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이구, 자랑이다. 얼마나 이것저것 다 해주고 다녔으면 그래? 가끔은 너도 너 몸좀 챙기고... 휴. 내가 백번 말해봐야 무슨 소용일까~"
이 남학생이 항상 어디 높은데 올라가서는 지나가는 애들 관찰하고. 조금이라도 버거워보이는 모습이 보이면 가만히 있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을 가현은 잘 알고 있었다. 흑룡이기에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음과 동시에, 임씨 가문이기에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공존했다. 허나 지금은 그런것 쯤이야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저 받아들이고, 포용하며, 함께 어우러질 뿐이다.
"그래? 그러면 조만간 시간 한번 내. 원하는건 뭐든 만들어줄테니까~"
이번에 깜짝 선물도 받았겠다, 솜씨 좀 발휘해볼까. 자신이 따스한 차 한잔과 곁들여먹는 손수 만드는 디저트는 늘 만들어오던 것이니, 실력이라면 꽤 자신 있었다. 무엇보다 계속 꾸준히 자신이 만드는 것을 즐겨주는 당신의 모습은 가현에게 하여금 의미부여가 되어주기도 했다. 어째서 그리도 단 것을 좋아하는지는 풀리지 않는 점이었으나- 얼핏얼핏 과거에 들었던 여러 이야기를 통해 약간이나마 추측해볼 수 있었다. 가현은 그것을 잘 티내지 않았다. 그저 좋아해주는 모습 하나면 꽤 만족스럽고 뿌듯했으니.
"오호라.. 요즘 본가에 꽤 자주 내려가는것 같은데~ 해야 할 일이 많은가봐."
그렇다면 이번 주말은, 꽤 많이 지루하고 심심해질 것이다. 평소의 루틴에서 벗어나 다른 재미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벌써부터 고민이라는 양 과자를 입안 가득 밀어넣고 차로 그 건조함을 축여가며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하고 쌉싸름한 맛을 만끽한 채 눈동자를 도륵 굴리던 가현은 별 수 없겠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즐거움이야 찾아서 만들면 그만인것이다.
또한 베풂에 있어 급할 건 없으니. 꼭 이번주가 아니더라도 시간 날 때 만들어주면 되는 일. 뭐든 급하게 생각할 것 없다고 여기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질문거리들을 듣는 신입생의 모습을 시선에 담으며 미소짓는다. 가여운 아이. 하지만 이곳에 입학하고, 이곳에 온 이상 어쩔수 없는 일. 어서 오려무나. 흑룡에.
"그럼 다음주는 어때? 불가능하다면 평일 아무때라도 시간 비워둬~"
자신은 꽤 여유가 있었다. 본가에서 호출하는 일도 적은 편이고, 거의 대부분의 소통을 편지를 통해 대신하는 편이기도 했으니.
눈 게슴츠레 뜨니 시야로 들어온 것 중 첫번째는 시간, 그리고 두번째는 형이상학적인 감각. 뭣 된것을 시각으로 느낄수 있다면 믿지 못한다는 듯 찌그러지는 눈꺼풀이 시작이고, 그 후 다시금 초점이 잡혀가 뭣 됨을 상기시켜 주는 것이 끝일 테다.
어제 MA를 단체로 알현한 영광을 누린 후, 물기에 젖어 깨어났다. 그 후 축축한것만 말리고 방탕하게 자버렸던가. 일어나 보니 벌써 하루 수업이 다 끝나갈 시간이다. 급한 마음에 일어서나 교복을 추스리는 꼴은 퍽 단정했다. 머리까지 꼼꼼히 땋아내리며 기숙사 방을 나선다.
