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감님들의 호감을 얻어야 하고, 그렇다고 무조건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니 모를 만도 해. 나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는걸."
알게 되었고, 정말로 있었음을 확인하였지만. 호감을 사기보다는 분노를 사게 되었으니 아직 배우지는 못했을까. 비단 주머니도 받아 주지 않았으니, 아직 그대로 가지고 있다. 어떻게 호감을 사지 못한다면, 그 분노로 하여금 정체를 두고서 협박하며 배울 수 있을지 고민했었으나 시도할 용기가 없어 그러지 못했을까. 연은 이런 정보는 당신에게 밝혀도 되겠다 생각에 이야기하며 당신의 눈치를 살핀다. 사감님들과 친하게 지내야겠다는 당신의 말에는 무리라는 듯 고개를 젓는다.
"선배가 말하길, 배운다 하더라도 다른 도술은 깊게 배울 수 없다 했어. 그러니 자기 사감들 외엔 친하게 지내도 제대로 배울 순 없을거야. 그러니까 한다면 자기 사감님에게 집중하는게 좋아. 좋아하는 걸 찾는 것도 문제고."
테이블을 톡 두드리며 나름 진지하다는 얼굴로 말한 연은 주문하는 당신을 따라 생크림 케이크를 주문한다. 당신의 반응에는 "응." 하며 단호히 고개를 끄덕인다. 범죄자가 해준 조언 치고는 언제 폭주할지 모르니 대비하라는 것과, 사감님들이 감추고 있을 비밀이 있다는 것, 그리고 아직 이해를 하지 못했으나, 우리가 각 용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 등. 꽤나 도움이 되는 조언들로 가득했으니. 다음번을 대비하여 못해도 최소한 춘 사감에 대한 내용, 폭주에 대비할 아이디어를 묻고 싶은 건데. 연은 둘이 더 남았다는 말에 지친 듯, 피곤하다는 얼굴이 된다.
"그치. 둘이나 남았지. 그러니 폭주를 막거나, 그에 대비하고 있어야 해. 안 그러면 또 피를 보게 될지도 몰라."
그렇게 말하는 연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다. 다시 재현될지 모르는 공포스러운 장면을 상상하던 연은 당신의 물음에 아, 하며 한 박자 늦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때 자신은 목소리 잠기었던 것이었는데. 당신은 눈이 잠겼던 것이구나. 그렇다면 못 보았을 테니. 연은 검지를 펴 자신의 뺨에 가져다 대고서 천천히, 그리고 자세하게 하 사감의 진짜 모습을 당신에게 전달하려 한다.
"눈동자가 검게 변하고, 여기. 한 쪽 뺨 전체에 비늘이 돋아나 있었어. 이후에는 몸의 절반이 갈라졌는데, 그 이후의 모습이 용인지 나방인지 모를 생물의 모습이었어. 나방 처럼 더듬이도 가지고 있었는데 그건 나방의 것이라기보다는... 딱딱한. 일각고래의 뿔, 아니 용의 것에 가까웠어."
>>229 이제 못 벗어나요 저희랑 같이 가는 거야(?) 으아악 험악한 유현이라니 현실적인 북부대공화를 멈춰주세요...!!(?) 응, 아무래도 아회는 짜증을 안 냈으니... 가산점이라니 기쁘기도 하여라! 아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교가 뒤집히면 큰일나지 않아요?? 아 북부니까 괜찮지 맞다 ㅠㅠ 저희 선배로 아서스 있잖아요... 썩씨딩 유 빠더(?) 이제 스스로 질려서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한 2주 걸릴 것 같네요... 이제 나 좀 건강해진 것 같아(질겅질겅) 어? 큰일났다 이제 아회는 끔찍한 혼종이에요(?) 세상이 말랑이들을 가만 놔두질 못해요~🥲 순수한 듯 살벌한 물음표 살인... "움직이는 걸 봐야 더 재밌는걸... 그리고 의미는 스스로 찾는 거랬어." 라고 친절하게 얘기해줄 것 같아요. 어라 북부 정서? 이거 떡밥의 냄새가 나요 킁킁킁... 작고 귀여운 비설 냄새를 계속 맡겠어요.. 킁킁!! "내가 그랬어." 라고 작게 얘기하다가 조금 씁쓸하게 웃으면서 대답을 살짝 얼버무릴 것 같고. 외형적인 부분... 소근소근 나중에 진행에서 유현이 만나면 꼭 보여줄게요...😘 맞아요~~ 비교적 편한 말투... 너무 좋지요, 반말 해주는 유현이도 뚝심 있어서 참 좋아요! 음... 모르는 게 나을 것 같네요! 아니면 알더라도 암호가 더 편한 건 어떨까를 제안드리고 싶어요~ 사실 이전에 썰로 나왔던 암호? 그게 누구임? 저 사람.(안녕하시오) 엥 저건 무 오라비요. 가 욕심이 나서 그만...ㅋㅋ 와~~ 이제 방에 스윽 가져가서 남몰래 모닥불을 지피고 스읍... 냄새를 맡아본 뒤 가루를 흡입하는거죠? (진짜 이상하지만 팝핑캔디 먹는거 맞음) 응응, 좋아요, 고생 많으셨어요~ 북부즈 친구가 생겨서 저도 행복해요!🥰 잘 부탁드린답니다~!
