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기숙사가 잘 내려다보이는 높은 곳에 앉는다. 그가 앉아있는 곳이야 매일 바뀌지만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면 높은 곳이라는 정도일까. 하루는 누군가 그에게 지루하지 않냐고 물었다.
" 당신은 지루한 일을 매일 할 수 있는 대단한 사람인가요? "
생글생글, 그의 표정엔 악의 하나 없은 맑은 웃음만이 남아있었다. 높은 곳에 앉아서 내려다보면 사람들이 어떤 얘기를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 마음껏 알 수 있기에 그에겐 자신의 방보다 더 좋아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하루종일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은 아니었다.
" 구름에 닿을 수 있을까. "
어느날 얘기를 나누다 그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였다. 내려다보는 고개가 아프면 하늘을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한가득 구름만 보였다. 하늘을 나는 정도야 할 수 있겠지만 구름에 닿는 것은 어찌할 수 없었다. 그야 구름은 닿으면 흩어지니까.
어느날은 편지를 받았다. 본가에서 편지를 보내는 일은 한 가지의 예외를 제외하곤 절대 없으니 열어보지 않아도 그 내용은 알 수 있다. 보기 드문 짜증 가득한 표정을 한채 한숨을 내쉰 그는 기숙사 방으로 돌아갔다. 다시 나왔을땐 한껏 전통 예복을 차려입은채 본가로 향한다.
적룡이라 함은 본디 그 붉음에서 뜨거움을 연상하기 쉬우나 그의 기숙사 방은 차가운 편이다. 차가운 북부 출신이다 보니 추위가 그리운 날엔 간혹 벽난로를 통해 방을 보온하지 아니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러그가 깔렸다 한들 맨발로 걷기엔 제법 서늘한 바닥을 맴돌다 보면, 발 끌리는 소리와 일정한 박자로 무언가 내려놓고 떼는 소리가 방을 울린다. 소리가 어느 한 부분에서 멈췄다. 침상 앞이다. 침상 앞에 지팡이를 양손으로 짚고 선 그를 보자니 풀어헤친 채 젖은 기가 이제 막 가시기 시작하는 머리요 새하얗고 긴 기장의 야장의(夜長衣)로 보아 잠들 준비를 이제 막 마친 모양이다. 그는 느릿하게 침상에 걸터앉았다. 지팡이를 한구석, 늘 세우던 곳에 모셔놓고는 부드러운 재질의 침상을 손으로 쓸었다.
해시(亥時), 하루를 마무리하기에는 이른 감이 없잖아 있지만 오늘은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했다. 학기의 시작은 아직 멀었으니 당연히 과제도 없었거니와, 바깥에 나가기엔 학기의 시작과 마무리 때마다 적룡 기숙사는 유달리 싸움이 잦았기 때문이다. 그가 손으로 정갈하게 이불의 끄트머리를 더듬어 쥐어 들어갈 자리를 만들던 시점에도 방 밖은 고성이 쟁쟁했다. 아마 사감과 학생의 싸움일 터다. 저런 예민한 시중에 나갔다가 불미스러운 싸움판에 휘말리고, 피곤함으로 학기를 시작하고 싶은 생각은 일절 없었다.
본디 잠이란 누우면 자연스레 드는 법이며, 그 차이는 조금 일찍 잠들거나 아니면 뒤척이기를 한참이다 원래 잠들던 시간에 잠들거나 둘 중 하나였을 터다. 그는 몸을 뉘어 머리를 부채꼴로 높이 펼치고, 눈을 감았다. 다행스럽게도 오늘은 전자인 듯싶다. 두꺼운 이불을 덮기가 무섭게 몸이 천근만근 무거워지는 듯싶더니, 이내 기숙사 학생들이 이대로면 죽을지도 모른다며 뜯어말리는 소리도 귀에서 멀어졌다.
그는 외진 복도를 걷는다. 관리가 잘 안되었는지 거미가 이곳저곳 둥지를 터 거미줄이 만연하며 먼지는 걸을 때마다 뒤를 따른다. 인적이 드문 곳에서, 그는 문을 열었다.