그리고 어찌저찌 하여, 그는 체력 훈련장으로 향하게 되었다. 반절 감겨있는 눈을 보아하니 오늘 휴업이였다는 소식을 늦게 전해들은 모양. 그렇다고 제사장 후보라는 놈이, 도인이라는 놈이 시간 약속을 이리 중요치 못한 것 마냥 여기다니, 여간 죄스러운 것이 아니다. 말 못할 수치심에 번뇌 그득히 훈련장에 도착해 눈을 비비적 대니, 시선이 느껴져 그는 그 쪽으로 곁눈질을 힐끗 하였다.
“해(孩) 중운 이라 합니다.”
통성명은 안 한 사이이니, 사람을 만날땐 제 이름부터 밝히는 것이 예의다. 그것에만 치중하다 보니 눈 마주치자마자 인사는 커녕 이름부터 던지는 것이 좀 괴랄한 꼴이다만. 그러고보니 당신은 어제 황룡에 지원한 사람 중 한 명이였던가? 기억 더듬어 생각해 내더니, 두 손 맞잡고선 고개를 살짝 숙여 보인다.
남이 들으면 이상하게 바라볼 말을 태연하게도 뱉는다. 그에게 자신이란 아무런 가치도 없는 무(無)에 가까웠다. 철저하게 외면 받은 삶을 살아오면서 자신에 대한 가치를 쌓아올 시간을 그는 송두리채 잃어버린 것이었다. 그나마 남을 도울땐 그런 자신마저 가치를 지니게 되니 처음의 도움은 그렇게 시작한 것이었다. 지금에서야 다른 의미로 바뀌었다지만. 그래서 지나치리만큼 자신을 아끼지 않는 그를 다른 이들은 답답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허나 이곳은 그러하지 않기에 윤하도 마음이 편했다.
" 시간이야 항상 있지. 여기서 기다리면 올거잖아? "
뭘 새삼스레 그러냐는듯 그는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처음 만난 이후로 이야기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다 결국 이 테이블까지 점거해버린 윤하는 이젠 이 곳에서 만나지 않는게 더 이상할 지경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니 가현이 언제 만들어서 가져오던 미리 못온다고 말하지 않는 이상 이곳엔 항상 그가 앉아있는 것이다. 가현의 말에 시종일관 미소가 가득하던 그의 표정이 일순 살짝 찌푸려진다.
" 나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어서. "
그의 가문, 아니 이제 가문이라고 불러줘야하나 싶을 정도였지만 어쨌든 그곳에서는 몇가지 불문율이 있었고 그 중 하나에 딱 그가 걸려있는 것이었다. 그것만 아니었어도 찾아갈 일이 없을텐데. 단칼에 거절할까도 싶었지만 다른 생각이 떠오른 그는 이 일만큼은 수락했고 최근에서야 종종 본가로 향하고 있었다.
" 아니면 언제 먹을지 말해줘. 어울리는 차를 내가 준비할테니까. "
음식, 마실 것과 먹을 것은 항상 같이 있어야하는 것이니 말이다. 차 얘기를 하며 비어있던 신입생의 잔에 차를 채워준 나는 싱긋 웃어보였다. 지금 이 자리를 뜨고 싶겠지만 잔을 채워준 것은 아직 보내주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그야, 자러 갈때까진 아직도 많은 시간이 남아있으니까.
이크, 조심해요. 미안해요. 복도 끝에서부터 수런거리는 말소리가 옅게 들린다.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저 멀리서 두꺼운 책을 네다섯 개 쌓아 들고 오는 흑발의 여학생. 흰 이마 아래로 날카로운 붉은 눈과 붉은 점, 그 아래는 책에 가려졌다. 묵은 몇 박자 씩 텀을 두어 양해를 구하며 걸음을 재촉했다. 품에 안아들은 책은 교과서 달랑 하나와 신앙에 관한 책 하나, 위대한 인물들에 대한 서적 둘. 특히 마지막 두 개가 몹시 두꺼웠다.
