이로웠다. 그건 단순히 심성이 선량하다고, 타자에게 호의를 베풀려는 의욕이 충만하다고 해서 헤아릴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아랫사람의 입장이 되어 보거나 아랫사람에게 공감할 만한 계기가 없는 한 무지로 인해 간과하기 십상인 부분이니까. 일개 귀족이라도 그러할진대, 아쉬울 것 하나 없는 황자가 어떻게 저런 헤아림을 지니게 됐을까. 그럴 수 있었던 원동력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설마 어느 동화에서처럼 평민 체험이라도 한 적이 있는 걸까?

그러나 상상은 이내 흩어졌다. 어째서인지 흡족해진 듯한 그의 반응에 미묘하게 난감해진 탓이다. 쿠키를 즐겨 먹냐는 질문에 유리하게 답하는 건 어떤 거지?

"좋아한다고 고해 봤자 이 쿠키 앞에서는 바로 티가 나지 않겠습니까."

먹는 즉시 그다지 안 좋아하는 게 드러날 텐데. 요행히 안 들킨대도 뵐 때마다 쿠키를 먹게 된다면―오늘 같은 일이 얼마나 더 있을지는 아직 모른다만― 그것도 난감하고. 그런 걱정부터 하는 스스로가 싱거워 웃음을 흘릴 찰나, 어떤 기대가 실린 말이 폐부를 찔렀다. 나는 다르다? 내가 첫 파티에서 그 소동을 피웠는데도 그걸 흠잡지 않는 까닭이 무엇인지 비로소 알 것 같았다. 그와 동시에 그가 터무니없는 오해를 했다는 허탈감이 엄습했다. 혼기가 찬 여식이 있는 귀족 가문에서, 배우자가 없는 황자에게 바라는 이득 중에 인척 관계를 맺는 것보다 더 큰 이득이 있을까? 그런데도 내가 이득을 보고자 하는 이들과는 다르다니. 너무나 순수한 기대라 서글퍼질 정도다.

솔직히, 나쁠 건 없다. 나쁘긴? 공작 내외께서 저 말을 들으셨다면 아마 쾌재를 부르셨을 거다. 그랬기에 웃음에 기꺼이 미소로 답하며, 그가 건네는 쿠키를 두 손에 받쳐 들며 감사하다고 목례했고, 한껏 조신하게 입을 가리고 베어 물기도 했다. 그러나, 과하다.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향, 버터 특유의 부드럽고 진한 향과 새콤달콤한 잼, 그 모든 것이 첫맛엔 기운을 확 솟게 했지만, 입안이 금세 텁텁해졌다. 잼의 달콤상큼한 맛도 과일로 먹었으면 훨씬 산뜻하고 깔끔했겠다. 역시 난 하나 이상은 무리다. 앞접시에 쿠키를 놓으며 새삼 절감했다. 그에게 나도, 저 쿠키 같지 않을까? 당장은 새로운 기대를 불러일으키지만, 이내 흥미가 가시는. 공작 내외께서 그에게 내 구혼자가 되어 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품으신 이상, 오래지 않아 그렇게 되지 싶다.

"조금 천천히 먹겠습니다."

그러고 아직 김이 나는 홍차를 한 모금 머금자, 뜨끈한 온도와 세컨드 플러쉬 특유의 풋내 어린 떫은맛과 그 속에서 아주 희미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단맛과 꽃향기 같기도 하고 과일 향 같기도 한 향기가 어우러져 입안을 헹궈 준다. 개운한 감각에 한 모금 더 넘기려니 그가 리멜트가 요즘 어떤지를 물었다, 어린 시절의 약속을 거론하면서. 순간 가슴이 찡했다. 아주 잠시 스쳐 가며 했던 약속이었고, 잊어도 뭐랄 이 하나 없었다. 그런데도 기억해 주고 있다. 심지어 황궁에서는 날 알아보자마자 그 약속부터 상기해 줬었다. 그 사실이 고맙고, 위안이 되었다. 제국의 변두리, 살아 보지 않은 이라면 이름도 잘 모를 지역인 리멜트를 나만 그리워하는 건 아닌 거 같아서. 마리안느는 찻잔을 내려놓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게 딱히 대답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아는데도 끄덕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큰 차이는 없습니다. 지금은 로덴버그 공작령에 병합된 상태이고, 농지나 목축지는 부모님 생전과 마찬가지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남작가의 저택은, 상시 거주하는 이가 없어서 몇몇 고용인만 남았지만요."

유모와 왕집사와 그들의 가족을 제외하면 다들 새로운 생업을 찾아야 했지. 다들 잘 지내려나? 유모와 다달이 서신을 주고받으며 간간이 소식을 듣긴 했지만, 그래도 미안한 마음은 가시질 않는다. 언젠가는 예전처럼 지낼 수 있게 되면 좋으련만. 그러자면 혼인을...! 눈을 질끈 감고 두 손을 맞잡았다. 또 생각이 이쪽으로 흘러 버린다. 이런 내가, 그에게 진실하다고 할 수 있을까? 애초에, 진실함이란 게 무엇일까? 혼란한 와중에 정체 모를 충동에 휩싸였다. 실례하겠다는 말을 남겼는지 어쨌는지? 감각이 또렷해졌을 땐 어느새 피아노 앞에 앉아 있었다. 그런 스스로에게 놀랄 새도 없이 손이 연주하기 시작했다, 그의 휘파람 곡조를 편곡한 음악을.

120 마리주 (ZmiCbkqWAU)

2023-06-29 (거의 끝나감) 23:09:35

에고고◎☆(♯××)┘ 곰손인증이네요(¬_¬) 마리안느가 점수를 땄다고 봐야할지 거하게 잃기위한 추진력을 얻고있다고 봐야할지 저는 모르겠어요(◎_◎;) 그건그렇고 알렌의 휘파람곡은 어떤느낌일까요? 기성곡중에 분위기 비슷하겠다싶은 곡이 혹시있을까요?

121 알렌 - 마리안느 (zITlmzuCx6)

2023-06-29 (거의 끝나감) 23:53:30


좋아한다고 해도 쿠키 앞에서는 바로 티가 난다는 말에 알렌은 아무런 말 없이 웃음을 겨우 참을 뿐이었다. 물론 그 웃음은 비웃는 웃음이 절대로 아니었다. 적어도 아직은 참으로 신기한 사람이라고밖엔 그는 할 말이 없었다. 제 주변에 있는 거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고하는 사람들과는 역시 달랐다. 물론 그녀라고 어디 욕심이 없겠냐만, 포장하거나 돌려 말하거나 거짓을 섞거나 하는 것이 아니면 결국 어떻게든 자신에게 손해가 오는 일도 적지 않은 법이었다. 그때 파티에서도 그렇지 않았던가. 그 일로 인해서 그녀의 평판이 떨어진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었으나 그녀는 그래도 굳이 그렇게 이야기했다. 그런 자세가 그에게 있어선 꽤 흥미롭게 와닿고 있었다. 물론 굳이 그는 그것을 더 설명하진 않았다. 딱히 그런 흥미만으로 이렇게 마주하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쿠키를 먹긴 했으나 다 먹지 못하고 앞접시에 내려놓는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오자 쿠키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그는 짐작했다. 그렇다면 굳이 더 권할 필요는 없겠지. 일단 내온 것이 있으니까 자신이라도 좀 더 먹어야겠다고 생각하며 알렌은 이어 잼 쿠키를 하나 더 집어서 그 맛을 천천히 음미했다. 적절한 달콤함. 조금 단 맛이 있긴 했으나 그거야 잼이니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겠는가. 만족스럽다고 생각하는 와중 천천히 먹겠다고 하는 그 말에 알렌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뒤이어 이번엔 그녀가 방금 홍차를 먹은 것처럼 자신 역시 홍차를 한 모금 마셨다. 차 안에 녹아있는 은은한 향이 상당히 개운했고 묘하게 쿠키와 잘 어울렸다. 아직 다 비우지 않은 찻잔을 내려놓고 그는 그 은은한 향을 잠시 조용히 즐겼다.

한편 리멜트에 대한 대답이 나오자 알렌은 다시 시선을 올려 마리안느를 바라보았고 그 말에 집중했다. 공작령에 합병이 되었으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관리가 되고 있다는 말에 그는 절로 다행이라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방치되는 일이 없어서 다행이네요. 혹여나 아무도 관리하지 않아서 버려진 땅이 된 것이 아닐까 조금 걱정했거든요. 그렇다면 차후에 한 번 시간을 내서 리멜트를 방문해봐야겠네요. 괜찮다면 당신도 대동해서."

안내를 해줄 이가 한 명은 필요하잖아요? 그렇게 장난스럽게 이야기를 하며 알렌은 다른 쿠키 하나를 더 집어서 입에 집어넣었다. 쿠키를 워낙 좋아해서 그런 것일까. 알렌은 차려진 쿠키를 상당히 즐기고 있었다. 허나 그러면서도 몸가짐 하나하나를 신경쓰는 모습이 상당히 조심스러웠다. 좋아하는 음식이나 급하게 먹지 않고, 그렇다고 방치하는 것도 아닌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고 맛을 즐기는 모습이 상당히 여유로웠다. 한편 마리안느가 실례하겠다는 말을 하자 알렌은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그녀가 피아노로 향하자 알렌은 응? 하는 표정을 지으며 잠시 고개를 갸웃했다. 피아노를 연주하려는 것일까. 무슨 곡을 연주할지 괜히 궁금해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는 도중, 그녀의 손이 움직이는 것이 알렌의 눈에 보였다. 그리고 이내 들려오는 곡에 알렌은 순간 움찔했다.

"이 곡은...."

상당히 시원한 녹색 들판이 거기에 있었다. 그 위에서 고요하고 차분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그 들판에 누워서 쉬고 있는 여유로움과 평화로움. 그 분위기가 그대로 그 피아노 곡에 실려있었다. 아니. 정확히는 그보다 조금 더 이미지가 실려있었다. 이전의 곡이 그저 스케치만 된 정도라면 이 곡은 색이 칠해져 있다고 하면 좋을까. 자신만의 특색이 살아있는 그 편곡을 들으며 알렌은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마리안느를 바라봤다. 설마 여기서 이 곡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이어 알렌은 싱긋 웃으면서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그리고 자신이 챙기고 있던 바이올린 케이스를 열었다. 그 안에서 손때가 가득 묻어있는 갈색 바이올린을 잡고 자세를 취한 알렌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이내 활을 천천히 움직이며 알렌은 지금 들려오는 곡에 맞춰 자신 역시 바이올린으로 합주를 시도했다. 물론 그 합주가 잘 맞을지, 아니면 조금 어긋날지는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그야 단 한 번도 맞춰보지 못했으니까. 하지만 이런 생각도 못한 피아노 곡을 들려준 이상, 자신도 그에 응하는 것이 맞지 않겠는가. 조금은 오만할지도 모르나 그럼에도 그 충동을 이겨내지 못하고 알렌은 조용히 곡에 자신을 맡기며 연주에 집중했다. 처음에는 조금 어긋날지도 모르는 두 멜로디는 이내 하나가 되어 화합을 이루고 있었다. 물론 그것이 완벽할지, 조금은 어긋날지는 알렌도 알 수 없었다. 그는 지금 그저 저 피아노 곡에 맞춰서 자신의 바이올린 곡을 맞추는 것만 신경쓰고 있었고, 그 연주를 나름 즐기고 있었으니까.

/마리주는 전혀 곰손이 아니야! 그만큼 쓸 것이 많아져서 그런 것 아니겠어? 그만큼 내용도 많고 묘사도 풍부하고 상당히 글에 힘이 있다고 느끼는걸! 거하게 잃기 위한 추진력...ㅋㅋㅋㅋㅋㅋ 글쎄. 마리안느의 저런 생각을 알고 있어도 알렌은 그냥 웃으면서 딱히 실망하거나 하진 않을 것 같은데. 오히려 저렇게 생각하는 것 자체가 알렌에게 있어선 상당히 신선한 느낌이니 말이야. 그만큼 황자이기에 본 많은 사람들의 추함은...(절레절레)

아무튼 기성곡이라.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비슷한 것을 꼽아보자면 동영상으로 올린 이 곡과 조금 비슷한 느낌이 있지 않을까 싶어! 사실 휘파람의 이미지를 기성곡을 떠올리고 정한 것이 아니라 그냥 나 혼자서 흥얼거리다가 어. 이거 느낌 괜찮은데? 이렇게 정한 것이다보니..ㅋㅋㅋㅋㅋ (시선회피)

122 마리주 (.Py4euGxxE)

2023-06-30 (불탄다..!) 12:52:52

우와와 칭찬감사해요(∩_∩) 느려서 지루하신건아닌가했는데 좋게생각해주셔서 다행이지뭐예요ヽ(✿゚▽゚)ノ
그리고 노래좋아요 저런걸 휘파람으로 만들다니w(°o°)w 알렌은 음악재능이 있군요(ノ・ꇴ・)ノ
마리가 귀족스러운처세에 서툰게 오히려 가산점이 붙은건가요(θ∀θ)ゞ 뭔가 아이러니하네요ㅎㅎㅎ
알렌이 쿠키 잘먹는거 좋아요(*´ー`) 공작가파티셰는 솜씨를 발휘했다! 효과는 굉장했다!! 황자전하께 잘보이려는 아첨성(?) 다과이고 알렌도 그걸모르지 않겠지만 맛있게먹으니 된거예요୧⍢⃝୨
리멜트방문계획도 나름 애정갖고 야무지게 짜는거 귀엽달지 고맙달지 몽글몽글해요ㅎㅎㅎ 마리안느 입장에선 굉장히 반가운제안일테고요(o^∀^)
노래도 넣어주시고 공들여주신 보람이 있게 잘이어야 할거같은데 제가 이번주말은 답레쓸 짬이 안날거 같아요(。•́︿•̀。) 아쉬우나마 잡담남겨놓고 물러갑니다 불금인데 남은하루 마저 잘넘기시고 즐거운주말 맞으세요ヾ(☆'∀'☆)ノ゙

123 알렌주 (tau7o9pBoc)

2023-06-30 (불탄다..!) 19:46:29

나는 느긋하게 돌리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야. 오히려 너무 급한 것을 안 좋아하는 편이지! 그러니까 지금 같은 페이스도 괜찮아! 그러니까 걱정하지 말기!!
ㅋㅋㅋㅋㅋㅋ 알렌이 음악재능이 있다고 해야할지. 그냥 저 곡이 굉장히 좋은 곡이라서 그런 것일거야! 알렌의 휘파람은 그저 흥얼거림 정도일 것 같은걸! 아무튼 마리안느도 욕심이 없는 것은 아니고 노리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알렌의 입장에선 어떻게 보면 그냥 솔직하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해야 할 말은 하는 그런 모습이 굉장히 좋게 보이는 편이야. 신선함도 있겠고 당당해보이는 것도 있겠고 오히려 솔직하기에 괜히 귀엽게 보이는 것도 있겠고. 어떻게 보면 조금 복합적일 것 같네.
ㅋㅋㅋㅋㅋㅋ 아첨성 다과면 어때. 일단 맛잇게 잘 먹으면 된거지! 마리주의 말이 맞아1 맛있게 먹으니 된거지.
아무튼 답레는 그냥 여유로울때 천천히 써도 괜찮아! 나는 이제 저녁을 먹고 티빙이나 디플을 보면서 휴식을 취할 생각이야. 마리주도 좋은 주말 되길 바라!!