놀라울만치 화려한 방이 보이기가 무섭게 무언가 날아들어 그의 머리를 거세게 후려쳤다. 퍽, 소리가 나기가 무섭게 눈두덩이 시큰거린다. 맞을 때 느껴지던 아찔함과 더불어 땅에 떨어지는 묵직한 소리를 듣자 하니 보석함이거나, 아니면 벼루겠지. 눈두덩만 맴돌던 뜨거움이 뺨까지 줄기가 되어 낙하하는 것은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낙하하듯 흐르던 것은 이내 턱 선을 타고 흐르다 더 그릴 곳이 없어 땅으로 우수수 떨어진다. 그린 듯이 벌어진 광경이었다. 비린내가 훅 끼친다. 훑지 않아도 피가 흐르는 것 정도야 알 수 있었다. 씨익거리는 숨결이 귀에 꽂힐 적 그는 한 걸음, 두 걸음 소리의 주체를 향해 다가갔다. 방 한가운데에 쓰러지듯 주저앉아 우는 소리가 서럽기 그지없다. 그는 팔을 뻗었다.
"누가…… 이리도 슬프게 하였습니까."
품을 내어주면 정신없이 품에 안겨 서럽게도 운다. 목에서 턱턱 막혀 뱉지 못한 울분을 뱉어내고 싶은지 크게 몸이 요동치면 그는 얌전히 등을 다독였다. 몇 번이고 몸이 요동치다 마침내 진정할 때까지. 그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이것밖에 없었기에.
"어머니, 이제 괜찮습니다. 제가 여기에 있습니다."
몸이 다시금 요동쳤다. 팔이 앞으로 쭉 뻗어 나와 허공을 더듬을 적에 메마른 목소리가 들렸다. ─아, 정녕 네가 여기에 있는 것이더냐. 내 지금 몽중이 아니더냐, 그렇지, 꿈일 것이다. 아니면 그럴 리가 없을 터다……. 아회는 눈을 가늘게 뜨며 읊조렸다. 예. 이 아회가 여기에 두 다리를 굳건히 한 채로 있습니다. 등을 조금 느릿하게 다독이다 보면 어느덧 아회는 품에 온전히 안겨있다. 앙상하나 너른 품에 안겨 고개를 쭉 올린 채 가만히 있을 적, 조금은 부드러운 어조가 더듬더듬 입을 뗀다.
"아회야." "예, 어머니." "아회야……. 아아, 아회야." "저는 이곳에 있습니다." "MA 님은 모두를 용서하실 것이다."
그는 숨을 황급히 들이켜는 소리와 함께 몸을 벌떡 일으켰다. 황급히 들이켠 숨의 양이 턱없이 모자라다. 호흡이 불편했고, 식은땀이 흘러 온몸을 적시는 것이 느껴졌다. 차가운 방의 온도와는 다른 오한이 몸에 끼쳤다. 숨을 쉬어야만 했다. 막힌 숨을 토해내고, 어떻게든 숨을 들이마시며 허리를 앞으로 숙였다. 숨을 쉬고자 하는 자의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밭은 기침과 함께 몸의 떨림이 잦아든다. 앞섶을 움켜쥔 손은 여전히 가늘게 덜덜 떨리고 있었으나, 그는 그 감각에서 시선을 떼기 위해 무진 애를 쓰며 고개를 들었다.
아. 살아가며 몽중을 헤매는 것은 당연한 도리이나 그 선명함에 나는 가라앉고야 마는구나.
"……부디."
─지 마십시오. 무어라 씹어뱉었으나 바깥의 소음에 가려져 들리지 아니하니, 어두운 방에서 홀로 고개 숙인 표정이 어떠하였을지 아무도 알지 못할 터다.