묵은 어느새 움직이는 계단까지 당도했다. 무게와 높이의 부담으로 상체와 다리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복도 어귀에서 수런거리던 무리도 사라진 그곳은 적막으로 가득찼고, 그 말은 위험하다는 둥 주의를 줄 인물이 부재함을 의미하기도 했다. 그리고 불행은 또 다른 불행을 낳는다. 묵이 발을 한 번 내딛었을 때 홱, 하고 계단이 급작스레 움직였고 치맛자락이 이리저리 뒤엉켜 도저히 수습할 길이 없어진 당장의 현실이 그 표상이었다. 어, 하는 사이 묵의 상체가 뒤로 기울어지기 시작했고, 머릿속으로 하나의 문장이 스쳐 지나갔다. 대부분의 불행은 연쇄적이다. 그 사슬을 끊어내려면─.
이 정도 높이라면 팔 하나 금 갈 정도인가. 언뜻 태평하다시피 묵은 책을 포기하고 양팔을 들어올려 머리를 감쌌다.
─이레귤러가 필요하다. 행동이건, 사람이건, 그것이 무엇이든.
/ 받아주셔도 되고 대충 주변에 쿠션이 있다고 해도 되고 그냥 내버려둬도 됩니다(진짜 됨.) 👍
반응할게 너무 많아서 일단 진단부터 올리고 ㅋㅋㅋㅋ.. 캡틴 잘자 푹자~~~ 목요일 풀진행.. 하 월루 간다 두번간다
>>669 아늬 죽으면 끝이라니 뭐가 그래 안괜찮잖아~~ ㅠㅠㅠㅠㅠㅠ 하 중운이 제사장 꼭해라 두번해라.. 김(따라하기 ㅎ)가현 거슬린다면 내가 친히 슥삭해줄게.. (??) 좋아좋아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만나는걸로~~! ㅋㅋㅋㅋㅋㅋㅋ 나를 바다에 던져버린 이상 중운주의 비설도 외치겠다 여러분 사실 중운주가 인어래요~~ (침몰)
>>694 E? 꼭꼭 씹어먹는다니 그게뭐야 나는 그런거 몰라~ (와구) 아늬 왜 친구 관련 질문에만 매정하냐구 하룻밤 놀이상대 하다가 마음에 들거나(?) 뭐 좀 이야기 맞으면 친구 될수도 있는거잖아~~ 신뢰에 따른 변화도 짱좋다 신뢰도 상일때 모먼트 너무좋아 최고야!! 는 꿈에서 도대체 뭘 봤길래 그러냐구 나 온화 비설 정기구독 50년치 끊었으니까 잔뜩 기대하고 있을게..
>>701 시비 걸려도 도와주려고 하는 윤하 그저 빛. 갓. 존경하라 경외하라.. (대체) 하 사랑고백 받았을때 모먼트 달달하니 좋구만 많은 화살표가 있고 가장 큰것을 당신에게 향하는 것 뿐 <= 나 이거 봤으니까 이제 숨 멎어도 여한이 없어~~ 오케이 최근에는 마시멜로에 꽂혔고 몸 안좋은거 티 많이 나니까 기절시키고 병원에 끌고갈 것.. 메모 완료!
>>704 그런거라면 인정 안하는거 너무 당연한거기는 한데 억울해서 인정 못하겠다는 거 왤케 귀여운거지 ㅋㅋㅋㅋㅋㅋㅋ 외국어 반응도 너무 찰지다 그치 하늘섬에선 하늘섬어를 쓰는게 맞지 마! 니 하늘섬이 장난이가! (??)
이제는 체술 수련에 들어가볼까. 사실 마법 위주의 전투이지만..어쩌다가 근접전이 된다면 체술의 도움이 상당히 클지도 몰라. 나는 지팡이를 든 채로 싸움을 하니..발차기를 중점적으로 수련하는 것이 좋겠어. 오른손 잡이이기 때문에 견제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왼주먹도 날카롭게 단련하고.
