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회가 탭핑(지팡이를 토도도독 손가락으로 치는 그 묘사)을 할 때는요, 손가락 끝을 세운 뒤 무조건 새끼부터 검지까지 피아노 건반을 치듯 순서대로 움직인답니다. 템포는 빠른 편이에요. 타 다 다 닥이 아니라, 말 그대로 토도도독, 이에요. 조금만 더 빨리 치면 하나의 소리로 들릴 정도의 템포...?
가끔 검지부터 새끼까지 역순으로 두드릴 때나 검지만 툭, 툭, 툭 하고 건드릴 때도 있는데, 이건 아직 비밀이에요.🫤
우헤헤 30 이네. 그래도 소소하게 TMI 하나 풀자면 윤하는 본가 사람들과 사이가 안좋은 편. 그래서 집에 돌아가는걸 극도로 싫어해. 어느 정도냐면 관련 얘기만 나오면 화제를 피하고 집요하게 물어보면 진짜 화냄! (<< 매우 중요) 윤하는 화나면 본디 가문 사람들처럼 성격이 완전 뒤바뀌는지라 ...
-頌보리는 송가의 적자입니다. -그가 속한 송가는 제사장들의 총 대빵입니다.(원X스로 치면, 선장. 포X몬으로 치면, 챔피언) -보리는 남성입니다. -그는 본가에서 쉬고 있을 때, MA에 의해 강제로 놀이친구가 되어 끌려갔었습니다. -MA에게 몸을 내어준 적이 많습니다. -떡 좋아합니다. 특히 찹쌀떡! -이름 때문인지 보리밥은 좋아하지 않아요. -이름이 컴플렉스인데, 집안에서의 애칭은 "보리보리".
입학식이 끝나고 저녁이 되었다. 그의 입장에선 여섯번째 맞이하는 입학식이라 평소대로 흘러갈테고 금방 끝날줄 알았는데 작은 이변이 있었다. 아니, 그걸 작다고 표현하는게 맞는진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피해를 받은 학생은 없었으니 심각한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왠지 모르게 피곤한 몸을 이끌고 기숙사로 돌아가 방에 누워있다가 저번에 사온 것이 생각나서 책상 위에 올려놨던 선물 상자를 들고서 휴게실로 향했다.
" 안녕~ "
휴게실엔 많은 학생들이 있었고 그들 한명 한명에게 모두 인사를 건네며 항상 앉는 창가의 테이블로 향한 윤하는 미리 만들어뒀던 쿠키와 함께 상자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자리를 잡았다. 분명 이렇게 앉아있으면 자신의 친한 친구가 자연스럽게 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가 자리를 잡는 것을 보고 주변 사람들은 슬금슬금 자리를 피하고 있었지만 오늘 입학한 1학년 아이들은 아직 그 어떠한 말도 듣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
" 잠깐 이리로 와볼래? "
흑룡 기숙사에 살고 있는 수많은 학생들의 얼굴을 대략적이나마 알고 있는 윤하였기에 뉴페이스를 구분해내는건 너무나도 쉬운 일이었다. 1학년 입장에서야 6학년 선배가 부르니 쭈뼛쭈뼛 다가왔고 자신의 옆에 있던 의자에 후배를 앉힌 윤하는 쉴새없이 질문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앞으로 무슨 일이 펼쳐질지 알고 있는 다른 학생들의 흔들리는 눈빛을 뒤로하며 후배는 열심히 대답하기 시작했다.
일련의 소동이 있었던 입학식. 강제적으로 그 달콤했던 백일몽에서 깨어나 기숙사로 돌아온 가현은 기분이 썩 좋지 않았는지 혀를 차고 인상을 살짝 구겼다.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자신에게 그 어떠한 상의도 없이 물을 끼얹어서? 그것은 절대 아니었다. 그런 것 쯤이야 백번도 넘게 이해하고 포용할수 있다. 더한 것도 겪어본 자신이 그것에 연연할 리 만무하다. 요점은, 그 분께서 충분히 만족하고 되돌려보낸 것이 아니라 타인의 개입으로 억지로 그 꿈 속에서 끄집어내진 것이었다. 그게 아니더라도 자신이 그 환상에서 깨어났을 때의 상황이 그렇게 믿게 만들었다. 자신은 진심으로 행복했는데. 기뻤는데. 그 장소에서 자신이라는 덧없는 존재가, 위대하며 존엄한 존재가 바라는 만큼 어우러지며 평생을 함께할 수 있었는데ㅡ 그 모든것을 망쳐놓다니.
허나 흑룡의 독기는 그런 비정상적인 신념마저도 부드럽게 감싸안고 달래주는 부류의 것. 괜찮아. 분명 그런 해프닝 또한 신께서 바라는 것 중 하나일 터. 언제까지고 항상 그 분과 함께할수는 없을 일이니, 또 다른 미래를 기약한 것일거야. 그러니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네 신념에 몸을 맡기고 그 분이 원하는 대로, 그렇게 흘러가기만 하면 돼. 운명에 저항하며 쓰디쓴 패배의 맛을 느끼든. 운명을 받아들여 달콤한 패배의 맛을 느끼든. 곁에서 들리는건지 독백인지 모를 다정한 속삭임은 가현의 기분을 조금이나마 나아지게 만드는 듯 싶었다. 그래. 자신은 그저 덧없는 피조물에 불과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불쾌한 기분을 풀 겸 가현은 교복을 다시 차려입고서 기숙사 밖으로 나섰다.
"역시 내 짱친이라니까~ 내 예상대로 먼저 나와있었구나? 어머나. 새로운 아이도 함께 있었네~"
아마 이 시간쯤이면 당신이 먼저 와서 자리를 지키고 있겠거니 하는 생각에 가현은 늘 그랬듯 테이블로 향했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평소의 나긋한 모습과는 다르게 주변 사물들에 그 어떠한 시선도 주지 않은 채 차갑고 날카로운 느낌-아마 임씨 가문의 본낯인걸까-을 한껏 내비치고 있던 가현은 테이블이 가까워질 적에는 그런 잡다한 느낌 따위는 지워버리는 것이다. 먼저 나와있던 남학생에게 친근하게 말을 붙이며 가현은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앉았다. 늘 그랬던 것처럼, 옆에 한 자리 차지하고 있는 새로운 신입생에게도 말을 걸어주고.
"둘이서 어디까지 이야기했어? 나도 좀 들어보자~"
아마 그 신입생은 모를 것이다. 안 그래도 그 자리에 몇 시간이고 붙들려있어야 할 가여운 운명을 스스로 택했는데, 거기에 가현까지 추가됨으로써 이제 자신은 돌이킬수 없는 길을 가게 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뻔뻔스럽게도 가현은 그 사실을 알면서도 모르는 체 하며 쿠키를 자연스럽게 하나 집어먹었다. 늘 놓여있던 쿠키 외에 다른 상자가 보이자, 고개를 갸웃 기울이기도 했다.
"근데 이건 뭐야? 설마 우리 신입생이 가져다 준 먹거리일까? 아니라면 내 친구가 가져다 준 선물일까~"
그 물건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길이 없었기에, 가현은 늘 그래왔듯 평온하면서도 능글맞은 투로 간단한 추측들을 던져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