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이 몸을 움츠렸다가 다시 편다. 제법 잘 먹혔구나 하는 생각에 가현은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마냥 두려워하고 있는 건 안쓰럽기도 하거니와 괜히 지금보다 더 괴롭혀주고 애정을 한껏 쏟아주고 싶게 되었기 때문에. 그런 가학심을 누르기 위해서라도 상대의 긴장을 풀어줄 이유가 있었다. 이렇게 따로 보는건 처음인 상대에게, 마냥 그런 모습을 보여 이미지를 썩힐 필요는 없다.
"으응... 그렇구나? 그래. 흑룡 외의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렇게 여길만 하지."
무언가 더 이야기하려던 가현의 입이 달싹이더니 꼭 다물어졌다. 늘 그래왔지 않은가. 다른 기숙사들은 자신들의 사랑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일방적인 집착. 욕심.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사랑이 되는 것이라는 당연한 진리를 깨달았으면 하는 바램도 있었지만, 상대가 더 이야기하기 싫어하는 것을 굳이 들추어내며 이야기를 어떻게든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어내려 하는 사람은 아니었기에. 그리고 상대의 반응도 당연히 이해하고 포용해줄 수 있기에, 가현은 자연스럽게 이야기 주제를 여학생이 원하는 방향으로 돌린다.
"아니. 그런 사람은 본 적 없었던 것 같아~ 지금껏 천부를 꽤 많이 돌아다녔으니까, 만약 봤으면 기억에 남아있었을텐데. 네가 아는 사람이야?"
호랑이 반가면을 쓴 사람을 본적 있느냐는 물음에는 고개를 가로젓는다. 제 기억을 되짚어봐도 그런 독특한 차림새를 하고 다니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여우 가면이야 보긴 봤다만, 이 여학생도 농질의 침입 당시에 그 자리에 있었으니 알고 있을테고. 그 사람을 찾으러 굳이 천부까지 가는 것이라면 뭔가 용건이라도 있는걸까 싶은 생각으로 여학생을 바라보았다.
"일단 찾는 사람이라면 같이 찾아줄수는 있을 것 같은데. 가는 길도 겹치고 나도 크게 할 일은 없으니까 괜찮다면 그 사람 한번 찾아볼래?"
자신은 이 여학생처럼 누군가를 만나러 천부로 가는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유흥을 즐기러 가는 것이었으니, 이왕 이렇게 된 김에 남 좀 도와주는것도 나쁘지 않을 성 싶다.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면 적어도 입이 심심하지는 않을테지.
"너도 네 목적을 달성할수 있어서 좋을거고, 나는 나대로 심심하지 않아서 좋고~ 아무튼.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려줄수 있을까?"
누군가를 찾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정보 정도는 가져야 훨씬 수월할 것이라고 여기며, 가현은 방긋 웃는다.
이해할 수 없고 꺼림칙한 존재. 온갖 저주와 금술을 배우고 이해와 포용심으로 살아가다 그게 어느 선을 넘어 재앙으로 변모하는 이들도 있는 기숙사. 그렇기에 다른 기숙사의 많은 학생들이 흑룡 기숙사 학생들을 꺼려하고 싫어했다. 저학년때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최고학년이 된 지금의 윤하에게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런 것까지 포용해줄 수 있는 흑룡의 학생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렇기에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 허나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제가 가치를 느끼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
삶의 가치란 누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정해주는 것이지만 어릴적부터 자신에 대한 가치가 너무나도 희박했던 그가 처음으로 그것을 느끼게 된 것이 남을 돕는 것이었기에 지금까지 쭉 이어진 것이었다. 물론 처음엔 단순한 호의였지만 흑룡의 독기가 섞여든 그의 이 행동은 어디서부턴가 뒤틀려있었고 그것을 깨달은 사람들은 그를 더욱 싫어하곤 했다.
" 하하, 설마 익사라니요. 지금 보면 그렇게 편하게 죽게 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
익사보다 더한 것들이 많은데 굳이 익사로 그런 것들을 경험 시키지 않을 분이 아니었다. 물론 그것 또한 그분의 뜻이니 거스를 생각은 없엇다. 감히 그분의 행동을 예측할 수도 없는 것이고. 하지만 지금까지의 사건들을 보면 그렇게 흔한 사건이 일어날 것 같지는 않았다. 오히려 좀 더 굵직한 경험을 하게 해주시지 않을까.
" 학당을 졸업하게 되면 더이상 기회가 없지 않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
학당을 졸업하면 그땐 자신의 일도 거의 마무리 될 것이고 그 다음엔 어떻게 될지 모르니 말이다. 가현에겐 그리 말해두었지만 지금도 내 혈관을 타고 흐르는 피가 더럽고 추악하다고 느끼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기에 바다를 눈에 넣어두고 싶은 것이었다. 수평선 위로 날아다니는 새들의 소리가 그렇게 좋다고 했으니.
" 당신도 기회가 된다면 같이 가시겠습니까? 북으로 돌아가게 되면 언제 다시 바다를 볼 수 있을지 모르지 않습니까. "
이런 스스럼 없음이 그가 흑룡임을 나타내는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처음 본 사람에게 이런 권유까지 할 정도라니. 반쯤 남은 쿠키를 슬쩍 본 그는 아회쪽으로 밀어주었다. 가져가라는 뜻인듯 했다.
