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858098> [1:1] 초면과 재회 사이 - 01 :: 603

◆tK6HVKTvZw

2023-06-05 22:39:23 - 2024-01-30 22:02:16

0 ◆tK6HVKTvZw (mQUansF7ho)

2023-06-05 (모두 수고..) 22:39:23

행복한 결혼이란
이성에 의해서만 맺어지는가,
정열 역시 수반되어야 하는가?


>>1 알렌 실포드 알드레아
>>2 마리안느 리멜트 로덴버그

553 알렌 - 마리안느 (yUWWefeYws)

2023-12-12 (FIRE!) 22:49:20

옆에 앉아도 되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행동은 다름 아닌 그녀 쪽에서 옆으로 와서 앉는 모습이었다. 두 손을 꽉 모아쥐고 있었으니, 필시 내면으로 상당히 고민을 한 것이겠지. 그렇게 알렌은 판단했다.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럼에도 괜히 기분이 좋았는지 그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살며시 고개를 돌리니 그녀가 차창을 통해 말이가 타고 있는 마차를 보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물론 그녀의 시선은 확인할 수 없었지만, 필시 그 위치에서 볼만한 것은 그것 뿐이겠거니 그는 생각했다. 나중에 멈추게 되면 말이와 시간을 보내게 하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곧 들려오는 말에 그녀의 얼굴을 제대로 바라봤다. 마주보는 위치였다면 자연히 앞을 보면 상대가 보이겠지만, 지금은 옆에 앉은 사이. 옆을 바라봐야만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눈동자를 그대로 담은 것 같은 푸른 드레스가 너무나 아름답게 그의 눈에 비쳤다. 아마도 입고 있는 사람이 그녀이기에 저렇게나 예쁘게 보이는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며 알렌은 미소를 지었다.

"촉박했을지도 모르지만, 마음을 결정하니까 오히려 여유로웠답니다."

생각해보면 참으로 촉박한 나날이었다. 자신과 만나보겠다고 찾아오는 이가 있고, 그녀를 취하겠다고 선언한 황태자도 있었다. 한시라도 빨리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긴박한 순간. 하물며 상대는 자신보다 더욱 찬란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황태자였다. 로덴버그 가문이, 그녀가 그를 택한다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었다. 그렇기에 조금 빠르게 선언을 한 것은 있었을지도 모르나 이미 결정한 마음에 후회는 없었고, 모든 것을 결정한 이후에는 난처하고 말 것도 없었다.

오히려 당황을 한 쪽이라면 그녀 쪽이 아니었을까. 필시 로덴버그 가문은 환호성을 질렀을테니까. 그렇게 생각하며 그는 이번엔 역으로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는 마리. 당신은 후회하고 계시나요? 최고의 자리가 되었을지도 모르는 위치가 사라져버린 것에 대해서 말이에요. 참고로, 저는 후회하지 않아요. 제가 내린 선택. 그리고 지금 이렇게 당신과 있는 것을."

오히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갔기에 확신할 수 있었던 마음. 이 사람이라는 그 감정. 그 색은 너무나 진하게 칠해져, 이제는 그 어떤 색도 침범할 수 없게 되었다. 허나 그 마음은 일단 잠시 감추며, 그는 애써 미소를 유지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대답을 기다리는 것은 굉장히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 말이는... 적당히 생략했나 싶었지만...괜찮아! 어쨌든 챙겼으니까! 이제 말이는 푹 쉬면서 고향에 돌아가기만 하면 되겠네! 그 와중에 살도 찌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앗. 이번에도 예쁜 드레스로구나!! 알렌이 다시 한 번 부러워졌어. 나도..나도...직관하고 싶은데!!

554 마리안느 - 알렌 (uY2IDT/J2U)

2023-12-13 (水) 20:53:45

먼저 옆자리로 다가앉은 것도 모자라 혼사에 대해 대놓고 물어 버렸더니 그를 바라보기 낯이 없었다. 그러나 바라보지 않고도 그의 시선이 똑바로 향해 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아마 곁눈질만 해도 햇살 못지않게 따사로운 기분을 불러일으키는, 특유의 은은한 미소를 알아차릴 수 있겠지.

그 영향일까. 뒤늦게 자신이 공연한 질문을 했다는 깨달음이 스쳤다. 그가 난처해한들 난처해한들 지금 와서 어떻게 티를 내겠는가. 황실과 로덴버그 공작가와의 결속을 다지는 혼사는 이미 황제 폐하께서 승인하셨는데. 사실상 정해진 대로 답하라고 요구한 꼴 아닌가. 그렇게라도 안심하려고? 구차하다. 부끄러워 얼굴을 가리고 싶어지는데도 그의 답변에 고비를 넘긴 느낌이었다. 물리기 힘든 일이라 그냥 하는 소리라고는 상상할 수도 없도록 평온하면서도 확고한 어조였기에.

그때 역으로 돌아온 질문에 스스로도 놀랄 만큼 긴장이 풀어졌다. 그의 말마따나 최고의 혼처였을지 모르고 그랬기에 칼바니아 황태자에게도 일생일대의 후회로 남을 결정일지도 모른다고 말했었으나, 지금 이 순간 칼바니아 황태자에게는 전혀 미련이 없었다. 그에 힘입어 고개를 돌린 순간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차창으로 비껴드는 햇빛을 받은 그가 일순 눈이 시리도록 찬연히 반짝였기 때문이다. 살랑이는 바람에 가볍게 흔들리는 연보랏빛 머리칼은 무지개를 연상시키는 후광까지 드리웠고, 부드러운 빛을 머금은 눈은 마치 녹음(綠陰)의 한 자락인 듯 맑고 싱그러웠다. 그리고 당대 제일의 조각가가 전력으로 다듬은 조각처럼 매끈한 이마와 콧날을 따라 시선을 옮기니, 건강하게 붉은 입술이 곱고도 선연한 곡선을 그리며 흐뭇한 빛을 띠고 있다. 그런 모습으로 그는 후회하지 않는단다. 아마 이 순간은, 이 미소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으리라.

"후회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피로트와의 국혼이 거행되었더라면 말입니다. 그랬으면 제 혼사가 꼬이고 말았을 테니까요."

말할수록 새삼 신기해진다. 무려 칼바니아 황태자의 구혼을 받고도 그것이 득인지 실인지보다 4황자의 혼사가 어떻게 결정되냐에 촉각이 더 곤두섰었다. 구혼을 받아들이는 게 계산할 것도 없이 이득이어서가 아니었다. 칼바니아의 황태자비 자리는 얻는 것이 큰 만큼 위험 요소도 적지 않았으니까. 그가 피로트의 국서가 되고자 했더라면 위험 요소를 감수하고서라도 제안을 수락했겠지만.

"하지만 그보다는 전하와의 인연이 한 시절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게 더 불안했습니다. 결정은 폐하와 전하께서 내리시는 것이고 저 또한 혼처가 없어지면 다른 혼처를 찾아야 했을 것이나, 가능하다면 전하의 곁을 지킴으로써 만족을 드릴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었습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의 눈을 너무 응시한 나머지 그 눈망울이 수풀을 비추는 연못처럼 커다랗게 보인다. 그래도 더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지금 입 밖에 낸 것이 있는 그대로의 진심이었으므로.

/으엣(◕o◕) 듣고보니 말이가 토실해질수도 있겠네요「(°ヘ°) 말도 혹시 다이어트가 필요할까요?(¬_¬゚。) 그리고 드레스 좋게 평가해주셔서 감사해요(づσ▿σ)づ 튜더스라는 옛날드라마에 나온 의상인데 거기 예쁜옷이랑 장신구 많이나와요(~‿~๑) 19금이라 야한장면도 징하게나오지만요°.°·(づ﹏⊂)·°.°

555 알렌 - 마리안느 (oaZYBc6DwA)

2023-12-13 (水) 22:23:39

제 물음에 대한 답은 역시 조금 긴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제 4황자와 황태자의 조건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달랐다. 4황자의 경우는 잘해봐야 공작 부인이나, 황태자는 황후, 더 나아가 한 나라의 권력가가 될 수 있는 기회였다. 당연히 로덴버그 가문에선 후자를 선택할 거라고 생각했으나, 의외로 선을 살살 보는 것에 의아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떠올라 알렌은 저도 모르게 미소를 조용히 지었다. 하지만, 어쨌든 지금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마리안느의 답이었다.

만약 자신이 피로트와의 국혼을 했다면 후회했을지도 모른다는 말. 거기서 끝났다면 아마 자신은 그녀에게 끌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예상대로 으 이야기에는 이어지는 다른 이야기가 있었다. 자신과의 인연이 한 시절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것이 불안했다는 답은 역시 예상할 수 없었던 답이었고, 역시 마리안느라는 생각을 절로 하게 만들었다. 자신의 곁을 지키면서 만족을 드릴 수 있는 그런 존재가 되고 싶었다는 그 말에 괜히 가슴이 뛰는 것을 느끼며 알렌은 조용히 마리안느를 바라보며 잠시 침묵을 지켰다.

허나, 침묵의 시간을 계속해서 유지할 순 없었다. 그녀가 저 답을 내기 위해서, 얼마나 가슴을 졸였을지, 그리고 지금도 얼마나 긴장하고 있을지... 어느 정도 예상을 할 수 있었기에. 그것은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으니까. 마치 호수처럼 푸른 눈동자에 푹 빠져버릴 것처럼 그의 눈동자는 그녀의 눈동자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이제는 자신이 이야기를 해야 할 차례였으니 그는 숨을 고르며 말을 이었다.

"당신의 답은 언제나 저를 놀라게 하는 거 아나요. 마리. 당신에겐 별 거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 별 거 아닌 것이 때로는 누군가에게 작은 충격을 주고, 다시 한 번 당신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답니다. 그저 듣기 좋은, 그리고 어떻게든 이익을 챙기려고 하는 입 발린 그런 말이 아니라, 솔직하면서도 남을 생각할 줄 아는 당신은... 아마 제가 아는 그 어떤 여자보다도 매력적인 여자라고 생각해요."

숨을 약하게 내뱉으며 그는 살짝 엉덩이를 들었다가 내리며 그녀와의 거리를 좁혔다. 딱히 뭔가를 노리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녀의 모습을 조금 더 가깝게 보고 싶었다. 마차 안의 목소리가 밖에 들린다고 한들, 그 목소리에는 누구도 간섭할 수 없었고, 들어도 못 들은 척 해야만 했으니 듣는 이가 없는 것과 다를 것이 없었다. 즉, 이 안은 자신과 그녀만의 공간. 제국 내에서는 절대로 허락될 수 없고 존재할 수 없는 공간이기에, 그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제 욕심을 살며시 들춰냈다.

"그런 당신을 다른 이가 데려가는 것은... 역시 저로서는 참을 수 없었던 것 같네요. 그 날, 귀족들, 그리고 황제 폐하에게 고할 정도였으니까. ...하지만 정작 당사자에게는 아직 정면으로 고하지 않았네요."

만인은 알고 있고 들었으나, 당사자에게는 말하지 않는 것이 어디 말이나 될 소리인가. 제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고 입술이 약하게 떨리는 것을 느끼나,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 그녀에게 확실하게 고하기로 마음 먹으며 그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녀의 눈에 어떻게 보일진 알 수 없으나, 그는 입꼬리를 올리며 눈을 곱게 접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사랑해요. 마리. 알드레아의 일원으로 제가 당신을 취해도 괜찮을까요? 당신의 머리카락 한올까지도, 모두... 저의 것으로 삼아도 좋을까요?"

/말은...다이어트가 그렇게까지 필요하지 않을걸? 아마? 경마장에서 뛴다면 또 모를까.... 물론 너무 살이 찌면 관리는 해야겠지만 말이야! 앗... 그런 드라마가 있구나. 뭔가 마리주는 드라마나 이런 쪽으로 되게 많이 알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야! 그래서 그런지 옷도 되게 예쁜 것으로 많이 알고 있는 것 같고!

556 마리주 (xEweH5iEE.)

2023-12-15 (불탄다..!) 20:43:49

답레주신거 읽고 고민하다 레스드려요

이제까지 선생님께 듣고 레스로 봐온 알렌은 상대에게 소유욕을 드러내는 타입이 아니라 상대를 있는그대로 존중하면서 지지해주는 캐였고 그런면모때문에 시작은 정략혼일지라도 로맨스에 어울린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이번답레에서 알렌의워딩 특히 마리안느를 자기가 취한다거나 마리안느의 머리카락 한올까지 자기것으로 삼는다거나하는 부분은 제가 로맨틱한걸로 기대한모습보다 소유욕에 치중되었다는 인상이라 당혹스러웠어요 워딩만 보면 마리안느와 인생을 함께하고싶은 사람이 아니라 마리안느가 자기차지가 안되는걸 견딜수없는 인물처럼 느껴저서요...

물론 소유욕 역시 연심의 일면이라는 점은 부인할수없고 그간 선생님께서 풀어주신 썰을 생각해도 알렌은 마리안느가 바라는대로 살도록 응원해줄 인물이니까 사소한부분에 목매지않고 이을수있는 분들이라면 문제없이 넘어갈수도 있었겠지만... 저는 그정도의 역량은 없는거같아요 원래라면 지금이 마리안느에게 일생에서 가장 기쁜순간중 하나여야할거고 저도 같이 신이 나야하는데 감정이입이 안돼서 어떻게이어야할지 모르겠어요 저나 선생님이나 표현하고자하는 로맨스의 핵심은 같은데 표현방식의 사소한차이에서 비롯된 문제라면 다행이지만 근본적으로 로맨스의 지향점이 달라서 생기는 문제라면 이번장면을 조율하더라도 문제는 계속될거 같아서요 이런상황은 전혀 예상못했어서 혼란스러워요...

저혼자 끙끙앓는것보다는 터놓고 말씀드리는편이 그나마 나을거같아서 앞으로 어떻게하면좋을지 선생님의 입장을 듣고싶어요 같은장면을 새로운내용으로 다루어보든 스킵하든 다른 어떤방안을 제안해주시든 좋아요 이런얘기가 무리하거나 불필요한 요구라고 판단되신다면 부담갖지마시고 일대일종료를 말씀해주셔도 괜찮아요 상황극은 즐거워야지 스트레스가 되어서는 안되니까요

일상 재개한지 얼마되지도않았고 또 공들여서 작성해주신 레스일텐데 유쾌하게 들으시기힘든 얘기를 꺼내버려서 죄송해요 답변기다릴게요

557 알렌주 (laTDs94YQU)

2023-12-15 (불탄다..!) 21:11:29

음. 그게 그렇게 받아들여졌구나. 일단 알렌은 딱히 마리안느를 소유하고 싶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야. 저 표현은 말 그대로 자신이 그런 입장의 사람이 있을 수 있을까...라는 느낌으로 쓴 거지만, 마리주가 그렇게 받아들이고 그것이 불편했다고 한다면 그건 내가 잘못 쓴 것이 맞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아. 일단 사과부터 할게.

우선 알렌은 딱히 마리안느를 소유하고 싶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야. 설사 저기서 거절을 한다고 해도 알렌은 아마 고개를 끄덕이면서 납득할거고, 조금 기분이 안 좋은 것을 표출해도 사과할거야. 이게 표현이 조금 어렵네. 어떻게든 설명을 하자면... 자신이 마리안느와 함께 할 수 있는, 그러니까 결혼을 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라는 느낌으로 저런 느낌의 표현으로 가지 않았을까...라고 쓴 거긴 하지만.. 일단 뭐가 되었건 곤란하게 받아들어졌다면 그 부분은 내가 다시 고민을 해야 할 부분인 것 같고...

일단 기분 좋게 돌려야 하는 상황 속에서 불편함을 줬다고 하니 다시 한 번 사과를 할게. 그렇다면 저런 표현이 안 나오도록 내가 수정을 해도 되는 거긴 하니까! 다만... 그것보단 마리주가 이 상황극을 불편하게 느끼지 않게 되었을까가 걱정인걸.

오랜만에 일상을 재개하게 되었는데, 조금 즐기기 어렵다고 느낀다면 나야말로 말해줬으면 해. 마리주의 표현을 빌려서 상황극은 즐겨야 하는 거지, 스트레스를 받거나 더 이상 즐기기 어려워졌고, 나와 함께 하기 힘들다고 느끼게 되었다면.. 조금 쓰리긴 해도 내가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거든. 혹시나 저런 대사들이 나오는 일상이 조금 곤란하고 힘들다고 느낀다면...이전처럼 썰로 이어나가다가 엔딩을 맞이해도 나는 괜찮아.

