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웅성거리며 옆에서 진짜 가는거냐고 물어보는 말과 이런 식으로 가버리는 법이 어딨냐고 말하는 친구들까지 생긴 탓에 니오는 더욱 머리가 아파지려고 했다. 그 와중에 적룡님이 자신을 기억하고 '여우같은 학생'이라고 평을 내렸다는 것에 내심 기뻐하며 어쩌면 이미 유명인일지도? 하는 생각에 내심 미소가 지어졌다.
" 놔, 뒤지기 싫으면. "
안 그래도 머리가 아픈데 방긋 웃으면서 손을 잡아 끌자 니오는 강하게 손을 뿌리치고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 거리며 눈을 무섭게 떴다. 그리곤 또 금방이라도 달려들것마냥 으르렁 거리며 앞으로 한 발짝 나아갔다가 친구들에 저지당했다.
" 건드리지마라. 한 번만 더 건드리면 죽일거야. "
어찌됐든 이미 저질러 버렸다. 옆에서 니오-! 니오-! 하고 부르는 통에 니오는 머리 울리니까 닥쳐봐 좀. 하고 말하며 의자에 앉아 머리를 헝클었다. 완전히 혼자 스스로 결정한 일이다. 이럴 때 둘째 언니가 있었다면 언니야- 언니야- 하고 가서 어떻게하면 좋을지 물어봤으련만. 니오는 깊게 한 숨을 내쉬고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지원을 한 학생은 나를 포함해서 두 명. 청룡 기숙사인 나와 체구가 작고 드세보이는 적룡의 여학생. 같은 학년은 아니니 나보다는 후배겠지. 이렇게 둘은 앞으로 새로운 길을...잠시만?! 이렇게 간단히 뽑아되 되는 거야? 쿨해도 너무 쿨한데?
지원이 곧 합격 = 사람이 없음 = 인기 없음 = 사람이 많이 필요함 = 그래도 지원 적음 = 마치 상하차 = 초하드하드 라이프
아잇 시X, 잠시만. 이제 와서 취소한다고 빠꾸를 칠 수도 없잖아.
지원하고 1분도 안 지나너 순식간에 후회의 늪에 빠지기 시작해서 침울해지는 성하. 황룡의 학생들이 성하를 잡아서 데려가려고 한다. 성하의 눈에는 "흐히히~ 이번 기수에도 바보인 녀석이 있구나." 라고 말하며 잡아가려는 마녀들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제가 알아서 갈게요.."
성하의 말과 동시에 황룡의 사감의 말에 손을 떼는 학생들.. 이제 와서 하기 싫다고 하기에는..이미 많은 이들이 봐버렸다. 후우..입학식이 끝나고 항상 즐기는 만찬에서 생각을 조금 정리할 필요가 있겠어.
지원하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심란해지는 성하. 성하는 갑자기 자신의 기숙사를 떠난다고 생각하니, 사람들의 앞임에도 눈가에 눈물이 조금씩 고이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로 자신의 사감을 향해 지금까지 가르쳐주어 고맙고, 이제는 떠난다는 의미로 정중한 목례를 하였다. 남들 다 들리는 종소리를 못 들은 채로 말이지.
황룡 기숙사로 갈 사람들이 전부 정해진 모양이다. 저 기숙사 아이들은 자신의 모습이 뚜렷해서 좋아. 저런 모습들을 포용하고 수용하는 것 역시 자신이 해야 할 일들 중 하나라고 여기고 있는 가현은, 가는 사람 미련없이 보내주며 남은 사람 차별없이 아낄 뿐이었다.
입학식이 무르익고 이런저런 맛난 것들이 앞에 놓인다. 뭘 먹을까. 마침 배도 조금 출출한 참에, 앞에 놓인 달달한 과자류 하나를 답삭 집어서 입 안에 야무지게 집어넣었다. 일단 뭘 먹든 두 볼이 톡 불거지도록 한번에 입속 가득히 채워지도록 넣고 입안 가득 퍼지는 맛을 한껏 음미하는 것은 가현이 가진 습관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달달해. 기분 좋은 미소를 머금고 차도 한모금 마시던 찰나였다.
"뭐였지."
갑작스러운 이변은 익숙함을 잠재웠으며, 무르익은 분위기에서 빠져나와 무언가 더 있음을 알려왔다. 행동을 멈춘 채 주위를 살핀다. 아직 이 자리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도사님이 더 있었던 걸까? 그게 아니라면.
묵이 보기에 퍽 친근하게 구는 황룡 기숙사 학생들과 그들에게 손을 잡힌 이들-성하, 니오-을 바라보다 상황이 일단락되는 듯하자, 묵 또한 관심을 끄곤 자리에 앉았다. 상다리 부러질 듯 차려진 음식들은 모양새도, 향도 훌륭했지만 식욕이 원체 없던 터라 연신 물이나 주스만을 들이켰다. 여섯 번째로 접하는 입학식인 만큼 재미보다 익숙함이 더 컸던 탓에 일이 진행되는 과정보다 늘 주제가 바뀌는 주변의 대화가 더욱 흥미를 돋궜다. 이 순간만큼은, 또 상을 앞에 두었으니 예의상 부채를 소맷자락 안으로 넣어 보관했다. 보기 힘든 묵의 비구와 턱이 드러났다.
오학년 때엔 무얼 배웁니까? 하고 물어오는 후배의 말에 답하려 입을 열었을 참이었다. 딸랑, 하고 들려오는 방울소리에 고개를 들어 두리번거렸다.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데, 어째서인지 귓가에 뚜렷하게 박혀왔다. 잠시, 하고 후배에게 양해를 구한 묵은 일어나 소리가 들린 곳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어쩌면 여섯 번째로 반복되는 입학식의 새로운 전개일 지도 모르겠다며. 계속해서 앉아있기도 지루하고 뻐근하니, 소리의 근원지를 찾지 못한다면 산책이나 할 셈이었다.
황룡에 지원한 자는 꽤 있는 양 하다. 그가 관심 가질 일은 아니니, 적당히 침묵을 지켜 주며 운명이 그들이 원하는 결과와 같은 방향이길 바래본다. 운명의 일을 두고 MA께 기도를 올리자니 여간 몰염치한 것이 아닐 터, 그는 적당히 자신의 속으로 짤막한 응원을 되뇌인 채 갈무리 지었다.
그대들이 원하는 것이 새로운 터전이든, 확신이든. MA께서 자비 베풀어 그 운명에 섞어주셨길.
온갖 산해진미로 도배된 식탁이지만, 그가 먹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은 양에 넓지 못한 폭이였다. 푹 익은 유부주머니를 한 입 베어물면 느껴지는 것은 유부 특유의 연한 가죽 찢는 식감도, 베어든 국물의 맛도 아닌 청력의 당찬 존재 과시였다. 그는 희미하게 딸랑거리는 방울 소리에 젓가락을 조심히 내려 놓고, 두 손을 주먹 쥐어 무릎 위로 올렸다. 그대로 자신의 양 손에 시선을 가한 채, 자신의 신체로 시야를 봉한 것이 되었다.
혹시라곤 해도, 이 방울 소리가 방울뱀의 것이면 그는 제대로 된 예를 갖추어야 한다. 만약 애꿎은 퇴마 의식에 착각한 것이라면 볼 조금 발개지겠지만, 신을 못 알아보았다는 추태는 아니니 후자여도 잃는건 없을 터. 아니... 조금 쪽팔리겠지만...평판 좀 깍이겠지만...
황룡 기숙사의 아이들을 보고 있으면 표정이 다들 신나보였기에 예전엔 부러웠던적도 있었다. 하지만 매년 학생들을 모집할때 그가 지원하지 않은 이유는 자신은 그럴만한 사정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자신은 평생을 이렇게 살아야하니까 말이다. 손을 든 학생들을 데려가려던 황룡의 학생들은 사감의 말이 들리기 무섭게 자리로 돌아간다.
' 딸랑 '
그리고 어디선가 방울소리가 들려온다. 꽤나 소란스러운 이 연회장에서 귀에 꽂히듯이 들려오는 방울소리의 정체. 윤하는 방울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느 누가 도술로 장난치는줄 알았기 때문이었다.
어디에나 생각이 다른 이들은 있는 법이다. 소란에 연은 감았던 눈을 떠내며 황룡 기숙사를 택한 이들을 본다. 한 명 한 명 그들의 얼굴을 살피다가는 금세 관심을 잃는다. 독특한 사람들. 나중에 후회하는 일만 없기를. 연은 하품하며 눈가에 맺힌 눈물을 닦아낸다. 눈앞에 차려진 산해진미들을 보다가 다시 눈을 감는다, 방울 소리가 귓가에 굴러가면 손을 들어 귀를 막는다.
고향을 떠나고 좋은 점은 더이상 해산물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어촌 마을들이 으레 그렇겠다만 성율의 고향은 야채가 귀했다. 풀이 귀하니 자연스럽게 가축도 귀했다. 그러나 이곳에 오니 외려 해산물이 귀하고 야채와 소, 돼지따위의 음식이 쉽게 식탁에 오르더랬다. 역시 출세하고 봐야한다니까. 꾸준히 체력을 단련하려면 음식도 많이 먹어줘야한다. 입맛이 전혀 까다롭지 않은 성율은 제 접시 위에 이것저것 옮겨 담았다. 수북해진 접시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될법도 한데, 성율은 신경도 쓰지 않고 차곡차곡 위장에 음식을 쌓아 올리는 중이었다. 종소리만 들리지 않았더라면 그 접시를 모두 비워내고 다음 음식을 담아내고 있었을 터였다.
"..."
제사장 가문에서 몸종 노릇 6년이면 눈치 깨나 볼 줄 안다는 소리다. 성율은 먹던 것을 잠시 멈추고 다소곳 자세를 바로 잡았다. 뭐, 이 아둔한 종년이 뭘 아는 건 아니지만 명망 있다는 자재분들께서 긴장하는 게 뻔히 보여서. 성율은 씹던 움식을 마저 목구멍 너머로 넘기고 혀로 입안을 정리했다.
황룡에 가느니 마느니 하는 말들로 연회장 시끌시끌한 내내, 온화의 팔은 참으로 든든히 아회를 붙잡고 있었다. 놓아달라 내려달라 하면 아이고 도령 이것 참 맛있소 하나 먹어보오 하며 입에 다과 하나 물려졌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정말로 끝까지 붙들고 있을 건 아니었던가. 그 소란이 잠잠해질 즈음 슬그머니 아회를 내려주어 그의 자리로 돌아가게끔 해준다. 소란에 휩쓸리지 않게 해주려는 배려였는지, 아니면 그저 내킨대로 행동한 것인지는 온화만 알 것이다.
자세 편히 고친 온화는 옆에 앉은 수일과 말을 나누며 차려진 음식에 조금씩 손을 대고 있었다. 그래봐야 과일 몇 점 과자 몇 개, 마실 것 조금 마신 정도다. 그러나 조금 뒤에는 그마저도 손에서 내려놓고 짧게 숨을 내쉬었다. 음식은 참 맛있는데, 아까부터 영-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마찬가지로 고개를 쳐박고 있다가 고개를 들었을 땐 모든 사람들이 눈을 감고 탁자에 엎어져 있었다. 갑자기 수면가루라도 맞아서 잠들었는지 아니면 기절했는지 아무런 반응도 없이 그렇게 엎어져 있었다. 니오는 에? 하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지팡이를 건네주며 해보라는 말에 '제가요?' 하고 말하며 자리에서 일단은 일어섰다.
" 갑자기 해보라고 하셔도.. 이런걸 해봤어야 알지.. 그냥 때리면 안되려나 "
니오는 일단 받은 지팡이를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옆 자리에 앉은 사람을 툭툭 쳐보았다. '일어나.' 라는 말과 함께 몸을 흔들어보고 그 다음엔 머리채를 잡아 일으켜세웠고 그럼에도 안 일어나자 손을 들어 짝! 소리가 나게 뺨을 후려쳤다.
" 이래도 안 일어난다 이거지? 짜증나게 만드네. "
그리곤 여전히 잠들어있는 듯한 사람의 몸을 발로 밀듯이 차서 넘어트렸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니오는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이 곳에 꽂히는 시선을 느낀 니오는 또 으르렁 대며 눈을 사납게 떴다.
" 뭘 쳐다봐. 뒤지고 싶어? "
안 그래도 머리아파 죽겠는데. 니오는 후- 하고 깊게 심호흡을 하곤 지팡이를 겨누었다. 해본 적도 없고 만져본 적도 없는데 이게 한다고 되려나. 일단은 본대로 따라하는 게 우선이다.
드문 감정이 심장께까지 차오른다. 자연스럽지 못한 감각에 소맷자락에 넣은 손이 부채를 콱 쥐었으나 얼마 가지 못하고 힘이 빠졌다. 선책하러 나가던 중 쓰러진다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꼴이겠는가. 그러나 묵은 기어코 버티지 못하고 정신줄을 놨다. 아니, 정신줄은 지금도 놓고 있을 지도 몰랐다. 자각몽이라도 꾸고 있는 건가? 이건 뭐야. …호박?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주위를 보다가 고개를 제자리로 돌리묜 정면에 떡하니 차지한 호박밭. 손을 뻗어 호박을 한 번 콕 찔러보고는 조금 황당한 낯으로 그것들을 빤히 바라보다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요상한 꿈인지, 어떤 도술인 건지, 누가 벌인 건지. 이상한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지만 당장에 해야할 게 무엇인지는 알았다. 뭐든 처음에는 무식하게 시작하는 법. 묵은 정보 수집을 하기 위해 움직였다.
방울소리의 근원을 찾다보니 몸이 무거워지는게 느껴지고, 갑작스런 행복감에 위화감을 느끼면서도 눈을 한번 감았다 떴을때 그의 눈에 보이는 것은 넓다란 호박밭. 도화에 이런 장소가 있었나 싶은, 처음 보는 장소에 윤하는 기시감을 느꼈다. 애초에 입학식때 단 한번도 이랬던 적이 없지 않았는가.
' 허. '
속으로 짧게 탄식한 윤하는 천천히 호박들 사이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지나치게 평화로운 장소에 본능이 기시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음에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저 천천히 나아갈뿐. 애초에 미련조차 없으니.
방울의 딸랑임, 이리로 오라는 양, 사람 홀리듯이 청명한 소리에 온전히 정신 맡기지 아니하고자 발버둥 치듯 감은 눈에 점차 힘을 주게 된다. 행복함 몸 감쌀 적에는 그 본능을 밀어내고자 했다. 다만 인간의 삶이란 무상하며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없는 절대적인 힘 존재하니.
암전.
바람 소리 제하고는 일절 생명의 소리 들리지 아니하며 코 스치는 것은 산해진미 아닌 다른 내음이라. 아회 본 것과 더불어 세상과 단절하게 되었음을 깨닫고는 그 자리에 뻣뻣하게 굳는다. 귀를 스치는 바람 소리와 푸르고 광활한 대지…….
"……하."
웃음소리 퍽 힘빠지는 듯싶다. 살아가며 몽중을 헤매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나 그 선명함으로 인해 엄습하는 불쾌함이 몸을 휘감는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지. 왜?
연은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면 찾아오는 고요를 누린다. 눈앞의 산해진미보다 이 잠깐의 잠을 더 음미하고 싶은 것이었으니. 그렇게 부드럽게 잠에 빠져들었을까. 잠깐 눈이 뜨이면 연은 갑자기 변해버린 풍경을 마주한다. 불어오는 바람 따라 파도치는 풀들, 초록의 땅 위로 자기 머리보다 큰 호박들이 자라고 있다. 분명 꿈일 거라 되뇌지만 어딘가 모호하다. 그에 연은 짜증을 느끼다가, 아무도 주변에 없음에 두려움을 느낀다. 허나 또 그 두려움도 금방 사라져버리니. 꿈에서 자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해하며 눈을 감는다.
니오는 지팡이를 바닥에 내려놓고 멱살을 잡았다. 이대로 몇 대 때려주면 깨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였다. 주먹을 꽉 쥐고 얼굴에 주먹을 꽂을까 하다가 혹시 이빨이 빠지면 곤란할테니 테이블에 깔려있던 손수건을 집어 돌돌 말아 이빨에 물려준뒤 주먹을 꽂으려는 찰나에 폭파주문을 쓰라는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 그러다 다 뒤지... 아니, 죽으면요? 신의 장난이니 뭐니해도 진짜 죽어버리면 어떡해요. 살인자가 되긴 싫은데. "
니오는 잡았던 멱살을 툭 내려놓고 팔짱을 꼈다. 그리곤 아~ 모르겠다~ 하고 말하며 지팡이를 다시 집어들었다.
" 뭐가 어찌되던 다 교수님 책임입니다. 난 몰라요. 봄바르다! "
아무래도 사람에게 대놓고 쏠 순 없겠는지 한 쪽 손으로는 한쪽 귀를 꾹 눌러 막고 벽에 대고 주문을 날렸다.
갑자기 나타난 호박밭도 이상하지만. 거기서 대뜸 등을 보이고 서서 숫자를 세는 아이도 적잖게 의심스럽다. 게다가 더하는 수도 아니고 빼는 수라니. 이건 뭐 숨바꼭질도 아니고-
응?
숨바꼭질. 그 생각을 딱 떠올린 온화는 재빨리 주변을 돌아보았다. 헌데 허허벌판 호박밭에 숨을 곳이 있을까. 아쉬운대로 호박 몇 개 늘어놓고 쌓아서 낮은 담마냥 만들어 그 뒤에 드러누웠다. 딱 봐도 나 여기 숨었소 하는 꼴이지만 어쩌겠나. 모로 누워 팔로 머리를 받친 온화는 아이가 숫자 세는 소리가 아직 들리는지 귀를 기울였다.
그 자세 그대로 가만히 있으며 청력에 온 집중을 가했다. 뱀 특유의 고고한 움직임은 들리지 않는다. 질량 가진 물체가 넝쿨은 커녕 흙에도 스치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들리는 것은 서늘한 바람 소리 뿐. 신은 저에게 모습을 비칠 의향이 없다는 것으로 판단되면 눈을 조심히 뜬다.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면 감겨져 있어 나른한 눈을 비비적 거리더니, 그 곳으로 발걸음을 조용히 옮겨본다. 자신이 세상에서 동떨어져 이 곳에 오게 된 것은 신의 뜻이니, 여기에 떨어진 이유를 찾아야만 온전히 그를 알현하는 것이다. 저 울음소리의 근원에 다가가면 뭐라도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 중생은 그리 생각하고 있다. 부디 자신의 운명이 옳은 곳으로 향하길. 다만 옳지 못하더라도 그것 또한 뜻이 있으렸다.
니오는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숨을 몰아쉬었다. 차라리 이런 쪽이 적성에 맞다. 적룡에 들어온 것도, 이 지랄맞은 성격에도, 날 때 부터 이단아처럼 괴물 소리를 들으며 자란 것은 이런 주술이나 마법이 손에 맞았기 때문이었다. 놀란 가슴이 진정되고 난 이후에는 그 위력에 감탄하며 '죽이는데...!' 하고 눈을 빛냈다. 위력이 감쇄되지 않은 것은 이 지팡이 덕이렷다. 눈치봐서 받아갈 수 있으면 받아갈 생각 한 가득이었다.
" 고치는데는 재능 없는데요- "
곡옥의 쿠즈노하라면 무너진 것을 바로세우고 부서진 것을 고치고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 것을 주로 연마하는 가문이었으나 이단아로 태어난 괴물같은 막내딸은 그런 것엔 재능이 없었다. 전혀. 그렇지만, 해보라고 하니까 해보자면.
천천히 숫자가 0까지 거슬러 내려갑니다. 그리고 밝은 목소리로 누군가가 ' 찾는다!! '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 어디 숨었니! '
당신의 바로 지척에서 아이의 발소리가 들립니다.
[>숨을 내쉰다] [>숨을 참는다] [>신을 죽여]
>>68
당신이 점점 다가갈수록 비릿한 냄새가 짙어집니다. 검붉은 광경이 두 눈에 담기는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그 끝에 '그것'이.
안개와도 같은, 뱀과도 같은 그것이 히죽 웃으며 시체를 발로 툭 차며 놀다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너, 여기 인간이 아니구나?
그것이 소름끼치도록 환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습니다. 공기가 따갑게 느껴집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신을 죽여] [>신을 죽여] [>신을 죽여]
>>69
용을 닮은 네 발 달린 짐승이 아가리를 크게 벌리고 목 놓아 울부짖고 있습니다. 그 용은 점점 모습이 기괴하게 뒤틀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그것이 인간의 시체를 갖고 놀며 재미있다는 것처럼 깔깔깔 웃고 있습니다.
비릿한 냄새와 함께 후끈한 열기가 점점 강해집니다. 당장에라도 당신을 태울 것만 같습니다. 열기가 가시지 않습니다.
하늘에서 수많은 운석이 떨어지고 땅이 불탑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흰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여성 같은 남성이 여유롭게 티타임을 즐기고 있습니다.
유언은?
감히 두 눈으로 그것의 얼굴을 담지 마라. 그것의 그릇 또한 그것이니.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태고의 신이 당신을 응시합니다]
[>조아린다] [>유언을 말한다] [>신을 죽여]
>>72
그것이 고개를 갸우뚱 기울였다가 이내 환히 웃었습니다. 총명한 선택입니다. 그것의 기분이 매우 좋아보입니다.
무구한 아이의 모습이 웃기 시작하자 소름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와 솜털이 삐쭉 섰다. 입매를 가린 오른팔에 힘이 빠진 듯 느리게 내려갔다. 일순 멍한 얼굴. 어? 하는 찰나. 묵은 즉시 뒤돌아 뜀박질을 시작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어디로 가는지도 몰랐다. 그저 본능만이 남아 뛰었다. 뛰다보면 멈췄던 생각이 드문드문 떠올랐다. 죽을 거 같았다. 허나 제 죽음은 이렇게 이루어져서는 안되었다. 그 날 이후 결심한, 단 하나의 삶의 목적을 이렇게 무너지데 둘 순 없다. 소맷자락 안에 넣어둔 부채는 이미 손이 하얗게 질릴 정도로 꽉 쥐고 있었다. 불에 타? 지금 '회차'? 이게 다 무슨 소리야?
그 어떠한 흐트러짐도 없이 그것을 알현했다는 것에 대하여 예를 표하고 있던 가현은 잡아끄는 손길에 그 어떠한 저항도 하지 않고 순순히 이끌렸다. 그런 와중에도 제 모습을 가려야겠다 싶었는지 얼굴 위에 얹은 손 내려놓지 않고 그대로 있었다.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퍽 재미있는 광경이었을 것이다.
"아아... 어찌하여 소녀를. 그저 덧없는 미물일 뿐인데.."
가린 얼굴 너머의 가현은, 미소짓고 있는가? 그저 이 순간이 꿈만 같았으나, 꿈결이 아니라는 것이 자신을 더없이 황홀하게끔 만드는 듯 하였다. 어찌 죄스러운 자신을 한껏 용서해주시는 것으로 모자라, 유흥에 함께할 기회를 쥐어주신단 말입니까. 역시 자신이 택한 길이 잘못된 것이 아니었음을 다시금 인지하게 된다.
"당신께서 허가하신다면, 소녀. 당신의 유흥에 친히 함께하며. 당신만을 위해 이 덧없음을 찢어 내리겠나이다. 친애하고, 경외하고, 존경하는 신이시여. 우후훗.."
차라리 돌아가지 않아도 좋아. 여기서 평생을 지내더라도 좋아. 그토록 갈망하던 것을 취할 수만 있더라면- 내 못할것 무엇 있겠는가. 가현은 발걸음을 옮기며, 적당히 숨을 장소를 골랐다. 그러는 와중에도 드넓이 펼쳐진 호박밭에 함부로 발을 들이는 일이 없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잘만 고치는데 왜 그러냐나니, 도와주겠다고 하는 말. 그 말에 니오는 살짝 경직하곤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어째선지 옛 기억이 떠올랐다.모두가 괴물이라느니, 이단아라느니 할 때 항상 연습을 도와주던 둘 째 언니의 말이 항상 이런식이었으니까.
' 막내야, 우리 막내야. 잘 하고 있어. 언니가 도와줄게. 우리 막내는 할 수 있어. '
니오는 작게 '언니야-'하고 중얼거리곤 지팡이를 꼭 쥐었다. 이제와서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순 없다. 갈 때 가더라도 긴 시간이 지난 후일 것이다. 그 때 돌아가서 자기도 이런 주술을 할 수 있다고 보여주고 싶은 것은 끝까지 믿어주던 둘 째 언니의 그 따스한 온정에 보답하고 싶기 때문일까.
귀를 간질이는 소름 끼치는 웃음 소리. 무거우나 한편으로 흥겨운 것 같기도 한 음악소리. 아 갈채하라, 기억에 남은 이 음악소리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연은 감았던 눈을 떠낸다. 이제 이것이 평온한 꿈이 아닌 악몽임을 안다. 허나 악몽도 결국 불쾌한 꿈에 불과한 것이니 두려워 할 필요 없다고. 머리는 아는 것이지만, 마음은 두려워 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파도처럼 몰려오는 거대한 두려움에 연은 바로 뒤를 돌아 멀리멀리 도망치려 한다.
아주 질 나쁜 꿈을 꾸고 있다고. 성율은 그렇게 생각했다. 고향 사람들의 얼굴은 일순 녹아내리더니 다른 이들로 변했다. 성율은 그렇게 썩은 이빨처럼 서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훑어보다, 또 다시 정신이 이상해져 덜컥 겁이 나는 것이었다. 과거의 기억과 현실이 뒤섞여 버린 탓에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하게 된 걸지도 모르지.
그 자리에서 성율은 등을 돌려 마구 뛰었다. 자신은 해야하는 일이 있다고. 해야만 하는 일이라고. 그렇게 비겁한 변명을 하며 도망치고 마는 것이었다.
설마, 설마, 설마. 얼마 뛰지도 않았지만 벌써 헛숨을 들이킨 묵은 부정하고 싶은 가설이 계속해서 떠올랐다. 지금, 저, 꼬마 아이가─. 뒷말은 더 이어지지 못하고 끊어졌다. 생각조차 숨 죽여야 할 것 같았던 탓이다. 원래도 체력이 그닥 좋지 못했던 묵이었다. 여전히 숨을 몰아쉬며 부채를 다시 쥐었다. 고뇌에 빠진다. 그러나 계속 뛰기 시작한다. [도망쳐]
할퀴어지고 물어뜯길 각오로 한 공격이였는데, 별 탈 없이 짐승은 움직임을 멈췄다. 죽이지 못한걸 보니 아직 수행이 부족한듯 하던가, 이전에 하던 생각은 도통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가 모습을 드러냈다. 존재 이유, 부모, 그의 세상과 이 우주를 그리는 모든 것. 본능적인 두려움이 몸을 감싸 안는 것에 입가에 미소가 스며든다. 짐승이 인간의 형태로 변질된 것은 보이지도 않는다. 그것이 변한게 아니라 소멸한 것이였어도 그는 눈치를 못 챘을 것이다. 왕을 앞에 두고 어찌 돌덩이에 눈을 주겠는가.
시선은 바닥으로 꽂은 채, 숨이 아직 붙어있어 온기가 느껴지는 인간의 손목을 잡아 끌었다. 여전히 뛰는 손목의 맥박은 그에게 전해지지 않을 것이다. 그는 그대로 구덩이 쪽으로 잡아 끌어 인간을 밀어 넣었다. 그것이 전부 끝나고서야 여전히 시선을 마주치지 않는 채로, 회답을 해 온다.
밝은 목소리는 귓가를 후벼파고 뇟 속 깊은 곳까지 파고든다. 두려움. 절망. 공포감. 그 모든것이 내제된 그 목소리를 가현은 그저 한껏 만끽하며, 받아들인다. 그래. 그때도 그러지 않았는가. 그저 당신만이 즐거울 수 있다면.. 저가 느끼는 감정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믿어 의심치 않사옵니다.
점차 거리를 좁혀오는 소리가 들리면, 가현은 다시 눈을 감고 제 본낯을 가렸다. 자연스럽고 몸에 익은 그 행동은 자신의 가문에서 그토록 이야기하던 예의범절과도 같은 것이었다.
'당신이 재미를 느낄수만 있다면. 저의 덧없음으로, 쾌락을 즐길수만 있다면...'
이 소녀. 못 할게 무엇 있겠나이까. 인간이 정한 죄악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이까. 말 없이 속으로 되아리고 그것을 충분히 만족시키기 위하여, 가현은 더더욱 숨을 죽이고 몸을 숨길 뿐이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입꼬리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이런 덧없는 행동마저 칭찬하실 만큼- 당신은 자애로우시며. 동시에 무자비하시니.
짧은 순간. 온화의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이 스친다. 그저 연례행사를 즐기러 나와 이게 무슨 일인가. 내 아회를 괴롭힌 벌을 받는 겐가? 그렇다면 본인에게 받아야지 왜 별것이 다 --인가. 겉으로 안 그런 듯 해도, 결국 온화도 적룡이다. 붉은 머리, 게다가 붉은 눈은 쉬이 불타올랐다.
대뜸 뒤집힌 얼굴이 보였을 때. 그것은 터졌다.
"어이쿠 깜짝이야!"
온화는 웃으며 어떻게 죽여줄까 따위를 말하는 얼굴을 향해 망설임 없이 다리를 차올렸다. 정확히 무릎으로 얼굴을 가격하려 했다. 저게 누구인지 알 바인가? 성가신 것은 눈 앞에서 치워버려야지.
누군가 쫓아오는 것 같은 기운에 도망치나, 결국 악몽을 벗어나지 못하고, 쳇바퀴 돌듯 빙빙 돌고만 있는 것인데. 정신없이 달리다 무언가에 발에 걸리면 연은 넘어질 뻔하다 간신히 멈춰 선다. 악몽이이니까. 꿈이니까. 죽어도 꿈 속에서 죽는 거니. 더 두려워 하지 않고, 아니 포기하는 마음으로 뒤돌아서며 다가오는 것을 마주하려 한다.
순간 모든게 침잠하고, 몇 남은 행동의 갈래 중에 정해진 길이 하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성율의 공황에 빠진 얼굴, 눈물 뚝뚝 떨어지던 얼굴이 순간 잠잠해들었다. 방금 전까지는 무얼 해야할지 몰랐는데, 이제는 무엇을 해야할지 알게 된 기분이었다. 지금껏 걸어온 길이 결국은 하나의 길로 향하는 돌림길이었음을, 이제야 깨달은 까닭이다.
자신처럼 아둔한 이에게 무슨 볼일이 있으신지 모르겠으나, 기왕지사 이렇게 된 거 예의를 갖춰야겠다 싶어 무릎 꿇고 높은 분 배알하듯 몸을 조아렸다.
"신님, 신님."
눈을 꼭 감고 고개를 숙이자, 이마가 풀숲에 닿았다.
"저는 배운 것이 없고 아는 바도 없는 무지렁이인데, 신님께 도움 드리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제사장 곁에서 몸종 노릇을 해왔다고 자신에게 자격이 생기는 것도 아니고. 설마 높으신 분께서 자신에게 관심을 가질 거라고는 더더욱 생각도 안해봤으니. 이 상황이 성율에게는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아, 비린내가 짙어진다. 검붉은 광경이 눈에 담길 듯하면서도, 마침내 마주한 것에 아회는 그대로 굳어버린다. 인간이라기엔 그것이라 불러야 하며, 그것이라기엔 뱀과도 같고, 뱀이라기엔 위대하다 느껴야 할 것이.
시체를 발로 툭 치는 모습과 함께 소름 끼치는 미소를 마주하자 가슴이 방망이질 친다. 심장이 어떤 의미로 뛰는지 모르겠다. 공포? 환희? 그것도 아니면 형용할 수 없는 미지의 감정? 아회 그 상황에서 한 가지 사상에 사로잡히고 만다. 마치 누군가 자신에게 속삭이는 듯싶었다.
이 생각을 들게끔 유혹하는 자 당최 무엇인가, 과거의 망령인가? 선조의 죄악인가? 알 수 없다, 알 도리가 없다.
단지 한 걸음, 두 걸음 매료된 듯 다가가다 손 뻗으니. 그 모습 마치 범과 같다. 아니면 진짜 범이었나? 모르겠다, 인간은 알 도리 없다, 이곳은 있어서는 아니될 일만 가득하니 알 도리 없다…….
감촉은 있으나 실체는 없으며, 떨어지는 건 빈 그릇이니. 온화는 굴러떨어진 시체를 보고 쯧, 혀를 찼다. 뭐 이런게 다 있냐며 불평할 틈도 없이 들려오는 목소리에 흠칫 목에 손을 댔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 마시오. 내 취할지언정 내주지는 않을 것이니."
몸을 짓눌러오는 중압감에 손이 더 굳기 전에 목을 쥐려 한다. 그러나 힘이 들어가는 것보다 시야가 도는 것이 빨랐다. 빙그르르- 쿵. 퍼뜩 고개 들어보자 축축한 물기만 몸에 느껴졌다. 고개를 내려보니 옷도 머리도 죄다 젖었다. 그네들을 깨우려 했단 황룡 사감의 말에 온화는 피식 웃었다.
"쓰러졌다고 냅다 물을 붓는게 어딧소. 아이고야. 이거 아주 푹 젖었네 그려! 이 보소!"
야단 아닌 야단을 떨며 옷자락을 펄럭이자 주변 시선 혼란하게 돌아가는 것이 선하다. 으하하! 그 모양들을 보며 웃어제끼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잊혔다 떠오른 그- 송 보리에겐 흘깃 시선만 스친다. 소매 깊숙히에 용케 무사한 곰방대를 꺼내든 온화는 젖은 머리 젖은 옷에서 물 뚝뚝 흘리며 그대로 흔들흔들, 연회장을 빠져나갔다.
situplay>1596814086>844 듣자하니 자신의 것이 아니라 가족의 것을 사는듯 했기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도화는 중앙에 위치해 있으니 물건을 구하는 것이 다른 지역보다 쉽기도 했고 보기 힘든 다른 지역의 것들을 기념품 삼아 보내주기도 용이했으니 말이다. 값진걸 보내주려고 한다니 그녀가 고른 것을 바라본 윤하는 고개를 저었다.
" 박힌 보석이 커 분명 값은 나가겠으나 보통 이런 것이 어울리는 사람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죠. "
보석에 시선이 너무 가서 시선이 사람에게 향하지 않는데다 허영심이 많다는 인상을 주기 쉬워보였다. 그는 가게에 있는 비녀들을 훑어보았으나 딱히 추천해줄만한 것이 보이지 않았다. 너무 수수하거나 너무 화려하거나. 꼭 비녀여야한다면 여기보단 다른 가게를 찾아보는게 더 낫겠지만 장신구라면 비녀 말고도 추천해줄만한 것이 있었다.
" 이런 머리띠는 어떤가요? "
작은 보석들이 빛나고 있는 검은색의 머리띠였다. 보석의 값어치도 그렇게 낮아보이지도 높아보이지도 않고 적당히 화려한 느낌이었다. 만약 자기가 선물한다면 이런걸 선물할 것 같아 추천해준 것이었다. 생각해보니 가현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아서 비슷한게 있으면 하나 더 사갈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었다.
