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814086> [약해포+동양판타지] 도술학당 도화(都華) 01. 태곳적엔 아름다웠다. :: 1001

그리고 세계가 멸망했다.◆ws8gZSkBlA

2023-04-17 23:57:32 - 2023-04-22 21:33:21

0 그리고 세계가 멸망했다.◆ws8gZSkBlA (rv.I/wTyOo)

2023-04-17 (모두 수고..) 23:57:32

1. 본 스레는 해리포터가 아주 약간 포함(마법 주문)된 동양판타지 스레입니다.

2. 수위는 17금 입니다:)

3. 영구제명 되신 분들은 절대로 시트를 내실 수 없습니다.

4. 진행은 매주 토~일 저녁 8시부터 있습니다:)

5. 화면 뒤에 사람 있습니다. 둥글게 둥글게!

6. 임시스레: https://bbs.tunaground.net/trace.php/situplay/1596414071
웹박수: https://forms.gle/Akmo5Tzo4wYX7Qyt7

7. 본 스레는 상판의 기준을 지키고 있습니다. 참치 상판 기준에 부합할 경우의 캐 재활용도 가능합니다.

8. 갱신이 없는지 5일이 지나면 동결, 7일이 지나면 시트 내림처리가 됩니다.



눈이 붉은 뱀은 MA의 현신이니만큼, 절대 죽여서도 안되며 감히 두 눈을 마주해서도 안 됩니다.

' 라고 어린 시절에 들었지. '
' 그래? '

-농질의 말에 궁기가 눈썹을 살짝 올렸다.

512 묵주 (6dIA4NYTjA)

2023-04-20 (거의 끝나감) 23:56:31

감사합니다!

513 가현주 (.P/l/xcWiA)

2023-04-20 (거의 끝나감) 23:57:12

묵주 리하~~ ㅋㅋㅋㅋㅋㅋ 짤막하게라도 괜찮으면 해볼만할것 같은데! 돌려볼까?

514 성율주 (lKH.v1fGjI)

2023-04-20 (거의 끝나감) 23:58:54

캡틴 잘가요~ 푹 주무세요!
헉 일상 시작인가요 팝콘 준비해야겠네요 ^ㅇ^

515 가현주 (.P/l/xcWiA)

2023-04-20 (거의 끝나감) 23:59:50

캡틴 잘자 푹자~~ 앗 일상은 이미 성율주가 찌른건가? (팝콘 먹을 준비)

오호 산해경.. 필방... (메모) 화재 불러오는 새라니 뭔가 위험한걸~ 주작(새처럼 생긴거 맞음 조작 아님) 느낌도 나고..?

516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0:01:21

>>513 저야 좋죠 😘 진짜 가볍게 돌리셔도 돼요 :D
저희가 친해졌을 경우 썰을 풀기는 했지만, 여태껏 얼굴만 알다가 이번 6학년 올라오고서 처음 말 트는 것도 재밌을 거 같은데 어떠신가요? 사실 떠오르는 게 지금 당장 이뿐이라 다른 의견 있으시면 부디....

517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0:02:09

누 눗 누가 찔러주시는 거예요 🥹

518 성율주 (mcHxE56sho)

2023-04-21 (불탄다..!) 00:03:02

>>515 앗 저는 30분 이후부터 돼서 두분 일상 돌려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519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0:05:47

정리 감사합니다 👍👍👍👍👍 (너무아조씨이모티콘같나요?죄송합니다)

520 가현주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0:06:31

어 어 이렇게되면 (팝콘 내동댕이)

>>516 좋아 그러면 가자구~~ 첫 일상 독점해버렷 >:3 아 그럼그럼 나야 당연히 좋지~ 일상 외의 썰들은 어디까지나 가능성 중 하나로 보는 편이라 대환영이야! 일단 가볍게 돌릴 주제라면 그쪽으로 가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적당히 프롤로그 이후 입학식 하기 전에 만나는걸로 하면 될거같아! :)

521 가현주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0:07:5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성텀이 불러온 혼란.... :3c 아조씨 이모티콘이라도 좋아 많이많이 써달라구~~

522 성율주 (mcHxE56sho)

2023-04-21 (불탄다..!) 00:07:5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녀 저 임티 좋ㅇㅏ요 자주 써주세요 ㅋㅋㅋ

523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0:08:33

>>520 야호 가현이와의 일상 GET-! ☆ 상황이 살짝 떠오른 게 있어서 그런데 선레는 제가 써도 될까요 :D !?

524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0:08:57

좋아해주셔서감사합니다^_^👍

525 가현주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0:14:16

>>523 당연히 좋지~~ 얌전히 기다리고 있을게! :) 첫 일상이라니 두근두근한걸~~ XD

526 가현주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0:20:52

임가현:
197 캐릭터가 자주 입는 옷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377 참고하면 될것 같아~

257 좋아하는 것을 포기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 아무래도 흥미가 다해서가 아닐

"포기 안 해."

125 아프면 어떻게 대처하나요?

