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나, 세상에나. 가현주의 독백에서 빛이 나요! 말 그대로 광신이네요... 위험하고 매력적인 소재이지요... 독기의 영향도 있으나 교육 받은 것일까요, 만들어지고 직접 형성한 새로운 것일까요……. 치밀하게 계산하였다니, 가현이의 이중적인 면모지만 그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네요. 그리고 자신을 집행인이 아니라, 방관자로 둔다는 그 점에서 오싹함도 느껴지고요. 아무렴 신이 아닌 이상 신도들은 한낱 미물에게 관심 두지 않지요…… 명 내리지 않는 이상은요. 뱀을 모시되 뱀 그 자체인 모습...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아.. 아..... 다갓님께 운명 맡긴 최후가 어쩜 이리도 잔악한지 저는 여기에서 희열과 고통을 어째서 함께 느끼는지 이것이 정녕 샤덴프로이데로구나... 주체가 나의 분신인 아회의 불행일 뿐이지... 다만 분신의 불행도 타인의 것에 해당이 되어 성립할는지는 아아아...(고장났어요)
하여튼 얄밉다니까. 누님이라는 호칭을 들으며 가현은 눈을 흘겼으나 싫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서로 늘 치던 장난중 하나였으니 적당한 리액션으로 받아주는 것일 뿐. 점차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학년이 차근차근 올라갈수록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점 또한 덩달아 많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였다. 만약 예전 같았더라면 신입생이 있건 말건 진작에 뒤의 벽에 주먹을 내지르고 다른 이야기 할까? 하며 무표정을 유지했겠지만.
"와, 헐, 기가 찬다 정말~ 너도 그동안 만만치 않았던거 알지? 응?"
더불어서 그 표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양 오버하며 얼탄다는 말투로 말하는것 또한 그 리액션 중 하나였다. 매일매일이 한결같으나 그 한결같음 속에 약간의 차별점이 들어가는 일은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뭐. 신념과 대조한다면 그런것은 신의 의지와 반하는 일일지도 모르나- 가끔은 배덕감을 맛보는 것 또한 신이 덧없는 피조물에게 하사한 산물일테니.
가문 관련된 이야기는 더 이상 이어가지 않겠노라고 결심했으나 의미심장한 뒷말이 계속 제 마음 한켠을 콕콕 찔렀다. 무슨 일인지. 정말로 알고 싶지 않은거야? 가현은 괜히 든것도 없는 입을 오물거리며 말할까 말까 한참 고민한다. 이미 이견을 가지지 않은 채 포용하기로 했거늘, 이 시련을 어찌하면 좋을까.
"그으. 사람이 줄었다면 꽤 바쁘기는 하겠는걸~ 이래저래 일손이 많이 모자랄테니까 말이야. 그치?"
결국 가현이 택한것은 동정이었다. 허나 그것을 티내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것으로 본질을 감추고 돌려 이야기했다. 아. 이거 내가 생각해봐도 참 잘 말했는걸. 이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또 다시 가현의 정신승리가 속으로 이어지기 시작한다.
"좋아~ 그럼 내일 너랑 나랑 우리 새로운 아이랑 같이 여기서 이야기 나누자. 분명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을거야?"
거절. 안 할거지? 가현의 나긋한 미소가 신입생을 향했다. 묘하게 말 하나하나에 중압감이 실려있는 듯 했으니, 눈치 빠른 신입생이라면 감히 거절하지는 못할 것이다. 오직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뭔들 못하랴. 신 역시 허용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가현은 다시 차를 한 모금 마신다. 그러다가 남학생의 말에 순간 낯에 화색이 돈다.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깃털을 정리하듯 움직이는 소리가, 뱀 기어가는 소리가 연달아 머리를 거세게 후려치는 것 같아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지금 고개를 들면 눈을 마주칠 것만 같다. 시간이 거꾸로 흐를 것이다. 흐르고 흘러서 자신은 무지렁이가 되고 말 것이다…….
"……."
지팡이를 쥔 손이 가늘게 떨려온다. 그때 겪은 일은 내 보았단 환각이 아니구나. 당신은 또 걱정이라, 입술을 앙다문다. 어째서? 당신이 그래서는 안 되는데. 차라리 욕이라도 하지, 뺨이라도 치지. 어째서 선을 유지하는가, 대체 왜.