558 마리안느 - 알렌 (K4CWzcOJDk)

2023-12-17 (내일 월요일) 15:37:41

기묘한 감각이었다. 원래라면 거의 느끼지 못했을 아주 미미한 덜컹거림이 의식되었고 바퀴 구르는 소리나 말 발굽 소리도 또렷했다. 가슴이 마구 뛰었고 숨을 죽여도 죽여도 제 숨소리는 요란하게만 느껴졌다. 그런 가운데 시야에 들어찬 4황자의 초록빛 눈망울에는 푸른 보석으로 장식한 서클릿을 끼고 푸른 드레스를 입은 마리안느의 모습이 비치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겐 그만이, 그에겐 자신만이 존재함을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다.

얼마나 그러고 있었을까. 이윽고 그의 고운 입술이 움직였다. 날숨의 가벼운 기척을 뒤따르는 대답엔 만족감이 어려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그와의 혼사가 어그러질까 불안해했던 것에 대한 만족이 아니라, 그의 곁에서 그와의 인연을 이어 가고 싶었다는 답에 대한 만족인 듯했다. 그런 점이 와닿았기에 절로 낯이 홧홧해졌다.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은 것은 사실이나 입이 비뚤어져도 내 이익보다 남을 우선시했다고는 못 하는데. 오히려 그 파티에서 로켓 목걸이의 줄을 보지 못했더라면, 그가 어려운 자리에서 목걸이를 걸고 나와 준 신의가 무색한 결정을 내렸을지도 모르는데.

민망하여 아무 대답도 못하고 있던 중 4황자가 다가앉는 느낌에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 맞닿다시피 가까워진 거리가 웅변하고 있었다, 그가 지금부터 하는 얘기는 세상 그 누구에게도 전하지 않을, 오직 자신만을 향한 것임을. 뒤이어 그는 마리안느가 다른 사람과 혼인하는 것은 참을 수 없었노라 말했다. 안심해야 할지 안타까워야 할지 일순 혼란스러웠다. 자신이 피로트의 국혼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도 칼바니아 황태자의 혼담을 의식한 것까지는 좋으나, 나와의 혼사를 꼭 원해서가 아니라 시간에 쫓겨 결정하고 만 것이라면? 결혼에서 기대하는 바를 충분히 얻지 못하면 어쩌나? 생각이 복잡해진 탓인지는 모르나 그의 눈빛이, 수려하고 단아한 얼굴이 긴장감에 찬 것 같았다.

숨을 고르지 못하고 눈을 감을 뻔할 찰나, 찬연하면서도 맑고 따스한 미소가 시야로 파고들었다. 그와 함께 전해진 울림은 이제까지 느끼지 못했던 전율을 불러왔다. 로맨스 소설에서나 접했던 고백. 공작 내외가 바라시던 걸 이루었다는 안도와 그가 말한 감정이 진실되고 깊은 것이라는 환희와 제 안의 불가해한 무언가에 대한 미묘한 공포가 얽히고설켰다. '사랑'이라는 게 과연 어떤 것일까? 로맨스 소설에서는 배우자와 쌓아 가는 신뢰와는 차원이 다른, 스스로의 목숨보다 상대의 존재와 행복이 더 귀한, 그런 감정으로 묘사하곤 한다. 과연 나는 그러한가? 그와 영영 갈리는 것이며 그와의 일들이 가슴에 묻다 못해 잊혀야 하는 것으로 전락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쓰라렸고, 그랬기에 칼바니아 황태자의 구혼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의 곁에 머묾으로써 그에게 행복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다른 누구도 아닌 나이길 바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감정과 바람만으로 나머지 모든 것을 초월할 자신은 없다. 당장 이번만 해도 그가 피로트의 국서가 될 것이 확실했더라면 칼바니아 황태자의 제안을 받아들였을 테니까.

"전하와 함께하는 순간에서 위안과 충족감을 얻고 전하 역시 다른 누가 아니라 저로 인해 그러시길 바라는 마음만으로도, 전하를 뵙지 않는 것이 마땅한 도리가 되는 처지는 상상하기도 괴로운 것만으로도 사랑이라 일컬어도 된다면, 기쁘게 같은 대답을 드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전해 들은 바로는 사랑이란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해서라도 상대의 행복을 추구하는 이성적으로는 지니기 어려운 열정이며, 그런 열정을 지녔다기엔 저는 너무나 이해타산을 따졌습니다. 만약 전하께서 그 파티에 목걸이를 차고 와 주신 줄 몰랐더라면, 그래서 전하께서 혼담이 오가는 와중에도 저를 생각해 주고 계시다는 걸 몰랐더라면, 저는 카를로스 전하의 제안을 받아들였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저에게 그처럼 깊이 마음 쓰시는 게 후회되거나 하지는 않으실지요?"

/답변해주신거 잘 읽었어요 좋은얘기가 아니었는데도 친절하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해요 이러니저러니해도 그간 제가 기력떨어지거나 띄엄띄엄 이어도 선생님께선 줄곧 호의적으로 대해주셨고 제 얘기도 잘 들어주셨으니 기왕이면 엔딩까지 즐겁게 잇고싶어서 답레 작성해봤어요 이으시기 부담스럽지않은 내용이었으면 좋겠네요 곤란하신점이 있다면 편하게 말씀해주세요୧(˵°~°˵)୨

559 알렌 - 마리안느 (iyG235F8Vg)

2023-12-17 (내일 월요일) 16:53:47

솔직히 말해서 이런 욕심을 내는 인물은 아니었다. 허나, 이전의 일 때문일까. 조금 재촉하고 제 욕망을 너무 보였다는 느낌이 들은 것도 사실인지라 알렌은 말을 마치며 잠시 헛기침을 할 수밖에 없었다. 제 4황자로서의 체면이 말이 아니라고 생각하며, 상대에 대한 예의도 아니니라. 너무 마음이 급했던 것일까. 자신은 너무나 서투르기 그지 없다고 생각하며 그는 조용히 반성했다. 마리안느에게도 말을 하는 것이 좋겠지. 하지만 제가 입을 열기도 전에 그녀의 입이 먼저 열렸다. 그 말을 모두 들으며 알렌은 잠시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을 이해타산을 너무나 따지는 사람이라고. 어쩌면 그 황태자의 제안을 받아들였을지도 모르는데 그럼에도 후회되거나 하지 않냐는 물음을 조용히 곱씹으며 그는 잠시 말을 골랐다.

"그것은 오히려 당신의 입장에선 당연한 것이 아니었을까요? 마리. 저와 당신은 약속을 한 것이 없었으며, 더욱 좋은 혼인상대가 나타난다면 그에 대해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을테고, 저나 당신이나... 순수한 사랑만으로 모든 것을 고르고 선택할 순 없으니까요. 만약 당신이 평민이라고 한다면, 혹은 귀족이라고 한들, 저 아랫계층의 귀족이라고 한다면, 저는 당신을 선택하지 못했을 거예요. 저 역시도 이해타산을 따지지 않을 수 없으니까요. 제 삶은 오로지 제 혼자만의 삶이 아니라, 이 제국의 한 기둥이며,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 조건조차도 다 따지고, 당신이 그런 선택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고려해서도, 저는 당신이 좋은걸요."

후회되지 않느냐. 솔직히 방금 말이 조금 쓰린 것은 사실이나, 그럼에도 그것을 부정할 순 없는 노릇이었다. 선택은 그녀가 하는 것. 저쪽이 좋다고 한다면 자신은 가슴이 아프더라도 그녀에 대해선 깔끔하게 마음을 접었을 것이다. 오히려 그게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 일방적으로 한쪽의 선택으로만 이어진 결혼 따위에 행복은 있을 수 없었다. 설사 이해타산을 따진다고 하더라도, 합의되고, 서로의 마음이 통해야 결혼생활이 행복한 법이었다.

"열정이 없다고 한들, 저와 온전히 같은 마음이 아니라고 한들... 그것을 강요할 순 없는 법이지요. 당신은 당신의 마음이 있으니까. 그렇기에 당신에게 묻고 싶은걸요. 당신은 어떻게 하고 싶나요?"

제 뜻은 이미 밝혔다. 그것을 굳이 반복하지 않는 것은, 이제는 정말로 그녀의 선택의 차례였으니까. 하지만 그럼에도 굳이 한마디를 더 하자면...

"덧붙여서 저는 사랑은 오직 한가지 형태만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느끼는 기쁨과 마리. 당신이 느끼는 기쁨의 형태에도 차이가 있듯이. 사랑이라는 것도 하나의 형태로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해타산 속에서도 선택되는 사랑은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전. 그렇기에 당신의 답이 정말로 듣고 싶네요. 마리. 당신의 마음이 어떤 형태인지... 들려주지 않겠어요?"

/좋은 얘기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야기해야 할 것은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어쨌건 나는 지금까지는 곤란한 점이 없었어! 그리고...날씨가 엄청나게 춥던데...감기 조심하길 바랄게. 난 잠깐 나갔다가...얼어죽을 뻔 했어....흑흑...

560 마리주 (qZwWYZL4PE)

2023-12-20 (水) 00:18:13

오늘은 이어보려고했는데 현생에서 돌발상황이 생겨버려서 여태 밖이에요 죄송해요...՞՞(ᗒᗣᗕ)՞՞

561 알렌주 (BxcYOrK1Y6)

2023-12-20 (水) 00:26:10

아이고...아직 밖이라니. 죄송할 것이 뭐가 있어... 현생 잘 보고... 집에 돌아오면 푹 쉬길 바랄게!

562 마리안느 - 알렌 (UrOaVTcWlw)

2023-12-20 (水) 22:59:19

그의 곱고 정다운 미소를 생각하면 꺼내지 않는 편이 나은 물음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기어이 물은 까닭은 그가 알아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해서였다. 정략적인 관점에서는 결혼이라는 거래의 상대로서 거래 조건을 파악할 권리가 있고 감정적인 관점에서라도 그가 언급한 사랑이라는 걸 쏟아도 후회가 없을지 점검할 권리가 있다...라고 해도 그래서만 꺼낸 얘기는 아니었다. 뭔가 머뭇거리듯 헛기침을 했다가 침묵하는 그를 바라보면서 마리안느는 그 사실을 통감했다. 그 모든 고려와 별개로 일종의 기대가 있었다. 이분이라면 이런 타산적인 얘기를 괘씸해하지도, 잘못된 것으로 간주하지도 않으리라는.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도 손해를 보지는 않으리라는 이런 기대는, 계산일까 신뢰일까?

그가 밝힌 감정에 비하면 부끄러워해야 마땅한 것인지도 모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차분하면서도 확고하게 자신의 뜻을 밝혔다. 그 역시 자신의 입지로 인해 신분을 따지면서 선택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마리안느의 실토에 공감해 주는 고백이었다. 그런 부분을 다 고려해도 좋다는 말을 들으면서는 호흡을 고르기가 힘들었다. 이러다 심장이 튀어나와 버리는 건 아닌가 싶을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 바탕에 깔린 것은 당혹감이나 두려움이 아니라, 이전까지는 알지 못했던 충만감이나 열락에 가까웠다. 스스로도 신기할 만큼 강렬한 감정이 혈관을 타고 흐르는 듯했다.

그 통에 숨만 몰아쉬고 있다가 그의 질문에 가까스로 정신을 차렸다. 후회하지 않겠냐고 그에게 묻기에 앞서 했던 얘기라면 간접적으로나마 대답이 될 수 있을 줄 알았으나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하기야 이런 문제는 에둘러 답하거나 그런 답만 듣고 넘기면 피차 곤란하리라. 그러면서도 그는 사랑의 형태는 한 가지만이 아닐 거라고, 이해타산 속에서도 사랑이 있을 수 있으리라고 덧붙였다. 편히 답해도 된다고 배려해 주는 걸까? 그렇든 아니든 답을 더는 미룰 수 없는 건 명백하다. 마리안느는 요동치는 가슴을 어느 정도 가라앉을 때까지 천천히 심호흡을 한 끝에 말문을 열었다.

"저나 저희 가문이 전하께서 황자이시기에 접근했었던 사실은 익히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간 전하께서는 저를 있는 그대로 봐 주시고 성심껏 대해 주셨습니다. 그랬기에 카를로스 전하의 제안을 받았을 때, 가능만 하다면 전하와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로맨스 소설에 나오는, 모든 것을 기꺼이 버릴 수 있는 열정을 가질 수 있으리라는 약속은 못 드립니다만...앞으로 제 소망 중 하나가, 전하의 곁을 지키면서 전하께서 행복해지시는 데 보탬이 되는 것이리라는 점은 오래도록 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걸로 대답이 될까? 어쩐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있다가 피가 몰려 벌게지도록 깍지를 꽉 끼었던 손을 풀고는 그에게 한 손을 내밀었다. "이런 저라도 괜찮으시다면 손을...잡아 주시겠습니까?"

/악재는 한꺼번에온다더니 어제부터 돌발상황이 연달아닥쳐서 이래저래 진빠졌네요՞՞(ᗒᗣᗕ)՞՞ 중요한장면이니 예쁘게 잘만들어야하는데말이에요(#º︵º)՞՞ 암튼 갱신이에요εミ(ο_ _)ο

563 알렌 - 마리안느 (BxcYOrK1Y6)

2023-12-20 (水) 23:37:20

사람의 마음은 모두 동일한 형태가 아니며, 사랑, 행복, 슬픔. 모두 그 형태가 제각각인 법이었다. 이를테면, 지금 이 순간만 해도 자신과 그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지 않겠는가. 이를테면 리멜트로 가는 것에 대해서. 그런만큼, 자신의 마음의 형태를 밝혔으니, 이번엔 마리안느의 마음의 형태를 듣고 싶다고 알렌은 생각했다.

제 물음에 대해 그녀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는 알 수 없었다. 답을 바로 하지 않고 호흡만 고르는 것 같은 모습 속에서 어느 정도 짐작을 하는 것은 있었으나 역시 그 답을 직접 듣고 싶은 것은 자신의 작은 짓궂음이었다. 그야, 이런 것은 간접적이 아니라 직접적인 그녀의 목소리로 직접 듣고 싶었으니까. 허나, 그것이 강요가 되진 않길 바랬기에 그는 그저 조용히 기다렸다. 그대로 답을 하지 않고 입을 다물었어도 아마 적당히 제 마음 속에서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였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마리안느의 답이 나오자 알렌은 조용히 그 답에 귀를 기울였다. 자신과 자신의 가문이 황자이기에 접근했다는 그 말을 굳이 하는 것이 역시나 그녀다웠다. 일방적인 행복이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행복을 바라는 모습. 물론 아닐지도 모르나 알렌의 눈에는 그렇게 비쳤다. 그런 요소가 자신이 그녀와 함께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가장 큰 이유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을지. 허나 알렌은 굳이 그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런 것까지 직접 이야기하는 것은 조금 부끄러웠기에. 이어지는 그녀의 말을 끝까지 들으며 알렌은 살며시 얼굴을 붉혔다. 모든 것을 기꺼이 버리는 열정을 가질 수 있다는 약속은 드릴 수 없으나, 그럼에도 제 소망이 자신의 곁을 지키며 자신이 행복해지는데 보탬이 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며, 깍지를 풀더니, 자신에게 손을 내밀면서 잡아주지 않겠냐는 말을 하는 그 모습까지 조용히 바라보며 그는 미소를 지었다.

"어릴 때 만났다고는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저와 당신이 구면이라는 것 이외에 정말로 큰 의미를 지닐 순 없지 않을까요. 지금 그때를 떠올리려고 해도, 저는 모든 것을 떠올리진 못해요. 그냥 그런 기억이 있었지. 그렇기에 조금 더 친숙하다..라는 느낌밖에는 없거든요. 만약 그 점이 섭섭하다면 사과할게요. 어쨌든, 당신이 제 신분을 보고 접근한 것처럼, 저 역시 당신의 신분을 고려하면서 생각했고, 모든 것을 기꺼이 버릴 열정보다는, 그냥 저와 함께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 그것만 있으면 충분해요. 그런 열정은 제가 품어서 채워줄테니까요. 다만, 저는 모든 것을 기꺼이 버리기보다는... 그런 역경과 싸워 이겨서, 모든 것을 버리는 일 따위를 없애고 싶어요."

꼭 모든 것을 버려야 할 필요가 있을까. 차라리 정면으로 싸워서 이긴 후에, 아무 것도 버리지 않고 언제까지나 누리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그것이 참으로 유치하고, 너무나 어설픈 애송이적인 생각일지도 모르나, 알렌은 그럼에도 역시 모든 것을 버리기보단 모든 것을 버리지 않고 쭉 누리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이어 알렌의 시선이 마리안느의 손으로 향했다. 그는 살며시 손을 내밀어 그녀의 손을 부드럽게 잡았다. 놓아주지 않겠다는 듯이, 살며시 손에 힘을 주면서.

"이 여행이 끝나면 돌아가서 약혼 준비를 하는 것은 어떨까요. 마리. 바로 결혼을 하는 것은 아무래도 시간상 무리가 있고, 너무 급하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러니까 우선 약혼부터. 당신은 물론이고, 로덴버그가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것을 제가 줄게요."