독백도 가득 뭔지 모를 다이스도 가득 :3 아주 최고야 퇴근하는 재미가 하나 더 생겼잖아~~
>>453 헐 뭐야 대박귀엽잖아~~ 사실 임가현은 진짜 말 그대로 이 이야기주제는 끝! 하는 의미로 벽쾅 한거지 개빡쳤다 빈정상했다의 의미는 없었을건데 윤하 반응 귀여워서 장난이라는 말 안하고 무표정으로 쌉진지 쌉정색 5초동안 빨다가 슥 웃으면서 쓰담쓰담 해줄듯.. 사과의 선물로 쿠키 주는것까지 완벽해 너가 사과할만한 일이 있었나~ 하고서 쿠키 야무지게 먹을듯 하 임가현 너가 팔아먹은 양심 동화장터에서 20전에 팔고 있으니 가서 사와라
구름에 닿을 수 있을까.. (메모) 윤하가 저럴 정도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닐것같다는 느낌이 들었어~
>>473 헉 ㅋㅋㅋㅋㅋ 벽쾅이 그저 그런 의미라니 ... 어린 윤하는 그런줄도 모르고 쮸글해져버려 ... 근데 웃으면서 쓰담해주는거 완전 누나 모먼트 아니냐고 ... 근데 쓰담해주면 또 좋다고 헤실거리면서 웃을 것 같네 ㅋㅋㅋㅋ 쿠키 맛있게 먹어주면 화해한거라고 생각해서 또 좋아하고 ... 근데 지금은 가현이가 똑같이 벽쾅하면 입에 쿠키 넣어주면서 아무렇지도 않아할 것 같네 ㅋㅋㅋㅋ
갱신할게요:) 집에 왔는데 조금 어지러워서 누워있다가 오겠습니다... :3c 웹박수 답변들은 그 후에 달게요. 지금 영 컨디션이.... ':3c 일상 만약에 돌아가면, 끝날 때 저에게 말해주시고 이 이후로 올라오는 독백은 저에게 새 레스로 앵커 걸어주세요! 다녀올게요::3
>>475 ㅋㅋㅋㅋㅋ 아 선관 하나로 이렇게 맛난 이야기들을 한가득 풀어낼수 있게 되다니 나 너무 기쁘다... 이대로 성불해버려도 여한이 안 남을것 같아... 마냥 좋아하는 윤하 완전 댕댕이 느낌이라서 흐뭇하다 입에 볼 넣고 와랄라 하고 싶어져버려~~ ()
임가현 그거 받아먹으면서 속으로 '오호라. 벽쾅을 하면 과자를 주는구나' 하는 깨달음 얻고 지가 뭐 만들기 귀찮을때마다 장소불문 벽쾅 시전했다는 후일담이 있대~ (?) 저학년때만 볼수 있는 모먼트 고학년때만 볼수 있는 모먼트 뚜렷하게 나누어지는게 진국인듯해 얼른 시간이 허락해서 일상 잔뜩 돌려버리고 싶다.. ^-ㅠ
>>485 가현주 성불하면 남은 가현이는 어떡해!!! 가현이가 있는데 가버리면 안돼!!! 어릴땐 댕댕이 느낌이 있지. 지금도 좀 남아있지만 보기 힘들다는게 흠이지만~
벽쾅반사냐고 ㅋㅋㅋㅋㅋ 처음엔 좀 주다가 금세 얘가 괜히 이러는구나 싶어서 반응 안해줄 것 같네. 그리고 거기서 더 발전해서 입에 쿠키 넣어주는 것까지 발전해버린거지 ... 아무래도 학년이 올라갈수록 경험도 쌓이고 독기도 쌓이는 법이니까~~ 일상 얼른 돌리고 싶네 ... 주말엔 시간이 좀 있을 것 같으니 나는 그때를 노릴까 싶어!!
>>487 ㅋㅋㅋㅋㅋ 아 임가현은 괜찮아 고삐풀린 망아지 되어서 알아서 풀뜯어먹고(?) 살겠지 모~~ (무책임) 그래도 지금은 지금대로의 맛이 있으니까 그거만 해도 만족스럽다구~ 지금대로만 간다면 졸업하고 나서도 꽤 자주 연락하지 싶어 막 중요한 일 없더라도 대문짝만한 편지지에 깨알만하게 야 뭐해? 3글자 적어놓고 보내고..(??)