" 슬슬 가보아야할 시간인듯 합니다. "
딱히 뒤에 할 일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원래는 혼자서 느긋하게 사람이나 하늘 구경을 할 생각이었다. 마침 눈에 띄는 이가 있어 말을 건 것이었으니 이젠 다시 하려던 일을 다시 할려는 것뿐이었다.
1. 「중대한 실수를 저질렀지만 아직 아무도 모른다면?」 > 중대한 실수라는건 결국 누군가에게 영향이 간다는건데 그렇다면 꼭 말해야지. 남에게 피해를 주는건 좋은 일이 아니니까. 만약 나만 피해를 받는다면 그건 딱히 얘기하지 않을 것 같네.
2. 「연극과 영화. 선호하는 것은 어느 쪽?」 > 연극. 영화도 물론 좋지만 연극은 좀 더 실감나잖아. 관객과의 어느 정도의 소통도 진행되고 영화보다 좀 더 여운이 있달까.
3. 「사랑은 변하지 않는다고 믿는가?」 > 남의 사랑은 변할수도 있겠지. 감정이 영원할 수는 없으니. 하지만 내 사랑은 ... 변하지 않을거야.
#당캐질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79210 모윤하의 오늘 풀 해시는 당신을_생각할_때엔_손끝이_떨리고_당신이_내_이름를_부를_땐_감당이_되질_않아_라는_말을_들은_자캐의_반응 > 헉 혹시 나한테 화난게 있는거야? (살짝 웃는다) 농담이야. 흐음, 나한테 그런 감정을 느낀다니 정말 기뻐. 다만 그 감정을 내가 받은만큼 네게 줄 수 있을지 모르겠어. 너는 나의 이런 모습까지 알고서 그런 감정을 품는걸까? 아니라면 유감인데.
자캐가_뭔가를_만지면_독으로_변하는_능력을_가진다면 > 이거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인데. 만지면 금으로 변하는 손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도 있었지. 근데 난 독이라니, 금은 바꿔먹을 수라도 있지. 그래도 독으로 변한다면 ... 일단 일은 전부 마무리하고서 나도 같은 길을 걸어야지. 더욱 쓸모가 없어졌잖아.
자캐를_개에_비유한다면 > 이건 잘 모르겠네 ... 누가 추천 좀 해줘!!!
#오늘의_자캐해시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977489 모윤하, 어서오세요. 오늘 당신이 표현할 대사는...
1. 『와줘서 고마워』 " 어, 진짜 온거야? 올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아냐, 오히려 바쁜데 시간 내줘서 감사하지. 말하면서도 괜히 부담주는거 아닌가 했거든. 와줘서 정말 고마워. "
2. 『이것이 나의 현실인거지』 " ... 그래 결국 이게 재앙인거야. 잠깐의 행복한 환상에 취해서 달라질 수도 있다고 믿은 내가 어리석었지. 나는 재앙의 업을 갖고 태어났고 그 업을 이루고 그 업보에 나도 당하게 되는거야. 그래 윤하야, 이게 현실이야. "
3. 『와주리라 생각했어』 " 너라면 꼭 올거라 생각했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너는 특별하니까. 아냐, 애쓰지마. 이미 손쓸 방법은 없으니까. 일부러 그렇게 되라고 지금 널 부른거야. 그냥 손 한번만 잡아줄래? 너무 졸려서 그래. "
사람마다 관점이 다르고, 그 다름을 서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었다. 그러니 이해하지 못할 것이 가져올 일에, 그리고 이야기하는 것만으로 어두운 구름을 몰고 오는 것에 대하여 먼저 입을 다물었던 것이었지만. 이해할 수 없더라도, 어렴풋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을, 이해하려는 노력이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인데. 그런 당신을 보고서 그러지 못한 것은 후회스러운 것일까. 미워한다고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연은 시선을 슬금슬금 아래로 내린다.
"응.
아쉽게도 당신은 궁기를 만난 적이 없는 모양이다. 만난 적 있더라면,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하였는지. 그렇다면 내가 모르는 다른 정보를 알고 있을지 물으려 했던 것인데. 분명히 아쉽다는 얼굴이 되었던 연은 같이 찾아주겠다는 말에 눈을 크게 떠내며 반짝인다. 그러다 제 일에 당신을 끌어들이며 귀찮게 하는 것이 아닐까 걱정이 들어 우물쭈물, 난처한 낯으로 당신을 본다.
"얼마 만의 자유인데, 그래도 괜찮아...?"
미안한 마음이 마음속 아래에서 몰려오는 것이니 연은 그렇게 묻는다. 그리고서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고민하며 앓는 소리를 낸다. 위험한 사람이랑 엮였다는 것을 말할 필요는 없을 테니. 궁기가 절 속이며 밝혔던 것만을 당신에게 전한다.
"오래전에 학교를 졸업한 선배야. 쪽빛색의 장발머리에, 검은색 호랑이 반 가면을 쓰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