"가문의, 위용, 있는 분들에 비하면…… 아직 한참 멀었, 습니다."
지레 겁먹은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듬더듬 고개 숙인 채로 입 벌리던 아회가 고개 휙 치켜든 것은 당신의 질문 때문이었다. 내가 방금 무슨 짓을 했지?
"아."
아, 마주했다. 분명 마주했어. 느껴진다. 또 그래버렸다. 호흡이 잠시 거칠어진다. 왜, 왜…… 조롱하는 것인가? 그래, 조롱일 테야. 조롱이 아니면 그럴 리가 없어……. 충동적으로 아가리 벌려버린다.
"도련, 도련님."
턱이 덜덜 떨린다. 더 얘기하지 마, 본능이 목을 틀어막으려 했고, 속내가 이지러진다. 토할 것 같다. 눈앞이 아찔하다. 울음이 비집고 나오려 들었다. 몸이 점차 떨려온다. 안돼. 참아. 버텨야 해, 도망쳐, 아니, 도망치지 마…….
"가, 가문의, 죄, 죄인 된 자의, 육신입니다……. 어, 어찌 고깃덩이에 미추를 논할 자격이 있겠습니까."
식은땀이 한줄기 흘렀다. 양가적인 감정이 혼란스럽게 치고 든다. 떨림을 어떻게든 멈춰 보고자, 지팡이를 쥐었던 손에 자연스레 힘이 들어가 새하얗게 물들었다. 아회, 네 정녕 미쳤구나!
아늬 다들 안녕인거야~~ 원래는 더 늦게 공개할 독백이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MA 만나고 농질 만나고 포목점 선택지에서는 감사합니다! 호갱님! ^^ <= 이거 떠서 혼자 삘받아서 끄적였던건데 하 진짜 뭔가 써서 올리는 의미가 있어 이 혜자스러운 반응들 어쩜좋아... 씻고 밥먹어야해서 다 답달아주지 못하는게 한이지만 맞아 광신 매력적이기는 한데 표현하기 위험한 부분 많아서 비설쓸때 검토 꼼꼼히 하게 되는거야 ㅋㅋㅋ... 그리고 온화주.. 봤구나...? :D (???)
성율이 느긋한 손길이 초조해져서, 쥐고 있던 베일에 주름이 쥔다. 인어의 태도, 성격 그리고 사소한 표정변화까지도 더듬고 있는 시선이 지독하다. 빛 바란 기억 오린 듯 지워진 공백을 지금의 얼굴로 채워본다. 바다 바람따라 휘날리던 머리카락, 달빛 등지고 내려다보던 투명한 시선, 죄라고는 모른다는 듯 순진했던 표정까지.
그렇다고 만족하진 않아. 아직 채워야하는 공백이 너무 많아. 여자는 그래서 웃지 못했다.
"그러진 마. 네가 몰라서 알려주는 건데, 난 물 속에 들어가기 아주 싫거든. 또 그 X같은 노래 부르면 짜증낼거야. 내가 지랄하는 꼴 보기 싫으면 내 앞에선 그러지 마."
친절한 음성 한편에 그렇지 않은 상스러운 말이 오간다.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태도는 이런 걸 말하나 보다. 방금의 대답으로 말미암아, 인어라는 자는 사람을 이끌고 물 속으로 끌고가는 일에 모종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게 틀림없다. 이 그릇된 상식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성율은 모르겠다만, 알아갈 필요가 있었다.
"있지, 다들 어디로 데려간거야?"
갈 곳이 있다며 떠나간 이들 다시는 보지 못했는데 내가 그립지는 않나요. 그 춥고 어두운 바다에 영혼과 육체가 묶여 후회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도 아니면 신님께 바쳐져 기원제 훌쩍 거리던 그 아이들처럼 헤매고 있나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으나, 성율은 애처럼 같은 질문만 반복하는 것이었다.