>>184 성하의 설정도 점차 변하는군요...! 두근두근, 기대가 된답니다... 그것보다 증류식 소주에서 스카치 위스키라니, 짙은 맛이어라... 냠...냠... 맛잘알이네요...😇
>>185 윤하의 따스한 진단! 매일 일기를 쓰는 것도 사랑스러운 윤하는 어쩜 버릇도 저리 귀여운지 모르겠네요. 점을 찍는 습관... 고민하듯 톡톡 치는 느낌이 들어요! 으음, 구경하다 보면 말릴 때도 있을까요? 도움 먼저 물어보는 것도 상냥하니 웃어주는 것도 좋은데, 마지막... 마지마악...🥺 슬픈 건 아회가 다 떠안을 테니 부디 행복한 일만 가득했음 좋겠어요... 아픈 걸 참지 말고 응석을 부려야 할 텐데...
>>188 똑부러지는 모습이 보이고 있어요! 처음부터 조목조목 논리정연히 얘기하는 모습이 돋보이네요... 가능성을 찾는다는 집념도 멋있고, 새로운 길을 찾는다는 모습 같아서 참 보기 좋아요. 거기다 마지막에 실패에 대한 태도도 정말이지, 어쩜 이리도 우직할까. 성하의 새로운 이야기가 기대가 되네요!😊
그런가. 성율은 아는 바가 없으니 그렇다면 고개 끄덕일 수 밖에. 까다롭지 못한 성율은 무던히 받아들였다. 생각해보니 자신의 언니는 수수한 편이라 이런 장식을 싫어할지도 모르겠다. 라고 생각해보는 성율이었다.
"그건 안 돼요."
성율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성율의 언니는 머리가 자신만큼이나 하얀 것뿐 아니라 주로 입는 옷들도 흰색이나 하늘색에 밝은 계열들을 입고 다녔다. 거기에다 검은색 머리띠를 주면 머리띠만 눈에 띄어 눈에 걸릴 게 틀림 없었다. 성율은 윤하를 위해 부연 설명을 해주기로 마음 먹는다.
"언니는 저랑 비슷하게 생겼어요. 봐요, 머리도 이렇게 하얗고 눈도 밝은 색이지요."
성율은 톡톡 제 머리를 두드리고는 그 손 그대로 내려 눈 아래 유독 튀어나온 부분을 꾸욱 눌로 내렸다. 가려진 눈동자가 전부 보여 푸른 빛 이채가 돌았다.
>>184 성하의 마법이 기대가 되네! 복싱하는건 좀 멋있을 것 같다!! 이건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 슉슉 >>188 뭔가 성하는 열혈캐릭 같은 느낌이 드는데 ... 소년만화 주인공 같은 느낌? 2번째 답변이랑 3번째 답변 보니까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든다 ㅋㅋㅋㅋ >>189 안돼~~ 슬픈걸 아회가 왜 가져가 아회는 매일 행복해야 하는데! 마지막 질문은 비설이랑도 연관 되어있는거다 보니까 그렇게 됐네. 그래도 본인은 지금 재밌게 살고 있어서 좋다고 하니까~
성율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성율의 언니는 머리가 자신만큼이나 하얀 것뿐 아니라 주로 입는 옷들도 흰색이나 하늘색에 밝은 계열들을 입고 다녔다. 거기에다 검은색 머리띠를 주면 머리띠만 눈에 띄어 눈에 걸릴 게 틀림 없었다. 성율은 윤하를 위해 부연 설명을 해주기로 마음 먹는다.
"언니는 저랑 비슷하게 생겼어요. 봐요, 머리도 이렇게 하얗고 눈도 밝은 색이지요."
성율은 톡톡 제 머리를 두드리고는 그 손 그대로 내려 눈 아래 유독 튀어나온 부분을 꾸욱 눌러 내렸다. 가려진 눈동자가 전부 보여 푸른 빛 이채가 돌았다.
"그쪽이 떠올린 사람이 따로 있나보죠? 어디보자, 이런 머리띠가 어울리려면... 검은 머리, 아, 붉은 머리려나... 여인의 장신구를 골라주면서 다른 여인을 생각다니. 못되셨어요."
성율이 골리듯 희미하게 웃었다. 장난기가 오목하게 들어간 입꼬리에 잔뜩 고여있었다.
"그래서 그런데요. 누구예요?"
그럼 그렇지. 백룡 특성상 인간에게 흥미가 많은데, 이렇게 쿡 찔러보고 일 커진다 싶으면 모르쇠하는게 요즘의 취미다.
남쪽 해안가, 외딴 곳에 작은 마을 하나 있다. 마을의 이름을 말하면 십중팔구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그나마 아는 사람이 나온다 하더라도. 아! 전부 실종되었다는 그 마을. 하며 흔한 괴담말하듯 마구 겁을 주고 으스대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감히 확신하건데, 그 마을의 과거를 기억하는 사람은 손가락으로 셀 수 있을 정도로 적다. 그 중 그곳에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으로 범위를 좁히면 정확하진 않더라도 둘 정도 ㅡ초라할 정도로 적은 숫자로 줄어들고 또 덧붙여, 그때 그 상황을 제대로 설명해달라 부탁하면 그 부탁에 응해줄 수 있는 사람은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
>>198 ㅋㅋㅋㅋ 아앗 성율주의 욕망이 너무 눈부셔~~ 금을 가져온다면 연주해주는 수밖에 없잖아~ 흑흑 (인공눈물) ㅋㅋㅋ 맞아 온화도 그렇게 말할걸~ 뭐라 지껄이는겐가. 알아듣게 말을 하소! 하고 휙 가버리기~
현대였으면 이어폰 착용중인 성율이 뒤에서 백허그로 놀래켜버렸을텐데~ 못해서 아쉽아쉽~ 오오 최우선 목표가 복수라. 성율이의 엔딩이 궁금해져~ 과연 성율이 복수의 끝은 어떤 모습일까~? ㅋㅋㅋㅋㅋ 에이 본인이랑 언니 생일 기억하면 됐지 머~ 괜찮아 다른 기념일은 성율이 미래의 반려자가 다 기억해줄거야~
아회: 120 50m,100m 달리기를 한다면 기록은 어느정도? : "날랜 편이기에 평균 보다는 조금 빠른 편이오. 간혹 도술을 빌려 인간의 범주를 초월할 때도 있지. 그러나 소인은 뛸 이유가 없고,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오." "어차피 MA 님의 손아귀 안인데 소인이 왜 뛰겠소."
097 손, 발톱은 언제 다듬나요? : "주에 한 번, 정해진 날마다 정갈하게 다듬소." "다만 손톱이 빠르게 자라니 정갈히 하고 싶어도 제법 곤란하외다."
310 칫솔질은 까다롭나요? : "하다하다 생활력까지 질문하는 이유가 무엇이오? 까다롭소. 사소한 이물감마저 싫어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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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회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오랜 시간 공을 들인 무언가가 아무 소용 없어진다면?」 : 토도도독 토독 토도도독, 토도도독, 토도도독, 토도도독, 토독, 토도도독…….
소리가 멈춘다. 그것 평온하게 미소 짓는다.
2. 「유튜브에서 검색하는 단어는 주로 어떤 것?」 : "유...티유...브? 그것이 무엇이오? 처음 듣소만..."
3. 「귀하게 여기던 것을 타인이 멋모르고 버려버렸다면?」 : "그럴 수도 있지. 원내의 사람이라면 원체 제멋대로니 어쩔 도리가 없지 않소. 홀로 찾아야지."
>>196 언니라고 했으니 머리색이 비슷하겠다는 것을 빠르게 캐치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윤하는 멋쩍게 웃어보였다. 그래도 이거 괜찮아보이니까 자신이 구매해서 가져가기로 했다. 평소에 돈을 잘 쓰지 않으니 이 정도는 사도 문제 없을듯 했다. 그럼 다른걸 추천해줘야겠네, 윤하는 그렇게 생각하며 가게 내부를 천천히 돌기 시작했다.
" 목걸이 같은건 눈에 잘 띄지 않으니 귀걸이 같은 것도 나쁘지 않겠네요. "
금세 괜찮은 머리띠가 보였는지 눈에 담아둔 그는 귀걸이쪽을 바라보며 그녀와 대조하기 시작했다. 언니라고 했으니만큼 비슷한 이미지일테고 눈 앞의 여학생과 어울린다면 언니와도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허나 그 생각은 상대방의 질문에 잠깐 끊어져버렸다.
" 연인의 장신구를 골라주는 것도 아니니 괜찮지 않을까요? "
하물며 골라주는 상대방이 생판 모르는 남이니 더욱 더. 허나 이런 짓궂은 장난 섞인 말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그런 점마저 포용하고, 사랑해줄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렇기에 윤하는 몇가지 귀걸이를 손에 담으며 말했다.
" 내가 가장 친하게 생각하는 친구. "
그렇게 말하며 상대의 앞으로 돌아온 그는 손에 담겨있던 몇가지의 귀걸이를 보여주었다. 은색으로 빛나고 있었으나 크기가 과하지 않아 누가 하던 괜찮게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모양도 좀 다르고 길이도 좀 다른지라 이 부분은 취향을 더 잘 알고 있을 상대방에게 맡겨야했다.
>>190 약간 자연치유를 믿는 쪽 .. (아님) 약은 쓴 것도 있어서 별로 안좋아한다네~ >>199 과찬이라니 이 정도면 소년 점프에서 연재하는 주인공 자리에 있어도 하나도 안어색할 것 같은데! >>197 헉 칠현금 대단하다. 언젠가 들을 날이 오면 좋겠는데 ... 엔딩 전까지 캡틴이 하나쯤 마련해줄꺼라고 믿어!!! >>205 일기장은 지금까지 아무도 안보여준거라고! 살짝만 알려주자면 오랫동안 써온거라서 학년에 따라 성격 달라지는게 보이는 편. >>207 양반은 ... 뛰지 않는다 ... (메모) 그리고 토도독거리는거 지팡이 두드리는 소리인건가 설마?! ㅋㅋㅋㅋ 상당히 리듬감 있게 두드리는 것 같네. 근데 의외로 소중한걸 버렸는데 화를 안내는구나. 약간 화를 너무내서 낼 필요 조차 없다! 이런 느낌인것 같아.
>>206 ㅋㅋㅋㅋㅋㅋ 그러다 성율이 소문날라~ 얘얘 소문 들었어? 요즘 여학우 한명이 매일 금을 들고 수업을 들으러 다닌다지? 막 이런 소문이 퍼지고 와전되서 성율이가 칠현금 마스터가 되고~ 막 이래~ ㅋㅋㅋㅋㅋ 미묘한 설렁설렁 정신. 아 딱 그게 맞다. 성율주 표현 리스펙트해~ 플러팅 반응은 뭐~ 나중에 일상 돌리게 되면 그 때 정해도 되지 즉석으루~ 에헤이 SL이래도 모르는 일이야~ 교통사고는 뭐 예고하고 나나~
>>207 아회 달리기 빨라? 그런데 왜 매번 잡히는걸까? 앗 사실 아회도 온화의 추근거림이 싫지 않았던것? (절대아님) 어차피 MA 님의 손아귀 안이라는게 조금 쓴맛인걸~ 손발톱 손질에 칫솔질... 진단이 오늘따라 사심 채우는 느낌...? 나... 아회가 손톱 두드리는 소리 내면 쵸큼 무서워... 하지만 온화는 안 쫄지 냉큼 가서 거 손톱 다 닳겠소~ 하고 손잡고 쎄쎄쎼 해야지~
>>원내의 사람이라면 원체 제멋대로니<< (옆눈)(휘파람) 그래도 온화는 물건 막 안 버려~ 아회가 뭐 잃어버렸다면 같이 찾아줄거야~
>>209 그렇게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 플래그를 꽂아버린 윤하주 덕에 온화의 금 타는 모습은 엔딩까지도 나오지 않게 되었다... 따란~!
>>197 온화의 진단은 늘 다채로운 느낌이어라. 지갑 쓸 일이 없게끔 만드는 온화, 현명하네요! 돈을 빌린다는 것도 당당하고, 너무 도우려고 하지 않고 딱 선을 긋는 것도 보이고... 그런데 칠현금이요...? 듣고 싶어요... 사감 선생님!!!!!!!!(?)
아회가 한번 뛰면 기력이 없는 편이라서요...👀 으악 붙잡혀요...!(후다닥) 쎄쎄쎄를 하면 눈썹이 위로 스으윽 올라갈...지도요...?🤔
>>198 자기만의 세상에 집중하려는 성율이 같아서 첫 질문부터 귀엽다, 고 생각은 하지만... 귀가 나빠지는 건 안 되는데 말이죠!🫤 인어에게 복수하기가 삶의 목표군요... 다른 도사에게는 달리 증오스러운 감정을 품지 않는 걸까요? 앗... 기일... 생일... 앗...🥺 독백마저...
진단님이 계속 본인의 생활습관을 물어보니 그만...😂 대체 왜 이것까지 알려 드는거지...? 싶었다네요...ㅋㅎㅋㅋㅋㅋ
>>209 으음, 재밌게 살고 있다니 참 다행이에요... 모두 행복해야만 하는데 말이죠...🥺 소중한걸 버려도 인간이 그렇지... 하는 아회랍니다. 윤하주 말씀대로 화를 낼 필요가 없는 걸지도요...🤔
여담이지만 진단이나 이번 진행에서 보인 '토도도독'은 탭핑...? 인가, 그거랍니다. 아회는 새끼부터 검지까지, 토도도독. 하고 지팡이를 두드리는 버릇이 있어요.😊 지팡이가 없다면 무릎 위나 테이블에 손을 얹고 그런답니다.
>>221 (녹음)(흐물흐물) 앗 머리띠 선물 :D?? 최고다 임가현 진짜 친구 하나는 잘 뒀다 짱친선관 짜길 잘했다구~~ 이걸로 일상거리가 또 하나 생기게 된거구나 아주.. 아주 좋소 흐흐 머리띠 딱 받으면 아마 만족스러워하다가 직접 써보고 잘 어울리냐고 물어볼듯.. 하 그치만 자세히는 들어가지 않는다 일상거리를 썰으로 승화시켜버릴순 없지 음음 XD
>>229 핫, 이제 돌이킬 수 없게 되어버렷~~ 후 이럼 제대로 된 트리거를 준비해야겠는걸~
>>230 오오 가현이 진단~ 일단 뇸뇸 먹자~ 카페 음료는 특별히 가리는 건 없나보구나. 음음. (메모) 형제관계가 온화랑은 반대네~ 온화는 위로 둘 아래로 셋이니까~ 앗 나중에 남매들 얘기로 말이 잘 통할지도? :) 와 가현이 디저트 만들 줄 아는구나! 이거..절대 얻어먹는다... 반드시...! ㅋㅋㅋㅋㅋ 나.. 마지막 질문 긁어보고 소름돋았어 무서워오 잉잉...
>>232 (흐뭇) 맞아 6남매 중에서 장녀야 위로 오빠만 셋 아래로 여동생 하나 남동생 하나로 설정해뒀.. 는데 내가 이걸 캠틴한테 설정 검토받을때 같이 섞어서 보냈던가..? 🤔 사실상 당주 확정에 가까운 위치지만! ㅋㅋㅋㅋ 마지막은.. 어쩔수가 없으 다른건 다 포용하더라도 자신이 가진 신념이 잘못된거라고 단정하고 넘어가는거니까~
>>234 어라 온화도 6남매 설정이구나? 나중에 일상 돌리면서 그 주제로 이것저것 이야기 나눠볼수 있겠다 뭔가 서로 어느정도 공감하는것도 있고 그럴것같아 ㅋㅋㅋㅋㅋㅋ 동생이 셋이니까 힘들다 vs 오빠만 셋이니까 힘들다 이런 느낌으로다가? 나중에 디저트 얻어먹는것도 대환영이야 하 다시 일상소재가 차곡차곡 쌓이고있어~~ (뿌듯) ㅋㅋㅋㅋㅋ 자신이 내내 품고 있었던 신념이니까 어쩔수없다..!
>>230 가현이의 맛있는 진단...! 카페 음료는 가리는 게 없군요. 직접 원두 내려서 좋은 음료 만들어주고파라... 흑요석을 좋아하는 것도, 가족관계도... 딱 중앙이네요! 디저트 잘 만드는 가현이도, 식당의 변화를 포용하는 모습도 멋지다가 긁어보고 놀라게 되네요. 광신이란 늘 매력적이고 위험하니 가현이의 매력이 배가 되어요...
>>236 ㅋㅋㅋㅋㅋ 그 그런가..? (일단 쓰담받는게 좋음) 진짜 이제 봄도 슬슬 막바지인거 같은데 아직까지도 이렇게 극단적인게 믿기지않아 낮에는 쪄죽고 밤에는 얼어죽고.. 헐 근데 후리스 현명하다 나는 집 도착하면 씻고 머리말리고 이불다이빙 할 생각만 하느라 떠올리지도 못했는데 ㅋㅋㅋㅋㅋㅋ ()
>>238 맞아 일단 카페가 있다- 라고 가정했을때 과일차 커피 등등 다 좋아할거야! 아늬 직접 원두내려서 정성껏 주면 뭐 사먹을때보다 두배세배 더 좋아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흑룡기숙사 설명 보면서 대충 캐릭터 방향성 잡다 보니까 이런 느낌이라도 괜찮겠다 싶더라구. 근데 나는 광신이랑 정반대인 사람이라 캐이입하기 좀 빡세서 일부러 위키라도 보면서 비슷한 캐릭터성이랑 성경 구절 등등 써먹고 있지..!
그러게 일단 커피 자체는 좀 역사가 깊으니까 아마 있지 않을까? 인데 양탕국이랑 가배차 ㅋㅋㅋㅋㅋㅋ (검색하고 알아챔)()
>>239 아니근데 그렇게까지 미련이 없을줄은 몰랐지..! 짱 무서운 상황이었는데 그냥 서있었다는 묘사 보고 감탄했어 :0 사양해도 피해갈수 없다 어거지로 사다가 주머니에 팍 꽂아두고 꼭 가져가 오케이? 해버릴것.. ()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놀란 다음에 금방 안정찾는 윤하 귀여워 최고야.. 일상 진짜 언젠가는 진짜 다 돌리고 말거다 일단 바쁜거 해결되면 시트캐들이랑 전부 일상 한번쯤 해보는게 내 버킷리스트다~~
>>239 뫄님을 만나면 꼭 하고 싶던 말이기도 했으니까~ 진행하면서 윤하가 욕심이 생기는지도 관전 포인트야! ㅋㅋㅋㅋ 강제로 가져가게 만들다니 ... 그래도 성물해준건 고맙게 쓸테니까. 일부러 앞에서 쓰는 모습도 보여줄테고! 맘 같아선 일상 멀티로 와구와구 돌리고 싶네
>>240 맞아~ 윤하가 카운트다운 하고 있는거야. 어떤 건지 대충 감이 올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야~ 딱히 좋은건 아니니까.
>>245 ㅋㅋㅋㅋㅋㅋ 그렇구나 히든루트 덕분에 꽤 일찍 볼 수 있게 된거였군! 맞네맞아 지금은 이렇게 세상 미련없고 욕심없지만 나중에 또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거니까~~ 진행이 기대될수밖에 없잖아 이렇게 되면! (주시자 모드)(?) 어악 일부러 써주는거야?? 일상 돌리다가 중간에 내가 사라져도 이상해하지 마 갓캐모먼트에 치여서 기절한거니까~ () 진짜.. 나도 일상 멀티 가능한 두뇌였으면 이 사람이랑도 돌리고 저 사람이랑도 돌리고 다해버렸을건데.. ;-;
22명 남았다니까 대충 사람 인원수인건 알겠는데 아직 그 이상까지는 애매모호하네 뭔가 알것같으면서 모를것같은? 그치만 그건 확실히 깨달았지 재앙이란 묘사도 그렇고 시트 정보도 그렇고 일단 긍정적인 의미는 아닌것같은데 하 어떻게 해 확 1명으로 줄여서 비설을 캐내버릴까~? (안된다)
>>247 뭐야 성물이라고 써버렸잖아! 근데 가현이가 준건 성물 맞지 누가 준건데~ 고이 모셔야지. 히든 루트 아니었으면 일상이나 진행하면서 드러내려고 했는데 말이야. ㅋㅋㅋ 그래도 윤하가 즐겁게 살 수 있는 이유 중에 하나니까 말이야. 좋아하는거 알고 일부러 써줄껄? 윤하가 갓캐라니 말도 안돼~ 가현이는 갓갓캐인데?
생각보다 금방 풀릴 수도 있으니까~ 내가 이런거 오래 못숨기는 성격이라. 재앙은 윤하를 지칭하는 말이고 사람 수는 ... 나중에 차차 알게 될꺼야~!!
>>247 아니 지금봤는데 그런거 긍정해버리면 어떻게 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첫진행부터 히든루트 열린것도 너무 기적인데 캐릭터별로 반응 보이는거 다 달라서 나중에 쭉 읽어봤을때 굉장히 흡족하고 마음에 들었어 이게 도하학당인가 싶더라.. 윤하 모먼트도 좋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거지 음음~ 아늬.. 임가현 오늘부로 MA한테 바치는 충성 윤하한테도 공평히 바쳐라 조언 아니라 명령이다~ (?) 아 진짜 임가현 너무 뿌듯하고 흡족해할듯 ㅠ 나중에는 그거에 맛들려서 이것저것 한가득 사주고 씌워주고 흐뭇해하고의 반복이 될것같고~~ 으으 이런식이면 끝이 안 나는걸 나는 알지.. 그냥 도하학당 전부가 갓갓갓캐인걸로 결론~!
헐 좋아 역시 존버는 떡상이다 이 어장에 내 집문서를 걸고 주식투자해도 떡상하는거 보고 안심할수 있을듯 ㅠ (???) 좋아 그러면 나중에 풀려나오는 설정 보면서 아 헉 헐 하고 이게 그거였구나 하고 다하겠으 >:3
무씨 가문에는 유령이 존재했다. 긴 머리는 빗질 잘 하였다 한들 산발이요, 사람들은 곁을 스쳐 지나가도 신경 쓰지 아니하고 그것 또한 발소리 일절 내지 않으며 돌아다니는 재주 있었기 때문이다. 어딘가에서 홀연히 나타나 주변을 맴돌던 유령은 어느 순간 시선을 떼면 사라지곤 했는데, 찾아보면 구석에서 제 어미 곁에 꼭 붙어있곤 했다. 그 순간에도 말이라곤 일절 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시선을 피했으니, 유령은 대대로 제사장 호위 기르는 무씨 집안에서 무인으로 자라기엔 어렵겠노란 이야기를 듣곤 했다.
또, 가끔은 어미가 가문의 일 때문에 불려나가곤 하였다. 그럴 때면 홀로 남은 유령은 소리를 죽였다. 그런 모습을 보며 북부 아닌 곳에서 온 사용인들 말하기를 '제 어미 곁에서 떨어지며 그 나이면 불안한 것이 당연하나 해 떨어져도 조용히 자리 지키고 일절 움직이지 않는 녀석이니 도통 의중을 모르겠다'라며 치를 떨곤 하였으니, 유령이 도술로 회춘한 것은 아닌지, 혹은 진짜 유령이 아닌지 제각기 열띤 토론을 나누기도 하였다.
유령이 가문원 중에서 제 두각을 드러낼 때부터 이 모습이 달라졌는데, 어미가 불려나갈 적엔 소리 없이 사라지며 누군가를 만나고는 하였다는 점이다. 돌아올 때면 간식 품에 가득 안고 수줍게 미소 짓곤 하였으니, 돌아오는 발걸음이 깊고 경쾌한 타박타박 소리 나는 것이다. 그 이후로 사람들이 유령이 아닌 사람이구나 확정 지었으나 무씨 집안의 누굴 만나는지는 도통 알 수 없어 또 사용인끼리 작은 입씨름이 벌어지곤 했다. 머잖아 만나는 사람이 누구인지 밝혀졌으나, 사용인들은 감히 왈가왈부할 수 없었다.
단지 무씨 가문이 한번 크게 뒤집어지고 쑥대밭이 되었던 이후 유령은 나이에 맞지 않는 차분한 표정으로 정해진 시간마다 발걸음을 죽이고 어딘가로 사라졌다 홀연히 돌아오는 등 다시금 유령의 행보를 반복하였다는 점만 아스라이 남았을 뿐이다. 이는 유령이 학당에 재학하고 방학을 보낼 때도 마찬가지였으며, 어머니가 계신 별채에서 비통하게 목을 놓아 우는소리가 울리는 것으로 미루어 보건대 사용인들은 유령을 건드리지 않는 것을 암묵적인 규칙으로 정했다.
지금도 유령이 밖을 나돈다. 자다 깨었는지 요추를 넘어 허벅지에 닿을 듯 길게 늘어진 산발머리가 규칙적으로 흔들린다. 소리 없는 발걸음과 더불어 짚는 지팡이도 소리를 내지 않는 것이 퍽 기이하다. 그렇게 휘청휘청 위태로이 길 걷다 보면 기숙사 밖으로 나가는데, 작은 휘파람 소리 들린다. 휘파람이 멈추면 저벅저벅 걷고 어딘가로 휙 돌아 꺾으며 다시금 휘파람 소리가 울린다. 이내 도착한 곳은 인적이 드문 곳이요 이 새벽 어두컴컴하니 어지간한 사람의 담력으로는 도착할 수 없는 곳이다.
"머잖아……."
유령은 잔털이 돋아난 제 손등을 느릿하게 쓸어 보이고, 고개를 들어 코를 위로 치켜올리곤 눈을 가늘게 떴다. 주변에 아무도 없음을 깨달은 뒤로 풀썩, 툭, 두루마기 어깨에서 흘러내려 땅에 덮이는 소리요 지팡이 손에서 떨어져 바닥에 구르는 소리만 울린다. 투박한 바위에 아무렇게나 앉아 허공만 하염없이 쳐다본다. 오늘 벌어진 일에 대하여 도통 생각을 정리할 수가 없었다. 나는 그때와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싶었건만 여전하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나는 결국 선택을 내려놓을 수 없고, 한 가지 알껍데기에 단단히 얽매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헐 아회 유령에다가 빚대서 묘사한거 왤케좋지?? 어렸을 적 행보 묘사로 은근슬쩍 떡밥 깔려있는거 최고야 시트에 나와있는거랑 대조해보면 뒤집어지고 쑥대밭이 된 이유 정도는 어느정도 알겠는데 아가 아회가 어디 가서 누구 만나고 온건지는 아직 모르겠고..? 이것도 나중에 밝혀지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고 있다~~! (이미 밝혀진거면 머리 박고 석고대죄를..) 아늬 실화.???? 아회 대사 실화???? 천하는 잿더미가 되고 죽음만이 고요히 온 땅을 덮을 터입니다 이거 나 새벽감성이랑 맞물려서 치여죽어 5000번도 더 죽어... (박살나고야 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에잇 쥐구멍 못가 안돼~ (막기)
>>254 아 귀여워 ㅋㅋㅋㅋㅋㅋㅋ 쥐구멍 들어가게 해줄까 말까~~ 역시 안 들여보내야지! (혼자 북치고 장구치는 편) 역시 아직은 비밀이구나. 그렇다면 나중에 어떻게 저 떡밥이 풀리게 될질 기대하고 있어야겠어 :D 분명 기대를 져버리지 않을거야 사소한 거라고 하더라도 내 흑룡 뺨치는 포용력으로 커버치겠어!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하지만 내 심장에 무리가 오는걸.. 이미 오늘도 진행하다가 심정지 6천만번은 더 왔는걸..? (?)(쥐구멍을 내어주며)
괜찮아 나는 일단 보이는거 그대로 해석하고 해석이 맞으면 맞는대로 좋아하고 아니면 또 정정되어지는거 보면서 좋아하는 편이라..! 지문에다가 막 대입해줘 나 여기에 이미 뼈 묻기로 해서 땅 500평정도 사둔 사람이니까 진짜 뭐든 다 양해 가능해 10가능~~ ()
>>255 쥐구멍은 제 피난처랍니다...🙈 언젠가는 제 떡밥도 풀리고, 다른 분들이 소중히 간직한 비밀들도 하나둘 풀릴 거라 믿고 있으니까요.☺️ 흑룡을 넘어설 정도의 포용력이라니, 가현주도 따뜻한 포옹을 좋아하는 올라프와 같은 분이셨군요...!😳 사실 저도 이번 진행에서 많은 분들 덕분에 심정지가... 사실 전 좀비랍니다...(?)(쥐구멍 쏙)
어느 쪽이든 좋아하셔서 참 다행이에요. 저도 사실 쥐구멍 땅을 자그맣게 사둔 편이라, 여기에 뼈를 묻기로 했답니다. 저도 무엇이든 다 좋으니 서로 잘 부탁드려요! 매력을 발산해주시면 더욱 기뻐요!😉
>>256 ㅋㅋㅋㅋㅋㅋ 쥐구멍은.. 아회주의 피난처... (메모) 그럼그럼 이제 막 첫 이벤트 끝난거기도 하고 일상도 그렇게 많이 돌아가진 않았으니까~ 앞으로 일상 더 많이 돌아가고 이벤트 진행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설정 하나둘 풀리고 그럼 또 그때 볼거리가 늘어나고.. 아주 뿌듯하게 될것같아 물론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적폐설정 떠올리고 궁예 하는것도 하나의 묘미라고 생각하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들켰으니 어쩔수없다 아회주 이리와 내 포옹을 받아라~~ (꼬오옥) 아니 사실 우리 둘다 좀비였던거야 아니면 여기가 이미 천국이라던가..? (말하고 보니 그럴싸함)(?)
어제인가 그때도 이야기한적 있었지만 나는 내가 이 어장 최고의 가능충이다! 하고 당당히 말할 만큼 오케이 폭이 넓거든 막 유혈낭자한것도 헉 하지만 뒤에서는 웃고 있어.. 아주 찐하게... (이 사람 누가 잡아가요) 나도 다시한번 잘 부탁한다구 :D 매력발산.. 모자란 필력으로나마 한껏 해볼게~~! 아늬 근데 일찍부터 일정이 있으면 조금이라도 자둬야하는거 아니야..?? 나도 아까 이벤 끝나고 급 피로해져서 잘까 싶긴 했는데 막상 눈 감으니까 잠 안오고 두시간동안 뒤척이다가 결국 폰 쥔거기는 하지만.. :3
1. 아회가 탭핑(지팡이를 토도도독 손가락으로 치는 그 묘사)을 할 때는요, 손가락 끝을 세운 뒤 무조건 새끼부터 검지까지 피아노 건반을 치듯 순서대로 움직인답니다. 템포는 빠른 편이에요. 타 다 다 닥이 아니라, 말 그대로 토도도독, 이에요. 조금만 더 빨리 치면 하나의 소리로 들릴 정도의 템포...?
가끔 검지부터 새끼까지 역순으로 두드릴 때나 검지만 툭, 툭, 툭 하고 건드릴 때도 있는데, 이건 아직 비밀이에요.🫤
우헤헤 30 이네. 그래도 소소하게 TMI 하나 풀자면 윤하는 본가 사람들과 사이가 안좋은 편. 그래서 집에 돌아가는걸 극도로 싫어해. 어느 정도냐면 관련 얘기만 나오면 화제를 피하고 집요하게 물어보면 진짜 화냄! (<< 매우 중요) 윤하는 화나면 본디 가문 사람들처럼 성격이 완전 뒤바뀌는지라 ...
-頌보리는 송가의 적자입니다. -그가 속한 송가는 제사장들의 총 대빵입니다.(원X스로 치면, 선장. 포X몬으로 치면, 챔피언) -보리는 남성입니다. -그는 본가에서 쉬고 있을 때, MA에 의해 강제로 놀이친구가 되어 끌려갔었습니다. -MA에게 몸을 내어준 적이 많습니다. -떡 좋아합니다. 특히 찹쌀떡! -이름 때문인지 보리밥은 좋아하지 않아요. -이름이 컴플렉스인데, 집안에서의 애칭은 "보리보리".
입학식이 끝나고 저녁이 되었다. 그의 입장에선 여섯번째 맞이하는 입학식이라 평소대로 흘러갈테고 금방 끝날줄 알았는데 작은 이변이 있었다. 아니, 그걸 작다고 표현하는게 맞는진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피해를 받은 학생은 없었으니 심각한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왠지 모르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기숙사로 돌아가 방에 누워있다가 저번에 사온 것이 생각나서 책상 위에 올려놨던 선물 상자를 들고서 휴게실로 향했다.
" 안녕~ "
휴게실엔 많은 학생들이 있었고 그들 한명 한명에게 모두 인사를 건네며 항상 앉는 창가의 테이블로 향한 윤하는 미리 만들어뒀던 쿠키와 함께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자리를 잡았다. 분명 이렇게 앉아있으면 자신의 친한 친구가 자연스럽게 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자리를 잡는 것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고 있었지만 오늘 입학한 1학년 아이들은 아직 그 어떠한 말도 듣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
" 잠깐 이리로 와볼래? "
흑룡 기숙사에 살고 있는 수많은 학생들의 얼굴을 대략적이나마 알고 있는 윤하였기에 뉴페이스를 구분해내는건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다. 1학년 입장에서야 6학년 선배가 부르니 쭈뼛쭈뼛 다가왔고 자신의 옆에 있던 의자에 후배를 앉힌 윤하는 쉴새없이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펼쳐질지 알고 있는 다른 학생들의 흔들리는 눈빛을 뒤로하며 후배는 열심히 대답하기 시작했다.
일련의 소동이 있었던 입학식. 강제적으로 그 달콤했던 백일몽에서 깨어나 기숙사로 돌아온 가현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는지 혀를 차고 인상을 살짝 구겼다.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자신에게 그 어떠한 상의도 없이 물을 끼얹어서? 그것은 절대 아니었다. 그런 것 쯤이야 백번도 넘게 이해하고 포용할수 있다. 더한 것도 겪어본 자신이 그것에 연연할 리 만무하다. 요점은, 그 분께서 충분히 만족하고 되돌려보낸 것이 아니라 타인의 개입으로 억지로 그 꿈 속에서 끄집어내진 것이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자신이 그 환상에서 깨어났을 때의 상황이 그렇게 믿게 만들었다. 자신은 진심으로 행복했는데. 기뻤는데. 그 장소에서 자신이라는 덧없는 존재가, 위대하며 존엄한 존재가 바라는 만큼 어우러지며 평생을 함께할 수 있었는데ㅡ 그 모든것을 망쳐놓다니.