124 이름 없음 (LaOcDf91EY)

2023-07-01 (파란날) 01:22:40

좋아하는 곡이다. 땀투성이에 녹초가 된 몸을 청량하게 식혀 주는 산들바람처럼, 지친 심신을 어루만져 주는 듯한 멜로디여서. 그런 느낌이라 그 철 모르던 어린 시절에도 내내 맴돌았고, 그래서 반주도 끼워 맞췄다. 하지만 지금 이 곡을 연주하는 건 어째서인가? 작곡자인 그에게 이 곡을 좋아한다고 알리고 싶어서? 아니면 추억을 간직 중인 황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어느 쪽이 맞다고도 아니라고도 못할 어정쩡한 마음. 이게 그와의 혼인을 기대하는 다른 귀족 영애와 뭐가 다를까. 그들이 그에게 보이는 호의적인 태도도 가식이라고만 보긴 어렵다. 그의 수려한 외모나 점잖은 태도에 끌렸을 수 있지 않은가. 어쩌면 진심과 가식은 물과 기름처럼 명확히 나뉘는 게 아니라, 물에 푼 물감처럼 분간이 안 되는 건지도.

그런 상념이 스쳐 가는 사이, 문득 바이올린 연주가 섞여 들었다. 마치 처음부터 준비했던 것처럼 너무나 자연스러운 개입. 하긴 그가 만든 곡이니 모를 수가 없나. 그때 손가락이 눌러야 할 건반에서 비껴가 버렸다. 모른 척 다음 음으로 넘어갔으나 순간 땀이 쪽 솟았다. 그러고도 그의 연주에 신경이 쏠리고 만다. 특유의 떨림 때문일까. 바이올린의 음색이 애절하면서도 애틋한 느낌이다. 마리안느는 멜로디 연주를 그만두고 오른손도 반주에 집중했다. 그가 재현해 내는 선율에 화음으로 보조를 맞출 수 있도록.

그렇게 연주를 마치자 기운이 쭉 빠졌다. 몽롱한 게 꼭 취한 것 같다. 그 통에 손도 시선도 피아노에서 떼지 못하고 있던 중, 주정 같은 소리가 튀어나와 버렸다.

"제가 하필이면 이 곡을 연주한 까닭이 무엇인 것 같습니까? 전하 못지않게 추억을 아껴서일까요? 전하께 추억을 상기시켜 호감을 사고 싶어서일까요? 전하께서는 아시겠습니까? 전 모르겠습니다."

기껏 합주까지 해 놓고 이 무슨 초 치는 말이람? 그가 동참해 준 건 내 연주가 맘에 들었다는 의미일 텐데. 더구나 그는 리멜트에도 관심을 보여 주었으니, 순순히 있으면 리멜트에 갈 기회가 생길지도 모르는데. 머릿속이 의문으로 가득 차는데도. 입은 다물어지질 않았다.

"진심과 가식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지요? 가장 교묘한 거짓말은 사실이 섞인 것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저는 혼기가 찬 여성이고, 저희 가문은 혼기가 찬 여식을 둔 공작가입니다. 다른 영애, 다른 가문에 비해 특별하려야 특별할 수가 없지 않겠습니까?"

스스로가 우스워지면서도 뭔가 깨달아지는 듯했다. 이유가 뭐든 그는 내게 꾸준히 호의를 보여 주었고, 그 호의에 정직하게 호응하고 싶다. 하지만, 어떤 처신이 정직한 반응인지를 모르겠다. 자꾸만 산통 깨는 소릴 지껄이고 마는 건 그래서가 아닐까. 그나마 가문의 목적은 에둘러 말한 게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일이 잘못될 경우 발뺌할 구석까지 충동적으로 막아 버려선 곤란하니까. ―맥락상 그가 의미를 모를 수가 없긴 하지만.―

/어찌어찌 짬내서 이어는봤는데 분위기 잡자마자 찬물뿌려벌이는 격이네요 와하하(╯°▽°)╯\。゜。 >>120이 자기실현적예언이 될지도 모르겠어요ↁ_ↁ

125 알렌 - 마리안느 (NBXNUY2uoQ)

2023-07-01 (파란날) 02:10:42

합주에 잠시 취해서 바이올린에 집중하는 와중, 피아노 곡이 서서히 끝나가는 것을 느끼며 알렌 역시 서서히 바이올린 연주를 마무리했다. 좀 더 잘 맞출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들긴 했으나 충동적으로 이렇게 연주를 한 것 치고는 나름 좋은 결과물이 아니었나 생각하며 알렌은 바이올린 활을 조심스럽게 닦아낸 후, 바이올린과 활을 다시 케이스 안에 집어넣었다. 그러는 와중 들려오는 목소리가 있었다. 이곳에 있는 이는 자신과 마리안느 둘 뿐. 그렇다면 자신이 아니니 남아있는 이는 하나 뿐이었다. 허나 그 말은 일단 긍정적인 느낌은 아니었다. 자신은 특별하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다른 이와 다르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 것일까. 그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는 없었으나 알렌은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차를 입에 담았다. 향긋한 향을 목구멍 너머로 꿀꺽 넘기면서 침묵을 지키던 알렌은 조심스럽게 이제는 텅 비어버린 차를 상 위에 내려놓았다.

"자신이 모르는 이유를 제가 알 리가 없지 않겠습니까. 마리안느. 그 말은 마치 자신을 미워해달라는 듯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들리는 거 아시나요? 적어도 그렇게 말하는 이를 저는 이전에는 본 적이 없습니다. 다른 이라면 여기서 저 역시도 전하의 추억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이 곡을 전하에게 바치고 싶어서 늘 연주하고 이렇게 바치게 되었습니다. 정도로 말하지 않았을까요? 아닐 수도 있겠지만 당장 생각나는 것은 이 정도라서."

물론 그녀라고 어디 그런 생각으로 말하는 것이겠는가. 굳이 따지자면 자신은 전하가 생각하고 있는 그런 이가 아닙니다. 정도가 아니었을까. 그렇게 지리짐작만 하면서 그는 고개를 다시 돌려 마리안느가 있는 곳을 바라봤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하는 듯 제 오른손 검지로 제 이마를 콕콕 찌르는 행동을 보이다가 그는 다시 오른손을 아래로 내렸다.

"지금도 당신은 당신이 손해를 볼 것이라는 것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을텐데도 얘기하고 있잖아요? '자신은 특별하지 않다.'라는 식으로 말이에요. 그것도 굳이 자신은 혼기가 찬 여성이고 혼기가 찬 가문의 여식을 가지고 있는 가문이라는 이유를 대면서까지. 자신이 손해를 볼 것을 분명히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말할 필요가 없는 이야기를 하는 모습. 아마도 그것은 당신이 지금 생각하는 속마음 비슷한 것이 아닐까 저는 짐작하고 있어요. 다른 귀족에게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모습. 뭔가 진정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그저 제가 듣기 좋으라고 웃으면서 비위를 맞추는 것이 아닌 대화. 당신이 저에게 보여준 모습은 그런 것이에요."

물론 알렌은 자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대화를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어쨌건 자신도 듣기 좋은 말을 좋아하니까. 허나 그와 동시에 이런 식으로 자신이 손해를 볼 것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이유까지 말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이 또한 자신은 좋아했다. 이런 이는 한계가 있기야 하겠지만 어느 정도는 자기 자신에게도 분명하게 똑바로 자신으로서 이야기를 할 것이 분명했으니까. 그것이 알렌에게 있어서 마리안느가 정말로 흥미로운 여성인 이유였다.

"제가 당신에게 흥미를 느끼는 것은 바로 그 이유에요. 당신이 저와 결혼을 노리고 있고, 공작가가 저와의 약혼을 노리고 있다면... 계속 노려도 상관없어요. 그렇게 해서 성공한다면 저 역시 당신을 택하는 것이니 당신이나 공작가에게는 매우 좋은 일일테고 제 입장에서는... 저는 적어도 어느 정도 시간까지는 정말로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되겠다. 이 사람을 내가 사랑한다고 확신하는게 아니면 결혼이건 약혼이건 응할 생각이 없기 때문에 제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이니 저에게도 손해가 될 것이 없겠죠."

이어 알렌은 거기서 잠시 말을 끊고 고개를 살짝 올려 월계수 잎을 바라봤다. 굉장히 눈이 편해질 정도로 맑고 깨끗한 색을 지닌 그 월계수 잎 사이사이로 조금씩 보이는 그 하늘을 눈에 담기도 하다가, 월계수 잎에 깨져서 은은하게 주변을 비추는 태양빛을 바라보던 알렌은 다시 고개를 살며시 아래로 내렸다.

"진심, 가식. 그런 것을 구분할 생각은 없어요. 당신은 당신이 원하는대로 행동하고 저를 대해주세요. 그것으로 충분하니까. 설사 그것이 진심이 섞이지 않은 가식이라고 하더라도 제가 당신을 멀리하거나 할 생각은 없으니까. 후훗. 사실 이런저런 이유를 대지만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잠깐이지만 어릴 때 저의 작은 모험 속에서 만난 여자아이와 이렇게 다시 만난 것이 조금은 운명 같잖아요? 그래서 그 운명의 끝자락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기도 해서."

황자답지 않죠? 이 발언은. 스스로가 말하면서도 상당히 유치한 이유라고 생각했는지 알렌은 그저 작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고 헛기침을 하면서 표정을 정리했으나 그래도 조금은 멋쩍은지 알렌은 살며시 시선을 회피하면서 이야기했다.

"방금 말한 것은 당신만 아는 것으로 해주세요. 다른 이들에게 말하기는 역시 조금 부끄러워서."

/아앗... 무리하게 짬낼 필요는 없었는데. 아무튼 늦은 시간에 잇는다고 수고했어! 마리주...ㅋㅋㅋㅋㅋ 쓰먼셔도 불안불안한거야? 그런데 사실 나도 그러니까 비슷하다!

126 마리안느 - 알렌 (fdfh.00ZgE)

2023-07-01 (파란날) 21:17:51

망연한 기분에 위를 올려다 보았다. 그래 봤자 하늘은 안 보이고 둥근 지붕만 보이지만. 후련한 건지 허탈한 건지 모르겠어서 쓴웃음이 떠오를 찰나,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차분하고 조곤조곤한 음성이 들려왔다. 여전히 몽롱한 탓일까. 뜬금없게도 그 목소리가 듣기 좋다는 생각이 스쳤다. 음색이 크거나 소리가 크지 않은데도 전달력이 좋은 목소리라고. 그랬다가 미워해 달라는 거 같다는 소리에 술이 깬 것처럼 정신이 확 들었다. 그럴 리가! 목숨이 여러 개가 아니고서야 누가 황자에게 미움을 사려 들겠는가?

그러나 정정할 새도 없이 그는 다른 귀족 영애였다면 어떻게 반응했을지로 넘어갔다. 한숨 섞인 웃음이 났다. 그렇게 말했어도 위화감이 그리 크지 않았을 상황이긴 하다. 그게 진심인지 아닌지 확신할 방도가 없었어서 그렇지. 새삼 떳떳지 못한 기분이 들어 피아노 건반으로 시선을 옮기다 그와 눈이 마주쳤다. 그 눈망울이 햇살을 머금은 월계수 잎보다 더 푸르고 싱그럽게 반짝이는 건, 어린 날의 사소한 추억도 각별히 여길 만큼 순수한 마음 때문일까. 내가 그런 기대에 어울리는 순수한 사람이었으면 여러모로 좋았겠다만. 마주 보기 부끄러워 눈을 내리깔았다.

그때 뜻밖의 말이 이어졌다. 내가 다른 영애와 다를 바 없음을 밝힌 게 그에게는 손해를 감수하는 솔직함으로 받아들여져서 다른 귀족과 달리 진솔한 교류가 가능하리라고 판단했나 보다. 얼떨떨했다. 물론 가능한 해석이지만, 그게 과연 진실일까? 나도 잘 모르겠는 내 속마음을 참 선의로만 해석해 준다. 황자이기에 자신의 환심을 사기 위해 안달인 이는 흔하게 봤을 거고 개중엔 ―공작께서 이번에 그러신 것처럼― 그의 취향을 조사해 내는 이가 있으리라 짐작도 할 텐데. 그렇다 보니 지금 내 태도도 솔직한 척 환심을 사려 드는 거라고 의심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시도를 한 이가 없었던―있었다 해도 들키지는 않은― 모양이니 그 점에 감사해야 할까?