이어 그는 그녀의 손등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조금은 장난끼가 묻어나오는 미소를 입가에 머금으며 제안했다.

"맹세의 입맞춤을, 당신의 손등에 바쳐도 괜찮을까요? 황자의 맹세라서 조금 무거울지도 모르지만요."

/여러모로 하루 정말로 고생 많았어!! 일상도 일상이지만...그래도 역시 현생이 중요한걸... 그리고 충분히 예쁘게 잇고 있다고 생각해! 마리주는!!

564 마리안느 - 알렌 (eOojK.tH/k)

2023-12-22 (불탄다..!) 22:25:59

의사를 타진하듯이 말했지만 내심 기대하고 있었다. 이제 와서 앞서의 발언을 무르지는 않으리라고. 망설임이 남아 있는 가운데 사랑 같은 표현을 쓸 만큼 가벼운 사람은 아니라고. 신뢰일지도, 배짱일지도, 둘 다일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기대가 있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떨렸다. 로맨스 소설에 나오는 것 같은 열정을 가질 수는 없다는 말이 그에게는 그와 같은 마음으로 보답하지는 못하리라는 의미일지도 모르니까. 거기 생각이 미치자 내민 손을 거두는 편이 나을지, 잡아 주리라 기대하지 말고 주먹이라도 쥐어야 할지, 기다려 봐도 좋을지 난감해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꼴이 어벙해 보이지는 않을지도 걱정이었다.

그때 그가 만면에 웃음을 머금었다. 이제까지처럼 차분하고 확고한 듯하면서도 어느샌가 상기되어 있었다. 그도 긴장하고 있기는 마찬가지인 듯해 마음이 놓일 찰나, 만족스러운 듯한 목소리가 조곤조곤 흘러나왔다. 그가 어린 시절의 만남에 대해 언급하는 동안에는 잠시 어리둥절했다. 어린 시절에 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 까닭은 무엇일까? 그런 의문이 표정에 스쳤을지는 모르나 마리안느는 잠자코 그의 말에 집중하다가 서운하다면 사과하겠다는 발언에 비로소 납득이 갔다. 내가 열정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을 마음에 걸려 했듯이 그도 어린 시절의 기억이 희미해진 게 마음에 걸렸나 보다.

그가 거기서 말을 맺었어도 대답으로는 충분했을 것이다. 지금에 와서는 아무래도 좋은 일인 어린 시절의 기억에 대해서까지 마음 써 주고 있음이 드러났으니까.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여겼는데도 이어지는 말에 새삼 뭉클해졌다. 짜릿하면서도 훈훈한 기운에 몸도 마음도 나긋하게 풀어지는 듯했다. 함께 행복해지고 싶은 마음이면 충분하다라... 열정이란, 그가 일컬은 '사랑'이란 그런 마음만으로도 충만해질 수 있는 경지일까? 곧이어 그가 모든 것을 버릴 일이 없게끔 역경을 이겨 내겠다며 마리안느의 손을 부드럽게, 그러면서도 힘 있게 잡아 주자, 가슴이 벅차다 못해 눈시울이 뜨거워질 지경이었다. 심장은 원래부터 격정적이었다는 듯이 두근거렸다. 그런 가운데 나오는 약혼 이야기. 그의 말마따나 나도 공작 내외도 바라 마지않았던 일이 현실로 물씬 다가오니 꿈처럼 몽롱하고 어질어질하다.

그러던 중 문득 그의 표정이 미묘하게 달라진 듯했다. 기분 탓일까? 의아함이 선명해질 듯 말 듯하다가 화들짝하고 말았다. 입맞춤이라니? 사교계에서 교류하다 보면 드물지 않은, 오히려 흔히 오가는 편에 가까운 인사임을 아는데도 머릿속이 익는 것만 같았다. 맹세의 징표라는 얘길 들어도 수줍기만 하다. 몸이, 특히나 손이 떨리는 게 느껴졌으나 상황을 무마하기에는 막다른 길이다. 고개를 들면 그의 눈빛이, 눈을 내리깔면 제 손이 시야에 들어와 버린다. 하릴없이 마리안느는 눈을 꾹 감으면서 고개만 끄덕거렸다.

/손등키스라니(」゜ロ゜)」 마리안느도그렇고 저도그렇고 어떻게반응하는게 어울릴지 머리가 새하얘졌었어요〈(^ヮ^๑) 그바람에 대사가없네요(¬_¬˶) 마리안느가 순간적으로 얼이 나가서 어리버리타는거라고 양해해주시면 감사할게요°.°·(づω⊂)·°.°

565 알렌 - 마리안느 (2OXe8FGiVE)

2023-12-22 (불탄다..!) 22:51:31

자고로 사교계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손등의 입맞춤과, 이런 자리에서, 더 나아가 이런 분위기에서 하는 손등의 입맞춤은 그 무게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사교적 인사와 황자로서 줄 수 있는 맹세를 담은 입맞춤을 어떻게 같은 레벨에서 비교할 수 있을까. 당연히 후자가 압도적으로 무게가 있었고 진지했으며, 진실성이 있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런 입맞춤은 함부로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여기서 입맞춤을 한다면, 그건 정말로 그녀를 제 비로 맞이하겠다는 둘만의 약속이었으며, 그것을 지키지 않았을때 자신에게 책임을 물 수도 있는... 어떻게 보면 제 발에 스스로 거는 족쇄와도 가까운 것이었다. 구속력이 있는 약속의 증표. 허나, 알렌은 역시 그것을 줄만한 이는 오로지 그녀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손이 살며시 떨리는 것을 그는 느낄 수 있었다. 허나 그럼에도 받아들이겠다는 듯이, 마리안느의 고개가 끄덕여지는 것이 그의 눈에 담겼다. 이제는 자신이 행동하고 움직일 차례였다. 조용히 미소를 머금으며 그는 그녀의 손등을 바라봤다. 눈을 감고, 다시 한 번 숨을 후우 내뱉으며 알렌은 뛰는 제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했다. 뒤이어 그는 그녀의 손목을 조심스럽게,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은 소중한 것을 잡듯이 살며시 감싸쥐었고 이내 제 고개를 천천히 아래로 숙였다.

그녀의 오른쪽 손등, 그 윗부분에 살며시 제 입술을 맞추며 떨어뜨리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을 것이다. 허나, 그것이 닿는 그 찰나의 순간이, 꽤나 길게 느껴졌으며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영원한 순간 같다고 알렌은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었다. 그녀에게 사랑을 고하고, 비로 맞이하겠다는 맹세까지 바쳤다. 아무리 황자라고 해도, 황제라고 해도 함부로 깰 수 없는 약속이었다.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그 순간을 후회하지 않으며 알렌은 붉어진 뺨을 그대로 비추며 얼굴을 천천히 들어 마리안느를 바라봤다.

"맹세할게요. 당신을 비로 맞이하겠다고. 이제 당신도 저와 같은 황족이에요. 마리."

정확히는 결혼식을 한 후가 되겠지만, 그럼에도 큰 차이는 없었다. 어쨌건 주변 사람들, 다른 귀족들, 그리고 황가의 사람들도 이제는 마리안느가 황가의 일원이 되었다고 인식할테니까.

"...뭐, 그렇다고 해도... 황족의 일원인 공작가의 사람이 되겠지만요. 저는 장차 공작이 될테니까."

/아앗...ㅋㅋㅋㅋㅋ 대사가 없었어도 마리안느의 감정은 잘 전해지는걸! 마리주가 표현하고자 한 것이 뭔지 아주 잘 알 수 있었으니까...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무튼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마리주!

566 마리안느 - 알렌 (3DKL1xXcnI)

2023-12-24 (내일 월요일) 18:03:02

눈을 감고서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손도 그가 내키는 대로 움직이도록 내맡겨 버렸다. 그런데도 한참 말을 달렸을 때보다 더 숨이 찼다. 이미 기절했대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아찔함이었다. 그런 가운데에도 제 손이 감싸인 채 입 맞춰지는 감각은 또렷했다. 아니, 눈을 감아서 한층 더 똑똑히 느껴졌다. 더없는 부드러움과 묘하게 경건하게까지 느껴지는 정성스러움. 그런데도 손과 입술과 숨결이 따스한지 뜨거운지 선뜩한지는 헷갈렸다. 농담으로도 차갑다고는 못할 온기에도 불구하고 어쩐지 서늘한 것도 같았고, 동시에 따스함 이상의 격정이 서려 있는 느낌이었다. 자신이나 그나 둘 다 흥분한 채라 체온이 올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이윽고 차분하면서도 정다운 기색이 선연한 목소리가 들려왔으나 마리안느는 눈을 뜨지 못했다. 직전과 달라진 거라곤 그가 손등에 입맞춤을 남겼다는 것뿐인데도 그를 바로 보기가 어쩐지 부끄러웠다. 눈 감은 채 어쩔 줄 모르고 있는 게 더 우스운 꼴일 게 뻔한데도. 비로 맞겠다는 말도 현실감이 들락 말락이다. 사교계 데뷔는 사실상 지금 이 순간을 위한 일이었건만 목표가 이뤄지고도 적응이 안 될 줄이야. 시일이 지나면 그와의 결혼이 당연한 일로 받아들여지기도 할까?

그런 의문과 별개로 그가 해 주는 이야기는 이런저런 생각을 불러일으켰다. 그와 마찬가지로 황족이라는 말은, 아마도 더는 황자와 공작 영애가 아니라 서로가 반려자로서 동등한 입장이 되고 싶다는 바람의 발로겠지만, 그리 짐작해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는 곤란할 것이다. 그의 말마따나 아직은 약혼조차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설혹 결혼까지 마치더라도 황족 예우는 혼인이 유효할 때만 보장되는 것이니, 황제 폐하의 혈통을 이어받은 황자와 같으려야 같을 수가 없다. 그런즉 결혼에 성공한 것만으로 만사형통인 게 아니라, 결혼이 다른 의미의 시작이리라. 그 이후에는 혼인이 유지되고 황실과 공작가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보탬이 되어야겠지.

앞으로의 일에 주의가 쏠려 긴장이 차차 풀려가는데, 그가 자신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리안느는 비로소 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붉게 상기된 볼은 그가 마리안느 못지않게 긴장하고 수줍어했음을 웅변하는 듯했지만, 그는 맑고 환하게 웃고 있었다. 한여름의 울창한 숲만큼이나 짙푸르고 싱그러운 눈망울과 비단실처럼 하늘거리는 연보랏빛 머리칼은 곱게 핀 블루문(Blue Moon)이 절로 떠올랐다. 신비롭고 화사하면서도 정겨운 분위기며 자태가 그와 퍽 닮았다. 도로 설렐 것 같아 눈을 아래로 내리깔았다.

"황실에서 공작가로 독립하여 지내는 것은 저로서는 오히려 반가운 일입니다. 황실의 일원이라면 특정 지역에 개입하기보다 제국 곳곳을 두루 살펴야 마땅할 것이나, 공작가의 일원이라면 제 영지의 일에만 집중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선친께서 개척하시던 리멜트를 책임질 수 있게 된다면 그걸로 족합니다. 그리고..."

말을 잇던 중에 그의 손에 눈길이 닿은 순간, 다시금 가슴이 뛰고 숨이 가빠 왔다. 그래도 입술을 꾹 앙다물었다. 공식석상이 아니었다 뿐 그의 맹세는 진심을 다한 것이었다. 그런 마음이 일방적인 것이 되지 않으려면 그에 상응하는 서약을 전해야지 않겠는가. 귀가 먹먹해지는 걸 마른침을 넘겨 수습했다. 그리고 양손으로 그의 손을 감싼 뒤 허리 숙여 그 손에 살며시 입을 맞추었다. 지금의 마음가짐이 흐트러지지 않길 기원하면서.

"저 또한 오늘의 결정이 전하께 후회 없이 남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분위기타고 마리안느로 스킨십을 질러버렸는데요...(¬_¬゚。) 미리 말씀을 안드려서 당혹스러우시지는않을지 모르겠어요 불편하시면 사양마시고 말씀해주세요〈(^ヮ^๑) 반대로 이번레스로 괜찮으시다면 막레각인거같아요(•‿•。) 막레로 받아주셔도좋고 내키시면 더 이어주셔도 좋아요(❁ᴗˬᴗ) 어느쪽이든 즐거운크리스마스 즐거운연휴 되세요°.°·ヾ(˶°ᗜ°˶)ノ·°.°

567 알렌주 (yoaFZb4Bx.)

2023-12-24 (내일 월요일) 19:01:48

그럼 일단 막레로 써줬으니까 막레로 받도록 할게! 앗. 그리고 괜찮아! 갑자기 마리안느가 알렌의 몸에 칼을 찌르지 않는 이상, 허락 안 받고 그대로 해도 괜찮아! 저 정도라면 알렌도 아마 태연하게 받아줬을 것 같으니 말이야. 조금 쑥스럽게나마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까 싶네. 아마 저 이후에는... 알렌이 허락을 구하고, 자신의 어깨에 살며시 기대게 했을 것 같아. 아직 가야 할 길이 멀고 머니까 말이야.

어쨌건... 사실상 약혼은 성립되었네! 아직 식을 올린 것은 아니지만 마음은 통했으니까! 앗. 마리주도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가 되길 바라고 내일도 이어서 좋은 크리스마스가 되길 바랄게!!

568 마리주 (fSw3weWNDY)

2023-12-24 (내일 월요일) 21:53:33

칼로 찌르다니요° °( ᗣ l|l) 그런짓안해요ο(l|l×﹏×)ο 일일이 말씀드리지않아도 허용해주신다는 의미인건 알겠지마는 예시가 너무살벌하잖아요՞՞(つ﹏⊂)՞՞
마리안느가 알렌한테 기대서가면 그림은 되게예쁘겠어요(づ≧ω≦)づ 근데 마리안느성격이면 자기가 완전히기댔다간 무거울거같고 그런데도 알렌이 내색은 못할까봐 목에 힘주고있을거 같기도한데(´θ∀θ`)ゞ 알렌이 그걸 알아챌까요 어떨까요?σ(°~° )

그리고 약혼은... 둘이 약속했고 황실과 공작가도 동의하는사안이니 공식적인행사말고는 사실상 확정인거겠죠?~(・▿・๑)~
아 참! 깜박할뻔했는데 제가 연말~연초는 현생일정이 좀 지옥의행군스러워서(╯ᗒДᗕ)╯\。゜。 짬날때 최대한오려고 노력은하겠지만 못올 가능성이 높아요。(づ︵<。)゚。 그래서말인데 다음일상을 어떻게할지는 그이후에 상의드려도괜찮을까요?。゚(。σ﹏σ)ゞ

569 알렌주 (yoaFZb4Bx.)

2023-12-24 (내일 월요일) 22:15:36

ㅋㅋㅋㅋㅋ 그 정도로 극단적인 것만 아니면 오케이라는 의미로 생각해주면 좋을 것 같아! 사실 나도 마리안느가 그런 짓을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 ㅋㅋㅋㅋㅋ
아앗...ㅋㅋㅋㅋ 뭔가 그러지 않을까 싶긴 했는데. 아무래도 무게감 자체가 다를테니까 알렌은 알아챌 것 같아. 그러면 마리안느에게 편하게 있어도 된다고 할 것 같아. 기댄다고 해서 내 어깨 박살나는 일은 없다고 하면서 말이야.

확정이겠지? 아무래도. 갑자기 변심하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야. 그런데 적어도 마리안느는 자신의 이득과 꿈을 위해서라도 포기할 생각은 없고 알렌도 포기할 마음은 없을테니까.
원래 연말~연초는 바쁘기 마련이니까! 너무 무리하지 말고 여유로울 때 와도 괜찮아!! 물론 오케이야!! 나는! 일단 바쁜 현생...잘 보내길 바랄게!

570 마리주 (gVMOFXxwq6)

2023-12-26 (FIRE!) 22:45:57

감사해요(*´ー`) 일단 오늘까지는 짬을 내봤어요εミ(ο_ _)ο 내일부턴 정말 얄짤없지만요՞՞(ᗒ﹏ᗕ)՞՞

무맥락으로 그런 짓 하면 안 되죠。゚(。σ﹏σ)ゞ 암튼 웬만한건 오케이주셨으니 감사히 잘활용해볼게요୧(˵°~°˵)୨
알렌이 그렇게 농담조로말해줘도 마리안느는 선뜻 못기댈가능성이 클듯해요(´◔︵◔`)ゞ 당장은 안무거워도 있다보면 무거울텐데 그때 얘기 못꺼내고 참고만있으면 어쩌나해서요☆⌒(>。<) 그래서 머뭇거리다가 불편하시면 꼭 바로 말씀하셔야한다고 확인받고서야 주춤주춤 기댈거같아요(¬_¬˶) 그사이에 힘주고있느라 뻐근했던목이 기대고나면 편해지겠어요〈(^ヮ^๑)

처음에 말씀드렸던 해피엔드루트가 코앞이네요°.°·ヾ(˶°ᗜ°˶)ノ·°.° 꼭 그 루트에 이를거라곤 기대하지못했는데 이렇게되니 신기해요ο(˶・ω・)ο

571 알렌주 (Y2kyPNBoRA)

2023-12-26 (FIRE!) 22:50:22

오늘 하루는 잘 보냈을까? 난 오늘 하루 갑자기 이런저런 일이 발생해서 진이 다 빠진 상태야. 그래도..이제는 괜찮긴 하지만서도!