허나 흑룡의 독기는 그런 비정상적인 신념마저도 부드럽게 감싸안고 달래주는 부류의 것. 괜찮아. 분명 그런 해프닝 또한 신께서 바라는 것 중 하나일 터. 언제까지고 항상 그 분과 함께할수는 없을 일이니, 또 다른 미래를 기약한 것일거야. 그러니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네 신념에 몸을 맡기고 그 분이 원하는 대로, 그렇게 흘러가기만 하면 돼. 운명에 저항하며 쓰디쓴 패배의 맛을 느끼든. 운명을 받아들여 달콤한 패배의 맛을 느끼든. 곁에서 들리는건지 독백인지 모를 다정한 속삭임은 가현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만드는 듯 싶었다. 그래. 자신은 그저 덧없는 피조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불쾌한 기분을 풀 겸 가현은 교복을 다시 차려입고서 기숙사 밖으로 나섰다.
"역시 내 짱친이라니까~ 내 예상대로 먼저 나와있었구나? 어머나. 새로운 아이도 함께 있었네~"
아마 이 시간쯤이면 당신이 먼저 와서 자리를 지키고 있겠거니 하는 생각에 가현은 늘 그랬듯 테이블로 향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평소의 나긋한 모습과는 다르게 주변 사물들에 그 어떠한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아마 임씨 가문의 본낯인걸까-을 한껏 내비치고 있던 가현은 테이블이 가까워질 적에는 그런 잡다한 느낌 따위는 지워버리는 것이다. 먼저 나와있던 남학생에게 친근하게 말을 붙이며 가현은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앉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옆에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새로운 신입생에게도 말을 걸어주고.
"둘이서 어디까지 이야기했어? 나도 좀 들어보자~"
아마 그 신입생은 모를 것이다. 안 그래도 그 자리에 몇 시간이고 붙들려있어야 할 가여운 운명을 스스로 택했는데, 거기에 가현까지 추가됨으로써 이제 자신은 돌이킬수 없는 길을 가게 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뻔뻔스럽게도 가현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모르는 체 하며 쿠키를 자연스럽게 하나 집어먹었다. 늘 놓여있던 쿠키 외에 다른 상자가 보이자, 고개를 갸웃 기울이기도 했다.
"근데 이건 뭐야? 설마 우리 신입생이 가져다 준 먹거리일까? 아니라면 내 친구가 가져다 준 선물일까~"
그 물건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었기에, 가현은 늘 그래왔듯 평온하면서도 능글맞은 투로 간단한 추측들을 던져보는 것이다.
윤하에게 불려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듣고 있는 1학년 후배의 표정이 조금씩 난처해지는듯 했다. 분명 금방 끝날줄 알았으나 시간이 지나도 자신을 놔줄 기미가 안보여서 그런 것일테다. 허나 후배가 어떤 말을 꺼내지도 못하게 쉴새없이 이어지는 윤하의 말은 우연히 휴게실을 지나가던 학생들에게도 진절머리를 일으키고 있었다. 그야 윤하에게 시달려보지 않은 학생은 기숙사에 거의 없었으니 말이다. 그러다 그의 시선에 기다리던 사람이 들어왔다. 평소와 다르게 날카로운 느낌이 뿜뿜하고 있었지만 윤하는 신경 쓰지 않았다.
" 6년 동안 지킨 루틴인데 이제와서 없으면 그것도 좀 곤란하지 않아? "
가현이 어떤 모습을 보이던 항상 미소 띄는 얼굴로 맞아주는 윤하는 그녀의 말에 후배쪽을 돌아보았다. 지금까지 신입생은 윤하의 말에 열심히 대답하고 있었지만 가현이 자리에 앉음으로써 자신이 지금까지 얘기한 답변들을 다시금 말해야한다는 사실을 깨닫지는 못하고 있었다. 사실 가현이 오기 전에 적당히 보내주려고 했지만 가현이 자신의 예상보다 먼저 왔으니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적당히 화장실 핑계를 대면 보내주자, 라고 생각은 했지만 가현이 그걸 용납할지는 그도 자신할 수는 없었다.
" 저번에 시내 나가서 사왔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
검은색의 머리띠에 자그마한 보석들이 장식되어 빛나고 있었다. 그렇게 화려하지도 않은데 재질도 좋아보여 가현에게 선물해주기 위해서 구매했던 것이다. 가격도 꽤나 나가는 편이니 그녀가 하고 다녀도 괜찮지 않을까하여 정성스럽게 포장까지 해서 사온 것이었다. 얼른 열어보라는듯이 상자를 가현 쪽으로 밀어준 윤하는 옆에 앉아서 눈동자만 굴리고 있던 신입생에게 말했다.
" 그러고보니 우리 후배님은 기숙사 첫인상이 어때? "
그렇게 많은 질문을 하고도 아직도 질문거리가 남았다니. 신입생의 표정은 경악과 두려움이 섞이기 시작하고 있었고 당연히 그걸 모를리가 없었지만 윤하는 생글생글 웃으며 능청스러울뿐이었다. 어차피 나중에 자신의 도움을 받을텐데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했고 말이다. 다른 사람이 자신의 도움을 필요치 않을 것이라곤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학당 주변 환경은 어떻게 되어있오? 호수~는 있는거 같고, 뭐 산이 있다거나 들판이 있다거나 가면 안 되는 곳이 있다거나~ 도화 지역 안에 상점가도 있을까나? 호그스미드 같은 곳~ 커피나 탄산음료도 세계관 내에 있어? 학생의 친인척이 도화에 찾아올 수도 있을까? 개인적인 용건으로 학당 내에 들어오는 건 되나아? 하늘섬 전체적인 문명 정도는 어느 정도? 근현대?
문득 자신이 모시는 절대적인 존재 외에도 다른 사람 하나가 더 떠올랐다. 어찌 잊을 수 있을까. 나름대로 죽이 잘 맞으며, 함께 있는게 즐겁다고 여겨온 그런 사람이었는데- 갑작스럽게 그런 끔찍한 일을 저지르고 이 학당에서 모습을 감추게 되었던 일을. 그리고 어찌 잊을 수 있을까. 그 공허함을. 허나 가현의 속내는 늘 그렇듯 보기 좋은 허물에 가려지며 그 존재감을 가렸다. 기분을 풀러 이 자리에까지 나온 행동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원치 않으니, 그저 지금은 지금을 즐길 뿐이었다. 항상 한결같은 눈 앞의 남학생을 보며 가현은 웃었다. 어찌 보면 이 남학생 역시 그런 의미가 될지도 모르겠다고 판단하면서.
남학생의 이야기에 가현은 퍽 감동받은듯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예전부터 많은 이야기들을 주고받으며 친하게 지내왔었고, 저학년 때에는 서로 이해할수 없는 모습에 가벼운 다툼이 이어지기도 했지만 큰 일로 번지지는 않은 채 사그러트리며, 지금껏 친하게 지내왔었다. 그렇기에 주고받은 게 아예 없지는 않았을테지만 아까 전까지만 해도 가현은 꽤 심란한 기분이었기 때문에 오늘따라 평소보다는 조금 더 혜자스러운 리엑션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잘 어울릴것 같다- 라는 이야기는 굳이 날 떠올리고 사온 거라는 이야기일까~ 음. 고맙다는 진부한 이야기로는 모자라겠지. 잠시만.."
상자를 열어본 가현. 그리고 안에 고이 들어있는 머리띠를 꺼내 슥 살펴보다가 이내 곱게 웃었다. 맙소사, 설마하니 이런 걸 사가지고 와줄 것이라고는 모르고 있었는데. 한참동안 예쁘게 반짝이는 보석을 홀린 듯 바라보며 말을 이어가던 가현은 이윽고 머리띠를 썼다. 어때. 잘 어울려? 하고 망설임 없이 빙긋 웃으며 평가를 기다렸다.
"또 막 비싼거 사오고 그런 건 아니지? 나한테 너무 많이 투자하다가는 나중에 진짜로 큰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서 조금 힘들어질거야~"
물론 저 남학생이 진짜 자신이 원하는 상황에서 제대로 투자하지 못할 만큼 절제력이 없는 사람으로 보고 있지는 않으나, 그런 걱정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고 있으니까. 그게 포용의 과정중 하나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가현이었다.
"아차, 내 정신좀 봐. 그래서 기숙사가 어떻다고? 그 전에는 무슨 이야기 했니. 어디 사람이야? 가문은? 좋아하는 건 있어? 여기랑 집의 거리는 멀어? 첫사랑 경험은 있어? 이 수업 재밌겠다 싶은 건?"
잠깐 머리띠에 정신이 팔려 있었기에 신입생을 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가현은 대답하는 사람 입장에서 버거울지도 모를 질문을 속사포로 쏟아내기 시작했다. 드디어. 신입생 입장에서는 지옥의 문이 열리게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353 헐 좋은데~~? 분위기있고 최고야 막 빗소리 들으면서 혼자 사색 즐기면서 양탕국 마실거라는 적폐가 있는데 공식으로 차용해줄 생각이 있는지에 대하여... ^-^ () 막 그렇게 분위기 즐기고 있으면 또 옆에 가서 왜 혼자 마셔? 뭐 마시기는 딱 좋은 날이지? 이러고 분위기 다 깨부수는 임가현..
>>357 변하지 않는 우정... 부디 오래 가길 바라구 조심히 다녀오시기여요!😇 이벤트도 확인했답니다.
>>358 세상에나, 빗소리가 창문을 때리면서 난색 기조의 다방(카페)에서 옛것의 향취 묻어나는 화려한 잔에 양탕국을 마시는... 정말 좋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분위기 깨부수는 가현이라뇨, 아마 가배 한모금 슥 마시고는, 잠시 뜸을 들이다가 "과제할 것이 있어서..." 로 혼자 마시는 이유 설명할(15초 지났을 것 같아요) 것 같죠...😂
>>359 야호 공식이다 공식~~ (신남!) 아 왠진 모르겠는데 아회 하면 진짜 딱 떠오르는 이미지 확실해서 좋아 빗소리나 어둑어둑한 밤.. 아니면 밝고 화창하지만 그 어떤 잡음없이 고요한.. 하 맛있다 진짜 (망상) 이유 설명하는거 15초 지나는것도 귀엽다구 그렇구나. 그러면 과제 혼자 하는거 즐기는 편? 조용한 환경에서 집중 더 잘 돼? 이러고 알면서도 계속 물어보면서 나도 과제 아직 안 했는데 같이 하자~ 하고 허락도 안 했는데 착석해서 과자랑 마실거 아무거나 하나 딱 시키고 ㅋㅋㅋㅋㅋㅋㅋ 막무가내 임가현 아회에게 죄의식 좀 느끼라..
다른 사람들을 이리저리 챙겨주는 일이 많기는 했지만 이런 식으로 선물을 챙겨주는 경우는 잘 없었다. 애초에 그에게 이런 교류를 하는 상대가 생긴 시점이 학당에 들어온 이후인데다 받는 경우가 더 많기도 했다. 예전에 도와줬던 답례라던가. 그런걸 거절하는 사람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똑같이 선물로 보답하는 성격도 아니니 그가 선물을 건네어준다는 일 자체가 드문 일이었다.
가현이 머리띠를 살펴보는 것을 바라보며 그는 쿠키를 하나 집어서 입에 넣었다. 6년을 알고 지냈, 아니 알고 지냈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지. 시간이 있다면 이 테이블에 앉아서 담소를 나눠오던 이 관계를 단지 알고 지냈다는 표현으로 수식하기엔 부족하지 않을까. 사실 이 관계를 어떻게 표현하던 지금의 윤하에겐 더없이 소중한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그러한 사람이 자신이 선물해준 머리띠를 하고 있는 것을 보자 그는 눈에 띄게 기뻐하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 부담 될 정도로 비싼건 아니야. "
본가에서 매달 일정량의 돈을 보내주고 있었지만 그렇게 넉넉치 않은 돈이었다. 그러나 소비를 많이 하지 않는 그에게는 한달 내내 사용하고도 남는 돈이었고 그런 돈을 틈틈히 모아둔게 벌써 6년이었다. 그러니 쌓인 돈만 하더라도 그 양이 상당했다.
" 지금까지 투자한게 있는데 그때가 오면 한번쯤 무료로 해줘. "
물론 윤하가 가현에게 뭘 바라면서 이런걸 주는 것은 아니었으니 그저 농에 받아치기 위한 말일뿐이다. 애초에 그런걸 잴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가지지 않았으니 말이다. 재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었지만. 가현의 폭풍질문을 받은 신입생은 열심히 대답하고 있었지만 그 눈동자는 여지없이 떨리고 있었다. 아마도 뭔가 잘못됐음을 이제서야 깨달았을 것이다.
" 이거라도 좀 마셔. "
그런 신입생에게 윤하는 도움의 손길은 커녕 웃으면서 컵에 차를 따라주고선 식혀주었다. 뜨거운 차를 마시면서 저렇게 많은 질문에 답하긴 어려울테니 말이다. 그러면서도 신입생의 대답에 중간중간 말을 얹으며 질문을 늘려버리기까지한다. 아, 흑룡의 살아있는 재앙이라고도 불리우는 이 두 사람에 걸린 신입생이 불쌍할 지경이었다.
묵주 안녕~~ 아늬 분위기 무엇??? 이런식으로 설정 살짝 풀어주면 내가 좋아할거라고 생각한 것 같은데 정답이다 연금술사 일단 분위기에 치여죽어.. 오백번 넘게 치였어 방금.. () 그 부조리랑 불협화음이라는 게 묵이의 갓캐력을 떡상시켜주는 개쩌는 모먼트라는걸 부디 묵이가 깨달을 날이 오기를 바래 (??) 묵이 비설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 365일 월정액 방금 결제 완료했으니까 계좌도 한번 확인해주지 않을래..? (아니다)
>>364 가현주.... ! 🥹 부조리 불협화음 키워드 찝어주신 거 너무 감격스럽읍니다...... 그러나 중요포인트를 너무 잘 집어내셔서 쵸큼 무서울지도 (🫣🫨) 갓캐 가현이를 만드신 가현주한테서 이런 말 들어도 되는 것? 그런 것? 젱장 ... 전 가현이 10년치 결제했습니다. 입금 완.(아님)
사실 저걸 낸 이유.......? 바로 여러분들 캐의 7대 죄악 수치를 합당하게 뜯어(취소선) 받아내기 위해서였지요 👍 괜찮으시다면 주십시오 여러분.....
>>360 세상에, 세상에. 이렇게 예쁜 글이 있을 줄이야. 묵이에 대한 글이 전지적인 누군가의 시점으로, 그리고 원내 학생들의 시점으로 보이는 것이 어쩜 이리도 멋진지... 유통기한이 끝이 났다,는 과거에 대한 이야기일지... 궁금하기도 하고요, 네에, 무엇보다 온화하되 친절하나 상냥함 찾을 수 없단 묘한 삭막함을 불협화음이라 하는 것이 너무 매력적이네요...🥹
>>361 가현이는 어쩐지 달빛 환하고 새하얀 꽃 만발한 곳에서 의뭉스러이 웃는 느낌이 든답니다. 활기찬 사람들 사이에서 홀연히 사라지는 느낌도 드는데, 이따금 첫번째 장소에서 역광 드리워 눈만 보일 것 같단 느낌도 있어요...🤔 이미지가 확실하다니 참 기쁜 말이에요. 무언가에서 명확하게 집어내기엔 제가 아직 부족한 것이 많거든요..☺️ 물어보고, 허락도 안 받는다손 쳐도 아회는 묵묵하게 과제를 할 느낌이죠. 여담이지만 아회의 테이블 위에는 다과 하나 없이 가배차 하나만 있을 것 같답니다. 정적인 녀석!😑
굳이 저를 신경썼다는 추측이 맞아떨어지자 가현은 꽤나 즐거운듯한 모습이었다. 이래서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는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저 그 분께서 빚어낸 무용지물임에도, 서로 소통하며 공감하고 마주쳐올 수록 그 관계는 나날이 발전하게 되니까. 자신은 그 관계를 소꿉친구라는 말으로 치환해 바라보고 있었다. 흑룡이 모두를 포용하기에, 모두에게 자애로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가현 자신 역시도 그랬으니 잘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또 따로 받는건 언제 받아도 기분 좋은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럼 다행이네. 또 막 앞뒤 안 가리고 미련 없다는 양 사버렸으면 혼좀 냈을건데. 운이 좋았어?"
자신이 지켜보고 함께해오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던 눈 앞의 남학생은, 간혹 그런 경향이 없지 않았기에 구태여 하는 말이었다. 세상에 미련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포용력을 가진 게 자신이라고 자신이 그렇게 정했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은 그러려니 넘어갔으나 간혹 그런 자신마저도 흐트러질 만큼의 경우 또한 없지는 않았었으니까. 흑룡의 영향을 강하게 받기 전에는 참다참다 안되겠어서 죄 없는 벽에다가 풀파워로 강펀치를 날리는 일도 없지 않았더란다. 물론 싫어서 그런 것도 아니었고, 남학생의 삶에 간섭하려고 그런 것도 아니었지만- 그 덕분에 손이 꽤 아파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었지.
남학생이 기뻐하자, 가현도 입꼬리를 올려 미소지으며 남학생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그러고는 대견하다는 양 두어번 쓸어넘겨주며 다시 손을 내린다.
"글쎄~ 나한테 투자할 상황이라면 그렇게 하겠지만, 내 전제는 나 말고 다른 사람에게 투자할 때도 포함이었어. 가끔은 나 말고 다른 사람도 포함시켜줘~"
낯짝 하나 변하지 않고 능청스레 이야기하는것도 재주라면 재주다. 농담은 농담으로 받아치는 게 제 맛이라는걸 알고 있다. 그러면서 가끔씩은 농 속에 더 깊은 농을 던지는 것 또한 쾌락이지 않은가. 이미 아까 전 썩 별로였던 기분은 잊혀진지 오래인듯 보였다. 차를 따라주는 모습을 보며 자신도 자신 몫의 차를 따르는 것은- 이 앞으로 쏟아질 질문과 고통의 포문이 열리게 되는 일련의 과정과도 같은 것이다. 와, 정말? 그럼 또 거기선 뭘 했어? 동생 있어? 윗형제자매는 있고? 알고 있는 맛집은? 자주 걸어본 거리는? 제일 좋아하는 풍경은? 그 뜨거운 차를 마시면서도 가현의 입은 쉴 새 없이 나불거렸다. 이것은 필히 저주받은 주둥아리일 것이다. 적어도 신입생의 눈에는 그렇게 비쳐보였을 것이다.
"하아. 근데 이렇게 되면 내가 준비한 게 없어서 좀 미안한데~ 어떻게 할까. 나중에 먹고싶은거라도 있어?"
>>367 이런 비루한 글이 아회주의 손을 거치니 마치 갓갓.. 글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구나(경탄).... 묵이를 대신 키워주세요 저는 속세를 벗어던지고-(농담입니다 아회주의 문체 짱 조아한다는 의미!) 감사합니다! >>368 글 , 글로라도!!!! (라지만 정말 설정 관련이라던지 곤란하시면 안 쓰셔도 됩니다)(어라 나 비설 건드린건가 호옥시 !?)(라고 김칫국)
>>360 오왕 이게 모야..? 제3자 시점으로 쓰인 내용 넘 느낌있구 죄악 패러미터도 분노와 나태 최대치인거 굉장히 의외인걸? 나태가 분노를 누르고 있어서 흑룡인걸까~ 싶은 생각까지 들고~ 혹시 이미지 질감도 따로 설정한 걸까? 살짝 까슬한 옛날 종이에 정갈하게 쓰인 느낌이 의도한거라면 묵주 정말 리스팩트~
>>370 비루하다뇨, 저는 오늘부로 개안했답니다...☺️ 묵주의 글로요!😘 다들 이리 예쁘고 멋진 글 써주시니 늘 행복해요...😊
글~로라도! 라면요, 비설이라뇨! 어버버, 저는 모르는 일이랍니다. 룰루루..👀👀 으음, 으음, 으으음. 일단은요... 사실 저도 '아회가 이렇다!'고 현재 명확히 표할 수 있는 것이 살짝 적은 편이니까요. 유동적이기도 하고... (적룡 기숙사 최고 종이인간 보살 티벳여우 아1회 봄)
일단은 시기와 색욕, 나태는 0에 가까울 것 같다는 생각이 있어요. 시기는 .oO(인간이 다 그렇지 뭐) 때문에 그렇고, 나태는 .oO(과제가 많아) 때문일 것 같고... 특히 색욕은 현재로서는 마이너스랍니다... 욕정? 그게 뭐지? 지팡이에 기름칠이나 해줘.(막 이래요)
>>365 진짜진짜 중요한 키워드였던 것 같은데 내가 안 찝고 배길리가 없지! ㅋㅋㅋㅋㅋㅋ 앞으로 중요포인트 있는거 빨간펜 선생님처럼 콕콕 찝어서 밑줄쫙 별다섯개 할거니까. 각오해~ () 묵이도 임가현 이상의 갓캐인데 당연히 들어도 되는거 아닐까! ㅋㅋㅋㅋㅋㅋ 호오 10년치 월정액 구독이라.. 좋아 이제 이걸들고 해외로 도망치겠어 (?)
>>367 아늬 아회주 진심 캐해천재..?? 나는 그런 느낌 내려고 아무리 서술하고 해도 한참 모자란데 그 모자란 필력속에서 원하는 느낌을 콕 찝어내주다니 그저 감격스러울 뿐이야! ㅋㅋㅋㅋㅋㅋ 그동안 아회 시트 보고 진행이나 진단 등등 맛보고 도출해낸 결론이었는데 기뻐해줘서 좋다구 :3 아직 부족한게 많다니 그것은 듣지 않은걸로 땅땅~ (나무망치 두들김)() 묵묵하게 할거 이어가는 모먼트 짱이야 임가현 또 쉴새없이 '본격! 무아회 일상 V-log!' 이런 느낌으로 자꾸 뭐 물어보고 과자 없으면 커피랑 과자랑 먹으면 그렇게 맛있대. 하고 은근슬쩍 자기가 시켜둔 과자 아회쪽으로 밀어주고 그럴것같다~!
>>375 모두 가현주의 캐해력을 본받은 덕분이랍니다. 0.< 가현이의 멋진 모습을 제가 진단과 시트, 진행과 일상 대사로 본 덕분이기도 하죠!(뿌듯) 기력없음 아회주는 일상을 벌써 여럿 돌려주시는 모습에 너무너무 감탄하고 있어요... 멋진 분! 무아회 일상 브이로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과자 밀어주는 것도 참 친절하고... 이런 상냥한 아이인데, 하필 아회가 적룡이라 증오를 받는다니 참 슬퍼요...🥹 아회는 다과를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을 잠깐 하고는 오히려 가현이가 맘껏 먹을 수 있도록 자리 만들어줄 느낌이고...는 어째서 치여 죽으신 거예요!😳😳😳😳
>>371 네 그렇기도 하고 분노가 너무 타오른 나머지 돌아버...렸다기보다 도리어 차가워진 느낌으로..사실 적룡으로도 갈 수 있었다구 생각해요. 온화주 너무 예리하시고 포인트 잘 눈치채셔서 얘기하는 맛이 뿜뿜.. 🥰 노이즈 효과 라는게 있길래 한번 해봣어용..헤헤...(그냥 온화주한테 칭찬받아서 죠음) >>372 (아~니 다이스로 정해버리시다니! 라고 하려다가 음 꽤 잘 맞는다에 급 얌전) 교만 1이라니 , 역시 온화의 플러팅은 오만이 아니라 그냥 매력적이었던 게 맞다. 다이스가 땅땅하셨다 이 말입니다! 제일 높은게 시기와 식욕인데 잘 맞는다면 시기에 무언가 떡..ㅡ밥이...? 👀
>>374 적룡의 티벳여우 아회 ㅋㅋㅋㅋㅋ 너무 귀여워요 티벳아회를 천연기념물로 ...! 역시 아회, 초연해 이런 사람의 화를 사려면 엄청나게.... 어 엄청나게!! 어디가 신경을 거슬리는지 잡아내는 눈치 빠르거나 아니면 엄청나게 눈치가 없어야 할 거 같네요 아닠ㅋㅋ 지팡이에 기름칠이나 해줘 ㅋㅋㅋㅋㅋㅋㅋㅋ 그 일.내가 하겠소.(근엄) >>376, >>377 희귀한 아회주의 납븐말!!!ㅋㅋㅋㅋㅋㅋ 아회는..분노 탐욕 수치..가.. 5 와 4 (메모) (이거 아님)
>>386 ㅋㅋㅋㅋㅋ 원래는 그 느낌 그대로 시기 탐욕 몰라요 나는 다 좋아해! 이런 이미지 오래 남겨두려고 했는데 말이야.. 히든루트 열리는 바람에 예상치 못하게 선공개 해버렸고...ㅋㅋㅋㅋ 대충 그런 느낌인거지~
>>387 아늬 그렇게 이야기해주면 내가 더이상 나를 쳐낼수 없게 되어버렷... 이제 남들 앞에서 캐해 못한다는 이야기를 어케하냐구 아회주한테 손해가 되는거잖아 내가 그렇게 말하면은~~! ㅋㅋㅋㅋㅋㅋ 내가 하도 방정맞아서 일상으로 의미심장 분위기 뿜뿜하자 하는 방향성으로 놀고 있어서 그래..! 그리고 나도 평일에는 기력 방전이라 비슷하지! ㅋㅋㅋㅋㅋ 아 괜찮아 증오해주면 증오한다고 또 좋아할(?) 애라서 맘껏 증오해줘도 된다! 아늬 맘껏 먹을자리 만들어주면 임가현 안 떠난다 얘 쫓아낼 기회 놓친다..! () ㅋㅋㅋㅋㅋㅋ 어.. 갑작스러운 심쿵에 그만...
>>383 교만, 시기, 탐욕 고수치 뭔가요? 그런 온화하고 꽃같은 얼굴 뒤로 이런 걸 숨겨놨다구? 하… 왠지 가문+MA님과 연관있을 거 같은데(누구라도 가능한 추리하는 묵주). 이 피라미터, 오타쿠 진심 코피 뿜으며 기절해요 (뒤로 발라당 쓰러짐) 와중에 나태, 식탐, 색욕 적은 거 선악 어느 쪽이든 성실하게 이행할 거 같기도 하구요 >:D !
>>384 성하주 어서오세요! 전부 다 중도를 지키는 아이네요 :> ! 분노랑 식탐이 수치 같은 거 왠지 모르게 귀여워요 ㅋㅋㅋㅋ 먹을 거 어느 정도 좋아하는 구나! 성하를 만날 때엔 뭐라도 바리바리 싸들고 다녀야 하나…(묵이 봄)(묵: 뭐.)(안봄) 죄악 수치가 3을 초과하는 게 없다는 것은… 성하는 천사인 것이다!
>>395 (일단 빵점 시험지 100점으로 고쳐주고 엄지척)(충격!가현주 교사 교육법 위반으로 구속영장 받아) ㅋㅋㅋㅋㅋㅋㅋ 연관이 있다고 하면 MA쪽에 가깝기는 한데 막 엄청나다 쩐다! 이런건 아니고 그냥 진짜 1차원적 의미야..? 아늬 이걸로 코피뿜으면 어째 다른애들거 보면서 더 뿜어야지! 그레이트 힐! (?)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인데 약간약간씩은 남아있는? 그런 느낌인거야~
>>398 (가현주선생님-!!!!!!!!!!!!!!) 앗! (추리물이나 방탈출 같은 것도 너무 많이 생각하다가 산으로 가는 편인 묵주) 좋아요 1차원적으로 생각하겠어요 👍 (완치) 나태가 적은 우리 가현이... 목표(그게 무엇인지 묵주는 모르지만!)를 위해 성실하게 달려나갈 거 생각하면 참 좋군요.
>>399 윤하 그 얼굴로 교만 6?! (머리 팍팍 내려침) 진짜 최고다 진짜. 분노5는 음음(입학식때 떠올림) 이건 꽤 감이 잡힙니다(왜냐면 대놓고 줬으니까 몽총한 묵주야)교만하게 묵주를 경멸해줘~ 그리고 식탐 3인거 귀여워요 ㅋㅋㅋ
>>404 흑흑 묵주.. 묵주는 정말 좋은 학생이었단다 이 선생님은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아... (?) ㅋㅋㅋㅋㅋㅋㅋ 비설도 크게 별거 없는 편이니까 그냥 딱 보여주면 보여주는대로인가보다~ 하는게 낫다는 팁 하나 더 주지! :) 성실하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좋다 방금 모먼트 떠올리고 기분좋아서 웃었는데 뭔진 안알려줄거지롱~ (넘)
자신만 그 존엄한 존재를 마주한 것은 아닌듯 보였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황룡 기숙사 사람들을 제외하면 전부 물에 흠뻑 젖어있었으니까. 소녀, 신께서 이곳 사람들 중 저를 마주하심에 가장 기뻐하셨을 거라고 믿는답니다. 가중스런 웃음이 그치고 가현은 선물받은 머리띠를 하고서 밖으로 나선다. 다시 자신의 포용력을 한껏 이용해, 수업이 사라진 이 시간에 누구라도 돕기 위함이었다.
게시판 앞으로 가서 선 가현은 한참 망설이기 시작했다. 도와주기 싫어서 그랬던 건 아니고 그저 도와줄게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 와중에 신제품은 너무나도 먹고 싶었고. 모델은 급구라는 말을 보아서는 급해보이기도 했고 제가 서라면 충분히 설 수 있겠다- 물론 저 이상으로 용모가 출중한 사람들이 넘치는 게 이곳 도하 학당이지만. 가게 오픈은 정말 필요한 것이기에 고민했으며, 어름산이나 버나꾼도 흥미가 동하는 주제였다. 신체 능력이 안 좋은건 아니었으니 재미를 보고 돕기도 하는 일석이조가 될 것이다.
"몸이 4개 있었더라면 참 좋았을텐데-"
하지만 정말 자신이 4명씩이나 있는건 가현 자신이 보기에도 소름끼치는 광경일 것이기 때문에 생각을 그만두었다. 하나하나 선택지를 지우다가, 카페와 포목점 둘 중 어디로 갈지를 또 한참 고민한다.
"그래. 여기로 가자."
신을 알현할 적 더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그것은 그저 청순가련한 19세 소녀의 순수함이 아니었을까. 옷 입는 센스를 더 늘리기도 하고, 겸사겸사 옷도 좀 사기 위해서 가현은 포목점을 향했다.
일시적으로 소거된-송보리에 관한-기억과 이상한 꿈(애초에 꿈이 맞나)의 교집합에 대한 생각으로 밤을 수놓은 묵은 다음 날 조금 피곤한 기색이 서린 낯으로 기숙사를 나섰다. 묵에게는 어떤 다짐을 더욱 단단하게 만든 일이, 어떤 이들에게는 수업이 불가능할 정도의 작용을 했는지 수업은 취소되었다. 잘된 일이다.악몽이라고 칭해도 비할 바 없는 그날은 마찬가지로 묵을 피로하게 했으니. 다만 할 일은 해야 했으므로 묵은 게시판으로 다가가 게시된 청을 읽어내려갔다.
Deer 빵가게, 시음을 하는 것이려나 아니면 시음을 도와주는 것이려나. 어찌되었든 꿀이 있으면 좋겠군. 포목점 황씨, 이런 일은 나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네. TOOK TO TOOK 카페, 음, 나쁘지 않아. 사당패, 육체를 쓰는 것은 영…….
창제신이란 것은 나름대로의 자비, 혹은 공평함이라도 있는겐가. 사감들이 죄다 수업을 못하겠다 했다는 소리에 온화는 피식 웃었다. 그럼 오늘은 종일 나들이나 나가면 될 것인가. 가는 길에 곱상한 아이 하나 낚아채어 옆구리에 끼고, 시간이나 적당히 죽이다 돌아가면 되겠거니. 흥이 나면 나는 대로 열을 올려도 좋겠구나. 자 그럼 어여쁜 꽃 어데있나- 응?
"흐음. 마냥 노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겠다 이건가."
온화는 넷의 선택지를 보고 곰방대를 물었다. 스으읍, 후우- 싸한 담배향이 붉은 두루마기 위로 희멀겋게 느릿하게 흘러내린다. 연기도 향도 한차례 흩어질 쯤, 온화의 걸음이 게시판 앞에서 휙 돌아섰다. 그대로 성큼성큼 걸어나갔다.
몽중인지 현실인지 모를 것을 헤맨 여파는 제법 컸다. 이러저러한 생각에 잠을 설치고 바깥에서 시간을 보내다 동이 틀 때야 내려앉은 새벽 이슬을 몸을 휘휘 젓듯이 하며 털어낸 뒤 돌아왔다. 다행스럽게 들키지 아니한 모양이었다. 아니면 묵인해준 것이거나. 수업이 없다니 퍽 다행이라 해야 할지, 아니면 불행이라 해야 할지.
부탁이 있다는데, 그 부탁을……. 아회는 많은 인파 때문에 귀를 기울여야만 했다.
"……천부."
지역감정은 없지만 소문 때문에 좋아하지는 않는 곳인데. 어쩔 수 없지. 지팡이 느릿느릿 짚고 휘파람 소리 작게 울린다. 어디로 가야 하나, 어디로 가야 내 쓸모를 다할까. 그나마 보탬될 것이라면 하나 있겠다. 대중적이다 못한 입맛 가지고 있어 주관적이요, 모델 되기엔 신체요 얼굴 반반하지 못하고, 신체적 능력 그리 좋지 못하니.
얼굴의 절반을 가린 부채를 탁, 하고 접고는 한 손을 가슴께에 올려 고개를 숙였다. 잠시 인사를 한 묵은 예상치 못한 언급에 고개를 휙 들었다가 얌전히 따라들어간다. 예를 차리기 위해 부채는 언제나처럼 비구를 가린 것이 아닌 한손에 공손히 쥐어져있었다. 묵은 붉은 눈을 깜빡이며 물었다. 그 꼬마 아이가 진짜 그분이라는 것은 제쳐두고.
딱히 같이 가려고 마음 먹었던 것은 아니었는데 도착하고 보니 익숙한 얼굴이 있었다. 노린건 아니었어도 혼자보단 둘이 낫다고 생각하기에 그는 운이 좋다고 생각하며 포목점 안으로 들어갔다. 주인은 말을 하지 못하는듯 글씨를 써서 보여주었고 필담이어도 상관은 없었기에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상자는 뭐지..열어보니깐 지팡이구나. 맞다, 나 마법사지. 이제는 부적이 아니고 지팡이를 써야 되니깐 말이야.
"설명을 들어보니깐 초심자에게는 부담이 없는 지팡이인 것같군요. 이렇게 챙겨도 주고, 황룡 오길 잘했네. 고마워요, 사감님. 안 그래도 바쁘실 텐데, 제 지팡이는 조금 더 여유롭게 해주셔도 괜찮아요. 그러면 이만 갔다올게요."
성하는 사감에게 감사한다는 인사를 건넨 뒤에 카페로 향했다. 카페에 가보니..일이 생각보다 급해보인다. 오픈의 기본인 청소를 아직 안 끝낸 것을 보면 할 일이 산더미이군. 일단 저 곱상하고 품위 있게 생긴 적룡학생은 물뿌리개로 바닥을 청소할 것이고..나는..음? 나도요?