인기척이 느껴진 곳으로 시선을 돌렸을 때 성하의 반응은 무덤덤이었다. 당연히 모르는 얼굴이기 때문. 기숙사로 보아서는 흑룡이고, 동급생이 아닌 걸 보아서는 자신보다 후배임이 분명했다. 눈을 마주쳤지만, 성하는 그저 후배 하나가 돌아다닌다고 생각하여서 곧 고개를 휙 돌렸다.
“해(孩) 중운 이라 합니다.”
갑자기 이름소개..나도 이제 "안녕 날 소개하지 이름은 반성하 직업은 traveler 취미는 tachi meditation 독서 그림 그리기"라고 소개해야 되는 것인가? 일단 안녕하세요가 먼저 아니냐고..
"아..네.. 반성하라고 해요."
너보고 반성을 하라는 건 아니고, 내 이름이 반 성하라고.
“좋은 하루 보내셨나요? 새로운 기숙사에서 평안을 찾으셨길 살포시 바라는 바입니다."
"아..네..그냥 뭐..괜찮게 보냈구요. 어제 입학식에서 보셨구나. 그쪽은 후배님인 것 같은데, 후배님은 몸 괜찮아요?"
귀걸이도 나쁘지 않겠다. 어쩐지 쓸쓸하고, 어쩐지 그리운 언니를 떠올린다. 성율이 귀걸이를 동봉해 편지를 보내면 떨리는 손으로 등잔불 키고 한자한자 읽어보겠지. 등잔불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밝은 미소가 멀리서 떠오르면 좀 좋을까. 늘어진 머리카락 사이로 반짝이는 보석이 보이면 아랫것들은 못내 부러워하고, 주인은 안심할 터. 언니의 삶이 조금 덜 팍팍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성율의 입꼬리가 살며시 올라간다. 먼 곳을 바라보는 시선이 두어번 눈꺼풀에 잠겨들었다.
"괜찮겠네요."
기분이 좋아진 성율은 단호한 윤하의 태도에도 멋쩍어하지 않는다. 꽤나 고지식한 사내 아닌가.라고 태연하게 생각하는 까닭은, 어떤 반응이든 성율에게는 큰 차이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학당에 여러번 드나들면서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성율은 교묘하게 바뀌어갔다. 성율은 상대의 반응에 크게 슬프지 않고, 마찬가지로 크게 기쁘지 않게 되었는데다가 도리어 흥미롭기까지 하니 고칠 엄두조차 나지 않게 된지 오래이다.
"여인의 마음도 헤아리지 못하면 연인의 마음은 어찌 헤아리게요?"
태연자약한 태도로 내놓는다는 게 이런 궤변이다. 후보로 떠오른 귀걸이 몇가지 골라본다. 뼈마디 툭툭 튀어나온 손이 물속을 유영하듯 장신구 두어개를 집는데, 그 손에 걸린 것 중에는 진주가 달린 것도 있고, 장물아비나 알 법한 이름 복잡한 보석도 있었을 것이다. 목표를 얼추 이룬 성율이 세삼스럽다는 듯이.
"농담이었어요. 초면에 바라는 것도 참 많은 깐깐한 여인이라 생각하셨겠지요?"
뒤늦은 화해를 악수 내밀듯 건네는게 아닌가. 바다 거품만큼이나 가볍고, 그래서 찝찝한 소금기만 남기고 곧장 사그라지는 장난에 누구라도 김이 새게 생겼다.
"추천 감사해요. 감사를 표하기 위해서는 말뿐이 아니라 응당 행동으로 보여야할테지만, 같은 학당 사람 같으니 급하게 굴지 않아도 되겠죠."
성율이 꾸벅 목례를 하며 작별의 뜻을 밝힌다. 계산을 하기 위해 점주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볼 수 있으면 또 봐요."
#늦어서 미안해요! ㅠㅠ 오늘 이렇게 늦게 들어올 줄 몰랐네요 ㅠㅠ 손이 느려 질질 끄는 것 같아 일단은 급하게 막레 보내봅니다. 일상 돌려주셔서 감사했어요!