그랬다가 결혼 얘기가 언급되자 그만 머리가 띵해졌다. 멍청하게도, 가장 기본적인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다. 폐하께서 따로 지시를 내리시지 않는 한, 결혼을 결정하는 건 그다. 공작 내외나 내가 뭘 하든 그가 내키지 않으면 그걸로 끝이다. 내가 그를 속이고 있지는 않은지 따위를 걱정할 입장이 아니었던 것이다. 바보네, 나. 허탈함에 웃음이 나오면서도―웃음소리가 새면 그런 불경이 없을 거 같아 악착같이 틀어막았다.― 마음은 한결 편해졌다. 공작 내외나 내가 뭘 한다고 좌우될 분이 아니고 오히려 선택권을 쥔 분이니, 그가 일러 준 대로 진심이고 가식이고 굳이 구분하려고 하지 말고 손님으로 초대하든 황궁으로 알현을 가든 뵐 수 있을 때 교분이나 쌓아 두자고 생각하면 될 거 같다. 그러다 보면 못해도 혼처 주선 정도는 해 주시지 않을까?

좀은 느긋한 기분으로 일어선 순간 얼굴로 화끈 열기가 몰렸다. 그가 황궁의 정원에서 말했던 그 느낌, 그러니까 사랑이 또다시 거론된 탓이다. 잊고 있었다. 이분, 로맨티스트였지... 그도 모자라 ―진담인지 농인지는 몰라도― 나와 다시 만난 게 운명 같다는 얘기까지 하니 어찔했다. 오늘은 코르셋을 심하게 죄지도 않았는데. 피아노 건반을 한꺼번에 뭉개는 듯한 소리에 정신이 들었을 땐, 도로 피아노 의자에 앉은 뒤였다. 주저앉으면서 건반을 짓눌러 버렸나 보다.

마리안느는 건반에서 손을 떼며 지그시 손깍지를 꼈다. 신기한 분이다. 귀족들 앞에서 위엄 차리며 정론을 펼칠 때와는 전혀 딴판으로,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모를 순수함을 드러내기도 한다. 정열이 빛을 발하는 건 로맨스 소설 얘기고, 현실에서 드러나는 정열은 한때의 바람이거나 이성적인 결혼의 가치를 깨닫기 전의 실수 정도인 모양인데. 그는 어쩌다 저토록 확고하게 사랑을 바라게 된 걸까? 그런 의문이 스치자 그가 로맨스 소설을 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견 터무니없는 것 같지만 가능성이 0은 아닐 듯한 게, 로맨스의 주인공들과 비슷하다면 비슷한 처지 아닌가. 황자라는 신분은 물론 수려한 외모에 점잖으면서도 황족답게 기품 있는 몸가짐, 그리고 열정을 절대적인 가치로 여기는 태도까지, 그린 듯한 로맨스 주인공이네! 자신과 닮은 이들이 인생을 ―때론 목숨까지도― 거는 소설을 보면서 정열을 일종의 성역처럼 여기게 된 건 아닐까?

공통분모를 찾았다는 생각 때문일까. 여태 마주 보기 어려웠던 그를 바라보고픈, 장난기에 가까운 충동이 일었다. 그렇게 움직인 시선 끝에는 단정한 자세와 차분한 태도를 잃지 않았지만 수줍은 듯 눈을 실그러뜨린 그가 보였다. 기분 탓인지 그의 얼굴이 아주 조금은 상기된 것 같았다. 이제까지와는 반대로 그가 내 시선으로부터 눈길을 돌리는 것도 신기했다. 더 쳐다보면 실례이려나. 마리안느는 피아노로 시선을 돌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함구하겠습니다. 그런데 여쭙고 싶은 게 있습니다. 혹 전하께서도 연애담이 나오는 책을 읽어 보셨는지요? 흔히들 '로맨스 소설'이라고 일컫는 것 말입니다."

/의외로 한가한주말이라 오늘도 이어봤어요ヾ(・ω・`)ノ 불안불안하다고 해야할까요? 캐가 뭐에 어떻게반응할지는 아무도모르니까 이래도되나 하면서 올리긴해요(θ∀θ)ゞ 이번엔 완전 뜬금포 질문이 나와버렸네요^_^|||

127 알렌 - 마리안느 (NBXNUY2uoQ)

2023-07-01 (파란날) 21:40:11

피아노 건반이 동시에 울리는 그런 소리가 울리자 알렌은 깜짝 놀라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피아노 의자에 앉다가 실수로 피아노 건반을 꾹 누르기라도 한 것일까. 영문 모를 얼굴로 마리안느를 바라보던 알렌은 헛기침 소리를 내면서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분위기를 다듬으려고 했다. 안 놀란 척,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물론 그럼에도 조금 어색한 느낌은 있기야 했지만. 아무튼 이어 알렌은 자신의 자세를 가다듬으려고 했다. 어쨌건 자신은 황자이고 황가의 얼굴 중 하나였다.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 언행 하나하나. 그 모든 것이 황실과 이어진 것이기에 너무 흐트러진 모습은 보일 수 없는 탓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성 밖으로 몰래 나갔을 때처럼 철없던 시절의 행동을 지금 와서 보일수는 없었다.

일단 운명에 대해서 언급한 것은 자신이 기억하는 바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솔직히 그런 것을 느낄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몰래 성밖으로 탈출했다가 자신과 시간을 보내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약속까지 나눈 여성이 지금은 공작가의 딸이 되어 지금 이곳에서 자신과 마주하고 있었다. 다시는 만날 일이 없었을 수도 있고, 어쩌면 서로가 서로를 잊어버렸을 수도 있는데 서로가 서로를 기억하고 이렇게 마주하고 있는 것이 운명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이 부분만큼은 알렌의 생각이 확고했고 그 누가 부정하려고 해도 부정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부끄러운 것은 그와는 별개의 일이었다. 당사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기에 특히나 더. 한편 그러는 와중 마리안느의 물음이 그의 귓가에 들려왔다.

"로맨스 소설이요?"

생각도 못한 물음에 알렌은 살며시 고개를 갸웃했다. 세간에 그런 소설이 있다는 것은 물론 알렌도 알고 있었다. 허나 갑자기 그런 물음이 나온 이유를 그로서는 알 수 없는 탓이었다. 방금 결혼 이야기 등이 나와서 그런 것을 묻는 것일까. 굳이 이어보자면 그런 것 때문이 아닐까 추측하며 알렌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세간에 그런 책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고 제 누님이 그런 류의 책을 좋아하긴 해서 읽고 있는 모습을 가끔 본 적이 있기에 그냥 한두번 읽어본 적이 있긴 한데 그것이 고작이에요. 말 그대로 읽어보긴 했지만 그렇게 많이 읽거나 하진 않았어요. 아무래도 그럴 기회가 잘 없기도 하고."

그런 오락류 소설보다는 교양적 서적을 더 권장하는 곳이 바로 황가가 아니겠는가. 물론 그럼에도 중간에 오락류 서적을 읽는 것도 가능이야 하겠지만 굳이 막 찾아서 읽거나 하진 않는 편이었다. 허나 그와는 별개로 알렌은 '전하께서도' 라는 표현에 살며시 주목했다. 그렇다는 것은...

"그러는 마리안느. 당신은 읽어보는 편인가요? 연애담이 나오는 책. 그러니까 로맨스 소설이라고 불리는 장르의 책을 말이에요."

딱히 그녀를 책망하거나 왜 그런 것을 읽냐는 추궁의 어조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저 그런 류의 책을 좋아하는지의 궁금증이 있었을 뿐.

/의외로 한가하다면 다행이야! 역시 바쁜 것보다는 한가하고 널널한 것이 좋은 편이니까! ㅋㅋㅋㅋㅋ 아무래도 그런 것이 많이 있을 수밖에 없지. 상대 캐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무슨 말을 할지 궁금해지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그게 역시 상황극의 재미라고 생각해!

128 마리안느 - 알렌 (uscXSWZ5N2)

2023-07-02 (내일 월요일) 01:22:49

뜻밖이라는 듯 되묻는 목소리. 너무 엉뚱한 질문이었을까? 겸연쩍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테이블에 가 앉았다. 연주 전에 마시던 차는 이미 미지근하다기도 어렵게 식어 있었다. 반면 그의 찻잔에는 시종이 새로 차를 따랐다. 이제는 좀 여유가 생겨 수고했다고 눈짓도 해 보이는데, 예상과 다른 대답에 머쓱함과 놀라움이 교차했다. 황족은 각종 교육을 받고 황족으로서의 공무를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빠듯할 테니, 그가 읽어 봤으리라 기대했던 건 섣불렀다 싶다. 그런데...?

"황녀 전하께선 즐겨 읽으신단 말씀이십니까? 무슨 소설을 좋아하시던가요?"

이건 정말 의외다. 내가 본 소설들은 대체로 남자 주인공이 황족이나 귀족이었고 여자 주인공은 그보다 신분이 낮은 이였어서, 황녀께서 감정 이입할 요소는 드물 것 같은데. 제국에서 손꼽히게 고귀한 신분인 여성은 어떤 서사에 흥미를 가질까? 차를 마시면서도 어떤 대답이 돌아올지에 신경이 쏠렸다.

그러나 그의 반문을 들은 순간, 그만 사레가 들려 버렸다. 찻물을 안 뿜고 넘긴 건 천만다행이었으나, 숨이 넘어가도록 터진 기침은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필사적으로 입을 틀어막고 한참을 캘룩거리고서야 차츰 숨이 돌아왔다. 그러고 나니 부끄럽다 못해 암담해졌다.

"......송구합니다! 제가 결례를 범했습니다."

얼굴과 손을 손수건으로 닦고는 있지만 차라리 이걸로 얼굴을 다 가리고 싶다. 아니, 아예 이 자리에서 증발할 수 있었으면...! 아까 피아노 건반을 뭉개 버린 것도 그렇고, 이 무슨 추태인지!? 따지고 보면 오늘만 문제가 아니다. 황궁에서 후작 영식과 언쟁을 벌인 것부터가 민망한 일 아닌가. 만에 하나 그와 다시 만난 게 운명이라면, 그 운명의 끝자락은 내 부끄러운 모습이 낱낱이 파헤쳐지는 건가? 상상하니 끔찍해져 머리를 싸쥐고 싶어졌으나 가까스로 참았다. 그랬다간 더 흉할 게 뻔했으므로.

"하문하신 것에 답변 올리자면..." 어휘며 말투가 딱딱해진 게 느껴졌으나 어쩌질 못하겠다. 당장은 화제를 돌리기도 버겁다. "어릴 적부터 즐겨 읽곤 했습니다."

생각하자. 생각하자. 어떻게든 좀 전의 몰골 말고 주의를 끌 거리를 찾아야 한다. 그 일념으로 생각나는 걸 주워섬겼다.

"그런 소설 속 남자 주인공들이 전하와 비슷해 보여서... 외모라든가, 태도라든가, 신분이라든가... 무엇보다, 자신의 열정에 대한 한 치의 의심도 없는 확신이 닮아 보여서, 혹 그런 소설의 영향으로 사랑을 중시ㅎ..."

등골이 쭈뼛해졌다. 이건 안 하느니만 못한 소리 같은데. 마리안느는 표정 수습조차 못하고 눈을 질끈 감았다. 그가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을지 상상하기도 싫다.

/내일은 정말로 못이을거 같지만 오늘은 일단 달아 봤어요(・~・)ゞ 내용상 마리안느가 최소 이불킥 최대 수치사할 각이 잡혀가는거 같지만요(¬_¬ㆀ)

129 알렌 - 마리안느 (ogMG3n03Lg)

2023-07-02 (내일 월요일) 02:12:48

"제 2황녀. 그러니까 리시엘 누님이 좋아하는 편이에요. 제가 빌려서 읽었던 내용은... 그러니까... 평민인 여자주인공이 학교에 입학을 했고 거기서 우연히 어떤 남자와 부딪치게 되는데 그 남자가 다음 황제를 잇게 될 황태자였고 약혼녀가 있었지만 황태자와 여자주인공이 우연인지 필연인진 모르겠지만 자주 만나게 되고 황태자의 약혼녀가 여자주인공을 괴롭히지만 결국 꿋꿋하게 이겨내고 마지막에 황태자와 결혼을 하게 되는 뭐 그런 이야기였었는데... 솔직히 저는 황태자의 자세가 그다지 공감은 가지 않더라고요. 조금 나쁘게 말하자면 자질부족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황제와 귀족 가문의 당주끼리 결정을 했건 뭘 했건 아무튼 약혼녀가 있는 이 아니던가. 그런데 그런 판국에 다른 여자에게 눈을 돌리고 평민 여자를 선택했다는 것이 그로서는 영 이해가 가지 않고 공감이 가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소설이기에 가능한 이야기. 알렌이 내린 평은 딱 그 정도였다. 황태자와 약혼을 할 정도의 집안이라면 상당히 힘이 있는 귀족 가문일텐데 평민과 결혼을 하겠다는 이유만으로 그 집안을 적으로 돌려버린 셈 아니겠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기존의 약혼녀를 버리고 평민을 황후로 맞이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없었다. 차라리 약혼녀가 없는 상태라면 모를까. 약혼녀가 있는 상태에서 다른 여성과 눈이 맞아서 바람을 핀 것이나 마찬가지니 알렌으로서는 아무리 이해를 하려고 해도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지금 이 순간에서도 알렌은 그 황태자에 대해서는 공감이 가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그건 어디까지나 자신의 이야기. 자신의 누님인 리시엘 황녀는 정말로 재밌게 보고 흥미롭게 읽는 것 같았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알렌은 미소를 지으면서 이어 이야기했다.

한편 사레가 들렸는지 갑자기 입을 틀어막고 기침을 하는 마리안느의 모습에 알렌은 깜짝 놀랐고 결례를 범했다는 그 말에 괜찮다는 듯이 그는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두 손을 휘저었다.

"아뇨. 아뇨. 결례라니. 그것보다 괜찮으신가요? 사례가 들렸던 모양인데."

자신의 물음이 그렇게 당황스러운 일이었던가? 사례가 들릴 정도로? 그냥 평범하게 물었던 것 같은데? 순간 혼란에 빠졌는지 알렌은 조금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방금 자신이 했던 말을 다시 곱씹었다. 로맨스 소설이라는 장르의 책을 읽어보는 편이냐고 물었을 뿐인데 그게 그렇게 당황스러운 일이었나? 혹시 귀족들은 그런 이야기를 매우 부끄럽게, 혹은 읽는 것을 수치로 생각하는 것인가? 그런 생각도 해봤으나 자신의 누나에게선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기에 알렌은 다시 한 번 조금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표정을 관리하면서 원래대로 돌렸다.