>>454 검은색의 두루마기. 평소에 입는 것과는 별로 다른게 없는듯 했지만 청과 홍으로 수놓아진 자수가 아름다웠다. 입는 것 정도야 어려운 일은 아니지. 허나 뒷편에 놓인 흰 소복이 그의 눈에 띄었다. 다음엔 저것을 입는건가 싶었지만 일단 부탁 받은 것부터 입기로 한다.
" 그럼요. "
그렇게 옷을 입고 있으니 가현이 먼저 소복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함부로 만지면 안되는것 같아 나는 두루마기를 걸치고선 가현의 뒤를 따라갔다. 함부로 만지지는 않을테니 개인적으로도 그 옷이 좀 더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여기서부터…… 저기까지. 그러니까, 저기까지의 범위를 명확히 하기 위해 지팡이를 잠시 한 구석에 세워둔다. 풀잎에 물 닿는 소리요 기분 좋은 흙과 물내음이 심상 평온하게 한다. 한 걸음 움직여 물 느릿하게 주다 보면 귓전을 때리는 목소리보다 다른 것이 꽂히니, 뱀 소리다.
……뱀.
쓰다듬는 손, 소맷단 속에서 기어나오며 남모르게 몸 휘감던 것, 그것이 있던 곳에는 언제나, 언제나…….
"……."
아회 그대로 굳어버린다. 물뿌리개를 겨우 거두는 손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떨리는 손길에 물뿌리개에 담겼던 물이 찰랑대다 바닥에 몇 방울 큼지막하게, 후두둑 쏟아진다.
"죄송, 합니다. 잘 듣지, 못하여. 뭐, 라고 하셨, 지요."
더듬더듬 입 떼고는 심호흡 한다. 평범한 인간일 뿐이다, 무상할 인간이어라, 결국 모든 것은 같은 인간일 뿐이다…….
왜 만들었는지 모르겠는데 일단 만든 옷. 누가 찾으러 올것같은 예감. 썩 심상치 않기는 했다. 기분에 내키는 대로. 마치 무엇에라도 홀린 양 그렇게 행동했다는 것이 미심쩍은 일이었으나, 가현은 이 옷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다. 그저 찜찜한 호기심과 의문점이 혀를 감싸고 돌 뿐이었다.
"그럼요. 어차피 간단한 일 하나만 하고 갈 생각은 아니었으니까~ 또 다른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말씀하셔도 좋아요."
여기 있는 동안 뿐만이 아니라, 다른 때라도. 임자가 있는 옷을 뒤로 한 채 가현은 옷 고르기에 열중이었다. 까만 옷. 하얀 옷. 무늬가 있는 옷. 가리지 않고 하나씩 살펴보다가, 마음에 드는 옷이 있으면 한번쯤은 제 몸에 대어보기도 했다. 살 의향이 있었기 때문에. 같이 온 남학생에게 이건 어떠냐며 물어보기도 하면서, 누가 저 여우 자수가 들어간 옷을 가지러 올지 기다렸다.
>>467 모윤하는 안그런척 하면서도 무언가를 파악하는데는 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어릴적부터의 버릇이 계속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겠지. 그렇기에 그는 주인의 말에 뭔가 이상한 점을 느꼈다. 만들어보고 싶어져서 만들었는데 찾으러 올 것 같다니. 평소라면 그렇겠지, 하고 넘어갔을 일이 어제 있었던 일 때문인지 그의 이성 어딘가를 쿡쿡 찌르고 있었다.
" 봐주는건 어렵지 않아요. "
가현은 어느새 만들어져있는 옷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형형색색의 천이 걸려있고 그 천들로 만들어진 수많은 옷들. 그 중에서 마음에 드는 것이 있는지 몸에 대보기도 하며 의견을 구하고 있었다. 그는 나름 진지하게 그녀에게 잘 어울리는 옷들을 조금씩 선별해주기 시작했다. 찾으러 올 것 같다는 사람이 언제 올지 모르니 말이다.
부채라면 도술을 쓰는데 쓰는 것도 있는데.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건가. 온화는 군말없이 매호씨가 주는 종이 부채를 받아들었다. 곰방대는 재를 털어낸 뒤 허리춤에 꾹 찔러넣고, 두루마기는 어깨에 걸친 것을 팔을 꿰어 대충 입는다. 머리는- 하나로 묶였으니 되었나. 옷이며 머리를 만지며 매호씨의 말을 들은 온화는 그러냐는 표정으로 눈을 끔뻑였다.
"그렇소? 아, 떨어질 걱정일랑 마소. 건방 떠는 것도 내 재주요!"
참으로 근거 없는 큰 소리를 땅땅 치고 줄을 타기 위해 그리로 간다. 길게 쳐진 줄 위에 올라가 한바탕 놀아주면 되겠으나, 온화는 무엇이 걸리는지 바로 올라가지 않고 줄을 빤히 보았다. 그러다 매호씨를 보고 말했다.
"여 보오. 이 줄 좀 더 올려주소. 이래 낮아서야 어찌 흥이 나것소! 한 척 더 올려주시구랴!"
저런 당당함은 어디서 나오는걸까. 허리에 손을 짚고 당당히 요구를 하긴 하였으나 들어주면 좋고 아니어도 그만이었다.
줄의 준비가 끝나면, 고운 가죽신 툭툭 벗어놓고 줄 위로 훌쩍 몸을 올린다. 한 손에 든 부채 살랑이며, 유유자적하게 줄에 걸터앉아 구경꾼들을 향해 씨익 웃는다.
"자, 가보자고!"
휘릭- 길게 늘어진 새빨간 머리카락이 둥근 궤적을 그렸다. 키 훌쩍한 몸을 날쌔게 움직여 줄 위로 올라서고, 겁도 없이 몸을 세우더니 줄을 퉁겨 몸을 띄우고- 그렇게 춤을 추듯 줄을 탄다.
일행에게 얻어맞은 듯, 남성이 짤막하게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일행에게 화는 못 내는 것 같습니다.
' 못 들을 수 있지. 카페 문이 열렸나? 주문을 했는데, 너무 일찍 온 게 아닐까 싶은데. '
남성이 당신에게 말했습니다. 당신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습니다.
' 한 번에 많이 주문했지. '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낮으면서도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목소리는 아주 잠깐 들렸습니다.
왜냐면...
쾅!!!!!!
안에서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매캐한 냄새가 당신의 코를 간질입니다. 안에서 무언가 큰 사고가 난 듯 싶습니다.
[>사장님!!!!!!] [>지금 오픈 안한 거 안 보이나! 떽!!!!] [> :) 자유]
>>473 >>476
포목점 주인은 당신들에게 연신 고맙다고 말하며, 신상이라는 말과 함께 몇 벌의 한복을 가지고 옵니다. 당신들의 취향에 맞을 옷들입니다.
사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여기서 한 벌씩 고르게! 내가! 그 대가로 이 옷들 중 한 벌을 주겠네! '
와! 땡잡았다!
[>감사합니다! 호갱님!]
>>474
남성의 얼굴이 검댕으로 얼룩졌습니다. 아무래도 제대로 사고가 벌어진 것 같습니다. 주방은 거의 누가 폭탄을 터뜨리고 간 수준이었습니다. 당신의 주문이 제대로 발동 된 듯 바닥의 타일과 깨진 그릇 등이 고쳐지기 시작합니다. 검댕은, 방치합시다. 당신은 아직 이것을 치우는 마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 아이고! 살았네! 드디어 살았어! '
근데 밖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밖을 본다] [>무시한다] [>청소는 내 운명~]
>>477
' 수 가.. 수 가... 들어는 봤는데.... 내가 나와서 신경 안 쓴지 너무 오래됐어. 그럼, 제사장 쪽이니? '
그녀는 당신에게 고개를 살짝 기울이며 물었습니다. 당신의 집안을 떠올리려는 것처럼 눈을 아래로 내리깔기도 했지요.
' 예외는 존재하지. 극히 드문 일이긴 하지만 말이야. '
빵 집 주인이 당신의 맞은 편에 앉아, 한 손으로 턱을 괬습니다.
' 첫째로, MA의 마음에 들어야 하지. 그리고 그건 꽤나 어려운 일이란다. ....... 나도 거의 처음에 가까우니까. '
>>491 첨예한 얼굴이 부정하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리다가 머뭇거리는 기색이 서렸다. 고민을 한 건지 두 박자 쯤 쉰 말이 드디어 입 밖으로 꺼내졌다. "바치는 쪽입니다." 갓난아기 시절부터 새겨진 문양의 고통이 세월을 뛰어넘어 돌아오기라도 한건지, 어쩐지 욱신거리는 느낌이 들어 눈매를 움찔거렸다. "그건… MA님의 마음에 드셨다는 의미인가요?"
하루를 꼬박 새웠다. 잠을 전혀 자지 못했다. 하룻밤 사이에 너무도 많은 일이 일어나서 생각이 도저히 정리가 되질 않아 잠을 제대로 설쳤고 지금 시간 기준으로 잠을 자지 못한지 몇 시간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본가에 있을 때에는 이럴 때가 있으면 둘째 언니를 찾아가면 곧잘 해결이 되곤 했었지만 지금 이 자리에는 둘째 언니도 없거니와, 본가로 돌아가는 일 따위를 할 생각도 없었다. 결론으로 넘어가자면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 예민지수가 미터기를 뚫고 폭발했다는 것이었다.
" 아.. 졸려.. 피곤해.... "
반쯤 죽은 눈으로 잔뜩 피폐해진채로 터벅터벅 걸어가던 니오는 어깨를 툭 부딪히자마자 불같이 짜증을 내며 손을 들어 멱살을 잡았다.
" 아 뭐야! 눈 똑바로 안 뜨고 다녀? 내가 잘 보이게 눈 파줘? 아니면 뭐야, 나 작다고 무시하는거야? 아~ 작아서 안 보인다 이거지? 뒤졌다. 넌 뒤졌어. 그냥 지금 뒤졌다고 복창해. "
한 바탕 싸움이 일어날 뻔 했다가 양 옆에서 친구들이 뜯어말려 팔다리를 휘저으며 멀어진 니오는 자기가 생각해도 오늘은 좀 과하다고 생각하며 느리게 심호흡을 했다. 해야할 일을 하자. 이것만 끝내고 나면 푹 쉬는거다. 니오는 머리를 긁적이면서 게시판앞에 서서 제대로 보지도 않고 '그럼 난 이거.' 하고 말하며 발걸음을 옮겨 포목점에 도착했다. 뭔가 잘못됐다고 느낀 건 도착하고 난 이후였다. 그거 잠깐 걸었다고 제법 상쾌해진 기분이다.
" 아... 조졌네... 저기, 저 모델.. 왔는데요. 괜찮아요? 저 같은 사람이어도.. "
주변에 있는 사람이 다 최소한 170은 되어보이는 사람들인데 그 사이에, 본인 입으로 이렇게 말하긴 싫지만, 어린아이 같은 꼬마가 껴있어도 되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 머리를 긁적였다.
친절의 댓가는 어떤 형태로든 돌아오기 마련이었다. 자신이 제사장에 오를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가문의 차기 당주로 낙인찍힌 뒤 제 부모와 가문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익히 봐오던 광경이다. 임씨 가문 사람들은, 남에게는 항상 친절했으니. 하지만 그 속내마저도 온전히 그럴 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다.
"어머나, 감사해요~ 하지만 받기만 하는 건 저랑은 안 맞아서."
죽 늘어놓은 한복들 중 적당한 것을 하나 골랐다. 검은 색 바탕에 새겨진 과하지 않은 꽃과 나비 무늬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부디 그 분도 만족해주시길 빌며, 아까 살피던 옷들 중 마음에 들었던 것과, 남학생에게 추천받았던 옷들 몇 벌을 더 들고 왔다. 이건 따로 살게요. 하는 말과 함께. 그러면서도 가현은 중간중간 출입문을 돌아보며 이 옷을 사기로 한 사람이 오진 않을까 기다리고 있었다.
>>491 맘에 드는 옷을 한 벌 준다는 주인장의 말에 그는 웃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어쩌면 이게 오늘의 일급 대신일수도 있겠지만 호의는 호의니까 말이다. 파는 옷들이 하나 같이 고급져서 일급 대신이어도 받을 돈보다는 훨씬 더 받을 것 같기도 했으니 말이다. 간만에 새옷이 생기겠다는 생각과 함께 윤하는 옷을 이것저것 살펴보기 시작했다.
" 이건 어때? "
그리고선 같이 있는 가현에게 옷을 보여주며 물었다. 그래도 혼자 고르는 것보단 둘이 고르는게 실패 확률이 적으니 말이다.
줄 퉁기는 소리 나면 구경꾼들 환호 소리 터져나온다. 긴 머리꼬랑지 요란히도 흔들리면, 자유로이 몸을 놀려 줄 위를 난다. 줄타기를 배운 적은 없지만 이런 건 보통 요령이 곧 재주다. 그리고 온화는 그런 재주 하나 끝장나는 편이었다.
"얼쑤!"
깅누차게 추임새도 넣어가며 이리 뛰고 저리 퉁기며 노는 사이, 문득 온화의 시야에 검은 것이 걸렸다. 검은- 사람. 아니다. 옷이 검다. 저를 보는 건지 묘기를 보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웃고 있는 건 알겠다. 온화는 검은 옷 여인을 향해 보란 듯이 한쪽 눈을 찡긋 했다. 그리고 묘기를 계속했다.
심호흡을 해내고 답하려다가도 낮으면서도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들리자 입을 벌린 그대로 멈춰버리고 만다. 폭음, 큰 사고가 났는지 매캐한 냄새까지 났음에도 아회는 놀라지 않은 듯 우두커니 선 채로 고개를 올린다. 목소리가 들린 곳이다.
"……."
시간이 멈춘 듯 아회 그대로 굳는다. 애써 떨리는 손을 멈추기 위해 물뿌리게 거세게 잡는다. 평온한 기색에 언뜻 당혹감이 서린다. 등골에 소름이 돋는 것 같았다. 도망쳐라. 아회야, 도망쳐야만 한다. 아회야, 아회야! 뱀이 기어오듯 선득한 느낌에 뒤를 돌고 뛰고 싶지만 그래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안다.
감정이 요동친다. 심장이 거세게 방망이질 친다. 호흡이 흐트러졌다. 비명이 목을 비집고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소리를 지르고 싶다. 호통이라도 치고 싶으나 손이 덜덜 떨린다. 떨림이 몸으로 전파된다. 물이 넘치는 것을 억제할 수 없었다. 물뿌리개가 바닥에 떨어져 바닥 물범벅 된다. 식은땀이 이마에 한줄기 흐르고 말았다. 정신 차려야 한다. 이대로라면 처음부터, 망가지고 말 것이다! 달달 떨리는 입술을, 겨우 벌렸다. 예비하라, 대비하라, 설마 한복판에서 사달 내겠는가!
"……이, 이 소란을 능히 들으셨다면, 주문을 받을 상황이, 아님을 아실 터라 믿습니다."
' 가더라도, 이건 가져가야지. 임시로 만든 지팡이다. 나중에 수업할 때 정식으로 하나 만들어줄테니, 한 번 써봐라. '
작은 상자에 곱게 들어간 아무 무늬가 없는 검은색 지팡이 입니다. 그리고 英사감은 당신의 옷매무새를 곱게 잡아주려는 듯 단정하게 만졌습니다.
' 사시나무 목재와 용의 심근이 들어간 지팡이다. 잘 휘어지니까 채찍처럼 쓰지 말고. 사고치지 말고. 다녀와라. '
앗. 이거 부모인가요!?
당신이 가게 안으로 들어서자, 포목점 주인은 검은색 두루마기를 입어달라는 말과 함께 여우 무늬가 새겨진 흰 소복을 찾아가는 사람을 알려달라 했습니다. 무엇보다, 그 주인이 누구인지 왜 이 옷을 만들었는지 본인이 몰랐으니까요.
기다리던 그 때, 얼굴 절반을 여우 가면으로 가린 여성과 얼굴을 가린 남성이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일색 검은색으로 온 몸을 치장한 여성의 머리칼이 끝으로 갈수록 백색입니다.
그리고 남성은 계속 알 수 없는 노래를 허밍으로 흥얼거리고 있었습니다. 포목점 주인의 눈이 점점 흐리멍텅해집니다.
' 옷을 찾으러 왔는데. '
당신들을 흘긋 본 여성은 가게 주인에게 말했습니다. 누군가에겐 익숙한 목소리입니다. 아무렴.
[>자유]
>>513 당신이 카페로 향하자, 아회와 대치하듯 선 두 남성이 보입니다. 한 남성의 어깨에 뱀이 올라탔고 그 앞에 선 붉은 머리 남성은 아회에게 말을 걸고 있습니다. 그리고 특이하게도 두 남성 모두 얼굴을 가면으로 가렸습니다. 뱀을 어깨에 올린 남성은 검은색 호랑이 가면을, 머리가 붉은 남성은 코끼리를 닮은 검은색 가면입니다. 특이하게, 뒷 목에 기이한 검은색 타투를 새겼습니다.
[>무시하고 안으로 들어선다] [>자유]
>>503 >>519
' 오! 자주 와서 아르바이트 하지 않겠는가!? '
오, 이렇게 용돈벌이를? 딜? 카페 주인이 눈을 빛내며 말했습니다. 매출이 확 오를 것이라! 너무 좋았습니다.
당신이 밖으로 나서자, 아회와 대치하듯 선 두 남성이 보였습니다. 입구 쪽에 가까이 서 있는 붉은 머리 남성이 아쉽다는 듯 자신의 뒷머리를 손으로 긁적였습니다. 그 뒤에 선 뱀을 어깨에 얹고 검은색 호랑이 가면을 쓴 남성은 말 없이 당신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 ..... 들었지? 아직 오픈 안 된 거 같은데? ' ' 네가 가자 한 거 아니었나. ' ' 그, 그건 맞는데.. 요....... '
코끼리를 닮은 짐승 가면을 쓴 남성이 호랑이 가면을 쓴 남성에게 말했다가, 낮으면서 나긋나긋한 목소리에 바로 꼬리를 팍 내렸습니다.
' 아니, 다급한 주문은 아닌...!!! 데!! 한 번에 주문을 좀 많이 했거든. 사람들 몰리기 전에 가져가려고 했는데~ 아~ 아쉽네~ '
아회의 대답에 머리가 붉은 남성이 난처한 듯 어색하게 웃었습니다.
[>자유]
>>514
여인은 당신의 눈웃음에 재미있다는 듯 가리고 있던 후드를 내렸습니다. 어딘가, 흐리멍텅한 눈으로 당신을 보며 방긋 웃었습니다. 그리고 입 모양으로 무어라 뻐끔거립니다.
잘 보이지 않습니다.
[>자세히 본다]
>>504
' 다른 말로는 코가 꿰였다고 하지. '
그녀는 귀찮다는 듯 말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몫으로 타 온 커피를 한 모금 마셨습니다.
' 바치는 쪽이라... 아하, 이제야 이해가 가네. 말하지 않아도 돼. 내가 버린 집안은 제사장 쪽이라 대강 사정은 알고 있으니까. '
빵집 주인이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 어떻게 만났는지는 모르지만, 살았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해둬. 벌써부터 죽는 걸 소망한다면, 나는 말릴 생각은 없다만. '
"돈이야 넉넉하게 주면 저야 환영이죠. 요새 아빠가 저 돈 많이 쓴다고, 또 많이 쓰면 용돈 끊어버리다고 해서.."
카페의 주인과 자잘한 스몰토킹을 나누다가, 밖으로 나가보았다.
이 특이한 손님들은 뭐지? 왜 다들 가면을 쓰고 있는 걸까? 마치 정체가 밝혀지면 안 되는 사람들인 것 마냥.
상황은 이러했다. 대량주문을 한 손님들이 사람들이 카페에 붐빌까봐 일찍 오셨다는 것.
"아유~ 잘 오셨습니다요. 그런데 저희가 아직 오픈시간이라서요. 조금만 기다려주실 수 있을까요? 예약주문을 하신 분들이니깐 다른 손님들이 오셔도 1순위로 먼저 만들어서 드릴게요. 그러니 나가서 연초 한대라도 피고 오심이 어떠실랑가요? 마음 같아서는 내 연초라도 드리고 싶은데, 흡연을 안 하는지라.."
본래라면 묘기를 끝내고 내려가 저 여인네를 찾을 심산이었으나. 온화의 시야 끝에 검은 후드 내려가는 것이 보이니 그럴 여유를 부릴 새가 아닌 듯 하니. 부러 몸을 크게 띄워 요란히도 줄 위에 걸터앉고 잠시 쉬어가듯 줄 위로 몸을 뉘이며 종이 부채로 설렁설렁 부채질을 한다.
익살스럽게 굴고는 있으나. 온화 그 새빨간 눈은 검은 옷의 여인에게 일점 박혀 있었다. 저 입 무어라 움직이는지 보기 위해.
여기서도 애 취급인가. 잠을 제대로 못 자서 잔뜩 피폐한 탓에 어떤 표정을 지었을 지 모르겠다만 적잖이 당황한 표정이었음은 확실했다. 조금 부끄러운 표정과 애취급을해서 짜증난다는 표정 그리고 '막내야, 우리 막내야.' 하고 불러주던 둘째 언니가 생각나 그리운 표정이 하나로 모여진 오묘하고 알기 힘든 그런 표정이었다. 니오는 건네주는 지팡이를 받아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부채를 끼워둔 가터링에 같이 매어두었다. 이런거 줘도 제대로 쓸 수 있을지 의문이었고 부숴먹지나 않으면 다행이었다.
" 사실 이걸로 마법이었나.. 그걸 쓰기보단 누구 하나 줘 패는데 쓰는게 더 좋을 것 같은데.. "
입맛을 다시며 가터링에 끼워둔 지팡이를 만지작 거린건 그런 연유에서였다. 아무튼 도착한 포목점에서 니오는 어디 앉아있지도 못하고 멀거니 서 있었다. 꿔다놓은 보릿자루 처럼 멀거니 서있던 니오는 어딘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사람이 들어오자 자연스레 그 쪽으로 시선이 꽂혔고 처음 든 생각은 '저 가면 갖고싶다.' 였다. 나름 붙임성이 좋다면 좋을 니오는 옆 사람을 툭툭 치며 말했다.
" 야. 쟤 되게 분위기 잡는다. 그치? 머리색은 나랑 비슷한데.. 그보다 저 가면 갖고싶네. "
다른 사람이 먼저 자신에게 말을 걸어도 그것이 시비나 무시나 싸움을 걸어오는 것이 아니라면 나름 부드럽게 넘기는 니오였다. 여전히 유명한 들개였고 광견이었으며 꽤 쓸만한 사냥개였으나 여전히 사람이 그리웠으니까.
>>533 때릴지도 모르는걸요 (´•̥ω•̥`) 앗 지지라니.. 니오주는 지지한거 좋아해요... 지지한거 좋아.. 으헤 ꈍ .̮ ꈍ✿ >>543 니오: (쿠키 한 입에 털어넣음) 응. 넌 이제 뒤졌어. 뒤졌다고 복창해. 이런 전개..가 되어버릴지도 몰라요...! 물론 대뜸 멱살잡고 주먹날리는 그런 전개는 최대한 피하겠지만요~
"음~ 보자. 꽤 괜찮은것 같은데? 이것도 잘 어울릴것 같지만 너가 정한게 더 나아보여."
남학생이 보여준 옷을 보며 가현은 고이 미소지었다. 사실 옷걸이가 좋아 어떤 옷이든 잘 어울릴 것이었지만 그럼에도 일단 남학생이 고른 옷은 확실히 당신의 느낌과 딱 맞아떨어졌기 때문에. 이어서 들어온 여학생에게 가현은 손을 흔들어주었다. 적룡 하면 딱 저 애의 느낌이 제격 아니었을까 싶을 아이- 지금은 황룡 기숙사로 옮겨갔다지만.
이윽고 두 남녀 또한 들어온다. 둘 다 얼굴을 가리고 있어 누군지는 몰랐-
"... 아."
신이시여, 어찌 저에게... 어제와 더불어서 연속으로 이런 달콤함을 안겨 주신단 말이옵니까? 가현의 시선이 떨려왔다. 잊을래야 잊을 수 있겠니. 그 목소리- 기숙사를 쓰며 익히 들어왔던 목소리를. 심장이 미친듯 뛰기 시작하며, 가현은 저마저도 들려오는 노랫소리에 홀린 양 다시 하얀 소복 쪽으로 걸어가 그 옷을 들었다.
"... 손님께서 찾으시는 것- 이 옷이 맞나요."
나는 당신을 기억해. 나는 당신을...
"여기 주인분께서 잘 보관하고 계셨답니다."
언니. 뒤따르는 말을 이어가는 가현의 입꼬리가, 점차 끌어올려진다. 분명 우리는 초면이 아니지. 그렇지? 잊었다면 서운할 거야. 잊었다면 나는- 지금 이 자리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지. 감당이 안 되니까. 그러니까제발너가나를기억한다고말해주지않을래기억하고있다는걸보여주지않을래??????
수축된 동공이 언제 흔들렸다는 양 제 크기와 자리를 되찾았다. 묵은 머릿속으로 빠르게 정보를 정리했다. '강아'라고 하는 여자는 MA의 마음에 든 드문 인간이고, 한때 제사장 집안이었으며, MA와 만난 이들에게서 나는 극히 맡기 힘든 향을 맡을 수 있다. 생각에 빠졌던 묵은 돌연 눈을 약간 크게 뜨고 입꼬리를 살포시 끌어올렸다. 제 의지가 아니었다. 하하! 제사장 집안을 버렸다고? 냉기 도는 감각이 뱃속을 돌고 나서야 자신이 웃고 있었다는 걸 알았다. 화들짝 놀란 묵은 "전, 이, 묵이는."하고 드물게 말을 더듬었다가.
"별로, 산제물을, 부당하다거나, 생각하지는-"
더듬더듬 힘겹게 뱉는 낯은 무언가를 두려워하는 듯 했다. 묵의 고개가 숙여지며 검은 머리칼이 쏟아져내렸다. 뺨이 가려지고, 꿀물을 탄 컵을 움켜쥐었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하고 다짐하듯 조용히 중얼거리더니.
"괜찮습니다. 이 묵이는."
어느새 잠잠해진, 명료하고 날카로운 눈매를 휘어접었다. 아무렇지 않게.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운명이었으니."
/ 캐내야하는데 별안간 비설 찔린 오너. 분명 이거 웹박으로도 안 넣은 거라 그냥 대사치신거...이실텐데.... 냅다 들이박아 멋대로 찔려버린 묵주....였습니다
입구에서부터 소란이 있다. 연은 조금의 거리를 두고서 멈춰 선다. 수상하게 시리 가면으로 얼굴을 가린 이들. 어깨에 타고 있는 뱀이 징그러워 연은 얼굴 표정을 구긴다. 그러며 뱀이 물까 무서우니 가게로 들어가지 못한다. 호랑이 가면을 쓴 이에서 시선을 옮겨, 옆에 선 코끼리 같은 가면을 쓴 이를 본다. 살짝 다가가 목에 검은색 타투가 어떻게 생겼는지 자세히 살펴보려 한다.
>>549 (소근소근) 니오가 때린다는건 야! 하지마! 하고 툭 치는게 아니라 멱살잡고 두들겨패는거래요... 소근소근... >>551 버킷리스트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건 버킷리스트로 안 써도 가능하다구요~~~~ >>555 제 버킷리스트는 한 번 꽂혀서 해까닥 하게 만들어보기..가 되었습니다 •'-'•)و✧ 지지한거 진짜 너무너무 좋아하기때문에! 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요 이런 취향이라서....
알다가도 모를 것들이 너무 많은 곳이다. 니오는 머리를 긁적이며 상황을 파악하려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까 그 분위기 엄청 잡던 두 명은 친절하다는 말과 자기도 거기 졸업생이라는 말을 남기고 밖으로 나섰다. 옷 값은 제대로 두고 가겠다는 말에 니오는 말이라도 해줘야하나 싶어 음음, 하고 목을 가다듬었다.
세뇌… 세뇌…. 고장난 듯 고개를 숙인 채 머릿속으로 한 단어만을 되뇌이던 눈이 제 빛을 찾고 그녀가 움직이는 양 따라갔다. 멍하니 눈만 깜빡이다가 그녀의 말에 정신을 퍼뜩 차리고는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욕이 돋지는 않았으나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으면 그녀가 무안할 거 같아 가장 가까운 매대에 있는 빵 하나를 아무거나 집어 품에 안았다.
조용히 목례를 하고 그렇게 나가려다가 멈칫, 뒤를 돌아서서 조심스럽게 묻는다.
"그 말은 마치 그분에게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처럼 들려요…. 정체가 무엇이냐 물으면, 무어라 답해주시렵니까?"
평소답지 않게, 제대로 된 이야기를 못 하고 있었다. 기억해주고. 있어? 기억했어. 봐. 날 기억해. 나도 기억해. 너도 기억해. 그저 당신이 기뻐하는것이 기뻐. 날 기억하고 있는게 미치도록 좋아서 기뻐. 당신이 기쁘다면 나도 기뻤어. 그때나, 지금이나. 달라지는 일은 없어. 당신이 당신의 친구들을 전부 죽이고 미쳐버리고 나서도. 그저 한결같이. 내 흥미를 좀 더. 좀 더 이끌어줘. 이렇게 곁에서 계속. 나랑 같이 그 분을 제외하면 그저 엉망진창일 뿐인 이 세상에서- 영원토록 함께 춤추지 않을래. 그런데. 그 남자는 누구? 아는 사이? 아니라면..
속에서 감도는 그 모든 감정을 입 밖으로 내기도 전에 둘은 자리를 떠났다. 잠깐동안 가현의 시선이 남성 쪽으로 옮겨갔던 것 같기도. 그 눈빛이 한 없이 싸늘했을 것 같기도 했다. 둘이 나가자, 자신도 둘을 따라 문 앞까지 나선다. 돈은 두 아이들이 전해주겠지. 충동적인 감정이었으며 그 감정을 제어할 생각은 없었다. 그야 당연했다. 이게 나니까.
".... 우리. 언젠가 다시 만나자? 그 때는- 내가 언니를 어떻게든 잡아둘거니까."
여자 쪽을 향하여 이야기하며, 가현은 그저 웃었다. 지금은 맛보기였지만, 그때의 나는 진심일거야. 그때가 된다면 이 메마르고 덧없는 삶에서 내게 재미를 한껏 안겨주지 않을래?
떠나는 날은 밤이었다. 이전부터 챙길 것들 챙기고 준비도 서둘렀건만 하나씩 빼먹는 것이 빠지질 않아서 낮 시간 내내 짐을 다시 챙기고 준비만 잔뜩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긴 시간 동안 누구를 만나서 특별히 인사를 나눈다거나 하는 것은 없었다. 좋았던 기억이 그리 많지도 않고 뒤에서 수근거리는 소리를 잔뜩 들었으니까.
떠나는 시간이 세 시간 남았을 때 그래도 지금까지 평생 살던 곳이니까 한 시간 정도는 주변을 산책하며 보냈다. 두 시간이 남았을 때는 둘째 언니를 찾아갔다. '우리 막내 왔니.' 하는 말을 들으면 광견병 걸린 여우같던 니오도 금세 풀어진 얼굴에 발그랗게 홍조를 띄곤 '응, 언니야.' 하고 말하며 그 품에 폭 안기는 것을 꽤나 좋아했다. 몇 번 옛날 이야기를 꺼내고 몇 번 앞으로 있을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둘째 언니는 항상 니오에게 좋은 말만을 해주었다. 주변의 누가 뭐라고 하던 니오는 언니의 자랑스러운 막내라는 이야기라던가, 모두가 한다고 너도 꼭 이걸 잘해야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던가, 앞으로의 일은 알 수 없기에 즐거운 것이 아니겠니 같은 이야기들.
" 언니야, 다들 니오가 괴물이라고 했잖아. 니오는 괴물이야? " " 우리 막내야. 남들 하는 이야기에는 귀를 기울여 들어야 하지만 터무니없는 소리는 한 귀로 흘릴 줄도 알아야 한단다. " " 하지만 오라버니도, 언니들도 다 니오를 괴물이라고해. 아버지가 하는 이야기도 들었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고. 어머니는 니오때문에 힘들대. 가주님은 니오때문에- " " 그만그만. 누가 뭐래도 막내는 우리 막내란다. 원래 사람들은 처음 보는 것을 보면 무서워해. 그것이 좋은것인지 나쁜것인지도 모르고 일단 두려워하고 말아. 다들 잘 몰라서 그러는 것일 뿐이야. 아직 사람들이 우리 막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우리 막내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몰라서 그러는거야. " " 응. 언니야, 좋아. " " 언니도 우리 막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단다. 막내야. 이거 받아. 먼 길 떠나는 막내한테 주는 선물이야. 힘든 일이 있으면 이 목걸이를 봐줘. 언니 대신에 이 목걸이를 차고 있는거야. 항상 같이 있을게 막내야. " " 응. 고마워 언니야. 사랑해. "
30분이 남았을 때 니오는 갈 채비를 마치고 대문으로 향했다. 밤이 꽤 깊어 달빛이 어스름하게 비추고있었다. 벚꽃이 드리웠던 것을 생각해보면 3월에서 4월경이었나보다. 니오는 가방을 메고 고개를 들어 달을 한 번 보고 벚꽃을 한 번 보았다. 뒤를 돌지 않고 앞으로 가야할 길 만을 보았다. 그래도 막내딸 가는 길이라고 부모님과 제 형제자매들이 갈 길을 배웅한답시고 나온 꼴이 퍽 우스웠다. 뒤에서는 괴물이라고 수근댔으면서. 폭탄 취급했으면서. 어쩌다 이런게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으면서.
" 잘 다녀와. 네가 원한다면 언제든 돌아올 수 있을 테니까. "
머리를 반묶음으로 묶은, 키가 꽤 큰 흰 머리의 남자는 팔짱을 끼고 그렇게 말했다.
" 엿이나 쳐드쇼. "
니오는 뒤를 돌아 첫 째 오빠에게 무표정으로 가운데 손가락을 올렸다.
" 야! 너 오라버니한테 말하는 꼴이..! "
넷째 언니였다. 흰 머리가 길게 길러져 예쁘게 정돈된 것이 자랑이었고 누가 봐도 청순하다는 느낌을 잔뜩 주는 넷째 언니가 니오의 어깨를 잡았다. 니오는 그 손을 강하게 뿌리치고 가족에게도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대며 금방이라도 달려들 것 마냥 무서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 치워, 뒤지기 싫으면. 언니고 지랄이고 죽여버리기전에 함부로 손 대지마. "
그 말에 한 차례 쭈그러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쿠즈노하라고 한다면 폭력이나 파괴와는 거리가 굉장히 먼 신선과도 같은 사람들이었으니 이런 반응을 어려워하고 불같이 화를내면 싸움을 싫어하는 탓에 먼저 한 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사람들이었으니까.