>>713 꼭 그렇게 말하는 애들이 할건 다 하더라 우히히히 (확성기) 여기!!! 윤하주 운다아악!!! ㅋㅋㅋㅋㅋㅋ 하는 진짜 농담이고 기본 스탠스는 중간이니까~
>>715 아이고 그러다 체하면 다른 진단은 어떻게 먹으려구~ ㅋㅋㅋㅋ 온화 입장에서는 그런 걸로는 친구가 된다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자 다시 복습합시다~ 온화는 오는 사람 안 막고 가는 사람 안 잡는다~ ㅋㅋ 사실상 신뢰도 상은 전설의 레전드 같은거라~ 그런것도 있구나 해줘~ (찡긋) 어라 나 그런 구독권 발행한 적 없는데...? 가현주 대체 뭘 끊은고야~~ 압수야 압수~~
>>716 워워 진정진정~ (쑤담쓰담) 음~ 그럼 어떻게 엮어볼까? 같은 기숙사라 오며가며 얼굴 보는 일은 잦았을거고 서로 소문 듣는 것도 쉬울 거 같은데~ 참고로 온화는 성별학년 안 가리고 눈에 들면 다 건드려보는 개망나니에오~
>>719 머리에서 불나요🔥🔥🔥🔥🔥🔥🔥 앗 그런 성격 니오주가 참 좋아합니다.. 정말 제가 매우매우 좋아합니다🔥🔥🔥🔥🔥🔥🔥🔥🔥🔥 일단 같은 기숙사라면 친해지기 허들이 좀 낮을거에요! 니오가 같은 기숙사 사람이면 그래도 좀 편하게 대하니까! 온화도 싸움 좀 하고 그런편이죠??
"이 누나는 꼭 그런것만이 너의 가치를 정하는 일은 아니라는 걸 알아줬으면 해~ 뭐. 그게 너가 정한 가치관이라면 이래라저래라 할 필요는 없지만?"
사람이 자신의 가치를 찾으며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각자가 하기에 따라 달려있는 것이니. 당장 가현 자신 역시도 이 무의미한 삶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어 전능한 존재의 눈에 조금이나마 띄어지기를 바라고 있지 않은가. 그러면서 이런 사소한 다름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것. 그것은 당연한 과정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자신에게 해가 될 일이더라도 그것이 그 사람에게 있어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라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니. 그저 농이라는 것을 분명히 하기 위해 누나니 뭐니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꾸 나 머쓱해지게 할래? 그냥 그러려니 하라구~"
자신이 아직 정신 못 차리고 쌩뚱맞은 말을 한 거면서, 괜히 머쓱해진 탓에 그러려니 하라며 능청스럽게 웃었다. 아아. 그런 당연함마저도 잠깐 망각하게 할 만큼- 그 백일몽이 너무나도 황홀했던 탓이겠지. 아직 정신이 완전히 가다듬어진 것은 아니었기도 했다. 존엄한 존재에게 다시금 아뢰니. 부디 당신 또한 제가 느꼈던 황홀감까진 아니더라도 즐거움을 약간이나마 느끼셨기를 바라며.
아. 표정이 찌푸려졌다. 괜한 걸 건들었나 싶은 기분이 들었다. 자신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꺼려지는 주제였거나, 아니라면 그저 당신에게 있어 썩 달갑지 않은 주제였거나. 여러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보며, 가현은 이에 대해서는 더 말을 얹지 않기로 결심했다.
"뭔진 모르겠지만. 그래도 네가 고생이 많아~"
그저 다시금 남학생의 머리에 손을 얹은 채 살살 쓸어주는 것이다. 누가 본다면 의심스러울 만큼 친근함을 뽐내는 둘이었으나- 이렇게 나와서 몇시간이고 떠들어대길 장장 6년을 해 왔으며, 그만큼 친하다고 생각하는 친구였기 때문에 크게 눈치보일 일이 아니라고 여겼다.