ㅋㅋㅋㅋ 역시 마리안느라는 느낌이야. 물론 알렌도 굳이 강요하거나 그렇게 하라고 막 은근히 압박을 주진 않을테니까. 어쨌든 머뭇거리다가 그렇게 주춤주춤 기대면 좀 더 편하게 있어도 된다고 할 것 같아. 이 어깨는 이제 마리가 기댈 수 있는 자리라고 하면서 말이야. 이미 이런저런 이야기도 한 판국에 다른 여성을 기대게 한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테고! 물론 가족은 제외해야겠지만!

사실 어떻게 돌리다보면 이런저런 루트에 들어가기 마련이니까! 나도 신기하면서도 기분 좋은걸! 기왕이면 배드엔딩보다는 해피엔딩이 좀 더 좋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572 마리주 (ZW1YQlB9so)

2024-01-01 (모두 수고..) 21:59:39

연말에 바쁘셨군요(|||◔﹏◔) 그래도 2023년과는 작별이고 새해네요(๑´• ₃ •`๑) 그간 잘지내셨나요?「(°~° ) 저는 연말일정에 쫓기다 주말내내 뻗어있었어요°.°·ヾ(×﹏×l|l)ノ·°.° 그나마 주말에 뻗을수있었던게 다행인데 조삼모사여서 다음주주말이 현생에 짜부될예정이고요(º﹃º)

자기가 기대도되는 어깨라는 얘길들으면 적잖이 수줍어할거같은데요〈(^ヮ^๑) 아직 현실같지않으면서도 속이 간질간질할듯하달까요?(˶◉_◉˶) 쑥스러워서 어쩔줄모르는채로 전하께서도 내키시면 자기어깨에 기대거나 무릎베개하셔도 된다고 편하게 기댈수있는 상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도 덧붙일거같아요°.°·(づᴗ⊂)·°.° 근데 알렌의가족 말씀하시니 막둥이황녀는 알렌의 어깨에기대든 등에업히든 무릎을베든 프리패스일거같은데♬~(•ε •๑) 어떤가요?σ(°ー°*)

그건그렇고 다음일상은 어느시점으로 하는게 좋을까요?(◕o◕) 숙소는 따로잡았을지 구남작저로 잡았을지도 모르겠네요。゚(#・ε・#)゚。 포구근처를 산책하고있는 시점이어도 괜찮을거같고요(❁ᴗˬᴗ) 어떻게생각하세요?◔◡◔

573 알렌주 (86NTV5jyaQ)

2024-01-01 (모두 수고..) 22:20:50

안녕! 마리주! 2024년! 새해복 많이 받길 바랄게!! 나는 그럭저럭 어떻게든 지낸 편이야! 이제 또 내일부터 현생으로 돌아가야한다는 것이 묘하게 슬퍼. 흑흑. 내 연휴..다 끝나버렸어. 어쨌든 주말내내 뻗을 정도로 바쁘게 보냈구나. 정말로 수고 많았어! 아앗...아아앗...왜 다음주 주말이...8ㅁ8 힘내. 마리주!

아직은 마리안느도 온전히 받아들이기는 힘들지 않을까 싶긴 했어! 그야 하루 아침에 황자비가 되었으니 말이야. 마리안느가 그렇게 말하면 알렌은 작게 웃으면서 피곤하면 기대겠다고 이야기를 할 것 같아. 물론 알렌이 바로 마리안느에게 기댈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야. 알렌도 마리안느처럼 혹시나 기대면 많이 무겁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있거든. 아무래도 자신은 좀 더 키가 크고 마리안느보다 덩치가 있으니 말이야. 그렇다고 막 우락부락한 것은 아니지만. ㅋㅋㅋㅋㅋㅋㅋ 막둥이 말이구나. 음. 막둥이라면 프리패스지! 아마 묻지도 않고 바로 기대거나 무릎을 베거나 막 업히고 그럴 것 같아. 알렌도 그런 행동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자리가 아니면 딱히 뭐라고 하지 않고 받아줄 것 같고!

음. 개인적으로는 구남작저가 어떨까 싶어. 아무래도 그쪽이 조금 더 마리안느에게도 정서적으로 편안함이 느껴질테니 말이야. 물론 문제는 꽤 많은 이가 왔으니까 그 사람들이 다 거기서 지낼 수 있냐인데... 괜찮으려나? 음. 포구 근처의 산책이라. 괜찮을 것 같아! 일단 그렇게 해서 안내를 받는 느낌이면 어떨까 싶거든! 리멜트에 왔으니까 리멜트에 대한 소개나 안내도 받을겸 말이지!

574 마리주 (.3ARCBwM36)

2024-01-02 (FIRE!) 22:24:10

이제야 자유시간이에요εミ(ο_ _)ο 딱히한것도없는데 벌써이시간이라니。゚(。ノ_<。)゚。 저녁이없는삶이에요...(╯ᗒᗣᗕ)╯\。゜。

리멜트의 포구근처 산책이면 제가 선레를 쓰는게 좋겠네요 근데 오늘은 너무졸려요(θ﹃θ) 일단 생존신고용 갱신만 하고갈게요...☆⌒(>。<)

575 알렌주 (wWWWUMew9k)

2024-01-02 (FIRE!) 22:25:36

안녕! 마리주! 앗. 선레를 써준다면 나야 감사하지! 하지만 너무 무리하지 말기! 연말도 바쁘지만 연초도 바쁜 법이니 말이야. 특히나 마리주는 나보다 훨씬 더 바쁜 것 같아보이고...8ㅁ8

일단 푹 자고 내일도 화이팅이야!

576 마리주 (CxN1DIhSa.)

2024-01-03 (水) 21:56:43

선레쓰려고 구상하다가 질문남겨봐요(•‿•。) 남작저에서 포구까지는 거리가 제법될거같은데(가깝다면 새 공작저를 근처에 짓기 애매하니까요?(^ヮ^๑)ゞ) 산책나갈때 둘이 말을탈까요 마차를탈까요 그래도 천천히걸어갈까요?(◕o◕)

그리고 새해첫날 말씀하신걸 마저 이어보자면...(๑´• ₃ •`๑) 결혼하겠다고 약조한 사이이긴해도 아직은 실감도 날까말까인 시기이니 수줍고조심스러운게 당연해보이긴해요ㅎㅎ 그런점에서 알렌이 염려하는것도 이 시점 특유의 풋풋함인지도 모르겠어요(#• ˬ •#) 그래도 알렌이 부담없이 기대도괜찮도록 마리안느가 체력단련을 해야겠네요 힘힘~└(。✧︵✧。)┘ 막둥이공주님이 오라버니~~~하며 마구 달려들어서 뒤에올라타는 그림이 떠올라버렸어요◔◡◔ 알드레아의 현황가는 사적인자리에선 구김없이 화목한가족같아요(づσ▿σ)づ

577 알렌주 (pOTG5pcu0E)

2024-01-03 (水) 22:17:40

앗. 너무 무리하게 쓰게 한 것이 아닐까 걱정이 되네. 아무튼 나도 거리는 제법되지 않을까 싶긴 했어! 음. 그래도 황자를 안내하는 느낌으로 온 거니까 걸어가는 것보다는 말이 좋지 않을까? 물론 알렌은 늘 타는 넬라가 아니라 마을의 다른 말을 빌리겠지만 말이야. 마차는 다른 이들의 통행에 방해가 된다고 알렌이 사용을 안했을 것 같거든.

뭔가 그렇게 서로 생각하는 것이 역시 풋풋하고... 현실인데도 불구하고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애매한 느낌도 그렇고...딱 지금 시즌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긴 하지! 당사자들은 실감이 나지 않지만 주변은 다 준비하고 있는 그런 느낌이 될테고... 뭔가 풋풋하고 좋네!!
아앗...ㅋㅋㅋㅋㅋ 마리안느도 체력단련을 하는거야? 알렌이 알면 같이 하자고 할지도 모르겠는걸. 앗. 맞아. 그런 느낌이야. 딱 달려와서 와락 뒤에 올라타고 어부바 해달라고 그러고 요구하고 그런 편이야. 물론 알렌보다는 조금 더 큰 오빠 언니에게 하는 일이 많지만 말이야. 딱 그 말대로야. 공적인 자리에선 아무래도 조금 근엄이 있고 가끔 의견 충돌도 보이고, 그런 느낌이 있지만...사적인 자리에선 정말로 단란하고 화목한 가족이야! 그래서 알렌이 자기 형이나 누나, 동생들에 대해서는 애정이 각별하기도 한거고!

578 마리안느 - 알렌 (4qgkFibVz2)

2024-01-05 (불탄다..!) 21:17:19

리멜트로 가까워질수록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이 켜켜이 쌓이는 느낌이었다. 떠나오면서부터 언젠가는 돌아가리라고 수없이 다짐했지만, 막상 돌아가게 되니 믿기지 않으면서도 설레고 어린 시절의 추억도 생생해져 매 순간 감회가 새로웠다. 그런 끝에 본가에 당도하자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하는 바람에 순간 제 옷차림이며 숙녀로서의 몸가짐은 물론, 4황자와 그의 수행원이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마저 잊은 채 유모에게 달음질해 안기고 말았다.―말이는 말이대로고향을 기억하는지 리멜트로 가까워 오면서부터 들뜬 기색이었고, 저를 돌봐주던 마부이자 왕집사의 셋째 딸인 켈빈과 재회하자 신이 나서는 켈빈에게 비비적거렸다.― 그렇게 다시 마주한 본가는, 떠나기 직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하면서도 말끔했다. 본채와 별채에서 망가졌거나 낡은 티가 나던 부분은 수리되었고, 잡초인지 화초인지 모르겠는 풀이 무성하던 정원도 손질되어 그럭저럭 아담한 분위기다. 마리안느가 공작가의 양녀가 된 이후 유모 일가와 왕집사 일가 외에는 사용인이 대부분 그만두게 되었음을 알고 있었기에 놀라운 광경이었다.

알고 보니 공작 내외께서 본가를 수리하라는 지시를 진즉에 내리셨단다, 4황자가 조만간 리멜트를 방문할 거고 마리안느가 접대와 안내를 맡을 예정이라고 전갈하면서. 그래서인지 저택은 부모님께서 한창 건강하실 때만큼은 아닐지 모르나 꽤나 활기차다. 예전에 남작가에서 일했던 사람들도 다시 불러 모았단다. 이런 사정을 재잘재잘 전해 준 유모는―흥분해 버린 마리안느를 달래고 남작가 일원들이 4황자와 수행원에게 제대로 예를 표하게 하느라 왕집사와 함께 진땀을 뺀 뒤였다.― 어쩌다 황자 전하를 뫼시게 되었는지를 물어 왔다. 아마 그와 어떤 사이인지를 알고 싶어 물은 것이리라. 왕집사 역시 말은 안 해도 호기심에 찬 눈치였다. 그에게 약조를 받긴 했지만 국혼이 공표되지는 않은 시점이라 먼저 발설하기는 조심스러워 곧 알게 될 거라는 정도로 얼버무렸다.

어쨌거나 지난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급한 일은 그와 수행원이 묵을 방을 안내하는 것이었다. 사용인들은 대부분 별채에서 지내고 있었으니 수행원에게 본채의 방을 배정하는 것은 무난했으나, 문제는 그가 묵을 방이었다. 본채 2층의 큰 방이 저택에서 가장 넓고 볕도 잘 들고 응접실도 딸려 있으니 그 방으로 안내하는 게 최적일 것이나, 부모님께서 생전에 쓰셨던 방은 옛 모습 그대로 두고 싶은 마음에 순간 망설임이 생겨 버렸다. 그걸 알아챘는지 왕집사가 마리안느를 향해 보일 듯 말 듯 고개를 저어 보였다. 하긴 왕집사가 만류하지 않았대도 황자 전하를 모시고서 제일 좋은 방을 비워 두는 건 말도 안 된다. 부모님께서 계셨더라도 당신들께서 다른 방으로 옮기시면 옮기셨지, 황자 전하께 다른 방을 안내하지는 않으셨겠지.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고는 짐 운반을 비롯한 자질구레한 일은 왕집사에게 알아서 처리하라 지시하고는 그에게 말을 건넸다.

"계시는 동안에는 2층의 큰 방을 써 주십시오. 이 저택에서 가장 큰 방이자 부모님께서 쓰셨던 방입니다."

응접실의 폭신한 소파며 그곳에서 가끔 즐겼던 다과 따위가 새록새록 떠올랐다. 방으로 접어들면 벽면의 드넓은 창으로 환하게 드리우던 햇빛, 마호가니로 된 집무용 책상에서 부모님께서 서류를 처리하시던 모습이며 펜이 사각거리던 소리, 화장대에서 단장하시던 모습을 따라한답시고 벌였던 저지레, 캐노피나 이불 속에 숨어 있다 부모님을 놀래거나 부모님 사이에서 자겠노라고 어리광을 피웠던 추억도 선명해지는 듯했다. 이제 부모님의 생전 모습은 벽에 걸린 가족 초상에서나 엿볼 수 있겠지만.

"그리고 괜찮으시면 저택 밖을 안내하고 싶은데 어떠실지요? 이 인근의 메이니아 언덕에 오르면 밀하임 강과 스나르 포구를 한눈에 내려다보실 수 있습니다."

스나르 포구는 리멜트에 당도하면 제일 먼저 안내하려던 장소였다. 밀하임 강에서 교역선이 들어올 수 있는 포구 중 가장 상류에 위치해 있었기에 리멜트를 물려받게 된다면 최우선으로 개발하고 싶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메이니아 언덕은 부모님은 물론 리멜트 가 조상들의 산소를 모셔 둔 선산이기도 했다.

/쓰다보니 바로 외출로 넘어가기 애매해서 여기서끊었어요(´θ∀θ`)ゞ
당사자인 둘이 제일둔한셈이네요。゚(#• ˬ •#)゚。 당시엔 정신없고 내가 뭘하고있긴한가 싶은데 지나고나면 그때 참 풋풋하고설렜다싶은 시절일까요?σ(°~° )
건강은 중요하니까요~(・▿・๑)~ 평상시에도 체력단련이 필요할거같아요୧(˶✧∀✧˶)୨ 같이하면 좋겠네요♫(・◡・๑)
막둥이황녀님은 가족은물론 황궁에서일하는 사용인들에게까지 마스코트같은 존재일지도모르겠어요(˶・⌓・) 여세를몰아 황자황녀들이 새가정으로 독립한뒤에도 화목하게 잘들지내면 모양새가좋겠네요♪~(•ε •๑) 마리안느네 가정분위기는 대충 이번레스에서 TMI한내용이랑 비슷할거예요(๑¯◡¯๑)

579 알렌 - 마리안느 (capOP5Sj8o)

2024-01-05 (불탄다..!) 21:39:10

어린 시절의 기억이 명확하게 다 떠오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리멜트'라는 지명만큼은 그의 머리에 여전히 남아있었다. 언젠가 그녀를 만나러 가겠다는 생각은 세월이 지나도 그 색이 바래지는 일이 없었으며, 더욱 진하게 그의 머릿속에 남아 존재감은 뽐내고 있었다. 물론 그때 만나고자 한 여성이 이제는 자신이 청혼하고, 제 청혼을 받아준 이였으니 세상 일은 참 알 수 없다고 알렌은 생각했다.

리멜트. 그리고 아마도 과거 마리안느가 살았던 본가에 도착하자 보이는 마리안느의 모습과 말이의 모습은 알렌에게 있어서 훈훈함을 느끼게 하기 충분했다. 애정하던 고향을 떠난 이후로 얼마나 이곳을 그리워했을지 절로 알 수 있는 장면이었기에 더더욱. 황자가 있는 만큼 예를 갖추라고 말을 하려는 제 호위 기사를 저지하면서 알렌은 마리안느가 그 그리움과 기쁜 감정을 마음껏 해소할 수 있도록 잠시 기다렸다. 이어 알렌은 고개를 돌려 잠시 본가 저택을 바라봤다. 그녀가 떠난 이후로도 쭉 관리를 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이 오기 전에 미리 관리를 하라고 지시를 내린 것인지. 생각보다 말끔한 모습에 그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물론 황궁이나, 수도에 있는 화려한 건물에는 미치지 못할지도 모르나 이 건물 또한 상당히 아름다운 편이라고 알렌은 생각했다. 무엇보다... 말로 설명하기 힘든 묘한 무게를 그 건물에서 느낄 수 있었기에 그는 절로 조용히 고개를 천천히 끄덕였다.