으이그이그 갱신해요~ 자야 하는데, 밖에서 강아지가 열심히 짖네요... 딱 들어도 어린 강아지 소리인데 어쩌다 저리 성이 났을까요... 주인이 배방구를 너무 세게 했나...🥲
가현은 꽤 흥미진진한 기분이 되어 여학생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 호감을 얻어야 하지만, 호감만으로 무조건 들을 수 있는게 아니다. 그렇다면 다른 무언가가 더 필요하다는 것일까. 아주 고급 정보를 들었다. 학당에 있는 학생들 중 이것을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것에 비하면 자신이 준 정보는 조금 미미하다고 볼 수 있다. 농질과 자신의 관련성? 어차피 학당 내로 농질이 또 찾아온다면 그때도 여실 없이 볼 수 있는 것일텐데. 이런걸 두고 가성비가 훌륭하다고 하는 걸까 싶다.
"으음~ 맞는 말이야. 이왕 배울거면 우리 기숙사 사감님한테 배우는게 좋겠지. 그리고 네 말대로 좋아하는 걸 찾는게 제일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어~ 사감님들의 취향을 하나하나 다 파악하기란 여간 쉬운게 아니니까."
특히 동 사감님처럼 뭐든 다 사랑으로 여기며 포용하는 사람일 경우 그 경계선이 더더욱 모호해진다. 당장 자신도 그랬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다 좋으니 남들이 보기에는 얘는 정말로 뭘 해도 다 좋아하나보다 싶게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정작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며 흥미를 두는 것은 따로 있건만. 아마 동 사감님도 그와 비슷한 느낌이 아닐까 싶어 한참 고민에 잠긴다. 사감님도 자신처럼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이 따로 있겠으나- 그것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도 그렇게 생각해. 쓸데없는 유혈사태는 최대한 막아야겠지? 물론 나야 그런 애정들을 한껏 받을 수 있다면 기쁘겠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껏 싸울 때 남들과 자신의 반응 차이를 비교한다면 자신만 그런 것을 좋아하고 있지 싶었다. 결국에는 사람이기에ㅡ 모두가 저와 같은 생각을 품고 있지 않다는 것도 어렴풋이 알고 있기에 그 또한 이해하고 넘어가기는 하지만 꽤 아쉬운 부분이었다. 바꿔 말하면 제 애정 또한 못 받아줄 사람이 거의 전부라고 봐도 무방한 것이었으니.
이윽고 가현은 여학생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뜬다. 이윽고 눈매가 가늘게 접혀 휘어진다. 역시 그랬어. 역시 그건. 그렇다면 분명히 춘 사감님과 추 사감님도 그럴 것이다. 신이 가려주었던 시야로 본 그들은, 하나같이 인간 외의 모습이 드러나고 있었으니까. 이전에 하 사감이 어물쩡 넘어갔던 부분이 더욱 명확해지게 되었다. 동 사감도 그랬다면- 분명 다른 사감들도 그럴 것이기에.
"그렇구나. 꽤 중요한걸 알려줘서 고마워~ 역시 내가 생각했던. 아니지, 얼핏 보았던 모습이랑 딱 맞아떨어지는구나."
그렇다면 분명 그들은 같은 배에서 태어난 형제자매 지간일 것이기에. 한번은 우연이라고 넘어갈 수 있겠지만 두번은 그렇지 않다. 게다가 그 모습들이 전부 자신이 보았던 모습과 일치하는 모습이라면 더더욱. 가현은 뜻 모를 미소를 한껏 머금으며 이야기에 집중하다가 이내 입을 열었다. 이렇게 결정적인 찬스를 많이 알려준 사람이라면, 자신이 아는 것을 조금이나마 더 이야기해줘도 좋지 않을까. 일종의 거래 성립이었다.
"어쩌면 하 사감님이랑 다른 사감님들은 같은 형제자매일지도 모르겠어. 춘 사감님, 그리고 추 사감님까지 전부 포함해서... 인간이 아니라는 뜻이지."
사람이 많은 만큼 목소리가 묻힐 것이었으나, 행여 누가 듣기라도 한다면 자신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난처해진다. 알고 있는 정보를 교환하는데 있어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하는 편이었으니. 가현은 의자를 한껏 당기고, 눈 앞의 여학생에게만 들릴 정도의 적당한 목소리를 유지하며 말을 마저 이어나간다.
"내가 예전에 하 사감님의 폭주 이후로, 따로 찾아가서 알아낸게 조금 있거든. 그 중에 하나가 하 사감님은 용의 자식이었다는 말이었는데... 다른 사감님들도 그런 느낌이 은근 들었거든? 그런데 이게 왠걸. 얼핏 보았던 모습이랑 이렇게 딱 맞아떨어질 줄이야."
우선은 MA의 눈을 빌렸다는 것은 뒤로 감추기로 한다. 중요한 사실은 훗날 의문이 생겼을 때 풀어주어도 나쁘지 않은 것이니.