아무튼 어릴적부터 즐겨 읽었다는 그 말에 알렌은 살짝 관심을 보였다. 자신의 누나가 읽었던 내용과는 다른 내용을 읽었을까? 그렇다면 어떤 내용이었을까? 그런 궁금증이 떠오른 탓이었다.

"그렇군요. 혹시 당신이 읽었던 소설의 내용도 제 누님이 읽었던 내용과 비슷한가요? 어릴 적부터 즐겨 읽었다고 한다면 지금도 읽고 있을 것 같은데. 괜찮다면 좋은 책이 있다면 추천해주지 않겠어요? 제 누님에게도 추천해볼까 싶어서요. 김에 여유가 있으면 저도 한 번은 읽어볼까 해서."

한편 자신과 소설 속 남자주인공을 비교하면서 비슷해보인다는 말과 함께 그 요소들을 나열하듯 이야기하다 말을 중간에 끊고 눈을 질끈 감는 그 모습에 알렌은 두 눈을 깜빡이다 이내 크게 웃음을 터트렸다. 그녀가 읽은 소설의 남자주인공은 자신과 비슷한 것일까. 하지만 나열된 요소들을 가만히 읽어보면 다른 점도 있는 것 같아 그는 정정하듯이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으면서 대답했다.

"외모와 태도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전 평민과 결혼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으니 다른 점도 분명히 있지 않을까요? 설사 그 평민이 너무나 아름답고 예쁘다고 하더라도 저는 평민에게 사랑에 빠지진 않을 것 같은데. 하물며 약혼녀가 있는데 평민이 눈에 들어온다고 해서 약혼 관계를 깨고 평민과 결혼을 하는 일은 더더욱 없을 것 같고요. 평민을 무시하는 것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귀족이나 황족으로서의 생활과는 동떨어진 생활을 하고 있는 평민이 저와 결혼을 한다고 해도 서로간에 불행해졌으면 불행해졌지. 절대로 서로 행복해질 순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공무를 보는 것도 힘들테고, 지금까지의 생활방식을 모두 바꿔야할텐데 적응하기도 힘들테고요. 무엇보다 저에게는 이득이 전혀 없잖아요?"

자신도 조건은 은근히 따진다는 듯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면서 알렌은 웃음소리를 조금씩 줄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웃음소리는 좀처럼 끊어지지 않았고 이내 알렌은 자신의 말을 이었다.

"제가 이 사람이다라는 확신이 생기는 사람에게 구혼하려고 하는 이유는 그런 소설 때문이라기보단 어차피 저는 황제의 자리에 오를 일이 없으니 조금은 정치적 상황에서 자유로운 편이고, 그렇기에 그냥 정말로 서로가 서로를 아끼는 사랑을 해보고 싶기 때문이에요. 무엇보다... 이 제국의 제 1황자인 제 형님은 형수님과 함께 서로가 서로에게 첫눈에 반했고 더더욱 서로를 사랑하게 되어서 결혼하게 되었는데 결혼 이후 너무나 행복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거든요. 형님이 말하길 정말로 사랑하는 이와 결혼을 하면 그 어떤 힘든 일도 이겨낼 수 있고, 하루하루가 천국과 다를바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그런 사랑을 하고, 그런 이와 결혼을 하고 싶어요. 시간이 허락하는 한도 내에선 말이에요."

나름 자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후, 알렌은 천천히 자신의 웃음소리를 줄였다. 그리고 자신은 그런 남주인공과는 조금 다르다는 듯이 쿠키를 하나 집어서 제 입에 집어넣으면서 조금 더 말을 이었다.

"만약 말이죠. 마리안느. 당신과 저 도시에서 평판이 정말로 좋고 절세미인이라고 불릴 정도로 예쁜 평민 여성이 있고 둘 중에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저는 평민 여성과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하더라도 그 여성과는 결혼하지 않고 당신에게 구혼할텐데 이래도 남자 주인공과 비슷해보이나요? 기왕이면 대답은 그 귀여운 얼굴 제대로 보여주면서 해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소설의 주인공이라면 아마 자신과는 반대로 행동하지 않았겠느냐고 이야기를 하며 알렌은 어떻냐는 듯이 빤히 마리안느를 바라봤다. 물론 지금까지 그의 목소리에선 감히 남자주인공과 자신을 비교했다는 사실을 불쾌하게 여기는 느낌은 조금도 섞여있지 않았다. 오히려 어떻냐는 듯이 묻는 모습에는 꽤나 강한 짓궂음이 녹아있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리안느는 이불킥을 엄청 강하게 할지도 모르지만 알렌의 입장에선 뭐지? 이 귀여운 생명체는? 이런 느낌일 것 같은걸. 마리안느 귀엽다! 진짜로! 아무튼..이 답레를 남기고 나는 자러 갈게! 좋은 밤 보내고 일요일 잘 보내! 마리주!

130 마리안느 - 알렌 (dvS4Mvxg/E)

2023-07-03 (모두 수고..) 23:50:52

그의 설명을 듣자니 무슨 소설인지 알겠다. <전하, 이러시면 안 됩니다!>라는 제목이던가? 나오자마자 불티나게 팔렸다고 리멜트에까지 소문이 자자했던 작품이다.―리멜트에까지 전파되자 남작가의 사용인들 사이에서도 화제였다.― 평민인데도 황태자의 약혼녀이자 고귀한 영애에게 기죽지 않고 당당한 여주인공이 매력적이라던가? 그 점에서는 입지전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만, 무려 황녀께서 평민과 황태자의 사랑 이야기에 흥미를 가지실 줄은 몰랐다. 황녀이시면 여주인공보다는 황태자의 약혼녀에 더 가까운 처지가 될 가능성이 크니 말이다.

어쨌거나 그는 그 작품의 남주인공이 마뜩잖았나 보다. 남주인공의 처신이 황태자로서는 무책임했다고 느낀 것 같다. 일리 있는 지적이다. 그냥 귀족도 아니고 황태자의 약혼이면 국가에서 보장한 서약이나 마찬가지인데 그걸 사사로운 감정으로 깨 버렸으니. 그런 문제의식을 가진 게 그만은 아니어서, 몇 년 뒤에 <폐하, 그 족쇄를 거두소서!>라는 작품도 나왔던 게 떠올랐다. <전하, 이러시면 안 됩니다!>의 결말 이후를 연상시키는 서사였는데, 파혼당한 전 약혼녀의 가문이 결국 귀족 세력의 지지는 물론 타국의 지원까지 끌어와서 새 황제를 끌어내리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식으로 전개됐었다. 그 바람에 새 황제는 잔당과 함께 도주하면서 결과적으로는 제 자식을 회임한 황후도 버리고 마는 그런 결말이었지. 그래서 출간 당시에는 <전하, 이러시면 안 됩니다!>의 작가 측과 갈등을 빚었다는데, 다른 부분도 많고 무엇보다 시일이 지나다 보니 흐지부지해졌단다. 그런 논란을 떠나 마리안느는 <폐하, 그 족쇄를 거두소서!> 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원작(??)에서도 황태자의 약혼녀가 제일 마음 쓰였던 탓인지도 모르겠다. 사레만 들리지 않았어도 그런 얘기를 해 볼 수도 있었겠다만...

캘룩거리는 와중에 눈에 물기가 도는 게 느껴졌다. 기침을 자지러지게 한 탓인지, 숙녀다운 면모와는 아득히 먼 몰골을 보고도 걱정스럽게 묻는 목소리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제발 좀 가라앉았으면! 그리고 화제가 바뀌었으면! 그 생각만 간절했다. 빌고 빈 보람이 있었는지 마침내 기침은 가라앉았고, 그도 내가 생난리를 피웠던 것 말고 다른 화제를 꺼내 주었다. 그 화제가 내가 읽어 본 로맨스 소설이라는 게 문제지만. 민망한 나머지 애꿎은 손수건을 조몰락댔다.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 자체는 대수로운 거 없다고 생각하지만, 사교계 활동에 필요한 소양이 부족한 반면에 로맨스 소설을 훤히 꿰고 있는 건 아무래도 낯부끄럽다. 내가 로맨스 소설을 읽는 것에 공사다망한 황자 전하께서 관심을 보이실 줄은 몰랐기에 더더욱. 표현을 걸러 낼 생각조차 못 하고 나오는 대로 지껄여 버린 건 어쩌면 그래서일지도. 속절없이 불어나는 부끄러움에 비례하듯 시원스러운 웃음소리를 들으며 마리안느는 감은 눈을 더 질끈 감았다. 이렇게 안 보는 걸로 다 없던 일이 되어 주면 좋겠다만...

그럴 리가 있나? 그는 참지 못하겠다는 듯 웃음을 섞어 가며 말을 이어 갔다. 앓는 소리가 나올 뻔한 걸 억지로 삼키는데, 들을수록 민망함이 사그라들었다. 웃음기 어린 말투와 달리 소설 속 상황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듯한 대답이었다. 약혼에 대한 ―아마도 황족다운― 책임감, 평민과는 생활 방식의 차이를 좁히기 힘들 것이라는 회의감, 감정에 치우치기보다 이해타산 역시 따지려는 균형감. 황자는 황자인 걸까. 그때 그가 자신이 정열을 높이 사는 이유를 이야기했다. '정말로 사랑하는 이'라, 앞서 밝힌 바와는 딴판으로 낭만주의적이다. 그 낭만에 덩달아 들떴는지 의문이 따라온다. 영원히 타오르는 불이 ―소설 말고 현실에서― 과연 있을 수 있을까? 그런 불이 만약 있다면 그건 운명 공동체로 결합한 이후 켜켜이 쌓이는 신뢰나 존중과, 혹은 타인과 교분을 나누면서 커지는 호감이나 공감대와 각별히 다른 감정일까? 로맨스 소설을 그렇게 봤는데도 잘 모르겠다.

그런 상념에 잠긴 사이 그가 엉뚱한 가정을 해 나갔다. 얼핏 진지하게 들리지만 묘하게 장난기가 어린 것도 같고 호기심에 찬 것도 같은 어조였다. 로맨스 소설의 남자 주인공을 그다지 긍정적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그런 타입과는 다르다고 입증하고 싶은 걸까? 그런 추측이 떠오를 찰나, 앞서보다 더 몸 둘 바를 모르게 하는 말이 떨어졌다. 사교계에서의 흔한 칭찬임을 생각지 못했다면 토마토 수프처럼 벌겋게 흐무러지고 말았으리라. 마리안느는 테이블과 평행이 되다시피 고개를 숙였다. 속이 타고 목이 탔지만 아까 사레에 거하게 들린 덕에 차를 마실 엄두도 안 난다. 침착하자, 침착...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는 소리 죽여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숨을 돌린 끝에 고개를 들고 그를 바로 보았다. 얼굴은 여전히 화끈거리지만, 할 수 없지. 어차피 더 망가질 거리도 없고.

"제가 읽은 소설의 남주인공들이라면 평민이나 공작 영애가 아니라, 전하께서 말씀하신 '사랑하는 이'에게 구혼하리라 생각합니다. 저나 저희 가문이 전하의 혼인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해도 전하께서 사랑한다고 확신하시면 상관없다셨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 말씀에 부합하는 남주인공들이 떠올랐나 봅니다."

아, 뻔뻔해졌다, 나. 생각보다 술술 떠드네. 이쯤 하고 자중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마리안느는 시선을 돌리지 않고 자세를 꼿꼿이 했다. 하문하신 것에 답변드리는 거니까. 사교계스러운 표현이 섞이긴 했어도 제대로 보면서 얘기하자고 하셨으니까. 어떤 소설을 추천할까? 생각하기 무섭게 <부서진 인연>이 뇌리를 스쳤으나 바로 묻어 버렸다. 거기 남주인공은 그와 닮고 말고를 떠나 내 흑역사와 너무 가깝다, 결말도 피폐하고. 그러고 나서 떠오른 건 <날 용서하지 마세요.>. 여주인공인 귀족 영애가 제 가문을 몰락시킨 원수의 가문을 숙청시키고자 남주인공인 황태자를 유혹했는데, 남주인공은 그 사실을 알고도 자길 이용하라며 구애를 펼쳤다. 여주인공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여주인공을 사랑하니 상관없다면서. 그 소설에는 이 로맨티스트가 어떤 감상을 느낄까? 호기심 반 뻔뻔함 반으로 마리안느는 덧붙였다.

"그런 의미에서 한 편 추천드리자면 <날 용서하지 마세요.>라는 소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끼야아아 뭐했다고 이시간。゜゜(´O`) ゜゜。 하마터면 월요일도 넘길뻔했네요。゚(。ノ_<。)゚。 어쩌다보니 로설독서회(?)가 열릴각이네요 2황녀님도 끼시면 웃길거같아요ㅎㅎㅎ 시간이 늦어버려서 이거만잇고 자러 가야겠네요 안녕히 주무세요(。し_し。)

131 알렌 - 마리안느 (Zut3MoRPII)

2023-07-04 (FIRE!) 00:38:02

알렌은 지금 마리안느가 보이는 행동을 통해서 이 여성이 상당히 칭찬에 약하다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방금 전에 손수건을 조몰락 감은 것은 물론이고, 눈을 질끈 감은 것도 그렇고, 조금만 이런 말을 해도 이렇게 고개를 숙이다니. 의외로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인지, 아니면 자신이 하는 말이라서 이러는 것인지. 굳이 둘 중 하나라고 한다면 후자였으면 좋겠다고 욕심을 부리나 그 욕심을 알렌은 굳이 입에 담지 않았다. 일단 그녀가 고개를 드는 것을 기다리던 알렌은 마리안느가 고개를 들자 빤히 눈동자를 바라봤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만약 그 남주인공이 평민이 아니라 공작 영애를 진정으로 사랑해서 구혼했다고 한다면 확실히 저와 닮은 점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역시 저는 아무리 생각해도 평민을 사랑해서 결혼하는 일은 없을 것 같거든요."