"알드레아 제국의 제 4황자. 알렌 실포드 알드레아입니다. 당분간 잘 부탁하겠습니다."

사용인들이 예를 표하자 알렌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정식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자신과 마리안느의 관계에 대해서 알렌은 일단은 함구했다. 물론 그녀와 자신 사이에선 이미 모든 이야기가 끝이 나긴 했으나, 아직 정식으로 발표가 된 사안은 아니었다. 황가가 정식으로 발표하기 전에, 자신들이 먼저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며 알렌은 곧 알게 될 거라고 이야기를 하는 마리안느의 말에 그저 조용히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일단 짐이나 정리는 사용인과 수행원들에게 맡기며 알렌은 마리안느를 따라갔다. 아무래도 자신의 방은 2층의 큰 방. 그것도 마리안느의 부모님의 방인 모양이었다. 제일 큰 방을 쓰라고 제안하는 것은 좋았으나 그럼에도 알렌은 조금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어 그는 그녀에게 물었다.

"저야 고맙긴 하지만, 마리. 당신은 괜찮은가요? 부모님의 방을 내주는 것은 조금 고민이 되고 저항이 될법한 일일텐데."

물론 제공하겠다고 하면 거절을 할 생각은 없으나, 마리안느의 마음은 어떨지. 알렌은 그게 걱정이 되어 조심스럽게 그녀에게 물었다. 물론 그녀의 성격이라면 괜찮다고 이야기를 할 것 같았으나, 그럼에도 조금 망설이거나 살짝 고민하는 모습이 보인다면 알렌은 다른 방도 얼마든지 괜찮다고 말할 생각으로 그녀의 표정을 잠시 살폈다.

한편 그녀의 제안. 저택 밖을 안내하고 싶다는 그 말에 알렌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자신은 리멜트를 구경하기 위해서 온 것이었으며, 그게 아니더라도 그녀가 살았던 이 지역이 어떤 곳인지 직접 보고 느끼고 싶었기에.

"그렇다면 안내를 부탁해도 될까요? 당신이 안내해주고 싶은 곳이라면 어디든지 부탁할게요. 저는 오늘 리멜트를 관광온거고... 아마 이 중에서 마리보다 더 리멜트에 대해서 자세한 이는 없을테니까요."

말을 내오도록 하죠. 그렇게 제안하며 알렌은 짐을 옮기고 있는 사용인을 바라봤다. 그러다가 아. 소리를 내며 그는 그녀에게 싱긋 웃으면서 제안했다.

"오랜만에 같이 타지 않을래요? 말. 이번에 데리고 온 황가의 말은 힘이 강하거든요. 두 사람 정도는 거뜬할 거예요."

/같이 타도 괜찮고 따로따로 타도 괜찮아! 선택은 자유롭게 맡기도록 할게! 물론 같이 타게 되면, 이전처럼 알렌이 뒤에서 마리안느를 품에 가둔 느낌이 되기야 하겠지만 말이야!
ㅋㅋㅋㅋㅋㅋ 둔하다고 해야할지.. 이게 막 현실이 되면 아무래도 믿기 힘든 그런 것이 있을테니 말이야. 틀림없이 시간이 지나면 풋풋하고 설레는 순간이 맞을거야!
마스코트라. 그건 생각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맞을지도 모르겠어! 보통 마스코트는 의도치 않더라도 막내가 되는 일이 많으니 말이야! 음. 아마 새롭게 독립한다고 해도 어지간하면 화목한 느낌이 되지 않을까 싶어! 물론 약간의 정치적 싸움은 있을지도 모르지만...그래봐야 형제 자매 남매 사이에서 있을 수 있는 자잘한 싸움의 분위기일 것 같고... 어쨌든 정말로 화목한 가족이라는 것이 절로 느껴지는걸? 사용인들도 마리안느가 엄청 아꼈다는 것이 절로 느껴지고 말이야!!

580 마리안느 - 알렌 (bpmQTpcBOU)

2024-01-10 (水) 11:30:28

그가 제안에 선뜻 응하지 않는 게 마음에 걸렸다. 혹여라도 마지못해 권한 것처럼 보였다면 큰 결례인데. 얼결에 한 손으로 얼굴을 더듬거렸으나 그런다고 제가 지금 어떤 표정인지 알아질 리 만무하다. 겸연쩍음이 더해질 찰나 그가 부드럽게 되물었다. 부모님의 방을 내어 줘도 괜찮냐고. 그런 그의 눈은 당혹감이나 불쾌감이라곤 없이 맑고 온화하고 싱그러웠다.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 부모님의 빈자리라 느껴 배려해 주고자 한 걸까. 타인의 입장을 딱히 헤아릴 필요가 없는 신분임에도 그런 사사로운 부분까지 마음 써 주는 면이 새삼 따스하게 느껴져 미소가 머금어졌다.

"부모님께서 이 자리에 계셨어도 그리 청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와 별개로 그런 부분까지 마음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한결 가뿐해진 마음으로 사용인에게 필요한 지시를 할 수 있었다. 큰 방에 걸린 우리 가족의 초상화를 보면 그가 뭐라고 할지 호기심이 들기도 한다. 초상화 속 내 모습은 처음 만났을 무렵의 나와 닮은 구석이 있을까? 세상 편하게 말괄량이로 지내던 시절이라 지금과 약간은 다른 인상일 것도 같다. 너무 들뜬 나머지 채 마르기도 전에 손을 대 버려서 가장자리에 내 손자국도 희미하게 있는데 혹시 그건 알아볼까?

잠시 싱거운 생각에 잠겨 있으려니 그가 나가자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오늘은 메이니아 언덕을 돌아본다 치고, 스나르 포구나 밀하임 강을 가까이에서 보려고도 할까? 목초지에 이어진 양 목장을 둘러볼 수도 있겠고, 멜트리 시장도 한 번쯤은 가 볼 만하겠다. 수도의 시장에 비하면 변변찮은 장터이고 매일 열리지도 않지만.

갈 곳을 궁리하던 중 낯이 화끈 달아올랐다. 그가 던진 돌발적인 제안의 여파, 아니, 정확히는 일전에 그의 말을 얻어탔다가 안절부절못했던 기억의 영향이었다. 그때 거의 안기다시피 했었는데. 몸이 불필요하게 닿거나 시야를 가릴까 봐 엉거주춤하는 와중에도 숨결이 바로 와닿아 그대로 익는 것만 같았다. 그때 일을 상기해서일까? 기분 탓인지는 몰라도 생글거리는 그의 얼굴에 익살스러운 빛이 비친 듯도 하다.

나름 정신을 가다듬고 생각해 보니, 언덕길을 오르면서 두 사람을 태우는 건 아무리 튼튼한 말이래도 수월하지만은 않을 듯하다. 오르막길이다 보니 내가 앞에 앉으면 그의 시야를 심하게 가릴 것도 같고. 더욱이 초행인 그를 안내하려면 따로 타서 앞서가는 게 나을 성싶다.

"산길을 오를 터라 제가 앞에 타 버렸다간 말도 고생이고 전하께서도 시야를 확보하기 어려우실 것 같습니다. 이번엔 말이와 앞장서서 가겠습니다."

모처럼 본가에 왔는데 오자마자 나가자고 하면 말이가 싫어하려나? 겸연쩍기도 했지만 말이가 안 나오면 다른 말이 고생이기도 하거니와 그와 함께 말을 타는 긴장된 순간을 모면하고도 싶었기에 '가시지요.' 하면서 그를 마구간으로 인도했다. 다행히 말이는 ―켈빈에게서 당근을 받아먹던 중이었으면서도― 마리안느를 보자 반가운 듯한 울음소리로 맞아 주었다. 마리안느는 그가 준비를 마치길 기다릴 겸 말이가 당근을 마저 먹게 둘 겸 잠시 기다렸다가, 말이에게 올라타 저택을 나섰다.

날씨는 쾌청하고 메이니아 언덕을 오르는 길도 오르기 수월한 게 마치 포장된 길을 가는 것 같다. 예전엔 이렇게 완만하지 않았던 것 같은데, 그새 말을 타고도 다니기 좋게 길을 낸 걸까? 아니면 내가 자라면서 말 모는 요령이 생긴 걸까? 어쨌거나 그의 승마 솜씨를 고려하면 그에게 부담이 되는 경로는 아닐 듯해 안심이었다. 그렇게 중턱쯤에 이르렀을 때 말이를 멈추게 했다. 그러고는 스나르 포구와 밀하임 강이 있는 방향을 내려다보았다. 마침 배가 하나 들어서 짐을 내리는 중인 것 같았다. 거리가 있다 보니 배는 장난감처럼, 짐이나 사람은 깨알만 한 점처럼 보였지만. 그래도 왔다갔다 활발히 움직이는 게 모르긴 해도 거래에 의욕적이지 싶다.

"저기 배가 들어온 곳이 스나르 포구입니다. 지금은 배가 두 대 들기도 버거운 포구입니다만 밀하임 강은 칼바니아로도, 아스네인으로도 이어지는 강이라 잘 개발하면 대규모 교역이 가능한 거점이 될 수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교역을 안정적으로 해 나가기엔 아직 리멜트의 특산물이 부족하다는 게 문제입니다만, 그 부분은 차차 생각해 볼 참입니다."

포구를 개발하고 특산물을 개발하려면 상당한 재원을 투입해야 하지만, 그 성과를 언제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부모님께서 스나르 포구에 투자하겠노라 벼르시면서도 그러지 못하신 연유도 거기에 있겠지. 어릴 적엔 까맣게 몰랐지만 지금은 알 것도 같다. 어떤 물품이 특산물로 가능성이 있을까? 양은 많이들 키우지만 양털이 다른 지역보다 좋은지는 모르겠고... 곱씹다가 문득 그의 얼굴로 눈길이 쏠렸다. 녹음처럼 맑디맑은 초록빛 눈엔 무엇이 담기고 있을까? 무엇이든 그의 눈에 비치는 정경은 고울 것 같다.

581 마리주 (g9PBZ59kLo)

2024-01-10 (水) 12:02:42

늦어서죄송해요(つ﹏⊂) 주말에 짜부됐는데 주중에도 날씨가 이상해서 이불에서 벗어날수가없었어요 ՞՞(ᗒᗣᗕ)՞՞ 그나저나 리멜트순행 컨텐츠가 모자라지는않아야할텐데요(#º︵º)՞՞

582 알렌 - 마리안느 (A8cNTDoQhI)

2024-01-10 (水) 21:59:06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죠."

말이 고생일진 모르겠으나 확실히 후자는 가능성이 있었다. 그렇다고 한다면 역시 따로 타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알렌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어 황가에서 가지고 온 갈색 말을 시종에게 시켜 가지고 오게 했다. 원래라면 자신의 말인 넬라를 데리고 왔겠으나, 넬라는 이번 여행에 데리고 오지 않았기 때문에, 늘 타는 애마가 아니라, 다른 말을 탈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 말 역시 꽤나 순하고 힘이 강한 말이었기에, 다른 말을 탄다고 해서 알렌에게 문제가 될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말이에게 올라타 저택을 나서는 것에 맞춰, 알렌 역시 천천히 말을 움직여 그녀를 뒤따랐다. 언덕을 오르는 길목이 생각보다 가파르지 않아 그가 타고 있는 말은 정말로 가볍게 올라갔고, 그 덕에 알렌은 조용히 주변 풍경을 구경할 수 있었다. 날씨가 쾌청한 것이 상당히 경치도 괜찮다고 생각하며 그는 조용히 감탄을 내뱉었다. 이내 그녀가 멈추자 그 역시 말을 멈추게 했다. 자연히 알렌의 시선이 그녀의 시선이 향하는 곳으로 향했다. 크기가 작긴 했지만 배로 보이는 것이 있었고, 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처럼 보이는 점들이 그의 눈에 들어왔기에, 그는 그곳이 포구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이어 그녀의 설명이 들려오자 알렌은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그 포구를 눈에 담았다. 확실히 마리안느의 말대로 작은 포구이긴 했으나, 잘 발전시키면 정말로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곳이 분명하다고 그는 생각했다. 특히 칼바니아와 아스네인으로도 저 밀하임 강이 이어진다고 한다면 물류의 중심지로 성장시킬 수도 있지 않겠는가. 알렌은 그에 흥미를 보이면서 작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특산물은 물론이고, 저곳을 교역의 중심지로 만들 수 있다면, 크게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강을 이용하고 배를 이용하는 이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좀 더 만든다거나, 저곳에 물품이 모일 수 있게만 한다면, 알드레아 제국에 있어서도 상당히 이득이 될테고, 리멜트가 발전하는데도 큰 도움이 되지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다만 문제는 역시 돈이었다. 계획을 세우는 것은 좋으나, 그것을 뒷받침할 수단이 없으면 결국 허상일 뿐이었으니까. 하지만 당장 어떻게 할 수는 없었으나, 시간을 들이면 저곳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있었다. 잠시 생각을 하던 알렌은 마리안느를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돈은 걱정하지 마세요.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당신은 언젠가 저와 결혼할테니까... 정당하게 금전적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거예요. 누가 뭐라고 한들, 저는 황자니까요. 저곳을 개발했을때 알드레아 제국이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산출한 후에, 보고를 하면 황가에서 막대한 지원이 나올 거예요."

일방적으로 베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제국에 있어서도 크게 이득이 된다는 것을 분명하게 하면서 알렌은 싱긋 웃어보였다. 그리고 차분하고 자상한 목소리로 살며시 말을 덧붙였다.

"...라는 것은 표면적 이유이고, 당신이 태어났고 당신이 사랑하는 이 리멜트를 저도 성장시켜보고 싶거든요. 언젠가 같이 성장시켜봐요. 이 리멜트를. 그 어떤 곳에도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부유하게, 막강하게."

말을 마친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밀하임 강을 조용히 바라봤다. 아무런 말 없이 조용히 그 강을 눈에 담던 알렌은 다시 한 번 싱긋 미소를 머금었다.

"그건 그렇고, 상당히 아름다운 풍경이네요. 리멜트의 다른 경치도 이와 비슷하게 아름다운가요?"

/아앗. 아니야! 괜찮아! 마리주!! 그렇게 늦은 것도 아닌걸!! 아앗..ㅋㅋㅋㅋㅋㅋ 뭐, 꼭 엄청 길게 길게 돌려야하는 것은 아니기도 하니까... 편하게 해줘도 좋을 것 같아.
그리고 내가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진 친구들과 놀러가는 곳이 있어서 접속이 힘들 것 같네!! 아마도 그 기간엔 나도 답레를 쓰기 힘들 것 같아!

583 마리주 (8V304v322s)

2024-01-12 (불탄다..!) 15:19:36

확인이늦었어요!☆⌒(>。<) 말씀 부드럽게해주셔서 감사해요~(๑¯◡¯๑)
지금쯤 친구분들과 만나셨을지도 모르겠네요(˶°ᗜ°˶) 가계시는동안 전 리멜트관광코스를 더 생각해봐야겠어요(~‿~๑) 모쪼록 즐거운시간 보내세요(づ≧◡≦)づ

584 알렌주 (gZLJ/e5sHQ)

2024-01-14 (내일 월요일) 19:37:40

그리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어! 그야말로 휴양 느낌의 여행이었다!! ㅋㅋㅋㅋㅋ 아무튼 마리주는 주말 잘 보냈을까? 아직 보내는 중이라면 부디 잘 보내길 바라고 답레는 얼마든지 편하게 올려도 돼!

585 마리안느 - 알렌 (913g2KGjbw)

2024-01-14 (내일 월요일) 23:21:56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를 바라보다 속으로 새삼 감탄했다. 앞에서 보든 옆에서 보든 이름난 조각가가 심혈을 기울인 조각처럼 균형 잡힌 이목구비임은 익히 알고 있었다만, 지금은 그런 표현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어지간한 일엔 깨지지 않을 듯한 표정인 건 언제나와 마찬가지이면서도 미묘하게 달랐다. 평온하고 온화한 미소와 정겨운 빛을 머금은 시선, 싱그러우면서도 따사로운 분위기. 마음을 푸근하게 해 주는 동시에 신나게 하는 그런 얼굴로 그는 마리안느의 재잘거림에 호응해 주었다. 그의 말대로 교역의 중심지로 만들자면 상인들이 머물 숙소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 상인들이 스나르 포구에서 얻을 게 있도록 만드는 게 상책이다. 특산물을 발굴해야 하는 까닭도 거기에 있다. 칼바니아와 아스네인에서 내다 팔았을 때 이문이 남는 특산물이 있으면 스나르 포구에 들를 생각이 들지 않겠는가. 동시에 교역상이 배를 대고 띄우는 데 지장이 없게끔 포구도 확장해야겠지.