" 그래. 니오. 잘 가렴. 아버지는 네가.. " " 자랑스럽다는 말은 하지마세요. 거짓말은 싫어하니까. 근데 진짜 궁금하네. 아버지가 진짜 날 자랑스러워 하실지. 가주님도 날 자랑스러워 할까요? "
어린아이라고 듣지 못하는 것이 아니고 눈치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 한 마디를 하곤 다시 뒤를 돌아 가려던 차에 특히나 가문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하던 셋 째 오빠가 다가와서 어깨를 잡아 돌려세우곤 한 마디를 보탰다.
" 쿠즈노하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행동해 니오. 누가뭐라도 넌 쿠즈노하 니오야. 언제든 이 곳에 돌아올 수 있으니까, 그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 " 지랄하네. 알 게 뭐냐, 어차피 난 버려졌는데. 아까 언니한테 한 말 못들었어? 뒤지기 싫으면 손 치우쇼, 한 번만 더 건드리면 너부터 물어죽이려니까 "
또 다시 눈을 무섭게 뜨고 으르렁댄 니오는 '진짜 간다'는 말과 함께 뒤를 돌지 않고 걸어가려 했다. 그리고 또 타박타박 하고 조금 빠르게 뛰어오는 발걸음 소리에 욕지거리를 할려고 뒤를 돌았던 찰나에 따스하게 안아주는 둘째 언니의 눈을 보았다. 그제서야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사실은 사람이 좋았고 사실은 더 잘하고 싶었는데 말이야. 하지만 어쩌겠어, 이미 버려졌는데. 연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막내야, 우리 귀여운 막내야.' 하고 말해주는 목소리와 앞길을 진심으로 축복해주는 목소리 그리고 등을 토닥여주는 손길에 니오는 이미 흘러버린 눈물을 억지로 막으려는듯 자신을 안아주는 둘째 언니의 어깨에 고개를 푹 숙이고 잠시간을 있다가 '이제 정말 갈게 언니야.' 하고 말하곤 몸을 일으켜 다시 걸어갔다. 그 자리가 그리워서 두 번, 세 번은 더 뒤를 돌았다가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겼다.
" 난 성선설이나 성악설 따위는 믿지 않아. "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오라버니? " " 문자 그대로야. 성선설이나 성악설 따위는 믿지 않는다고. 세상에 날 때부터 선하거나 악한 사람이 어디있겠니. 환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겠지. " " 음. 근데 그게 지금 갑자기 왜..? " " 그런데 폭력의 재능과 함께 태어나는 아이가 있다는 것은 믿지. 쟤를 봐라. 쟤가 그 증거다. "
첫째 오빠와 넷째 언니의 대화는 아무도 듣지 못하는 둘 만의 대화였을 것이다. 말하자면, 후일담 같은 것.
가현은 대답 대신 제 속내를 그대로 내비친 채 환희에 젖은 웃음을 흘린다. 두 사람이 멀어지는 와중에도 가현은 마치 아직도 무엇엔가 홀린 양 둘의 모습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역시 모든 게 그때와 달라진 게 없다니까. 다시 만날 날이 온다면, 아주 즐거워질 거야. 나는 그저 그 날을 바란 채- 그 분께 몸바치는 삶을 이어갈 뿐. 자. 이제 정신 차리자. 다시 허물을 뒤집어 쓸 시간이야. 아무렇지도 않게. 임씨 가문의 허물을 덮을 시간이야. 크게 심호흡을 두번 하며, 다시 가게 안으로 들어간 가현은 제가 골라두었던 옷들을 챙겨갔다.
평소대로의 나긋한 웃음을 걸치며, 가현은 쥐어주는 것들을 전부 챙겨 돌아간다. 받은 것과는 별개로, 자신이 따로 샀던 옷들의 값을 지불하는 것 또한 잊지 않았다. 신이시여. 당신이 부여한 이 덧없는 인생 속에서- 소녀, 이렇게 감사해가며 당신이 부여하는 기회를 하나하나 즐기고 있사옵니다.
/마지막 반응 남기고 싶어서 써봤어 ㅋㅋ.. 캡틴 고생많았어 같이 진행했던 니오주 윤하주도 고생많았어~~~ 하 이제 도하학당 못끊겠다 큰일났다 ㅋㅋㅋㅋㅋ 진짜 짱재밌어 최고야 응응
손님은 아니었지만. 설명하기 귀찮았기에 연은 대충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서 목뒤의 타투를 자세히 살핀다. 낫 모양으로 된, 기이한 패턴을 똑똑히 기억해둔다. 그러며 눈앞의 상황을 지켜보며, 자신이 오기 전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모르니 고개만 갸웃거리며 서 있었을까. 그들이 말하는 것을 가만 듣다가 떠나며 하는 말에 눈을 크게 떠낸다. 먼저 와있던 아회와 성하에게 배꼽 인사를 하고선 빠르게 가게 안으로 들어서 일을 도우려 왔다며 가게주인을 찾는다.
아회 꾹꾹 누르는 손이 멈춘다. 손등 위에 가만히 세운 네 개의 손가락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툭, 기민한 청력이 아니면 듣지 못할 소리를 뒤로 손등에 핏줄이 돋는다. 세상 어떤 사람이 제 손등의 가죽을 다른 손의 손톱으로 파고들며 뚫을 수 있는가? 적어도 아회는 가능한 일이었다. 고운 고개가 스르르 기운다. 평온하되, 식은땀이 이마에 맺혔으나, 눈만 치켜뜨면 사람이 금세 살벌해질 듯하였다.
걱정을 해? 우스운 소리. 당신은 절대 그런 말을 하여서는 아니될 터인데!
찢어 죽이고 싶다. 당장 달려나가서 멱살을 붙들고 싶다. 흉폭하게 날뛰고 싶다. 천지신명이 내게 날뛸 기회를 주었는데 내 이때가 아니면 날뛰지 못함을 어찌 모르겠는가, 흉이 생기든 말든 필요가 없다. 어차피 언젠가는 이 세상에서 쓰임을 다해 죽을 몸이요 그것이 지금이 아닐 리도 없는데 어찌 몸을 보전하겠는가. 손톱 세운 손의 손톱을 조금 더 세우자 피가 송골 맺힌다.
돌아간다라.
"……다시 뵙길 고대하겠습니다, 도련님."
세상 상냥하고 평온하나 호흡 불안정한 목소리가 목 타고 흐른다.
"가주님께서 애타게 기다리고 계시오니."
그리고 기척 사라졌을 적, 아회 그 자리에서 숨 토해낸다. 해냈다, 해냈어, 아냐, 해낸 것이 아니야. 나는, 내가, 내가 무슨 짓을. 내가 도련님의 심기를 건드렸어, 죽을 거야, 찢길 거야, 어쩌지, 어쩌면 좋지, 한낱 내가 감히 무가의 귀하디 귀한 도련님을─ 아회 숨 토해냈다. 겨우 팔 뻗어 지팡이 더듬거려 쥔다. 카페 주인에게 갈 시간이다.
>>620 니오(10): 언니야. 집의 사람들이 다 나보고 괴물이라그랬어. 니오가 괴물이라고 생각해. 응... 그래서 말이야. 그 사람들이 옳았다는 걸 보여주려고 같은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잘 지낼 테니까 괜찮아요!!!!!! >>628 우우우울지 마세요..! 누가 뭐래도 지금은 잘 삐약삐약 하면서 지내니까..!!
>>642 ㅋㅋㅋㅋㅋㅋㅋ 와 어쩜 이럴수가있지 이건 우연을 넘어선 뭔가 있음 진짜임.. 캡틴의 짱소중하고 짱쩌는 설정이랑 다이스가 멱살잡고 어장 캐리한다... (오백번 치여죽음) 하 진짜 내가 후회하는건 임가현이 두명이 아니라는것이지 하나 빵집보내고 하나 포목점보내고 다 즐겨버리고 싶은데 아쉬운걸..!
>>645 하 진짜 짱좋아 제사장듀오가 어떤건지 도하학당에 이름 확실히 새겨버리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둘은 시험 개판치고야 마는데~~ () 흑 중운주가 일상 구한건 내가 멀티가 안 되서 못 돌리는게 한.. 인데 으악 아늬 잠깐만 중운주 사실 인어지 그렇ㅈ(꾸르르륵)
예전엔 아니었지만 비교적 최근부터 종종 선물을 사오곤 했다. 물론 매번 이렇게 값이 나가는건 아니었고 학당 내에선 구하기 힘든 간식 같은 것들이 주였다. 이번에도 아무 생각 없었다가 장신구 가게에 갈 일이 있어 겸사겸사 사온 것이지만 그런건 지금 당장에서야 중요한 것은 아니다. 씨익 웃어보이던 그는 가현의 손짓에 만족스럽다는듯 살짝 웃으며 말했다.
" 다른 사람들한텐 내가 받아야하는 입장인데? "
도와주는걸 생각하면 오히려 받아야하는게 아닐까? 허나 별로 원하지 않았는데 일부러 가서 도와주는 일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그럴 일은 앞으로도 요원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현에게 하는 것은 투자도 아니었으니. 가현도 그걸 알고 있지만 그저 농으로 건넬 뿐이라는걸 윤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그는 엄청난 질문공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신입생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질문들을 하나하나 정리해서 물어봐주고 있었다.
" 네가 해주는건 뭐든 괜찮아. "
부쩍이나 단 것을 좋아하는 그에게 가현이 만들어주는 간식은 정말 좋아하는 것 중에 하나였다. 저학년때 처음 먹어봤을땐 어찌나 맛이 있던지. 혀를 스쳐간 수많은 맛이 있음에도 그때만큼은 잊지 못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윤하는 다른건 몰라도 디저트만큼은 가현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 아 맞다. 이번 주말엔 본가에 내려가야해서 없을꺼야. "
하루에 한번쯤은 만나서 얘기를 나누는 테이블에 이번 주말엔 없을거란 얘기였다. 예전엔 단 한번도 찾아가지 않던 본가를 그는 최근부턴 종종 찾아가고 있었다. 갈때마다 평소 보기 힘든 예복을 입었고 돌아올땐 평소 단정한 모습과는 다르게 흐트러진 모습이었다. 지금도 표정은 웃고 있었지만 별로 내키지 않아하는 모습이었다. 가현의 질문이 끊어지자 이번엔 윤하의 질문이 이어졌다. 신입생의 대답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 아마 신입생은 지금쯤 숨이 턱하고 막히지 않을까.
>>61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현이는 시험 망쳐도 괜찮잖아 취직 확정(가주)인데.. 아니 근데 생각해보니 김중운도 공부 좀 못 해도 갠찮네 제사장 못 해도 죽으면 끝이니까() 와.. 둘다 개부럽.. ㅋㅋㅋㅋ 가현이는 담에 만나버리자공~~~ 헉 내 정체 일엏게 간파당한다고?ㅠ
황룡 기숙사에 넘어오고나서 배운 기초적인 마법들. 확실히 소모성인 부적에 비해서 쉽게 망가지지 않는 지팡이로 계속해서 마법을 시전할 수 있다. 체력만 된다면 말이야. 폭발마법인 봄바르다와 물체를 복구시키는 레파로를 반복했다. 오늘은 입학식의 다음 날로, 수업이 있을 예정이었지만 마법을 다루는 이들을 제외하고 망할 뱀대가리의 장난질에 놀아나느라 휴업을 했지. 그래서 카페에서 일을 돕다가 정체불명의 가면을 쓴 손님들과 마주하고, 음료와 간식을 받았다. 근데 난 단 음식을 별로 안 좋아해서 말이야. 그래서 새로 만나게 된 황룡의 룸메이트에게 줬지.
"후우.."
지금 중요한 건 의외로 "체력"이다. 마법을 계속해서 난사해서 전투를 할 수 있는 체력이 필요하다. 그러니깐..오랜만에 달려보자, 10km. 성하는 교복을 벗고, 흰 반팔을 입은 채로 달리기 시작했다.
"휘유~ 오랜만에 달린 것 치고는 아직 체력이 남는데."
청룡에 있었을 때는 감정의 기복이 크곤 해서 쉽게 우울해졌지. 이는 곧 추진력의 저하로 이어졌고. 하지만 청룡의 독기에서 벗어난지 얼마나 됐다고, 몸과 감정에 활력이 생기고 생각하고자 한 것을 추진하는 능력이 강해졌어. 아마 청룡 시절에 이랬다면 2km도 못 가서 하기 싫다면서 포기했겠지.
"?"
나무에 앉아서 쉬려고 할 때, 어디선가 인기척이 느껴졌다. 성하는 그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을 향해서 눈길을 돌렸다.
"네 자신에 대해 어떻게 느껴?" 류온화: 어떻게라는 것이 모호하구려. 나는 나요 달리 그 무엇도 아니니. 원하는 답이 있다면 콕 집어 물으시오. 빙빙 도는 건 내 성미에 맞지 않으이.
"정말로 믿는 친구가 있어?" 류온화: (잠시 답을 미루며 곰방대를 문다. 한숨 깊게 마시고, 길게 내쉰다.) 류온화: 네 눈엔 어찌 보이는가. 있어 뵈는가? 나는 모르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뭘 먼저 바로잡을 거야?" 류온화: 푸흐흐. 이 보오. 이보게. 세상엔 어찌 할 수 없는 것이 있는 법이오. 그를 모를 사람도 아닌 것이 어찌 그런 허튼소리를 묻는겐가. 가서 발 뻗고 잠이나 자게.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770083
류온화의 오늘 풀 해시는 자캐가_선택하는건_돈_명예_권력_자존심 (고민)(진지) 다... 필요없다 할...듯...? 누가 나 대신 온화한테 물어봐줘~ 난 모르겠다~ (도망)
상대에_대한_신뢰의_상중하에_따른_자캐의_태도는
상 : 그가 하는 말을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믿는다. 빤히 보이는 함정에 들이밀어도 그대로 떨어져준다. 눈 앞에서 목에 칼을 들이밀어도 웃을 것이며 누명조차 필요하다면 뒤집어쓴다. 중 : 가끔 시선에 의구심 담기지만 말로 드러내지는 않는다. 대하는 언행에 건성임이 보인다. 하 : 설명이 필요한가? 하는 말은 죄다 한 귀에서 한 귀로 흘리고. 곁에 머물 시간은 1초도 주지 않는다. 공기 취급이나 안 하면 다행.
"으이구, 자랑이다. 얼마나 이것저것 다 해주고 다녔으면 그래? 가끔은 너도 너 몸좀 챙기고... 휴. 내가 백번 말해봐야 무슨 소용일까~"
이 남학생이 항상 어디 높은데 올라가서는 지나가는 애들 관찰하고. 조금이라도 버거워보이는 모습이 보이면 가만히 있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을 가현은 잘 알고 있었다. 흑룡이기에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음과 동시에, 임씨 가문이기에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공존했다. 허나 지금은 그런것 쯤이야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저 받아들이고, 포용하며, 함께 어우러질 뿐이다.
"그래? 그러면 조만간 시간 한번 내. 원하는건 뭐든 만들어줄테니까~"
이번에 깜짝 선물도 받았겠다, 솜씨 좀 발휘해볼까. 자신이 따스한 차 한잔과 곁들여먹는 손수 만드는 디저트는 늘 만들어오던 것이니, 실력이라면 꽤 자신 있었다. 무엇보다 계속 꾸준히 자신이 만드는 것을 즐겨주는 당신의 모습은 가현에게 하여금 의미부여가 되어주기도 했다. 어째서 그리도 단 것을 좋아하는지는 풀리지 않는 점이었으나- 얼핏얼핏 과거에 들었던 여러 이야기를 통해 약간이나마 추측해볼 수 있었다. 가현은 그것을 잘 티내지 않았다. 그저 좋아해주는 모습 하나면 꽤 만족스럽고 뿌듯했으니.
"오호라.. 요즘 본가에 꽤 자주 내려가는것 같은데~ 해야 할 일이 많은가봐."
그렇다면 이번 주말은, 꽤 많이 지루하고 심심해질 것이다. 평소의 루틴에서 벗어나 다른 재미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고민이라는 양 과자를 입안 가득 밀어넣고 차로 그 건조함을 축여가며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하고 쌉싸름한 맛을 만끽한 채 눈동자를 도륵 굴리던 가현은 별 수 없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즐거움이야 찾아서 만들면 그만인것이다.
또한 베풂에 있어 급할 건 없으니. 꼭 이번주가 아니더라도 시간 날 때 만들어주면 되는 일. 뭐든 급하게 생각할 것 없다고 여기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거리들을 듣는 신입생의 모습을 시선에 담으며 미소짓는다. 가여운 아이. 하지만 이곳에 입학하고, 이곳에 온 이상 어쩔수 없는 일. 어서 오려무나. 흑룡에.
"그럼 다음주는 어때? 불가능하다면 평일 아무때라도 시간 비워둬~"
자신은 꽤 여유가 있었다. 본가에서 호출하는 일도 적은 편이고, 거의 대부분의 소통을 편지를 통해 대신하는 편이기도 했으니.
눈 게슴츠레 뜨니 시야로 들어온 것 중 첫번째는 시간, 그리고 두번째는 형이상학적인 감각. 뭣 된것을 시각으로 느낄수 있다면 믿지 못한다는 듯 찌그러지는 눈꺼풀이 시작이고, 그 후 다시금 초점이 잡혀가 뭣 됨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 끝일 테다.
어제 MA를 단체로 알현한 영광을 누린 후, 물기에 젖어 깨어났다. 그 후 축축한것만 말리고 방탕하게 자버렸던가. 일어나 보니 벌써 하루 수업이 다 끝나갈 시간이다. 급한 마음에 일어서나 교복을 추스리는 꼴은 퍽 단정했다. 머리까지 꼼꼼히 땋아내리며 기숙사 방을 나선다.
그리고 어찌저찌 하여, 그는 체력 훈련장으로 향하게 되었다. 반절 감겨있는 눈을 보아하니 오늘 휴업이였다는 소식을 늦게 전해들은 모양. 그렇다고 제사장 후보라는 놈이, 도인이라는 놈이 시간 약속을 이리 중요치 못한 것 마냥 여기다니, 여간 죄스러운 것이 아니다. 말 못할 수치심에 번뇌 그득히 훈련장에 도착해 눈을 비비적 대니, 시선이 느껴져 그는 그 쪽으로 곁눈질을 힐끗 하였다.
“해(孩) 중운 이라 합니다.”
통성명은 안 한 사이이니, 사람을 만날땐 제 이름부터 밝히는 것이 예의다. 그것에만 치중하다 보니 눈 마주치자마자 인사는 커녕 이름부터 던지는 것이 좀 괴랄한 꼴이다만. 그러고보니 당신은 어제 황룡에 지원한 사람 중 한 명이였던가? 기억 더듬어 생각해 내더니, 두 손 맞잡고선 고개를 살짝 숙여 보인다.
남이 들으면 이상하게 바라볼 말을 태연하게도 뱉는다. 그에게 자신이란 아무런 가치도 없는 무(無)에 가까웠다. 철저하게 외면 받은 삶을 살아오면서 자신에 대한 가치를 쌓아올 시간을 그는 송두리채 잃어버린 것이었다. 그나마 남을 도울땐 그런 자신마저 가치를 지니게 되니 처음의 도움은 그렇게 시작한 것이었다. 지금에서야 다른 의미로 바뀌었다지만. 그래서 지나치리만큼 자신을 아끼지 않는 그를 다른 이들은 답답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허나 이곳은 그러하지 않기에 윤하도 마음이 편했다.
" 시간이야 항상 있지. 여기서 기다리면 올거잖아? "
뭘 새삼스레 그러냐는듯 그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처음 만난 이후로 이야기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다 결국 이 테이블까지 점거해버린 윤하는 이젠 이 곳에서 만나지 않는게 더 이상할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니 가현이 언제 만들어서 가져오던 미리 못온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이곳엔 항상 그가 앉아있는 것이다. 가현의 말에 시종일관 미소가 가득하던 그의 표정이 일순 살짝 찌푸려진다.
" 나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
그의 가문, 아니 이제 가문이라고 불러줘야하나 싶을 정도였지만 어쨌든 그곳에서는 몇가지 불문율이 있었고 그 중 하나에 딱 그가 걸려있는 것이었다. 그것만 아니었어도 찾아갈 일이 없을텐데. 단칼에 거절할까도 싶었지만 다른 생각이 떠오른 그는 이 일만큼은 수락했고 최근에서야 종종 본가로 향하고 있었다.
" 아니면 언제 먹을지 말해줘. 어울리는 차를 내가 준비할테니까. "
음식, 마실 것과 먹을 것은 항상 같이 있어야하는 것이니 말이다. 차 얘기를 하며 비어있던 신입생의 잔에 차를 채워준 나는 싱긋 웃어보였다. 지금 이 자리를 뜨고 싶겠지만 잔을 채워준 것은 아직 보내주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그야, 자러 갈때까진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으니까.
이크, 조심해요. 미안해요. 복도 끝에서부터 수런거리는 말소리가 옅게 들린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서 두꺼운 책을 네다섯 개 쌓아 들고 오는 흑발의 여학생. 흰 이마 아래로 날카로운 붉은 눈과 붉은 점, 그 아래는 책에 가려졌다. 묵은 몇 박자 씩 텀을 두어 양해를 구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품에 안아들은 책은 교과서 달랑 하나와 신앙에 관한 책 하나, 위대한 인물들에 대한 서적 둘. 특히 마지막 두 개가 몹시 두꺼웠다.
묵은 어느새 움직이는 계단까지 당도했다. 무게와 높이의 부담으로 상체와 다리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복도 어귀에서 수런거리던 무리도 사라진 그곳은 적막으로 가득찼고, 그 말은 위험하다는 둥 주의를 줄 인물이 부재함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리고 불행은 또 다른 불행을 낳는다. 묵이 발을 한 번 내딛었을 때 홱, 하고 계단이 급작스레 움직였고 치맛자락이 이리저리 뒤엉켜 도저히 수습할 길이 없어진 당장의 현실이 그 표상이었다. 어, 하는 사이 묵의 상체가 뒤로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머릿속으로 하나의 문장이 스쳐 지나갔다. 대부분의 불행은 연쇄적이다. 그 사슬을 끊어내려면─.
이 정도 높이라면 팔 하나 금 갈 정도인가. 언뜻 태평하다시피 묵은 책을 포기하고 양팔을 들어올려 머리를 감쌌다.
─이레귤러가 필요하다. 행동이건, 사람이건, 그것이 무엇이든.
/ 받아주셔도 되고 대충 주변에 쿠션이 있다고 해도 되고 그냥 내버려둬도 됩니다(진짜 됨.) 👍
반응할게 너무 많아서 일단 진단부터 올리고 ㅋㅋㅋㅋ.. 캡틴 잘자 푹자~~~ 목요일 풀진행.. 하 월루 간다 두번간다
>>669 아늬 죽으면 끝이라니 뭐가 그래 안괜찮잖아~~ ㅠㅠㅠㅠㅠㅠ 하 중운이 제사장 꼭해라 두번해라.. 김(따라하기 ㅎ)가현 거슬린다면 내가 친히 슥삭해줄게.. (??) 좋아좋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만나는걸로~~! ㅋㅋㅋㅋㅋㅋㅋ 나를 바다에 던져버린 이상 중운주의 비설도 외치겠다 여러분 사실 중운주가 인어래요~~ (침몰)
>>694 E? 꼭꼭 씹어먹는다니 그게뭐야 나는 그런거 몰라~ (와구) 아늬 왜 친구 관련 질문에만 매정하냐구 하룻밤 놀이상대 하다가 마음에 들거나(?) 뭐 좀 이야기 맞으면 친구 될수도 있는거잖아~~ 신뢰에 따른 변화도 짱좋다 신뢰도 상일때 모먼트 너무좋아 최고야!! 는 꿈에서 도대체 뭘 봤길래 그러냐구 나 온화 비설 정기구독 50년치 끊었으니까 잔뜩 기대하고 있을게..
>>701 시비 걸려도 도와주려고 하는 윤하 그저 빛. 갓. 존경하라 경외하라.. (대체) 하 사랑고백 받았을때 모먼트 달달하니 좋구만 많은 화살표가 있고 가장 큰것을 당신에게 향하는 것 뿐 <= 나 이거 봤으니까 이제 숨 멎어도 여한이 없어~~ 오케이 최근에는 마시멜로에 꽂혔고 몸 안좋은거 티 많이 나니까 기절시키고 병원에 끌고갈 것.. 메모 완료!
>>704 그런거라면 인정 안하는거 너무 당연한거기는 한데 억울해서 인정 못하겠다는 거 왤케 귀여운거지 ㅋㅋㅋㅋㅋㅋㅋ 외국어 반응도 너무 찰지다 그치 하늘섬에선 하늘섬어를 쓰는게 맞지 마! 니 하늘섬이 장난이가! (??)
이제는 체술 수련에 들어가볼까. 사실 마법 위주의 전투이지만..어쩌다가 근접전이 된다면 체술의 도움이 상당히 클지도 몰라. 나는 지팡이를 든 채로 싸움을 하니..발차기를 중점적으로 수련하는 것이 좋겠어. 오른손 잡이이기 때문에 견제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왼주먹도 날카롭게 단련하고.
인기척이 느껴진 곳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성하의 반응은 무덤덤이었다. 당연히 모르는 얼굴이기 때문. 기숙사로 보아서는 흑룡이고, 동급생이 아닌 걸 보아서는 자신보다 후배임이 분명했다. 눈을 마주쳤지만, 성하는 그저 후배 하나가 돌아다닌다고 생각하여서 곧 고개를 휙 돌렸다.
“해(孩) 중운 이라 합니다.”
갑자기 이름소개..나도 이제 "안녕 날 소개하지 이름은 반성하 직업은 traveler 취미는 tachi meditation 독서 그림 그리기"라고 소개해야 되는 것인가? 일단 안녕하세요가 먼저 아니냐고..
"아..네.. 반성하라고 해요."
너보고 반성을 하라는 건 아니고, 내 이름이 반 성하라고.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새로운 기숙사에서 평안을 찾으셨길 살포시 바라는 바입니다."
"아..네..그냥 뭐..괜찮게 보냈구요. 어제 입학식에서 보셨구나. 그쪽은 후배님인 것 같은데, 후배님은 몸 괜찮아요?"
귀걸이도 나쁘지 않겠다. 어쩐지 쓸쓸하고, 어쩐지 그리운 언니를 떠올린다. 성율이 귀걸이를 동봉해 편지를 보내면 떨리는 손으로 등잔불 키고 한자한자 읽어보겠지. 등잔불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밝은 미소가 멀리서 떠오르면 좀 좋을까. 늘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반짝이는 보석이 보이면 아랫것들은 못내 부러워하고, 주인은 안심할 터. 언니의 삶이 조금 덜 팍팍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성율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간다. 먼 곳을 바라보는 시선이 두어번 눈꺼풀에 잠겨들었다.
"괜찮겠네요."
기분이 좋아진 성율은 단호한 윤하의 태도에도 멋쩍어하지 않는다. 꽤나 고지식한 사내 아닌가.라고 태연하게 생각하는 까닭은, 어떤 반응이든 성율에게는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학당에 여러번 드나들면서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성율은 교묘하게 바뀌어갔다. 성율은 상대의 반응에 크게 슬프지 않고, 마찬가지로 크게 기쁘지 않게 되었는데다가 도리어 흥미롭기까지 하니 고칠 엄두조차 나지 않게 된지 오래이다.
"여인의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면 연인의 마음은 어찌 헤아리게요?"
태연자약한 태도로 내놓는다는 게 이런 궤변이다. 후보로 떠오른 귀걸이 몇가지 골라본다. 뼈마디 툭툭 튀어나온 손이 물속을 유영하듯 장신구 두어개를 집는데, 그 손에 걸린 것 중에는 진주가 달린 것도 있고, 장물아비나 알 법한 이름 복잡한 보석도 있었을 것이다. 목표를 얼추 이룬 성율이 세삼스럽다는 듯이.
"농담이었어요. 초면에 바라는 것도 참 많은 깐깐한 여인이라 생각하셨겠지요?"
뒤늦은 화해를 악수 내밀듯 건네는게 아닌가. 바다 거품만큼이나 가볍고, 그래서 찝찝한 소금기만 남기고 곧장 사그라지는 장난에 누구라도 김이 새게 생겼다.
"추천 감사해요.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는 말뿐이 아니라 응당 행동으로 보여야할테지만, 같은 학당 사람 같으니 급하게 굴지 않아도 되겠죠."
성율이 꾸벅 목례를 하며 작별의 뜻을 밝힌다. 계산을 하기 위해 점주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볼 수 있으면 또 봐요."
#늦어서 미안해요! ㅠㅠ 오늘 이렇게 늦게 들어올 줄 몰랐네요 ㅠㅠ 손이 느려 질질 끄는 것 같아 일단은 급하게 막레 보내봅니다. 일상 돌려주셔서 감사했어요!
>>713 꼭 그렇게 말하는 애들이 할건 다 하더라 우히히히 (확성기) 여기!!! 윤하주 운다아악!!! ㅋㅋㅋㅋㅋㅋ 하는 진짜 농담이고 기본 스탠스는 중간이니까~
>>715 아이고 그러다 체하면 다른 진단은 어떻게 먹으려구~ ㅋㅋㅋㅋ 온화 입장에서는 그런 걸로는 친구가 된다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자 다시 복습합시다~ 온화는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잡는다~ ㅋㅋ 사실상 신뢰도 상은 전설의 레전드 같은거라~ 그런것도 있구나 해줘~ (찡긋) 어라 나 그런 구독권 발행한 적 없는데...? 가현주 대체 뭘 끊은고야~~ 압수야 압수~~
>>716 워워 진정진정~ (쑤담쓰담) 음~ 그럼 어떻게 엮어볼까? 같은 기숙사라 오며가며 얼굴 보는 일은 잦았을거고 서로 소문 듣는 것도 쉬울 거 같은데~ 참고로 온화는 성별학년 안 가리고 눈에 들면 다 건드려보는 개망나니에오~
>>719 머리에서 불나요🔥🔥🔥🔥🔥🔥🔥 앗 그런 성격 니오주가 참 좋아합니다.. 정말 제가 매우매우 좋아합니다🔥🔥🔥🔥🔥🔥🔥🔥🔥🔥 일단 같은 기숙사라면 친해지기 허들이 좀 낮을거에요! 니오가 같은 기숙사 사람이면 그래도 좀 편하게 대하니까! 온화도 싸움 좀 하고 그런편이죠??
"이 누나는 꼭 그런것만이 너의 가치를 정하는 일은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해~ 뭐. 그게 너가 정한 가치관이라면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는 없지만?"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찾으며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각자가 하기에 따라 달려있는 것이니. 당장 가현 자신 역시도 이 무의미한 삶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어 전능한 존재의 눈에 조금이나마 띄어지기를 바라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서 이런 사소한 다름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것. 그것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신에게 해가 될 일이더라도 그것이 그 사람에게 있어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니. 그저 농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누나니 뭐니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꾸 나 머쓱해지게 할래? 그냥 그러려니 하라구~"
자신이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쌩뚱맞은 말을 한 거면서, 괜히 머쓱해진 탓에 그러려니 하라며 능청스럽게 웃었다. 아아. 그런 당연함마저도 잠깐 망각하게 할 만큼- 그 백일몽이 너무나도 황홀했던 탓이겠지. 아직 정신이 완전히 가다듬어진 것은 아니었기도 했다. 존엄한 존재에게 다시금 아뢰니. 부디 당신 또한 제가 느꼈던 황홀감까진 아니더라도 즐거움을 약간이나마 느끼셨기를 바라며.
아. 표정이 찌푸려졌다. 괜한 걸 건들었나 싶은 기분이 들었다.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꺼려지는 주제였거나, 아니라면 그저 당신에게 있어 썩 달갑지 않은 주제였거나. 여러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보며, 가현은 이에 대해서는 더 말을 얹지 않기로 결심했다.
"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네가 고생이 많아~"
그저 다시금 남학생의 머리에 손을 얹은 채 살살 쓸어주는 것이다. 누가 본다면 의심스러울 만큼 친근함을 뽐내는 둘이었으나- 이렇게 나와서 몇시간이고 떠들어대길 장장 6년을 해 왔으며, 그만큼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였기 때문에 크게 눈치보일 일이 아니라고 여겼다.
"음? 좋아. 서로 분담해서 맡으면 되겠다~ 근데 나 이렇게 말은 했는데 언제가 적당할진 모르겠단 말이지. 그냥 내친김에 내일 먹을까?"
흘륭하다면 훌륭한 행동력이다. 당장 내일도 별 일 없으면 이 시간에 나와서 대화를 나눌 것이며, 그리고 그 전에 적당히 먹을거리를 준비해서 같이 들고 나오면 그만이다. 그래. 이제 조금씩, 덧없는 존재가 존엄한 존재와의 여운에서 벗어나 제 자리를 찾고 있었다. 신입생은 벗어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모양이었으나- 가현은 그 광경을 포용이라는 단어로 넘겨버린다. 그리고, 또 다시 주옥같은 질문을 속사포로 쏟아내기 시작한다.
>>693 온화는 자기 사람한텐 따듯한 사람이구나. 이것이 요즘 도시여자...(?) 아 온화 제일 친한 친구? 당연히 이름 불러 줘야지 온화야 내가 많이 사랑...(절절) 온화고 삶에 별 미련 없이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거 같아.. 달관한듯 해서 멋잇어..!
>>701 윤하 술 마시면 아낌없이 주는구나 역시 [어머니]... 마시멜로에 꽂혔다니 윤하랑... 만나면... 마시멜로...구워먹자...(메모) 삶에 미련 없다니 중운이가 보면 ㅈㄴ 와... 저사람 도사 그 자체... 이럴거 같은 적폐가 있어()
>>704 억울해서라도 인정 못한다는거 너무 당차서 멋있다 성하야 남들 말 듣지 마 넌 최고의... 최고... 그런데 잘못한건 바로 사과하는 편이구나 옳고 그름 확실하니 좋다
>>705 가현이도 마망이였어..! 아 가현이 당연히!!!!!!!!! 보고싶었지!!!!!!!!! 마지막으로 남은 게 신념이라니 너무 멋있다.. 가현이는 최고의 신도야..질문 하나하나 파헤쳐서 답하는거 너무 똑부러진다 이런 사람이 ( a + b ) ^2 전개를 한다니 동일인물 맞나요
화력 실화??? 손이 느려서 그런가 반응 한번 쓰면 레스 한가득 있고 일상 한번 이으면 또 한가득 있고 진단 올리면 또 한가득 있는데 눈은 너무 즐겁다 완전 행복해..