그녀의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자신이 평민과 결혼하는 그림을 떠올려보긴 했으나 알렌은 도저히 그 풍경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결국 평민은 결혼 대상이 아니었다. 측실 대상조차도 될 수 없는 이였다. 철저하게 신분이 있는 지금 이 사회에서 그런 사랑 이야기는 소설에서나 가능한 전개일 뿐, 현실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다고 확신하며 알렌은 그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한편 그녀의 입에서 '날 용서하지 마세요'라는 소설이 나오자 알렌은 잠시 침묵을 지키면서 제목을 통해 내용을 짐작했다. 날 용서하지 마세요. 배신이 나오는 작품인가? 아니면 남자 주인공이건, 여자 주인공이건 둘 중 하나가 용서받을 수 없는 죄를 짓고 처벌을 받으면서 끝나는 배드엔딩인 작품인가? 조금 흥미가 생겼는지 알렌은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요. 누님에게도 이야기를 해보고, 기회가 되면 저도 한 번 읽어보도록 할게요. 물론 누님이라면 어쩌면 읽었을지도 모르겠네요. 만약 그렇다고 한다면 책을 빌릴 수 있을테니 좀 더 빠른 시일 내에 읽어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일단 제목만 보자면 꽤나 흥미가 생기는 작품이었다. 과연 어떤 전개로 이어지고 어떤 결말로 끝이 날지. 어느 정도 머리를 식힐 겸, 로맨스 소설이라는 것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테고, 읽으면서 그녀와 이런저런 소통거리를 찾는 것도 나쁘지 않은 일이었다. 물론 눈앞의 이 여성이 이 주제로 소통을 하고 싶어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런 의미에서 마리안느. 방금 제가 말했었던 그 남주인공에 대해서 혹시 마리안느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볼 수 있을까요? 일단 제 입장에서는 그런 느낌이긴 했는데, 마리안느는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해서. 제목이 명확하게 떠오르지 않기도 하고 꽤 이전에 읽었던 것이라서 명확하게 더 기억에 남는 것은 없지만... 요점은 당신은 그 사랑을 인정할 수 있나요?"

단순히 남주인공에 대한 평가를 듣기 위한 목적으로만 그 질문을 한 것은 아니었다. 과연 이 이야기에 대해서 그녀는 또 어떤 답을 해올지에 대해서 알렌은 호기심을 보였다. 자신이 생각한 어느 정도의 느낌대로? 아니면 전혀 생각도 못한대로?

/원래 하루라는 것이 엄청 빠르게 흘러가기 마련이니까. 진짜 쉬는 시간은 너무 빨리 흘러가는 것 같아. ㅋㅋㅋㅋㅋ 로설독서회라. 확실히 2황녀도 끼게 되면 이런저런 토론이 될지도 모르겠다 싶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아무튼 답레 쓴다고 수고했고 나도 답레를 남길게! 하루 수고했고 잘 자!

132 알렌주 (Zut3MoRPII)

2023-07-04 (FIRE!) 00:40:10

조몰락 감은 것은 -> 조몰락 댄 것은

살짝 수정이야!

133 마리안느 - 알렌 (8Y3yOwdsYI)

2023-07-05 (水) 00:52:58

시선이 마주친 순간, 저도 모르게 눈을 피할 뻔했다. 외간 남자와 불과 테이블 하나만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게 어색한 탓일까. 하지만 베르메르 후작 영식과는 몸이 맞닿고도 발을 야무지게 밟는 데에만 몰두했었는데. 일순 혼란스러웠으나 녹음을 닮은 그의 눈이 진지하게 반짝이는 걸 보자 납득이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호의적으로 내 얘기를 경청해 주는데 후작 영식을 대할 때랑 비슷한 기분이면 그게 더 이상하겠다. 그러던 중 평민을 사랑하는 일은 없으리라며 그가 고개를 내젓자 의아해졌다. 정열이라는 게 신분을 가려 가며 생기고 말고 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떻게 그는 저렇게 자신하는 걸까?

"외람된 말씀이오나 평민에게 정열이 생기지는 않으시리라고 어떻게 확신하십니까? 전하께서 이상형으로 생각하신 외모를 지닌 이나, 전하의 관심사에 해박한 이나, 전하의 심정을 전하보다도 더 깊이 헤아리는 이나, 그런 걸 다 떠나 전하께서 말씀하신, 함께하는 하루하루를 천국처럼 만들어 주는 이가 평민 중에는 없으리라 여기시는 것입니까?"

평민은 귀족이나 황족이 겪는 고충을 알기 어렵고, 교양을 쌓을 기회도 적은 편이며, 생활 환경이 다른 만큼 가치관이나 사고방식도 귀족이나 황족과는 많이 다를 테니, 평민과 결혼할 경우 그가 말한 대로 여러 난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분이 평민이면 외모나 내면이 어떻든과는 상관없이 정열을 가지는 게 불가능할 것인가? 오히려 정열이야말로 신분이나 미래 같은 이성적으로 재고 따지는 부분과는 상관없이 발현되는 것 아니던가? 그 점이 의문이었다. 그가 생각하는 '이 사람이어야만 한다'는 느낌이란 어떤 것일까? 한마디로 설명하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날 용서하지 마세요.>에 대한 소감을 듣게 된다면 간접적인 실마리나마 찾아질지도 모르겠다.

다행히 그는 그 소설에 흥미가 없지는 않은 모양이다. 작으나마 흥미거리가 생겼다. 과연 그는 <날 용서하지 마세요.>의 남주인공이 지향하는 사랑에 어떤 반응을 보일까? 리멜트에서 사용인들과 로맨스 소설로 이야기꽃을 피우던 게 생각났다. 다른 사람과 함께 읽으면 서로 맞장구도 치고 내 생각은 안 그렇다고 열변을 토할 수도 있어서 더 재밌었는데. 공작가에 온 뒤론 사교계에서 활동하기 위한 소양을 닦기도 바빴다 보니 오랜만에 느끼는 감각이다. 그러고 보니 황녀께서 이미 읽으셨을 수도 있다는 건...

"혹시 황실 도서관에도 로맨스 소설이 구비되어 있습니까?"

뱉자마자 아차 하고 입을 가렸다. 황실 도서관은 폐하의 일가가 이용하는 곳 아닌가. 각종 학술 서적이나 교양 서적이면 모를까 로맨스 소설이라니.―어릴 때야 제국에서 제일 큰 도서관이면 로맨스 소설도 있을 거라며 황실 도서관에 가 보고 싶다는 꿈도 꿔 봤다만― 더욱이 그는 황녀께 빌릴 수 있을 거라 했다. 황실 도서관에 있는 책이면 황녀께 따로 빌릴 거 없이 도서관에서 볼 수 있을 테니, 헛다리 제대로 짚은 거다. 한숨이 터져 나오며 손바닥에 닿았다. 더 망가질 거리가 없을 줄 알았는데, 있네.

그때 그가 <전하, 이러시면 안 됩니다!>의 남주인공에 대한 생각을 물어 왔다. 남주인공의 사랑을 인정할 수 있느냐라, 어려운 물음이다. 애초에 난 정열이 타인에게 가질 수 있는 다른 감정―호감, 동질감, 신뢰, 경의 같은―보다 우위에 있다는 생각이 안 드니까. 어떻게 말해야 성실한 답변이 될까? 마리안느는 헛기침을 자그맣게 하며 목청을 가다듬었다. 그러는 사이 생각도 가다듬어지길 빌면서.

"전에 말씀드렸듯 저는 정열적인 배우자보다는 신뢰할 수 있는 배우자를 더 바라는 사람이고, 정열이 이성에서 비롯되는 신뢰나 경의보다 더 우월한 감정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 작품 남주인공의 감정은 제가 인정하고 말고 할 수 있는 게 아닌 듯합니다. 당사자가 자신의 정열이 변치 않는 진심이라는데 어쩌겠습니까? 그와 별개로 감정을 깨달은 뒤 남주인공의 처신은 무책임했다고 생각합니다. 황태자의 약혼이면 국가의 약조나 마찬가지인데 사사로운 감정만으로 뒷수습은 전혀 안 하고 깨 버렸으니까요. 정 결혼을 원치 않았다면 상대 가문에 사죄하고 보상하는 것은 물론 약혼했던 영애의 충격까지 성심껏 추스르는 게 먼저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 없이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결혼하는 걸로 나머지 문제는 말끔히 없어졌다는 식의 결말이라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는 작품은 아닙니다."

조리 있게 얘기한 건가? 과몰입해서 너무 말이 많아진 건 아닐까? 그의 표정은 평온한데도 공연히 긴장이 되어 마시지도 않을 찻잔을 감싸 쥐었다.

/끼야아아 뭐했다고 이시간。゜゜(´O`) ゜゜。...인 건 어제의 데자뷰네요o(TヘTo) 화요일을 넘겨버렸지만 그래도 이은 데 의의를 두며 자러갈게요...εミ(ο_ _)ο 늦었지만 좋은밤 되시길!!

134 알렌 - 마리안느 (x4DddTcWOI)

2023-07-05 (水) 01:46:46

어째서 평민에게 정열이 생기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냐는 조금은 당돌할 수도 있는 그 물음에 알렌은 소리없이 웃음을 터트렸다. 이래서 자신은 그녀가 꽤 흥미롭고 마음에 들었다. 비록 황자의 말이라도 이렇게 자신의 의문을 입에 담을 수 있는 자세가 특히나 더. 물론 그녀는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스스로가 너무나 무례하다고 생각을 할지도 모르나 적어도 알렌에게는 이렇게 대화를 할 수 있는 이가 적었다. 그렇기에 특히나 더 그는 흥미롭다는 듯이 그녀를 말 없이 지긋이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확실히 그런 이가 있을지도 모르지요. 세상은 너무나 넓고 사람들은 많고 귀족보다는 평민의 수가 훨씬 더 많으니까요. 이 제국이 아니라 다른 왕가에 있을수도 있고, 혹은 더 나아가 다른 대륙에 있을 수도 있겠죠. 허나 평민들조차도 정말 순수하게 아무런 조건도 생각하지 않고 결혼하는 이가 거의 없듯이, 저 역시도 기본적으로 바라는 것들은 있거든요. 그리고 그 바라는 정도를 평민들은 맞추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정말로 기적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고서야 그런 이를 만날 일은 없을테고 정말 다행스럽게도 저의 그 '기적'은 이제 다시는 이곳에서 볼 수 없을 거라고 믿었던 당신을 만난 것으로 사용한 것 같거든요."

이어 알렌은 오른팔을 쭉 펼친 후에, 오른손으로 마리안느를 가리키며 제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냈다. 레이스가 달려있는 그 손수건은 마리안느에게 있어서는 낯이 익을지, 아니면 이제는 안개처럼 그 형태가 사라졌을지. 아무튼 그 손수건으로 제 입을 닦아낸 후, 그는 다시 곱게 손수건을 주머니 속에 집어넣었다.

"글쎄요. 제대로 찾아본 적이 없어서. 하지만 그 크기를 생각해보면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찾아볼게요."

그 크기와 쌓여있는 책을 생각해보면 아마 있지 않을까 정도로 알렌은 애매하게 대답했다. 그야 알렌조차도 거기에 있는 책을 모두 읽은 것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평소에는 로맨스 소설에 대해서 그다지 생각도, 의식도 하지 않았기에 굳이 찾아볼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의식을 하게 된 이상, 한 번 언제 제대로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다음에 만날 때 있는지의 여부를 알려주겠다고 알렌은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한편 자신의 물음. 정확히는 자신이 읽었던 그 기억 속의 남주인공에 대해서 그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의 여부를 질문하자 마리안느가 목청을 가다듬는 모습이 그의 귓가에 울리고 눈동자에 비쳤다. 목청을 가다듬을 정도의 대답이란 말인가. 아니면 혹시나 이렇게 물어서 긴장한 것은 아닐까. 기대가 되는 것과 동시에 긴장이 되어 그는 절로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마침내 마리안느의 입에서 자신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흘러나오자 알렌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 내용을 듣는 것에 집중했다.

그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을 사랑하는 마음은 부정하지 않으나 그 이후의 자세는 무책임하다고 비판하는 그녀의 대답은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조금은 달랐다. 자신은 그 사랑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으나 마리안느는 적어도 부정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으니까. 인정할 것은 인정하나 틀린 것은 틀렸다고 분명하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모습에 알렌은 작게 감탄을 내뱉었다. 찻잔을 감싸쥐고 있는 그녀의 손을 바라보던 알렌은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살며시 도리도리 저었다.

"그렇게 자신의 생각을 잘 이야기하면서 왜 그리 긴장하고 그러시나요. 제가 무례하다고 화를 내는 일은 없다는 것을 이제는 어느 정도 아실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무튼 마리안느. 당신의 생각은 잘 들었어요. 당신은 그 사랑에 대해서 무작정 부정하지는 않는군요. 그 사랑을 이해할 수 없었던 저와는 달리 말이에요."

입장의 차이일지, 아니면 성격의 차이일지. 아무튼 그녀의 대답에 알렌은 충분히 만족하며 내용물이 존재하지 않는 찻잔의 손잡이에 제 손가락을 걸고 가볍게 흔들었다. 하지만 그 행동은 그리 오래 가는 일이 없었고 알렌은 찻잔을 테이블에 얌전히 내려놓았다. 그리고 조금은 진지하게 이야기했다.

"나중에 공작에게 전해주겠어요? 귀공의 따님은 저를 너무나 잘 모셨다. 그리고 귀공이 바라는 것도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겠다고 말이에요."

사정을 모르는 이가 들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을 내용이었으나 당사자들은 무슨 내용인지 단번에 알 그 메시지를 부탁하면서 알렌은 마지막으로 하나, 쿠키를 더 집어들었다.

"역시 당신과 만나서, 그리고 이렇게 시간을 보내서 기분이 좋네요. 마리안느.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다만 그건 너무 큰 욕심이려나요? 후훗."

/ㅋㅋㅋㅋㅋㅋ 그만큼 마리주가 하루를 열심히 보냈다는 이야기 아니겠어? 아무튼 나도 이 답레를 남기고 자러 가볼게!! 잘 자! 마리주!