ㅋㅋㅋㅋㅋㅋㅋ 자신도 모르게 파블로프의 개가 되어버린거지~ 헐 발전하는거 극적이라 좋다 안주면 에이 이제 안먹히네 하고 말텐데 그러다가 입으로 쿠키 들어가고 뭔가 묘하게 불만스러운 표정 짓고 윤하 보다가 다 씹어 삼키면 나 어린애 아니니까 그냥 줘도 되거든. 하고 괜히 심통도 한번 부려볼것같고 ㅋㅋㅋㅋㅋ 맞아 다른 캐주랑도 이야기 나눈거 토대로 더 구체화시켜보고 싶은데 시간이 허락을 안 하고 뇌가 '님 나 계속 혹사시키면 파업할거임' 이러기도 하고 :D... 역시 남은건 주말뿐인가..!
>>489 안돼~~ 내가 안괜찮다고~~ 풀 뜯어먹는 가현이 데려와서 맛난거 잔뜩 먹여야 ... 아니 그렇게 큰 편지에 그렇게 보내면 종이 낭비라고 ㅋㅋㅋㅋㅋ윤하는 심상치 않은 편지 오면 바로 의심부터 하겠는데? 딱 열었더니 그렇게 적혀있으면 어이없다는듯이 웃으면서 종이 낭비는 안하는게 좋다는 말로 시작하는 정성스런 편지로 답해주지 않을까~ 윤하는 반대로 아무 연락도 없이 짠, 하고 나타나서 시간 돼? 하고 물어본 다음에 데려갈 것 같네~
ㅋㅋㅋㅋㅋ 윤하 나름대로의 가현이 대응법이랄까~ 어린애 취급 하는거 아니라면서 꿋꿋이 쿠키 먹여줄 것 같고 ㅋㅋㅋㅋ 예전엔 가현이가 쓰담쓰담 해줬는데 이젠 윤하도 가끔 쓰담쓰담해주고서 모른척하는 경우도 있겠지~ 하 일상 돌리고 싶은데 정말 시간이 없다 ... 그래도 내일 금요일이니까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거야~
캡틴 아회주 안녕~~ 요즘 봄이기도 하고 일교차도 심해서 그런가봐 :3 다들 건강했으면 좋겠으니 건강 챙기자구~ 성율주 어서와~~ 잘 부탁해~ :D
>>490 ㅋㅋㅋㅋㅋㅋㅋㅋ 종이 아까운줄 모르고 그냥 심심해서 그렇게 보내놓는 편... 헐 무성의 100%인 야 뭐해 세글자에 정성스럽게 답 보내주는거 최고다 임가현 윤하한테 잘해줘라... 답장 받으먼 이런 답장 받을 수 있으니까 낭비라고 생각 안 한다면서 첫장부터 반박 들어갈듯 ㅋㅋ 그러다 연락없이 짠 와주면 가문일 잠깐 때려치우겠지 '내일 뫄뫄 가문이랑 만나기로 한 거 한 3일쯤 미뤄주세요~' 이러고 당주자리 대타 아무나 대충 세워두고 시간 충분하다면서 빵끗 웃을거같아~
이게 바로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인가~~ ㅋㅋㅋㅋㅋ 임가현 또 별생각없이 음 그런가봐 하고 받아들이고 쿠키 맛있게 먹고 있겠지.. 상황 역전이냐구 ㅋㅋㅋㅋㅋㅋ 쓰담쓰담해주고 모르는척 하면 임가현 뭔가 짠해질거같아 우리 윤하가 훌륭하게 잘 커줬구나.. 하고 대견해할듯(?) 어 그러네 벌써 내일 금요일..! 조금이나마 힘이 난다!
필방. 「곤륜으로부터 서쪽으로 멀리 떨어진 장아지산(章莪之山)에 살며, 학과 유사한 새로, 다리가 한 개 밖에 없다. 몸이 푸르고 거기에 붉은 무늬가 있으며, 흰 부리를 가지고 있다. 이름은 울음 소리(삐황에 가까움)에서 유래되었고, 이 새가 출현한 도시에는 이유 모를 화재가 발생한다. -산해경 中」