"약먹고 자는 편이지. 내 몸은 내가 챙겨야 하는 거니까~"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선레 기다리는동안 진단 한꼬집 올려보고~

527 묵 - 도화 계단과 복도 사이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0:42:45

어서 방에서 짐을 풀고 쉬고 있자구나. 다른 아이들은 우리의 애정을 받기에 아직 힘들테니. 冬 사감의 말씀에 배정받은 호실에 짐을 풀던 묵은 돌연 고개를 모로 기울였다. 그러고는 가는 손가락으로 짐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세기 시작하더니 한쪽 눈썹을 들었다 놨다. 그리고 다시 한번. 세안 도구, 사복, 교복, 필기구, 쥘부채…………꿀통, 꿀뜨개, 실 팔찌, 수정 팔찌, 실타래…………. 역시 없다. 예상 범위 내 가설은 한 가지뿐이었다. 이놈이 또 멋대로 움직여 싸돌아다니고 있구나. 가설이라기엔 과히 확신하는 투. 선생님께선 방에서 쉬라 하셨지만… 분실물을 찾으러 되돌아가는 길 정도는 괜찮겠지. 무심하게 생각을 마친 묵은 흑룡 기숙사에서 빠져나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느새 움직이는 계단과 복도 사이였다. 바닥을 살펴보던 묵은 상반신을 바로 세웠다.

"음, 곤란하네…."

하고 중얼거리자 오도카니 서 있자 바닥의 한기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게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흑룡 기숙사 치마는 입고 있었으나 두루마기는 걸치는 걸 깜빡 잊었다(세상에, 제 심장마냥 꼭 붙들고 다니던 부채마저 잊었다). 어쩐지 춥더라니. 뱀처럼 날카롭고 사악한 인상이 살짝 난감하고 귀찮은 기색으로 둥글어졌다. 그것은 어떠한 이를 발견하면서 더욱 둥글게 변했다. 샤프한 눈매가 크게 뜨이고, 붉은 점 위로 더욱 커다란 붉은 눈동자가 그대로 노출됐다. 그 상태로 두어번 눈을 깜빡인 묵은 드물게도 머뭇거리는 것 같더니 곧장 살갑게 눈을 휘었다. 훤칠한 신장과 꽃 같은 용모, 나른하게 뜨인 눈꺼풀 밑으로 보이는 자수정같은 눈. 익히 알다마다.

"묵이가 알기로 당신은 같은 흑룡 기숙사의 가현으로 알고 있어요. 틀림없다면 내 청에 응해줄래요? 내가 쑥을 하나 잃어버렸는데……."

뒷말을 흐린 이유는 그 말괄량이 쑥이 떠오른 까닭이다. 파닥 쑥은 평소에는 얌전히 있다가 꼭 방심할 때 제멋대로 파닥이며 돌아다니곤 하는 골칫덩이였다. 아마 도화 곳곳을 돌아다녔을 테니 그 요란스러움에 한 번쯤 눈길을 줬을 수도 있다.

"봤다면 마지막으로 어디서 본 지 말해주면 고마울 거예요."

상대방이 아직 응해준다는 답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묵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이는 태도였다.


* 파닥 쑥 : 움직이는 쑥. 해포알못인 묵주가 창작한 그저 그런 그런 것….

528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0:44:11

늦어서 미안해요~~~ ㅜㅁ ㅜ.... 완전 곰손인지라...

529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0:49:44

가현이 포기 안해 멋있다.....!!!! 시트에 자기 거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는데 그런 거랑도 연관이 있을 거 같구....자기 몸도 잘 챙기고. 흑룡의 엘리트다 엘리트야

530 가현주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0:50:35

아냐아냐 괜찮아~~ ㅋㅋㅋㅋㅋㅋㅋ 파닥 쑥 귀여워.. 어감 짱 귀여워..! :D

531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0:54:38

>>530

532 가현 - 묵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1:20:25

사감님의 이야기에 가현은 말 없이 동의를 표했다. 애정을 받기에 힘든 아이들에게 애정을 줘 봐야, 결국 민폐로 내비쳐질 것이 아닌가. 이러한 사실들을 제 부모가 알게 된다면 분명 귀아픈 잔소리들이 한가득 들려오게 될 것이다. 차기 당주로써 인정받기는 했으나 여전히 간섭이 남아있으며 행실 하나하나에 주의하라는 족쇄가 채워져있는 것이 본인의 삶. 괜히 쓴소리 들어봐야 가여운 달팽이관을 혹사시키는 일밖에는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에 이번만큼은 순순히, 사감님의 이야기에 따라 기숙사 방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가현이었다.

.. 만. 그래도 가만히 있는 것은 성에 차지 않았다. 서두름이라고는 전혀 없는 느긋한 몸놀림으로 미적미적 짐 정리를 마치고, 동네 마실 나가는 가벼운 기분으로 기숙사를 나섰다. 사람의 이야기를 단편적으로만 해석해선 안 된다. 다른 기숙사의 아이들이 애정을 받기에 아직 버겁다면 그 애정을 버텨줄 아이들을 찾으면 그만 아닌가? 흑룡 기숙사에 갓 들어온 따끈따끈한 새내기들. 여러번 마주해서 이미 면식이 있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이 있다는것만 해도 가현이 기숙사 안에서만 틀어박혀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

그렇게 자신의 넘쳐흐르는 자애로움과 애정을 한껏 쏟아내줄 희생양(?)을 찾아 나섰던 가현에게 말을 거는 여학생. 그 여학생에게 가현은 시선을 주었다. 그러면서, 오묘한 미소를 띄었다. 구면이다. 자신과 같은 6학년 학생이었지. 왼손에 붕대를 했으며, 새까만 머리카락과 피처럼 붉은 눈 아래 찍힌 점이 인상깊었지만, 그것보다도 당신을 기억 속에 확실히 각인하도록 했던 것은- 뱀을 닮은 그 외모. 아아. 정말이지.