역시 자금을 얼마나, 언제까지 투입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네. 사람들이 깨알처럼 움직이는 포구를 주시하다 머쓱한 웃음이 나왔다. 안내하겠다고 나와서는 내 얘기만 떠들었네. 그때 그가 마리안느의 속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것처럼 자금 얘기를 꺼냈다. 그와의 결혼을 통해 리멜트가 그의 영지로 알려지면―현재로선 국혼의 지참금 명목으로 전해질 가능성이 높으니 대외적으로 그의 영지로 여겨지리라.― 이해득실을 계산하여 황실에 지원을 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슴이 찡했다. 혼자 생각에 빠져 버렸는데도 흥미 깊게 들어 주고 방도를 생각해 주는 게 고마웠다. 싱그레 웃음기가 오른 얼굴이 곱디고와서 더 심금을 울리는지도 모르겠다.

그에 감사를 표하려다 그만 입을 틀어막았다. 이곳을 발전시키고 싶은 이유가, 내 고향이고 내가 애착을 가진 땅이라서라니. 다정다감하면서도 진심 어린 목소리에 화끈거리는 눈시울이 민망해 고개 숙여 가렸으나, 메어 버린 목은 어쩔 수가 없었다. 얼마나 큰 마음이면 상대의 꿈이라는 점을 헤아려 자신의 바람으로도 삼을 수 있을까. 그런 마음으로 바라보게 된 이가 다른 누구도 아니고 나라는 게,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쁘고 신기했다. 한편으로는 궁금해졌다. 이분의 꿈은 뭘까? 황자로 태어나신 만큼 황위는 아닐지라도 남다른 포부가 있음직도 한데. 일전에 수도 시찰에 열중하던 걸 생각하면 공식적인 소임을 다하려는 의사도 충만해 보이고. 어떤 꿈이든 이루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 그럼으로써 내게 쏟아 주는 정성에 보답하고 싶다.

그렇게 생각하며 숨을 고르던 중, 경치에 대한 그의 호평에 고개를 들었다. 언덕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그의 말마따나 장관이었다. 변두리 지역이라 대단한 건축물이나 첨단 시설은 없었으나, 개척된 데가 드문 만큼 우거진 수풀과 그 수풀을 가로지르는 밀하임 강의 굵직한 물줄기와 그 모든 것을 아우르듯 푸르른 하늘은, 눈을 탁 트이는 기분을 느끼게 해 주는 동시에 자연의 드넓음을 실감하게 해 준다. 여기서 내려다보려니 밀하임 강이 하늘보다 좀 더 짙푸른 빛인 것도 새로웠다. 포구에서 볼 때는 잔물결에 햇빛이 하얗게 부서져 내려서 어릴 적엔 하얀 강이라고 부르곤 했는데.

"감사합니다. 수도처럼 볼거리가 많지는 않습니다만, 오늘처럼 맑은 날엔 풍광이 탁 트여서 보기에 시원시원한 편입니다. 양떼를 풀어 놓은 산지 같은 데는 하늘과 초목과 양이 한가로운 분위기를 풍기고 제각기 색감도 달라 잠시 구경할 만하고, 밀하임 강도 가까이에서 보면 햇살이 강물 표면에 드리워 새하얗게 반짝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저는 하얀 강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부르는 사람이 또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웃었다가 딱 그치고 그를 돌아보았다. 경치 얘기도 얘기지만 앞서의 감정을 털어놓고 싶어져서였다.

"이 땅에, 제 고향에 마음을 쏟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저 역시 전하께서 사랑하시는 것을 지키시고 소망하는 것을 이루시게끔 돕고 싶습니다. 그래서 말씀입니다만, 전하께서는 어떤 꿈을 지니고 계신지요?"

/휴양같은 여행이라니 말그대로 푹쉬고 오셨나보네요(◕ꇴ◕) 컨디션도 한결 나아지셨을거같아요~(๑¯ω¯๑) 저는 이런저런 궁리하다 저녁부터 답레를 쓰기시작했는데 심리서술이 묘하게어려워서 오래걸려버렸네요(×﹏×l|l) 이거잇고 뻗으러갈게요(º﹃º) 안녕히주무세요εミ(ο_ _)ο

586 알렌 - 마리안느 (Zkv3VuYXgU)

2024-01-15 (모두 수고..) 01:46:14

수도처럼 볼거리는 없을지도 모르나, 눈앞의 자연이 그려내는 풍경은 수도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다. 물론 수도에도 자연 풍경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사는 사람이 늘어나면 자연히 자연 풍경보다는 인공적인 풍경이 늘어나기 마련이었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지금 알렌에게 있어서 눈앞의 풍경은 상당히 신선하면서도 아름다운 것이었다. 방금 마리안느가 이야기한 '하얀 강'이라는 표현에 그의 시선은 자연히 그 '하얀 강'에 고정되었다. 햇살이 강물 표면에 드리워져서 하얗게 반짝이는 것처럼 보인다니. 지금 여기서는 아무래도 볼 수 없었으나 언젠간 볼 수 있을 그 풍경을 알렌은 조용히 머릿속으로 그렸다. 필시 그 풍경 또한 지금 이곳에서 볼 수 있는 다른 풍경만큼 아름다운 풍경일테니 알렌은 절로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수도의 인공적인 아름다움과는 다르게 지금 이곳의 풍경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오랜 시간을 거쳐서 만들어진 자연의 아름다움이에요. 볼거리가 많지 않다니요. 단지 형태가 조금 다른 것 뿐 아닐까 싶네요. 하얀 강이라. 그렇다면 언젠가 그 하얀 강도 눈에 담고 싶네요. 물론 여기서 보이는 저 하늘을 담은 것 같은 푸른빛도 상당히 아름답지만 말이에요."

물론 그의 눈에 비치는 강의 색은 하늘의 색 그 자체는 아니었다. 하늘보다 좀 더 짙푸른 빛이었으나 그럼에도 그의 눈에는 하늘을 가득 담은 것처럼 비쳤다. 어디 저 강 뿐이겠는가. 이곳까지 오면서 보인 풍경 또한 상당히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가득 담고 있었다. 리멜트의 매력이라고 하면 역시 이 아름다운 풍경일까. 그렇다면, 이 풍경을 구경하고 싶은 이들이 더욱 많지 않을까. 알렌의 머릿속에 정치적인 흐름이 빠르게 지나갔다. 수도로 돌아가면 최소 한 번은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하며 그는 다시 마리안느를 바라봤다.

"저의 꿈 말인가요?"

당연하지만 알렌에게도 꿈이 있었다. 진부하다면 진부하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너무나 소중하고 반드시 지키고 싶은 소중한 꿈이었다. 그것을 입에 담을지, 말지 잠시 알렌은 생각했으나 괜히 숨겨서 뭘 하겠냐는 생각이 들어 알렌은 그녀의 물음에 대답했다.

"제 가족, 그리고 제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알드레아 제국에서 평화롭게 살다가, 언젠가 편하게 죽는 것이 제 꿈이에요. 이 제국이 앞으로 만수무강 오랫동안 번창하기를 바라며, 제 사랑하는 사람이 아끼는 땅이 번성하여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고, 제 가족이 저와 함께 있으면서 늘 웃진 못하더라도, 행복한 순간이 가득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 꿈이에요."

제국도, 가족도, 사랑하는 이도 모두 그에게 있어선 소중한 것이었다. 그 마음을 가득 담아 이야기를 한 알렌은 조금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살며시 다른 곳으로 돌리면서 얼굴을 붉혔다. 바로 저 앞에 보이는 강이 아니라 괜히 다른 풍경을 눈에 담으려고 하면서 알렌은 다시 입을 열어 그녀에게 말했다.

"그리고 방금 생긴 또 다른 꿈은... 이 땅에 저와 당신의 이름을 남기고 싶네요. 단순히 이 땅의 주인이 아니라,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영원히 기억될 정도로 깊고, 크게 말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 당신이 제 아내로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리멜트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아끼며 리멜트를 번영케 한 존재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 아내가 될 공작가의 영애로서 당신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마리안느 리멜트 로덴버그. 당신이기에 사랑하는 거니까. ...뭐, 공작가의 영애라는 조건이 중요한 것은 맞긴 하지만요."

그래도 제가 뭘 말하고 싶은진 알겠죠?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는 살며시 말을 돌려 그녀를 제대로 바라보며 싱긋 미소지었다.

"이 리멜트는 제가 어떻게든 저와 마리. 둘의 영지로 만들 거예요. 하지만 구체적인 경영은 당신에게 맡길게요. 당신이라면, 리멜트를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하고 있으니 제가 하는 것보다 좀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뭐, 그 대신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저와 당신의 모국인 이 제국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이었으면 좋겠네요."

결국 자신은 황자. 이 제국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그렇기에 그런 작지만 조금은 큰 부탁을 하면서 그는 다시 고개를 돌려 강이 있는 곳을 바라봤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리안느의 답을 듣고 싶었는지, 그는 귀를 쫑긋 세웠다.

/음. 말 그대로 휴양 여행이었으니까!! 일단 잠을 자러 갈까 하다가 그래도 답레를 이어놓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이어둘게!! 언제나처럼 너무 예쁘게 잘 쓴 것 같아!! 마리주는 말이지!
어쨌건 잘 자고...나도 자러 가볼게!! 서로서로 월요일 화이팅이야!!

587 마리안느 - 알렌 (XXhjy76fvQ)

2024-01-17 (水) 01:42:43

리멜트로 오면서 얼마간은 우려도 했다. 수도의 웅장하고 수려한 건물이나 말끔한 거리를 생각하면, 또 수도의 수많은 공연이나 갖가지 재주 많은 이들이 보여 주는 구경거리를 생각하면, 어디에나 있는 산과 들과 강과 하늘은 보잘것없을지도 모른다고. 하지만 그는 수도와는 색다른 볼거리가 있다며 리멜트 강도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고 얘기해 주었다. 스나르 포구에 대는 배를 구경하러만 가도 볼 수 있으니 그거야 뭐 어려울까? 그가 금세 리멜트에 애정을 가져 준 게 뿌듯하고 고마웠다.

"여기 머무시는 동안 포구도, 목장도, 시장도 면면이 살피실 수 있도록 안내하겠습니다. 혹 내키지 않으시거나 곤하실 때에는 언질을 주십시오."

나 혼자 신나서 이리저리 이끌고 다니다 그가 힘들어지면 큰일이니까. 그러고 다시 아래를 내려다보려니 풍경은 좀 전 그대로인데 어쩐지 새롭게 보였다. 그가 매력적이라고 인정해 주고 애정 어린 시선을 던져 준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지금 이 상황을 부모님께서도 보셨더라면 두고두고 흐뭇해하셨을 듯하다. 여기까지 온 김에 그와 함께 인사드리러 가 봤으면 좋겠는데. 말괄량이 여식이 무려 황자 전하와 혼인하게 됐다고 말씀드리면 하늘에서 놀라실까?

슬몃 웃음이 지어질 찰나, 그가 이쪽을 돌아보았다.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이 답하기 곤란했을까? 그는 되묻긴 해도 답을 꺼내진 않았다. 적당히 넘어가야겠다. 그런 요지로 입을 떼려는데, 그가 해사한 미소를 머금은 채로도 한층 진지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렇게 나온 그의 꿈은 뜻밖에도 소박했다. 가족과 함께 이제까지처럼 평화롭고 행복하게 사는 게 꿈이라니. 이 제국에서 손꼽히게 높은 신분다운 야망이 있음직도 하다고 여겼는데. 지금 밝힌 게 꿈이라면 이미 이루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도 그는 쑥스러운 듯 고개를 돌렸다. 혈색이 은근히 짙어진 걸로 보아 정말로 속에 고이 간직해 뒀던 바람 같다. 그렇다면 가볍게 들어선 안 되겠지. 마리안느는 제 얼굴의 어리둥절한 기색을 지우고는 그를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은 머나먼 어딘가를 향한 듯했다. 그사이 주위는 고요해져 바람이 수풀과 나무를 훑는 소리와 이름 모를 새 소리만 이따금 들렸다. 바람결을 따라 나부끼는 그의 머리칼이 무지개의 끝자락처럼 은은하게 반짝였다.

그러다 그가 침묵을 깬 순간, 전율이 일었다. 새로 생긴 꿈이라며 그가 조곤조곤 밝힌 포부는, 리멜트를 발전시켜 영지민들에게 오래도록 기억되고 싶다는 것이었다. 어느새 그토록이나 여기를 마음에 품어 준 걸까. 가슴이 벅차 오는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내가 황자비로 여겨지기보다는 리멜트의 번영을 이끈 존재로 각인되길 바란단다. 나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하는 거라면서. 이토록 깊은 애정이 어디에서 비롯되는 걸까. 공작 영애라는 조건도 중요하다고 그가 농담을 덧붙이는데도 웃기는커녕 북받치는 감정을 갈무리하기도 벅찼다.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겠냐는 그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게 고작이었다.

그의 포부는 말로 그치지 않았다. 리멜트를 '우리'의 영지로 하자는 것은 물론, 경영을 내게 맡기겠노라 단언한 것이다. 그 결정은 장래의 반려자에게 지닌 애정이자 내 역량에 대한 신뢰임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함박웃음이 절로 나오는데 눈물이 앞을 가린다. 이상한 기색을 눈치 챘을까? 뿌연 시야로 말이가 돌아보는 게 보였다. 눈물을 걷어 내고자 눈을 깜박이며 말이의 갈기를 쓰다듬었다. 그러고도 한동안 숨을 고르고서야 비로소 대답할 수 있었다.

"...리멜트의 안전은 저희의 조국이 안정될 때에만 보장될 것입니다. 그러니 리멜트의 성장에 걸맞은 대가를 진상하고 정책에 협조하는 것은 물론, 유사시에는 군사적인 지원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런 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아니, 무슨 다짐을 하든 그가 보여 준 크고 넓은 마음에 보답이 되진 않겠지만. 그래도 마리안느는 고개를 숙여 보였다.

"고맙습니다. 저를 전하의 꿈으로 삼아 주신 것이 헛되지 않도록, 나날이 신의와 성실과 애정을 더해 가는 동반자가 되겠습니다."

이런 약조가 공허하지 않다고 느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눈을 감고 집중했다가 뇌리를 번득이는 생각에 심호흡을 했다. 연이은 이야기가 놀랍기도 하고 감격스러우면서도 아직 실감나지 않는 감도 있었지만, 해야 할 일은 명확해진 듯했다. 그래서 마리안느는 좀은 상기된, 그렇지만 차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

"좀 더 올라가면 저희 부모님을 모신 곳인데 함께 가 주시겠습니까? 전하의 마음을 헛되게 하지 않겠다고 그분들께도 고하고 싶습니다."

/푹쉬셨다니 잘됐어요(づ ̄∀ ̄)づ 근데 일요일밤에 너무늦게 주무셔서...( ´•︵•` ) 주중에 피곤하시지는않으셨을지 모르겠어요。゚(づ︵<。)゚。
알렌과 마리안느에게 중요한장면같아서 힘주고는있는데 사실 산소에서 무슨이벤트가 있을지는 준비하질못했어요〈(^ヮ^゚。) 그런의미에서 이후장면들을 소소하게넘겨도 괜찮겠다싶으시면 이걸 막레로 받아주셔도좋아요(•‿•。)

588 알렌 - 마리안느 (5HehHbQvag)

2024-01-17 (水) 20:28:52

어지간한 큰일이 아니고서야 수도에서 리멜트에게 군사적인 지원은 요청하는 일은 없을 거라고 알렌은 생각했다. 오히려 이런 곳은 군사적 지원보다는 경제적 지원을 요청하지 않을까 싶었지만, 장차 이 리멜트를 다스리게 될 그녀의 저 맹세가 기뻐 알렌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그와 동시에 자신이 어떻게든 황가의 지원을 끌어내야겠다고 생각하며 알렌은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제국에 대한 충성과 협조를 약속한 이상, 반드시 저도 황가의 지원을 끌어낼게요. 제국 입장에서도 투자해서 손해볼 것이 없고 오히려 이득이 많을테니 말이에요."

단순히 그녀가 자신과 결혼할 이기 때문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 지역에 투자를 하면 엄청난 발전이 있을 것이 눈에 보였기에 알렌은 이 지역에 투자를 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 제국에 충성을 다하고 도움이 되겠다고 하는데 손해볼 것이 뭐가 있겠는가. 명분만 충분하다면 이후는 자신이 어떻게든 할 수 있었기에 그는 충분히 만족하며 곧 들려오는 마리안느의 말을 들으며 눈웃음을 지었다.

"지금 제 말이 그저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저 역시 증명해보일게요. 그리고 부모님이요?"