"음? 좋아. 서로 분담해서 맡으면 되겠다~ 근데 나 이렇게 말은 했는데 언제가 적당할진 모르겠단 말이지. 그냥 내친김에 내일 먹을까?"
흘륭하다면 훌륭한 행동력이다. 당장 내일도 별 일 없으면 이 시간에 나와서 대화를 나눌 것이며, 그리고 그 전에 적당히 먹을거리를 준비해서 같이 들고 나오면 그만이다. 그래. 이제 조금씩, 덧없는 존재가 존엄한 존재와의 여운에서 벗어나 제 자리를 찾고 있었다. 신입생은 벗어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 모양이었으나- 가현은 그 광경을 포용이라는 단어로 넘겨버린다. 그리고, 또 다시 주옥같은 질문을 속사포로 쏟아내기 시작한다.
>>693 온화는 자기 사람한텐 따듯한 사람이구나. 이것이 요즘 도시여자...(?) 아 온화 제일 친한 친구? 당연히 이름 불러 줘야지 온화야 내가 많이 사랑...(절절) 온화고 삶에 별 미련 없이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거 같아.. 달관한듯 해서 멋잇어..!
>>701 윤하 술 마시면 아낌없이 주는구나 역시 [어머니]... 마시멜로에 꽂혔다니 윤하랑... 만나면... 마시멜로...구워먹자...(메모) 삶에 미련 없다니 중운이가 보면 ㅈㄴ 와... 저사람 도사 그 자체... 이럴거 같은 적폐가 있어()
>>704 억울해서라도 인정 못한다는거 너무 당차서 멋있다 성하야 남들 말 듣지 마 넌 최고의... 최고... 그런데 잘못한건 바로 사과하는 편이구나 옳고 그름 확실하니 좋다
>>705 가현이도 마망이였어..! 아 가현이 당연히!!!!!!!!! 보고싶었지!!!!!!!!! 마지막으로 남은 게 신념이라니 너무 멋있다.. 가현이는 최고의 신도야..질문 하나하나 파헤쳐서 답하는거 너무 똑부러진다 이런 사람이 ( a + b ) ^2 전개를 한다니 동일인물 맞나요
화력 실화??? 손이 느려서 그런가 반응 한번 쓰면 레스 한가득 있고 일상 한번 이으면 또 한가득 있고 진단 올리면 또 한가득 있는데 눈은 너무 즐겁다 완전 행복해..
>>710 ㅋㅋㅋㅋ 신 관련으로 극단적인것만 빼면 흑룡 영향 받아서 무난무난 말랑말랑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었어 :3 이정도는 해야 당주로써도 제사장으로써도 의미가 있지 않느냐 하는 마인드일것 같은데 아늬 모야모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임가현 노처녀로 살다 갈 운명이래~~
그러면 어차피 체한거 다른 진단도 싹 쓸어먹고 탈나서 오늘 월차... 흐흑 진짜 내고싶다 와이 오늘이 월요일인것... (눈물) 앗 선생님 질문이 있어요 오는사람 안 막고 가는사람 안 잡으먼 오기만 한 사람도 있지 않았을까요~~! ㅋㅋㅋㅋㅋㅋ 오케이.. 신뢰도 상은 굉장히 아주매우 보기 힘든것..! (메모) 에잇 압수 안된다 내꺼야 내꺼!! (빼애애애애애앵애)()
>>713 ㅋㅋㅋㅋㅋㅋㅋㅋ 기대에 부응해준다면 임가현이 아주 고마워할 것~~
>>721 억울한거 절대 못 넘기는 성하 최고다 전에 첫일상 돌릴때부터 느꼈던거지만 남한테 피해 끼치는거 싫어함+억울한거 절대 멋 넘김=킹갓캐 이 공식 꼭 기억해주길 바란다구~~
>>731 오호~ 가문 영향과 기숙사 영향이 적절히 섞인 진단이었구나~ 엣 가현이가 노처녀로 살다 갈 운명이라구여? 그딴 운명... 부숴버리겠어~~ 나 말고 온화가! (온화 : ???)