"안 추워? 이런 날씨에 두루마기도 안 입고 돌아다닌다면 감기에 걸리고 말거야~"

자신의 이름을 재차 묻는 모습에도. 그리고 쑥을 잃어버렸다는 말을 들으면서도 그에 대한 대답 대신에 대뜸 여학생의 걱정부터 하는 것이었다. 그야 이런 날씨에 두루마기도 안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은 그 사림이 잃어버렸다는 쑥보다 더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기에. 그래놓고서 가현은 대뜸 제 두루마기를 벗어 여학생에게 걸쳐주었다. 이제야 좀 괜찮아보이네. 하고 스스로 만족하고 나서야 뒷켠으로 미루어둔 쑥 이야기가 떠올랐다. 쑥? 길가에 자라나는 그걸 이야기하는 걸까. 아니면 날아다니는 아이를 말하는 걸까. 만약 전자라면, 원래 이 아이가 풀 뽑아서 들고 다니다가 잃어버릴 만큼 엉뚱했던가. 그리고 그런 쑥 하나 잃어버렸다고 이 추위에 두루마기도 안 걸치고 나올 만큼 나물에 진심이었던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모르겠다는 듯 가현은 고개를 갸우뚱한다.

"그으.. 무슨 쑥인지 이야기해주면 내가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을것 같은데. 꽤 급해보이니까 일단 한 숨 돌리고 차분히 설명해주지 않을래?"

물론 급해보인다는 것은 가현의 주관적인 시선이었다. 도대체 쑥을 왜 찾는지는 뒷전으로 두더라도 두루마기를 채 걸칠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밖으로 나와 자신에게 쑥의 행방을 물어볼 정도라면 급해도 여간 급한게 아닌 것 같다고 판단했다. 일단 차분히 들어보고 판단할 이유가 있겠어. 잠시나마 그렇게 진지해졌다가도, 이내 엉뚱한 생각이 들어버리는 가현이었다.

"만약 길가에 나는 쑥이라면 봤어. 시장에서."

지금 농담따먹기 같은 걸 하고 있을때냐. 그러나 가현은 진심이었다.

533 가현주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1:26:01

쓰다보니까 나도 한세월 걸려버렸고.. 생각보다 내 어휘력이랑 묘사력 별로라는걸 한번 더 깨달았고 ㅋㅋㅋㅋ.. (멍)

>>529 암 그럼그럼 연관있지~ 일단 한번 점찍은건 쉽게 안 놔준주는 편이야! 본인이 그 대상 혹은 물건에게 질리지 않을 뭔가를 느꼈거나 한다면 더더욱. 물론 그 반대라면 조금은 가차없을지도 모르지만~ :D ㅋㅋㅋㅋㅋㅋ 엘리트라니 과찬이라구~~ (쓰담쓰담)

534 가현주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1:34:11

아아니 이게뭐야 놔준주는 => 놔주는..

535 아회주 (HcFQWXStXM)

2023-04-21 (불탄다..!) 01:45:36

아회:
165 불확실성과 확실성 중 선호하는 것은?
: "확실한 것을 선호하오. 심적인 것으로나, 물리적인 것으로나."

030 남이 자신을 뒤에서 욕하는 것을 알았을 때
: "인간이란 족속이 다 그렇지, 뭐. 소인이라고 다를 바는 없소만……."

301 30대가 되어 변한것은 or 변할 것은
: "……아직 약관도 채 아니 되었는데."

어... 머리가 더 길어지거나 짧아지거나 그러지 않을까요?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646172

아회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가고 싶지 않은 장소에 억지로 가게 됐을 때의 생각은?」
: "인간의 삶이 그런 거지 뭐. 언제는 소인의 마음대로 된 적이 있겠소? 그저 그렇구나 하고 넘길 뿐이오."

2. 「대화를 나누던 도중에 무례한 질문을 듣는다면?」
: 직접 들려드릴게요!

"더 묻지 않는 것이 좋겠소. 사람마다 선이 있는 법이니, 그어둔 것을 넘어서는 것은 무례요."

당신은 멈추지 않는다.

"……."

그는 당신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 지팡이의 손잡이 부분을 손으로 토도독, 간드러지게 건드렸다. 새끼부터 검지까지 파도치듯 손가락이 토도도독, 서너 번을 더 움직이고, 한참을 고심하다 입 벌린다.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니, 스스로의 언사와 품행에 대한 가짐을 재고하는 것이 어떠하오리까."

당신이 또 입 벌릴 적, 움직이던 손 멈춘다.

"스스로 할 수 없다면 어찌. 내 도와주랴."

3. 「신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 "입 조심하시오. 실존하여 굳건히 위상 발하고 계시니."

#당캐질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79210

짤막하게 진단을 쓰면서, 파닥 쑥...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쑥이잖아요...! ㅋㅋㅋㅋㅋ

536 온화주 (zHM92wZ9.Y)

2023-04-21 (불탄다..!) 01:56:18

갱신~ 줍줍하고 냠냠할게 많아서 넘 좋다~

537 묵 - 가현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1:57:05

시선이 옮겨가며 지어지는 미소가 흐드러지는 듯했다. 호오. 묵은 속으로 작게 감탄했다. 과연 임 씨의 자제였다.
그녀와의 관계는 여태껏 쭉 평행선을 이뤘다. 별다른 이유는 없고, 그저 친밀해질 계기라든지 그런 도화선이 전무했던 탓이다. 그렇다고 자신이 시답잖은 이유로 자주 말 걸 인물도 아니었고. 고로, 제 입장에서는 먼저 다가서기가 제법 어색하게 느껴져 머뭇거렸건만, 상대는 단지 꽃처럼 웃으며 자신의 두루마기를 선뜻 걸쳐준다. 묵은 예의상 하는 단 한 번의 거절도 않고 두루마기의 끄트머리를 잡아 여미며 그녀를 쳐다봤다. 추켜올라간 눈매 사이로 드러난 붉은 눈이 퍽 말갰다. 이것도 드문 일이었다. 만만치 않은 생김새로 인해 이렇게까지 수월하게 다가온 이는 이제껏 몇 없었는데.