자연히 알렌의 시선이 위쪽을 향했다. 부모님을 모신 곳이라는 것은 곧 묘지가 있다는 것이 아니겠는가. 잠시 생각하는 듯 했으나, 그 시간이 그리 길진 않았다. 그녀가 자신의 부모님에게 고할 것이 있는 것처럼, 자신 역시 그녀의 부모님에게 고할 것이 있었다. 물론 신분으로는 자신이 훨씬 위이긴 하나, 그들의 딸을 자신의 아내로 삼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에 대한 보고는 확실하게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알렌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안내해주시겠어요? 저 역시도,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현명하고, 멋진 딸과 결혼하게 되었다고 인사를 하고 싶으니까요."

죽은 이에게 말을 한다고 한들, 죽은 이가 응답하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마음만큼은 전해지지 않겠는가. 살아 생전, 인사를 하지 못했으니 지금이라도 제대로 예를 갖춰 인사를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며 알렌은 그녀에게 안내를 부탁했다.

"언젠가 있을 결혼식에 당신의 부모님을 모실 수 없으니 더더욱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기도 하고 말이에요."

마리안느가 안내를 위해서 앞장서면 알렌은 아마 그 뒤를 천천히 뒤따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전에 알렌은 장난스럽게 웃으면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어쩌면 저 하늘에서 많이 놀라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당신과 같이 이 땅에 오고, 결혼에 대한 인사를 하는 제 모습에 말이에요."

/월요일에는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은 괜찮아!! 무엇보다 이제 또 주말이 다가오고 있으니 그때까지 어떻게든 버티자 모드이기도 하고! 음. 사실 막레로 받을까도 싶었지만... 그래도 알렌이 정식으로 묘지에 인사를 하는 장면은 넣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어서... 일단 조금만 더 이어보도록 할게!!

589 마리안느 - 알렌 (hYppR9I0zQ)

2024-01-19 (불탄다..!) 02:48:31

그가 내게 그리 많은 걸 바라질 않는다는 게 새삼 와닿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나라에 충성하겠다는 대답만으로 황가의 지원을 받아 주겠다니. 손해 볼 투자가 아니라는 게 진실일지라도 그런 단언은 쉬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아무리 대제국이라도 재원에는 한계가 있는 반면 제국이 드넓은 만큼 투자가 절실한 영지는 한둘이 아닐 테니. 그런즉 여러 영지 중 리멜트를 투자처로 선정하는 게 누군가에게는 기껍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힘을 써 준다면, 나 또한 그에 상응하는 정도까지는 못되어도 웬만큼의 성의는 보여야 마땅하겠지.

"전하께서 어련히 적절한 명분을 세워 주실까마는, 제국이 워낙 광대하고 영지도 많으니 행여라도 다른 귀족들이 불만을 품을까 저어됩니다. 혹 장기 융자로 자금을 융통했다가 향후 상환하는 방식은 어떠하실지요? 그리하면 폐하께 청하시기에 조금 더 면이 서실 것 같습니다. 저 또한 하해와 같으신 폐하의 아량에 힘입는 이상 분발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빚은 갚아야 하니 말입니다, 라고 짐짓 농까지 꺼냈다가 이런 실없는 소릴 해도 될 만큼 스스럼없는 사이인가 싶어져 눈을 내리깔고 말이의 까만 갈기나 쓰다듬었다. 결혼을 약속했고 결혼 이후 리멜트를 어떻게 가꾸어 나갈지도 이야기했지만, 신분은 물론 이제 막 함께하기 시작한지라 아직은 수줍고, 실감이 안 나고, 어느 정도는 몸가짐을 조심해야 할 것도 같다. 이런 서먹함은 시간이 지나야 나아지는 문제겠지. 마냥 시간만 보내선 안 되고 그 동안 ―그에게 좀 전에 말한 대로― 그에게 신의와 성실과 애정을 다하는 게 우선일 테지만.

그런 생각을 이어 가며 쑥스러운 마음을 수습하던 중, 그의 화답에 뭉클해졌다. 어쩐지 고개를 못 들겠어서 그의 표정까지 보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증명해 보이겠다는 선언은 수백 마디 말보다도 더 힘있게 느껴졌다. 걷잡을 수 없이 북받치는 감정을 마리안느가 언어로 풀어낼 수 있었더라면, 매사에 성실한 그의 됨됨이를 알기에 저렇게 단언한 이상 진심을 다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그래서 고맙고도 감격스러운 것이라고 밝혔으리라. 하지만 그러지 못했기에 마리안느는 이렇다 할 말소리는 내지도 못한 채 숨을 고르느라 급급했다.

어찌어찌 평정심을 가장할 수는 있게 되었을 때, 이번엔 다른 의미로 벅찬 발언이 날아들었다. 부끄러운 나머지 순간 말고삐마저 놓았다가 흠칫 중심을 잡고 고삐를 쥐었다. 저런 어마어마한 찬사를 어쩜 저리도 태연스레 하실까? 나도 저분이 외모가 수려한 가운데 웃음은 특히나 해사하고 몸가짐은 품위 있으며 목소리도 감미롭고 성품까지 흠 잡을 데가 없는 분이라 생각은 하지만...열기가 확 몰려선지 낯이 터질 듯 빵빵한 느낌이다.

눈 둘 데를 못 찾겠어서 고삐만 조몰락거리는데 그가 중요한 부분을 짚어 주었다. 결혼식에는 모실 수 없다. 수도에서 할 국혼이거니와 공식적으로는 공작 내외가 부모님이시니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니 그의 말대로 지금 먼저 인사를 드릴 수밖에. 해야 할 일이 명확해지니 앞뒤 없이 들뜨고 울렁이던 속도, 미미한 현기증도 가라앉았다. 그런 김에 말이를 몰아 리멜트 가의 묘지로 향했다. 이윽고 일가의 묘비들이 가까워지자, 마리안느는 말이에게서 내려서는 조상들을 향해 잠시 묵념했다. 그리고는 심호흡으로 숨을 고른 뒤 한 발 한 발 조심스레 내딛어 부모님을 합장―역병 때문에 한날한시에 돌아가시다시피 해서 두 분을 함께 묻어 드렸다.―한 데로 가서는 그 앞에 꿇어앉아 묘비에 손을 얹었다, 마치 제 체온으로 묘비를 데우기라도 하려는 듯이.

"엄마, 아빠. 제가 그간 너무 뜸했죠? 그 대신이 될 수는 없겠지만, 오늘은 4황자 전하도 모시고 왔어요..."

그와 결혼하기로 했다는 말까지는 감히 입 밖에 낼 수가 없었다. 아직 국혼이 공표되지 않아 뭇 사람들에게는 함구하고 있다 보니, 이런 자리라도 말을 꺼내도 괜찮을지 조심스러웠다.

/성묘에대해 구체적으로 구상한게 정말로없었어서(¬_¬゚。) 이정도로 운만 떼는데도 늦어져버렸어요(#º︵º)՞՞ 나머지는 알렌이 거들어주리라 믿어볼게요(´θ∀θ`)ゞ 이번레스가 시원찮아 어려우시면 적당히넘겨주세요☆⌒(>。<) 이번주말에는 일정이있어서 못잇겠지만(º﹃º) 다음주까지는 성묘랑 어울리는내용을 조금이라도 구상해볼게요εミ(ο_ _)ο

590 알렌 - 마리안느 (dNrD7PySn6)

2024-01-19 (불탄다..!) 19:54:46

"제가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리멜트가 충분히 투자를 할 가치가 있는 땅이기 때문이에요. 발전하지 않을 땅을 그저 동정이나 마음만으로 투자하는 이는 없으며, 투자를 했을 때 찾아올 부는 필시 투자한 금액은 그야말로 '따위'가 될 거예요. 그 정도의 가치를 보고 투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황가의 지원을 받아내는 것이니 그 점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무엇보다... 다음 황제가 될 이는... 정만으로 투자를 허락할 이는 아니거든요."

그녀의 우려하는 듯한 목소리에 알렌은 괜찮다는 듯, 차분한 목소리로 그렇게 이야기했다. 다음 황제가 될 이는 이미 정해졌으나 그것을 명백하게 공표하지 않는 것은 아직 정식으로 발표된 것이 아니기에, 함부로 입에 담기 애매하다고 느껴 그는 굳이 다음 황제에 대해서는 더 깊게 언급하지 않았다. 아마 시기가 되면 자연히 그녀는 물론이고 제국 사람들에게 알려질 것이기에. 그때 그녀가 어떤 표정을 지을지 나름대로 궁금하다고 생각하며 알렌은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어쨌든 자신이 끌어내보겠으나 최종적으로 결정을 지을 이는 다음 황제. 자신의 누나이자 첫번째 황녀였다. 필시 자신이 못 보는 것까지 다 계산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확신하며 알렌은 조용히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조용히 말을 이끌면서도 그는 가만히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동시에 넬라를 데리고 오지 않은 것에 조금 후회했다. 괜히 먼 곳으로 끌고 오면 힘들어하지 않을까 싶어서 마굿간에 두었다만, 역시 자신의 애마에게도 이 풍경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그는 아쉬운 웃음소리만 냈다. 언젠가 결혼을 하면 그때는 꼭 데리고 와야겠다고 생각하며 알렌은 다시 앞을 바라보며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리멜트 가의 묘지에 도착하는 것은 생각보다 금방이었다. 일가의 묘비가 보이자 알렌은 천천히 말을 세우고 조심스럽게 땅에 발을 딛어 내린 훙, 말 고삐를 잡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일가의 묘비에 묵념을 하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알렌 역시 살며시 고개를 내려 묵념했다. 얼굴을 본 적도 없으며, 신분조차 너무나 차이가 나는 그들이었으나 그럼에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성의 가족들이었다. 그 예를 갖추는 것은 당연한 것이기에 그는 조심히 묘지를 향해 나아가며 고삐를 놓았다. 말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고 그 자리를 고수했고 알렌은 말이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후에, 다시 앞을 바라보며 묘지를 바라봤다.

묘비에 손을 얹고 있는 마리안느를 바라보다, 그녀의 말이 끝나자 알렌은 조심히 오른쪽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어 묘지에 고하듯이 진지한 목소리를 냈다.

"알드레아 제국의 제 4황자인 알렌 실포드 알드레아가 인사를 드립니다. 리멜트 공의 얼굴을 지금껏 직접 본 적이 없으나, 리멜트 영애의 성품과 인격으로 판단하건데, 필시 공들의 인품 역시 보통 선한 것이 아니겠지요. 오늘은 리멜트를 구경하고자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공의 따님과 결혼하게 되었기에, 이렇게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아직 제국에 발표하진 않았으니... 어떻게 보면, 리멜트에서는 공들이 가장 먼저 알게 되는 셈이 될 것 같군요."

마치 정말로 앞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그리고 그녀의 부모님에게 인사를 하는 것처럼 그는 조용히 말을 이어나갔다. 잠시 말을 끊고 눈을 감은 알렌은 눈을 뜨고 다시 묘지를 제대로 바라봤다.

"영애는 제가 반드시 행복하게 하겠습니다. 제 4황자인 저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불행한 일 없이, 죽는 그 순간까지 행복하게 할테니 부디 하늘에서 보고 있다면 기뻐해주시고, 혼인을 허락해주길 바라겠습니다. 영애가 사랑한 이 리멜트에서 저 역시 살아가며, 죽는 그 순간까지 이 마음, 변치 않을 것을 맹세합니다."

황가의 사람들이라면 첩을 들이는 일은 꽤나 흔한 일이었으나 알렌은 딱히 그럴 생각이 없었다. 후계자가 없다면 그때는 어쩔 수 없이 생각해볼지도 모르나, 황가를 잇는 것도 아니며 그저 공작가로서 살아갈 예정이었으니 그에 대한 부담도 조금 덜한 편이었다. 그렇기에 첩을 들이는 일 없이 오직 그녀 하나만 제 가족으로 들이며, 자신이 그녀의 가족이 될 것을 맹세하며 그는 마리안느를 바라봤다.

"마리. 당신도 직접 얘기해주세요. 역시 저보다는... 친자식이 말하는 것이 조금 더 와닿겠죠."

/앗... 이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해! 애초에 일상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니까! 사실 이 장면만큼은 아무래도 인사를 하는 것이니 꼭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었거든. 그렇다고 막 알렌이 엄청난 인사를 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야! ㅋㅋㅋㅋㅋ 어쨌든 주말 일정 잘 보내길 바랄게!!

591 마리주 (tMrOeN4HDc)

2024-01-22 (모두 수고..) 21:01:50

저질체력 저질기력이라 오늘도 멍때리다보니 이시간이네요。゚(づω<。)゚。 알렌이 모처럼 맹세를 해주었고 제판단이 틀리지않다면 그건 알렌에게 평생의 맹세일테니(˶∩д∩˶) 성묘랑 어울리면서 그에 부응하는 답레를 쪄야할텐데 아직은 준비가 덜돼서...°.°·ヾ(×﹏×l|l)ノ·°.° 오늘은 궁금한거 하나만 여쭙고갈게요〈(^︵^゚。) 알렌의 첫대사요(๑´• ₃ •`๑) 리멜트를 장기융자를 준뒤에 융자금을 상환받는방식으로 지원한다는 의미인가요「(°ヘ°) 아니면 투자금을 언제어떻게 회수하겠다는 계획을 따로두는대신 리멜트가 발전한뒤에 그에 상응하는 세금이나 공물을 거두겠다는 의미인가요?(˶◉_◉˶)

592 알렌주 (ZIxVpF379E)

2024-01-22 (모두 수고..) 21:07:26

안녕! 마리주! 답레는 얼마든지 편할때 써도 괜찮아!!
그리고 첫대사는 리멜트가 발전하면 어쨌든 지역마다 세금을 정부에 기본적으로 내는 것이 있을테니까 그것으로 충분히 회수할 수 있다고 말하는거야! 발전하면 발전할수록 자연히 그 세금은 더 커지기 마련일테니 말이야. 그러니까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보겠다..라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 같아!
물론 그러면서도 모든 판단은 다음 황제가 내릴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이기도 하고!

593 마리안느 - 알렌 (ka02AJZo3w)

2024-01-24 (水) 22:36:06

융자 얘기를 꺼낸 건 한 지역을 개발할 만한 자금을 지원받으면서 그만한 대가도 치르지 않으면 분란이 일까 염려되어서였다. 무조건적인 지원을 받는다면 나야 좋지만 다른 귀족들은 왜 변두리의 작은 영지를 우선시하느냐고 불만을 품을지도 모르므로. 그가 황자인 이상 분란이 일어나지 않게끔 형평성도 고려해야 하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의 대답은 여러모로 뜻밖이었다. 투자가 성공하면 제국에 납부하는 세금이며 공물이 자연히 증가할 테니 융자 형식을 택할 필요가 없다는, 대단히 낙관적인 전망도 전망이지만 그보다도 놀라운 건 다음 제위에 관한 언급이었다. 아직 국혼이 공표되지는 않았다지만 내게나 공작가에 심각한 결격 사유가 생기지 않는다면 1~2년 안에는 국혼이 치뤄질 텐데, 그런데도 리멜트 지원은 차기 폐하께서 즉위하신 연후에나 가능해지는 걸까? 황제 폐하께서 건재하시니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폐하께서 조만간 양위하실 계획이신 걸까 추측도 해 봤으나 그에 대해 묻는 대신 입을 다물었다. 다음 제위를 거론하는 건 불경을 넘어 반역으로 비칠 여지가 있거니와 부모님께 찾아가는 도중에 고민할 거리는 아닌 듯했다.

그렇게 도착하여 부모님께 인사 드리려니, 묘비가 싸늘해 가슴 한구석이 휑해지는 한편 그를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가 난감했다. 원래라면 황자 전하와 조우하는 것도 이변일 가문이니 그가 농담조로 했던 말마따나 많이 놀라지 않으셨을까? 우물쭈물 묘비나 쓰다듬으며 웃고 있는데 그가 한쪽 무릎을 꿇고 앉더니 고개까지 숙였다, 중차대한 서약을 하기 위해 예를 다해 기사처럼. 뒤이어 나온 자신과 부모님의 성품에 대한 고평가에 쑥스러워진 것도 잠시. 그는 마리안느가 꺼내기를 망설였던, 결혼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낮고 차분한 어조에서 밴 진지함, 그렇게 말하다 잠시 눈을 감는 모습은 머릿속을 정리하는 것도 같고 스스로를 다잡는 것도 같았다. 그런 그의 위로 햇살이 희게 부서지며 주변의 색채까지 화사하게 만드는 듯했다.

그러한 맹세는 듣는 이가 환희와 감동을 느끼기에 충분했으나, 한편으로는 현실적인 상념도 불러일으켰다. 행복, 그중에서도 타인과 함께하는 행복은 누군가가 혼자 일궈 낼 수 있는 게 아니다. 그의 맹세가 실현되려면 나 역시 그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거다. 그래서 그가 행복해한다면 나도 ―그와 일평생을 공유할 반려자로서― 행복해질 수 있겠지. 그러니 다짐은 둘이 같이 하는 게 맞으리라.