>>710 ㅋㅋㅋㅋ 신 관련으로 극단적인것만 빼면 흑룡 영향 받아서 무난무난 말랑말랑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어 :3 이정도는 해야 당주로써도 제사장으로써도 의미가 있지 않느냐 하는 마인드일것 같은데 아늬 모야모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임가현 노처녀로 살다 갈 운명이래~~
그러면 어차피 체한거 다른 진단도 싹 쓸어먹고 탈나서 오늘 월차... 흐흑 진짜 내고싶다 와이 오늘이 월요일인것... (눈물) 앗 선생님 질문이 있어요 오는사람 안 막고 가는사람 안 잡으먼 오기만 한 사람도 있지 않았을까요~~! ㅋㅋㅋㅋㅋㅋ 오케이.. 신뢰도 상은 굉장히 아주매우 보기 힘든것..! (메모) 에잇 압수 안된다 내꺼야 내꺼!! (빼애애애애애앵애)()
>>713 ㅋㅋㅋㅋㅋㅋㅋㅋ 기대에 부응해준다면 임가현이 아주 고마워할 것~~
>>721 억울한거 절대 못 넘기는 성하 최고다 전에 첫일상 돌릴때부터 느꼈던거지만 남한테 피해 끼치는거 싫어함+억울한거 절대 멋 넘김=킹갓캐 이 공식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구~~
>>731 오호~ 가문 영향과 기숙사 영향이 적절히 섞인 진단이었구나~ 엣 가현이가 노처녀로 살다 갈 운명이라구여? 그딴 운명... 부숴버리겠어~~ 나 말고 온화가! (온화 : ???)
월요일은... 피할수 없어오 그러니 즐기세오... (?) 아 물론 오기만 한 사람도 있을 수는 있지~ 이론적으로는~ 하지만 온화는 적룡이고 벌써 5학년이잖아? 아마 없을거야~ ㅋㅋ 그거 보기 힘들다보다는 환상속의 신수 같은 건데 ㅋㅋㅋㅋㅋ 어허 이런거 갖고 있으면 안 돼! 못된 오너는 다음 진단 없어~~
>>730 야 임가현 보고있냐?? 뿌듯해해라~~ (가현:(뿌듯!)) 내가 짜둔 설정으로 봤을때 얘는 진짜 집 재산 직위 명예 다 잃어도 MA 일편단심일거야 이거 하나만큼은 확신할수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똑부러지고 생각 많은 사람 단점이 그런거지~~ 너무 과하게 몰입하고 생각해서 원래 의미랑은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게 되는 느낌?
>>732 생각나는게~ 말씀하신 것 처럼 온화가 압도적으로 찍어누르는 싸움 하는거 몇 번 보고 '아 저 사람이라면 인정이야' 하고 생각해서 니오가 먼저 다가가서 눈에 띄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그런 이미지 생각했는데.. 어떠신가요!! 괜히 지나가는길에 우연을 가장하고 따라가서 인사한다던가 필요한 거 있으면 말도 안 했는데 슥 와서 가져다준다던가 하는 식으로 눈에 띄려고 하는 그런거!
>>733 헉 적폐 아니에요 맛있는거 생각났따 ⋌༼ •̀ ⌂ •́ ༽⋋ 다대일로 싸우고 여기저기 줘터진 상태인거죠? 반쯤 쓰러지기 직전에 피 질질 흘리면서 아직 싸울 수 있으니까 다 물어죽이겠다고 으르렁 대는거.. 거기서 시작인건가요..! 앗 이건 너무 맛있는데...
>>734 맞아맞아 기본적으로는 그런 느낌이고 가끔 신 관련 진단 나오면 그런거 다 때려치고 신념 500통 때려넣는거지~~! 아늬 부수면 어떻게 해 ㅋㅋㅋㅋㅋㅋ 온화.. 좋은사람 만나라구..! (테이프 덕지덕지 붙이며..) 그으 피할수 없으면 즐기는게 맞는데 피할수도 없고 즐길수도 없을때는 어쩌지..? 현생뿌셔 한번 해야해? (??) ㅋㅋㅋㅋㅋ 아늬.... 그렇게 되는건가 그것도 피해갈수 없는 킹갓캐의 숙명이라면 가현주 눈물을 머금고 받아들일게~~ 아 그거 알아 약간 애인 느낌인거지?? 어라 어째서 나 눈물이.. () 앗 힝힝 온화주가 진단으로 협박해써... (소심하게 내어줌)
1. 「서로 대립되는 의견을 가졌을 때 먼저 양보하는가?」 : "……학기 중의 수업에서 발생하는 의견 차이는 양보하오. 소인 아둔함을 알거니와 쓸데없는 분란은 일으키고 싶지 아니하기 때문이오."
"다만 생사에 대한 의견과 도련님에 대한 의견이라면 양보할 수 없구려." "생명의 무게는 그 자체로 막중하며 그 이후를 장담할 수 없거니와, 가문의 일은 가문의 일. 어찌 남이 개입하려 드는 게요." "어찌, 범죄자의 처분을 가문에 맡기라 하는 태도가 이기적인가?" 어찌 얻어낸 기회인데. 토도도독. 감히 네깟 것에게 넘겨줄 것 같더냐? "그럼 그쪽도 쇠락할 각오를 하며 하나 만들었어야지. 이 세상의 근원부터 정명하지 못한데 어찌 정의를 바라오?"
2. 「좋아하는 케이크 스타일은?」 : "……가배차와 어울리는 것이 좋소." "크림도 좋아하지만 입가에 자주 묻는 실수를 범해서, 적은 것을 좋아하고자 노력하고 있소. 그래, 치즈 케이크처럼 애초에 맛이 풍부하면 더 좋소……."
3. 「배달음식이 배달원의 주소 착각으로 늦게 온다면?」 : "먹어야지. 뭐 하루 늦게 오는 것도 아니고. 배에 들어가면 뭐든 같소."
>>736 아니 요 조구만 것이 으르렁 대는 거 왤케 좋은거시야.... 헉 적폐가 아니라구요...? 그럼 저 더 달려요....?(어딜 달려) 니오 그러면 한손 니오 어깨 감싸고있고 한손으로는 부채로 눈만 남긴 채 눈 굴려 슬쩍 니오 봤다가 이 묵이는 이 상황을 묵과할 수 없는 입장인지라. 라고 말하고 어깨 토닥인 뒤 제멋대로 니오 앞 가려서 거리 벌리게 할 거 같아오
>>732 억...사무적인 의미... 아 그럼 자기사람은 더 잘해준다는 걸로 믿고 더 맛있어할게 ^__^!! 아 중운주 나가고 중운이한테 시킬게 그럼..ㅜ (중운: 예..?) 아 달관 전혀 아니라니 완전 틀린 거냑우 ㅠ 킹치만 온화 멋있고 달관도 멋있으니까 결국 똑같은거 아닐?까? (선동과 날조
>>735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뿌듯! 가현이 ㄱㅇㅇ... 내가 잡아먹어 버릴거야 진짜.. 삶는다... (막이래..) 아 다 잃어도 일편단심??? (중운: (빵긋)) 크으으 MA 일편단심이라니 중운이 비설 다 풀리면 가현이 어떨지 너무 궁금해짐 이제 닥칠게. 문학계에선 그걸 단점이라 하지 않고 너른 관점이라 부릅니다 우리 가현이에게 단점이란 없어! 다 단점이야! (뺴애앵
>>739 ㅋㅋㅋ ㅋㅋㅋ 아회주도 꾸금 진단 걸렸구나... 아니 근데 아회 첫 진단 소인... 너무 걸고 넘어지고 싶어..ㅋㅋㅋㅋㅋㅋ 아 우리 소인 작아도 갠찮아~~~ 아회도 술 안마실 예정이구나 조앗서 늙어서 술자리 가게 되면 중운이랑 주스 마셔줘..() 아니 도련님 누군데요 내가 놓친 아회 독백이 있었나?? 소유욕도 그 두가지 외엔 없는 편이구나 크... 거기엔 무슨 설정이 있을까...
연은 중간에 목적지를 잃고 방황하고 있었다. 기숙사로 돌아가서 쉬자, 아니 천부로 놀러 나가자. 그런 생각은 갑작스레 떠오르는 것이었지만, 뭐든 실행에 옮길 만큼 길게 지속되지는 못했다. 이제는 달리 무엇을 하자는 의욕도 들지 않는 것이었으니. 바람을 잃어버린 조난선처럼 계단에만 앉아, 멍하니 오가는 이들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 눈앞을 지나가는 당신을 보고서 그렇게 무거운 책을 들고 올라가다간 분명 넘어지고 말 것이라고. 위험의 신호를 보았지만, 무심하게 바라만 보았을까. 그러다 뒤로 넘어지려고 하는 당신을 보고서 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와 당신을 뒤에서 받는다. 놓친 책들은, 어쩔 수 없다. 책은 다시 주워들면 되는 거지만. 사람은 다치니까. 간신히 따라 넘어지지 않고 받아낸 연은 당신이 균형을 잡아 다시 설 수 있게 돕는다.
>>736 앗 졸졸 따라다니는 논병아리 니오 나오는거야? 그럼 대환영이지~ 그런 식으로 주변을 맴돌면 아무리 온화가 무관심해도 알 수 밖에 없지요~ 먼저 다가와서 막막 존재감 어필하면 온화도 딱히 밀어내지는 않고 또 왔냐고 옆에 슥 끼고 다니거나~ 필요한거 갖다주고 그러면 머리 슥슥 쓰다듬어주고~ 뭘 원해서 이러냐고 대놓고 물어보기도 할건데 니오는 뭐라고 답하려나아?
>>737 나... 신 나왔을 때 아님 아까 포목점 농질 마주쳤을 때 같은 상황에서 가현이 홱 도는거 너무 무서운데 또 넘 좋다... 이런 반전미 최고야~~ 온화 과연 좋은 사람 만ㄴ날 수 있을까~ 일단 본인에게 생각이 있는지부터 물어봐야~? ㅋㅋㅋㅋㅋ 현생뿌셔..했다가 가현주만 뿌셔뿌셔 당하니까 참자... (토닥토닥) 에 그냥 그런 캐의 매우 지극히 평범한 인생인데오 킹갓캐는 온화 제외 가현이 포함 모두라구~
>>739 일단 작년보다 2cm 컸다면서 중얼중얼하는거 내 입장에서는 사형선고라고 받아들일게 어쩜.. 이리... 귀여운... (임가현주, 여기 잠들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끔 진단에서 쌩뚱맞은 거 물어보면 답변하기 힘들지.. 충분히 공감해~ 는 아 진짜 아회 스포 어떻게 해 나 넘좋아서 지금 한 549번 치여죽은거 같은데 이제 한번 더 치여죽으면 550번째라는걸 미리 알림... 가배차 설정 들어간것도 진짜 너무 만족스럽고 뿌듯하고~~!
>>741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삶아도 좋고 튀겨도 좋아 입맛대로 즐기는거야~~ () 아 아늬. 중운주 잠깐 나랑 이야기좀 해. 궁금증 한껏 끌어올려놓고 뒷이야기 말을 안 해주는건 한국인 성격상 그냥 못 넘어가는거 알아 몰라?? 하 정기구독권 기한 늘려야겠다 한 500년어치 끊어놓을게 그럼 이만~~ (?) ㅋㅋㅋㅋㅋㅋㅋ 아 아늬 단점 없는 인간은 인간이 아니라구~~ 임가현 탈인간하게 되어버렷~~~
>>747 좋아하는 사람나오면 관심 받으려고 졸졸 쫓아다니니까요 (~˘▾˘)~ " 선배의 최애! 오시! 되고싶어요! "..라고 말하지는 않을테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하는 거 있어도 대뜸 대답하진 못하고 처음에는 '아뇨, 그냥.' 하고 실실 웃으면서 다니다가 나중가서 어느정도 얼굴 좀 익히고 하면 친해지고 싶어서, 선배가 좋아서요. 하고 딱 대답할텐데 괜찮나요!! 선배가 싸우는거 보고 좋아서요- 하고 대답할 것 같은데
>>739 오늘도 보배로운 아회 진단 냠냠이에오~ ㅋㅋㅋ 2센치 컷다고 중얼대는거 귀엽다~ 맞아맞아 아회 아직 더 클거야~ (흐뭇) 술 마신적 없고 앞으로도 없을거라. 그런 다짐은 깨뜨리는게 제맛이라 했지요~ 온화가 술병 들어라 아회 방 드가자~ ㅋㅋㅋㅋㅋ 아 ㅋㅋㅋㅋㅋ 아회 눈썹 올린 것도 모자라서 갈 햇어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어느 부분에 좋아하는ㅈ(끌려나감) 사뭇 달관한듯한 사람에게도 꼭 소중한 것 한둘은 있지. 아회에겐 그게 지팡이와 비녀구나~ 그 소중함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지는 걸~ (메모메모) 캐해질문... 호달달달... 진단이 자꾸 아회 긁는다~~ 꺄아악~~ >>세상의 근원이 정명하지 못한데 어찌 정의를 바라오?<< 이 대사 너무 뼈있어... 멋져... 아회에게 케이크를 줄 때는 크림이 적은 걸로~ (메모) 하지만 입가에 묻은 크림 엄지로 스윽 쓸어주는 것도 좋은ㄷ(끌려나감 2차) ㅋㅋㅋㅋㅋㅋ 아니 음식 뱃속에 들어가면 다 똑같긴 한데... 아냐 아회야... 맛있는거 좋은거만 먹어~~
>>750 음~ 살짝 딴 얘기지만 맘에 든 사람 쫓아다니는건 집안 때문인걸까? 귀엽지만 안쓰럽당... ㅋㅋㅋㅋㅋㅋㅋ 왜! 최애가 되고 싶다고! 말을 못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뇨 그냥 하면 그러냐~ 하고 별반 다르지 않게 대하다가 좋다거나 친해지고 싶다거나 그런 말 들으면 온화 진심으로 고장?난다~ 아주 진지하게 얘 뭐지... 하는 표정으로 보다가 니 하고픈대로 해라면서 딱히 터치는 없을 것~ 대신 싸울 일 생길거 같으면 미리 언질을 주거나 해서 싸우는 모습 보여주고 그럴 듯~ 선후배 사이인데 온화가 이름 기억해주고 쪼금은 생각해주는? 그런 후배로 대할거 같아~
양팔을 들어올려 엄습할 고통에 눈을 질끈 감는데, 등에 닿아오는 감촉은 뾰족하고 울퉁불퉁한 계단 턱도 아니었고 차갑고 딱딱한 복도 바닥도 아니었으며, 도리어 그 반대의 감각이. 그러니까, 마치 사람의 살덩이 같은……. 붕 뜬 까만 머리칼이 가슴께로 내려앉고, 붉은 눈이 드러났다. 정면을 보느라 누구인지 알 순 없었지만 하나는 알았다.
─이레귤러 등장이셨다.
더 기대고 있는 것도 민폐라 묵은 한 차례 중심을 잡으려 손을 휘적이더니 두 발 딛고 곧게 섰다. 뒤를 돌아 마주 보니, 도복의 빛깔을 보고 청룡 기숙사 학생임을 깨달았다. 시선은 제법 높고, 창백한 피부를 덮는 머리칼은 짙은 청록색이다. 개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인 것은 흑진주 같은 까만 눈. 저 심해같이 깊은 눈을 자신이 잊을 리 없었으나 기억이 전무하다. 즉, 암만 봐도 초면. 혹시, 다른 학년인가? 확신은 아니나 단박에 사실을 추측 정도로 짚어낸 묵은 나뒹구는 책들은 잠시 내버려 둔 채 눈을 접어 웃었다. 예민한 얼굴이 즉각 나른해졌다.
>>747 ㅋㅋㅋㅋㅋ 뒷사람이 글커는 거의 3년? 만에 뛰는거라 설정 거하게 짜고 싶은데 상상력 딸려서 못하고 나름 쓴 비설도 너무 1차원적이라 남은게 반전미밖에 없길래 거기다가 원기옥 쏟아붓고 있는 중인데 뭔가 뿌듯한걸 :3 막 너무 아니다 싶은 부분 있으면 알려줘 언제든 너프건 쏴서 너프시킬게~~! ㅋㅋㅋㅋㅋㅋㅋ 하긴 사람 만나는건 관점이랑 생각 차이니까 온화가 그런 캐릭터성이 아니라면 어쩔수 없기는 하지! 흑 흐흑 나만 뿌서지는구나 그렇구나.. (호에에) 아늬~~ 그저 그런캐 아니라구 갓캐라구~~ 안되겠다 온화주에게 온화 세뇌교육 영상을 24시간 시청할 것을 명합니다~~
"어떤 부분에 성적인 감정을 느껴?" 쿠즈노하 니오: 에? 아, 에.. 대답 해야하는거지? 와아- 얼굴 빨개지네. 음. 으음.. 응.. 그러니까, 외적인 부분, 말고, 그러니까.. 뭔가 나를 이렇게.. 탁 잡아줄 수 있는 그런.. 부분? 나 엄청 세니까 그런 나를 탁 제압해줄 수 있는.. 그런 거..? 에이씨, 뭐 이런걸 물어보냐. 죽을래?
"너의 의외인 부분을 설명해 줘." 쿠즈노하 니오: 의외인 부분이라.. 어렵네. 나, 이렇게 보이지만 사람 좋아해. 둘째 언니 보고싶네.. 아무튼. 나 사람 냄새 좋아하고 사람 좋아해. 지금도 사람이 그리우니까.
"무도회에 간다면 복식은?" 쿠즈노하 니오: 음.. 드레스려나? 뭐야 그 눈빛은? 난 드레스 같은거 안 어울린단거야? 죽고싶어? 나도 다 컸어. 훌륭한 레이디라고. 아무튼. 흰색과 와인색이 섞인 드레스를 입고싶어. ...이건 비밀인데, 등이 파여있으면 좋겠어. 멋있잖아.
>>693 나는 나요! 당찬 온화의 진단을 제가 맛보겠어요!(후다닥) 콕 집어 물으라는 것도 그렇고, 어쩜 온화는 진단 하나하나에 시원시원한 맛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여름날 먹는 수박 화채 느낌이랍니다. 답을 미루는 것은 제법 의외네요, 가볍게, 그리고 가벼웁기에 진지하지는 않단 걸까요... 과거로 돌아가는 것 자체를 불가능하다 선 긋는 면에서 현실적이라 해야 할지, 아니면 도피성의 발언이라 해야 할지는 아직 모르겠으니 두고 봐야겠어요, 네에. 거기다 다 필요가 없다...고요? 이건 분명 떡밥이에요!(파칭!) 신뢰 상중하의 태도도 정말 딱 나뉘는 게 멋지네요. 믿어주고, 드러내지 아니하고, 흘려버리는 것이 구분되는 게 정말이지... 최고랍니다...는 아갸갸, 아갸갸갹. (긁어보고 쓰러짐) 너무나도 매워요, 매워...🥺 우리 온화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요... 거기다 친구... 아...회는 친구가...아니라 선배였죠, 네... 반성하렴 아회야.(아회: 인간이 다 그렇지 뭐...) 🤦♀️ 의뭉스러운 마지막 답변도 잘 들었답니다. 남과 자신을 구분짓는 사람이 자신의 신념이 흔들릴 때면, 정말이지 최고죠... 기대할 거예요!
그리고, 네에, 네... 응. 어쩐지 여기에선 음주하는 캐도, 흡연하는 캐도 많아서 늘 도망다니기 일쑤일 것 같아요. 그게, 어버버, 아회는요, 그게…… (끌려감)
>>701 윤하의 질문은 늘 보송보송 달콤한 맛에 씁쓸한 부분이 하나씩 끼어있는 게 매력적이네요... 과자를 잔뜩 사서 나눠준다니, 역시 윤하는 술을 마셔도 엄마였군요... 엄마...(대체) 옷을 대충 고르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생활력도 좋고, 달관한 듯 '시비를 결핍으로 보고 도와준다'는 점이 어째 무시무시하네요, 이 자애로운 면모 어쩜 좋아! 그런데 >감고 있던 왼쪽 눈 뜨며 2페이즈< 라뇨. 세상에나 세상에나 컷신도 있는 거죠? 기운이 일렁이며 눈을 뜨는 컷신과 함께 2페이즈에 돌입하고...!(과몰입) 가문의 미련이라, 슬픈 일이에요. 마시멜로같은 말랑한 간식으로 풀어주고파라. 악, 아악. 사랑의 갈피가 어쩜 이리도, 아악. 아프고 사랑스럽네요, 거기다 윤하다워요.. 윤하답다는 말을 사전에 추가해야해요... 아프면 아프다고 말해줘!! 엉엉, 엉엉엉..... 하물며 마지막의 상냥함까지 가슴을 콕콕 찌르다니... 윤하주는 어장의 따뜻뭉클 담당이셔라...
>>704 변화해가는 성하의 진단! 하나하나 열심히 음미하겠어요! 라고 말하자마자 쓰러졌답니다... 옳은 것을 잘못했다 인정하고 편해지는 것은 무언가를 위해 합리화를 하는 거죠, 네에. 그런 것을 억울해서라도 인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심지가 참 굳건하구나 싶었어요. 두번째 진단과 함께 부적절함을 바로 시정하는 부분과 맞물리니 더욱이요. 그런데...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죠... 남의 나라에 왔으면 최소한의 성의는 보이란 말이야~! 같은 느낌이라 정말이지, 귀엽단 생각도 들어요. 그런데 아회한테 케이크 주시는 거예요...? 신난다! (덩실덩실)
>>705 오늘도 가현이는 광신과 사랑, 자애의 훌륭한 표본이어라... 일단 감정 쓰레기통은 안 돼요...! 가현이는 좋은 것만 듣고 자라야 한답니다. 포기할 거야... 관둘 거라고... 이제 팬클럽의 일원은 필요 없어, 내가 가현이 팬클럽 회장으로 새로 탈바꿈 하겠어...!(?) 그리고 아회주는... 가현이가 보고 싶었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윤하를 믿는군요. 흑룡의 마망과 MA망의 조합이란 늘 옳죠…… 😇 거기다 신도가 어울린다와 신념까지. 희망의 관점을 신의 자비로 보는 것도... 어쩜 이리... 네, 새로운 단어를 밀고 싶어요... MA망... 우리 MA망은 중대한 실수마저 차근차근 개선하고 만회하니, 어쩜 이리도 멋지고 올곧을까요...는 어버버, 어버버버! 제가 긁은 걸 어떻게 알았죠?! :0 가현이는 4의 벽을 넘는 능력자였어요!!
스포는, 네에... 흑흑...(1빠따로 털린 아회주의 눈물)
>>745 꾸금 진단은 사람의 가슴을 뛰게(부정적) 만든답니다... 어머머 남사스러워라! 키로 걸고 넘어지면 크고... 있소...로 말을 줄이려 노력하고 합리화를 할 것 같죠, 요 조그마한 녀석!🤔 중운이랑 같이 주스... 중운 공... 한 잔 받으시오...(오렌지 주스 쪼로록) 이런 걸까요, 귀여워라...() 도련님은....
궁기.....랍니다.........🤦♀️
소유욕은 글~쎄요쎄요쎄요! 언젠가는 밝혀져요!
>>756 삐약삐약, 보송보송하니 역시 매콤한 느낌이 일품인 니오 진단이네요! 진단님도 참 너무하셨지, 이렇게 귀여운 아이에게 어쩜 그리 망측한 질문을... 니오는 그래도 뾱뾱 대답해주다가 부끄러움을 느끼는군요... 그 부분이 참 귀여워요. 솔직담백한 꼬마 친구...☺️ 사람을 좋아하는데, 가장 가까워야 할 사람들에게 외면 받았으니 얼마나 마음의 상처가 클까요. 어서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다면 좋을 텐데요. 마지막 질문에서 '등이 파여있으면 좋겠어' 부분은 꼭 어른을 동경해서 어른처럼 입고 싶다는 아이 같은 느낌도 들었어요. 니오에게는 드레스도 분명 잘 어울릴 거랍니다.
그리고 보셨군요... 아회는 깊고도 깊죠... 심연이란 원래 들여다 보면 마주 들여다 보는 법이랍니다...
>>756 아늬 성적인 감정 저 질문 대답해줄줄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오는.. 브레이크를 원하고 있다.. (메모) 아 진짜 사람 좋아하고 사람 냄새 좋아하는 앤데 괴물 취급받는거 진짜 너무 짠한거 아니냐며... 헐 등 파인 드레스라고??? 나 이미 여기다 뼈 묻긴 했는데 한번 더 묻을래 ^q^ 머릿속에서 그림 너무 잘 그려진다 나 죽어... ()
>>753 앗 더 생각해주면 좋겠어요 히잉잉..(땡깡) 쫓아다니는 건 역시 집안 얘기도 있지만 이래보여도 니오가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졸졸 쫓아다니면서 관심받고 싶어하는 그런게 있어요🔥 은근히 직구에 약한 타입인가! 친하게 지내자고 해서 고장나도 니오는 계속 들이대고 온화가 싸움이 나면 먼저 끼어들어서 다 죽여버리겠다!!!!하는 그런거죠...ㅋㅋㅋㅋㅋㅋㅋㅋㅋ
>>757 ((소근소근)) 니오는 지 맘에 안들면 1학년이고 6학년이고 달려들어서 물어뜯는대요..소근소근.. 역시나 니오라면 그 상횡에도 마구마구 으르렁 거리면서 달려들것만 같은 느낌이네요! 니오도 항상 이기는 건 아니라서 다대일로 다구리(...)맞으면 지는 날도 있지요. 싸우겠다고 으르렁대다가 결국 지쳐 쓰러져서 묵이가 데려가주는.. 그런건가요..! 잠 덜 깨서 '언니야.. 나 여기 맞아서 아파.' 같은 그런거🔥🔥🔥🔥
>>759 아늬... 일단 핑퐁하기 전에 나 진심 충격받았어 그 많은 진단들을 저정도 길이로 전부 반응했다고?? :0 캐들도 천사인데 오너들도 천사야 여긴 천국이야 천국이 아니라면 내가 여길 천국이라고 부르겠어.. () ㅋㅋㅋㅋㅋㅋㅋ 좋은거든 안 좋은거든 MA 부정하고 신이 왜 있냐고 하는것만 아니면 다 받아줄수 있으니까 괜찮은거야~~ 아늬 팬클럽 회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임가현 보고있냐 아회주도 보고싶었다고 하잖아~~ (가현:!(더블 뿌듯)) MA망 뭐야 어감 짱찰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 그런 중의적인 언어유희 내가 진짜 사랑하는거란 말이지.. 아회주 만세다 만세~~ ㅋㅋㅋㅋㅋㅋㅋ 진단에서만 맛볼수 있는 제 4의 벽 깨는 임가현인거야~ :D
ㅋㅋㅋㅋㅋㅋㅋ 하 그 기분 나도 이해해.. (아마 2빠따로 털린 가현주의 위로..) 그치만 그거때문에 정주행하면서 더 맛있었어 비슷하게 적 도사들이랑 친분 있는데 반응 정반대인거 대조하면서 나 얼마나 치여죽었게... (너덜너덜)
>>763 크악 나이 불문 덤벼든다고? 이 작은 맹수아가야. 니오 달려들면 한숨 푹 쉬었다가 끝날 때까지 눈 한번도 안 깜빡이고 쳐다보다가 끝나면 슬쩍 쭈그려앉아서 지쳐 쓰러진 니오 얼굴에 대고 "이 묵이가 뭐랬나요~" 한마디 하고는 끙차, 들쳐매고 양호실...없으면 기숙사 방(니오 방 모르니까 일단 자기 방 데려갈수도. 치료도 해야하구...) 데려가요. 부채 살랑살랑하면서 깨어날때까지 시간보내다가 니오가 비몽사몽 웅얼거리면 "그래요, 그래." 하고 이마부터 머리까지 쓰담쓰담해줘요.... 깨어나고서는 ..여전히 캭칵 경계하는 고양이일 것 같기두 하구?! ㅋㅋㅋㅋ 어떻게 반응하나요? 막 여전히 캭캭 하악질 해주면 "어머, 언제는 이 묵이보고 언니라더니?" 하고 놀리듯 웃을 듯.......
>>759 으와~~ 근데 정말로 저 많은 진단을 다 저 길이로 반응해주시다니 감동이에요... 애정이 팍팍 느껴진달까, 그러네요! 맞아요! 뭔가 진단에서 그런 말들이 나왔어요. 후벼파는 느낌이랄까- 사람 좋아하는데 사람에게서 멀어져버린 그런 느낌. '돌아가면 쿠즈노하를 불바다로 만들겠다' 고 말하면서도 사람이 그리운 그 감정! 그렇죠~ 다 대답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질문 내용도 재밌구요 ㅋㅋㅋㅋ 뭔가 훌륭한 레이디가 되고싶은 니오..!
>>761 뭔가 방금 니오 등 파인 드레스에 얼굴 묻는게 생각났네요 ꒰◍ˊ◡ˋ꒱੭⁾⁾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니오가 흐갸아악! 뭐야 너! 뒤질래!!! 하는 그런 개그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괴물취급도 그렇네요. 아무래도 원래 있던 사람들이랑 쌩판 다른게 쨘! 하고 나타났으니.. 지금은 좋은 사람들만 만나게 됐으니 다 괜찮아질거에요 ꒰◍ˊ◡ˋ꒱੭⁾⁾
>>771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진짜 입은것만 보면 성숙하고 멋지고 다할건데 깨알같은 개그성 포인트도 너무 좋다 나 나 죽어도 좋으니까 단 한번만이라도 얼굴 푹 파묻고싶(차단당한 이용자입니다.) 하 그래도 다행이야 도하학당에서 힐링 충분히 받았으면 좋겠는걸 우리 논병아리 니오 부디 행복해지길 바라는 사람으로써 열심히 응원할거라구~~ :D
>>765 머리색은 다르지만 니오 둘 째 언니랑 묵이랑 키도 비슷하고 머리길이도 똑같이 길고 뭔가 안정감있는 느낌이다보니까 지쳐 쓰러진 니오가 그렇게 동일하게 느낀걸거에요~ㅋㅋㅋ 예전에도 둘째 언니가 니오 곧잘 귀여워해줬고 잘 때도 쑤다다담 해주고 그랬으니까 그리운 마음에 동질감을 느낀달까.. 자면서도 '언니야, 다들 니오가 괴물이래.. 그래서.. 니오가 보여주려고.. 그 사람들이 옳았다는거..' 하고 과거사 은근슬쩍 풀기도 하고! 이런 얘기 들으면 어떨지도 궁금하네용~ 일어나는것도 '언니야-?' 하고 눈 떴다가 생판 모르는 사람이 있으니까 일단 하악질하면서 '뭐야 너. 납치냐? 죽을래?' 하고 벌떡 일어섰다가 온 몸이 아파서 다시 누워버리고 상황파악으로 여기까지 데려와서 돌봐준거구나 하고 생각하면 니오가 그렇게까지 개차반(...)은 아니라서 얼굴 좀 빨개져서 작게 '고마워' 하고 말하겠지요~ 언니라고 불렀던 거는 굉장히 창피하지만 그래도 니오는 사람, 그 중에서도 둘째 언니가 제일 좋았어서 지금 만나지 못하는 결핍에 대한 아쉬움이 있으니까 묵이한테서 둘째 언니를 보고 은근히 칭얼거리고 치대는 그림이 자주 나올 것도 같아요! 이건 시간이 좀 지난 후의 이야기겠지만~
>>755 원래 하나에 다 쏟아붓는게 더 대단한거라구 난 생각해~ 원기옥이 왜 원기옥이겠어~ 반전미 하나로 시작해서 차차 새로운게 추가될 수도 있으니 팝콘 들고 기대할게 호호^^ 어허 너프건 그런건 어디서 갖고왔어 압수해버려~~ ㅋㅋㅋㅋ 온화는 내 캐인데 왜 나를 세뇌시켜~~ 꺄아악 돔황챠~~
>>759 아아니 아회주 맛난 진단에 이어 이렇게 보배로운 반응이라니... 흑흑 이러면 나 진단 올릴 때마다 아회주 반응 기대하게 되버려~~ 그리고 너덜너덜해져버려 아회주 진단 분석 너무 예리해... 으윽 (털석) 은근히 흘린 떡밥들 어떻게 이렇게 잘 찾는거야? 아회주 사실 내 머릿속 보고 있는거 아냐? 꺄악~ 너무 멋진 반응에 쪼금더 떡밥을 뿌려보자면... 온화는 자신이 누군가를 벗으로 두어서도 아니되고 누군가의 벗이 되어서도 아니된다 생각하지만 마음은 그렇지 못하다~ 라고 할까~
ㅋㅋ~ 일상에서 두고보자 아회야 술병들고 찾아간다 얼쑤~
>>763 앗 땡깡 부리는 니오주도 커여워 쓰다듬을래~~ (쓰담쓰담) 아 니오 자체적인 성격이 그래서~ 쫓아다니면서 관심끄는거 진짜 너무... 하 귀여워... (얼감) 어라 온화 직구에 약한...가? 어레? ㅋㅋㅋ 뭐 어찌됐든 니오를 밀어내지는 않을건데 일정 선 이상 넘어오려 하면 그건 좀 막을지도~? 음 일단 시작은 이정도로 하면 될거 같은데 더 추가하고 싶은 요소 있을까아?
>>773 동일하게 느껴지다니 너무 기쁘다... 키 설정 머리길이 설정 이렇게 짠 묵주 칭찬해. 그런 얘기하면 묵 또한 동질감 느낄 거예요! 자세히는 말 못하지만, 니오가 '계속 그런다면 거짓말을 진실로 만들어주지(이게 아니라면 정정 부탁함니다 죄송합니다!!!!!!)' 라면 묵이는 '그 사람들이 옳아야 돼.'로... 옳아야만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점이! 비슷하다구 생각합니당...헤헤... 그러면서 왠지 세부적인건 다르겠지만 추구하는 목적이 비슷하다고 생각해 왠지 니오가 바라는 걸 푸쉬해주려고 자기도 모르게 좀 도와주기도 할 거 같아요 😚 하악거리는 거 넘넘 귀여워..... 우리 논병아리고양이아가깜찍이. 묵이 스스로 상황파악할 때까지 생글생글 웃으며 고요-히 기다리겠네요 ㅋㅋㅋ! 치료도 하구 이제 돌아갈 때 묵이가 데려다줄 거 같아요 아무래도 다른 기숙사니까 ..? 옆에 끼고 데려다주기... 이 행동의 의미는 그거겠네요. 내가 데려온 애니까 눈총주지마라. 음! 언젠가 그런 사이가 될 때까지 이 묵주가 묵이 컨트롤러를 열심히 잡아보겟숩다..... 🥹👍 선관은 이렇게 한번 만난 걸루...? 다음 일상 돌릴 땐 이 다음 시점으로? 아니면 아예 첫 일상을 이 스토리로.....? 라는 선택지에서 방황중이므로 니오주가 골라주세요!(토스!)