135 마리안느 - 알렌 (3xJxVN5lvw)

2023-07-05 (水) 18:20:52

그가 웃는다, 무언가 재미난 이야기라도 들은 것처럼. 가늘게 휜 눈에서도 두드러지는 초록빛 눈동자, 심혈을 기울여 다듬은 조각상처럼 반듯하고 시원시원한 콧날과 턱선, 혈색 좋은 입술을 따라 부드럽게 올라간 입꼬리, 살며시 스치는 바람에 흔들리는 가운데 고운 결이 드러나는 연보랏빛 단발. 그 단정하면서도 기품이 서린 용모가 황자로서의 위엄과 격조를 드러내는 듯한, 희디흰 제복과 붉은 망토와 어우러져 더욱 돋보였다. 분명 저 모습만으로도 그날 파티에서 여러 사람 설렜을 것 같다.

이렇게나 빤히 보는 건 실례겠지? 늦게나마 눈을 내리깔았을 때 마리안느의 이견을 인정하는 듯한 대답이 들려왔다. 그러면서도 그는 황자가 바라는 점을 평민들이 맞추기는 어려우리라는, 꽤나 현실적인 견해를 덧붙였다. 그러나 그런 내용은 그가 '기적'을 언급하며 손수건을 꺼낸 순간, 아무래도 좋을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황자가 쓰기에는 계면쩍은 감이 있는, 프릴 레이스가 달린 손수건. 순간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저건 그때 답례할 게 마땅치 않아서 건넸던... 아니, 잘못 본 게 아닐까? 레이스 달린 손수건이 한둘도 아니고. 그러나 곱게 접힌 손수건의 귀퉁이에 쓰인 글자,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처럼 그려진 L 자 위에 자그맣게 놓인, 파란 M 자는, 저 손수건이 한때 내 것이었음을, 그러니까 내가 리본의 답례로 줬던 그 손수건이 맞음을 웅변하고 있었다.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는데도 놀란 소리가 감춰지질 않았다.

"그건..."

가슴부터 목까지 꽉 메었다. 아무리 봐도 쓰기엔 마땅찮은 디자인인데, 손수건쯤이야 차고 넘치는 황자가 저걸 여태 쓰고 있었을 줄이야. 설령 평소에는 안 쓰다가 오늘 가져온 거라 쳐도, 이제까지 보관하고 있었다는 점과 내게 받은 물건임을 기억하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아니, 아니다. 안 쓰던 걸 굳이 가져왔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공작이면 몰라도 공작의 양자에게 굳이 잘 보일 필요는 없으니 . 결국 이분이 여지껏 저 손수건을 써 왔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잃어버렸어도 할 말 없는 물건인데. 저 성심성의에 어떻게 화답할 수 있을까.

"...그걸 여태 쓰고 계셨습니까. 말들이 적지 않았을 텐데요."

나오는 말이 궁색해 화끈 열이 올랐다. 이런 걸론 안 된다. ―뭘 해야 충분한 답례이겠냐만― 마리안느는 심호흡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치마 끝을 잡고 격식을 갖춰 인사를 올렸다.

"소중히 여겨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러고 두근거림이 가라앉길 바라며 가슴에 손을 얹고 숨을 고르려니, 그가 황실 도서관에 로맨스 소설이 있는지 찾아보겠단다. 철학이나 과학처럼 지적인 대화가 가능할 법한 소재를 고르기엔 역부족이라는 멋쩍음과 내 관심사에 흥미를 가져 준다는 고마움과 '다음에 만날 때'라고 후일을 기약해 준 것에 대한 기대가 뒤섞였다. 당분간은, 이분과 교류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해도 괜찮을까? 공작 내외께서 지나치게 기대하고 계시니 나라도 냉정을 유지해야 할 것 같은데 자꾸 들떠 버린다.

기쁜 가운데 난감한 기분을 감추고자 애쓰며 다시 자리에 앉고 나니, 뒤늦게 우려가 들었다. 2황녀께서 재밌게 읽었다는 소설인데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 버렸다. 이게 황녀 전하를, 나아가 황실을 무시한 언사로 비치지는 않을까. 낭패감에 찻잔을 움켰으나 찻잔이 옛 이야기 속 요술 램프처럼 마법을 부려 줄 리는 만무하다. 어떻거든 수습할 말을 떠올리려고 안간힘을 쓰던 중, 슬쩍 곁눈질한 시야로 그의 입가에 어린 웃음이 보인 듯했다. 순간 안심할 뻔했다가 훔쳐본 게 들킬세라 고개를 숙이는데, 웃음기 어린 목소리가 다가왔다. 단순한 견해 차로 용인해 준 듯한 반응. 십년 감수했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마리안느는 바짝 말라 따끔거리기까지 하는 목을 축이고자 이제는 다 식어 버린 홍차를 한 모금 넘겼다. 이번에는 사레가 들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그렇게 한숨 돌리기 무섭게, 좀 전보다 한층 무게감 있는 어조로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발언이 이어졌다. 가슴이 마구 뛰었다, 손을 얹고 누르는데도 눈치 채일 것처럼. 저 말씀은 즉... 눈앞이 핑 돌지는 않지만 어찔어찔한 기분이었다. 진짜 혼인을 고려해 보시겠다는 건가? 설레발치지 말라고 스스로에게 제동을 걸고픈데 그의 말에서 비롯된 메아리가 가시질 않는다. 그러다 그가 만족한 기색으로 쿠키를 집는 걸 보고서야 정신이 확 들었다.―쿠키 하나에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 보기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넋 나가 있을 때가 아니다.

"말씀 전해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쿠키는, 마음에 드신다면 환궁하실 때 가져가실 수 있게끔 일러 두겠습니다."

그러고는 시종에게 쿠키를 준비해 놓으라고 지시했다. 일부러 많이 만들게 했고 나는 잘 먹지도 않으니 공작 내외께서 맛보실 걸 제해도 넉넉히 챙겨 드릴 수 있으리라. 황자 전하께서 황궁에 가서도 드시고 싶다고 하셨노라 알리면 파티셰는 어떤 표정을 띨까. 황자 전하도 반한 쿠키를 만들었다는 자부심에 젖을까. 이쪽도 저쪽도 흡족할 결말이라고 미소 지을 찰나, 또다시 사고를 정지시키는 말이 들려왔다. 사교계 특유의 띄워 주는 말이라기엔 너무나 직설적인 표현. 달뜬 표정을 채 감추지도 못하고 어리바리하게 있다가 가까스로 입을 뗐다.

"아, 저..." 머릿속이 뒤죽박죽이다. 무슨 말을 꺼내야 좋을지? "예전에... 당근 주셨던 말 말입니다. 공작가로 오면서 데려왔는데, 혹 보시겠습니까?"

제가 꺼내고도 도리어 놀라 버렸다. 전혀 생각 않고 있었는데 어째서 이런 소릴? 당황해서? 아니면 추억을 더 곱씹고 싶어서? 어느 쪽이든 주사위는 던져져 버렸다. 이젠 그의 선택에 맡길 뿐.

/알렌이 직구인듯 직구아닌 직구에 능하네요(¬‿¬) 공작부부가 쾌재를 부르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 기분(?)이에요(。・д・。) 오늘도 푹푹찌는데 하루 무사히 넘기셨어야 할텐데요 암튼 답레로 갱신이에요ヾ(*'▽'*)

136 알렌 - 마리안느 (x4DddTcWOI)

2023-07-05 (水) 21:16:15

"이 손수건이요? 그럼 받았는데 써야죠. 그러는 마리안느도 아직 제가 준 리본을 쓰고 있잖아요?"

피차 마찬가지라는 듯이 알렌은 정말 별 거 아니라는 듯이 태연하게 이야기했다. 물론 이 손수건을 처음 다른 이들이 알게 되었을때 어디서 구한 것인지 묻는 이가 많긴 했었으나 알렌은 굳이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자연히 시끄러웠던 이런저런 말들이 사라졌고 이제는 그저 저 손수건을 쓰는구나 정도의 인식만이 남을 뿐이었다. 마리안느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많은 말은 나오지 않았기에 그는 괜히 멋쩍은 웃음소리만 낼 뿐이었다. 그러다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치마 끝을 잡고 인사를 하는 모습에 알렌은 그럴 필요 없다는 듯이 살며시 고개를 도리도리 젓고 앉으라는 듯이 손동작을 취했다.

"뭘요. 마리안느도 제가 준 리본을 소중하게 잘 쓰고 있었던 것 같은데. 저야말로 고맙죠."

만약 이전에 만났을 때 그녀가 그 리본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 정말로 그 리본을 소중하게 잘 썼을지의 여부에 대해 확신할 수 없었겠지만 이전에 파티때 만났을 때 그녀는 목에 그 리본을 초커처럼 두르고 있지 않았던가. 만날 수 있을지, 없을지를 떠나서 자신의 정체도 전혀 몰랐을텐데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잘 보이려고 그 리본을 굳이 그렇게 하고 올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렇다면 그녀야말로 그 리본을 정말로 소중하게 잘 사용하고 있었다는 이야기 아니겠는가. 이어 알렌은 마리안느의 리본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기쁘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눈웃음을 보였다.

그녀가 홍차를 한 모금 마시는 모습을 바라보며 알렌은 제 잔에 차를 천천히 따랐다. 그 은은한 향과 맛을 다시 한 번 입에 머금으며 정말로 우아하고 기품있게 그는 잔을 내려놓았다. 쿠키도 그렇지만 이 차도 굉장히 맛이 좋다고 생각하며 알렌은 찻잔에 담겨있는 그 차를 말없이 바라봤다. 다음에 만나게 될 때 또 이 차를 먹을 수 있을까. 그런 기대감을 살며시 삼키며. 그러는 와중 자신의 말에 환궁할 때 쿠키를 가져갈 수 있도록 일러두겠다는 말에 알렌은 작게 감탄을 내뱉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도 괜찮을까요? 그렇다면 부디 부탁할게요. 두고두고 먹고 싶은 것도 있지만 제 가족들. 그러니까 형님이나 누님, 동생들에게도 나눠주고 싶거든요. 많이는 못 주더라도 역시 다른 이들에게도 이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어서. 아. 그러면 제가 아니더라도 마리안느. 당신을 만나고자 하는 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원래 관심이라는 것이 이렇게 작은 것을 시작으로 생기기 마련이잖아요?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는 살며시 머릿속으로 이런저런 후보를 생각했다. 허나 알렌 쪽에서는 딱히 자진해서 소개할 생각은 없었다. 그러나 그것을 굳이 표현할 생각은 없었기에 그는 그저 웃음소리만 작게 낼 뿐이었다. 한편 자신의 말이 또 부끄러움 스위치를 켜버린 것일까? 마치 진정이 안되는 것 같은 표정을 짓다가 갑자기 입을 떼서 당근을 줬던 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것에 알렌은 고개를 살짝 갸웃했다. 그러고 보니 당근을 줬었던가. 말에게. 어렴풋한 안개 속 기억을 더듬으며 그는 잠시 떠올리려는 듯 음. 소리를 냈다. 그러다가 아. 소리를 내면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희미한 이미지 속에서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았기에 그는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보여준다고 한다면 기꺼이요. 그때 그 애는 잘 컸나요? 나이가 제법 되었을 것 같은데."

말의 수명은 짧은 것은 아니나 그렇다고 엄청 긴 것도 아니었다. 사실 인간의 수명만큼 사는 동물이 그렇게 흔하겠는가. 아마 지금도 살아있다면 꽤 노령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그는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한 번 보러가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다 순간 움찔했다.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공작이 돌아올법한 시간은 괜찮은가요? 아마 계속 이렇게 자리를 비우진 않고 언젠가 돌아오긴 돌아올텐데."

/사실 마리안느가 너무 귀여워서 자신도 모르게 짓궂게 장난을 치는 것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지도 모르고! ㅋㅋㅋㅋ 공작 부부의 쾌재를 부르는 소리는 나도 들은 것 같아. 마리안느는 이후에 엄청 칭찬을 받게 될까? 아무튼 오늘은 가볍게 운동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야! 날씨가 굉장히 더웠지만 또 집에 오니 시원하네! 답레와 함께 갱신이야!

137 마리주 (cYg2EoBIR6)

2023-07-05 (水) 23:07:58

귀 귀엽...(OoO;) 일일이 당황하는 반응이 재밌는걸까요? 어쨌든 호감도가 상승한거 같아 다행이긴 하네요σ(°ー°*) 암튼 좋게 봐주시니 선생님께도 알렌에게도 감사해요(◕ᴗ◕✿) 어쩌면 공작이 자리를 비울 핑계로 댔던 용무는 벌써 끝낸뒤에 지켜보고 있을지도 몰라요(ʃƪ¬‿¬) 잘하고있다거나 수고했다는 말은 들을거 같네요ㅎㅎ 현생에 치이는 평일에 운동하기는 쉽지않은데 부지런하시군요 하루 잘보내신거 같아 다행이에요(*´ー`) 마저 잇고싶은데 지금은 머리가 안돌아가서 잡담만 남겨봤어요 이러다 답없어지면 뻗었겠거니 생각해주세요(x . x)

138 알렌주 (x4DddTcWOI)

2023-07-05 (水) 23:34:13

일단 부끄러워하는 모습이라던가 뭔가 반응을 보이는 것이 하나하나 꽤 귀엽다고 알렌은 생각하고 있어. 물론 모든 것이 다 귀엽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중에는 분명히 귀여운 모습도 있으니 말이야. 물론 어느 정도의 립서비스도 섞여있긴 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자면 호감도는 상승한 것이 맞긴 해!
아앗...ㅋㅋㅋㅋㅋ 그야 애초에 정말로 급한 용무는 아니긴 했을테니까. 와. 마리안느 칭찬 받는다! 음. 아무튼 오늘은 외식을 조금 했었거든. 그래서 김에 근처를 좀 돌고 오다보니 시간이..(흐릿) 아무튼 머리가 안 돌아가면 잠시 놓고 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휴식이라는 것이 그래서 중요한 거니까! 아무튼 피곤하면 바로 자러 가도 돼!