"가현은, 음…."

​알맞은 표현을 찾는 중인 듯 눈을 모로 굴리며 뒷말을 늘였다. 몇 초 되지도 않은 새 시선은 다시 똑바로 그녀에게 박혔다.

"되게 다정하네요? 아, 우리 그다지 이야기 나눠본 적 없으니까요. 가현가현에 대한 문서에 실릴 법한 내용들은 알지만 그건 너무 딱딱하고… 이런 사적인 대화를 할 기회는 부재했으니까요."

묵이 싱긋 웃었다. 붉은 눈이 완전히 감춰지며 반달로 휘어진 눈은 떴을 때와 달리 꼬리가 내려가 있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그래봤자 앙칼진 뱀에서 능구렁이 같은 뱀으로 변한 수준의 인상 변화였지만 말이다.
​가현에 대한 정보를 새롭게 정립하던 묵은 그녀의 제안에 제 목적을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었다. 아, 그놈!

"내 정신 좀 봐…. 도와준다니 영광이에요, 당신엑 감사를……. 여하튼, 정식 명칭은 파닥 쑥이라고 하는 것인데… 종종 제멋대로 돌아다녀서 말이에요. 곧장 잡지 않으면 무슨 사고를 칠지도 모르고 제 점수나 기숙사 점수에 영향을 끼칠지도 몰라서요. 음, 가장 마지막으로 봤던 게… 이런, 세상에. 건물 밖이었어요. 완전히 바깥은 아니고 안뜰이요."

​안뜰이라면 이거… 설마… 학당을 빠져나간 것은 아니겠지? 엄습하는 불안감에 눈썹을 살짝 찡그리곤, 입가를 손으로 가렸다. 그러다가 이상한 말을 들었다는 듯이 멈칫 굳었다가 슬쩍 그녀를 올려다본다. 마치 표정으로, 음… 내가내가 들은 게 맞나요? 하고 묻는 듯했다.

"미안해요, 농담인가요? 제가 농담을 잘 받아칠 줄 몰라서."

정말 당황스러워 보였다. 이 또한 드문 일. 퍽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많이 다를지도 모르겠다며 묵은 조용히 생각했다.

538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2:00:28

>>533 저는 빠르다고 느꼈는걸요 😎👍 그리고 전 가현주 문체 글 좋아해요. 그리고 가현이도요 (진심 백만배)

>>535 아회주 어서오세요! 아회는 볼 때마다 해탈의 경지에 오른 게 아닐지...싶고. 굉장히 어른스럽고 마음이 넓은 것 같아요. 아회와 신에 대한 신념으로 부딪혀보고 싶다는.... 자그마한 소망이 피어났습니다.... 🥹

>>536 온화주 어서오세요! 온화에 대한 것도 주시면 냠냠 할 것…

539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2:01:41

가현가현 > 가현
아니 이게 뭐야ㅜㅜㅜㅜㅜㅜ ㅠㅜㅜㅜ 맞춤법 검사기 너 뭐야!!!!!!

540 가현주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2:01:49

아회주 온화주 안녕~~ 크흐 아회 진단 잘 먹었다구 무례한 질문하려는 사람 직접 뜯어고치는 아회 보고싶다 분명 평소에 그 느긋느긋하고 조용한 아회랑은 180도 다를거라는 가현주의 적폐가 한가득 있어 ^-^ (??) 당캐질 마지막 답변을 가현이가 좋아해..! (???)

541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2:02:17

당신엑 > 당신에게
(묵주야 미쳣니?)

542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2:03:21

오타때뭉에 분위기 다 믕첫다........(그저 기절하고싶을뿐)

543 아회주 (HcFQWXStXM)

2023-04-21 (불탄다..!) 02:09:23

다들 좋은 새벽이랍니다! :) 온화주도 어서오세요!

>>538 아회는 어째 해탈의 경지에 이른 것만 같죠... 아직 어른이 되기엔 한참 모자란 친구지만, 그렇게나마 보인다니 기뻐요. 좋은 칭찬을 받아 오늘 하루가 행복하겠네요...😊 신에 대한 신념이라면, 저도...!! 그렇지만 MA 님이 살아 계시니 입을 쉽게 떼진 못하고 돌려 말할 느낌이 드네요...🤔

>>540 무례한 질문은 혼쭐을 낸답니다! 적폐는 적폐라서 맛있댔어요! (당당) 아회도 적룡이다!를 보여주는.. 그런 모습일까요?🤔 일단 180도 다르게...!

아회주: (뒤집어봄)
아회: (뒤집힘)(발끝만 바둥바둥)

아회... 이제 넌 180도 달라졌어!
앗...ㅎㅎ 사실.. 저는 가현가현에서 애칭인가! 흑룡은 애칭도 사랑스러워! 라는 생각을 해버렸...답니다...ㅋㅋㅋㅋ...

544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2:09:47

묵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남을 돕다가 내릴 역을 지나칠 것 같을 때의 행동은?」
​자신의 도움이 무조건적으로 필요하다면 도와주고 아니라면 내립니다.
2. 「길을 걷다가 가게의 호객꾼에게 불린다면 반응은?」
​싱긋 웃어주고 갈 길 갑니다.
3. 「미신을 진지하게 믿는 사람에게 하는 말은?」
"MA 님에게 그 한 몸 바칠 준비는 되어있는 것이지요? 그만한 가치가 있지 않습니까."