잠에 들락말락 몽롱한 순간은 술에 갓 취했을 때와 같다. 자신과 자신 아닌 어딘가의 경계가 흐려져 무심코 생각만 하던 것 입에 담기도 하니. 말 뿐일까. 보는 것, 듣는 것, 경계의 순간에 받아들여지는 것 모두 판단 흐릿해진다. 그러니 제 말에 유현 웃을 적 같이 웃고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
"당연한 소리 하네. 나는 처음부터 유우를 나와 같은 인간으로 봐 왔는데."
온화의 그 말은 감히 제가 널 이해한다는 의미 아니었다, 그저 너 역시 저와 같은 인간이다.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한다 한들 시작의 처음부터 끝의 마지막까지 유현을 그저 한 사람의 인간으로 볼 것이다. 네가 저를 이해하지 못 해도. 저 또한 너를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 인간은 그럴 수 밖에 없는 가련한 종이다. 그러니 포용하는, 붉음보다 검은 것에 가까운 면모 얼핏 드러났을까.
흐린 눈 보는 붉은 눈은 그 옛날과 변함없이 다정했다. 유현이 모진 말 내어도 전혀 흔들리지도 흐트러지지도 않았고. 눈 감겨줄 적엔 손길 따라 얌전히 눈 감았다. 그대로 눈 감고 잠들 듯 했으나 아직은 아닌지 조금 더 움직였다. 제 눈 감겨준 유현의 손 잡고 그의 가는 허리에 팔 감아 품으로 당긴다. 잠에 취한 낮은 목소리가 둘 사이에 울렸다.
"도망갈 수 있으면 가 봐. 들어온 이상 놓아줄까보냐."
그리고 눈 가늘게 떠 유현 보니 살짝 속았다는 기분 들지 않을까. 이미 잡힌 것 어쩔 수 없겠지만서도.
어릴 때처럼 이란 그 말과 같이 제 품에 유현 가두고서 위로 이불 한 겹 슥 덮었다. 방은 이미 어둑했으니 한잠 자기엔 최적이었다. 기어코 한 팔로 유현의 머리 받쳐주고 다른 팔은 가벼이 두른 온화 천천히 숨 고른다. 차츰 호흡 고르게 퍼지며 완전히 잠에 들기 전, 다정한 속삭임 있었다.
"언제가 네가 내 등에 칼 꽂는다 해도. 나는 널 참 많이 애정해. 유우야. 잘 자."
말 끝나기 무섭게 잠 들었으니 대화 더 이어질 일은 없었을 것이다. 한낮임에도 미지근한 어둠과 적막함에 감싸인 방 안엔 곧 아주 작은 숨소리 둘 만이 희미하게 흘렀지 않을까.
//이걸로 막레~! 유현주 일상 수고했다구~~ 유현이 요 앙큼한 뇨속~~ 돌리는 내내 흐뭇해서 즐거웠다구~
>>345 현실적... 북부대공...?(위대하신 령도자 수령동지를 생각해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ㅖ?? 아니 그분은 좀 무서운...데... (궁기 봄)(어... 아버지 자리 계승하기 의외로 별거 아닐지도) 그래도 2주동안이나 참아주냐고요 무말랭이 말랑력이랑 인내심 실화냐 마이 리럴 티베탄 래빗...🥹 근데 돌려말하면 잘 몰라서 "그래? 그럼 계속 먹어." 이러면서 더 확실하게 말할 때까지 반복할 예정이래요...👀 그 대답에는 납득할 것 같네요. 본인도 죽은 것보단 살아있는 쪽이 더 흥미롭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많은 것들을 스스로 찾아가는 중이니... ㅋㅋㅋㅋㅋ아니 이건 떡밥까진 아니고욧~!!!! 그런데 생각해보면 현실에서도 척박한 지역의 문화는 전반적으로 음울한 느낌이 있는 걸 보면 어떤 의미에서는 역시 북부 정서가 맞을지도요🤔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스스로 그렇게 됐다...라는 부분, 이 대답도 두루뭉술하지만 유현이에게 있어서는 충분히 대답이 됐겠네요. 아회랑은 다른 의미였겠지만 본인도 비슷하게 이해할 수 있을 이유였으니까요. 으으으음~...... 모르는 쪽도 좋고 아는 쪽도 좋고! 그렇지만 저도 아회주가 말씀하신 그 썰이 좋으니까 후자로 가죠! 학당에서 아회가 다른 이름을 쓰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된 다음에는 "……개명했어?"하고 묻지 않았을까요~ 특별히 배신감을 느끼거나 의심하는 기색은 아니고, 정말로 사실을 묻는 의도로요. 아회가 싫어하지만 않는다면 편한대로 계속 불렀을 테니 그럼 지금까지도 계속 암호라고 부르는 걸로! ㅋㅋㅋㅋㅋㅋㅋ아이고 아회야 그거 너무 많이 먹으면 몸(이) 상해~!! 아회주도 수고하셨어요!! 좋은 소재 떠올려주셔서 고맙고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 ٩( ´ω` )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