월요일은... 피할수 없어오 그러니 즐기세오... (?) 아 물론 오기만 한 사람도 있을 수는 있지~ 이론적으로는~ 하지만 온화는 적룡이고 벌써 5학년이잖아? 아마 없을거야~ ㅋㅋ 그거 보기 힘들다보다는 환상속의 신수 같은 건데 ㅋㅋㅋㅋㅋ 어허 이런거 갖고 있으면 안 돼! 못된 오너는 다음 진단 없어~~
>>730 야 임가현 보고있냐?? 뿌듯해해라~~ (가현:(뿌듯!)) 내가 짜둔 설정으로 봤을때 얘는 진짜 집 재산 직위 명예 다 잃어도 MA 일편단심일거야 이거 하나만큼은 확신할수 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원래 똑부러지고 생각 많은 사람 단점이 그런거지~~ 너무 과하게 몰입하고 생각해서 원래 의미랑은 다른 방향으로 해석하게 되는 느낌?
>>732 생각나는게~ 말씀하신 것 처럼 온화가 압도적으로 찍어누르는 싸움 하는거 몇 번 보고 '아 저 사람이라면 인정이야' 하고 생각해서 니오가 먼저 다가가서 눈에 띄려고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그런 이미지 생각했는데.. 어떠신가요!! 괜히 지나가는길에 우연을 가장하고 따라가서 인사한다던가 필요한 거 있으면 말도 안 했는데 슥 와서 가져다준다던가 하는 식으로 눈에 띄려고 하는 그런거!
>>733 헉 적폐 아니에요 맛있는거 생각났따 ⋌༼ •̀ ⌂ •́ ༽⋋ 다대일로 싸우고 여기저기 줘터진 상태인거죠? 반쯤 쓰러지기 직전에 피 질질 흘리면서 아직 싸울 수 있으니까 다 물어죽이겠다고 으르렁 대는거.. 거기서 시작인건가요..! 앗 이건 너무 맛있는데...
>>734 맞아맞아 기본적으로는 그런 느낌이고 가끔 신 관련 진단 나오면 그런거 다 때려치고 신념 500통 때려넣는거지~~! 아늬 부수면 어떻게 해 ㅋㅋㅋㅋㅋㅋ 온화.. 좋은사람 만나라구..! (테이프 덕지덕지 붙이며..) 그으 피할수 없으면 즐기는게 맞는데 피할수도 없고 즐길수도 없을때는 어쩌지..? 현생뿌셔 한번 해야해? (??) ㅋㅋㅋㅋㅋ 아늬.... 그렇게 되는건가 그것도 피해갈수 없는 킹갓캐의 숙명이라면 가현주 눈물을 머금고 받아들일게~~ 아 그거 알아 약간 애인 느낌인거지?? 어라 어째서 나 눈물이.. () 앗 힝힝 온화주가 진단으로 협박해써... (소심하게 내어줌)
1. 「서로 대립되는 의견을 가졌을 때 먼저 양보하는가?」 : "……학기 중의 수업에서 발생하는 의견 차이는 양보하오. 소인 아둔함을 알거니와 쓸데없는 분란은 일으키고 싶지 아니하기 때문이오."
"다만 생사에 대한 의견과 도련님에 대한 의견이라면 양보할 수 없구려." "생명의 무게는 그 자체로 막중하며 그 이후를 장담할 수 없거니와, 가문의 일은 가문의 일. 어찌 남이 개입하려 드는 게요." "어찌, 범죄자의 처분을 가문에 맡기라 하는 태도가 이기적인가?" 어찌 얻어낸 기회인데. 토도도독. 감히 네깟 것에게 넘겨줄 것 같더냐? "그럼 그쪽도 쇠락할 각오를 하며 하나 만들었어야지. 이 세상의 근원부터 정명하지 못한데 어찌 정의를 바라오?"