139 마리주 (69T32FDxD.)

2023-07-06 (거의 끝나감) 08:20:20

에고 결국 어제는 자버렸어요 (º﹃º)
초반부인거 치고는 되게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네요(o゚v゚) 마리안느도 알렌이 결혼을 계속노려도 상관없다고 한거나 소설 등장인물이 약혼을 깨는걸 부정적으로 평가한거나 손수건을 여태 사용하고있었던 거에 강한 인상을 받았을 거 같거든요(*´ー`) 배포가 크고 책임감 강하고 다른사람에게 성의를 다하는 면으로 보여서요(o゚~`) 실제로 지켜보기보다는 고용인에게 보고받는 쪽이겠지만 적당히 타이밍봐서 오래기다리셨다며 마리안느를 물러가게 할수도 있겠어요(¬‿¬) 마리안느 칭찬받는거 좋아해주셔서 감사해요٩(^ᴗ^)۶
암튼 오늘도 덥네요 기력 덜빨리는 하루 보내시길(ノ・ω・)ノ

140 알렌주 (qWZ8C5Lrts)

2023-07-06 (거의 끝나감) 19:32:42

알렌은 알렌대로 마리안느에게 그렇게 생각되고 있구나. 일단 캐릭터들 사이는 원만하고 좋은 것 같아서 다행이야. 처음부터 으르렁거리는 전개가 되어버리면 아무래도 조금 진행하기 힘들 수도 있으니 말이야. 둘이 대등한 계급이 아닌 것도 있으니 더더욱.
아무튼...ㅋㅋㅋㅋㅋ 고용인들이 매우 바쁘게 움직이겠는걸? 이것저것 실시간으로 막 보고를 하고 정말 정신없이 움직이는 것이 아닐까 싶어지네. 물론 공작가가 잘 되면 자신들도 좋으니까 열심히 할 것 같지만 말이야.

마찬가지로 더운 하루였어. 마리주도 좋은 하루였길 바랄게! 난 이제 집에 와서 쉬는 중이야!

141 마리주 (ux6Q9OSlWQ)

2023-07-07 (불탄다..!) 00:59:01

에고고(x . x) 말이한테 다시 당근 줄때 알렌이 어쩔지 궁금하고 예쁘게 이어보고도싶었는데 제 머리와 필력에 한계가 왔나봐요՞՞(ᗒᗣᗕ)՞՞ 죄송하지만 이다음 내용은 썰로 주고받다가 다음일상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 ・゚。 기다리셨을텐데 죄송해요(つ﹏・。)

142 알렌주 (v2D5ny2C1A)

2023-07-07 (불탄다..!) 01:10:19

아니야! 괜찮아! 일단 한 상황은 끝이 나기도 했고.. 저 이후는 썰로 풀어도 괜찮을 것 같아! 어쨌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확실하게 나왔으니까! 그러니까 너무 무리하지 않길 바랄게!
결론적으로 일단 나는 괜찮아!! 그러니까 미안해하지 않아도 돼!

143 마리주 (JsQZ8u5hsU)

2023-07-07 (불탄다..!) 11:20:06

흐름을 중간에 끊어버렸는데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ノ_<。)゚。 좀더 잘쓸수 있었더라면 좋았을텐데요(×﹏×)゚。

알렌은 리본을 쓴걸 더 높게 쳐줬지만(・∀・) 마리안느 입장에선 리본은 예뻐서라도 매고 다닐만하거니와 손수건은 신사에겐 멋쩍을수 있는 디자인이라(〃´﹏`〃)ゞ 쓰시리라 생각 못 했다고 고마워할 거 같아요(‘-’*) 황자인거까지야 몰랐지만 사교계에 진출했으리라 기대하고 잘보이려고 맨거긴 하니 순수한 의도라고만 보긴 어렵기도 하고요(¬_¬)

알렌이 공작가의 쿠키에 홀딱 반한거 별거아닐수도 있는데 제가 다뿌듯하네요。・‿・。 쿠키가 황실의 다른사람들에게도 인기를 끈다면 황실사람들은 마리안느도 마리안느지만 공작가의 파티셰를 궁금해할수도 있겠는데요(o´▽`o)ノ

말이에 대한 질문에는 아마 마리안느는 이제 클나이 지나서 어르신이라고 리멜트에 뒀으면 여생을 편히 보냈을텐데「(ס_ס;;) 자기가 데려와버려서 고생이라고 반농담 반진담으로 웃을거 같아요(´∀`o)ゞ 시종들 시켜서 말이 데려오게 하는 한편 당근도 한바구니 가져오게 했을거 같고요(˶◕‿◕˶) 마리안느가 말이더러 말이야 하고 이름 부르면 알렌은 역시 일전에 말씀해주신대로 이름이 그게맞나 하고 어리둥절해할까요?〈(゜。゜) 마리안느가 엄청 멋진이름을 지어주려고 한참별렀는데 그사이에 얘가 말이라는 임시명칭을 자기이름으로 인식해버려서 이름이 말이가 되어버렸다고 알려주면 어떻게 생각할까요?☆⌒(>。<)

여담으로 공작은 너무 오래있으면 재미가 줄어들지도 모른다고 끊을타이밍 노려서는(¬◡¬)✧ 오래 기다리셨다고 결례를 범해 송구하다며 저녁만찬까지 대접하려고 할거같아요(^~^˶)ゞ 오믈렛을 비롯한 달걀 요리랑 치즈 곁들인 요리가 잔뜩이고 샴페인도 알렌이 좋아하는 브랜드로 준비했을거 같아요 고객 맞춤형 식탁!!ヾ(≡^∇^≡)ノ 아 그러고보니 궁금한게 알렌이 혹시 블루브레인같이 매니악한 치즈도 좋아하나요?(・ヮ・) 사진에 있는 치즈인데 영국에서 꼬릿꼬릿하다고 손꼽힌대요(◉‿◉)

144 알렌주 (v2D5ny2C1A)

2023-07-07 (불탄다..!) 18:55:41

억지로 돌려봐야 머리만 아프니까! 힘들면 그렇게 얘기해도 내 쪽에선 얼마든지 괜찮아! 무통잠으로 계속 사라지는 것만 아니면 어지간하면 오케이!

ㅋㅋㅋㅋㅋㅋ 마리안느 입장에선 그런 속셈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게 꽤 이전 일이니까 알렌 입장에선 잊어버려도 이상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고 보통 다시 만날 거라고 기대를 하는 일도 쉽지 않잖아? 알렌 입장에선 기대하고 맨 것 자체만으로도 꽤 기뻐할 것 같아. 자신이 그런 것처럼 마리안느 쪽에서도 자신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고 있었다는 거니 말이야. 아무튼 알렌 입장에선 기왕 받은 손수건이니까 아주 잘 쓰고 있어. 물론 항상 그것만 쓰진 않고 다른 손수건도 있지만 마리안느가 준 것도 잘 쓰는 편이야!

마리안느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파티셰에게도 관심을 가진다면 공작가 입장에선 완전 경사겠는걸? 황가의 눈에 좋게 띄어서 나쁠 것은 없으니 말이야!

알렌은 마리안느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들으면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말은 주인과의 애착관계가 강하기 때문에 아마 같이 있는 것이 오히려 더 기쁠 거라고 이야기를 할 것 같아. 당근을 한바구니나 가지고 오게 하는 모습을 보면 웃으면서 정말로 당근을 엄청 좋아하는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할 것 같아. 그만큼 식욕이 있다는 거니 다행이라고도 이야기할 것 같고. 확실히 말이야 라고 하면 알렌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볼 것 같아. 무슨 이름일까. 무슨 이름일까 했는데 말이야. 그렇게 부르니 말이야. 그러다가 이름에 대한 뒷배경 이야기를 하면 웃음을 터트리면서 입을 손으로 막을 것 같아. 그리고 잠깐만 기다려달라고 하면서 웃음을 그치려고 하고 그친 후에 너무 귀여운 뒷이야기라고 할 것 같아. 그리고 말이를 만져봐도 되냐고 허락을 구한 후에 만약 허락이 떨어지면 조심스럽게 머리를 살살 쓰다듬어줄 것 같아. 정성스러운 손길로 말이야.

저녁만찬까지 대접하려고 하면 알렌은 알렌대로 조금 고민하지 않을까 싶어. 이걸 먹고 갈까. 아니면 그냥 갈까. 그렇게 생각을 하다가 이것저것 차린 것을 알면 준비한 것을 버릴 수도 없으니 먹고 가겠다고 할테고. 그리고 메뉴를 바라보면서 작게 웃음을 터트릴 것 같아. 이렇게까지 준비할 것은 없었다고 하면서 그래도 잘 먹겠다고 이야기를 할 것 같아. 좋아하는 것들이 많으니까 알렌으로서는 매우 기쁜 만찬 시간이 될 것 같아. 블루브레인이라. 있다는 것은 듣긴 했지만 본 적은 없었는데 저런 느낌이로구나. 괜히 브레인이 아니로구나. 아무튼 내가 저 치즈의 향이나 맛을 모르니까 명확하게 그렇다...라고 할 수는 없지만 냄새가 너무 강하거나 맛이 너무 독한 그런 치즈는 아마 알렌도 그리 선호하진 않을 것 같아. 적당한 향과 맛이라면 좋아하겠지만 말이야.

145 마리주 (6Y0U4QoWSI)

2023-07-07 (불탄다..!) 20:59:29

모니터뒤에 사람있는데 무통잠은 예의가 아닌거 같아요(。•́︿•̀。) 필력과 기력은 딸리지만 예의는 안딸리게 해볼게요☆⌒(>。<)

파티에 매고간건 계산적이라면 계산적인 거였는데도 좋게 생각해주니 고맙네요(๑¯◡¯๑) 손수건 잘써주는것도요 마리안느는 그점에 굉장히 감동했을거예요(∩_∩) 타인에게 어지간히 성실하지 않으면 그러기힘들테니까요(・ヮ・)

이래저래 황자한테 호감을 샀으니 쾌재를 부르긴 할텐데(✧・∀・)ノ 호사다마라고 파티셰 연봉을 대폭 올려줘야 할거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네요(.◡﹏◡)

알렌이 그렇게 말해주면 오래 지내던데를 떠나서 계속 일하는셈이라 데려오면서 좀 미안했는데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위안이 되는거 같다고 말하겠네요(╯◕‿◕)╯ 당근을 잔뜩 가져온건 모자라는거보단 남는게 나아서라고 모자라면 말이가 제가 먹는거 빼앗는다고 답할거같아요(*´ー`) 알렌이 웃음 터뜨리면 역시나 웃긴얘기구나 하고 살짝 좌절(?)하겠지만 편하게 웃으셔도 된다고 저였어도 웃었을거라고 체념적으로 얘기할거같아요(๑ᵕ⌓ᵕ)ゞ 알렌이 귀여운이야기라고 하면 생각지못한 반응이라 부끄럼을 타버리고 말겠지만요(๑´∀`๑) 알렌이 말이를 쓰다듬하고 싶어하면 당근을 주면서 그래보라고 할거같아요 당근먹을땐 먹는데 집중하느라 순둥해진다면서요(^_~)

공작은 황자전하를 모처럼 모셨는데 정성을 다하는건 당연하다, 도중에 자리를 비워버리기도 했으니 정성으로 사과드리고 싶었다는 식으로 넉살을 부릴거 같아요(ㆀ゚v゚)ゞ 알렌이 잘먹는거 보면 앞서 고용인들을 통해 염탐했던것도 있으니 바란대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고 좋아하겠네요ヽ(✿゚ー゚)ノ 알렌은 매니악한 치즈는 안좋아하는군요 공작가에서 잘기억해둬야겠어요(메모메모)

146 알렌주 (v2D5ny2C1A)

2023-07-07 (불탄다..!) 21:13:29

ㅋㅋㅋㅋ 그렇게 말해주는 것만으로도 기쁜걸! 예의긴 하지만 그 예의를 안 지키는 사람들도 워낙 많잖아. 그래서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

오히려 알렌 쪽에서 손수건을 써주는 것에 감동한 것을 알면 괜히 쑥스러워하면서 별 거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을 것 같은걸. 아마 앞으로도 그 손수건을 아예 못 쓰는 정도가 아니면 쓰지 않을까 싶어.

아앗...ㅋㅋㅋㅋㅋ 파티셰님. 순식간에 연봉 훅 올라가는걸까? 거기다가 황자도 좋아하는 쿠키를 만든 셈이니 명성도 확 올라가겠구나. 나중에 독립해서 가게를 차리면 엄청 성공하는 거 아닐까 싶어졌어. 일단 알렌은 단골처럼 성 밖으로 나오면 꼭 갈 것 같으니 말이야!

말이가 먹는 거 뺏어먹는다고 이야기를 하면 알렌은 웃으면서 그것도 다 친하고 주인을 애정하니까 가능한 것 아닐까요? 이렇게 말할 것 같아. 정말로 싫어하는 이라면 먹는 것을 뺏어먹는 것이 아니라 걷어차거나 엎어버릴테니까. 적어도 알렌의 생각 속에서 말은 상당히 머리가 좋은 동물이니 말이야. 아무튼 체념적으로 이야기를 하면 알렌은 두 손을 막 휘저으면서 절대로 비웃고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해명할 것 같아. 진짜로 귀여운 이야기라서 웃음이 터져나온 것 뿐이라고 하면서 말이야. 아무튼 쓰다듬게 해준다면 알렌은 사양하지 않고 당근을 주면서 조심스럽게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정말로 정성스럽게 손길을 줄 것 같아. 그러면서 괜히 웃기도 하고 말이야. 말이는 귀엽네요. 이러면서 슬쩍 짓궂은 장난도 쳐보고 말이야. 그러다가 지금도 사람을 태울 수 있냐고 물어볼 것 같아.

보통이 아니구나. 공작님. 이미 그 속마음은 다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참으로 듣기 좋게 말하는 것도 보통 능력이 아닌데 말이야. 아무튼 공작가가 내온다고 해도 먹기는 할거야. 다만 그렇게 많이 먹는 것은 아닐 것 같아.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손수건으로 입을 닦은 후에 슬슬 돌아가봐야 할 것 같다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을까 싶어. 다음에 또 기회가 되면 이렇게 교류를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면서 말이야. 그러다가 마리안느를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또 만났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싶어. 이건 딱히 계산되거나 일부러 하는 그런 말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나오는 그런 말로 말이야.