situplay>1596819065>854 단지 놓친 게 있을까 해서 스크롤을 올렸더니 정말 있었습니다. 제가 놓친 아회의 독백…. 이제 모두 독백 올리실 때마다 페이지 내 검색해서 찾을 테니까 모두 각 오 하 세 요❤️🔥 아회 독백 올라올 때마다 눈물 참는 거 아나요? 겨울탑이라서 추운건지 심장이 뻥 뚫린 것 마냥 너무 차갑고 쓸쓸해서 머리를 팍팍 내리쳤어요 🥹 한계를 넘으면 사람은 미쳐버리고… 아회의 어머니 또한 그래서 변한 거겠죠. 상황은 사람을 만들고 그 틀 안에서 벗어나기란 어려운데 그 중심에서 꼿꼿이 자리 지키는 아회 마구 이불로 둘둘 말아서 모닥불 앞에 놔요... 🥹
얄밉다며 눈을 흘기는 가현을 보며 윤하는 결국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뻗어 머리를 두어차례 쓰다듬어주었다. 분명 예전엔 그녀가 머리를 자주 쓰다듬어 주었는데 이젠 그도 이따금 가현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딱히 의미가 있어서 하는 행동은 아니지만 예전과 윤하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했다.
" 그랬나? 난 잘 기억 안나는데~ "
얄궂은 표정까지 지어보이며 답한 그의 면면엔 웃음꽃이 활짝이었다. 다른 이들에겐 항상 옅은 미소만 보여주는 것과 다르게 가현의 앞에선 보다 풍부해지는 감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다 나온 가현의 말에 윤하는 음, 하면서 테이블을 몇번 톡톡 두드린다. 아까보단 표정이 괜찮은걸 보아하니 딱히 꺼리진 않는듯 하였다.
" 아무래도 바쁘긴 하겠지. 그래도 내 입장에선 그게 더 좋은 일이니까. "
분명 본가와 관련된 일이지만 그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남처럼 여기며 대화하고 있다. 학당에 들어오고 단 한번도 집안의 구체적인 얘기를 해주지 않았기에 단편 단편 모이는 그 조각마저도 모을 구심점이 없어 쉽사리 이어 생각하기 힘들 지경이었다. 허나 그는 가현에게만 들리게끔 도술을 사용해 작게 속삭였다.
" 그들의 가는 길을 끝없이 증오했거든. "
그 새에 심경의 변화라도 생긴 것일까 그는 아무 말도 안한듯 가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신입생 쪽을 바라보았다. 가현의 눈빛만으로도 중압감이 엄청날텐데 윤하의 것까지 합쳐지자 신입생은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누가 보면 괴롭히는줄 알겠어요, 윤하는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쿠키를 신입생의 앞에 하나 놓아주었다.
내가 돌아왔다 뽀송해 배불러 행복해~~ 근데 일상 무슨일이죠.? 흥미로운게 세개씩이나 돌아가고 있어 :0 (🍿🥤🧎♂️)
>>923 크흑 하지만 다이스는 무자비하지~~ (같이 울음..)
>>924 교육의 영향도 있고 독기 영향도 있어 한 50:50이라고 보면 될것같네 :3 ㅋㅋㅋㅋㅋ 흑룡기숙사 설정 보고 이거다 싶어서 떠올려봤지! 따로 하사받은 명령이 없으면 그저 지켜보며 너무 주제넘게 구는 것들만 쳐내자- 하는 게 임가현 모티브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런거야 야 임가현 킹갓캐 아회주께서 지켜봐준다고 하시잖아 기뻐해라~~ (가현:(행복))
아늬 그리고 아회 독백도 만만치않게 빛나고 있는데! 어쩐지 내방 불 따로 안 켜도 대낮처럼 환하더라니 이유가 있었구나~~! 하 근데 독백소재 진짜 너무좋다 저 따스하고 자애롭던 어머니께서 갑자기 한순간에 태도 급변하신것도 짜릿짜릿한데 아회 반응이 진짜.. 불속성 효녀 울리는 반응이잖아 저거는 아 진짜 엄마보고싶다 엄마!! (방에 계심.) 아회 앞날에 앞으로 따스한 봄만 가득하길 기원하겠어...!!
>>925 맞아 이래저래 마냥 친절하고 착하다.. 라고는 못 할 애라서 굴리기 좀 어렵고 관계 짜는것도 선뜻 손들지 못하게 되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 맛있게 즐겨줘서 고마운거야~
>>930 (주워먹기)(?) ㅋㅋㅋㅋㅋㅋ 반전미랑 중의적 의미 전부 내가 사랑하는 소재기 때문에 놓칠수 없었다..! 앞으로도 그라데이션처럼 계속 변할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934 ㅋㅋㅋㅋ 사실 평소에도 행동이나 지문으로 짱 애매하게 찔끔찔끔 티는 내고 있었지! 맛있게 즐겨줘서 그저.. 그저 고맙다구 흑흑
>>939 묵주 안녕~~ 아늬 드르륵탁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름 괜찮은 단어라고 생각해서 뽑아와봤는데 다행이야! 가능하면 몸까지 내어주고 싶어하기는 할텐데 MA가 안 원하면 좀 쭈글텅되는것만 빼면 순순히 수용할 애라..