2. 「좋아하는 케이크 스타일은?」 : "……가배차와 어울리는 것이 좋소." "크림도 좋아하지만 입가에 자주 묻는 실수를 범해서, 적은 것을 좋아하고자 노력하고 있소. 그래, 치즈 케이크처럼 애초에 맛이 풍부하면 더 좋소……."
3. 「배달음식이 배달원의 주소 착각으로 늦게 온다면?」 : "먹어야지. 뭐 하루 늦게 오는 것도 아니고. 배에 들어가면 뭐든 같소."
>>736 아니 요 조구만 것이 으르렁 대는 거 왤케 좋은거시야.... 헉 적폐가 아니라구요...? 그럼 저 더 달려요....?(어딜 달려) 니오 그러면 한손 니오 어깨 감싸고있고 한손으로는 부채로 눈만 남긴 채 눈 굴려 슬쩍 니오 봤다가 이 묵이는 이 상황을 묵과할 수 없는 입장인지라. 라고 말하고 어깨 토닥인 뒤 제멋대로 니오 앞 가려서 거리 벌리게 할 거 같아오
>>732 억...사무적인 의미... 아 그럼 자기사람은 더 잘해준다는 걸로 믿고 더 맛있어할게 ^__^!! 아 중운주 나가고 중운이한테 시킬게 그럼..ㅜ (중운: 예..?) 아 달관 전혀 아니라니 완전 틀린 거냑우 ㅠ 킹치만 온화 멋있고 달관도 멋있으니까 결국 똑같은거 아닐?까? (선동과 날조
>>735 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 뿌듯! 가현이 ㄱㅇㅇ... 내가 잡아먹어 버릴거야 진짜.. 삶는다... (막이래..) 아 다 잃어도 일편단심??? (중운: (빵긋)) 크으으 MA 일편단심이라니 중운이 비설 다 풀리면 가현이 어떨지 너무 궁금해짐 이제 닥칠게. 문학계에선 그걸 단점이라 하지 않고 너른 관점이라 부릅니다 우리 가현이에게 단점이란 없어! 다 단점이야! (뺴애앵
>>739 ㅋㅋㅋ ㅋㅋㅋ 아회주도 꾸금 진단 걸렸구나... 아니 근데 아회 첫 진단 소인... 너무 걸고 넘어지고 싶어..ㅋㅋㅋㅋㅋㅋ 아 우리 소인 작아도 갠찮아~~~ 아회도 술 안마실 예정이구나 조앗서 늙어서 술자리 가게 되면 중운이랑 주스 마셔줘..() 아니 도련님 누군데요 내가 놓친 아회 독백이 있었나?? 소유욕도 그 두가지 외엔 없는 편이구나 크... 거기엔 무슨 설정이 있을까...
연은 중간에 목적지를 잃고 방황하고 있었다. 기숙사로 돌아가서 쉬자, 아니 천부로 놀러 나가자. 그런 생각은 갑작스레 떠오르는 것이었지만, 뭐든 실행에 옮길 만큼 길게 지속되지는 못했다. 이제는 달리 무엇을 하자는 의욕도 들지 않는 것이었으니. 바람을 잃어버린 조난선처럼 계단에만 앉아, 멍하니 오가는 이들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니 눈앞을 지나가는 당신을 보고서 그렇게 무거운 책을 들고 올라가다간 분명 넘어지고 말 것이라고. 위험의 신호를 보았지만, 무심하게 바라만 보았을까. 그러다 뒤로 넘어지려고 하는 당신을 보고서 연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난다. 망설임 없이 뛰어들어와 당신을 뒤에서 받는다. 놓친 책들은, 어쩔 수 없다. 책은 다시 주워들면 되는 거지만. 사람은 다치니까. 간신히 따라 넘어지지 않고 받아낸 연은 당신이 균형을 잡아 다시 설 수 있게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