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5 이제 보았네요. 가장 사랑하고, 증오하고, 아프고 외롭게 만드는 대상이라... 연이에게 있어서 영원한 약속과 신뢰, 사랑을 느끼게 만든 단 하나뿐인 존재였을 텐데, 기대만 남겨 놓고 물거품으로 사라졌다니... 연이에게 있어서는, 응. 많이 울고, 화내고, 슬퍼하면서 도망칠 시간이 필요하였겠어요. 연이가 조금이나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무언가 이상했다. 아니. 이상함이 비단 오늘 이 순간만의 것인가? 그저 밖에 나가는 것이 귀찮아 저번마냥 술 얻어마시고 그 김에 이것저것 물어보려 왔을 뿐이었다. 그런데 왜 있을 리 없는 위화감이 등 뒤를 맴도는 것일까. 어째서 그것은 느껴지기 무섭게 사라지는 것일까.
"아. 그러시겠지. 거짓을 말 하지는 않아도 안 가르쳐 주기는 하겠지요. 안 취하긴 뭘 안 취해. 말하는게 딱 취한 짝이구만."
이죽임을 빈정거림으로 흘려넘기며 소파에 앉아 당당히 다리까지 꼬았다. 방 밖에서 들던 기이한 감각은 방 안에서는 들지 않았다. 그냥 기분 탓이었나 보다. 자면서 필시 묘한 꿈을 꾸어 그것 영향 받는 것이리라. 그리 생각해 넘기고 주는 술이나 받아 마시려 했다. 그러면 더 편해질 것 같았으니. 군말없이 주는 와인병 받아 코르크를 조심히 빼어내는데 도중 들린 말이 손 멈칫하게 만들었다.
"12살? 내가 그리 주장했다는 거요 지금?"
그렇게 말하며 하 사감 보는 표정은 필시 불쾌함 그 자체였을 것이다. 꾹 누른 눈썹. 가늘게 뜬 눈. 어이없다는 듯 살짝 벌어진 입술. 그리고 찡그림. 못 들을 것 들었다는 표정이 그러하지 않을까.
쯧. 작게 혀를 찬 온화 마저 코르크 잡아 열더니 와인 벌컥벌컥 들이켰다. 쉬지 않고 마셔 입술서 병 떼자마자 내쉬는 숨이 곧 넘어갈 것 마냥 가쁘다. 와인 젖은 입술 가볍게 잘근거리며 허공 어딘가를 응시하는 모습은 아마 기억을 더듬는 듯 했다. 고개 천천히 옆으로 기울이며 눈 째져라 가늘게 좁히고 생각에 잠겼던 온화 돌연 표정 팍 풀더니 소파에 등 느슨히 기대며 주절대었다.
"거 내 기억이 흐릿한게 영 갈피 잡기가 어려우이. 앉은 자리가 문제라 그런가. 저번마냥 걸터앉을 곳 있으면 내 좀 더 자세히 생각 해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하는 말이며 하 사감 향해 킬킬대는 꼴이며 그것 표하는 바는 명확했다. 저번마냥 무릎 내놓으라 이거다. 그게 기억의 여부와 무슨 상관이겠냐만 뭐 순순히 하라는 대로 할까보냐 하는 평소의 반항심 비스무리한 것일 테다. 그리 말해놓고 온화 빤히 하 사감 보았다. 뻔뻔하게. 그렇게.
351 자캐는_위로받는_것에_익숙한가 아니요! 주변에 위로를 해 줄 만한 사람이 많이 없기도 했고, 본인 스스로 위로 받고 싶어하지도 않아서 티를 안 내거든요. 힘든 일을 말하고 싶지 않거나 들키기 싫다는 이유 때문은 아니고... 굳이 그걸 타인에게 말해야 할 필요성 자체를 못 느껴서예요. 익숙하지는 않지만 위로 받는 걸 싫어하지는 않을 것 같네요. 상대방이 왜 위로를 하고 싶어하는지 어떤 마음에서 자길 위로하는지 크레이지 흥미맨은 참지 않음...🤦🏻♀️
119 길을_가던_중_갑자기_비가_쏟아지면_자캐는 비를 막아줄 만한 장소를 찾아 들어간다! 잠깐 오다 그칠 비인 것 같으면 그칠 때까지 그 자리에서 적당히 시간을 보내겠네요. 오래 올 것 같다면 우산을 구하거나 그냥 맞으면서 다녀요.
1. 「자신이 모르는 사이 누군가를 괴롭혔다는걸 알게 된다면?」 본인의 행동이 괴롭힘이 되었다는 사실에 흥미를 느껴요. 괴롭힘 당한 사람의 고통은 그닥 알 바 아니고... 괴롭혔을 때의 반응과, 상대가 그 행동으로 인해 왜 괴로웠는지 알고 싶어서 이전보다 더 다양하고 체계화된 방식으로 계속 괴롭힘...👀 아오 진짜 이상한 자식(핵꿀밤!)