#당캐질 #shindanmaker
https://kr.shindanmaker.com/1079210

다들 진단 많이 해주세요 👍 확실히 캐해 정립할 수단으로 좋은 거 같네요 🥹

545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2:12:10

>>543 언젠가...언젠가 꼭 신념 부딪히기(?)를 해볼 기회가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
바둥거리는 아회는 증맬루 귀엽구나....(콕콕 찔러보기)
가현가현......이름을 두번 부르는 깜찍란 짓을 묵이보고 하라하면 경멸할.......... 👀

546 가현 - 묵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2:26:56

여학생이 웃는다. 가현은 여학생을 따라 웃었다. 당신이 웃으면, 왠지 모르게 나도 기분이 좋아. 언젠가는 한번쯤 말 걸어보고 싶은 상대였는데 이렇게 기적같은 접점이 찾아올줄은 몰랐지. 이것 또한 신의 비호일까. 가현은 자신에게 이런 기회를 가져다준 것은 필히 우연의 작용이 아닐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우연이라는 단어 하나로 단정짓기에는, 사람은 덧없는 존재이기에.

"응. 타 가문 사람들. 그리고 오며가며 마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고 배웠거든. 친절해서 나쁠건 없잖아~"

그보다 문서라는 이야기에 가현의 눈매가 살짝 가늘어진 것 같기도 했다. 나는 자서전같은 거 아직 편찬한 적이 없는데, 그것을 논하는 것은 누군가 자신에 대한 문서를 작성했다는 의미인건가. 문서에 '실릴 법한' 이라는 것에 촛점을 두지 않고, '문서'에 실릴 법한 이라는 것에 촛점을 둔 결과였다. 말을 간단히 하자면 단순히 오해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가현은 자신의 오해를 자각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오히려 그 오해에 흥미마저 느끼기 시작했다.

파닥 쑥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전에 여학생이 내비치는 표정 변화를 가현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렇게 해도 뱀이요, 저렇게 해도 뱀이니. 백 번 들여다봐도 지루하지 않을 용모에 퍽 마음에 드는 분위기. 그 분위기에 취해 이야기가 흘러가는 동안에도 가현이 이야기를 듣는 것인지 마는 것인지 모호할 정도까지 가기 시작했다.

"으응, 좋아~ 그렇게 이야기해주니까 아까 전보다는 이해하기 편해졌어. 근데 그러면 큰일이잖아? 급하게 나올만 했네. 그럼 마지막으로 본 장소까지 안내해줘. 나랑 같이 찾아보자."

그리고 그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가현은 입을 여는 것이었다. 다행히 이야기를 흘려들은 것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 쑥이 치는 사고는 둘째 치더라도 이 학생의 기숙사 점수와 학생기록부 점수에 해가 된다면 분명 제 마음이 꽤 아려올 것이다. 어느 누가 그래도 똑같은 마음을 느낄 것이었겠으나, 지금 도움이 필요한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이 여학생이었으니. 제법 나긋나긋한 언행과는 반대로 당장 안뜰로 저 혼자서라도 나아갈것마냥 홱 하고 돌아서는 품새 하나는 단칼과도 같았다.

"거기서부터 흔적을 찾아보자는 거지. 그리고 쑥이 여기를 빠져나가기 전에, 확실히 붙잡는거야. 그렇게 한다면 점수 깎일 걱정은 안 해도 되니까 다행인거지~"

정말 당연한 일을 마치 대단한 일을 이야기하는 양 당당하게 말하면서도 뭔가 부끄럽다던가 에헤헤, 이건 좀 아닌가? 하는 양심 반푼어치라도 남아있으면 당연히 해야 할 반응조차 하지 않았다. 되려, 자신의 말에 더더욱 난처해진듯한 여학생에게는.

"진담이야. 어떤 쑥인지 몰랐거든. 하지만 이제 어떤 쑥인지 알았으니까, 농담으로 받아들여도 좋아~"

하고 당체 그 생각을 알 수 없는 궤변을 늘어놓는 것이었다.

547 아회주 (HcFQWXStXM)

2023-04-21 (불탄다..!) 02:29:36

>>544 묵이의 진단은 고아하기도 하여라...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것 같으면 도와주고, 아니라면 내리는 모습에서 무조건적인 헌신은 하지 않는 모습이 명확히 드러나네요. 싱긋 웃어주면서 갈 길을 가는 것도 그렇고, 흑룡이라고 무조건 사람에게 평등함과 헌신을 품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거기다 가치가 있지 않느냐, 에서 약간의 비꼼이 느껴지는 건 어째서일까요...?🤔 신에 대해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태도를 보여주는 듯싶은 느낌이 언뜻 드네요...

신념끼리 서로 맞닿다 보면 분명 그 케미가 돋보이겠죠... 기대하고 있을게요!😉 콕콕 찔린 아회는 여전히 버둥거리고 있답니다.. 내려달라지만 안 돼요! (나쁨) 경멸....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포상으로 알고 있을게요...👀(?