>>774 아마도가 의미심장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부정적인 변화든 긍정적인 변화든 다 꿀꺽하고 그릇까지 핥아먹을 자신 있어 ^q^ 이 어장 최고의 가능충 누구 바로 나야나~~ ()
>>775 아늬 왜 내 월정액 구독권은 안되는데 팝콘 들고 기대하는건 가능한거야??? 이건 불공평해 나도 구독권 끊고 팝콘이랑 같이 기대할거라구~~ 내 권리라구~~~ (찡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프건 필요 없다면 저 멀리 가져다 버리는걸로~ 그리고 그거야 당연히 온화주가 자기 캐의 킹.갓.존.엄.성 을 몰라주기 때문이라고 할수 있 어어어 어딜 도망치려고 그래 거기서~~ (뒤쫓음)(사이렌 삐뽀삐뽀)
아직 자신은 눈앞에 누군가 위험에 처했음에도 그저 지켜보기만 할 성정은 되지 못하는 것이었다. 뒤에서 보면 새까만 머리카락 사이로 하얀 목이 눈에 띈다. 돌아서면 그제야 연은 아주 가까이에서 당신을 본다. 눈같이 흰 피부에 선뜩하니 만큼 붉은 눈동자와 입술이 연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요요하니, 예사 평범한 인상이 아니라 느낀다. 당신이 연을 볼 적엔 그 심해같이 어두운 눈동자가 걱정을 담은 채 반짝이다 다시 어두워진다. 덕분에 살았다는 그 말을 들으면 걱정하던 마음은 스믈스믈 물러가고, 계단을 오르는데 어쩜 그렇게 조심성이 없을까하는 생각이 치미는 것이니. 연은 고개를 휘휘 내저으며 나쁜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다 연은 눈 접어 웃는 당신을 따라 눈살을 휘며 눈웃음친다.
"연. 같은 외자 이름이네."
흑룡 기숙사의 묵. 기억 해두어야지. 연은 당신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바닥에 떨어진 책 중 가장 두꺼울 책 하나를 집어들어 당신에게 내밀어 보인다. 그리고서 계단을 향해 슬쩍 시선을 옮기고는, 불만스럽다는 듯 말한다.
>>782 아 구독권만 아니면 되는거야?? 오케이 콜 이해했어 좋아 소리들고 팝콘질러~~~~ (와사삭)() 아늬 ㅋㅋㅋㅋㅋㅋ 하 진짜 비설 끝내주는거 준비해뒀으면서 구독권 왜 발행 안하냐구 한 100년어치만 구독권 끊게 발행 좀 해달라는 것이라며... 하 킹갓캐 모먼트 몰라주는 사람한테 내가 배풀 자비는 없다 구속영장 발부할거야~~! ()
>>777 거짓말이랄까 뭐랄까 조금 어렵지만.. 음! 자꾸 너희가 나보고 괴물이라고 했으니 진짜 괴물이 되어주겠다- 라는 느낌이제요! 말씀하신거랑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요👍👍 니오가 원하는 대로 쭉쭉 간다면 두 갈래 길이겠네요~ 표면적으로 원하는 쿠즈노하를 불바다로 만들어주겠다😡 하고 사람이 그리우니 사람의 곁으로 돌아가고싶다🥲 어느 쪽이 될지는 차차 진행하면서 정해지겠구... 그것도 재밌네요 옆에 끼고 가는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근수근 대는거죠! '저 흰머리 걔 아니야? 니오. 그 적룡의 광견' 하고 수근수근대면서 자연스럽게 묵이한테도 시선 파파팍 꽂히는 그런거.. 자의든 타의든 이런식으로 잘대해주고 둘째언니랑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버리면 니오도 마음 잔뜩 열고 시작이라(겉으론 아닐지 모르지만)알게모르게 대신 싸워주고 묵이에 대해 안 좋게 말하는 사람 있으면 몰래 가서 후드려패주고 그런😶😶
이 정도면 될 것 같아요! 차차 살 붙이면 될 것 같고 일상이라~ 이게 너무.. 선관얘기가 맛있어서 이 얘기로 시작해보고 싶네요. 사실 그 이후 상황도 좋아서 욕심 좀 부리자면 과거회상 느낌으로 이 이야기로 시작해서 중간쯤에 '언니야, 뭐해?' 하고 갑자기 현 시점으로 틀어버리는 전개~~
연, 연. 머릿속 기억 저장소에 제대로 입력해두려는 듯 입안에서 이름 한 자를 두어 번 굴려봤다. 이름부터 청룡임을 과시하듯 미풍처럼 엷고 부드러운 발음이었다. 실제 본인은 살랑이는 봄바람일지, 모든 것을 휩쓸고 지나가는 태풍일지는 당장에야 알 도리가 없었지만.
"그러게요. 외자면 편하지 않으신지요? 이름 찾기가 남들보다 썩 수월하잖아요."
능숙하게 가벼운 대화 주제를 던져놓고는 눈앞 상대를 응시했다. 피부가 투명해서일까? 웃으니까 왠지 얼굴이 더욱 살아나는 느낌이 들어 절로 시선이 갔다. 그러나 엷게 서린 피로한 기색. 밤이라도 지새운 걸까. 은인은 은인, 보답을 해야 그것이 도리, 더군다나 여태 무엇도 해주지 못했다. 묵은 어떤 보답을 해주어야 할지 곰곰이 생각하며 그녀에게서 책을 받아들었다. 두꺼운 하드커버 위로 '위대한 위인'이라는 글자가 보였다. 읏차, 무거워라~. 지금 상황에서는 연이 위인이겠군. 묵은 고맙다며 가벼운 목례와 함께 다른 책들도 주워들었다.
"위험하긴 해요. 그렇지만 평소에는 잘만 다녔는데, 이상하다. 오늘 좀 피곤했나? 아, 연. 묻고자 하는 게 있었는데 밤이라도 샜나요? 피곤해보여요."
제 방이 품고 있는 것들을 떠올렸다. 물, 꿀, 우유, 설탕, 폭신한 침대까지. 꿀물 타주기 최적의 조건이었다.
>>784 휴우우.... 맞춰서 다행이에요! 무슨 느낌인지 알 거 같아요 :D ! 이모티콘 넘 찰떡 아닌가요? ㅋㅋㅋ 왠지 겉바속촉이라는 단어가 떠오르네요 😚 시선 파바밧 꽂히는 건가요! ㅋㅋㅋㅋ 묵이 기본 디폴트가 부채로 비구 가리고 있는거니 드러난 눈만 웃고 있다가 슬쩍 떠서 잔뜩 수축된 동공으로 한번 흘겨보겠네요 샤아아악.... 하고. 겉으로는 표현을 잘 안 하는 것도 귀여워요! 츤데레! 인 거죠!? 🫣🥰 뭐야뭐야 몰래 후드려패주는 거. 너무 귀여워서 마구 안아버려..... 몰래 그런 거 아는 날에는 그럴 필요 없다고 이 묵이에게 그따위 것은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한다고 그러겠네요 👍
으 아 아, 그 그럼 후자로 할까요? 아무래도 선관으로 썰 풀어놨으니 완전히 일상으로 돌리는 것보다 과거 시점으로 회상하는 게 좀 더 덜 루즈해질 가능성이 높아보여요! 물론 어느 쪽이건 루즈한 건 절대 아니에요!
연은 그 한 음절로 끊어지는 자신의 이름을 좋아했다. 그러니 묵, 당신의 이름 또한 좋아할 수밖에 없었을까. 같은 외자 이름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연은 내적으로 친밀감을 느끼며 연은 당신을 바라보며 히물히물 웃는다. 이어지는 당신의 말에 연은 "그치. 응." 하며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수많은 이름들 사이에서도 외자 이름은 그 특이함에 눈에 띄는 것이었으니까. 당신에게 책을 건네며 연은 제목을 살핀다. 이렇게나 두꺼운 책을, 그것도 두 권이나 읽으려 하면서도 또 다른 책들도 있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었을까. 아무리 기분이 좋고 의욕이 넘쳐나는 날이라도 공부하는 것은 피하게 되는 것인데. 그렇게 생각하던 연은 당신의 물음에 눈을 동그랗게 떠낸다. 고개를 가로젓다가는, 스리슬쩍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피한다.
"아니. 잘 잤어..."
..... 피곤해 보여? 당신이 자신을 혼낼 것이라 여긴 것인지. 연은 겁먹은 눈치로 자신이 피곤해 보이냐 되묻고서 말 끝을 흐린다.
어머, 귀여워라. 웃기 시작한 연의 얼굴이 마치 나뭇잎에 맺힌 동그란 이슬처럼 보여서 묵은 무심코 그리 생각하고 말았다. 말랑한 볼을 한 번 찔러보고 싶다고도. 물론 실례일 게 분명한지라 당연히 행동으로도 옮기지 않았고 입 밖으로도 꺼내지 않았다. 유순하게 대꾸하는 그녀의 시선이 책으로 옮겨간 것을 눈치채고는 한 손으로 살짝 들어 보였다. 그제야 제목의 원형이 모습을 전부 드러냈다. 『위대한 위인은 어떤 업적을 이루었을까?』.
"관심 있으면 빌려줄까요? 나는 어차피 다른 책 읽으면 돼서."
열심히 책을 옮기던 때는 언제고 이제는 미련 한 톨도 없다는 듯 흔쾌히 묻는다. 은은한 미소를 걸친 채 연을 응시하던 묵은 그녀가 어쩐지 주눅이 든 듯한 기색이라 고개를 모로 살풋 기울였다가 기어코 "아핫!"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연은 정말 귀엽군요. 무언가 보답이라도 하고 싶어 꿀물이라도 타줄까 하여 여쭤본 거랍니다. 충분한 숙면을 취했음에도 피곤하냐 물은 건 내가 실례했어요. 어때요, 내 방에서 잠깐 쉬다 가지 않을래요?"
가현의 말에 그는 살짝 과장된 몸짓으로 고개를 숙이며 웃어보였다. 가현도 자신에게 간섭할 생각이 별로 없음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서로가 서로를 포용하고 받아들일 수 있고 이해하는 영역이기에 이젠 부딪힐 일도 별로 없었다. 사실 이것은 둘뿐만이 아니라 흑룡의 고학년이라면 비슷한 사고를 하고 있지 않을까 싶었다.
" 이럴때 아니면 언제 놀려보겠어. "
물론 평소에도 농담은 많이 주고 받으니 놀리는 빈도로 따져도 둘이 엇비슷하겠지만 신입생 앞에서 마치 이미지 관리하는 것처럼 윤하는 약간 불쌍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누가 봐도 연기라는게 티가 날 정도라 오해할 일은 없을듯 했다.
" 몇 명 안남았으니까. "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손길에 윤하는 조금은 의미심장한 말을 남긴다. 물론 표정은 그 손길이 정말 만족스럽다는듯 해서 신입생은 그저 지나가는 말 정도로만 취급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다른 고학년 학생들이면 모를까 신입생에게는 오해를 사기 좋아보였지만 애초에 그런걸 신경 썼으면 여기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 원래 고민은 시간만 늦추는 법이랬어. 내일 여기서 먹는 것도 괜찮겠다. "
사실 이렇게 정하는 것도 의미가 없는게 매일 이야기를 나누고 그때마다 무언갈 들고 나오는지라 결국엔 매일 하는 일을 약속한 것뿐이다. 그래도 약속이라는 행위를 한 것만으로도 일상이 좀 더 달라지는 느낌은 나니까 그걸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 우리 후배님도 내일 나오는거지? "
분명 안나올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짓궂게 물어보는 것을 보면 자신들에 대한 평판이 어떠한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듯 했다. 엉덩이가 들썩이는게 이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어하는 것 같아 조금은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지만 이제 와서 보내주는건 자신만의 의견으론 불가능한 일이다.
" 아, 주말에 어차피 나도 밖에 있으니까 주말엔 밖에서 볼까? "
생각해보니 학교 안에서만 만나라는 보장도 없고 예전에도 종종 같이 나갔다 온 적이 많으니 말이다.
"네가 제일 화가 날 공간은?" 마 성율: 모르겠어. 혼자 있을 때라면 언제나 화가 치밀어. 난 생각이 깊은 편은 아니지만 걷잡을 수 없게 깊이 파고들때가 있거든. 불연듯 화가 떠오르면 또 왔구나. 기쁘게 맞이해야지. 요즘 들어 통 화가 나지 않으니까, 아예 분노라는 감정을 잊어버릴까 두려워. 이상해. 나와 같은 사람이 너무 멀게 느껴져서...
"어느날 일어나 보니 너를 제외한 모두가 사라져 있어. 그럼 어떨 것 같아?" 마 성율: (성율은 희미하게 웃었다. 잠시 생각하는 게 있는 듯 내리간 눈이 어느 순간 죽음처럼 고요히 올라갔다. 음연진 눈에 빛이 들면서 눈이 반짝였다. 청운의 푸른 꿈을 닮은 눈동자가 이 옻칠한 듯한 뻣뻣한 얼굴에 별처럼 박혀있으니, 외려 서글프다.) 그러게. 나도 그게 궁금하네. 처음은 부인하고, 시간이 지나면 분노하고, 그 밑에서 슬그머니 자책이 찾아오지 않을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 주는 제일 큰 애정 표현은?" 마 성율: 난 항상 최선을 다하는 편이야. 그 사람이 행복하면 나 역시 행복하고, 그 사람이 울면 나 역시 슬퍼. 그 사람과 나를 동치시키고, 공감하는 것만큼 대단한 애정 표현은 없을 걸.
어머니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는 종달새 지저귀듯 사랑스러웠다. 아직 새의 울음소리를 구분할 정도로 많은 소리를 듣진 못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울음소리가 예쁜 새가 있다면 제 어미 앞에서 부리를 딱 다물 것이다. 그만큼 어머니는 사랑을 가득 채워 사람으로 빚은 듯싶었다. 여기는 단 한 번도 따뜻한 적이 없거니와 다른 지역으로 가본 적도 없지만, 책에서나 보던 봄날을 한 아름 안은 것 같은 사람. 그런 어머니와 달리 이곳은 차갑고, 편이라곤 일절 없었다. 아무도 사랑을 쏟지 않는 것이 냉랭한 눈초리는 나 삭막한 겨울에서 자란 마탑 사람이요, 잇새로 보이는 발음 하나하나는 나 겨울 첨예한 고드름 닮았소 하고 있었으니. 아회는 어린 나이지만 무씨 집안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기 때문에 편 없단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네, 어머니."
그런 이유에서인지 아회는 어머니의 말이라면 찰떡같이 듣는 편이었다. 어머니는 꾸짖을 때도 그 이유를 조목조목 알려주셨고, 무언가를 할 때면 그 방법에 대해 온화하게 알려주며, 어려울 때는 직접 편이 되어주었으니, 가까이 다가가면 얼어버린 볼이 쓰라릴 정도로 친절하지 못한 난로와는 궤를 달리하는 봄날 같은 온기는 어린 아회가 푹 빠져 어미 품에서 나오지 않으려는 이유로 충분하고도 남았을 터다.
"사랑하는 우리 아회, 내 보물 같은 아이야."
어머니는 오늘도 머리를 빗겨주다 말고 아회를 크게 안았다. 아회는 이 품이 싫지만은 않았다, 아니, 그것도 참 나쁜 표현이다. 좋았다. 차고도 넘쳤다. 낯간지러운 말을 쏟는다 해도 그것이 어머니의 애정 표현인데 어떻게 싫지 않노라, 부정의 한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할 수만 있다면 온갖 긍정적인 미사여구를 붙이고 싶었다. 아직 많은 단어를 모를 때라, 보답하는 것을 몸으로밖에 배우지 못한 어린 아회는 이럴 때면 몸을 돌려 그 너른 품에 가득 안기곤 으레 그 나이의 아이들이 그러하듯 세상의 모든 행복을 쥔 미소를 짓곤 했다. 아직 팔이 짧고 키가 다 크지 못해 어머니를 품에 다 안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열심히 쭉 뻗는 것에서 자신의 모든 애정을 쏟으며 자신이 어머니의 편이라는 것을 증명하고자 했다. 물론 그런 모습을 보이면 어머니는 그 모습이 예뻐 죽겠다는 듯 조그마한 몸을 으스러질 듯 꽉 안고 장난을 쳤다.
"어머니이, 어머니. 숨이 막혀요!" "기특하기도 하지, 사랑스럽기도 해. 아회야. 어미가 사랑하는 거 알지?" "물론 알고 있어요. 이번 주만 하여도 열 번이 넘으셨단 말이에요." "그걸로도 모자라다, 모자라. 아회야, 어미가 널 사랑하는 만큼 MA 님도 너를 사랑하실 거란다." "정말요?" "물론이지."
아회는 품에서 어머니를 보기 위해 고개를 비집고 쭉 빼들었다. 정말 사랑하실까? 온화한 표정에는 확신이 가득 찼고, 봄이 가득했다. 어머니 말씀처럼 그러면 좋을 텐데! 어머니가 종종 말씀하시기를, 우리 무씨 집안사람들이 조상대에서 아주 큰 죄를 지었다더라. 어머니는 신실한 신앙으로 하여금 영원한 겨울에 갇힌 북부를 구제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고, MA 님께서 언젠가는 무씨 집안사람들의 죄를 씻을 수 있을 것이라 말씀하셨다. 아회 또한 자신이 선조의 죄를 씻고 차가운 겨울 밖으로 나갈 수 있을 거라 믿었다. 그러면 사람들도 모두 봄날 같은 따뜻함을 제각기 품고 살 텐데. 아회는 말없이 품에 푹 안겨 수줍은 듯 고개를 끄덕이며, 피어오르는 생각을 지우고자 하였다. 그런 무시무시한 죄를 지은 가문에서 태어난 나는…….
"아회야." "네, 어머니." "그 누가 같은 하늘 아래에서 다른 취급을 받겠더니. 그렇지?"
아회는 대답 대신 눈을 감았다. 어서 긴 겨울이 끝나기를 바라자. 그리고 언젠가 다 자라면 어머니를 품에 안아드리자. 겨울이 가시지 못한들, 나만은 어머니의 편이 되어 든든하게 곁을 지키자. 머리를 빗다 말고 마주한 품에서 아회는 꾸벅꾸벅 졸다, 온기에 패배해 잠들었다.
그렇게 다짐했던 것이 언제였던가, 눈두덩과 뺨을 찢어버리듯 강타하는 여러 충격과 함께 보석함이 묵직하게 떨어지는 소리가 쟁쟁하게 울렸다. 화려하고 값진 돌덩이가 바닥을 구른다. 정신이 아찔했고, 충격이 원체 큰지라 이대로라면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줄기처럼 흐르던 피는 어느덧 뺨을 무성히 덮었다. 피 냄새가 코를 찔렀다. 앙칼지고 목을 찢을 듯한 고성이 귓전을 때렸다.
"나가라, 나가!! 네 존재로 하여금 모든 것이 망가졌다. 모든 것이 네 탓이다. 네 탓이란 말이다! 너는 죄인이다, 너도 결국 무씨 집안의 피를 이은 죄인이다! 고결한 척 하여봤자 너라고 다를 것 같더냐!"
아회는 그날을 잊지 못했다. 어머니가 바뀐 날. 그때의 소리와, 차가웠던 겨울날 공기와, 숨소리와, 목에서 끓던 피 냄새까지. 아마 앞으로도, 자신의 몸이 잿더미가 되어 허공에 흩날릴 순간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서럽게 우는소리가 방을 가득 채웠다. 한때 들었던, 이 세상의 모든 한을 다 떠안듯 울부짖던 소리와 비슷했다. 아회는 그 울음소리에 묻힌 발걸음을 옮겼다. 한 걸음, 두 걸음 비틀거리며 걸어가더니 쓰러지듯 주저앉은 여인에게 다가가 팔을 벌렸다.
"어머니."
가녀린 체구가 품에 온전히 들어온다. 한때 닿지 않아 갖은 애를 썼던 것이 이리도 쉽게 행해진다. 아, 이제 나는 장성하여 팔이 닿고 어머니를 품에 안을 수 있는데 어찌 어머니는 홀로 외로운 길을 택하셨나이까……. 아회는 등을 토닥였다. 여인은 사시나무처럼 몸을 벌벌 떨며 울음을 토했다. 괜찮습니다, 괜찮아. 아회는 상냥한 손길로 여인을 어르고 달래며 작게 속삭였다.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검푸른 머리요 체격 다부진 남성이 뒷짐 지며 아회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아회는 예를 갖추듯 고개를 깊이 숙였다. 여전히 아물지 못한 피가 후드득 쏟아졌다.
"……가주님을 뵙습니다." "인사를 나누기에 상황이 좋지만은 않구나." "시생 익숙하오나 가주님께 누가 될까 걱정이옵지요." "아니다, 광증을 내 어찌하겠더냐. 다만 그런 취급을 받음에도 네 여전히도 효심 갸륵하구나 싶을 뿐이다. 그래, 가끔 너를 보면 경탄스럽다." "가주님의 덕을 시생의 몫으로 돌려주시니 과분하기 그지없습니다." "나의 덕분이다?" "예. 시생 또한 미약하나 무가의 피 이은 몸이요, 가주님께서 베풀어주신 가문의 무한한 은혜 덕분에 어머니께서 몸 보전하고 계시오니 어찌 감읍하지 않으오리까." "하하! 녀석. 예쁨 받는 법은 누구보다 잘 아는구나. 이거야 원, 집안의 다른 녀석들이 본받아야 할 터인데 말이다."
남성은 만족하듯 소리를 높여 웃었다. 아회는 말도 못 하고 벌벌 떠는 여인을 향해 고개를 잠시 돌리며 등을 느릿하게 다독였다. 남성은 여인을 향해 무기질적인 시선을 보내다, 아회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네 지금 상황을 보아라. 다디단 말로는 아무것도 해낼 수 없이 명 달리할 듯싶으니 치료하고 가거라. 알겠느냐?" "알겠습니다." "또한 네 학당으로 출발하기 전에 같이 오찬이라도 들자꾸나." "예?" "봐라, 비쩍 말라서는 어찌 무가의 일원이라 할 수 있겠느뇨?"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러고 보니, 좋아하는 것은 있더냐?" "…차가 뜨겁지만 아니하다면 무엇이든 가리지 아니합니다." "하면 내 정성껏 준비하라 이르겠다."
아회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몸 돌려 나가버리는 가주 보다가, 숨 헐떡이고 울음 뱉는 소리에 천천히 허리 숙였다. 사시사철 겨울인 곳은 차갑고도 냉혹하니, 어머니 사무친 추위에 혹여 얼어붙지 아니하도록 품음이 옳지 아니한가.
"가주님은 가셨습니다." "으, 으으……." "어머니, 괜찮습니다. 괜찮습니다……. 제가, 이 아회가 굳건히 무씨 가문에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어머니를 사랑하는 만큼 MA 님께서도 어머니를 사랑하실 터입니다.
그러니 울지 마십시오. 나지막이, 그리고 상냥하게 입술을 달싹였을 적, 발버둥 치며 끔찍하게 비명 지르는 소리가 방을 울렸다. 목을 쭉 빼들며 인간의 것이 아닌 듯한 말을 뱉어댄다. 손에 잡히는 대로, 손아귀가 새하얗게 될 때까지 아회의 머리채를 덥석 쥐며 당기는 손길이 우악지고, 갖가지 보석이 휘어잡힌 머리채 때문에 목선을 아슬아슬하게 스치고 지나가 생채기를 남긴다. 아회는 그 광증을 버티는 듯하다, 제압하듯 덥석 다시금 품으로 끌어당겼다.
"어머니."
이후 품에 안은 팔에 힘을 주며 눈을 가늘게 떴다. 여인의 등 뒤로 보이는 거울에 발버둥 치는 모습과 굳건히 자리한 자신이 비쳤지만, 어떤 몰골인지 도통 보이지 않았다. 피 때문에 시야가 흐렸다. 걷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소란에 사용인들이 우르르 몰려와 어떻게든 패악질 부리는 여인을 떼어놓고 제압하려 안간힘을 썼을 적, 아회는 비틀대며 일어섰고, 그 몰골을 보며 몇 사용인들이 질겁해 새된 비명을 지르더니 부축하려 들었다. 휘어잡혀 헝클어진 머리와 목에 남은 잔 생채기, 그리고 찢어진 눈두덩과 얼굴 반을 덮은 피는 여전히 뚝뚝 떨어져 옷을 적셨으니 몰골이 말이 아닐 터였다. 아회는 작은 숨을 내쉬었다.
아회 독백에서 시린 겨울의 찬 바람이 느껴진 건 기분탓일까요? 겨울성의 분위기와 그 냉랭함, 거기에 얽힌 내력과 사람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잘 알게 된 것 같아요. 어머니의 광증에는 어떠한 계기가 있었을까요, 아니면 자연스럽게 겨울성에서 살다보니 광증이 도진 걸까요? 궁금하네요. 어머니의 친절함에 봄이 찾아왔지만 피고 진다는 걸 반복하는 걸로 광증을 표현한 것 같아요.
>>847 성율이 진단을 하나하나 읽다가, 성율이가 얼마나 굳센 아이인지, 그리고 아직 어른이 될 수 없는 나이에 떠안은 짐이 많은지 알 수 있게 되었네요... 이 슬픔에 티슈 한 곽을 다 써버렸답니다... 그렇죠,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은 두렵죠. 스스로에게 품은 불안이 두번째 진단과 같이 보았을 때, 과거의 죄책감과 함께 기인된다니, 참 안타까운 일이에요. 마지막은 참 포용력 있구나, 그래서 성율이가 의젓하구나 싶은 마음이 드니... 이겨내고 성장할 수 있길 바랄 뿐이랍니다...
독백에 대해 세심히 이야기 해주셔서 참 감사해요. 차가운 곳에도 언젠가 봄이 오겠지요, 언젠가는 그 이야기가 모두 풀릴 테니까요. 저도 성율이의 이야기를 기대하고 있는 만큼, 서로 멋진 글을 보며 쓸 수 있길 바라요.😊
천부 이곳은 보통 바람 센 편이 아니었지만, 오늘따라 바람이 거세다. 천부에 놀러온 성율은 내부 장식이 조금 더 세련되었다는 것만 제외하면 어디에든 있을 법한 찻집에 자리 잡아 시간이나 떼우고 있었다. 분명 친구와 만나기로 한 시간은 이보다 이른 시간이었을텐데, 분명 또 늦잠이나 자는 모양이다. 친구가 오면 호되게 뺨 한 대 치고 욕이나 몇 마디 해줄까 하는 계획에 놀랍게도 뚜렷한 악의는 없다. 그리 군다고 주눅들 친구도 아니었다.
아무것도 시키지 않고 자리잡기에는 면피가 두텁지 않은 탓에, 미리 나온 차는 이미 식어있었다. 함께 나온 다식을 작은 이쑤시개로 콕콕 찌르는 일에도 흥미를 잃고, 늘 그렇드 거리 돌아다니는 사람들이나 지켜보는게 현실의 상황이다.
하늘섬의 서쪽에 위치한 천부는 학당에 입학하는 학생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번화가이다. 번화가라고 불리우는만큼 필요한 물건이 있을때 천부까지 가면 무조건 구매할 수 있기에 윤하도 자주 찾아가는 곳이었다. 요리를 자주 하는터라-본인이 먹을 용도는 아니지만- 식재료가 종종 부족해지기 때문이었다.
' 어디보자 필요한게 ... '
사실 요리보단 빵을 만드는 일이 훨씬 많아서 천부로 나올때마다 밀가루는 무조건 사가고 있었고 나머지는 그때그때 달라지곤 했다. 그러므로 지금 그가 향하고 있는 곳은 식료품점인 것이다.
1. 번복은 가능하나, 한 번 나가면 다시 돌아가지 못합니다. 2. 니오가 마법을 썼다는 정보는 니오 포함 모든 사람에게 잊혀집니다. 3. 적룡의 독기가 빠졌다가 다시 노출되기 때문에 반작용이 강하게 들어갑니다(일정 이벤트 동안, 다이스 값에 역보정이 들어갑니다) 4. 마법과 관련된 이벤트 루트가 모두 자동적으로 막히게 됩니다.
>>894 다이스 값 역보정과 동시에 강제로 움직임을 차단됩니다:3c 몸이 무거워서 움직일 수 없었다 식으로요.
각 기숙사마다 반작용이 다르게 나타나요.
청룡: 감정기복이 더 심해져서 캐릭터의 뜻대로 되지 않는 이벤트가 몇 차례 이어짐. 적룡: 몸이 바위처럼 무거워져서 움직이는 것 자체가 불가. 캐릭터가 병풍화가 됨. 백룡: 특정 이벤트 동안, 캐릭터가 반목하게 됨. 흑룡: 캐릭터를 대상으로 적군과 아군의 공격이 무조건적으로 한 번씩 명중하게 되며, 아군에게는 또 하나의 적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아군 중 한 명의 공격이 무조건적으로 한 번씩 고정 됨.
모를리가 없지. 성율이 피와 눈물로 뇌리에 세기며 장장 6년을 따라부르던 노래 아니었는가. 언니는 제발 잊자며 눈물로써 성율을 설득하고자 하였을 때, 성율의 단호한 표정과 고집에 차마 떠내 보내지 못하고 쓰라린 상처를 아물지도 못하게 하는 그 야속한 노래 아닌가.
파도 소리와 어눌한 비명소리가 배경음처럼 귀에 맴돌았으나, 환청이라는 것을 성율이 안다. 꽉 쥐인 손가락 끝에 달린 손톱탓에 손바닥이 잘근잘근 찝혔으나, 고통보다는 분노가 우선인 지금의 상황에서 성율은 평온을 유지해야했다. 성율이 원하는 건 흉금에 남은 감정 손톱으로 긁어내어 토해내는, 그런 단순무식한 복수가 아니었다. 초조함과 분노, 그 애타는 모든 감정 억누르고, 마참내 위장 속으로 삼켜버린 성율이 그제야 행동을 취했다.
"괜찮아요."
일부로 큰 소리를 내며 남자의 말을 끊는 성율은, 잘 연주되고 있는 피아노에서 유일하게 조율되지 않은 건반만큼임나 거슬리는 존재였을 것이다. 좋은 노래에 자꾸만 나타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불협화음처럼 끼어든 성율이 웃었으나, 눈동자에 서린 증오의 불빛마저 잠재우지는 못했을 거다.
"아는 사이거든요, 우리. 그죠?"
성율의 시선이 사내의 입을 주시하고 있었다. 저 입구멍에 천을 집어 넣어 감히 대답도 못하게 하고 싶다는 욕망이 불쑥 치고 올라왔다.
모를리가 없지. 성율이 피와 눈물로 뇌리에 세기며 장장 6년을 따라부르던 노래 아니었는가. 언니는 제발 잊자며 눈물로써 성율을 설득하고자 하였을 때, 성율의 단호한 표정과 고집에 차마 떠내 보내지 못하고 쓰라린 상처를 아물지도 못하게 하는 그 야속한 노래 아닌가.
파도 소리와 어눌한 비명소리가 배경음처럼 귀에 맴돌았으나, 환청이라는 것을 성율이 안다. 꽉 쥐인 손가락 끝에 달린 손톱탓에 손바닥이 잘근잘근 찝혔으나, 고통보다는 분노가 우선인 지금의 상황에서 성율은 평온을 유지해야했다. 성율이 원하는 건 흉금에 남은 감정 손톱으로 긁어내어 토해내는, 그런 단순무식한 복수가 아니었다. 초조함과 분노, 그 애타는 모든 감정 억누르고, 마참내 위장 속으로 삼켜버린 성율이 그제야 행동을 취했다.
"아, 여기에요!"
일부로 큰 소리를 내며 남자의 말을 끊는 성율은 손을 들어 제 맞은 편을 톡톡 두드렸다. 인어에게 집중된 이목이 흐트러지기엔 충분했으나, 노래에 빠진 사람에게는 유일하게 조율되지 않은 건반만큼이나 거슬리는 행위였을 것이다. 좋은 노래에 자꾸만 나타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불협화음처럼 끼어든 성율이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웃었다. 그렇다고 눈동자에 서린 증오의 불빛마저 잠재우지는 못했을 거다.
"아는 사이거든요, 우리. 그죠?"
성율의 시선이 사내의 입을 주시하고 있었다. 저 입구멍에 천을 집어 넣어 감히 대답도 못하게 하고 싶다는 욕망이 불쑥 치고 올라왔다.
제게 다가온 남자의 하관을 가만히 바라보는 성율이 불연듯 인상을 찌푸린다. 이제와 만났는데 여전히 얼굴은 밤의 장막에 가려진듯 볼 수가 없구나. 탄식처럼 떠오른 생각에 성율이 손가락 움직여 베일을 거두어보려 한다. 증오하는 사람을 대한다기에는 너무 조심스러운 손길이어서....
"네가 미워서."
이어지는 말이 어울리지 않았다.
"죽도록 미워서..."
흐려진 말꼬리만큼이나 증오 서려있던 눈동자 역시 탁하게 흐려졌다. 마구 헤짚어 진흙탕이 되어버린 호수 두 개, 성율 얼굴 눈 위치할 자리에 박혀있으니 유순하고 우아해보이는 얼굴과는 도통 어울리지 않더라.
아회는 사람이 많은 번화가를 좋아하지 않았다. 여러 사람들이 나도는 탓에 타고 흐르는 입소문의 온상지인 탓도 있으나, 사람 틈에서 부대끼는 것을 도통 좋아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많으면 자연스레 기운이 빠졌다. 시끄러운 소음은 예민한 신경을 건드리고, 인파 많은 곳에 가서 툭 치이거나 동급생을 마주해 사소한 걸로 시비가 걸리면 그것만큼 힘든 일이 없다. 정신없는 시장통에서 누군가 말이라도 건넨다면, 그야말로 지옥이겠지! 온전히 집중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뛰어 도망치기엔 애매한 장소. 발 닿은 천부가 딱 그런 곳이었다.
손등 채 낫기도 전에 다시금 올 줄이야, 은둔형 적룡 치고 장족의 발전... 아니, 퇴화다. 내가 어지간하면 밖에 나오기 싫었는데……. 오는 동기도 그렇지만 오고 나서도 어쩜 인생은 제 마음대로 되는 일 하나 없다. 굳이 사람 피하는 아회가 천부에 온 이유라면 부적에 쓸 경면주사가 부족했기 때문이겠다. 짐이라면 다 챙긴 줄 알았는데 왜 없던 건지. 하물며 자주 가던 노점은 오늘 사정상 휴무라니 헛걸음했다. 인생사 무상하여 욕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나 욕을 할 기운도 없다.
아회는 지팡이를 짚은 채, 깊게 한숨을 내쉬었다. 아, 돌아가기 싫다……. 사람들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여 돌아갈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앞날이 캄캄하다. 이러다가 시끌시끌한 후배요, 혹은 타 기숙사 동급생 만나는 건 아닐까 덜컥 의욕이 빠진다. 도망쳤다가 넘어지는 꼴이 더 부끄럽겠지……. 조금 쉬었다가, 저녁 되면 사람 적어질 테니 그때 돌아갈까. 그게 좋겠다. 휘파람 느릿하게 분 아회는 입을 다물고 고개를 위로 했다. 그리고 느릿하게 고개를 돌렸다. 저쪽이 좋겠다. 저기면 사람이 없을 테다. 넓고, 인적 드문 골목에 들어섰을 적 아회는 툭, 사람과 부딪히고 말았다. 아.
그렇다면, 묻겠다. 너는 정말 모든 것을 순수히 포용하느냐. 물을 적 답한다. 아닙니다. 흑룡의 독기와 불순물이 함께하고 있사옵니다.
그렇다면, 묻겠다. 불순물이 무엇이냐. 물을 적 답한다. 임씨 가문의 핏줄으로써, 품고 있는 자연스러운 것이옵니다.
