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대상이 이렇게 미친 놈이라 신께서도 참 무심하지. 안 무심했던 적이 언제 있었겠냐만. 저도 모르게 불경한 생각을 하며 성율은 자연스레 탁자 위에 놓은 포크를 집었다.
"결국 거래니 뭐니, 그냥 한 말이지? 어차피 꼴리는 대로 할 거면서 왜 물어봤는지 모르겠네."
비록 최근들어 많은 심경의 변화를 겪은 성율이지만, 일말 남은 인간성을 잊어버릴 정도는 아니다. 요컨대, 선악 중 무엇이 바람직한지 정도는 알고 있는 상식인이라는 거다.
"하고 싶으면 해봐. 어떻게 될지 나도 궁금하네."
변두리 시골도 아닌 천부에서 날뛰면 이목이 끌릴터였다. 가진 것 없어 따라들어간 가엾은 사람들과는 다르단 소리였다. 그래도 만약 노래를 부를 낌새가 보인다면... 성율은 포크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입부터 막을 생각이었다. 솔직히 말해, 한대 때리고 싶은 마음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다.
단어: 흉터 문장: 오늘도 나는 너를 원망해버리고. 분위기: 둘 사이의 메꿔지지 않는 공백같은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427004 고운 손에 흉이 남겠어. 당신의 말이 속을 후벼팠다. 우리는 이미 당신으로 인해 갈기갈기 찢겨 속내에 깊은 흉터가 새겨진지 오래인데, 이 육신이 재가 되어 흩어지는 날까지 나의 흉은 아물지 못할 터인데. 당신은 그런 건 상관하지 않는다는 양 상냥하게 걱정을 해오고, 나는 그런 당신에게 지레 겁을 먹고 만다. 당신은 다른 세상에서 온 사람처럼,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하나도 모르는 것처럼 다가오니 옳고 그름을 분간하기 혼란스럽다. 세상이 정상이고 내가 미치광이가 아닐까, 나는 잘못된 신념을 먹고 자란 것은 아닐까……. 입가에 걸리는 단어를 뱉기엔 이젠 너무나도 멀리 와버렸다. 하여 어제는 당신 때문에 꼬여버린 인생을 탓하기에 바쁘고, 오늘도 당신을 원망해버리고 만다. 내일은 무엇을 할까. 알 도리가 없다. 그것이 삶이니까. 나는 오늘도 원망 속에 어제의 상처를 담는다. 어쩌면 어제, 어쩌면 아주 오래전, 쌓아온 흉터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떡밥이랑 일상 이벤트 등등으로 던져지는 MNPC들 캐릭터성이 하도 개성넘쳐서 흐뭇해하다가 사감님들 만담(?) 보고 확 삘받아서 가져와버렸지~~ (뿌듯) 보리보리도 좀 더 넣고 싶었는데 아직 풀린게 적어서 아쉬웠구..
아늬근데 독백 뭐야 단어 문장 분위기 저 세 키워드로 저만큼의 분량을 뽑아낼 수 있는 아회주 진심 천재..?? 쓱 보니까 일상 마무리되고 난 이후의 아회 심정인거 같은데 진단 작두탄건가 어쩜 이렇게 딱 맞는 키워드를.. (그저 감격) 궁기가 뭔짓 하고 나간건지 어렴풋이 비쳐보이는듯 하면서도 아직은 모호한 느낌도 있고 앞으로 저 소재가 어떤 방향성으로 풀려나갈까 기대된당 :3
감출 수 없는 경멸과 혐오가 성율의 얼굴에 서렸다. 그건 도무지 지워지지 않는 마음의 얼룩이었다. 성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솔직히, 성율이라고 해서 자신은 없었다. 아는 것보다 새로 배우는 게 많을 나이인 성율이 인어를 잡을 수 있으리라고, 성율도 기대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성율이 집은 포크의 첨예한 날이 인어의 목덜미를 향해 날아갔다. 이대로 참고 넘어가기엔 이미 아까의 대화로 인내심이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
"네가 감히 어떻게 그래!"