548 온화주 (zHM92wZ9.Y)

2023-04-21 (불탄다..!) 02:31:41

몸은 지쳤지만 관전하느라 머리와 마음이 행복해~ 우리 애들... 넘 갓캐들이야... (흐뭇)

549 가현주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2:34:12

ㅋㅋㅋㅋㅋㅋ 오타가 분위기를 다 망쳤다구..? 묵이의 킹.갓.개.쩌.는 후광 발산 미모랑 짱쩌는 말투가 분위기 멱살캐리중이라 오타는 눈에 안 들어왔는데~~ ()

>>543 ㅋㅋㅋㅋㅋㅋㅋ 포브스 선정 동화학원 적폐 맛집 시트캐부문 1위가 아회라서 그런것도 있다고 보는데~~ 아니 그 그것도 180도 다르게는 맞는데 말이지..!!! (뒤집힌 아회 다시 180도 돌려주며...) 앗 사실 나도 그랬어 묵주가 수정 안 해줬으면 가현가현이라니 부끄러워~ 이런 답레 보낼뻔.. ^-^;

550 가현주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2:41:11

임가현에게 드리는 오늘의 캐해질문!

1. 「누군가에게서 사랑 고백을 받게 된다면?」

"귀 좀 대볼래? ... 사실은 나도 널 좋아해."

"... 후후, 참일까 거짓일까? 그저 너가 믿는 대로~ 그렇게 될 뿐이겠지만."

2. 「지갑을 깜빡한 날, 타인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하는가?」

"일단 빌려야지. 약속한 날짜에 이자 더 쳐서 돌려주면 그만이잖아?"

3. 「의문을 품고 질문했으나 속시원한 대답이 돌아오지 않는다면?」

-저번에 했던 질문이라 패스~~

>>544 묵이 캐해질문도 잘 먹었다구~~ 상황에 따라 관심 가지고 안 가지고의 차이가 분명해서 좋아 최고야 진짜.. 나 울어.. (?) 오호라 마지막 질문 뭔가 많이 의미심장해! 나중에 풀릴 묵이 설정이 기대되는걸~!

551 묵 - 가현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3:04:39

세상에 그런 유형이 있다. 비슷하여 거부감을 일으키는 유형, 묵은 딱히 가현을 그렇게 생각하진 않았으나 내심 과연 이야기할 만한 주제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일순 든 적이 있다. 그때까지만 해도 쓸모없는 걱정이라 생각했었는데… 아니, 지금 생각해도 쓸모없는 게 맞았다. 그녀와의 대화는 썩 편안하고 잘 맞물렸다. 묵은 가현의 두루마기를 망토처럼 두르며 그녀의 말을 경청했다.

"가현이 몸담은 곳처럼 명망 높은 가문이라면 그럴 만도 하네요."

​제사장 가문이랬나…. 묵의 붉은 눈에서 빛이 꺼졌다가 피어올랐다. 아주 찰나의 변화였지만 아예 목격 불가하다고 보긴 어려웠다. 그 표정은 생각에 잠긴 것 같기도 하고, 기분이 가라앉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는 낯이었다. 어쨌든 다면적이었으니 어느 각도에 따라 보느냐에 달라지리라. 가문 중에서는 제 생에 걸친 사명에 가장 부합하는 가문. 가현, 이 사람을 가까이하면 언젠가 끝이 보이지 않는 해답에 도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묵은 가현에 대한 사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어떠한 목적을 위해 그녀를 친밀히 하기로 결심했다.

​그러한 결심과 현재의 목적에 대해 설명하는 일에 신경을 팔렸다가 흘긋 눈을 위로 굴린다. 음… 듣고 있는 거 맞겠지? 미심쩍게 생각하려는 그때, 다행히도 대꾸가 돌아왔다.

"이런 것까지 바란 것은 아니었는데, 같이 찾아주신다면야 감사히……."

​앞장 서려는데 그녀는 이미 돌아섰다. 왜 이렇게까지 해주는 것일까? 본디 친절한 인간이기에?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을까? 별 상관은 없지만…. 묵은 몸에 배인 예의 바른 웃음을 싱긋 지어보이고는 먼저 걸어가 안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웃는 낯은 어느새 살짝 심각하게 변했다. 농이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 때문이었다. 너무나도 멀끔한 그녀의 낯도 그 영향이 컸다. 그래서 묵은 속으로 홀로 고뇌에 찬 듯 고민하기 시작했다. …………농의 연장선인가………? 하고.

묵이 받아칠까 말까 하며 고민하는 사이 움직이는 계단을 지나치고 복도를 발걸음 몇 번 하고 나면 탁 트인 하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안뜰이었다. 척 봐도 수없이 자란 수풀들이 있는 게 이 말괄량이 파닥 쑥이 저 틈에 숨어있으리란 직감이 왔다.

"녹색이니 아마 풀더미에 숨어있을 것 같네요. 다만 풀더미가……."

​많아, 넓어…….


.dice 1 100. = 13
​홀 - 파닥 쑥이 스스로 뛰쳐나온다.
​짝 - 수풀을 뒤적이면 파닥 쑥을 찾을 수 있다.

552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3:08:30

>>547 아회주 떡밥 너무 잘 찾아요..... 매의 눈이야..... 여러분 아회주 앞에서 떡밥 뿌릴 땐 조심해요 전부 찾아내시는 천재야. 🥹🥹🥹👍👍👍 버둥거림....귀 귀엽다.
아회의 경멸이야말로 포상이 아닐지..... 🥹

>>546 (주물주물)(파워 안마!) 누가 이렇게 힘들게 해써욧!

>>549 (정 정정하기 잘했다........!!!!!!!!!!)

>>550 가현이는 요물.....첫번째 답변 너무 신비로와요... 이자까지 쳐서 준다고요??? 내가 빌려줄게!(묵주 나가.)