147 마리주 (JzbRatThwg)

2023-07-08 (파란날) 00:14:15

에고고 별말씀을요( ̄▽ ̄)ゞ 선생님이야말로 매번 성실하게 답해주시잖아요(◡‿◡✿) 대단하시다고 생각해요(๑゚▿゚)

당사자한텐 별거아닌거처럼 느껴지는일도 때로는 상대방에게 크게 느껴질수 있잖아요(※´◡`※) 그반대도 그렇고 손수건이 마리안느한테는 그런의미일거 같아요(✾◕‿◕✾)

안그래도 공작가에서 일할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는데 황실의 인정까지 받으면 능력면에서는 보증수표일테니 자기사업을 차리려고 할수도 있을거 같네요(・▽・) 반면에 공작가는 안놓치려고 할거 같고 근데 자영업은 실력만으로 되는게 아니라 사업수완도 필요하니까 처우가 괜찮으면 안전하게 고용인으로 머물지도 몰라요(~‿◦)

알렌이 그렇게 말해주면 마리도 굳이 부정은 안하겠네요(¬ ¬ᅇ) 안빼앗기려고 뻐팅기다가도 못이겨서 주곤 했으니까요「(^﹏^) 비웃은거 아니라고 알렌이 해명하면 오해한게 아니라 웃음이 나올일인데 참으시면 힘들거 같아서 말씀올렸다고 할거같아요(´∀`o)ゞ 알렌이 조심스럽게 쓰다듬는 손길을 보다보면 사람도 동물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해 대하는 성품이라는 인상을 받을거 같아요(*´ー`) 근데 알렌이 말이는 귀엽다고 말하는건 장난인줄 못알아채고 귀엽다고 하기엔 어르신이지만 저희 말이가 귀엽긴 귀엽다고 좀 으쓱해
할지도 몰라요(~‿~๑) 그리고 이제 나이도 많이먹고 저희도 자라버려서 저희를 한꺼번에 태우는건 당근을 줘도 힘들거라고 답할거같네요σ(゚ー゚*)

로덴버그공작이 서로 속이 뻔해도 모른척 넉살을 부리는건 적을 최대한 덜만들면서 원하는걸 얻기위한 처세일거라고 생각해요(・~・) 세파 겪으면서 단단하고 노련해진 이미지면 좋겠네요(¬◡¬)✧ 알렌이 다음에 또 교류를 갖고싶다고 하면 공작은 영광이라며 조만간 좋아하실만한 자리 마련해보겠다고 사람좋게 껄껄거리지 싶어요(ʃƪ゚▿゚) 또 만났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으면 수줍어져서 얼굴 붉히기도하고 두근거려하면서도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기대하겠습니다 정도로 겨우 말할거같아요(˶∩_∩˶)

이렇게되면 다음상황은 어떻게 이어질까요?(°ー°〃)

148 알렌주 (gGmg1dA2YY)

2023-07-08 (파란날) 00:31:22

공작가 입장에선 당연히 놓치면 아까운 인재니까 붙잡고 있으려고 하겠지만 당사자의 입장은 당사자만 알 수 있는 것 아니겠어? 하지만 확실히 그 파티셰가 계속 공작가에 고용된채로 있을 수도 있을테고! 어느쪽이건 파티셰의 앞길은 매우 밝구나! ㅋㅋㅋㅋㅋㅋ

말이가 마리안느를 좋아할 수밖에 없잖아! ㅋㅋㅋㅋ 결국엔 그렇게 주니 말이야. 하지만 그 때문에 말이에게 버릇이 생겨버린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드네. 아무튼 알렌은 마리안느가 그렇게 말하면 알겠다는 듯이 아마 고개를 끄덕일 것 같아. 그래도 굳이 더 웃진 않으려고 웃음소리는 천천히 가라앉힐 것 같아. 앗. 알렌의 장난이 여기서는 통하지 않았구나. 그럼 알렌은 굳이 설명은 하지 않고 그냥 고개를 끄덕이면서 납득할 것 같아. 정말로 귀여운 말이라고 하면서 말이야. 여기서 굳이 말이의 이름이 마리안느와 비슷하니까 엮은 장난이라고 설명할 이유는 알렌에게 없을테니까. 설명해도 참 그림이 이상하게 돌아갈테고. 아무튼 마리안느에게 정말로 이 말을 좋아한다는 것이 잘 느껴진다고 하면서 이제와서 한꺼번에 타는 일은 없다고 이야기하면서 자신은 자신의 백마를 타고 다닐 거라고 이야기를 할 것 같아. 언제 한 번 제대로 그 말도 소개를 해주겠다고 이야기도 하지 않을까 싶어. 이 말과 한번 만나게 해주고 싶다고도 말을 덧붙일 것 같고!

그런 자세가 또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특히나 귀족 사회에선 말이야. 대놓고 거만하게 굴거나 직설적으로 말해버리면 공작쯤 되면 상당히 높은 귀족이니까 적이 많이 만들어질테니까! 아무튼 공작과 마리안느가 그렇게 대답하는 것을 듣고서 알렌은 알겠다는 듯이 미소를 짓고 고개를 끄덕일 것 같아. 그리고 이제는 정말로 수행원들을 다 데리고, 그리고 쿠키도 확실하게 챙겨서 돌아가지 않을까 싶은걸.

음. 다음 상황이라. 사실상 이 상황은 이렇게 마무리가 될테니까. 다음에는 정말로 우연히, 딱히 파티나 이렇게 초대하는 것 없이 정말로 우연히 만나게 되는 그런 것은 어떨까? 예를 들면 알렌이 성 아래의 마을을 시찰하는 핑계로 백마를 타고 밖으로 나왔다가 비슷하게 외출을 한 마리안느와 마주친다던가. 이렇게 되면 전에 이야기를 했던 마을을 다시 돌아다니는 상황이라던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을까 싶거든.

149 마리주 (nCTiewCpCM)

2023-07-08 (파란날) 09:05:13

에고고 주말 가는게 아쉬워서 안자고 버티려고했는데 눈뜨니 아침이네요(つ_<。)゚。 잘쉬셨나 모르겠어요( ̄∀ ̄)ゞ

마리안느가 못이기고 줘버릇하니까 말이의 버릇이 나빠진걸까요?☆⌒(>。<) 마리안느가 말귀를 못알아들었는데도 말이가 귀엽다는 데에 납득해 주는군요(´◕ꇴ◕`) 그건그렇고 알렌과 넬라는 어떤식으로 유대를 쌓았을지 궁금해져요(~◡~) 넬라는 말이처럼 푼수(?)는 아닐거 같은데 말이에요(^﹏^)ゞ

쿠키도 야무지게 챙겨간다니 뿌듯해요(*´ー`) 이걸로 파티셰의 몸값과 명성은 치솟고ㅎㅎㅎㅎ

앗Σ(◕o◕) 말씀대로 마을을 돌아다니기 어울리는 상황이긴한데 공작내외라면 알렌이 시찰한다는 스케줄을 파악한다면 그시간에 맞춰 마리안느를 외출시킬지도 모르겠어요(✧_├┬┴┬┴ 이런거보다 완전히 우연인게 더 마음에 드시려나요?「(..;)

150 알렌주 (gGmg1dA2YY)

2023-07-08 (파란날) 11:04:57

자고로 어느 순간 잠드는 것이 사람이라고 하잖아? 특히 일을 한 후라면 더더욱 그렇지!

사실 그건 말의 경우에 따라서 다르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약간의 버릇이 생기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ㅋㅋㅋㅋㅋ 하지만 그래도 그렇게 나쁜 버릇은 아닐 것 같기도 한데. 넬라의 경우는 아무래도 알렌이 직접 기르고 돌봐주고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말이와 마리처럼 아주 끈끈한 유대가 있고 그러진 않을거야. 하지만 그럼에도 주인으로서 잘 따르고 자신의 말로서 애정해주고 그런 느낌은 분명히 있을테고. 아무래도 알렌은 어릴 때는 성에 주로 있었기에 그때 자주 넬라에게 가서 승마 연습도 하고 성 뒷편에 있는 공터 같은 곳으로 가서 (물론 경호를 대동해서) 말을 타고 그런 느낌으로 시간을 보냈을테고 아마 한번씩은 알렌도 넬라의 몸을 씻겨주거나 혹은 꼬옥 끌어안아주거나 하는 행동은 있었을거야. 그 대신에 기본적인 케어나 돌봐주는 그런 것은 마굿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다 해줬을테고. 말이가 푼수인진 모르겠지만 넬라는 상당히 참을성이 강하고 순한 말이야. 하지만 다른 말들을 보면 관심을 가지고 괜히 다가가서 얼굴을 부비거나 막 괜히 반가워서 폴짝폴짝 뛰는 모습이 있어. 성별은 수컷이고! 하지만 알렌이 근처에 있고 얌전히 있으라고 하면 또 얌전히 있는 편이야.

개인적으로는 우연인 쪽이 조금 더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해. 물론 공작이 그렇게 노릴 수도 있겠지만 아무래도 시찰 시기까지 모두 다 알려주고 그러진 않을 것 같거든. 사실 그렇게 외출을 한다고 해도 알렌과 마주할 수 있을지는 또 별개니까 어느 정도 우연적 만남이 조금 섞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결국 코스는 알렌이 원하는대로 다니는거니 말이야.

151 마리주 (W5JjMnrdNQ)

2023-07-08 (파란날) 16:32:02

넬라는 인싸말이로군요(・▽・) 말씀하신거 보면 알렌과 넬라도 티격태격하지 않을뿐 굉장히 친밀해보여요(~◡~)

말씀 듣고보니 반반이어도 괜찮을거 같아요(・∀・) 황실보안상 스케줄이 하나하나 외부로 유출되면 큰일이겠지만 황자전하께서 시찰을 나가신다더라까지는 알아내서(¬◡¬)✧ 평소라면 재단사를 공작저로 불러서 드레스를 지었어도(๑・⌓・) 알렌이 시찰을 나간다고 추정되는 시기에는 마리안느를 재단사의 가게로 보내서 드레스를 맞추게한다거나 그런식으로요「(^﹏^) 말씀대로 그렇게 다닌다고 알렌과 마주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θ∀θ)ゞ 기왕 볼일 볼거 가능성을 만들어보자고 시도했을 가능성은 있어 보이거든요(o゚~`) 어떻게 생각하세요?

152 알렌주 (gGmg1dA2YY)

2023-07-08 (파란날) 16:47:47

써놓고 보니 어느 정도 그런 느낌이 있긴 하네?! (몰랐음) 아무튼 다른 말들을 좋아하는 사회성이 좋은 말이긴 해! 그래도 얌전할땐 얌전하지만 말이야.

ㅋㅋㅋㅋㅋㅋ 공작가에서 상당히 머리를 굴리고 있구나. 그런 정보를 또 어떻게든 알아내는 것을 보면 말이야. 나름대로 가능성이 있다고 살짝 밀어붙이는 느낌인 것 같긴 한데. 아무튼 그 정도라면 괜찮을 것 같아. 어느 정도 의도는 있지만 그러면서도 우연성이 있는거니 말이야. 마리안느가 부담을 느끼는 일은 적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지만 마리안느는 마리안느대로 상당히 진지하게 임하는 것 같기도 하고.

153 마리주 (YI9yUujqzg)

2023-07-08 (파란날) 18:18:54

황실과 사돈이 될수있는 기회가 보일락말락이니 가능한한 모든수단을 총동원하는거 아닐까요?(◕ε◕๑) 마리안느도 리멜트를 경영할수있는 성인으로 자리매김하기위해서는 결혼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결혼을 한다면 신분으로나 성품으로나 알렌이 기대할수 있는 최상의결과에 가깝다고 여길테니(¬ ¬ᅇ) 현생으로 치면 좋은기업에 취업하기 위해 노력하는거랑 비슷할거 같아요(^﹏^)ゞ

아무튼 의도적인 성격이 강한 만남보다는 우연한 만남이 끌리시는거 같았는데 말씀드린정도는 괜찮으셨다니 다행이에요(๑¯◡¯๑) 그럼 마을을 다시 돌아다닐때 보다 자세한 그림이 그려졌으면하는 부분은 있으신가요?(˶゚∀゚˶)

154 알렌주 (gGmg1dA2YY)

2023-07-08 (파란날) 18:31:32

공작가의 입장에선 정말로 좋은 기회일테니까. 황실과 혼인관계가 되면 그야말로 가문의 영광이기도 하고, 막대한 권력을 얻을 수도 있겠고 다른 귀족들보다 훨씬 더 힘을 얻을 수도 있을테고. 외척이라는 것이 괜히 무서운 것이 아니라고들 하잖아? 충분히 공작가의 마음이 이해가 가! 앗...ㅋㅋㅋㅋ 마리안느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나마 다행이긴 한데. 알렌이 그 마음에 잘 응해줄지가 걱정이네. 이 부분은 좀 더 감정선을 이어가다보면 확실해지겠지! 아무리 못해도 알렌이 마리안느에게 손해되는 일은 거의 하지 않을테니까.

사실 2번째 일상이 의도적인 만남이었으니까 3번째는 우연히 만나는 것은 어떨까 싶었거든. 아무래도 늘 의도적인 만남으로 이어지면 알렌의 입장에서도 조금씩 이거 뭔가 이상한데? 하는 느낌으로 공작가에게 너무 노골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말라고 한마디 할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자세한 그림이 잘 그려지는 것은 아니지만 뭔가 어릴 때 갔었던 그런 장소에 다시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고.. 마지막엔 어릴 때 갔었던 그 언덕으로 가는 것은 어떨까 싶기도 해. 어릴때와 클때의 느낌은 또 다를 거라고 생각이 들거든. 사실 알렌이 또 무슨 이상한 플러팅을 치면서 마리안느의 반응을 본다거나 살짝 장난을 친다거나 하지 않을까 걱정은 된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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