그때 그가 부모님께 이야기해 보라고 권했다. 돌아보는 얼굴이 환하고 고와서 설레는 듯 뭉클했다. 마리안느는 미소로 끄덕이고는 다시 묘비에 시선을 고정했다.

"엄마, 아빠가 뭐라고 하실지 맞혀 볼까요? 황자 전하께서 이렇게까지 마음먹어 주셨으니 잘해라, 부부의 행복은 한쪽만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결혼이 목표였다고 해서 결혼 후에 동화처럼 만사 잘 되는 게 아니다. 알아요. 아니까..."

공연히 목이 메고 코도 찡해졌다. 마리안느는 두 주먹을 움켜 가며 숨을 가다듬었다.

"...신뢰라는 건 꾸준한 소통과 협력에서 싹튼다는 점 명심하고 노력할게요. 행복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행복이 찾아질 수도 있다는 점도 잊지 않을게요. 그리고..."

말을 이어 나가기에 앞서 심호흡을 했다. 그리고 그때껏 묘비를 감쌌던 손을 떼고는 그의 손 위에 포갰다.

"전하께서 리멜트에 사실 거라고 하셨잖아요. 저 엄마 아빠처럼 여길 관리할 거예요. 엄마 아빠가 일생을 쏟았던 곳이니까, 엄마 아빠의 흔적이 남은 데는 여기뿐이니까, 어떻게든 평화롭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 거예요. 그렇게 해서 날 어떤 분들이 길러 내셨는지를 온 세상에 보여 주고 말겠어요. 그리고 제 아이가 태어난다면 엄마 아빠께서 저를 아껴 주셨듯이 그 아이를 아끼고, 제가 엄마 아빠와 함께여서 행복한 아이였듯이 그 아이도 저와 함께여서 행복한 아이가 되도록 온 힘을 다할 거예요. 황자 전하와 함께요. 그러니 지켜봐 주세요. 저도 리멜트로 돌아오면 지금보다 자주 찾아뵐게요."

/에고데고... 장고끝에 악수는 아니었나모르겠어요(¬_¬゚。) 답레잇다 문득 남작내외가 살아있었다면 알렌은 마리안느와의 결혼을 추진하지못했을거라는 생각이들어서 기분이묘해지기도 했어요(#º︵º)՞՞ 죽었기에 사위를 보게된 남작내외에게 묵념을...(∪。∪) 그와별개로 성묘가 나름 하이라이트라면 하이라이트이니☆⌒(>。<) 여기서 막레각을잡는것도 나름어울릴거같은데 어떻게생각하세요?(•‿•。)

594 알렌주 (EFUUEEj//A)

2024-01-24 (水) 22:52:23

아예 추진을 못하진 않았겠지만 아무래도 조금 고민을 많이 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아. 이후에는 또 IF적인 상황으로 이런저런 조건이 맞춰지면 결혼을 추진할 수도 있겠지만... 아마 지금보다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까 싶거든. 혹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남작내외의 신분을 조금 더 높여주는 식으로 해서 맞추는 방식도 있을테고 말이야. 이만한 공을 세웠으니 작위를 올려주겠다 식으로!
음. 나도 이쯤에서 막레 쪽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 같기도 해! 그렇다면...이걸로 막레를 하면 될까? 이번 일상도 수고많았어! 마리주!!

595 마리주 (a8jISReXZI)

2024-01-25 (거의 끝나감) 18:30:46

와~ 마리안느가 남작영애다면 알렌이 신부후보로 고려하기어려워서 교류할일도 없을줄알았는데 의외네요(◕o◕)

아무튼 선생님도 고생많으셨어요εミ(ο_ _)ο 리멜트가 마리안느의 홈그라운드인데도 제가 준비한게 딱히없었다보니 김새지는않으셨는지 모르겠어요(ノωヽ)՞՞ 다음일상에는 어떤내용을 넣었으면하시나요?(˶・⌓・) 리멜트관광은 일상이나을까요 썰이나을까요?(¬_¬˶) 특산물이나 시장의먹거리같은건 그나마 쬐에끔은 생각해봤는데요...〈(゜。゜)

596 알렌주 (PVjOzODLG6)

2024-01-25 (거의 끝나감) 19:59:18

평민이라면 아예 선택지조차 주어지지 않겠지만 남작이면 그래도 일단 귀족은 귀족이니 말이지! 아예 가능성은 0는 아니라는 것에 가깝다고 보면 될 것 같아. 그렇기에 약간 꼼수를 써서 작위를 높이거나 하는 식을 쓸테고. 이 정도 신분이면 결혼해도 뭐라고 할 이유 없지? 이런 것을 노리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

앗. 준비한 것이 없다니. 일상 돌리면서 예쁜 묘사와 정성을 내가 얼마나 많이 봤는데! 김이 샐 이유가 뭐가 있겠어!! 음. 이후에는 썰로 돌려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은 것이..마리주가 뭔가 이것저것 생각하는 것에 피곤함과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아서 말이야...;ㅁ; 일단...괜찮은 거 맞는거지? 마리주?

597 마리주 (YrIpLZ/vO6)

2024-01-27 (파란날) 13:57:21

에고고~ 이제야주말이네요εミ(ο_ _)ο 평일이 너무길었어요°.°·ヾ(×﹏×l|l)ノ·°.° 잘쉬고계신가요?(づ ̄∀ ̄)づ

이성적으로만 생각해서 단념하는대신 자기정열도 고려해서 큰그림을 그리는셈이네요(๑´• ₃ •`๑) 그런점을보면 알렌은 두마리토끼를 다잡기위해 균형감각을 유지하려는 캐같아요(•‿•。)

썰좋아요!(˶°ᗜ°˶) 아아, 그게... 리멜트에대한 애착이 마리안느의 정체성중 하나인데 정작 리멜트가 어떤고장인지는 전혀설정안했다보니(¬_¬゚。) 일상시작할때 흥미로운내용을 뽑지못하거나 할거리가없어서 분위기가루즈해질까봐 많이 걱정이되더라고요。゚(づ︵<。)゚。 그래도 양목장생각한김에 고품질양털이 자라나는 품종의 양을 얻어다가 보급하는계획이라거나(´・⌓・`) 시장에서파는 양젖술, 양젖으로만든 훈제치즈, 양꼬치구이같은거 먹으면서 소소한에피소드가 있어도 괜찮겠다거나 그런생각은 했었어요〈(^。^๑) 일단은 성묘마친뒤에 마리안느가 알렌한테 감사하다는말부터 꺼낼거같아요(˶∩◡∩˶) 흔쾌히동행해줬고 부모님께 같이잘살겠다고 맹세도 해줬으니까요(~‿~๑)

598 알렌주 (L9TZzBmC6o)

2024-01-27 (파란날) 14:07:44

안녕! 마리주! 일단 오늘은 내가 오기가 힘들어서... 일단 이리 안부만 전하고 내일 썰을 이어볼게!
마리주도 좋은 주말 되길 바라.

599 알렌주 (LJEr30zMlc)

2024-01-28 (내일 월요일) 17:14:16

아이고... 볼일을 마치면서 갱신이야! 마리주는 하루 잘 보냈을까?

그런 균형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느껴진다면 다행이야! 어느 정도 그런 느낌으로 굴리는 중이거든. 마냥 열정만으로, 혹은 마냥 이성적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아이거든! 사랑이 가득하다고 해도 평민이면 깔끔하게 포기하고, 아무리 완벽하고 조건이 좋은 상대라고 해도 제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조금 고민하고... 이렇게 보니 마리안느는 딱 그 조건에 걸맞는 상대가 아니었을까 싶어!

ㅋㅋㅋㅋㅋ 아무래도 그런 느낌까지 세세하게 다 살리기는 힘드니 말이야. 하지만 지금까지 들은 정보로 어느 정도 이미지는 떠오르는걸? 어디에 딱 빗대서 표현하기는 힘들지만... 자연이 정말로 아름답고 강 풍경이 매력적인 작고 잔잔한 명소. 그런 느낌이라고 하면 좋을까. 어쨌든 난 루즈하다고 느끼지 않았으니 그 점은 안심해도 괜찮아!
양젖술과 훈제치즈, 양꼬치구이. 모두가 다 알렌의 입장에선 아무래도 조금 생소한 음식일 것 같아서 알렌은 신기하게 생각하면서 하나하나 먹어봤을 것 같아. 물론 양고기 자체를 안 먹은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이런 로컬 음식은 먹기 힘든 입장이었을테니 말이야. 굉장히 맛있고 신선하다고 하면서 나중에 돌아갈 때 조금 사서 돌아가지 않을까 싶어졌어. 특히 양꼬치구이로!

알렌에게 그렇게 말을 꺼내면 알렌은 웃으면서 자신이야말로 이곳에 데려와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할 것 같아. 덕분에 뒤늦게나마 제대로 인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이야. 그리고 장난스럽게 수도로 돌아가면 그땐 정식으로 자신도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소개를 해줘야겠다고 할 것 같아. 황제 폐하와 황후 폐하가 아니라 여기서만큼은 아버지와 어머니라고 표현할 것 같거든. 어차피 혼약을 하겠다고 한다면 한번 데려가서 제대로 소개를 하긴 해야할테니 말이야.

600 마리주 (4Wp1h0KDV.)

2024-01-29 (모두 수고..) 20:23:57

일요일 순삭당하고 너덜해져서 갱신이에요εミ(ο_ _)ο 주말에 볼일이있었을정도면 많이바쁘셨던거같은데...(º﹃º) 어떻게 일요일엔 좀쉬셨나요?(=◔⌓◔)

인간인이상 이성만으로 가득찼거나 반대로 감성만으로 움직이는건 사실상어렵겠죠σ(°ー°*) 상황이나 평소성향에 따라 정도의차이가 천차만별이긴하겠지만 양쪽이 공존한다는점만은 사람이나 캐나 비슷할거같아요(#• ˬ •#) MBTI로 치면 T와F 사이를 오락가락한달까요?σ(°ー°*) 어쨌거나 알렌에게 마리안느가 밸런스잡힌캐라는점은 마리안느입장에선 다행스러운일이에요(~‿~๑)

그리고 리멜트이미지가 상상되시고 루즈하게 느끼지도않으셨다니 안심이네요(•‿•。) 실체없이 너무막연한내용만 이어지고있는건아닌가 걱정했거든요(#º︵º)՞՞ 풍경얘기를하시니 예~전에 황족전용별장이 리멜트에도 있을거라고 썰풀어주셨던게 생각나네요 알렌의영지이기도하니 매년은무리라도 3~4년에 한번쯤은 가족만나러오라며 황제일가를초청해서 대접하고서 황제폐하께서 방문하시는별장, 황제폐하께서 흡족해하신 풍경이나시설, 황제폐하께서 맛있게잡수신 먹거리 같은걸 리멜트의 명물로 부상시키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들어요(˶◉◡<˶)
양젖치즈는 생긴건 작은빵같고 식감은 단단한모짜렐라느낌인데 맛은 짭쪼롬하고요「(°~° ) 양젖술은 발효된양젓이다보니 유산균도함유되어선가 되게 시대요(๑´• ₃ •`๑) 양젖술은 마리안느가 성인되면 먹어보려고 나름별렀던술일것도 같은데요(´∀`。) 먹기전에는 부드럽되 술특유의톡쏘는맛도 있는 음료를기대했는데 막상먹으니까 시고텁텁해서 살짝 실망할수도 있겠다싶어요〈(^︵^゚。) 도수가 높진않다지만 마리안느가 술이 세지않다면 살짝취해서 평소와는 다른분위기가 될지도 모르겠어요°.°·\(°⌓°#)/·°.° 수다스럽게 자기이야기를하거나 진실게임같은걸 제안하거나요?(๑◔︵◔)ゞ 그랬다가 술깨고나면 창피해죽겠지만요...(¬_¬˶)

황태자비로서보다는 미래의가족으로서 소개하고싶다는 의미로읽히네요(❁ᴗˬᴗ) 그러고보니 알렌은 사적인자리에서는 황제랑황후한테 폐하대신 아버지어머니라고 부르나요?(◕o◕)

601 알렌주 (slQONpki6I)

2024-01-29 (모두 수고..) 20:48:25

정확히는 집들이가 있었거든. 그래서 조금 먼 곳에 갔다왔었어. 일요일에는... 일단 집에 돌아오고 난 뒤부터는 푹 쉰 것 같아! 그 이전에도 뭐..밤늦은 시간에는 쉬긴 했지만 말이야! 그래서 괜찮아!

아무래도...사람인 이상 어느 한쪽으로만 딱 계산하고 움직이기는 힘든 법일테니까. 기계나 로봇도 아니고... MBTI의 T와 F라. 확실히 그런 느낌이긴 하네. 물론 난 MBTI는 잘 몰라서 그냥 대충 이미지만 아는 정도지만 말이야! 확실한 것은 사람이기에 이런저런 다양한 모습이 나올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서... 그건 알렌도 마리안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역시! ㅋㅋㅋㅋㅋ

음. 오히려 난 이번 일상 꽤 재밌었는걸. 원래 이렇게 글로 풀어가는 것은 나름대로 상상하면서 돌리는 맛도 있는 거고 말이야! ㅋㅋㅋㅋㅋ 아마 있긴 하겠지만 어디까지나 휴양 느낌일테니까 막 길거리를 직접적으로 둘러보거나 하진 않을 것 같거든. 그래서 알렌에겐 아무래도 구체적인 풍경에 대해서는 잘 모를테고... 확실히 그런 느낌으로 명소나 명물을 만드는 방법도 있긴 하겠구나! 물론 알렌의 입장에선 아무래도 별장의 구체적인 내부까지 보여주긴 힘들 것 같지만 말이야. 그래도 멀리서나마 바라보는 것도 어느 정도 관광요소가 될 수 있을테니.. 생각보다 리멜트는 발전 요소가 많은 곳이 아니었을까?
어쩌지... 설명 들으니까 내가 먹고 싶어지는데. 다 맛있어보이잖아. 특히 양젖치즈.. 진짜 너무 맛있을 것 같아. 아앗...ㅋㅋㅋㅋ 하지만 그런 시고 텁텁한 느낌이 또 익숙해지면 막 입맛이 돌고 그러지 않을까 싶은걸? 그렇게 바라보니 마리안느가 술에 취한 모습도 보고 싶어지는걸? 알렌은 어느 정도는 강하니까 아마 옆에서 바라보면서 웃으면서 마리안느의 말을 받아주거나 진실게임을 하자고 하면 응해주겠지만 말이야. 그러면서 슬쩍 마리안느에게 짓궂은 질문을 은근슬쩍 던질지도 모르겠고. "제가 얼마나 마리의 취향이에요?" 이런 느낌으로.

아무래도 그때는 미래의 가족으로서 소개해주고 싶어할 것 같거든. 사적인 느낌이니 말이야. 사적인 자리에선 아바마마와 어마마마로 부르는 편이야. 물론 어디까지나 두 사람을 마주했을 때고, 남들에게 사적으로 조용히 이야기할땐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공식적인 자리에선 당연히 폐하라고 부를테고!

602 마리주 (Ch5s2T7Vus)

2024-01-30 (FIRE!) 21:59:52

안녕하세요? 오늘은 좋지않은, 아니, 선생님입장에서는 황당하실수밖에 없는 말씀을 드리려고왔어요...

제가 현생에서 전혀예기치못한 이변을겪어서 더는 이스레를 잇지못할거같아요. 여기까지왔으니 엔딩은보고싶었는데 지금으로서는 현생을 어떻게수습해야할지 수습할수는있을지 모르겠어서요... 여러달 성실히이어주시고 꾸준히기다려도주셨는데 뒤통수치듯이 이런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 제잘못으로 그만두는거니 알렌은 다른스레에서든 어디서든 자유롭게사용해주세요

603 알렌주 (yM4DsEfZs.)

2024-01-30 (FIRE!) 22:02:16

음... 아니야. 마리주. 현생이 안 따라주고 힘들어지면 어쩔 수 없는 거니까. 무엇보다 이변이라고 한다면 더더욱 말이지.
일단 무슨 일인진 모르겠지만..그 정도의 일이라고 한다면... 스레를 할 수 없는 황당함보다... 걱정하는 마음이 더 커지는걸. 일단 마리주의 잘못은 아니니까 너무 미안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변이 뭔진 모르겠지만.. 부디 잘 해결되길 바랄게!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지만... 일단... 현생 좋은 일 가득하길 바라고!! 또 어딘가에서 보길 바랄게! 지금까지 즐거웠어. 마리주.

말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말을 해줘서 고마워. 현생 화이팅이야. 정말로...

Powered by lightuna v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