그렇다면, 묻겠다. 불순물을 품은 채 독기를 사그라트릴 것이냐. 물을 적 답한다. 독기는 그저 저에게 있어 훌륭한 수단일 뿐일지어니. 사그라지지 않사옵니다.
그렇다면, 묻겠다. 너가 바라는것은 평화롭고 안온한 일상이냐. 물을 적 답한다. 신께서 바라는 것에 어긋난다면, 저 역시 원하지 않사옵니다.
그렇다면, 묻겠다.
너는 무엇이냐.
물을 적 답한다.
"임씨 가문의 차기 당주이자 제사장 후보. 신의 존엄성을 감히 빌려, 뱀이라고 불리는 것."
"덧없는 피조물이 만들어 낸 선악의 개념과 윤리를 부수고, 오직 신을 위해 저와 같은 피조물의 피를 취하고 살갗을 찢어내며, 그 추악함을 찬란한 존엄성 앞에 바치는 자-"
"신을 갈망하고. 신을 마주하며. 신을 위해 움직이는 자. 저는 신의 대행인이 아니라, 이단을 벌하기 위해 벼려진 칼날이옵니다."
모든 것은 그분의 뜻대로. 모든 것은 그분이 바라는 대로. 신을 불신하고 모독하는 자들을 무한한 심연 속으로 인도할 것이며, 버젓이 존재하고 움직이는 신의 존재 하에 대행을 입에 담음은 신의 존엄을 해하는 죄악일지어니. 자신이 정식으로 당주 및 제사장에 오르고 나면- 모든 것은 바뀔 것이다. 오직 신과 자신이 바라는 대로. 전부 달라지게 될 것이다.
. . .
오늘도 여기저기 열심히 쏘다니면서 도하학당 사람들이라면 기숙사를 불문하고 말을 붙이고 도와주고 참견하는 가현. 하루 일과가 거의 끝나갈 쯤이면 기숙사 방으로 돌아와 묶었던 머리를 풀고 제 침대에 힘없이 몸을 뉘인다. 제아무리 사람 만나서 떠들기를 좋아하는 것이 자신일지라도 충분히 휴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제가 제사장 후보가 되고 나서, 신을 알현하고 차기 당주 자리까지 오를 적 가문 내에서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던 말이었으니.
무엇이든 효과적이고, 능동적으로. 확실하게. 효율을 추구하며 동시에 그것들을 취함으로써 받는 이득을 거리낌 없이 받는다. 말의 본질을 파악하고, 허점이 있으면 맹렬하게 파고들며,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이 그 허점을 역이용함으로써 당장은 손해를 보더라도 훗날 이득으로 치환시키는 양날의 검 또한 품는다. 지금껏 자신이 들어왔던 교육을 짧게 요약하자면 그런 것들이었다.
가현은 그것들을 착실히 수용하고 받아들였다. 치밀하고, 계산적이며, 냉철하고, 이기적으로. 간혹 지나치게 계산적인 면모가 해가 될 지언정, 흔들리지 않고 그것 또한 신의 뜻이라며 마냥 웃어넘길 뿐이었다. 당장 맛보는 약간의 쓴맛은 훗날 찾아올 단맛에 비하면 정말 별 것 아니었기 때문에.
그렇다고 마냥 싸늘한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임씨 가문의 구성원인 만큼, 그들이 타 가문에게 보여주는 '대외적'인 이미지 또한 가현은 가지고 있었다. 자비롭고, 친절하며, 예의바른 면모.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누구에게나 평등했으며 그 빛을 잃지 않았고. 간혹 이게 저의 의지가 맞나 싶을 만큼 타인을 진심으로 걱정하는듯한 모습도 없지 않았다.
허나 그것이 정상적인 종류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아니었다. 임씨 가문이 가지고 있던 껍데기 뿐인 친화력에 흑룡의 독기까지 더해진 포용심은 괴롭힘당하는 약자를 넘어서서, 자신이나 남을 해하려 드는 악인에게까지 그 범위를 넓혔다. 누가 누굴 죽여? 그럴 수 있지. 누가 누굴 괴롭혀? 그럴 수 있지. 내 목에 칼을 들이대? 사연이 있겠지. 갈등과 폭력, 살인, 악행을 포함한 모든 것 앞에서 가현은 평등했으며, 그것은 간혹 방관으로 이어지기까지 했다. 어찌 되었든 모든 것은 신이 바라는 대로 흘러가게 되는 것이니. 자신은 대행자가 아니었기에, 간섭할 권한은 없다고 여기며.
비록 흑룡의 독기에 침식당해 핏 속에 서린 예리함은 변질되고 뒤틀렸으나, 그 뜻은 한결같았다. 순수한 호의라는 것은- 가현을 포함한 임씨 가문의 인원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단어이기 때문에. 그들은 그저 뱀의 그림자에 숨은 채. 뱀을 갈망하는 자들일 뿐이다. 오히려 그렇기에 흑룡의 독기에 침식당한 뒤에도 한결같았을지도 모른다. 가현은 독기의 특성을 금방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포용. 친절. 그 모든 것이- 자신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되어줄 수 있음을. 가현은 이곳에 들어오기 전부터 미리 깨닫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임씨 가문의 이중적인 모습을 아는 자들은 그들을 뱀으로 매도한다. 뱀의 그림자에 숨어들어, 점차 뱀과 동화되버리는 자들. 그와 동시에 자신들이 품은 야망을 실현시키기 위한 소재로 남들을 이용하는 자들. 적대라는 불필요하고 비효율적인 방법 대신, 친근함과 친화력을 무기로 다가서는 자들. 그리고 친해지며 오고가는 말들 속에서 받는 은혜를 기록하고, 훗날 그것을 원수로 갚는 자들. 그것이 임씨 가문이었다.
야망은 지나치게 커져 결국 모든 것을 집어삼키며, 온화한 겉껍질은 속에 숨긴 독아를 감추기 위할 뿐이며, 탐욕스러운 본질만이 그들의 속에 살아 숨쉴 지어니.
신은 자비로운가? 아니. 신을 향한 애절한 기도들은 무시되고 단절되며 끊겨갈 뿐. 신은 자비롭지 않은 존재이기에, 신으로 불리는 것. 그렇다면 인간 또한 신에 '가까워'질 수 있겠지. 한 걸음 더 신에게로 나아가며, 신의 곁에서 평생을 몸바칠 수 있겠지.
가까워진다는 것은 대등해진다는 의미를 품은 말이기도 하지만- 서로간의 거리를 좁힌다는 단순하고 일차원적인 의미도 포함하고 있는 중의적인 단어이기 때문에. 가현은 그 말을 저 혼자 있을 적이면 입버릇처럼 중얼거리곤 하는 것이다.
그보다. 보름 뒤에는 가문을 잠시 찾아야겠다. 제 소식을 애타게 바라고 있을 가문원들뱀 새끼들에게, 그동안 쌓은 교우 관계와 겪은 일들을 전해준다면 필히 좋아하겠지. 왼쪽 입꼬리가 슥 올라갔다.
꽃을 따라 황홀경으로. 피를 취해 축복을. 바람결을 타고 이상향으로. 꽃을 찢어 영원을. 그들과 발을 맞추며, 한 없이 의지에 몸을 맡긴 채, 그 분에게 나아갈 그 날만을, 자신은 바라고 있을 뿐이니.
세상에나, 세상에나. 가현주의 독백에서 빛이 나요! 말 그대로 광신이네요... 위험하고 매력적인 소재이지요... 독기의 영향도 있으나 교육 받은 것일까요, 만들어지고 직접 형성한 새로운 것일까요……. 치밀하게 계산하였다니, 가현이의 이중적인 면모지만 그 매력에서 헤어나올 수가 없네요. 그리고 자신을 집행인이 아니라, 방관자로 둔다는 그 점에서 오싹함도 느껴지고요. 아무렴 신이 아닌 이상 신도들은 한낱 미물에게 관심 두지 않지요…… 명 내리지 않는 이상은요. 뱀을 모시되 뱀 그 자체인 모습... 앞으로도 기대할게요...🥰
아.. 아..... 다갓님께 운명 맡긴 최후가 어쩜 이리도 잔악한지 저는 여기에서 희열과 고통을 어째서 함께 느끼는지 이것이 정녕 샤덴프로이데로구나... 주체가 나의 분신인 아회의 불행일 뿐이지... 다만 분신의 불행도 타인의 것에 해당이 되어 성립할는지는 아아아...(고장났어요)
하여튼 얄밉다니까. 누님이라는 호칭을 들으며 가현은 눈을 흘겼으나 싫은 것은 아니었다. 그저 서로 늘 치던 장난중 하나였으니 적당한 리액션으로 받아주는 것일 뿐. 점차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학년이 차근차근 올라갈수록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점 또한 덩달아 많아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였다. 만약 예전 같았더라면 신입생이 있건 말건 진작에 뒤의 벽에 주먹을 내지르고 다른 이야기 할까? 하며 무표정을 유지했겠지만.
"와, 헐, 기가 찬다 정말~ 너도 그동안 만만치 않았던거 알지? 응?"
더불어서 그 표정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양 오버하며 얼탄다는 말투로 말하는것 또한 그 리액션 중 하나였다. 매일매일이 한결같으나 그 한결같음 속에 약간의 차별점이 들어가는 일은 정말 즐거운 일이었다. 뭐. 신념과 대조한다면 그런것은 신의 의지와 반하는 일일지도 모르나- 가끔은 배덕감을 맛보는 것 또한 신이 덧없는 피조물에게 하사한 산물일테니.
가문 관련된 이야기는 더 이상 이어가지 않겠노라고 결심했으나 의미심장한 뒷말이 계속 제 마음 한켠을 콕콕 찔렀다. 무슨 일인지. 정말로 알고 싶지 않은거야? 가현은 괜히 든것도 없는 입을 오물거리며 말할까 말까 한참 고민한다. 이미 이견을 가지지 않은 채 포용하기로 했거늘, 이 시련을 어찌하면 좋을까.
"그으. 사람이 줄었다면 꽤 바쁘기는 하겠는걸~ 이래저래 일손이 많이 모자랄테니까 말이야. 그치?"
결국 가현이 택한것은 동정이었다. 허나 그것을 티내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것으로 본질을 감추고 돌려 이야기했다. 아. 이거 내가 생각해봐도 참 잘 말했는걸. 이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또 다시 가현의 정신승리가 속으로 이어지기 시작한다.
"좋아~ 그럼 내일 너랑 나랑 우리 새로운 아이랑 같이 여기서 이야기 나누자. 분명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을거야?"
거절. 안 할거지? 가현의 나긋한 미소가 신입생을 향했다. 묘하게 말 하나하나에 중압감이 실려있는 듯 했으니, 눈치 빠른 신입생이라면 감히 거절하지는 못할 것이다. 오직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라면 뭔들 못하랴. 신 역시 허용해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가현은 다시 차를 한 모금 마신다. 그러다가 남학생의 말에 순간 낯에 화색이 돈다.
나긋나긋한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깃털을 정리하듯 움직이는 소리가, 뱀 기어가는 소리가 연달아 머리를 거세게 후려치는 것 같아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지금 고개를 들면 눈을 마주칠 것만 같다. 시간이 거꾸로 흐를 것이다. 흐르고 흘러서 자신은 무지렁이가 되고 말 것이다…….
"……."
지팡이를 쥔 손이 가늘게 떨려온다. 그때 겪은 일은 내 보았단 환각이 아니구나. 당신은 또 걱정이라, 입술을 앙다문다. 어째서? 당신이 그래서는 안 되는데. 차라리 욕이라도 하지, 뺨이라도 치지. 어째서 선을 유지하는가, 대체 왜.
"가문의, 위용, 있는 분들에 비하면…… 아직 한참 멀었, 습니다."
지레 겁먹은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 더듬더듬 고개 숙인 채로 입 벌리던 아회가 고개 휙 치켜든 것은 당신의 질문 때문이었다. 내가 방금 무슨 짓을 했지?
"아."
아, 마주했다. 분명 마주했어. 느껴진다. 또 그래버렸다. 호흡이 잠시 거칠어진다. 왜, 왜…… 조롱하는 것인가? 그래, 조롱일 테야. 조롱이 아니면 그럴 리가 없어……. 충동적으로 아가리 벌려버린다.
"도련, 도련님."
턱이 덜덜 떨린다. 더 얘기하지 마, 본능이 목을 틀어막으려 했고, 속내가 이지러진다. 토할 것 같다. 눈앞이 아찔하다. 울음이 비집고 나오려 들었다. 몸이 점차 떨려온다. 안돼. 참아. 버텨야 해, 도망쳐, 아니, 도망치지 마…….
"가, 가문의, 죄, 죄인 된 자의, 육신입니다……. 어, 어찌 고깃덩이에 미추를 논할 자격이 있겠습니까."
식은땀이 한줄기 흘렀다. 양가적인 감정이 혼란스럽게 치고 든다. 떨림을 어떻게든 멈춰 보고자, 지팡이를 쥐었던 손에 자연스레 힘이 들어가 새하얗게 물들었다. 아회, 네 정녕 미쳤구나!
아늬 다들 안녕인거야~~ 원래는 더 늦게 공개할 독백이었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MA 만나고 농질 만나고 포목점 선택지에서는 감사합니다! 호갱님! ^^ <= 이거 떠서 혼자 삘받아서 끄적였던건데 하 진짜 뭔가 써서 올리는 의미가 있어 이 혜자스러운 반응들 어쩜좋아... 씻고 밥먹어야해서 다 답달아주지 못하는게 한이지만 맞아 광신 매력적이기는 한데 표현하기 위험한 부분 많아서 비설쓸때 검토 꼼꼼히 하게 되는거야 ㅋㅋㅋ... 그리고 온화주.. 봤구나...? :D (???)
성율이 느긋한 손길이 초조해져서, 쥐고 있던 베일에 주름이 쥔다. 인어의 태도, 성격 그리고 사소한 표정변화까지도 더듬고 있는 시선이 지독하다. 빛 바란 기억 오린 듯 지워진 공백을 지금의 얼굴로 채워본다. 바다 바람따라 휘날리던 머리카락, 달빛 등지고 내려다보던 투명한 시선, 죄라고는 모른다는 듯 순진했던 표정까지.
그렇다고 만족하진 않아. 아직 채워야하는 공백이 너무 많아. 여자는 그래서 웃지 못했다.
"그러진 마. 네가 몰라서 알려주는 건데, 난 물 속에 들어가기 아주 싫거든. 또 그 X같은 노래 부르면 짜증낼거야. 내가 지랄하는 꼴 보기 싫으면 내 앞에선 그러지 마."
친절한 음성 한편에 그렇지 않은 상스러운 말이 오간다.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태도는 이런 걸 말하나 보다. 방금의 대답으로 말미암아, 인어라는 자는 사람을 이끌고 물 속으로 끌고가는 일에 모종의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게 틀림없다. 이 그릇된 상식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성율은 모르겠다만, 알아갈 필요가 있었다.
"있지, 다들 어디로 데려간거야?"
갈 곳이 있다며 떠나간 이들 다시는 보지 못했는데 내가 그립지는 않나요. 그 춥고 어두운 바다에 영혼과 육체가 묶여 후회하고 있지는 않나요. 그도 아니면 신님께 바쳐져 기원제 훌쩍 거리던 그 아이들처럼 헤매고 있나요. 하고 싶은 말이 많았으나, 성율은 애처럼 같은 질문만 반복하는 것이었다.
situplay>1596819065>854 단지 놓친 게 있을까 해서 스크롤을 올렸더니 정말 있었습니다. 제가 놓친 아회의 독백…. 이제 모두 독백 올리실 때마다 페이지 내 검색해서 찾을 테니까 모두 각 오 하 세 요❤️🔥 아회 독백 올라올 때마다 눈물 참는 거 아나요? 겨울탑이라서 추운건지 심장이 뻥 뚫린 것 마냥 너무 차갑고 쓸쓸해서 머리를 팍팍 내리쳤어요 🥹 한계를 넘으면 사람은 미쳐버리고… 아회의 어머니 또한 그래서 변한 거겠죠. 상황은 사람을 만들고 그 틀 안에서 벗어나기란 어려운데 그 중심에서 꼿꼿이 자리 지키는 아회 마구 이불로 둘둘 말아서 모닥불 앞에 놔요... 🥹
얄밉다며 눈을 흘기는 가현을 보며 윤하는 결국 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뻗어 머리를 두어차례 쓰다듬어주었다. 분명 예전엔 그녀가 머리를 자주 쓰다듬어 주었는데 이젠 그도 이따금 가현의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딱히 의미가 있어서 하는 행동은 아니지만 예전과 윤하의 성격이 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 했다.
" 그랬나? 난 잘 기억 안나는데~ "
얄궂은 표정까지 지어보이며 답한 그의 면면엔 웃음꽃이 활짝이었다. 다른 이들에겐 항상 옅은 미소만 보여주는 것과 다르게 가현의 앞에선 보다 풍부해지는 감정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다 나온 가현의 말에 윤하는 음, 하면서 테이블을 몇번 톡톡 두드린다. 아까보단 표정이 괜찮은걸 보아하니 딱히 꺼리진 않는듯 하였다.
" 아무래도 바쁘긴 하겠지. 그래도 내 입장에선 그게 더 좋은 일이니까. "
분명 본가와 관련된 일이지만 그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남처럼 여기며 대화하고 있다. 학당에 들어오고 단 한번도 집안의 구체적인 얘기를 해주지 않았기에 단편 단편 모이는 그 조각마저도 모을 구심점이 없어 쉽사리 이어 생각하기 힘들 지경이었다. 허나 그는 가현에게만 들리게끔 도술을 사용해 작게 속삭였다.
" 그들의 가는 길을 끝없이 증오했거든. "
그 새에 심경의 변화라도 생긴 것일까 그는 아무 말도 안한듯 가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신입생 쪽을 바라보았다. 가현의 눈빛만으로도 중압감이 엄청날텐데 윤하의 것까지 합쳐지자 신입생은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누가 보면 괴롭히는줄 알겠어요, 윤하는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쿠키를 신입생의 앞에 하나 놓아주었다.
내가 돌아왔다 뽀송해 배불러 행복해~~ 근데 일상 무슨일이죠.? 흥미로운게 세개씩이나 돌아가고 있어 :0 (🍿🥤🧎♂️)
>>923 크흑 하지만 다이스는 무자비하지~~ (같이 울음..)
>>924 교육의 영향도 있고 독기 영향도 있어 한 50:50이라고 보면 될것같네 :3 ㅋㅋㅋㅋㅋ 흑룡기숙사 설정 보고 이거다 싶어서 떠올려봤지! 따로 하사받은 명령이 없으면 그저 지켜보며 너무 주제넘게 구는 것들만 쳐내자- 하는 게 임가현 모티브라고 해야하나 아무튼 그런거야 야 임가현 킹갓캐 아회주께서 지켜봐준다고 하시잖아 기뻐해라~~ (가현:(행복))
아늬 그리고 아회 독백도 만만치않게 빛나고 있는데! 어쩐지 내방 불 따로 안 켜도 대낮처럼 환하더라니 이유가 있었구나~~! 하 근데 독백소재 진짜 너무좋다 저 따스하고 자애롭던 어머니께서 갑자기 한순간에 태도 급변하신것도 짜릿짜릿한데 아회 반응이 진짜.. 불속성 효녀 울리는 반응이잖아 저거는 아 진짜 엄마보고싶다 엄마!! (방에 계심.) 아회 앞날에 앞으로 따스한 봄만 가득하길 기원하겠어...!!
>>925 맞아 이래저래 마냥 친절하고 착하다.. 라고는 못 할 애라서 굴리기 좀 어렵고 관계 짜는것도 선뜻 손들지 못하게 되긴 하지만 ㅋㅋㅋㅋㅋㅋ.. 맛있게 즐겨줘서 고마운거야~
>>930 (주워먹기)(?) ㅋㅋㅋㅋㅋㅋ 반전미랑 중의적 의미 전부 내가 사랑하는 소재기 때문에 놓칠수 없었다..! 앞으로도 그라데이션처럼 계속 변할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934 ㅋㅋㅋㅋ 사실 평소에도 행동이나 지문으로 짱 애매하게 찔끔찔끔 티는 내고 있었지! 맛있게 즐겨줘서 그저.. 그저 고맙다구 흑흑
>>939 묵주 안녕~~ 아늬 드르륵탁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름 괜찮은 단어라고 생각해서 뽑아와봤는데 다행이야! 가능하면 몸까지 내어주고 싶어하기는 할텐데 MA가 안 원하면 좀 쭈글텅되는것만 빼면 순순히 수용할 애라..
가현: 신님, 신님. 제 몸 가질래요? (꼬옥) MA: ㄴㄴ 저리가셈; 가현: 넹. (시무룩)(힝구)(웅크림)
이런 느낌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 하 의미투영 너무 잘되서 좋다.. 마냥 친절하지만은 않은거야~~
제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며 쿠키를 먹던 가현은 뭔가 불만스런 표정을 내비쳤다. 처음에는 서로 엇비슷한 키였으나, 어느 순간부터 눈높이가 조금 위로 올라가더니, 이제는 자신만 하던 쓰다듬을 남학생 역시 똑같이 자신에게 해 주고 있는 것이다. 빈도가 그렇게 잦은 편은 아니었으나- 뭔가 자신만 즐기던 즐거움을 빼앗긴 것만 같다고 해야 하나. 하지만 아무렴 어때. 늘 그래왔듯 손길에 자신의 머리를 맡기고 있다가 이내 웃는다.
"어련하시겠어요~ 봤지? 이 선배 이렇게 능청스러운 사람이야. 그러니까 앞으론 내 말을 믿는게 더 좋을걸~"
남학생을 따라 웃었던 것이다. 항상 이렇게 둘만 있을 적이면 남들한테는 잘 내비치지 않았던 모습들도 볼 수 있어서 나름 즐거웠다. 마치 제가 별다른 의미를 가지게 된 것 마냥. 그런 기분이었다. 하지만 너도 잘 알잖니. 사람 속내는 모른다는 것을. 현재가 주는 안온함에 취해 목적을 망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이윽고 가현의 시선은 다시 신입생에게로 향하며, 마치 너 내편할래 쟤편할래? 와 같은 굉장히 난처한 주제마저 던지고야 마는 것이다. 더 괴롭히면 울것 같은 표정이었지만- 괴롭힘이 아니잖아. 그렇지?
"하긴~ 너 여기서 가문원들한테 편지 받는걸 본 적이 있어야지. 바쁘다고는 해도 안부인사 한두번쯤은 나눌법 한데-"
이윽고 가현의 말이 끊긴것은 제 입이 방정이라 다물어버린 것과는 달랐다. 가는 길을 끝없이 증오했다. 뭔가 꽤 중요한 이야기를 들었지 싶은데. 이대로 눈 앞의 남학생이 속한 가문에 대한 이야기를 전부 들어보는것도 꽤 흥미를 동할 것만 같았다. 호기심과 탐구심은 늘 자신의 핏줄 속에 함께하는 부류의 것이었으니까.
만약 이 자리에 저 신입생이 없었다면 다 들을수 있었을텐데. 내쫓을까? 남학생의 시선이 저를 떠나 신입생 쪽을 향할 적, 가현은 잠시 무미건조한 시선을 신입생에게 주었을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도 정말 일순간이었기에 신입생이 알아채지 못했을테지만. 남학생이 쿠키를 신입생 앞에 내어주자 가현은 거기다가 더해서 차를 한잔 더 따라주는 것이다. 이렇게 친절한 선배들은 여기밖에 없다며, 마냥 잔망스럽게 이야기하면서.
"그래~ 소꿉친구랑 천부 데이트하는것도 꽤 재밌을 것 같아. 분명 기분전환도 되겠지~"
남학생이 활짝 웃는다. 자연스럽게 가현 역시 뒤따라 웃었다. 당신이 기쁘다면, 나 역시 기쁜 것이니. 중간중간 들었던 미묘한 이야기들과 표정은 잠시 뒷켠으로 미루어졌다. 즐거움. 그 사소한 즐거움이라는 것이 오늘따라 어찌 이리도 반가운지. 천부로 나갈 적이면 오늘 선물받았던 머리띠도 꼭 하고 나가야겠다고 생각하며, 가현의 손 끝이 머리띠를 고쳐쓰듯 머물렀다가 떨어진다.
>>945 아 진짜 당연한 반응인데 짱귀어워 실례지만 한번 핥아보겠습니다... (잡혀감) 툭 기대고 딥슬립해도 좋아 아니 딥슬립 해줘 나 가현주 여기에 이미 뼈를 묻은 사람이지만 이런 귀여움을 봤으니 더 묻어야겠다 (1번경추 5번요추 뽑아 묻으며..)
>>948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임가현이 그만큼 MA님에게 진심이라는 것이지! 아 혐관 너무좋아 임가현 설정 짤때도 에헿 혐관 에헿 빌런 이러면서 짠거라 대환영이니까~~ 그 원래 혐관은 처음부터 야이 납븐놈아!! 하는것도 맛있는데 처음에는 웃고 친하고 도와주고 하던 사이가 점점 이야기 파고들어갈수록 뒤틀리는게 진짜 찐 참맛 모먼트란 말이야.. 하 이 관계성 어떻게 변할지 벌써 기대된다!
풀잎에 생기를 주는 그 아침 이술 한 방울, 투명한 아이의 웃음. 공처럼 부드러워 보이는 피부는 손가락 끝으로 찔러 보면 통통 튈 듯, 따뜻하고 말랑말랑할게 분명할 것이다. 책 제목을 살피며 관심을 보일 적에 당신이 그렇게 물으면 연은 재빨리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다. 그리고 그런 웃음에 오히려 더 주눅 들린 얼굴이 된다. 다른 선배들처럼 늦게 잔다고 자신을 나무라려 하는 것인지. 연은 당신을 똑바로 응시하지도 못하고 고개를 돌리지도 못하니, 반쯤 숙여 웅크린 채 있다가 그런 당신의 말을 듣고서 천천히 고개를 든다. 침을 삼키면 연의 목울대가 한 번 떨린다.
".... 혼내려고 그러는 줄 알았어. 다들, 늦게 잔다고. 걸으면서 존다고 뭐라 하니까...."
살짝 울상 진 표정으로 말한 연은 당신의 눈치를 살핀다. 자신을 혼 내려 하는게 아니라는 것은 다행이었지만, 그런 환대는 조금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다른 선배들이 자신을 보면 어떻게 흑룡과 어울릴 수 있냐며 따져 묻겠지. 그들이 흑룡 기숙사를 두고 하던 말들을 연은 떠올린다. 그렇지만, 그렇지만. 그런 제안은 너무나도 달콤한 것이고. 아직 연은 이유 없이 사람까지 미워하진 않은 것이었다.
신입생 입장에서야 가현이나 윤하나 자신을 붙잡고 있는 나쁜 선배들과 다를 바가 없으니 누구를 더 믿고 덜 믿고를 따질 겨를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던가 말던가 윤하는 신입생 쪽을 바라보고 진짜 그럴꺼냐는듯이 바라보았다. 지금 앉아있는 자리가 가시방석보다 더한 불지옥방석일테지만 그런거 신경 썼으면 지금의 평판도 없었을 것이다.
" 저번엔 편지 한 통 왔었으니까. "
학당에 입학하고 한번도 안오던 편지를 보냈던 것이다. 그 자리에서 보지도 않고 찢어버릴까 했지만 지금까지 찾지도 않던 이들이 이렇게까지 편지를 보낸 이유가 뭘까 궁금해 읽어보았고 그래서 주말에 본가로 향하는 것이었다. 가현의 말은 중간에 끊어졌지만 같이 듣던 신입생이 이상하게 여기지 않게 능청스런 대답을 건넨 그는 가현의 시선이 잠깐 신입생에게 향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 안그래도 다시 수업을 들어야해서 기분이 안좋으니까, 기분 전환은 필수지? "
암만 그래도 그도 학생인지라 방학이 더 좋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거기에 아침 잠도 많아서 아침에 일어나는게 여간 곤욕이 아닌지라 지금 같은때는 컨디션이 좀 더 떨어져있기 마련이었고 본가에 다녀와서 생기는 스트레스를 외출로 풀 생각이기도 했다. 머리띠를 만지작 거리는 것을 본 윤하는 다음엔 머리끈이라도 하나 사다줄까, 하고 생각하며 말했다.
" 아 맞다, 내 룸메이트 얘기인데 말이야 .. "
자연스럽게 화제를 전환하며 또 다른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이제 슬슬 끝나가나 싶던 신입생의 표정이 안좋아지는 것은 모른척한채 그는 웃으며 들었던 이야기를 풀어내기 시작했다. 이런 즐거운 시간을 이렇게 빨리 끝낼리가 없지 않은가?
등골에 끼쳐 오르는 소름을 지울 수 없었다. 과거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발목을 붙잡으려 드는 것을 겨우 떨쳐낼까 싶다가도, 불가항력이란 말이 무엇인지 여실히 느끼게 된다. 아회야, 우리는 죄를 씻을 수 있다. 차디찬 겨울에도 봄이 올 것이다……. 아닙니다. 봄은 만들어야만 오더랍니다.
섭섭하다고? 당신이? 아회의 손가락이 뻣뻣하게 굳었다. 침묵했다. 그런 말을 하기엔 너무 멀리 와버렸지 않았는가, 당신의 뜻이 나의 뜻과 같지 아니하지 않았는가, 돌이킬 수 없지 않은가! 죄를 지었지 않았던가, 정원이 피범벅이 되었다. 어찌 잊겠는가! 섭섭하단 말도, 두려워 말라는 말도 어찌 믿어야 하겠는가. 본능적인 공포를 다른 본능이 짓누른다. 원초적인 감정이 일렁였다. 지금이라면 손 뻗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당신의 목을 틀어쥘 수 있지 않을까…….
"해, 를……."
끓어오르던 감정은 꼬리를 말아 삽시간에 눌려버린다. 다가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공포를 이길 수 없었다. 몸이 저도 모르게 움찔 떨린다. 손의 떨림을 타고 팔이 벌벌 떨리려 할 적, 아회는 지팡이를 쥔 손에 더욱 힘을 줬다.
"……그들은."
압박감. 심장 뛰는 소리 때문에 귀가 먹먹하다. 주변의 희미한, 사람 살아가는 당연한 소음도 모두 묻혀버리는 것 같았다. 세상에 홀로 남아, 아니, 단둘이 남은 것만 같았다. 그리고 당신이 말을 건네면, 자신은 대답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으니 이 명백한 상하관계일 터다. 올라서거나 수평일 수 없는 관계.
"그것이."
정신이 아득해진다. 기절할 것만 같다. 마른침을 삼켜도 먹먹한 귀가 돌아오지 않는 것 같다. 마지막 기회가 울림처럼 귓전을 때린다. 저 자는 필히 선고할 것이다. 피를 부를 것이다, 전란의 혈운이 드리울 것이다, 천하가 잿더미가 되고 죽음만이 고요히 온 땅을 덮을 터다. ……그것이 나와─ 생각이 끝까지 미치기 전, 아회 팔 쭉 뻗었으니 본능에 가까웠다. 지팡이가 땅에 허망히 툭, 하고 떨어진다. 움직이게 두어서는 안 돼.
"학, 학당 내부에서-"
은색에 가까운 아스라한 회청 빛 눈 부릅 뜬 채로 팔이든, 어디든. 손 더듬거려 뻗었을 터다. 가까이 있었으니 제발 옷자락이라도 잡을 수 있길 바랐다. 붙잡아야만 한다, 납득을 시켜야만 한다.
"친우입니다, 치, 친우입니다! 워, 원내에, 자, 작은 소란이 있어 수업이 미뤄진 터라, 도움이, 도움을, 요청하여, 그러니까…… 잘못, 잘못했습니다……."
떨림이 멎지 않는다. 그렇지만 해야만 한다, 돌이킬 수 없더라도. 이미 각오하지 않았는가!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눈썹 여덟 팔자 그린다. 눈은 흐리다 못해 초점 맞지 않는다. 금방이라도 울 듯이 덜덜 떨리는 숨 토해내듯 차올랐던 단어 가련히도 뱉어냈다.
날큰한 웃음을 짓고 있으면 무언의 대꾸가 돌아왔다. 아, 실감이 난다. 타 기숙사라도 같은 학년이라면 육 년간 단 한 번도 마주치지 않을 확률이 희박했고 자신의 욀재주는 제법 쓸만했다. 팔 년 전 초상이 여즉 망막에 붙박여있다. 그러니 이 순간 그녀가 다른 학년, 즉 후배임을 확신하나 그보다는 아이같은 천진을. 어느 점에서 그랬느냐 꼽자면, 발음기관을 이용해 소리 내기보다 고갯짓으로 의사를 표현한 점이. 붉은 눈 느릿하게 깜빡이며 고개를 기울이고, 숙인 연의 면을 응시했다. 시선이 자못 높다. 다만 느끼기에 저가 그녀를 내려다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으니 필히 저 물먹은 솜 같은 태도 탓이리라.
"어머, 자주 늦게 자나 봐요? 다들 연이 걱정돼서 그러는 걸 테지요. 위험하니까요. 아, 무거운 책을 이고 움직이는 계단을 오른 묵이가 하기엔 적합하지 못한 말이었으려나요."
덧붙인 뒷말을 하면서도 아차, 싶은 표정은 아니다. 연이 청에 응하면 묵은 그저 물비늘 같은 미소를 걸고, 앞으로 나아갔다. 움직이는 계단을 하나하나 밟으며 안내하는 모습에 전과 같은 불안정함은 더 이상 없었다. 흑룡 기숙사로 향하는 동안 다들 방으로 돌아간 건지 인적이 드물었고, 간혹 보이는 흑룡 기숙사 학생들은 나긋한 낯을 하고 지나쳐갔다. 두어 번의 턱을 돌고, 서너 번의 면면들을 흘려보내고. 묵은 책을 안아든 양팔 대신 오른손에 쥔 쥘부채를 까닥했다. 방의 문이 열렸다. 흑요석 선추가 한차례 크게 흔들리더니 잠잠해졌다. 묵은 책상 위에 책을 아무렇게나 두더니 간이 냉장고에서 우유를, 찬장에서 설탕과 꿀을 꺼냈다.
"편한 곳에 앉아있어요. 저는 잠시."
묵은 양해를 구한 뒤, 꿀물을 타기 시작했다. 수저가 찻잔에 부딪히며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간헐적으로 연속됐다. 연이 방에 들어오면 바로 레드 포인트가 들어간 무채색 인테리어가 한눈에 들어오고, 바닥 전체에 깔린 검은 카펫 위에 놓인 침구 옆에는 마침 책상과 의자 하나가 놓여있다. 전면적으로 강박에 가깝게 깔끔했다. 생활의 흔적을 찾기가 희박한 것들 중 유일하게 사람 손 때가 탄 듯 보이는 곳이 하나 있었다. 바로 각각 하나씩 구비된 책상과 의자였다. 상 위에는 여러 서적과 교과서가 어지러이 흩뿌려져있었고 가장자리 쯤에 유일하게 펼쳐진 공책이 산처럼 쌓인 책들 맨 밑에 자리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펼쳐진 종이 위로 드러난 글자는 이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