553 1. 뿌리 없는 사람들 (mcHxE56sho)

2023-04-21 (불탄다..!) 03:19:22

신께서 빚고, 채 완성하지 못했다는 지역. 그곳에서 사는 남쪽 사람들은 대개 자기 고향을 지긋지긋해했다. 적어도 우리 마을 사람들은 그랬다. 창틀에 걸어둔 헌옷가지들에게 소금기만 남기고 떠나버리는 해풍에서 우리는 뿌리도 자긍심도 찾지 못했다. 완성되지 못한 반푼이들. 이라며 소금 뿌리듯 상처를 마구 헤집고 할퀴다 무심히 지나갔을 뿐이었다.

지금 내가 보기에도 우리들은 산만하게 미쳐있었다. 특별히 몰두하는 일이 없음에도 모두가 정신 없이 바빠 보였고, 번듯한 집이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일구지 못했다는 불안감과 패배감에 길을 잃은 것처럼 보였다.

우리가 밟고 선 지반을 파도가 무자비하게 흔들고 가면, 그 지반은 약해져 영원의 토대가 되지 못했기 때문일까? 조금이라도 안주할라치면 견딜 수 없다는 듯 태풍을 몰고 와 우리가 가진 것을 하나둘 앗아갔기 때문일까? 소금기 지워지지 않는 죽음의 땅에서 이름 모를 해산물ㅡ그곳에서 잡히는 어종조차 확실하지 않았으므로ㅡ을 매일같이 먹어왔기 때문일까? 우리가 그토록 헤매던 이유를 나열하자면 끝도 없었지만 내가 보기엔 모두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 그 땅은 우리가 뿌리내리기엔 너무 가벼웠고, 그렇다고 등지기엔 익숙해서 우리는 잠시 얹혀사는 식객의 기분으로 노심초사해 왔던 것이었다.

554 성율주 (mcHxE56sho)

2023-04-21 (불탄다..!) 03:19:55

독백과 함께 갱신해요 이 늦은 밤에도 사람들이 계실 줄 몰랐네요? ^ㅇ^ 밀린 진단이랑 일상 보고 올게요

555 아회주 (HcFQWXStXM)

2023-04-21 (불탄다..!) 03:25:06

>>550 세상에나, 어쩜 이리 앙큼하고 사랑스러운 대답이 있을까요! 사실은 나도 널 좋아해, 그저 네가 믿는 대로 그렇게 될 뿐이겠지만... 이 말이 사람을 크게 들었다 놓는 걸 가현이는 알고 그러는 걸까요? 앙.큼.해~!! 랍니다... 빌려서, 이자를 쳐서 돌려준다는 것에서 어떻게 가현이의 성격이 잘 보이는지 원. 당연하게 해줄 수 있다, 내가 당연히 돌려줄 수 있으니까. 같은 생각이 언뜻 엿보이니 어쩐지 자존감이 높은 느낌이 들기도 하답니다. 적폐여요. 0.<

아회가 적폐 맛집 1위라니, 과찬이에요! (아회가 다시 돌아가요...) 이대로 매달아둘 수 있었는데...(?) 아쉬워라...

>>552 제가 떡밥을 맞춰버린 건가요..?😳 천재는 과분하답니다...🙈 이렇게 된 거, 어장의 떡밥 사냥꾼이 되어야겠네요. 다들 꼼짝 마!!!(?) 네? 아니에요...(아회를 봐요)(절레절레) 묵이가 포상의 집결체임은 온 어장 사람들이 다 알아요...!!!

성율주 어서 오셔요! 아무래도 잠이 잘 오지 않네요... 으음, 어쩐담. 일단 성율이 독백을 봐야겠어요~😊 성율이의 독백에서 담담하게, 타인의 시점으로 자신이 살아온 환경을 평가하는 느낌도 그렇고, 얹혀사는 식객의 기분이라는 부분에서 남부의 작은 마을 사람들이 가진 불안도 명확히 보이네요. 어쩜 이리 잘 와닿는지. 성율이도 그런 불안을 품었을까요...?🤔 어서 다음 편을 보고 싶어요...!! 두근두근해라...

556 묵주 (YM5LkLkir6)

2023-04-21 (불탄다..!) 03:26:47

성율주 어서오세요~!! 인어가 사람들을 모두 데리고 갔다니 되게 신비롭고 무섭네요 :ㅁ....!!!! 애초에 불안정한 땅이었던가...기후나 이런 것도......... 성율아 괜찮니.....? 🥹

557 가현 - 묵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3:28:39

"어머나? 그렇게 띄워줄 필요는 없어~ 그저 존재하는 수많은 가문들 중에서 하나일 뿐인- 지극히 별거 없는 가문인걸."

문득 제 가문 사람들이 하던 이야기가 떠올라 가현은 쓰게 웃었다. 같은 핏줄을 이었다고는 하나 간혹 가현 자신마저도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한두개쯤 존재하기 마련이었고 그 한두개 정도의 모순은 가현이 늘 품어왔던 의문점 중 하나였다. 이곳에 입학하고 오랜 시간이 흐른 다음에는, 그 의문마저도 사람이기에 그럴 수 있다는 식으로 모호하게 넘어가기는 했으나.

아무튼, 대화를 망각한 것으로 보일 만큼 저와 마주한 여학생을 빤히 들여다보기만 하던 가현은 그 변화를 잡아챘다. 제가 품은 생각 만큼이나 들어찬 의미가 수없이 많은 여학생의 표정을 보면서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자신은 독심술사가 아니었기에 그 찰나의 순간에 담긴 뜻을 온전히 이해하고 인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지만 그런 것은 안중에 없었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이 마냥 즐거울 뿐인 가현이었다.

"생각보다 풀이 많이 자랐네.. 다 뽑아버리면 찾을 수 있을까."