짐승의 비명같이 날카로운 음성이 목구멍을 박차고 터져나왔다. 왈칵 쏟아지는 그것은 말뿐이 아니었을 거다. 감정을 절제하느라 손에는 핏줄이 돋아 있었다. 이를 악 물고 연이어 주먹질하는 모습이 외양과 달리 퍽 터프한 성격의 소유자가 아닐까 싶다.
"넌 네가 뭘 하고 다니는지 전혀 몰르지? 짐승만도 못한 놈!"
그 뒤로 알아 들을 수 없는 욕설이 뒤따랐으나, 그 누구도 주의깊게 듣지 않을테니 무용한 모욕이다.
기숙사를 넘어간 것은 홧김에 내린 결정이었다. 옆에서 자기가 못한다고 너도 못할거라고 생각하기에 그리고 제대로 이름 한 번 거하게 남길 수 있다기에 그리고 마지막으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다기에 홧김에 손을 들었다. 그에 따른 후폭풍도 제대로 생각하지 못했고 그냥 그렇게, 홧김에 손을 들어버렸을 뿐이다. 그 결과 꿔다놓은 보릿자루가 된 기분이었다. 적룡의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친구에게는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황룡의 사람들은 갑자기 친한척 하며 다가오기에 한 번만 더 손대면 죽여버리겠다고 으르렁 댔다. 친했던 친구들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귀에 거슬리는 것은 별로 친하지 않았던 이들의 '배신자'라고 뭣도 모르면서 떠드는 이야기들이었다.
- 넘어갔으면 그게 배신자지. 넌 배신자야. - " 응. 결정했어. 너 죽일래. "
눈 앞에서 그다지 친하지 않았던 세 명의 말에 니오는 무슨 농담이라도 들은듯 '에헤헤~' 하고 웃으며 살벌하게 '너 죽일래.' 하고 선언했다. 뒷 일은 어떻게 됐더라. 먼저 몸을 날린 것은 니오였다. 가장 키가 컸던 사람에게 몸을 던져서 넘어트리고 얼굴에 주먹을 서너대 꽂아주었다. 남은 두 명 중 한명의 발길질에 넘어졌고 넘어지자마자 니오는 다시 일어섰다. 다리를 잡아당겨 넘어트리고 얻어맞으면서 그 위로 기어올라가 또 몇 대를 때려주었다.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때리고, 맞았다. 다행인 점은 싸움에서 이기는 것과 강한 것은 별개의 문제라는 이야기였다.
" 내가 말했지? 너 죽인다고. "
정신을 차렸을 땐 두 명을 기절시킨 후였다. 이렇게 턱을 후려주면 어지간한 사람은 기절한다. 니오는 마지막 남은 한 명의 배 위에 올라앉았다. 헉-헉- 하고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꽤 커다란 나무 조각상을 양 손에 쥔 니오는 그대로 찍어버리겠다는 듯 두 손을 높이 올렸다.
" 뒤져그냥. 죽고나서, 가서 반성해. 알겠지? 주제모르고 설치면 뒤지는거야. "
피칠갑한 미소를 지었을 때 뒤에서 말린 것은 이제는 같은 황룡의 학생들이었다. '안돼!' 라는 말과 함께 두 팔을 잡아 끄는 탓에 니오는 '놔!!!' 하고 소리지르며 바둥거렸고 그렇게 억지로 뜯어말려졌다. 어느 정도 거리가 멀어졌을때 니오는 손을 강하게 뿌리치며 소매로 대충 피를 닦았다.
" 뒤지고 싶어?! 내가 손 대지 말라고...! "
거기까지 말하고 니오는 그 눈동자를 마주보곤 후... 하고 한 숨을 내쉬곤 '치워'라는 말과 함께 팔을 치우고 비틀거리며 복도로 돌아섰다. 발걸음이 향하는 곳은, 이상하게 적룡의 기숙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