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9 ㅋㅋㅋㅋㅋㅋ 으악 가현주가 결국 흑화했어! 이젠 어쩔 수 없다! (수면탄 발사)
>>540 호에엥....? (@.@) 햐 뭔가알듯말듯... 아 나 생각난거는 하나 있다.
비교적 최근에 본건데. 시골에서 마당에 키우는 호박이 아직 무를때? 삭았을 떄? 뱀이 들어가서 안에 똬리를 튼다나? 그게 뱀들이 그 비슷한 구조... 그니까 두개골 같은 둥근 그릇 같은 곳에 파고드는 습성이 있어서 그렇다고 그렇게 된 호박은 건드랴도 안 되고 (물리니까) 버리면 뱀이 복수한댄나 뭐랬나... MA 현신이 뱀이고 호박 좋아한다니까 문득 생각나네. 흐흠.
맙소사 MA님 관련 이야기가 한가득! 모든 생물들을 종이로 보는게 MA님다워서 좋은데 생각에도 영향을 잘 끼친다니 이게 또 소름이 안 돋을수 없지.. 스토리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항상 잊을만 하면 나와주시는 그런 분 아니겠냐며 ^Q^ 일상 도중에도 데플 띄우는것도 무섭고 호박 좋아하는거 귀여운데 뭔가 이유가 있는걸까 싶은걸! MA님 호박파이 한조각 안 하실래요 ^U^(?) 산제물 먹어? 통째로? :0 역시 세계관 최강자 MA님...!
본가에서 깨어 돌아온 학당은 문이 닫히기 전과 크게 달라진게 없어 보였다. 답답했던 학생들이 더 활발히 들락날락 하는게 변화라면 변화인가. 일주일 간 갇혀 지냈으면 그럴 만도 하다. 하여 저도 기숙사 한 번 슥 들여다보고 다시 나갔다. 본의 아니게 금주 해버렸으니 오늘은 징하게 마시고 놀아야 하지 않겠나. 왠일로 수일이 마시러 가자며 부르기도 했고 말이다.
대낮부터 시작된 술판은 해가 깜빡 저물고도 한참 더 이어졌다. 사실 밤새 마실 수도 있지만 수일이 먼저 갈랑말랑해서 늦저녁 즈음 자리를 파해야 했다. 같이 어울려 준 일향에게 인사를 하고 잔뜩 취한 수일 어깨 붙들어 학당으로 돌아간다. 자꾸 비틀대길래 어거지로 붙들고 끌고 가는데 문득 수일 중얼거렸다.
"화ㅇ... 이 멍청이... 문... 나가지 말라ㄱ..."
얼핏 저를 부르는 것도 같아서 들여다봤지만 잠깐 사이 못 알아들을 소리 횡설수설 한다. 그냥 술주정인가. 별로 신경은 안 쓰고 마저 걸었다. 어찌어찌 학당에 돌아와 수일의 방에 그를 내던져- 눕혀주고 저도 제 방으로 돌아갔다. 잠깐만 쉬었다 씻어야지. 하고 침대에 머리 대자마자 잠들었다. 그리고 이른 새벽? 늦은 새벽? 아무튼 자정 넘어서 부스스하게 깼다.
"...아."
또냐. 요즘 왜 이렇게 잠이 늘었지.
눈 떠 일어나자마자 든 생각은 그랬다. 또, 라고. 어째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느끼곤 늦게나마 씻었다. 술내음 담배내음 싹 씻어내고 나오니 거하게 마셨던 술도 다 깨버린 건 당연했다. 그럼 뭐 어쩔까. 나가야지. 아니, 내려간다고 해야 하나? 왠지 바닥에 구르고 있던 역린 집어 한 손에 달랑달랑 들고서 저번마냥 홅겹 위에 두루마기만 걸쳤다. 조금 덜 마른 긴 머리 슥 넘기니 귓볼에서 붉은 수정 달린 귀걸이 반짝인다. 제 모습 잠시 거울에 비춰보다가 어깨 한 번 으쓱였다.
방 밖은 저번마냥 새벽의 고요함에 휩싸여 있었다. 그런데 이것도 묘하게 익숙한 기분이었다. 지금과 다른 고요함을 느껴본 것 같은- 위화감이 들었지만 아무려면 어떠냔 생각 들었다. 시간 아까우니 곧장 내려가 하 사감의 방 문 두드렸다. 그런데 전에도 이랬던 것 같아...?
문이 벌컥 열릴 때 저도 모르게 미간 찡그렸다. 이 문이 열리면 큰 소리가 날 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문득 들어서다. 그랬던 적은 없을 텐데도. 고함이 들릴 거란 예감과 달리 문이 열리고 들린 건 기가 찬 웃음 소리 뿐이다. 그래. 이게 맞지. 하지만 왜 그런 느낌이 들었지? 알 수 없는 위화감, 불온한 기시감, 떠오르고 흩어진다. 열린 문 앞에 있는 건 뭐냐는 표정으로 하 사감 보는 온화일 뿐이었다.
"이럴 때 통금 운운하긴. 기숙사 밖으로만 안 나가면 되는거 아니오. 청소 까짓거 내가 한 두번 하나."
하 사감의 이죽임을 뻔뻔히 받아치던 중. 그가 묘한 반응을 보이자 저도 말을 멈추고 잠시 있었다. 저번도 그러고 이번도 그러고. 대체 뭔데? 평소의 나라니. 감각을 잠갔다느니. 하 사감의 말 들을수록 온화 표정 역시 이상한 사람 볼 때의 그것 되어갔다.
"나는 늘 나인데 뭔 헛소리요. 그리 마셔대더니 드디어 취했소? 감각을 잠근 건 또 뭐람. 영 모를 소리만 해대네."
저는 정말로 하 사감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그렇게 말하고 그의 방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내버려 두었다면 제 방마냥 성큼성큼 들어가 소파에 털석 앉아 다리 척 하니 꼬고. 아니면 아닌대로 문 밖에 서서. 어느 쪽이든 한 손 쭉 내밀고 당당히 요구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