여학생의 안내를 받아 도착한 안뜰. 그 장소에 도착해서 위의 말을 꺼내기까지, 가현은 자신의 쌩뚱맞은 궤변에 대해 그 어떠한 해명도 하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라면 당연히 했어야 할 해석조차 없었다. 되려 여학생의 표정을 보며 또 다른 고민거리라도 생겼냐는 둥 당체 종잡을 수 없는 말들만 톡톡 꺼내놓을 뿐이었다. 그렇게 시덥잖은 말을 하고서 무성하게 자란 풀더미를 바라보며 하는 말이 또 저런 시덥잖은 말이었으니 여간 쌩뚱맞은 게 아니었다.

"음. 일단 여기부터 찾아볼까? 이 쪽. 제일 무성한 쪽으로~ .. 어라. 저거 아니야, 저거?"

그렇게 말하며 가현은 풀이 가장 우거진 자리로 거침없이 들어가.. 려던 찰나 별안간 수풀 속에서 파팍 튀어나온 식물에게 손가락질을 하였다. 파닥 쑥이라는 게 저렇게 생긴 애였구나. 진짜 쑥같이 생기기는 했네. 저걸 쑥 찹쌀전으로 부쳐먹으면, 풍미는 더할까 아니면 그냥 쑥이랑 비슷할까 등의 생각을 하며 가현은 여학생을 돌아보았다. 일단 저게 확실하다는 대답을 들어야, 어떻게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했고.

"파닥 쑥인가 하는 애. 빨라?"

적당히 몸을 날려 낚아챈다면 잡을수 있을것 같기도 한데. 쑥이랑 여학생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가현은 덧붙였다.

558 성율주 (iIW2TVZqbk)

2023-04-21 (불탄다..!) 03:33:40

ㅋㅋㅋ 둘 다 아가씨 타입으로 보이는데 조금 더 장난기 있어보이는 가현이랑 당황해하는 묵이 너무 귀여운 거 아니에요? ㅋㅋㅋ 대체적으로 훈훈한 분위기라 보는 재미가 있네요 갸악

>>555
헤헤 상세한 감상 감사해요. 성율이는 그때 어려서 철 없이 굴었을 것 같네요. 아마 어른들의 영향을 받아 불안감은 느끼겠지만 진지하게 생각 안했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이 밤까지 안 주무시는거 괘찮은건가요? 마찬가지로 제가 말하기엔 웃기지만.... 😅

>>556
지역 특성이니까요 나름의 이 지역 매력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___^ 지금 성률이는 백룡 기숙사답게 씩씩하게 잘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559 아회주 (HcFQWXStXM)

2023-04-21 (불탄다..!) 03:42:43

>>558 어려서 철없이 굴었다고 해도 그게 아이들의 매력이니까요. 불안감은 어른의 몫이니, 그런 무거운 걸 받지 않고 컸어야 하는데…… 그래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아 참 다행이었다, 아니면 그 이후의 일을 생각하면 불행인걸까..하는 느낌이 들어요. 도화 학원 아이들의 이야기가 늘 기대가 돼요...😇
눈을 붙이면 잠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은 하고 있답니다. 여차하면 쪽잠이라도 자둘까 생각하고도 있어요. 성율주도 어서 푹 주무셔야 할 텐데요... 어쩌다 부엉이가 되어버렸는지 원!😂

560 가현주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3:46:11

성율주 안녕~~ 왜냐하면 이 늦은밤에 성율주가 성율이 독백 들고 찾아와줄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지(?) 독백 제목이랑 내용이랑 분위기매칭 잘 되는거 너무 좋아 거의 반쯤 체념한듯 담담하게 마을 사람들 이야기 쭉 이어나가는거 최고야..

>>552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럼그럼~ 갚기로 한 날짜 딱딱 맞춰서 이자까지 확실하게 얹어준다구~ 신용점수 백점만점에 이백만점인 임가현 많이 이용해줘 (??)

>>555 아마 얘는 모르지 않을까..? ㅋㅋㅋㅋㅋ 그냥 자신이 그런 말 하는걸 보는 상대의 반응 지켜보면서 흐뭇해하고 있을걸 어떤 반응이든 포용해줄수 있다는 마인드 가지고서.. 헉 그것까지 꿰뚫어보다니 아회주 사실 독심술사 아니냐구~~ 아회주 앞에서는 앞으로 그 어떤것도 숨기지 않을 것을 맹세하며(?) 후후 그 적폐 채용하도록 하겠어 적폐는 적폐로 남아도 현실이 되어도 맛있다! 왜냐면 적폐니까~~! >:3

ㅋㅋㅋㅋㅋㅋ 이미 어장사람들 다 아는 사실인데! 과찬 아닌데~~ ^-^ 아니 왜 아쉬워하는거야 ㅋㅋㅋㅋㅋ 안돼 애 오래 매달아두면 머리에 피 다 쏠려서 위험해..! (극구 말리는)

561 가현주 (ClG7ARRBpY)

2023-04-21 (불탄다..!) 03:48:10

>>558 ㅋㅋㅋㅋㅋ 재밌게 봐줘서 고마워~~ 그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최고의 조미료가 되어주는거지 않을까 싶어 :D

562 성율주 (iIW2TVZqbk)

2023-04-21 (불탄다..!) 03:58:06

>>559
저는........이미 오래전에 수면 패턴이 바뀌어어....😏😏 내일 별다른 일정이 없어 다행이네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날 계획이지요
적게 자면 피곤하실테니 푹 주무시길 바라용...

>>560 간파당해버렸다~! 가현주는 혹시 독심술사?! 이렇게 된 이상 다음에는 일찍 독백을 써서 가현주의 생활패턴을 되돌려놔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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