가현: 신님, 신님. 제 몸 가질래요? (꼬옥) MA: ㄴㄴ 저리가셈; 가현: 넹. (시무룩)(힝구)(웅크림)
이런 느낌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의미투영 너무 잘되서 좋다.. 마냥 친절하지만은 않은거야~~
제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며 쿠키를 먹던 가현은 뭔가 불만스런 표정을 내비쳤다. 처음에는 서로 엇비슷한 키였으나, 어느 순간부터 눈높이가 조금 위로 올라가더니, 이제는 자신만 하던 쓰다듬을 남학생 역시 똑같이 자신에게 해 주고 있는 것이다. 빈도가 그렇게 잦은 편은 아니었으나- 뭔가 자신만 즐기던 즐거움을 빼앗긴 것만 같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아무렴 어때. 늘 그래왔듯 손길에 자신의 머리를 맡기고 있다가 이내 웃는다.
"어련하시겠어요~ 봤지? 이 선배 이렇게 능청스러운 사람이야. 그러니까 앞으론 내 말을 믿는게 더 좋을걸~"
남학생을 따라 웃었던 것이다. 항상 이렇게 둘만 있을 적이면 남들한테는 잘 내비치지 않았던 모습들도 볼 수 있어서 나름 즐거웠다. 마치 제가 별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 것 마냥. 그런 기분이었다. 하지만 너도 잘 알잖니. 사람 속내는 모른다는 것을. 현재가 주는 안온함에 취해 목적을 망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이윽고 가현의 시선은 다시 신입생에게로 향하며, 마치 너 내편할래 쟤편할래? 와 같은 굉장히 난처한 주제마저 던지고야 마는 것이다. 더 괴롭히면 울것 같은 표정이었지만- 괴롭힘이 아니잖아. 그렇지?
"하긴~ 너 여기서 가문원들한테 편지 받는걸 본 적이 있어야지. 바쁘다고는 해도 안부인사 한두번쯤은 나눌법 한데-"
이윽고 가현의 말이 끊긴것은 제 입이 방정이라 다물어버린 것과는 달랐다. 가는 길을 끝없이 증오했다. 뭔가 꽤 중요한 이야기를 들었지 싶은데. 이대로 눈 앞의 남학생이 속한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전부 들어보는것도 꽤 흥미를 동할 것만 같았다. 호기심과 탐구심은 늘 자신의 핏줄 속에 함께하는 부류의 것이었으니까.
만약 이 자리에 저 신입생이 없었다면 다 들을수 있었을텐데. 내쫓을까? 남학생의 시선이 저를 떠나 신입생 쪽을 향할 적, 가현은 잠시 무미건조한 시선을 신입생에게 주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도 정말 일순간이었기에 신입생이 알아채지 못했을테지만. 남학생이 쿠키를 신입생 앞에 내어주자 가현은 거기다가 더해서 차를 한잔 더 따라주는 것이다. 이렇게 친절한 선배들은 여기밖에 없다며, 마냥 잔망스럽게 이야기하면서.
"그래~ 소꿉친구랑 천부 데이트하는것도 꽤 재밌을 것 같아. 분명 기분전환도 되겠지~"
남학생이 활짝 웃는다. 자연스럽게 가현 역시 뒤따라 웃었다. 당신이 기쁘다면, 나 역시 기쁜 것이니. 중간중간 들었던 미묘한 이야기들과 표정은 잠시 뒷켠으로 미루어졌다. 즐거움. 그 사소한 즐거움이라는 것이 오늘따라 어찌 이리도 반가운지. 천부로 나갈 적이면 오늘 선물받았던 머리띠도 꼭 하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며, 가현의 손 끝이 머리띠를 고쳐쓰듯 머물렀다가 떨어진다.