2. 「타인의 소원과 자신의 소원, 먼저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앗 이건 저번에도 답변했다! 당연히 자신의 소원이 우선!
3. 「넓은 유원지. 가장 먼저 어디로 갈까?」 적당히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기 시설에 가서 사람 구경하기! 구경이 주이긴 한데, 인기 많은 장소엔 대개 난이도 있는 기구도 많으니 구경 온 김에 본인도 몇 개 정도는 타 볼 것 같고... 숨 참고 신뢰 다이브도 했던 애라서() 무서운 기구를 타도 평온한 표정으로 출발해서 평온한 모습으로 돌아올 듯하네요. 노잼...
"나를 죽이고 싶어?" 화유현: 음, 지금 당장은 그다지. 하지만 상황이나 여건이 달라진다면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죠?
"어쩌다 그렇게 예의가 없게 된 거야?" 화유현: 제 태도가 무례하게 느껴졌나요? 그렇다면 사과드리죠. 어떤 부분이 불쾌하게 느껴졌는지 정확히 짚어 주신다면 시정하도록 할게요. 아, 비꼬아 말씀하신 게 아니라 정말 궁금해서 원인을 물은 거라면… 가정교육을 독학해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추측이 가장 유력하답니다.
"인기가 생긴다면 즐기는 편? 신경 쓰지 않는 편? 피하는 편?" 화유현: 셋중에서 고른다면 즐기는 편이겠네요. 인기가 있으면 편리한 점이 많으니까요. 다른 사람의 호감을 사서 나쁠 건, 별로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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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러쉬로 갱신~하고 저녁 먹으러 가볼게요~ 우우 왜 밥은 늘 먹기 귀찮은가.... (›´꒳`‹ )
인간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건 꼭 하 사감 만의 결점은 아니었다. 그러니 비아냥인 것이다. 당신들이 언제 우리에게 호의적이었나. 아마 지금도, 제가 역린의 주인이 아니었다면 작금의 상황은 상상조차 못 할 것이었으리라. 얕게나마 취기 맴도는 온화이기에 그리 생각할 수 있었다. 아니었다면 다시 '그 날'로 돌아갔겠지만서도.
기억을 더듬어 지난 날을 돌이키기에 앞서 굳이 그것 막아보려 했으나. 오호 통재라. 저리 보여도 저보다 산 날은 아득히 많다 이것인지. 굳이 '기억나지 않는 순간'을 언급하며 자극하는 통에 제 입이 가만 있을 수가 없었다.
"젠장!"
나름 순화된 상소리 지껄이며 고개 옆으로 돌리나 흐트러진 머리칼 사이로 빨갛게 물든 귀 숨길 수는 없었다. 귀엽다던가 순수했다던가. 이미 다 버린 줄 알았던 것이거늘. 어째서 지금, 저 사감에게서 언급된단 말인가? 그리고 어째서 저는 그것 단 일 각도 기억나지 않는 것인가. 혼란과 황망함 속 하 사감의 손짓 보았다. 거절할 수도 있었으나. 그럴 수 없었다. 표정은 구겨졌어도 소파에 역린 내려놓고 한 손에 와인병 들고 그의 무릎 위로 올라 앉았다. 그 순간 느껴지는 별개의 위화감에 다시 상스러운 소리 내뱉을 수 밖에 없었다. 제기랄!
"...그래. 내 실토하겠소. 내 기억 마지막은 학당의 문 닫히고 대략 이틀 후요. 백룡의 오랜 지인 찾아와 하루 같이 뒹군 것까지 밖에 기억에 없소. 그 후는... 나는 모르오. 수 오라비 말하길 내가 이레간 자고 있었다고 했으나. 망할. 그게 아니었군."
어디까지 기억하느냐. 그것에 대해 생각하고 숱한 위화감 정리하여 내린 결론은 그러했다. 저는 그 동안 자고 있었던 것 만은 아니란 것. 그것 깨닫는 순간 희미하게 칭- 하고 어떠한 소리 울린다. 그러나 딱히 무언가 느끼진 못 한 채, 하 사감 무릎에 걸터앉아 종알대었다.
"대체 뭐가 있었던 거요? 내가... 정말로 나를, 화야라고 했던 것이오? 수 오라비가 나를 그리 부른 것 들은게 아니고?"
부끄러우나 불안한 듯, 어딘가 불안정한 모습이었을 테다. 그 증거로 와인병 쥔 손 희어지도록 힘 꾹 주고 하 사감 짚은 손 역시 파르르 떨리고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차마 마주하지 못 하겠단 듯 아래로 깊이 내려깐 눈동자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