>>945 아 진짜 당연한 반응인데 짱귀어워 실례지만 한번 핥아보겠습니다... (잡혀감) 툭 기대고 딥슬립해도 좋아 아니 딥슬립 해줘 나 가현주 여기에 이미 뼈를 묻은 사람이지만 이런 귀여움을 봤으니 더 묻어야겠다 (1번경추 5번요추 뽑아 묻으며..)
>>94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임가현이 그만큼 MA님에게 진심이라는 것이지! 아 혐관 너무좋아 임가현 설정 짤때도 에헿 혐관 에헿 빌런 이러면서 짠거라 대환영이니까~~ 그 원래 혐관은 처음부터 야이 납븐놈아!! 하는것도 맛있는데 처음에는 웃고 친하고 도와주고 하던 사이가 점점 이야기 파고들어갈수록 뒤틀리는게 진짜 찐 참맛 모먼트란 말이야.. 하 이 관계성 어떻게 변할지 벌써 기대된다!
풀잎에 생기를 주는 그 아침 이술 한 방울, 투명한 아이의 웃음. 공처럼 부드러워 보이는 피부는 손가락 끝으로 찔러 보면 통통 튈 듯, 따뜻하고 말랑말랑할게 분명할 것이다. 책 제목을 살피며 관심을 보일 적에 당신이 그렇게 물으면 연은 재빨리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그리고 그런 웃음에 오히려 더 주눅 들린 얼굴이 된다. 다른 선배들처럼 늦게 잔다고 자신을 나무라려 하는 것인지. 연은 당신을 똑바로 응시하지도 못하고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니, 반쯤 숙여 웅크린 채 있다가 그런 당신의 말을 듣고서 천천히 고개를 든다. 침을 삼키면 연의 목울대가 한 번 떨린다.
".... 혼내려고 그러는 줄 알았어. 다들, 늦게 잔다고. 걸으면서 존다고 뭐라 하니까...."
살짝 울상 진 표정으로 말한 연은 당신의 눈치를 살핀다. 자신을 혼 내려 하는게 아니라는 것은 다행이었지만, 그런 환대는 조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다른 선배들이 자신을 보면 어떻게 흑룡과 어울릴 수 있냐며 따져 묻겠지. 그들이 흑룡 기숙사를 두고 하던 말들을 연은 떠올린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런 제안은 너무나도 달콤한 것이고. 아직 연은 이유 없이 사람까지 미워하진 않은 것이었다.
신입생 입장에서야 가현이나 윤하나 자신을 붙잡고 있는 나쁜 선배들과 다를 바가 없으니 누구를 더 믿고 덜 믿고를 따질 겨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던가 말던가 윤하는 신입생 쪽을 바라보고 진짜 그럴꺼냐는듯이 바라보았다. 지금 앉아있는 자리가 가시방석보다 더한 불지옥방석일테지만 그런거 신경 썼으면 지금의 평판도 없었을 것이다.
" 저번엔 편지 한 통 왔었으니까. "
학당에 입학하고 한번도 안오던 편지를 보냈던 것이다. 그 자리에서 보지도 않고 찢어버릴까 했지만 지금까지 찾지도 않던 이들이 이렇게까지 편지를 보낸 이유가 뭘까 궁금해 읽어보았고 그래서 주말에 본가로 향하는 것이었다. 가현의 말은 중간에 끊어졌지만 같이 듣던 신입생이 이상하게 여기지 않게 능청스런 대답을 건넨 그는 가현의 시선이 잠깐 신입생에게 향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 안그래도 다시 수업을 들어야해서 기분이 안좋으니까, 기분 전환은 필수지? "
암만 그래도 그도 학생인지라 방학이 더 좋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거기에 아침 잠도 많아서 아침에 일어나는게 여간 곤욕이 아닌지라 지금 같은때는 컨디션이 좀 더 떨어져있기 마련이었고 본가에 다녀와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외출로 풀 생각이기도 했다. 머리띠를 만지작 거리는 것을 본 윤하는 다음엔 머리끈이라도 하나 사다줄까, 하고 생각하며 말했다.
" 아 맞다, 내 룸메이트 얘기인데 말이야 .. "
자연스럽게 화제를 전환하며 또 다른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이제 슬슬 끝나가나 싶던 신입생의 표정이 안좋아지는 것은 모른척한채 그는 웃으며 들었던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이런 즐거운 시간을 이렇게 빨리 끝낼리가 없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